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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구, 곳곳이 문화재 체험 현장

    “그 옛날에 어떻게 바위에 글씨를 새긴 건지 신기해요.” “다소 거리감을 느꼈던 우리 옛것을 도봉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 아주 좋았죠.” 최근 도봉산을 방문한 사람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늘 지나치던 바위 등에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전통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들은 살짝 들뜬 모습이다. 도봉구는 ‘문화재 생생사업’을 위해 지역 내 학교와 단체를 순회하며 찾아가는 도봉서원 문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도봉산에 자리한 도봉서원과 바위에 글자를 새겨놓은 각석군의 인지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특히 구는 서울에 있는 유일한 서원인 도봉서원에서 유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역사, 전통예절, 한문 등 전통의식 함양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선 성리학 사상과 정암 조광조·우암 송시열 등 도봉서원과 관련된 인물에 대해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전통문화 아카데미’는 인기 만점이다. 지역 주민들을 문화해설 강사로 양성하는 과정은 지역 사회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구는 이를 통해 조선시대 최고에 속하는 도봉서원의 현대적 가치를 드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각석군 탁본 체험 행사를 실시하며 문화재 이해도 돕는다. 이 밖에도 구는 북한산 둘레길에서 도봉서원에 이르는 길을 정비하고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물리적·심리적 접근성 향상에도 애쓴다. 최근에는 학술토론회 개최와 함께 주민들에게 서원의 역사적 의의를 알리는 기회도 얻었다. 안중호 문화관광과장은 “지역 내 문화유산을 살아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게 문화재 생생사업”이라며 “거대도시에서 생생한 유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게 생생사업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부, 전남도와 손잡고 섬 개발

    정부가 지역자치단체와 손 잡고 도서지역에 대한 투자·개발 계획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특화된 자연친화형 리조트 개발에 불을 댕겨 개발이익을 지역민과 지역사회로 돌린다는 마스터플랜도 마련했다. 29일 국토해양부와 전남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자연경관과 천연자원을 확보한 전남지역 해상 국립공원 지역을 중심으로 온천·사파리 등 개발 계획의 청사진을 내놨다. 형태는 민자유치를 통한 간접 개발이 될 전망이다. 전남도와 함께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지역에는 해상국립공원의 규제완화로 개발이 가능한 여수 남면, 완도 신지, 고흥 봉래·도화 등이 포함됐다. 섬지역으로는 신안 자은, 진도 조도 등이 꼽힌다. 이곳에는 해수욕장을 낀 온천개발 가능지, 사파리 아일랜드 대상지 등이 들어있다. 이번 개발 움직임이 관심을 끄는 것은 국토부 동서남해안권발전기획단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종합발전계획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미래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전남도의 도서들을 지역특화형 테마리조트로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의 엘도라도리조트는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리조트는 단순히 숙소로 이용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의 발길이 적어 이색적인 자연의 풍광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외국 섬 휴양지에서 볼 수 있는 스파시설도 갖추고 있다. 국토부와 전남도는 민자유치를 위해 30일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국내외 투자가를 본격적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설명회에는 대우건설, 대명레저산업, STX건설, 쌍용건설 등이 참여를 확정했다. 호주 부동산 개발업체인 레이화이트도 참여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자체, 산악관광자원 개발 바람

    지자체, 산악관광자원 개발 바람

    전국 지자체들이 수려한 산악자원을 이용한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예전에 비해 훨씬 산에 접근하기 쉬워지면서 보고, 체험하고, 쉴 수 있는 체류형 복합관광상품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울산시·울주군 5361억 투입 2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자체들이 침체된 관광사업과 불황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당일 등반코스에 불과했던 산악관광을 1박2일 체류형코스로 개발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가지산 일대의 ‘영남 알프스 산악관광 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2019년까지 총 5361억원을 들여 가지산 등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어진 ‘영남 알프스’를 국내 ‘산악관광 1번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하늘억새길’(길이 29.7㎞)이 지난달 준공되면서 ‘역사문화예술 체험권’, ‘산악레저 및 연수 체험권’, ‘가족형 휴양 체험권’, ‘산악특화 및 극기 체험권’ 등 4개 권역의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인근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산악관광자원을 개발하거나, 지역별로 흩어진 관광코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상품의 개발도 활발하다. 충북 충주시·제천시·괴산군·단양군과 경북 문경시, 강원도 영월군 등 중부내륙지역 6개 시·군은 ‘중부내륙산악권 숲 관광메가시티 개발사업’에 함께 뛰어들었다. 교통연계시스템 구축과 관련 관광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케이블카 설치도 잇따르고 있다. 설치되면 현재보다 10~30%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는 게 지자체들의 전망이다. 강원 양양군은 설악산 주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오색로프웨이’(오색집단시설지구~설악산 대청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산악관광이 복합체류형으로 개발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사업비 확보도 숙제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들은 환경훼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설악산, 신불산, 속리산, 가야산, 지리산 등의 케이블카 설치사업도 이들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460억원이 투입되는 설악산 오색로프웨이 사업은 이르면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3년부터 운영할 방침이지만, 시민·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수 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10월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 국립공원 내 자연환경보전지구 내 케이블카 길이를 2㎞에서 5㎞로 완화하면서 지자체 간 과열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지리산의 경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함양군 등 4개 시·군이 다투고 있다.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체류형 산악관광 개발은 막대한 민간자본 유치와 환경보호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지자체들의 민간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서울플러스] 전북 익산시와 자매결연

    강북구(구청장 박겸수) 21일 청소년 교류 캠프, 직거래 장터, 농촌 체험 등 다양한 동반자적 교류를 벌여 온 전북 익산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했다.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구체화한 것으로 역사·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행정지원과 901-6333.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광화문서 벼농사 민족의 광장될 것”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16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서울 600년 역사를 간직한 광화문광장에 벼농사를 짓는다면 농사를 천하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상들의 전통을 되살릴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민족의 광장을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09년 8월 조성된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중심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추진한 과감한 시도였다. 하지만 볼거리 위주의 광장으로 운영되면서 역사의 광장이 지나치게 ‘열린 광장’으로 내려와 버렸고 적막한 광장으로 스러졌다는 지적마저 일었다. 김 구청장은 “광화문광장에서 가까운 창덕궁 내 창의정은 조선 인조 때부터 임금이 직접 모를 심고 수확해 그 볏짚으로 초가를 올렸으며, 농사의 소중함을 백성들에게 일깨우기 위해 만든 곳”이라면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듯이 광화문광장에서 벼농사를 지으면 농업의 중요성과 의미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전임 서울시장에게도 건의한 바 있다. 그가 구상하는 벼농사 방안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뒤쪽 잔디밭에 너비 10m, 길이 100m로 만들어 유기농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어린이 이삭봉사단(가칭)을 모집해 볍씨 파종에서 수확까지 농사 전 과정에 참여·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추수 뒤 겨울에는 논바닥에 물을 얼려 천연 스케이트장으로 활용하면 괜찮겠다고도 했다. 이런 제안에 한국농민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30여개 농민단체들이 지지 성명을 보냈고, 흙과 모판 등 각종 기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단체도 생겨났다. 김 구청장은 “벼농사는 ‘농자천하지대본’이란 전통을 재조명하고 자연친화적인 도시 홍보방법으로 광화문광장의 상징성에 부합한다.”며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이나 서울시장이 직접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끝을 맺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순국선열 박물관으로…수유동에 역사를 심자”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순국선열 박물관으로…수유동에 역사를 심자”

    “수유동 통일연수원 밑 부지에 시립 근현대사 박물관을 지어 북한산 둘레길 중심의 역사문화관광벨트가 완성되길 바랍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5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중요한 획을 그은 순국선열묘역 21기(基)와 문화예술인들이 잠들어 있는 수유·우이동 일대에 역사문화의 숨결을 되살릴 때”라고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암 손병희(1861~1922) 선생과 몽양 여운형(1886~1947), 이준(1859∼1907), 이시영(1869~1953) 선생 등 17명의 전시공간을 조성해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역사·문화·자연 자원을 활용해 문화 관광 명소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이미 애국지사들의 유물과 자료를 상당수 확보해 놓았다.”며 “당시 시대상황과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박물관이 건립된다면 시민들의 문화체험현장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 운동시설과 둘레길이 부지 중앙을 통과하고 있는데다 4·19국립묘역 남쪽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산 남쪽 자락인 이 일대에 고려 말~조선 초 청자 가마터가 20여곳이나 발견돼 발굴이 진행 중이라는 이점도 갖췄다. 장인이나 문화·예술인촌이 인근에 들어설 경우 이와 연계한 역사·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이~신설동 경전철까지 완공되면 둘레길과 연계한 테마별 관광코스가 갖춰져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체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체험공방에서 제작된 도자기, 목공예, 그림, 짚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의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구는 올해 박물관 부지 선정 및 전시계획을 위한 기본현황조사를 마쳤고 강북 웰빙 관광벨트 조성사업을 위한 용역을 시행 중이다. 박 구청장은 “박물관 예정부지를 국립공원 지역에 건립할 경우 공원시설 반영을 위한 계획변경이 필요하고 자연환경영향성 평가용역 시행이 필수여서 사업비 130억원 지원 등 서울시 협조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조선왕조 자취 서린 ‘99칸 고택’을 가다

    조선왕조 자취 서린 ‘99칸 고택’을 가다

    농촌과 어촌이 공존하는 고장 충남 보령. 특히 대천 해수욕장의 머드 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보령의 삼곡 마을에 쇠퇴해 가던 조선 왕조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는 고택이 있어 눈길을 끈다. 아리랑TV의 데일리 매거진쇼 ‘아리랑 투데이’는 16일 오전 7시와 낮 12시에 전형적인 시골마을 한복판에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는 한옥 이광명 고택을 소개한다. 이광명 고택은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의 딸과 혼담이 오가자 왕가에서 거금을 내려보내 집을 짓게함으로써 왕가의 품격을 세우려 했던 곳이다. 이 고택은 모양 자체가 정사각형에 가까워 빈틈이 없는 ‘입 구’(口)자로 돼 있다. 왕실과 혼담이 오간 집답게 99칸의 대저택이다. 외양부터 대단히 화려하다. 사각의 건물은 빙 둘러 복도가 나 있고 그 옆으로 여러 개의 방들이 나란히 들어앉아 있다. 안동 하회마을이나 전주 한옥마을처럼 전통가옥 단지에 있지 않고 논과 대나무 숲 사이에 있어 오랜 역사가 느껴지는 전통가옥의 멋과 집 주위에 펼쳐져 있는 논과 노란 은행나무 등에서 무르익는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이광명 고택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한옥체험 숙박시설로 지정돼 숙박체험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고택 주변에는 시비와 함께 산책을 할 수 있는 ‘시와 숲길’ 공원이 있어 깊어 가는 가을을 사색하기에 제격이다. 서해를 끼고 있는 보령은 머드 축제가 열리는 대천해수욕장 외에 소박한 항구들이 있다. 항구에 인접해 있는 시장에서는 보령의 유명한 향토 음식 간재미회를 맛볼 수 있다. 제작진이 직접 그 현장을 찾아가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백남준처럼 영화하는 사람들

    백남준처럼 영화하는 사람들

    비영리·비상업의 기치를 내건 제3회 오프앤프리(OAF)국제영화제가 오는 17~23일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와 이화여대 ECC극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1960~70년대 미국 아방가르드 영화의 개척자이자 실험영화의 역사로 일컬어지는 켄 제이콥스 기획전을 마련했다. ‘코다크롬 나날들 속 요나스 메카스’(위·2009) ‘메트로폴리스에서 핫도그’(2009) ‘아나글리프 톰’(2008) 등 그의 최근작 7편을 선보인다. “내 작업은 실험적이지 관념적인 것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경험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는 제이콥스의 말을 판단할 기회다. 일본 최대 영상미디어 페스티벌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 수상작 15편도 소개된다. 지난해 구글의 스트리트뷰 이미지만으로 만든 로드 무비 ‘나이트 레스’(아래)로 우수상을 받은 다무라 유이치로 감독을 직접 초대해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벨기에의 여성 감독 샹탈 애커만의 설치 영상작품 ‘11월 앤트워프에서 온 여인들’도 처음 공개된다. 관객들은 객석이 아닌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두 개의 화면에 투사된 영화를 감상하는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개막작은 독일 거장 베르너 헤어초크의 다큐멘터리 ‘라 수프리에르’(LA SOUFRIERE)다. 화산 폭발이 임박해 모두가 떠난 과달루페 섬을 배경으로 그곳을 떠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신에게 삶을 맡긴 채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관조했다. 영화제는 ‘확장 영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확장 영화란 미국 학자 진 영블러드가 처음 꺼내 든 용어로 음악과 미술, 문학, 영화, 연극, 무용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복합화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고(故)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나 오늘날의 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와 같은 개념이다. 구호에 맞게 영화제의 공간도 확장된다. 20일 서교예술실험센터 옥상에서 열리는 OAF파티에는 유명 아티스트 석성석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볼 수 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offandfree.com) 참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만화시장 이끄는 건 힘있는 장편”

    “만화시장 이끄는 건 힘있는 장편”

    ‘식객’ 이후 8년 만에 나온 거장의 선택은 칭기즈 칸이었다. 3년간 12권으로 완간 예정인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월드김영사 펴냄) 1, 2권을 낸 허영만(64) 화백이 8일 기자들과 만났다.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의 정복자 칭기즈 칸을 주인공으로 한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는 현재 신문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 중이다. 허 화백은 “칭기즈 칸은 많이 아는 얘기지만 요즘 세상 사는데도 도움되는 얘기인 데다 중간에 다른 이야기를 끼워넣을 여지가 많아 힘이 떨어지기 전에 해보자 싶어 시작했다.”며 “4만명 전투라면 적어도 100명 이상의 사람과 화살을 그려넣어야 하는데, 굉장히 힘들다. 앞으로 사극은 안 할 생각”이라며 웃음 지었다. 허 화백이 이야기를 구상하고 데생을 하면 문하생 3명이 인물, 색깔 등을 나눠서 그리지만 항상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한단다. 그는 “칭기즈 칸이 마누라도 놔두고 도망칠 정도로 비겁한 면도 있었고 그래서 뒷일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한다.”며 “자신보다는 큰 미래를 보는 사람이었기에 넓은 영토를 다스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평소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꼼꼼한 취재를 하기로 유명한 허 화백은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를 그리려고 몽골에도 3번 다녀왔다. 게르(이동식 집)에서 자보고 싶다고 하자 가이드가 예약도 없이 초원으로 데려가 무척 걱정했는데 낯선 이를 재워줘서 몽골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님에게 아내를 빌려 주는 몽골의 옛 풍습을 체험하는 ‘호사’는 못 누렸다고 덧붙였다. 산악인 고(故) 박영석 대장과 막역한 사이인 허 화백은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고 운을 뗐다. 장례식 기간에는 만화에 인물은 없고 배경만 등장해 출판사에서 “만화가 읽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 ‘식객’에 이어 두 번째로 인터넷에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허 화백은 “댓글은 안 본다.”며 “소소하게 지나치는 한마디가 비수로 와서 꽂힐 수 있고 줄거리에 잠재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인터넷 연재에 관해 “신문사의 원고료만으로는 살림을 꾸릴 수 없다.”고 밝혔다. 만화잡지가 거의 사라진 한국 만화의 상황에 대해서는 “초기에 작가들이 원고를 인터넷에 뿌리면서 만화는 공짜란 인식이 퍼졌다.”며 “정부 지원으로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안 된다.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만화 시장을 이끄는 것은 힘있는 장편이라고 강조하는 거장은 그 모범을 몸소 보여주고 있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통영, 지구상 가장 ‘살기 좋은 도시’

    통영, 지구상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를 뽑는 2011 ‘리브컴 어워즈’(Livcom Awards) 송파국제대회가 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77대 도시 대표들은 영역별 수상 도시를 결정하고, 함께 사는 지구를 만들기 위한 ‘세계환경도시 송파선언문’을 채택했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달 27일부터 잠실 롯데호텔 등 일원에서 열린 리브컴 어워즈 대회가 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도시 인구 규모별로 나눈 ‘살기 좋은 도시상’에 중국 난징 등 16개 도시를, 분야별로 나눈 프로젝트 상에 한국 서귀포시 등 9개 도시를 선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도시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경남 통영이 살기 좋은 도시(인구 7만 5000~20만명) 금상을 차지하는 등 5개 도시가 수상 명단에 올랐다. 제주시는 1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 산지천 생태복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살기 좋은 도시(40만명 이상) 은상을 받았다. 서울 강동구는 친환경 도심농경과 하천, 숲길, 유적지 등으로 이어진 산책로 ‘그린웨이’를 내세워 같은 부문에서 역시 은상을 받았다. 전북 남원은 지리산 둘레길 등으로, 제주 서귀포시는 제주 올레 등으로 각각 살기 좋은 도시 은상과 프로젝트상 자연부문 금상을 거머줬다. 마지막날 시상식에는 박춘희 송파구청장, 김철한 송파구의장과 알란 스미스 리브컴 어워즈 위원장을 비롯한 각 도시 대표와 외교사절이 참석했다. 스미스 위원장은 “송파대회가 국적을 초월하는 친환경 모범 사례의 장이 됐다.”고 축사를 했다. 박 구청장은 “한 도시의 성공이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같이 잘 사는 지구행동계획’을 담은 선언문을 선언하고, 현장 위주의 녹색정책, 유적 보호,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만들기 등 원칙을 결의했다. 송파구는 행사를 성공리에 치르면서 세계적 도시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또 살기 좋은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상당량의 노하우와 정책자료를 축적하게 됐다. 박 구청장은 “주민을 참여시켜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노력은 세계적 추세인 것 같다.”며 “대회의 성과를 직원 및 구민들과 공유하고 현장 위주 사례들을 바로 접목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5회째 열린 대회에는 예년보다 2배 정도 많은 26개국 77개 도시 300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대표단은 각 도시의 친환경 정책 발표와 세미나 등에 참석하고 또 한국 문화 체험을 위해 서울 곳곳을 방문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도심의 허파를 찾아서] (8·끝) 유럽의 도시숲을 가다

    [도심의 허파를 찾아서] (8·끝) 유럽의 도시숲을 가다

    유럽의 도시 숲은 도시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환경적 가치를 넘어 사람에게 필요 공간으로, 생활권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유럽의 도시를 아름답게 만드는 도구이기도 하다. 유럽의 도시들은 숲 속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시설은 재건축을 통해 확충하거나 외곽마을을 연결해 확보하는 등 자연 파괴를 최소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산을 밀어버린 후 도시나 숲을 조성하는 것과 다른 방식이다. 금싸라기 땅인 도심 한가운데 숲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고 형태도 다양하다. 도시 숲이 규모가 크고 시설물을 최소화해 다소 거친 모습이라면, 도시공원과 정원은 규모는 작지만 잘 가꿔져 편안함을 준다. 숲과 녹지를 조화롭게 배치해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고, 휴양과 취미·생활공간으로 향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숲은 조성보다 잘 가꾸고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도시 숲의 모습이다. 서울신문은 7회에 걸쳐 ‘도심 속 허파’인 도시 숲을 소개했다. 유럽과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 부족한 인프라와 경험 등으로 시작은 미미하지만 100년 후 우리도 아름답고 울창한 도시 숲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도심 금싸라기 땅 한가운데 숲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유림(Stadtwald)은 가장 모범적인 도시 숲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원으로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숲의 생태적 역할뿐 아니라 목재생산도 이뤄지고 있다. 총 면적 6000㏊로 서울숲(115㏊)의 52배에 달하는 거대한 숲이다. 숲 속에 조성된 길만 서울~부산 간 거리인 440㎞에 달한다. 산지가 없는 지형을 고려해 임도를 업다운(마운트화)으로 설계한 것이 이채롭다. 이 길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자전거 도로, 벌채 운반용으로 사용하며 별도로 80㎞의 승마길도 만들어졌다. 연간 이용객이 600만명에 달하지만 시설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숲 속 놀이공원 등 일정 장소에만 배치했다. 독일 최초의 숲 유치원이 세워진 역사의 현장을 보여주듯 한 무리의 어린이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곳은 하루에 60여명씩 200일간 아이들이 숲에서 살아 있는 체험학습을 한다. 숲은 새벽시간엔 승마, 오전에는 아이들, 오후에는 자전거를 즐기거나 달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숨가쁘게 사람들을 맞아하고 있다. 한국에서 말로만 듣던 녹색댐의 존재도 확인했다. 숲에서 공급되는 식수가 프랑크푸르트 식수의 40%를 차지한다. 생태적 안전과 경관 유지, 물 생산 능력 제고를 위해 활엽수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생명줄인 숲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를 실감케 한다. 목재도 생산한다. 지난해 목재생산액이 90만 유로(약 14억원)에 달했다. 위기도 경험했다. 산성비 피해로 나무 생장에 지장을 초래해 목재 수확량이 줄어드는 ‘후유증’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도시 요지에 있다 보니 건축과 도로 등 기반·편의시설 확충을 위한 용도변경 요구가 끊이질 않는다. 숲의 서쪽에 들어선 프랑크푸르트공항 2터미널은 시민들의 거센 반발로 건설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는 2000년 숲 전체를 보호림으로 지정했다. 숲을 지키기 위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준다. 산림청 국립수목원 이철호 박사는 “잘 가꾼 인공 조림지로 나무들이 환경 스트레스를 받는 듯하다.”면서도 “숲이 울창하고 숲가꾸기와 신규 조림을 매뉴얼에 맞춰 시행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광욕… 산책… 친숙한 생활공간 독일 뮌헨시 중심에 위치한 ‘영국 정원’(Englischer Garten)은 슈바빙 대학가에서 바이에른 궁전까지 이어져 있다. 젊은이들은 번잡한 도심을 통과하는 대신 자전거 등을 이용해 시내로 나가는 이동로도 활용한다. 총 면적 375㏊로 도시공원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100개의 다리와 78㎞의 산책로, 12㎞의 승마길이 조성됐고 호수도 있다. 산책로는 숲길과 임도 코스로 구분돼 있고 산책로에는 자전거나 말의 출입을 금지해 사람들을 배려했다. 공원 형태는 우리나라 북서울 꿈의 숲과 울산대공원을 연상케 한다. 공원 중앙에는 드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져 일광욕이나 간단한 운동이 가능하고 호숫가와 공원 입구에는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들어섰다. 공원을 걷다 보면 원시림에 들어선 듯 찬기를 느낄 정도로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고 공원을 가로지르는 개천과 어우러져 산속에 있는 기분이다. 영국 정원에서도 산책을 즐기거나 나무 아래에서 독서하는 시민, 달리는 젊은이, 체험학습 나온 어린이 등 유럽의 여느 공원과 다름없이 사람의 발길이 이어졌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이들이 보호자의 부축 속에 숲을 걸으며 치유받는 광경도 보였다. 평일 오전 입구부터 공원 곳곳에 현장 체험에 나선 유치원생과 중학생 단체가 숲 가이드와 교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며 숲을 즐기고 있었다. 영국 정원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가 ‘누드 일광욕’을 허용한 것인데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공원에는 시민들의 정성이 담겨져 있다. 강풍과 태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느릅나무 병이 창궐해 간벌하자 시민들이 나무 기증 운동을 통해 숲을 복원했다. 뮌헨시는 지난해 1963년 숲을 남북으로 단절시킨 도로(Isarring)의 지중화 계획을 마련했다. 하루 11만대 차량이 이용하는 이 도로의 공원 구간(300m)을 5900만 유로를 투입해 지하로 건설해 시민들에게 온전한 숲을 제공키로 했다. 오베르트 마르고트(72·여)는 “남편이나 손자와 산책을 하거나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호숫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한다.”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경관이 아름다워 올 때마다 즐겁다.”고 말했다. ●옛 자연을 그대로 품은 채… 오스트리아 ‘비너발트’(빈 숲)는 빈에 있는 숲이 아니라 주변 지역을 잇는 거대한 산림·초원 지대다. 총 면적은 13만 5000㏊로 이 중 7만㏊가 산림이다. 빈 근처의 엄청난 규모의 숲이 벌채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과거 황실과 귀족 소유로 잘 보존된 덕분이다. 숲의 형태도 유럽의 다른 공원과 차이를 보였다. 비너발트에 속한 라인저 공원은 옛 황족의 수렵원으로 원시림을 유지하고 있다. 2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오전 8시에 개장해 오후 6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멧돼지와 노루·사슴 등 야생동물이 많아 벽이 쳐 있고 지정된 길을 이탈해 숲으로 들어가는 것을 금하고 있다. 공놀이 등 운동을 할 수 없고 개와 같은 애완 동물도 데려올 수 없다. 도시 중심에 있는 프라터 도시 숲은 시민들의 휴양공간이다. 600㏊에 달하는 공원에는 놀이기구와 체육시설, 식당을 비롯해 숲길과 산책로, 잔디광장이 조성돼 있다. 중앙에 4.5㎞의 중앙 통행로를 만들어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게 했고 좌우로 놀이 공원과 숲 공원을 배치했다. 체코 프라하의 도시 숲은 독일처럼 크진 않지만 동네마다 개와 아이들 산책을 위해 소공원들이 많다. 이중 패트슌언덕과 비셰흐라드 숲은 도시에서 가장 높은 언덕(120m)과 외곽 성에 조성된 공원이다. 패트슌언덕은 프라하 성과 비슷한 높이로 연인들의 공원과 산악열차가 유명하다. 등산(?)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비셰흐라드는 음악가 묘지와 역사 유물이 있어 연중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연일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비엔나와 프라하에서 도시숲은 주민들만 아는 ‘비밀창고’같은 곳이다. 빈 시 산림공무원인 흘라바체크씨는 “비너발트는 교육과 휴양, 체험을 우선하기에 시민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건강한 숲 보존을 위해 겨울에는 간벌 등 숲가꾸기를 실시하고, 수종 갱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글·사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책꽂이]

    ●뚜껑 열린 한대수(한대수 지음, 선 펴냄) 한국 최초의 싱어송라이터로 불리는 가수 한대수의 사진 수필. ‘큰곰일기’란 제목으로 한대수가 일상에서 느낀 단상을 사진과 함께 짤막하게 적은 글들이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는 아내 옥사나와 네 살 딸 양호의 이야기도 담겼다. 2만원. ●나오시마 디자인 여행(정희정 지음, 안그라픽스 펴냄) 나오시마가 20여년 만에 산업폐기물로 뒤덮인 곳에서 디자인과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하게 된 비결을 찾았다. 공공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저자는 때로 디자인적 관점에서, 때로 지식을 내려놓은 채 섬을 체험한다. 2만원. ●무역전쟁(중국 CCTV 경제 30분팀 지음, 홍순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펴냄) 15세기부터 현재까지 500년에 걸친 세계 무역사를 조망하면서 앞으로 세계 권력 이동을 예측한 책. 국제 교역 시장을 장악하며 강국으로 부상했던 나라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무역의 역사가 곧 권력 이동의 역사임을 보여준다. 1만 6000원. ●나는꼼수다 뒷담화(김용민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 요즘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라디오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PD를 맡은 저자가 밝히는 나꼼수 이야기. 프로그램 제작 뒷이야기부터 흥행 배경과 비결, 언론에 비친 ‘나꼼수’ 등이 담겼다. 1만 1500원.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허영만 지음, 가디언 펴냄) 허영만 화백이 ‘식객’의 줄거리 작업을 도와준 이호준 기자와 함께 쓴 일본 여행기. 일본 13개 지방의 기막힌 음식들과 쉬기 좋은 온천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개한다. 1만 3000원.
  •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농협

    [사랑을 나누는 기업들] 농협

    도시 거주자에 비해 교육·의료·주거 환경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 거주자의 지원이 사회공헌활동의 주류를 이룬다. 농촌에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지원사업도 중요한 부분이다. 농촌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 장학사업 재원을 지난해 373억원에서 올해 408억원으로 늘렸다. 올해 2월에는 41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서울에서 유학하는 농업인 자녀들이 거주할 수 있는 농협장학관(6층·4700평 규모)을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에 건립했다. 농촌 출신 대학생 120명에게는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역사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전국 초등학교에 도서를 기증하고 있다. 2008년 6506개 초·중·고교에 보내면서 시작된 도서 보내기 운동은 해마다 확대돼 올해는 1만 1000곳에서 1만 7000권의 책을 기증한다. 방학기간에 교육 서비스를 받기 힘든 농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캠프와 과학캠프를 개최하며 올해는 12번에 걸쳐 500여명이 대상이다. 농촌복지사업은 농촌 다자녀 출산 장려 사업이 대표적이다. 셋째 이상의 아이를 출산한 농업인 가정 600곳에 각각 출산축하금 100만원을 지원한다. 저소득층 농업인 자녀를 위해 만든 난치성·희귀질환 무료수술 사업으로 2008년부터 왜소증 여중생, 성장판 종양 8세 어린이 등이 무료수술 혜택을 받았다. 농업인의 각종 법률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무료법률구조사업을 위해 2009년 159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이외 농촌 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무인경비 시스템을 지원한다. 다문화가정을 위해서는 농촌 여성결혼이민자의 모국방문 지원이 역점 사업이다. 부부와 자녀를 대상으로 모국 방문 왕복항공권 및 체재비를 지원한다. 올해는 208개 가정의 829명이 지원 대상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백제길·고구려길도 만든다

    정부가 오는 2012~2015년까지 280억원의 국비를 들여 역사와 문화가 담긴 새로운 탐방로 개척에 나선다. 기존 둘레길, 올레길 등 경관 위주가 아닌 ‘역사적 이야기’가 담긴 테마 탐방로 조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복안이다. 역사·문화 탐방길 조성사업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서민형 휴양·리조트 개발사업도 조심스럽게 물밑에서 타진되고 있다. 24일 국토해양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12년 내륙역사문화 탐방로 조성사업’을 확정하고 기본조사설계에 들어갔다. 내년까지 실시설계와 영향성 평가를 마무리한 뒤 2013년부터 3년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역주민, 지자체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시행자를 아예 기초자치단체장으로 지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기존 정부의 단편적인 생태길, 녹색경관길 복원과는 차별화될 전망이다. 새 탐방로는 총 4개 구간, 99.4㎞에 걸쳐 조성된다. 3개권역으로 나뉜 초광역개발 시범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280억원대의 사업비가 10~30배가량 확대될 수 있다. 예컨대 충남 부여 일원에 조성될 백제역사탐방로(25㎞)는 궁남지,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낙화암, 청마산성 등을 잇는 폭 2m의 도보길로 만들어진다. 서동으로 불리는 백제 무왕의 출생 설화가 담긴 궁남지에서 출발해 단 2개만 남아있는 백제시대 석탑인 정림사지석탑(국보 9호), 백제의 수도 사비성이 함락될 때 3000명의 궁녀가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김석기 국토부 내륙권발전지원과장은 “도보길 안에는 국립박물관과 옛 성곽, 묘지, 집터 등이 포함돼 당시 생활상과 역사를 함께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방식으로 충북 충주(30㎞) 일원에는 국원성, 중원고구려비, 충주산성 등을 잇는 제1 고구려역사탐방로, 제천(14.4㎞) 일대에는 제2 고구려역사탐방로가 각각 조성된다. 2구간에는 역사·문화 외에 약초건강길, 청풍너울길 등이 함께 들어선다. 또 전북 정읍 일원에는 선비문화탐방로(30㎞)가 들어서 최치원의 위패를 모신 무성사원과 조선왕조실록이 안치됐던 내장산국립공원의 용굴암 등을 둘러보게 된다. 한편 국토부는 역사·문화 탐방길 조성사업과 함께 지자체 주도의 서민형 휴양·리조트 개발사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이나 도서의 부재지주 땅을 수용·개발해 지역민 등의 휴양문화를 끌어올린다는 취지에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7개 시·군 ‘지리산 관광코스’ 기대만발

    지리산권 7개 시·군이 공동으로 지리산권 연계관광코스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전남 구례·곡성, 전북 남원·장수, 경남 하동·함양·등 지리산권 7개 시·군이 공동설립한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은 최근 7개 시·군에 걸친 지리산권연계관광코스 개발을 잠정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은 지리산권 관광자원의 공동개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8년 행자부의 승인을 얻어 지자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전국 첫 조합이다.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은 10년에 걸쳐 국비 378억 3600만원과 지방비 252억 2400만원을 확보, 총 630억 6000만원을 16개 지리산권 관광개발 공동연계사업에 투입해 지리산권 관광진흥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조합은 이들 코스에 대한 현장 점검과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주말과 휴일 여행전문가와 해당 시·군 공무원 등이 참가하는 팸투어를 실시하기도 했다. 개발된 코스는 26개로 7개 시·군별로 대표 거점 관광지와 명승지 3∼4곳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코스는 역사문화, 사찰, 이야기, 예술, 교육, 체험, 교통 등 10개 테마별로 세분화됐다. 역사문화 테마의 경우 하동 최참판댁, 구례 운조루, 함양 일두고택 등이며 사찰 테마로는 구례 화엄사, 남원 실상사, 하동 쌍계사 등이 있다. 이야기 테마에는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 촬영장 세트 등이, 예술 테마는 하동의 ‘토지 문학관’, 남원의 ‘혼불’ 문학관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밖에 체험 테마로 농촌 체험마을인 남원 달오름 마을, 교통 테마로 구례와 하동 등 5개 시·군을 연결하는 지리산 둘레길 등이 인기코스가 될 전망이다. 조합은 이번 팸투어를 토대로 코스를 최종 확정, 연말쯤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우리 아이 겨울방학 캠프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우리 아이 겨울방학 캠프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2학기는 유난히 짧고 빠르다. 겨울방학도 금방이다. 방학 때면 학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뒤처진 과목을 보충하고, 잘하는 과목은 선행학습을 시키기 위해 방학 내내 자녀를 학원에 보내는 부모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학은 한 해 동안 학교와 학원에 지친 아이들에게 잠시 휴식이 필요한 시기이도 하다. 쉴 틈 없이 방학 때도 선행학습을 한다면 잠깐의 성적은 올릴 수 있지만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하는 동기 유발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때문에 학원도 좋지만 사회성과 경험지식도 쌓을 수 있는 캠프를 겪어 보게 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특히 겨울방학은 여름방학에 비해 더 길게 캠프에서 보낼 수 있다. 캠프에 보내려고 마음먹었다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조금 일찍 알아보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선착순으로 모집하는 캠프에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프가 처음이라면 자신감을 쌓을 수 있도록 놀이나 체험 학습에 맞춰 보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거기에 맞춰 노력하는 아이의 마음에는 ‘자신감’이 붙기 때문이다. 그 후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도 늦지 않다. 여러 번의 캠프 경험이 있는 자녀라면 자신감이 형성된 후에 학습이나 인성 부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캠프에서 ‘자존감’을 형성해 올 수 있다. ●국토대장정·과학·리더십·예절 등 다양 캠프의 종류도 다양하다. 국토대장정, 과학, 역사, 자신감, 리더십, 경제, 예절, 놀이, 영어, 진로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자녀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를 추천한다.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 등에 정보가 많아 알아보기가 편리하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캠프도 많고, 불만 사항이 많은 프로그램을 구별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설명회나 홈페이지를 통해 설립 연도, 관리 시스템, 교육 후기, 기업체 및 단체 위탁교육 경험 등을 점검해야 한다. 당연히 캠프 개최 경험이 풍부하고 참가자들의 불만이 없는 곳이 좋다. 또 지도자 1명에 학생 10명 정도의 적정 규모인지, 지도자가 숙박을 같이 하는지 등도 살펴봐야 한다. 캠프 주최와 주관을 같은 단체가 하는지 등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공신력 있는 단체가 주최를 했다 하더라도 주관은 소규모 단체에 위탁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캠프는 보험·안전 등 꼼꼼히 따져봐야 최근에는 해외 캠프도 인기다. 특히 현지에서 원어민들과 생활하며 어울리려면 적어도 2주 이상은 필요하기 때문에 겨울방학이 적합하다. 기간이 길어 자연스럽게 영어 등 외국어를 익힐 수도 있고, 해외 문화 체험을 통해 견문을 넓힐 수도 있다. 해외 캠프는 북미 지역(미국, 캐나다)과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호주, 뉴질랜드), 동남아시아 필리핀 등 크게 세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역사문화를 비롯한 체험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이다. 세 곳 모두 영어 교육의 중심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기 다른 개성과 장단점이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공립·사립학교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부 프로그램에는 미국 동부의 유명 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 탐방 일정이 포함된 것도 있다. 자녀들이 실제 대학을 보면 스스로 장래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유럽 탐방은 교육 외에도 다양한 문화 체험이나 역사 교육 등이 가능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깨끗한 환경을 들 수 있다. 오염되지 않은 공기와 푸른 하늘 등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영어 교육과 야외 활동이 가능해 해외 영어캠프에서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와 함께 캠프에 참가하는 학부모도 많다. 자녀의 학습과 관광을 함께 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특히 학부모가 함께 참가할 경우 자녀의 공부 집중도가 높고 타 지역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캠프는 국내 캠프와 다르므로 캠프 일정, 숙박, 보험, 안전 등을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역시나 주최·주관사를 확인하고, 게시판에 안내는 잘돼 있는지 가격은 합리적인지 확인한 뒤 보내야 한다. 또 개학이 가까운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적지 않은 이동 거리와 시차 등으로 인해 지치기 쉬우므로 일상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윤희 한국청소년캠프협회 간사는 “캠프를 통해 아이가 사회성과 공동체 의식을 배운 인재가 될 수 있다.”면서 “자녀의 연령, 성격, 취미 등에 맞춰 프로그램을 골라야 하고 부모가 보내고 싶은 것과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것이 다를 때는 대화를 통해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60~70년대 추억놀이터 초대합니다”

    “1960~70년대 추억의 놀이터로 초대합니다.”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운영위원회(위원장 윤진기)는 오는 23일 ‘추억의 놀이체험’ 행사를 연다. 올해가 첫 회다. 120여 가구 200여명이 사는 화본마을은 전국 네티즌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인 1930년대 화본역과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옛 정취를 더해 주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올해 2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폐선 철로 및 간이역 관광자원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화본역사와 관사를 복원하는 등 각종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화본아, 가을 놀자’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주민들이 마을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기획했다. 옛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한 ‘추억의 학교’에서 체험할 추억의 놀이로는 떡메치기를 비롯해 뻥튀기, 팽이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콩잎·깻잎 김치 만들기, 볏짚 계란 꾸러미 만들기 등으로 다양하다. ‘추억의 학교’는 40~50여년 전의 시골 학교 교실과 이발소, 사진관, 소리사, 만화방, 문방구,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다. 인근의 주말농장에선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미꾸라지잡기, 허수아비 만들기, 밤 구워먹기, 콩사리 등 농촌체험 행사가 준비돼 있다. 대추, 오이, 콩 등 마을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윤 위원장은 “도시민들이 산골에서 전통 놀이와 농촌을 체험하면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를 말끔히 풀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8) ‘자본론’ 칼 마르크스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28) ‘자본론’ 칼 마르크스

    “지배계급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혁명 앞에 전율케 하라. 프롤레타리아들은 공산주의 혁명 속에서 족쇄 이외에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 그들에게는 얻어야 할 세계가 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공산당선언)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말대로 “탁월하고 폭발적인 창의력이 써내려 간,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마치 스스로 불후의 명언이 되어버린 것 같은 간결한” 저 문장을 읽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전율했던 적이 있었다. 두려움 또는 희망의 이름, 칼 마르크스(Karl Marx. 1818~1883). 마르크스가 살았던 당시는 산업혁명과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이 진보를 체감하던 시기였다. 철로가 놓이고 교역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대도시가 생겨났으며, 프랑스에서는 노동자와 산업자본가가 새로운 사회세력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1848년 2월, 노동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은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제2공화정을 무너뜨리는 혁명을 일으킨다. 새로운 사회관계가 형성되는 역사의 한복판에서 탄생한 것이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이다. 마르크스가 분석한 부르주아들은 혁명적인 존재였다. 그들은 “처음으로 인간의 활동이 무엇을 이룩할 수 있는가를 증명”했다. 이전의 모든 봉건적 관계를 끊어내고 현금관계 외에는 어떤 끈도 남기지 않은 계급과 부를 축적하기 위해 새로운 욕구를 창출해내고, 생산과 소비를 범세계적으로 확장시켰던 그들은 ‘자신의 모습대로’ 세계를 창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봉건제 안에서 부르주아의 태동을 보았고 부르주아의 성립에서 프롤레타리아의 싹을 본다. 그가 보기에 프롤레타리아의 도래는 ‘필연적’이었다. 마르크스는 그 무렵 신문에 “부르주아 지배가 무너질 것”이라고 예견했고, 아버지가 물려주신 유산 6000 프랑을 기꺼이 체제 전복을 위해 써버린다. ●“철학은 세계 해석이 아니라 변혁” 마르크스는 부르주아지의 소멸을 확신했지만, 정작 그 자신은 부르주아 출신이었다. 그는 1818년 프로이센 라인란트 지방의 트리어 시에서 존경받는 유대인 변호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젊은 시절 마르크스는 논쟁을 즐기고 명석했지만, 쉽게 흥분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공격적이고 거만한 이미지에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청년 마르크스. 술에 취해 패싸움도 불사하는 문제적 아들에게 아버지 하인리히 마르크스는 “너의 광기를 잠재우라.”고 애원하며 제발 부모의 희망을 저버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마르크스도 처음에는 가족의 바람대로 법학을 공부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법은 아무 설명을 하지 못했다. 사회 변화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이것에 대한 답을 찾아 지적 탐구를 하던 와중에 마르크스는 청년헤겔주의자들을 만나 헤겔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헤겔의 변증법은 역사 발전의 법칙을, 부르주아의 필연적 몰락과 프롤레타리아의 승리를 설명해줄 수 있는 무기로 보였다. 마르크스는 사람들이 모두 헤겔을 ‘죽은 개’ 취급할 때 공개적으로 헤겔의 사상적 제자임을 공언했다. 이때를 그는 “인생의 한 시기를 완성하고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는 변경의 초소와 같은 순간”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이내 헤겔을 떠나게 된다. 헤겔은 역사의 추동력을 변증법적 ‘이성’에서 찾았고, 19세기 당대 유럽의 놀라운 진보는 모두 이성의 힘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검열과 비밀 경찰의 힘으로 유지되는 절대 왕정을 이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마르크스는 스승 헤겔의 논리를 뒤집는다. 절대이성이 현실을 만들어 낸 게 아니라 현실 사회의 생산력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변증법의 운동은 바로 현실세계에 내재해 있었던 것이다. 철학을 통해 현실을 이해해서는 안 되고, 현실을 통해 철학이 새롭게 정초되어야 한다. 마르크스가 보기에 철학은 지금까지 세계를 설명하고 해석하기만 해왔다. 하지만 이제 철학은 현실 속에서, 현실을 변혁할 수 있는 무기가 되어야 한다. ●대영박물관 열람실의 혁명가 세계를 바꾸기를 원했던 혁명가 마르크스를 사람들은 ‘요람에 누운 아기를 잡아먹는 신사’ 쯤으로 생각했다. 죄 없는 부르주아들을 잡아먹는, 말끔한 지적 테러리스트. 그러나 마르크스는 비밀주의와 음모를 싫어했다. 그는 공공연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자신의 목적과 자신의 지향을 표명했다. 공산주의는 충동과 정열만으로는 불가능하며, 냉철하게 현실을 분석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보았던 것이다. 공산주의,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마르크스의 말과 글을 통해 새롭게 개념화되었다. 2월 혁명이 실패한 후, 마르크스는 파리에서 추방당한다. 영국으로 이주한 그는 대영박물관 열람실에서 정치경제학 공부에 매진한다. 그가 처음으로 계급, 개인소유, 국가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842년 ‘라인신문’ 편집장 시절 ‘농민들의 목재 절도 사건’ 이다. 이때 그는 공산주의에 대해서도, 정치경제학도 잘 몰랐기 때문에 보수적인 귀족이 쓴 글에 대해 재치 있는 답변을 했을 뿐이었다. 이 사건을 통해 마르크스는 현실을 변혁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더 치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기반성에 이른다. 그리고 유럽을 휩쓴 혁명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후에, 세상의 함성에서 동떨어진 도서관에서 마르크스는 계급과 소유, 국가의 문제를 파고들기 시작한다. 그 결과 탄생한 역작이 ‘자본론’이다. 마르크스의 혁명은 도서관에서 시작됐다. 마르크스에게 혁명은 꿈이 아니었다. 빈부 격차가 극심해지고 불황이 반복되는 현실을 타개할 방법은 근검을 외치는 것도 아니고 부르주아의 동정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부르주아를 증오하는 것은 더더군다나 아니었다. 마르크스는 상품경제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현실을 분석해냈다. 그는 그로부터 거대한 자본주의 기계 안에 왜소해진 인간의 모습을, 소외된 노동을 이끌어 냈으며, ‘자본’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작동을 보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경제학 저술이지만, 그보다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재론을 탐구한 철학서였다. ●마르크스의 또 다른 이름 엥겔스 “어떻게 천재를 질투할 수 있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 천재란 아주 특별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재주가 없는 우리는 처음부터 그것이 얻을 수 없는 권리임을 알 수 있지. 그런 것을 질투하는 사람은 자신이 엄청나게 속 좁은 사람임을 보여주는 꼴밖에 안되네.”(엥겔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생리는 정확하게 간파했지만, 정작 자기 가계를 꾸리는 능력은 ‘제로’였다. 귀족과 결혼한 것을 자랑스러워했던 마르크스였지만 아내의 집안에서 물려받은 가보는 늘 전당포에 맡겨야 했고, 대문 앞에는 청구서를 든 사람들이 떠나지 않았다. 이런 마르크스의 생활을 구원한 사람은 그의 영원한 동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1895)였다. 마르크스의 ‘도서관에서의 혁명’에 엥겔스가 끼친 영향력은 간단히 말하기 어렵다. 물질적 지원도 지원이거니와 아버지의 공장에서 직접 경영을 체험한 엥겔스는 마르크스에게 부족한 실물경제의 원리를 알려줄 수 있었다. ‘자본론’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저라고 봐도 좋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1권만 저술하고 세상을 뜨자, 마르크스의 악필을 독해하고 단편적 메모들을 모아 하나의 이론으로 완성해 2권, 3권을 출판한 사람도 엥겔스였다. 그 자신은 아버지 회사에서 “비굴한 장사, 증오스러운 장사”를 한다고 자신을 혐오했지만 그 덕에 마르크스는 생계난 속에서도 비굴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마르크스가 가장 좋아했던 경구는 ‘인간적인 것 가운데 나와 무관한 것은 없다.’였다. 그는 부인 예니와 딸들을 무척 사랑했지만 결혼하지 않은 엥겔스를 부러워했고, 저속한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매우 세련된 신사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속되면서 귀족적이었고, 차가우면서도 감상적이었다. 이런 마르크스의 모습은 종종 적들에게 비난의 표적이 되곤 했다. 그의 저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부분들이 많다. 그는 자신의 삶 자체도 일관성 있게 포장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도 개방적이었다. 그는 자기 이론을 이상화하지도, 완성이라 하지도 않았다. 언제나 자기가 보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자기 분석이 틀렸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그의 이론을 영원한 ‘과정’ 속에 던져 놓았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한때 마르크시즘은 오류로 단언되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예언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그때 필요한 것들을 해나갔을 뿐이다. 현실 분석이 철학을 바꾸고 철학이 현실을 변혁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혁명가이자 철학자. 은행이 파산하고, 정리해고를 당하고, 물가가 폭등할 때마다, 이른바 ‘자본주의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환멸을 느낄 때마다 우리는 마르크스의 이름을 기억한다.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자들은 모두가, 얼마간은 ‘마르크시스트’가 아닐까. 홍숙연 남산강학원 연구원
  • [어린이 책꽂이]

    ●지도 따라 굽이굽이 역사 여행 500㎞ 한강(김하늘 글, 박지훈 그림, 아이세움 펴냄) 교과서에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초등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지도책. 1만 3000원. ●방귀를 뽀옹!(노에 카를랭 글, 안나 라우라 칸토네 그림, 이경혜 옮김, 현북스 펴냄) 동물들이 ‘뽀옹’ 방귀를 뀌면 상상도 못했던 유쾌한 일들이 일어나 방귀라면 열광하는 아이들을 웃게 한다. 1만 2000원.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릭 윌튼 글, 캐럴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 50만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저자의 세 번째 시리즈. 1만원. ●눈사람 아저씨(레이먼드 브리그스 지음, 마루벌 펴냄) 눈사람이 행여 녹을까 조마조마 마음 졸였던 아이들의 기억을 담은, 딸랑딸랑 종소리도 나는 글 없는 그림책. 1만 3000원. ●아빠, 말 태워줘!(미우라 다로 글·그림, 김숙 옮김, 북뱅크 펴냄) 듬직한 아빠 등에 올라탄 아이가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한껏 상상의 세계로 내달리게 하는 그림책. 8000원.
  • 지방의회 체험해 보세요

    지방의회 체험해 보세요

    서울 강동구의회가 지역 축제장에 지방의회를 체험할 수 있는 ‘홍보부스를 마련해 큰 인기를 끌었다. 13일 구의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암사동 선사주거지에서 열린 ‘제16회 강동선사문화축제’에서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의회의 기능과 역할 등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강동구의회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지역 축제에서 구의회가 홍보부스를 운영하는 것은 서울시 자치구의회 가운데 처음이다. 이번 축제기간 동안 학생과 주민 등 3000여명이 홍보부스를 방문하는 등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특히 주민들이 직접 의사발언을 하고 ‘의사봉 3타 체험’을 할 수 있는 포토존에는 가족단위 방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축제기간에 줄곧 구의원들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주민들을 안내해 관심을 받았다. 성임제 의장은 “지방의회에서 하는 일과 지방의회의 역사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후에도 주민 곁으로 다가가는 의정을 펴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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