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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보비 줄이고 내실 있는 콘텐츠로 승부

    홍보비 줄이고 내실 있는 콘텐츠로 승부

    전북 남원시가 민간 주도의 향토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 예산을 절감하고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을 줬다. 지리산 국립공원을 낀 남원시는 겨울철에 눈이 많이 내리는 대표적인 다설지역이다. 시는 이 같은 천혜의 자연 여건을 활용해 2012년부터 가족단위 자연체험형 힐링 축제인 ‘지리산 눈꽃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시는 처음부터 이 축제를 타 지자체와 차별화되도록 기획했다. 전국에서 개최되는 240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가 부실한 콘텐츠, 홍보부족, 유사축제 남발 등으로 효과를 못 본다고 판단해서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선 시는 관 주도가 아닌 민 주도로 축제의 본질을 바꿨다. 지역애향회와 이장연합회 등이 지역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축제를 기획하고 진행했다. 주민들은 자원봉사에 나섰고 지역 예술인들은 눈 조각품 재능기부, 중장비 무상임대 및 개인 장비 사용으로 예산을 크게 절감했다. 지난해 절감된 축제예산은 4억 5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지역축제에서 가장 고비용 저효율 예산으로 지적돼 온 홍보비를 절감하는 데 주력했다. 지역 언론사들에 주는 홍보비를 편성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축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사용했다. 축제 초기, 인공제설기에 대한 시비지원이 조건부여서 시와 공급업체, 주민 간에 갈등도 빚었지만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강한 염원과 지속적인 설득으로 이 역시 극복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2012년 제1회 축제 때 3만 6800여명이던 관광객이 올 제3회 축제에는 5만 81명으로 36% 늘었다. 게다가 지역 75개 업소의 매출도 13억 9700만원이 증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자 역할을 했다. 지리산 눈꽃축제는 입소문을 타고 유명세가 더해져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4대 눈꽃축제로 선정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리산 눈꽃축제는 차별화된 향토 축제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민간이 스스로 일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0) 딸기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20) 딸기

    새콤달콤한 맛과 향기로 ‘황후의 과일’이라는 애칭을 지닌 딸기는 역사 속에선 먹는 과일이라기보다 약재와 관상용이었다. 지금의 딸기는 남미 칠레산종과 미국 서부산종이 유럽에서 교잡하며 탄생했다. 딸기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염·진통에 효과가 있다. 최근엔 고혈압과 당뇨,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영양 만점의 과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엔 20세기 초 일본에서 들어왔다. ●제철 과일이 최고?… 겨울철 딸기가 더 맛있어요 딸기는 이제 봄뿐 아니라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됐다. 겨울철에도 수확이 가능한 국산 품종의 보급과 시설재배 기술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일본 품종이 90% 이상을 점유해 로열티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국내 연구진들이 2005년 ‘설향’이라는 딸기 품종을 개발하면서 로열티 문제는 해결했다. 농가에 보급된지 10년도 안 돼 일본 품종을 제치고 전국 딸기 재배 면적의 7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면적으로는 5300㏊가 넘는다. 설향은 겨울철 생산이 가능한 데다 과실이 크고 당도가 높다. 여기에 신맛도 적절히 어우러져 달콤하면서 새콤한 맛을 낸다. 과즙이 풍부해 한 입 깨물면 상쾌한 기분이 들어 젊은층에서 인기가 더 좋다. 물론 딸기 맛도 중요하지만 재배 농가에서는 수량(딸기 개수)도 많고 병에 강해야 재배가 수월한데 설향은 ‘흰가루병’(식물의 잎·줄기에 흰가루 형태의 반점이 생기는 식물병)에도 강하다.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고 수량도 많아서 딸기 품종의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시사철 딸기 수확 체험 농장… 프로그램 풍성 딸기는 언제 가장 맛이 좋을까. 물론 재배 품종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보통 겨울철에 생산되는 딸기가 당분 함량이 높고 신맛은 적어 봄철보다 우수한 편이다. 제철 과일이 최고라는 말은 딸기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셈이다. 딸기는 키가 30㎝ 내외다. 따라서 농부들이 작고 좁은 고랑에 쪼그리고 앉아 작업할 때가 많다. 특히 딸기는 일주일에 2회 이상 수확하기 때문에 노동력이 다른 작물에 비해 많이 필요하다. 이런 불편한 작업 자세를 개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설(高設)식 수경재배’가 최근에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침대 딸기’라고 하는데 딸기를 심는 위치를 허리 높이 이상 올린 것이다. 쪼그리며 하던 작업들을 이제는 서서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다. 악성 노동에서 벗어나 작업 편의성을 높인 셈이다. 수확 기간도 한 달 이상 길어지면서 생산량이 기존 재배 방식보다 50% 이상 개선됐다. 여기에 공중에서 딸기가 달리기 때문에 흙이 닿지 않아 깨끗하고 고품질의 신선한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체 딸기 재배 면적의 10%(664㏊) 정도가 고설식 수경재배로 재배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파프리카가 수경재배 면적이 가장 많았지만 최근엔 딸기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농촌 인력이 부족한 현실에서 맞춤형 재배 방식이다. 딸기는 키우고 수확하고 먹는 즐거움을 모두 제공하는 도시농업의 대표 아이템이다. 예전엔 딸기 대부분이 밭에서 재배됐다. 하지만 지금은 지속적인 품종 개발과 재배 방식의 다양화로 생산 시기가 당겨지고 수확 시기는 길어지고 있다. ●국산 품종 ‘설향’ 보급 확대… 年 생산액 1조대 ‘쑥쑥’ 특히 분홍색 꽃이 피는 관상용 품종이 개발되면서 집 안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졌다. 사시사철 딸기의 꽃과 향, 열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일반 딸기는 가을에 꽃눈이 생기고 이듬해 봄에 한 차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반면 관상용 딸기는 여름 내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관상용 딸기 ‘관하’는 관상용이면서 과실도 별미로 먹을 수 있다. 보고 먹는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 딸기 수확 체험은 겨울방학 아이들 교육용으로 훌륭한 소재다. 도시 근교와 딸기 주산지를 중심으로 체험 농장이 늘고 있다. 수확체험 외에 딸기 화분과 딸기 비누, 딸기잼 직접 만들기 등을 연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지역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체험 농장은 무농약 재배가 기본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딸기 농장의 수확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간 소통과 아이들 교육에도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딸기 산업은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생산액 규모가 1조 3000억원으로 2005년에 견줘 2배가량 증가했다. 출하 시기가 봄철에서 겨울철로 바뀌면서 안정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국산품종 ‘설향’ 개발과 보급 확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농가 대부분이 설향으로 재배하다 보니 출하량이 특정 시기에 몰리면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맛을 가진 품종의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겨울철 미국에서 수입되는 오렌지 시장이 앞으로 전면 개방됨에 따라 그 여파로 겨울철 딸기 소비도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딸기산업의 또 한번 도약을 위해서는 설향 품종보다 수량이 많으면서 고품질의 맛을 지닌 새로운 국산 품종이 빨리 나와야 한다. 시장 다변화 전략과 함께 국가대표 딸기 브랜드를 창출해 내수와 수출시장 모두를 공략하는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연구기관 간 상호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대영 농촌진흥청 채소과 농업연구사 ■문의 golders@seoul.co.kr
  •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계획서 1순위 ‘공공성’…신세계 우위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계획서 1순위 ‘공공성’…신세계 우위

    대전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에 ㈜신세계 컨소시엄이 선정된 것은 공적인 사업 추진계획을 다양하게 제시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언스 콤플렉스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심의위원회 위원장인 신태동 대전마케팅공사 상임이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계획서를 낸 신세계와 롯데쇼핑㈜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신세계가 ‘공공성’ 항목에서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컨소시엄은 전날 오후 열린 평가심의위의 심의에서 1100점 만점에 1054.7점을 얻었다. 롯데 컨소시엄은 17.7점 적은 1037점을 받아 후순위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신세계 컨소시엄에는 신세계(유통업체), ㈜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프라퍼티(쇼핑몰 개발 전문업체)이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건물 신축에는 신세계가 선정한 건설업체와 지역 건설업체인 계룡건설 및 금성백조주택이 참여할 예정이다. 13명으로 구성된 평가심의위는 신세계와 롯데쇼핑 컨소시엄의 사업계획서 중 ▲ 출자자 구성·재원조달 계획 ▲ 건설계획 ▲ 관리운영 계획 ▲ 토지사용료 ▲ 공공성·과학성 등 6개 항목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신세계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엑스포과학공원 내 4만7448㎡ 부지에 5596억원을 투입해 지하 4층·지상 43층, 건물면적 29만642㎡ 규모의 복합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주차장은 3051면을 확보하고, 대전시 랜드마크로 189m 높이의 전망타워 건립 계획도 제시했다. 특히 공공시설 확충을 위해 655억원을 들여 제2엑스포다리를 개설하고 엑스포공원과 갑천을 잇는 목재교량도 설치할 계획이다. 북측 도로와 수변공원, 공연장 등도 조성된다. 또 공익사업을 위해 100억원을 기부채납하고, 기업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80억원을 시에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과학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발견과학·창의과학 및 응용과학 패키지로 구성된 상생프로그램과 생태체험 프로그램, 아웃도어 사이언스로 구성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제시했다. 신태동 이사는 “매년 120억원에 이르는 지료 수입 중 일부와 공공성 강화로 제시된 180억원을 합쳐 ‘도시균형발전기금’(가칭)을 조성하고 해당 기금을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벌여 이견이 없으면 다음 달 말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YWA, 수고한 고3들을 위한 힐링캠프 마련

    KYWA, 수고한 고3들을 위한 힐링캠프 마련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은 올겨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KYWA)이 제공하는 국립청소년수련원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고3 청소년들은 각 국립수련원이 제공하는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한 탐방이 아닌 국립수련원별 특화된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다.  충남 천안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은 수험생을 위해 ‘여행 매거진 만들기’를 주제로 12월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간 캠프를 운영한다. 청소년지도자와 청소년들은 직접 여행 코스를 기획하고 문화·역사 탐방도 체험할 수 있다.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은 24일부터 12월 5일 사이에 4차례에 걸쳐 강원도 농·산·어촌 고3 청소년 900여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예비 사회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알려준다.  국립김제청소년농업생명체험센터는 12월 8일과 11일 전북 김제지역의 고3 청소년 430명을 대상으로 진로탐색과 재충전을 위한 토크 콘서트인 ‘찾아가는 GO!3 힐링캠프, 청소년 토크 콘서트’를 2회 운영한다.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는 12월 10~12일 2박 3일간 경북 영덕지역 고3 청소년 40명을 대상으로 해양환경을 테마로 2차 ‘우리들의 마지막 이야기: 교과서를 덮고 감성을 열다’를 주제로 ‘꽃 보다 영덕’ 힐링 캠프를 운영한다. 1차 힐링캠프는 24일에 진행됐으며 해양·환경·역사·문화 분야의 체험활동을 통해 고3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인 힐링의 장을 제공했다.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는 전남 고흥지역 청소년 120명을 대상으로 20~21일 고3 수험생 청소년들을 위한 1박 2일 활동을 진행했다.  김선동 이사장은 “이번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이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꿈을 만들고 키워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국립수련원의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 체험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YWA는 국립수련원의 특별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청소년활동 프로그램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정보서비스(www.youth.go.kr)를 제공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대한민국 지역브랜드 대상] 첫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성황…FTA 대비 ‘쌀 브랜드’ 대거 등장

    올해 2단계 평가 결과 새롭게 선정된 브랜드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역정서를 잘 살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각인된 브랜드들이 선전했다. 여기에는 자치단체의 꾸준한 기반시설 투자와 지역주민들의 열정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축제에는 구례산수유꽃축제(전남 구례), 남도음식문화축제(전남 담양) 등이 새로 추가됐다. 지역의 특산물과 축제를 결합해 지역 특성을 잘 살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구례산수유꽃축제는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수유 고장인 전남 구례에서 매년 3월경 개최하는 축제로 올해 15회째를 맞았다. 이 축제는 축제브랜드 평가시 주요 지표인 규모, 수익성, 전통성 등에서 지난해에 비해 괄목할 만한 약진을 보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해 50만명이 다녀갔지만, 올해는 80만명이 다녀갔다. 구례군에서 매년 꾸준히 투자해왔던 기반시설들이 대부분 완료됐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관람객을 끌어들여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 축제기간도 지난해 3일간에서 올해 9일간으로 연장됐다.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전남 담양에서 처음 개최된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역시 30만여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각종 요리경연대회와 남도음식 산업화를 위한 시·군 식자재 및 농특산물 전시관, 농촌체험마을 체험프로그램, 다양한 먹거리와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 등으로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남도음식 전시관은 세계관을 추가해 남도음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살고 싶은 지역으로는 전남 지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남 구례군, 담양군, 순천시, 완도군이 살고싶은지역에 신규 선정됐다. 이 지역들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지역으로 특색 있는 축제를 발전시켰으며, 많은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인지도와 호감도를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산물에서는 신규로 쌀 브랜드들이 다수 이름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지역브랜드대상 평가위원회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시의성 문제가 1단계 전문가 평가위원의 평가와 2단계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자체 평가했다. 인천 강화군의 강화섬쌀은 저농약 무인항공방제 실시, 친환경농자재지원, 미곡처리장 시설 현대화 지원, 농기계 임대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품질 관리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두텁다. 특산물 분과장을 맡은 김남조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지역주민들에게 지명도를 가지고 자주 노출된 특산물들이 점수를 더 받았다”면서 “지역 특성을 살리는데 적합하면서도 이미지메이킹을 잘해온 지역 브랜드들이 가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朴대통령, 리퍼트 美대사 첫 면담… 대북 공조 확인

    朴대통령, 리퍼트 美대사 첫 면담… 대북 공조 확인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최근 부임한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 대사와 첫 면담을 갖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리퍼트 대사가 양국 국민 간 유대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외교수석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리퍼트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국제사회가 북핵 불용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할 필요가 있으며, 국제사회의 단합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동북아 국가 간 연성 이슈부터 협력 관계를 형성해 신뢰를 축적하면서 역내 갈등을 극복하자는 우리 정부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설명한 뒤 미국의 협조를 구했다. 리퍼트 대사는 “동북아 지역은 세계 경제를 주도하며 문화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미국은 동북아의 평화·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고자 하는 한국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미국은 북핵 및 북한 문제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며, 국제사회의 현 모멘텀을 잘 살려 북한 비핵화의 진전과 핵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주한 대사 부임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한국 국민과의 친교를 더욱 활발하게 하면서 한국의 깊이 있는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르완다 및 파나마 대사에게도 신임장을 제정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新국토기행] “순천에서 공부·인물 자랑하지 마라”

    [新국토기행] “순천에서 공부·인물 자랑하지 마라”

    1995년 순천시와 승주읍이 통합한 전남 순천시는 도농복합도시다. 서울시 면적이 605.18㎢인데 비해 통합되면서 907.44㎢로 늘어 서울의 1.5배 크기다. 순천(順天)은 ‘하늘의 이치에 따른다’는 뜻의 도시다. 순천 지역의 지명과 연혁이 기록에 나타나는 것은 삼국사기부터다. 오늘날 순천시 경내였던 삽평군이 신라 경덕왕 16년의 행정 개편으로 승평군(昇平郡)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고려 초기 940년 승평군을 승주로, 983년에는 승주목으로 승격시켰다. 1036년 승평군으로 강등됐으나 1309년에 다시 승주목으로 승격됐다가 1310년에 다시 순천부로 개칭, 강등됐다. 이때 처음 순천이란 이름이 등장했다. 지방제도 개정으로 1895년(고종 32년) 남원부 소속 순천군, 1896년 전남 순천군이 됐다. 해방 뒤 1949년 순천시로 승격됐다. 1995년 1월 1일 승주군과 재통합됐다. 순천은 북쪽으로 구례군, 동쪽으로 광양시, 서쪽으로 곡성군과 화순군에 접한다. 남쪽으로 여수시와 보성군에 접해 있고, 남쪽 일부는 바다에 면한다. 순천만과 광양만 해안선의 총연장은 36㎞에 이른다. 대체로 북쪽과 서쪽이 높고 기복이 심하며 남동쪽이 낮은 지형을 보인다. 태백산맥에서 힘차게 뻗어 나온 소백산맥의 말단부로 크고 작은 산들이 있어 수려한 산수 경관을 자랑한다.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하천과 해안 지역에 발달한 평야는 비옥하며 토심이 깊다. 별량면과 접한 순천만은 굴곡이 심하나 바다가 잔잔하며 수심이 얕아 패류 양식의 적지이다. 전주에서 여수로 이어지는 17번 국도와 목포에서 진주, 마산, 부산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의 교차점이고 호남과 남해고속도로가 동서로 관통하는 결절점의 요지이다. 인구는 28만명으로 1읍 10면 13동으로 이뤄졌다. 2005년 전남 지역 고교가 평준화되기 전까지 교육도시였다. 순천고와 순천여고를 입학하기 위해 전남 지역 우수학생들이 몰렸다. ‘여수에서 돈 자랑 말라’, ‘벌교에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것과 함께 ‘순천에서 인물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검사가 31명으로 전국 2위, 법조인 수는 전국 9위에 올랐다. 순천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활용한 정책을 펼친다. 순천만은 넓게 펼쳐진 갯벌과 갈대, 철새들의 낙원이며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매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6개월 동안 440만명이 찾아올 정도로 생태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옛 생활터전이 그대로 있는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승보사찰의 송광사, 천년 고찰의 선암사 등 모든 종별의 문화재를 보유한 전국 최초의 도시이기도 하다. 전국 최초로 국제화 교육특구에 지정돼 평생학습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2010 리브컴어워즈에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살고 싶은 도시의 질을 평가하는 2012 도시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2013 대한민국 지역희망 박람회에서 기초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지역발전 유공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순천은 중소도시로는 드물게 인구가 늘고 있다. 시민들도 배타성이 없어 외지인들을 모두 지역민으로 포용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이면서도 최근 3번의 지자체장 선거에서 무소속 손을 들어줬고, 국회의원도 새누리당 의원 등이 당선되기도 했다. 순천은 도서관의 도시다. 순천 기적의 도서관은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이 2003년 11월에 국내 처음으로 건립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이 도서관 유치로 순천시는 도서관의 도시로 그리고 책 읽는 사회의 기폭제가 됐다. 이후 공공도서관 5곳, 작은도서관 48곳이 개관했다. 기적의 도서관이 최초로 시행한 도서관 학교나 북스타트 사업은 이제 전국 도서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선정돼 2017년까지 1337억원을 투입해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 원도심 지역 자원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는 에코지오 창작촌, 부읍성 역사문화 상징화 사업, 향교 문화사업·골목길 정비, 청소년 문화광장 등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올해 새롭게 개장한 순천만정원은 6개월여 만에 300만명이 찾아왔다.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개최한 박람회로 순천만정원 개장으로 순천만에 대한 보전과 지역경제와 어떻게 연결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순천시는 순천만정원, 순천만, 봉화산둘레길, 관광지 등 도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심 내 공간을 나무와 꽃으로 채우는 한평정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1곳, 올해는 33곳을 만들었다. 도시민의 여가 생활이 늘어나면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도시 농업도 추진하고 있다. ECO-텃밭정원, 도시민 체험 생태 텃밭, 주말농장형 테마 텃밭, 학교 텃밭을 조성 중이며 도시농부학교,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 어린이 자연학교도 운영 중이다.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가 침체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원하는 창조지역산업의 대표적 사례로 순천의 한평정원가꾸기 사업을 꼽았다. 순천시는 또 생태수도 이미지에 맞는 산업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 9월 일본 최대 전자상가인 도쿄 아키하바라와 오사카 공항 등지에서 면세점 14곳을 운영하며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재일동포기업 ㈜에이산이 순천시에 100억원을 투자해 전동자전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이산은 순천해룡산업단지 내에 조립·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연 2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14일에는 전남도청에서 순천 신대지구 내 의료기관 설립을 위해 도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미국 베일러병원, 전남대병원이 MOU를 체결했다. 신대 의료기관이 들어서면 지역주민들은 베일러병원과 전남대병원 간의 협업을 통한 선진화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신덕지구 해룡산업단지 분양률 100% 달성을 위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입주희망 기업들이 실제 투자로 연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나를 나답게 하는 비밀, 수면의 과학

    나를 나답게 하는 비밀, 수면의 과학

    잠의 사생활/데이비드 랜들 지음/이충호 옮김/해나무/352쪽/1만 6000원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의 시간 중 3분의1가량을 잠을 자면서 보낸다. 하지만 잠이 우리 몸과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연구결과들이 내놓은 답도 의외로 적다. ‘인간은 왜 잠을 자야 하는가’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에조차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로이터통신사의 수석기자인 저자 데이비드 랜들은 어느 날 밤 침대에서 9m 떨어진 복도에서 다리를 부여잡고 울부짖는 자신을 발견했다. 미국 뉴욕의 한 병원 수면연구소에 입원해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의사는 그가 그렇게 행동하게 된 뾰족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혼란에 빠져 고민하던 랜들은 스스로 잠의 세계에 파고들었다. 신간 ‘잠의 사생활’은 랜들이 잠에 얽힌 역사, 문화, 심리, 과학,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수면의학을 파헤쳐 알게 된 신비로운 잠의 면모와 기이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담고 있다. 우리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잠을 연구하는 과학이 생긴 것은 20세기 중엽에 이르러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뇌가 피로 가득 차면 우리가 잠을 자고 피가 다시 빠져나가면 깨어난다고 믿었다. 19세기 철학자들은 뇌에서 자극적인 생각이나 야심이 사라지면 잠이 든다는 개념을 내놓았다. 20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잠은 아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이며 잠자는 동안 뇌가 활동을 멈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50년대 렘(REM·급속안구운동) 수면이 발견되면서 그 생각은 뒤집혔다. 과학자들은 잠이 90분마다 주기적으로 5단계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책에 따르면 우리 몸은 뇌가 만들어 내는 줄거리를 팔다리가 실행에 옮기지 않도록 사실상 스스로를 마비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수면에 준비한다. 가끔 한밤중에 잠이 깨어 아무리 애를 써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공포스러운 체험(가위눌림)을 하는데, 이는 수면사이클에 일어난 단순한 결함 때문이다. 몸은 뇌가 아직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를 마비시키고 있을 때 의식이 깨어나는 상태다. 그런가 하면 몸이 자신을 완전히 마비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몽유병으로 부르는 ‘수면행동장애’는 그래서 나타난다. 몽유병은 75가지가 넘는 수면장애의 하나에 불과하다. 1865년 독일 화학자 아우구스트 케쿨레는 산업용 용매인 벤젠의 분자구조를 알아내려고 애쓰던 중 뱀이 자기 꼬리를 삼키는 꿈을 꾸다가 깨어나 벤젠의 분자구조가 뱀처럼 고리가 연결된 육각형일 거라는 생각을 퍼뜩 떠올렸다. 이처럼 어떤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잠을 자고 일어나면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과학자들은 잠에 빠진 뇌는 근육을 스트레칭한 것처럼 새로 학습한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유연하게 연결시키고 확장시키거나 빨리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혼자 알아서 어떤 문제를 풀거나 새로운 생각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꿈이 창조력의 원천이 된 사례도 많다. 폴 매카트니는 비틀스의 대표곡이 된 ‘예스터데이’의 멜로디를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에 떠올렸고 평범한 전업 주부였던 스테프니 마이어는 한 소녀가 풀밭에서 아름다운 뱀파이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꾼 뒤 꿈에서 나온 대화를 바탕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트와일라이트’를 썼다. 잠은 집중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의 전국 학교에서는 청소년의 경우 잠을 조절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아침 8시까지도 체내에 상당량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른 수업 시간에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등교 시간을 늦춘 결과 SAT 성적이 올랐다. 이처럼 잠이 학습성, 창조성, 문제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지만 꿈이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그 메커니즘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저자는 “건강뿐 아니라 창조성, 관계, 기억 등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모든 요소는 잠자는 시간에 달려 있다. 잠은 여러분이 되길 원하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아동안전 시범학교 최종결과보고 워크숍 개최

    아동안전 시범학교 최종결과보고 워크숍 개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일 2014년 아동안전 시범학교 최종결과보고 워크숍을 양평원에서 열고 아동성폭력 예방 인식 확산 및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학교별 연구학교 운영 결과를 발표하고 공유했다.  2014년 ‘아동안전 시범학교’는 여성가족부와 양평원의 성폭력 예방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부의 협조를 통해 대구신성초(대구), 봉양초(강원), 남천초(충북), 천안오성초(충남), 만경초(전북), 광양중앙초(전남), 도원초(경북), 외동초(경남) 등 지역별 8개교가 선정, 운영됐다. 지정된 학교는 아동성폭력 예방 교육프로그램 운영, 예방교육 자료 개발 등 공통과제와 안전캠프 개최 등 학교별 특성화과제를 수행했다. 특히 각 학교에서는 국어, 사회, 음악 등 일반 교과에 아동성폭력 예방 교육을 접목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새로운 교수·학습 과정안을 구안·적용해 일반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각 학교는 앞으로 연구결과의 확산을 위해 그 간의 운영결과를 학교 홈페이지 및 에듀넷 연구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양평원은 12월 중 4개 우수학교를 선정, 시상할 계획이다.  주요 운영사례로 만경초등학교(김제시)는 아동안전 시범학교사업을 계기로 교직원 자체 스터디 모임을 구성, 교원들의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교수 역량 강화 및 교안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봉양초등학교(정선군)는 ‘행복한 안전캠프’를 개최, 체험형 예방교육 및 학부모 대상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 아동성폭력 예방 인식 확산에 주력했다.  도원초등학교(성주군)는 특성화과제로 아동성폭력 예방교육에 관련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해찬솔의 아우성 마임’을 개발·보급해 학생 및 학부모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이 앱을 통해 아동안전 시범학교 성과와 연구 자료를 가정 및 지역사회로 확산시키고 타 학교 교사들이 아동성폭력 예방교육 관련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행 양평원장은 “그동안 실질적으로 성폭력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 모델 개발에 힘써주심에 감사드리고, 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연계해 아동이 안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면서 “올해 아동안전 시범학교 운영 성과를 토대로 향후 학교 성 인권 교육 등 아동성폭력 예방을 위한 사업을 더욱 내실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청소년특별회의, “국립청소년안전기구 설치 필요”

     여성가족부는 21일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전국 청소년 대표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회 청소년특별회의 본회의’를 열고 올해 청소년들이 직접 발굴한 4개 분야 31개 정책 과제를 최종 발표한다. 청소년 안전체험기회 확대를 위해 (가칭)‘국립중앙청소년안전기구’ 설치·운영,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별 (가칭)‘안전누리존(Zone)’ 설치·운영, 청소년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청소년 주도 선거공약 제안 및 평가제도 도입 등 청소년 안전과 사회 참여에 관한 정책들이 많다.  청소년특별회의 의장인 박제연(제주 세화고 3년) 학생은 “지난 1년간 토론 및 과제 연구, 정책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직접 발굴한 정책과제들이 정부의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고 사회와 청소년의 발전에 기여하게 돼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런 활동으로 개인적으로 리더쉽 향상과 역량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9년간 청소년특별회의를 통해 제안된 정책 과제는 총 357건으로 이중 88.5%인 316건이 수용돼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아흔네살 도어맨 스리랑카 울리다

    아흔네살 도어맨 스리랑카 울리다

    “왜 로비보이(벨보이)가 되려고 하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니까요!” 올 초 상영돼 국내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나오는 로비보이 ‘제로’의 대사다. 영화는 10대 소년일 때 잔심부름꾼으로 유서 깊은 호텔에 들어와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한 직장을 지킨 극중 화자 ‘제로’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 등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압축적으로 풀어놓는 독특한 구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속 로비보이와 똑같은 삶을 산 스리랑카의 호텔 도어맨이 94세를 일기로 18일(현지시간) 숨졌다. 스리랑카 최고(最古) 호텔인 갈페이스 호텔 로비를 무려 72년이나 지킨 코타라푸 차투 쿠탄은 세계 최장수 도어맨으로 호텔 업계에선 전설 같은 인물이다. 현지 언론은 물론 영국 BBC 등도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스리랑카 일간 콜롬보가제트는 “갈페이스 호텔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역사이고 문화였던 도어맨이 마침내 호텔을 떠났다”고 전했다. 멋들어진 하얀 콧수염 주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아유보완”(오래 사세요)이라고 속삭이던 도어맨을 잊지 못하는 전 세계 고객들은 그의 사망 기사에 댓글을 달며 애도를 표했다. 인도 남부 케랄라에서 태어난 쿠탄은 18세 때 부모를 잃고 일자리를 찾아 배를 타고 실론섬(옛 스리랑카)으로 건너왔다. 1942년 경찰관의 도움으로 갈페이스 호텔에 들어왔다. 근속 72년 가운데 그가 자리를 비운 적은 10일 정도다. 1970년 어느 날 호텔 회장이 “고향에 한번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자 쿠탄은 “누이들이 반갑게 맞아주면 고향에 눌러앉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내일 당장 돌아오겠다”고 했다. 쿠탄은 반갑게 맞아 준 누이들과 열흘간 함께 지내다 호텔로 돌아왔다. 쿠탄은 2010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천직을 오래 하다 보니 전 세계 단골 고객을 대부분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들에게 인사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했다. 1864년 세워진 호텔의 로비 한가운데에서 쿠탄은 스리랑카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식민지 스리랑카를 지배했던 영국 해군 제독 마운트배튼 경도 이 호텔의 단골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전투기가 호텔 앞바져로 추락하던 장면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히로히토 일왕,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자와할랄 네루 전 인도 총리, 영국 여왕이 되기 전의 엘리자베스 공주, 엘리자베스의 부군인 에든버러 공도 쿠탄의 서비스를 받았다. 배우 로런스 올리비에, 영화 ‘007시리즈’의 1대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 극작가 버나드 쇼도 쿠탄의 단골이었다. 19일 시신이 힌두교식으로 화장되는 동안 호텔의 종업원과 고객들은 1분간의 묵념으로 그의 명복을 빌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다. 반도 안팎으로 전쟁이 잦았던 오랜 역사의 흔적이다. 그 가운데 특히 많은 산성이 몰려 있는 곳은 중부 내륙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명산 가장 좋은 곳에 사찰이 있듯 산자락 전망 좋은 곳에는 산성이 있다.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도 그렇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국경을 맞댄 요충지에 세워진 산성으로,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성벽을 들여다보면 돌 틈마다 오랜 전쟁의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듯하다. 여기에 이웃한 선병국 가옥과 속리산 국립공원 등을 묶어 돌아본다면 늦가을 나들이로 제격이지 싶다. 한데 의아하다. 보은 같은 골짜기가 무슨 요충지 노릇을 했다는 걸까. 시계추를 되돌려 보면 의문은 간단히 풀린다. 삼국시대 때 영남에서 한양을 거쳐 북진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열린 ‘고속도로’다. 이웃한 이화령도 일제 강점기 때 열렸다. 그나마 156년 신라왕 아달라가 문경에서 충주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계립령(하늘재)을 열었지만 많은 인원과 물자가 오가기엔 턱없이 좁았다. 당시 보은은 지금과 달랐다. 상주에서 청주, 한양 등으로 나가는 길목이자 대처였다. 그러니 걸핏하면 북진하려던 신라나 호시탐탐 아래쪽을 째려보던 고구려 등이 이 자리를 놓칠 리 없었던 것이다. ●신라 축성술 정수… 높이 20m, 3년간 쌓아올려 몇 차례 주인이 뒤바뀌었던 보은을 사실상 지배한 쪽은 신라였다. 신라는 자비왕 13년(470년)부터 3000여명의 인부를 동원해 3년 동안 보은의 요지에 성을 쌓는다. 성의 이름이 ‘삼년’이 된 건 이런 까닭이다. 당시 보은의 지명이 ‘삼년산군’ 또는 ‘삼년군’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년산성은 둘레 약 1.7㎞, 너비 8~10m, 높이 13~20m 규모다. 전체적인 면적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곧추선 성벽의 높이는 그야말로 까마득하다. 조선시대까지 축조됐던 성곽들이 대부분 3m 안팎인 것에 견줘 여간 기골이 장대한 게 아니다. 삼년산성은 신라 축성술의 정수다. 당대 최고의 기술이 총동원돼 세워졌다. 구들장처럼 납작한 자연석을 한 칸은 가로, 한 칸은 세로로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가지런하게 쌓아 올린 뒤 내부를 돌로 가득 채웠다. 당시 대부분의 성들이 밖에만 돌을 쌓고 내부는 흙으로 받쳤던 것에 견줘 대단히 견고한 형태다. 어지간한 투석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이 덕에 크고 작은 15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면서도 단 한 차례도 함락되지 않았다. 뚫을 수 없는 방패라 불러도 좋을 만큼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셈이다. ●옛 봉수대 오르면 속리산 품에 안긴 듯 삼년산성의 들머리는 서문터다. 예서 길은 세 갈래로 나뉜다. 양옆은 산성길이고 가운데는 산성 내 보은사로 드는 길이다.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서문에서 출발해 남문, 동문, 북문을 거쳐 다시 서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서문터 바로 앞은 연못이다. 아미지(蛾眉池)라는 고운 이름을 가졌다. 연못 바로 옆 바위에 그 이름이 음각돼 있다. 글쓴이는 신라 명필 김생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물이 빠져 형체만 어렴풋하지만, 김생이 이름을 새길 당시엔 아리따운 여인의 고운 눈썹을 닮은 연못이었지 싶다. 이름과 달리 연못이 품은 속뜻은 섬뜩하기 이를 데 없다. 서문은 산성의 네 문 가운데 가장 낮다. 적들이 만만하게 볼 만한 높이다. 한데 서문을 나서면 곧바로 연못이다. 이는 서문 양쪽 성곽에 병사들이 매복해 공격할 경우 공성에 나선 적들이 꼼짝없이 연못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른쪽 성벽을 따라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힘이 들 정도는 아니다. 복원된 성벽은 반듯하게 잘 생겼다. 한데 너무 희고 반질반질하다. 서문 건너 거무튀튀한 옛 성벽에 견주자니 꼭 ‘기생오라비’를 보는 듯하다. 이 때문에 복원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흔아홉칸 ‘선병국 가옥’서 명당의 氣 받자 가쁜 숨 몇 차례 내쉬고 나면 남문터다. 아직 복원되지 않은 옛 성벽이 잡초와 함께 이지러져 있다. 외려 이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 말끔하게 복원된 성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옛 병사들의 밭은 숨결도 그제야 온전히 전해오는 듯하다. 성벽은 야트막한 산릉을 휘감아 돌며 넘어간다. 군데군데 무너진 곳에는 목책을 둘렀다. 동문터는 동쪽 성벽의 중간에 뚫린 문이다. 예전엔 ‘ㄹ’자 형태로 문을 만들어 적의 침입에 대비했다고 한다. 산성에서 가장 전망이 빼어난 곳은 옛 봉수대다. 지금은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다.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장쾌하게 자락을 펼친 속리산과 너른 보은의 들녘 그리고 정겨운 시골마을들이 두 눈 가득 들어찬다. 사방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신라가 삼년산성을 지키기 위해 고구려, 백제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까닭을 옛 봉수대 자리에 오르면 확연히 알게 된다. 북문에서 된비알을 하나 넘으면 다시 서문이다. 산성을 한 바퀴 도는 데 두 시간이면 족하다. 산성에서 8㎞쯤 떨어진 곳에 ‘선병국 가옥’이 있다. 삼가천 옆자락에 세워진 보성선씨 종갓집이다. 호남에서 첫손 꼽히는 만석꾼이었던 보성선씨 가문이 당대 최고의 풍수사를 대동하고 전국을 돌다 찾아낸 명당자리에 지었다. 1903년부터 1925년까지 건립기간만 무려 22년을 헤아린다. 칸 수는 예의 ‘아흔아홉칸’이다. 궁궐을 제외하고 민간에 허용되던 최대치까지 지었던 셈이다. 길게 이어진 행랑채와 헛간은 고시원으로 운영됐는데, 거쳐간 고시생만 4000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예까지 와서 속리산 국립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553년 신라 진흥왕이 세운 법주사와 팔상전 등 고풍스러운 볼거리들이 많다. 보은의 상징인 정이품송도 빠뜨리지 말 것.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소나무다. 1464년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가지에 걸릴 뻔하자 소나무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임금을 안전하게 통과시켰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세조가 소나무에게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고 한다. 한때 완벽한 삼각형을 자랑하던 나무였으나 지금은 한쪽 면이 병들어 완전치 않다. 글 사진 보은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 수도권에서 가자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보은 나들목으로 나온다. 보은 방면으로 1㎞ 직진하면 막다른 삼거리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보은읍 방향이다. 삼년산성은 보은군청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 542-3384. 법주사를 먼저 보겠다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법주사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고속버스는 센트럴, 남부, 동서울에서 각각 출발한다. 10여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니는 청주까지 간 뒤 직행버스로 보은까지 갈 수도 있다. 보은군 관광안내소 542-3006. →맛집 경희식당(543-3736)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용궁식당(542-9288)은 오징어볶음과 매운 닭발볶음이 맛있다. 김천식당(543-1413)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순대전골 맛집이다. 국보식당(543-6369)도 순대를 잘한다. 대추왕순대찜으로 이름났다. 신라식당(544-2869)의 된장뚝배기와 북어찌개 등도 좋다. →잘 곳 숲에서 잠들고 싶다면 말티재자연휴양림(543-6282),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543-1472)이 좋다. 선병국 가옥(543-7177)의 고택 체험도 권할 만하다. 그랜드호텔(542-2500), 힐파크(543-1996) 등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다.
  • 청소년특별회의, “국립청소년안전기구 설치 필요”

     여성가족부는 21일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전국 청소년 대표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회 청소년특별회의 본회의’를 열고 올해 청소년들이 직접 발굴한 4개 분야 31개 정책 과제를 최종 발표한다. 청소년 안전체험기회 확대를 위해 (가칭)‘국립중앙청소년안전기구’ 설치·운영, 지역사회 청소년 안전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별 (가칭)‘안전누리존(Zone)’ 설치·운영, 청소년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청소년 주도 선거공약 제안 및 평가제도 도입 등 청소년 안전과 사회 참여에 관한 정책들이 많다.  청소년특별회의 의장인 박제연(제주 세화고 3년) 학생은 “지난 1년간 토론 및 과제 연구, 정책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직접 발굴한 정책과제들이 정부의 정책과 예산에 반영되고 사회와 청소년의 발전에 기여하게 돼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런 활동으로 개인적으로 리더쉽 향상과 역량 개발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9년간 청소년특별회의를 통해 제안된 정책 과제는 총 357건으로 이중 88.5%인 316건이 수용돼 정부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봉하마을에 ‘노무현 기념관’ 세운다

    봉하마을에 ‘노무현 기념관’ 세운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이 건립된다. 봉하마을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과 사저, 생가 등이 인접해 있어 평일에도 하루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김해시는 17일 노 전 대통령 묘역 인근에 있는 ‘추모의 집’ 자리에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기존 추모의 집을 허물고 6940㎡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의 기념관(건축면적 2970㎡)과 추모마당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예상 사업비는 168억원으로 국비 50억원과 도비 15억원, 시비 91억원 등이다. 노무현 재단에서도 기념관 전시시설 사업비 등으로 12억여원을 보태기로 했다. 김해시는 기념관 건립 부지에 사유지가 포함돼 있어 보상비로 50여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이달 안에 타당성조사 및 기본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3월 지방재정 투융자심사를 거쳐 내년 말 공사를 시작해 2018년 12월 준공할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념관을 건립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생애·철학·정치 등과 관련한 사료를 전시해 대통령의 역사와 가치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같은 듯… 다른 듯… 세계 우리 동포의 ‘감성용어’

    같은 듯… 다른 듯… 세계 우리 동포의 ‘감성용어’

    통일의 공간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우리의 소원’이라고 줄곧 노래 불렀듯 막연한 의무감만으로 다룰 일도 아니다. 노동시장 확대를 위한 자본의 탐욕일 뿐이라고 경원시하며 배척할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의 삶 속에서 같은 언어로 비슷한 주제를 노래하고, 글 쓰고, 춤춰 왔음을 확인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또 서로 다르게 살아왔음을, 그럼에도 같은 부분이 있음을 알고 민족문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이 그 출발이기도 하다. 기실 더디고 지난한 일이 통일이다. ‘통일 대박’의 환상을 품고 상대방의 변고나 바라는 일은 어리석거나 음험한 목표다. 단국대 부설 한국문화기술연구소는 ‘감성용어’라는 측면에서 한민족 고유의 감성을 파악할 수 있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첫 번째로 내놓은 작품이 ‘한민족 문화예술 감성용어 사전·용례집-북한편’이다. 북한편을 시작으로 재일조선인편, 고려인편, 조선족편, 재미한인편 등이 이어질 계획이다. 남한과 북한은 물론 재일조선인, 재미한인, 조선족, 고려인 등 세계 각 지역에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생활해 온 이들이 썼던 감성용어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분석하는 일이다. 단순히 언어를 집대성한 사전이 아니라 미, 추, 숭고, 비극, 희극 등 미학 측면에서 자주 등장하는 미적 범주의 용어들을 수집하고 소설 등의 구체적인 작품과 문예비평, 언어사전 등 문화예술 텍스트를 읽고 분석해 이러한 감성용어들이 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분석했다. 각 지역에서 한국어로 생산한 문화예술 텍스트를 대상으로 삼아 분석하고 거기에 반영된 용어의 정의와 개념, 용례를 풍성하게 담았다. 예컨대 ‘북한편’에서 ‘공포’에 대한 정의를 보면 남쪽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이나 무서움’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공포의 감성’을 구체적으로 쓸 때는 울림이 미묘하게 달라짐을 알 수 있다. ‘…공포영화는 사람들의 공포적 감정을 악용하여 인간의 건전한 의식을 병들게 하고 인민대중의 자주의식을 마비시키는 반동적인 영화 형식이다….’(‘조선예술’ 2000년 2호) 미와 추, 사랑, 곱고 미움, 기쁨과 설움 등 감성의 근원에 비슷한 부분이 있었고, 서로 다른 공간과 다른 역사를 살아가며 달라진 부분이 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당위가 아닌 현실로서 감성의 역사를 공유하는 일이 세계 각지 한민족들의 정신적 공동체를 재정립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2005년 시작된 ‘겨레말큰사전’ 편찬이라는 대역사가 2010년 이후 사실상 중단되며 답보하는 상황에서 감성이라는 언어생활 저변에 있는 감정 영역의 같고 다름을 활자화해 보여주는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감성용어 사전·용례집 작업을 총괄 기획한 홍지석 단국대 연구교수는 “이질화된 감성용어는 미적 체험 등에서 정서적으로 갈라졌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며 여전히 상통하는 의미를 갖고 있는 용어들은 한민족이 더 큰 측면에서 동질성이 큼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한민족의 문화예술에 대해 관심 있는 연구자, 시민들에게 새로운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기고] 무관심에 병드는 나라사랑/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기고] 무관심에 병드는 나라사랑/정연화 보훈교육연구원 교육기획운영담당관

    얼마 전 한 인기 TV프로그램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등장해 논란이 됐다. 제작진의 사과로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이번 사건이 아니었다면 기미가요가 단순히 일본 국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 조상들이 강제로 일본을 찬양하기 위해 불러야 했던 노래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나라사랑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새삼 책임감을 느낀다. ‘나라사랑 교육’은 보훈공단 보훈교육연구원에서 올바른 국가관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기 위해 실시되는 교육이다. 매년 청소년과 대학생 25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는데, 교육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아 씁쓸하다. 최근 들어 교육 첫 시간에 10명 중 5~6명이 꼭 던지는 질문이 있다. “왜 우리나라를 사랑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처음에는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깜짝 놀랐지만 지금은 이해하게 됐다. 나라사랑을 교과서와 글로 배우는 아이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고. 그러나 다행히 체험학습을 시작하면 아이들이 달라진다.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와 같은 순국선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대문형무소에 찾아가 순국선열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겪은 고통을 눈으로 확인하게 한다. 처음엔 시큰둥했던 아이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는 교육이 끝날 때쯤 “어렵게 지켜낸 우리나라를 아끼고 사랑해야겠어요”라고 말하곤 한다. 국가 간 경계가 없어지고, 변화가 빠른 지금의 시대에는 나라사랑 교육이 더욱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이 중요시되면서 나라사랑 교육에 대한 인식은 점차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 특히 올해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학교 밖에서 진행하는 현장학습이 크게 줄면서 나라사랑 교육 참가자 수가 줄었다. 나라사랑 교육은 단순히 역사교육이 아니다. 역사를 통해 나라를 사랑하고, 지켜나가는 마음을 가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일이다. 17일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을사늑약 체결의 날이자 광복 이전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한 선조들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순국선열의 날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무지와 무관심이 ‘기미가요’가 방송에 나오는 지금의 결과를 만든 건 아닐까. 나중이면 늦는다. 지금이 바로 나라사랑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 [新국토기행] 전북 완주군

    [新국토기행] 전북 완주군

    산과 들, 강이 어우러진 전북 완주군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단순히 눈으로 보고 스쳐 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지친 심신을 달래고 치유하는 힐링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근교 관광지여서 도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주변에 편익시설이 풍부하고 관광산업도 발달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대둔산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1977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전북 쪽은 기암절벽이고 충남 쪽은 숲과 계곡이 아름답다. 산세가 수려하고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가을이면 기암 협곡과 붉게 물든 단풍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룬다. 오색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가을 경치는 병풍처럼 둘러선 바위와 황홀한 조화를 이룬다.원효대사가 대둔산을 거닐다 발길을 돌릴 수 없어 사흘을 머물렀다는 동심바위, 대둔산의 명물 금강구름다리가 유명하다. 금강구름다리는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81m, 길이 50m의 교량이다. 마왕문, 신선바위, 넓적바위, 장군봉, 남근바위 등 기암과 칠성봉, 금강봉, 첨봉 등이 경승지를 이룬다. 주요 사찰로 안심사, 약사, 화암사가 있다. 길이 50m, 127계단으로 이뤄진 삼선구름다리를 지날 때는 대둔산의 오묘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임진왜란 당시 전북을 지킨 격전지로 달이산성, 성봉산성, 농성 등 산성과 묵산리 성터가 있다. 모악산 모악산은 호남평야에 우뚝 솟은 산으로 예부터 미륵신앙의 본거지였다. 1971년 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해발 793m로 완주군과 김제시에 걸쳐 있다. 전주시 남서쪽 12㎞ 지점에 있다. 주말이면 전국에서 찾아온 등산객들로 붐빈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전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남으로는 내장산, 서쪽으로는 변산반도까지 바라다보인다. 호남평야가 발아래 펼쳐지는 경관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난리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자 각종 무속신앙의 본거지로 널리 알려졌다. 신라 불교 오교구산의 하나로 599년에 창건된 금산사를 비롯해 귀신사, 대원사 등 유명 사찰이 있다. 동학농민운동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큰 소나무는 불에 타거나 베어졌지만 4월에 피는 철쭉꽃과 느티나무 군락이 유명하다. 호남평야의 젖줄 구실을 하는 구이저수지, 금평저수지, 안덕저수지,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 등의 물이 모두 모악산에서 발원한다. 동쪽 자락에 전북도립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다. 완주군이 조성한 대규모 주차장과 공원, 상가 등 편익시설도 풍부하다. 상관 편백숲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에 조성된 70만㎡의 편백나무 숲이다. 옥녀봉(578m)과 한오봉(570m) 자락에 둘러싸인 마을 뒤편에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자란 편백나무가 부챗살처럼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1976년 박정희 정부가 산림녹화사업의 하나로 조성했다. 40년생 1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2009년부터 관광객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편백나무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는 치유 기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말이면 2000여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편백숲에 들어서면 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로 그늘을 이룬다. 편백숲 산책길은 4개 코스 8㎞다. 등산로를 따라 옥녀봉과 한오봉까지 오르는 길과 산책로인 임도를 따라 걷는 코스로 나뉜다. 주민들이 유황온천을 개발하기 위해 굴착했던 샘을 족욕탕으로 만들었다. 족욕탕은 산책로와 오솔길을 걷는 탐방객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절찬리에 상영됐던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삼례문화예술촌 일제 수탈의 아픔을 간직한 농협창고를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창조했다. 미디어아트 갤러리,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목공소, 책 박물관, 야외 공연무대 등으로 구성됐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미디어, 입체 부문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분기별로 기획전시를 열고 미디어아트를 주제로 한 세미나, 포럼 등을 개최한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라는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인성 교육을 실시한다. 문화카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하는 문화휴식공간이다. 로컬푸드를 활용한 음식과 특산품 전시·판매도 한다. 책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인쇄와 제본 등 책을 제작하는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할 수 있다. 디자인 뮤지엄에선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전시,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전시 및 론칭, 졸업작품 전시 등 디자인을 통한 창의력 교육이 진행된다.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 전시 및 제작 체험 공간이다. 가구 제작 도구와 공구를 전시하고 목수학교와 목공교실을 운영한다. 전문 목수를 양성하고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을 체험할 수 있다. 책 박물관은 시대별, 주제별로 4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된다. 어린 학생에게는 흥미를, 전문 연구자에게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전시를 연출한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영어 구문분석, 뉴베리 수상작 Holes 한 권으로 끝!

    영어 구문분석, 뉴베리 수상작 Holes 한 권으로 끝!

    수능영어나 내신영어에서 점수 결정은 구문분석 독해에서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수능 영어의 경우, 문법어휘(3~4문제), 빈칸유추 등 고난이도 독해(5~6문제)가 점수를 좌우한다.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 구문분석 능력을 차근차근 키워나가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영어학습에 있어 가장 범위가 넓고 공부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영역이 바로 영어독해다. 각 문장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책읽기’다. 이에 EBSlang에서는 수능 수험생을 위한 ‘영문독해가 쉬워지는 영서당 뉴베리 Holes’를 출시한다. ‘영서당 뉴베리-Holes’는 17일(월) 출시에 앞서 11일(화)부터 체험단을 모집하고 있다. ‘영서당 뉴베리-Holes’란 뉴베리(Newbery) 상 수상작인 ‘Holes’ 한 권을 재미있게 읽으며 총 3,000문장에 대한 구문분석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독해 강좌다. 뉴베리 상은 미국 도서관 협회가 1922년부터 해마다 미국 아동 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아동 문학상이다. ‘아동 도서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며 그만큼 심사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영서당 교재로 채택된 ‘Holes’는 영화화됐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결론이 궁금해서 읽어 나가게 되는 책이라고. 구문분석 전문 강사인 김소연 강사가 골치 아픈 5형식 문장도 구성 성분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강의를 따라가다보면 3,000문장 구문분석이 가능하다. ‘영서당 뉴베리-Holes’ 매일 강의를 수강하고, 원서를 소리 내어 읽고 녹음해 과제로 제출하면 하루에 500원씩 장학금을 적립, 최대 2만원을 지급하고 완강하면 추가 장학금 3만원을 지급한다. 총 5만원의 수강료 환급을 통해 끝까지 학습하도록 하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영문독해가 쉬워지는 영서당 뉴베리 Holes’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EBSlang홈페이지(www.ebslang.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소년활동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회

    ‘청소년활동 위기인가? 기회인가?’ 토론회

    청소년활동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및 청소년활동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2일 서울 중구 포스트 타워(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렸다. 미래를위한청소년학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한 이 토론회에서는 청소년 학계를 비롯한 현장 전문가, 정책 관계자, 청소년이 참여한 가운데 수능이후 및 겨울방학을 앞두고 청소년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들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  토론회는 배규한 국민대 교수(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가 청소년활동의 시대적 의의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것을 시작으로 청소년활동 안전확보 및 정책적 대안 모색, 학교와 지역사회자원 연계방안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김민 순천향대 교수는 안전과 활동 진흥 가치를 조화롭고 균형있게 맞출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 안전사고에 대한 지도나 점검 등 예방 위주의 ‘청소년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제정을 제안했다.   최상덕 한국교육개발원 자유학기제지원센터 소장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이 요청된다며 이러한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활동 후 프리젠테이션 데이(PT Day) 등 성과 공유 및 확산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정부 부처 관계자와 학계 및 현장 전문가, 정책 수요자인 청소년 대표의 토론이 진행됐다. 청소년특별회의 청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우(중앙대 2년)는 “청소년 시기의 다양한 활동 경험을 통해 자신의 꿈을 키우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안전하고 의미있는 청소년 체험활동을 확대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애리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이번 토론회가 청소년활동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이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여성가족부가 수능이후 및 겨울방학을 계기로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활동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고택 경주 수오재에 옮겨 짓기 20년 이재호 기행작가

    인생을 살면서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해 벌어지는 일은 얼마나 많을까. 나를 오롯이 지켜 내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기나 할까. 정약용의 ‘여유당전서’에 ‘수오재’(守吾齋)에 대한 얘기가 등장한다. ‘수오재는 나의 큰형님 정약현께서 당신이 사시는 집에 붙인 이름이다. 나는 처음에는 그런 이름을 붙인 데 대해 의심을 했다. 내가 장기로 귀양 온 이후 홀로 지내면서 조용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어렴풋이 그 이름의 의문점에 대해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나는 벌떡 일어나 스스로 말하였다. 대체적으로 천하의 물건은 모두 지킬 만한 것이 없고, 오직 마음만은 지켜야 한다. 나의 밭을 지고 도망갈 자가 있겠는가? 밭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내 집을 이고 달아날 자가 있겠는가? 집은 지킬 만한 것이 못 된다. 나의 원림(園林)에 있는 꽃나무, 과일나무 등 여러 나무들을 뽑아 갈 수 있겠는가? 그 뿌리는 땅에 깊이 박혀 있다. (중략) 그런데 마음은 어떤가. 이익과 작록이 유혹하면 그리로 가고 위엄과 재화가 위협하면 그리로 간다. 유독 나의 큰형님만은 당신의 마음을 잃지 않고 수오재에 편안히 앉아 계시니 어찌 본디부터 지킴이 있어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이것이 큰형님께서 당신의 집 이름을 그렇게 붙인 까닭인 것이다.’ 그러면서 ‘나(吾)를 지키지 못해’ 자신이 귀양살이를 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다. 경북 경주시 배반동 효공왕릉 앞 한적한 동산 자락에 ‘수오재’라는 한옥 고택 4채가 있다. 수오재의 주인장은 이재호(57)씨다. 그는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도 펴냈다. 그는 원래 서울에서 살았다.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전국의 문화유산을 함께 오랫동안 답사했다. 그러던 중 1994년 사라져 가는 문화유산을 세상을 전하기 위해 경주에 터전을 마련했다. 경주를 택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저녁 노을을 볼 수 있는 곳, 둘째 주변에 문화유산이 있어야 할 것, 셋째 영원히 개발되지 않을 곳 등이다. 그래서 신라 52대 임금인 효공왕릉이 있는 곳으로 정했다. 그는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공단과 도로개발 등으로 방치된 한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살려 보자는 마음으로 그동안 경북(칠곡·영천·경주·마산·거창), 전남북(김제·영광·함평) 등지에서 13채의 한옥을 옮겨 왔다. 이 중에 4채를 원래대로 되살려 짓고 나머지 9채는 새로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옥을 옮기는 방법은 방치된 한옥을 분리해 트럭에 싣고 수오재로 가져오는 것이다. 이 중에는 지은 지 200년이 된 김제의 만경고택, 마산의 황부자집은 거의 문화재급에 해당하는 소중한 것들이다. 옮겨 온 것들 중에 지을 돈이 없어 시간이 지나다 보니 썩어 버리는 것도 더러 있다. 고택 재현은 그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한다. 그러다 보니 이러저런 사연들로 수오재는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됐다. 국내 유명 인사들은 물론 터키 대사, 슬로바키아 대사 등 외국인들도 많이 다녀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한 채 짓고 나면 다시는 안 지으려고 합니다. 여윳돈이 많든 적든 대개가 인부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살아가면서 행하는 것들은 지나고 나면 실체가 없고 잔영과 추억만 남지만 집은 공간과 실체가 남는 최고의 공간예술이고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친 듯이 20년 동안 전국의 사라져 가는 고택을 옮겨 짓는 것은 그에게 어떤 필연적 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남 의령에서 태어날 때부터 그는 고택 기와집에서 살았다. 자연스럽게 한옥의 따뜻한 구들방과 청마루 다용도 목적의 공간을 체험했던 것이다. 집 뒤에는 아주 큰 대밭이 있었고 밤나무밭은 그림처럼 산으로 연결돼 있었다. 청마루는 지금의 아파트 거실 역할을 했는데 밀폐된 아파트와 달리 자연과 얼마든지 교감이 가능했다. 앵두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마음이 울렁거렸고 연노란 감잎이 돋아나면 새로운 만물을 잉태하는 대자연의 순리를 체득할 수 있었다. “저의 집 마당은 온 하늘을 안고 온 눈비를 맞으며 온 바람과 색깔을 담은 거대한 우주의 그릇이었습니다. 아무리 춥고 지치고 고단해도 군불 지펴 등을 방바닥에 대고 드러누우면 참으로 따뜻한 행복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글을 쓰거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결국 어릴 때의 정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어릴 때 한옥에서 자란 자양분이 제 인생의 나침판이 돼 30대부터 한옥을 옮겨 짓는 인연으로 연결된 것이지요.” 결국 한옥은 자신에게 따뜻한 정과 아늑한 휴식을 제공했으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지혜를 알게 했다고 추억한다.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이 한없이 편안하다는 것이 이씨를 한옥에 미치게 했다는 것이다. 하여 어른이 되면서 인생의 가치관, 즉 ‘세상에 감동을 주는 것’을 구체화하게 된다. 자연과 인간, 문화유산에서 감동을 받아 세상에 전해 주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고택, 방치된 한옥을 다시 짓는 일도 그러하다. 이어 화제를 한옥의 수난사로 돌린다. “우리나라가 조국 근대화의 물결로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 길도 넓힐 때 흙과 나무의 천연재료로 지은 우리의 한옥들은 모진 수난을 겪게 됩니다. 특히 1971~1977년 사이에 초가집에서 슬레이트로 바뀐 집이 자그마치 240만채였습니다. 기와집도 예외는 아니지요. 시멘트에 포위돼 국적 불명의 어설픈 수리가 계속되면서 한옥도 아니고 양옥도 아닌 이상한 집들로 변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2000년대를 시점으로 서울의 북촌 등지에서 한옥 살리기 붐이 조성되면서 이제는 한옥에 사는 것이 하나의 로망으로 되는 현상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은 않는다. “거의 모두가 새 나무로 지어진 새 한옥이라 느낌이 없다. 새로 지어진 한옥촌, 한옥호텔 등을 보노라면 아무런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사업적인 머리를 쓰는 사람은 고택을 옮겨 짓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만약 자신이 고택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고택을 옮겨 짓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들어 자신이 하고 싶었던 꿈과 가치관을 실현하면서 현실에서 무릉도원을 만들고 싶은 열정이 갈수록 더 많이 생겨난다고 했다. “지금도 좋은 고택이 있다면 마음이 흥분되고 벌써 머리로 집을 다 지어 버립니다. 사라져 가는 한옥을 살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가 살아 있는 당대에 고택의 맛을 즐기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욕심입니다. 고택은 최하 50년이 지나야 그 엷은 맛이 나려 하고, 100년은 지나야 고색의 맛이 풍기고, 150년은 지나야 고색창연한 깊은 향기가 풍겨 오는 것입니다.” 그의 철학은 수오재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옮겨 지은 전체 고택 한옥은 시멘트를 안 쓰고 천연재료로만 지었다. 그러다 보니 천장이 낮거나 반듯하지 못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 고택의 맛과 건강을 선사하기 위해 한결같이 흙을 고집해 왔다. “사람은 자기 식의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원해서 그렇게 살기보다는 살기 위해서 그렇게 사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근원적인 회귀본능은 자연입니다. 오히려 첨단화될수록 세상은 더 각박해져 자연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단원 김홍도의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를 예로 든다. 이 그림은 김홍도가 왼숙기에 들어선 57세에 그린 것으로 3정승과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씨는 삼공불환도를 연상하면서 나름대로 수오재에 대한 정경을 읊조린다. ‘수목이 우거진 정원 속에 대나무가 청아한 바람을 일으키고, 별당아씨는 바람을 안고 그네를 타고, 선비는 담소하다 책을 읽고 누워 휴식을 취하네. 안채 마당에서는 베틀 위에서 베를 짜고 마당에서는 닭들이 한가롭개 노닐며 개들도 여유롭게 바라보고 있다. 여러 채의 기와집들은 저마다 아름다움을 주고받으며 주인과 손님의 품격을 살려 준다. 하늘은 고요한데 바람은 일렁이고 정경운 삶이 그저 한가롭다.’ 이씨는 언제부터인가 수오재 역시 3정승과도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생각에 ‘삼공불환 수오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재호 기행작가는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민예총 창립 발기인이며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초대 총무로 1987년부터 유홍준 교수와 함께 전국의 문화유산을 답사하며 역사기행 문화를 선도했다. 또한 대곡댐 반대, 울산 병영성 살리기, 울산 옥현 유적지 보존, 가지산(석남사) 살리기, 석굴암 모형 반대 운동에도 앞장섰다. 1994년 서울에서 경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이후 각종 개발 등으로 전국에 방치된 고택 한옥을 경주 수오재에 옮겨다 짓고 있다. 현재 기행작가이면서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 인문대 객원교수, 울산문화재연구원 이사, 반구대사랑시민연대, ‘경주길’ 대표 등의 직함도 가지고 있다. ‘천년고도를 걷는 즐거움’, ‘삼국유사를 걷는 즐거움’ 등의 책을 펴냈다. ■‘김문이 만난 사람’은 이 인터뷰로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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