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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청운문학도서관·삼청숲속도서관, 책 속 ‘놀이·공예’ 체험 프로그램 운영

    서울 종로구는 지난달 보건복지부 주관 2020년 ‘놀이혁신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억원을 지원받아 아동을 위한 자연친화적인 프로그램을 하반기부터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구는 주말 책 놀이터, 종로 ‘북’ 랜드를 주제로 책 속에 나와 있는 놀이나 공예를 체험해 보는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청운문학도서관과 삼청숲속도서관 2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매월 4회 열린다. 지역 거주 6세 이상 12세 이하 아동이면 바우처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계획 중인 프로그램으로는 ▲공구를 가지고 목재나 잔가지를 활용해 만들어보는 팅커링 스쿨(공방) ▲전래동화에 나오는 우리나라의 24절기별 풍습과 속담, 문화와 생활방식 교육 ▲책 속의 전통 놀이를 함께 해보는 전래놀이 체험 ▲독서 텐트, 투호 등 뜨락 놀이가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역사회 차원에서 아동 놀이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간 다양한 놀이 기회가 부족했던 아동을 위한 양질의 놀이 및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등교 중단 잇따르지만…초중고 178만명 내일 3차 등교 감행

    등교 중단 잇따르지만…초중고 178만명 내일 3차 등교 감행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3일부터 초·중·고 학생 178만명이 추가로 등굣길에 오른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3일 고1·중2·초3∼4학년들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다. 지난달 20일 고3, 27일 고2·중3·초1∼2·유치원생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지는 등교다. 이번 3차 등교 대상은 178만명에 이른다. 이미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281만명까지 더하면 총 459만명이 된다. 전체 학생(595만명)의 77%가 등교 수업을 하게 되는 셈이다. 오는 8일 나머지 중1과 초5∼6학년까지 합류하면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다만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일부 학교가 등교를 연기·중단한 데다 격주·격일제가 적용된 학생, 체험학습을 신청하거나 자가격리 중인 학생들도 있어 이보다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이미 등교를 시작한 학생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등교를 중단한 학교들도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부산에서 고3 학생이, 지난달 31일에는 경기 안양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양성 판정을 받아 해당 학교는 등교가 중단됐다. 전날에만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607개 학교가 등교 수업을 중단·연기했다. 이는 전국 2만 902개 유치원 및 초·중·고교 가운데 2.9%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603개교가 서울·경기·인천 지역에 몰려 있다. 앞서 고2·중3·초1∼2·유치원생의 등교 첫날이던 27일(오후 1시30분 기준) 561곳이 수업을 연기·중단했으며 28일은 838곳, 29일에는 830곳까지 늘기도 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학교가 문 닫는 사례도 있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순차적 등교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수도권에 위치한 유치원 및 초·중학교에는 학년별·학급별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 1 이하로 조정해 밀집도를 줄이기로 했다. 또 학원을 통한 감염을 차단하고자 교육부 차관과 모든 실·국장은 수도권 학원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학원에는 벌금을 부과하고,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초래한 경우에는 엄중히 처벌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를 통한 코로나19 2차 감염은 아직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교육부가 선제적으로 (학교 방역을)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울산박물관 특별전시·문화·교육 프로그램 다채

    울산박물관은 코로나19로 중단한 특별전시와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6월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울산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첫 특별 전시로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이 오는 6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열린다. 또 문화 프로그램으로는 매주 화요일마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옛길’이라는 주제로 중구 원도심 일대와 동구 방어진 옛길 답사가 진행되고, 6월 24일 수요일에는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이 오후 2시부터 상영된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어린이 1일 박물관학교’와 ‘우리 가족 HAPPY WEEKEND’가 특별전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과 연계해 6월 둘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에 운영된다. 초등학생 대상으로 박물관 전시 해설과 교육을 진행되는 ‘알라딘 램프 속 울산박물관’과 울산지역 탐구를 위한 찾아가는 박물관 교실인 ‘울산박물관과 함께하는 역사 대장정’도 6월 등교 개학에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박물관 직업 이해를 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인 ‘박물관, 박물관 사람들’도 6월 등교 개학에 맞춰 진행된다. 장애아동 대상 프로그램인 ‘2020 행복공작소’는 국공립 어깨동무 어린이집과 꿈나무어린이집의 아동을 대상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친 요즘 가족, 지인과 함께 박물관에 와서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얻는 것도 좋겠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역사, 인물,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교육·문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유골 안장 1주년 기념식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 1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전북 전주시는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31일 전주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서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 1주기 추모식’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동학군과 지도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이날 행사는 동학농민군 전주 입성 126주년 기념식, 동학농민군 지도자 안장 1주기 추모식, 임실 필봉농악 보존회 공연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발전에 헌신하고 동학농민군 지도자 안장에 큰 역할을 한 역사학자 고(故) 이이화 선생에 대한 추모시 낭송 등도 곁들여진다. 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행사의 참석 인원을 축소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6월 6∼11일 전주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동학농민군의 전주 입성(5월 31일)과 전주 화약일(6월 11일)을 기념하는 사진전, 학생작품전, 판화 체험전 등도 연다. 전주시와 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지난해 6월 1일 125년 전 일본군에 목숨을 잃었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전주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영구 안치해 영면에 들도록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순천시 조곡동행정복지센터 청사 이전 1주년, 주민 위한 선두주자로 거듭나

    순천시 조곡동행정복지센터 청사 이전 1주년, 주민 위한 선두주자로 거듭나

    전남 순천시 ‘조곡동행정복지센터’가 조곡동 관내 중심에 위치한 ‘생활체육공원(구 철도운동장)’ 인근으로 청사를 옮긴지 1주년을 맞아 동민을 위한 소통행정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28일 개청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운영한 후 1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시민 행복을 우선시하는 인문학적 사고 바탕을 중심으로 행정을 추진해왔다. ‘철도관사, 철도운동장, 죽도봉’ 정도로만 인식되던 조곡동이 행정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선진적이고 혁신적 방안 강구 ‘조곡동마중물협의체’의 도움을 받아 휴대용 손세정제와 실내소독제를 직접 제작해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세대 위주로 전달했다. 다중집합 시설에 소독제를 배부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에 혁신적으로 대처해 순천시가 청정지역으로 유지되는데 일조했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시에는 다른 읍면동에서 볼 수 없었던 통장 및 주민자치위원들의 안내 자원봉사를 통해 신속하게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에 대처했다. 혼선 방지를 위해 신청서 접수 시 접수증과 수령 위임장을 미리 받는 등 재빠른 일처리와 불필요한 서류 생략 등으로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동민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주민을 위한 소통과 복지 중심으로 자리잡아 ‘조곡동행정복지센터’가 동천변에서 ‘생활체육공원’ 부근으로 이전함에 따라 시내버스 회사와 협의, 시내버스 노선 ‘50번’을 개통했다. 동사무소를 가기 위해 버스를 2번 환승해야 했던 둑실마을 주민과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시켰다. 조곡동은 주민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적극 펼쳐왔다. 작년에는 매월 3회 관내 경로당에서 ‘마중물보장협의체’ 위원들이 음식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드리고 안부를 살피는 ‘정과 행복을 나누는 정 한끼’사업을 진행해 총 16회에 걸쳐 어르신 400여명에 점심을 대접했다. 올해는 독거노인, 장애인, 여인숙 달방거주자 등 식사 해결이 어려운 40세대에 밑반찬을 제공할 예정이다. ‘어르신 건강지킴의’를 통해 동네 주치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조곡동행정센터’와 ‘생협요양병원과’ 협약을 통해 한의사 의료진들이 매월 3회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의 건강상담과 치료, 감염예방 교육 등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곡동행정복지센터는 분기별 1회 조곡동 기부 날을 정해 지역주민의 기부 및 나눔 문화 확산에 동참하는 ‘기적의 기프트샵’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온전한 생활용품, 가전제품을 주민들로부터 자발적으로 기부받아 복지사각지대 및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 철도교통 중심지에서 순천을 대표하는 관광 메카로 자리잡아 조곡동행정복지센터는 이달부터 ‘옥상정원 및 벽면녹화’ 사업에 2억원을 투입해 본격추진하고 있다. 주민뿐 아니라 철도관사마을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생태수도 순천의 치유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온누리자전거 신규대여소를 ‘조곡동생활체육공원’에 설치할 계획이다. 온누리자전거를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편리한 교통수단을 제공함은 물론 ‘청춘창고’와 순천역 인근 카페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체험을 하게함으로써 관광객 유입 효과를 누린다는 방안이다. ●순천철도마을축제 및 철도어린이 동요제 전국적 관심끌어 매년 철도관사마을이 조성된 1930년대의 문화를 체험하고 철도관사마을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가치를 공유하도록 마을자원을 특화해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4회순천철도마을축제 및 제2회 순천철도어린이동요제’는 타 읍면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1000여명의 방문객들이 참여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이 축제는 주민들의 주도로 치러졌을 뿐 아니라 ‘철도마을’ 이라는 조곡동 브랜드 안착에 큰 역할을 하면서 우수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8~9월에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들의 소득향상에 행정력 기울여 조곡동행정복지센터는 쇠락해 가고 있는 역세권의 활성화를 위해 ‘순천시반려동물문화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구 조곡동행정복지센터 인근에 사업비 80억원, 연면적 2970㎡(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올해 착공한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 ‘반려동물문화센터’는 반려동물 체험학습실, 실내놀이터, 상담실, 입양실, 용품점, 편의시설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반려동물문화센터가 건립되면 청춘창고와 더불어 청춘들의 메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후방산업이 활성화됨에 따라 조곡동 역세권의 주민들 소득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예상된다.●동네의 역사를 먼저 세우고 애국심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조곡동행정복지센터는 일제 강점기(1936년)에 조성된 ‘철도관사마을’에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작년 8·15 광복절과 지난 3·1절을 맞아 조곡동 ‘철도관사마을’ 150여 전 세대에 태극기를 게양, ‘철도관사마을’의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겼다. 손한기 조곡동장은 “원주민 비율이 높은 조곡동은 인구 6600여명의 작은 공동체지만 소속감과 참여율이 높아 행정복지 서비스가 잘 갖춰지고 있다”며 “철도와 관련된 문화행사와 인프라를 구축하고, 죽도봉을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정원으로 가꿔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게 꿈이다”고 강조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문화마당]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이양헌 미술평론가

    2019년 10월 뉴욕현대미술관(MoMA·모마)이 4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대중에게 공개됐다. 7번째 재개관에서 세잔의 ‘수욕도’(1890) 대신 폴 시냐크의 ‘박자와 각도, 음색, 색채의 운율감 있는 배경의 에나멜 앞에 있는 팰릭스 페네옹’(1890)을 배치해 모더니즘의 계보를 변주했던 모마는 이번 증축을 계기로 미술관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4층에 마련된 마리조제&헨리 크래비스 스튜디오는 라이브 프로그램과 퍼포먼스 같은 시간 기반 미디어를 선보이는 장소인데, 현재는 플라스틱 튜브와 하드 디스크, 드럼통 등 버려진 사물들로 구성된 ‘레인포리스트 V’(2019)가 전시돼 있다. 이 거대한 사운드 작품은 미술관의 하얀 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검은 방 한가운데 놓여 있다. 권위 있는 화이트 큐브이자 미술의 신전인 모마 내부에 신체와 춤, 그리고 연극으로부터 기원한 블랙박스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모마 이외에도 휘트니 미술관을 포함한 서구의 주요 미술관들이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퍼포먼스 전문 큐레이터를 고용했고 파블로 브론스타인이나 타냐 브루게라, 산티아고 시에라와 같은 미술 작가들과 협업하고 있다. 2017년 안네 임호프에 이어 2019년 리투아니아국가관이 내세운 기후에 대한 정치적인 퍼포먼스는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시대 미술을 다루는 미술관과 전시장이 이토록 퍼포먼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20세기 이후 미술의 역사에서 퍼포먼스가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멀게는 미래주의와 다다이즘을 바탕으로 극장을 패러디한 공연부터 해프닝과 플럭서스의 익살스러운 행위 예술, 액션 페인팅처럼 운동성을 강조한 회화와 몸의 일부를 주제로 하는 신체 미술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좀더 가깝게는 전시장에서 호혜적인 관계를 생산하려는 관계 미술이나 사회적 소수자를 가시화하려는 사회적 미술 등이 시각예술 퍼포먼스로 최근까지 시도됐다. 그러나 지금 미술계를 주도하는 퍼포먼스는, 화이트 큐브(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의 맥락 안에서 생산된 작업이라기보다 연극이나 무용 같은 블랙박스에 기반한 공연에 가까워 보인다. 가장 선도적으로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영국 테이트 모던은 티노 세갈과 함께 배우와 전문 무용수 100여명을 섭외해 스펙터클한 퍼포먼스를 구현한 바 있다. 이는 화이트 큐브가 더이상 고요한 사유지나 성스러운 제유의 공간이 아님을, 이제 일시적이고 이벤트화한 장소로 변화했음을 보여 준다. 오늘날 미술관은 영화관이나 테마파크와 경쟁하며 일종의 체험상품을 판매하는 상점에 가까워 보인다. 공적 자금의 축소와 대체 가능한 문화 공간의 출현, 특히 미술관 소장품을 온라인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미술관은 더 치열한 경쟁 속에 들어간 셈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술관은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생산하는 체험형 공장으로 변모 중이다. 기록으로 대체되지 않는 현장성과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를 가진 공연 퍼포먼스는 미술관이 욕망할 매력적인 대상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미술관에서의 퍼포먼스가 불안정한 단기 계약과 아웃소싱, 감정노동이라는 신자유주의의 노동적 관행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티노 세갈의 퍼포먼스에서 퍼포머들은 하루 7시간씩 총 3개월 동안 반복해서 공연을 수행해야 했다. 어쩌면 이 작품에서 퍼포머는 미술관에 걸린 조각이나 회화처럼 단지 오브제였을 뿐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의 현란한 중첩 사이에서 무엇이 가려져 있는지 좀더 자세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 제천 점말동굴 명소화 추진

    제천 점말동굴 명소화 추진

    구석기시대 동굴유적인 제천 점말동굴의 명소화가 추진된다. 27일 제천시에 따르면 이날 시청 정책회의실에서 ‘점말동굴 종합정비계획수립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시는 용역결과를 반영해 동굴에서 200m 떨어진 곳에 450㎡의 동굴체험관을 건립한 뒤 동물 뼈, 석기 등 발굴 유물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동굴 바로 앞에는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관찰데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동굴 안에 사람이 들어갈수 없어서다. 점말동굴은 입구가 3개 있는데 가장 큰 입구가 지름이 2m 정도다. 내부로 들어가면 공간이 커지지만 자유롭게 동굴 안을 구경할 정도는 안된다. 동굴 길이는 13m다. 동굴체험관에서 점말동굴로 가는 길에는 산책로가 꾸며진다. 시는 산책로에 구석기 시대와 화랑도를 체험할 수 있는 증강현실 공간도 마련키로 했다. 시는 올해 11억원을 투입해 우선 산책로 정비와 관찰데크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30억원을 확보해 동굴체험관 등을 짓기로 했다. 제천 송학면 포전리에 위치한 점말동굴은 충북도 기념물 116호다. 구석기시대 대표 동굴유적이며 신라시대 화랑의 수련처로 알려져 있다. 점말동굴에서는 선사시대 유물, 기와, 토기편, 석조탄생불, 금동불상편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 점말동굴은 1973년 연세대 박물관팀이 처음 발견했다. 점말은 인근 마을 이름이다. 이상천 시장은 “점말동굴은 다양한 기록이 담겨 있는 의미 있고 흥미로운 유적지”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점말동굴을 역사문화의 보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 강북구, 매니페스토 공약평가 6년 연속 최고등급(SA)

    서울 강북구, 매니페스토 공약평가 6년 연속 최고등급(SA)

    서울 강북구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하는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평가에서 2015년부터 6년 연속 최고등급(SA)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구는 민선 7기도 작년의 공약실천계획서와 올해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는 등 2014년을 제외하고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공약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주민과의 약속을 최우선해 실천하는 공약 이행의 선두주자임을 인정받은 결과여서 주목된다. 이번 평가는 매니페스토 평가단이 지난 3월부터 전국 기초단체장을 대상으로 ▲공약 이행완료 ▲목표 달성도 ▲주민소통 ▲웹 소통 ▲공약일치도 분야를 평가해 5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구는 모든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받아 총점 65점 이상인 SA등급을 획득했다. 구는 민선7기 출범이래 ‘활기찬 교육도시’, ‘힐링의 역사문화관광도시’, ‘매력적인 발전도시’ 등 101개 단위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해 67개 사업을 완료했다. 올해에도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을 비롯해 개발, 안전, 교육, 복지, 환경 등 7가지 분야에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 중에는 우이동 가족캠핑장이 눈길을 끈다. 구는 올해 안에 1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숲 체험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조성해 시민들의 가족나들이 장소로 꾸밀 계획이다. 또한 공약 이행율을 높이고 신뢰 행정을 구현하기 위한 구의 시책들도 추진된다. 구 홈페이지에 공약사업 추진현황을 공개하고 구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약이행평가 주민배심원 제도를 통해 구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구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온 노력들이 공약평가에서 6년 연속 최고등급이라는 결실을 맺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주민들이 삶터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공약의 정책 실행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배고프다 말하면 돈 없다 하고…김복동 할머니 喪家선 가짜 눈물”

    “배고프다 말하면 돈 없다 하고…김복동 할머니 喪家선 가짜 눈물”

    “(그동안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30년을 참은 건 내가 데모 등을 하지 말아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무엇이든지 바른 말을 하니까 나한테 (일본 지원 등을) 비밀로 했다. 하루아침에 배신을 당하니 너무 분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굴곡진 인생을 돌이키며 분노했다. 16살에 대만 가미카제 특공대에 위안부로 끌려간 일, 1992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당시 정대협 간사)를 만나 처음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일, 그 후 30여년간 거리에서, 해외에서 피해를 증언하며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일을 떠올리면서 정의기억연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1. 학생 저금통까지 챙긴 정의연 이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30년 동안 이용만 당했다”고 날 선 단어를 쏟아냈다. 이 할머니는 1992년 6월 25일 정대협 사무실에서 윤 당선자를 만난 일부터 얘기했다. 그는 “피해 신고를 하고 윤미향 간사가 29일 모임이 있다고 해서 어느 교회에 갔다. 그날따라 일본 어느 선생님이 정년퇴직 후 1000엔을 줬다면서 100만원씩 나눠 줬다”며 “그게 무슨 돈인지 몰랐고 그때부터 (정대협이) 모금하는 걸 봤다. 왜 모금하는지 모르고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와 정대협 측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앞세워 모금 활동을 벌인 일이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모금을 하는데 언젠가는 농구 선수들이 농구하는 걸 기다렸다가 경기가 끝나고 돈을 받아서 나왔다. 좀 부끄러웠다”며 “배가 고픈데 맛있는 것 좀 사달라고 하니까 (정대협이) 돈 없다고 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교회에 가도 돈(후원금)을 줬는데 그런 걸 모르고 30년을 해 왔다”고 돌아봤다.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도 수요시위에 나온 어린 학생들의 성금을 받은 정의연을 비판한 이 할머니는 이날도 “학생들까지 고생을 시켰다. 학생들이 돼지(저금통) 털어서 낸 돈도 받아서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고 김복동 할머니도 정의연에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할머니를 미국으로 어디로 끌고 다니면서 이용해 놓고, (장례식장에서) 뻔뻔히 눈물을 흘렸다”며 “가짜의 눈물이고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2. 30년 동지에 대한 배신감 이 할머니는 자신의 폭로 이후 터져 나온 정의연의 회계 부정과 경기 안성 위안부 피해자 쉼터 의혹 등을 처음 알았고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할머니는 사전에 준비한 입장문에서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첫 기자회견 때 생각지도 못한 게 너무도 많이 나왔다”면서 “검찰에서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30년간 할머니들 팔아서 돈을 모은 것도 죄인데 죄를 모르고 한 일들을 다 검찰청에서 밝혀야 한다”며 안성 쉼터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3. 위안부 운동 새 방향 이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방향도 새롭게 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데모(운동)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끝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일본 학생들은 한국이 거짓말만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한일 양국이 왕래하면서 그 학생들에게 한국이 왜 일본에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지, 일본은 왜 그러지 않는지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에서 더욱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감을 느끼고 머리를 맞대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교류 방안을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면서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당했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제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미래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공개 문건(전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공개 문건(전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인권운동에 앞장서 온 이용수(92) 할머니는 2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연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챙겼다. 30년간 이용만 당했다”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인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 당선인은 불참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회견문을 펼쳐 보이며 “이것을 제가 읽기는 좀 힘들다”며 기자 회견 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배부했다. 다음은 문건 전문이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공개 문건 전문 저는 위안부였습니다. 그냥 위안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대만 주둔 가미가제 특공대의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해방 이후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제 삶의 상처를 대중에게 공개했던 것이 1992년 6월 25일입니다. 차마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인 것처럼 당시 정대협에 거짓으로 피해를 접수했었습니다. 이후 1992년 6월 29일 수요집회를 시작으로 당시의 참상과 피해, 그리고 인권유린을 고발하고, 우리 인류에게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간 존재도 몰랐던 우리 피해 할머니들은 각자 겪은 참상과 인권유린을 이야기하며 부둥켜안고 눈물로 아픔을 함께 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이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손가락질과 거짓 속에 부끄러웠던 이용수에서 오롯한 내 자신 이용수를 찾았습니다. 먼저 가신 피해자 언니들과 함께 이 문제를 저 이용수가 꼭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무성의와 이리저리 얽힌 국제 관계 속에서 그 결실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문제의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말씀을 감히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제 기자회견 이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제가 기대하거나 예상했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30년 믿었던 동지에게 배신감, 분노 느껴”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 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고백한 후, 참 힘든 세월을 지내왔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이 길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부단히 다 잡아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부탁 아닌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우리 대한민국이 그동안 이뤄온 시민의식에 기반하여 교정되고 수정되어 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길에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전제하에 향후 제가 생각하는 활동 방향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위안부 운동에서 드러난 문제 바로잡아야” 첫 번째,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지난번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 및 양국 국민 간 공동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네 번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구를 새롭게 구성하여 조속히 피해 구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앞서 말씀드린 것들이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사업의 선정부터 운영 규정, 시민의 참여 방안, 과정의 공유와 결과의 검증까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후손들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그동안 이 운동이 시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해 온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활동가, 그리고 국민 여러분 모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당혹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투쟁 과정의 문제들이 공론화되길 기대했던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해질 듯 합니다. 제겐 운동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이 계십니다. 먼저 한 발을 내디뎌 새로운 길을 열어오신 분들께서 밝은 지혜로 시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93세입니다. 제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그 길을 닦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길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은 함께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위한 모두의 한 걸음을 이제 국민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드림.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딸의 입냄새 때문에… 테라브레스, 개발 비화 화제

    딸의 입냄새 때문에… 테라브레스, 개발 비화 화제

    인류의 과학 역사에 지대한 공헌을 남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그 위대함 뿐만 아니라 발견 일화로도 유명하다. ‘뉴턴의 사과’를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떨어지는 사과를 보며 중력을 떠올린 그의 일화는 어쩌면 법칙의 내용보다도 이야기로써 더 유명하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 제품들 중에도 이런 재미있는 일화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올해 1월 초, 국내에 정식 런칭 후 연일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는 제품인 테라브레스 역시 마찬가지이다.테라브레스는 1994년에 미국인 ‘해롤드 카츠’씨가 만든 구취제거제로 출시 이후부터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는 제품이다. 100여 개가 넘는 나라에 수출 되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직구족들이 애용하는 제품이다. 테라브레스를 체험한 사람들이 말하는 제품의 효과성은 ‘저녁에 테라브레스로 가글을 한 후 잠을 자고 나면 다음날 점심까지 입 냄새가 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구매 고객들 사이에서는 정설로 통하고 있다. 이러한 테라브레스는 제품 탄생 비화가 공개되며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개발자인 해롤드 카츠에게는 사랑하는 딸이 한 명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딸이 수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것이다. 그는 딸에게 그 이유를 물었고 딸은 자신의 지독한 입 냄새 때문에 고민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그 말을 들은 카츠 씨는 딸을 위로해주거나 유명한 가글 제품을 사 주는 대신 본인이 직접 해결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입 냄새를 없애는 제품을 스스로 만들기로 결심한 것. 그리하여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구취제거제 테라브레스가 세상에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딸은 아이러니하게 자신의 입 냄새로 인해 아버지에게 극진한 효도를 한 셈이다. 한 때, 테라브레스는 국내 론칭 과정에서 효과성이 미국 제품에 비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식약처에서 테라브레스의 성분 중 하나인 ‘소디움 클로라이트’의 국내 사용을 금지한 까닭에 ‘염화세틸피리디늄’으로 대체한 것이 잘못 알려진 해프닝이었다. 온누리 H&C의 임정헌 브랜드 총괄은 “테라브레스 국내 제품은 이미 테라브레스 본사에서 오리지널 제품과 ‘효과의 동일성’을 인정받았다. 이는 개발자인 해롤드 카츠 씨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분기마다 국내 제품을 미국 테라브레스 본사로 보내 효과성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소비자 분들께서도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런칭 후 4개월 만에 완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테라브레스는 현재 온누리아이코리아 홈페이지, 스마트스토어 및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로나19 위험 지역, 등교 학생 3분의 2 이하로 제한”

    “코로나19 위험 지역, 등교 학생 3분의 2 이하로 제한”

    조손가정은 개인 방역 지키기 어려워 학교가 학생 분산·돌봄 부담 쉽지 않아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의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두고 학교와 학부모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스스로 방역 수칙을 지키기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의 등교 개학은 학교 방역의 시험대로 여겨진다. 교육 당국이 교외 체험학습과 ‘등교 최소화’ 등 학교 내 학생의 밀집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돌봄 공백’이라는 현실이 걸림돌이다.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에 이어 교육부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주 1회 이상 등교 방침을 정했다. 기존 원격수업을 유지하고 등교수업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돌봄 공백 때문에 ‘주 1회 등교’라는 카드를 꺼내든 학교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등교 개학과 동시에 긴급돌봄(오전 9시~오후 7시)이 중단되는지 여부를 놓고 지역별로 혼선이 계속돼 등교를 안 하는 날의 돌봄 공백이 현실적 문제로 여겨진다.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 김모(39)씨는 “학교에서 설문조사로 ‘주 1회 등교’와 ‘격일 등교’, ‘주 5일 등교’ 중 선택하라고 했는데 절반 이상이 ‘주 5일 등교’에 투표했다”면서 “한 반 학생수가 30명 가까이여서 거리두기가 어렵지 않겠냐고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서 설득해 봤지만 맞벌이 가정이 많아 어쩔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마스크 착용과 자가 건강진단 등 학생 개인의 방역 지침이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가정에서는 지켜지기 어렵다는 점은 학교의 방역 부담을 가중시킨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학부모에게 학생 자가건강진단 문자메시지를 아침마다 보내고 있지만, 부모로부터 방임된 학생은 교사가 몇 번이고 전화와 문자로 독촉해도 답장이 오지 않는다”면서 “조손가정의 경우 조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는 것 자체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교육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있는 학교는 등교 인원을 전체 학생의 3분의2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이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학생 간 거리두기가 가능한 학교를 제외하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 격주제·격일제 등을 통해 이 같은 조치를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또 “오전반, 오후반 등 등교 형태에 맞게 돌봄도 제공할 것”이라면서 “맞벌이가정 등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원 인력과 공간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교수업과 돌봄교실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각 학교의 몫이기 때문에 등교 개학을 이틀 앞두고 개별 학교가 학생 분산과 돌봄 제공까지 떠안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하회세계탈박물관, 문체부 주최 ‘길 위의 인문학 사업’ 7년 연속 선정

    하회세계탈박물관, 문체부 주최 ‘길 위의 인문학 사업’ 7년 연속 선정

    경북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7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안동하회탈박물관은 ‘2020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돼 관련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써 안동하회박물관은 2014년부터 7년째 이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박물관을 거점으로 아동·청소년 및 성인들에게 유물과 현장, 역사와 사람이 만나는 인문학의 새로운 학습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는 국가사업이다. 따라서 하회박물관은 5~11월까지 전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일반 프로그램인 ‘탈 빙고!(ver.한국 탈)’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워크맨(박물관 편)’ 교육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한다. 올해는 놀이(게임)라는 수업방식을 통해 참여자들의 흥미를 유발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탈 빙고는 보드게임과 윷놀이를 접목한 미션수행 프로그램으로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탈과 탈춤에 대해 이해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워크맨은 진로탐색 검사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소근육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젠가게임을 응용한 게임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이해하고 나아가 박물관속 직업세계(관장, 학예사, 교육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모든 프로그램 참가비와 버스임대료, 간식비가 무료로 제공된다. 올해는 찾아가는 박물관도 운영될 예정으로, 참가 모집은 선착순 750명이다. 문의(054)853-2288.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북도 국립과학관 유치 도전

    전북도와 유관기관들이 정부에서 추진하는 국립과학관 유치에 나선다. 전북도는 22일 국립과학관 후보지인 군산시를 비롯한 9개 기관과 ‘국립과학관 유� ㅏ楮덧� 업무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협약 기관은 군산시, 군산대,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건설기계부품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연구개발특구본부, 자동차융합기술원 등이다. 전북도와 참여기관들은 국립과학관 유치를 위해 협력하고 국립전북과학관에 전시할 연구개발 성과물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3년까지 5개 전문 과학관을 증설할 예정으로, 올해 후보지 1곳을 선정해 2023년까지 35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용지 매입을 완료한 군산시 금암동 근대문화역사지구 인근 1만 7712㎡에 지상 3층(연면적 5176㎡)의 국립과학관 건립 계획안을 마련했다. 이 곳은 전북의 강점인 농생명 및 바이오 과학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전문 과학관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전북의 과학관 시설이 부족해 청소년과 도민의 과학문화 체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도민이 국립과학관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유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중국 대학졸업자들이 피 튀기는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중국 경제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대졸자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까닭이다. 20일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대학 졸업생은 87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보다 40만 명이나 더 많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6.8%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중국의 도시지역 실업률이 4월 6.0%로 치솟는 등 고용 동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허난(河南)성의 한 대학에서 식품위생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인 자오싱싱(趙星星·24)은 “지난달부터 10여개 기업에 원서를 내고 5차례 면접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3000위안(약 52만원)의 월급만 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못지 않게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미명 하에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때문에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꼴 대학에 진학했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더군다나 1990년대 말 태어난 대졸자는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했던 기간 동안 중국 경제 규모의 세계 총생산의 1999년 7%에서 2019년 19%까지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한자녀 정책, 대학 정원 확대 등 정치적, 경제적 급변기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닌 만큼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이 7600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첨단기술 분야의 취업을 원했으며, 1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번듯한 일자리를 원했다. 중국도 알리바바·텅쉰(騰訊)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민간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일자리를 늘려 왔지만 급증한 대졸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SCMP는 “최근 베이징대 연구팀 조사 결과 1분기에만 서비스 부문을 필두로 교육·스포츠·정보통신·금융권 등에서 신규 고용이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오핀도 “1분기 대졸 신규 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7%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70%나 늘었다”고 밝혔다.대졸자 채용 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결국 대졸자가 구한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하면서 상당수가 실업자가 되거나 눈높이를 낮추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대졸자의 60% 가량이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리창(李强) 자오핀그룹 부사장은 “대졸자들이야 원하지 않겠지만, 현재 대졸자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판매원, 기능공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대졸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 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들의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공업정보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중앙기관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교육부는 석·박사생을 지난해보다 18만 9000명 확대 모집하는 한편 특별교사 5000명도 추가 모집해 모두 10만 5000명의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유아원 교사도 40여만명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 국유기업도 올해와 내년 대졸자 신입 모집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현지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나 대학교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함으로써 취업 지원을 독려하기로 했다. 지방정부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올해 신규 일자리 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졸자로 채울 것을 지시했다. 상하이시는 또 대졸자를 신규 채용한 기업은 3년간 채용 인원 수에 대해 1인당 매년 7800위안 세수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입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대졸자를 위한 25만개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대졸자를 채용한 영세기업이나 사회단체에 채용 인원 수 1인당 1000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지방정부에선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현대판 하방(下放)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하고 빈곤층을 부축한다는 뜻이다. 농촌지역 개발과 빈곤 퇴치에 효과가 있을뿐 아니라 도시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이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하방운동, 즉 ‘상산하향’(上山下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하방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됐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대란이 예고되면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에는 졸업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을의 당 간부로 일하거나 온라인 사업 등 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젠(福建)성은 지난 10일 6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며 1인당 2000위안의 생활 보조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도 2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속에 대졸자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에는 6.0%로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이르고 이 때문에 적어도 2200만명의 도시 근로자들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정 고위급 회의에서도 고용 문제는 연일 화두에 올리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지난달 17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그 이튿 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소득도 없고 부의 창출도 없다는 의미”라며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수원 행리단길, 테마골목 육성사업에 선정...더 즐거워지는 골목여행

    수원 행리단길, 테마골목 육성사업에 선정...더 즐거워지는 골목여행

    최근 수원시의 힙한 관광명소로 떠오른 행궁동 카페거리, 일명 ‘행리단길’에서의 골목 여행이 더 즐거워질 전망이다. 인력거를 타고 예쁜 조형물이 설치된 골목길을 돌거나 역사 스토리가 있는 왕의 골목 여행, 공방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새로선 보인다. 수원시는 21일 행궁동 카페거리(일명 행리단길)를 육성하는 ‘인싸 행리단 1st 길 조성’ 사업이 경기관광공사의 ‘2020경기도 구석구석 관광 테마 골목 육성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수원시에는 관련 사업비로 도비 1억8000만원이 지원된다. 행리단길은 수원 행궁동과 서울 이태원 부근의 유명상업 거리인 경리단길의 명칭을 합쳐 만든 말이다. 옛 도심지역으로 상권이 침체했던 행리단길은 최근 독특한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서면서 주말에는 주변 도로가 막힐 정도로 방문객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수원시는 행리단길을 대상으로 6∼11월 ▲인력거 타고 동네 한 바퀴 ▲명사와의 역사 콘서트 ▲너 이거 어디서 찍었니? 행궁동이잖아 ▲2020년 비로소 나혜석을 만나다 ▲왕의 골목 여행 나들이 ▲행리단길 디렉토리북 제작 등 ‘도심 속 역사문화 여행지’로 만들기 위한 6가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관광객들이 인력거를 타고 행궁동 골목을 누비며 예쁜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마을해설사로부터 골목의 역사를 듣고 다양한 공방체험도 하는 역사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행궁동을 기반으로 한 8개 단체 1100여명이 가입한 행궁동 지역협의회가 주축으로 참여한다. 수원시는 행궁동 및 수원화성 주변 주요 관광지점에 킬러콘텐츠가 개발되면 ‘행리단길 테마골목’ 브랜드가 확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화성행궁과 수원화성,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관 등 관광지와 플라잉수원, 화성어차 등 관광체험 프로그램과 연계도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SNS 세대인 자녀와 행궁동의 옛 추억을 간직한 부모 세대가 함께 즐기며 세대 간 소통하는 행리단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배에 총상을 입고 실려온 환자가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데 창자가 밖으로 흘러 나왔어요. 그걸 씻어서 봉합수술을 한 뒤 그대로 뉘어 놓았지요. 환자는 링거(수액)를 맞으면서도 탈수 때문이인 지 응급실 바닥을 손으로 치면서 물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지요. 그런 상태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그는 싸늘한 시신으로 변했습니다”(1980년 5월 광주 적십자병원 중환자실 수간호사 박미애씨(67))“넘쳐나는 환자들로 피가 부족했다. 젊은 간호사와 직원들은 팔을 걷어부치고 모두 헌혈에 동참했다”(1980년 5월 광주 기독병원 간호감독 안성례씨(82))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내 대형 병원에서 총상 등을 입은 시민들을 치료한 간호사 10명이 당시 체험을 구술한 책이 나온다. 20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당시 활약했던 간호사들의 구술 증언을 담은 ‘5·18의 기억과 역사 10: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간호사 편’(사진)이 출판된다. 책은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총상을 입은 환자들이 몰리면서 전쟁 같은 상황에 놓인 가운데서도 헌신적으로 치료했던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구술사연구방법론 방식으로 면담 후 정리한 첫 결과물이다. 이 증언집에는 총상으로 죽어가는 시민을 살리기 위한 절박한 이야기, 헌혈 등 의료공간에서 간호사들이 펼친 활약상을 담았다. 구술록은 일선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헌혈했던 간호사 중 광주기독병원(곽명자·소연석·안성례), 광주적십자병원(박미애·이추), 전남대학교병원(노은옥·손민자·이진숙), 조선대학교병원(나순옥·오경자) 등 1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광주시간호사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2011년 간호사들의 구술을 청취해 자료로 정리해 놨다가 이번 5·18 40주년을 맞아 책으로 발간했다. 구술록 자료 정리를 했던 정호기 박사(전남대)는 “앞으로 더 많은 증언을 채록해 객관적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의료진이 마주했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기록을 남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1980년 5월 광주 백의의 천사들 구술 책으로 나온다

    “배에 총상을 입고 실려온 환자가 병원 바닥에 누워있는데 창자가 밖으로 흘러 나왔어요. 그걸 씻어서 봉합수술을 한 뒤 그대로 뉘어 놓았지요. 환자는 링거(수액)를 맞으면서도 탈수 때문이인 지 응급실 바닥을 손으로 치면서 물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지요. 그런 상태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아침 그는 싸늘한 시신으로 변했습니다”(1980년 5월 광주 적십자병원 중환자실 수간호사 박미애씨(67)) “넘쳐나는 환자들로 피가 부족했다. 젊은 간호사와 직원들은 팔을 걷어부치고 모두 헌혈에 동참했다”(1980년 5월 광주 기독병원 간호감독 안성례씨(82))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내 대형 병원에서 총상 등을 입은 시민들을 치료한 간호사 10명이 당시 체험을 구술한 책이 나온다. 20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5·18 당시 활약했던 간호사들의 구술 증언을 담은 ‘5·18의 기억과 역사 10: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간호사 편’(사진)이 출판된다. 책은 계엄군의 집단발포가 있었던 5월 21일, 총상을 입은 환자들이 몰리면서 전쟁 같은 상황에 놓인 가운데서도 헌신적으로 치료했던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구술사연구방법론 방식으로 면담 후 정리한 첫 결과물이다. 이 증언집에는 총상으로 죽어가는 시민을 살리기 위한 절박한 이야기, 헌혈 등 의료공간에서 간호사들이 펼친 활약상을 담았다. 구술록은 일선 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헌혈했던 간호사 중 광주기독병원(곽명자·소연석·안성례), 광주적십자병원(박미애·이추), 전남대학교병원(노은옥·손민자·이진숙), 조선대학교병원(나순옥·오경자) 등 10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광주시간호사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2011년 간호사들의 구술을 청취해 자료로 정리해 놨다가 이번 5·18 40주년을 맞아 책으로 발간했다. 구술록 자료 정리를 했던 정호기 박사(전남대)는 “앞으로 더 많은 증언을 채록해 객관적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의료진이 마주했던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기록을 남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로 상호 변경 및 CI 개편

    ㈜에이치스토리컨설팅, ㈜에이치스토리로 상호 변경 및 CI 개편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역사·문화 콘텐츠 기업인 ㈜에이치스토리컨설팅이 ㈜에이치스토리로 상호를 변경하고 CI를 개편했다.에이치스토리는 ‘보다 이로운 문화’라는 슬로건을 걸고 인문학을 중심으로 역사, 철학, 문학, 신화 등에 숨겨진 핵심 이야기를 소재 삼아 정확하면서 유머러스하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에이치스토리(H Story)의 핵심 키워드는 ‘Humanity·Heritage·Humor’로 사람, 관계, 역사, 유머, 유쾌함, 환영, 사다리, 문, 연결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보다 이롭게 하는 것들은 관계 속에서의 ‘함께·협력·협동’이라고 강조하는 에이치스토리는 새롭게 개편한 CI에 기업의 가치를 반영해 디자인했다고 전했다. 에이치스토리는 시간과 공간, 너와 나로 잘 맞물려 보다 이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을 새로운 CI의 ‘톱니바퀴’로 형상화했다. 에이치스토리의 새로운 CI 속 톱니바퀴를 이루는 기본 요소 톱니는 ‘사람’을 상징하는 것으로, 톱니가 잘 맞물려 바퀴가 세상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유선형으로 형상화해 나타냈다. 더불어 H의 글자 형태는 ‘나와 나’를 의미하는 ‘I-I’로 표현했으며,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맞잡고 즐겁게 춤추는 모습을 운동감 있게 나타내 역동성과 진취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또한 에이치스토리의 새로운 CI는 빨강, 초록, 검정, 하양의 색상을 사용해 에이치스토리만의 색깔을 전달한다. 빨강은 강렬한 열정과 관계의 중심에서 최선을 다하는 내재적 힘을 표현하며, 초록은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서로 적당한 거리 안에서 태양 빛을 누릴 수 있도록 양보하는 숲 생태계의 자연 원리를 표현한다. 검정과 하양은 본질의 바탕을 이루어 내 다른 색상을 더욱 빛나게 하는 색상으로 안정감을 지닌 조력자를 표현하고자 했다. 한편 에이치스토리는 에듀테인먼트 브랜드인 ‘쏭내관의 재미있는 史교육현장’을 운영하며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휴머니즘과 유머를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하게 전달하고 있다. 에이치스토리는 체험학습의 운영과 해설사 양성, 파견, 콘텐츠 개발 등의 교육사업을 비롯해 역사 유적지를 여행하고 답사하는 관광사업, 유적지 공간을 운영하고 행사 대행을 하는 등 문화기획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역사 문화 콘텐츠기업이다. 더불어 에이치스토리는 전문 인문학 콘텐츠 기획사로서 수원문화재단, 경기관광공사 등의 사업파트너로서 안정적인 사업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다양한 지역의 인문자원을 활용한 콘텐츠를 개발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 활력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에이치스토리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사업 활동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1980년 시민군 ‘생명’ 된 주먹밥… 2020년 빛고을 명물로 ‘부활 꿈’

    40년 전 광주 어머니들은 계엄군에 맞서 싸우는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뭉쳐 건넸다. 흰 쌀밥에 소금으로 간을 한 주먹밥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생명’이나 다름없었다. 외부로부터 고립된 1980년 5월 18~27일 10일간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 버틴 나날이었다.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등지에서 장사하던 아주머니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로변과 주택가 골목 등지에 솥단지를 내다 걸고 밥을 했다. 아주머니들은 “밥 먹고 힘내 이겨내자”며 밥을 뭉쳐 나눠 줬다. 광주의 ‘주먹밥’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 지역에서 주먹밥이 ‘나눔’과 ‘연대’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통하는 이유다.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즈음해 주먹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 협동조합은 ‘주먹빵’을 만들어 ‘1980년 5월’의 공동체 정신을 나누고 있다. 5·18이 음식으로 부활한 격이다. 광주시도 이런 의미가 깃든 주먹밥과 주먹빵을 지역 대표음식으로 만들기 위해 레시피 개발과 판매점 확대에 나섰다. 자치구도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먹밥 메뉴를 개발·보급하는 등 힘을 보탠다.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 ‘밥콘서트’ 19일 낮 12시쯤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 ‘밥콘서트’에는 20~30대로 보이는 남녀 2명이 ‘5180 주먹밥세트’를 시켜 놓고 자리를 잡았다. 상추와 튀김, 김가루를 묻힌 주먹밥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한 손님은 “주먹밥세트는 당근·오이·삼겹살 등 식재료가 한데 섞이면서 맛도 좋지만 색깔도 예쁘다”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눌러 댄다. 밥콘서트는 모두 16종의 주먹밥 메뉴와 차돌박이편백찜, 불고기뚝배기 등 다양한 곁들임 메뉴를 판매한다. 대표 메뉴인 5180 주먹밥세트는 매일 주먹밥 2종류와 상추튀김, 멸치국수, 떡볶이, 샐러드 등이 곁들여진다. 가격은 5180원(부가세 제외)이다. 무등산나물주먹밥, 주먹밥과 달걀로 눈사람 모양을 꾸며낸 낙지볶음주먹밥, 여럿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플라워주먹밥, 아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돈가스주먹밥 등도 있다. 밥콘서트는 지난 2월 초 문 연 ‘광주 주먹밥 전문점 1호’다. 그러나 이틀 만에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하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청년 셰프 권영덕(31) 대표는 “주먹밥을 광주 상징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뛰어들었으나 감염병 여파로 손님은 크게 늘지 않는다”며 “그러나 미래를 보고 새로운 메뉴 개발과 맛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아시아문화전당·충장로·오피스 빌딩 등과 이웃해 젊은층이 많이 오가 이들의 입맛 공략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2만여명이 오가는 호남의 관문 호남고속철(KTX) 광주송정역사 2층 대합실에도 주먹밥을 파는 ‘광주주먹밥·오백국수’점이 있다. 특히 외지인들이 드나드는 만큼 광주 주먹밥을 전국으로 알리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수를 곁들인 주먹밥세트가 주메뉴다.최근 광주를 다녀간 김희택(57·서울 동작구)씨는 “서울행 열차 출발 시간이 빠듯해서 주먹밥을 시켜 먹었다”며 “김가루와 멸치·참치·깨소금·참기름 등이 섞인 주먹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에서는 주먹밥이 간편 대용식으로 인기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 3월 중순, 광주 서구의 한 식당에는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새벽부터 몰려들었다. 코로나19 극복에 고군분투하는 대구 의료진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보내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들은 1980년 5월에 그랬던 것처럼 맛깔스런 주먹밥 도시락 518개를 만들었다. 반찬은 연잎줄기 나물·제육볶음·바나나·방울토마토·삶은 브로콜리였다. 도시락엔 ‘힘내요 대구! 응원해요 광주!’란 응원 엽서를 동봉했다. 이명자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40년 전보다 고급 재료가 훨씬 많이 들어가 맛도 뛰어나고 당시 나눔과 연대의 정신까지 담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11종과 시민공모 20종의 레시피를 개발해 8곳에 보급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취임한 이후 ‘상상과 나눔’이 깃든 주먹밥을 브랜드화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5월 광주대표음식 페스티벌과 100인 토론회를 갖고 주먹밥, 상추튀김, 무등산보리밥, 송정리떡갈비, 오리탕, 육전, 계절한정식 등 7개 종목을 대표음식으로 선정했다. 같은 해 6~7월 전문가가 참여, 11종의 레시피를 개발했다. 힘난다찰주먹밥, 힘난다주먹밥, 묵은지불고기주먹밥, 깍두기볶음주먹밥, 떡갈비주먹밥, 매콤낙지주먹밥, 애웁닭주먹밥, 나물비빔주먹밥, 멸치주먹밥, 햄꽃주먹밥, 계란주먹밥 등이다. 이어 주먹밥 레시피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공모전과 전문점 1곳·판매점 8곳을 지정했다. 올해부터는 광주디자인진흥원 주도로 이미지 브랜드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전문점을 육성하고 판매업소를 확대한다. 전일빌딩 245 4층에 주먹밥 체험관을 운영하고 ‘광주마케팅 청년트럭’의 주먹밥 판매 등도 지원한다. 또 포장 디자인과 창업 컨설팅 지원, 주먹밥 페스티벌, 온·오프라인 홍보 등으로 주먹밥을 널리 알린다.●마을협동조합, 오월주먹빵도 출시 ‘오월주먹빵을 아시나요.’ ‘5·18 스토리’를 입힌 주먹빵도 관심을 끌고 있다. 밀·보리 주산지인 광주 광산구 본량 마을 주민들은 지난 3월 ‘본빵협동조합’을 구성했다. 33명이 4900만원을 모았다.지역에서 나는 우리밀과 보리를 소비하고, 빵을 판 수익금은 마을 축제비용으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역의 한 제빵사가 재능기부로 제빵기술을 익히면서 모두 4종류의 빵을 개발했다. 마을 인근 건물을 임대해 제빵기를 들여놓고 훈련을 거듭했다. 3개월 만인 지난 6일 처음으로 ‘오월주먹빵’을 만들어 냈다. 빵 속은 양파와 느타리버섯 등을 다져 넣었다. 겉은 씹는 맛이 날 정도로 적당히 딱딱하고 속살은 부드러운 감칠맛이 난다. 제빵과 재료 준비 작업에는 보통 주민 조합원 5~10명이 번갈아 가면서 참여한다. 오월주먹빵은 입소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합 측은 이날 하루 동안 주먹빵 700개를 만들어 675개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8개들이 한 세트가 2만원, 낱개는 2500원이다. 광산구 공익지원센터가 빵에 스토리를 입히고 마케팅을 지원한다. 센터는 최근 처음 출시된 빵에 ‘오월주먹빵’이란 이름을 붙였다. 주먹빵 포장지에는 5·18 당시 가슴 먹먹한 사연을 새겨 넣었다. “쫓아오는 공수부대를 피해 건물 2층 미용실로 뛰어들었다. 미용실 주인은 ‘내 아들’이라며 공수부대원을 쫓아냈다. 아주머니가 수협건물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 얼굴이라도 뵐 생각에 농성동 집으로 갔다. 속옷을 갈아입고 아버지께 큰절을 드리고 나오려는데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다. ‘어디를 가는 것이냐’ ‘엄마를 찾아서 금방 올게요’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섰다” 등이다 공익지원센터는 사연 33개를 한국현대사료연구소가 1990년 발간한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에서 뽑아냈다. 노란색 포장지마다 한 문장씩을 새겨 넣었다. 빵 8~10개들이 1세트를 사면 사연이 각각 다른 포장지가 눈에 띈다. 구매자에겐 빵 외에 ‘오월서한’ 33개 전부를 정리한 사연 묶음집, 5·18민중항쟁 10일간 시간대별 기록 등도 함께 배달된다. 광주의 오월을 알리는 자료가 빵 포장지에 담겨 자연스레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공익지원센터 홍보팀 김창헌씨는 “주민들이 조합을 구성할 때 마을사업설명회, 참여자 모집, 서류 보충 등 허드렛일을 지원했다”며 “오월주먹빵 판매가 잘되면 노인 부업과 자녀 일자리 마련 등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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