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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책을 말한다] 유럽편향 세계사 벗어납시다

    서양에서 유럽중심주의는 그 기원을 르네상스에 두고 있지만, 19세기에 이르러 크게 번성한 근대 유럽사회의 고유한 현상이다. 유럽중심주의는 유럽과 세계의 역사를 근대뿐만 아니라 고대와 중세 등 전 시대를 유럽 입장에서 재구성했다. 따라서 유럽과 세계의 역사에 대한 ‘유럽중심주의적’ 재구성이 실제 세계사와 일치되는지를 우리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넘어 세계사들로’(한국서양사학회 글, 푸른역사 펴냄)는 유럽중심주의 세계사의 편향을 극복하고 우리 입장에서 대안적 세계사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다. 한국 서양사학계는 그동안 유럽중심주의적 세계사가 지닌 어두운 측면에 대해 진지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 최근 일부 한국 서양사학자들이 유럽중심주의에 대한 자기반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고 시도해 왔으나, 개인적인 차원이나 서양사의 일부 영역에서만 진행됐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한국서양사학회는 2006년 ‘우리에게 서양이란 무엇인가-유럽중심주의 서양사를 넘어’라는 학술대회를 개최해 광복 이후 처음으로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영역별·시대별로 재검토했다. 이 학술대회의 공동성과를 지난 3년 동안 보완하고 발전시켜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예를 들어 1492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항로 발견은 근대 자본주의의 출발점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체제론자인 안드레 군더 프랑크와 재닛 아부-루고드 등은 1492년 이전에 이미 오늘날 같은 근대 세계체제가 존재했다고 주장한다. 유럽은 새롭게 근대 세계의 판을 짠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판에 끼어든 것에 불과한 것이다. ‘십자군 전쟁(11~13세기)’은 중세 유럽이 당시 이슬람 세계보다 우월했다는 인상을 심어왔다. 그러나 이슬람 문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문명의 하나였고, 중세 유럽은 당시 변방에 지나지 않았다. 즉 ‘십자군 전쟁’은 유럽과 이슬람 세계 사이의 ‘대등한 전쟁’이 아니라 당시 지중해 세계의 중심이었던 이슬람 세계에 대한 변방 유럽의 ‘기습공격’에 불과한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이론적으로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각 역사시대를 구체적으로 세계 각국의 입장에서 재검토하는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갖는다. 이 책의 총론격인 1부는 유럽중심주의를 한국서양사학이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2부·3부·4부는 유럽중심주의 세계사의 주요 쟁점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서울대 최갑수 교수와 순천대 강성호 교수가 각각 들어가는 글과 서문을 썼고, 성균관대 김택현 교수, 부산대 유재건 교수, 그리고 아주대 김봉철 교수 등 한국서양사학계의 대표적 중견 학자들이 필자로 참여해 학문적 가치를 높였다. 유럽중심주의적 세계사 인식은 19세기 이후로 현재까지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간의 체계적인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단순히 선언 차원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료작업에 근거한 역사서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1만 8000원. 강성호 순천대 교수
  • [인사]

    ■교육과학기술부 △재정총괄팀장 서병재△전문대학지원과장 박준△유아교육지원〃 배정회△기초연구지원〃 손재영△융합기술팀장 임요업△영국문화원(파견) 오석환△대변인실 염기수△인재정책실 노경원△학술연구윤리과 최성유△교육과학기술부 이현옥△대통령실(파견) 신익현 ■외교통상부 △주 칭다오 총영사 유재현△주 시안 총영사 전태동■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장 김용범◇과장급△대통령실 파견 김정환△동부광산보안사무소장 박형우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장 한복기△국립서울병원 의료부장 장안기△국립재활원 재활병원〃 이범석 ■노동부 △강원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배호득 ■관세청 ◇승진 △광주세관장 진인근 ■특허청 ◇부이사관 승진△정보기획국 정보기획과장 설삼민△전기전자심사국 특허심사정책〃 김민희△특허심판원 심판관 정훈◇기술서기관 전보△기계금속건설심사국 건설기술심사과 김선춘△특허심판원 황성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교통계획과장 윤성오△정보인프라〃 변종현 ■우정사업본부 ◇4급 전보△경영기획실 투자기획팀장 신대섭△〃 경영품질팀장 손준호△〃 노사협력팀장 이춘호△우편사업단 우편물류팀장 김상우△제주체신청장 김상원△동서울우편집중국장 정지찬△동서울물류센터장 유동인△충청체신청 사업지원국장 심규화△전남체신청 우정사업국장 정순영△〃 사업지원국장 송재면△전북체신청 우정사업국장 김영훈△〃 사업지원국장 김근영△강원체신청 우정사업국장 최상국△〃 사업지원국장 문삼식<우체국장>△서울광진 김정웅△서울강북 이종호△서울관악 이석중△서울은평 김재목△서울강동 임정수△서울노원 임호영△인천 엄명섭△서인천 임인식△성남분당 조용민△부천 김장성△부산 허혁△부산사상 김병학△부산국제 김영화△부산연제 노영현△마산 김장호△마산합포 송기열△창원 성맹철△대전 김기태△대전대덕 박태희△여수 이홍연△대구 박수용△경산 안효범△군산 임병기△춘천 장명수△원주 정한성△동해 조병호 ■서울시설공단 ◇승진△1급 박관선 이원출 백동현 홍동빈△2급 박호영 전기성 김창헌 민병찬 박성찬 정국진 △3급 유덕성 권순만 백인걸 김국헌 공형만 김경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교육홍보이사 최대열 ■한국교직원공제회 ◇1급△경주교육문화회관 본부장 겸 총지배인 장용남◇1급 승진△부산지역본부장 채수증△더케이손해보험 경영지원본부장 국점호 ■서울대 △중앙도서관장 김종서△대학생활문화원장 권석만△출판부장 김성곤 ■KBS비즈니스 △경영지원부장 박병노△스포츠사업〃 신연재△방송기술사업〃 박선식△시설사업〃 김원택△지역사업〃 강태훈△감사팀장 권주경△부산사업소장 김장현 ■동아일보 ◇승진 △편집국 통합뉴스센터 인터넷뉴스팀장 김희경◇전보△편집국 산업부장 신연수 ■코리아 타임스 △경영기획실장 김재동 ■한국전력기술 △기계기술처장 진태은 ■보험개발원 ◇본부장 △기획관리본부장 권흥구△손해보험〃 이득주△자동차보험〃 나해인△정보시스템〃 이건국△퇴직연금센터장 최우봉 ■NH투자증권 ◇전보 <총괄임원>△IB부문총괄 전병조<본부장>△투신법인본부 김청원△IB1본부 최석종 △IB2본부 조병주<센터장>△IT센터 최규연△PI센터 황상석△프로젝트금융센터 조세현<지점장>△부천지점 이상원△신도림테크노마트지점 오효근 ■KTB투자증권 ◇신규 선임△부회장 김한섭<대표이사>△글로벌 투자금융 총괄부문 호버트 엡스타인△증권금융 총괄부문 주원<본부장>△PE투자본부 전무 구본용△기관영업본부 〃 이창근△마케팅본부 상무 윤홍원(IT본부장 겸임)<이사>△기관영업본부 채권영업팀 김상철 ■하나대투증권 ◇승진 <지점장>△명동 최정국△신촌 김성만△신림역 김기형△화곡동 김억석△영등포 고건영△평촌 양영철△범어동 성선모△대신동 김호규△둔산서 남기윤△잠실금융센터 이상재◇전보 <지점장>△훼미리 박순장△대치퍼스트 이종휘△연신내 김시형<부서장>△리스크관리부장 황보락 ■현대증권 ◇승진 <부장>△상품개발부 이완규△선물옵션부 전구택△총무부 김재봉△군산지점 최정호△대구동지점 서상택△도봉지점 류재옥△양재지점 홍윤화△창원지점 강용학◇전보 <본사 부서장>△감사실장 이대희△기업금융1부장 나철웅△기업금융2〃 송원강△기획실장 김명섭△업무개발부장 김경중△전략사업〃 엄상용△주식〃 이채규△퇴직연금운영〃 박강현△퇴직연금컨설팅1〃 이환성△퇴직연금컨설팅2〃 박천석△파생상품기획〃 류상인△해외사업〃 최요순<지점장>△가락 오관진△경산 윤기규△경주 김성욱△구로디지털 양광현△구리 김순겸△남울산 이순조△논산 이택렬△대구 김형진△도봉 이재구△동울산 김종기△마산 구본상△목동 류재옥△방배 김필수△부천 김동기△부띠크모나코 김은정△분당남 이석동△분당 김병진△서대전 강재순△서산 백규형△신림 조현삼△안동 권일석△양재 전병원△역삼 홍윤화△온양 이중순△익산 김원식△주엽 성병한△죽전 정승규△첨단 박귀천△청주 박민배△포항 김진수<해외 법인장 및 사무소장>△뉴욕현지법인장 김응식△런던현지〃 박윤우△알마티사무소장 황수연△홍콩현지법인장 서동윤 ■동양종합금융증권 ◇승진 <부장>△금융센터가산디지털지점 강선△FICC Trading팀 기승찬△인사팀 김부곤△금융센터거제지점 김순돌△Equity Sales팀 김승일△금융센터순천지점 김양주△RM전략팀 김종환△금융센터대전본부점 김태곤△Global Coverage1팀 남용언△기업분석팀 박기현△금융센터부평지점 박상권△Global Coverage1팀 박성진△BA전략팀 서동일△NPL팀 손규성△리서치전략팀 이문한△신탁팀 이정민△금융센터안산본부점 이태호△Compliance팀 리현주△해외사업팀 전좌열△금융센터제주본부점 허윤△금융센터원주지점 황명익◇승격 <지점장>△속초 강효경△금융센터대구본부 정인수△금융센터분당야탑 김윤환△금융센터천안본부 임동선△신세계죽전 정달경△금융센터중계 이효진△울진 김동일△금융센터수유 허현△금융센터강남역 오소영△금융센터은평 정동호△금융센터구미 김경하△삼척 양연하◇전보 <지점장>△대구서 김태환△금융센터오산 박봉래△대전영업부 민준기△금융센터수지 황명익△금융센터김포 한호성△금융센터서천안 정준용△금융센터울산서 안현모△금융센터대구본부 진해근△대구동 김익표△금융센터종로5가 박정환△금융센터포항본부 정인수△금융센터분당에이스 곽형신△태백 우석봉△금융센터원주 박경식 ■현대건설 ◇승진 <부사장>△개발사업본부 이승렬<전무>△국내영업본부 이수열△해외영업본부 김호상△사업지원본부 정옥균△기술품질개발원 김태구△경영지원실 김경호<상무>△토목환경사업본부 박철 이석△건축사업본부 박용완 유원우△주택사업본부 이교선△플랜트사업본부 정용설△전력사업본부 이화일△경영진단실 조수곤△외주구매실 정상락△기획예산실 장동권<상무보>△토목환경사업본부 김달선 김성지 최웅△건축사업본부 박은식△해외영업본부 임진모△홍보실 이동호<상무보대우>△토목환경사업본부 김진원 송중호 신세영 이순구 이응수 홍창남△건축사업본부 전익수 좌태훈 황헌규△주택사업본부 김상기 김정균 김휘동 박형근 이명룡△플랜트사업본부 곽건 김근배△전력사업본부 신동훈 이기만△국내영업본부 한정구△해외영업본부 노인식 장정모△사업지원본부 김기호 이호준 황영일△기술품질개발원 류종우◇계열사 전출 및 승진△현대스틸산업 상무보 박호식△현종설계 〃 박노일△현대C&I 〃 김시의 ■현대엔지니어링 ◇승진 <전무>△인프라환경사업본부 이윤영△기술혁신개발실 백동규<상무>△화공플랜트사업본부 박광현△전력플랜트사업본부 이정범△신산업플랜트사업본부 박남욱△경영지원실 이원극<상무보대우>△화공플랜트사업본부 배원식 황희수△전력플랜트사업본부 윤의순 조병욱△인프라환경사업본부 강철희 배을호△신산업플랜트사업본부 박용근△영업본부 정희섭 ■현대스틸산업 ◇승진 △상무보 안병기 ■현대도시개발 ◇승진 △상무보대우 고홍석 ■현종설계 ◇승진 △상무 김기철 ■현대C&I ◇승진 △상무보대우 하봉철 ■대성산업㈜ △기계사업부 부사장 김정한△서울석유가스사업부 전무 이은우 ■도레이새한 ◇승진 △구미사업장 지원담당 이사 이승훈◇전보△원사사업 부문장(상무보) 이재하 ■대우조선해양 ◇승진 △전무 조태익 한용섭 홍순호△상무 김선호 사공운곤 이상길 이상우 장윤근 한성환△수석부장(이사급) 권오익 김성기 김옥규 김의식 신우행 윤양진 이승철 이천복 정대성 최일장 한만택 황상현 ■제일화재 ◇임원 선임△대표이사 권처신△사외이사 박시룡△개인영업본부장 김준식△경영재무담당 박대석◇임원 승진△법인1사업부장 최진기△점포영업사업〃 김종호◇임원 전보△업무담당 이기봉△마케팅〃 윤기석△보상〃 이기영△고객서비스센터부장 이윤엽△신채널사업〃 임명기◇임원 직무대행△경영관리담당(인사팀장 겸직) 이은△법인2사업부장 전병선
  • 역사갈등 해소에 NGO 通했습니다

    역사갈등 해소에 NGO 通했습니다

    동아시아 국가간 역사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체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 시민단체 상설 연대기구가 결성됐다. 1일 오후 한국관광공사 TIC상영관에서 창립식을 갖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세계NGO역사포럼’이 그것.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서울에서 치른 ‘역사NGO세계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NGO의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발족했다. 포럼의 초대 대표는 역사NGO세계대회 조직위원장을 지낸 박원철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상임대표가 맡았다. 창립식에 앞서 30일 박 대표를 만나 포럼의 역할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시민단체 나서 정치권 설득·여론 형성 “한·중·일 3국의 역사분쟁과 갈등은 외교관계와 국민정서 등의 문제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각국의 양심적인 지식인과 시민단체가 나서서 자국의 정치권을 설득하고 여론을 올바르게 형성하는 것입니다. 포럼은 이들 시민단체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참여의 장을 제공하고자 결성됐습니다.” 흥사단 등 시민단체와 동북아역사재단이 공동으로 기획한 역사NGO세계대회는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세계시민사회의 역할’을 주제로 2년 연속 열린 대회에는 20여개국 60~80개 시민단체의 활동가 수백명이 참여해 역사갈등 극복 방안과 평화 공존 해법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했다. 청소년과 자원봉사자의 활동도 활발했다. 대회에 참여했던 미국의 멀티트랙연구소, 방글라데시의 연안개발파트너십, 일본의 가이주 니나 아비코시 의원 등은 포럼에 기꺼이 가세했다. ●다극체제 시대에 동아시아 공동체 역할 중요 박 대표는 “미국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세계 질서가 재편되면서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면서 “동아시아 공동체는 전쟁과 식민지 침략으로 인한 역사 잔재를 청산할 때 가능한 것이며, 이를 위해선 자국 중심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광대역의 시야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치인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독도 망언을 의도적으로 일삼고, 중국이 소수민족 통제차원에서 동북공정을 활용하는 등의 국가이기주의와 패권주의를 시민단체가 앞장서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인권·노동문제 시민 네트워크도 가동 박 대표도 한·중·일 3국의 역사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이를 위해 역사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8월 열리는 제3회 역사NGO세계대회에선 ‘평화를 향한 역사교육’을 핵심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포럼은 매년 역사NGO세계대회를 주관하는 것뿐 아니라 정례 세미나, 연구자 그룹 활동 등을 통해 한·중·일 역사교과서 문제 등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또 여성과 인권, 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시민단체간 네트워크를 가동할 계획이다. “동아시아의 공동번영을 달성하기 위해선 각국 시민사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박 대표는 “새로 출범하는 포럼이 그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김&장 법률사무소 국제변호사로 통일연구원 고문 등을 맡고 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열린세상] ‘봉 상스’ 없는 미움은 이제 그만/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봉 상스’ 없는 미움은 이제 그만/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지난해 봄이었다. 나를 포함한 열명 남짓한 교수들이 세미나 건으로 아키바레쌀로 유명한 일본의 아키타현을 찾았다. 대절해 놓은 전세버스의 기사는 노인의 나라답게 일흔이 넘은 노인. 노기사는 버스가 설 때마다 날렵한 동작으로 먼저 내려 나무로 된 발 받침대를 출입문 앞에 살짝 놓았다. 지면과 출입문간의 높이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체류기간 동안 비가 올 경우 우산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말끝마다 ‘아리가토’하며 고개를 숙인다. 친절한 ‘일본인’ 노 기사에게 부담을 느끼는 쪽은 ‘한국인’ 우리들이었다. 사흘간 잘 달리던 버스는 막판에 고장이 났다. 우리들이 모찌가게에 들러 떠드는 동안 노기사는 공구를 들고 고장난 버스와 씨름하고 있었다. 반시간 정도 지났을까, 버스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시동이 걸렸고, 일행은 다시 차에 올랐다. 그러나 잠시 뒤 어떻게 알았는지 또 다른 버스가 뛰따라 왔고, 수리한 버스가 행여 다시 고장날지 모른다며 바꿔탈 것을 요구했다. 더욱 놀랄 일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새 버스 출발 직전, 고장났던 버스의 기사가 차에 올랐다. 백발의 노인은 괘념치 말라는 우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개를 구십도로 숙이며 용서를 빌고 또 빌었다. 빌기를 마친 그는 이어 자신의 지갑에서 꺼낸 1만엔짜리 지폐를 공손하게 전해주고 떠났다. 1만엔권 지폐가 남겨진 버스 안에는 일순간 숨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 한국사람이 그렇듯이 일본사람들도 예를 든 노인기사처럼 존경할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또는 그럴 필요조차 없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일본에 대해 따갑게 들었다. ‘봉중근 의사’란 말을 유행시킨 WBC 야구도 그렇고,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안도 미키가 맞붙은 세계 피겨선수권대회도 그렇다. ‘WBC 한(恨), 연아가 풀어야’ ‘일본선수 연습방해’라는 자극적인 신문 제목부터, TV를 볼 때마다 미운 감정을 드러내는 진행자의 중계에다 일본선수의 실수까지 즐거워하는 상황에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이처럼 우리는 한·일간 경기가 열릴 때마다 대부분의 일본선수들을 지나치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이분법적 구도가 명확해지고 시청자들은 더욱 쾌감을 느끼며 카타르시스에 몰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결과 일본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일본을 우리의 잠재적인 적쯤으로 인식하는 민족주의적 감정만이 증폭되고 있지나 않을까 두렵다. 비록 승자와 패자가 엇갈리는 스포츠 게임이긴 하지만 보다 객관적이고 적절한 균형감각을 유지할 수는 없을까. 선입견만을 되풀이하거나 우리가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자 한다면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없다. 우리는 일본을 지나치게 과거의 잣대로만 평가하려고 한다. 도쿄의 롯폰기에서, 파리·뉴욕에서 한국학생들끼리 나누는 우리말을 듣게 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에게 한가지 특징이 있는 듯하다. 그것은 무례하게 보일 정도로 당당하다는 것이다. WBC 허구연 해설자가 그랬다. “요즈음 젊은 선수들, 기성세대와 달리 일본에 대해 감정이나 콤플렉스 없습니다. 만나 보면 일본이 별거냐, 이길 수 있다.”라고 너무나 쉽게 얘기하더라고. ‘봉 상스(Bon sens)’가 없는 일본인들의 행태와 일본의 과거에 대한 분노는 지극히 정당하다. 하지만 극단적인 증오가 파괴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고, 과거에 대해 부인하는 것은 그들의 불행이다. 어차피 그들이 우리의 자존심과 분노를 풀어줄 수 없을진대, 우리가 이제는 일본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행복해진다. 벌거벗은 감정의 알몸에는 옷을 입혀 가려주는 것이 좋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에 맞춰 흐르는 김연아의 눈물쯤에서 기성세대의 일본 콤플렉스는 이제 끝내면 어떨까.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인간 정신세계·남녀 행동방식 차이 궁금하시죠? 미지의 세계 파헤쳐볼까요

    두개골에 둘러싸여 있는 인간의 뇌는 마치 커다란 호두처럼 생겼다. 무게는 1.36㎏ 정도에, 각 영역마다 특정 기능을 담당한다. 좌뇌는 주로 언어와 정보처리 능력 등을, 우뇌는 주로 시각 정보와 추상적인 사고과정 등을 맡는다. 뇌라는 기관에 대한 관심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신비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인간의 정신과 뇌의 관계는 여전히 호기심을 거둘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이다. 이런 인간 정신 과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헤친 책들이 최근 나란히 출간됐다. ●세계적인 석학과 함께하는 뇌와 기억의 과학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카블리 뇌과학연구소장인 에릭 캔델(80)은 자서전 ‘기억을 찾아서’(전대호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에서 인간의 정신과정을 생물학적으로 분석했다. 정신의학을 정신 분석에 의존하지 않고 세포에서부터 하나씩 풀어나간 캔델은 가장 단순한 뇌를 가진 바다달팽이를 이용해 기억이 세포 안에 저장되는 과정을 연구한 논문으로 2000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그는 1938년 나치로부터 이주 명령을 받고 소유물 박탈, 아버지의 실종과 등장 등 강렬한 유년기의 경험 때문에 기억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간이 겪은 과거가 뇌의 신경세포들에 어떻게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고, 체계적으로 보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이런 호기심은 신경세포(뉴런)를 이해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통해 어떻게 다른 종류의 기억들이 신경회로상에서 저장되는지,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의 생물학적 차이에 대한 의문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는 인간의 핵심적인 정신 과정 중 하나인 기억은 뇌세포가 물리적으로 변하는 ‘시냅스 가소성’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간의 의식은 상호작용하는 신경세포 집단들이 사용하는 분자적 신호전달 경로들로 설명해야 할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말한다. “뇌 속을 채우는 200만~300만개에 이르는 감각신경섬유는 우리의 유일한 정보 통로이자, 자아에 대한 의식을 제공한다.”면서 “이런 기억의 결합력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겪는 경험은 무수한 순간만큼 많은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런 구조 속에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 기억되고, 우리를 우리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캔델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생물학계는 인간 게놈 전체의 유전암호를 읽어내고 인간을 괴롭히는 많은 병의 유전적 토대를 해명해왔다. 언젠가는 의식의 생물학적 기초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를 위한 새로운 정신과학 입문서로 저술했다.”는 설명처럼, 세계적인 석학의 과학 이야기는 난해한 소재를 다뤘지만 따라가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 2만 5000원. ●화성남·금성녀의 차이를 만드는 뇌 왜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남녀는 서로의 행동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을까. ‘브레인 섹스’(앤 무어·데이비드 제슬 지음, 곽윤정 옮김, 북스넛 펴냄)는 남녀의 정신 과정을 뇌와 호르몬의 관계로 분석한다. ‘남성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남성’이라는 단순한 해석이 아니다. 어머니의 몸 속에서 다르게 형성되는 뇌의 성별은 얼마나 남성호르몬에 노출됐느냐에 따라 남녀의 차이가 확연해진다는 것. 임신 6~7주가 되면 태아의 뇌는 성별이 구분된다. 남자 태아는 이즈음에 유아기와 아동기에 걸쳐 나오는 양의 4배에 달하는 남성호르몬에 노출되는데, 만약 여자 태아가 남성호르몬의 신호전달을 강하게 받으면 출생 후 아기는 남자 성향이 강한 여자로 성장한다. 반대로 남자 태아가 남성호르몬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기는 여자 같은 모습의 남자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 자궁 속 환경은 성 정체성, 출생 후 능력의 차이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다. 남성의 뇌는 공간 지각 능력이 더 우수해 추상적인 개념의 수학이나 체스, 지도 읽기 등에 강점을 보인다. 반면 여성의 뇌는 모든 감각의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광범위한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언어, 음악, 기억력, 미각 등에 우월하다. 성장할수록 운동능력, 공격성, 성취욕 등을 유도하는 남성호르몬의 강한 영향을 받은 남성은 대부분 기계나 이론과 관계 있는 직업을 택하고 권력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관계에 더 관심을 갖는 여성은 요식업이나 사회사업가, 교사처럼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을 찾는다. 이런 주장은 남녀의 차이는 부모와 사회의 역할 기대가 다르게 제공돼 다른 행동방식을 학습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회적 조건화’에 정면 배치되고, ‘차별을 정당화하는 음모’로 공격받기도 했다. 저자들은 “태생적으로 분명한 남녀의 차이를 외면하게 되면 남성들의 직업은 우월하고, 가정주부라는 직업은 하위에 속한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들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남녀의 차이를 확인하고, 충분히 이해해야 문화와 가치의 성숙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민주당 충격… 측근들도 감지못해

    [박연차회장 로비리스트 수사] 민주당 충격… 측근들도 감지못해

    민주당 이광재 의원이 26일 영장실질심사 도중 의원직 사퇴를 밝힌 데 이어 이날 밤 결국 구속되자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것은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친 사정(司正)의 표적이 되면서도 꿋꿋하게 정면 승부를 벌여 왔다는 점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해 “그만두고 싶다.”는 분위기를 내비췄지만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이 의원의 측근들까지 사퇴를 감지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또 송영길 최고위원을 이 의원에게 급파해 설득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송 최고위원에게 “정치에 회의를 느낀다.”고 사퇴 결심 배경을 설명한 뒤 “나는 무죄라는 점에 자신있다. 그렇지만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나는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은 이 의원의 사퇴를 만류하기로 했으며 현 상황을 ‘신(新)공안정국 조성’과 ‘야당탄압’으로 규정해 총력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표적사정 수준을 뛰어 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민주진영이 운명을 걸고 싸워야 할 시점”이라면서 “이 의원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를 더 지키고 역사의 퇴행을 막기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혔던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마음과 답답함을 이해하지만 의원직 사퇴는 말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다른 측근인 서갑원 의원도 검찰 소환을 받는 것과 관련, 친노측 인사들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말도 민주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의원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김유정 대변인은 “검찰의 수사권과 야당에 대해서만 구속을 남발하는 태도를 규탄한다.”면서 “민주당은 총력을 동원해 변호 및 재판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세계야구 새 트렌드 코리안스타일

    우리 현대사는 ‘보편’에 대한 질투와 욕망의 역사였다. 물론 그 ‘보편’이란 건 서구의 양식과 방법이다. 그랬기 때문에 질투와 욕망이 동전의 양면이 됐다. 그것들은 정치와 사회의 측면에서 엄청난 혼란과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제 시대와 그 이후 오랜 냉전 질서 속에서 이 한반도의 오랜 삶의 양식과 문화는 무참하게 짓밟혔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울타리를 넘어 ‘보편’에 이르고자 했다. 경제 발전과 민주화는 그 질투와 욕망의 현대사가 도달한 고귀한 성취물이다. 물론 경제 발전과 민주화가 손쉽게 얻어진 것은 결코 아니다. 최근 이 두 가지 요소가 위협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김수영의 시처럼 ‘자유를 위해 비상해 본 일이 있는’ 우리로서는 결코 역사의 수레바퀴가 후진하는 것을 지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현대사가 그토록 갈망했던 ‘보편’이 실은 진공 상태의 인류 보편,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도 오류가 없는 최고의, 유일의 ‘선’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류가 함께 실천해야 할 ‘가치’는 너무나 고결한 ‘보편’의 지평에 있지만, 그에 도달하는 방식이 무조건 서구의 것일 필요는 없다는 성찰을 얻은 것이다. 오히려 서구 쪽에서 그들의 오랜 방식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하는 흐름마저 일고 있는 지금이다. 야구 한 경기에 그 무슨 해괴한 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런 핀잔 때문에라도 이렇게 쓰고 있는 것이다. 연장 대혈투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어떤 점에서는 “까짓, 한 경기 졌을 뿐인데.” 라고 마음을 추스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로 ‘경기 결과’를 떠나서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의 우리 감독과 선수들을 격려하고 사랑하고자 한다면 그저 “열심히 했다”, “매너에선 이겼다.”는 얘기로는 부족한 것이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서구’의 것이고 그것을 일찍 받아들여 내면화한 일본의 것이었다. 우리는 북중미 대륙의 여러 강호들이나 일본에 견줘 리그의 규모와 선수층,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뒤처져 있다. 그런데 강호들을 꺾고 결승전까지 올랐다. 이를 단순히 ‘필승의 투지’나 ‘애국심’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보다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만한 그 어떤 근거도 없다. 김인식 감독과 선수들은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직수입한 야구가 아니라 우리 방식의 야구를 실천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다 할지라도 서구의 어떤 ‘보편’을 요령있게 베껴서 도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큰 것이다. 우리 대표팀은 ‘보편’을 지향하되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야구를 보여 줬다. 그것은 우리의 현대사가 치른 고결한 시련과 값진 성취와 너무나 닮아 있다. 그렇게 때문에 김인식 감독의 야구 철학을 이제부터라도 심도있게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어느덧 한국 야구는 ‘보편’에 이르렀으며 이제 전인미답의 새로운 양식과 방법을 펼쳐 나가는 위치에 서게 됐다. 머지않아 세계야구는 ‘빅 볼’과 ‘스몰 볼’, 그리고 ‘코리안 스타일’이라는 세 가지 흐름으로 나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시름 날린 투혼… 국민은 행복했다 [동영상]

    24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에 져 준우승을 했지만, 국민들은 모처럼 긴장과 기쁨이 교차하는 짜릿함을 맛보았다. 마음껏 즐겼다. 비록 아쉬운 패배였지만 우리의 저력을 새삼 확인했다. 미국, 쿠바, 일본 등 야구 종주국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값진 준우승을 일궈낸 한국 대표팀은 초유의 경제위기를 맞아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고, 고달픈 현실을 잊는 청량제 역할도 했다. 시민들은 집, 직장, 기차역, 병원 등 TV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모여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대표팀 선수를 배출한 해당 고교에서는 한국팀 우승을 기원하는 학생과 교사들의 열띤 응원전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잠실야구장에는 학생, 직장인 등 1만 20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점심시간에 맞춰 패스트푸드를 싸들고 동료들과 야구장을 찾은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이 유독 많았다.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전승목(42·회사원)씨는 “불황 탓에 웃을 일이 없었는데 한국대표팀이 큰 행복을 줬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친구와 경기장을 찾은 이진명(20·한국체육대 스포츠건강학부)씨는 “한국 대표팀이 야구 역사가 더 오래된 일본을 상대로 분전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기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유소년 야구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는 성남 희망대초등학교 야구부의 박진영(11)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배들이 자랑스럽다.”면서 “10년 뒤에는 내가 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생 정철욱(26)씨는 “경제난과 취업난도 상대팀을 병살타로 처리하듯 한 번에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다른 대학생 오제일(25)씨도 “해외파가 많이 빠진 상황에서 결승까지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며 격려를 보냈다. 사무실에서 야구를 지켜봤다는 직장인 최성록(32)씨는 “정치권도 김인식 감독의 용인술을 배워 자기 사람만 고집하지 말고 능력 있는 사람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야구팀이 우리 사회에 남긴 메시지는 팀워크, 즉 사회통합이라고 말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포츠 경기는 기본적으로 민족주의를 저변에 깔고 있다.”면서 “이번 경기가 사분오열된 한국 사회를 통합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스포츠로 인한 일시적인 통합을 장기적인 사회적 변화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포츠 게임에서 이긴다고 당면한 경제 위기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청년실업이나 복지 문제 등 장기적인 변화를 차분히 모색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희 오달란 유대근기자 haru@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뉴라이트 식민지근대화론 日 ‘조선 개조론’의 변형

    [내 책을 말한다] 뉴라이트 식민지근대화론 日 ‘조선 개조론’의 변형

    근현대사 교과서 파문의 이면에는 개화파에 대한 엇갈린 시각이 내재한다. 사실 일제 치하의 ‘근대화’와 해방공간의 ‘분단’, 헌정수립하의 ‘독재’, 21세기의 ‘통일’ 논쟁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뉴라이트 계열의 ‘식민지근대화론’은 급진개화파만이 진정한 ‘자주독립’을 꾀했고, 일제 때 비로소 근대화가 이뤄졌다는 논지 위에 서 있다. 원래 개화의 단초가 된 강화도조약의 가장 큰 문제는 조선을 ‘자주독립국’으로 규정한 제1조에 있었다. 이는 청일전쟁을 염두에 둔 일제의 사전포석이었다. 러일전쟁 때 일제가 조선의 ‘자주독립’을 유독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옥균 등의 급진개화파는 이를 간취하지 못한 채 허울 좋은 ‘자주독립’에 사활을 거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조선은 오랫동안 중화질서 속에 안주해 있다가 문득 약육강식의 만국공법질서 속에 떼밀려 나온 까닭에 강력한 군권(君權) 하에 일사불란한 부국강병책을 구사할 필요가 있었다. 일본이 식민지로 전락할 위기에서 벗어나 일약 동아시아의 패자로 부상한 것도 이토 히로부미 등의 사무라이들이 양이론(攘夷論)에서 존황론(尊皇論)으로 변신한 덕분이다. 또한 중국의 양계초가 구미를 순방한 후 보황론(保皇論)으로 돌변한 것도 중국의 역사문화 배경이 서양과 다르다는 사실을 통찰한 결과였다. 김홍집과 김윤식 등의 온건개화파가 ‘자주’는 견지하되 ‘독립’은 유보하는 입장을 취한 것 역시 같은 취지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들은 청국을 지렛대로 삼아 일본의 침략을 막고자 했다. 여기에는 프랑스의 사주를 받고 ‘자주독립국’을 선언한 베트남이 청불전쟁 이후 이내 식민지로 전락한 전례가 감계(鑑戒)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김옥균 등은 박규수 문하에서 함께 개화사상을 흡입한 이들(온건개혁파)마저 ‘수구사대당’으로 몰아붙이는 조급증을 보였다. 이들이 주도한 유혈정변은 개화세력이 하나로 뭉쳐 자주적인 개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일본군의 지원 하에 성립한 이들의 ‘3일 천하’는 유림을 비롯한 일반 백성들에게 개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돌아보면 당시 급진개화파가 금과옥조로 생각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문명개화론’은 일본 내 우파세력이 주장한 소위 ‘조선개조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었다. 스스로 문명개화를 이룰 능력이 부족한 조선을 대신해 일본이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도와 줘야 한다는 것이 ‘조선개조론’이다. 이 논리는 합방 및 식민통치의 이론적 도구로 쓰였다. 공교롭게도 이는 오늘날 뉴라이트의 ‘식민지근대화론’의 논지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과연 그것은 온당한 주장인가? ‘개화파열전’(푸른역사 펴냄)은 온건개화파를 집중 조명한 책이다. 당시 어떤 개혁파가 조선을 자주독립으로 이끌 수 있었겠는가. 최근 중국에서 실패한 개화운동으로 치부된 양무운동의 주역인 증국번과 이홍장도 집중 재조명했다. 조선의 개화파를 다룬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동준 21세기정경연구소장
  • “대박소설 쓰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노(老)작가가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아제아제바라아제’, ‘다산’, ‘원효’ 등 지금껏 무겁고 진지한 소설을 써온 작가 한승원(70)이 소설창작 안내서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랜덤 하우스 펴냄)에서 ‘돈이 되는 소설을 쓰는 비법’을 공개한다. ●“억대 상금 문학상 굴러다니고 있다” 한승원은 이미 2000년 ‘한승원의 글쓰기 교실’(문학사상사 펴냄), 2008년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푸르메 펴냄) 등 일련의 ‘한승원 표’ 글쓰기 안내서를 냈다. 하지만 이번엔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사뭇 다르다. 전처럼 실용문이 아니라 자신이 40여년 동안 몸 담아온 소설의 작법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무엇보다 ‘글은 자기 깨달음의 기록’이라며 진지한 글쓰기 자세를 요구했던 그가 ‘돈 되는 소설 쓰는 법’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서두부터 그는 “(1억원, 1억 5000만원 고료의 문학상 등)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눈먼 대박들이 굴러다니고 있다.”면서 “이 책이 그 대박을 단박에 움켜잡는 데 착실하게 길안내를 할 것”이라고 밝힌다. ‘대박을 위한 안내서’답게 그는 “기존 창작론은 교수들이 이론만 중심으로 써 실용성이 떨어졌다.”면서 “구구한 설명보다 오랜 시간 직접 창작을 해오며 겪은 현장의 고민과 그 풀이법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재미있는 이야기의 구성법, 흥미로운 소재 찾는 법 등을 차근차근 경험에 비춰 설명한다. ‘신춘문예용 작품’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목선’의 창작과정을 예로 든다. 산골 초등학교 교사 시절인 1967년 9월 그는 머리를 박박 깎고 학부모나 동료교사들도 멀리한 채 숙직실에 박혀 소설쓰기에만 몰두했다고 고백한다. 소재는 고향에서 경험했던 김 양식으로 정했고, 나무배를 여인으로 상징화하고자 했다. 덧붙여 ‘목선’의 서두와 결말, 문장 구성 원리까지 친절하게 소개한다. ●베스트셀러 문체·소재 등 분석 소설 쓰기 각론에 들어가서는 ‘대박이 난’ 작품을 사례로 설명한다. 김훈의 ‘칼의 노래’와 ‘남한산성’으로 묘사적 문체와 소설의 역사인식을 설명하고,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로 참신한 시각을, 김별아의 ‘미실’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의하는 식이다. 소설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국소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해 왔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도 다뤄 온전한 소설작법의 모습을 갖추려 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녀와 소설가는 모두 상품”이라고 말한다. 신진작가가 이런 소릴 했다면 뺨맞을 일이지만, 존경받는 원로급 작가의 이야기니 끝까지 진의를 살펴볼 일이다. 그는 소설을 비롯한 문학이 지금껏 제도권 안에서 예술성만을 강요받아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역으로 소설의 상품성을 강조하는 것이 스펙트럼을 넓히는 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문화재 발굴 원형보존 고작 1.88%

    문화재 발굴 원형보존 고작 1.88%

    2008년 진행된 1382건의 발굴조사 중 현장의 원형 보존이 이뤄진 곳은 26곳, 1.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을 따져봐도 원형 보존 비율은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장 문화재가 개발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은 일단 근거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문화재청이 16일 홈페이지(www.cha.go.kr)에 공개한 ‘2008년 주요 업무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지표조사는 모두 1536건, 발굴조사는 1382건이 이루어졌다. ● 최근 3년간 1%대 못 벗어나 이 가운데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발굴 현장은 서울 강동구 일자산자연공원 부지와 경주 안강 옥산리 골프장, 장성~담양 고속도로 부지, 제주 신화역사공원 부지, 공주 옥룡동 농업시설물 부지 등 26곳이다. 공주 옥룡동에서는 공산성 성곽터와 함께 건물지 6동이 나와 문화재 지정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 달성 2차산업단지 도로, 충주 첨단지방산업단지 진입로 등 다른 곳으로 이전해서 복원한 유적도 41곳(2.91%)이 있다. 원형 보존과 이전 복원을 합치면 지난해 발굴 매장문화재 보존이 이뤄진 곳은 67곳(4.8%)에 이른다. 최근 3년의 통계수치도 비슷하다. 2006년 원형보존 건수는 17건(1.30%)에 불과했고, 2007년에는 15건(1.19%)으로 더욱 열악했다. 그나마 2005년에는 발굴조사된 1152건 가운데 34건(2.95%)이 원형보존이 이루어졌다. 다른 장소로 옮겨 보존한 유적도 2006년 10건(0.76%), 2007년 17건(1.35%)에 그쳤다. 여기에 원형보존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유적의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보존하는 사례가 많아 상황은 열악하다고 문화재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 작년 발굴조사 총비용 3490억원 한편 지난해 사업시행자가 지출한 지표·발굴조사 비용은 모두 3490억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1755억원, 2006년 2268억원, 2007년 2296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추세에 있다. 최병현 숭실대 교수는 “매장문화재를 개발에 지장을 주는 존재로 여기는 시각은 교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매장문화재 조사는 소모적인 낭비가 아니라 개발 공사를 할 때 선행해야 할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처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발굴 관계자는 “원형이 보존되는 발굴 현장의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소수라 하더라도 개발 현장을 원형 보존해야 하는 사업자의 고통은 아직도 적지 않다.”면서 “사업자들이 자신이 개발하는 지역에서 중요한 유적이 발견되는 것을 고통이 아니라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매장문화재 관련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안녕하세요 저는 말 못하는 장애인입니다.저희 아버님께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전화 통화로 이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중계사 이정아(여)씨는 2007년 5월 어버이날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30여명의 중계사들이 365일 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통신중계 서비스센터를 지난 12일 오후 찾았다.  이씨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불러드리지 못했던 노래를 대신 불러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노래를 시작했다.상황에 맞춰 마무리 대목은 “아버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바꿨고 아버지는 한동안 수화기 건너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뒤 어렵사리 연 입에선 연신 “고맙다.장하다.”는 말이 나왔고 아버지의 그런 마음은 중계사 이씨의 수화를 통해 딸에게 다시 건네졌다.   ●청각·언어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통신중계서비스’  검정색 카디건과 흰색 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중계사들이 하루 평균 50~60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수화로 통화 내용을 전달할 때 이용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심어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다.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문자 혹은 웹캠을 통한 수화로 중계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중계사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준다.상대가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중계사가 다시 장애인에게 수화나 문자로 전달한다.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중계 요청도 가능하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relaycall.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G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4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일이 적어진다.또 조만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중계할 예정이다.   ●식사도 주문하고 사랑도 고백하고  중계사는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로 한명당 하루 평균 40~50건의 민원을 받는다.내용은 전혀 거창할 게 없다.식사 때가 되면 음식 주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몰리고,홈쇼핑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중계를 신청하는 이도 있다.일이 늦게 끝나니 먼저 밥 먹으라고 배우자에게 전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학교에 간 자녀의 준비물을 깜빡했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도 전달되고,괜히 화내서 미안하다며 애정을 확인하는 남녀들의 사연도 중계된다.이런 식의 얘기들이 지난해에만 19만건 전달됐고,올해에는 25만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계사는 연기자 역할도 한다.때로는 화난 감정을 싣기도 하고,‘ㅋㅋ’등 채팅 용어,‘^^’등 이모티콘을 문맥과 상황에 맞춰 웃음 소리로 전달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의 통화 때는 중계사들의 목소리도 한결 달콤해진다.중계사 서영씨는 조금 닭살스러운 경험을 했다.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남성인 자신의 목소리로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중계사 박필선씨는 “영상으로 중계를 하던 도중 내게 고백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수줍게 털어놨다.  ●비장애인이 많이 알았으면…  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중간에서 중계사들이 곤란한 경우도 더러 있다.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해야 할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또 상대가 통화를 원치 않는데 장애인이 연결을 계속 원할 때에도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이 중계사를 통해 잔액조회 등 금융기관의 전화서비스 등을 이용하려 해도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중계사들은 법이 인정한 ‘공식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이같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 진흥원측은 중계사의 법적 지위 등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도 비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장애인이 혹시 사기 아닌가 여기는 일도 적지 않다.중계사 신애경씨는 “통화하신 비장애인 중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측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장애인의 인식 제고를 꼽았다.”안녕하십니까.청각장애인 ○○○씨의 요청으로 대신 전화드렸습니다.저는 통신중계서비스센터 중계사 □□□입니다.”란 통화 첫 대목만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비장애인도 많다.어느 날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담없이 중계사를 통해 장애인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된다. ●심야와 새벽에 이용하고 싶으면…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이므로 이밖의 시간에는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어느 휴대전화로든 02-120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총 4명의 수화 상담원이 근무하는데 영상전화기를 구입한 뒤 이용 가능하다.혹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채팅(http://120.seoul.go.kr/HTML/Notice21.html 참조)으로 상담할 수 있다.영상전화 및 네이트온 상담 모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지난해 6월에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5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동영상 인터넷서울신문 김상인vj bowwow@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장애인을 위한 이동목욕서비스 불황에 후원 끊긴 난치병 어린이들 청각장애 이동엽씨 허둥지둥 대학생활
  • [부고]

    ●최규호(전 경기대 대외협력팀장)정호(사업)명호(기아자동차 인사운영팀 차장)씨 부친상 박인식(금호타이어 주안대리점장)심재선(종로경찰서 방범계장)김길수(금호타이어 부평대리점장)박명호(사업)정기홍(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장)씨 빙부상 13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6시 (031)219-4113 ●이채용(전남대 수의학과 교수·한국우병학회장)씨 별세 정미희(약사)씨 상부 이수진(대성여고 교사)국진(첨단중 교사)씨 부친상 12일 광주 무등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9시30분 (062)515-4488 ●조강일(저팬이노머린검선 총감독)진일(삼성화재 자문역)관일(3해역사령부 재난담당)국일(이천경찰서 경위)용오(삼성생명 강남사업부 지점장)씨 부친상 이양기(현대제철 기술지원특임)씨 빙부상 12일 목포 중앙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61)271-4444 ●김찬규(KBS이사회 사무국 전문위원)영규(외환은행 IB분석팀장)씨 부친상 13일 일산 백병원, 발인 15일 오후 1시 010-9120-0262 ●박재하(유림섬유 대표)진하(유림섬유 전무)재현(대구 변호사)씨 부친상 12일 대구가톨릭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53)657-4600 ●신석고(전 양천세무서 업무지원팀 과장)씨 별세 정훈(롯데정보통신 대리)윤정(예스24 〃)은주(서울 신목초 교사)씨 부친상 주현진(이엘씨에이컴패니즈 대리)씨 시부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30분 (02)2227-7566 ●손동연(GM대우자동차 전무)동욱(모텍스 상무)씨 부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10시 (02)3010-2294 ●서정헌(뉴코리아특허 변리사)상헌(재미 의사)유헌(서울대 의과대 약리학교실 교수)준헌(대학 강사)진희(세화여고 교사)씨 모친상 13일 서울대병원, 발인 16일 오전 8시 (02)2072-2022 ●오창근(알리안츠생명 역삼P.A지점장)선근(〃 강서P.A지점장)지연(캐나다 거주)씨 부친상 김태윤(캐나다 거주)씨 빙부상 표영희(오산대 교수)씨 시부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292 ●김재형(금강축산식품유통 전무이사)재봉(파인리즈C.C 회장)돈형(금강축산유통 대표)씨 부친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010-2631 ●김충한(대륙제관 상무이사)정한(외환은행 지점장)씨 부친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2227-7594 ●이덕청(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씨 부친상 13일 광주 전남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62)220-6983 ●박성근(전 파라다이스저축은행 대표)씨 별세 노선(사업)씨 부친상 진영채(교보생명 전무)권급원(렉서스 천우모터스 고문)씨 빙부상 1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6일 오전 10시 (02)3010-2293 ●최세훈(MBC 보도국 부국장)씨 모친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227-7584 ●유성호(데일리안 편집국 기자)씨 별세 13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2001-1093 ●구교찬(전 구미경찰서장)씨 모친상 류영희(서예가)씨 시모상 13일 경북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53)420-6144
  • 장애인 목소리 대신 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안녕하세요 저는 말 못하는 장애인입니다.저희 아버님께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어서 전화를 했는데요….” 청각·언어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전화 통화로 이어주는 ‘통신중계서비스’ 중계사 이정아(여)씨는 2007년 5월 어버이날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30여명의 중계사들이 365일 일하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 통신중계 서비스센터를 지난 12일 오후 찾았다. 이씨는 한번도 자신의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불러드리지 못했던 노래를 대신 불러달라는 그녀의 부탁에 가슴이 먹먹해졌지만 애써 목소리를 가다듬었고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노래를 시작했다.상황에 맞춰 마무리 대목은 “아버님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로 바꿨고 아버지는 한동안 수화기 건너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뒤 어렵사리 연 입에선 연신 “고맙다.장하다.”는 말이 나왔고 아버지의 그런 마음은 중계사 이씨의 수화를 통해 딸에게 다시 건네졌다. ●청각·언어장애인의 목소리를 대신 내 주는 ‘통신중계서비스’ 검정색 카디건과 흰색 셔츠를 유니폼으로 착용한 중계사들이 하루 평균 50~60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수화로 통화 내용을 전달할 때 이용자가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심어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란다.장애인이 채팅을 통한 문자 혹은 웹캠을 통한 수화로 중계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중계사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어 육성으로 그 내용을 전달해준다.상대가 들려주고 싶은 내용은 중계사가 다시 장애인에게 수화나 문자로 전달한다.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중계 요청도 가능하다.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relaycall.or.kr)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G 휴대전화 영상통화를 이용한 서비스도 4월 중 본격적으로 시행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을 일이 적어진다.또 조만간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전화를 거는 서비스도 중계할 예정이다. ●식사도 주문하고 사랑도 고백하고 중계사는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한 이들로 한명당 하루 평균 40~50건의 민원을 받는다.내용은 전혀 거창할 게 없다.식사 때가 되면 음식 주문을 해달라는 메시지가 몰리고,홈쇼핑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중계를 신청하는 이도 있다.일이 늦게 끝나니 먼저 밥 먹으라고 배우자에게 전해 달라는 사람도 많다.학교에 간 자녀의 준비물을 깜빡했다는 어머니의 메시지도 전달되고,괜히 화내서 미안하다며 애정을 확인하는 남녀들의 사연도 중계된다.이런 식의 얘기들이 지난해에만 19만건 전달됐고,올해에는 25만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 중계사는 연기자 역할도 한다.때로는 화난 감정을 싣기도 하고,‘ㅋㅋ’등 채팅 용어,‘^^’등 이모티콘을 문맥과 상황에 맞춰 웃음 소리로 전달하기도 한다. 당연히 사랑을 확인하는 남녀의 통화 때는 중계사들의 목소리도 한결 달콤해진다.중계사 서영씨는 조금 닭살스러운 경험을 했다.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해 어쩔 수 없이 남성인 자신의 목소리로 그 남성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중계사 박필선씨는 “영상으로 중계를 하던 도중 내게 고백해 오는 사람도 있었다.”며 수줍게 털어놨다. ●비장애인이 많이 알았으면… 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중간에서 중계사들이 곤란한 경우도 더러 있다.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해야 할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또 상대가 통화를 원치 않는데 장애인이 연결을 계속 원할 때에도 어찌해야 좋을지 도무지 판단이 안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이 중계사를 통해 잔액조회 등 금융기관의 전화서비스 등을 이용하려 해도 본인 확인 절차 때문에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중계사들은 법이 인정한 ‘공식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이다.이같이 제한되는 부분에 대해 진흥원측은 중계사의 법적 지위 등과 관련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도 비장애인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 비장애인이 혹시 사기 아닌가 여기는 일도 적지 않다.중계사 신애경씨는 “통화하신 비장애인 중 ‘스팸 전화나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있다.”며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측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비장애인의 인식 제고를 꼽았다.”안녕하십니까.청각장애인 ○○○씨의 요청으로 대신 전화드렸습니다.저는 통신중계서비스센터 중계사 □□□입니다.”란 통화 첫 대목만 듣고 바로 끊어버리는 비장애인도 많다.어느 날 이런 내용의 전화를 받는다면 당황하지 말고 부담없이 중계사를 통해 장애인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된다. ●심야와 새벽에 이용하고 싶으면…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이므로 이밖의 시간에는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상담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어느 휴대전화로든 02-120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24시간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다산콜센터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해 화상전화를 통한 수화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총 4명의 수화 상담원이 근무하는데 영상전화기를 구입한 뒤 이용 가능하다.혹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한 채팅(http://120.seoul.go.kr/HTML/Notice21.html 참조)으로 상담할 수 있다.영상전화 및 네이트온 상담 모두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지난해 6월에 서비스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5000여건의 상담이 이뤄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내 책을 말한다] 1945년 해방은 현재진행형

    역사란 독자들에게 너무 어렵거나, 혹은 정 반대로 아주 통속적인 이야기들로 간주될지도 모르겠다. 더 많은 경우 역사란 나의 삶, 혹은 현재의 삶과는 참 거리가 먼 이야기로 느껴질 것이다. 나의 책 ‘식민지 이후를 사유하다―탈식민화와 재식민화의 경계’(책세상 펴냄)는 역사와 나의 삶, 역사와 현재 사이의 거리, 혹은 괴리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그리고 가능한 여러 방법 가운데서 나는 역사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어떻게 현재의 나 자신의 삶을 해방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그 방법으로 택했다. 다양한 사건들, 문화 생산들을 마주보고 겹쳐보면서 나는 무엇보다도 “박해받고 차별받았던 사람들”의 경험과 자기 인식의 행로들에 주로 관심을 두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36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식민지 지배를 받았고,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주권을 박탈당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종결되면서 외적으로는 ‘해방’을 얻었지만, 냉전 체제의 수립과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진정한 주권의 수립은 유보되었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주권의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러한 주권의 회복이 단지 ‘일제 잔재 청산’이나 ‘과거사 청산’ 같은 문제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해방된 지 60년이 넘은 지금 시점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야구 한·일전을 보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기꺼이 밤을 새운다. ‘역사’란, 그리고 식민화와 해방과 주권의 문제는 아주 여러 경로를 통해서, 날 밤을 새우며 한국을 응원하는 우리의 핏발 선 눈 속에, 조바심치는 우리 마음 속에 들어와 있다. 나의 책은 식민화와 해방과 주권과 관련된 복잡한 정치, 사회, 문화적 기제들 그리고 무엇보다 삶 정치적인 기제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역사’로부터 나의 몸속으로 스며들어 왔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또 이러한 식민화와 해방, 그리고 주권의 수립이라는 문제는 단지 민족이나 국가 차원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이는 식민자와 피식민자라는 지배 구조 하에서 식민화로 인해 노예 상태에 빠진 비중앙, 여성, 변경에 놓인 사람들, 미성년 등 다양한 층위에서도 작동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식민화와 해방, 주권의 문제는 나의 삶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주체와 경로들을 추적하면서 해방에 이르기 위한 힘겨운 과정과 실패담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실패담과 분투를 통해 ‘해방’에 이르는 길을 사유해보고자 하였다. “박해받고 차별받았던 사람들”의 삶의 경험과 역사, 그리고 그들이 손상된 자신의 지위를 복원하고자 하는 분투와 실패의 기록을 통해서 나는 ‘해방’이 1945년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문제라는 점을 제기하고자 하였다. 권명아 동아대 국문과 교수
  • [WBC] 봉중근 칼날투 ‘사무라이 재팬’ 잠재웠다

    [WBC] 봉중근 칼날투 ‘사무라이 재팬’ 잠재웠다

    │도쿄 김영중특파원│봉중근(LG)은 지난 7일 도쿄돔에서 일본에 2-14로 콜드게임패를 당한 수모를 잊을 수 없었다. 후배인 ‘일본 킬러’ 김광현(SK) 이 처참하게 무너지는 모습에서 입술을 질끈 물었다. 봉중근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제2회 WBC 아시아예선 1·2위 순위결정전에 “자신이 있다. 나름대로 일본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등판을 간청했다. 김인식 감독 등 코치진은 투지에 불타는 봉중근이 컨디션도 좋다고 판단, 일본전 선발로 내세웠고 적중했다. 투지로 똘똘 뭉친 봉중근은 시작부터 달랐다. 역사적인 콜드게임승의 기쁨에 취해 있던 일본 관중은 도쿄돔 5만여 석을 꽉 채우며 일방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1회 톱 타자 스즈키 이치로(시애틀)가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엄청난 함성과 함께 카메라 플래시를 마구 터뜨리며 절정을 이뤘다. 그러나 봉중근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공을 던지기 전 주심에게 투구에 방해가 된다는 뜻을 전하는 여유를 부렸다. 결국 봉중근은 이치로를 공 3개만에 2루 땅볼로 처리하며 기분좋게 경기를 풀어 갔다. 2번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와 3번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를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의 호흡을 빼앗으려고 서두르지 않았다. 봉중근은 “템포를 늦추었다 빨리했다 하는 식으로 투구했다. 변화구도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것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또 봉중근은 수모를 갚기 위해 “공 하나하나에 힘을 들여 던졌다.”고 했다. 그렇게 혼이 들어간 공에 일본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질을 해댔다. 하라 다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도 “좋은 곳을 파고들어 칠 수가 없었다.”고 봉중근을 칭찬해야만 했다. 정신력으로 완전 무장한 봉중근은 위기를 맞아도 흔들리지 않았다. 4회 선두 타자 나카지마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보크를 저질러 무사 2루가 됐지만 후속 타자 3명을 범타로 처리했다. 봉중근은 5와 3분의1이닝 동안 삼진을 2개 잡아 내며 산발 3안타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볼넷은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기세가 오른 일본에 찬물을 끼얹은 김인식 감독은 “기분 전환하며 미국에 가고 싶다.”는 소원도 풀어 줬다. 봉중근은 “오늘은 모든 선수들이 정말 하나의 힘이 돼 싸웠다.”며 ‘4강 신화’ 재현에 힘을 보탤 것을 다짐했다. jeunesse@seoul.co.kr
  • “반전의 기회는 난세 때 온다” 평택항 무한 항진

    “반전의 기회는 난세 때 온다” 평택항 무한 항진

    경기 평택항이 ‘고객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국내 수출부진을 뚫고 있다. 올해 개항 9년째를 맞아 환(環)황해권의 국가대표 항만을 선언하며 117년 개항(1883년) 역사를 지닌 인천항의 위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든 항만이 경기침체를 두려워하지만, 평택항은 “반전의 기회는 난세 때 오는 법”이라면서 ‘미래 가능성’을 지렛대 삼아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다. 평택항은 외형적 측면에서는 경쟁 관계인 인천항에 밀리고 있다. 인천항과 평택항의 부두 수는 ‘91선석 vs 34선석’, 물동량은 ‘1억 4200만t vs 5100만t’으로 아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컨테이너 화물도 인천항이 17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택항의 35만TEU보다 크게 앞선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평택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6년(26만TEU)보다 35% 늘어난 반면 인천항은 2006년(138만TEU)보다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항만간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2011년 추정치는 인천항 305만TEU, 평택항 121만TEU, 2015년 인천항 387만TEU, 평택항 250만TEU, 2020년 인천항 534만TEU, 평택항 418만TEU 등이다. 특히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인천항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1% 줄어든 반면, 평택항은 오히려 1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부문은 이미 평택항이 인천항을 앞질렀다. 2007년 65만대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9만대를 수출했다. 인천항은 2007년 54만대, 지난해 45만대에 그쳤다. 평택항은 서해권 항만 중에서 유일하게 유럽항로와 미주항로가 개설돼 있으며, 24시간 통관시스템이 구축돼 통관, 검역 등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또 인근에 냉동·냉장창고는 물론 물류창고가 많아 보관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평택항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광활한 항만 배후단지와 저렴한 임대료에서 나온다. 158만㎡에 이르는 배후단지가 개발 중이고 추가로 290만㎡가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임대료는 인천항이 3.3㎡당 월 6000원인 데 비해 평택항은 2100원으로 3배 차이다. 추가 공급되는 배후단지는 수출·입 화물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에게도 분양될 계획이다. 평택항은 총체적인 경제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항만 사업자들과 함께 선사·화주를 직접 만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조직 구성과 인력 확충을 이미 시작했다. 올해 평택항에는 2단계 컨테이너 부두인 아이포트, 평택항 최초의 마린센터가 가동에 들어간다. 제1단계 배후단지 분양도 오는 5월 시작된다. 질적 팽창과 동시에 양적 팽창을 시도하는 평택항이 얼마나 변화하게 될지 항만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평택항, 당진항, 대산항까지 하나의 항만공사가 관리하면서 항만별로 특화시켜 운영하면 효율성과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서정호 사장은 “평택항의 물동량 증가가 전국 항만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등 가능성이 무한하다.”면서 “경기침체 속에서도 굳건히 펼쳐지는 평택항의 비상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뮤뱅 500회 특집] 95분 파격편성, ‘10年역사’ 아우른다

    [뮤뱅 500회 특집] 95분 파격편성, ‘10年역사’ 아우른다

    KBS의 대표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프로듀서 김진홍·연출 정희섭)가 오늘로서(27일) ‘500회’의 기념비를 세웠다. KBS 예능국 측은 “27일 오후 6시 35분 부터 ‘95분 파격 편성’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넘쳐나는 ‘500회 특집편’을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뮤직뱅크’ 제작진은 “500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년간의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곡들을 중심으로 그 역사를 아우러 보는 자리를 마련하려 한다.”고 기획 의의를 전했다. ① ‘섹시남’ 격돌 [전스틴 vs 지드래곤-승리] ’전스틴’이란 예명으로 예능스타로 급부상한 전진이 진짜 ‘전스틴’(전진+저스틴 팀버레이크)으로 변신한다. 전진은 섹시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히트곡 ‘섹시백(Sexy Back)’을 재구성해 자신만의 버전으로 소화해 낼 예정이다. 제작진은 “전진이 자신의 노래 ‘와’와 더불어 ‘섹시백’을 리메이크해 부른다.”며 “전진이 전스틴의 명예를 걸고 멋진 무대를 보여주겠다고 각오가 대단해 가장 기대되는 무대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빅뱅에서 솔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승리의 ‘스트롱 베이비’ 무대에는 리더 지-드래곤이 랩퍼로 깜짝 합류한다. 지-드래곤의 비트 넘치는 랩핑이 가미되면서 기존 곡에 비해 더욱 강렬한 느낌의 ‘스트롱 베이비’가 완성됐다는 후문이다. ② ‘댄스퀸’ 격돌 [박가희 vs 유채영 vs 가인]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사랑을 많으며 숱한 패러디 버젼을 낳았던 댄스곡 3곡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제작진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가수들을 통해 박지윤의 ‘성인식’, 이정현의 ‘와’, 이효리의 ‘텐 미닛’을 연출해 내려 한다.”며 “댄스퀸들의 격돌을 재연해 내는 만큼 캐스팅에 주의를 기울여 화려한 춤 실력을 자랑하는 애프터스쿨의 박가희, ‘어스(US)’ 출신의 유채영,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을 낙점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작진은 이정현 특유의 의상과 부채춤과 소화해낼 유채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제작진 측은 “회의 결과, 이정현의 ‘와’의 포스를 그대로 재연할 수 있는 연예인이 조혜련과 유채영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며 “조혜련은 본업이 개그맨이라 포기하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넘치는 끼를 보여준 유채영에게 높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워낙 개그맨 적인 감각이 탁월해 자칫 웃음을 자아낼까 우려되지만 유채영이 가수 컴백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수로서 진지한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③ ‘SES·핑클·젝키’ 재연 [소녀시대 vs SS501] 아이돌 그룹의 시초로서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 그룹으로 이름을 남기고 있는 SES·핑클·젝스키스도 재연될 전망이다. 제작진 측은 “촬영으로 윤아가 빠진 소녀시대가 각각 4명씩 나누어 SES의 히트곡인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와 핑클의 ‘나우(NOW)’ 무대를 연출한다.”고 밝혔다. 또한 SS501이 동 소속사 DSP의 선배 가수들이었던 젝스키스의 모습을 부활해 낸다. 3인조 SS501(김형준, 허영생, 김규종)이 화려한 안무가 돋보이는 젝스키스의 ‘폼생폼사’를 부른 후 각각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뮤지컬 ‘그리스’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고 있는 김현중, 박정민이 깜짝 등장해 SS501의 히트곡 ‘데자뷰’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제작진 측은 “연말 특집 이후 SS501이 약 2개월만에 한 무대에 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울러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의 두 대표인 소녀시대와 SS501이 보여주는 과거 아이돌 그룹과의 무대 비교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보에 길을 묻다 7] “분당으로 양당 모두에게 도움 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를 사상 처음 직선제로 뽑는다는데도 국민들은 아무도 이를 모르는 사실이 민주노총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것 같다.  맞다.규약대로라면 지금 단게에서 조합원들에게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알리는 일마저 소홀했다.직선제를 도입하는 규약 개정만 해놓고 초래할 상황들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하지 못했다.크게 두 가지 쟁점이 있는데 투표권을 전조합원에게 줄 것인지,조합비를 낸 조합원에게만 줄 것인지가 있고 두번째는 투표소 설치 문제가 있다.첫 문제는 조합비를 내야 하는 질서가 무너질 수 있고 두 번째로는 투표소 설치와 감독을 엄밀히 할 것인지,모든 조합원 사업장에 설치할 것인지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창피한 얘기지만 경남본부,대전본부, KT노조 등 부정투표 논란 등의 문제가 현재도 불거지고 있는데 투개표에 대해 감독이 제대로 안되면 필히 부정선거 시비로 갈 거다.해답을 못 찾고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  선거를 연기하자,아예 직선제를 없애버리자,직선제는 가되 경선 대신 통합지도부를 구성하자,민주노동당 식으로 임원 후보가 다 나가 1위가 위원장하자 다양한 얘기가 나오는데 지도부 보궐선거 뒤에 본격화될 것이다.보궐선거 지도부가 곧바로 해결해야할 난제 중의 하나다.  ●금속노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알고 있다.대기업 노조의 한계가 가장 두드러진 것이 금속노조인데.  민주노총과 같은 맥락에서 금속노조도 똑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그러나 그래도 금속노조가 민주노총에서는 가장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민주노총이 파업하라면 파업하고 비정규직 사업에 관심을 쏟고 있고 사회문제 실천에서 앞서있다.내부에서 논란이 있지만 정갑득 위원장 기자회견에 정부나 자본측에선 콧방귀도 안 뀌었지만 일자리 나누고 지키기에 협력하자는 메시지는 민주노총 바깥에 던진 메시지에 의미가 있다.  그나마 건강성이 확보되는 것은 역사성 때문이다.87년에 주축이었고 전노협 시대 큰 싸움을 어렵사리 계속 해내 노조를 지켜냈다.여기에 정파의 순기능 덕도 있다.서로 조합원 지지를 얻으려고 경쟁하다보면 조직이 발전하는 측면도 있다.  또 체계적으로 훈련되고 학습된 조합원과 활동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이유도 있다.  ●민주노총 안에서의 정파간 갈등을 풀려는 움직임은.  ‘다름’의 문제를 ‘틀림’의 문제로 대응하고 판단하는 한국적 풍토가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향한 비판이 내부를 향해서는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지난 98년 노사정 합의와 총사퇴 이후 정파갈등이 매우 심각해 대의원대회가 무산되고 유회되는 등의 일이 반복됐다.선거에서의 격렬한 갈등 때문에 민주노총 힘이 반감되는 상황에 이르는 점을 보고 어느 쪽이 집행부가 되더라도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란 인식이 싹텄다.  사실 성폭력 파문이 터지기 전인 지난 1월21일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정파들의 비공개 간담회가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분당은 정말 불가피했나.  분당 뒤에 친한 동지가 ‘같이 운동을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운동할 사람에게 종북파란 딱지를 붙였는데 평생 괴롭지 않겠느냐.’고 얘기했을 때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평생 안고갈 부담이라 생각했다.  선도탈당파가 내세운 분당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첫째 종북주의 문제다.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이 나왔을 때 민주노동당 내의 격렬한 내부 논쟁이 있었다.다수파인 자주파는 미국에 맞선 자위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 평등파는 모든 핵을 용인해선 안된다는 것이 진보란 이유로 반대했다.일심회 때도 자주파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평등파는 공당의 정보를 북한 정보원에 넘기는 건 해당행위란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었다.  둘째 패권주의 문제인데 다수파가 선거 때마다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당비 대납, 대리투표, 위장전입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상황이 몇년 간 누적된 것이다.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그것이 왜 문제냐는 태도를 보이거나 노선을 관철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수단 아니냐고 하는 식으로 대응했다.우리로선 맞서서 타락하든가 결별하든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보았다.난 개인적으로 패권주의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통합을 하든 할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통합이 안된다고 본다.그 이유는 자주파가 패권주의적인 양태를 보여왔던 것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지난 1월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를 보고 다수파가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이쪽에서 ‘오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법한데.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2001년 용산 지구당을 만들자고 해서 사업을 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인천에서 100여명이 당적을 용산으로 이동하면서 빼앗아갔는데 그들 중에 결혼하지 얼마 안 된 부부에 남성들이 몇명 얹혀 사는 것이 확인됐다.대리 투표 문제가 잦아 징계도 많이 줬는데 고쳐지지 않았다.조승수 전 의원이 당대표 경선 나갔을 때는 그가 당선되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는,사실과 다른 문자메시지를 날린 것이 확인됐다.  종북파란 안 좋은 감정을 갖고 한 표현보다는 자주파가 적절한데 분당 과정에서 그쪽의 핵심 리더를 만나 ‘절망스럽다.한 당에 같이 하려면 룰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민주주의가 아니더라도 룰이 지켜질 수 있다는 전제가 없으면 상대에게 나가버려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따졌더니 ‘몰상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판단의 차이’라고 하더라.그 때 분당을 더욱 확고히 결심했다.  ●짧은 기간 분당을 밀어붙였다면 반대로 통합할 때도 빨리 할 수 있는 힘이 델텐데.  두 달 만에 (분당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밑바닥에서 용솟음쳐 올라온 힘이 당시까지도 분당은 안 된다는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 시도당 위원장 등의 마음을 돌리게 만들었다.역으로 민주노동당이 혁신하고 이것이 확인되면 각종 선거나 실천에서 연대하고 연합하면 신뢰감이 회복되고 하면 통합하든 상시적인 선거연합을 하든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분당했기 때문에 두 당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당선자를 못 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루는데 사실 분당 않더라도 그 수준을 벗어날 수 없었다고 본다.노회찬 심상정이 비록 낙선했지만 나름대로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분당 과정에서의 역할을 보고 지지세력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분당으로 힘이 약화됐다면) 대선 때 권영길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설명할 길이 없다.  분당되고 나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상대보다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민주노동당도 민생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오고 진보신당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 뭔가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진보신당은) 밑으로부터의 자발성이 살아났다.민주노동당 같으면 싸우느라고 기진맥진하는데 이제는 자신 소신대로,민주노동당은 민주당과의 논의를 해볼 수 있고 진보신당은 편하게 노선과 흐름에 따라 가는 거다.  우리는 ‘촛불당원’이라 표현하는데 당원 1만 5000명 가운데 60%가 새로 들어온 당원이다.민주노동당 세대 당원은 40%밖에 안 된다.새로 들어온 당원들은 “예전 민주노동당은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 뭔가 칙칙해 망설였다.”고 말한다.진보신당이 뜨면서 칼라TV 같은 거,과거 같으면 ‘어느쪽에서 하지.(다른 쪽에서 하는 거라는 말 듣고) 그럼 안 되지.’하는 식으로 바로 막혔는데 지금은 제안하고 실천하면 바로 사업이 돼버리는,창의성과 역동성이 발현되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3~4년 뒤 두 당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동시에 똑같은 문제를 놓고 공방과 고민이 있을 것이다.MB정부가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는 기조를 계속하면 민주당과 시민사회를 통괄하는 반MB 전선 구축이라는 난제에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이다.민주노동당은 반MB 전선 구축에 찬동하는 이들의 숫자가 조금 더 많을 것이고 진보신당 안에선 그런 생각을 가진 이들은 극소수일 것이고 당론으로는 꿈도 못 꿀 얘기인데 대신 강한 압박을 받을 것 같다.반MB 전선에서 왜 따로 나가느냐는 강한 압박을 받을 것 같다.  이미 일부에서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반대하는 이도 있고.진보신당이 왜 그렇게 어렵냐 하면 87년 민중의 당 시절,독자적인 세력화와 비판적 지지로 갈라졌던 것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진보신당은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계속 매달려온 사람들이어서 그런 선택은 어려울 것이다.   ●진보정당 운동의 앞날을 예측한다면.  민주노동당은 민족주의 정당으로,진보신당은 사회주의와 사민주의,자유주의 연합 정당으로 위치지을 수 있다.얼마 전 여론조사에서는 당내 여론의 가장 많은 이가 사민주의로,27% 정도가 사민주의로 가자는 의견이었다.  진보정당운동 재편의 축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하나이고 사노련과 사회주의정당건설 준비모임 등을 아우른 사회주의 정당으로 갈 것이냐,진보정당으로 갈 것이냐가 두 번째다.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할 만큼 내용도 실력도 없기 때문에 우회로를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물론 언젠가는 사회주의 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민주당과의 반MB 전선에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다수의 뜻에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로 그 안에서 우리 쪽으로 끌어올 수 없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증명이 됐지 않은가.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대통합을 외치는데.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오늘의 대한민국은 기층 민중의 축과 지배세력의 축이 충돌하고 타협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대한민국을 긍정한다는 것은 민중들이 끌고 가려 했던 축에 대해 인정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이승만 박정희 친일파 지배세력이 끌고 가려 했던 대한민국마저 뭉뚱그려 인정하라고 하면 잘못된 얘기라 할 수 있다.근거가 잘못돼 있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운동의 길에 설명이 필요하니까 그런 것 아닌가 외람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진보정당 실험은 실패했고 미국식 양당제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진보세력은 민주당과 손잡고 가자,이런 식으로 주장하는데 난 동의하지 못 하겠다. ●한석호가 걸어온 길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용산고를 졸업한 뒤 1983년 서강대 도시행정학과에 입학했다.아버지가 노동자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는 것을 보고 아버지 같은 노동자들이 힘들게 살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고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87년 6월 항쟁 때 처음 구속돼 4개월을 복역했다.박종철이 사망하기 일주일 전 서빙고분실에 끌려가 물고문을 당했다.이듬해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시작,22년째 노동운동에 몸담고 있다.인노협 선봉대로 역량을 인정받은 그는 90~95년 전노협 선봉대와 조직 쟁의를 담당했고 96년 민주금속연맹을 조직해 쟁의 담당으로 일했고 98년 금속연맹(민주금속연맹 자동차연맹 현총련) 등에서도 마찬가지 역할을 했다.  서울의 경찰서란 경찰서는 다 가봤다고 할 정도로 각종 집회와 시위 등을 기획하고 주도했다.스스로도 “수만명 앞에서 선동하는 것은 겁이 나지 않은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잔뜩 긴장한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  1999년 주 40시간 쟁취투쟁과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에도 구속돼 ‘별’이 세 개인 그의 복역 기간은 2년1개월로 상대적으로 짧은 편.  2004년 노조운동 진영 안의 최대 정파로 불리는,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들의 연대 ‘전진’ 창립을 주도해 임시의장,조직위원장,집행위원장 등을 맡았다.2007년 민주노동당 분당기획 문서 ‘진보신당을 창당하자’를 작성하고 기획자 및 조직자를 차처했다.지난해부터 진보신당 확대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노동운동 판에서 초유의 일로 보이는 ‘노동운동과 나’란 제목의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1월24일 이후 연재가 끊긴 것은 성폭력 파문으로 인한 괴로움 때문이라고 하면서 조만간 다시 시작해 연말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분당 고민하면서부터 진보신당 창당까지 시간대별로 일지를 기록할 정도로 꼼꼼한 면모가 있다.  어딜 가나 무지개 사회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평등 자유 민주 생태 여성 소수자 양심적인 기업인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다른 사상과 이념을 존중하는 사회주의여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진달래 사회주의를 하고 싶다는 얘기도 곧잘 곁들이는데 진달래처럼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가는 그런 모습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사막에 홀로 떨어져도 운동의 씨앗을 뿌리자.”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의정모니터 결산] “날카로운 비판 시정변화 이끌어”

    [서울신문·서울시의회 공동 의정모니터 결산] “날카로운 비판 시정변화 이끌어”

    서울시 의정모니터의 따끔한 비판과 합리적 제안으로 시정이 바뀌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의 탁상행정은 시민에 맞는 고객 지향의 행정으로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25일 본관 3층에서 제7대 의회기간인 2006년 10월1일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의정모니터 391명 중 매월 의견을 제출한 모니터 15명과 우수의견을 10회 이상 제출한 모니터 3명 등 18명에게 의장 표창을 주고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김기성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의정모니터의 건전한 질책으로 서울 시정이 확 바뀌었다.”면서 “앞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정모니터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詩로 꾸미자”등 의견반영 시내 버스 정류장 안내가 분명하지 않고,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박진영(25·용산구 보광동)씨의 날카로운 지적에 따라 서울시는 현장 점검을 통해 버스 내 안내 전광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박씨의 제안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 버스 정류장을 한글과 영문 등으로 표시하는 안내 전광판이 시범 도입될 전망이다. 박씨는 우수의견을 10차례나 냈다. 또 새로운 지하철 노선이 생기면서 역의 출구 번호 표시가 뒤죽박죽된 것을 바로 잡아 달라고 하중호(61·서초구 반포동)씨가 제안했다. 하씨는 서초역의 경우 새 출구(대법원 방향)가 생기면서 전체적으로 출구 번호가 바뀌었는데 지하철 2·4호선이 교차하는 사당역의 경우는 1번 출구 반대편에 13·14번 출구가 있는 등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 운영)는 전체적인 점검을 끝내고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 역 출구 번호를 찾기 쉽고 예측 가능하게 바꿔 나가고 있다. 하씨는 14차례나 제안한 맹렬 의정모니터다. 이연숙(45·강서구 화곡동)씨는 현란한 광고 일색의 지하철역 승강장 스크린 도어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씨는 “현란한 광고로 지하철 승강장에 서면 눈이 아플 정도”라며 “계절을 느낄 수 있는 명시(名詩)나 멋진 그림으로 바꾸자.”는 제안에 따라 지하철 스크린도어 모습이 변하고 있다. ●“제안한 아이디어 반영되면 뿌듯” 또 이씨의 ‘지하철 운행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표지를 역사 입구에 두자고 한 제안’도 좋은 평을 받았다. 무려 15차례나 우수 의견을 낸 ‘아이디어 여왕’이다. 이씨는 “제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서울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면서 “앞으로 주변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좀더 발굴하는 의정모니터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민의 눈에서, 입장에서 나온 알찬 제안과 비판도 줄을 이었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면 새소리가 나도록 하는 제안, 지하철역 전동차 도착 시간을 알리는 안내판을 만드는 제안이 있었고, 주먹구구식 자전거도로에 대한 비판이 ‘서울시 자전거 정책’을 만들었다. 황인식 시의회 공보과장은 “의정모니터의 송곳 같은 비판이 서울 행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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