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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세종대왕, 미국 신국방전략을 보면/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

    [시론] 세종대왕, 미국 신국방전략을 보면/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

    리언 패네타 장관이 이끄는 미국 국방부가 내놓은 미국의 신(新)국방전략에 대한 전략적 의도, 한반도에 미치는 안보적 영향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한반도 안보에 당장 영향이 없다는 설명도 있고,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심리적 기저에는 미국 정책이 우리 안보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공통의 안보관이 자리 잡고 있다. 불과 일곱 쪽에 담긴 신국방전략을 읽고, 논쟁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언제까지 미국의 국방보고서 한 구절, 한 구절에 목을 매고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씁쓸한 생각 사이로 파고드는 세종대왕 시절의 용비어천가 한 구절이 생각났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는다.” 신국방전략서에 대한 내부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동료 연구원이 트위터로 미국 합참의장 마틴 템프시에게 전략적 의미를 물어보았다. 미 합참의장은 트위터로 “새로운 국방전략은 변화하는 지정학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여 4년 주기 국방보고서(QDR)를 업데이트한 것”이라고 간결하게 답을 해 왔다. 간결한 답변 속에 신국방전략의 요체가 담겨 있다. 신국방전략은 보고서 제목 내용과 같이 21세기에 진행되는 안보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국방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해 세계적 차원의 리더십,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은 안보환경의 변화를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 미국정부의 재정적자, 국방비 감축을 직시하고 있다. 국방부도 정부 재정적자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는 철저한 인식이다. 둘째, 중국의 경제 성장과 군사력 증강에 적극 대처해야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국방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국방예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병력 감축을 택했다. 최근 전쟁에서 부상하고, 순직한 병사들 숫자만큼 재충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병력 감축을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일정 기간 그러한 정책을 지속하여 10만여명의 상비군 병력을 감축할 것을 명확히 했다. 중국군의 성장에 대처하기 위해 아태지역을 유럽보다 전략적으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중국 당국에 군사력 증강의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하라는 압박을 가했다. 아울러 미국은 아태지역의 한국, 일본, 호주 등 양자동맹국 간 협력을 강조하는 동맹그물망 정책을 강조했다. 해외기지와 해외주둔 미군 장병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병력 감축과 해외기지 축소는 동맹국, 우방국의 우려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 지역에서 전쟁을 하고 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한국 등 미국 우방국에 군사적 도발을 해 온다면 군사적 의도를 분쇄(spoil)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두 개 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개입하여 승리하겠다.”는 종래의 주장을 미세하게 바꾸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일부에서는 ‘두 개 지역에서 승리’라는 전략의 포기라고 확대 해석해 안보적 우려 주장을 정당화시켰지만, 포기라는 말은 없다. 짧은 보고서 속에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고 있는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는 것을 억제하고, 도발하면 분쇄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담았다. 미국의 신국방보고서 내용, 자구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안도와 우려’라는 양분법적 감정으로 안보전문가들의 독후감을 분류하여 학점을 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현재 전시작전권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고, 국민들은 세계 10위권 경제 달성이라는 한반도 역사 이래 최고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경제규모 10위권에 걸맞은 자부심 강한 군대, 안보태세를 만들자. 세종대왕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나무를 생각하였듯이, 4년 주기로 바뀌는 미국의 국방보고서 자구 하나하나에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국방태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변국 국방보고서에 미동도 하지 않는 국방태세를 만들어야 한다. 2012년은 향후 5년 동안 이런 국방태세를 만들 정부를 국민들이 잘 선택해야 하는 해이다.
  • 나눔 주고 배움 얻는 봉사활동 이렇게!

    나눔 주고 배움 얻는 봉사활동 이렇게!

    겨울방학이 시작된 지 벌써 2~3주가 흘렀다. 달콤한 휴식을 취하던 학생들은 서서히 봉사활동의 압박을 받을 시기다. 겨울방학을 맞은 중·고교생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봉사활동 장소를 찾는 것. 단순히 시간 채우기가 아니라 봉사의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유익한 봉사활동 정보를 구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다양한 봉사활동 장소를 소개한다. 봉사활동을 계획하는 학생이라면 가장 먼저 ‘나눔 포털 1365’(www.1365.go.kr)에 가입해야 한다.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이 사이트는 전국의 봉사활동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놓았다. 최근에는 지역 복지단체나 자원봉사센터 등 청소년 대상 봉사활동 장소의 상당수가 이 사이트에 가입한 뒤 신청을 하도록 해놓은 곳이 많다. 중고생의 봉사활동 신청을 받고 있는 단체나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 내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거주지 근처에 있는 봉사활동 장소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올 겨울방학에는 봉사활동의 기본 정신인 ‘나눔’과 ‘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유독 눈에 띈다. 경기 수원시 종합자원봉사센터가 1월 한달간 운영하는 ‘청소년 V-나눔스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봉사활동 홍보 등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봉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참여할 수 있는 ‘오지랖 넓히는 SNS홍보’ 봉사활동은 청소년들이 직접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자원봉사를 홍보할 수 있는 체험교육이다. 이 밖에도 매주 수요일에는 노인생애체험, 목요일은 장애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소망재활원(www.withsomang.com)에서 마련한 ‘문턱은 낮게, 눈높이는 같게, 사랑은 높게’ 봉사활동 역시 교육적 효과를 더한 인기 봉사 프로그램이다. 이곳에서 청소년 대상 장애인식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봉사활동 시간을 인증받을 수 있다. 하루 동안 장애 관련 영상 시청, 장애인식 관련 교육, 장애인 일상생활보조 등으로 알차게 짜여진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면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기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오는 12일, 19일, 26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소망재활원 홈페이지에서 직접 참가신청서를 내려받아 제출하면 된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3월까지 지하철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질서캠페인, 역사 환경정비 등에 초점을 맞췄던 이전과 달리 이번 겨울방학에는 참여 학생들이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승·하차 도우미,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안전 이용방법 안내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활동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5∼8호선 전 역에서 가능하며 신청은 공사 홈페이지(www.smrt.co.kr)를 통해 접수하거나 또는 희망하는 역에 직접 방문하면 된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미스 캘리포니아 대회에 사상 첫 레즈비언 출사표

    미스 캘리포니아 대회에 사상 첫 레즈비언 출사표

    미스 캘리포니아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레즈비언 후보자가 참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60년의 역사를 가진 미스 캘리포니아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여성은 UCLA에 재학중인 몰리 토마스(19). 토마스는 웨스트 할리우드를 대표해 대회에 참가했으며 400명의 다른 여성들과 함께 왕관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됐다. 과거 한번도 미인 대회에 참여한 바 없는 토마스가 대회에 참가한 것은 성소수자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토마스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들을 대표해 이자리에 섰다.” 며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다.”고 밝혔다.  또 “대회 관계자나 다른 경쟁자들이 나를 받아들일지 혹은 외면할지 처음에는 알 수 없었다.” 면서 “그러나 대회에 참여해 관용과 평등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스 캘리포니아 대회는 매년 열리는 행사로 18세에서 27세 사이의 여성이 참여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기준을 가진 이 대회에는 결혼, 이혼, 아이를 출산한 여성은 참가할 수 없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이민족을 빨아들였다…

    한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이민족을 빨아들였다…

    중국 동북공정이 화제였다. 우리 역사를 통째로 삼키려 든다는 분노가 대단했다. 근거는 한화(漢化)다. 중국의 옛 역사를 돌이켜보니 한(漢)족의 탁월한 문명이 블랙홀처럼 다른 이민족들을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족을 정복해 군림한 왕조들마저 한화를 피하지 못하고 그 속에 녹아들었으니 한족의 문화적 저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틀을 부정하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청사(新淸史)다. 논문이나 저서가 산발적으로 나오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신청사라는 이름 아래 묶이게 된 흐름이다. 이를 개괄해 볼 수 있는 김선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교수의 논문 ‘신청사의 등장과 분기-미국의 청대사 연구동향’이 계간지 ‘내일을 여는 역사’ 겨울 호에 실렸다. 김 교수가 신청사에서 흥미롭게 보는 대목은 중국사를 한화의 역사로 보는 시각 자체가 “20세기 초 중국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라 지적하는 부분이다. 탈민족주의자들이 ‘단군 이래 반만년 단일민족 신화’를 비판하면서 항일운동 시기에 한국의 민족주의가 지나치게 신화화됐다고 주장하듯 중국의 ‘한화’ 개념도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신청사는 최근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번역, 소개되고 있다. 연초에 나온 이블린 로스키의 ‘최후의 황제들-청 황실의 사회사’, 마크 엘리엇의 ‘건륭제’ 같은 책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화에 대한 부정이다. 한자 자료뿐 아니라 만주어, 몽골어, 티베트어 문헌 분석을 통해 만주족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남달리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례는 많다. 가령 러시아와의 국경 협상에 대해 청나라는 한문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 북방 문제는 남쪽에 사는 한족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 여긴 탓이다. 또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볼 수 있듯 여름이면 청 황제는 열하로 갔다. 문제는 왜 그랬을까다. 한화의 시각에서 황제의 여름철 열하 체류는 북방 이민족에 대한 견제구로 읽히지만 신청사의 시각에서는 만주의 전통과 자존심을 잊지 않겠다는 황제의 선언으로 읽힌다. 한걸음 더 나아가 김 교수가 눈여겨보는 대목은 팔기(八旗)에 대한 해석이다. 팔기는 청나라만의 독특한 군사·행정조직이다. 팔기에 속한 이들은 기인(旗人)이라 불렸는데, 처음엔 만주족으로 구성됐으나 청나라 팽창과 더불어 몽골·조선·여진·한족 등 다양한 민족이 발탁됐다. 그럼에도 팔기는 곧 만주족으로 간주됐다. 김 교수는 “정치, 세금, 예산 등과 관련 있던 기인이 단일민족 집단처럼 여겨진 것은 19세기 후반 반청혁명 운동의 흐름에서 나타난 근대적 현상”으로 “한족 중심 공화혁명 과정에서 중국을 지켜내지 못한 무능한 집단으로 만주족을 묘사”하기 위해 ‘기인=만주족’이란 선입관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청나라는 한화된 국가가 아니었을뿐더러 그렇다고 오로지 만주족만의 국가였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진다. 이 점은 청 황제가 ‘유학자’이자 ‘문수보살’이자 ‘대칸’임을 자임한 데서 잘 드러난다. 한족을 상대할 때는 유학자임을, 티베트를 상대할 때는 문수보살임을, 몽골 등 유목민족을 상대할 때는 대칸임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제국을 총괄하는 보편 황제의 지위였던 셈이다. 보편이란 언제나 그렇듯 텅 빈 기호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생각해봐야 할 화두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신문 2012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기/이강진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기/이강진 1. ‘저항’의 시대와 그 기원 누군가 제게 2000년대 문학에게 주어질 단 하나의 이름을 꼽으라 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저항의 시대’라고 명명할 것입니다. 물론 이 저항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저항’의 기표, 이를테면 세계에 대한 저항이나 주체를 둘러싼 폭력들에 대한 투쟁 등과는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최근의 문학이 보여주는 강렬한 ‘저항’들은, 오히려 역사적 투쟁이 끝났다는 저 냉엄한 현실과 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여러분은 제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지난 몇 해간 문학은 끊임없이 그가 떠맡을 수 있는 정치적 가능성들에 대해 고민해왔고, 또 우리 앞에 그 실천적 노력을 내놓았으니 말입니다. 실은 저의 고민도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대두된 ‘시와 정치’에 대한 격렬한 저 논쟁의 배경에는, 과연 일반적인 평가에서처럼 단지 촛불시위나 용산참사와 같은 문학 외적인 요인만이 작용했던 것일까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진단은 문학이 예술적인 층위에 안주하면서도 대중적 관심을 추수하는, 일종의 권위적 시장주의를 드러냈다는 음울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관심사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반응이라고 보기에, ‘시와 정치’논쟁은 지나치게 끈질기고 또 적극적이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단순한 사회적 정세 이상의 무언가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에, ‘저항의 시대’가 숨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2000년대 들어서 낯선 감각과 새로운 어법으로 무장한 젊은 시인들이 ‘집단적’으로 출현했다고 말한다. 이들의 출현과 반응, 이 집단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소통불능의 자폐적이고 이기적인 문학이라는 신랄한 비판이나 조금만 더 자아 밖으로 나오라는 애정 어린 충고에서부터, 여러분이야말로 ‘도래’할 문학적 민중이 될 거라는 뜨거운 격려에 이르기까지, 상이한 반응들의 폭발에 정작 시인들은 당황했다. 새로운 시들을 둘러싼 이 논의들은 여러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나를 난감하게 만드는 문제, 즉 문학과 윤리 또는 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영원 회귀하는 질문들 그리고 그 대답들로 느껴진다.(진은영, ‘감각적인 것의 분배: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 ‘창작과 비평’ 2008년 겨울호. 69쪽) 문학이 고민하는 정치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시와 정치’논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진은영의 ‘감각적인 것의 분배: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에서부터 이미 드러납니다. 하지만 시가 미학적인 완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직접적으로 정치적이어야 한다는 귀결은, ‘문학과 윤리 또는 미학과 정치의 관계에 대해 영원 회귀하는 질문들’에 대한 당연한 정답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글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진부한 결론이 아니라, 오히려 ‘2000년대의 시에 대하여’라는 그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어째서 진은영은 특정한 것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낯선 시들의 출현으로부터 시의 정치성에 대한 고민을 읽어냈던 것일까요? 80년대와 결별한 후 정치에 대한 반동적인 면모를 보여 왔던 문학이, 촛불시위와 용산참사를 목격한 후 뒤늦게 정치성에 대한 필요를 느꼈다는 해석은 지나친 음모론같이 보입니다. 반면에 이 글의 출발점이었던 ‘젊은 시인’들을 주목하는 순간,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진은영이 가진 문제의식이란 현실과 문학 사이의 괴리에 대한 즉흥적인 고민이 아니라, 포스트모던 담론 이후 등장한 새로운 시에 대한 오래된 고민이었던 것입니다. 랑시에르의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문학을 비롯한 예술 전반의 문제는 ‘감각적인 것을 분배하는’ 문제이며 그런 면에서 예술은 필연적으로 ‘정치’와 관계한다―책제목 ‘감각적인 것의 분배: 감성론과 정치’라는 말 자체에 이미 그의 문제의식과 결론이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진은영, 앞의 글, 71쪽) 진은영이 소개한 랑시에르의 감성론은, 미적 자율성의 이름으로 정치를 함께 담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당시 문단에서 이 이론을 열렬하게 환영했던 데에는, 혹시 ‘시와 정치’에 대한 고민과는 별개의 이유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저는 그것이 우리 문학이 직면했던 거대한 과제,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을 넘어설 방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어디까지나 ‘근대문학’이며, 근대의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일종의 상상적 권위에 불과하다는 이 충격적인 선언 앞에 당시 우리 문단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때마침 유령처럼 배회하던 ‘문학의 위기’에 대한 우울과 겹치면서, 가라타니의 종언론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탄으로 다가왔던 까닭이죠. 한참 후에야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른 비평가들은, 이후 너나 할 것 없이 앞을 다투어 ‘문학의 종언-이후’에 대한 갖가지의 견해들을 내놓게 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나는 더 이상 문학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습니다’라는 가라타니의 태도가 지나치게 자극적인 종언의 기표일 뿐이라거나, 그가 논의하는 내용이 일본문학만의 특수한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는 식의 비생산적인 사족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애초에 가라타니가 종언을 이야기한 맥락이 문학의 소멸을 말하는 비관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가라타니가 문학에 요구한 것은 종언을 받아들이고 그 이후에 전개될 ‘종언의 시대’를 살아가는 태도였습니다. 이것은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표제를 내걸었음에도 실제로 그가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 세계자본주의의 전개양상이었던 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요. 따라서 문학에 대한 기대를 그만두겠다는 그의 말은, 철저하게 ‘근대문학’에 부여된 상상적 층위의 정치적 역할과 그 권위에 기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가라타니에게 문제의 핵심은 ‘정치’에 있었지만, 당시 우리 문단은 그것을 성급하게 ‘문학’에 국한시키며 오해를 낳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렇게 급조된 대응담론이 아니라, 고진이 ‘종언’을 선언한 이후에 등장했던 우리의 문학 그 자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 ‘정치’의 자유, ‘정치’로부터의 자유 ‘근대문학의 종언’이 등장했던 해는, 우리 문단에서 ‘미래파’라는 새로운 바람이 막 불기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처음 그 갑작스러운 등장에 대해 보내던 우려와 달리, ‘미래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을 환영하는 이들과 비판하는 이들 모두에게 중심담론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새로 등장하기 시작한 시인들이 과거와 같이 (담론화하기 쉬운)특정 논의의 틀 안에 규정되는 일이 드물었던 까닭도 있었겠지만, 미래파 논의가 이토록 빠르게 문단의 중심담론으로 부상한 데에는 분명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죠. 이후 전개된 ‘미래파 논쟁’의 주된 핵심은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과연 ‘미래파’란 존재하는가, 둘째는 이들이 진정으로 우리 시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사실 하나가 숨어있습니다. 논쟁에 참여한 거의 모든 이들이, 별다른 합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시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움’을 보여준다는 데에 동의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미래파 논쟁’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세가 한풀 꺾였던 것에 비해,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시적 ‘새로움’에 대한 믿음은 ‘미래파’라는 분류가 유명무실해진 지금까지도 굳건히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단순히 최근 젊은 시인들의 시적 작업을 분석하여 그것이 ‘미래파’의 증거가 되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떤 이유로 우리 문단에 이러한 논의가 등장했고 또 불붙었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일인 것입니다. 어차피 우리 시의 미래는 이들이 적어나갈 것이다. 이들에게는 80년대 시인들이 걸머져야 했던 역사와 시대에 대한 채무의식이 없고, 90년대 시인들이 내세운 그럴듯한 서정, 고만고만한 서정이 없다. 그 대신에 다른 게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재미있다.(권혁웅, ‘미래파: 2005년, 젊은 시인들’, ‘미래파’, 문학과지성사, 2005. 149~150쪽) 가라타니는 문학의 종언을 가져온 중요한 전제로서, 이제 더 이상 문학이 현실의 ‘정치’나 ‘실천’을 대리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반면에 권혁웅은 ‘채무의식’이 없어짐으로써 우리 시가 시적인 새로움을 폭발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을 마련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두 사람의 차이로부터 시의 ‘새로움’이 가진 기원을 엿보게 됩니다. 이제 시는 80년대적인 ‘역사와 시대에 대한 채무의식’, 즉 ‘실천’이라는 기표에 대한 강박으로부터 당당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날의 현실이 80년대의 시가 직면했던 폭력적인 억압을 그대로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현실의 억압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시는 더 이상 불가능한 실천을 상상적으로 담보하던 과거의 역할을 해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는 ‘우리에게/아무도 총을 겨누지 않는’(진은영, ‘70년대産’) 사회가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들과 맞설 것을 요구받습니다. 가라타니가 ‘정치의 자유’로 인해 발생한 이 모순적 상황을 종언의 원인으로 인식했다면, 우리는 이 모순된 상황을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한 후 겪는 일시적인 홍역으로 여겼습니다. 저는 바로 이 분기점이야말로 어째서 진은영이 랑시에르의 감성론을 급히 ‘수혈’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설명해준다고 봅니다. ‘시와 정치’에 대한 논의는 ‘정치로부터의 자유’를 획득한 ‘새로운’ 시가, 어떻게 여전히 남아있는 저 정치에 대한 요구를 떠맡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직접적으로 정치적이면서도 첨예하게 미학적이’고 싶다는 진은영의 고백에는, 전자에 의한 ‘실천’의 획득과 후자에 의한 ‘새로움’의 향유를 동시에 소유하고픈 욕망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바로 이곳에서, 제가 진은영이 랑시에르를 소개한 배경에 ‘근대문학의 종언’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숨어있다고 말한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시적인 ‘새로움’에 대한 요란한 환영, 심지어는 강박적인 것으로마저 여겨지는 저 ‘새로움’에 대한 추수는 단순한 예술사조의 변천이나 시대적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 의지로 얻어낸 것이 아니었던 ‘정치로부터의 자유’에 대한 강한 채무감에서 기인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논의들은 ‘채무의식’의 극복이 ‘새로움’의 원동력이라고 말해왔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였던 셈이지요. 아마도 신형철은 이러한 진실에 일정 부분 닿아 있는 듯 보입니다. 그가 황지우의 시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야기하는 미학과 정치의 논의는, 앞선 것들과는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렇게 아주 엄밀한 의미에서,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이 한몸이었던 사례가 우리 시사(詩史)에 있는가? 물론 있었다. 예컨대 황지우의 시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그의 시가 대표적으로 보여준, ‘회의하면서 긴장하는’ 그 언어의 배후에는 권력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억압이라는 외적 상황이 있었다. 할 수 있는 말과 해야만 하는 말의 분열 속에서, 언어의 회의 혹은 언어의 긴장은 (시인 자신의 의지나 역량에 힘입은 바 못지않게) 상당부분 ‘역사적으로’ 성취되었다. 덕분에 그의 시는 첨예하게 미학적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으로 정치적일 수 있었다.(신형철, ‘가능한 불가능’, ‘창작과 비평’ 2010년 봄호, 375쪽) 과연 최근 우리 시는 80년대의 채무의식을 ‘극복’하였을까요? 신형철은 여기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는 과거의 시가 정치를 떠맡을 수 있었던 원인이 현실정치의 불가능함에 있었다는 가라타니의 견해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날 ‘시’와 ‘정치’가 확고한 동반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시인이 가진 분노의 감정이 미학의 이름을 통해 고스란히 정치적 정념의 형태로 분출될 수 있었던 역사적 맥락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신형철 또한 이 이상으로 나아가는 데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새로운 시와 비평에 대한 요구가 ‘아무도, 적어도 시에서는, 그 어떤 발화도 억압하지 않는’ 오늘날의 상황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가 제시하는 방향이란 ‘첨예하게 미학적인 시들에서 우선 그 미학적인 것의 핵심을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 이후에 거기에서 정치학적인 것까지를 읽어내는 일’에 그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치적’인 것과 ‘정치학적’인 것을 구분하는 신형철의 화법에서, ‘실천’의 강박과 ‘새로움’의 강박을 서로 다른 것으로 떼어놓으려는 시도를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들이 지니는 동일성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또 인정하지 않는 이상, ‘시와 정치’는 영원한 제자리걸음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3.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정치를 ‘고유한 주체의 합리성에서 유래하는 특정한 행위 양식’으로, 시를 ‘주체가 스스로의 자유 안에서 건네는 내밀한 고백’이라고 정의할 때, 시와 정치가 본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명백해 보입니다.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시인을 거부했던 이유는, 시가 가지는 본연의 속성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이었던 데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훌륭하게 완성된 공동체에게 시는 위협적인 존재가 됩니다. 왜냐하면 시가 가지는 힘이란 공동체의, 세계의 질서가 보지 않으려 하는 것들을 목격함으로써 얻어지기 때문입니다. 정치의 과정 또한 이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논의하던 랑시에르의 표현을 빌자면, ‘정치는 권력 행사가 아니’며, ‘정치는 그 자체로, 즉 고유한 주체 때문에 현실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세계의 상징체계 속에 ‘없음’으로 규정된 ‘자리-없음’(placelessness)들이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실재의 공간이라고 말했던 라캉의 언명과 동일한 맥락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치란 처음부터 통치 과정(치안)의 바깥,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만이 가능한 행위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바깥의 존재양식이야말로 시와 정치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임을 입증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쳐버린 권위’라고 생각했던 과거 문학의 정치성을 되돌아보면, 그것들이 방금 이야기한 ‘정치’와는 사뭇 다른 층위에 있었다는 것을 알아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정치적인 시’라고 불러온 것들은, ‘정치’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적인 것’에 더욱 가깝게 다가서 있었던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떤 것은 실체가 있는 폭력들에 맞서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였고, 다른 곳에서는 도래할 혁명을 향해 나아갈 것을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신형철도 이미 지적했듯이, 과거 우리 시들이 ‘정치적인 것’에 대한 행동을 통해 스스로의 정치적 역할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역사적 맥락에 기댄 결과였습니다. 때문에 이제부터 시가 추구해야 할 정치성이란 랑시에르의 진단과 같이 본래적인 의미의 ‘정치’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의 논의는 단순히 이전과 다른 ‘정치’의 정의에만 집중한 나머지, 스스로 경계할 것을 주장했던 전위적 언어에 대한 맹신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평가들은 ‘감성의 분할’이라는 개념을 통해 그것을 벌충하려 하였으나,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텅 빈 해체’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시 비평의 영역에서 그동안 관성적으로 제기되어온 ‘소통’에 대한 요구가 지닌 본질적 문제점은, 개인과 사물 세계를 ‘자명한 것’들로 번역하려는 ‘투명성’에 대한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오히려 시적 공간에서 보존해야 할 것은 개인과 사물의 불투명성이며, 빛의 언저리에 드리워진 기이한 그림자와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아닐까? (…) 그러므로 낯선 현전의 형식들에 직면해 여전히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비평이 우선 대결해야 하는 것은, 텍스트 자체라기보다는 오히려 의사소통 공동체의 지평에 나타난 저 낯선 얼룩을 깨끗이 지우고자 하는 순백을 향한 비평 자신의 욕망이 아닐까? (함돈균, ‘균열, 불면, 기화, 그리고 여백은 어떻게 정치적인 것이 되는가’, ‘얼굴 없는 노래’, 문학과지성사, 2009, 133쪽) 함돈균이 내놓은 ‘불투명성’의 문제의식은 이러한 오류를 확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명한 것’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질서란 개인과 사물을 명확하게 재단함으로써 그것들을 교정하고 규정지으려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랑시에르가 ‘세계의 감성분할행위’라고 불렀던 것과 동일한 행위를 뜻하지요. 언뜻 생각하기에 이들에 대한 저항이란 혁명의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세계의 규정들을 무화하는 시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저항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려한 수사와 문장들을 걷어내고 함돈균의 주장을 다시 읽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그가 비평이 나아가야 할 목표로 제시하고 있는 ‘비평 자신의 욕망’과의 대결이란, ‘낯선 얼룩’을 보존하고 ‘불투명성’을 획득하는 작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함돈균이 이것을 결국 우리들이 직면한 ‘낯선 현전의 형식’에 대한 옹호를 위해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의 논리는 세계에 대한 전위의 저항을 제시한 이후에 실제로 태어나고 있는 ‘낯선 형식’들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새롭게 출현한 시들을 ‘낯선 현전’과 ‘낯선 형식’으로 명명한 뒤, 이들에게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는 태도의 반동성을 비판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비단 함돈균만이 보여주고 있는 문제가 아니며, 전반적인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이 공통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그의 논리적 모순을 합리화해줄 수는 없을뿐더러, 오히려 우리 문학담론 전체의 병폐를 폭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한마디로 해체나 전위를 통한 저항의 대부분은, 다분히 사후적인 평가를 위해 ‘만들어진’ 정치성이었던 셈입니다. 백낙청은 자신의 글에서, 시의 정치성에 대한 논의들이 가지는 이러한 환원론적 오류에 대해 일침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통상적인 의미의 윤리 내지 도덕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문학의 진정한 윤리임을 강조하는 데 머물 경우 그것은 구체적인 정치현실과 무관한 또하나의 정언명령을 발하는 것밖에 안 된다.’(백낙청, ‘우리시대 한국문학의 활력과 빈곤’, ‘창작과비평’ 2010년 겨울호, 20쪽)고 강조합니다. 그의 이러한 지적은 매우 정확한 것이어서, 대부분의 논의들이 가지는 정치성이 단지 제스처에 불과한 껍데기라는 것과 함께, 이제는 그러한 논의방식들이 하나의 새로운 정형이 되어가고 있음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백낙청은 그 너머로 논의를 이어가지 못한 채, ‘동아시아 전통에서 말하던 도덕, 즉 도(道)와 ‘도의 힘’으로서의 덕(德)에 대한 사유가 실종되고 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방향을 선회합니다. 그의 글에서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드러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가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도(道)는 노자의 ‘道’ 개념으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규정적 명명을 거절하는 상태로서의 이 개념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적 사고와 밀접하게 연관되는 부분이지요. 그리고 덕(德)을 일종의 공동체적 당위성, ‘세계-내-존재’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합의점으로 바라본다고 할 때, 우리는 백낙청의 이 진술이 포스트모더니즘 담론들의 한계를 재차 강조하고 있음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즉 ‘동아시아 전통에서 말하던 도덕’을 이야기함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이 도달할 수밖에 없는 허무주의가 앞뒤 없이 계속된 막무가내식 해체의 결과임을 꼬집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백낙청의 지적은 매우 합당함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이 지적을 어디까지나 ‘모더니즘 논의’의 문제로 국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낙청은 (모순을 드러낸)이들과 달리 ‘다른 흐름’들이 있음을 주장하며, 그것의 구체적 성과로 자신이 전개해 온 리얼리즘 논의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적인 리얼리즘 논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 랑시에르의 감성론보다 훨씬 우리의 현실에 밀착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논쟁적인 문제제기를 피하기 위해 자세한 검토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역시, 마구 가거나 너무 가서는 잘 갈 수가 없다’는 경구적 발언을 인용하는 백낙청의 태도로부터, 우리는 자신이 발전시켜온 리얼리즘론의 우월함을 주장하는 그의 함의를 어렵지 않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오늘날 문학이 직면한 문제가 이전부터 계속되어온 리얼리즘 대 모더니즘의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전에 없던 시적 변화들은 문학이 직면한 고민을 그대로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더니즘 논의’로 한정짓는 태도는 여전히 ‘시’와 ‘정치’를 별개의 것으로 보려는 자세를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강동호는 이러한 오류를 극복하고 정치성의 논의를 상당 부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재현행위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한계를 오롯이 인정하고, 그 실패로부터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한 우회로를 탐색하기 시작합니다.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여기까지인지도 모른다. 시의 잠재적 정치성을 긍정적 어법인 잠재성의 정치로 바꾸는 일은 오롯이 독자에게 남겨진 몫일 것이다. 아울러 저 시적 언어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찾아주는 것, 즉 시의 유물론적 조건을 탐사하고 그것을 현실의 언어로 변환시키는 ‘목숨을 건 비약’(salto mortale)을 감행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비평가의 몫이다. 이러한 작업은 오늘날의 미학과 사회적 현실 간의 상관도를 상세히 규명하는 사회학적 분석에 해당하며, 이를 근거로 이 세계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던지는 복화술사의 정치에 속할 것이다. (강동호, ‘존재론적 비명으로서의 시적인 것’, ‘창작과비평’ 2009년 가을호, 312쪽) 시의 언어는 삶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처한 시공간을 써냄으로써 제 기능을 수행한다는 그의 주장이 기존의 ‘텅 빈 해체’와 결별할 수 있는 것은,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여기까지인지도 모른다’는 진실에 과감하게 다가서는 태도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강동호가 ‘비평의 의무’라고 여기고 있는 ‘시의 유물론적 조건’을 탐색하는 행위란, 어디까지나 시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예외성 너머에서만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시가 세계에 대한 어떠한 물리적 강제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양식을 이끌어내기 위한 선전이 되는 순간, 그것이 이미 시로서의 생명력을 상실한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와 시인에게 ‘예술가의 의무’라는 이름하에 불가능한 것들을 요구하는 일이란 기만에 다름 아닌 셈입니다. 물론 제가 여러분에게 ‘시는 정치적일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가 가진 예외성을 인정하는 것은, 오히려 강동호가 지적했듯 오로지 시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초석이 됩니다. 왜냐하면 시의 예외적 속성에 대한 고의적인 망각이란, 시가 ‘정치적인 것’에 봉사할 것을 요구하는 논리의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현실정치에 대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없는 시를 가지고 통치행위에 연관된 영향력을 고민하려다 보니, 우리 시는 필연적으로 스스로의 불가능성을 은폐하고 왜곡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신형철이 말한 ‘역사적 맥락’이 소멸한 지금, 더 이상 망각의 방법은 통용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문학은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자신을 첨예하게 인지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조건’들을 낳았던 본래의 ‘정치’로 회귀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4. ‘상상적 대리자’에서 ‘상상의 대리자’로 앞서 저는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문학의 의무란,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이분법적 구분을 모두 넘어서는 것으로만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은 모더니즘-리얼리즘의 이분법적 구도를 해체하자는 맥락의 이야기가 아니라, 분리된 담론으로 여겨져왔던 각각의 한계들을 한번에 조망하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극복할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가라타니는 자유로워진 ‘정치’의 시작이 ‘문학의 종언’을 가져왔다고 했지만,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기실 오늘날 우리 문학이 직면한 위기는 달리 보면 ‘정치’의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격렬한 투쟁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음에도, 우리에게 ‘80년대적 실천’은 커다란 그림자가 되어 여전히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해 두 가지 과제를 오늘의 정치에 요구합니다. 하나는 우리가 지난 역사를 통해 이미 민주화를 달성했다는 승리의 착각을 극복하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투쟁의 과정을 경험하며 우리에게 각인된 ‘실천’의 기표에 대한 강박을 벗어던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두 과제는, 흥미롭게도 문학이 직면한 과제이기도 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유입 이후, 이제까지 문학은 더 이상 대문자로 적어야 할 정치행위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를 내달려왔습니다. 지금에야 그 유행이 거의 수그러들었지만,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거대담론이 사라졌다’는 구호가 굉장한 인기를 얻었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지요. 그러나 80년대의 투쟁이 맞서왔던 억압의 구조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깊은 이면에 내재된 채 현존하며, 오히려 더욱 교묘한 전술로 우리를 구속하고 있습니다. 허용된 자유의 형태로 드러나는 자본주의의 자유는 문학이 겨냥할 만한 명확한 적대를 제공하지 않았지요. 이후 문학은 진퇴양난의 고민에 휩싸였던 것입니다. 해체주의의 대안적 담론을 추수하자니, 그것은 이미 ‘거대담론의 붕괴’라는 잘못된 필요조건을 요구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고, 과거의 실천적 구호를 답습하자니 오히려 그 적대행위 자체가 초자아적 정언명법이 되어 주체를 구속할 뿐이었습니다. 확고한 결단이 불가능했던 문학은 결국 두 가지 사이에서 모호하게 표류하였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기형적인 ‘미래파’의 규정과, 그들의 부족한 정치성을 벌충할 ‘시와 정치’의 논의였던 셈입니다. 흑백논리의 모순을 회색이 되어 피해보고자 한 것이죠. 그러나 이러한 자기합리화는 문학의 생명력을 더욱 옥죄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며, 가라타니의 진단대로 문학은 독자들에게 더 이상 스스로의 권위를 내세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몇몇 비평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미적 모더니티의 운명’으로 설명해보려는 시도를 했지만, 그것이 억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들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었을 일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문학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방향성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문학이 철저하게 현실정치의 바깥에 존재하는,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의 역할을 재인식할 것을 주장합니다. 과거의 문학이 불가능했던 정치의 ‘상상적 대리자’ 역할을 통해 권위를 획득했다면, 이제부터 문학은 그것을 넘어서서 현실정치의 불가능한 감성을 떠맡는 ‘상상의 대리자’가 됨으로써 그것을 넘어서야만 하는 것입니다. 놀랍게도 벤야민은 이미 1929년에 이러한 개념의 기초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초현실주의자들이 그 ‘공산주의자 선언’이 오늘날에 내리는 지령을 파악한 유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들의 얼굴 표정을, 매분 60초 동안 째깍거리는 자명종의 숫자판과 맞바꾸며 짓고 있다. (발터 벤야민, ‘초현실주의’, ‘발터 벤야민 선집 5’, 길, 2008, 167쪽) 오늘날의 문학은 현실정치가 절대로 수행할 수 없는 두 가지의 역할을 짊어짐으로써 스스로의 정치성을 획득해내야 합니다. 우선 첫째는 ‘정치적인 것’들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정치를 대신하여 ‘정치’만의 고유한 미래적 지향을 상상하는 일입니다. 수많은 조건들의 제약을 받는 ‘실천’을 대신하여, 문학은 자신의 자유로움을 통해 ‘정치’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아나키스트적 상상력을 회복해야 합니다. 억압의 구조가 주관적 폭력에서 객관적 합리성으로 이행된 이상, 현실정치의 조직적인 치밀함만으로는 저 합리성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문학은 이들에게 객관을 넘어설 상상력을 부여함으로써, 저 ‘정치’에 부재하는 ‘미래에의 의지’를 대신하는 역할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벤야민에게 ‘초현실주의자’로 상징된 예술가의 의무가 다음 시대로부터의 지령을 파악하는 것이었듯이, 시인이 세계를 조망하는 소실점들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란 처음부터 저 상상력을 지켜내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문학에 부여된 두 번째 역할은, 우리 주변의 ‘얼굴 표정’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바라보는 일입니다. 벤야민의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역사는 한 번도 진보하지 않았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친부살해를 통해 권력구조를 뒤집은 형제는 결국 그들 중 한 사람이 아버지의 권좌에 앉음으로써 권력을 더욱 강하게 재생산하고 맙니다. 마찬가지로 ‘혁명’을 자처했던 지난 역사의 모든 변화들은, 대개 그 결과가 새로운 지배구조를 낳는 반복을 가져왔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문학이야말로 이러한 역사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최후의 희망이 됩니다. 이제까지의 혁명이 다시 권력이 된 까닭은, 그 전개과정 안에서 필연적으로 소외되는 이들을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학은 현실정치의 과정이 미처 목격하지 못하는 그늘에까지도 자신의 시선을 가져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학이야말로 모두를 끌어안을 영구한 혁명, 벤야민이 희구했던 단 한 번의 진보를 완성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사명을 띠고 있는 것입니다. 어떠한 수식을 붙인다 하더라도, 문학이 감행하는 정치란 처음부터 예외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문학이야말로 라캉적 ‘없음’이 된 자리들, 상징체계에서 추방된 이들과 초대받지 않은 미래를 세계 속에 드러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감성분할을 재분할하는, 상징계를 넘어설 ‘미학적 예술 체제’의 실재인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시와 정치’에 대한 논의가 이제 끝났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 [지방시대] 도시 스토리의 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도시 스토리의 힘/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려면 왠지 머리에 꽃을 꽂고 가야 할 것 같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려면 가우디의 건축 얘기를 미리 듣고 가야 할 것 같은, 중국 베이징에 가기 위해서는 자금성의 영욕의 역사를 읽고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아마도 그것은 그 도시가 내뿜는 스토리의 힘이리라. 최근 세계의 도시들은 이른바 스토리 전쟁에 돌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리적 변화를 주도하는 건축의 영향력은 말할 나위 없이 막강하다. 그러나 그 건축물이나 건조물에 생명을 부여하고 부가가치를 만드는 것은 스토리의 힘이다. 아무런 스토리가 없는 마천루는 그 자체로 마천루일 뿐이다. 그러나 볼품없는 자그만 우물 하나도 풍부한 스토리가 있을 때는 마천루 이상의 감흥을 준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를 지상 최고의 독특한 건축도시로 만드는 것은 건축물의 외양만이 아니라, 천재적 건축가 가우디와 그의 절친한 후원자 구엘과의 애증의 스토리, 아직 끝나지 않은 웅대한 성 가족 성당 건축을 둘러싼 스케일 넘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개 도시의 스토리는 천재적, 영웅적, 성공적 스토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어느 건조물을 만드는 데 천재적인 노력, 어느 영웅적인 헌신, 웅대한 업적의 스토리 등이 그런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보통 서민의 애환이나 어두운 역사의 단면도 좋은 도시 스토리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이른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즉, 어두운 역사의 단면을 관광자원화하는 경향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수많은 외침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국토의 다양한 스토리 자원들이 천재적 성공의 스토리를 유지하지만, 애환의 스토리들도 많이 산재해 있다. 그동안 우리는 이러한 스토리 자원들을 부끄러운 역사적 사실로 애써 외면하거나 사소한 것들로 치부하여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어느 분은 우리나라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했지만,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가 스토리의 보고여야 한다. 아무리 지천으로 널려 있는 이야기의 원재료들도,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스토리로 엮이고 스토리텔링이 되어야 의미가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은 기껏해야 200여년의 역사적 흔적을 엄청나게 세밀하게 밝히고 조명하고 있다. 기간으로 치면 우리나라의 역사책보다 훨씬 얇아야 할 책 두께가 우리보다 두껍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미국의 유명한 역사관광지라고 찾아가봐야 기껏해야 남북전쟁이나 독립전쟁의 역사 등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얼마나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하여 세심하게 역사적 스토리 자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문제는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다. 스토리의 자원은 무엇보다 역사 자원이 필수적이다. 역사에는 사건과 인물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 자원뿐만 아니라 마을과 동네마다 얽힌 사연들도 충분히 스토리 자원이 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도시의 스토리 자원을 발굴하기 위해서 지역과 마을의 스토리 개발과 스토리텔링에 눈을 떠서 이를 관광자원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새해 시청률 잡아라” 드라마4편 출격

    “새해 시청률 잡아라” 드라마4편 출격

    새해를 맞아 방송사들이 신작 드라마를 쏟아내며 기선 잡기에 나섰다. 새해 첫 드라마는 채널의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네 편의 신작 드라마는 장르와 색깔면에서 차별성을 띠고 있어 올해 드라마의 트렌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해 벽두부터 가장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예상되는 것은 수목극 시장이다. 시청률 1위를 달리던 ‘뿌리깊은 나무’의 퇴장과 맞물려 4일 세 편의 드라마가 동시에 첫방송을 시작하기 때문.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제2의 ‘성균관 스캔들’을 노리는 MBC 수목극 ‘해를 품은 달’이다. 정은궐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경성스캔들’의 진수완 작가와 ‘로열패밀리’의 김도훈 PD가 의기투합했다. 2010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성균관 스캔들’도 정 작가의 작품이다. ‘해를 품은 달’은 기억을 잃고 무녀가 된 세자빈과 왕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한가인과 김수현·정일우 등 꽃미남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사극으로 재미를 봤던 SBS는 오랜만에 전문직 드라마를 들고 나왔다. SBS 새 수목극 ‘부탁해요 캡틴’은 항공 파일럿의 세계를 그린 작품. 여성 조종사 한다진 역에 구혜선이 캐스팅됐다. 이성적이고 완벽주의자인 기장 김윤성 역은 지진희가 맡는다. KBS는 로맨틱 코미디로 승부수를 던진다. 새 수목극 ‘난폭한 로맨스’는 스포츠 스타 박무열(이동욱)과 그를 경호하게 된 무열의 안티팬 유은재(이시영)가 앙숙으로 등장한다. ‘연애시대’의 박연선 작가와 ‘소문난 칠공주’, ‘태양의 여자’를 연출한 배경수 감독이 손을 잡았다. 제작진은 “가벼운 사랑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을 투영해 내는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SBS는 2일부터 새 월화극 ‘샐러리맨 초한지’를 첫 방송했다. 샐러리맨들의 일상을 풍자와 해학으로 그린 작품이다. 중국의 역사 소설 초한지를 샐러리맨들의 삶에 빗대 난세를 이겨내는 처세술과 경쟁에서 이기는 전술 등을 풀어낸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인 유방, 여치, 우희, 항우, 진시황 등을 드라마에도 그대로 활용했다. 특히 드라마는 지난해 시청률 40%를 돌파했던 SBS ‘자이언트’의 연기자와 제작진이 대거 합류했다. 장영철·정경순 작가와 유인식 PD 등이 힘을 합쳤고 이범수, 이덕화, 김서형, 이기영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샐러리맨들이 공감할 만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꿈과 희망을 선사하겠다.”고 자신했다. 신작 드라마의 등장과 함께 월화극은 혼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의학 전문 드라마 ‘브레인’의 강세 속에 MBC ‘빛과 그림자’의 상승세가 맞물려 당분간 치열한 1위 다툼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한·중 관계 한단계 더 발전하는 한 해로

    한·중 관계 한단계 더 발전하는 한 해로

    중국과 수교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역사인식 문제, 북한 문제, 서해 불법 조업 문제를 비롯한 크고 작은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 동안 한·중 관계는 정치와 경제, 문화를 망라한 모든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한국은 중국의 제3위 교역 상대국이자 최대 인적 교류국이고,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투자 상대국이자 인적 교류국이 됐다. 한·중 관계는 이런 급속한 발전을 기반으로 2008년 5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양국 관계의 발전은 눈부실 정도이다. 지난해 한·중 교역액은 2010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2400억 달러(약 277조원)로 추정된다. 이런 증가추세라면 머지않아 양국 교역량 3000억 달러, 4000억 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중국은 1978년 개방 이후 2011년까지 33년간 연평균 9.8%의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으며, 2010년에는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자동차 및 컴퓨터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9%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중국은 ‘현재 진행형’인 유럽발 세계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에도 8% 이상의 고도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경제성장에서뿐만 아니라, 우주정거장 발사와 우주선 도킹, 초고속열차 제작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이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고, 이 지역 평화와 안정의 확보를 위해서는 상호 가장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있는 한·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이 긴요하다. 주요 2개국(G2)의 하나인 중국과 세계 제10위권의 경제력을 갖고 있고 전략적 요충에 위치한 우리나라 간 관계는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세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의 과업이지만,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이면서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의 안정 및 평화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수천 년의 교류역사를 갖고 있는 한·중 간 소통과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북한 지도자 사망 이후 한반도 주변 정세의 변화 가능성 속에서 연초부터 준비하고 있는 양국 지도자의 교차 방문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한·중 간 전략적 이해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어려운 국제경제 환경 속에서 양국 지도자 간 격의 없는 의견 교환과 협력 증진 방안 모색은 한·중 양국 모두에게 긴요하고 매우 유익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 공식적인 협상 단계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두 나라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만들 것이다. 한·중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입각해 경제와 문화, 인적교류는 물론 정치와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서로 더 잘 이해하고 더 신뢰하며, 서로의 입장을 더 존중하며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두 나라의 관계가 보다 안정적이고, 호혜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나아가 세계의 안정과 평화 유지, 그리고 지속적인 성장·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믿는다. ‘소나무가 잘 자라면 잣나무가 기뻐한다’(松茂栢悅)는 말이 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나라인 중국의 지속적인 발전을 진심으로 바라며, ‘좋은 이웃’ 중국과 함께 동아시아와 세계의 아름답고 희망찬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한·중 국교 회복 20주년이 되는 2012년이 한·중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뜻깊은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도심 옛 모습 남겨야… ‘2030플랜’ 시민과 함께 고칠 것”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듣는다] “도심 옛 모습 남겨야… ‘2030플랜’ 시민과 함께 고칠 것”

    “서울의 도시기본계획인 ‘2030플랜’은 새롭게 수정돼야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신문과의 2012년 신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시민이 함께하는 도시계획’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시청 신청사 지하 2층에 2500평 규모로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니어처 전시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 “공무원이 은퇴하고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는 세밀한 계획을 이르면 1월 중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통합의 한 축인 박 시장은 정당 개혁과 관련, “전문가 집단을 향한 개방성, 20~30대를 포괄하는 인터넷 정당, 10대와 20대 국회의원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담: 송한수 사회2부 차장 →지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내다보는 사자성어를 들면. -‘시민시장’(市民市長), 이 말 자체가 지난 한 해를 상징하는 특별한 단어이고, 모든 서울시 행정의 철학이 되고 기본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또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의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와도 연결된다. 우리는 시민이라는 배를 타고 있다. 선거 중에도 나는 쪽배이고, 한나라당은 큰 항공모함이라는 비유를 했다. 그쪽은 물을 거슬러 가 폭풍을 만났고, 우리는 물 흐름을 잘 타서 무사히 항해할 수 있었다. 시민이 물이고 정치인·행정가는 배다. 그 배를 시민이 바라고 소망하는 대로 잘 이끌어야 항해에 성공할 수 있다. →취임 두 달이 넘어섰다. 시민단체 시절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이 나쁜 점은 내 마음대로 못 한다는 것이다. 말도, 행동도, 실천도 자유롭지 않다. 동시에 관료주의라 비난받는 공무원 시스템이(내가) 꿈꾸었던 많은 것을 실천하는 토대가 되기도 한다. 과거 시민단체에서는 ‘이것 한번 해봐.’ 그러면 말을 안 들었다. 서울시에서는 어디선가 말하면 바로 챙겨 추진정책으로 올라오는 피드백이 확실하다. →그 사이 제일 잘한 정책은 뭔가.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외에 여론의 주목을 못 받은 것 중 하나는 ‘시민소통활성화센터’다. 과거에는 어떤 과에서 정책을 펴내면 다른 부서는 일일이 따로 찾아봐야 했는데 이것을 공유하는 내부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외부에도 공개하겠다. 미국에서 데이터(www.data.gov)라는 공개 사이트가 어마어마한 경제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또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던 택시 부분의 교통 혁신도 들 수 있다. 새해에는 이런 방향의 정책이 더 쏟아져 나올 것이라 본다. ●“시민소통 활성화센터 잘한 듯” →야당 대통합의 한 멤버로 참여한다. 새해 총선과 대선 전망은. -시민들의 변화 욕구가 강하다. 시민들은 가슴에 와닿고 감동 있는 정치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앞으로 총선, 대선 모두 다 그럴 것이다. 스스로 혁신과 변화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승패가 날 것이다. →민주통합당 입당 시기는 언제로 보고 있는가. -혁신·통합이 이뤄지면 입당하겠다고 처음부터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까지는 모르겠다. 제가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쉽지 않을 것이라 본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통합하면 좋겠지만, 안 되면 연대라도 합의하기를 바란다. ●“2030 포괄 인터넷 정당 필요” →정치적으로 ‘이상적인 형태’는 어떤 모습인가. -우선 정치에는 ‘정치꾼’ 같은 이미지가 아니라 안철수 교수와 같은 전문직종, 또 나 같은 시민사회 사람들도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개방성이 있어야 한다. 두 번째로 인터넷 기반의 20~30대가 ‘꼰대 같다’고 느끼지 않는 ‘인터넷 정당’이 돼야 한다. 세 번째는 현장에서 쏟아지는 재미난 정책을 통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19세 최고위원 하나 만들고 26세 국회의원 하나 만들어라.’라고 주장했다. 이것을 한나라당이 먼저 받아들인 것 같다. →공천지분 문제가 입당 조건이 될 수 있나. -나를 지원하고 있는 분들은 시민이라는 바다인데 그런 지분 얻어서 뭐하겠는가. →안철수 교수가 ‘대권수업’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정치는 아무리 외부에서 하라고 해도 본인의 실존적 결단과 운명적 인식이 없으면 못 한다. 나도 그랬다. 안 교수에게도 어느 순간 그런 계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정치는 영원히 안 하면 행복한 것이지만 운명처럼 다가온다. 우리 사회에 안 교수 같은 분은 직접 정치에 관여하지 않아도 수많은 발언·참여 기회가 있다. 그런 면에서는 학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는 것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닌가. →남북 교류 차원에서 ‘경평축구’를 제안할 것이라는데 어떤 계획인가. -지금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어 푸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푸는 것보다 스포츠나 문화예술로 푸는 게 낫다. 경평축구는 역사적 전통이 있는 것이라 중앙정부가 허락만 하면 된다. 서울시에는 남북교류기금이 180억원이 있다. 얼마 전에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연주회 때문에 북한에 다녀왔다. 경평축구가 좋은 실마리를 만들 수 있지 않겠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는 여전히 시끄럽다. 좋은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국회 결의가 이뤄져 재결의는 쉽지 않다고 본다. 국회가 풀어야 할 문제다. 서울시는 법령, 특히 조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태스크포스팀을 만든 것이다. 전체 조례를 확인해서 FTA와 관련한 대안을 챙겨야 할 게 없는지, 어떻게 지원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계획은. -지하철·버스 요금은 왜 안 올리느냐고 비판받는 상황이다. 올리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번 인상을 버스·지하철의 혁신 기회로 삼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의회에 150원 인상안이 올라가 있는데 그렇게 올려도 여전히 적자다. 버스·지하철만으로 서울시는 한 해 9100억원가량 적자를 본다. 이 중 2000억원 넘는 돈은 중앙정부 정책에 따라 노인 무료 운임으로 부담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는 예산 국회에 1000억원을 부담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하철의 특허 보유 현황 및 외국 진출 가능성을 분석했다. →페트병 수돗물 아리수를 유료화할 생각이 있나. -어느 정도 인식이 달라진 후에 유료화를 해야 한다. 한 자치구에 100명씩, 2500명 규모의 주부 모니터링단을 구성할 생각이다. 이분들이 마셔 보고 ‘왜 생수를 돈 주고 사 먹느냐’라는 여론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1조원이 들어가는 고도정수시설을 동시에 하고 있기에 비판을 했는데, 갈수기가 되니 고도정수처리장이 없는 수돗물은 냄새가 나더라. 지금은 이른 시일에 예산을 투입해 고도정수시설을 완성하려고 한다. →지난 서울시 인사를 어떻게 자평하나.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됐다. 기술직·여성도 파격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여성은 워낙 자원이 없었다. 자치구 교류도 예전에는 한번 나가면 본청으로 들어오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나간 분들에게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다. 하급직 인사는 2월까지 할 예정이다. 여러 경로로 인사 제안을 받고 있다. 1월 중순쯤 세밀한 계획까지 발표할 것이다. ‘감동 인사’와 ‘성장 인사’를 하겠다. 서울시에 계시다 은퇴한 분들까지 배려할 계획도 있다. 은퇴 공무원들은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500평 규모 市미니어처 전시” →가락시영아파트 종상향 문제 등으로 뉴타운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가락시영은 특별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 경실련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종상향은 됐지만 실제로 용적률을 따지면 큰 변동이 없다. 비판의 팩트가 틀린 것도 있다. ‘2030플랜’ 같은 도시계획이 새롭게 수정돼야 한다. 도시 미래에 대한 철학과 이론 등이 반영돼야 한다. 또 좋은 건축주가 좋은 건물을 만드는 것처럼 좋은 시민이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 미래 도시를 이해하는 시민의 참여와 교양이 함께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신청사 지하 2층에 ‘서울 도시 미래관’을 만들고 싶다. →서울의 모습, 비전은. -근원적으로는 지역공동체를 말씀드렸다. 서울시 도시 정책은 잘못됐다. 요즘 사대문 안쪽을 복원하고 있는데, 구도심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어야 했다. 피맛골이라든지 한옥 등이 다 없어졌다. 큰 틀에서 전체를 조망하고 서울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에 바란다’ 포스트잇 중 제일 눈길을 끈 것은 뭔가. -‘야근 없는 세상!!’ 정리 문소영·강병철기자 symun@seoul.co.kr ▲박원순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 출생, 경기고 졸업·서울대 사회계열 1년 제적·1979년 단국대 사학과 졸업·1992년 영국 런던 LES 디플로마 취득, 1980년 사법시험 합격(22회), 대구지검 검사, 1983년 변호사 개업,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1993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객원연구원, 1995~2002년 참여연대 사무처장, 2001~2010년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 2006~2010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신년사설] 격동의 임진년 대한민국 새 좌표를 세우자

    2012년 임진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해가 바뀌면 으레 하는 다짐이지만 올해는 더욱 각별하다. 나라 안팎으로 격동의 해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들어선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다. 우리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 또한 권력 교체기를 맞았다.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남북관계를 재정립하고 양대 선거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 해다. 그러나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와 세대 갈등은 여전히 분열과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끝의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 만만찮은 도전과 시련의 시기를 우리는 하나가 되어 넘어서야 한다.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소통과 화합, 변화와 혁신의 좌표를 새로 세우는 한 해로 삼아야 한다. 올해 대한민국호(號)가 한반도를 둘러싼 역사적 격랑을 잘 헤쳐 나가려면 온 국민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민주화·산업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무이한 나라다. 평화적 정권교체와 언론자유, 그리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등이 그 징표다. 정보화와 K팝 열풍에서 보듯 일부 문화지표에선 선진국을 앞선 단계다. 그러나 개발독재와 권위주의의 그늘 속에 십수년째 선진국의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역 및 계층 간 갈등에다 이 정부 들어 세대 간 갈등까지 더해져 우리 사회는 ‘분노의 도가니’로 변한 느낌이다. 그것도 모자라 온·오프라인에서 진보와 보수가 사사건건 편을 갈라 삿대질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무상급식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을 놓고 벌인 여야의 타협 없는 드잡이는 목불인견이었다. 이제 국력과 국격 신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권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청와대는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과 소통 역량을 키워 임기 말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야도 ‘안철수 바람’을 교훈 삼아 당리당략에 함몰되지 말고 대화와 절충으로 ‘숙의 민주주의’를 꽃피움으로써 정당정치의 유용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시대는 사분오열된 우리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양대 선거는 그런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는 인물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 대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복지국가로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자신감을 갖고 남북대화와 교류를 새롭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모아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고 북한 체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는 데도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인권 신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는 등 국제사회 기여도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국제 무대에서 우리의 발언권도 커져,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핵 폐기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준을 지키라고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하다. 설비투자의 격감 속에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3.7%로 떨어졌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40만명에서 올해에는 28만명으로, 수출 증가율은 19.2%에서 7.4%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한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바닥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자칫 기업의 투자 위축-소득 감소-소비 위축-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재정위기, 20여년 만의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등 ‘3중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 시대로 몰고 가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2~4월 위기의 진원지인 남유럽 채권 8300억 달러 중 3300억 달러가 만기 도래한다. 유로존 채권국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한 국채 매입으로 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면 재정위기 심화, 실업률 급등, 성장률 둔화 등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양대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이 ‘표(票)퓰리즘’ 경쟁에 나서게 되면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은 고사하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재정건전성이 돌이키기 힘든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 정착 과정에서 불안이 야기되면 한반도 리스크 증가로 금융 불안과 외국인 자본 이탈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대처하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길밖에 없다. 무엇보다 엄격한 재정 규율을 통해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 추경 편성과 복지 확충 등 정치권의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결사 항전’의 자세로 맞서야 한다. 위기가 집중되는 상반기에 지출 비중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필요하다.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서민들의 고단함을 덜어주는 정책적 배려에도 결코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갈등 조정 기능이 미약하고 남에 대한 배려 등 공동체 정신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도 올해는 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사회 안전판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양극화가 심화돼 사회 통합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에 현재 가장 필요한 정책은 사회 통합이라고 지적한 것은 뼈아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더불어 사는 능력이 최하위라는 조사도 절망감을 안겨 준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나만이 옳다는 독선적, 편향적 자세에서 벗어나 남의 권리와 주장도 수용하는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공생하는 문화가 확립되지 않으면 소외와 단절의 골은 메워질 수 없다. 정부의 갈등 조정 및 중재 기능도 확립해야 한다. 소통을 통한 주민의견 수렴, 이에 바탕을 둔 정책 등으로 정부가 공정한 조정자·중재자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양대 선거를 틈탄 이익단체들의 ‘떼법’은 법과 원칙으로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가정과 학교는 미래를 짊어질 신세대들이 ‘성공’이라는 단선적 가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약자를 보듬고 살아가는 공동체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육은 사회적 신분 상승의 통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학생이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대학에 못 다니는 일이 없도록 등록금 실질 인하 등 고등교육에 대한 접근권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지난해 확산된 고졸채용 정책을 착근시키고, 학력 간 임금격차를 해소해 묻지마 식 대학 진학에 따른 학력 낭비도 진정시켜야 한다. 대한민국호가 격랑을 헤치고 다 함께 행복한 나라를 향해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책꽂이]

    ●철강왕 박태준 경영 이야기(서갑경 지음, 윤동진 옮김, 한언 펴냄)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포항제철의 파란만장한 성장사를 엮은 책. 하와이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1992년 포스코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한 것을 계기로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맺은 인연, 1969년 한·일 양국이 포항제철 프로젝트의 기본협정에 서명한 순간 12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일군 뒷얘기 등이 사진 자료와 함께 생생하게 담겼다. 1만 4000원. ●제7대 죄악, 탐식(플로랑 켈리에 지음, 박나리 옮김, 예경 펴냄) 중세 이래 현대에 이르기까지 탐식(貪食)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천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중세에 일곱 가지 죄악 가운데 하나로 치부됐던 탐식은 현대에 와서도 죄로 여겨진다. 영양학적 견해 때문에 탐식하는 사람에게 죄책감이 남고, 사회적·도덕적 약점이 되기도 한다는 것. 1만 9800원. ●소설 러일전쟁 군의관(비켄치 베레사예프 지음, 김준수 옮김, 마마미소 펴냄) 러일전쟁에 관해 우리나라에 소개된 문학작품은 아직 없었다. 이 전쟁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으로는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됐다. 러시아 스탈린대상 수상 작가이자 양심적인 의사인 저자의 대표작. 저자는 러시아군 이동 야전병원 군의관으로 러일전쟁에 참전해 만주전선에서 겪은 사건을 실화 문학으로 엮었다. 1만 4000원. ●모자 씌우기 1, 2권(오동선 지음, 모아북스 펴냄)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의문의 우라늄농축실험, 200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 CIA, 참여정부 그리고 과학자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의 이면, 2007년 말 이명박 정부로의 인수인계 과정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역사 속에 가려져 있던 민감한 남한의 핵에 관한 내용을 팩션 형태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PD로 일한 바 있다. 전권 2만 6000원. ●창백한 죽음(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문학에디션뿔 펴냄) 지난 8월 국내에 출간된 스릴러 소설 ‘사라진 소녀들’로 인기를 얻은 독일 작가의 신작 소설. 무자비한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100명 중 4명꼴로 존재한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실체를 파헤친다. 여형사와 사립 탐정이 잇따라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1만 3800원. ●아버지 당신을…(소재원 지음, 책마루 펴냄) ‘나영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등을 쓴 작가의 신작 소설. 치매 진단을 받은 퇴직 교사 아버지와 명예퇴직을 당한 중년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냈다. 1만 2000원.
  • [‘나눔정신’ 실천하는 기업] 삼성

    [‘나눔정신’ 실천하는 기업] 삼성

    삼성은 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우리 사회 곳곳에 꿈과 희망을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토양이 좋은 곳에서 나무가 잘 자라듯 기업이 커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가 튼튼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상생 추구의 경영 철학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의 토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65년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해 문화 보존과 문예 진흥 활동을 펼쳐 왔고, 이후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호암재단 ▲삼성언론재단 ▲성균관대학교 및 중동학원 등을 설립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사회공헌 활동을 좀 더 실천적으로 펼치기 위해 1994년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공헌 활동 전담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을 창설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사회공헌 활동을 사회 복지, 문화 예술, 학술 교육, 환경 보전, 국제 교류, 체육 진흥 등 6대 분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또 희망의 공부방 만들기, 열린 장학금, 소년소녀가장 지원, 밝은 얼굴 찾아주기 사업 등 사회공헌 중점사업을 펼치고 각 사마다 ‘업의 특성’을 살린 공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사회봉사단은 사회공헌 중점사업을 종합적으로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각 지역 사업장별로 이루어진 100개의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 임직원은 총 3700여개의 봉사팀에서 자신의 업무 특성과 취미, 특기를 살린 봉사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제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희망의 4계절(미국), 볼쇼이극장 지원(러시아), 일심일촌행동(중국) 등 해외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2009년에는 지역사회의 정확한 요구를 파악해 국민에게 호응받는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지역 자원봉사센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공동 대처했다. 회사 보유 경영 자원과 경영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봉사 활동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기 부여 방안을 마련해 ‘국민과 호흡하는 따뜻한 삼성’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해피투게더,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창조한다.’는 비전을 갖고 희망, 화합, 인간애의 가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나눔으로 사회에 희망을’, ‘지역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임직원 참여 인간애 구현’이라는 임무로 구체화되고 있다. ‘희망’은 삼성이 희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의미이고, ‘화합’은 삼성이 펼치는 모든 사업을 지역사회 파트너단체와 연계해 지역사회와 함께 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인간애’는 삼성 임직원 모두가 나눔 활동을 통해 더욱 밝은 사회를 함께 가꾸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미, 2주새 서울·워싱턴 오가며 6자회담 재개 등 협의

    한·미, 2주새 서울·워싱턴 오가며 6자회담 재개 등 협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외교 행보가 잰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이번 주와 새달 초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두 차례 회동한다. ‘포스트 김정일’ 시대가 시작되면서 6자회담 재개 등 북핵 문제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 향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27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29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북핵문제 등을 협의한다. 지난 22~23일 베이징에서 한·중 수석대표 회담을 했던 임 본부장이 해를 넘기지 않고 서둘러 방미하는 이유는 28일 김 위원장의 영결식 직후 한·미 간 협의를 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 이후 북측의 태도에 양국이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29일까지인 애도기간 이후 대화에 서둘러 나올 수도 있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모든 경우에 대비한다는 취지”라며 “북한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후 1개월 만에 북·미 대화에 다시 나온 만큼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고 보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본부장이 돌아온 뒤 1월 첫째 주에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방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차관보는 김성환 외교장관을 예방하고 김재신 차관보 등과 만나 한반도 정세 대응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애도기간 후 내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하는 등 일정이 많기 때문에 북핵 등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따라 시나리오별 전략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박석환 외교부 제1차관과 장즈쥔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고위급 전략대화를 열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는 입장을 확인했다. 박 차관은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양국이 공동의 전략목표하에 긴밀하고 신속한 소통을 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 부부장은 “양국관계는 이제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에 서 있다.”며 “복잡하고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 속에서 양국이 제때 전략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차관과 장 부부장은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근절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중국 측은 우리 해경의 단속 과정에서 총기 사용이 남용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엄격한 조건과 상황에서 지극히 신중하게 시행될 것이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 것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전문성·열정으로 무장… 이들이 있어 국민은 행복합니다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정] 전문성·열정으로 무장… 이들이 있어 국민은 행복합니다

    대통령, 장관,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 등 나라의 주요 정책을 이끄는 사람들은 언제나 사회와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당장 주변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더라도 일선 현장에서 이를 수행할 27만여 지방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다면 국가 사회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그저 자신이 놓인 현장에서 국가와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만을 고민하며 땀 흘려온 지방 공무원들을 소개한다. 제2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22명의 업적을 분야별로 간략히 소개한다. 서울신문은 새해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이들의 업적을 상세히 소개하는 지면을 준비 중이다. [행정 분야] 전국 첫 노점상 실명제 도입 신옥범 울산 중구 건설과(행정 6급) 전국 최초로 2004년에 노점상 실명제 운용을 도입해 불법 매매행위 차단 및 노점상 규격화, 개인별·장소별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또 노점상 승계 시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또는 차상위 계층을 우선 고려하는 승계제도를 도입하는 등 합리적인 노점상 운영과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노점상과의 갈등 때문에 수십건의 생명보험에 가입하면서도 업무를 게을리하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주정차 과태료 행정 개선 우희수 서울 동대문구 정책담당관(행정 6급) 주정차 과태료에 단속이유를 알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켰고, 과태료 납부율을 올리는 주정차 과태료 스티커 개선안 등을 제안했다. 또 급증하는 여권업무를 개선하기 위한 ‘여권발급 올라운드 플레이어 제도를 창안했고, 공공기관 우편물 처리과정 전산화를 위한 혁신 우편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전기기계 분야] 친환경 다목적 제설차량 개발 김동찬 서울 성동구 토목과(기능 6급) 수년간 제설작업 현장에 종사하면서 기존의 제설차량을 개선한 염화칼슘살포기를 발명하여 사전적재로 초동제설, 기존차량 대비 4배의 대용량 적재가 가능한 장비를 개발했다. 염수 및 제설제 혼합 살포와 습염식 제설작업이 가능한 친환경 제설작업 방식을 고안해 제설작업 환경 개선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공서 지열 도입 에너지 절감 이상록 강원 원주시 회계과(공업 6급) 전국 최초로 지열을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센터에 도입해 국내 최대규모 용량(260RT)의 에너지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시공, 연간 2억 50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올렸다. 이는 당초 계획 대비 52%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또 스팀을 이용한 냉난방기술에 기반을 둔 연소설비시스템도 구축해 연간 2억원 이상의 에너지 사용 비용을 절감했고, 생활폐기형 고형연료 제품이 전국의 냉난방연료로 활용·보급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위생 분야] 길 고양이 개체 수 조절 창안 엄명호 대전 대덕구 경제팀(농업 6급) 27년간 축산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소음, 전염병 매개 등을 일으키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물병원, 대학교, 전문 포획자와 합동방식으로 개체 수 조절 사업시책을 전국 최초로 창안·추진하여 1400여 마리의 길고양이 수를 자연적으로 감소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는 2006년 행정혁신 박람회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부유식 해충방제장치 특허 등록 장순식 서울 강남구 보건소(보건 6급) 모기 방제를 위하여 부유식 해충방제장치 및 해충방제방법을 특허 등록하였다. 또 초음파 방역장비, 고온·고압스팀분무기, 부유식 방충망 등 다양한 기법을 개발했다. 특히, 은행잎을 이용한 모기유충 구제법을 개발하여 기존 비용의 1000분의1에 해당하는 예산으로 더욱 효과적이며 친환경적인 모기방제 방식을 보급했다. [산업 분야] 기업 4182개 유치·고용 창출 박정화 충남도 기업지원과(행정 5급) 2006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도내에 4182개 기업을 유치해 모두 16조 9424억원의 신규 투자와 11만 5750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 냈다. 이 같은 공로로 충남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국내 최고 투자유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운동 중인 골프장에서 6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이었다. [세정 분야] 지방세 납부증명 등 제도 개선 홍성선 제주시 세무2과(세무 7급) 부동산 등기부에 취득세 신고납부 안내문 게재, 각종 대금 지급 시 지방세 납세증명(체납확인) 운영지침 제정 등 지방세 제도를 개선했다. 연간 20억원 이상의 세무조사를 통해 7년간 200억여원의 추징 실적을 올렸다. 납세자에게 지방세 업무의 이해·관심 제고를 위해 자비로 ‘지방세 바로보기’라는 책자를 집필·배포했고, 지역 신문에 지방세와 관련해 ‘알고 지냅시다’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다. [농업 분야] ‘충북 포도’ 382t 수출 기여 김영호 충북 농업기술원(농업연구사) 14년 동안 과수관련 연구를 수행, ‘충북 포도’ 382.5t과 ‘햇사레 복숭아’ 4.7t을 수출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수출용 복숭아 착색전용봉지, 폭설과 강풍에 강한 소형연동하우스, 국내 최초 껍질째 먹는 포도 품종을 개발하는 등 산업재산권(특허) 6건, 기술이전 3건, 품종육성 2건, 영농활용기술 24건 등을 실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영농 상담 방식 구축 김유열 전북 익산시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영농 상담내용과 농업기술에 관련된 각종 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인터넷을 통해 농민들이 상담내용을 확인·열람은 물론 평가까지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영농 상담방식을 구축해 시행하는 데 기여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정부합동평가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올해부터는 브랜드육성담당으로 브랜드농특산물에 대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농촌체험객 91만명 모집 구동관 충남 농업기술원(농촌지도사) 168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체험마을·농장·여행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박람회를 개최해 91만명의 체험객을 불러모아 369억원의 매출 달성에 기여했다. 또 도 단위에서 최초로 귀농대학을 개설하는 등 귀농 유입부터 정착까지 지원 체계를 구축, 3년간 533명을 대상으로 귀농 교육 을 추진했다. 애플밸리 등 사과산업 육성 최효열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농촌지도사) 30여년간 근무하면서 사과재배기술 개발과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사과우량묘목센터, 산업곤충연구소 설립, 애플 밸리 조성 등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과산업발전에 기여했다. 또 현장 애로기술 위주의 논문을 8편 발표하고, 사과주산지를 순회하면서 500회 강연을 열었다. 본인이 직접 사과농장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재배기술을 시험하고 보급할 정도로 사과재배 전문가다. [문화관광] 박물관 우수특구 선정 수훈갑 이형수 강원 영월군 도시디자인과(행정 5급) 별마로천문대·동강사진박물관·김삿갓문화관을 포함, 청정자연환경과 지역성을 살린 10여개 박물관·문화시설 등을 직접 기획·건립하였다. 특히 이들 박물관의 유료관광객 수는 5년새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통해 또 탄광지역 영원군을 문화관광도시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 영월은 ‘박물관 고을 우수특구’ 선정됐고,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 문화관광부문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사라 장 등 유명인 공연 활성화 송필석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행정 6급) 을숙도문화회관은 부산에서 활성화되지 못한 공연장 가운데 하나였다. 송 주무관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의 유명 예술인들의 공연을 유치해 지역공연 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해피콘서트, 명품콘서트, 연극열전 등 공연기획 수는 올해 전국 284개 공연장의 한해 평균 기획공연 수의 6배에 달한다. 지역사정을 감안, 공연 관람료를 2000원으로 책정하는 등 문화보급활동에 열정을 쏟았다. 섬 속 우수 자연자원 발굴 고경남 전남 신안군 해양수산과(사서 6급) 장도 람사르 습지·신안새우란·초령목·갯정향풀 등 1004개 섬 속에 숨겨진 우수한 자연자원들을 발굴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한국야생조류협회 회장·한국도요물떼새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철새 및 갯벌 보전활동을 전개했고, 유네스코 엠블럼 제작에 참여했다. 이런 자연유산 홍보활동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송 분야] 행정·민사 소송 승소율 94% 이명옥 부산 해운대구 기획감사실(행정 7급) 2006년 10월부터 소송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해 2007년 7월 ‘소송 전문관’으로 임명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259건의 행정·민사소송사건을 맡아 승소율 9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행정소송사건의 84%를 자신이 직접 수행해 예산을 절감하고 직원법률 교육도 맡고 있다. [소방 분야] 인명 구조견 우수 핸들러 최덕용 전남 순천소방서(소방교) 험난한 산악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조난 사고 현장 등에서 인명 구조견을 활용한 구조활동을 수행 중이다. 전국 구조견 경진대회에서 종합우승을 2회 차지했고, 국제 구조대원 인력풀 평가에 참여해 인명 구조견 핸들러 분야 구조대원으로 선발됐다. [시설환경 분야] 쓰레기 소각 폐열 민자 유치 고말석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공업 6급) 생활쓰레기 소각 폐열 판매를 위한 민자사업을 유치해 100억원의 부산시 재정 수익 증대 효과를 이끌었다. 낙동강 수질 차등 요금제 도입과 물 이용 부담금의 효율적인 징수 등으로 수질을 개선해 시민에게 안전한 음용수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고농도 쓰레기침출수 및 음식폐수·쓰레기 재활용세척폐수의 병합처리공법을 개발했다. [정보통신 분야] 관광객 정보 검색체계 구축 김외영 경남 통영시 정보통계과(전산 6급) 관광객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쇼핑·의견교환 등이 가능한 U-travel City를 구축했다. 가두리 양식장 활어의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최신 무선 주파수 인식 기술을 적용한 이력추적관리 시스템 및 지능형 스마트 양식장을 개발해 지역 소득 증가에 기여했다. [도시재생 분야] 부동산거래 사고방지 선진화 유병찬 경기도 토지정보과(시설 5급)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부착된 시세표 제거, 매물광고 실명제, 중개업자 사진 인터넷 공개 등 부동산거래 사고방지를 위한 시책을 추진했다. 또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합격자들에 대한 자격증 제작방법을 개선하고 2000만원 이하 전월세 거래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를 자발적으로 받지 않는 이사돌봄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국내 첫 입체도시계획 기법 시행 이종원 인천시 도시계획과(시설 5급) 국내 최초로 ‘인천시 루원시티 도시재생사업’에 입체도시계획기법을 도입하여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도시공학박사로 도시계획기술사 등 직무 관련 분야 20종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해설 등 관련 분야 저서도 집필했다. 담당 국장이 “내가 국장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정도로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로 전문가다. [교통 분야] 유선형 전동차 형상 도입 이남주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공업 6급) 인천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제작·구매 시 국내 최초 유선형 형상을 도입했고 송도 연장선을 제작·구매할 때에는 화재진압장치 및 객실 내 페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인천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을 일괄 구매해 수백억원을 절약하는 등 특징 있는 기술도입과 예산절감 등에 기여했다.
  • ‘푸에블로호 사건’ 외교사적 재조명

    북한 부근 공해상에서 미군 함정이 북한군에 나포당한다면? 그 함정에 타고 있던 미군 병사들이 북한군에 의해 고문당하고 학대당한다면? 1968년 1월 23일 승무원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에서 40㎞ 떨어진 동해의 공해상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미 해군소속 푸에블로호는 북한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의 위협을 받고 납북됐다. 푸에블로호는 전쟁 중이 아닌 평화 시에 150년 만에 처음으로 나포된 미 군함이었다. 이로 인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로운 무력 충돌이 발생할 위기에 놓였고, 제2의 한국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존슨 행정부는 인내와 외교 노력으로 새로운 충돌 없이 11개월이 지난 뒤 사과와 함께 승무원들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푸에블로호 사건’(미첼 러너 지음, 높이깊이 펴냄)은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사건의 전말과 외교적 노력을 분석한 책으로 2002년 미국 캔자스대학 출판부에서 펴냈다. 미 오하이오대 역사학부 교수인 저자는 푸에블로호 사건을 다뤘지만 또한 냉전기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분석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을 통해 냉전시기 수많은 미국 외교정책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규명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미국 정책 결정자들은 북한의 특수성과 국내 정치의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고, 거대한 공산권의 일부분으로서만 간주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 결정자들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간단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한 개의 만능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본질적으로 다른 국제적인 상황을 냉전 및 미·소대결에 기초한 단일한 구도에 맞춰 분석하게 됐다. 이는 국제관계의 우선순위와 이해를 쉽게 했지만 반면 국지적 환경의 중요성과 고유한 가치들을 인식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저자는 당시 존슨 미 대통령이 보복을 요구하는 여론 속에서도, 외교적 통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굴욕적 해결’에 반발하는 남한의 박정희 정권을 채찍과 당근으로 묶어 두면서 힘의 상대성에 따른 현실적인 결정을 했다고 결론지었다. 해군작전사령부 법무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해양법 전문가이자 현역 군인인 역자 김동욱은 “푸에블로호 사건은 단순 피랍사건을 넘어서 외교와 국내정치, 국제법, 국제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임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푸에블로호 사건은 오늘날에도 재연될 수 있는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이란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1만 7000원. 이석우 편집위원 jun88@seoul.co.kr
  • MB, 57분회담 거의 내내 “위안부 할머니 恨 풀어달라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MB, 57분회담 거의 내내 “위안부 할머니 恨 풀어달라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18일 일본 교토 영빈관에서 오전 9시 13분에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간의 정상회담은 오전 10시 10분 끝날 때까지 57분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부터 마무리 발언까지 거의 대부분을 위안부 문제에 할애했다. 전체 발언의 90%가량이 위안부 관련 내용이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 외에는 신세대 공동연구, 공동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했다. 노다 총리는 “제3기 역사공동연구가 진행된 것을 환영한다.”, “양국 간 교류가 활성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노다 총리가 경제와 관련한 발언을 이어가자 이 대통령은 “경제 문제 이전에 과거사 현안, 군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겠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인식을 달리하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양국 간 현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위안부 문제를 다시 꺼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3명의, 일생에 한을 갖고 살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본인들 목소리는 이제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이러면 양국 간 큰 부담으로 남게 된다. 그때 가서는 해결할 길도 없고, 지금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해결하려면 실마리를 못 푼다.”면서 “총리가 직접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데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총리의 실무적 발상보다는 큰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노다 총리는 원칙론을 고수하며 오히려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자 회담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중간에 경제 관련 대화가 오간 뒤 이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위안부 얘기를 꺼냈다.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노다)총리의 보다 성의 있는 해결책을 기대한다.”면서 “그것은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기초하는 것이다. 노다 총리의 결단을 계속 기대하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17일) 노다 총리와 두 시간 이상 가진 정상만찬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는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의제로 잡힌 사안은 아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이 거듭 정식의제 채택을 요구했으나 일본 측이 난색을 보이자 양국은 공식의제로는 삼지 않되 이 대통령이 간단히 언급하는 선에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쪽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예상 외로 집요하고 강도 높게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노다 총리를 압박하자 노다 총리는 물론 회담에 참석했던 일본 측 관계자들은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후에도 양국 정상의 냉랭한 관계는 지속됐다.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는 고사찰인 교토의 료안지(龍安寺)를 25분간 함께 둘러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 대통령은 이 일정을 절반으로 줄이고 예정보다 일찍 전용기로 돌아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8) 이기론(理氣論) 확립한 ‘주자’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8) 이기론(理氣論) 확립한 ‘주자’

    “사람을 잡아먹는 가르침”(루쉰), “우주에 가득 찬 엄숙한 기운”(주자학을 접한 한 유학자), “한없이 지루한 학문”(육상산). 동아시아 700년을 좌지우지한 요지부동의 사상, 엄숙주의와 비장함으로 유학자들조차 손사래를 치던 학문, 타도되어야 할 전근대의 표상. 우리에게 각인된 주자(朱子)의 이미지다. 그러나 그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높은 관직에 오른 적이 없다. 그는 여러 번 금주선언을 하지만 실패한 애주가였고 제자들을 그 누구보다도 아끼던 스승이었으며 자식들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보여준 평범한 가장이었다. ●그의 삶은 배움을 향한 여정 주자는 1130년 남송(南宋)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1200년 조용한 서재에서 죽음을 맞았다. 그의 삶은 배움을 향한 여정이었다. 스승들을 찾아다니기에 바빴던 10대와 20대, 친구들에게 배우며 자신의 한계에 직면해야 했던 30대와 40대, 거짓학문이라는 비난과 눈병으로 글을 볼 수 없게 되었음에도 나아가야 할 길을 더 명확하게 보게 된 50대와 60대. 주자에게 공부하는 순간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다. 주자는 큰 질문을 품고 공부의 세계로 들어섰다. 5살이 되던 해, 주자는 아버지에게 묻는다. “하늘 위는 무엇일까요?” 우주의 끝을 알고 싶어 했던 소년 주자. 이후 이 질문은 그만의 독특한 우주관으로 변주된다. 주자는 우주의 끝을 알기 위해 일단 세상의 모든 것을 알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격물(格物)하고 치지(致知)해서 우주의 모든 이치를 꿰뚫으려는 공부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주자가 질문을 품고 세계를 향해 나아갈수록 세계는 더욱 커져갔다. 주자는 죽기 3일 전까지도 책을 읽고 글을 고치며 제자들과 토론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주자에게 우주는 끝이 없는 앎의 배움터였다. 주자는 불교와 도교, 역사와 병법 등을 가리지 않고 공부했다. 한번은 역사책을 읽다가 눈병이 나고 책에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글자가 보이지 않게 된 적도 있었다. 독서의 경계를 두지 말 것, 책을 꼼꼼하게 읽을 것, 자신의 질문을 향해 오늘 하루 진보할 것. 주자는 배움을 청하러 오는 이들에게 이렇게 절실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자는 이 길이 아니고서는 어떤 공부도 높이와 깊이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앎이 곧 삶이 되기 위해서는 숱한 반복과 연습이 필요하다. 흔히 주자의 학문을 집대성(集大成)이라고 부른다. 잡다한 것을 모아 크게 이루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집대성이 단순한 종합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이질적이고 서로 섞이기 힘든 것들을 자기 질문을 가지고 통과하려고 했던 노력의 소산이다. 주자는 유교적 전통에 도교의 우주론과 불교의 인식론을 받아들여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으로 재구성한다. 그가 구한 답처럼 학문은 근본적으로 우주라는 무한한 배움터로 향하는 하나의 질문이어야 했다. ●술과 사람을 사랑한 ‘인간’ 주자 주자는 평생 가난하게 살았다. 50년 동안 관직에 있었지만 그는 늘 한직에 머물렀다. 공부 때문이기도 했지만 체질적으로 정치와 맞지 않는 그의 성품 탓이기도 했다. 말년의 주자는 황제의 측근이 되어 중앙정계로 나간다. 하지만 직언을 서슴지 않다 결국 45일 만에 쫓겨나고 말았다. 이런 상황 때문에 주자는 늘 생활고에 시달렸다. 주자는 친구의 죽음에 부조조차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자신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자는 제자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아끼지 않는 스승이었다. 한때 주자의 제자들은 2000~3000명에 달했다. 주자는 곤궁한 생활에도 이들이 공부하는데 필요한 서재는 계속해서 늘려갔다. 제자들이 많아질 때는 체계도 없고 어수선하기만 한 학당의 잔소리꾼이었다. 특히 공부하지 않고 밤새 딴짓을 하는 제자들에게는 단호했다. “가는 길이 틀리니 이제 충고 따위는 하지 않겠습니다.” 주자가 늘 호랑이 선생이었던 것은 아니다. 술을 좋아했던 주자는 제자들과 술을 마실 때면 흥에 겨워 시를 읊고 취묵(醉墨)을 써주곤 했다. 제자가 자신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할 때면 주자는 어린애처럼 매달렸다. “내일 꼭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까?” 떠나간 제자들에게도 주자는 수시로 편지를 썼다. ‘보고 싶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자는 자식들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아버지이기도 했다. 장남을 친구 여조겸에게 보내놓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주자는 자주 편지를 썼다. 공부에 뜻을 두지 않으면 엄하게 다스려 달라는 부탁과 함께 그의 안부가 궁금하다고 적었다. 주자는 특히 손자들을 귀여워했는데 손자에게 애교가 잔뜩 섞인 편지를 쓰곤 했다. “이 할애비를 기억하고 있습니까? 벽에 걸린 사자그림을 좋아했으므로 지금 한 장 그려 보냅니다.” 이런 이유로 주자 주변에는 늘 사람들로 가득했다. 손님들은 끊이지 않고 찾아왔다. 병이 심할 때 제자들이 손님 만나는 것을 줄이라고 충고했지만 주자는 거절했다. “사람들은 모두 손님 만나기를 싫어하는데 대관절 무슨 마음일까? 나는 한 달이라도 만나지 않으면 한 달 큰 병을 앓을 것 같은데. 문을 닫고 손님을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 것일까?” 하지만 주자의 만년은 외롭고 쓸쓸했다. 주자학은 국가(남송)로부터 사이비 학문으로 낙인찍혔고, 이에 따른 주자 탄핵 열풍이 그의 신변을 뿌리째 뒤흔들었다. 제자 채원정은 유배지에서 목숨을 잃었고 이른바 위학자 리스트는 주자의 주변인물 59인으로 채워졌다. 주자를 주살해야 한다는 탄핵문도 등장했다. 위협을 느낀 제자들은 하나 둘씩 뿔뿔이 흩어졌다. 주자의 운명과 더불어 주자학이 사실상 와해된 것이었다. ●주자의 학문과 국가학으로서의 주자학 주자학의 핵심은 이기론이다. 기(氣)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이(理)는 그 현상이 일어나는 이치를 의미한다. 주자 이전까지 유학은 기본적으로 윤리론(실천론)이었다. 인간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 주자는 이러한 유학의 범위를 우주까지 확대시킨다. 만물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가. 주자는 이와 기에 의해 만물이 생성되고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우주를 떠다니는 기가 뭉쳐서 만물이 되고 만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를 다하며 살아가는 것. 이때 만물은 자신의 본모습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주자의 이기론은 전통적인 기(氣)일원적 사유에 대해 이(理)의 우위를 주장한 새로운 차원의 존재론이자 인식론이었다. 이기론은 거대한 우주로부터 미물까지를 관통하는 사유의 틀이었지만, 다른 한편 그것은 자신이 품었던 평생의 질문에 스스로가 구한 답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자 사후 이기론은 다시 윤리론으로 축소되어 버린다. 이와 함께 주자에게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던 우주, 지리, 풍수, 귀신 등은 잡술이나 미신으로 여겨져 주자학에서 퇴출된다. 존재와 윤리를 일치시키고자 했던 주자의 기획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자학’으로 신봉되면서 생생불식(生生不息)하는 우주의 리듬 대신 인간의 도덕만을 남겨 버렸던 것이다. 1313년, 주자의 학문은 드디어 원나라의 관학(官學), 즉 국가의 학문이 되었다. 하지만 주자의 학문은 국가학이 되면서 오히려 퇴색되어 간다. 따지고 보면 위학의 참변을 당한 것이나 사후 40년 만에 해금(解禁)된 것, 이후 동아시아 사상의 주류가 된 것 등도 모두 학문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원나라가 유학 지식인들을 포섭하기 위해 주자학을 관학으로 규정했을 때, 주자학을 사이비학문이라 몰아세웠던 남송은 부랴부랴 주자학이 자신들의 학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일까. 오늘날 우리에게 주자학은 국가학으로서의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다. 생동감 넘치는 철학이나 앎의 현장이 아니라 무겁고 피하고 싶은 과거의 낡은 유산. 하지만 진정으로 주자가 원했던 것은 자신의 학문이 이 세상의 이치를 공부해가는 사다리가 되는 것이었다. 학문에 임하는 주자의 마음과 도그마가 된 주자학은 구별되어야 한다. 주자는 평생을 통해 배움을 갈구하는 모든 학인들의 마음으로 삶을 개척했다. 앎에 대한 욕망과 무한한 열정, 그리고 삶에 대한 소박하면서도 진정어린 따뜻함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가 아닌가. 앎을 향한 과정과 삶의 간격 없음, 삶의 끝없는 과정 위에서 배움을 실현하기! 주자는 말한다, 아니 그렇게 살았다. 류시성 감이당 연구원
  • 노다 日총리가 소녀상 철거 요구하자 분위기가 싹…

     18일 교토 영빈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당초 일정보다 18분이 늦은 오전 9시 13분에 시작돼 오전 10시 10분에 끝날 때까지 57분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시작하고 모두 발언에서부터 끝까지 거의 대부분을 위안부 문제만 거론했다. 전체 발언의 90%쯤이 위안부 관련이었다고 한다. 위안부 문제 외에는 신세대 공동연구, 공동교과서 문제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했다.  노다 총리는 “제3기 역사공동연구가 진행된 것을 환영한다.”,“양국간 교류가 활성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 노다 총리가 경제와 관련한 발언을 주욱 이어가자 이 대통령은 “경제 문제 이전에 과거사 현안, 군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겠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인식을 달리하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법 이전에 국민 정서 감정의 문제”라면서 “양국 간 현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위안부 문제를 다시 꺼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63분의, 일생에 한을 갖고 살던 할머니들이 돌아가시면 본인들 목소리는 이제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이러면 양국간 해결하지 못하는 큰 부담으로 남게 된다. 그 때 가서는 해결할 길도 없고, 지금밖에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실무적으로 어느 부서에서 해결하려면 실마리를 못 푼다. 유엔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일본을 인권,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관심있게 보고 있다.”면서 “총리가 직접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 총리의 실무적 발상보다는 큰 차원의 정치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노다 총리는 원칙론을 고수하며 오히려 ‘평화비’ 철거를 요구하며 맞불을 놓았다. 노다 총리는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법적 입장은 아실 것이니, 거듭 얘기하지는 않겠다.”면서 “우리도 인도주의적 배려로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지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비가 건설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실무 차원의 의견은 전달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께 철거를 요청 드린다.”고 역공을 폈다. 회담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중간에 경제 관련 대화가 오간 뒤 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위안부 얘기를 꺼냈다.“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노다)총리의 보다 성의있는 해결책을 기대한다.”면서 “그것은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에서 기초하는 것이다. 노다 총리의 결단을 계속 기대하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17일) 노다 총리와 2시간 이상 가진 정상만찬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문제는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의제로 잡힌 사안은 아니다.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이 거듭 정식의제 채택을 요구했으나 일본 측이 난색을 보이자 양국은 공식의제로는 삼지 않되 이 대통령이 간단히 언급하는 선에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쪽으로 정리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회담 내용의 대부분을 위안부 문제에 할애하는 외교적 파격을 내보였다. 이 대통령이 예상 외로 집요하고 강도 높게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노다 총리를 압박하자 노다 총리는 물론 회담에 참석했던 일본 측 관계자들은 적지 않게 당황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실무선에서도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렇게 많은 비중으로,이렇게 세게 (발언)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라가르드 “1930년대식 대공황 또 올 수 있다”

    “1930년대식 대공황이 닥칠 수 있다.”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럽 재정위기 해법을 놓고 ‘볼썽사나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에 작심하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영국의 신용등급부터 내리라는 프랑스의 도발로 유럽 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가진 연설에서 라가르드 총재는 “경기위축, 보호주의 강화, 고립 등 글로벌 경제가 (대공황 시대인) 1930년대 일어난 현상들과 맞닥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국, 신흥국, 선진국을 막론하고 더 가속화하는 위기에 면역력을 갖춘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이번 위기는 한 그룹의 국가들이 행동을 취해 해결할 수 있는 위기가 아니며 모든 국가, 모든 지역이 실질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례 없이 강경한 라가르드의 이날 발언은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중앙은행장이 자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해 온 국제 신용평가사들에 “이해할 수도 없고 불합리하다. 영국의 등급부터 떨어뜨려라.”라며 영국을 자극한 뒤 나온 것이다. 노이어 행장은 영국이 프랑스보다 적자 규모와 빚, 인플레이션이 높고 성장률은 더 낮아 신용이 경색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와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도 각각 “신용평가사들이 영국의 높은 채무와 적자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는 영국이 주변국이 됐음을 기억할 것”이라며 단체로 영국 질타에 동참했다. 프랑스의 정면 공격에 영국 정부 당국자들이 내심 놀란 눈치라고 FT는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우리는 신뢰할 만한 적자 감축 계획을 마련했고 국채수익률도 시장의 신뢰를 보여 준다.”고 방어막을 쳤다. 영국 재무부 관리도 “시장은 노이어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맞대응했다. 왕따 위기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유로존 재정협약 논의에 옵서버 자격을 부여받게 됐다. 라가르드의 경고는 금융부문의 신용경색 등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국채 매입 확대 가능성을 재차 일축해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신용평가사 피치가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은행 8곳의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강등시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제2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스페인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끌어내렸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직원 16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박수속에 한 해를 보내는 문화유산/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열린세상] 박수속에 한 해를 보내는 문화유산/이세섭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이사장

    지난달 28일 한국 무형유산의 가시성과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쾌거’가 있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 보호 정부간 위원회에서 한산모시짜기가 택견과 줄타기와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택견과 줄타기는 예비심사 단계에서 이미 ‘등재 권고’를 받아 유네스코 정부간 위원회 회의 관례상 등재가 확실시됐으나 한산모시짜기는 예비 심사에서 ‘정보 보완 권고’(등재 보류) 판정을 받아 등재를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대표단의 적극적인 교섭활동으로 위원국들의 지지를 얻어내 막판에 등재되었다. 한산모시짜기 등재가 쾌거인 이유는 ‘정보 보완 권고’를 받은, 각국에서 신청한 26건의 무형유산 중 유일하게 대표 목록에 등재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 2009년 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 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 지난해 가곡·대목장·매사냥에 이어 모두 14건에 이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5000년의 역사와 함께 형성된 우리 무형유산의 가시성과 중요성이 하나하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우리의 무형유산 제도가 무형유산을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도록 구체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에 기여함으로써 전 세계의 문화다양성을 보여 주고, 인류 창의성을 증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삶의 일부로서 우리의 공동체·개인이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참여하면서, 수천년 세월의 켜로 축적해 놓은 우리 무형유산의 보호와 증진은 ‘우리’를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재인식되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발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젠 단순한 전승과 보존, 보호를 넘어 활용과 증진을 통한 가치를 재인식하면서 그 의미망들을 다양하게 확산해야 하는 과제들이 ‘유네스코 무형유산 대표목록’ 수만큼 시나브로 하나씩 늘어가고 있다. 이런 문화적 흐름 속에서 문화유산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과 우리 재단은 다양한 문화유산 활용과 증진의 방안들을 모색해 왔다. 문화재청이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살아 숨쉬는 5대궁 만들기’ 사업은 그 대표적인 정책 중의 하나였다. 특히 4~6월, 9~10월 음력 보름을 전후해 유네스코 세계유형유산인 창덕궁에서 행해진 달빛 기행은 달빛 속 궁궐의 야경, 전통공연으로 구성되어 유·무형 유산의 ‘융합’적인 활용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매회 관람인원이 100명 내외로 제한되긴 했지만, 예약시작 몇 분 만에 마감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10월에 2회에 걸쳐 국보 224호 경복궁 경회루에서 진행된 전통공연 ‘연향’도 문화계의 찬사를 받았으며, 유·무형유산 활용과 가치 증진의 사례로 기록될 만한 기품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경회루의 건축미와 경복궁의 아름다운 야경, 경회루의 연못, 만세산 등을 ‘무대배경’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빚어 인류 무형유산인 강강술래, 판소리 그리고 궁중정재 가인전목단, 오고무, 선유락의 춤사위를 펼치며 인류 무형유산에 걸맞은 연출력으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외에 국악 버라이어티 공연으로 국악인이자 배우인 오정해씨 사회로 진행되는, 전국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굿보러가자’ 공연에 우리 전통 탈을 만들어 써보고, 그 용도를 이해하는 체험프로그램 ‘찾아가는 문화유산’을 더해 예능과 기능(공예)의 ‘융합 프로그램’ 역시 성공적인 문화유산 활용과 증진의 모범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와 형식의 유·무형 유산의 융·복합적 활용 방법은 고루한 전통문화 접근 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관람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문화유산의 저변을 넓히며 그 자체로 전승, 보전에 기여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접근 방법에 따라 잠재된 무한한 가치가 드러나면서 그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의미들이 재해석되고, 재발견되어 풍성한 문화적 자산들을 재생산하고 확산시키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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