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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뿌리 깊은 나무/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뿌리 깊은 나무/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장그래’가 아직 있을까. 장그래는 비정규직이라는 현실의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는 열정, 정규 학벌이나 스펙에서 나올 수 없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드라마 속의 젊은이다. 미생, 비정규직 ‘장그래’의 열정은 회사 안에서 ‘우리 팀’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 내고 급기야 과장급 정규직의 잠자는 열정까지 깨워 일으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는 감동과 낙관으로 끝을 맺었다. 우연히 길에서 제자 둘을 만났다. 한 제자는 애써 만든 영화가 상영관을 찾지 못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했고, 다른 제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영상 제작을 했는데 자신의 열정이 마케팅의 수단으로만 활용되는 바람에 일이 신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또한 장그래처럼 청춘의 기백을 잃지 않고 있었다. 열정, 자존심, 신바람. 내가 만난 제자들 그리고 장그래가 하고 있는 말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는 2015년 코리아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처럼 허공으로 흩어져 사라지고 있을 뿐 담아 줄 새 그릇이 없다. 창조와 혁신경제를 말하나 창조와 혁신의 열정을 담아 줄 그릇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헌 그릇에 자기 자신을 맞출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혁신보다는 적응, 창조보다는 모방, 도전보다는 영합에 길드는 인간형이 재생산된다. 이제 조직에 대한 소속감은 없다. 중요한 일은 시키지도 않지만 맡을 생각도 없다. ‘나’만 있고 ‘우리’는 없다. 그들의 경제주의 논리대로라면 받는 돈보다 적게 일하는 것이 그 논리에 따르는 것이 된다. 소비주의 시대를 지배하는 소비 원칙은 지불한 비용보다 높은 효용을 맛보는 것이다. 그것을 소비자 잉여라고 한다. 이 원칙이 고용 차원에서도 적용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면서도 헌신적이고 열정적이면서 정규직이 되려고 발버둥치는 젊은이들만 머리에 그리고 있다. 열정 자체를 감금해 버리고 있는 데 대해서는 생각 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시급노동자와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사회에서는 열정이 나올 수 없다. 열정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계산과 타산은 열정의 무덤이다. 자격증 취득만 생각하는 교육은 내용과 의미 그리고 질문을 생략한다. 교육이 자격증 취득의 수단이 되면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깊이가 없게 된다. 자격증은 수단이고 자격증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과의 경쟁 그리고 외부와의 경쟁으로부터 보호막을 치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모두가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콘텐츠를 만드는 기반과 토대를 만드는 데 대해서는 단 한번의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자격증 발부와 자격증 관리 기관만 무성하다. 창조는 없고 관리만 있는 상태는 관료제 과잉으로 역사에서 도태되는 것을 보아 왔다. 창조경제를 얘기하려면 창조가 가능한 정신문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 손익 계산을 멈추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울 때 창조가 이루어진다. 가수보다는 작곡가를, 배우보다는 시나리오 또는 원작가라는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통해 절감되는 급여보다는 한 인간이 조직 속에 기여하는 무형의 헌신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정할 때 창조경제의 정신문화 인프라가 만들어진다. 성공한 사람의 화려함보다는 실패의 과정과 경험을 높이 평가해 주는 사회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은 사회다. 자격증보다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능력, 도전과 불굴의 정신을 가진 진정으로 우수한 자를 우수한 자로 인식할 수 있게 될 때 창조도 있게 될 것이다. 현실 세계 저 너머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거대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는 것도 이를 말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이 실용 학문으로 도배되면 실용이 실용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역설이 현실화된다. 기계와 인간의 차이는 인간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열정들이 결합하면 새로운 현실이 창조된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과 조직 그리고 자신을 안고 있는 사회에 대한 깊은 신뢰에 바탕을 둔다. 장그래는 우리가 만나고 싶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청춘이다. 그런 청춘들이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을 때 대한민국 전체가 뿌리 깊은 나무가 될 것이다.
  • [아하! 우주] ‘세 소행성’ 동시충돌... 화성의 ‘삼둥이 크레이터’ 포착

    [아하! 우주] ‘세 소행성’ 동시충돌... 화성의 ‘삼둥이 크레이터’ 포착

    화성에도 대기가 있지만, 지구 대기 밀도의 1%도 안 되는 데다 춥고 건조한 기후라서 크레이터가 지표면에 오랜 세월 보존된다. 화성 표면 지형에서 지구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물이 없다는 것과 크레이터가 많다는 것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화성 표면의 무수히 많은 크레이터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인 MRO의 고해상도 카메라인 HiRISE를 통해서 대부분 상세하게 분석되어 있다. 이 중에는 화성의 역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가진 것도 있지만, 과학자들을 미소 짓게 하는 것들도 있는데, 지금 소개하는 '삼둥이 크레이터'(Triple Crater) 역시 그런 경우다. 한 번에 태어난 세쌍둥이처럼, 적어도 세 개의 소행성이 한꺼번에 충돌해 형성된 이 크레이터는 화성에서도 드문 존재다. 사실 크레이터와 다른 크레이터가 서로 겹치는 경우는 그렇게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이 경우 먼저 생긴 크레이터 일부가 새롭게 생긴 온전한 크레이터에 의해 잘려나가게 된다. 위의 사진은 두 개의 큰 크레이터와 아래쪽에 작은 크레이터 하나가 동시에 생긴 모습으로 겹치기 크레이터는 하나도 없다. 과학자들은 이런 크레이터가 동시에 다수의 소행성이 충돌할 때 생긴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크게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경우는 소행성이 서로 간의 약한 중력으로 묶여서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는 경우다. 이 경우 운이 좋으면 화성 대기를 통과하면서도 서로 멀리 떨어지지 않고 비슷한 위치에서 지표에 충돌할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하나의 큰 소행성이 추락하던 도중 강력한 마찰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몇 개로 쪼개지는 경우다. 이 경우에도 운이 좋으면 비슷한 위치에 충돌해 지표에 독특한 문양을 남길 수 있다. 삼둥이 크레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첫 번째 경우와 두 번째 경우가 혼합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수백m 지름의 쌍성계 소행성이 화성에 충돌하던 중 하나가 분열되어 세 번째의 작은 파편을 만들었을 가능성이다. 화성의 경우 지구 중력은 3분의1 정도로 낮은 중력을 지니고 있고, 대기 밀도도 지구보다 희박해서 큰 소행성들이 지표까지 무사히 도달하는 가능성이 높다. 이 삼둥이 크레이터 역시 지구에서라면 더 작은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나서 이런 모습을 만들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는 우리에게 다행한 일이다. 우리는 그 고마움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지구의 두꺼운 대기는 우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사설] 새누리 송영근 의원 정치 못 하게 해야 한다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그제 ‘국회 군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혁신특별위원회’에서 내뱉은 말은 우리가 정말 정신적으로 얼마나 척박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를 실감케 한다. 송 의원은 최근 육군 여단장이 부하 여성 하사를 성폭행한 사건을 놓고 “열심히 일하려고 외박을 거의 안 나간 것이 원인”이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가 하면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도 지칭했다. 여러 가지로 여물지 못한 한 개인의 치기 어린 소리라고 흘려듣기에는 너무나도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해독을 끼친 황당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앞으로도 국회의원이라는 ‘군림하는’ 직업을 갖고 또 어떤 말을 해 우리 사회를 천박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지 생각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우리 군은 지금 성과 뇌물의 늪에 빠져 하루하루 기록을 경신하듯 수치스러운 어둠의 역사를 써 가고 있다. 그런 마당에 기무사령관까지 했다는 사람이 정신의 현주소를 의심할 만한 말을 했다니 이는 군은 물론 온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사람을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시켜 줬는지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다. 전문성도, 대표성도 인정하기 어려운 비례대표라면 무엇에 쓰겠는가. 국방부는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군의 전반적인 인식 수준이 송 의원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라면 만사휴의다. 군 당국이 내놓은 성군기 대책이란 것이 고작 남녀 군인 단둘이 차량 이동을 못 하게 하고 한 손으로만 악수를 하도록 하는 ‘남녀군인부동석’ 수준이라니 딱한 노릇이다. 일찍이 유례가 없을 만큼 여성을 파괴하는 성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지금 장난하고 있냐”는 볼멘소리를 들어도 싸다. 최근 성추행 혐의로 창군 이래 처음 장교가 일계급 강등 조치를 받은 일도 있다. 군내 성군기 문란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계급 강등은 물론 군인연금까지 박탈하는 등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송 의원도 해명했듯 성폭행 사건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명백히 부적절한 말을 했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특위 위원직을 사임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평생 군 생활을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가 우리 사회에 끼친 정신적 폐해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을 그만두는 것으로도 오히려 부족하다.
  • [新국토기행] (15) 인천 강화군

    [新국토기행] (15) 인천 강화군

    ■ 한민족의 ‘지붕 없는 박물관’ 인천 강화군은 섬 도처에 역사문화재가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최대 고인돌군이 있을 뿐 아니라 고려시대 몽골 침입에 항전하고 조선 말 무력으로 개화시키려는 외세를 온몸으로 맞닥뜨린 곳이어서 선사시대부터 중·근세까지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가량 가면 푸른 바다와 멋진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점, 남도 못지않게 다양한 향토음식, 문화재를 끼고 도는 도로망 등은 강화를 수도권 최대의 문화관광지로 인식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강화산성·해안순환도로… 북녘 땅까지 보이는 연미정 강화산성은 강화읍을 둘러싼 석성으로 1232년 고려가 몽골 침입에 대비, 만든 뒤 개·증축을 거듭했다. 북산에서 시작해 동쪽의 견자산으로 연결되는 7.12㎞의 산성이다. 해안순환도로는 강화읍 대산리~길상면 섬암교 21.1㎞ 구간으로 해안 군사시설인 덕진진, 초지진, 갑곶돈대, 용진진, 광성보, 연미정 등과 연결된다. 덕진진은 강화 외성의 요충지로 1656년 지어져 1871년 신미양요 당시 가장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졌다. 연미정은 조선과 청이 형제의 맹약을 맺어 병자호란까지 이어진 비운의 역사를 안고 있다. 이 정자에 오르면 북한 개풍군이 한눈에 들어온다. ●5일장 열리는 풍물시장·아르미애월드(강화약쑥특구) 강화읍 풍물시장은 2, 7자가 들어가는 날에 5일장이 열려 할머니들이 뒷산에서 캐온 나물이며 각종 농작물이 풍성하게 나와 옛날 장터를 연상시킨다. 가격 흥정하는 재미와 강화해역에서 잡은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다. 외곽으로 옮긴 뒤에는 사실상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아르미애월드는 강화약쑥 테마공간으로 불은면 삼성리 농업기술센터에 5만 2976㎡ 규모로 조성됐다. 다양한 약쑥제품 등을 팔고 약쑥을 이용한 체험장, 도자기체험실도 운영한다. ●最古의 절 전등사·보문사 전등사는 381년(고구려 소수림왕 11년)에 건립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절로 알려졌다.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 안에 있는 전등사는 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역사가 압축된 전통의 보고와 같다. 1678년부터 조정의 실록을 보관하면서 사고(史庫) 기능을 담당했으며 보물 178호 대웅전과 179호 약사전, 393호 범종 등 문화재도 많다. 보문사는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20여분 여객선을 타고 석모도로 가면 낙가산 서쪽 바다가 굽어 보이는 곳에 있다. 우리나라 3대 기도성지로 꼽힌다. 절 뒤편에 마애석불이 있으며 그 앞으로 보이는 서해 풍광도 일품이다. ●때묻지 않은 교동도 교동도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어서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이 보존돼 있다. 지난해 7월 강화도를 잇는 3.4㎞의 연륙교가 개통돼 자동차로 갈 수 있다. 군부대 검문을 거쳐야 하고, 통행시간이 제한되는 불편이 있지만 청정지역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화개산 정상에 오르면 북한 모습이 코앞에 펼쳐진다. 대룡시장은 1960∼7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장이 서게 됐다고 한다. TV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돼 조금 유명해졌다. ●세계 5대 갯벌 강화갯벌·습지 강화갯벌은 독일·네덜란드 연안 갯벌과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평가된다.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세계적인 희귀 조류의 서식지다. 인천시 연구자료에 따르면 강화갯벌 1㏊의 경제적 가치는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지리 매화마름군락지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람사르습지로 3000㎡ 규모다. 경지 정리로 멸종 위기에 처한 매화마름을 보호하려고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민을 설득하고 성금을 거둬 확보했다. 꽃은 물매화를 닮고 잎은 붕어마름을 닮아 매화마름이란 이름이 붙어졌으며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한 수생식물이다. ●영험한 마니산·함허동천 마니산(472m)은 국내 산 중 기가 가장 센(?) 산으로 알려져 새해 첫날 새벽에는 기를 받으려는 행렬이 이어진다. 정상에 있는 참성단은 높이 6m의 돌로 된 제단으로 단군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고려 후기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고려 이전이란 설도 있다. 마니산 서쪽 기슭에 있는 계곡 함허동천은 길이 200m에 달하는 너럭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데다 수풀이 우거져 경관이 빼어나다. 특히 유명한 야영장은 계곡을 따라 500여m에 걸쳐 있는데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바다가 널러 보이는 등 경관이 좋고 한적하다. 텐트를 300개가량 칠 정도로 규모가 크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사시사철 인기다. 입장료는 1500원, 1박에 1만 8000원이며 선착순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해산물·인삼 등 먹거리의 보고 ●광어·우럭에 뒤지지 않는 맛 밴댕이 강화도 상징이 땅에서는 순무, 인삼이며 바다에서는 밴댕이다. 남쪽에서부터 연안을 따라 오르는 밴댕이는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강화 앞바다에서 잡힐 무렵이 가장 맛이 좋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회로 먹으면 고소한 맛이 광어·우럭에 뒤지지 않는 데다 값도 저렴하다. 잘 토라지는 사람을 ‘밴댕이 소갈딱지’라 부르는 것은 밴댕이의 특성에서 비롯된 말이다. 워낙 성질이 급해 뭍에 오르기도 전에 그물에서 죽기 때문이다. 그래서 냉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젓갈로 담가 먹었으며 뱃사람들만 회로 먹었다. ●민물·바닷물 만나 장어 유명 갯벌장어는 강화갯벌을 막아서 만든 어장에서 생산된다. 서·남해안의 양식장에서 작은 장어를 구입해 75일 이상 길러 자연산화시킨다. 강화도는 한강·임진강·예성강의 하구에 있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으로 예로부터 자연산 장어산지로 유명했다. 갯벌장어는 흙냄새와 비린내가 거의 없다. 고소한 맛과 담백한 맛은 양식장어와 비교할 수 없다. 자연산보다 맛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육질과 맛을 비교할 때는 소금구이로 확인해야 한다. ●생육조건 뛰어난 청정미 강화쌀 강화쌀은 오염되지 않은 토양과 농업용수, 지리적 여건 등이 복합 작용해 생산된 청정미로 밥에 윤기가 돌고 맛과 영양가가 뛰어나다. 강화쌀이 맛과 저장성 등에서 명성을 날리는 가장 큰 요인은 쌀의 생육여건이 다른 지역보다 특이해서다. 산성비 오염도가 전국에서 제일 낮은 데다 오염되지 않은 농업용수만 사용한다. 강화지역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큰 산이 없어 일조량이 많다. 사시사철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간척지 농토에서 재배돼 건강요소 함량이 높다. 마그네슘과 미네랄이 풍부, 밥이 쫀득쫀득하고 식어도 맛있다. 예로부터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일반 쑥보다 약효 높은 사자발약쑥 강화 곳곳에서 자생하다 1990년대 말부터 농가에서 소득작물로 키우기 시작해 290여개 농가, 58㏊에서 재배한다. 생김새가 사자 발 모양이어서 사자발약쑥이라 부른다. 해풍과 해무를 맞고 강화 특유의 사질황토(모래가 섞인 황토)에서 자라 일반 쑥보다 약효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뇨, 비만을 방지하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고지혈증·위장병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잎과 뿌리, 줄기는 각각 다른 효능을 가진 성분이 함유돼 쑥뜸, 쑥차로도 애용된다. 봄에 캐 3년간 숙성시킨 게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한다. ●비타민 함유량 높은 순무 강화순무는 예로부터 피부 미용에 좋다고 해서 ‘밭의 화장품’이라 불렸다. 맛이 고소하고 비타민 함유량이 높아 소화 촉진 효과가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이뇨와 소화에 좋고 눈·귀를 밝게 하며 황달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기록됐다. 순무를 그냥 먹으면 다소 맵지만 김치를 담그면 매운맛이 사라지고 일반 무김치보다 아삭하고 개운한 맛이 난다. 강화에 가면 순무로 만든 김치를 거리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도 소문난 강화인삼 효능 강화인삼은 중국에서조차 가장 품질이 좋은 인삼으로 쳐주는 고려인삼의 맥을 잇는다. 강화는 해풍이 깃든 특수한 기후와 풍토 등으로 인삼 재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다. 때문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6년근이 재배되며,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강한 데다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이 풍부하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기획] ‘민족의 영산’ 백두산, ‘北ㆍ中 미사일 기지’ 전락

    [기획] ‘민족의 영산’ 백두산, ‘北ㆍ中 미사일 기지’ 전락

    백두산은 기원전 2467년 환웅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터전을 잡고 한민족의 역사를 시작한 곳으로 오랜 시간 동안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 산은 민족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시작되는 곳으로 우리 민족에게 있어 크나큰 의미를 갖는 곳이지만, 한민족 역사에서 김일성이라는 인물이 등장한 이후 철저하게 짓밟히고 훼손되기 시작했다. 김일성은 6.25 전쟁 참전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평양에서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이 조약을 통해 북한은 백두산 천지의 45.5%에 해당하는 면적을 중국에게 넘기고 천지를 남북으로 분할하는 경계선 이북을 중국 영토로 넘겨주었다. ▲백두산 천지의 45.5% 중국에 넘어가 이것도 모자라 소련 군영에서 태어난 김정일의 출생지를 항일 빨치산 투쟁 당시 머물렀던 ‘백두산 밀영’이라고 조작해 아들을 신격화시키는데 활용했다. 그 결과 국경선 이북의 중국 쪽 백두산은 무차별 벌목과 난개발로, 국경선 이남의 북한 쪽 백두산은 신격화 공원을 만들기 위한 난개발과 땔감을 구하기 위한 주민들의 벌목으로 인해 황폐화되어가며 민족의 영산으로서의 기운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북한과 중국은 한민족 민족정기의 상징과도 같은 백두산을 크게 훼손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백두산 일대를 ‘미사일 천지’로 만들고 있다. 백두산 미사일 기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국내 주요 언론들이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백두산 인근 소백산에 대규모 미사일 사일로가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깊은 산중의 콘크리트 사일로 당시 정보 당국자는 “백두산 바로 아래 있는 해발 2,000m 가량의 소백산 일대에 미사일 격납 시설인 사일로(Silo)가 건설되고 있다”고 전하며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사일로는 규모로 볼 때 최소한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 발사 시설로 추정된다”고 전한 바 있다. '사일로'란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대형 미사일을 격납·보관·발사하는 시설이다. 지하에 설치되기 때문에 조금만 위장해 놓으면 상공에서 쉽게 식별이 어렵고, 두꺼운 콘크리트로 보호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공습으로는 파괴하기 어렵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적의 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두꺼운 콘크리트와 강철 해치로 보호되는 지하 미사일 사일로를 대규모로 운용했으며, 양국은 현재도 사일로에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이 백두산 인근 지하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 기지는 중국 국경에서 불과 4.5km 떨어진 곳에 있다. 즉, 중국 영토에 대한 오발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한미연합군이 이 미사일 사일로를 타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북한 영공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된 곳이기 때문에 한미연합공군이 이 지역에서 들어가려면 중국 공군 전투기의 견제, 심할 경우 충돌을 각오해야 한다. 또한 험준한 산 속 지하 깊은 곳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타격한다 하더라도 파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이 미사일 사일로의 위치는 김정은 일가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활동지’, ‘김정일의 생가’로 성역화 해 선전하고 있는 삼지연과 가깝기 때문에 정치적인 상징성도 대단히 크다. 삼지연에서 불과 9km 가량 떨어진 이 미사일 기지는 남북으로 약 3km, 동서 1.9km 가량의 면적에 건설되었는데, 위성사진을 통해 보이는 것처럼 이 기지는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한다. ▲한반도 전역 타격 '핵탄두 노동 미사일' 배치? 기지의 서쪽은 중국 국경에서 4.5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서쪽은 산세가 대단히 험준해 접근이 어렵다. 기지 동쪽은 대공포 진지와 경비부대의 것으로 보이는 막사, 위병소와 진입 도로 등이 식별된다. 특히 이 지하 기지 주변은 약 100m 폭으로 나무와 수풀이 완전히 제거되어 있는데, 적이 숲을 통해 은밀히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기지 출입구 남동쪽에 반원 형태로 대공포 진지가 구축되어 있는데, 이 진지 안에 들어가 있는 대공 무기가 대공포인지 지대공 미사일인지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거점을 방어할 때 대공포는 반원형으로, 지대공 미사일은 윤형으로 배치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는데, 진지의 배치로만 놓고 보았을 때는 대구경 대공포, 각각의 진지 크기를 고려했을 때는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대공 진지가 동쪽에만 배치되어 있는 것은 서쪽은 중국 국경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동쪽은 동남쪽 130km 지점에 해안이 있기 때문에 동남쪽 방향에서 접근하는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위한 의도로 이러한 시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인근의 이 지하 시설은 김정은 일가가 머무는 지방 별장에 준하는 수준의 강력한 방어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이곳이 북한이 지난 2013년 완공한 지하 미사일 기지일 공산이 크다. 북한은 이곳에 사거리 3,000km급 수준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인 ‘무수단’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노동 미사일 역시 이 기지가 가장 유력한 배치 기지로 알려지고 있다. 기지의 규모만 놓고 보자면 북한 최대의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2호나 은하 3호 계열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역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요컨대 북한은 한미연합군의 주요 전략 거점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한미 연합군의 주요 타격 수단이 타격할 수 없는 중국 앞마당에 배치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백두산 미사일 기지化, 중국도 가세 백두산을 미사일 천지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북한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이 일대에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4일 중국 관영 CCTV는 인민해방군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동북지방 혹한기 훈련 영상을 소개했다. CCTV는 “선양군구의 제2포병 부대가 모처에서 혹한기 훈련을 실시했다”는 내용을 전했는데, 훈련이 이루어진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 지역을 창바이산(長白山), 즉 백두산이라고 분석했다. 영상 속에 나오는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는 해발 1,000 ~ 1,800m에 서식하는데, 중국 동북지역에서 이들 나무가 울창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은 백두산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포병 예하 부대 가운데 백두산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부대는 없기 때문에 이 훈련을 실시한 부대는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에서는 훈련에 동원된 부대가 다롄(大連)에 배치된 제810도탄려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동 거리나 각 부대별 임무를 고려했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부대는 압록강 북쪽에 위치한 퉁화(通化)에 배치된 제816도탄려(道彈旅), 즉 제816미사일여단이다. 거리상으로 보았을 때 백두산에서 가장 가까운 부대이자 이번에 영상에서 식별된 동풍(東風)-21A(DF-21A) 미사일을 보유한 부대이기 때문이다. 제816도탄려는 제2포병 예하 군단급 부대인 51기지에 소속된 3개의 미사일 여단 가운데 하나로 유사시 한반도를 담당하는 선양군구(瀋陽軍區)를 지원하는 부대이며, 사거리 600km의 DF-15와 사거리 1,800km의 DF-21A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대가 보유한 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200~500kt의 핵탄두 또는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더라도 명중 오차가 50m에 불과할 정도로 대단히 정밀하기 때문에 남한 전역의 주요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은 물론 일본 각지에 산재한 주일미군 시설에 대한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어 대단히 위협적인 전력이다. ▲중국, 美 등 탄도 미사일로 견제 중국이 요동반도와 산동반도 일대에 주로 배치했던 DF-21 미사일을 백두산 중턱까지 끌고 와서 훈련을 벌이고 이를 관영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 미국에 대한 무언의 시위로 볼 수 있다. 요동과 산동 일대의 DF-21은 해안 평야 지대에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다로부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백두산 북사면의 이동식 미사일 차량은 해발 2,000m가 넘는 백두산이라는 자연 방벽의 보호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로 상에 북한의 밀집 방공망이 버티고 있어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로의 타격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훈련에 동원된 부대는 퉁화에 사령부를 두고 예하 부대는 길림성(吉林省) 일대에 분산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매년 백두산 인근에서 훈련을 실시해 왔다. 따라서 이 미사일 부대의 백두산 전개 훈련은 정례 훈련의 성격이 짙지만,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미사일 부대의 전개 훈련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번 보도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 신형 미사일을 백두산에 전진 배치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최근 한미일 3국이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에 대한 강력한 압박으로도 평가하고 있다. 일부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 전역은 물론 태평양 지역에서 미·일 연합 전력이 동해 및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접근로를 탄도 미사일로 차단 및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백두산은 일찍이 환웅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덕분에 백두산은 “인간을 널리 해롭게 할 만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반만 년 전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펼쳤던 그 곳이 대량살상무기들로 채워져 가는 모습을 보며 환웅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MB회고록 파장] 자원외교 국조 반발 ‘조기 출간’… 남북 비화 朴정부에 부담

    [MB회고록 파장] 자원외교 국조 반발 ‘조기 출간’… 남북 비화 朴정부에 부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2년 만에 회고록을 출간하며 정치의 중심에 섰다. 역대 정부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와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발(發) 각종 현안의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저서를 통해 직접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는 점이 논란의 초점이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그 정치적 파문의 강도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인사들은 29일 이 전 대통령이 ‘왜 하필 지금’ 회고록을 출간했는지에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적 목적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현재진행형’인 해외 자원개발 국정조사에 대해 변론을 하는 것이 이번 회고록의 ‘화룡점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해외 자원개발 총괄 지휘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맡았고, 10년에서 30년이 지나야 그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퇴임한 지 2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노무현 정부보다 더 잘했다”로 요약된다. 이 전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함과 동시에 국회에서 진행 중인 국정조사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이 대목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재판대에 선 이 전 대통령이 최후의 변론을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야당도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책임 회피용이라며 날을 세웠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자원외교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영향력을 행사해 ‘물타기’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또 “회고록의 내용이 반성보다 자화자찬에 치중됐다”는 지적도 야당에서 쏟아졌다.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에서 전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 추진 뒷얘기를 공개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상회담 조건으로 쌀 40만t, 옥수수 10만t, 비료 30만t, 북측 은행 설립 자금 100억 달러 등을 제공하라고 돼 있었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의 언급이 “박근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도 뒷거래를 해야 한다”는 훈수로 인식될 수 있어서다. 여권 관계자는 “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재 뿌리기”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통령의 ‘폭로’로 이제 박근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뒷거래’를 통해 성사시켰다는 의혹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에 실패한 이 전 대통령이 현 정부에 대한 강한 질투심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졌다. 이 밖에 민감한 한·중·일 외교에 대한 여과 없는 기술이 향후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정책 추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회고록 출간 시기를 놓고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옛 친이(친이명박)계 간 입장이 갈렸다. 친박계는 “퇴임 2년도 채 안 된 상황에서 너무 이르다”고 했지만 친이계는 “역사 기록은 의무”라며 반겼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아이들에게 봉사의 기쁨 전하는 엄마 마음

    아이들에게 봉사의 기쁨 전하는 엄마 마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학부모 입장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를 제대로 알리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동구 전문봉사단 양성교육에 참여하는 김선희 교육생은 29일 “열심히 배워서 좋은 교육으로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참여소감을 밝히며 눈빛을 반짝였다. 성동구 자원봉사센터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하는 제9기 교육강사 전문봉사단 양성과정 교육을 진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교육은 총 27명이 참여해 총 10회, 35시간 동안 강의 실연, 현장 실습, 수요처 탐방 등으로 알차게 구성된 교육을 이수 후 교육현장 보조강사로 현장 실습도 나선다. 매년 60~70명이 활동하고 있는 교육강사 전문봉사단은 지역 내 18개 중·고등학교를 방문, 청소년들에게 봉사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는 강의 봉사를 하고 있다. 올해는 3월 4일 동마중학교를 시작으로 10월까지 지역 내 중·고교 학생들을 위해 총 400여회 자원봉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강사 1명이 한 학급을 맡아, 학년별로 구성된 자원봉사에 대한 소양과 장애인식개선, 환경, 문화, 지역사회, 국제협력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참여형 수업을 이끌어낸다. 정원오 구청장은 “우리 교육봉사자들은 평소 남달리 봉사를 열심히 실천해 오신 분들로 경험이 두터우신 분들”이라면서 “이런 분들이 청소년에 대한 애정으로 학령기에 좋은 경험과 봉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해 우리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봉사에 대한 가치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실체를 향한 흔적 : 프로타주 기법으로 탄생시킨 초기작품 ‘메탈자켓’ 선보여

    실체를 향한 흔적 : 프로타주 기법으로 탄생시킨 초기작품 ‘메탈자켓’ 선보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서도호 작가의 존재감을 드러낸 초기 작품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것이 1992년 발표한 ‘메탈자켓’이다. 군대 야전상의 내피에 3000개의 군대 인식표를 부착한 것으로 정체성에 대한 작가의 의문을 상징적으로 담은 작품이다. 3차원 공간에서 보여지기 위해 만들었던 ‘메탈자켓’을 작가는 이번에 2차원 평면에 옮겼다. 작품에 종이를 올리고 붉은색 크레용으로 문질러 탁본한 작품 ‘러빙/러빙 프로젝트: 메탈자켓’이다. 다음달 7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해머미술관에서 열리는 ‘나타남(Apparition): 1860년 이후 현재까지의 프로타주와 탁본’ 전에 이 작품을 선보인다고 서도호스튜디오가 26일 전했다. 메닐 드로잉 인스티튜트의 수석 큐레이터인 알레그라 페산디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프로타주’ 기법의 역사적 근원과 이 기법이 오늘날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첫 번째 미술관 기획전으로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시대와 국적을 아우르는 50명의 작가가 종이 위에 문질러서 작업한 작품 100여점이 소개된다. ‘문지르다’는 뜻의 프랑스 단어 ‘프로테’(frotter)에서 파생된 프로타주는 물체의 표면에 종이를 대고 그 위를 흑연이나 크레용 등의 안료로 문질러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 기법이다. 드로잉과 판화, 조각의 장르별 특성을 모두 갖추면서도 상대적으로 간단한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이미지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지는 않지만 고유한 특징을 포착해 섬세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구성을 만든다. 막스 에른스트와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이 열광했던 프로타주 기법은 20세기를 거쳐 오늘날 작가들에게 유용한 실험적인 기법이다. 전시에는 체코의 초현실주의 작가 진드리히 슈티르스키(1899~1942)와 토이엔(1902~1980), 2차 대전 이후 세대 작가인 알리기에로 보에티(1940~1994)와 로이 리히텐슈타인 (1923~1997), 동시대 작가인 가브리엘 오로스코(1962~)와 서도호(1962~) 등이 시대와 국가를 아우르며 프로타주 기법의 활용 사례를 보여 준다. 또한 19세기 황동 장례 명판의 탁본 등 인류학 혹은 과학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탁본을 통해 프로타주의 다면적인 모습을 조망한다. 해머미술관 전시는 3월 31일까지, 이어 휴스턴 메닐 컬렉션에서 9월 1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예술에 푹~ 성적은 쑥! 얼굴은 씩 ^_^

    예술에 푹~ 성적은 쑥! 얼굴은 씩 ^_^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평서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아리를 꼽으라면 뮤지컬 동아리 ‘King’s 락()’을 들 수 있다. 남자 중학교지만 부평서여중, 산곡여중, 부원여중 등 3개 여자 중학교 학생들과 같이 뮤지컬 연습을 해 다른 학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산다. 학생들은 뮤지컬 배우와 무용 강사 등에게 방과 후 뮤지컬을 배운다. 대학 연극영화과에 다니는 학생들로부터 연기도 지도받는다. 이렇게 연습하고 나서는 부평역과 백운역 등 근처 역사에서 한 달에 두 차례씩 길거리 음악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고교 진학 실적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학교 최현주 교사(음악)가 2012년 동아리를 만든 첫해부터 이 학교 학생 3명이 경기예고와 안양예고 등에 진학했고 2013년 3명, 지난해에는 모두 8명이 예고에 진학했다. 특히 이 학교는 저소득층 가정 비율이 주변 학교보다 높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학교로, 예고에 진학하는 학생이 1~2년에 한두 명에 불과했다. 예고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도 평균 50점이던 학생들은 80점대를 넘기고, 상위권이었던 학생들은 전교에서 손꼽는 등수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효과를 내자 동아리에 들어오려는 학생도 늘었다. 최 교사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면 성적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겠다는 동기부여만 되면 성적은 반드시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의 성적보다 태도가 바뀌고 생각이 바뀌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의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 중에서 예술활동의 효과는 무엇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 운영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 85% 이상이 다양한 예술활동 참여를 통해 바람직한 인성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사업은 공교육 내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을 높이고 바람직한 인성을 길러 주고자 2011년 처음 도입됐다. 88개 학교에서 시작해 지난해에는 모두 2217개 초·중·고로 확대돼 학생 15만 8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문화예술 소외지역과 일반학교 등을 대상으로 학생연극, 뮤지컬, 오케스트라, 예술동아리, 예술교육선도학교, 예술중점학교 운영에 307억원을 지원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의 87%, 중고생의 83.9%가 학교 예술교육 참여를 계기로 학교 적응력이 향상됐다고 인식했다. 초등학생의 88.7%, 중고생의 84.7%가 선생님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91.9%는 예술활동이 학생들의 긍정적 자아 형성과 정서 함양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의 82.8%가 학교 예술교육 활동으로 자녀의 가정생활 태도가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자녀의 자신감과 적극성이 향상됐다는 답변도 86.8%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물론 예술활동을 통해 폐교 위기의 학교가 인기 학교로 주목받기도 한다. 대구 유가초등학교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로 폐교 위기를 맞았지만 학생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 2008년 전교생 31명으로 폐교 대상이 됐지만 대구 행복학교로 지정된 2012년 전교생 오케스트라 사업을 시작하면서 학생 수가 3년 동안 3배 이상 늘었다. 이 학교의 오케스트라는 바람을 불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 위주인 ‘윈드 오케스트라’로 구성돼 있다. 대구시내에서도 배우기 어려운 악기들을 방과 후 학교의 무료 과정으로 운영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 학교 한명진 교장은 “학생이 워낙 없어 전학 오는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주고 2대의 버스를 운영해 학생들의 유입을 유도했다”며 “무엇보다 학생 오케스트라의 유인 효과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1~3학년은 이론과 간단한 기초를 배우고 4~6학년은 정식 단원으로 활동한다. 매일 3~5명의 강사가 악기를 가르치고 작은 학급을 운영하며 공부까지 열심히 가르친 결과 대구시내의 각종 음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대구교육청의 학교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은 길거리 마라톤에서 응원하거나 각종 지역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6학년 8명이 졸업하지만 22명이 입학하면서 폐교 대상에서 벗어났다. 한 교장은 “음악적 소양을 기르고 학업을 병행하면 성적이 자연스레 오른다”며 “학부모들이 이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인성 체육예술교육과의 강민지 연구사는 이 같은 학교 내 예술활동에 대해 “그 자체로도 좋은 학습활동이자 학생들이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사는 이와 관련, “지금까지 단위학교에 대해 지원을 했지만 올해에는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유도하는 등 사업을 좀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백두산 천지, ‘미사일 천지’ 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백두산 천지, ‘미사일 천지’ 되나?

    백두산은 기원전 2467년 환웅이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터전을 잡고 한민족의 역사를 시작한 곳으로 오랜 시간 동안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 산은 민족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시작되는 곳으로 우리 민족에게 있어 크나큰 의미를 갖는 곳이지만, 한민족 역사에서 김일성이라는 인물이 등장한 이후 철저하게 짓밟히고 훼손되기 시작했다. 김일성은 6.25 전쟁 참전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평양에서 ‘조중변계조약(朝中邊界條約)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이 조약을 통해 북한은 백두산 천지의 45.5%에 해당하는 면적을 중국에게 넘기고 천지를 남북으로 분할하는 경계선 이북을 중국 영토로 넘겨주었다. 이것도 모자라 소련 군영에서 태어난 김정일의 출생지를 항일 빨치산 투쟁 당시 머물렀던 ‘백두산 밀영’이라고 조작해 아들을 신격화시키는데 활용했다. 그 결과 국경선 이북의 중국 쪽 백두산은 무차별 벌목과 난개발로, 국경선 이남의 북한 쪽 백두산은 신격화 공원을 만들기 위한 난개발과 땔감을 구하기 위한 주민들의 벌목으로 인해 황폐화되어가며 민족의 영산으로서의 기운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북한과 중국은 한민족 민족정기의 상징과도 같은 백두산을 크게 훼손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백두산 일대를 ‘미사일 천지’로 만들고 있다. -깊은 산중의 콘크리트 사일로 백두산 미사일 기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3년 국내 주요 언론들이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백두산 인근 소백산에 대규모 미사일 사일로가 건설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정보 당국자는 “백두산 바로 아래 있는 해발 2,000m 가량의 소백산 일대에 미사일 격납 시설인 사일로(Silo)가 건설되고 있다”고 전하며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사일로는 규모로 볼 때 최소한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 발사 시설로 추정된다”고 전한 바 있다. 사일로란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대형 미사일을 격납·보관·발사하는 시설이다. 지하에 설치되기 때문에 조금만 위장해 놓으면 상공에서 쉽게 식별이 어렵고, 두꺼운 콘크리트로 보호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공습으로는 파괴하기 어렵다.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은 적의 핵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두꺼운 콘크리트와 강철 해치로 보호되는 지하 미사일 사일로를 대규모로 운용했으며, 양국은 현재도 사일로에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북한이 백두산 인근 지하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 기지는 중국 국경에서 불과 4.5km 떨어진 곳에 있다. 즉, 중국 영토에 대한 오발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한미연합군이 이 미사일 사일로를 타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북한 영공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된 곳이기 때문에 한미연합공군이 이 지역에서 들어가려면 중국 공군 전투기의 견제, 심할 경우 충돌을 각오해야 한다. 또한 험준한 산 속 지하 깊은 곳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타격한다 하더라도 파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이 미사일 사일로의 위치는 김정은 일가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활동지’, ‘김정일의 생가’로 성역화 해 선전하고 있는 삼지연과 가깝기 때문에 정치적인 상징성도 대단히 크다. 삼지연에서 불과 9km 가량 떨어진 이 미사일 기지는 남북으로 약 3km, 동서 1.9km 가량의 면적에 건설되었는데, 위성사진을 통해 보이는 것처럼 이 기지는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한다. 기지의 서쪽은 중국 국경에서 4.5km 가량 떨어져 있는데, 서쪽은 산세가 대단히 험준해 접근이 어렵다. 기지 동쪽은 대공포 진지와 경비부대의 것으로 보이는 막사, 위병소와 진입 도로 등이 식별된다. 특히 이 지하 기지 주변은 약 100m 폭으로 나무와 수풀이 완전히 제거되어 있는데, 적이 숲을 통해 은밀히 접근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기지 출입구 남동쪽에 반원 형태로 대공포 진지가 구축되어 있는데, 이 진지 안에 들어가 있는 대공 무기가 대공포인지 지대공 미사일인지는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거점을 방어할 때 대공포는 반원형으로, 지대공 미사일은 윤형으로 배치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는데, 진지의 배치로만 놓고 보았을 때는 대구경 대공포, 각각의 진지 크기를 고려했을 때는 지대공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대공 진지가 동쪽에만 배치되어 있는 것은 서쪽은 중국 국경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동쪽은 동남쪽 130km 지점에 해안이 있기 때문에 동남쪽 방향에서 접근하는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위한 의도로 이러한 시설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백두산 인근의 이 지하 시설은 김정은 일가가 머무는 지방 별장에 준하는 수준의 강력한 방어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이곳이 북한이 지난 2013년 완공한 지하 미사일 기지일 공산이 크다. 북한은 이곳에 사거리 3,000km급 수준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인 ‘무수단’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노동 미사일 역시 이 기지가 가장 유력한 배치 기지로 알려지고 있다. 기지의 규모만 놓고 보자면 북한 최대의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 2호나 은하 3호 계열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역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요컨대 북한은 한미연합군의 주요 전략 거점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한미 연합군의 주요 타격 수단이 타격할 수 없는 중국 앞마당에 배치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백두산 미사일 기지化, 중국도 가세 백두산을 미사일 천지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북한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이 일대에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면서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4일 중국 관영 CCTV는 인민해방군 전략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동북지방 혹한기 훈련 영상을 소개했다. CCTV는 “선양군구의 제2포병 부대가 모처에서 혹한기 훈련을 실시했다”는 내용을 전했는데, 훈련이 이루어진 장소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이 지역을 창바이산(長白山), 즉 백두산이라고 분석했다. 영상 속에 나오는 가문비나무와 전나무는 해발 1,000 ~ 1,800m에 서식하는데, 중국 동북지역에서 이들 나무가 울창하게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은 백두산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포병 예하 부대 가운데 백두산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부대는 없기 때문에 이 훈련을 실시한 부대는 다른 지역에서 이동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에서는 훈련에 동원된 부대가 다롄(大連)에 배치된 제810도탄려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동 거리나 각 부대별 임무를 고려했을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부대는 압록강 북쪽에 위치한 퉁화(通化)에 배치된 제816도탄려(道彈旅), 즉 제816미사일여단이다. 거리상으로 보았을 때 백두산에서 가장 가까운 부대이자 이번에 영상에서 식별된 동풍(東風)-21A(DF-21A) 미사일을 보유한 부대이기 때문이다. 제816도탄려는 제2포병 예하 군단급 부대인 51기지에 소속된 3개의 미사일 여단 가운데 하나로 유사시 한반도를 담당하는 선양군구(瀋陽軍區)를 지원하는 부대이며, 사거리 600km의 DF-15와 사거리 1,800km의 DF-21A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대가 보유한 미사일은 한반도는 물론 일본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으며, 200~500kt의 핵탄두 또는 재래식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더라도 명중 오차가 50m에 불과할 정도로 대단히 정밀하기 때문에 남한 전역의 주요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은 물론 일본 각지에 산재한 주일미군 시설에 대한 타격 임무도 수행할 수 있어 대단히 위협적인 전력이다. 중국이 요동반도와 산동반도 일대에 주로 배치했던 DF-21 미사일을 백두산 중턱까지 끌고 와서 훈련을 벌이고 이를 관영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 미국에 대한 무언의 시위로 볼 수 있다. 요동과 산동 일대의 DF-21은 해안 평야 지대에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다로부터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백두산 북사면의 이동식 미사일 차량은 해발 2,000m가 넘는 백두산이라는 자연 방벽의 보호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로 상에 북한의 밀집 방공망이 버티고 있어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로의 타격이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훈련에 동원된 부대는 퉁화에 사령부를 두고 예하 부대는 길림성(吉林省) 일대에 분산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매년 백두산 인근에서 훈련을 실시해 왔다. 따라서 이 미사일 부대의 백두산 전개 훈련은 정례 훈련의 성격이 짙지만,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미사일 부대의 전개 훈련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번 보도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 신형 미사일을 백두산에 전진 배치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최근 한미일 3국이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에 대한 강력한 압박으로도 평가하고 있다. 일부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 전역은 물론 태평양 지역에서 미·일 연합 전력이 동해 및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접근로를 탄도 미사일로 차단 및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백두산은 일찍이 환웅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할 만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 덕분에 백두산은 “인간을 널리 해롭게 할 만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반만 년 전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뜻을 펼쳤던 그 곳이 대량살상무기들로 채워져 가는 모습을 보며 환웅은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아하! 우주] ‘숨겨진 우주’ 처음으로 힐끗 보다 - 암흑 물질을 찾아서

    [아하! 우주] ‘숨겨진 우주’ 처음으로 힐끗 보다 - 암흑 물질을 찾아서

    ‘내셔널 지오그래픽’ 2015년 1월 호에 저명한 과학 저술가인 티모시 페리스의 암흑물질-암흑 에너지 특집기사가 실려 우주 마니아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복잡한 것을 쉽게 설명하는 재능과 아름다운 문체로 ‘동시대 최고의 과학 저술가’로 평가받고 있는 전직 신문기자-잡지 편집자 출신인 티모시 페리스는 1956년 부터 천체 관측을 시작했고, 1960년부터 천문학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중 ‘우주의 모든 것'(The Whole Shebang)과 ‘은하 시대의 도래'(Coming of Age in the Milky Way) 두 권은 뉴욕 타임스의 ‘20세기에 출판된 중요한 책들’에 선정되었고 1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그는 ‘라이프’ ‘내셔널 지오그래픽’ ‘네이처’ ‘뉴스위크’ ‘타임’ 등의 정기 간행물에 200편 이상의 기사와 에세이를 썼으며, 1977년에 발사한 보이저 1, 2호에 실어보낸 인류 문명 소개 유물인 음반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미국물리학협회의 과학 저술상, 미국과학진흥회상,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다. 페리스의 특집기사 ‘숨겨진 우주를 처음으로 힐끗 보다'(A First Glimpse of the Hidden Cosmos)와 연계하여 스페이스닷컴은 직접 페리스와 대담한 기사를 20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에 대한 페리스 특유의 해석과 견해가 잘 드러나 있는 흥미로운 내용이라 다음에 소개한다.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란 존재가 그처럼 상상 속에 확고하게 자리잡게 된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페리스=인간의 마음은 가까운 미래에 그럴싸한 설명이 나올 법한 중요한 문제나 질문에 끌리는 속성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한 10년이나 한 세대쯤 뒤에 말입니다.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확실히 중요한 문제로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우주는 약 5%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 95%는 이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는 계산서를 뽑아내놓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그 해답이 아마 적정 시간이 흐른 후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 문제는 ‘시간이란 무엇인가?’라거나,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하는 등의 문제보다 대중에게 훨씬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문제로 인식되는 거지요. - 실체는 그처럼 모호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영향에 대해 꽤나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우리의 지식과 실체 사이에 있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페리스=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행사하고 있는 영향 외에는 그것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암흑물질은 가시적인 물체와 중력적으로 상호작용합니다. 은하와 은하단의 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가 우리 눈에 보이는 별들과 성단들이 행사하는 중력보다 훨씬 강한 중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미지의 존재를 ‘물질’이라 불렀고, 어떤 빛도 방출하지 않아 ‘암흑’이라고 붙인 겁니다. 이 암흑물질은 중력작용 외에는 우주의 어떤 물질과도 거의 또는 전혀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요상한 존재입니다. 과학자들은 암흑물질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과는 전혀 다른 하나 또는 두 개의 원소로 드러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초대칭과 다른 첨단 물리학 이론으로 상상하고 있는 정도죠. 그러한 가설이 현실에서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남아 있는 셈인데, 만약 현실적으로 확인된다면 그건 엄청난 사건이 될 겁니다. 암흑 에너지는 더 수수께끼 같은 존재입니다. 이 용어는 그 실체가 무엇이든 간에 이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고 있는 에너지라는 뜻을 내포합니다. 만약 암흑 에너지가 공간 자체의 특성이라면, 과학자들이 그 존재를 알아내기 전에 진공에 관한 양자론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것을 흔히 중력 양자론이라 하죠. 중력이 공간을 어떻게 휘게 하는가를 나타내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대응하는 개념인 셈이죠. -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연구 중 어떤 연구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까? 페리스=지금 지구상에는 열 남짓의 암흑물질 검출 장비들이 곳곳에서 작동 중입니다. 암흑물질을 검출하는 데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암흑물질에 대한 인류의 지식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토마스 에디슨이 이런 말을 자주 했었죠. ‘참으로 가치있는 것은 실패에서 배우는 법이다.’ 암흑 에너지에 관한 연구는 주로 우주의 팽창 속도를 관측하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주가 얼마나 빨리 가속 팽창을 하고 있는가, 또 그런 팽창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가 하는 문제들을 규명하려는 노력입니다. 숲속에 맹수가 있다면 우선 그 맹수의 발자국부터 찾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에서입니다. -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는 우주의 진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 오랜 역사를 설명해줄 수 있습니까? 페리스=현재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은 우주라는 거대 구조와 은하들을 만드는 데 암흑물질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암흑물질이 없었다면 우주는 지금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어떤 생명체도 존재하지 못하는 우주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암흑 에너지는 공간의 한 특성으로 보입니다. 우주가 팽창할수록 그에 따라 암흑 에너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암흑 에너지가 없다면 우리 우주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현재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고 있는 이 암흑 에너지야말로 우리 우주의 미래를 결정지을 최대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작동하는 건지 과학자들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만약 암흑 에너지가 최초로 우주 팽창을 일으킨 존재라면 우리 우주는 암흑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우주는 거의 텅 빈 공간입니다. 별이나 행성들, 우리 몸도 사실 거의 텅 빈 공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체를 이루는 원자와 분자 내부의 모든 공간을 제거해버린다면 우리는 거의 이 문장 끝의 마침표 하나 정도도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암흑 에너지가 정말 공간의 특성이라면, 그것의 정체를 아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물을 모르고는 비나 눈, 수증기를 안다고 할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 우주 최대의 미스터리인 이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에 관한 연구의 미래는 과연 어떨 거라고 보십니까? 페리스=암흑물질의 후보 입자는 가까운 장래에 발견될 거라고 봅니다. 일부 실험 물리학자들은 이미 암흑물질의 증거를 보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증거들이 아직 필요합니다. 우리는 곧 그것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암흑 에너지의 정체를 잡는 일은 더 어렵고 고된 노력을 필요로 할 것으로 봅니다. 일부 이론 물리학자들은 ‘끈 이론’과 같은 것에 ‘표준 모델’에 근거해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우주를 넘어서 엄청난 비밀이 있을 거라는 강한 암시를 하고 있습니다. 암흑 에너지에 대한 탐구가 깊어가면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기묘하고 놀라운 성질을 가진 존재인가 하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볼 때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잊고 있었다 지하가 인간의 터전이었음을

    잊고 있었다 지하가 인간의 터전이었음을

    문명과 지하공간/김재성 지음/글항아리/396쪽/2만 5000원 프랑스 파리의 신도시 구축사업인 ‘레 알(Les Halles) 프로젝트’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건 지하공간의 획기적인 활용 때문이다. 도시 기반시설과 생활공간을 지하와 지상에 분산 배치해 일상생활이 자연스레 연계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지상·지하 생활권의 변칙적 통합은 ‘레 알 프로젝트’ 말고도 미국 로커펠러센터의 로워 프라자 지하 가로망이며 홍콩 큐어리만의 스펀 플랜에서도 비슷하게 보인다. 이 같은 프로젝트들이 지하와 지상을 연계한 도시설계, 특히 지하공간에 주력한 측면에서 주목받았다지만 따져보면 인류 생활은 지하공간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하공간은 공포의 대상인 예측불가의 험한 기후와 맹수로부터의 도피처이자 저장고였는가 하면 광물을 캐내기 위한 자원의 보고였다. 이렇게 지상을 피해 지하로 숨어든 태초의 공동생활 시작이 바로 동굴이다. 특히 스페인 알타미라·프랑스 라스코 동굴 등지에서 발굴된 선사시대의 벽화와 유적은 동물적인 삶을 청산하고 문화적 도약을 시작했다는 ‘호모 아르텐스(예술적 인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명과 지하공간’은 사람들이 생활 차원에서 본격 대체공간으로 쓰기 시작한 지하세계에 천착한 체험의 인문서로 읽힌다. 건설회사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토목전문가가 ‘왜 우리는 지하공간에 대한 체계적 이해는커녕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수준의 질문도 던지지 못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오랜 현장경험과 인문학 지식을 버무려 써낸 ‘지하 오디세이’이다. 토목이며 지반공학과 관련한 전문적 지식이 역사적 흔적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그 지하공간의 역사는 지구촌 곳곳의 흔적들에서 샅샅이 건져 올려져 구슬처럼 꿰어진다. 인간의 채굴흔적이 남은 최고(最古)의 동굴인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라이언 케이브며 7000년 전 고대도시 형성기의 신전·피라미드, 중세시대 로마의 종교탄압을 피해 기독교인들이 숨어지내던 카파도키아의 데린쿠유 지하유적, 최초로 흑색화약을 써 터널입구를 뚫었다는 프랑스 남부의 랑그도크 운하…. 고대인들은 인간의 삶이 지상과 지하를 순환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오랜 세월 이 같은 순환을 거부하면서 자연에 대한 겸손을 잃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주거공간이나 광물을 얻고자 땅을 파고 뚫었던 인류는 시간이 흐르면서 새 용도에 눈 떴고 기술발전도 진척됐다. 수로와 지하통로, 터널이 잇따라 뚫렸고 발파기법과 굴척공법도 덩달아 발달해갔다. 이젠 지하공간의 용도는 공연장, 경기장, 연구소를 비롯해 무한의 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의 공간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여전히 ‘사자(死者)의 공간’이나 도피처쯤에 머물고 있다고 책은 지적한다. 그 인식은 지하공간 활용 측면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고 여겨지는 여러 개발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지상과 다르지 않은 지하 구축’ 차원에 몰려 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그래서 지하공간이 더 이상 지상의 보조적 역할이 아닌 도시계획의 한 축이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 방향은 바로 진취적이고 독자적인 지하공간 개념의 창출이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참여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에 만들어진 입자가속터널이며 세계 핵물리학 실험을 이끌어온 미국 시카고의 페르미연구소, 차세대 디스플레이어를 개발한 핀란드 기술연구소, 프랑스 파리 퐁피두 문화센터의 음향연구소는 지상과 지하의 경계를 허문 공간계획으로 널리 알려진 것들이다. ‘인구의 도시집중이 심한 한국에서 기반시설의 지하화는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불가피한 선택이다.’ 저자는 한국의 상황을 이렇게 진단한다. 그러면서 대규모 지하공간 구축에 필요한 단단한 화강암층 암반, 세계적 수준의 암반 굴착기술과 축적된 신도시 건설 노하우를 들어 한국의 상황은 지하공간 활용 측면에서 아주 낙관적이라고 귀띔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완구 청문회’ 새 총리 이완구 본인·아들 병역 문제 집중 검증대상 오를 듯

    ‘이완구 청문회’ 새 총리 이완구 본인·아들 병역 문제 집중 검증대상 오를 듯

    ‘이완구 청문회’ ‘새 총리 이완구’ 이완구 청문회 통과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 총리 후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청문회에서 낙마할 경우 박근혜 정부의 국정 난맥이 걷잡을 수 없이 수렁에 빠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기 내각 총리 후보자였던 안대희, 문창극 후보자가 지난해 전관예우 및 역사인식 논란으로 잇따라 낙마하는 등 인사파동을 겪었던 터라 이번 청문회에도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키를 쥔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한 능력과 정책비전, 청렴·도덕성 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차남과 후보자 본인의 병역문제가 집중 검증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의 차남은 2000년 3급 현역 입영대상으로 판정받았지만 대학 재학과 유학을 이유로 3차례(2000∼2002년, 2003∼2005년, 2005∼2006년) 입영연기를 했다. 2005년에는 4급 공익근무요원 소집대상 판정을 받았지만, 2006년 ‘불완전성 무릎관절’이라는 질병을 이유로 5급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 후보자 측은 “미국 유학시절인 2005년 12월 운동을 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돼 부상했고 이듬해인 2006년 국내 병원에서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면서 “현재도 철심을 박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본인은 1976년 5월 입영한 뒤 1년 만인 1977년 4월 육군 일병으로 소집해제됐다. 이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해서도 “어릴 때부터 발목뼈에 이상이 있어서 방위(보충역) 판정을 받아 입영했고, 1년간의 병역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소집해제된 것”이라며 “발목뼈 엑스레이는 지금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남은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20세기 아리랑(이태영 지음, 한울 펴냄) 흔히 역사는 굵직굵직한 사건과 일들의 기록쯤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작은 일들과 소시민의 일상을 빼놓고 역사를 말할 수는 없다. 책은 바로 그 거대 기록이 아닌 일상의 궤적에 방점을 찍고 역사를 따졌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아리랑 고개로 여겨 그 고난의 고개를 넘었던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촘촘하게 들여다봤다. 개항기부터 시작해 일제강점과 6·25전쟁, 남북 분단, 군부독재 시절을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정작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보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념과 진영논리보다 상식과 통념에 충실해 역사를 보자는 측면의 글쓰기가 신선하다. “인간 삶의 본질은 큰 사건보다 자잘한 일상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일상을 꾸역꾸역 살아가는 것이 독립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것보다 결코 쉽지만은 않다.” 보수·진보라는 이념과 사상의 이분법적 가르기를 벗어나 양보와 소통의 역사 보기를 강조한 점이 도드라지는 책이다. 320쪽. 2만 9000원. 의사, 인간다운 죽음을 말하다(브렌던 라일리 지음, 이선혜 옮김, 시공사 펴냄) ‘현대의학은 만인에게 혜택과 구원을 주는 공공의 은자인가.’ 의학이 인간생명 유지, 연장에 도움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의료계 언저리에선 좋지 않고 옳지 않은 일들이 다반사이다. 책은 현대의학과 환자의 인권에 천착해 ‘무엇이 올바른 치료인가’를 묻는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종합병원이라는 뉴욕-프레즈버티어리언 병원 내과 의사. 직접 치료하고 만난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다큐멘터리처럼 풀어갔다. 완치의 꿈을 버리지 못한 채 병원을 떠도는 말기암환자, 의료진을 속인 정신질환 환자, 갑자기 자살한 환자…. 치매로 고생하는 노모를 포함해 죽음 직전의 환자들을 통해 말기 혹은 고령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무의미한 치료가 필요한지를 따져 묻는다. 시장 논리에 지배되는 의료자원과 불공평한 분배, 그로 인한 불필요한 치료와 비극적인 상황 고백을 통해 현대의학의 불편한 속사정이 낱낱이 드러난다. 504쪽. 1만 7000원. 나는 시민인가(송호근 지음, 문학동네 펴냄) ‘국민의 시대에서 시민의 시대로’ 사회 현안의 날카로운 진단으로 유명한 저자가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전히 ‘국민’의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건 ‘시민의식’임을 짜릿한 필치로 강조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사회적 공공성의 부재가 사회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술회한다. 저자는 우선 구한말의 혼란과 국권 상실, 분단과 전쟁, 군부독재로 이어진 소용돌이 속에서 정상적인 근대 시민사회 구축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한다. 시민사회의 자율적 윤리가 실종되고 계층상승을 향한 무한경쟁이 판치면서 개인주의와 권리의식만이 머릿속을 채운 게 한국의 현주소라고 말한다. 긴장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공동체에 헌신하는 시민윤리를 지닌 한국인으로 거듭나자는 반성문이자 염원기로 읽힌다. 그리고 그 핵심의 메시지는 ‘위기와 갈등이 생겼을 때 즉각 발동되는 행동규범과 윤리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400쪽. 1만 5000원.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토마스 휠란 에릭센 지음, 손화수 옮김, 책읽는 수요일 펴냄) ‘머지않아 현재의 물질 풍요 사회는 자취를 감출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역사가 남긴 가장 기분 좋은 막다른 길로 받아들일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대표 인문학자라는 오슬로 국립대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길. 여러 나라들이 복지국가 모델로 삼은 노르웨이에서 ‘세계는 고장 났고, 우리들의 행복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고 일갈한 성찰과 경고가 눈길을 끈다. 연간 개인 평균소득이 1만2000달러 선을 넘어서면 소득 증가와 삶의 만족도는 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그처럼 인스턴트 만족감으로 채워진 세상에서 허무와 불안을 이기는 방법을 찾아낸다. 영화, 고전문학, 심리학, 종교를 넘나들며 건져 올린 처방들이 흥미롭다. 더 큰 차원의 다원주의는 많은 인간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급진적인 추락을 줄이기 위해 삶을 모자이크처럼 꾸며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384쪽. 1만5000원.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문 상량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경복궁 근정문 상량문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용이 무량한 물을 상징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작품은 경복궁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알기는 어려우니 쉬운 것부터 살펴보자. 숭례문에 화재가 일어났을 때 목조건물의 구조상 화마(火魔)가 얼마나 가공할 재난을 낳는지 모두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숭례문은 도성(都城)의 문에 불과하다. 흥선 대원군이 이제 조선 역사상 처음으로 황제의 나라가 되었으므로 그에 걸맞은 국력을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임진왜란 때 전소한 경복궁을 중건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도 화마였다. 경복궁은 1865~1867년 전국의 소나무를 물색하여 전체 7225칸의 대규모로 다시 지은 정궁(正宮)이므로 화재를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우선 광화문 앞에 마주 배치한 해치 조각도 몸에 무량보주가 새겨 있어서 물을 응축시킨 모양을 상징하는 보주(寶珠)의 집적임을 알 수 있다. 정전(正殿)인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勤政門)을 보수할 때 상량문과 함께 나온 세 가지 화마 방지책이 있었으니 첫째는 용 그림이요, 둘째는 물 수(水)라는 글자요, 셋째는 모서리마다 ‘水’ 자를 새기고 그 부분만 도금한 육각형 은판이다. 이 세 가지는 무엇을 상징할까, 왜 상량문에 넣었을까? 첫째, 용이란 강력한 물을 상징한다. 용 그림을 채색 분석해 보면 고구려 벽화에서처럼 양 어깨 부분에서 불꽃 모양이 뻗쳐 올라간다. 불꽃 모양 같지만 불꽃이 아니라 용을 탄생시키는 생명 생성의 근원인 영기문이다. 용과 용의 입에서 생긴 보주의 가치는 같다. 하나의 큰 보주이지만 용처럼 무량한 보주, 즉 무한한 바다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둘째, 물을 뜻하는 ‘水’라는 글자는 자세히 보면 용(龍)이라고 쓴 작은 글자 1000개를 모아 ‘水’라는 글자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확대해 보는 순간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용이라는 존재가 바로 무량한 물이라는 상징을 이처럼 직설적으로 표현한 예를 보지 못했다. 용을 ‘상상의 동물’이라 인식하고 있으면 그 오랜 선입관 때문에 용이 무량한 물이라는 고차원의 상징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셋째, 육각형 은판의 귀마다 새겨진 ‘水’ 자는 중요하므로 금색으로 칠했다. 육각형을 잇대어 놓은 문양은 으레 귀갑문(甲文)이라 부른다. 그러나 육각형은 물의 구조다. 그래서 필자는 육각수문(六角水文)이라 부르고 있다. 물이 얼어서 생긴 눈은 공통적으로 육각형의 모양을 띤다. 육각수문을 연접하면 모서리가 셋이 모여 묘(淼)라는 글자를 이룬다. 이 글자는 바다같이 넓은 물을 가리킨다. 나무가 셋 모이면 삼(森)이란 글자가 돼 숲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이치다.이처럼 세 가지 물을 상징하는 전혀 다른 표현 방법으로 부적 같은 것을 만들어 상량문과 함께 봉안한 뜻을 헤아려 보면 옛 장인들이 얼마나 화마를 두려워했는지 알 수 있다. 목조로 지은 궁궐은 화마에는 속수무책이었다. 21세기 세계 굴지의 대도시라는 서울의 소방차를 모두 동원해도 숭례문 화재를 진압하지 못했다. 하물며 한 건물이 타면 모든 전각에 번져 삽시간에 잿더미가 되는 경복궁은 말해 무엇하랴. 그래서 당시 화마를 미리 막는 것은 여러 가지 상징적 방법밖에 없었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격동의 한·일 70년] (4)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

    [격동의 한·일 70년] (4)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

    자이니치 코리안(재일동포들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말). 일제강점기에 건너간 자이니치 1세대 이후 지난 70년간 재일동포 사회는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변화해 왔다. 최근 국적을 일본으로 바꾸는 자이니치 3~4세가 늘어나며 구심력이 약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조선학교나 한국학교와는 다른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해 재일동포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겠다는 야심을 가진 오사카 이바라키시의 ‘코리아국제학원’이 주인공이다. 지난 19일 그곳을 찾아 재일동포 사회의 생생한 변화상을 취재했다. 시끌벅적한 오사카 시내에서 차로 30분 남짓 달렸을까, 어느새 풍경은 한적한 논밭과 주택가로 바뀌었다. 전형적인 일본의 교외 마을 안에 한국어로 문패를 단 아담한 학교가 보인다. 2008년 4월 문을 연 코리아국제학원(중·고교)이다. “‘총련계 학교’와 ‘민단계 학교’가 모두 줄어드는 지금 새 세대의 민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재일동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이나 남북의 이데올로기를 초월하는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립 멤버 중 한 명인 홍경의 코리아국제학원 전무이사가 설명하는 학교의 시발점이다. ‘민족 정신에 바탕을 둔 국제인 양성’을 위해 뜻 있는 재일동포들이 2005년 3월부터 힘을 모았다. 일본 최초의 한국 국적 변호사로 재일동포 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서 온 고(故) 김경득 변호사의 제안으로 문홍선(일본 여자축구 고베 아이낙 구단주) 아스코홀딩스 회장, 정갑수 원코리아 페스티벌 대표 등 7명이 모여 3년간 준비했다. 이들이 사재를 털고 생업을 제쳐두며 학교 건립에 매달린 이유는 그만큼 재일동포에게 교육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민족교육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고 동포 사회를 결속하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운영하는 조선학교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운영하는 한국학교로 나뉘어 각자의 이데올로기를 전달해 온 기존의 구도에 염증을 느끼는 동포들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일본 학교에 다니고 일본식 이름을 쓰는 젊은 세대가 생겨났다. 새로운 시대에 맞춘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자이니치 1세는 차별과 빈곤 속에서도 민족 단체를 세우는 등 역사를 만들어 왔고, 2세는 그것을 지켜 왔다. 나 같은 3세는 위 세대의 사회적 유산을 갖고 자라온 세대다. 그것을 4~5세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을 갖고 있다”고 홍 이사는 말한다. 재일동포라고 해도 올드커머(일제강점기에 옮겨온 1세대와 그 후손)와 뉴커머(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정착한 사람), 한국 국적과 조선적 보유자 등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재일동포를 아우르는 한편 기존의 민족교육을 뛰어넘기 위해 코리아국제학원이 선택한 것은 일본과 한국, 북한의 국경과 내셔널리즘에 구애받지 않는 ‘월경인’(越境人) 육성이다. 이런 신념 때문에 이곳의 교육은 조금 독특하다. 일반적인 국제학교의 교육 과정에 더해 한국어와 일본어, 한국사를 가르치는데, 한국어는 ‘국어’나 ‘조선어’가 아닌 ‘코리아어’로 부른다. 남북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교과 외수업으로 자이니치사(史), 다문화공생론 등도 가르친다. 일본군 위안부, 독도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한다. 올봄 졸업 예정인 자이니치 3세 변광렬(19)군은 “‘현대 사회’라는 과목을 배울 때 독도 문제에 대해 선생님들이 각각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 발표를 하셨다. 그걸 전교생이 보고 토론을 했다. 팩트 위주가 아니라 인식의 폭을 넓혀 주는 수업을 받는 것이 우리 학교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한다. 수준 높은 교육 방식이 입소문이 나면서 개교 첫해 중·고교 합쳐 27명이던 학생 수는 88명으로 늘어났다. 졸업생들은 서울대, 와세다대, 런던예술대 등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외국의 유수 대학에 속속 진학하고 있다. 문제는 재정상의 어려움이다. 개교 7년째인 현재도 연간 6500만엔(약 6억원)의 적자를 학교 이사회와 후원회에서 충당하고 있다. 고민 끝에 한국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으려고 2011년 11월 한국 교육부에 재외 한국학교 승인을 신청했지만 4년째 인가가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국제학원은 국제적 인재를 기르겠다는 원대한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김용만 교장은 “학생들이 들어오고 싶은 학교로 만들면 재정난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가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 바칼로레아’(세계 유력 대학의 공통입학자격시험) 수업 가능 인가를 신청해 후보 학교로 선정되는 등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교 10주년인 2018년까지 학생 수를 두 배 수준인 160명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바라키(오사카) 글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송파 “풍납토성 3권역 건축규제 완화 찬성”

    송파 “풍납토성 3권역 건축규제 완화 찬성”

    송파구가 풍납토성 보존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최근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이 지역에 대한 보존 방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자 실제 사업에 나서야 하는 구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송파구는 22일 문화재 보존 관리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전제로 문화재청의 건축규제 완화에 찬성했다. 특히 문화재청의 풍납토성 3권역 건축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풍납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점을 감안해 찬성하는 입장이다. 더불어 지방채 발행을 통해 5년 안에 보상을 완료하는 서울시의 방안에도 지지를 표명했다. 송파구의 이 같은 입장은 이번 규제 완화를 풍납동 주민 다수가 환영했기 때문이다. 그간의 설문조사에서도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80%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이번 계획 변경이 이뤄지기 전까지 송파구는 풍납토성소위원회와 문화재청, 서울시 등 관계 기관과의 18차례에 걸친 회의에서 현재의 예산 규모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고, 과도한 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특별대책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통합 개발이나 집단 이주 방안 등 도시계획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합동으로 용역을 수행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풍납토성 2권역과 3권역에 대한 보상을 완료한다 해도 4권역에 위치한 고층 아파트(12개 동 4167가구)로 인해 완전한 복원은 사실상 어렵다. 이에 구는 과거와 현재를 조화롭게 절충해 문화유산으로서의 최고 가치를 발현할 것인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으며 문화재청과 서울시 역시 방법에서 약간의 이견을 보일 뿐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 따라서 구는 올해를 주민과 문화재가 공생하는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 원년의 해로 정하고 풍납토성 전담팀을 구성해 명확한 미래 비전 정립과 문화재 정체성의 조기 규명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풍성한 볼거리 및 주민 편의시설 설치, 환경 개선 사업, 문화재 인식 향상 사업 등 6개 전략별 사업을 정하고 24개 단위사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박춘희 구청장은 “풍납동을 역사의 깊이와 문화의 향기가 살아 있는 ‘세계인이 찾는 명실상부한 2000년 역사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아베의 역사관, 美 이익 해친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 언행이 아시아 역내 외교 관계에 지장을 초래해 미국의 이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회조사국은 20일(현지시간) 펴낸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2차 대전 시기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야스쿠니신사 참배, 동해와 동중국해 영토 분쟁과 관련한 아베 총리의 접근 태도는 모두 역내 긴장을 촉발하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 판단 자료를 제공하는 의회조사국의 이 같은 지적은 아베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 행보에 대한 워싱턴 내부의 우려와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의회조사국은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도 “역사적 상처를 들쑤시는 아베 정권의 행태는 한국과 건설적 관계를 만들고 중국과 잠재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관리해 나가는 일본의 역량을 저해해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이익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의회조사국은 “오는 8월로 다가오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은 아시아에 민감하다”면서 “일본과 주변국들의 관계를 훼손하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아베 총리가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다룰지 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올해 첫 기자회견에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담화를 내놓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아베 총리의 담화가 솔직한 사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조사국은 “한국은 아베 정권이 일제 때 위안부를 운영한 사실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며 “비판가들도 아베 정부가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인식을 바꾸려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와우! 과학] 작년 가장 뜨거웠던 지구, 앞으로 기온 더 오를 듯

    [와우! 과학] 작년 가장 뜨거웠던 지구, 앞으로 기온 더 오를 듯

    ▲ NASA "2014년, 역대 가장 더운 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14년이 지난 1880년 이후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발표했다. 1880년 이후인 이유는 그 시점이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을 말할 수 있을 만큼 관측 자료가 기록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즉 인류가 지구의 평균 기온을 관측한 이후 가장 더운 해가 바로 작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은 20세기 평균 대비 0.69℃가 더 높았으며, 이전 기록이었던 2005년과 2010년에 비해서 0.04℃가 더 높아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또 국립해양대기청에 의하면 2014년 중 5, 6, 8, 9, 12월이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한다. 2014년 한 해 동안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5개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나머지 달들도 7위 안에 들 만큼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1998년이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후 다시 그 기록이 깨진 것은 2005년이었다. 2010년은 다시 2005년의 기록과 비슷했지만, 더 덥지는 않았다. 과학자들은 지난 15년 정도 기간을 지구 온난화 정체(Global warming hiatus)기라고 불렀는데, 한동안 거침없이 상승하던 지구 평균 기온이 이 시기에는 더 상승하지 않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들이 나왔으나 '이 시기 동안 바다에서 추가로 열을 더 흡수해서'라는 가설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지구의 완충 작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대기 중 온실가스 앞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2014년 지구 평균 기온은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이것은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생각되고 있다. ▲ "온실가스 증가가 주범" 이산화탄소, 수증기, 메탄 등은 지구에서 빠져나가는 열에너지를 흡수해서 온실처럼 온도를 높이기 때문에 온실가스라고 불린다. 이런 온실가스의 존재가 없다면 지구는 평균 영하 18℃ 정도로 차가워져 사람은 물론 대부분의 지구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따라서 온실가스는 포근한 지구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류가 화석 연료를 태우면서 그 농도가 급격히 증가해서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산업화 이전 280ppm 정도이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세기에 이미 350ppm을 넘어섰으며, 2014년에는 400ppm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리고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는 500ppm, 600ppm까지 증가할지도 모른다. 이런 추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미래 지구 평균 기온은 더 상승하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 엘니뇨 극대기 아닌데도 최고기온 기록 1880년 이후의 기록은 지구 기온의 상승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에 의하면 1880년부터 매 10년간 온도 상승은 0.06℃였으나 1970년 이후에는 0.16℃였다. 최근 십여 년을 제외하면 지구 기온 상승 속도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상승 속도와 함께 점차로 가속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과학자들은 2014년이 예상과는 달리 엘니뇨 중립해(El Niño-neutral year)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서로 반대되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있을 때는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구 평균 기온도 따라서 증가한다. 따라서 대부분 역대 가장 더운 해는 엘니뇨가 있을 때 발생했다. 하지만 2014년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엘니뇨 극대기가 아닐 때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 따라서 2015년과 2016년에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새로운 온도 기록이 다시 생겨날 수 있다고 보는 기상학자들도 있다. 만약 실제로 앞으로 수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경우, 최근까지 논란이 되었던 지구 온난화 정체기는 막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지구 기후 시스템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상승세를 탈 것인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IPCC를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 그룹들은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를 것이라는 예측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몇 도 정도 상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다만 2014년의 관측 결과는 지구 기온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류 과학계의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온실가스 감축 국제공조, 이번엔... 2014년은 지구 평균 기온이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우울한 한 해였지만, 대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범지구적인 합의가 시작되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한 해였다. 2014년 12월 14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전 세계 196개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참여하기로 한 역사적인 합의가 있었다. 이전 교토의정서가 결국 유명무실하게 된 점을 생각하면 이번 합의 역시 실효성 있게 지켜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중국, 미국을 비롯한 온실가스 대규모 배출 국가와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참여하기로 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 한국 역시 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올해말 열리게 되는 파리 회의에서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안이 성공적으로 통과되고 세계 여러 나라가 이를 준수한다고 해도 실제 지구 기온 상승 추세는 바로 전환되기는 어렵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의 양이 적지 않은 데다 갑자기 대폭 감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큰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시론] 중국 내 北·中관계 논쟁의 본질/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시론] 중국 내 北·中관계 논쟁의 본질/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최근 중국에서는 ‘기조론’(棄朝論)에 대해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기조론은 ‘방기조선’(放棄朝鲜), 즉 북한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뜻한다. 중국 내 기조론자들은 크게 두 가지의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나는 전통적인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가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관념이고, 둘째는 북·중 사이에 많은 모순과 분쟁이 있으며 북한이 중국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아 중국에 ‘마이너스 자산’(負資産)이 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27일자 중국 환구시보에는 전 중국조선사연구회 비서장을 지낸 리둔추(李敦球) 교수가 기조론을 비판하는 글이 실렸다. 그는 세 가지의 반론을 펼쳤다. 첫째, 중국과 북한은 독립적인 주권국가이므로 국가이익의 불일치와 갈등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며, 문제는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하는가에 있다. 둘째, 중·일 관계는 영토, 역사 인식, 동아시아 국제정세 등 전략적인 차원에서 조화가 불가능하나 북·중 관계는 지정학적으로 서로가 필요한 관계다. 셋째, 냉전의 유산이 남아 있는 동북아 정세에서 북·중은 지정학적으로 근본적인 이익이 일치하며 이는 동북아 정세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12월 1일 전 난징군구 부사령관 왕훙광(王洪光)이 리 교수의 주장을 비판하는 글을 환구시보에 게재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 문제는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이 점에서 리 교수가 주장하는 지정학에 근거한 북·중 간 근본적인 이익의 일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북한이 그간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 등에서 중국과 의논하지도, 중국의 의견을 존중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이러한 북한의 도발들이 중국의 근본적인 이익을 침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중국의 대북 관계는 국가이익에 기반을 두어야 하며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이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다음날 차오스궁(曹世功) 중국국제문제연구기금회 연구원이 이번에는 왕의 주장과 기조론을 비판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기조론은 결국 중국의 국가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보았다. 북핵 문제에서도 이는 분명히 지역의 평화를 깨는 문제이지만 만약 핵 문제로 북한을 포기한다면 이는 북한 비핵화 차원에서도 감정적인 대응이고 전략적 사고의 결핍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국제 정세에서 지정학적 개념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의문을 표하며 그렇다면 왜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의 동맹을 강조하며 아시아 회귀 정책을 채택했는지 반문했다. 결국 북·중이 갈라서면 양측 모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한반도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 중앙당교 교수는 왕훙광의 주장에 일부 동의하며 만약 남북한이 충돌하면 중국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국익과 지역의 평화를 보호할 것이며 누가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 행위를 반대할 것이지만 그 국가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아오 포럼에서 나온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조’와 북한을 끌어안는 ‘옹조’(擁朝) 모두의 과장된 접근을 경계했다. 이러한 중국 내 북·중 관계의 논쟁을 살펴보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두 가지의 특징이 있다. 첫째, 이들 논쟁의 본질은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하에서 어떤 대북 정책이 중국의 이익을 더 높일 수 있는가다. 둘째, 이러한 논쟁들은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정세 변화 가능성에 따른 세밀한 대북 전략의 개발로 점차 진화해 가고 있다. 즉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동북아 정세 특히 역내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구조 변화에 따른 대북 정책이 기조론과 옹조론 사이를 오가며 많은 변화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희망적 사고에 기인해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의 냉각을 너무 과장하지 않아야 하고, 미국이 최근 대북 강경책을 꺼내자 중국 측에서 지난 8일 김정은의 생일에 북·중 우호 관계 ‘16자 방침’을 다시 꺼내든 것에 쉽사리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향후 미·중 관계 변화를 살피며 오히려 중국보다 한발 빠른 대북 정책의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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