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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교육을 지향하는 육군사관학교, 제 81기 신입생도 모집

    명품 교육을 지향하는 육군사관학교, 제 81기 신입생도 모집

    세계 명문사관학교로 도약하는 육군사관학교가 미래 전장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AI면접, 5G기반 스마트KMA 구축 등 최신 기술 도입을 통해 명품 교육환경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육군사관학교는 급변하는 미래 전장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예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지적능력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새 교과과정에서는 복수학위제를 통해 졸업 시 생도들이 일반학 학위과정과 군사학 학위과정 이수 시 2개의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또한 문·이과 학문체계 간의 통섭을 위한 융합전공을 신설하고, 팀워크 역량 배양을 위한 ‘‘1인 1군사학 Team Project’가 도입된다. 스마트 교육 환경 구축에도 선도적으로 임하는 모습이다. 생도들의 체력, 신체활동, 부상, 영양 등에 대한 통합관리를 위한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ICT기술과 스마트 헬스케어의 융합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워치, 국민체력 100, 전투체력 등 체력관리 디바이스를 활용한 자동연동입력 모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한 올해 육사 캠퍼스 전역에 5G 인프라를 구축하고,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기반 통합전투훈련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육군 정예장교로서 필수적인 올바른 역사인식과 글로벌 리더십 배양을 위한 국토순례와 해외 전사적지 탐방, 합동순항훈련 등 교류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올해는 10월경 1학년 울릉동 및 독도, 2학년 제주도, 3학년 백령도로 각각 3박4일간 국토순례를 진행하며, 해외 주요 전사적지 탐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학년 중국 상해, 항주, 남경, 중경지역 탐방 및 4학년 미주∙유럽 지역 자율탐방이 진행된다. 2학년은 해·공군 사관학교 생도들과 함께 약 3주 동안 중국, 일본, 러시아 등지로 합동순항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한편, 2차 시험에 AI 면접 체계를 도입하며 주목 받고 있는 육군사관학교의 신입생도 원서접수는 오는 7월 10일(금)부터 7월 20일(월)까지 진행된다. 8월 15일(토) 진행되는 1차 시험(국어, 영어, 수학) 및 1차 시험 합격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2차 시험(체력검정 및 신체검사, 면접)을 통해 신입생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모집 정원은 남자 290명, 여자 40명이며, 모든 수험생들은 원서를 접수할 때 지원동기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1차 시험 결과, 계열별로 남자 5배수, 여자 8배수를 선발하게 된다. 사관생도 모집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육군사관학교 입학안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역사는 기억과 투쟁과정, 교육은 매개체… 교육 살아야 나라가 산다

    역사는 기억과 투쟁과정, 교육은 매개체… 교육 살아야 나라가 산다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속의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노랫말 일부다. 그리스 독립을 위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연인을 생각하는 이 노래는 그리스가 낳은 세계적인 음악가이자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로서 그리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데오도라키스의 작품인데 아그네스 발차가 불러 그리스 국민가요가 됐다. 광주항쟁이 벌써 40년을 넘겼다. 그에 앞서 4월혁명이 60년을 넘겼고 제주4·3항쟁은 70년을 넘겼다. 모두가 우리의 역사가 됐다. 광주항쟁은 폭도들의 난동으로 왜곡됐다가 민주화운동으로 제자리를 잡았다. 초기에는 실패한 항쟁으로 간주됐지만 7년 후 6월항쟁의 씨앗이 되고 원동력이 됨으로써 성공한 항쟁으로 역사 속에서 부활했다. ●한국 민주주의는 광주항쟁에 크게 빚져 1970년대 이후 우리의 민주화 과정은 유신군사독재에 대한 반대로 시작돼 부마항쟁, 10·26사태, ‘서울의 봄’으로 전개되다가 광주항쟁의 실패로 좌절되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 실패를 딛고 6월항쟁으로 되살아나 드디어 민주화를 이루는 고단한 과정을 거쳤다. 이런 점에서 한국 민주주의는 광주항쟁에 크게 빚지고 있으며 우리 모두 광주에 빚지고 있는 셈이다. 이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진상규명이다. 광주항쟁을 대규모 학살로 물들인 신군부의 발포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직도 미흡하다. 발포자는 있는데 명령자가 없다. 무고한 다수의 비무장 시민을 대상으로 발포를 명령한 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야 한다. 금남로의 발포와 헬기 사격이 우발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 날 전남도청에 대한 유혈진압작전은 국민을 살육한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다시 진상규명위원회가 발족됐다니 다행인데 40년이 지나도록 감추어져 있는 진상이 조속히 밝혀지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광주항쟁의 정신을 왜곡하고 피해자들을 능멸하고 유가족들을 아프게 하는 일체의 망언과 망동을 중단해야 한다. 회고록에서 거짓말로 일관하는 전두환은 광주학살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인데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 전두환은 광주항쟁을 ‘폭동’이라고 했고 이순자는 ‘전두환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했다. 지만원은 시민들의 저항을 북한군의 개입이라고 주장하면서 수많은 ‘광수’를 양산하고 있다. 광주항쟁 유공자를 괴물집단에 비유한 의원이나 광주항쟁을 폭동이라고 주장한 의원이 소속돼 있는 미래통합당은 무책임한 정당이다. 이러한 거짓과 망언이 활개치지 않도록 역사왜곡처벌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아직도 광주항쟁의 피해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민이 죽고 다쳤는지 정확하지 않다. 그 시기에 행방불명된 사람도 있고 행방불명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도 명확하지 않다. 더구나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많은 사망자가 어딘가에 암매장돼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거두기 어렵다. 이 모든 상황을 조사 활동만으로 파악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당시 가해자의 편에 섰던 사람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40주년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용기 있는 고백’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많다.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와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일본의 경제적 우위가 흔들린다는 주장이 있는데 일본 젊은이들의 무기력증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리 사회의 역동성이 발전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근대 이후 치열한 체제 논쟁이 드물었지만 우리는 동학혁명 이후 100년 동안 무수히 많은 변동을 거쳤고, 특히 해방 이후 험난했던 민주화의 격동 과정은 역사 발전의 큰 동력이 되고 있다.●해방 후 민주화 과정은 역사발전의 동력 이런 점에서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제 발전, 산업 발전, 기업 발전, 기술 발전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역사가 잘 정리되고 그것이 교육으로 뒷받침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요건임을 알 수 있다. 역사가 바로 서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자명하다. 역사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사회가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없거니와 그 동력을 발견할 수도 없다. 교육이 바로 서야 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교육 없이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갓갓’과 ‘박사’가 대학 재학생이라는 사실을 교육의 관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일전에 원로 학자 도정일 선생이 교양교육과 전인교육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사람이 되는 교육, 사람을 만드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자 반성이다. 기술을 가르치려고 해도 사람이 된 다음에 가르쳐야 한다. 아무에게나 무술과 총기 사용법을 가르치면 흉악범이 된다. 칼이 의사에게는 사람을 살리는 도구지만 강도에게는 흉기가 된다는 사실과 같은 이치다. 특히 교육은 그 본령에 충실해야 하는데 불법과 비리가 만연된 학교에서 오로지 지식과 기술만 강조하는 풍조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 풍조 아래서 수많은 ‘갓갓’과 ‘박사’가 양산되는 것이다. 적어도 교육자라면 갓갓과 박사가 한국 근대화의 산물이자 경쟁주의적 근대교육의 부산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다시 사립학교법을 바라보아야 한다. 사립학교육성법의 모양을 띠고 있는 이 법이 기실 사립학교방치법이자 사학비리은폐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사립학교건전육성법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 깨달음이 없으니 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지 않는 것이다. 학교 현장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과연 학생들이 자유롭게 뛰놀고 공부하면서 미래의 꿈을 키우는 환경인지, 교수와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교육과 연구에 종사하는 환경인지 판단해야 한다. 학교가 학원과 구별되는 교육기관인 것은 철학과 근본이 있기 때문이다.●文정부 사학비리·대학 서열화 개혁 사라져 정부가 출범 초기에 사학비리, 대학 서열화, 사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인식이 많이 희미해진 모양이다. 대학 문제의 본질은 실종되고 프로젝트만 강조되고 사학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인데 ‘공영형 사립대학’ 이야기는 어딘가에 묻혀서 사라져버렸다. 도탄에 빠진 사학을 살리자는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는 무슨 잠꼬대 같은 말인가? 인성교육과 전인교육이 돈으로 환산된다는 말인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다하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그리스에 발차의 노래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있다. 백기완의 장편시 묏비나리에 김종률이 곡을 붙여 광주항쟁에서 산화한 영원한 대변인 윤상원과 먼저 간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바쳐진 노래다. 이 노래가 광주항쟁의 중심 무대였던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울려 퍼졌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을 포함해서 기념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광경을 보면서 역사가 기억과의 투쟁 과정이고 교육이 그 매개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했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다.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 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지대 총장
  • “정대협, 30년간 위안부 이용해…사리사욕 윤미향 죗값 치러야”

    “정대협, 30년간 위안부 이용해…사리사욕 윤미향 죗값 치러야”

    “맘대로 비례 출마한 尹, 왜 용서 바라나 안성 쉼터 등 의혹 檢 수사로 밝혀져야 위안부 문제 해결해 줄 사람은 학생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과 경기 안성 쉼터 고가매입 등의 의혹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고 윤미향(전 정의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윤 당선자에게 “30년간 이용당했다”면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으려면 위안부 운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윤 당선자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30년간 이용만 당했다. 줄줄이 엄청난 게(의혹이) 나오더라”며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 못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안성 쉼터 의혹에 대해서도 “화려하게 짓고 ‘위대한 대표’ 윤미향 아버님이 와 있었다고 하는데 검찰청에서 다 밝힐 것”이라면서 “죄를 모르고 아직까지 큰소리하는 사람들은 지은 대로 죄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자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이 할머니는 “재주는 곰(위안부 할머니들)이 넘고 돈은 윤미향이 받아먹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다. 무엇 때문에 (내게) 용서를 바라나”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윤 당선자가 대구 호텔로 찾아와 무릎을 꿇은 일을 두고도 “한 번 안아 달라 하기에 30년을 같이하고 원수도 아니니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안아 준 것”이라며 용서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을 윤 당선자 측에 넘겼다. 이 할머니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의 처지가 다른데도 정대협이 이를 혼용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부와 (근로)정신대가 어떻게 같나. 위안부는 생명을 걸어 놓고 가서 죽은 사람도 많다”며 “정대협이 정신대(강제징용) 문제만 해야 하는데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 속 고명처럼 이용하고 팔아먹었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한일 교류를 통해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미래세대인 어린 학생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억울하고 누명 쓴 위안부 할머니들을 해결해 줄 사람은 학생들”이라면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이고 학생들이 결국 나라의 주인이니 올바른 역사 공부를 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어둑한 근대사에 돋보기…행간 속 민족을 사색하다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이자 원로 비평가인 임헌영(79) 선생의 이미지는 불가피하게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 선명하게 각인된다. 이른바 ‘남민전 사건’으로 인한 투옥과 시련 그리고 민족문제연구소로 상징되는 사회운동에의 투신이 한 축의 면모라면, 다른 한 축은 치밀한 자료 섭렵을 통해 한국 근현대문학의 실증적·사상적 연구를 축적해 온 면모로 귀납된다. 그 가운데 연구소에서 오랜 열정과 공력을 다해 펴낸 ‘친일인명사전’(2009)의 성과는 우리 근대사의 어둑한 순간들을 현재로 소환해 반성적 자료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 권 분량에 4300여명을 수록한 이 책의 성과는 두고두고 임헌영 선생의 생애를 집약하는 표지가 돼 줄 것이다.●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 친일 행적을 밝히는 게 쉬울 리 없다. 당시 작업에 대한 폄하와 공격도 상당했다. 선생이 연구자들에게 강조한 점은 이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 조상 다루듯 하라.’ “많이 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도저히 뺄 수 없을 경우에만 넣도록 하자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창의적 교육관이 아니라 단순히 수동적 집행에 머물렀던 교육자 같은 이들은 모두 빠졌죠.” 민족사적 관점에서 반성적 자료가 되기에 족한 이들, 제국주의 협력의 자의식을 가진 이들만 추린 모종의 정예화 결과인 셈이다. 반발이 만만치 않았지만, 한쪽에서는 당사자인데도 이러한 과정을 흔연하게 받아들인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분들이 준 힘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파인 김동환의 자제 김영식 선생은 전집에 아버지가 쓴 친일 문건을 다 실었어요. 아버지가 사죄할 기회가 없었는데 자신이 대신 사죄한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큰 힘을 줬습니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어쨌든 인명사전 출간 후 친일 청산에 대한 긍정적 지지자는 많이 늘어났고, 다수 여론조사에서 친일 청산 여론이 70%가 넘는다고 했다. “우리 연구소는 시민단체 가운데 가장 역사의식이 투철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것 같아요. 이제 저희 과제는 오늘도 여전히 일본이 옳았다고 하면서 학문이나 예술이나 경제 논리로 포장하는 이들과의 싸움에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도 일본의 새로운 파시스트들과의 싸움이 중요하지요.” 최근 연구소는 각고의 노력으로 서울 청파동에 새 건물을 마련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스튜디오를 만들어 팟캐스트를 찍고 그걸 유튜브에 공개해 일반 시민들과 연구소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일본 파시즘 지지 세력과 우리 쪽 일부 세력이 보여 주는 정치적 화음에 주목할 때 아직도 연구소가 알리고 밝히고 세워 가야 할 역사의 흐름이 만만치 않은 듯했다. 물론 일본에도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우경화 반대를 외치는 이들이 있고, 우리 쪽에도 민족 경험을 훼손하려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현재형을 돌파해 제대로 된 민족사를 쓰기 위해 선생의 헌신과 노력은 지속될 것이다.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 설립된 연구소가 펼치는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과거사 청산 작업 역시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국내외를 망라한 작가들의 정치의식 탐색 사실 인터뷰를 촉발한 직접적 계기는 선생이 오랜만에 두 권의 역저를 잇달아 낸 데 있었다. ‘임헌영의 유럽문학기행’(역사비평사, 2019),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소명출판, 2020)가 그것이다. 두 책은 대조적 속성을 띠고 있다. 앞의 것이 광폭의 발품과 해박한 독서력을 기반으로 해외에 눈을 돌렸다면, 뒤의 것은 한국소설의 맹장들에 대한 정치적 관점에서의 독법이 담겼다. 먼저 유럽문학 기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감옥에서 나와 여행을 못 다닌 게 원통했어요. 문화센터 같은 데서 강의하다가 외국 문인들의 박물관 방문 프로그램을 계획했는데 모집이 잘돼 제 뜻대로 계획도 짜고 진행도 했어요. 성공적이었지요. 이 책에서 다룬 분들은 모두 평화, 반전, 반제국주의의 작가들이에요. 민중적 정치의식을 가진 분들의 문학을 테마로 한 결과이지요.” 책은 영독불러의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푸시킨, 톨스토이, 고리키, 스탕달, 위고, 괴테, 횔덜린, 헤세, 바이런, 로런스 등이 선생의 열정적인 답파(踏破)와 재구성에 의해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에세이풍으로 써 가는 선생의 친절하고도 에두름 없는 문장들이 책의 가독성을 한결 높여 준다. 위대한 작가들의 사생활, 특별히 외도 경험 같은 어둑 한 측면까지 훤칠하게 재현했다. ‘한국소설, 정치를 통매하다’는 어떠할까? “우리가 위대한 시민혁명을 했는데도 여전히 발전된 정치의식이 빈곤하다는 것을 최근 절감했어요. 늘 흔들리고 위태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소설가들을 통해 역사를 올바로 보는 눈, 정치를 제대로 하는 힘을 빌리자고 생각했지요. 이왕이면 독자가 많은 작가들을 골랐어요. 되도록 각주를 빼고 연애소설 읽듯이 쉽게 풀어 갔습니다.” 책에는 장용학, 이호철, 최인훈, 박완서, 이병주, 남정현, 황석영, 손석춘, 조정래, 박화성, 한무숙 등이 담겼는데, 문학에 친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이병주가 다가올 것 같고, 문학의 자의식이 큰 분들에게는 최인훈과 남정현이 매우 유의미하게 다가올 것 같다. “정치사 비판의 현장 중계는 이병주 선생이 최고봉이에요. 어떤 정치평론가도 못 따라가요. 최인훈 선생은 우리 문단의 고질병인 파벌을 넘어선 범례로 다루면 좋겠고요. 그 지성의 날카로움과 처연함이 단연 빛나지요.” 아직도 우리에게는 ‘정치’라는 말을 향한 기대와 혐오의 엇갈림이 있다. 그러나 정치야말로 가장 첨예한 예술이 아니던가. 책 서문에 인용된 나폴레옹의 말처럼 모든 공동체에서는 “정치가 운명”이 아니겠는가. 그 점에서 이 책은 선생의 사회적 실천의 연장선상에서, ‘비평가 임헌영’의 두께를 한 뼘 늘려 줄 것이다.●고단하고도 외로운 길 선생은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비평가로 등단했다. 그 후 카프(KAPF)나 해방기에 대한 자료를 누구보다도 선구적으로 모았고 자료집을 냈으며 그 논리와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진력했다. 선생은 1980년대 이후 우리 지성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해방 전후사의 인식’ 시리즈에서도 단골 필자였다. 이쪽을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등단하기 전부터 카프에 대한 애정을 가졌어요. 해금 전부터 납월북 작가에게 관심이 많았고요. 그때는 대학 도서관에서 자료를 카메라로 직접 찍었어요. 해독이 잘 안 되면 살아 계신 분들께 전화로 직접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걸었지요.” 임헌영 비평은 참여문학, 민족문학, 리얼리즘, 민중문학에 이르는 패러다임을 모두 품고 있다. 안으로는 동학농민혁명, 4·19혁명, 광주민중항쟁, 6월항쟁과 관련한 문학에 대해 꾸준한 비평을 해 왔고, 밖으로는 글로벌 시대의 해외동포문학에 대한 탐구도 줄기차게 수행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외연을 넓혀 갔다. 이처럼 선생은 근현대 민족 수난사와 함께하면서 디아스포라 문제에도 눈을 떴다. 물론 선생은 서정적이고 예술적인 언어도 세상에 많이 내놓았다. 이 점, 선생을 설명하는 데 퍽 중요한 균형추가 아닐 수 없다. 마침 연구소 곁 숙명여대에서 재직하는 권성우 교수가 동석을 해 줬는데, 권 교수가 선생께 ‘앞으로 어떤 책을 내고 싶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북한문학 한번 정리해야 하고요. 해외동포문학도 중요합니다. 해외동포 쪽은 제가 제일 먼저 손대지 않았나 싶어요. 문학사회사, 특별히 필화사에 애정이 가요. 아마도 필화사가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후로 두 분의 치열한 대화가 오갔다. 재일조선인문학, 특히 김석범과 김시종과 서경식에 대한 경험적 대화는, 비록 즉각적이었지만 임헌영 선생의 경험과 사유가 어디까지 뻗어 나가 있는지를 실물적으로 알려 줬다. “젊은 작가들의 세계를 평하기에는 이제 제 비평의 틀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변해도 문학의 원칙은 그대로라고 생각해요. 그걸 훼손하면 안 됩니다. 원래 문학은 문학 하는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어요. 교양의 정점에서 문사철을 모두 이끌어 갔습니다. 손끝으로 하는 문학 말고 가슴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는 문학을 지금도 옹호하고 또 대망하고자 합니다.” 굵직한 의제들을 버리고 쇄말주의에 빠진 우리 문학에 대한 원로다운 문제 제기인 셈이다. 선생의 말씀처럼 근본적 문학의 위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변하되 변하지 않을 문학을 위해, 여전히 현재형 의제인 민족사 복원을 위해, 선생이 걷는 고단하고도 외로운 길은 아직도 가파르게만 보였다. 하지만 그 길은 누군가는 걸어 우리에게 비춰야 했던 오랜 지남(指南)으로 남을 것이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이용수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윤미향이 받아먹었다”

    이용수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윤미향이 받아먹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가 정의기억연대의 회계 부정과 경기 안성 쉼터 고가매입 등의 의혹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히고 윤미향(전 정의연 대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윤 당선자에게 “30년간 이용당했다”면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으려면 위안부 운동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30년간 이용만 당해···검찰에서 다 밝힐 것” 이 할머니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연과 윤 당선자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30년간 이용만 당했다. 줄줄이 엄청난 게(의혹이) 나오더라”며 “정대협이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는 것은 도저히 용서 못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안성 쉼터 의혹에 대해서도 “화려하게 짓고 ‘위대한 대표’ 윤미향 아버님이 와 있었다고 하는데 검찰청에서 다 밝힐 것”이라면서 “죄를 모르고 아직까지 큰소리하는 사람들은 지은 대로 죄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윤 당선자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이 할머니는 “재주는 곰(위안부 할머니들)이 넘고 돈은 윤미향이 받아먹었다”며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마음대로 국회의원 비례대표도 나갔다. 무엇 때문에 (내게) 용서를 바라나”라고 꼬집었다. 지난 19일 윤 당선자가 대구 호텔로 찾아와 무릎을 꿇은 일을 두고도 “한 번 안아 달라 하기에 30년을 같이하고 원수도 아니니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안아 준 것”이라며 용서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윤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을 윤 당선자 측에 넘겼다. “정대협과 다른데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 속 고명처럼 이용” 이 할머니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자의 처지가 다른데도 정대협이 이를 혼용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부와 정신대가 어떻게 같나. 위안부는 생명을 걸어 놓고 가서 죽은 사람도 많다”며 “정대협이 정신대(강제징용) 문제만 해야 하는데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 속 고명처럼 이용하고 팔아먹었다”고 주장했다.이 할머니는 한일 교류를 통해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미래세대인 어린 학생들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모(운동)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지 끝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과 일본은 이웃이고 학생들이 결국 나라의 주인이니 올바른 역사 공부를 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아동친화도시 부산’ 조성...부산 놀이환경 개선 협약

    부산시가 부산시교육청,롯데제과,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동친화도시 부산’ 조성에 나선다. 부산시는 26일 오후 시청 국제의전실에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 놀이환경 개선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지역사회와 민관 협력을 통해 아동친화도시 문화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또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놀 권리를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기장군 방곡초등학교 등 2곳이며 나머지 1개학교도 곧 선정할 예정이다. 협약서에는 놀이공간 조성 및 운영,자유 놀이시간 운영,놀이문화 모니터링,인식 개선 프로그램 등 내용이 담긴다. 부산시는 아동들이 직접 참여하는 맞춤형 놀이 여건을 조성하고,놀 권리 인식 확산과 놀이문화 활성화를 지원한다. 부산시교육청은 대상 학교 놀이환경 개선사업을 위해 놀 권리 보장 체계 마련에 힘쓴다. 롯데제과는 사업 대상 학교 1곳에 기금을 지원하며 자사 사회공헌사업인 ‘스위트 스쿨 1호’로 운영할 예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 참여 워크숍 및 학교 놀이공간 개선과 운영 컨설팅 등 사업 전반을 수행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동 권리 알리기 사업과 부산국제어린이마라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열린세상] 뉴딜 정책의 데자뷔로 본 코로나 이후 미래설계의 방향/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뉴딜 정책의 데자뷔로 본 코로나 이후 미래설계의 방향/이은우 건양대 교수

    세계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보이지 않는 적을 섬멸할 무기도 없이 오직 적으로부터 격리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는 어려운 형편이다. 필자도 처음으로 이번 학기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다. 많은 교수들이 그동안 외면해 오던 온라인 교육시스템에 강제적으로 적응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장점도 인식해 가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교육, 재택근무, 화상회의, 무관중 경기·공연·토론회, 온라인 상거래 등 언택트(비대면) 사회의 요소들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운석이 떨어져 지구상의 공룡이 멸망했듯이 코로나바이러스가 그전의 사회를 멸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 나갈 것 같은 공포가 엄습해 온다. 현재로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각국의 급격한 경제활동 위축으로 휴업과 폐업, 대규모 실업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난국을 타계하고 더 밝은 미래를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1918년 끝난 1차 세계대전 때까지 미국은 연합국의 보급기지 역할을 하면서 경제가 활황을 거듭하지만 전쟁 이후에도 생산설비를 줄이지 않은 탓에 상품은 과잉 생산되고 수요는 줄어들어 결국 1929년 10월 24일 ‘뉴욕 주식거래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대공황이 시작된다. 개인주의와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하는 아메리칸드림을 신봉하던 후버 대통령은 정부 지원책은 실업자들을 도덕적으로 타락시킬 뿐이라는 믿음이 확고했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불황기인 1933년 취임한 루스벨트는 정부가 개입해 실업자 구제, 경기부양, 경제제도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창출한다는 대선 공약인 뉴딜 정책을, 라디오 방송프로 노변정담을 활용해 비난하는 국민을 설득해 가면서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유일한 4선 대통령이 된 루스벨트는 과잉생산과 자유방임으로 일어났을지도 모를 물리적 혁명을 피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공동의 선을 이루는 데까지 아메리칸드림의 의미를 확장했으며 소속 정당의 30여년 집권의 터를 닦았다. 지금의 상황이 경제적 충격 면에서는 미국의 1920년대 말 대공황 못지않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와 코로나 사태 이후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루스벨트가 성공적시켰던 뉴딜 정책의 데자뷔로 보는 한국형 뉴딜 정책의 방향을 생각해 본다. 첫 번째 방향은 과학기술기반의 복지국가를 미래 지향점으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복지에 대한 투자가 일시적 고통 완화로만 끝나게 되면 모두가 가난한 평등만 실현될 우려가 크다. 지속가능하고 건실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지지출이 성장에 대한 투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과학과 의료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혁신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이 과정도 K방역에서 증명된 것처럼 과학기술자 등 전문가가 주도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코로나 사태의 충격으로 엄청나게 커진 사회적 수용성이 사라지기 전에 과감한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가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에 합의하고 세계 각국이 경제사회 살리기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정지출에 나서도 별 저항이 없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핵심은 신속하고도 과감한 규제혁신이다.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이 막다른 골목 효과를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 이익공유와 고통분담으로 규제를 둘러싼 해묵은 사회적 갈등을 풀어 나가야 한다. 세 번째는 국민적 자긍심을 승화시켜 국민의 심리적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다. 우수한 의료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및 바이오 기술, 그리고 자발적 방역 참여자들 덕분에 국민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는 국민적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웃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시민의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에 적극 동참한 국민들이 있었기에 지역이나 도시의 봉쇄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이런 마음을 자긍심으로 승화시켜 국민적 화합과 희망찬 미래로 나가야 한다.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되어 가는 중차대한 이 시기에 우리가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념을 뛰어 넘어야 한다. 루즈벨트가 그랬듯이.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최악의 취업전쟁 터로 내몰린 중국 대졸자들

    중국 대학졸업자들이 피 튀기는 취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중국 경제가 4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대졸자 채용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까닭이다. 20일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대학문을 나서는 대학 졸업생은 874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보다 40만 명이나 더 많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심각한 경제적 타격으로 올해 1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6.8%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중국의 도시지역 실업률이 4월 6.0%로 치솟는 등 고용 동향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허난(河南)성의 한 대학에서 식품위생학을 전공한 취업준비생인 자오싱싱(趙星星·24)은 “지난달부터 10여개 기업에 원서를 내고 5차례 면접을 봤지만, 모두 실패했다”며 “3000위안(약 52만원)의 월급만 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의향이 있다”고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중국 대졸자의 취업난이 심각해진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못지 않게 대학생 수가 너무 많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노동력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미명 하에 1999년부터 대학 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펼쳤다. 이 때문에 1998년에는 18∼22세 청년 10명 중 1명꼴 대학에 진학했지만, 2016년에는 10명 중 4명꼴로 대학에 다닐 정도로 대학생 수가 급증했다. 더군다나 1990년대 말 태어난 대졸자는 중국 경제의 폭발적 성장세 속에 경제적 어려움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했던 기간 동안 중국 경제 규모의 세계 총생산의 1999년 7%에서 2019년 19%까지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한자녀 정책, 대학 정원 확대 등 정치적, 경제적 급변기에 유년시절을 보낸 이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지닌 만큼 좋은 직장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다. 중국 구인·구직 사이트 자오핀(招聘)이 7600명의 대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첨단기술 분야의 취업을 원했으며, 10%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번듯한 일자리를 원했다. 중국도 알리바바·텅쉰(騰訊)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민간기업들이 급성장하며 일자리를 늘려 왔지만 급증한 대졸자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SCMP는 “최근 베이징대 연구팀 조사 결과 1분기에만 서비스 부문을 필두로 교육·스포츠·정보통신·금융권 등에서 신규 고용이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오핀도 “1분기 대졸 신규 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17% 줄어든 반면 구직자는 70%나 늘었다”고 밝혔다.대졸자 채용 시장의 급속한 위축은 결국 대졸자가 구한 일자리의 질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 경제가 1분기 역성장하면서 상당수가 실업자가 되거나 눈높이를 낮추거나,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를 구한 대졸자의 60% 가량이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이나 배달 종사자와 같거나 더 낮은 수준의 임금을 받았다. 리창(李强) 자오핀그룹 부사장은 “대졸자들이야 원하지 않겠지만, 현재 대졸자들이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판매원, 기능공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금의 취업난은 그들이 처음으로 부닥치는 역경이 되겠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정부는 대졸 취업난 해소를 위해 국영기업 채용 확대, 군 모병 확대, 대학원 과정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들의 취업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 공업정보화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중앙라디오TV총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등 6개 중앙기관이 대졸자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100일 일자리 창출 캠페인’에 돌입한 것이다. 교육부는 석·박사생을 지난해보다 18만 9000명 확대 모집하는 한편 특별교사 5000명도 추가 모집해 모두 10만 5000명의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유아원 교사도 40여만명 추가로 선발하기로 했다. 국유기업도 올해와 내년 대졸자 신입 모집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다 현지 대졸자 취업 현황을 각 지방정부나 대학교 성과 지표에 넣어 평가함으로써 취업 지원을 독려하기로 했다. 지방정부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달 29일 시정부 산하 국유기업에 올해 신규 일자리 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졸자로 채울 것을 지시했다. 상하이시는 또 대졸자를 신규 채용한 기업은 3년간 채용 인원 수에 대해 1인당 매년 7800위안 세수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심각한 경제 충격을 입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은 대졸자를 위한 25만개 일자리를 확보하기로 했다. 대졸자를 채용한 영세기업이나 사회단체에 채용 인원 수 1인당 1000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한다.지방정부에선 ‘삼지일부(三支一扶)’라는 명목으로 대졸자를 농촌으로 내려보내는 ‘현대판 하방(下放)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도 있다. 삼지일부는 시골에 내려가 농촌·교육·의료 사업 세 가지를 지원하고 빈곤층을 부축한다는 뜻이다. 농촌지역 개발과 빈곤 퇴치에 효과가 있을뿐 아니라 도시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이 지식청년들이 농촌에 내려가 직접 빈곤한 농촌지역을 체험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하면서 시작된 하방운동, 즉 ‘상산하향’(上山下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런 하방운동은 사실 10여년 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 시행됐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취업 대란이 예고되면서 더욱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에는 졸업생들이 농촌으로 가서 마을의 당 간부로 일하거나 온라인 사업 등 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인센티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젠(福建)성은 지난 10일 6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파견할 것이라며 1인당 2000위안의 생활 보조금도 지원한다고 밝혔다. 광둥(廣東)성도 2000명 대졸자를 농촌 지역으로 내려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속에 대졸자 일자리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국의 도시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6.2%까지 뛰었다가 3월에는 6.0%로 소폭 하락했지만 고용 불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은 중국의 올해 실업률이 10%에 이르고 이 때문에 적어도 2200만명의 도시 근로자들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대졸자의 4분의 1가량인 220만명이 미취업자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당·정 고위급 회의에서도 고용 문제는 연일 화두에 올리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구두선(口頭禪)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지난달 17일 열린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는 고용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그 이튿 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소득도 없고 부의 창출도 없다는 의미”라며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클럽 감염 여파에, 무증상 감염 두려움 67%로 상승

    클럽 감염 여파에, 무증상 감염 두려움 67%로 상승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여파로 무증상 감염에 대한 두려움, 자가격리 위반자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3~15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5차 국민인식조사’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67.5%가 ‘주변에 무증상 상태의 누군가가 있을까봐 두렵다’고 답했다. 최근의 지역사회 감염은 주로 무증상 감염자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는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일수록 많은데, 22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1만 1142명 중 20대가 27.9%(3111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5월 황금연휴 이후 발생한 환자 3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43%가 20대다. 무증상자는 발열·호흡기 증상 등 전형적인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환자도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인식하기 어렵다. 게다가 20대는 사회 활동이 왕성하고 다중 시설 이용 빈도가 잦아 자신도 모르는 새 코로나19를 퍼뜨리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건물에 비치된 발열 카메라 등으로도 무증상자를 가려낼 수 없다보니 방역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증상을 감추거나 자가격리를 위반하는 사람이 두렵다’라는 답변은 62.3%로 뒤를 이었는데, 최근 자가격리 무단이탈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계심도 그만큼 커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험의식과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코로나19 감염이 불러올 결과 중 어떤 것이 당신에게 가장 심각합니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33.2%가 ‘내 감염이 타인에게 미칠 영향’이라고 답했다. ‘생계·가계 등 경제에 미칠 영향(25.2%)’, ‘건강 영향(25.1%)’ 보다 많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감염될 가능성에 비해 감염이 초래할 결과의 심각성을 훨씬 높게 인식하는 점은 다섯 차례 인식조사에서 나타난 공통된 현상이었다”며 “바이러스 감염으로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문제보다 남에게 초래될 피해, 즉 민폐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감염 심각성이 ‘높다(매우 높다+높다)’는 답변은 70.9%에 달했다. 지난 3월 3차 조사 때 나타난 심각성 인식 61.1%보다 9.8%포인트 수직상승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여파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20~30명대로 올라서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실감하고 지역발 중소규모 집단 감염의 재발 가능성에 반응한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지난 6일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물음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51.4%로, 시의적절했다는 의견(48.6%)을 근소하게 앞섰다. 생활방역과 관련, 타인과의 접촉 현황을 알아본 결과 ‘지난 1주일 사이 상대방과 마스크 없이 대화했거나 만난 장소’로 51.5%가 식당·카페 등 음식점을 꼽았다. 16.4%는 직장·학교 등 근무 시설, 4.1%는 술집·클럽 등 유흥시설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스트레스 수준도 높았다. 16%가 고도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그 동안 언론을 통해 접한 사안 중 어느 사례가 자신에게 스트레스가 됐느냐는 질문에 54.7%가 신천지 집단감염, 37%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3.1%는 정신요양시설 집단감염, 2.7%는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을 꼽았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 집단감염 만큼이나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스트레스 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클 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동일한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응답은 50.3%에 그쳤고, ‘일자리를 잃지 않았지만 임금이 줄었다’는 응답이 26.7%로 나타났다. 또 ‘일자리를 잃었다’는 14.0%, ‘일자리를 잃지는 않았지만 무급휴가상태였다’(9.0%)와 같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코로나19로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유 교수는 “동일한 임금을 받는 그룹에서 임금 감소, 무급 휴가, 실직 그룹으로 옮겨갈수록 트라우마 스트레스 측정도구인 PDI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 이용률도 줄어 17.9%는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과도한 방위비분담금 요구에…美 안팎서도 “한미동맹 약화” 우려

    과도한 방위비분담금 요구에…美 안팎서도 “한미동맹 약화” 우려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국의 과도한 인상 요구가 한미 동맹을 약화할 수 있다는 미국 내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빅터 차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21일(현지시간) 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이 모든 상황에서 애석한 대목은 동맹이 이 한 가지 기술적인 이슈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동맹에 대한 한국의 인식도 좋지 않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간 동맹은 깊은 역사를 갖고 있고 두 나라에 서로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들(한미)은 전 세계에서 서로에게 매우 필요한 파트너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불안정성이 생길 경우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중국과 충분한 대화가 진행돼야 한다”며 이와 같은 일에 초점을 둬야 하지만 미국이 요즘 그러는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카트린 프레이저 캐츠 CSIS 객원 연구원도 “역내 협력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하지만) 미국은 동맹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인해 곤경에 처한 상태”라고 말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도 “대부분의 대통령보다 오래 일한 의회 멤버 대다수는 다른 나라들이 우리의 동맹에 참여하는 것의 가치에 대해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긴다”며 “우리는 한국이나 유럽을 위해 이러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치와 관심사를 공유하는 다른 나라들의 지지와 협력을 얻는 것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한미 방위비 협상은 지난 3월 말 ‘13%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고 타결을 목전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 인상안을 거부하고 장기전에 돌입했다. 미국은 13억 달러 수준의 분담금을 요구하는 ‘역제안’을 했으나 한국이 13% 인상 이상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증액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20일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결론을 내리려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첫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도 동맹국과 함께 공평하게 방위비를 분담하는 것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고 압박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다양한 관점의 5·18 영화… 청소년들 올바른 역사 이해에 도움”

    “다양한 관점의 5·18 영화… 청소년들 올바른 역사 이해에 도움”

    “미래 세대가 5·18 기억하는 게 중요 영화 통해 나·우리 시대 돌아봤으면”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 교육희망자료로 영화·다큐 영상을 1순위로 꼽았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015~2019 청소년 인식조사에서 영화·다큐 영상을 교육희망자료 1위로 꼽은 청소년들이 5년 연속 70%를 넘었다. 서울신문은 ‘부활의 노래’(1991), ‘반성’(2019)에 이어 올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세 번째 영화인 ‘아들의 이름으로’를 제작한 이정국(63) 감독을 만나 청소년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상 매체가 중요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물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40주년을 맞아 관련 트라우마를 치유해 가는 내용이다. 안성기, 윤유선 등이 출연해 중년의 대리운전 기사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을 위해 대리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 본인도 23살 때 해양경찰로 군복무를 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멀리서나마 바라본 경험이 반영됐다. 이 감독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래 세대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잘 모른다. 특히 요즘엔 왜곡된 정보가 활개치면서 이를 그대로 믿는 경우도 많다”면서 “올바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통해 자신과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영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데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더 설득력 있게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영상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을 영화로 다룬다면 그 입장에서 자신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가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져 역사를 계속 보여 주는 것처럼 앞으로 5·18민주화운동도 더 많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개막하는 영화제 ‘시네광주 1980’은 청소년이 보면 좋을 5·18민주화운동 영화로 네 작품을 추천했다. ‘김군’(강상우 감독, 2018), ‘우리가 살던 오월은’(박영이 감독, 2020), ‘봄날’(오제형 감독, 2018), ‘외롭고 높고 쓸쓸한’(김경자 감독, 2017) 등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시험용 인식되는 5·18… 현재로 이어지는 나눔과 배려 가르쳐야”

    교사들이 말하는 교과서 속 5·18과 대안 교재엔 민주화운동 단편적 나열돼 한계 사건 깊게 다루는 ‘계기수업’ 통해 보완 문답식 인정교과서로 생생한 역사 습득 “40년째 왜곡·막말 바로잡아야 인식 변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돼 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10대 대부분은 5·18민주화운동을 과거 사건으로 여겼다. 5·18의 역사적 의미를 묻는 말에는 한참을 망설였다. 건강한 시민을 길러 내야 할 학교는 5·18 영령이 남긴 민주 정신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 걸까. 해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이씨는 원주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신이 태어나기 한참 전에 일어난 5·18을 옛날 사건으로 느끼는 건 당연하다”며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이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은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며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교과서에는 5·18을 비롯한 민주화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돼 있다”며 “학생들에게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전남)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 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회적 사건을 심도 있게 다루는 계기수업이 부족한 교과서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 광주·전남 지역 학교들은 5·18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선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다’며 눈치를 주면 아무래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역 특색과 교사 개인의 역량을 살린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지면 좋겠다”며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계기수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배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가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5·18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며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40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5·18 왜곡과 막말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드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를 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과 혐오,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에 대해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5·18 교육? 지금의 우리와 연결고리 찾는 데부터 시작해야”

    현직 역사교사 3인이 말하는 “5·18 교육 이렇게 하자” 단순 서술 아닌 스스로 묻고 답해야‘주먹밥’처럼 나눔과 배려 가치 연결 교사도 적극적 학습하되 독선 경계해야왜곡·막말 처벌하는 정부 역할도 필요40년 전 그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이들이 싸운 역사는 오늘날 10대 청소년에겐 ‘시험 범위’가 되어버렸다. 서울신문이 만난 많은 청소년이 민주화 운동을 과거의 일로 여겼고, 내용도 제대로 몰랐다. 현재 학교는 이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주고 있을까. 미래 세대에게 5·18을 포함한 민주화 운동을 제대로 가르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현직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 3명을 만났다. 김영주(40·14년차) 광주여고 교사, 박래훈(42·16년차) 전남 순천 별량중 교사, 이희정(34·2년차) 강원 원주 북원중 교사다. 김씨와 박씨는 올해 광주교육청의 5·18 인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이씨는 강원도에서 광주까지 정기적으로 연수를 받으러 다닐 정도로 더 생생한 수업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교과서 단편 서술 한계…스스로 생각하는 수업 필요” 근무 지역도 기간도 다르지만, 이들은 공통으로 “학교 수업에서 단순히 과거 기록을 전하는 데서 벗어나 현재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어나기도 전이니 당연히 옛날 사건으로 느껴지겠지만, 과거의 정신이 현재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주먹밥이 선정됐듯, 5·18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웃의 아픔을 모른 척하지 않고 나선 시민들의 나눔과 배려”라면서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도 꼭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이씨는 “5·18은 박제된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의 반민주적인 요소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도록 하는 힘”이라면서 “학생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걸 가르치려면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사들은 현재 교과서와 현장의 한계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현재 근현대사 부분에서 5·18을 비롯한 민주화 운동이 단편적 사건으로 각각 나열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라는 한 흐름인데도 시민들의 역량이 축적되는 과정을 알 수 없고, ‘또 독재하고 또 저항한다’는 인상만 줄 수 있다”면서 “민주화 운동끼리 연결 지점이 없어 피해 내용 중심으로 서술된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교과서에는 당시 계엄군의 도청 진압 직전까지 저항한 민중의 희생과 성숙한 시민 의식, 자치능력이 치밀하게 나오지 않는다”면서 “단순 사건 나열만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민주화 운동은 동떨어진 것으로 인식된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사회적 이슈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교육할 수 있는 계기수업의 역할이 필요하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5·18 기념재단과 함께 인정교과서를 개발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 김씨는 “일부 지역에선 아직도 5·18 등 계기수업 자체를 불편하게 여긴다”면서 “교사 입장에서 학교 관리자가 ‘지역 정서에 안 맞다’며 눈치를 주거나, 일괄적으로 강요하는 교육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업을 준비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독선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고 소통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계기수업 격차 커…지역 특색 살려야 이씨는 “지역과 교사 개인마다 역량이 차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오히려 이런 특색을 살려 다채로운 수업이 많아져야 한다”면서 “광주가 5·18이라면 대구는 2·28 민주운동, 제주는 4·3사건, 강원은 분단과 통일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전문성을 보장하도록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학생들에게 생생한 역사를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나서서 배워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정교과서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박씨는 “광주교육청에서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5·18 연수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면서 “5·18을 모르는 교사가 얼마나 되나 하겠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교사 스스로 자세히 알아야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정교과서는 학생들 스스로 질문, 응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단 최근의 관점까지 포괄한 것”이라면서 “사건 이후 트라우마, 역사 왜곡, 다른 나라와의 연대, 청소년과 여성의 입장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를 모두 5·18이라는 소재로 얘기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40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왜곡과 막말 등에 대해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박씨는 “5·18 특별법 제정으로 진실이 다 드러났다고 하지만, 당장 발포 명령자도 모른다.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으니 역사 왜곡이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이런 역할을 다 해야 교육 현장에서도 청소년에게 5·18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고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 역시 “지역 차별적인 인식이나 5·18에 대한 ‘낙인’은 청소년이 아니라 기성세대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오히려 미안하다”면서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잘못된 역사를 사죄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영화로 5·18 배우고 싶다는 청소년들에게 5·18 영화감독이 건네는 말

    영화로 5·18 배우고 싶다는 청소년들에게 5·18 영화감독이 건네는 말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이정국 감독 인터뷰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 교육희망자료로 영화·다큐 영상을 1순위로 꼽았다.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2015~2019 청소년 인식조사에서 영화·다큐 영상을 교육희망자료 1위로 꼽은 청소년들이 5년 연속 70%를 넘었다. 서울신문은 ‘부활의 노래’(1991), ‘반성’(2019)에 이어 올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세 번째 영화인 ‘아들의 이름으로’를 제작한 이정국(63) 감독을 만나 청소년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상 매체가 중요한 이유와 앞으로 어떤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물었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40주년을 맞아 관련 트라우마를 치유해 가는 내용이다. 안성기, 윤유선 등이 출연해 중년의 대리운전 기사가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을 위해 대리복수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감독 본인도 23살 때 해양경찰로 군복무를 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멀리서나마 바라본 경험이 반영됐다. 이 감독은 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래 세대가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청소년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잘 모른다. 특히 요즘엔 왜곡된 정보가 활개치면서 이를 그대로 믿는 경우도 많다”면서 “올바른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화를 통해 자신과 우리 시대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 감독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영상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데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 더 설득력 있게 관객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영상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을 영화로 다룬다면 그 입장에서 자신도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가 수없이 영화로 만들어져 역사를 계속 보여 주는 것처럼 앞으로 5·18민주화운동도 더 많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으로 개막하는 영화제 ‘시네광주 1980’은 청소년이 보면 좋을 5·18민주화운동 영화로 네 작품을 추천했다. ‘김군’(강상우 감독, 2018), ‘우리가 살던 오월은’(박영이 감독, 2020), ‘봄날’(오제형 감독, 2018), ‘외롭고 높고 쓸쓸한’(김경자 감독, 2017) 등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日 “한국, 독도에 경비대 보내 불법 점거”…2년째 억지 주장

    日 “한국, 독도에 경비대 보내 불법 점거”…2년째 억지 주장

    日 외교청서 “국제법상 日 고유 영토”2년전부터 ‘불법 점거’ 넣어 영유권 주장외교부, 日 대사 불러 억지 주장 철회 촉구 일본 정부는 외무성이 발간하는 공식 문서에 ‘한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명기하면서도 독도가 자국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억지 주장과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항의했다. 일본 외무성은 19일 서면 각의에 보고한 2020년 판 외교청서에 독도에 대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더라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영토”라고 기술했다. 이어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아무 근거가 없는 채 다케시마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썼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외교청서에서는 독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도 ‘불법 점거’ 상태라는 주장은 하지 않았는데 2018년부터 불법 점거라는 더 강한 표현을 사용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외무성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에 어긋나며 이런 점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서 한국도 확인했다고 올해 외교청서에서도 주장했다. 외무성은 작년 외교청서에 “‘성노예’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2015년 12월 일한 합의 때 한국 측도 확인했으며 동 합의에서도 일절 사용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갑자기 게재했다.교도통신에 따르면 올해 외교청서에는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이 담겼다. 일본 외무성은 2017년 외교청서에서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다가 2018년과 지난해 외교청서에서는 삭제했다. 한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인식을 3년 만에 다시 싣기는 했으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이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아 2017년에 기술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0월 국회 소신표명 연설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런 수준의 인식이 외교청서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외교부 청사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했다. 김 국장은 독도가 다케시마로 부당하게 기술돼 있는 일본 외교청서에 유감을 표명하고 철회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클럽發 확진자, 부천 나이트 방문… 집단감염 다시 번지나

    클럽發 확진자, 부천 나이트 방문… 집단감염 다시 번지나

    베트남 출신 경찰관 설득에 경로 밝혀져 9일 밤~10일 새벽 방문자 진단검사 받아야 “클럽發 감염 4월 말 초기 환자 모임서 시작” ‘거짓말’ 강사 태운 택시기사 143명 접촉 BTS정국 등 이태원 방문 사과… 음성 판정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 1명이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사이에 경기 부천시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정 기미를 보이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의 불씨가 다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역학조사 중 확진환자의 나이트클럽 방문 사실을 어제(17일) 파악했다”며 “방문자 명부와 카드 이용 내역 등을 통해 부천 나이트클럽 방문자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 광주시에 거주하는 A(32·베트남)씨는 9일 오후 11시 48분부터 10일 0시 34분까지 부천 ‘메리트나이트’를 방문했다. 정 본부장은 “방역당국이 방문자 명단을 확보해 연락하고 있으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이 시간에 메리트나이트를 방문한 분들은 관할 보건소나 1339에 문의해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부천시는 관계자는 “당시 나이트 방문 고객이 약 250명 가량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환자는 18일 낮 12시 기준 170명으로 클럽 직접 방문자가 89명, 이들로 인한 감염자가 81명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인지된 시점은 이달 1~2일이지만, 감염의 시작은 그보다 앞서 일어났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4월 말 이 집단 초기 환자들의 모임을 통해 감염됐고 이후 이태원 유흥업소를 통해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클럽 방문자 중 2000여명이 아직도 연락 두절 상태지만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산세가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들 상당수가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부천 나이트클럽 사례에서 보듯 지역사회 감염 확산 가능성은 여전하다. 인천 ‘거짓말’ 학원강사를 태운 택시기사 B(66)씨와 배우자(67)도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B씨는 학원강사 접촉 후 증상이 발현될 때까지 열흘간 택시를 운행했다. 당국은 택시 승객 143명을 상대로 검체검사를 하고 있다. 한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23·본명 전정국)을 비롯해 아스트로 차은우, NCT 재현, 세븐틴 민규가 지난달 말 이태원 방문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정국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정국이 첫 확진환자가 이태원에 갔던 날보다 약 1주일 전에 방문했지만 소속사로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엄중함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국은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이 메리트나이트에 대해 비교적 빠른 역학조사를 할 수 있었던 데는 베트남 출신 귀화 경찰관인 이보은(34) 경장의 역할이 컸다. 직접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베트남어로 설득해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으로 이송 조치시켜 감염경로가 밝혀질 수 있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청소년 76% “유튜브·온라인의 5·18, 역사 왜곡·비방 심각”

    청소년 76% “유튜브·온라인의 5·18, 역사 왜곡·비방 심각”

    청소년층에 익숙한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들이 확산되고 있다. 역사의식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관과 지역감정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잘못된 역사관·지역감정 형성 우려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검색하면 역사를 왜곡한 영상과 그렇지 않은 영상 간의 조회 수는 큰 차이가 난다. ‘북한’, ‘폭동’ 등의 단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이라며 올라온 영상들은 통상 조회수가 60만회가 넘는 데 반해 이를 반박하는 영상들은 조회수가 1만회가량에 불과하다. 조사 결과 청소년 스스로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2015~2019년 5·18 청소년 인식조사 분석’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청소년의 비율은 매년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이 심각하다고 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2015년 60.1%, 2016년 64.4%, 2017년 74.8%, 2018년 77.8%로 늘어나다가 2019년 76.2%로 다소 줄었다. ●뭐가 가짜인지 몰라 진짜라고 믿는 경향도 실제 청소년들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을 우려하고 있었다. 올해 새내기가 된 윤지형(19)양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면서 “친구들이 뭐가 가짜인지 잘 모르다 보니 왜곡된 유튜브 영상이 진짜라고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김지현(18·가명)양은 “광주 비하 발언이나 5·18민주화운동이 폭동이라는 망언 등에 대해 또래들 인식이 많이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왜곡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우리 세대가 더 많이 관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5·18은 역사책 속 사건”… 청소년 2명 중 1명만 “제대로 알아”

    “5·18은 역사책 속 사건”… 청소년 2명 중 1명만 “제대로 알아”

    1980년 5월, 10대 청소년 36명이 광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독재에 맞서다 희생당한 소년 시민군이 있었는가 하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총탄에 맞아 쓰러진 아이도 있었다. 이들의 죽음으로 민주화는 앞당겨졌고 독재는 끝을 맺었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근현대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날의 아이들과 또래인 오늘의 청소년에게 5·18은 역사 속 사건에 불과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인데도 10대 절반은 5·18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은 너무 먼 얘기였다. 서울신문은 5·18기념재단에서 발표하는 5·18 인식조사 5개년치(2015~2019)를 분석하고, 전국 만 15~19세 청소년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결과 5·18에 대해 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명 중 절반에 불과했다. 재단이 조사한 ‘5·18민주화운동 인지도’에 따르면 지난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전국 평균은 57.3점이었다. 중학교 3학년인 김지영(15·가명)양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이 시민을 학살했다는 정도를 안다”면서 “태어나기 전 일이라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역사책에서 배우는 과거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6·가명)양은 “또래 중 광주가 아닌 전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아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인식 격차는 지역에 따라 뚜렷했다. 인지도 점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가 68.5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과 ‘강원·제주’가 58점, ‘인천·경기’가 5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54.7점, ‘대전·충청’은 53.8점이었고 꼴찌는 ‘서울’로 52.1점이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윤지형(19)양은 “광주 출신 친구와 얘기해 보면 확실히 5·18에 대한 인식이 더 깊은 것 같다”면서 “저한테는 단순히 숭고한 과거 정도인데, 광주 친구들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경남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박주아(16)양은 “아무래도 지역 때문에 5·18보다는 부마민주항쟁이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그 주제로 뮤지컬을 한 적도 있어서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잘 안다”면서 “과거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5·18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정규 교육과정에서조차 과거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주로 교과서로 5·18을 배웠으나 이 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1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들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인지 경로를 살펴보면 2015년까지 ‘교과서·홍보 책자 등’이 52.8%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2017년까지 가장 높았지만, 2018년부터는 ‘영화·홍보 영상 등의 영상물’이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홍보 영상’으로 5·18을 인지했다는 비율은 28.4%였고, ‘TV·신문 등 대중매체’가 23.4%,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2.2%였다. ‘교과서·홍보 책자 등’은 18.8%에 그쳤다. 고등학생 임현지(17)양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정작 역사 시간에 5·18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임양은 “조선 후기까지는 꼼꼼히 배우는데 그 이후는 수업 시간이 모자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야 관련 영화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독재 역사가 그렇게 길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대부분은 이렇듯 영화 또는 다큐 등 영상물을 통한 학습욕구가 높았다. 직접 체험하면서 과거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수업도 선호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심규원(16)양은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5·18 관련 내용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면서 “역사적 사실이라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나 노래 등으로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학교에서는 너무 시험 범위만 맞추다 보니까 그걸 공부해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안효정(18·가명)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계기수업을 했는데 외부에서 강사도 초청하고, 영상도 보고, 오랜 시간 동안 조별 토론활동도 하는 등 심도 있게 배우니 기억에 남더라”면서 “글로만 배우는 수업은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 것과 달랐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어른들의 정치적 성향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등학생 이승재(17)군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과서에서 민주화운동을 서술하는 내용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도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좌우 진영에 따른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5·18은 옛날 일” 청소년 절반만 제대로 안다

    “5·18은 옛날 일” 청소년 절반만 제대로 안다

    청소년 5.18 인식조사 5년치 분석해보니 1980년 5월, 10대 청소년 36명이 광주에서 목숨을 잃었다. 독재에 맞서다 희생당한 소년 시민군이 있었는가 하면, 동네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총탄에 맞아 쓰러진 아이도 있었다. 이들의 죽음으로 민주화는 앞당겨졌고 독재는 끝을 맺었다. 역사 교과서에서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은 근현대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한 축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날의 아이들과 또래인 오늘의 청소년에게 5·18은 역사 속 사건에 불과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인데도 10대 절반은 5·18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이들에게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은 너무 먼 얘기였다. 서울신문은 5·18기념재단에서 발표하는 5·18 인식조사 5개년치(2015~2019)를 분석하고, 전국 만 15~19세 청소년 10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결과 5·18에 대해 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0명 중 절반에 불과했다. 재단이 조사한 ‘5·18민주화운동 인지도’에 따르면 지난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전국 평균은 57.3점이었다. 전국 평균 인지도 57.3점…서울이 꼴찌 중학교 3학년인 김지영(15·가명)양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전두환 정권이 시민을 학살했다는 정도를 안다”면서 “태어나기 전 일이라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역사책에서 배우는 과거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김유진(16·가명)양은 “또래 중 광주가 아닌 전주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아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인식 격차는 지역에 따라 뚜렷했다. 인지도 점수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가 68.5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과 ‘강원·제주’가 58점, ‘인천·경기’가 57.4점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울산·경남’은 54.7점, ‘대전·충청’은 53.8점이었고 꼴찌는 ‘서울’로 52.1점이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윤지형(19)양은 “광주 출신 친구와 얘기해 보면 확실히 5·18에 대한 인식이 더 깊은 것 같다”면서 “저한테는 단순히 숭고한 과거 정도인데, 광주 친구들은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경남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박주아(16)양은 “아무래도 지역 때문에 5·18보다는 부마민주항쟁이 더 익숙하다. 학교에서 그 주제로 뮤지컬을 한 적도 있어서 부마항쟁에 대해서는 잘 안다”면서 “과거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5·18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정규 교육과정에서조차 과거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주로 교과서로 5·18을 배웠으나 이 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1년간 5·18민주화운동을 들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인지 경로를 살펴보면 2015년까지 ‘교과서·홍보 책자 등’이 52.8%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은 2017년까지 가장 높았지만, 2018년부터는 ‘영화·홍보 영상 등의 영상물’이 앞질렀다. 지난해의 경우 ‘영화·홍보 영상’으로 5·18을 인지했다는 비율은 28.4%였고, ‘TV·신문 등 대중매체’가 23.4%, ‘인터넷·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2.2%였다. ‘교과서·홍보 책자 등’은 18.8%에 그쳤다. 교과서보다 영화로…수업 시간엔 “조선 후기까지만” 고등학생 임현지(17)양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정작 역사 시간에 5·18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임양은 “조선 후기까지는 꼼꼼히 배우는데 그 이후는 수업 시간이 모자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최근에야 관련 영화로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고, 독재 역사가 그렇게 길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대부분은 이렇듯 영화 또는 다큐 등 영상물을 통한 학습욕구가 높았다. 직접 체험하면서 과거 역사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수업도 선호했다.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심규원(16)양은 “가수 방탄소년단(BTS)을 좋아하는데 가사 중에 5·18 관련 내용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면서 “역사적 사실이라도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는 영화나 노래 등으로 알려주면 좋을 텐데 학교에서는 너무 시험 범위만 맞추다 보니까 그걸 공부해야 한다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안효정(18·가명)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계기수업을 했는데 외부에서 강사도 초청하고, 영상도 보고, 오랜 시간 동안 조별 토론활동도 하는 등 심도 있게 배우니 기억에 남더라”면서 “글로만 배우는 수업은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 것과 달랐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어른들의 정치적 성향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등학생 이승재(17)군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교과서에서 민주화운동을 서술하는 내용도,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도 달라지는 것 같다”면서 “좌우 진영에 따른 특정한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커뮤니티·유튜브…온라인 5·18 왜곡, 청소년 역사 인식 영향 주나

    커뮤니티·유튜브…온라인 5·18 왜곡, 청소년 역사 인식 영향 주나

    청소년층에 익숙한 인터넷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들이 확산되고 있다. 역사의식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역사관과 지역감정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유튜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검색하면 역사를 왜곡한 영상과 그렇지 않은 영상 간의 조회 수는 큰 차이가 난다. ‘북한’, ‘폭동’ 등의 단어와 함께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이라며 올라온 영상들은 통상 조회수가 60만회가 넘는 데 반해 이를 반박하는 영상들은 조회수가 1만회가량에 불과하다. 조사 결과 청소년 스스로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5·18기념재단이 실시한 ‘2015~2019년 5·18 청소년 인식조사 분석’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청소년의 비율은 매년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이 심각하다고 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2015년 60.1%, 2016년 64.4%, 2017년 74.8%, 2018년 77.8%로 늘어나다가 2019년 76.2%로 다소 줄었다. 실제 청소년들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 왜곡을 우려하고 있었다. 올해 새내기가 된 윤지형(19)양은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을 모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면서 “친구들이 뭐가 가짜인지 잘 모르다 보니 왜곡된 유튜브 영상이 진짜라고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김지현(18·가명)양은 “광주 비하 발언이나 5·18민주화운동이 폭동이라는 망언 등에 대해 또래들 인식이 많이 괜찮아졌지만, 아직도 왜곡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우리 세대가 더 많이 관심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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