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역사 인식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719
  • 기시다 日 총리 “윤 당선자에 축하,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

    기시다 日 총리 “윤 당선자에 축하,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에 대해 “환영한다.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새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서 건전한 한일관계는 불가결하다”면서 “윤 당선인과의 전화 회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두 나라의 역사 문제에 대해선 기존 일본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의 자세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의 입장은 앞으로 달라지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이런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런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건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새 대통령, 새 정권과 긴밀히 의사소통하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생각을 갖고 앞으로 새 정권의 움직임을 보고 싶고, 새 정권과 대화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제노역과 일본군 위안부 등 역사 문제로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 한국 정부는 일본과 함께 해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 문제들이 2015년 위안부 합의와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해결됐다며 ‘우리가 수용할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오라’고 버티고 있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논평에서 미·중 간 전략 경쟁 상황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어떻게 확보하고,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난제에 마주했다면서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봤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무력을 강화해 한국을 수호하자고 주장했고, 한국 안보에 필요하다면 미국 주도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확대 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며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와도 더 협력하길 원한다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또 “한국은 현재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도 먼저 선택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한중은 수교 30년 만에 양국의 경제적 정치적 상호 신뢰 구도가 형성됐고, 중국이 한국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자 경제 파트너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한국 정치인은 없다”면서 “한국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지키면서 그에 맞는 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미래의 지향점에 부합할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신문은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 한 발언이 실제로 실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다고 해서 한중 관계가 크게 후퇴하진 않을 것”이라는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평가를 마무리했다. 중국신문망은 한국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체는 “윤 당선인은 외교적으로 한미동맹을 우선시하고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중 관계에선 안보 문제가 경제 문제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감하고 중대한 외교 사안에 강경하고 급진적인 윤 당선인의 발언은 그의 외교 분야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민의힘은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해지고 중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신문은 “전문가들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한국의 노력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지만, 윤 당선인은 고조하는 반중 정서를 활용했고 동맹인 미국과 더 밀착할 것임을 공약했다”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기울어지면서 수십 년 이어진 한미 동맹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유권자들은 치솟는 집값과 높은 실업률, 불평등과 젠더 정치에 환멸을 느꼈다”며 “윤 당선인은 불평등, 미·중과의 관계, 김정은의 핵 야심을 해결할 권한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 자연과 가장 가까운 술 람빅을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자연과 가장 가까운 술 람빅을 아시나요? [지효준의 맥주탐험]

    흔히 맥주라고 하면 다른 주류에 비해 상미기한(식품의 맛이 가장 좋은 기한)·양조기간이 짧고 맛과 향도 단순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20년 넘게 맛이 유지되고 발효하는 데 길게는 5년이 걸리는 맥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만의 개성도 확실히 보여주는 람빅(Lambic)이다. 보통의 맥주는 제조 과정에서 회사가 원하는 효모 외에 다른 세균이 들어가지 않게 극도의 노력을 기울인다. 맥주가 발효 중 잡균과 만나면 신맛과 곰팡이향 등이 예상치 못한 형태로 뒤섞여 맛과 향이 변한다. 그런데 람빅은 일반적인 맥주와 정 반대로 만들어진다. 인공 배양 효모를 쓰지 않고 맥즙(맥주 발효를 위해 보리를 끓여 만든 액체)을 공기 중에 노출시켜 온갖 세균이 마음껏 자라게 놔둔다. 아예 실내 수영장처럼 생긴 쿨십(Coolship)이라는 곳에 맥즙을 넣고 식혀 자연 상태로 발효하도록 돕는다. 당연히 라거나 에일의 정제된 맛은 나지 않는다. 듣도 보도 못한 신맛과 상큼함, 균류 특유의 쿰쿰함과 텁텁함이 한데 모여 있다. 보통의 맥주와는 다른 문법과 철학을 갖고 있다. 벼농사에 비유하자면 땅을 갈지도 않고 농약과 비료도 치지 않는 태평농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람빅의 역사는 인류 맥주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양조 기술이 없던 선조들이 맨 처음 술을 빚던 원형의 방식이어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로마를 지배하던 기원전부터 인간 사회에서 뻬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농민화가인 피터 브뤼겔(1525~1569)이 그린 ‘농부의 결혼식’(1568)에도 축제를 위해 돌잔에 람빅을 나눠 담는 장면이 나온다. 람빅은 전통을 인정받아 지금도 브랜드가 보존되고 있다. 람빅이라는 이름은 벨기에산 자연발효 맥주에만 붙일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자연발효 맥주에는 ‘와일드 에일’(Wild Ale) 혹은 ‘람빅에서 영감을 얻은 맥주’로 명명된다.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한 스파클링 와인만 ‘샴페인’으로 부를 수 있고, 코냐크(Cognac) 지방에서 만든 포도 브랜디(와인 증류주)만 ‘꼬냑’이라고 칭할 수 있는 것과 같다.오늘날 대부분 맥주는 더 안정적인 맛을 내려고 공기 유입 등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그러나 람빅은 지금도 자연발효 양조법을 지킨다. 지구 기후 변화에 맞춰 맛도 서서히 바뀌어왔다. 재즈의 즉흥연주처럼 만드는 시기와 장소에 따라 풍미가 다르다. ‘투박한 술’인 람빅은 한때 명백이 끊길 뻔 한 적도 있었지만 벨기에 람빅 양조장들이 호랄(HORAL·Hoge Raad voor Ambachtelijke Lambiekbieren)이라는 조직을 세워 전통 문화 보전에 앞장서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이들의 노력은 1997년 유럽연합(EU) 전통특산물 인증인 TSG(Traditionally Specialty Guaranteed)를 획득해 결실을 맺었다. 다른 맥주들과 마찬가지로 람빅 역시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 중이다. 람빅을 숙성하는 데 쓰는 배럴(참나무통)에서 배어나는 맛과 향을 강조하거나 청사과와 살구 등 과일을 첨가한 제품도 나왔다. 현대 크래프트 비어 발전에 힘입어 보케(Bokke)나 안티두트(Antidoot) 등 람빅 스타일의 자연발효 양조장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지금도 람빅을 접하기가 매우 힘들고 관련 서적도 1권 밖에 없다. 필자는 이 점이 아쉽고 슬프다.맥주업계 종사자들을 인터뷰할 때마다 “맥주를 만드는 주인공은 효모다. 사람은 그저 효모가 맥주를 잘 빚게 도와주는 집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람의 통제를 최소화해 만드는 람빅이야말로 자연에 가장 가까운 맥주”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람빅은 어느 술보다 친숙하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이 강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가는 신선함도 갖고 있다. 필자는 람빅을 어떤 정형화된 주류의 형태에 끼워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람빅은 분명 맥주이지만 우리가 아는 종류의 것은 아니다. 갓 제조한 람빅과 오래 숙성한 람빅을 섞어 한 번 더 발효한 괴즈(gueuze)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람빅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길 강추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맛보지 못했다면 이번이 기회다. 그간 갖고 있던 술에 대한 모든 인식이 송두리째 바뀔 기분 좋은 충격을 느낄 것이다.
  • [마감 후] 지도자의 독서/하종훈 문화부 기자

    [마감 후] 지도자의 독서/하종훈 문화부 기자

    “모든 독서가가 다 지도자가 될 수는 없지만, 모든 지도자는 독서가가 돼야 한다.” 해리 S 트루먼(1884~1972) 전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말은 대통령의 독서가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수립한 트루먼은 평소 정치사상의 근본인 플라톤의 ‘국가’를 비롯해 마크 트웨인의 문학작품을 즐겨 읽은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널드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나 박경리 작가의 ‘토지’를 통해 혜안을 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최근 여야 대통령 후보자에게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 세 권’을 물어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눈 떠보니 선진국’(박태웅), 소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윤흥길),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을 꼽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택할 자유’(밀턴 프리드먼)와 ‘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를 추천했다. 두 후보가 고른 책들은 후보 개인 및 해당 진영의 색깔, 방향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 후보가 추천한 ‘눈 떠보니 선진국’은 우리 사회가 양적 성장 위주 사고에서 벗어나 ‘신뢰 자본’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고,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 빈민 문제를 다뤘다. 가난했던 이 후보의 마음이 투영됐다. 능력주의의 결함을 지적한 ‘공정하다는 착각’은 공정과 능력주의를 내세운 국민의힘에 반박하는 성격이 강하다. 윤 후보의 ‘선택할 자유’는 시장에 규제를 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발한 책으로 규제 일변도인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자유론’은 개인은 오직 타인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사회에 책임을 진다는 자유주의의 바이블 격이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국가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고 진단한다. 다분히 지지층을 의식한 책 선정으로 방향은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경제·사회와 관련해 나름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다만 더 큰 틀에서 냉혹한 국제정치 현실이나 역사에 대한 고찰이 담긴 책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강대국 간 패권 경쟁을 다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나 전쟁을 정치의 연속성에서 이해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같은 고전은 차치하고서라도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나 존 미어샤이머의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등 세계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책들도 많다. 대통령 자리는 경기도지사나 검찰총장과는 다르다. 변화하는 국제정치 환경을 인식하고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 합리적 선택을 하는 지혜와 용기를 갖춰야 한다. 특정 독트린에 빠지지 않고 창의력을 적용할 지성적 용기를 기르려면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두 후보가 각각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 외교’나 ‘한반도 비핵화 및 한미동맹 강화’를 내세웠지만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네거티브 공방이 대선을 뒤덮었기 때문일 테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당장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선 이후라도 국제정치 서적에 대한 일독을 권하고 싶다.
  • [2030 세대] 우크라이나의 교훈?/임명묵 작가

    [2030 세대] 우크라이나의 교훈?/임명묵 작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인에게 그야말로 충격으로 다가왔고, 한국에서도 그랬다. 자연히 전쟁의 원인부터 우크라이나의 역사에, 푸틴의 정신 건강까지 수많은 주제가 언론 지면과 정치인은 물론이고 거리의 시민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의 교훈’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자는 말이다. 이런 주장은 얼핏 보면 굉장히 그럴싸하다. 혹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솔한 행보를 비판하며 한국도 현명하고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말한다. 다른 이는 우크라이나가 비핵화에 협조했는데도 주권 보장이 안 되니 북핵 문제 해결이 어려워졌다고 안타까워한다. 또 누군가는 소련군의 유산을 이어받아 강력했던 우크라이나군이 약체화된 것을 지적하며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문제는 이런 주장에 언급되는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동원되는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의지로 봤을 때 젤렌스키의 외교로 전쟁을 피하기는 아주 어려웠다. 시작부터 정상국가를 지향한 우크라이나가 핵을 유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소련이 무너진 1990년대엔 그런 거대한 군대를 경제도 어려운 우크라이나가 유지하는 것부터 이상한 일이었다. 이런 교훈조 주장은 마치 주나라의 고사를 읊으며 주장을 정당화하던 조선 시대의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주장하고 싶은 것은 균형외교나 자주국방인데, 쉽게 주장을 피력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고사’를 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맥락은 전혀 다르기에 우크라이나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즉각적인’ 교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크라이나를 들어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쏟아 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해의 결여를 보여 줄 따름이다. 물론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관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에는 분명히 배울 것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미국 주도하의 자유주의 국제 질서, 지구적 자본과 상품 네트워크 등으로 연결돼 있으며, 둘은 언제나 이 복잡한 네트워크를 경유해 관계를 맺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함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등이 그 질서와 네트워크 속에서 어떻게 상호 연관되는지를 파악하는 분석이다. 교훈을 구하는 일이 ‘믿는 것을 보는’ 셈이라면, 분석을 통한 이해는 ‘믿기 전에 먼저 들여다보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주요 국가로 부상한 한국이 이제 알기 쉬운 교훈들을 넘어서 세계에 대한 실제적인 분석에 입각한 논의 속에서 행동하기를 바란다.
  • 최태원 “햇볕 비칠때 바꿔야”…고삐 죄는 탄소중립·AI 신사업

    최태원 “햇볕 비칠때 바꿔야”…고삐 죄는 탄소중립·AI 신사업

    탄소중립과 인공지능(AI) 분야를 그룹 신성장 사업으로 지목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사업 추진에 ‘속도전’을 당부했다. 지난달 스스로 SK텔레콤 무보수 미등기 회장을 맡으며 사내 AI TF 조직을 진두지휘 중인 최 회장이 그룹 차원의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신임 임원들과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탄소중립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이자 사업 포트폴리오와 목적을 바꿔나갈 새로운 기회”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탄소중립의 경우 조기 달성이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임원들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기존 석유화학 사업들이 아직 수익을 창출하는 등) 햇볕이 비치고 있을 때 바꿔야 한다”라면서 “나중에는 바꿀 힘도 없어 문을 닫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던 2016년 기업의 ‘돌연사’(Sudden Death) 가능성을 경고하며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촉구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라는 게 SK측 설명이다. 최 회장은 “우리 그룹이 많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좀 더 속도를 내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도 곁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분야는 최 회장이 더욱 적극적으로 챙기고 있다. 그는 SK텔레콤 미등기 회장을 맡은 직후 사내 AI TF인 ‘아폴로’ 구성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AI사업을 그룹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텔레콤이 과거 이동통신 분야에서 수많은 세계 최초의 역사를 쓴 ICT(정보통신기술) 혁신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었지만 시장의 인식은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 뒤 “아폴로가 AI 컴퍼니로 가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서비스를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체계로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며 도전을 위한 기회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금천, 창업 및 프리마켓 운영까지 함께할 ‘청소년 CEO’ 찾는다

    금천, 창업 및 프리마켓 운영까지 함께할 ‘청소년 CEO’ 찾는다

    서울 금천구가 31일까지 청소년들이 창업 아이템 개발과 프리마켓 운영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금천청소년 CEO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6일 밝혔다. 금천청소년 CEO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창업 경험을 통해 경제 관념을 확립하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추진하는 구 특화사업이다. 2019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금천 실학자 정(직)·약(속)·용(기)’을 주제로 참가 청소년이 이웃과 사회에 필요한 아이템을 연구·제작·판매하며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올해에도 ‘금천 실학자 정약용 청소년 CEO 시즌 2’를 통해 창업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CEO로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체 창업교육(경제·인성교육 및 아이템 논의) ▲그룹별 역량 강화(프리마켓 판매 아이템 제작 실습) ▲창업 시뮬레이션(프리마켓 판매) 등이 진행된다. 구에 거주하거나 구 소재 학교에 재학중인 12~19세 청소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개인 또는 그룹(3~6인) 단위로 지원할 수 있으며, 구글 설문(forms.gle/BbA9wrBW7TZSnf1LA)을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시립금천청소년센터 홈페이지(cyc.or.kr)를 참조하면 된다. 프리마켓을 통해 발생한 판매 수익금 전액은 구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참가 청소년들은 기부를 통해 이웃과 사회의 도움을 바탕으로 창출된 이윤을 사회구성원에 환원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식을 배우게 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지역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활동을 경험하며 창업역량과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금천 청소년들이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대선후보 토론도 달군 RE100…탈탄소·수소경제 등 기후위기 대응 서적 ‘봇물’

    대선후보 토론도 달군 RE100…탈탄소·수소경제 등 기후위기 대응 서적 ‘봇물’

    대선후보 토론회도 달군 ‘RE100(재생에너지 100%)’, ‘EU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등 기후변화 관련 이슈가 서점가에도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전략을 담은 책들이 출간되고 특히 탄소중립시대에 맞는 실천 방안, 경제구조 등을 다룬 신간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수소경제 -이민환·윤용진·이원영 지음/맥스미디어/296쪽/2만원 유럽연합(EU)와 영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120여개국은 이미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특히 EU와 미국 등 주요 무역국들은 탄소국경세를 신설해 탄소를 많이 사용해서 만든 제품을 수입할 때 일종의 무역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자동차, 선박, 철강, 섬유화학 등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가 탄소중립을 실천하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로부터 신진교수상을 받은 이민환 캘리포니아주립대 머세드 기계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수소분야 석학들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적극적인 수소정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세계 각국의 수소정책 방향과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을 짚으며 앞으로 수소경제가 어디까지 규모를 넓히고,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또 이에 따른 문제점들은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한다.●에너지 시프트 -김현진·이현승 지음/민음사/216쪽/1만 6000원 10년 전 ‘녹색 경영’을 주창한 에너지·환경 분야 전문가 김현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한 금융 전문가 이현승, 두 저자가 탈탄소로의 에너지 대전환의 길목에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11가지 키워드를 정리했다. 앞으로 ‘탈탄소’가 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에너지 산업은 물론 기업의 경영 환경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이미 현재진행형인 탈탄소 에너지로의 이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해 위기가 아닌 도전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1개 키워드를 통해 풀어낸 현 시대의 당면과제의 앞 글자를 따면 책 제목인 ‘에너지 시프트(ENERGY SHIFT)’가 완성돼 핵심 키워드를 더욱 각인할 수 있다.●탄소중립 수소혁명 -이순형 지음/쇼팽의서재/420쪽/2만 2000원 탄소중립 수소경제에 관한 전문적이면서도 대중적으로 읽을 수 있는 교양서다. 수소에너지가 이제 우리나라의 생명줄이나 다름없게 된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짚어본다. 책에서는 특히 CCUS(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을 비롯해 석탄, 석유, 셰일가스(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대량 추출하는 기술, 수소엔진, 수소발전, 암모니아발전, 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첨단 기술들을 소개한다.●한 세대 안에 기후위기 끝내기 -폴 호컨 지음/박우정 옮김/글항아리 사이언스/612쪽/3만 4000원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단순한 로드맵을 넘어 자연과 인공, 생명과 비생명, 개인과 집단이 어떻게 이 위기를 마주해 내면화하고 행동을 위한 정서적·지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기후위기 해결이 ‘우리 인간에게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행위’라고 꼬집은 저자는 단지 신념을 통해 위기를 해결할 순 없고, 대신 주변에 기후위기를 더 예민하게 인식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닮아 자연스럽게 변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운동가들의 신념이 아닌 지인들의 행동이 우리를 바꾼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데 뛰어난 자질을 가졌다며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리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바로 필요로 하는 것을 다뤄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로 한몸이 되어 달려들어 기후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한다. 방대한 연구 자료들을 기반으로 하지만 보다 쉽게 와 닿는 이야기로 구성된 책은 그저 통계를 제시하며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효과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재생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운다.●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곽재식 지음/어크로스/448쪽/1만 8800원 소설가이자 환경공학자인 저자가 SF, 고전설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넘나들며 기후변화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과 정보를 쉽게 들려준다. 석유협회 행사에서 석유를 쓰지 말라고 경고한 화학자 에드워드 텔러의 기행, 뜨거운 금성의 정글을 상상했던 소설, 산 높은 곳에 배를 묶어두었다는 조선시대 배바위 설화 등을 통해 기후변화의 원인과 역사부터 위기 대응 기술의 미래, 개인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 등 필요한 지식들을 차근차근 전한다. 특히 저자는 오늘날 그 어떤 영역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해 냉난방기를 설치해주는 것이 오히려 기후대응의 일환이 될 수 있고, 더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해선 관련 업종의 업무환경도 개선해야 한다는 등 색다른 시각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들도 다양하게 던진다.
  • 둘레길·도시숲에 이어 해외 진출하는 한국의 ‘자연휴양림’

    둘레길·도시숲에 이어 해외 진출하는 한국의 ‘자연휴양림’

    한국의 산림복지 서비스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에 둘레길과 지난해 몽골 도시숲 조성에 이어 2024년 캄보디아에 한국형 자연휴양림이 최초로 들어설 예정이다. 산림 보호와 지역 주민 소득 증대의 ‘에코투어리즘’ 전수와 함께 산림 훼손 방지에 따른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가 기대된다.5일 산림청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한 제1차 한·캄보디아 운영위원회가 지난달 22일 열렸다. 캄보디아 자연휴양림 조성사업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산림 복지시설 서비스와 운영기법을 캄보디아에 전수해 산림환경을 보전하고 지역주민 소득 창출 등을 위해 추진된다. 사업 대상지는 캄보디아의 최대 관광 명소인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차량으로 30분, 씨엠립 공항에서 1시간 거리인 씨엠립주 반테이 스레이군 소재 숲으로 면적이 1888㏊에 달한다. 이곳은 멸종위기종인 천연 ‘장미목’의 유일한 대규모 군락지로 역사·문화와 산림휴양·생태가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생태 관광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산림청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2024년까지 총 43억원을 투자해 해외 첫 한국형 자연휴양림이자 캄보디아 최초의 휴양림을 조성할 예정이다. 박영환 산림청 해외자원담당관은 “한국의 자연휴양림 모델이 산림 감소 및 황폐화가 심각한 아시아 국가들이 산림 보호 및 건강 증진, 주민 소득 창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당초 사업 목적에 고려는 없었지만 휴양림 조성이 확대된다면 산림 훼손을 막고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아 탄소배출권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개발도상국에 대해 숲 훼손이 아닌 활용을 통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지원과 함께 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 전수에도 나서고 있다.지난해 몽골 울란바토르 담브다르자에는 40㏊ 규모의 도시숲을 조성했다. 황사와 공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울란바토르 시민에게 숲의 필요성을 알리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녹색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황폐한 건조지가 도시숲으로 재탄생하면서 한국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러시아 접경지역인 몽골 북부 산불피해지에 대해 복원과 산불예방 기반시설 등을 조성하는 ‘한·몽골 그린벨트 3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3월 인도네시아 롬복섬 남단 투낙 지역에는 한·인니 산림휴양생태관광센터가 개장했다. 롬복 산림휴양센터는 1200㏊ 규모로 지리산 둘레길을 모델로 조성됐다. 나비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나비생태체험관을 설치했고 트레일(2.9㎞), 숙소 3개 동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외에 첫 수출된 한국 산림복지서비스로 1년간 시범 운영을 거쳐 지역 정부와 주민들에게 이관했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난세와 위기/북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난세와 위기/북튜버

    동물학대로 결방됐던 사극 ‘태종 이방원’이 방영을 재개했다. 난세의 권력 투쟁에 지금의 대통령 선거를 투영하는 재미가 있는지 인기가 상당하다. 난세를 요즘말로 바꾸면 위기쯤 될 것 같다. 이방원이 활약했던 당대는 위기의 꼭짓점이었다. 원에서 명으로 대륙의 주인이 교체되면서 대외 여건이 급변하고 공민왕의 개혁정책은 기득권층의 반발로 악화일로였다. 오늘의 불안을 잠재우고 내일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새로운 정치집단이 출현할 수밖에 없다. 친원파 일색의 권문세족에 도전하는 신진사대부가 대항세력으로 대거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사회개혁을 지향하는 신예들의 이데올로기로 장착된 것은 성리학이다. 위기에 처한 남송의 현실을 타개해서 백성을 구하려는 주자의 고뇌와 모색이 빚어낸 실천적 이론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고려의 사대부들이 주자학에 매료되어 국가개혁의 전도사로 나선 것은 자연스러운 ‘앙가주망’이다. 하지만 이들은 곧바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고려의 충신과 조선의 공신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색과 정몽주는 불사이군의 절의파를 택했고 정도전과 조준은 치국평천하의 경세파를 골랐다. 현실을 위기로 진단하는 인식은 같았지만 풀어나가는 해법이 천양지차가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역사학자 도현철은 두 계파의 경제력 차이와 사상적 분화가 정치 노선의 충돌로 이어졌다고 설명한다. 대지주인 이색은 혈연을 우선하는 친친(親親)의 입장이다. 가족관계라는 토대 위에 공적인 관계가 세워진다는 것이다. 몸소 집도 짓고 농사일도 한 정도전 같은 신진들에게는 사회적 대의가 사적인 인정보다 윗길이다. 친친보다는 존존(尊尊)이다. 그래서 부모 덕에 벼슬하는 음서나 과거급제자가 시험관을 스승으로 떠받드는 좌주문생제를 비판하면서 능력 위주의 인재 등용을 제창한다. 생각의 다름은 권력정치의 영역에서 극적으로 나타났다. 절의파에게 군신 관계는 혈연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원한 인연이다. 온통 문제투성이 부모라도 버릴 수 없듯이 고려 왕조와 운명을 같이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양식이다. 반면 경세파에게 의리로 맺어진 사회적 관계는 명분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결별이 가능하다. 국왕도 대의에 합치되지 않으면 갈아치울 수 있다는 것이 역성혁명론의 골자가 아닌가. 왕이 덕을 잃으면 새로운 왕조가 시작된다는 천명사상을 수용한 창업 노선은 조선의 개국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었다. 충신파와 공신파 각각의 아이콘이 정몽주와 정도전이다. 한 스승 밑에서 함께 공부한 두 사람은 벗님에서 정적이 됐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제로섬 상황에서 저무는 고려가 떠오르는 조선을 억누르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파워 게임의 승자가 정도전으로 낙착되는 듯했으나 막장 드라마를 압도하는 현실이 펼쳐지면서 역사의 승패는 뒤바뀌었다. 두 사람 모두를 죽인 이방원이 왕실의 정통성 강화를 위해 정몽주를 충절의 전범이자 유학의 도통으로 우뚝 세운 것이다. 거꾸로 정도전은 조선왕조 500년 내내 폄하되다가 끝자락에 가서야 재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충신과 공신 모두의 지향점은 선하고 올바른 세상이었다. 부귀보다 인의, 득실보다 시비를 추구하며 민중을 구하려고 몸을 던지던 ‘젊은 그들’이 있었기에 새 사회가 열릴 수 있었다. 지금도 600여년 전처럼 위기의 시대다.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침공, 북핵, 저출산, 일자리 감소, 젠더 갈등같이 한국 사회를 폭파시킬 일촉즉발의 뇌관들이 널려 있다. 하지만 그때처럼 낡은 기득권체제를 혁파하려는 희생적이고 해방적인 사상과 세력이 없다는 점에서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며칠 남지 않은 대선에서 드러난 후보들의 언행과 행적을 곱씹으니 어지러운 마음만 한가득하다.
  • 스위스·스웨덴도 러에 등 돌려… 새 국제질서는 확실한 선택 요구한다 [2022 쟁점 분석]

    스위스·스웨덴도 러에 등 돌려… 새 국제질서는 확실한 선택 요구한다 [2022 쟁점 분석]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유럽에서의 국가 간 정규전이 2022년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2021년 내내 지속되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력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경향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시도에 대한 압력 정도로 간주했을 뿐 실제로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설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군사적 위협 수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러시아가 실제 군사적 행동에 나서더라도 과거 크림반도 병합과 마찬가지로 친러시아 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에 대한 점령 정도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시나리오상에서만 존재하던 전면적 침공을 지난달 24일 단행했다.●동유럽이라는 완충지 지키려는 러 압도적 전력 차이로 조기에 마무리될 것 같은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반격, 그리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단호한 대응으로 인해 의외로 길어지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우크라이나의 저항 속에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장비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은 점차 러시아와 서방의 대리전 성격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겪고 있는 비극은 본질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위치와 역사적 경험에 기인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영토를 자랑하는 러시아지만 유럽 중부지역부터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평원이라는 지리적 조건은 언제나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두려움을 가져왔다. 나폴레옹, 그리고 히틀러의 침공은 이러한 두려움을 더욱 고착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스탈린은 최대한 완충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국경선을 조정하고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 우크라이나 서남부 국경선이 카르파티아산맥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도나우 평원 일부까지 뻗어 있고 도나우강이 흑해로 흘러 들어가는 하구가 우크라이나 영토가 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소련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폴란드 동쪽 영토였던 르부프(현재 우크라이나 리비우), 빌니우스(현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등을 모두 자국의 영토로 만들고 대신 폴란드에 독일 영토였던 슈테틴(슈체친), 브레슬라우(브로츠와프), 단치히(그단스크) 등을 넘겨주었다. 완충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경선이 현재 유럽의 국경선이 된 것이다. 하지만 냉전 종식 이후 폴란드를 비롯한 구 동유럽 국가들의 유럽연합(EU) 및 나토 가입, 그리고 이 지역에서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설치 등은 러시아에 완충지역 상실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서측으로부터의 위협을 본격적으로 느끼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인식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서방으로부터의 이탈은 러시아에 전략적 과제로 대두됐다.●크림 합병이 키운 우크라 저항의지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1991년 독립 이후 자신들의 독자성을 강화해 왔다. 20세기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 대해 여러 차례 자행됐던 대규모 숙청, 기아 유발을 통한 대량 학살의 기억은 우크라이나 국민들로 하여금 러시아로부터의 분리를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체제 전환 과정에서 부패한 재벌세력인 올리가르히와 이들과 결탁한 정치세력은 우크라이나를 무기력하고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도탄에 빠진 국정 앞에서 밝고 공명정대하며 이성적이면서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외침은 한층 거세졌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EU가 표방하는 가치는 우크라이나가 나아가야 할 방안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마침내 국민들은 이에 저항하는 정치세력들을 힘으로 퇴출시켰다. 2004년의 오렌지 혁명, 2014년 유로마이단 사태는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에 이어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은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의 분리주의 반란과 8년 가까이 이어진 무력 분쟁은 우크라이나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 정체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인식변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스스로를 지키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민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출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는 강력한 저항의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 누구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일을 짧은 시간에 현실로 만들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의 축출, 러시아 항공기의 EU 영공 통과 불허, 러시아 핵심 인사들의 자산동결 등이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졌다. 더이상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유럽 내 국가 간의 대립과 갈등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냉전 이후 존재 가치를 의심받던 나토는 러시아 침공 이후 확실한 안보 공동체로 인정받게 됐으며, 유럽 각국은 그동안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렸던 국방력을 강화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국가이면서도 친러시아적 성향을 보여 오던 독일은 근본적인 상황의 변화가 발생했다는 선언과 더불어 1000억 유로에 이르는 대규모 군비투자를 통한 국방력 재건에 나섰다. 중립국으로 존재하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진지하게 나토 가입을 고려하게 만들었으며, 스웨덴은 무려 80년 만에 외국에 대한 무기지원을 결정했다. 심지어 냉전 시절에도 중립국의 역할을 지켜 온 스위스 역시 EU의 러시아에 대한 모든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짧은 시간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이 가능했던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공유하고 있던 일방적인 타국에 대한 침공 금지와 현존 국경선의 유지라는 근본적인 질서와 규범을 침해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선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국가 간의 분쟁과 대립을 넘어서 1990년 냉전 종식 이후 30여년간 유지돼 왔던 국제질서가 붕괴했음을 극적으로 보여 준 사례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고 마무리될 것인지는 미지수이지만 세계는 결코 2022년 2월 24일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됐다. 자국의 손해와 피해를 감수한 제재가 합리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게 됐고, 중간적인 입장 유지는 양측으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는 당분간 제재에 굴복하지 않고 맞설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국제금융망과 각종 산업 공급망의 분리와 단절은 지속될 것이며, 동유럽을 중심으로 한 군사적 대립 역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변화한 상황에 맞춰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해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유럽의 대응이 자국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면서 전체적인 전략을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적극 동참하면서 이 기회를 통해 북방 4개 도서에 대한 자국 영유권 주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적 관점을 우선시하면서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곤 했다. 그러나 급속히 커진 경제적 규모와 영향력, 소프트파워의 향상 등에 힘입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나라가 되면서 더는 과거와 같은 접근이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가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설정이 필요한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함께 별 봐 즐거웠어요… 인간 선함 믿으세요”

    “함께 별 봐 즐거웠어요… 인간 선함 믿으세요”

    집필 활동·예술 발전 공로 등 기려국립중앙도서관서 영결식 거행한예종 학생들 첼로 연주로 송별황희 “혜안 덕에 문화강국 가능”“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지난달 26일 별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발인식과 영결식이 2일 엄수됐다. 마음을 울리는 말과 글로, 오래도록 시대의 스승 역할을 해 왔던 이 전 장관을 많은 이들이 애도하며 배웅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거행됐다.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내며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립국어원을 세우고 도서관 발전 정책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평생 문인으로 집필 활동을 활발히 해 온 고인의 길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도서관에서 영결식을 가졌다. 장례위원장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조사를 통해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깃든 말씀은 밤하늘의 별처럼, 등불처럼 어두운 길을 밝혀 주셨다”며 이 전 장관을 회고했다. 이어 “일생에 걸쳐 우리 문화의 숨은 가치를 발굴하고,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끌어안으며 미래에 대한 남다른 혜안을 제시해 주셨던 장관님이 계셨기에 오늘날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가능했다”며 “그 뜻과 유산을 가슴 깊이 새기고 두레박과 부지깽이가 되어 숨결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켰던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추도사를 대신해 올린 조시 ‘한 시대의 새벽을 깨운 빛의 붓, 그 생각과 말씀 천상에서 밝히소서’를 올려 “이 땅의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일깨운 우주를 휘두르는 빛의 붓, 뇌성벽력의 그 생각과 말씀 천상에서 더 밝게 영원토록 펼치옵소서”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김화영 고려대 교수도 추도사를 통해 “죽음을 기억하는 일이 삶을 진정하게 사는 것임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 메멘토 모리”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 전 장관의 업적과 함께 생전에 남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라’는 등의 당부가 담긴 영상과 한예종 학생들이 선보인 첼로 앙상블 ‘엘레지’와 조창(弔唱) ‘이 땅의 흙을 빚어 문화의 도자기를 만드신 분이여’ 연주는 참석자들의 마음을 더욱 묵직하게 했다. “우리 문화의 상징”(유인촌),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으셨다”(정병국), “우리 시대 큰 스승을 잃었다”(도종환) 등 전직 문체부 장관들도 잇따라 애석함과 존경을 드러냈다. 이 전 장관의 장례는 닷새간 문화체육관광부장(葬)으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명·윤석열·안철수 등 대선후보들, 조정래·이문열·윤후명·박범신·김홍신 작가, 이근배·김남조·신달자·오세영 시인 등 문화예술계,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대거 조문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에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에서 유족과 생전 이 전 장관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참석한 발인식이 있었다. 빈소를 떠난 운구차는 이 전 장관 부부가 설립한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과 옛 문화부 청사 자리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거쳐 영결식장으로 향했다. 영결식 이후 이 전 장관은 충남 천안공원묘원에 안치돼 영면에 들어갔다. 역사박물관 외벽에 마련된 대형 미디어 캔버스에 띄워진 메시지는 그가 다시금 고하는 따뜻한 작별 인사 같았다. ‘여러분과 함께 별을 보며 즐거웠어요.(중략)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믿으세요. 그 마음을 나누어 가지며 여러분과 작별합니다.’ 
  • “편히 잠드소서”… 고 이어령 전 장관 발인식

    “편히 잠드소서”… 고 이어령 전 장관 발인식

    지난달 26일 별세한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발인식이 유족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애도 속에 엄수됐다. 2일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발인식에는 유족, 생전 고인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이 참석해 시대를 앞선 통찰과 혜안으로 우리 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는 발인 예배는 이 전 장관의 조카인 여의도 순복음교회 강태욱 목사가 인도했다. 은은한 미소를 띤 모습의 고인 영정과 위패는 손자 수범·정범 씨가 들었다. 운구차는 빈소를 떠나 이어령 전 장관 부부가 설립한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과 옛 문화부 청사 자리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거쳐 영결식장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에 마련된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 ‘광화벽화’에는 ‘인간이 선하다는 것을 믿으세요. 그 마음을 나누어 가지며 여러분과 작별합니다’, ‘내가 받았던 빛나는 선물을 나는 돌려주려고 해요.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란 고인의 생전 메시지가 띄워졌다. ‘대한민국의 큰 스승 이어령 전 장관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란 추모 문구도 등장했다. 영결식은 오전 10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약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다. 장례위원장인 황희 문체부 장관이 조사를,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과 문학평론가인 김화영 고려대 명예교수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유해는 충남 천안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 명동에 뜬 李 “DJ·盧처럼 승리”

    명동에 뜬 李 “DJ·盧처럼 승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일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집중공격하며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이냐 윤석열이냐, 고민할 것이 아니라 나의 미래냐 아니면 퇴행이냐를 결정(해야)하는 선거”라고 규정한 뒤 “상대는 안타깝게도 미래 이야기 없이 정권 심판만 외친다”며 윤 후보를 정조준했다. 이 후보는 이날 명동 눈스퀘어를 찾아 “정권 심판해 더 나쁜 세상이 되면 누구 손해냐”면서 윤 후보의 정권심판론을 비판했다. 그는 “파도와 바람이 아무리 도와줘도 항해사가 무능하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기 어렵다. 경제도 모르고 준비도 안 된 대통령이 이 52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기 어렵다”며 윤 후보에 대한 무능 프레임도 이어 갔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잠시 눈감으면 악몽 같은 촛불 정국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삼일절 방송 연설에선 “‘일본 자위대 한국 진입’ 관련 발언에서 윤 후보의 외교·안보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 이건 망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곳 명동은 우리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1997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했던 곳이 이곳”이라며 “이곳에서 한판승 쐐기를 박는 승리의 큰 그림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이 후보 뒤편에는 초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이날은 평소 집중유세에서 핸드 마이크를 들고 무대를 누볐던 것과 달리, 삼일절을 맞아 단상 앞에 서서 사전에 마련된 원고를 읽는 방식으로 차분히 연설을 진행했다. 이 후보는 명동을 유세 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 “만 20세 젊은 청년 이재명이 이완용을 응징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명동은 나석주 열사의 의거터, 우당 이회영 열사의 집터가 모여 있는 곳으로 항일의 의미가 크다.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씨와 함께 만세 삼창을 하며 3·1절을 기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서울 지역의 부동산 민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내 집 마련의 꿈을 확실히 살리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는 확실히 잡겠다. 필요한 주택을 속도감 있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사전투표(오는 4~5일)를 사흘 앞둔 이날 주최 측 추산 1만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세장을 찾았다.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한 배우 이원종·박혁권씨도 함께했다. 찬조연설자로 나선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최고 업적은 이재명 정부의 탄생이 될 것”이라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독일상공회의소·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공동 주최 후보자 초청 경제대화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되 기업과 동포의 안전, 이익은 정부 차원에서 섬세하게 예민하게 챙겨야 한다”고 밝혔다.
  • 이재명 “尹 믿기 힘든 국가관” vs 윤석열 “李 이중성에 아연”...삼일절 안보관 공방

    이재명 “尹 믿기 힘든 국가관” vs 윤석열 “李 이중성에 아연”...삼일절 안보관 공방

    이재명 “윤 후보 망언 듣는 순간 깜짝 놀라” 여야 양강 후보들은 삼일절인 1일 서로의 국가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KBS 1TV 방송 연설에서 “완전한 자주독립을 염원하신 순국선열과 우리 국민 앞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겠다”면서 “과거 침략사실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일본의 자위대가 다시 한반도 땅에 발을 들여놓는 일, 저 이재명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이번 ‘일본 자위대 한국 진입’ 관련 발언에서 윤석열 후보님의 외교·안보 인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건 망언이다. 국민들께서도 놀라셨겠지만, 저도 듣는 순간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런 국가관, 일본 인식에서 나온 말”이라며 “소신이 아니라 실언이라 해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법정 TV토론회에서 “유사시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인데 합의할 것인가”라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는 있지만 그것을 전제로 하는 동맹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국민의힘은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들어와선 안 된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선 “작고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 나가겠다”면서 “남북 정상 간에 이미 두 차례나 합의됐던 종전선언 문제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윤석열 “우크라이나 국민 조롱, 국제사회 공분 불러일으켜” 한일관계에 대해선 “두 나라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해서 역사, 영토 문제하고 사회경제 부분을 나누어서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과거 문제와 미래문제를 분리하고 진지한 소통을 통해서 양국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길을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께 각별한 예우를 다하겠다”며 “더 이상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가난을 대물림하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윤 후보는 연일 이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삼일절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국가를 무력으로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한다면, 북한의 남침도 우리가 자초했다고 할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국민을 조롱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된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윤 후보는 “이 후보와 집권 민주당의 이중성에는 더욱 아연해진다”며 “안보태세를 굳건히 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자는 이야기를 ‘전쟁광’의 주장으로 비틀어 국민을 기만하고,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이 함께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용인하려 한다’며 진의를 왜곡해 친일 프레임을 덧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아무리 비싼 평화도 이긴 전쟁보다는 낫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주장은 매국노 이완용이 ‘아무리 나쁜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 이게 다 조선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발언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우리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안보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계신다. 전쟁을 막기 위해선 튼튼한 국방력은 물론, 동맹국과의 강력한 연대가 필요하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어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우리 국민과 나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 잘못된 역사 바로 세운다... 2022 제주학교들의 독립운동

    잘못된 역사 바로 세운다... 2022 제주학교들의 독립운동

    아픈 역사의 흔적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 일이다. 제주도내 각급 학교들이 교내 곳곳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 청산에 팔을 걷어붙였다. 1일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 현장의 일제 식민 잔재 청산 현황을 보면 13개 학교가 교목을 가이즈카 향나무에서 우리나라 고유 수종 등으로 교체했다. 도교육청이 2020년 내놓은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35개 학교가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가이즈카 향나무를 특정하여 교목으로 지정하였다기보다는 일반적인 전통향나무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야생향나무는 동해 바다와 맞닿은 울릉도와 한반도 동해안의 해식애와 내륙의 정선과 영월 일대의 절벽에서 자생하기 때문이다. 논란 수종으로 지목된 가이즈카 향나무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들어온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있는 위미중학교는 지난해 교표와 교훈, 교목을 변경했다. 교표의 경우 기존에는 일제 잔재로 분류되는 월계수 잎 문양이 쓰였었는데, 바뀐 교표는 위미리 하면 떠오르는 동백 이미지를 담았다. 교목도 일제 잔재로 분류되는 가이즈카 향나무여서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자 설문조사를 거쳐 동백나무로 바꾸기로 했다. ‘성실, 협동, 봉사’이던 교훈 역시 학생 공모를 통해 ‘미래의 내 꿈을 펼쳐라!’로 변경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근면, 성실, 지성같은 교훈은 근대적 경제발전, 보편적 일본인의 가치를 강조하는 용어”라며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통해 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을 담을 수 있는 교훈으로 개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64년 개교한 한림여자중학교는 지난해까지 ‘순결’을 교훈으로 사용하다가 일제 잔재 청산과 더불어 미래 100년 학교문화 정립을 위해 교육공동체의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여 ‘긍정적인 마음, 창의적인 생각, 적극적인 행동’으로 개정했다. 학교 관계자는 “가온누리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학생, 학부모, 동문, 교직원 모두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여 교훈 개정이 이루어진 것에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전했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총동문회는 지난달 14일 모교에 10년생 하귤나무 10그루를 기증하고 기념식수를 실시했다. 학교 본관 화단과 주변의 ‘가이즈카 향나무’를 모두 제거하고, 하귤나무를 심어 제주도다운 정서를 담았다. 한편 교표·교기를 변경한 학교도 13곳에 이른다. 대부분 욱일기나 월계수 잎 문양 등 일제 잔재로 분류되는 문양이 포함됐던 곳들이다.
  • 3·1운동 103주년…광복회는 왜 사과해야 했을까

    3·1운동 103주년…광복회는 왜 사과해야 했을까

    “3·1 선열들과 국민 앞에 앞에 하는 다짐·결심”횡령 의혹 김 전 회장 사퇴 후 직무대행 체제 中국가보훈처 조사 결과 사실 정황 드러났으나…김 전 회장, 끝까지 의혹 부인김원웅 전 회장 횡령 의혹·사퇴로 내홍을 겪은 광복회가 3·1절 103주년을 맞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철저히 바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복회 자금을 개인적으로 쓴 정황이 드러난 김 전 회장이 자진사퇴한 후 조직 내부를 하나부터 열까지 바꾸겠다는 포부를 전한 것이다. ● “민족 위하는 이미지 회복하겠다” 김 전 회장 횡령 의혹·사퇴로 내홍을 겪은 광복회는 1일 대국민 사과를 내고 철저히 바뀌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광복회는 103주년 3·1절일 이날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오늘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운동 정신을 온 국민과 기리고 본받는 3·1절을 기해 최근 자진사퇴한 김 전 회장의 일부 잘못된 광복회 운영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복회 위신이 추락한 것과 관련해 국민·회원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조속히 정상화를 기해 존경받는 광복회, 국가·민족을 위하는 광복회로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광복회는 또 ”독립운동가들이 이념을 초월해 조국 독립에 헌신했던 것처럼 대화합과 국민통합의 정신을 회복하겠다“면서 ”오는 5월 정기총회에서 바르고 신망받는 광복회장을 뽑아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광복회는 횡령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이 지난 16일 전격 사퇴한 이후 허현 부회장 회장 직무대행 체제 상태다. 광복회는 이어 ”103년 전 남녀노소·빈부귀천·도시와 농촌·종교 교리를 초월해 민족화합과 단결의 상징이 된 3·1 선열들과 국민 앞에 앞에 하는 다짐·결심이 반드시 지켜져 ‘국민 속의 광복회’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한 ”친일잔재 청산과 독립운동사 교육은 민족정기 선양의 시대적 과제이다“라면서 ”분단 극복 노력은 현실을 직시하는 통일조국 촉성의 역사 인식인만큼 회원의 염원을 온전히 받들어 진정한 광복을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카페 수익금 부당 사용비자금으로 한복 구매가족 회사 세웠다는 의혹까지 앞서 국가보훈처는 10일 “광복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광복회의 국회 카페 수익사업(헤리티지 815) 수익금이 단체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부당하게 사용되고 골재 사업 관련해 광복회관을 민간기업에 임의로 사용하게 하는 등 비위가 확인됨에 따라 수사 의뢰하고 해당 수익사업에 대한 승인 취소 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광복회는 국회 카페 중간 거래처를 활용해 허위 발주 또는 원가 과다 계상 등의 방법으로 61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자금 가운데 1000만원가량은 김 전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된 후 여러 단계를 거쳐 현금화된 후 사용됐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서 운영해온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 수익금으로 수천만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비자금이 김 전 회장 한복·양복 구매비, 불법 마사지 업소 출입, 이발비 등으로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김 전 회장이 광복절이나 3·1절 행사 때마다 입고 나왔던 한복 여러 벌을 비자금으로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훈처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가족 회사’가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4층에 사무실을 몰래 내고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 김 전 회장, 끝까지 ‘남탓’ 김 전 회장은 이러한 수익금 횡령 논란 등에 대해 “제보자의 개인 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쓴 일은 있지만 돌려줬다”는 등의 답을 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또한 보훈처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1차 서면, 2차 대면 조사를 벌였다. 김 전 회장은 “절대 내가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다. (제보자인) A씨가 과잉 충성을 하느라 제멋대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후 사실을 안 뒤에 금액을 모두 채워넣었다”고 주장했다. 광복회 수익금을 전용, 김 전 회장 개인 용도로도 사용했지만 본인이 시킨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본래 김 전 회장은 2019년 6월 취임해 임기는 내년 5월까지였다. 그러나 논란에 따라 일부 광복회원은 22일 임시총회를 소집해 김 전 회장 불신임 투표를 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16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의 사의 표명은 자신의 탄핵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광복회 임시총회를 이틀 앞두고 예고 없이 이뤄진 것이다. 광복회 안팎에서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결정이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면서도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이라고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주장했다.
  • 中 외교부장, 美 겨냥해 “대만은 중국의 일부” 맹비난

    中 외교부장, 美 겨냥해 “대만은 중국의 일부” 맹비난

    중국이 미중 수교 공동성명을 낸 지 50주년이 되는 올해 양국 관계가 오히려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맹비난 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28일 상하이 공동성명이 선언된 지 올해로 50주년 기념대회에서 비대면 화상 회의에 참여한 왕이 외교부장이 거듭 ‘하나의 중국’에 대한 원칙을 미국이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공동성명은 지난 1972년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의 적대 관계를 청산할 것을 약속한 공동 선언이다. 당시 닉스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양국 간의 선언은 양국 수교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수교에 앞서 1979년 1월 1일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하고 같은 해 중국과 정식 수교한 바 있다. 상하이 공동성명 이후 미중 양국은 총 100곳의 우호 주(州)와 466곳의 우호 도시를 지정해 운영하고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까지 매주 300편 이상의 국제 항공편을 운항해왔다. 또, 매년 500만 명 이상의 양국 국민이 방문해 온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최근 불거진 양국 사이의 갈등과 대만을 통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훼손했다는 주장을 통해 미국의 태세 전환에 대해 강한 비난의 메시지를 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왕이 외교부장은 “중미 양국 관계는 수교 이후 매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상태”라면서 “그 원인은 양국이 50년 전 약속했던 상하이 공동성명이 확립한 원칙(하나의 중국)과 정신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책임을 미국에게 돌렸다. 왕이 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줄곧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이에 대해 미국이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집중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미국에게 중국은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어야 한다”면서 “이미 50년 전 중미 양국은 대만의 존재에 대해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미국이 인식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일명 ‘대만 관계법’을 제정해 양국이 공동으로 선언한 상하이 공동성명의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는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만 문제는 매우 명확하다”면서 “중미 양국은 또 다시 역사적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에 놓였다. 평화 공존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절대적 충돌과 대항의 시대로 돌입해야 할 것인가의 선택은 사실상 50년 전 상하이 공동성명에 모두 담겨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이번에 수면 위로 올린 사안은 미국이 대만의 독립에 대한 각종 지원과 내정 간섭, 대만을 이용해 중국의 성장을 제어하려는 시도 등이다. 하지만 왕이 부장은 비난의 목소리와 동시에 코로나19 사태 극복 등 양국이 힘을 모아 강대국으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왕이 부장은 “세계는 이미 냉전 체제에서 벗어난 지 오래됐다”면서 “양국이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아서 강대국으로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조기 극복을 위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할 수 있는 한 가장 많은 물량의 백신을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 양성평등 공모사업에 ‘2030’ 여성 자살예방 등 15개 선정

    양성평등 공모사업에 ‘2030’ 여성 자살예방 등 15개 선정

    ‘2030’ 여성 자살예방을 위한 아웃리치(접촉·설득), 성매매 경험 당사자 자조모임 등이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으로 선정됐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민간단체의 우수한 성평등 확산 사업을 지원하는 2022년 양성평등 및 여성사회참여확대 공모사업 선정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그 결과 ▲양성평등 인식제고 및 문화 확산 ▲여성사회참여 확대 ▲여성폭력 예방 및 사회안전망 강화 등 3개 분야에서 총 15개 사업 선정했다. ‘양성평등 인식제고 및 문화 확산’ 분야에는 한국여성운동의 역사 찾기, 2030 여성 자살예방을 위한 아웃리치 활동 등 6개 사업이 선정됐다. ‘여성사회참여 확대’ 에는 여성장애인 역량 강화, 성매매 경험 당사자 자조모임 등 7개, ‘여성폭력예방 및 사회안전망 강화’에 사회 소외계층 여성의 건강 증진과 돌봄 위한 약료 서비스 등 2개 사업이 포함됐다. 공모 선정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양성평등교육진흥원 홈페이지, 여성가족부 사업지포털, 여가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떠나기 사흘 전 “세상에 평안한 인사 전해 달라”

    떠나기 사흘 전 “세상에 평안한 인사 전해 달라”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 줘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임종 사흘 전 이런 말을 남겼다. 고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에서 사무국장을 지내며 오랜 기간 고인을 보필했던 윤재환 작가는 지난 2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흘 전 장관님을 뵀던 날, 제가 별세 소식을 알려도 좋겠냐고 여쭸더니 세상 사람들에게 평안한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물음표와 느낌표에 생애 바친 인물 ” 윤 작가는 고인을 “물음표와 느낌표에 생애를 바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세상 모든 것에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졌고, 이를 해결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유레카’를 안겨 줘 ‘우리 시대의 지성’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21세기의 패관’(稗官), 이야기꾼을 자처한 고인은 말년에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를 탐구하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집필에 몰두해 2020년 2월 첫 권 ‘너 어디에서 왔니’를 내놓기도 했다. 이 책에서 고인은 “생과 죽음이 등을 마주 댄 부조리한 삶. 이것이 내 평생의 화두였으며, 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죽음 아닌 탄생의 이야기를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라틴어 ‘메멘토 모리’에 이 전 장관은 생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지난해 10월 발간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등장하는 이 말은 지난달 대화록 시리즈 첫 권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윤 작가는 “장관님께서는 자아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던 6세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해 왔다”며 고인이 어린 나이 때부터 죽음에 호기심을 갖고 연구해 왔다고 이야기했다. ●“문명에 관해 늘 시대 앞서가신 분” 고인과 60년 지기인 시인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은 “그저께 자택에서 임종처럼 뵈었는데, 제가 쓴 병풍을 눈앞에 두고 계셔서 많이 울었다”면서 고인과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이 전 회장은 “장관님은 마치 발명가처럼 ‘디지로그’란 새로운 용어를 쓰셨고, 문명과 관련해 늘 시대보다 앞서가셨다”며 “모든 사물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 전통, 역사, 예술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셨고 이 어른만큼 모든 걸 통섭할 수 있는 분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태어났으면 노벨문학상을 타고 세계의 지성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60년 가까이 인연을 맺은 김종규 문화유산신탁 이사장 겸 삼성출판박물관장은 “우리 문화가 세계화하는 데 업적을 쌓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문인, 학자, 교수, 문화행정가의 종합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대 한류가 부흥하는 데 촉매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인문학적 화두로 대화” 20여년 인연을 쌓은 화가인 김병종 가천대 석좌교수는 이틀 뒤 고인을 뵙기로 했었다며 황망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세속적인 언급 없이 책에 대한 말씀이나 인문학적 화두를 얘기하신 철저한 인문학자”라고 회상했다. 이어 “야심한 밤에도 잠이 안 오시면 전화로 예술, 인문학, 기독교 세 개 주제를 갖고 굉장히 길게 말씀하셨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 3·1절 코 앞, 尹 ‘유사시 日 개입’ 발언에…“역린 건드렸다”

    3·1절 코 앞, 尹 ‘유사시 日 개입’ 발언에…“역린 건드렸다”

    “역사·국민 마음 이해 부족한 발상”“국민, 쓰라린 역사 기억”더불어민주당은 2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TV 토론에서 한미일 동맹을 언급하고 “유사시에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했다. 이날 오후 제주를 찾은 이낙연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서귀포시 유세에서 윤 후보의 해당 발언을 거론하며 “일본이 역사를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며 역사를 청산하지 않는 한, 우리 국민이 그것을 수용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위원장은 “한미 동맹은 있고 미일 동맹도 있지만 한미일 동맹은 없다”며 “그것은 성립될 수 없는 얘기고 역사와 국민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직속 실용외교우원회도 이날 ‘윤 후보는 무엇이 부족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입에 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한미·미일 동맹이 미국을 매개로 해 협력하고 있다”며 “그런데 윤 후보는 여기에 무엇이 부족해 한미일 동맹까지 상정하는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한미일 동맹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며 “일제 강점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는 우리 국민이 일본과 군사적 행동을 같이하게 될 동맹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한 후 “전후 사정이 이런데도 윤 후보는 무지한 나머지 우리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후보의 토론시 발언과 국민의힘의 후속 대응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얼마나 편향적이고 위험천만한 외교 안보 인식을 가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윤 후보 발언을 감싸기 위해 억지를 부린다고도 했다. 백혜련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의 자위대 망언에 국민의힘도 깜짝 놀란 모양”이라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고 싶은 것인지 오히려 ‘법적 조치’ 운운하며 겁박한다”고 했다. 백 수석대변인은 “적반하장”이라며 “윤 후보가 국민 앞에 망언을 사죄하고 철회해도 될까 말까 한 사안인데 국민의힘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격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봤자 이미 내뱉은 망언”이라며 “경악스러운 망언을 내뱉고 이처럼 얕은수로 책임을 면하려 한다고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25일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도 검토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가정적 상황이니까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후보에게 ”(한미일 군사동맹을) 절대 안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심 후보가 이를 두고 ”그렇죠.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인데“라고 발언하자 윤 후보는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일본군이)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 꼭 그것을 전제로 하는 동맹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