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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청자·분청사기… 한국 미술 아름다움, 전 세계 알릴 것”[월요인터뷰]

    “고려청자·분청사기… 한국 미술 아름다움, 전 세계 알릴 것”[월요인터뷰]

    최초 한국 미술 전문 큐레이터 어린 시절 불교 벽화에 마음 뺏겨미국 시카고대서 석사 과정 밟아스미스소니언 ‘디지털 도록’ 참여위상 달라진 한국 미술‘이건희 컬렉션’ 준비만 3년 걸려연방정부 셧다운에 일주일 지연‘일월오봉도’ ‘인왕제색도’에 열광다양한 한국 문화 ‘전도사’ 시대에 따라 다른 한국의 미 전달스미스소니언 소장품 확대할 것올해 탈춤·록 음악 결합한 공연도 유리 진열장 안의 고려청자는 금방이라도 활짝 날개를 펴고 비상할 것 같았다. 청자를 감싸듯 펼쳐진 새의 날개 형상은 깃털 한 올 한 올 섬세하게 새겨져 있었고, 푸른빛 유약은 수백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단아한 빛을 내뿜었다. 미국 최대 아시아 전문 미술기관인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의 황선우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는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국보급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며 작품의 가치를 짚었다. 스미스소니언 한국 전시실에는 고려청자의 은은한 비색부터 조선 분청사기의 거침없는 붓질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미감이 한 공간에 공존했다. 황 큐레이터는 이들 작품에 깃든 한국의 혼과 미의식을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에게 세심하게 풀어냈다. 낯선 땅에 건너와 긴 세월을 견딘 작품들은 황 큐레이터의 설명을 통해 다시 고향과 자신이 태어난 시대로 되돌아간 듯했다. 관람객들은 섬세한 무늬와 은은한 유약의 빛깔에 담긴 의미를 따라가며 한국 미술의 깊이를 마주했다. 황 큐레이터는 스미스소니언 역사상 처음 임명된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사찰에 다니며 불교 미술에 호기심을 품었고, 특히 오래된 벽화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글로벌 챌린저 인턴으로 파견돼 스미스소니언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24년 신설된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에 임명됐다. 어린 시절 사찰 벽화 앞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그를 세계 최대 박물관에서 한국 미술을 알리는 전도사로 이끈 것이다. 스미스소니언과 한국 미술의 인연은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립아시아미술관의 전신인 프리어갤러리 설립자 찰스 랭 프리어(1854~1919)는 미국과 일본의 수집가를 통해 고려청자와 조선 도자기를 적극적으로 모았다. 한 세기 전 외국인 수집가들의 손을 거쳐 바다를 건넌 한국 미술품이 이제는 한국인 전담 큐레이터의 목소리로 역사와 가치를 되찾고 있는 셈이다. 다음은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황 큐레이터와 만나 나눈 일문일답. -스미스소니언 최초의 한국 미술 전문 큐레이터가 된 계기는. “출발점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을 잡고 찾았던 사찰이었다. 절에 갈 때마다 자연스럽게 불교 미술을 접했고, 특히 벽화에 눈길이 갔다. 하지만 한국에는 옛 불교 벽화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 사찰의 불교 벽화를 통해 한국 미술과의 연관성을 들여다보는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으로 유학해 시카고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스미스소니언과의 인연은 2018년 시작됐다. KF의 글로벌 챌린저 인턴십을 통해 이곳에 왔고, 고려시대 불교 미술을 세계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디지털 도록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인턴 기간이 끝난 뒤에도 한국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맡았고, 2024년 신설된 한국미술 전문 큐레이터에 임명됐다.” -미국 관람객에게 한국 미술을 설명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한국 미술을 잘 아는 것과 그것을 미국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했지만 한국 미술에 담긴 역사와 가치, 미감을 현지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언어 장벽도 있었고 문화적 배경의 차이도 있었다. 큐레이터는 관람객과 직접 만나는 도슨트 교육도 중요한 업무다.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부터 전시를 기획한 의도, 관람객에게 무엇을 주목해 설명해야 하는지 등을 전달해야 한다. 처음에는 이런 교육도 쉽지 않았지만 점차 경험이 쌓였다. 보람을 느낀 순간도 많다. 인턴 시절부터 참여했던 고려 불교 미술 온라인 도록은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교수와 학생들로부터 ‘큰 도움이 됐다’는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 공간에 올린 한국 미술 한 점이 누군가에게는 한국을 처음 만나는 창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미스소니언 첫 한국 미술전문 큐레이터’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1923년 문을 열 때부터 한국 미술을 전시했다. 이곳에서 전파된 한국 미술의 역사가 이미 100년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한국 미술을 전담하는 큐레이터는 없었고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한국 작품을 함께 담당했다. 이제 전담 큐레이터가 생긴 만큼 소장품의 폭과 깊이를 넓히고, 한국 미술을 독자적인 맥락에서 조명하는 전시와 연구도 더 활발하게 진행하고 싶다.” -큐레이터의 하루 일과는. “흔히 큐레이터라고 하면 우아한 전시실을 거닐며 작품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떠올린다. 실제로는 전시실보다 관람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 작품 한 점을 전시장 벽에 거는 데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과 작가를 조사하고 필요하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힌 수집가를 찾아가 소장품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전시가 결정되면 보존·과학 연구, 디자인, 교육, 홍보·마케팅 등 여러 부서와 긴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무엇을, 왜 보여줄 것인가’라는 전시의 핵심 서사를 세우고, 이를 하나의 공간으로 구현하는 과정의 중심에 큐레이터가 있다.” 황 큐레이터가 스미스소니언에서 첫발을 내디딘 시기는 한국 문화가 미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는 때와 맞물린다. K팝과 영화,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에 대한 호기심은 이제 음식과 전통문화, 미술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스미스소니언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글로벌 순회 전시’에선 조선 왕실 회화인 일월오봉도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황 큐레이터는 미국 내 여러 미술관이 한국 미술 담당자를 새로 채용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체감한다고 했다. 중국과 일본 미술의 그늘에 가려 있던 한국 미술이 비로소 고유한 가치와 존재감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황 큐레이터의 목표는 고려청자의 정교함과 분청사기의 대담함처럼 시대마다 달라진 한국의 미감을 보여주고, 100년 전 프리어가 미국에 옮겨 심은 한국 미술의 씨앗을 더 넓고 깊게 자라게 하는 것이다. -‘이건희 컬렉션’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전시를 준비하는 데만 약 3년이 걸렸다. 방대한 컬렉션 가운데 어떤 작품을 미국 관람객에게 보여줄지 많이 고민했다. 오랫동안 준비해 마침내 개막을 눈앞에 뒀는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개막이 미뤄진 것이다. 다행히 셧다운 사태가 마무리돼 1주일가량 늦게 막을 올릴 수 있었다. 관람객들의 관심을 끈 작품은 저마다 달랐지만 일월오봉도에 대한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일월오봉도가 등장하면서 작품을 친숙하게 느낀 관람객이 많았다. 인왕제색도도 큰 관심을 받았는데 전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뒤늦게 찾아와 작품을 보지 못한 관람객들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K팝과 영화 등 한류의 인기가 미술관에도 영향을 미치나. “확실히 한국을 친숙하게 느끼는 미국인이 늘었다. 예전에는 한국 미술을 설명할 때 한국 자체를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K팝과 영화, 음식 등을 통해 이미 한국 문화를 접한 관람객이 많다. 미국의 여러 미술관이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를 새로 채용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스미스소니언도 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한국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해에는 추석을 맞아 씨름 행사를 했고 올해는 한국의 탈과 탈춤을 현대 록 음악과 결합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한국 미술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다. 고려청자는 섬세하고 정교한 아름다움이 있고 분청사기는 자유롭고 대담하다. 같은 한국 미술 안에서도 시대에 따라 미의 기준과 표현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바로 그 다양성을 미국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싶다. 우선 스미스소니언이 보유한 한국 미술 소장품을 더욱 확대하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아시아 미술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전시를 하고 싶다. 더 많은 사람이 한국 미술을 찾고, 한국 미술을 연구하는 큐레이터도 지금보다 훨씬 많아졌으면 한다. 내가 그 길을 조금이라도 넓히는 밑거름이 되고 싶다.” ■황선우 큐레이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 챌린저 인턴을 거쳐 2024년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최초의 한국 미술 전담 큐레이터로 임명됐다. 한국과 중국의 불교 미술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특히 중세 불교 벽화를 전문으로 한다. ‘성스러운 봉헌: 한국 불교 미술의 걸작’(2019년) ‘지붕 위의 이야기: 사라진 한국 건축’(2022년) 전시 준비에 참여했고, 이건희 컬렉션 글로벌 순회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2025년)를 기획했다.
  • 경북도의회 추석 앞두고 복지시설 위문… 따뜻한 동행 이어가

    경북도의회 추석 앞두고 복지시설 위문… 따뜻한 동행 이어가

    경북도의회는 추석 명절을 맞아 도의원 및 의회사무처 직원이 함께 관내 복지시설을 방문해 따뜻한 정을 나누는 명절 위문활동을 펼쳤다. 지난 10일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소속 이종평 의원(국민의힘, 청도)은 의회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청도군 월곡리에 위치한 청도군장애인보호작업장을 찾아 도의회가 준비한 위문품을 건네며 시설 관계자와 장애인 근로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어 시설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장애인 직업 재활훈련 및 일자리 지원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장애인의 안정적인 근로환경 조성과 자립 지원을 위한 현장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의원은 “추석을 앞두고 장애인 근로자와 시설 관계자 여러분을 직접 만나 따뜻한 정을 나누고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풍성하고 따뜻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라며, 장애인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의회에서도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레어온, 신작 애니메이션 IP ‘GO ASTRO BOY GO!’ 라이선스 계약

    레어온, 신작 애니메이션 IP ‘GO ASTRO BOY GO!’ 라이선스 계약

    레어온이 일본 대표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 ‘아스트로 보이’(철완 아톰)의 신작 시리즈 ‘GO ASTRO BOY GO!’(한국명 리틀아톰) 공식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TCG 및 컬렉터블 카드 사업에 나선다. TCG 전문 플랫폼 레어온은 데즈카 프로덕션과 GO ASTRO BOY GO!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GO ASTRO BOY GO!는 데즈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을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원작의 세계관과 메시지를 계승하면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한 작품으로, 리틀아톰이 AI 로봇 고양이 ‘아스트로 키티’, 천재 소녀 ‘스즈’와 함께 환경 위기와 자연 현상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레어온은 이번 계약을 통해 주요 캐릭터와 아트워크, 아톰의 역사와 세계관 등을 활용한 TCG 및 컬렉터블 카드 컬렉션을 기획·제작·판매할 예정이다. 단순 캐릭터 상품을 넘어 수집 가치가 있는 콘텐츠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레어온은 그동안 호베르투 카를루스, 에드미우송, 허재, 현정화, 이용대 등 국내외 스포츠 스타의 공식 컬렉터블 카드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스포츠 중심의 IP 포트폴리오를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문화 콘텐츠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 황현기 레어온 대표는 “아톰은 세대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 온 상징적인 IP”라며 “아톰의 역사와 스토리, 다양한 아트워크를 완성도 높은 컬렉션으로 구현해 팬과 컬렉터가 소장하고 싶은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신간] “오늘 점심 뭐 먹지?” 일상의 고민, 노벨 경제학자에게 묻다…‘경제학자는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

    [신간] “오늘 점심 뭐 먹지?” 일상의 고민, 노벨 경제학자에게 묻다…‘경제학자는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

    ‘왜 다수의 의견은 무시하고 한 사람이 결정할까?’, ‘모두 똑같이 노력하는데 왜 누구는 잘살고 누구는 가난할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품어봤을 법한 막연하고도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혜안으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신간이 출간됐다. 한순구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의 새 책 ‘경제학자는 결코 손해 보지 않는다’다. 이 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직장과 학교, 영화와 역사, 정치와 사회 등 우리 삶과 직결된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한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제학을 통해서 일상의 크고 작은 선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예컨대, 회사에서 먹을 점심 메뉴 고민이나 승진과 같은 일상 밀착형 고민부터 경제와 사회, 국가 제도까지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더 좋은 해답을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한 교수는 책을 통해 “노벨 경제학상은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세상에서 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해줬을 때 주어지는 상”이라고 강조하며 경제학자들의 냉철한 판단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지 조명한다. 저자인 한순구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특히 하버드 재학 당시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Eric Maskin)과 게임 이론의 세계적 대가 드루 푸덴버그(Drew Fudenberg)에게 직접 지도를 받았다. 일본 국립정책연구대학원 교수를 거쳐 2002년부터 연세대 강단에 서고 있다.
  • 1500년 전 우산국 정복 이야기…이사부축제 개막

    1500년 전 우산국 정복 이야기…이사부축제 개막

    신라 장군 이사부의 개척 정신을 기리는 ‘삼척 동해왕 이사부축제’가 11일 개막한다. ‘이사부 유니버스 : 천년의 향해를 다시 시작하다’를 주제로 내건 이번 축제는 13일까지 사흘간 장미공원과 오십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개막식은 축제 첫날인 11일 오후 7시 장미공원 특설무대에서 청소년오케스트라 공연, 퓨전국악과 미디어아트 퍼포먼스로 꾸며진다. 같은 날 오후 1시 이사부독도기념관에서는 이사부와 독도 수토사와 관련한 연구 성과를 짚는 ‘이사부 독도 심포지엄’이 열린다. 12일에는 이사부와 삼척의 역사를 알아보는 청소년 퀴즈대회, 어린이 사생대회와 노래, 춤 실력을 겨루는 이사부 가요제 본선, 태권무 공연 등이 진행된다. 어린이 직업 체험을 비롯해 로컬푸드 체험, 버스킹 공연, 나무사자 깎기 퍼포먼스, 플리마켓 등도 운영된다. 이사부는 1500여 년 전인 서기 512년 우산국(울릉도·독도)을 편입시키며 해상 영토를 개척한 인물이다. 나무로 깎아 만든 목우사자를 풀겠다며 위협해 우산국 사람들의 항복을 받아냈다. 이후 신라는 동해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북진 정책도 성공했다. 이사부는 541년 신라 관직 중 2번째 등급인 이찬에 올랐다. 삼척은 우산국 정벌에 나선 출항지로 전해진다. 삼척시 관계자는 “축제에서 이사부 이야기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공연부터 경연, 체험까지 폭넓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 7개 물길 인류의 욕망이 흘렀다

    7개 물길 인류의 욕망이 흘렀다

    인류사에서 강은 길·부·권력 의미나일 등 일곱 강과 흥망성쇠 통해인간이 치른 대가와 미래를 물어 지구가 품은 물 가운데 강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0.000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강은 인류 문명에서 길이었고, 부였으며, 권력이었다. 인간은 강가에 도시를 세우고 물길을 따라 교역했고 둑·댐·운하·관개수로를 만들어 흐름을 바꾸려 했다. 저자인 영국의 역사학자 버네사 테일러는 “인간이 강을 바꾸는 일은 비버가 둑을 쌓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이 자연스러운 개입이 어떻게 제국의 야망과 도시의 성장, 삶의 변화로 이어졌는지 느끼게 된다. 이집트 문명을 만든 나일강, 중부유럽을 지나 흑해까지 이어지는 다뉴브강, 인도의 젖줄이 된 갠지스강, 영국 런던을 관통하는 템스강, 미국에 풍요를 선사한 미시시피강, 서아프리카에 생명의 젖줄이 되는 나이저강, 중국문명의 중심 양쯔강. 책은 일곱 강을 따라 선사시대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인류사를 읽는다. 책에서 강은 문명의 배경으로 머물지 않는다. 인간의 선택과 권력의 움직임을 이끈 역사의 주인공으로 놓는다. 신화와 종교, 전쟁과 교역, 식민 지배와 산업화, 댐 건설과 생태위기를 강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관통한다. 이 책은 거대한 세계사를 연대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강의 흐름을 거슬러 오르내리며 권력과 교역, 신앙과 기술이 만나는 장면을 포착한다. 독자는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서로 멀어 보였던 문명들이 강을 매개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보게 된다. 19세기 이집트의 메흐메드 알리는 나일강을 근대국가 건설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는 500마일이던 운하망을 1200마일까지 넓혀 농업과 산업을 키우려 했다. 그 목표를 위해 농민들을 해마다 60일씩 강제 노역에 동원했다. 나일강 로제타 지류와 알렉산드리아를 잇는 마흐무디야 운하 재건에는 10만명이 숨졌다는 추정도 나왔다. 저자는 물길을 통제하려는 근대화가 산업과 국가의 성장만이 아니라 노동의 희생, 유럽 열강의 개입, 나일강 생태계의 변화를 함께 불러왔음을 짚는다. 나이저강(책에서는 니제르강으로 표기)에서는 강이 만든 부가 세계를 움직였다. 젠네와 팀북투는 사하라를 넘어온 소금과 서아프리카 금이 만나는 교역의 결절점이었다. 14세기 말리 제국의 지배자 만사 무사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가면서 8만명의 수행원과 500마리의 낙타를 대동했다. 그가 뿌려대는 금 때문에 이집트 카이로 물가가 순식간에 20% 뛰었다는 일화도 남아 있다. 유럽의 지도 제작자들이 황금 왕관과 금화를 든 그를 지도에 그려 넣은 까닭이다. 저자는 그 찬란한 교역로에 노예무역의 그림자까지 함께 비춘다. 미시시피강에서는 물 관리가 미국식 근대화의 청사진이 됐다. 특히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TVA)는 미시시피강 최대 지류인 오하이오강으로 흘러드는 테네시강 유역을 종합개발하는 대규모 실험이었다. 1953년 TVA 보고서에는 이 모델이 전 세계 36개국으로 뻗어 나가는 지도가 실렸다. 저자는 TVA를 지역 개발의 성공 사례에만 머물지 않고, 전시 산업의 전력망이자 냉전기 미국의 경제·외교적 영향력이 강을 따라 확장된 사례로 읽는다. 1966년 7월 16일 중국 우한의 양쯔강에서는 5000명이 참가한 횡단 수영 행사가 열렸다. 당시 73세였던 마오쩌둥도 물에 들어갔다. 보란 듯이 양쯔강을 헤엄쳐 건넜다. 이는 지도자의 건재를 과시한 선전이면서, 거대한 강마저 국가의 의지로 다스릴 수 있다는 자신감의 상징이었다. 저자는 양쯔강을 중국의 통일과 성장의 동맥으로 살피면서도, 댐·운하·수력발전의 거대 개발 계획이 ‘바이지’로 불린 양쯔강 돌고래를 멸종시킨 과정까지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강을 따라 문명의 흥망을 훑으며 결국 인간이 자연에 어떤 대가를 치르게 했는지를 묻는다. 강은 제국과 도시를 키운 자원이었으나, 통제와 개발의 대상이 된 뒤에는 노동의 희생과 생태계의 붕괴를 떠안았다. 일곱 강의 이야기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하나의 질문으로 합쳐진다. 문명을 만든 강을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대할 것인가.
  • 日규슈 탄광촌 한인들… 제비꽃처럼 피워낸 삶의 기록

    日규슈 탄광촌 한인들… 제비꽃처럼 피워낸 삶의 기록

    1951년 한국전쟁을 바다 건너에서 지켜본 사람들과 1965년 탄광이 무너지며 삶이 통째로 흔들린 사람들, 1970년 살아온 터전에서 밀려난 사람들. 재일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69)의 ‘이를테면 들에 피는 꽃처럼’(2007)과 ‘야끼니꾸 드래곤’(2008), ‘스미레 미용실’(2012)에서 이 세 시간대를 각각 붙들었다. 일본 신국립극장이 2016년 세 작품을 나란히 올리면서 ‘재일 한국인 3부작’으로 묶였다. 아버지가 1세, 어머니가 2세여서 스스로를 2.5세라 부르는 정의신 연출은 세 편을 통해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 어떻게 정착했고 무엇으로 버텼는지를 무대에 새겼다. 마지막 편을 다 썼을 때 비로소 하나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완결편으로 불리는 ‘스미레 미용실’이 오는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한국 초연으로 오른다. 배경은 1965년 일본 규슈 탄광촌 ‘아리랑 고개’. 전쟁이 끝나도 돌아가지 못한 한국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해방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재일 한국인 수미는 일본 국적을 택한 남편 나루히로, 탄광에서 일하는 히데히로와 소소한 일상을 잇다가 폭발 사고로 상실과 이별을 맞는다. 낡은 이발소를 지키던 수미의 꿈은 ‘내 이름을 건 미용실’이었다. 공연 전 기자들과 만난 정 연출은 “제비꽃(스미레·すみれ)은 어디에나 피어 있고 길바닥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아무도 몰라본다”면서 “그래도 그 작은 꽃이 열심히 자신의 꽃을 피우며 살고 있다는 데 감명받아 이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용실을 차리는 것을 타국에 정착하게 된 이방인이 “자기만의 작은 성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부연했다. 정 연출은 탄광 사고를 지나간 일로 두지 않는다. 석탄에서 석유로 넘어가던 에너지 전환기에 노동자가 대거 해고되고 안전 확보가 안이해졌다고 짚으며 “현대 사회에서도 인원 감축과 재정 감축 때문에 인재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광 사고를 60년 전 일로 치부하면 거기서 끝나 버린다”며 “등장인물이 지닌 고통과 슬픔은 현대사회에도 통한다”고 덧붙였다. 원로배우 전무송이 조국을 잃은 세대를 상징하는 홍길을 연기한다. 수미 역의 최지연을 비롯해 서동갑(나루히로), 김동원(히데히로), 전국향(하츠미) 등이 열연한다. 공연은 10월 3일까지.
  • ‘신세계 외손녀’ 애니, 슈카 재테크 수업에 등장…2조 8000억에 “대박”

    ‘신세계 외손녀’ 애니, 슈카 재테크 수업에 등장…2조 8000억에 “대박”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멤버들이 경제 유튜버 ‘슈카’로부터 재테크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반응과 예능감을 뽐냈다. 지난 7일 올데이 프로젝트 공식 채널에는 ‘LEARNIGN CREW-재테크’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멤버들은 구독자 370만 명을 거느린 경제 유튜버 ‘슈카’의 지도 아래 현실적인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주식 투자를 향한 관심을 드러낸 우찬과 달리 타잔은 “포켓몬 카드를 산다. 투자할 가치가 많다고 생각한다. 30주년이라는 긴 역사가 있기 때문에 가치가 더 올라갈 거라 생각한다. 주식을 사는 것보다 오히려 더 안정돼 있지 않을까. 포켓몬을 싫어하는 어린이는 없다”며 자신만의 투자 소신을 밝혔다. ‘가장 귀가 가벼워서 누가 추천하기만 하면 투자할 것 같은 멤버’로 슈카의 지목을 받은 타잔은 “일단 좋다고 하는 건 다 사면 나중에 돈이 되니까”라면서도 “근데 저는 누가 투자해라 하기 전에 이미 제가 차고 있거나 다 없어져 있다. 수입이 없어지면 금 목걸이를 하나씩 팔면 된다. 약간 쓰는 걸 좋아한다. 시간은 돈이랑 못 바꾼다고 생각한다. 그럼 지금 쓰는 게 맞지 않나”라고 조금은 엉뚱한 소비 철학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주식 투자 전망에 관한 대화 도중 베일리가 “주식 사고 나서 아깝다고 후회한 적 있나”라고 묻자 슈카는 “많다”고 답하며 투자의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 시종일관 조용하게 수업을 지켜보던 애니는 2조 8000억 원에 달하는 미국 파워볼 당첨자 자료 화면이 등장하자 “대박”이라고 짧고 강렬한 감탄사를 내뱉어 이목을 끌었다. 애니는 신세계그룹 이명희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주)신세계 정유경 회장의 딸로 알려져 데뷔 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어 우찬이 “보통 당첨자들이 끝이 안 좋지 않나. 릴스 많이 봤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애니는 “2조 8000억이면 끝이 안 좋지 않을 것 같은데”라며 고액의 자산에 대한 남다른 현실 감각을 드러냈다. 슈카는 맞장구를 치며 “2조 8000억이면 이자가 3%라고 해도 매달 70억 정도가 나온다.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다. 저 정도 받으면 끝이 보통 좋다”고 말했다. 이후 멤버들은 즉석 복권 체험에 나서 애니가 4000원에 당첨되며 즐거워했고, 우찬도 4000원, 영서 2000원, 베일리 4000원, 타잔도 6000원에 당첨되는 소소한 재미를 맛봤다. 한편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재테크 강연하는 대상이 신세계 손녀”, “재벌 3세에게 재테크 강의라니”, “애니 일부러 침묵하는 듯”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 뉴욕서 9·11 테러 25주년 ‘롤콜’ 추모… 트럼프는 ‘나홀로 펜타곤’

    뉴욕서 9·11 테러 25주년 ‘롤콜’ 추모… 트럼프는 ‘나홀로 펜타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참사로 꼽히는 9·11 테러 발생 25주년을 맞아 오는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와 워싱턴DC 국방부 청사(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섕크스빌 등 3대 현장에서 동시에 추모식이 열린다.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뉴욕에 총집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곤 추모식에 참석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부지 그라운드제로에서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여하는 ‘이름 낭독(롤콜)’ 행사가 열린다. 이들은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2977명과 1993년 WTC 폭탄 테러 희생자 6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추모한다. 특히 올해는 테러 당시 구조·복구 작업 중 얻은 후유증으로 숨진 이들을 기리는 별도의 묵념 시간이 새롭게 추가됐다. 행사는 첫 비행기 충돌 시각인 오전 8시 46분을 시작으로 피격 및 건물 붕괴 시각에 맞춰 총 7차례의 묵념을 거쳐 마무리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곤 행사를 택한 배경에는 ‘연설 여부’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뉴욕 그라운드제로 참석을 검토했으나, 9·11 추모박물관 측이 초당파성 유지를 이유로 2012년부터 고수해 온 정치인 연설 불허 방침을 꺾지 않으면서 일정을 바꿨다고 CNN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치적 발언 제약이 없는 펜타곤을 무대로 직접 추모 연설을 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추모식 전날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으로 신변 위협이 커지자 경호상 이유로 펜타곤으로 추모 장소를 변경한 바 있다. 뉴욕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대리 참석한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 “자랑스러운 뉴요커인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사건을 목격했던 경험을 여러 차례 이야기해 왔다”라며 “올해 추모 연설에서는 악랄한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고 유족을 기리며, 미국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 걸었던 용감한 구조대원들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민사회는 왜 항상 ‘위기’일까

    1970년대 이후 각국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커졌고 세계화와 함께 이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시민단체를 조직해 정부를 설득하거나 압박하면서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운동이 본격화되었다. 라틴아메리카는 1980년대에,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는 1989년 이후 민주화와 함께 정부로부터 시민사회가 상대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흐름 속에서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급격히 증가했다. 1989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1993년 환경운동연합, 1994년 참여연대의 창립으로 이어지며 1990년대의 시민운동은 기존 정치가 제기하거나 수용하지 않았던 사회적 의제를 발굴하고 관철하면서 성장해 나갔다. 이들은 정부 정책과 국회 입법에 관여하는 ‘대의의 대행’으로 자리잡았다. 오랜 권위주의 통치를 거치면서 민주화 이후에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정당정치를 대신하는 ‘준정당’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시민운동이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던 바로 그때, 시민사회 내부에서는 위기를 경고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1994년 경실련은 스스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1996년에는 한겨레신문이 같은 제목의 특집기획을 통해 이 문제의식을 확산시켰다. 당시에는 시민의 참여보다는 명망가와 전문가, 상근활동가 중심 운동으로 시민적 대표성이 과대대표되고 있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2000년대에 들어서는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달라져 정치권력과 얼마나 거리를 두는가 하는 독립성의 문제가 전면에 등장했다. 2000년대 초반 낙천·낙선운동으로 절정에 이르렀던 시민운동의 정치적 영향력은 역설적으로 시민단체의 정치적 편향성을 둘러싼 논란을 초래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인터넷과 촛불을 앞세운 개인 시민 주체가 등장하면서 시민단체가 누려 온 ‘대의의 대행’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시민사회와 정부 간 거버넌스의 변동성이 커지고 취약한 재정 구조의 문제가 겹친 데다 정부의 노골적인 배제와 탄압까지 더해지면서 위기 담론은 복합적인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렇게 시민 부재에서 독립성 상실로, 다시 ‘대의의 대행’ 지위의 상실과 재정 구조 문제가 겹친 복합 위기로 위기 담론의 강조점이 옮겨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위기라는 말이 매번 서로 다른 실체를 가리켜 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위기의 내용이 이렇게 계속 바뀌는 동안에도 그 위기를 진단하는 단위만큼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민사회의 위기를 말할 때 우리는 언제나 시민단체라는 조직의 영향력과 신뢰라는 차원에서 진단을 시도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시민사회의 위기라 부르던 것은 대개 대표적인 시민단체들의 위기였다. 언론이 이 위기론을 상당 부분 과장하고 증폭시켜 왔다는 지적과 2010년대 이후 시민사회라는 장 전체는 오히려 팽창하고 다원화되어 왔다는 분석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민사회는 확장과 위기, 혁신을 동시에 겪는 가운데 전통적인 시민운동의 접경지대에서 새로운 시민 주체가 끊임없이 형성되어 왔다는 것이다. 참여가 생겨나고 연결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장 전체, 곧 하나의 생태계로 시민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여기서 제기된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이 구도를 재확인해 준다. 2024년 겨울부터 2025년 봄까지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시민사회는 신속하게 연대기구를 결성해 광장의 목소리를 조직해 내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그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에는 다시금 그 에너지를 지속적인 참여와 조직적 재생산으로 이어 갈 통로가 부재하다는 위기 담론이 제기되었다. 1990년대에 등장했던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진단이 삼십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소환된 셈이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 그때는 운동 내부에 시민 참여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면 지금은 운동 바깥에 이미 존재하는 시민의 에너지와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다시 시민사회는 항상 위기였는가 하는 질문을 곱씹어 보자. 매 시기 위기의 언어로 자신을 설명해 왔다는 점에서 분명 상시적인 위기였다. 그러나 그 위기의 상당 부분은 시민사회를 몇몇 시민단체와 동일시해 온 우리의 고정관념이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 시민사회의 재생산을 생태계 전체가 참여를 얼마나 순환시키는가 하는 문제로 바라보면 어느 한 단체의 쇠퇴도 생태계가 분화하고 새로워지는 하나의 국면으로 다시 읽힌다. 광장에 모였다 흩어진 에너지가 말해 주는 것은 연결 통로의 부재다. 시민의 참여 의지는 광장에서 이미 입증되었고 남은 과제는 그것을 이어 갈 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실제로 시민 참여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느슨한 모임과 프로젝트형 결합, 이슈별 기부와 온라인 행동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참여를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 담는 플랫폼과 중간지원조직, 그리고 기성 시민단체가 문턱을 낮추어 새로운 주체와 협업하는 실험이 바로 그 연결의 통로가 될 수 있다. 느슨한 참여는 더 깊은 연결, 즉 연대로 건너가는 입구이며 그렇게 형성된 연대가 다시 새로운 참여를 불러올 때 비로소 순환이 성립한다. 시민사회의 생명력이란 결국 이 순환을 지속하는 데 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경복궁 적정 입장료는 9203원?…궁능 관람료 토론회

    경복궁 적정 입장료는 9203원?…궁능 관람료 토론회

    경복궁·창덕궁 등 궁능 관람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와 시민 조사에서 우세하게 나타났다. 전문가 10명 중 9명, 국민 2명 중 1명은 관람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적정 고궁 관람료로는 전문가가 평균 7940원, 국민이 평균 9203원을 제시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별관에서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6명의 전문가와 시민 토론단 45명이 참석해 관람료 수준과 관람 서비스 개선 방향을 놓고 의견을 냈다. 최미정 한국성과연구원 대표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궁능원 관람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문화유산 가치에 비해 관람료가 낮다’, ‘해외 유산 관람료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보존·관리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가 제시됐다. 궁능원 유형에 따라 관람료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80%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판단한 고궁의 적정 관람료 범위는 4720~1만 1160원으로, 평균은 7940원이었다. 능원은 평균 5950원, 적정 범위는 3450~8400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주요 궁궐의 일반 관람료는 1000~3000원 수준이다. 국민이 생각한 고궁 적정 관람료는 전문가 집단보다 높았다. 3회에 걸쳐 총 66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관람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중립’은 31%, ‘불필요’는 19%였다.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본 응답자들은 ▲문화유산 가치에 비해 가격이 낮다는 점(46.1%) ▲해외 관람료와의 격차(20.3%) ▲궁능원 유지보수 비용이 부족함(16.1%) 등을 이유로 들었다. 궁능유적본부는 관람 서비스의 확대와 재정 여건 사이의 간극도 제시했다. 2024년 국내 궁능 관람객은 1578만명에서 1781만명으로 12.9% 늘었다. 하지만 관람료 수입은 123억 8000만원에서 118억9000만원으로 4.1% 줄었다. 유료 관람객 역시 582만명에서 552만명으로 5.2% 감소했다. 나명하 전 궁능유적본부장은 “관람료를 현실화해 안전관리와 해설, 관람환경 개선, 체험 프로그램 확대 등에 쓸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21년간 인상을 하지 못하면서 한 번에 인상 폭이 커지는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궁능 관람료는 결제 당일 국고로 들어간 뒤 결산과 예산 편성 절차를 거쳐 수입대체경비로 다시 현장에 반영되는 구조다. 이날 전문가 토론에서 나 전 본부장은 “인상된 관람료가 궁능 보수와 안전관리, 해설 품질 개선, 관람객 편의시설 확충 등에 실질적으로 쓰이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론도 제기됐다. 김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궁능을 단순한 관광 상품이 아니라 시민의 문화 향유와 도심 녹지 기능을 지닌 공공 공간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가격 인상에 앞서 문화 향유권과 취약계층 접근성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는 급격한 가격 인상이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영창 한국여행업협회 회원사업국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경복궁은 필수 방문지가 되었기에, 당장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 여행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단순한 입장료 인상보다 관람 경험 개선을 주문했다. ▲특정 시간대 혼잡을 줄이기 위한 예약제 ▲궁궐별·권역별 통합패스와 연간회원권 도입 ▲4대 궁과 종묘를 잇는 교통 연계 ▲외국어 해설 품질 관리 ▲유아·가족 대상 프로그램 확대 등이 제안됐다. 단순 관람 중심에서 해설·전시·교육·야간 프로그램을 결합한 체험형 운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궁능 관람료 현실화와 별개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람 질서와 외국어 해설 관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한 초등학생 참석자는 “중국인 가이드가 우리 궁능을 안내하면서 ‘중국이 훨씬 낫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며 “검증된 외국어 해설사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경복궁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궁 안에서 흡연하거나 용변을 보는 등의 민원이 늘고 있다”며 “관람료를 올린다면 외국인 단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안내·관리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형 궁능유적본부장은 “궁능 유산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궁능을 향유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 KB는 이천·신한은 송도…같은 날 티오프하는 금융지주 ‘골프전쟁’ [경제 블로그]

    KB는 이천·신한은 송도…같은 날 티오프하는 금융지주 ‘골프전쟁’ [경제 블로그]

    ‘리딩금융’을 다투는 라이벌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이번에는 같은 날 각각 여자·남자 골프대회 티오프를 하고 ‘골프전쟁’을 벌입니다. 골프대회는 자산가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금융사의 대표적인 스포츠 마케팅이죠.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10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을 엽니다. 2006년 ‘스타투어’로 출발한 대회가 21주년을 맞아 새 이름을 달았습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힘을 싣고 있는 시니어 특화 브랜드 ‘골든라이프’를 대회명에 넣은 것이 특징입니다. 현장에는 은행·증권·보험 계열사가 참여하는 시니어 자산관리 부스도 마련합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제42회 신한동해오픈’을 개최합니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남자 골프대회의 명맥을 40년 넘게 이어오고 있죠. 신한은행이 20년간 인천 시금고를 맡아온 만큼 시금고 선정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대회의 의미도 남다릅니다. 인천 앞바다는 서해인데 왜 ‘동해오픈’일까요. 신한은행은 재일교포들이 모은 자본금으로 출발했습니다. 일본에서 고국을 바라보면 동해가 보인다는 데서 대회 이름이 나왔습니다. 1981년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첫 대회에서는 한국 골프의 전설 한장상 한국프로골프(KPGA) 고문이 우승했습니다. 두 금융지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트로피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KB금융은 나무 소재와 부드러운 곡선으로 따뜻한 이미지를 살렸고, 신한금융은 숭례문과 동해의 파도를 형상화했습니다. 총상금은 두 대회 모두 15억원입니다. 우승상금은 신한동해오픈이 3억원으로, KB금융 대회 2억 7000만원보다 많습니다. 금융사들이 골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선수의 성장 이야기에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금융은 아마추어였던 방신실 프로와 2022년 후원 계약을 맺었고, 안송이 프로와는 2011년부터 16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한동해오픈은 아시안게임 첫 출전을 앞둔 김성현 프로의 실전 무대가 됩니다. 골프는 금융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자산가 고객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합니다. 같은 기간, 같은 상금을 내건 KB와 신한의 골프전쟁에서 누가 더 큰 홍보 효과를 거둘지도 주목됩니다.
  • 송순효 서울시의원, ‘기쁜우리보호작업장’ 근로장애인 부모님들과 간담회 가져

    송순효 서울시의원, ‘기쁜우리보호작업장’ 근로장애인 부모님들과 간담회 가져

    송순효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강서4)은 지난 5일 오후 강서구 조이카페에서 열린 ‘기쁜우리보호작업장’ 근로장애인 보호자 간담회에 참석해 부모님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서을지역위원장 진성준 국회의원을 비롯해 시·구의원들이 함께 자리했으며, 기쁜우리보호작업장 조진화 원장의 진행으로 ▲장애인의 일과 소득 ▲보충급여제도 ▲장애인 가족의 지역사회 생활 ▲앞으로의 삶 ▲자유로운 차담 등 다섯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오갔다. 부모들은 자녀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안정한 소득에 그치는 현실을 호소하며, 근로 소득의 공백을 채워줄 보충급여 제도의 도입을 촉구했다. 특히 이 제도가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보편 적용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자립 기반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저축이나 보험 같은 실효성 있는 금융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제안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개인별 장애 정도에 맞춘 복지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안내할 전담 상담사 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보호자들은 지원 제도가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있어 당장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조차 하기 어렵다며 체계적인 맞춤형 정보 안내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장애인의 일할 권리는 곧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라며 “오늘 나눠주신 이야기들을 허투루 흘리지 않고 하나하나 정책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충급여제도 도입과 복지상담사 배치 등 오늘 제기된 의견들을 관련 상임위와 집행부에 적극 전달해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보호자 여러분과,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기쁜우리보호작업장 조진화 원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 더 자주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 양송이 서울시의원 “온 동네 초등돌봄,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촘촘한 돌봄체계 만들어야”

    양송이 서울시의원 “온 동네 초등돌봄, 학교와 지역이 함께하는 촘촘한 돌봄체계 만들어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양송이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 제4선거구)은 제339회 임시회 회의에서 ‘온 동네 초등돌봄’의 추진 실태를 점검했다. 이날 양 부위원장은 학교와 지역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촘촘한 돌봄 안전망 확보를 강조하며,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효성 있는 정책 집행을 촉구했다. 양 부위원장은 온동네 초등돌봄의 취지에 발맞춰 학교와 지역사회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지역별 협의체를 체계적으로 꾸리고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학교 안에서의 돌봄과 방과 후 활동을 선호하는 것은 학교가 안전하고 교사의 교육 전문성을 신뢰하기 때문”이라면서 “교사가 학생들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돌봄 관련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고, 필요하다면 예산이나 인력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 부위원장은 방과 후·돌봄 정책이 여러 부처와 지역 기관이 함께 관여하는 만큼 통합적인 관리와 현장 의견 반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와 지역 연계 배움터 등 다양한 주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양송이 부위원장은 “방과 후·돌봄 정책이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학교 현장과 학부모의 실제 목소리가 정책에 적극 반영되어야 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선도적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여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안전한 교육·돌봄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이야기했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지구는 아프지 않다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지구는 아프지 않다

    네팔 홍수 사태는 국제 전쟁과 유가, 인공지능(AI)이라는 이슈에 잠시 파묻혀 있던 기후 위기 문제를 다시 소환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과학자들이 탄소 배출량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경고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한 듯하다. 이제 알프스와 안데스 같은 설산들도 히말라야와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보도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티끌 모아 태산을 만든다는 심정으로 탄소 중립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 왔지만, 전쟁의 포화와 AI에 수반되는 막대한 에너지 소모는 이러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우리 정부도 얼마 전까지 세계적인 흐름인 탄소 중립화와 RE100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으나, 현재에 와서는 AI를 국가의 핵심 역량으로 삼으면서 기후 위기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최근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며 RE100 정책을 잊지 않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럼에도 이는 어디까지나 AI 폭증에 따른 전력 수급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지 기후 위기 그 자체를 해결하려는 관심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022년 이후로 전 세계 언론은 모든 관심을 전쟁과 AI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때 세계 대부분의 언론이 이와 관련된 주제로 다룬 사안은 기후나 환경이 아니라 유가와 주가였다. 현대 자본주의를 작동시키는 가장 주요한 이 두 축은 또한 국가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국가가 관리해야 할 경제적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현재와 같은 전쟁국가 및 자본주의체제가 세계적인 정치·경제의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상 기후 및 환경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물론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기후 위기와 환경 위기가 다르다는 점이다. 산에 버려진 페트병은 환경 위기 유발 요인일 수 있지만, 탄소를 배출하지 않기에 기후 위기 요소는 아니다. 즉 이른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라 할지라도 지구의 수많은 종 중 하나에 불과한 인간이 막대한 에너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책에 불과하며 이는 다른 종류의 생태계 위기를 몰고 온다. 1년 내내 매일 밤낮으로 발생하는 풍력의 진동과 번쩍이는 태양 반사광, 원자력의 핵폐기물을 생각해 보자. 이 지경에 이르렀을 때 늘 나오는 이야기는 ‘아픈 지구’ 또는 ‘지구의 복수’와 같은 말로 요약되는 담론들이다. 하지만 아픈 것은 지구가 아니다. 45억 년 전 탄생 당시의 지구, 또 지질학적 연대가 보여 주는 5번에 걸친 대멸종, 또는 수억 년에 걸친 가뭄이나 홍수를 생각해 보자. 지구는 그저 무심하게 변해 왔을 뿐이다. 문제는 인간의 생존 환경이 인간이 만든 생존 방식에 의해 무너질 위기에 처한 모순적 상황이다. 다행히도 인류는 그 해결책을 알고 있지만, 불행히도 그것을 실행할 방법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이건 극장서 봐야 해”… 놀런 매직, 스크린의 가치 빛내다

    “이건 극장서 봐야 해”… 놀런 매직, 스크린의 가치 빛내다

    개봉 33일 만에 대기록아이맥스 비중 11%OTT 시대 ‘N차 관람’외화 10번째·역대 통산 35번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한 달여 만에 ‘천만’ 고지를 밟으면서 성공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놀런 감독 브랜드파워가 큰 데다 영화 자체 완성도도 좋았지만,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라는 인식이 관객을 불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4)’ 바로 뒤에 개봉하면서 ‘영화 보러 가자’는 분위기를 형성한 것도 천만 관객에 힘을 보탰다. 새로운 천만영화 탄생을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에 영화관의 가치를 다시금 빛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전날 오후 4시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 역대 외화 중에서는 10번째, 국내 개봉한 전체 영화 중에서는 역대 35번째다. 흥행 이유로 ‘한국이 유독 사랑하는’ 놀런 감독이 우선 꼽힌다. 전작 ‘인터스텔라’(2014)를 비롯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다크 나이트’ 등 국내 개봉 12편의 누적 관객은 무려 36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1027만여명의 흥행 기록을 거뒀다. 이는 북미와 중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다만 놀런 감독 영화 중 가장 최근작인 ‘오펜하이머’(2023)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음에도 관객 수가 323만명에 그쳤고, 전작 ‘테넷’(2023)은 200만명에 불과했다. ‘오펜하이머’는 미국 과학자의 이야기여서 거리감이 다소 있고, ‘테넷’은 서사 구조가 워낙 복잡한 까닭에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오디세이’는 익숙한 그리스 고전을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는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의 여정을 그렸다. 왕의 부재를 틈타 침탈과 권력 다툼이 벌어진 왕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가 겪는 상황을 맞물렸다.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다이내믹한 트로이 전쟁 시퀀스를 비롯해 동굴에서 외눈박이 거인과의 싸움, 마녀 키르케와의 일화, 거인족의 습격,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돌아온 뒤 벌어지는 암투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체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아이맥스 관객 비중은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 976만 8000여명 가운데 11.3%인 110만명이나 됐다. ‘아바타: 물의 길’(8.6%), ‘인터스텔라’(8.9%), ‘어벤져스: 엔드게임’(4.2%)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암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천만영화 필수공식인 ‘N차 관람’까지 이끌었다. 아이맥스 인기가 이어지자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우선 일반관에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고 만족한 이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다시 일반관으로 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됐다. CGV 측은 이와 관련 “일반관에서 본 관객이 다시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하는 등 포맷을 전환해 보는 흐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탁월한 배급 전략 역시 통했다. 영화계에서는 언제 개봉하고 경쟁작들과 어떻게 겨룰지가 천만영화를 결정하는 주요 포인트라고 본다. ‘오디세이’는 지난 7월 15일 개봉한 ‘호프’의 화제성이 한풀 꺾이고, 마블 대작인 ‘스파이더맨4’ 개봉 다음 주인 지난달 5일 개봉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지금까지 놀런의 영화는 북미 개봉보다 늦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례적으로 개봉 시기를 늦췄는데, ‘스파이더맨4’는 캐주얼한 영화, ‘오디세이’는 명품 영화라는 식으로 포지셔닝을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둘 다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라는 전략이 영화관 전체 흥행을 북돋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영화 시장은 오디세이’에 더해 지금까지 879만명을 동원한 ‘스파이더맨4’가 쌍끌이 흥행하며 1950만 3000여명을 동원했다. 같은 달 기준 2019년(2478만 6000여명) 이후 최다로, 코로나19 이후 최고 성적이다. 남은 건 ‘오디세이’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다. 지난 8월 5일 개봉 후 33일만에 천만을 넘은 영화는 개봉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왔다. 개봉 10일째 300만을 돌파한 이후 13일째 500만, 19일째 700만, 27일째 900만 관객을 각각 돌파하는 등 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뒤에도 관객이 이어지며 1692만명을 기록했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표 구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추석 연휴 영화들이 관건이다. 오는 16일부터 ‘인턴’을 비롯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등이 개봉하면 개봉관이 줄면서 흥행 기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 이 대통령 “韓佛 영화 분야 협업” 전도연 “앞으로 기대하겠다”

    이 대통령 “韓佛 영화 분야 협업” 전도연 “앞으로 기대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영상·영화 분야에서 계속 협업해나갈 생각”이라며 양국 간 영화 공동 제작 가능성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에서 영화·영상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뤼미에르 서밋’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의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영화인들과의 대화’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뤼미에르 서밋에 초청받은 이창동·정주리 감독, 배우 설경구·전도연·김도연씨, 또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콘텐츠를 총괄하는 김민영 부사장이 참석했고 사회는 통역사이자 방송인인 안현모씨가 맡았다. 이창동 감독과 배우 전도연·설경구씨가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가능한 사랑’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또 열리는 토론토 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내년 아카데미의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정주리 감독의 한국·프랑스·룩셈부르크 제작사 합작 영화 ‘도라’(배우 김도연씨 출연)도 칸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케이팝이나 드라마, 영화 심지어 패션, 푸드까지 일종의 새로운 신흥 문화 한국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7년부터 5년간 한국과 프랑스가 영화, 영상 산업 분야에 각각 5억 유로, 한화로 약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파트너십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공통의 출자금을 만들고 각자의 영화·영상 산업에 투자를 하는데 필요하면 공동 제작이나 협업도 할 수 있게 그렇게 만들어 가려고 합의했다”며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전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공개됐다며 “다행히 반응이 좋다”며 “이번에 실감한 게 팬들이 한국 관객만큼이나 한국 배우들을 더 뜨겁게 좋아하고 사인도 해달라고 하며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가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배우 전도연씨는 “그 영화제가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감독님들 작품이 많이 오며 주목받는 작품 두 작품이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이창동 감독님의 ‘가능한 사랑’이어서 얼마나 대단한 감독님인지 새삼 또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주리 감독은 “대통령님은 후보 시절부터 전주에서 영화인들과 대담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고 느꼈는데 계속해서 이렇게 이어져 와서 이런 자리까지 함께해서 너무나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김도연씨는 “영광스럽게도 칸 영화제에도 가게 되었고 저희가 열심히 만든 그 영화를 다른 나라 관객분들과 함께 나누고 그런 경험이 큰 감동이었다”고 했다. 김민영 부사장은 “창작자분들과 민간 기업, 그리고 정부, 세 그룹의 밸런스 있는 균형 있는 협업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독립영화 지원과 관련해 “돈이 되는 상업적 분야는 민간에서 다 커버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독립 예술 분야나 순수 문화 분야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소재를 발굴하고 작가를 키우고 제작을 지원하고 유통을 지원하고 그리고 국제 경쟁이 가능하도록 펀드도 만들어서 함께 투자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하는 이런 일들을 이제 본격적으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상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사실은 계속 가기가 어렵다. 이 간급을 사실은 이제 정부가 메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제가 준비했던 말이 꼭 있었던 건 아니고 생각은 있었는데 다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기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넘어야 될 벽이긴 한데 문화 예술인들의 문화 예술 황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풍성해지며 일자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며 “드디어 대한민국에 기회가 왔다”고 했다. 이어 “(사정이 어려운 문화 예술업계) 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된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서 앞으로는 조금 기대를 가져도 된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영화·영상 관련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주재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에르 앙투안 캅통 프랑스 미디어완 이사회 의장 및 최고경영자(CEO), 에밀리 안토니스 미국영화협회 유럽·중동·아프리카 대표, 이자벨 하스키 넷플릭스 글로벌 정책 전략 총괄 부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로컬’ 생태계의 독창성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장성이 함께 만날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우리 모두의 성과를 키워주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자본과 유통망이 로컬의 잠재력 있는 이야기와 결합할 때 지역의 제작 생태계가 활력을 얻고, 또 그것이 다시 글로벌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단단한 선순환 파트너십’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도 영화·영상의 글로벌 공동제작과 투자, 글로벌 유통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장 든든한 파트너로서 정책적인,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윤도희 경기도의원 “사회적 갈등 해결할 민주시민교육”…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원 설립 정책토론회 개최

    윤도희 경기도의원 “사회적 갈등 해결할 민주시민교육”…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원 설립 정책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윤도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양 3)이 지난 4일 경기도의회 중회의실 1에서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원,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입법정책토론회를 열고 좌장을 맡았다. 이번 토론회는 정권이나 정치적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민주시민교육이 흔들림 없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과 안민석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이 서면 축사를 보내와 뜻깊은 자리를 한목소리로 축하했다. 미래과학협력위원회 김태형 위원장과 교육행정위원회 김성수 위원장을 비롯해 도의회 및 교육청 관계자, 교원, 학부모, 도민들이 대거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조례안은 윤도희 의원이 대표 발의를 추진 중인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원 설치 및 운영 조례안’으로, 지금까지 학교 안팎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민주시민교육을 전담 기구가 통합 관리하고, 교육 대상을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학부모, 지역 주민까지 포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주제 발표를 맡은 장준호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만들어온 소중한 이야기로, 끊임없이 배우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라며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고유한 교육 방법론과, 경기도의회·31개 시군을 잇는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제안했으며, 교육청의 적극 행정을 당부했다. 이어진 지정 토론에서는 제도적 지속 가능성과 운영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심도 있는 제안들이 쏟아졌다. 최영돈 한국독일네트워크 이사는 독일 16개 주 정치 교육원 사례를 바탕으로 여야 의원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감독위원회’ 설치를 통한 초당파성 확보를 주문했다. 유병수 도의원은 이념 갈등을 넘어 지속성을 확보할 헌법적 가치 기반의 사회적 합의를 제안했고, 오승훈 나날 책방 대표는 도-교육청 간 공동 거버넌스 구축 및 명칭 유연화를 제시했다. 김민영 우숨터 대표는 13년간의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학부모 대상 자기성찰적 독서 기반 시민교육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집행부 토론자로 나선 김은정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 과장은 학교 현장의 혐오 표현 및 갈등 심화 문제를 짚으며 “시민교육원은 직접 행사를 치르는 기관이 아니라 학교 수업과 연계한 교수·학습 자료 개발, 교사 전문성 연수, 지역사회 31개 시군 전문 기관을 연결하는 공공 플랫폼 역할을 맡아야 한다”라고 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윤 의원은 “민주시민교육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불신, 혐오와 차별의 고리를 끊고 성숙한 시민성을 기르는 일”이라며 “정권이나 정치적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오늘 나온 의견을 조례와 운영 방안에 반영해 끝까지 챙기겠다”라고 밝혔다.
  • “교화 불가능”…미성년자 11명 성폭행, 내년 출소에 변호사도 “납득 안돼”

    “교화 불가능”…미성년자 11명 성폭행, 내년 출소에 변호사도 “납득 안돼”

    미성년자 12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징역 21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김근식(58)이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의 출소 이후의 거주 문제와 이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에 대해 변호사마저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는 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근식에 대해 “교화가 안 되는 수준이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성범죄자가 출소한 뒤 거주를 규정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근식은 2000년 아동 성범죄 혐의로 5년간 복역한 뒤 2006년 출소해 그해 5~9월 수도권 일대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확정받아 복역했다. 2022년 10월 만기 출소를 하루 앞두고 16년 전 미제로 남아있던 또 다른 아동 강제추행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재구속, 이후 교도소 내 상습 폭행 혐의 등이 추가 병합돼 총 21년을 복역하게 됐으며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다. 정신감정서 ‘소아성애·성도착증’성충동 약물치료 대법원서 기각손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나온 김근식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를 언급하며 “가장 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자”라고 지적했다. 2심에서 검찰은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를 근거로 “소아성애증, 성도착증 등의 결과가 나와 화학적 거세가 필요하다”며 김근식에게 성충동 약물치료 10년을 명령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고, 검찰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최종 기각됐다. 손 변호사는 “재판부는 ‘미성숙한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는 우리 사회의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면서 김근식을 ‘평생 사회와 격리시키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징역 15년형을 내려 출소가 예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문에 나열돼 있는 아동 성범죄를 살펴보면 정말 충격적이다. 형량이 더 올라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용서를 하면 안 되는 범죄에 왜 이렇게 대처했는지 납득이 잘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근식의 출소를 앞두고 그가 특정 지역의 시설에 입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 때마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2022년에는 의정부의 한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역사회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고, 최근에는 파주시의 시설에 입소한다는 소문에 시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손 변호사는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가 지정한 시설로 제한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형기를 만료한 범죄자에 대한 이중 처벌이자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소 뒤) 지정된 장소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자유로이 생활하는 것이어서 어느 지역에서 수용할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결국 ‘서울 보호법’을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해” OTT 꺾은 ‘천만’…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오디세이’

    “이건 영화관에서 봐야해” OTT 꺾은 ‘천만’…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한 달여 만에 ‘천만’ 고지를 밟으면서 성공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놀런 감독 브랜드파워가 큰 데다 영화 자체 완성도도 좋았지만,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라는 인식이 관객을 불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4)’ 바로 뒤에 개봉하면서 ‘영화 보러 가자’는 분위기를 형성한 것도 천만 관객에 힘을 보탰다. 새로운 천만영화 탄생을 넘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에 영화관의 가치를 다시금 빛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에 따르면 ‘오디세이’는 전날 오후 4시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두 번째, 역대 외화 중에서는 10번째, 국내 개봉한 전체 영화 중에서는 역대 35번째다. 흥행 이유로 ‘한국이 유독 사랑하는’ 놀런 감독이 우선 꼽힌다. 전작 ‘인터스텔라’(2014)를 비롯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다크 나이트’ 등 국내 개봉 12편의 누적 관객은 무려 36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1027만여명의 흥행 기록을 거뒀다. 이는 북미와 중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다만 놀런 감독 영화 중 가장 최근작인 ‘오펜하이머’(2023)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음에도 관객 수가 323만명에 그쳤고, 전작 ‘테넷’(2023)은 200만명에 불과했다. ‘오펜하이머’는 미국 과학자의 이야기여서 거리감이 다소 있고, ‘테넷’은 서사 구조가 워낙 복잡한 까닭에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오디세이’는 익숙한 그리스 고전을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는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의 여정을 그렸다. 왕의 부재를 틈타 침탈과 권력 다툼이 벌어진 왕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가 겪는 상황을 맞물렸다. 거대한 목마가 등장하는 다이내믹한 트로이 전쟁 시퀀스를 비롯해 동굴에서 외눈박이 거인과의 싸움, 마녀 키르케와의 일화, 거인족의 습격,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돌아온 뒤 벌어지는 암투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체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점도 주목을 끌었다. 아이맥스 관객 비중은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 976만 8000여명 가운데 11.3%인 110만명이나 됐다. ‘아바타: 물의 길’(8.6%), ‘인터스텔라’(8.9%), ‘어벤져스: 엔드게임’(4.2%)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암표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천만영화 필수공식인 ‘N차 관람’까지 이끌었다. 아이맥스 인기가 이어지자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이 우선 일반관에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아이맥스로 영화를 보고 만족한 이들이 표를 구하지 못해 다시 일반관으로 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됐다. CGV 측은 이와 관련 “일반관에서 본 관객이 다시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하는 등 포맷을 전환해 보는 흐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탁월한 배급 전략 역시 통했다. 영화계에서는 언제 개봉하고 경쟁작들과 어떻게 겨룰지가 천만영화를 결정하는 주요 포인트라고 본다. ‘오디세이’는 지난 7월 15일 개봉한 ‘호프’의 화제성이 한풀 꺾이고, 마블 대작인 ‘스파이더맨4’ 개봉 다음 주인 지난달 5일 개봉했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지금까지 놀런의 영화는 북미 개봉보다 늦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례적으로 개봉 시기를 늦췄는데, ‘스파이더맨4’는 캐주얼한 영화, ‘오디세이’는 명품 영화라는 식으로 포지셔닝을 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둘 다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라는 전략이 영화관 전체 흥행을 북돋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영화 시장은 오디세이’에 더해 지금까지 879만명을 동원한 ‘스파이더맨4’가 쌍끌이 흥행하며 1950만 3000여명을 동원했다. 같은 달 기준 2019년(2478만 6000여명) 이후 최다로, 코로나19 이후 최고 성적이다. 남은 건 ‘오디세이’가 어디까지 올라가느냐다. 지난 8월 5일 개봉 후 33일만에 천만을 넘은 영화는 개봉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을 이어왔다. 개봉 10일째 300만을 돌파한 이후 13일째 500만, 19일째 700만, 27일째 900만 관객을 각각 돌파하는 등 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31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뒤에도 관객이 이어지며 1692만명을 기록했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표 구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추석 연휴 영화들이 관건이다. 오는 16일부터 ‘인턴’을 비롯해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등이 개봉하면 개봉관이 줄면서 흥행 기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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