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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에 몰아닥친 ‘학교 통폐합’… 일부선 마찰로 무산 위기

    저출생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전국 학교에 ‘통폐합’ 바람이 몰아닥쳤다. 이로 인해 마찰도 일고 있다. 공립 하동고등학교와 사립 하동여자고등학교 통폐합을 추진 중인 경남교육청은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하동육영원 이사회가 지난 22일 회의에서 ‘하동여고 계속 운영에 대한 심의’에 관한 안건을 부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안건 부결은 하동고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10일 회의에서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폐합은 관련 기관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았던 이사회는 도교육청과 면담 후 회의를 다시 열었고, 안건 부결을 택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폐합은 20년 넘은 지역사회 과제다. 몇 차례 무산됐던 통폐합이 최근 다시 화두가 되면서 이번에는 경남교육청이 나섰었다. 경남교육청은 5월 주민·학부모 설명회, 지난달 설문조사를 연이어 진행했고, 설문조사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1591명 중 68%가 통폐합에 찬성해 의결 기준인 60% 이상을 충족, 기대감을 높였었다. 다만 공립과 사립 통폐합 최종 관문인 학교법인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두 학교 통폐합은 이번에도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충북 음성군에서는 도내 첫 공립·사립 통합 사례가 나왔다. 공립 감곡중학교와 사립 매괴여자중학교로, 충북교육청은 두 학교 통합 행정예고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충북교육청이 시행한 학부모 설문조사에서는 326가구 중 90.2%가 통합에 찬성했다. 이후 매괴여중을 운영 중인 천주교학교법인이 용단을 내리면서 통폐합은 현실화하게 됐다. 통합 감곡중은 2028년 신입생을 받아 12학급 180명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충북교육청은 146억원을 투입해 감곡중 건물을 증축한다. 교육부 적정 규모 학교 지침에 따라 각 교육청은 일정 비율 이상 학부모 동의를 받으면 통폐합을 추진할 수 있다. 지역별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통폐합 중점 대상 학교 27곳을 관리 중인 강원교육청은 다음 달 추진 학교를 확정할 예정이다. 충남교육청은 올해 적정규모 학교 육성 추진계획에서 ‘1면 1교, 도서·벽지, 개발예정지역은 통폐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등 기존 규정 일부를 삭제하면서 반발을 샀다. 통폐합에 찬성하는 이들은 교육 위기 극복에 통폐합은 필수라고 말한다. 시민단체 하동미래교육 군민모임 등이 “통합 없이 이대로 간다면 하동고와 하동여고는 소규모 학교로 전락하고 학생들이 타지로 유출되는 일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게 예다. 통폐합에 반대하는 이들은 지역 내 학교가 사라지면 인구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관련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 한강까지 사계절 걷기 좋은 종로 ‘홍제락길’ 재탄생

    한강까지 사계절 걷기 좋은 종로 ‘홍제락길’ 재탄생

    홍제천변 일대가 3년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이달 ‘역사·문화’와 ‘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울 종로구는 주민들에게 쾌적한 보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홍제천 상류부터 홍지문에 이르는 약 2.5㎞ 구간에 일명 물과 바위가 아름다운 ‘홍제락길’을 조성했다고 23일 밝혔다. 홍제천은 한때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 해서 이요동(二樂洞)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했다.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로 하천길 단절, 도시미관 저해 문제가 발생하며 옛 모습을 잃었다.특히 하류에는 조선시대 숙종 때 축조된 탕춘대성과 홍지문 및 인조반정의 현장인 세검정이, 상류는 가나아트센터와 화정박물관을 포함한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간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문화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종로구 관계자는 “종로의 역사와 문화를 잇는 홍제락길을 만들기 위해 2021년부터 내 산책로를 연결하고 친수공간, 녹지공간을 조성했다”며 “야간 시간대에도 산책할 수 있게 경찰과 협업해 진출입로 대비 바닥유도등 등을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홍지문~세검1교 구간에 자리했던 낡고 오래된 시설물을 철거하고 새롭게 산책로, 벤치, 안전난간, 옹벽을 설치했다. 세검1교~신영교 내 단절된 하천 산책로를 연결하고자 상부에 보행로를 만들고 세검2교~화정박물관 구간과 평창2교~평창7교에 산책로 및 포토존을 조성한 점 역시 돋보인다. 수십 년간 하천부지를 무단 점용했던 건축물을 철거한 뒤 쉼터까지 조성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홍제락길 완공으로 종로~서대문~마포를 지나 한강까지 이어지는 보행로가 탄생했다”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산 좋고 물 좋은 홍제천에서 쉬어가며 힐링할 수 있도록 올해도 홍지문 일대 수변공간 조성 사업을 지속하고, 이 일대 문화재와 수변을 활용한 다채로운 콘텐츠 발굴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 김동연, 전국 138명과 ‘기억의 꽃배달 캠페인’···“아픈 역사 반복하지 말자”

    김동연, 전국 138명과 ‘기억의 꽃배달 캠페인’···“아픈 역사 반복하지 말자”

    경기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을 앞두고 전국 139개 소녀상에 꽃을 전달하는 ‘기억의 꽃배달’ 대국민 참여 캠페인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캠페인 마지막 날인 24일 도청·도의회 앞 소녀상에 헌화한 후 “이 꽃다발은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용기 있는 증언에 나섰던 분들께 전하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라며 “8월 14일 기림의 날을 꼭 함께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기억의 꽃배달 캠페인은 캠페인 참여자가 7월 둘째 주부터 2주 동안 전국 139개 소녀상에 꽃을 배달하는 행사로 경기도에서 올해 처음 기획했다. 경기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꽃배달 참여자를 모집해 138명을 선정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마지막 139번째 기억의 꽃배달 주자로 캠페인에 참여해 경기도청사와 경기도의회청사 앞에 있는 소녀상에 꽃을 배달했다. 캠페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그 역사를 함께 기억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다음 세대의 약속’이라는 의미를 담아 미래세대가 역사를 잊지 않고 계승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전국에서 선정된 138명의 시민은 각자 배정받은 지역의 소녀상에 꽃을 전달하고 개인 누리소통망(SNS)에 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활동했다.전남 구례에서는 갓 돌 된 막내부터 초등학생 첫째까지 네 자매가 힘을 합쳤다. 네 자매는 함께 꽃을 전하며 “앞으로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고, 세종시 참여 학생은 꽃배달과 함께 국악 연주를, 충남 예산 참여자는 비 오는 날 우의를 소녀상에 선물했다. 아파트 단지 이웃들과 함께 꽃을 배달한 송재홍 참여자(여주시)는 “우리 지역 소녀상은 보편적인 형태의 앉아있는 모습이 아닌 여주가 고향인 고(故) 이용녀 피해자 할머님의 모습이라 그런지 더 마음이 먹먹해졌다”며 “매년 지속적으로 꽃배달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는 오는 8월 10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 캠페인 참여자 대표 17명을 초청에 참여 소감을 공유하고, 피해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 [열린세상]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의 의미

    [열린세상]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의 의미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고도화는 한미의 확장억제체계 구축을 빠른 속도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4월 한미 정상은 워싱턴선언을 통해 핵비확산체제를 준수하면서 동시에 북핵 위협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했다. 이후 한미는 1년도 채 안 된 지난 2월 12일 NCG의 지속적·안정적 운영을 위한 목표, 기능, 임무 등을 규정한 NCG 프레임워크 문서에 서명했고 NCG 업무도 대통령실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미 국방부로 전환했다. 지난달 10일 제3차 NCG 회의에서는 ‘NCG 공동지침’ 문안 검토를 완료했고 이어서 한미 정상은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이하 한미 공동지침)을 채택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기획그룹(NPG) 지침이 약 9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에 비해 한미 NCG는 신설 이후 공동지침 채택까지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한 북한 핵억제뿐만 아니라 핵공격에 대응해 최초로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을 공식 문서화했다는 점에서 나토의 핵 기획 및 핵 운용과도 차이점을 보인다. 나토 CNI가 유럽 내 나토 회원 국가에 배치된 미국 전술핵무기를 나토 회원 국가의 항공기로 운용한다면 이번에 채택한 한미 공동지침에 따른 한미 간 CNI는 나토의 CNI 개념과 성격 그리고 그 범위가 다르다. 고도화된 북핵 위협을 억제하고 유사시 대응하기 위해 미국 핵자산에 한반도 임무가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배정될 것임을 확약했기 때문이다. 즉 한미의 ‘일체형 확장억제 체계기반’ 구축으로 한국은 비핵국가 중 미국과 직접 핵작전을 논의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가 됐다. 나토의 핵기획과 핵운용이 20세기 NPT 체제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구소련의 핵위협에 대한 것이었다면, 한미의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은 NPT 체제 이후 21세기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것으로, 냉전시대 나토의 CNI 개념과 한미의 공동지침에 의한 CNI 개념과 성격, 범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한미의 CNI는 나토의 CNI와 역사적·지리적·전략환경적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는 북한 핵위협과 핵공격에 대한 동맹의 태세와 능력의 실질적인 강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공동지침 즉 ①한미 민감정보 공유 확대 및 보안절차 강화 ②북핵 위기 시 한미 정상 간 즉각적인 협의를 보장할 수 있는 핵 협의 절차 정립과 이를 보장할 수 있는 보안통신체계 구축 ③CNI 개념 발전과 확장억제 업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정례적 핵 억제 심화 교육 제공 ④전략적 메시지 관리 ⑤다양한 한미 핵·재래식 통합 방안과 핵협의 절차를 적용한 범정부 TTS, 국방·군사 TTX 시행 ⑥위험감소 조치 등을 포함한 NCG의 과업을 신속하게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어떠한 핵 위협과 공격에 대해서도 한미는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인 일체형 확장억지로 “북한의 핵사용 기도가 곧 북한 정권 종말”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기 때문이다. 한미 공동지침에 의한 일체형 확장억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고도화에 비례하는 만큼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빈도와 강도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상시 배치되는 수준의 효과를 갖게 된다. 또한 이와 연계한 압도적인 한미의 핵·재래식 통합능력도 증대된다. 북한은 이제 더 큰 딜레마에 빠질 깃이다.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속도전은 한미의 대응 수준을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격상시켰다. 그 결과 억지 비용도 더 많이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자초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 엘리트 계층의 탈북과 내부 불만은 증대되고 있고, 오물풍선의 잦은 살포는 모든 전선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게 했다.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 이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현대의 문화유산 런던 바비칸센터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현대의 문화유산 런던 바비칸센터

    특정 시대를 기념하는 건물들이 있다. 역사 발전의 비선형성을 주장하는 데이비드 하비의 말처럼 오늘날에는 불가능한 기술이나 재료로 지었거나 기능적으로 그때의 사회문화를 함축하는 것들이다. 왕궁이나 대성당과 같은 건물이 대표적이다. 영국 런던의 바비칸센터는 20세기 후반을 표상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일대를 주거단지, 미술관, 영화관, 극장, 식물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현대의 유토피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은 건물이니 말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의 개발 과정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이 시대에는 ‘건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상이 존재했다. 마감까지 전체를 콘크리트로 지어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 사조를 대표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기능을 중시해 장식을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 원초적 느낌을 강조하는 근대 건축의 특징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특유의 울퉁불퉁한 마감은 돌의 표면을 다듬는 ‘부시해머’로 일일이 두드려 만들었다. 작업한 노동자들이 손끝부터 어깨까지 합병증을 떠안은 탓에 더이상 시도되지 않는 공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마거릿 대처 총리가 참석해 성대한 개장을 알린 이 건물에는 당시의 신기술과 더불어 전쟁 직후 60년대와 70년대의 열악한 사회상이 함께 녹아들어 있다.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위상도 두드러진다. 이 시기는 영국이 문화중심지의 자리를 두고 미국과 경쟁하고 포스트모던 예술이 발흥하던 격동기였다. 한국에서도 친숙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이 무렵 시작됐으며 데이미언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 ‘yBa’라 일컬어지는 영국 현대 예술가들이 활동을 개시했다.이때 바비칸센터는 연출가 이보 판 호버, 작곡가 필립 글래스 등 포스트모던 예술가들의 초기작들이 발표되는 실험 무대로 기능했다. 이러한 전통을 살려 바비칸센터는 지금도 닐스 프람, 료지 이케다 같은 동시대 첨단을 달리는 이들의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안무가 안은미가 한국 무용으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주 공연장으로서 지니는 명성도 작지 않다. 1982년 개관할 당시 공연을 한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다름 아닌 클라우디오 아바도였다. 카라얀의 뒤를 잇는 거장으로 평가되는 그는 클래식뿐 아니라 현대음악을 레퍼토리에 추가하는 시도를 하곤 했다. 참고로 영국의 클래식 FM은 1992년에 개국했다. 영화가 대중화되는 시기인 만큼 바비칸센터의 극장과 영화관 모두에서 모습을 선보이는 유명 배우와 연출가도 잇따른다. 가령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유명한 앨런 릭먼은 셰익스피어 연극을 공연하는 동시에 영화 ‘다이하드’(1988)로 데뷔해 모습을 비추었다. 앤서니 홉킨스, 이언 매켈런 같은 원로 배우부터 벤 위쇼,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히들스턴 같은 연극에 뿌리를 둔 많은 배우가 심심찮게 공연했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연극과 영화 시사회가 바비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날 영화가 전환기를 맞으며 벌어지는 변화상을 여기에 대입해 볼 수 있겠다. 이 같은 급격한 시대 변화를 함축하고 있어서인지 바비칸센터에 대한 런던 사람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브루탈리즘 건축 특유의 미감으로 인해 강한 호불호를 낳는다는 것 또한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이 돼 있다.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서 좋으나 싫으나 시대를 표상하는 건물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지어진 지 아직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았지만 2등급 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건물에 갖는 애정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관광지로 유명한 문화 시설이라 이곳의 주거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곳에는 무려 140여 가지의 다양한 주거 유형이 존재한다. 우주선, 잠수함, 자동차 등 건축 당시 개발된 최신 기술이 주거마다 적용돼 있으며 건축과 예술에 관심 많은 입주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실내를 꾸몄다. 건축 당시의 사회주의 이상을 담아 계급을 드러내는 영국의 여타 건물들과 달리 일관된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후 소비주의에 따라 고급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취향을 담으려는 건축가의 모순된 의도가 공존하는 것이다. 과연 복잡다단한 20세기 후반을 상징하는 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의 문화유산’을 목표로 지어진 바비칸센터의 시대적 의미는 확실히 정립된 듯하다. 건축 이후 꾸준히 이곳의 역할을 되새기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온 덕분이다. 비슷한 시기부터 가파르게 개발된 한국의 건축문화를 떠올리게 되는 대목이다. 우리의 시대를 함축하고 있는 건물들로는 어떤 게 남아 있는지, 트렌드를 넘어서 시대를 간직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건축이 있는지, 그리고 순간의 성패가 아니라 시스템을 갖추고 꾸준히 건축문화를 일구는 자세가 있는지 말이다. 최나욱 작가 겸 건축가
  • 탄 감자 아냐?…‘이 금속’ 정체에 연구진도 ‘깜짝’

    탄 감자 아냐?…‘이 금속’ 정체에 연구진도 ‘깜짝’

    태평양 속 깊은 해저에 있는 금속 덩어리 ‘망간단괴’에서 산소가 뿜어져 나온다는 국제 공동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와 화제다. 2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해양과학협회와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미국 보스턴대 소속 과학자 등이 구성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태평양의 수심 4000m 해저에 깔린 망간단괴가 산소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사상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망간단괴는 수심 3000~6000m 해저에서 흔히 발견되는 검은 금속 덩어리로, 크기는 감자 정도다. 식물 같은 유기체가 아니라 금속에서 산소가 생성되는 현상은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망간단괴의 주성분은 망간이지만 철과 니켈, 코발트, 희토류 등도 섞여 있다. 이는 전통 제조업과 함께 태양 전자판과 배터리 산업 등에도 활용되는 물질로 경제적인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망간단괴가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전기 분해’라고 설명했다. 망간단괴 표면에서 최대 0.95V의 전기가 생기면서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지구 생물의 진화 역사에서 새로운 변수가 됐다고 주장했다. 지구에 산소를 공급해 고등 생명체가 생길 수 있도록 한 주체에 식물처럼 광합성을 하는 유기체뿐만 아니라 망간단괴가 포함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학자도 있다. 도널드 캔필드 남덴마크대 교수는 “심해 광물인 산화망간을 생산하려면 산소가 필요하다”며 “산소는 생산의 전제 조건이지 결과물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바닷속에서 산소를 뿜는 망간단괴를 수면 밖으로 건져 올려 자원으로 삼아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을 만들 수 있다. 산소 공급원이 줄어들 경우 해양 생물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한국도 가입한 국제해저기구(ISA)가 조만간 심해 광물 채굴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ISA는 오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제29차 ISA 총회를 개최한다. ISA는 국제 해역에서 상업용 심해 채굴 허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캐나다의 심해 광업 회사인 TMC를 비롯해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심해 광물 채굴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반대로 페루나 그리스 등 20여개국은 심해 채굴 금지와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 넌 봉사만 하니? 중랑에서는 가족애까지 다져

    넌 봉사만 하니? 중랑에서는 가족애까지 다져

    서울 중랑구가 ‘제30기 해도두리 가족봉사단’을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해도두리란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해도두리 봉사단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364가족 1213명이 참여한 중랑구 대표 봉사단이다. 대상은 관내 거주하는 초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가족이다. 총 20가족을 선착순 모집한다. 30기 봉사단은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 월 1회 토요일에 활동한다. ▲요양원 어르신 말벗 및 식사보조 ▲저소득 가구를 위한 사랑의 쿠키 나눔 봉사 ▲망우역사문화공원 유명인사묘소 관련 역사 학습 및 주변 정리 ▲양말목 업사이클링 활동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활동 참여 시 봉사시간이 인정되며 총 4회의 활동 중 3회 이상 참여할 경우 수료증이 수여될 예정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구민은 중랑구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접수 후담당자 이메일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나눔의 가치를 배우는 동시에 가족이 화합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따뜻한 도시 중량을 만들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무산 위기에 하동군 “군민께 송구”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무산 위기에 하동군 “군민께 송구”

    경남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폐합이 무산될 상황에 놓이자 하동군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2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고교 통합에 대한 학부모와 군민 간절함이 하동여고 관계자분들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고교 통합을 발판 삼아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하게 된 점 군민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고교 통합에 적극 응원하여 주신 군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교육청, 하동육영원과 협력하여 하동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사립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하동육영원은 지난 22일 비공개로 이사회를 열고 두 학교 통폐합 여부를 논의하는 ‘하동여자고등학교 계속 운영 여부’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부결했다. 안건 부결은 하동고와 통합하지 않고 하동여고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두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경남교육청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68%가 통폐합에 찬성한다고 답한 바 있다. 공립학교 간 통합은 60% 이상 학부모 찬성만 있다면 교육감 권한으로 추진할 수 있으나, 사립학교는 사립 학교법인 이사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동여고처럼 사립 학교법인 이사회가 통폐합 안건을 부결했다면 행정이 더 진행할 수 있는 절차는 없다. 경남교육청은 하동육영원이 부결된 안건을 다시 한번 다룰지, 재상정한 안건을 가결하진 않을지 당분간은 지켜본다는 태도다. 통폐합 안건 재상정 과정에서 학부모 설문·동의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는 없다. 다만 하동여고가 그동안 사립학교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을 이유로 통폐합에 꾸준히 반대한 만큼 안건 재상정·가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폐합은 20여년 전부터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하동육영원 반대로 매번 무산됐다. 이번에는 경남교육청이 직접 나서 민관협의체를 운영하고 학부모 대상 찬반 투표를 진행해 지역민 기대가 커졌지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했다. 하동육영원은 이사회 결과와 관련해 아직 이렇다할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회의록이나 이사 중 몇 명이 반대했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두 학교 통폐합 추진에 앞장서 온 하동군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 박성연 회장은 “하동여고는 군민들이 설립한 군민이 주인인 학교이며 현재 이사들은 관리자일 뿐이다. 학부모와 주민이 원하는 통합을 반대할 명분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1원 한 장 쓰지 않는 이사들이 왜 소통을 거부하고 하동교육 발전을 막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경남교육청은 안견 부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면 통폐합 추진 대신 하동고 환경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하동고는 13학급 224명, 하동여고는 9학급 135명 규모다. 하동군 전체 고교 입학자원(중학교 졸업생)은 올해 262명이었으나 9년 뒤에는 122명(현 초등학교 1학년 재학생 기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송파하남선, 송파구에 역사 신설하기로

    송파하남선, 송파구에 역사 신설하기로

    서울 송파구는 이달 초 확정된 송파하남선(지하철 3호선 연장) 역사 6곳 중 지역 내에 신설되는 역이 포함된 데 대해 구의 6년 노력으로 주민 숙원이 해결됐다고 22일 평가했다. 지난 3일 경기도가 공고한 ‘송파하남선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따르면 송파하남선은 3호선 오금역을 연장해 하남시 감일·교산지구를 거쳐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총 11.7㎞를 연결한다. 이 중 오금역에서 이어진 첫 정거장이 송파구 오금동 오륜삼거리 하부에 생길 예정이다. 당초 2018년 하남교산신도시 광역교통대책으로 결정된 뒤 예비타당성조사에서는 송파하남선 신설역 중 송파구 내 역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송파하남선 역사신설’을 민선 8기 주요 공약사업으로 채택하고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구 외곽에 있는 오륜동, 오금동 주민의 대중교통 소외 문제와 종점 변경으로 인한 주민 불편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구는 서울시와 경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송파구 내 역사 신설을 지속 요청했다. 결국 지난해 2월 역사 설치를 원하는 구의 건의안이 반영돼 도시철도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포함됐다. 이에 계획 확정을 위한 타당성 검토와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될 수 있었다. 지난 18일 경기도가 오금동에서 연 송파하남선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은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역사 위치 변경, 생태습지보존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서 구청장은 “이번 역사 확정은 ‘섬김행정’의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 혼잡도 완화 대책, 역사 출입구 위치, 열차 운행 간격 등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배움의 밭 일궈 온 33년 ‘뒷것’의 삶… 이슬처럼 떠나다

    배움의 밭 일궈 온 33년 ‘뒷것’의 삶… 이슬처럼 떠나다

    ‘아침이슬’·‘친구’ 시대 정신 노래1991년 대학로 소극장 학전 개관김광석·황정민 등 예술인 산실로‘지하철 1호선’ 4000회 공연 흥행아동·청소년극 꾸준히 무대 올려유언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尹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박학기·이적 등 예술계 추모 물결 ‘아침이슬’, ‘친구’, ‘상록수’ 등 시대 정신을 담은 노래와 33년간 대학로를 지킨 소극장 ‘학전’ 대표로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와 공연계에 큰 발자취를 남긴 김민기가 암 투병 끝에 지난 21일 밤 별세했다. 73세. 고인은 지난해 가을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해 오던 중 지난 주말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한다. 학전 관계자는 22일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서너 달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학전 폐관과 관련해선 ‘할 만큼 다 했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김민기의 어릴 적 꿈은 화가였다.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으나 곧 흥미를 잃고 통기타와 음악에 빠져들었다. 1970년 ‘아침이슬’을 시작으로 ‘가을편지’, ‘꽃피우는 아이’ 등의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타고난 재능으로 음반 발매 등 순탄하게 빛을 보는 듯했던 그의 음악 활동은 1972년 서울대 문리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민중가요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경찰에 연행된 것을 계기로 해 험난한 앞날을 맞게 된다. 1975년 유신 반대 시위에서 군중이 부른 ‘아침이슬’은 금지곡이 됐고 이후 억압에 맞서는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대학 졸업 후 당국의 탄압을 피해 공장과 탄광에서 일하고 민통선 마을에서 농사를 짓기도 한 김민기는 1983년 서울로 올라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음반, ‘겨레의 노래’ 음반 제작 등에 참여했다.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을 개관하면서 ‘뒷것’을 자처한 김민기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문화예술계 인재를 촘촘히 길러내는 못자리가 되겠다는 의미로 ‘배움의 밭’을 뜻하는 ‘학전’(學田)을 극장 명으로 지었다. 이름에 걸맞게 학전이 기획·제작한 작품 359편을 통해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 스타 배우들이 배출됐다. 고 김광석을 비롯해 들국화, 안치환, 이소라 등 대중음악 가수들도 학전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닦았다. 김민기는 1970~80년대 소리굿 ‘아구’, 노래굿 ‘공장의 불빛’, 노래극 ‘개똥이’ 등의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공연 제작자와 연출가로서도 실력을 입증했다. 독일 원작을 번안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4000회 공연, 73만 관객의 장기 흥행 신화를 썼다. ‘의형제’, ‘모스키토’ 등 외국 작품을 토대로 한국적 정서를 반영한 뮤지컬 레퍼토리들은 학전 고유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아동·청소년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남달랐다.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등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의 현실을 다룬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렸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린이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어린이 공연의 티켓 가격을 올리지 못하게 한 일화도 유명하다.김민기는 지난해 11월 만성적인 재정난과 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학전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소식을 접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안타까워하며 학전 재기를 돕겠다고 나섰지만 그는 끝까지 사양했다. 학전의 마지막 공연은 어린이극 ‘고추장 떡볶이’였다. 지난 3월 문을 닫은 학전은 폐관 4개월 만인 지난 17일 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어린이·청소년 중심 공연장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역사는 선생님을 예술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지닌 영원한 청년으로 기억할 것”이라면서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과거 동숭동 학림다방에서 그를 만난 일을 회고하며 “어린이를 사랑하셨던 선생님의 뜻이 ‘아르코꿈밭극장’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면서 “편히 영면하시기를 기원하며 유가족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일제히 추모의 뜻을 전했다. 가수 박학기는 “후배 가수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늘 물어봐야 하는 큰형이셨다”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가셨다”고 애도했다. 가수 이적은 소셜미디어(SNS)에 “나의 영웅이여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이며 장지는 천안공원묘역이다. 조의금과 조화는 고인의 뜻에 따라 받지 않는다. 유족은 발인일 오전 아르코꿈밭극장에 들른 뒤 장지로 떠날 예정이다.
  • 기선 제압 나선 트럼프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더 이기기 쉬워”

    기선 제압 나선 트럼프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더 이기기 쉬워”

    바이든 향해선 “최악의 美 대통령”“좌파 누굴 세우든 똑같아” 저격 속한때 해리스에 후원금 낸 이력도밴스도 부통령 해리스 실정 공격 “국경 개방·녹색 정책 같이 서명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당장 유력한 대결 상대로 떠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직격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유세 중 피격을 당하면서 ‘통합’을 강조하던 태도가 일주일 만에 완전히 표변해 트럼프식 원색 비방을 재개한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 후보 1순위’가 된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을 잡아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하고 지지율 우위 구도를 그대로 이어 가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소셜과 CNN방송 통화 등에서 “부패한 조 바이든은 대선 출마에 부적합했다”거나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고, 적합한 적도 없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깎아내렸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좌파가 누굴 내세우든 (바이든과) 똑같을 것”이라고 했다. CBS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도 그는 “바이든의 민주당 후보직 사퇴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국가에는 좋은 일”이라며 “내가 누구와 토론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누가 되든 토론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트루스소셜에는 오는 9월 10일 예정된 ABC방송의 TV 토론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이 사퇴했기 때문에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 누구를 선택하든 토론은 매우 편향된 ABC가 아닌 폭스뉴스에서 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날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멍청하다”, “다른 지도자들에 비해 지능이 낮다”는 등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서도 ‘미쳤다’는 의미의 “크래이지”(crazy), “너츠”(nuts)를 연발하고, “웃음이 헤픈”(Laffin’) 카멀라라고 조롱했다. 밴스 상원의원도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바이든은 내 생애 최악의 대통령이며 해리스는 그 모든 과정에 바이든과 함께했다”면서 “지난 4년간 해리스는 주택과 식료품 비용을 상승시킨 국경 개방 정책, 녹색 사기 정책에 같이 서명했다. 그녀는 이 모든 실패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녀는 바이든의 정신적 능력에 대해 거의 거짓말을 하면서 국민에게 일할 수 없는 대통령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잠재적 맞수’인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본격적인 기 싸움을 시작한 상황에서 이전에 그가 해리스 측에 선거자금을 내놓은 이력도 주목받고 있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던 2011년과 2013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 6000달러(약 833만원)를 기부하면서 그의 선거운동을 지원한 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도 2014년 해리스 측에 2000달러를 기부하는 등 트럼프 일가는 2001년부터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이 시작된 2015년 전까지 민주당 인사들에게 4만 달러(약 5500만원) 이상을 지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 지원 활동을 언급하며 “2016년 첫 대선 출마 당시에 관련 제도를 ‘망가진 시스템’이라고 비판하면서 자신의 민주당 기부 전력에 대한 비판을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무산 가닥…이사회서 안건 부결

    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무산 가닥…이사회서 안건 부결

    경남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이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하동육영원은 22일 하동여고에서 비공개로 이사회를 열고 두 학교 통폐합 여부를 논의하는 ‘하동여자고등학교 계속 운영 여부’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부결했다. 안건 부결은 하동고와 통합하지 않고 하동여고를 계속 운영하겠다는 의미다. 세부적인 이사회 표결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하동육영원은 이달 10일 이사회에서는 안건 자체를 상정하지 않았었다. 대신 하동육영원은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폐합은 중요사안으로 관련 기관(학교지원과장·하동군수·하동교육장·하동육영원 이사)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지난 18·19일 하동육영원과 만나 통폐합 추진 경과, 통합 장점 등을 설명했다. 이후 다시 열린 이날 이사회에서 통폐합 안건은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경남교육청은 하동육영원이 부결된 안건을 다시 한번 다룰지, 재상정한 안건을 가결하진 않을지 당분간은 지켜본다는 태도다. 앞서 두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경남교육청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68%가 통폐합에 찬성한다고 답했기에, 경남교육청이 할 수 있는 통폐합 전 행정절차는 마무리됐다. 통폐합 안건 재상정 과정에서 학부모 설문·동의 절차를 다시 밟을 필요는 없다. 다만 하동여고가 그동안 사립학교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을 이유로 통폐합에 꾸준히 반대한 만큼 안건 재상정·가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경남교육청은 안견 부결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면 통폐합 추진 대신 하동고 환경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선정됐던 하동고는 관련 사업을 추진하다 통폐합 여론이 일면서 사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현재 하동고는 13학급 224명, 하동여고는 9학급 135명 규모다. 하동군 전체 고교 입학자원(중학교 졸업생)은 올해 262명이었으나 9년 뒤에는 122명(현 초등학교 1학년 재학생 기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 상명대, ‘AI·문화예술 체험’ 기회 제공

    상명대, ‘AI·문화예술 체험’ 기회 제공

    상명대학교(총장 홍성태) SW𐤟AI교육사업단이 천안캠퍼스에서 지능형로봇 혁신융합대학사업단과 협력해 ‘AI 문화예술캠프’를 개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캠프는 상명대 SW𐤟AI교육사업단이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부여·서천 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초청해 AI와 문화예술 체험 기회 제공을 위해서다. 캠프에 참여한 40여명의 초등학생과 학부모 등은 민화의 역사와 의미 강의를 시작으로 직접 민화를 그려볼 수 있는 전통 민화 체험했다. 이들은 지능형로봇 혁신융합대학사업단에서 준비한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체험행사에 참여해 AI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 자동차를 직접 조작하며, 자율주행 기술 원리와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상명대 조태경 공과대학 학장은 “이번 캠프가 대학 캠퍼스를 미리 경험하고 미래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명대 SW·AI 교육사업단은 올해 ‘에듀테크 SW 혼합수업 방과 후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선정돼 충남 4권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 운영을 주관하고 있다.
  •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가수 김민기, 세상 떠나기 전 한 말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가수 김민기, 세상 떠나기 전 한 말

    “그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다.”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는 21일 이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김민기의 조카인 김성민 학전 총무팀장은 22일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댁에서 요양 중이던 선생님(김민기)의 건강이 지난 19일부터 조금 안 좋아졌고 20일 오전 응급실을 찾았다”며 “병원에 갔을 때부터 상태가 좋지 않아 다음 날 오후 8시 26분에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보고 싶은 가족들이 다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만나고 가셨다”고 덧붙였다. 김민기는 지난해 발견된 위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건강이 악화했고, 이후 통원 치료를 받으며 경기 일산 자택에서 지내왔다. 김 팀장은 ‘고인이 눈을 감기 직전 유언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갑작스럽게 떠나셨지만 3~4개월 전부터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며 “학전과 관련해서는 ‘지금 끝내는 게 맞다. 나는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유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했다. 김 팀장은 “선생님은 배우 설경구, 장현성씨가 와도 ‘밥은 먹었냐’고 하실 분”이라며 “(평소 성격을 미뤄)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경기중·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미술에 몰두했던 학생이었으나 1969년 서울대학교 회화과에 입학한 뒤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1년 ‘아침이슬’이 담긴 첫 앨범을 통해 공식 데뷔했다. ‘아침이슬’이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불리면서 금지곡 판정을 받았고, 김민기는 박정희 정권의 감시 대상이 됐다. 이후 노동 현장에 들어가 노래 ‘상록수’, 노래극 ‘공장의 불빛’ 등을 만들었다. 1991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개관한 뒤로는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곳에서 1000회 이상 라이브 공연을 열며 팬들과 호흡한 고 김광석은 학전이 배출한 최고 스타였다. 권진원, 나윤선, 윤도현, 정재일 등 음악가들이 학전 출신으로 성장했다. “김민기 없는 ‘지하철 1호선’은 없다” 고인은 2008년 ‘지하철 1호선’의 4000번째 공연을 올렸을 당시를 학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으로 꼽은 바 있다. ‘지하철 1호선’을 다시 만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고인이 연출하지 않은 작품은 할 수 없다”면서 “김민기가 연출하지 않는 ‘지하철 1호선’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이들이 염원한다면 유족들과 이야기해서 학전의 40주년, 50주년, 100주년에 맞춰 한 번쯤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김민기는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뮤지컬 ‘의형제’(2000), ‘개똥이’(2006)와 어린이극 ‘우리는 친구다’(2004), ‘고추장 떡볶이’(2008) 등을 연출하며 대학로 공연 문화를 이끌었다. 올해 3월 15일 학전이 개관 33주년 만에 문을 닫으며 마지막으로 연출한 작품은 ‘고추장 떡볶이’가 됐다. 그는 학전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좀 더 열심히, 더 많이 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전을 기억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발인일인 24일 오전 옛 학전이 자리한 아르코꿈밭극장에 들렀다가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서 영면에 든다.
  • “drill baby, drill!” 트럼프 공언한 미국 ‘화석 연료 붐’ 유럽 수요 감소할 수도

    “drill baby, drill!” 트럼프 공언한 미국 ‘화석 연료 붐’ 유럽 수요 감소할 수도

    “미국 서부 텍사스부터 북동부 끝자락 펜실베이니아주까지, 천조국 미국 땅 아래에는 금보다 더 귀중한 것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기후 변화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민주당은 그 금에 손도 대지 못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석유·천연가스 사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주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형적인 과장된 수사학적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위스콘신주 일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친환경 정책을 ‘녹색 사기’라고 비난하고 화석 연료 생산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원대한 에너지 공약은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폴리티코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 산하의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이미 미국 국내 화석 연료 생산량을 증가시켜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은 러시아에 의존해오던 천연가스를 미국 공급으로 바꾸면서 유럽에서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일부 유럽인들은 러시아에 과도한 의존을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바꾸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수급 불안정 상황에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유럽은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소비를 완전히 줄이려 하고 있다. 유럽 내 천연가스 수요는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장기적인 천연가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선거 운동 내내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쳤고, 이번 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이런 감정이 전면에 드러났다. 공화당은 “에너지 생산을 해방하겠다”고 공약했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은 2008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마이클 스틸 전 메릴랜드 부지사가 처음 사용한 캠페인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은 미국 국내 석유와 가스 시추 확대를 지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며, 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 세라 페일린이 사용한 후 더욱 유명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1일 CNN 대선 타운홀에서 유권자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이 문구를 사용한 바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의 방문 연구원인 쿤로 이리에는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장 큰 생산자는 텍사스, 펜실베이니아, 루이지애나와 같은 주이며, 적어도 그 중 일부는 이번 대선 승패를 바꿀 수 있는 스윙 스테이트(민주 공화당에 치우치지 않은 중도 유권자층이 많은 지역)”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하면 환경 관련 법안을 폐지하고, 해상 굴착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 조 바이든이 부과한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허가 금지 조치를 종료하면 해외 수요를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도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든이 승리하고 모라토리엄을 유지하더라도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0%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 새로운 허가가 수여되지 않더라도 LNG 수출은 여전히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절벽 끝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대폭 삭감한 것은 단순히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광적인 수색을 촉발한 것이 아니었다. 또한 유럽 연합이 연료 사용량을 대폭 줄이도록 강요했다. 2022년 이후 이 블록은 매년 18-20%씩 수요를 줄였다. 에너지 경제 및 재무 분석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핀란드, 덴마크, 리투아니아와 같은 일부 국가는 수요를 사실상 절반으로 줄였다. 즉, 최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적은 가스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자금 조달 문제와 불균형한 수요에도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재생 에너지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경제 싱크탱크 브루겔(Bruegel)의 수석 연구원 게오르그 자크먼(Georg Zachmann)은 “우리는 천연가스 수요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후 공약이 있기 때문에 2030년까지 수요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2040년까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 유럽에서는 장기적인 가스 수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EU 국가는 2050년 기후 중립 목표를 앞두고 향후 10년 동안 화석 가스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4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이 에너지 운명을 스스로의 손에 맡길 것”이라며 “화석 에너지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관계자들은 그동안 최상의 거래를 협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대부분 미국과 카타르에서 시작된 2020년대 후반기부터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가 성공해 시장에 대거 공급될 예정”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세계 LNG 공급을 50% 늘릴 것이고, 그 결과, 우리는 가스 부족의 세계에서 그 반대로, 곧 가스가 풍부해질 수 있는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가스 가격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LNG 공급 증가는 관심 있는 유럽 고객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스를 판매하려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년간 미국의 에너지 분석가들은 EU가 러시아의 공급을 대체하기 위해 미국 공급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상품 거대 기업 ICIS의 가스 시장 전문가인 톰 마르젝-맨저는 “EU가 미국과 에너지 공급 계약을 맺지 않은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럽이 에너지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유럽은 15~20년 동안 LNG의 가장 큰 고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 마르젝-맨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허가 일시 중단을 종료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유럽은 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여 나갈 것이고, 결국, 미국산 천연가스가 유럽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의 창립 이사인 제이슨 보르도프는 “유럽에 예상치 못한 전력 수요나 극도로 추운 겨울이 온다면 미국의 추가 생산이 도움이 될 것이지만, 이동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재생 에너지가 성장하고 유럽이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 시작하면서, 아시아로 가는 공급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면서 “LNG의 전체 가격에서 운송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물류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다“고 지적했다. 물론, 유럽의 천연가스 수요 감소와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을 감수하는 정책을 고수하는 것의 크나 큰 단점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의 급격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화석연료 사용을 종료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유럽의 정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르도프의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가 3월에 발표한 보고서는 “EU의 가스 수요는 2022년 1월과 12월 사이에 약 11퍼센트 포인트 감소했으며 2023년 내내 낮은 수준을 유지하여 2022년 1월 수준보다 약 13퍼센트 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연말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제조 및 화학 분야로, 생산이 감소하고 해고가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재임 당시 국무부와 에너지부에서 공무원을 지냈고 대서양 협의회 글로벌 에너지 센터 ​​에너지 자문 그룹의 의장이었던 데이비드 골드윈은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면서 “유럽의 산업 부흥에는 많은 이점이 있는데, 천연가스 분야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에너지 공급 부족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크만은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유럽 내 석유화학 관련 중공업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못했다”면서 “유럽은 숙련된 고소득 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유럽이 자체적으로 그렇게 많은 천연 가스를 생산하지 못하고 대서양 건너에서 가져와야 한다면, 어차피 비료 제조와 같은 가스 집약적 산업을 여기에 세우는 것이 별로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블랙 회화’를 주제로 열리는 ‘페인트 잇 블랙’ 전시회…26일 갤러리 비선재 개막

    ‘블랙 회화’를 주제로 열리는 ‘페인트 잇 블랙’ 전시회…26일 갤러리 비선재 개막

    갤러리 비선재가 한국의 유명 작가 5명을 ‘블랙 회화’라는 주제로 묶어 전시회를 개최한다. ‘블랙 회화’라는 이슈로 묵묵하게 자기 길을 걸었던 유명 작가 최명영·신기옥·김호득·최두남·안미자 작가 등 5명의 전시회인 ‘페인트 잇 블랙’(Paint it black)이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3길 갤러리 비선재에서 개막해 오는 9월 10일까지 열린다.갤러리 비선재는 “이번 전시회의 제목은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가 1966년 발표한 ‘Paint it black’에서 빌린 것으로 ‘현대적 태도’(modern attitude)를 대변한다”면서 “1966년쯤을 기점으로 1940년대에서 60대에 걸쳐 태어난 우리 작가들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회는 회화를 단색으로 그려야만 했던 시대적 분위기와 끝없는 모색에 고난과 환희를 동시에 느꼈던 개인의 실존에 관한 의미를 재검토하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갤러리 비선재에 따르면 검은색이 위주가 되는 흑백 회화의 역사는 서구에서 고대 그리스로 소급되며, 동아시아에서는 한나라까지 소급된다. 그러나 블랙의 단순한 평면 회화, 즉 추상화로서의 블랙은 프랑스 작가 필 빌호드가 무려 27세 때 그린‘밤에 이루어진 검은 싸움’(1882)이다. 이후 블랙의 전면적 추상회화는 서구 역사에서 부지기수로 많다.우리나라의 추상회화가 서구 미술을 이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땅에서 발아한 식생은 그것과 다르게 성장했고 독자적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단색화라는 국제적 무브먼트가 인정받았다. 그리고 동아시아적 수행을 그림의 내용에 응결시키거나 동아시아의 미학적 주제였던 기운생동을 현대미술로 승화한다. 우리 미술은 우리만의 토대와 식생을 구축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숨은 주제이다.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선보이는 최명영(1941~) 작가는 26세 때 한국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청년미술연립전’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같은 해 파리비엔날레의 한국 대표 작가로 참가해서 유럽의 사회적 분위기를 직접 체험했다. 현대성이 무엇이며 알게 되었고, 전통을 반대하며 신성에 반대하여 세속적 문물을 만드는 것이 유럽 현대성의 특징이라는 사실을 보게 되었다.신기옥 작가 역시 우리만의 현대미술을 만들자는 의지가 강했고, 김호득 작가는 서울대 진학 당시 이미 두각을 나타냈으며 서양화와 동양화를 모두 구사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인재였다. 작가는 결국 동양화를 선택했고, 일필휘지(一筆揮之)나 기운생동(氣韻生動)과 같은 동아시아의 가장 오래된 미학적 담론에 천착했고,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최두남 작가는 미국 버클리와 하버드를 졸업한 건축가로 자연으로 귀결되는 요소로 환원하는 그림을 그렸으며, 안미자는 깨달음이나 청정한 마음이라는 동아시아적 수행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 “美 전체의 대통령 될 것” 생애 3번째 대선후보 수락한 트럼프

    “美 전체의 대통령 될 것” 생애 3번째 대선후보 수락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백악관 탈환을 위한 자신의 생애 3번째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최종일인 이날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 운집한 당원들에게 “미국의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면서 “믿음과 헌신을 가지고 여러분의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유세 중 총격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지 닷새 만에 대중 앞에 선 그는 이날도 다친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채 무대에 섰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연설 주제는 통합에 방점이 찍혔다. 총격 후 그는 “원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을 공격하겠다”고 했다가 총격 뒤 급하게 수정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빨리 치유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고, 함께 일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총격 사건에 대해 “말하기에 너무 고통스럽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운이 좋았다.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총격 직전 내가 머리를 마지막 순간에 움직이지 않았다면 오늘 밤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그러면서도 “여러분이 미국 역사에서 10명의 최악 대통령을 꼽고 그들을 다 합해도 바이든이 끼친 해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민주당을 겨냥, 자신에 대한 형사기소를 의미하는 ‘사법시스템 무기화’를 중단하고, 자신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주장을 중단하라고 일갈했다. 이어 “오늘 밤, 여러분이 과거에 나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나는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릴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미래에 나를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책 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선명하게 내세웠고,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자신이 재집권 시 “우리의 리더십 아래 미국은 다시 존중받을 것“이라며 ”어떤 나라도, 어떤 적도 우리의 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신속하게 가져올 것”이라며 중국에 대해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동차마다 약 100%에서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와서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고 우리나라를 약탈하게 두지 않겠다. (미국에서 제품을 팔려면) 미국에서만 만들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바이든 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고 “세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합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집권 1기 때 3차례 만났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고 소개한 뒤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직 수락으로 3회 연속 공화당 대선후보직을 거머쥐고, 2020년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설욕에 나서게 됐다.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를 비롯해 전직 대통령 최초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하는 등 수모를 겪었지만, 끝내 후보직을 얻어냈다.2016년과 2020년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짝을 이뤘지만, 이번엔 39세의 JD 밴스상원의원(오하이오)과 러닝메이트로 나선다. 그는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첫 TV토론에서 압승을 거두며 지지율 격차를 벌려 왔다. 이어 13일 총격 사건 이후 지지층이 강력히 결집하며 4년 만의 백악관 복귀행이 한층 밝아졌다. 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인지력, 건강 논란으로 거센 후보 사퇴론에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여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은 전당대회 기간 처음으로 트럼프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등장해 큰 환호과 주목을 받았다. 붉은색 투피스를 입고 등장한 그는 여유롭게 통로를 지나 귀빈석에서 남편의 연설을 시켜봤다. 앞서 두 번의 전당대회와 달리 올해는 직접 연설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연설이 끝난 뒤 장녀 이방카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부부 및 손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트럼프의 입맞춤을 받은 뒤 손을 맞잡았다. 이날 그의 연설은 약 93분으로 역대 최장 시간이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AP 통신 등은 전했다. 2016년 자신이 세웠던 최장 시간 수락 연설 기록(약 75분)을 깬 것이다.
  • 팔공산 부인사서 고려 ‘초조대장경’ 봉안처 증거 발견

    팔공산 부인사서 고려 ‘초조대장경’ 봉안처 증거 발견

    대구 동구 팔공산 부인사 옛터에서 우리 역사상 최초 대장경인 ‘고려 초조대장경’의 봉안처임을 증명하는 유물이 발굴됐다. 19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실시한 대한불교조계종 부인사, 세종문화재연구원 등과 실시한 정밀발굴조사 결과 고려시대 ‘부인사(符仁寺□)’ 이름이 새겨진 기와가 발굴됐다. ‘□’표기는 판독이 불가능한 한자를 의미한다. 부인사는 창건 당시인 통일신라시대(夫人寺)를 비롯해 고려시대(夫人寺·符仁寺), 조선시대(夫人寺·夫仁寺) 등 시기별 명칭이 문헌마다 달리 기록돼 있다. 부인사에 대한 앞선 발굴조사는 1989년부터 총 9차례 이뤄졌는데, 그동안 발굴된 유물에서는 명칭이 지아비 부(夫)라고 적혀 있었다. 부호 부(符)라고 적힌 기와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시대 문장가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는 ‘(몽골군)이 경유하는 곳에는 불상과 불전이 모두 불타 사라졌다. 이에 부인사(符仁寺)에 소장된 대장경 판본도 또한 남지 않게 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동구는 1232년 몽골의 고려 침입 당시 소실된 초조대장경판의 봉안처라는 문헌상 기록을 뒷받침할 자료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있다. 발굴조사를 담당한 세종문화재연구원 측은 “그동안 고려사 등 초조대장경 관련 사료에 표기된 부인사(符仁寺)와 팔공산 부인사가 다를 수도 있다는 논쟁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발견된 기와는 사료와 고고 유물 간의 혼돈을 종식시키는 자료로, 현재의 부인사가 고려 최초 대장경의 봉안처임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윤석준 동구청장은 “향후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인사, 대구시 등과 협의해 부인사지의 국가지정 사적 승격 및 석조 수각 보물 지정 등을 위한 학술 세미나 개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기관광공사, ‘골목 매니저 역량 키운다’···골목 특강·투어

    경기관광공사, ‘골목 매니저 역량 키운다’···골목 특강·투어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이하 공사)는 18일, 수원화성 행리단길에 있는 ‘미식가의 주방’에서 올해 선정된 도내 관광테마골목 골목 매니저 23명을 대상으로 ‘골목 매니저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지난 2020년부터 발굴한 관광테마골목의 안정적 관리 및 지속적 운영을 위해 골목별 전담 인력을 양성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관광테마골목의 운영 주체인 ‘골목 매니저’는 앞으로도 골목관광 이해, 상품 기획, 홍보·마케팅 등 자체 역량을 갖추는 데 필요한 현장 실무형 교육 및 1:1 개별 컨설팅 등의 교육을 받게 된다. 특히, 이번 교육은 올해 첫 교육인 만큼 전체 사업 및 향후 진행될 역량 강화 교육에 대한 소개와 함께 도시문화기획자인 박승현 대표의 골목 관광에 대한 특강을 통해 골목 매니저의 역할과 갖춰야 할 소양 등에 대해 의견을 공유했다. 또한, 2020년에 선정된 수원 행리단길 골목을 유옥현 활동가와 함께 탐방하면서 역사, 공방, 식음 등 골목 내 다양한 관광자원을 체험하고, 콘텐츠 기획 경험을 직접 접하는 등 골목 매니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대면 교육을 시작으로 7월부터 10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며, “사업 운영 인력이 부족한 개별 골목에 관광 운영 주체로서 지속 가능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조선의 곡창을 지킨 ‘이치대첩’…충남도의회, 역사적 의미 재조명

    조선의 곡창을 지킨 ‘이치대첩’…충남도의회, 역사적 의미 재조명

    ‘임진왜란 최초 육지 승전지’ 이치대첩‘이치대첩 선양·지원 조례안’ 상임위 통과전적지 발굴·보존·연구 등 지원 근거마련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곡창을 지킨 ‘이치대첩(梨峙大捷)’을 아시나요.” 충남도의회가 임진왜란 최초 육전 승전지로 기록된 ‘이치대첩’의 역사적 의미 재조명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20일 도의회에 따르면 김석곤 의원(금산1·국민의힘)이 대표발의 한 ‘충청남도 이치대첩 선양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제354회 임시회 행정문화위원회 2차 회의를 통과했다. 조례안은 1592년 임진왜란 중 현재 금산군 진산면 지역에서 육지 최초로 승전을 거둔 이치대첩의 선양사업 추진과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해서다. 금산군 등에 따르면 ‘이치’는 배티재 고개의 한자어로 대둔산 중허리를 넘어 금산과 전북 완주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자 전략상 중요한 곳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경상도와 충청도를 휩쓴 왜군이 군량미의 현지 보급을 위해 이 고개를 넘어 호남평야로 진출하려고 했을 때, 권율 장군이 동복 현감 횡진과 군사들을 이끌고 이치를 지켜 왜군의 호남진출을 막았다. 이 전투가 조선의 곡창을 지키며 행주대첩, 진주대첩보다 앞서는 임진왜란 최초의 육지에서 승리한 싸움이 이치대첩이다. 충남도는 이치대첩지와 권율장군 이치대첩비(權慄奬軍 梨峙大捷碑)를 각각 충남도 기념물 제154호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5호로 지정하고 문화재 보존·보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금산군도 매년 ‘이치대첩기념제’로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은 △전적지 발굴·보존 △기념·추모행사 △학술연구·사료 연구 △교육·홍보 자료 제작·보급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의원은 “이치대첩은 수적 열세에도 관군과 의병의 합세로 왜군에게서 큰 승리를 거둔 전투”라며 “이치대첩 관련 사료 발굴 등으로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충남도 문화 보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은 26일 열리는 제35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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