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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의·교육·힐링… 마이스 시설로 주목받는 ‘청남대’

    회의·교육·힐링… 마이스 시설로 주목받는 ‘청남대’

    대통령 전용 별장에서 국민관광지가 된 청남대가 마이스 산업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충북도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있는 청남대의 지난해 컨벤션 시설 대여 건수가 152건이라고 17일 밝혔다. 이 행사들을 통해 청남대를 찾은 방문객은 1만 3000명이다. 전년도 116건, 9392명보다 건수와 인원 모두 증가했다. 청남대는 200명 이상 대규모 행사가 가능한 대통령기념관 영빈관과 소규모 워크숍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별관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지난해 나라사랑 리더십 교육문화원도 준공했다. 이 문화원은 건축 전체 면적 4100㎡(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구내식당, 세미나실, 강의실, 영상실, 생활관(32실) 등으로 꾸며졌다. 55만평의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 청남대의 가장 큰 경쟁력은 천혜의 자연경관이다. 비무장지대에 버금가는 자연생태계와 총 14㎞에 달하는 7개의 산책로도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과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도 많아 역사교육 시설로도 손색이 없다. 국토의 중심에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회의와 힐링, 교육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보니 정부는 2023년 7월 청남대를 한국만의 독특한 매력을 가지며 오래 기억될 수 있는 회의 장소를 의미하는 ‘코리아 유니크베뉴’로 선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마이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코리아 유니크베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청남대는 지난해 5월 독일에서 열린 ‘IMEX 프랑크푸르트 2024’에 한국을 대표하는 마이스 시설로 참가하기도 했다. 마이스 산업이 주제인 이 행사에는 76개국에서 2500여명이 참석했다. 충북도는 청주 오스코와 청남대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오스코 회의와 청남대 관광을 하나로 묶어 행사를 진행하거나 오스코에 열리는 국제행사의 일부 섹션을 청남대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충북 마이스 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청남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청남대에서 행사를 진행한 단체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며 “모노레일도 설치되는 등 청남대의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풍성해져 더 많은 마이스 유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판관 포청천이 그립다

    [서울광장] 판관 포청천이 그립다

    ‘판관 포청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1993년 대만 CTS에서 제작한 인기 드라마였다. 1200년 전인 중국 송나라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사극이다. 이듬해 KBS 2TV가 수입·방영해 국내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케이블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없는 지상파 위주의 시청 환경이었지만 당시 최고 시청률 45%라는 대박을 쳤다. 판관 포청천을 방영하던 금요일에는 택시 기사들이 일찍 귀가해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우리 시청자가 대만 드라마에 매료된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황실이나 승상의 압력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오직 직분을 지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이 공평무사하며 강직한 포청천의 기개에 대리 만족을 느꼈던 것 같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포청천 따라하기’ 열풍이 일었다. 조순 서울대 교수는 1995년 ‘서울 포청천’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인터뷰에서 “판관 포청천 같은 공명정대한 법관이 되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예비 법조인의 포부는 지금 시대에서는 지켜지기 어렵게 됐다. 특히 정치 관련 판결은 더욱 그렇다. 이념 분열이 극심한 요즘에 재판관이 어떤 판결을 내려도 진영 논리에 갇혀 판결의 권위가 바로 아스팔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늦어지고 있다. 변론을 종결한 지 18일로 21일이 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론 종결 후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만에 각각 기각, 인용 결정이 내려진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어지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수사와 관련해 일부 ‘절차적 흠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만큼 헌재가 최대한 숙의를 거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들린다.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헌재가 전원일치를 시도하던 중 의견이 합치되지 않는 것 같다는 관측도 있다. 국민들은 인용, 기각, 각하를 예상하며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결론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재판도 오는 26일이 선고일이다. 헌재와 이 대표의 2심 선고를 앞두고 대립과 분열이 극심하다. 시내 곳곳에서는 탄핵 찬반 집회, 밤샘 농성, 단식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탄핵 찬반 시위대는 상대방을 향해 적의와 저주를 드러낸다. 위협적 언사도 횡행하고 있어 법관들은 자신의 신변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이들은 그래도 법관들뿐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법을 눌렀던 것은 정치권력이다. 권력의 힘은 재판관의 양심을 얼마든지 잠재워 왔다. 군사정권 시대에는 더욱 그랬다. 하지만 2004년 이후 대통령 탄핵심판이 세 번이나 열리고,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탄핵이 일상화되고 있는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다. 법만이 국가권력을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이럴수록 법은 힘 있는 자의 칼이 아니라 양심의 방패가 돼야 한다. 그러지 못할 때 법은 난장판 정치권처럼 권위를 잃게 된다. 법관이 재판 때마다 검은색 법복을 입는 이유는 법복이 공정성, 지혜, 양심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은 다른 어떤 색과 섞여도 변하지 않고 검은색을 유지한다. 이는 법복을 입은 이가 다른 것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공정성을 지킬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98년에 바뀐 현재의 법복은 검은색 천에 검자주색 띠가 가미됐다. 법복의 앞쪽, 뒤쪽에 수직의 주름도 넣었다. 외부 영향에 동요하지 않는다는 법관의 강직함을 상징한다. 헌법재판관과 이 대표 재판 담당 판사들은 판사 임용 시 대법원에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한다”라고 한 선서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임명권자와의 친분, 정치적 신념, 출신 지역·학교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는데 사사로운 정분과 정치적 판단을 고려해서야 되겠는가. 판관 포청천으로 추앙받지는 못하겠지만 난세를 구한 법관으로 역사에 기록됐으면 한다. 법복을 여밀 때마다 역사에 비춰 한 점 부끄러움 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자긍심을 평생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이종락 상임고문
  • 한강 작가 시선으로 떠나는… ‘런케이션’ 이달부터 시작

    한강 작가 시선으로 떠나는… ‘런케이션’ 이달부터 시작

    “처음에는 그거 관광지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연계한 ‘한강 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4·3’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제주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A씨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 한 4·3유적지를 답사한 뒤 “혼자 둘러봤다면 스쳐 지나갔을 장소들이 소설 속 이야기와 해설사의 설명이 더해지면서 마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아 특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경험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A씨는 여름방학에는 가족과 함께 제주 곶자왈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다. 제주도와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교육 현장으로 활용하는 ‘2025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본격 추진한다. 런케이션(Learncation)은 학습(Learning)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일과 휴가를 접목한 워케이션이 코로나19 이후 각광받으면서 런케이션도 새로운 평생학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3회에 걸쳐 시범 운영된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 프로그램에 69명의 도외 거주자가 참여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5000만원을 투입해 제주 지질·목축문화탐방, 한강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 4·3, 외국인 가족과 함게하는 제주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일상적인 제주여행과 달리 만족도 98.1%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며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프로그램들은 단체들이 신청할 경우 상시 운영된다. 올해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후기 모집 등을 위해 2억원 가량 투입해 단체·관광객들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 오영훈 도지사가 서울시교육청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서울시교육청 소속 공무원,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런케이션을 운영해 지역체류형·문화형·역사형 등 제주만의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담은 다양한 교육체험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은 평생학습과 여행이 함께하는 명품 런케이션 허브 제주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제주만의 특별한 교육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곶자왈·습지 등 제주생태자원을 환경교육과 병행·체험하는 제주 생태자원 체험을 비롯, 갈옷 물들이기 체험 등 지역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제주 전통문화 체험, 제주의 역사적 아픔을 재조명하는 ‘한강 작가의 시선으로 떠나는 제주 4·3’ 등 제주테마(자연·문화·역사)를 소재로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희망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학습비와 교통비, 여행자보험비 등 활동범위 내 경비를 일부 지원받는다. 1인당 10만원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숙박비와 항공비, 식비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각 프로그램에는 해설사가 동행하거나 주요 현장에 미리 배치돼 심도 있는 해설을 제공한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제주가치공감’ 런케이션을 통해 참가자들이 제주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특별한 배움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함께 삶의 새로운 영감을 얻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광주시, 호남권 최초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

    광주시, 호남권 최초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

    광주시가 도시 생태축·훼손지 복원, 자연공존지역(OECM) 제도 도입 등을 담은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 생태도시’ 조성에 나선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총 846억원을 투입해 ▲생물다양성 보전 강화 ▲생태계서비스 이익증대 ▲생물다양성 주류화 등 3개 전략과 31개 세부 실천과제를 담은 ‘광주시 생물다양성 전략’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먼저 ‘생물다양성 보전 강화’를 위해 도시 생태축 및 훼손지 복원, 자연공존지역(OECM) 제도 도입, 장록습지 람사르습지 지정 및 탄소흡수원 조성 등 14개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환경부의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2024~2028)’과 연계, 2030년까지 전 국토의 30%를 보호지역으로 관리하는 국가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도심 내 자연공존지역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자연공존지역은 공식적인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지역을 뜻한다. 광주시는 또 ‘생태계서비스 이익 증대’를 위해 도시 생태계 서비스 가치평가 및 고유지표 발굴, 도시녹지 및 공원 확충, 생태숲 조성·관리 등 8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생태자원을 보전하고, 시민에게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물다양성 주류화’는 생물다양성 인식증진 홍보, 생물다양성탐사(바이오블리츠) 운영, 시민 참여형 멸종위기 야생생물 모니터링, 지역 내 기업의 이에스지(ESG) 활동 지원 등 9개 사업을 반영해 시민참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광주시의 ‘지역생물다양성 전략’은 광주연구원의 ‘생물다양성 전략 수립 및 활성화 방안 연구(2023)’를 시작으로 지난해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자문, 설명회, 환경정책위원회 심의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됐다. 환경부는 생물다양성 보전이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지역단위에서의 실질적인 보전 노력이 국가 목표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지역생물다양성 전략 수립을 권고하고 있다. 김오숙 환경보전과장은 “호남권 최초로 실효성 있는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광주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할 수 있는 생태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생물다양성 보전 정책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4·3의 숨결 따라… 다크투어리즘 모바일 스탬프 투어하고 기념품 받으세요

    4·3의 숨결 따라… 다크투어리즘 모바일 스탬프 투어하고 기념품 받으세요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17일부터 10월말까지 ‘다크투어리즘 모바일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스탬프 투어는 4·3평화공원과 송악산 진지동굴, 곤을동 잃어버린 마을, 4·3너븐숭이 기념관, 오라동 4·3길 센터, 다랑쉬굴, 큰넓궤, 알뜨르비행장, 정방폭포 등 제주의 유적지 16곳과 사슴책방, 아무튼책방, 나무북카페 등 도내 독립서점 6곳을 연계해 방문자들이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하도록 기획했다. 올해는 모바일 앱을 활용해 참가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유적지 한 곳만 방문해도 기념품을 제공해 관광객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유적지 1곳 이상 방문시 이호테우 키링, 스탬프 3개 누적·유적지 2곳 이상 방문·완주자에겐 미니 컨테이너 및 그래놀라 기념품을 우편으로 발송한다. 김희찬 도 관광교류국장은 “이번 행사는 제주의 역사적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과거의 교훈을 되새기는 의미 있는 기회”라며 “제주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여정과 함께 독립서점이라는 지역 문화 공간도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최후의 ‘헌법 수호자’는 누구인가… 대통령도 헌재도 아닌 ‘우리’[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최후의 ‘헌법 수호자’는 누구인가… 대통령도 헌재도 아닌 ‘우리’[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1931년 독일 ‘바이마르 헌법’ 논쟁카를 슈미트 ‘대통령 결단주의’ 이론히틀러에 절대 권력 쥐여주게 돼한스 켈젠의 ‘법실증주의’도 한계내란·외환 아닌데 계엄 위헌이지만헌법재판소는 제 역할 잘해 왔나사법부 대한 불만 위험수위 넘어야당의 탄핵 남발도 경고했어야헌재는 국민 설득에 최선 다하고尹·여야 모두 결정 승복 선언해야국민들도 정파적 유불리 떠나서 ‘민주공화국 수호’ 합의 도달해야 “피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문이 낭독됐다. 결과는 8대0.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인용된 것이다. 최초의 탄핵은 최초의 판례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이 어떤 이유와 근거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지 그 근거가 제시됐다. 헌재의 논리를 재구성해 보자.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아 그 자리에 오른다. 따라서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에게는 ‘헌법 수호’의 의무가 있으며, 그 의무를 어기는 것은 중대한 법 위배행위다. 설령 그 시점에 어떤 형사법상의 범죄를 저지르고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없더라도 헌재는 위와 같은 이유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다. ●헌법 가치 지켜낼 책임 누구에게 있나 이 대목에서 여러 의문이 생긴다. 대체 헌법 수호란 무엇일까. 위법한 행위를 저질렀다고 확정되지 않은 대통령을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파면할 수 있을까. 대통령에게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권리가 헌재에 있다면, 헌재에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 누가 판단하는가. 궁극적인 헌법의 수호자는 과연 누구인가.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 질문들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건 기각하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헌법의 수호자 논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94년 전인 1931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에서 벌어진 ‘헌법의 수호자 논쟁’이 있으니 말이다. 독일의 헌법학자 카를 슈미트가 1929년 ‘헌법의 수호자’라는 논문을 발표하자 오스트리아 출신의 헌법학자 한스 켈젠이 1931년 “누가 헌법의 수호자여야 하는가?”라는 논문을 발표해 반박한 사건이다. 역사적 맥락부터 살펴보자.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통일 왕국이 출현할 때까지 독일이라는 단일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하나가 되자 독일의 잠재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폭발적인 인구와 경제 성장으로 주변국을 위협하더니 결국 1차 세계대전을 저질러 버리고 만 것이다. 1919년 쓰라린 패배를 맛본 독일 제국은 바이마르공화국으로 재탄생했다. 바이마르공화국은 이상주의의 산물이었다. 군주제를 폐지하고 대신 대통령을 선출했다. 다만 행정부의 수장은 연방의회의 다수당 대표가 맡았다. 대통령이 있지만 총리가 실권을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택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에게 총리가 제청한 장관의 임면권뿐 아니라 총리를 임명하고 파면할 수 있는 권리, 더 나아가 국회를 해산할 권리까지 부여했다. 바이마르 헌법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헌법이었다.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했을 뿐 아니라 여성의 참정권과 투표권을 명시하고 있었다. 독일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임을 확인하면서도 소유권의 행사가 공공복리에 어긋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인간다운 생존의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오늘날 헌법학에서 ‘사회권적 기본권’이라 부르는 권리가 헌법에 도입된 최초의 사례다. 헌법 제19조에는 국사재판소(Staatsgerichtshof)가 규정돼 있었다. 국사재판소는 ‘헌법쟁의’, 즉 ‘헌법의 규정에 관한 모든 쟁송’을 다루는 행정부 산하 기관이었다. 문제는 이 헌법 조문을 뒷받침해야 할 국사재판소법이 정교하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바이마르공화국의 정치적 상황은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었다는 것. 결국 온갖 종류의 헌법쟁의가 난무하며 국정 마비를 불러오고 있었다. 1929년 논문을 수정 개고해 1931년 출간한 단행본 ‘헌법의 수호자’ 서론에서 슈미트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獨 국민 경제 고통… 의회 정치는 마비 “이미 정당들, 정당의 원내단체, 대의사의 개개의 집단, 종교단체, 게마인데(최소 단위 지방자치 행정 조직), 나아가 귀족단체마저도 란트(주)나 란트 정부를 자주 고도로 정치적인 일에 관하여 국사재판소의 법정에 소환할 수 있었다는 것은, 사람에게 기이한 느낌을 줄 것임에 틀림없다.” 독일 국민들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의회 정치는 사실상 마비됐고, 새롭게 도입된 국사재판소마저 정쟁의 도구로 전락했다. 체제 전복을 꿈꾸는 공산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가 활개 치게 된 것은 당연한 일. 독일 국민 속에서 민주주의 그 자체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커져 갔다. 헌법의 수호자 논쟁은 이런 현실의 산물이었다. ●슈미트 “바이마르공화국 체제의 문제” 헌법의 가치를 지켜 낼 최종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슈미트는 바이마르공화국의 현 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독일이 민주정을 택하고 있다면 그 주권은 마땅히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자신의 주권을 직접 행사할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차선책은 온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로 뽑힌 대통령이 주권의 대리자가 되는 것이다. 슈미트는 같은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연방의회와 국사재판소에 비판적 태도를 취했다. 연방의회는 기껏해야 각 주 단위로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다. 온 국민의 주권을 대리하는 자가 아니라 각 지방 주민들을 대변하고 있을 따름이다. 의회는 그런 연방 의원들이 모여서 정쟁을 벌이는 장소다. 연방 의회의 뜻은 국민 주권을 최종적으로 담지할 수 없다. 국사재판소의 경우는 더더욱 말할 것도 없다. 국사재판소 판사 중 그 누구도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았다. 요컨대 주권자로부터 직접 주권의 위임을 받지 못한 자, 21세기 대한민국의 ‘민주 진보 진영’에서 즐겨 사용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그런 이들이 어떻게 헌법의 수호자 노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바이마르 헌법의 최종적인 수호자는 대통령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의회 해산과 비상사태 선포 등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십분 활용해 헌법을 수호해야 한다. 그 유명한 ‘결단주의’ 헌법 이론이다. ●켈젠 “위법을 어떻게 통제하느냐 문제” 켈젠은 동의하지 않았다. 이른바 ‘법실증주의’의 관점에서 켈젠은 질문했다. 헌법 수호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의미할까. 대부분의 일상다반사는 법률을 통해 규제된다. 헌법 수호란 헌법을 위반한 법률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헌법의 수호를 대통령만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잘못 만들어진 법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지만 의회 스스로 폐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당시 독일 국사재판소에는 위헌법률심판이 규정돼 있지 않았지만, 잘못된 법으로 인해 국가 기관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다면 국사재판소가 제 역할을 다할 여지도 충분히 있었다. 그러므로 대통령뿐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까지 모두가 헌법의 수호자다.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역사의 전개를 알고 있다. 바이마르공화국은 실패했다. 나치는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파울 폰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히틀러에게 절대 권력을 쥐여 주었던 것이다. 슈미트의 결단주의 이론이 참담한 역사적 비극으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켈젠 역시 역사의 승리자가 되지는 못했다. 국사재판소가 제 몫을 다한다면 헌법을 수호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순진한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프로이센 주정부는 나치에 대항해 바이마르 민주공화국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연방 정권이 강제로 프로이센 주정부를 해산해 버렸고, 국사재판소가 연방 정부의 긴급조치권을 승인했던 것이다. 헌법 질서의 최종 수호자여야 마땅한 국사재판소가 나치의 집권과 히틀러 독재의 길을 열어 준 셈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 명백한 내란이나 외환 상황이 아님에도 계엄을 선포하고 병력을 동원해 국회에 진입시킨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입장을 바꿔 보자. 가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명백한 내란이나 외환의 상황이 아님에도 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병력을 보낸다면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헌정질서 회복의 길로 들어서야 하지만 헌재가 헌법 수호자로서 제 역할을 잘 해 왔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생각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헌재에 대한 불신, 사법부에 대한 불만은 현재 위험 수위를 넘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자 중 42%가 ‘탄핵심판 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서울서부지법 습격 및 방화 사건을 ‘소수의 일탈’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흘러오게 된 데에는 헌재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 이 대표 방탄을 위해 무책임하게 탄핵소추를 남발하는 민주당을 향해 ‘이런 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일찌감치 분명하게 보냈어야 한다. 그랬다면 헌법 수호자로서 헌재가 갖는 위상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헌재를 탓하고만 있을 때는 아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를 잘 해결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헌재는 온 국민이 결정에 납득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설득을 준비해야 한다. 윤 대통령 본인부터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지지자를 다독여야 한다. 이 대표를 비롯한 여야의 대선 주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들 또한 정파적 유불리를 떠나 민주공화국을 지키겠다는 최소한의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최후의 헌법 수호자는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발레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몸짓으로 피어난 안중근의 삶

    발레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몸짓으로 피어난 안중근의 삶

    “코레아 우라! 우라! 우라!”(대한제국 만세! 만세! 만세!) 무대 위 결연한 표정으로 암살 임무를 마친 무용수의 외침이 울려 퍼지자 객석에서 장중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발레 공연에서 무용수가 멋진 동작을 마쳤을 때 나오는 것과는 결이 다른, 조국의 독립을 위해 뜨겁게 살아낸 안중근(1879~1910) 의사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숙연해지는 장면에서 빛난 청년의 단단한 의지가 공연장을 형언할 수 없는 웅장한 감동으로 채웠다. 안중근의 삶을 몸짓으로 풀어낸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15일 개막했다. 올해 광복 80주년과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국가보훈부가 후원하고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의 주최로 같은 공연장에 약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 작품 자체로도 올해 10주년을 맞은 터라 이번 공연이 더 특별했다. 작품은 안 의사의 유언인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에서 영감을 얻어 2015년 창작됐다. 혈혈단신 이토 히로부미(1841~1909)를 저격한 뒤 사형을 선고받고 죽을지언정 결코 목숨을 구걸하지 않았던 안 의사의 꼿꼿했던 삶과 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2021년에는 예술의전당 재제작사업으로 선정됐고 지난해와 올해 국가보훈부의 후원으로 CJ토월극장에서 선보였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1910년 2월 14일 뤼순감옥에 갇힌 안중근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짧고 굵은 장면이지만 감정선을 짙게 드러내며 작품 전체에 이어질 비극을 예감케 한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과거 회상이 이어진다. 안중근이 아내 김아려와 결혼하고 두 사람의 파드되(2인무)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장면은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기 전 평범하고 행복했을 날들을 뭉클하게 전한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이후 이토의 통감취임 축하연, 러시아 연해주 의병부대활동, 안중근의 꿈, 단지동맹 장면을 거쳐 하얼빈 의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연달아 쏟아내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장면마다 등장하는 절도 넘치는 군무는 발레 작품으로서의 예술성을 극대화한다. 시대상이 잘 드러나는 근대식 의상을 입고 무용수들이 춤추는 모습은 고전 발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다시 뤼순감옥. 사형을 선고받은 안중근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들이 켜켜이 쌓이며 관객들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게 된다. 어두운 시대를 관통한 찬란한 빛과도 같았던 안 의사의 삶과 억울한 판결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죽음을 받아들인 비장한 마무리가 오래 지워지지 않을 여운을 남긴다. 시대의 영웅이자 한 인간으로서 말로 다 전할 수 없던 감정들이 몸짓으로 피어나 뜨거운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발레 장르에 맞게 역사적 사건을 춤으로 잘 표현해내면서 수준 높은 국산 창작 발레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남성 무용수가 서사의 중심인 것도 다른 발레 작품과는 색다른 요소고 조명, 영상미 등 무대 연출 역시 탄탄하게 구성된 덕에 몰입감도 상당하다. 어두운 시대가 지닌 정서를 풍성하게 빚어내는 음악까지 관객들을 사로잡을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다. 특별히 이날 공연은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가 남녀 주인공으로 함께해 팬들에게도 화제였다. 안중근 역을 맡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은 “위인이시다 보니 고민도 많았다. 하나하나 그분을 생각하면서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김아려를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는 “예전에 동탁이가 이 공연을 하는 걸 보고 꼭 같이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번에 같이하게 됐다”면서 “안중근을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감정이 차올라 옆에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인 두 사람이 같은 무대에 선 게 이날이 처음이었지만 오래전부터 같이했던 사이처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국가보훈부는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에 국가유공자와 유족, 군인·경찰·소방관 등 제복근무자, 모두의 보훈 아너스클럽 위원, 2030자문단 등을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광복 80주년과 순국 115주기를 맞아 안중근 의사님의 숭고한 생애와 독립정신, 평화사상을 창작발레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이 조국독립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셨던 의사님과 애국선열들의 뜻을 기억하고 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안중근 의사의 나라 사랑 정신은 독립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고 일제강점기 내내 한국 독립운동의 횃불이자 이정표였다”면서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평화정신과 국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를 본받아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16일에도 공연이 이어진다. 이날은 안중근 역에 윤전일, 김아려 역에 장윤서가 나선다.
  •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 경로당에 TV 기부 “건강하세요”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 경로당에 TV 기부 “건강하세요”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가 지역 어르신들의 여가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덕연동 소재 경로당에 TV를 전달했다. 청년권익위는 경로당에 있는 TV가 20년이 넘어 자주 고장 난다는 얘기를 듣고 선뜻 나섰다. 지난 14일 열린 기부식은 단순한 나눔을 넘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후원금을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세대 간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사회와의 유대강화와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모(85) 씨는 “청년들이 어머니, 할머니 처럼 따뜻하게 대해 너무나 고맙고 뿌듯했다”며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대진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장은 “청년들에게 하는 지원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활동이 특정 청년 계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노령화 문제와 연령층 간의 균형 있는 연결을 이루는 게 더 건강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권익위원회는 앞으로 청년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의 권익을 고려한 활동도 할 것이다”며 “청년과 노년층을 비롯한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강인수 부회장은 “오늘같은 나눔이 지역사회 내 세대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웃음을 보였다. 순천시청년권익위원회는 지난달 조례동 번화가 일대에서 환경정화 플로깅 봉사활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회원들은 도로변, 인도, 공원 등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시민들에게 쓰레기 투척의 문제점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함께 진행하는 등 인식 개선 운동도 함께 펼쳤다.
  • 입학식에서 ‘에스파’ 변신한 교수님…새학기가 달라졌어요 [에듀톡]

    입학식에서 ‘에스파’ 변신한 교수님…새학기가 달라졌어요 [에듀톡]

    #1.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입학식. 남성 교수 중창단이 에스파의 ‘위플래시’를 부르며 ‘칼군무’를 시작하자 신입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로제의 ‘아파트’까지 소화한 교수들을 학생들은 부지런히 휴대전화에 담았다. 2013년부터 매년 입학식에서 신입생을 환영하는 중창단은 입학식의 아이돌로 불린다. #2.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캠퍼스. 지난달 18~19일 열린 오리엔테이션(OT)에서는 7명씩 조를 이룬 25학번 새내기들이 머리를 맞댔다. 학생회관 등 곳곳에 숨은 퀴즈를 풀고 모바일 도장을 찍는 ‘미션’을 하기 위해서다. 게임하듯 푹 빠진 학생들은 문제를 푼 뒤 동전지갑·책갈피·필기구 등 학교 기념품을 안고 돌아갔다. 25학번 신입생 조정윤씨는 “퀴즈를 풀며 학교에 대해 알게 되고 역사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 위기를 맞은 대학들이 새학기 신입생들의 관심과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입학식에서 교수들이 공연을 하거나 총장이 나서 선물을 주고, 신입생 OT도 ‘Z세대 맞춤’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입학식에서 총장들이 직접 학생을 맞이하는 학교들이 늘었다. 삼육보건대는 입학식에서 나비넥타이를 맨 총장이 대학 마스코트 인형을 학생 모두에게 나눠주며 인사를 건넸다. ‘대학의 VIP’인 학생들을 환영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백석문화대도 교수들이 무대에 올라 노래와 춤을 선보였고, 경인여대는 입학증서를 드론으로 전달하는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새 학기 무렵 새내기 배움터인 OT 풍경도 바뀌고 있다. 선배·동기와 함께 캠퍼스에서 ‘인생네컷’ 등 사진을 남기면서 친밀감을 높이고 학교 생활도 미리 알려준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올해 처음 모바일 스탬프를 찍는 행사를 마련했는데 이틀간 2000명의 신입생이 참여했다”며 “학생끼리 친해지고 애교심도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과나 단과대별로 전공에 대해 소개하는 기회도 늘리고 있다. 수강신청부터 전공학점 이수, 장학금 신청 등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OT를 별도로 꾸리는 대학도 있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새터’를 진행 중인 아주대 관계자는 “학생의 금전적 부담은 없다”며 “선배들도 참석해 수강신청이나 학교 시설을 안내하고 적응을 돕는다”고 전했다.
  • 안성시, ‘2027 세계청년대회’에서 종교·문화자원 널리 알린다

    안성시, ‘2027 세계청년대회’에서 종교·문화자원 널리 알린다

    안성시가 13일 ‘2027 천주교 세계청년대회(WYD)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을 비롯해 현정수 신부(2027WYD 조직위원회 사무국장), 최변재 신부(미리내성당 주임신부), 박우성 신부(안성성당 주임신부)와 관계 공무원 등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안성시가 가진 종교·문화 자원을 적극 활용할 방안을 논의하고, 인프라 구축 방향을 검토했다. 안성시는 용역을 통해 ▲관내 종교문화 자원과 세계청년대회 연계 ▲문화·관광 프로그램 발굴 ▲교통·숙박·안전 등 인프라 구축 방안을 마련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묘소가 위치한 미리내 성지를 중심으로, 세계 청년 순례자들에게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의미를 전하는 명소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027 세계청년대회는 안성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종교·문화·역사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안성시만의 정체성이 담긴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달라”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이 신앙을 나누고 교류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2027년 서울대회에는 약 100만 명의 청년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역대 네 번째 교황 방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진안군 역사를 담은 ‘용의길’ ‘한승헌로’ 명예도로명 부여

    진안군 역사를 담은 ‘용의길’ ‘한승헌로’ 명예도로명 부여

    전북 진안군이 지역의 인물과 역사를 간직한 2곳을 명예도로명으로 지정했다. 진안군은 용담면 ‘용의길’과 안천면 ‘한승헌로’를 명예도로명 지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명예도로명’은 기존 법정 도로명이 부여된 구간에 추가로 특별한 의미나 목적을 반영해 추가로 도로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진안군은 진안 출신 인물과 지역 역사 등을 재조명함으로써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명예도로명 지정을 추진했다. 군은 용담댐 담수 형상이 용을 닮은 것을 모티브로 수몰의 아픔을 딛고 용의 기운을 받아 지역발전의 기회로 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안용로 일부 구간에 용담면 ‘용의길’ 명예도로명을 지정했다. 이곳은 승진과 출세, 합격 등 용이 주는 기운을 도로명과 연계해 소망 실현의 관문으로 진안을 홍보하는 데도 활용된다. ‘한승헌로’는 2022년 5.18 국립묘지에 안장된‘시국사건 1호 변호사’ 한승헌을 추모하고, 민주주의의 한 길을 걸어온 그의 여정이 삶의 지침으로 남아 많은 이들의 본보기가 되고자 진무로 일부 구간에 명예도로명을 지정했다. 진안군 관계자는 “이번 명예도로명 지정을 통해 지역의 인물과 역사를 알리고 군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디아스포라·문화 다양성 존중…인천시, 영상 공모전

    디아스포라·문화 다양성 존중…인천시, 영상 공모전

    인천시는 ‘2025년 디아스포라(Diaspora) 영상 공모전’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디아스포라는 특정 민족이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 집단을 형성한다는 의미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9세부터 24세까지 참여할 수 있으며 작품은 3분 미만의 ‘숏폼’과 3~20분의 ‘단편’ 등 두 가지 부문을 접수한다. 주제는 디아스포라의 생활과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담은 영상, 문화 다양성이 일상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조명한 영상, 인천의 명소와 관광지를 소개하는 영상 등이다. 4월 18일까지 출품할 수 있으며 심사를 거쳐 5월 31일 시사회에서 수장작을 발표한다. 시현정 시 여성가족국장은 “이번 공모전이 디아스포라와 문화 다양성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K-콘텐츠 허브 탄생!···순천대,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순천캠퍼스 개소

    K-콘텐츠 허브 탄생!···순천대,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순천캠퍼스 개소

    국립순천대학교가 글로컬 3대 특화분야 육성을 위해 순천시 원도심에 조성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순천캠퍼스(이하 순천캠퍼스)’가 공식 출범했다. 국립순천대는 지난 13일 순천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개소식을 열고, 지역과 연계한 창의인재 양성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이병운 국립순천대 총장,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 정광현 순천시 부시장을 비롯 정영균·서동욱·한숙경 도의원, 강형구 순천시의장과 시의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애니메이션·웹툰·문화콘텐츠 관련 교수진과 학생, 이문재 순천고 교장 등 교육계 관계자들과 성인규 스토리야 대표 등 콘텐츠 기업 관계자와 지역민 등 200여명이 함께했다. 행사에 앞서 참석자들은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하고, 새롭게 조성된 교육 공간을 둘러보았다.  중앙시장에 있는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3층에 문을 연 순천캠퍼스는 최신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제작 환경을 갖춘 강의실과 교수연구실, 행정실, 야외 휴게 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특히 강의실에는 실제 콘텐츠 작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첨단 모니터형 그래픽태블릿 23대가 설치돼 현장감 있는 실습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캠퍼스는 실무 중심의 창의인재 양성을 목표로, 콘텐츠 기업과 협력한 산학 연계 교육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3단계 캠퍼스 육성 로드맵을 기반으로 △테크 애니메이션 기반 인재 100명 양성 △강소지역기업 35개사 육성 △유학생 60명 유치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K-콘텐츠 허브’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민을 위한 ‘애니메이터 양성 과정’을 개설해 연간 200명의 애니메이션 전문가를 육성하고, 국내외 콘텐츠 기업 및 아시아권 교류 기관과 공동 교육·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립순천대학교는 이번 캠퍼스 개소를 계기로 2028년까지 전국 최고 수준의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교육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천시가 추진하는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전략’과 연계해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 모델을 만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1학기부터 고교 교육 연계를 위해 순천고 2·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방송 콘텐츠 제작’ 수업도 진행한다. 개소식에 참석한 이문재 순천고 교장은 “산업계·대학·지역사회가 협력해 지역의 역량 있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조성되어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병운 국립순천대 총장은 “순천캠퍼스 개소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창의인재를 양성하는 시작점이자 지역과의 동반 성장을 상징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지산학캠퍼스 설치까지 도움을 주신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며 “향후 캠퍼스의 성공 운영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립순천대는 지난해 그린스마트팜 고흥캠퍼스와 우주항공 고흥캠퍼스, 그린바이오 승주캠퍼스(순천)를 개소한 데 이어 이번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순천캠퍼스 구축을 완성했다. 오는 27일에는 첨단소재 광양캠퍼스가 문을 열 예정이다.
  • 유럽 인류 진화사 다시 쓰나…140만년 된 ‘얼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유럽 인류 진화사 다시 쓰나…140만년 된 ‘얼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조상 얼굴의 화석 일부가 발견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은 스페인 북부에서 110만~140만년 된 불완전한 두개골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2022년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 지방에 있는 아타푸에르카 유적지에서 처음 발굴된 이 화석은 고대 인류의 왼쪽 광대뼈와 위턱 일부로 이루어져 있다. ‘핑크’라는 별칭이 붙은 이 화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서유럽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핑크는 약 85만년 전 서유럽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안테세소르(Homo Antecessor)보다 더 원시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현대인과 비슷한 신체 비율과 얼굴을 가진 호모 안테세소르에 비해 크고 더 돌출돼 있다. 또한 핑크는 약 190만 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해 거주지를 확장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와 많은 유사점과 일부 차이점을 보였다. 핑크의 얼굴 중앙부는 호모 에렉투스와 비슷하지만 코뼈 구조가 평평하고 덜 발달하여 있는 특징이 있었다. 연구팀은 핑크가 새로운 고대 인류에 속한다고 결론 내리기에 이르다는 점에서 호모 에렉투스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의 ‘호모 아피니스 에렉투스’(Homo affinis erectus)라는 임시 이름으로 명명했다. 연구를 이끈 카탈루냐 인류 고생태·사회진화 연구소 로사 휴게트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서유럽에 살았던 최초의 호미닌(Homonin·초기인류)이 호모 안테세소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유럽에서의 인간 진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주체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 호모 에렉투스와 비슷?…140만년 된 유럽 최고 ‘얼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호모 에렉투스와 비슷?…140만년 된 유럽 최고 ‘얼굴 화석’ 발견 [핵잼 사이언스]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조상 얼굴의 화석 일부가 발견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은 스페인 북부에서 110만~140만년 된 불완전한 두개골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2022년 스페인 북부 부르고스 지방에 있는 아타푸에르카 유적지에서 처음 발굴된 이 화석은 고대 인류의 왼쪽 광대뼈와 위턱 일부로 이루어져 있다. ‘핑크’라는 별칭이 붙은 이 화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서유럽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의 조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핑크는 약 85만 년 전 서유럽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안테세소르(Homo Antecessor)보다 더 원시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현대인과 비슷한 신체 비율과 얼굴을 가진 호모 안테세소르에 비해 더 돌출되고 큰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핑크는 약 190만 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에서 유럽과 아시아로 이동해 거주지를 확장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와 많은 유사점과 일부 차이점을 보였다. 핑크의 얼굴 중앙부는 호모 에렉투스와 비슷하지만 코뼈 구조가 평평하고 덜 발달하여 있는 특징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핑크가 새로운 고대 인류에 속한다고 결론 내리기에 이르다는 점에서 호모 에렉투스와 관련이 있다는 의미의 ‘호모 아피니스 에렉투스’(Homo affinis erectus)라는 임시 이름으로 명명했다. 연구를 이끈 카탈루냐 인류 고생태·사회진화 연구소 로사 휴게트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서유럽에 살았던 최초의 호미닌(Homonin·초기인류)이 호모 안테세소르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유럽에서의 인간 진화 역사에 대한 새로운 주체가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 “자기 결정권으로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 ‘웰다잉 기본법’ 필요”[이순녀의 이사람]

    “자기 결정권으로 품위 있는 삶의 마무리… ‘웰다잉 기본법’ 필요”[이순녀의 이사람]

    웰다잉 문화 왜 중요한가韓 병원서 사망 비율 77% 세계 최고죽음 관련 문제들 능동적 선택 필요사전연명의료의향서 274만명 그쳐내년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10주년인공영양 중단 등 범위 규정 확대자기 결정권 행사할 수 없는 환자‘지정대리인제도’ 도입도 서둘러야죽음 성찰하는 ‘마지막 이기적 결정’유언장 통해 뜻 알리고 삶을 정리가족·사회 도움되는 ‘이타적 결정’치매 대비 ‘부부 쌍방 후견제’ 활용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1024만명)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3년 기준 83.5세. 누구나 최소 20여년의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잘 사는 것(웰빙)을 넘어 잘 나이 들고(웰에이징) 잘 죽는 일(웰다잉)과 관련해 개인은 물론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내 대표적인 웰다잉 운동가인 원혜영(74)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를 만나 초고령 시대에 노년의 주체적인 삶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물었다. 5선 국회의원이자 부천시장을 두 차례 역임한 원 대표는 2020년 정계 은퇴 후 웰다잉 문화 전파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그간의 활동과 소회를 정리한 저서 ‘마지막 이기적 결정’을 출간한 원 대표를 지난 6일 서울 중구 웰다잉문화운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웰다잉 문화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늙기 전에 죽었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짧았기 때문에 굳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러운 죽음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병원에서 사망하는 비율이 77%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마지막 순간까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임종을 맞이한다. 웰다잉은 내가 뜻한 대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죽음과 관련된 일들, 이를테면 연명의료와 장기 기증, 장례 형태, 상속 문제 등을 본인이 사전에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자기 결정권’이 웰다잉 문화의 핵심이다.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죽음이 닥치면 이런 중요한 결정을 자신이 아닌 가족, 의사, 장례업체 등이 떠맡게 된다. 무책임한 일 아닌가.” 원 대표는 19대 국회의원 시절 연명의료를 주제로 한 세미나 참석을 계기로 웰다잉에 관심을 갖게 됐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나 심폐소생술 같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계속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 제기에 깊이 공감한 그는 ‘웰다잉 문화 조성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는 법 제정에 앞장섰다. 2016년 국회를 통과한 ‘연명의료결정법’은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의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직접 문서로 밝혀 둘 수 있게 했다. 2018년 2월부터 시행돼 올해로 7년이 됐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올 2월까지 274만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92%였다. 그에 비하면 실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비율은 저조한 것 같다. “미국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등록한 노인이 65%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높지만 아직까지 실천은 잘 안 하는 실정이다. 막연하게 생각만 할 뿐 닥쳐오지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을 낯설어 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이런 인식과 실천의 간극을 좁히는 게 웰다잉 문화 운동이다.” -내년이면 연명의료결정법 제정 10년이 된다. 개선해야 할 점은.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연명의료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현재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르면 인공호흡 중단은 되지만 인공영양 공급 중단은 안 된다. 미국, 대만, 유럽 다수 국가는 인공영양 및 수분 공급 중단을 연명의료 범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도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환자에게 인공영양 공급을 중단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하지 않은 환자가 의식이 없어서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특정인을 대리인으로 지정하는 ‘지정대리인제도’ 도입도 필요하다.” -조력 존엄사법 제정 논란도 뜨겁다.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국민이 82%라는 설문조사도 있다. “조력 존엄사법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됐다가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다. 이 법은 말기 환자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안락사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자연스럽게 존엄한 죽음으로 이끄는 연명의료결정법의 존엄사와는 의미가 다르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중대한 일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윤리 및 법적인 측면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신중히 검토한 뒤 결정할 사안이라고 본다.” -웰다잉 문화의 한 축으로 유언장 쓰기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하고 가족 간 불필요한 갈등이나 혼란을 예방하려면 유언장을 반드시 써야 한다. 연명의료 여부와 장례 절차, 상속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최근 상속 분쟁이 이혼소송 건수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에는 유언장을 쓰는 문화가 없었다. 일부 지배계층 말고는 자녀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었기에 굳이 유언장을 쓸 이유가 없었다. 1940~50년대부터 부를 축적한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세상을 뜨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상속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유언장을 써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남들도 안 쓰고,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른다는 핑계로 회피한다. 부자만 유언장을 써야 한다고 여기는 것도 편견이다. 규모와 상관없이 자신이 평생 모은 소중한 재산을 내 뜻대로 정리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일본처럼 유언장 공적 보관 제도를 고려할 만하다. 사후에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나누는 ‘유산 기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 좋겠다.” -유언장은 언제,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 “일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은퇴 시점에 한 번쯤 써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의 삶을 정리하면서 현재 자기 삶의 좌표를 점검하고, 새로운 각오로 남은 인생을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유언장은 손 가는 대로 일단 작성해 보라고 얘기한다. 쓰다가 막히면 중단해도 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나중에 찢어 버려도 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번 써 보라.” -장례 문화를 웰다잉의 주요 영역으로 다루고 있는데. “영정 사진, 수의, 관, 제단 꽃장식 등 장례에 관한 항목들을 미리 결정해 놓으면 가족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마지막 배웅을 받을 수 있다. 죽음이 임박했을 때 평소 가까웠던 지인들을 초청해 생전 장례식을 여는 것도 좋은 이벤트다. 기회가 된다면 웨딩플래너처럼 생전 장례식 컨설턴트로 봉사하고 싶다.” -치매도 초고령 시대의 중대 과제다. “요즘 사람들이 암보다 더 두려워하는 병이 치매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10%, 84세 이상은 40%가 치매 환자라고 한다. 치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치매에 걸릴 때를 대비해 자신의 뜻을 잘 아는 사람을 후견인으로 정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 부부 중 한 명이 치매에 걸리면 남은 사람이 후견인 역할을 하는 ‘부부 쌍방 후견 계약’ 제도를 활용하기를 권한다.” -‘웰다잉 기본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가. “초유의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웰다잉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자기 결정권을 통해 삶을 품위 있게 마무리하는 웰다잉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이고 통합을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웰다잉 기본법 제정으로 정부가 종합적으로 웰다잉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책의 제목인 ‘마지막 이기적 결정’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자신의 뜻을 알리는 유언장, 자신이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 마지막에 바라는 돌봄 방식, 스스로 정리하는 삶의 기록, 자신이 원하는 추모 등이다. 삶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이기적인 결정이지만 가족과 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이타적 결정이다.” -웰다잉 운동을 하면서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죽음을 잘 준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내 삶의 영역이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삶을 더 풍요롭고 품위 있게 만든다. 웰다잉 운동을 통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삶을 더 폭넓게 누릴 수 있게 됐다.” 정계 은퇴 후 웰다잉 운동에만 전념해 온 원 대표는 이달 초 국회 연구기관인 국회미래연구원 3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5년간 정치와 선을 긋고 지냈지만 우원식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국가의 중장기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정치 양극화와 극단주의가 극심해진 현상에 대해 원 대표는 “걱정이 크다”면서 “정치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외려 방관하거나 편승하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 원혜영 대표는 서울대 재학 중 민주화 운동으로 세 차례 복역, 두 차례 제적됐다. 풀무원식품을 창업해 6년간 경영했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이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지낸 5선 의원이다. 민선 2·3대 부천시장을 역임했다. 2020년 제20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은퇴하고 웰다잉 전도사로 인생 3막을 시작했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멕시코와 스페인을 잇는 달콤함, 추로스와 초콜릿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멕시코와 스페인을 잇는 달콤함, 추로스와 초콜릿

    길쭉하게 튀겨 낸 추로스는 누가 뭐래도 스페인이 자랑하는 음식 유산 중 하나다. 밀가루와 물, 소금 그리고 기름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추로스는 아침 식사 겸 간식으로 스페인을 비롯한 중남미 스페인어 문화권에서 사랑받는다. 추로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는 초콜릿이다. 이탈리아에서 설탕을 듬뿍 넣은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아침을 연다면, 추로스 문화권에선 따끈하게 튀겨 낸 추로스 한 조각에 핫초콜릿을 곁들여 하루를 시작한다. 튀긴 과자와 초콜릿은 단순해 보이지만 스페인과 멕시코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먼저 추로스의 출생 배경을 살펴보자. 그 기원에 대해선 여러 설이 분분하다. 중세 스페인의 목동들이 빵을 구하기 어려워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겨 낸 것이 시작이라는 설과 포르투갈 선원들이 중국의 튀긴 밀가루 음식인 ‘유탸오’(油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또 스페인에 정착한 무어인들이 즐기던 ‘테울레’(Teules)란 이슬람의 튀긴 디저트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시작은 불분명하지만 16~17세기에 이르러 스페인 전역에서 추로스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추로스에 대한 최초의 문헌 기록이 17세기에 등장하며 이후 스페인 곳곳의 시장과 축제에서 설탕을 뿌린 추로스가 인기 먹거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추로스는 처음에 설탕과 함께했지만 나중엔 초콜릿이란 새로운 동반자를 만나게 된다. 16세기 에르난 코르테스가 아즈텍, 즉 지금의 멕시코 지역을 정복한 후 코코아 열매로 만든 음료인 ‘쇼콜라틀’이 스페인으로 전해졌다. 아즈텍에서는 카카오를 물과 섞어 쓴맛이 강한 음료로 마셨지만 스페인에선 이를 설탕과 계피를 넣어 단맛이 가미된 형태로 변형시켰다. 이후 스페인 궁정과 수도원에서 유행하며 점차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걸쭉하게 만든 초콜릿차는 ‘초콜라테 칼리엔테’라고 불렸고 추로스와 함께 먹는 문화가 귀족을 중심으로 정착되면서 추로스와 초콜릿은 스페인 국민 간식 조합이 됐다. 멕시코는 과거 새로운 스페인이란 뜻의 ‘누에바 에스파냐’라고 불렸는데, 스페인 추로스와 멕시코 초콜릿의 조합은 단순한 음식의 조합을 넘어 두 지역의 결속을 의미하는 새로운 식문화의 탄생으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추로스는 스페인 정복자와 이민자들을 통해 중남미 곳곳으로 전파됐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멕시코뿐만 아니라 쿠바와 남미 여러 나라에서 추로스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됐다는 점도 흥미롭다. 스페인식 전통 추로스는 오로지 밀가루와 물, 소금만 이용해 만들어진다. 속이 비어 바삭하고 담백한 맛을 내며 별 모양의 깔때기를 이용해 표면이 뾰족한 게 특징이다. 별 모양이 아닌 원통형의 두꺼운 추로스는 ‘포라’(Porra)라고 부르며 구분하기도 한다. 반면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에서는 달걀이나 버터 같은 유제품을 넣어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멕시코인들은 추로스를 자기네 국민 간식으로 여기는데 시나몬 설탕을 듬뿍 묻힌 노릇노릇한 추로스 가게를 곳곳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멕시코시티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추로스 가게는 추레리아 엘 모로(El Moro)로 1935년 스페인 내전과 격동의 시대를 피해 멕시코에 정착한 나바라 출신 이민자가 연 곳이다. 멕시코 스타일로 변형된 추로스라기보다는 스페인 전통 방식을 택해 판매하고 있다. 다른 길거리 추로스에 비해 특별히 맛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역사와 전통을 즐기러 갈 만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페인식 전통 추로스는 보통 별다른 속 재료 없이 설탕을 뿌려 먹거나 진한 초콜릿 소스에 찍어 먹는 데 반해 속에 필링을 채운 것도 인기다. 멕시코에서는 캐러멜 소스의 일종인 카헤타(cajeta) 필링이 대표적이다. 카헤타는 스페인의 ‘둘세 데 레체’(dulce de leche)가 멕시코에 들어와 현지화된 것으로 염소젖을 졸여 만든 걸쭉한 우유 캐러멜이다. 이 외에 초콜릿 크림, 바닐라 커스터드, 과일잼 등 지역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필링을 넣은 추로스 렐레노를 만나는 것도 추로스 문화권을 여행하며 만나는 달콤한 재미다. 추로스는 일종의 튀긴 밀가루 음식이라는 점에서 도넛과 유사하다. 단지 반죽을 발효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다.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켜 기름에 튀긴 후 슈거파우더를 듬뿍 뿌린 프랑스의 베녜(beignet)도 도넛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의 퍼넬 케이크(funnel cake) 역시 추로스의 사촌뻘이다. 깔때기처럼 생긴 주전자로 반죽을 지글지글 끓는 기름 위에 소용돌이 모양으로 부어 튀겨 내는데 그 모양새가 추로스를 동그랗게 말아 튀긴 것과 유사하다. 튀르키예와 중동 지역의 툴룸바(tulumba)는 추로스의 미니 버전이라고 할 만큼 만드는 방식이나 모양이 비슷하다. 인도의 잘레비(jalebi)처럼 갓 튀긴 후 설탕 시럽에 담근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추로스는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유행했지만 금세 다른 간식들에 밀려 소리소문 없이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 상황이다. 유행은 돌고 도는 법이니 언젠가 다양하고 창의적인 한국식 추로스를 길거리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임종국 서울시의원 “남산예장공원과 주변 연계 고려해야”

    임종국 서울시의원 “남산예장공원과 주변 연계 고려해야”

    서울시의회 임종국 의원(더불어민주당, 종로2)은 지난 10일 도시계획균형위원회가 주관한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남산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 곤돌라의 설치뿐 아니라 하부 승강장으로 조성하고 있는 예장공원과 주변 도심의 연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7년에 걸쳐 63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남산의 경관을 가리고 있던 옛 중앙정보부 건물과 교통방송 건물터를 남산예장공원으로 조성했다. 예장공원은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시절 아픈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메모리얼 광장, 조선총독부 관사터,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등이 들어선 역사생태공원으로 남산곤돌라의 하부승강장을 겸한다. 지난해 9월에는 이곳에서 남산곤돌라 착공식이 개최되기도 했다. 421억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남산곤돌라는 올해 11월 준공해 내년 봄부터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10월, 서울행정법원이 남산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 7월, 친환경 곤돌라를 도입해 그 수익으로 남산의 훼손된 생태환경을 회복하고 자연경관 탐방로 등 여가공간을 조성한다는 ‘생태와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남산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서울시의회도 2024년 5월, 남산곤돌라 운영수익 전액을 도시재생기금 남산생태여가계정으로 조성해 남산 생태환경 보전사업과 여가공간 조성사업에 활용하도록 한 ‘서울시 남산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를 의결·공포했다. 이는 1962년 이후 63년간 남산이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면서 아무런 공공 기여 없이 교통약자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승강장 주변 교통 정체와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남산케이블카의 독점을 끊어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시민들이 남산을 더 이용하기 쉽도록 개방성과 접근성을 강화함으로써 남산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만큼 커지는 재원을 활용해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여가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공공성이 강화되는 선순환구조를 위한 제도적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임 의원은 “남산곤돌라에 그치지 말고 경복궁에서 종로, 명동역으로 연결되는 관광축과 종묘에서 세운상가, 충무로역, 남산한옥마을로 연결되는 녹지축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하게 될지 고민해 새로운 콘텐츠를 접목함으로써 보행친화 도시, 시민 협력 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환경, 경제, 사회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한,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도올 시국선언 “尹, 최악의 지도자…탄핵 기각은 국가 파멸”

    도올 시국선언 “尹, 최악의 지도자…탄핵 기각은 국가 파멸”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단군 이래 가장 악랄한 지도자”라며 탄핵이 기각될 경우 국가적 파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옥 전 교수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국선언 영상에서 “헌법재판관 단 한 명이라도 기각의 판단을 내린다면 대한민국 헌정질서는 근본적으로 성립하지 않게 된다”며 탄핵이 반드시 인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만장일치로 인용해야 한다”며 “탄핵이 인용되면 윤석열 개인에 대한 훈계에 그치지만 기각될 경우 대한민국 역사 전체에 위헌의 죄악의 씨를 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관 8명의 결정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탄핵이 인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붕괴를 의미한다”며 “우리 민족은 하루라도 빨리 새 역사의 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尹, 헌정질서 거부하는 위헌적 권위의식” 김용옥 전 교수는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이 오히려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과 지지자들은 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판결을 환호하며 기뻐하겠지만 이는 결국 그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란수괴가 활보하면서 국민적 불안감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옥 전 교수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그의 통치 스타일이 “불순한 사적 욕망과 거짓, 위선, 막가파식 독주로 점철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은 헌정질서를 거부하는 위헌적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으며 민본과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지도자”라며 “단군 이래 가장 악랄한 형태로 등장한 지도자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용옥 전 교수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도 “대통령이 돼선 안 될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 쉽게 자리에서 내려갈 수 없는 것”이라며 “내려가면 죽으니까 살아남기 위해 계엄을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엄 선포가 오히려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세계에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계엄을 선포한 순간 윤석열은 역사에서 이미 끝난 인물이 됐다”고 잘라 말했다.
  • 폭싹 속았수다·작별하지 않는다… 제주어가 다시 뜬다

    폭싹 속았수다·작별하지 않는다… 제주어가 다시 뜬다

    “‘폭싹 속았수다’가 완전 속다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드라마를 보니까 ‘무척 수고(고생) 많으셨습니다’라는 의미네요.” 최근 제주도 배경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자 이국적이면서 독특한 제주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멘도롱 또똣’, ‘우리들의 블루스’를 잇는 제주배경 드라마로 제주 사투리 대사가 나와 제주어 열풍을 재현할 조짐이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는 제목부터 제주 사투리여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있다. 마치 표준어 ‘남의 거짓이나 꾀에 넘어가다’란 뜻을 지닌 ‘속다’는 의미로 짐작하지만 제주에선 ‘애쓰다’, ‘수고하다’, ‘욕보다’ 뜻으로 해석되는 대표적인 제주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주의 사계절과 함께 제주 사투리가 곳곳에서 묻어나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아이유와 박보검 주연으로 또한번 제주앓이를 예감하게 한다. ‘하다-핸-하멘-하잰으로 이어지는 시제 활용을 내가 틀릴 때마다 인선은 웃음 띤 얼굴로 교정해주었다. 언젠가 그녀는 말했다. ‘바람이 센 곳이라 그렇대. 어미들이 이렇게 짧은 게. 바람소리가 말끝을 끊어가버리니까.’ 이 문장은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소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나오는 제주어의 특성을 잘 나타내준 표현이다. 제주문학관에서는 15일 오후 2시 문학관 1층 북카페에서 ‘제줏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세상 -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 속 제주어’를 주제로 특별강연이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이다. ‘제줏말 사전’의 저자 김학준 씨를 초청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타난 제주어의 특징과 문학적 가치를 탐구한다. 제주4·3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에서 제주어는 방언을 넘어 제주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역사적 경험을 담아내는 언어적 유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제주 여성들의 강인한 삶과 맞닿아 있는 제주어는 작품의 감성을 한층 깊이 있게 표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 소설에서 4·3의 비극을 상징하는 ‘속솜허라. 숨을 죽이라는 뜻이에요.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는 거예요.’라는 대목에선 비장함마저 묻어나온다. 이번 강연 참가는 무료이며, 11일부터 강연 당일까지 제주문학관 누리집 교육·프로그램 신청란에서 8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김양보 도 문화체육교육국장은 “한강 소설 속 제주어를 통해 우리 언어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주4·3에 대한 기초 이해와 역사 교훈을 주제로 한 콘텐츠 공모도 제주어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도내 초·중·고교생 및 도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는 13일까지 제주어로 4·3표어를 공모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일상생활에서의 제주어 활용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평화·인권 감수성을 함양하고 4·3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어는 현재 점차 사용 빈도가 줄어들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10년 12월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소멸 위기의 언어’ 5단계 가운데 4단계인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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