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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경멸’ 日 DHC, 맥주사업 나섰다가 ‘차별기업 꺼져라’ 뭇매

    ‘한국인 경멸’ 日 DHC, 맥주사업 나섰다가 ‘차별기업 꺼져라’ 뭇매

    # 일본 도쿄도 세타가야(世田谷)구가 지난달 30일 민관 공동으로 지역 브랜드 수제 캔맥주를 출시했다. 이름은 ‘시모키타자와 카오스 맥주’. 서브컬처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해외에까지 이름을 알리고 있는 관내 시모키타자와 지역의 활성화를 꾀한다는 차원이었다. # 그러나 시작부터 말썽이 생겼다. 이 맥주를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가 한국과 재일교포에 대한 극단적 혐오 언동으로 악명 높은 화장품 기업 DHC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29일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에 따르면 ‘시모키타자와 카오스 맥주’의 제조사가 DHC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DHC는 물론이고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세타가야구 당국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트위터에는 ‘#시모키타자와에 DHC 맥주는 필요 없다’, ‘#차별기업 DHC의 상품은 사지 않습니다’ 등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넘쳐났다.특히 세타가야구 당국은 ‘누구라도 성별 등의 차이 또는 국적, 민족 등 다른 사람들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부당한 차별적 취급을 함으로써 타인의 권리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구 자치조례(제7조)를 행정기관 스스로 위반했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이에 구청은 지난 25일 “당국은 맥주 개발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하지 않았으며 제조업체 선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분노의 목소리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관내 주민들과 시모키타자와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혐한 발언으로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시민사회에서까지 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힌 요시다 요시아키(81) 회장의 DHC와 제휴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세타가야구청 관계자는 “맥주가 발매된 후 주민들로부터 제조사에 대해서 문의가 있어 확인해 보았고, 그제서야 비로소 제조회사가 DHC임을 알게 됐다”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DHC라는 이름이 적힌 맥주 캔 포장 디자인을 확정할 때 구청도 참여했다는 점에서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요시다 회장의 혐한 언동은 수위와 빈도에서 다른 우익 인사들과 차원을 달리 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을 위해 혐오하고 경멸해야만 하는 한국계 유명인사의 실명을 언론에 공개하려고 했는데 신문사와 방송사가 강하게 거부해 좌절됐다”며 “일본의 중추를 한국계가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9년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자 그의 혐한 활동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특히 자회사 DHC TV에 소설가 햐쿠타 나오키 등 극우 성향 인사들을 출연시켜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는 한국을 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도록 분위기를 조장했다.DHC는 결국 한국내 불매운동에 무릎을 꿇고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철수했다. 요시다 회장은 지난해 4월에는 자신의 한국인 혐오 문제를 취재한 NHK에 대해 ‘일본 조선화의 원흉’, ‘일본의 적’으로 비방해 일본 공영방송으로 전선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지난 3월 요시다 회장에게 “차별적 언동은 인권침해에 해당하므로 이를 반복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경고문과 조사보고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이번에 물의를 빚은 세타가야구는 주민 94만명으로 도쿄도 60여개 자치단체 중 인구 기준으로 가장 큰 자치단체다.
  • “中 잘 안다는 착시가 패착… 한중수교 30년 맞아 정밀검진 받아야” [평화연구소의 창]

    “中 잘 안다는 착시가 패착… 한중수교 30년 맞아 정밀검진 받아야” [평화연구소의 창]

    “수교 30주년을 맞아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정밀 검진을 받아 봐야 하는 시점입니다. 지금까지 일부 문제가 돌출했던 적은 있지만 잘 봉합했고, 잘될 것이라고 낙관만 하고 있어서죠.” 미래 건강한 한중 관계를 위해서는 현시점에 종합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이동률(61) 동덕여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지적했다. 수교 직전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생활을 했고 30년 가까이 한중 관계, 우리의 공공외교를 지켜본 그의 연구실을 25일 찾아 수교 30년의 족적과 문제점, 역대 정부의 대중 정책 문제점, 두 나라 국민들의 반감 원인 등을 짚어 봤다.이 교수는 특히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미동맹 강화 못지않게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중 수교와 관계 발전의 주요 동력이기도 했던 중국과의 교역에서 한국의 비중이 갈수록 줄고 본격적으로 열리는 중국의 소비재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시점에 기업과 정부가 얼마나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과의 협력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양국 관계를 건강지수로 매긴다면. “기준점이 없어 얘기하기 어려운데 한중 관계가 역사의 기로에 서 있으며 정밀 검진을 받아 봐야 하는 시점임은 분명해 보인다. 한중 관계 30년 역사에 누적된 문제를 미래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리셋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만성적인 갈등, 서로를 부정하는 단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은 양국 정부 모두 안정적 관계 유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새 정부가 한미동맹 재건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에 상응해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협력의 동력을 생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한중 관계 30년은 외화내빈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경제협력과 인적 교류가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 맞다. 그런데 최근 국제 경제 환경의 변화, 중국 산업의 고도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기존 방식에 의존한 한국의 대중 경제 진출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문화 및 인적 교류 역시 상호 반감 정서로 인해 위축되고 있다. 비약적 성장을 견인해 온 협력의 동력은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반면 양국 관계의 내실화는 충실히 이루어지지 못해 갈등과 대립을 해결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은 매우 취약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문제없다고 보는 것 같다. “수교 이후 비교적 단기간에 비약적 발전을 이뤘기 때문에 만들어진 역설이자 착시현상이다. 그동안에도 양국 관계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신호가 여러 차례 나왔다. 그렇지만 문제의 본질을 성찰하고 근원적인 치유를 하기보다 경제교류라는 큰 흐름에 편승하면서 급하게 봉합해 왔다. 마늘 분쟁, 동북공정 그리고 사드 갈등 모두 양국 관계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였지만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 이제는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만큼 더욱 근원적인 치유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지금도 다시 사드 갈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과 방안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 -사드 갈등 때보다 더 복잡해진 것 같다. “한중 관계 30년에 가장 큰 변화라면 양국 관계가 양자 차원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중국의 국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커지면서 미중 간 경쟁과 대립도 비례해 격화됐다. 중국의 대외 전략 중심이 미중 경쟁과 대미 외교로 전환됐다. 중국은 한국을 미국의 동맹국으로 인식해 접근하고 있고 경협 대상으로서 한국의 가치는 줄고 있다. 수교 초기 중국은 한국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여기고 경제협력 파트너로 중요시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중 경쟁의 틀에서 주변 나라들을 인식하며 전략을 구상한다. 이에 따라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한중 관계는 미중 관계와 중국의 대미외교에 영향을 받아 유동적이 되고 있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강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한반도에서 미중 경쟁과 대립의 영향을 확장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중국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것 아닌가.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오랜 교류의 경험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비슷해 아주 익숙하거나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일종의 ‘이웃 신드룸’이 있어 중국의 변화와 내부 사정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오해와 왜곡이 쉽게 확대되고 반중, 반한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미중의 경쟁이 고도화되는데 특히 한중 간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매우 중요하다. 두 나라 모두 희망적 예단과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상대에 대해 쉽게 요구하고 압박하면서 관계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할 여지가 많다.” -새 정부의 대중 접근에 문제점은 뭔가. “한중 관계는 앞서 얘기한 대로 미중 관계 등 외생 변수에 민감한데도 관계 내실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 갈등과 대립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새 정부가 한미동맹 재건을 적극 추진할 경우 미국은 중국 견제와 압박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중 간에는 전략 소통 채널이 있기는 했지만 갈등이 발생하면 모든 대화가 단절돼 왔다. 현재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효율적인 채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두 나라 국민 정서가 최악인 상황에 있어 갈등이 확대 재생산될 여지가 많다. 아울러 중국과의 대립과 갈등을 피할 수 없다면 이에 대응할 치밀한 전략, 정책 수단과 레버리지(지렛대)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중 관계의 양자 차원에서는 경제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고 두 나라 국민들의 반감 정서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울러 북한 및 북핵 문제에서의 중국 역할의 재설계가 필요하고 미중 대립의 한반도 영향과 그로 인한 양국 간 갈등 여지를 관리해야 하는 복합적인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국 정책은 정치, 안보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 환경, 과학기술, 문화, 인문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외교 부처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련 부처 간 긴밀한 협의와 협조 아래 기획되고 결정돼야 한다. 이미 양자 차원을 넘어 국제구조와 환경에 취약한 관계로 변화한 만큼 한미동맹, 한일 관계, 남북 관계, 북핵, 통일정책 그리고 국내 정치, 경제 상황 등에 대한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대중 외교정책과 전략을 설계하고 전개해야 한다.” -중국이 정확히 바라는 것은. “중국은 한국이 미국과 동맹 관계라는 데 불변의 현실이라는 것을 수교 당시 수용했다. 중국은 한미동맹 자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일차적으로는 한반도의 안정을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압박의 국제연대에 참여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이른바 ‘상호존중’을 언급한 것은 중국의 이런 기대와 요구가 담겨 있다. 시진핑 정부는 3연임을 결정하는 하반기 20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체제 안정과 통합에 예민해 있다. 한국과의 갈등을 회피하려 하며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중 관계를 관리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중국의 ‘핵심이익’에 손상을 준다고 판단하게 되면 시진핑 체제의 경직성에 예민한 시기가 더해져 유연한 태도를 취할 여지가 많지 않다.” https://peacemaker.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426500006로 이어집니다.
  • 文 “한동훈, 검수완박 저지 표현 위험하다… 조국 수사 방식 공교로워”

    文 “한동훈, 검수완박 저지 표현 위험하다… 조국 수사 방식 공교로워”

    MB·김경수·정경심 사면 여론 주시“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권한은 없다” 5월 9일 오후 6시 청와대서 퇴근“마지막 날 靑 퇴거 신구 갈등 아냐” “조국 잘못 벌 받는 게 맞다고 해도장관 발탁 돼 그런 상황 안타까워”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종교계와 정치권 등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교수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을 두고 “사면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이 전 대통령과 정 전 교수 등의 사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사면은 사법 정의와 부딪칠 수 있어 사법 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하며, 결코 대통령의 특권일 수는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사면 요청이 각계에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민 지지 또는 공감대 여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다. 원론적으로만 답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사면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론적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것은 고민 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인 다음달 9일 일정도 처음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6시 업무를 마치고 퇴근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신구 정권 간 갈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리는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역사 또는 청와대 역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에 청산한다는 의미로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라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현 대통령 당선인을 검찰총장에 기용했던 인사를 후회하는지, 조 전 장관에게 여전히 마음의 빚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는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은 “나중에 회고록에서나 해야 할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인사에 있어서 때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이번 선거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점에 대해서는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에서 여권의 ‘부담’이었다고 문 대통령이 평가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과 관련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힘을 실은 문 대통령은 JTBC에서 방영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특별대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수완박 법안을 “막겠다”는 취지로 표현한 것과 관련해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식의 표현을 쓰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 당시 마음의 빚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는데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분들이 잘못한 게 있어서 벌을 받는 게 맞다고 하더라도 결국 우리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이 되고 하는 바람에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 안타까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조 전 장관에 대한 강력한 검찰 수사가 이어졌던 것에 대해서는 “그 당시 흐름을 주도한 게 차기 대통령(윤석열)이기 때문에 제가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며 “시점과 수사 방식이 공교로운 부분이 많아서 그게 목적이나 의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아직은 단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 文 “조국 사태 송구” 정경심 사면 보류…“‘靑시대 끝’이 청산은 아냐”(종합)

    文 “조국 사태 송구” 정경심 사면 보류…“‘靑시대 끝’이 청산은 아냐”(종합)

    ‘조국에 마음의 빚 있나’ 묻자“국민 눈높이 맞지 않은 인사 있었다”“사면, 국민지지·공감대가 판단 기준”“5월 9일 오후 6시 청와대서 퇴근 계획”“마지막날 밤 靑 외부서 보내는 것 안 불편해”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여전히 마음의 빚이 있는지 묻자 “인사와 관련해 때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그것이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사면 등에 대해서는 국민 공감대가 판단 기준이라며 일단 보류 입장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5월 9일 18시, 업무를 마치는 퇴근 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며 임기 마지막 날 스케줄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퇴임 전 청와대에서 한 출입기자단과의 마지막 간담회에서 임기 중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현 대통령 당선인을 검찰총장에 기용했던 인사를 후회하는지, 조 전 장관에게 여전히 마음의 빚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깊은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하는 것은 그렇고 다음으로 미뤄두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 당시 조 전 장관이 장관에 임명된 후 고초를 겪었다는 말과 함께 “마음의 빚”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었다.‘정경심·MB 사면 요구’에“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권한 아냐” 문 대통령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을 두고 “사면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면은 사법 정의와 부딪힐 수 있어 사법 정의를 보완하는 차원에서만 행사돼야 한다”면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지만, 결코 대통령의 특권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언급은 최근 각계에서 요구하는 인사들의 사면에 당장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은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통합을 이루려면 양 진영의 상징적 인사들을 사면할 필요가 있다며 청와대에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 탄원서를 전달했다. 또 건강 악화 우려 등을 이유로 정 전 교수의 사면도 요청했다.  정 전 교수는 딸 조민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조씨의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와 2차 전지 업체 WFM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함으로써 재산상 이익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 총 15가지 죄명으로 기소됐다. 지난 1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1·2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유죄로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이후 조민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고려대 입학이 취소됐다. 문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그분들의 사면이 사법 정의를 보완할 수 있을지, 사법정의에 부딪힐지 판단하는 것은 전적으로 국민의 몫”이라면서 “국민의 지지나 공감대가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면을 단행한다면 임기 종료 전날이자 석가탄신일인 다음 달 8일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석가탄신일 전까지는 국민의 여론을 살핀 뒤 최종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종교계가 사면을 건의한 인물들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그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문 대통령도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에 계속 선을 그었지만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구실로 12월 24일 전격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결정했었다.尹집무실 이전에 “靑 부정 평가 때문에靑시대 끝낸다면 역사 왜곡·성취 부인”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데 따라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리는 데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역사 또는 청와대 역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 때문에 뭔가를 청산한다는 의미로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저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의 공과 과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그 역사를 청산의 대상으로 여긴다면 맞지 않는다”고 부연했다.“靑 퇴거 시점에 ‘신구 정권 갈등’표현이라고 하지 말아 달라” 간담회에서 밝힌 일정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다음 달 9일 오후 6시에 퇴근하고 나면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보내고, 다음날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로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내려가게 된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5월 9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이튿날 오전 10시 30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으나 문 대통령의 실제 스케줄은 이와 다르게 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라면서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청와대 당직이 근무하면 되고 저는 업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퇴거 시점 때문에) ‘신구 정권 간 갈등’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퇴임 후 생활을 두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하루에 한 번씩 시골까지 찾아온 분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그렇게 안 할 것”이라면서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일부러 그런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 [사설] 한일 관계 정상화, MB 정부 전철 밟지 말아야

    [사설] 한일 관계 정상화, MB 정부 전철 밟지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하는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어제부터 닷새 일정으로 일본 방문에 나섰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이들 7명의 대표단은 일본 외무성을 비롯해 행정부와 국회, 재계 인사 등을 만나 대북 정책과 양국 관계 복원 방안 등을 협의한다. 정 단장은 어제 출국에 앞서 “장기간 방치돼 온 한일 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윤 당선인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등을 내걸고 관계 회복의 의지를 피력해 왔다. 그러나 골 깊은 양국의 외교적 대립은 의지만으로는 당장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전히 영토 및 역사 문제가 관계 경색의 뿌리로 작용하고 있고 한국은 6·1 지방선거,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양국 내 반일·혐한 분위기도 높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범한 기시다 일본 내각이 과거사를 미화·왜곡하는 움직임을 이어 가는 것부터가 커다란 변수다. 일본은 최근 ‘2022년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반복했고,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선 조선인 징용자와 관련해 일본 고교 교과서의 ‘강제연행’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부끄러운 과거사를 감추려는 일본 정부의 퇴행적 역사관이 걸림돌로 작용해선 안 된다. 일본이 우리의 양보만을 요구한다면 관계 개선은 쉽지 않다. 일본 정부는 내부의 혐한 정서에 편승하는 언행을 자제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가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도 임기 초 한일 관계 회복을 서둘다 파국을 초래했던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과거사에 대한 대승적 화해 노력과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발전적 협력을 조화시키는 지혜를 강구하기 바란다.
  • [사설] 한일 관계 정상화, MB 정부 전철 밟지 말아야

    [사설] 한일 관계 정상화, MB 정부 전철 밟지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하는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어제부터 닷새 일정으로 일본 방문에 나섰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이들 7명의 대표단은 일본 외무성을 비롯해 행정부와 국회, 재계 인사 등을 만나 대북 정책과 양국 관계 복원 방안 등을 협의한다. 정 단장은 어제 출국에 앞서 “장기간 방치돼 온 한일 관계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윤 당선인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등을 내걸고 관계 회복의 의지를 피력해 왔다. 그러나 골 깊은 양국의 외교적 대립은 의지만으로는 당장 출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전히 영토 및 역사 문제가 관계 경색의 뿌리로 작용하고 있고 한국은 6·1 지방선거,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양국 내 반일·혐한 분위기도 높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범한 기시다 일본 내각이 과거사를 미화·왜곡하는 움직임을 이어 가는 것부터가 커다란 변수다. 일본은 최근 ‘2022년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반복했고,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선 조선인 징용자와 관련해 일본 고교 교과서의 ‘강제연행’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부끄러운 과거사를 감추려는 일본 정부의 퇴행적 역사관이 걸림돌로 작용해선 안 된다. 일본이 우리의 양보만을 요구한다면 관계 개선은 쉽지 않다. 일본 정부는 내부의 혐한 정서에 편승하는 언행을 자제하는 등 신뢰 회복을 위한 가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도 임기 초 한일 관계 회복을 서둘다 파국을 초래했던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과거사에 대한 대승적 화해 노력과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발전적 협력을 조화시키는 지혜를 강구하기 바란다.
  • [책꽂이]

    [책꽂이]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틱낫한 지음, 정윤희 옮김, 센시오 펴냄) 존경받는 영적 스승이자 종교 지도자, 평화운동가였던 틱낫한 스님의 유고작. 80여년 동안 선불교의 승려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와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그가 상처 입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와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에 건네는 사랑과 불안, 고통에서 벗어나는 마음 수련 메시지를 담았다. 352쪽. 1만 7800원.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안톤 숄츠 지음, 문학수첩 펴냄) 1994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뒤 20년이 넘도록 한국에서 사는 ‘독일 기자 아저씨’는 여전히 한국 사회와 사람들에게 궁금한 것이 많다. 많은 개발도상국이 꿈꾸는 롤 모델이자 세계의 최신 트렌드를 이끄는 나라가 됐지만 자살률은 늘어나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한국인들의 행복을 응원하며 진심 어린 눈으로 날카롭게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272쪽. 1만 3000원.한없이 가까운 세계와의 포옹(수시마 수브라마니안 지음, 조은영 옮김, 동아시아 펴냄)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불쾌감을 준다며 경계하도록 교육되고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촉각은 실제로 많은 힘을 지닌 감각이다. 인도 출신으로 미국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저자가 스스로의 경험에 더해 오해받는 촉각에 대한 과학적 변론을 펼친다. 이어 안전한 신체 접촉 문화야말로 ‘포스트 코로나’에서 우리가 되찾아야 할 진짜 일상이라고 강조한다. 328쪽. 1만 7000원.성경 속 상징(허영엽 지음, 가톨릭출판사 펴냄)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인 허영엽 신부가 성경 속 자연과 동물, 사물, 신체, 감정, 문화적 상징 등 110가지에 달하는 ‘상징’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한다. 오랜 시간 인간의 언어로 다듬어진 성경 안에서 다양한 시대의 역사와 사회, 문화, 관습, 풍속들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10~15세 미래 진로 로드맵(최연구 지음, 물주는아이 펴냄) 4차 산업혁명, 에듀테크, 뉴노멀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부모들은 자녀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까. 미래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변화무쌍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아이의 진로가 걱정인 초중등 학부모를 위해 방향타를 제시한다. 248쪽. 1만 5000원.독도와 대마도가 한국 땅인 이유(이부균 지음, 한국독도연구원 펴냄) ‘한국 독도 어떻게 지킬 것인가’(2010)에 이어 ‘대마도 어떻게 찾을 것인가’(2013)를 냈던 한국독도연구원에서 각종 사료를 바탕으로 독도와 대마도를 둘러싼 일본의 역사 왜곡의 오류를 짚는다.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국 시대는 물론 고려와 조선을 거쳐 일본 메이지유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자료로 독도와 대마도가 ‘일본 땅이 아니었음’을 설명한다. 340쪽. 1만 2000원.
  • [정재정의 독사만평] 日 역사교육 비판, ‘숲’을 봐야/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日 역사교육 비판, ‘숲’을 봐야/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세계에서 한국만큼 일본의 역사교육에 관심을 갖는 나라는 없다. 일본에 국가와 역사를 뺏긴 쓰라린 경험에 짓눌려 교과서가 한국 관련 사안을 어떻게 기술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마다 3월 말쯤 되면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주한 일본 외교관을 불러 역사 왜곡 중단과 시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비판이 항상 정곡을 찌르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역사교육이라는 숲은 보지 않고 한국 관련 기술이라는 나무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발표한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한 한국의 대응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아쉬운 노릇이다. 먼저 일본이 단행한 고등학교 역사교육의 개혁 내용이 뭔지부터 살피고 파장을 짚도록 하자.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8년 10월 고등학교 학습지도요령을 대폭 개편했다. 학습지도요령은 교육의 내용과 방향을 전반적으로 규정할 뿐만 아니라 교과서 검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수업이나 교과서 제작에서 지침서와 같은 존재다. 일본은 대개 10년 주기로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한다. 이번 개정은 교육의 3대 지주로 지식·기능, 사고력·판단력·표현력, 학습력·인간성을 표방하고, 교육 방법으로 ‘주체적·대화적 심화 학습’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역사교육의 편제·목표·방법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첫째, 역사교육의 과목으로 ‘역사총합’, ‘일본사탐구’, ‘세계사탐구’를 개설했다. ‘역사총합’은 1학년 필수과목(2단위)인데, 주로 18세기 이후 일본사와 세계사를 융합한 주제로 구성한다. ‘일본사탐구’와 ‘세계사탐구’는 2·3학년 선택과목(3단위)인데, ‘역사총합’을 공부한 다음 통사(通史)를 더 깊게 학습하는 과정이다. 둘째, 역사교육의 목표를 사회적 사건·현상을 역사적 관점과 사고로 파악하는 방식을 활용해 과제를 근본적으로 파고들거나 해결하는 데 두었다. 부연하면 활동 학습을 통해 넓은 시야로 서서 세계화하는 국제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평화롭고 민주적인 국가·사회의 쓸모 있는 형성자에게 필요한 공민으로서의 자질·능력을 육성한다. 셋째, 역사교육의 방법은 교사가 교과서에 따라 학생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의문을 갖게 함으로써 다면적·다각적으로 자료를 해석하거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도록 지도한다. 곧 정해진 형태의 역사를 지식으로 배우는 게 아니라 역사에서 지혜를 얻는 방법을 익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사적 능력을 함양한다. 그런데 새 학습지도요령은 일본 중심의 역사교육과 애국심의 함양을 무척 강조한다. 게다가 일본 각의는 ‘정부가 하나로 정리한 견해를 따르라’고 요구하고, 일본군의 관여와 강제성을 약화시킨 용어(‘위안부’, ‘징용’ 등) 사용을 결정했다. 이로써 교과서에서 침략·지배에 관한 기술은 줄어들고, 교과서 검정에서 ‘근린제국 조항’(근현대사에서 이웃 나라 국민감정이나 국제 이해·협력 사항의 배려)은 껍데기만 남았다. 일본 정부의 이런 조처는 ‘다면적·다각적으로 자료를 해석하거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능력을 기른다’는 새 역사교육의 핵심 목표·방법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다. 한국이 이 점을 들어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를 비판했더라면 좀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국가 운명을 짊어질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 주려는 욕망이 특히 강하다. 해마다 되풀이하는 ‘교과서 싸움’도 실은 그 충돌에서 비롯한다. 한일은 소모적 대결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역사대화를 활성화하는 게 좋겠다. 이를 통해 양국 청소년에게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제시하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 [열린세상]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열린세상]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김경민 한양대 명예교수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일 관계가 미래 지향적으로 바뀔 조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대단히 옳은 판단이다. 한일 관계의 지나간 역사를 보면 일본의 식민지배, 교과서 왜곡,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문제 등 한국은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를 줄기차게 해 왔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과도 해 왔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같은 일본 지도자들 다수는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다. 참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한일 관계다. 이 역사의 과정을 바라보면서 필자가 느끼는 일본의 사죄는 지금까지 해 온 입장 표명을 넘어선 수준, 즉 한국이 만족할 만한 사과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그런 나라다. 독일처럼 나치 희생자들에 대한 사죄를 지금도 계속하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일본과 미국의 대학 강단에 서면서 느끼는 필자의 일본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일본보다 강한 나라에는 굴종하고 힘이 약하다 싶으면 지배하려 한다. 일본의 이런 모습을 보며 한국이 힘이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것은 억울한 식민지배를 당한 한국이 뼛속 깊이 새겨야 할 역사의 교훈이다. 그럼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는 어떻게 돼야 하는가. 첫째, 미래의 한일 관계는 과거사의 수렁에 빠져서는 안 된다. 독일처럼 잘못된 역사를 참회하지 못하는 일본에 과거사를 직시하라는 직언은 계속 하면서 일본을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 이끌고 나가야 한다. 세계를 둘러봐도 일본만 한 경제협력 파트너는 드물다.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인 일본을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 하는 한국이 도우면서 더욱더 큰 경제성장을 이루어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일본에 대한 실용외교이다. 두 번째는 일본을 한미 관계와 연계하는 안보 파트너로 끌고 나가야 한다. 일본은 말이 자위대이지 한국보다 무기체계가 우수하다. 북한 김정은이 무서워한다는 F35 전투기도 한국은 60대가 목표지만 일본은 147기를 갖게 된다. 전자파 전투, 통신 감청과 레이더 기술 등에서도 한국보다 질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중단되지 않고 유지돼야 한다. 물론 일본도 한국에 대한 소재, 부품, 장비 등의 수출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2025년까지 첩보위성을 10기 보유하게 돼 있어 한국의 4기보다 훨씬 더 자주 북한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이 일본과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것은 그 내용과 폭에 있어서 교류를 확대하는 게 바로 실용외교다. 세 번째는 미래를 살아가야 할 청소년 교류를 더욱 늘려야 한다. 미래를 열어 갈 젊은이들이 자주 교류하면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한일 관계는 지금의 젊은이들이 누려야 할 세상이다. 선대들의 군국주의로 패망한 일본은 미국의 통치시대를 거치면서 민주화에 성공했다. 시장경제를 강조하는 국가의 가치관도 유지되고 있어 한국에 잘 맞는 가치관을 가진 나라다. 일본은 주요 선진국(G7) 멤버다. 한국이 ‘G8’에 들어가려면 국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과거사에 매몰된 한일 관계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 한일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나’라는 일본 NHK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일본인이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만큼 지난 5년의 한일 관계는 엉망이었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관점에서 생각해야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가 열린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힘이 더 강해져야 일본이 한국의 역사적, 경제적 요구를 더 잘 수용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 한덕수·박보균, 2013년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 논란

    한덕수·박보균, 2013년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 논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013년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일본 정치인들의 ‘위안부’ 망언으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을 시기 큰 행사에 다녀온 것이어서 두 사람의 대일 의식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을 지적하면서 “2010년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시작으로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보수정당·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참석하며 매년 국민들로부터 막대한 비판을 받았던 바로 그 자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자리에 현재의 총리,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다녀갔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 시점에서 일왕의 생일을 축하하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을 국무위원 후보자로 추천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되물었다. 또 박 후보자가 한 칼럼에서 일본 국민과 우리 국민을 비교하며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을 낮춰 이른 점을 들어 “이 ‘환장의 조합’ 결과로 일본이 우리를 국제관계의 호구처럼 보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 청문회 준비단은 “한 후보자는 2013년 한국무역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며 “한일 양국의 불행한 과거사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양국의 무역 규모를 생각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중앙일보 대기자였으며 아베 정권의 역사 왜곡·역주행을 집중 취재 중이었고 일본인이 어떻게 일왕 생일을 다루는지를 현장 확인하기 위해 갔다”고 해명했다.
  • 한 줌의 재가 되고 한 맺힌 편지 쓰고…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 특별전

    한 줌의 재가 되고 한 맺힌 편지 쓰고…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 특별전

    4·3진상규명운동의 기폭제가 된 다랑쉬굴 유해발굴 이후 30여 년의 시간을 증언하는 사진과 영상, 자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고희범)은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을 맞아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9월 30일까지 제주4·3평화기념관 2층에서 “다랑쉬굴 유해발굴 30주년 특별전 다랑쉬 3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제주시 북제주군 구좌읍 세화리 2608-6 일대에 소재한 다랑쉬굴은 4·3사건 당시인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 종달리 주민 11명이 피신해 살다가 굴이 발각되어 집단희생 당한 곳이다. 이 날 군경민 합동 토벌대는 다랑쉬오름 일대를 수색하다가 이 굴을 발견했다. 토벌대는 수류탄 등을 굴 속에 던지며 나올 것을 종용했으나, 나가도 죽을 것을 우려한 주민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토벌대는 굴 입구에 불을 피워 연기를 불어넣었고 굴 입구를 봉쇄했고, 굴 속의 주민들은 연기에 질식되어 하나 둘 죽어갔다. 더 기가 막힌 건 1992년 4월 1일 공개한 11구의 희생자 유해는 45일만인 5월 15일 한줌의 재로 변해 바다에 뿌려졌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다랑쉬굴은 유해들이 밖으로 꺼내진 뒤, 나머지 유물들을 그대로 남긴 채 입구가 콘크리트로 봉해졌다.이번 특별전은 ‘언론이 본 다랑쉬굴 유해발견’으로 당시 언론 자료를 스크랩한 패널 전시 뿐 아니라 유해들이 한 줌의 재가 돼 뿌려지는 과정, 굴 내부의 모습과 서둘러 치러진 장례식 모습도 전시된다. 특히 다랑쉬굴에서 아버지와 삼촌을 잃은 유족의 한 맺힌 사연을 담은 친필 편지를 비롯, 경찰과 행정기관의 다랑쉬굴 역사 왜곡을 담은 다랑쉬굴 회의록, 다랑쉬굴 발견 유골 인도 계획이 원본으로 전시된다. 박경훈 특별전 전시 총감독은 “다랑쉬굴 유해 발견·발굴의 중요성을 기억하고, 4·3 문제 해결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한편 과거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 국내 베이커리서 ‘파오차이’ 표기…서경덕 “잘못된 표기 바로잡아야”

    국내 베이커리서 ‘파오차이’ 표기…서경덕 “잘못된 표기 바로잡아야”

    국내 유명 베이커리가 출시한 신제품에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된 것과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질타했다. 11일 서 교수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해당 베이커리는 ‘납작 김치고로전’ 상품명을 중국어로 ‘泡菜炸煎餠’이라고 번역했다. ‘파오차이’(泡菜)는 양배추나 고추 등을 염장한 중국 쓰촨(四川) 지역의 절임 식품으로, 서양의 ‘피클’에 가까운 음식이다. 앞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음식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辛奇)로 명시했다. 이를 두고 서 교수는 “지난해 한 편의점에서 주먹밥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큰 논란이 됐는데, 최근 많은 팔로워가 공통으로 유명 베이커리의 신제품에서 같은 오류를 제보했다”며 “또다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특정 회사를 비방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있는 잘못된 표기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이 지속적으로 ‘김치 공정’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의 김치 왜곡 등을 그는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빗대 ‘김치 공정’이라고 불렀다. 동북공정은 고구려와 발해까지 중국의 역사로 만들려는 중국의 역사 왜곡을 일컫는다. 서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국의 왜곡을 바로잡아야만 한다”며 “특히 중국 측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표기 역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쪼록 기업, 공공기관, 민간부문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상경한 시골 누이들 응어리 치유… 왜색 누명 쓰고 퇴출 ‘비운의 명곡’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상경한 시골 누이들 응어리 치유… 왜색 누명 쓰고 퇴출 ‘비운의 명곡’ [이호섭의 트로트 숨결]

    김기 감독의 동명 영화 주제가 대학생과 사랑한 섬처녀 애환 이미자 만삭의 몸 취입 ‘대히트‘ 향토 냄새 풀풀 구슬픈 민요조 1965년 객관적 준거 없이 금지 ‘트로트 비하’ 엘리트 의식 소산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또 한 번 세상이 떠들썩하다.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조선인 강제동원’과 ‘종군 위안부’, ‘독도 영유권’에 관한 왜곡을 보면서 불현듯 ‘왜색 가요’라는 죄명을 뒤집어쓴 채 대중과 격리됐던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한산도 작사·백영호 작곡)를 떠올리게 된다.●여공·식모·호스티스 설움 대변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 아가씨’는 동아방송의 라디오 드라마 ‘동백 아가씨’(1963)를 각색해 이듬해 김기 감독이 메가폰을 든 동명 영화의 주제가다. 영화는 신성일과 엄앵란이 주연을 맡았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과 사랑에 빠진 섬처녀가 임신을 하게 돼 서울로 찾아가지만, 대학생은 유학을 떠나고 없다. 섬처녀는 자살을 기도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술집 호스티스가 된다. 술집 바의 이름이 동백(冬柏)이다. 당시에는 서울이라 해도 공장이 많지 않아 도시로 유입된 농촌과 도서 지역 출신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여성들의 일자리는 더욱 귀했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여성들은 1964년 서울 구로에 조성된 수출산업공단에 봉제공 또는 가발 제작공으로 취직했지만, 이런 자리마저 얻을 수 없었던 젊은 여성들은 ‘식모’라고 불렸던 가사 도우미나 ‘레지’라고 불리는 다방 아가씨로 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모진 수모 속에 하루하루를 연명해 가던 소위 직업여성들은 ‘동백 아가씨’의 노래 가사를 자신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슴 깊은 곳의 응어리를 토해 내며 함께 울었다. 너무도 슬프고 분할 때 차라리 펑펑 울고 나면 그렇게 속이 후련할 수 없다. 눈물은 패배가 아니라 마음속 응어리진 찌꺼기를 걸러 내는 정화수다. 그리고 눈물이 씻어 내린 그 상처에서 새살이 돋는다. 그럼에도 어떤 이는 ‘동백 아가씨’와 같은 트로트를 “절망감과 패배감, 주체의 무력함과 자학의 태도를 드러낸다”며 평가 절하한다. 눈물을 흘리는 것이 힘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용기를 북돋는지 고찰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평가다. 이런 차디찬 마음에서 소위 ‘왜색 논쟁’이 만들어지고 전파된다.●이미자 1959년 ‘열아홉 순정’ 데뷔 이미자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했다. 1964년 만삭의 몸으로 취입한 ‘동백 아가씨’가 크게 히트하자 이를 기폭제로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 등을 히트시키면서 ‘엘레지의 여왕’이라는 호칭이 붙을 만큼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KBS 자료실에 따르면 1991년까지 이미자가 취입한 노래는 2064곡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국민적인 애창곡만 해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전후 일본인의 정신적 양식이 가수 미소라 히바리였다면 6·25전쟁의 후유증으로 신음하던 당시 한국인의 정신적 양식은 이미자였다. 이런 이미자의 노래들이 1965년부터 갑자기 차례차례 ‘왜색 가요’ 또는 일본곡의 ‘표절’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방송에서 퇴출되는 수난을 겪는다. 방송윤리위원회와 예술윤리위원회가 ‘왜색’이라는 이유로 국민들이 애창하던 노래를 금지시킨 것이다. 왜색이란 무엇인가. 대체로 ‘일본풍을 느낄 수 있는 어떤 느낌’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 텐데, 그러려면 ‘일본풍은 무엇이다’라는 객관적인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객관적인 판단 준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청와대에서도 불렸던 금지곡 ‘동백 아가씨’는 당시 서울대 의대 공연장에서, 베트남 전장에서, 산업 현장에서, 심지어 청와대에서까지 직업·계층·지위·성별에 관계없이 폭넓게 불렸던 가요였다. 1964년 9월 15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동백 아가씨’를 “향토 냄새 풍기는 구슬픈 민요조”라며 “외래 팝송의 물결을 헤치고 오랜만에 민요가 히트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즉 이 기사가 나올 때만 해도 우리 민요조의 노래라고 국민들이 느끼고 있던 것이다. 동아일보뿐 아니라 한국일보(1964년 12월 3일자), 주간한국(1965년 8월 15일자) 등에서도 ‘동백 아가씨’를 우리 민요풍이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이듬해 느닷없이 왜색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당시 정치권에서 ‘동백 아가씨’를 퇴출함으로써 특정 정치 세력의 민족성을 선명하게 강조하려는 일종의 여론몰이용이었다는 설도 있고, 일본의 음계로 만들어졌으므로 단속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음악사학자 장유정 단국대 교수는 저서 ‘트로트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에서 서양 음악에 엘리트 의식을 갖고 있던 몇몇 방송제작자가 트로트를 저급한 천민 문화로 인식한 편견에서 이런 단속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항간에 떠돌 듯이 정치권에서 강압적으로 만들어 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오히려 ‘동백 아가씨’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트로트는 1918년경 미국 서부에서 터키 트로트 또는 폭스 트로트라는 이름의 춤곡에서 탄생했다. 이 리듬이 일본과 우리나라로 수입돼 일본에서는 안단테 트로트로, 한국에서는 트로트로 불렸다. 미국 리듬 위에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각자의 정서를 담아 부르는 노래가 트로트이고 엔카인 것이다. 한국 트로트를 ‘뽕짝’이라고 비하해 부르는 것 또한 다분히 대중문화를 멸시하는 엘리트 의식의 소산이다. ‘뽕’이라는 말은 향정신성 물질 ‘필로폰’의 일본식 발음인 ‘히로뽕’을 연상시키며, 일본 국호의 일본식 발음 ‘닛폰’을 떠오르게 하는 음성학적 유도장치기도 하다. 이것 역시 우리 가요를 일본의 것으로 포장하기 위한 왜곡이다. ●가수마다 다른 ‘천의 얼굴’ 트로트 중요한 것은 정서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는 기법이다. 발성과 기교 및 감정의 처리는 각 민족마다, 역사적 현실에 따라 다르다. 나훈아의 ‘울긴 왜 울어’를 마이클 잭슨이 부른다고 트로트의 맛이 날까. 마이클 잭슨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트로트의 역사적 전통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나훈아처럼 노래하기 어려운 것이다. 같은 ‘동백 아가씨’를 노래해도 이미자, 조용필, 주현미, 임영웅, 이찬원 등 누가 부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내는 것이 ‘천(千)의 얼굴’ 트로트의 매력인 것이다. “한국은 삼국악(三國樂) 등 고대 한반도가 일본에 음악을 전파했음을 강조한다. 그런데 트로트에 대해서는 원래 한국의 것이 아니라며 그 원산지가 일본임을 증명하려고 하는 것은 특이한 현상”이라고 지적하는 야마우치 후미타카 국립대만대 음악학연구소 교수의 말을 곱씹어 볼 일이다. 작곡가·문학박사
  • “학생은 군인, 학교는 군대로 만들어” 반크, 일본 역사 왜곡 교과서 비판

    “학생은 군인, 학교는 군대로 만들어” 반크, 일본 역사 왜곡 교과서 비판

    역사 분야 교과서 14종, 일본 정부 민감 표현 다수 삭제‘일본군 위안부’ 동원 표현 사라져‘독도, 한국이 불법 점거’ 일본 부당 영유권 주장 강화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내년 사용될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가 역사 왜곡 투성이라며 이를 비판하는 SNS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9일 알렸다. 일본 고등학교 2학년 이상 학생이 배울 역사 교과서 14종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연행’했다는 표현이 정부의 검정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지난달 29일 확인됐다.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과 당시 일본군의 관여를 인정한 ‘고노담화’에도 등장하는 ‘종군 위안부’ 표현도 사라졌다. 독도에 대해서는 ‘일본 고유의 영토’·‘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등 일본 정부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이 강화됐다. 반크는 “일본 청소년들의 역사관·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과서까지 침략 역사를 부정하고 거짓말을 사실로 가르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역사 왜곡 사실을 국제사회에 고발하는 포스터를 제작했다. 포스터는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제작해 SNS에서 배포하기로 했다. ‘학생을 군인으로, 학교를 군대로 만드는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우리가 막아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에는 고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욱일기 깃발을 든 군인이 등장한다. 고등학교 교실에서 침략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보는 일본 청소년들이 이웃 나라를 침략하는 군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의미다. 포스터는 해외 사진 공유사이트에 올렸다. 누구나 내려받아 활용 가능하다. 포스터 하단에는 세계인에게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이 아시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리는 글로벌 청원 주소를 담았다.
  • 서경덕 “日사도광산 세계유산 반대” 10만 목소리…‘유네스코’ 전달

    서경덕 “日사도광산 세계유산 반대” 10만 목소리…‘유네스코’ 전달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에 반대하는 한국인들의 목소리를 유네스코에 전달했다. 7일 서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분들과 함께 진행했던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반대 서명’ 결과를 드디어 유네스코에 보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일본은 사도광산에서 에도 시대(1603∼1867년) 때 고품질의 금이 대량으로 생산돼 세계유산으로서의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은 숨긴 채 최근 유네스코 위원회에 등재를 신청했다. 이에 서 교수는 지난 한 달 간 등재 반대를 위한 온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했고, 국내 네티즌들을 비롯해 재외동포, 유학생 등 10만여명이 동참했다. 서 교수는 서명 결과와 사도광산 관련 강제노역 사실 등을 알리는 편지를 유네스코 사무총장 및 세계유산센터장, 유네스코 190여개 회원국, 세계유산위원회 21개 위원국,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전 회원국 등에 전달했다. 서 교수는 “강제동원이라는 가해의 역사를 감춘 채 세계유산 등재만 노리는 일본 정부의 꼼수를 유네스코측에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또한 군함도(하시마)의 사례를 들어 강제노역을 알리겠다는 약속을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고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가) 더 이상 일본의 역사왜곡에 속지 말고, 이번에는 유네스코의 보편적 가치에 맞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면서 “세계적인 여론을 형성하여 일본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특파원 칼럼] 평화의 소녀상을 지지하는 일본인도 있다/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평화의 소녀상을 지지하는 일본인도 있다/김진아 도쿄특파원

    지난 2일 일본 도쿄도 구니타치시 구니타치시민예술홀 갤러리에서 열린 ‘표현의 부자유(不自由)전 도쿄 2022’를 취재하러 현장에 가기 전 잠시 숨을 골랐다. 일본 우익 세력이 대규모 모이는 현장 취재인 만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일본 우익 인사들은 ‘일본을 향한 모멸과 차별전인 표현의 부자유전을 중단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곳곳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일본의 수치다’라고 확성기를 통해 외치는 차량 시위도 전시회 내내 이어졌다. 한 우익 인사는 항의하겠다며 전시회장 안을 무단으로 들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는 일도 있었다. 신분 확인 뒤 전시회장에 입장할 수 있었고, 소지품 검사는 물론 만일을 대비해 음료수 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전시회 실행위원회 측은 관람객을 제외한 관계자, 취재진 모두에게 식별할 수 있도록 명찰을 차도록 했다.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와는 달리 그래도 수십 명의 일본 경찰이 전시회장 주변을 통제하고 있어 우려했던 폭력 사태는 없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은 힘겹게 도쿄에 전시됐다. 도쿄에 전시된 건 7년 만이다. 우익의 협박으로 전시가 중단되거나 장소를 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일본 우익 세력이 ‘표현의 부자유전’ 개최를 항의하는 데는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일왕을 비난한 작품인 ‘원근(遠近)을 껴안고’ 등이 전시되기 때문이다. ‘평화의 소녀상’과 ‘원근을 껴안고’를 실제로 본 감동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전시회에 함께한 ‘일본인들’이었다. 오카모토 유카 실행위 공동대표 등은 도쿄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소개하기 위해 구니타치시와 100여회 넘는 협의를 했다. 다양한 연령대로 이뤄진 240명의 자원봉사자와 60명의 변호사는 2일부터 5일까지 열린 전시회장을 끝까지 지켰다. 우익의 항의 집회에 반대하며 표현의 행사 개최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전시회장 밖에서 맞불 시위를 열기도 했다. 나흘 동안 1600명이 전시회장을 찾았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까지 다양했다.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일본인들이 꽤 있어 놀라웠다. “일본을 떠나라”고 외치는 우익 인사의 항의 집회가 신경쓰일 법도 한데 관람객들은 차분하게 줄을 서서 전시회장 입장을 기다렸다. 관람을 마치고 온 한 20대 남자 대학생에게 ‘밖의 항의 시위가 신경쓰이지 않느냐’고 묻자 “폭력만 쓰지 않으면 괜찮다. 전시회를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도 저들의 자유가 아니겠느냐”고 성숙한 답변을 했다. 일본에는 과거 좋았던 시절만 남기겠다며 역사 왜곡을 주도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 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내는 일본인도 많다. 역사 왜곡이 주류가 된 상황에서 이러한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하려고 하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인데도 해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이를 공감해 주는 일반 시민들도 있다. 한국에서 일본을 거론할 때 ‘혐일’이란 단어는 빠지지 않는다. 잔혹한 과거사로 일본인을 싸잡아 욕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렇게 매도하는 일본인 가운데는 이처럼 용기를 내 자신들의 역사 왜곡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우리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응원을 보내야 한다. 이런 일본인들과 어떻게 하면 일본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무조건적인 혐일보다 훨씬 생산적이다.
  • “징용·위안부 갈등 극복, 퇴행적 역사수정 기반 흔들어야”

    “징용·위안부 갈등 극복, 퇴행적 역사수정 기반 흔들어야”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3월 29일, 내년 4월부터 사용할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역사·사회 과목의 검정 결과를 분석해 보니 합격한 교과서는 현재 한일 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역사 문제의 기술을 대부분 일본 정부의 견해에 맞춰 수정했다. 예를 들면 ‘일본군 위안부’, ‘종군 위안부’는 ‘위안부’로 표기하고 노무 동원에서 ‘강제 연행’은 ‘관 알선’(官 斡旋), ‘징용’ 등으로 바꿨다. 한마디로 일본군의 관여나 동원의 강제성을 감춘 인상이 짙다. 또 ‘다케시마’(독도)에 관한 기술이 대폭 늘었는데 ‘일본의 고유 영토’, ‘한국의 불법 점거’, ‘일본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데 한국 정부는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다케시마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인데 한국이 무력으로 침범하고 있다는 게 요지다. 일본 정부는 2014년 교과서 검정기준을 개정해 ‘근현대사에서 논란이 있는 사항을 교과서에 기술할 때는 정부의 통일적 견해에 따르도록’ 명시했다. 2018년에는 각 교과의 학습 목표·방법을 규정한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해 ‘다케시마 영유권에 관한 일본의 주장을 좀더 적극적으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2021년에는 각료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종군 위안부’는 사실에 맞지 않으므로 ‘일본군’, ‘종군’을 떼어 ‘위안부’로 표기하고 ‘강제 연행’은 여러 형태의 노무 동원을 표현하는 데 적절하지 않으므로 달리 기술하라고 결의했다. 국무회의가 역사 용어까지 지정하는 결기를 보였으니 합격(생존)에 목을 맨 교과서 편집진이 정부 견해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검정 결과는 일본 정부의 이른바 역사수정주의가 마침내 교과서에도 강하게 반영됐음을 단적으로 보여 준 셈이다. 역사수정주의는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기존 시각의 잘못을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한다. 나아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고 사료 분식(粉飾) 등을 통해 억지 주장을 펴기도 한다. 역사수정주의는 정설의 허점을 보완해 다양하고 풍부한 역사상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인하는 언설에서 보듯이, 반동(反動)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기능하는 경우도 많다. 네오나치의 역사수정주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 정부가 교과서의 용어까지 국가 위신에 맞게 수정하거나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신청에서 한국인의 강제 노동을 무시하는 처사 등은 일본이 전후 60년 동안 애써 이룩한 역사 인식의 개선을 허물어트리는 퇴행적 역사수정주의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일본에서 역사수정주의가 공세를 강화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일본은 전후 50년 무렵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의 확립에 걸맞게 역사인식도 진화해 한국에 대한 침략과 지배를 사죄·반성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졌다(1995년 8월의 ‘무라야마 담화’와 1998년 10월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위안부에 대해서도 모집·이송·관리 등이 감언·강압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고 일본군이나 관헌이 그 과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1993년 8월 ‘고노담화’). 역사 교과서는 요령껏 침략과 지배를 비판적으로 꽤 많이 기술했다. 모든 중학교 역사 교과서가 위안부를 다뤘다(1996년 6월 ‘교과서 검정’). 역사 인식에서 부분적으로나마 일본이 한국에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 셈이다. ●아베 등장으로 역사전쟁 가열 일본의 우파 세력은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를 사죄·반성하는 역사관이 주류를 형성하는 데 큰 불안을 느꼈다. 국회의원들은 잇달아 역사 관련 모임을 결성하고 정부에 ‘자학사관’(自虐事觀)을 시정하라고 압력을 가했다. 특히 중학생에게까지 위안부를 가르칠 필요가 있는가를 집중 어필함으로써 국민의 지지를 넓혀 갔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 의원이 선봉에 섰다. 그는 시종일관 역사수정주의를 부추겼는데 그 캠페인에 힘입어 두 번이나 총리를 지냈다. 우파 정치 세력과 연대한 지식인 그룹은 아예 일본의 찬란한 역사를 부각시키는 역사 교과서 편찬에 나섰다. 이들이 만든 중학교 ‘새 역사 교과서’는 2001년 문부과학성 검정에서 합격해 교육현장에 보급됐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제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2007년 8월)에서 법적 기반을 가지고 교육현장에 침투했다. 먼저 헌법과 쌍벽을 이루며 학교교육의 틀과 방향을 규정하는 교육기본법을 처음으로 애국·애향·전통·영토를 중시하는 쪽으로 개정했다(2006년 11월). 그리고 이에 맞춰 각 교과의 학습 내용·방법을 지시하는 학습지도요령을 차례로 개편해 나갔다. 역사수정주의는 민주당 정권 때 간 나오토 전 총리의 ‘한국병합 100주년 담화’(2010년 8월)를 전후해 잠깐 주춤했다가 곧이어 등장한 자민당의 제2차 아베 정권(2012년 12월~2020년 9월)에서 급속히 세력을 확장했다. 제2차 아베 정권은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공언하면서도 그 실질을 잇달아 훼손했다. ‘고노 담화’를 검증해 한국 정부와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깎아내리고(2014년 6월) ‘전후 70년 담화’(2015년 8월)에서는 식민지지배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정부의 역사관에 맞춰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고 역사용어를 수정한 처사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1965년 6월)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강변하며 수출규제 등의 보복조처를 감행했다(2019년 7월). 어느덧 역사수정주의가 한국에 대해 역사전쟁을 밀어붙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됐다. 일본회의 등 우파 정치단체와 산케이신문 등 우파 언론이 이를 적극 지원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20년 이상 계속된 경제침체로 의기소침해진 국민에게 ‘치유의 내셔널리즘’으로 기능했다. 그리고 국력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볼 때 수직적 보완관계에서 수평적 경쟁 관계로 치고 올라온 한국을 폄하하고 혐오하는 ‘배타적 내셔널리즘’을 심어 주었다. 바꿔 말하면 치솟던 일본의 위상이 한풀 꺾이자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는 심정으로 정부와 국민이 서로 밀고 당기며 역사수정주의에 매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가 국민 전체를 사로잡은 것은 아니다. 절반가량은 여전히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에 대해 사죄·반성하는 역사 인식을 견지한다. 국제 여론도 비판적이다. 미국 하원 등은 위안부 문제 왜곡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2007년 6월) 세계 역사학자 187명은 아베 전 총리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2015년 5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일본의 위안부 문제 책임 회피 중단과 교과서 기술을 권고했다(2016년 3월). 한국 정부와 국민은 반일 캠페인으로 역사전쟁에서 맞불을 놓았다. 따라서 일본의 역사수정주의가 계속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아베 정권도 막을 내렸으니, 한국과의 역사전쟁도 점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터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먼저 일본과 징용·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대결을 극복해야 한다. 정부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되 대위변제나 제3국의 중재 또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통해서라도 역사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진지하게 타협하며 신뢰를 쌓는 게 필요하다. 곧 역사수정주의가 발호할 수 있는 기반을 허물라는 뜻이다.●역사공동연구 재개 바람직 정부의 노력과 함께 민간에서는 역사 공동연구와 공통교재개발을 재개하는 게 좋겠다. 역사 문제는 한두 번의 성명이나 재판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역사 인식에서 상호 공감이 생길 때 비로소 실마리가 풀린다. 따라서 국민끼리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역사대화를 꾸준히 광범하게 지속하고, 그 결과를 교재로 제작해 함께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국교정상화(1965년 12월) 이래 한일 관계의 역사를 교류협력의 관점에서 재정립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실제로 두 나라는 각고의 노력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균등·균질의 선진 국가를 건설했다. 이런 위대한 성취를 서로 직시해 높게 평가하고, 공동번영의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가는 데 유용한 역사관을 수립해야 한다. 성찰에 기초한 긍정적 한일관계사상(韓日關係史像)의 구축이야말로 일본의 퇴행적 역사수정주의를 근본적으로 넘어서는 진정한 지름길이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 ‘파친코’에 日 일부 네티즌 “한일합병, 韓 경제성장에 도움” 왜곡

    ‘파친코’에 日 일부 네티즌 “한일합병, 韓 경제성장에 도움” 왜곡

    “日 주요 매체, ‘파친코’ 평가 유보중”“애플재팬, 1000억원 들인 드라마 홍보 자제”“파친코 열풍, 일본 가해 역사 알리길”재일동포 수난사를 그린 드라마 ‘파친코’에 일본 일부 네티즌의 왜곡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4일 SNS에서 “외신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SNS에서 ‘한국이 새로운 반일 드라마를 세계에 전송했다’, ‘한일합병은 한국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줬다’, ‘역사가 왜곡된 드라마’ 등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서 교수는 “일본 네티즌의 반응은 글로벌 OTT를 통해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현상이다”라며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를 통해 국경의 벽을 허무는 OTT의 힘을 일본 네티즌들 역시 잘 알기에 두려워 한다”고 적었다. 그는 “일본 내 주요 매체들은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중이다”라며 “애플 재팬은 1000억원이나 들여 제작한 이 드라마의 예고편을 일본 내에 공개하지 않는 등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파친코’의 세계적인 열풍이 일본의 가해역사를 전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리는데 도움되길 바란다”고 했다. 파친코는 재일조선인 4대 가족의 삶을 그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달 25일 공개됐다. 드라마는 일본의 쌀 수탈·강제노역·‘일본군 위안부’ 등 일제에 탄압받던 조선인 모습을 담았다. 또한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도 다뤘다. 미국 매체 롤링스톤은 “원작 소설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했다”고 평했다. 할리우드리포트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다”라고 했고, 포브스는 “한 여성의 강인한 정신을 담은 시리즈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보석이다”라고 호평했다.
  • 광주지역 학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대응 긴급 계기교육

    광주지역 학교, 일본 역사왜곡 교과서 대응 긴급 계기교육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지역 각급 학교들이 오는 8일까지 일정으로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계기교육을 실시한다. 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계기교육은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개정 추진에 맞선 것으로, 학교 구성원의 토론과 협의를 거쳐 시행한다. 계기교육은 △독도 침탈,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등 쟁점 관련 교과 연계 수업 △방송 교육 △교육청 제작 계기교육 자료 활용 수업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산하 기관들과 단위 학교에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는 현수막도 함께 게시해 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의지와 일본을 향한 개선요구도 널리 알릴 방침이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에서 직접 개발·보급한 ‘달마다 만나는 민주시민 이야기’ 자료집을 활용, 일본의 침략·만행 은폐를 실증적으로 반박한다. 앞서 장휘국 교육감은 일본의 침략 만행 왜곡 교과서의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장휘국 교육감은 지난달 30일 일본의 침략 만행 역사 교과서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발표한 바 있다. 장 교육감은 “광주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교육과정 운영과 연계해 교육 현장의 친일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사업, 학생독립운동 정신 계승 사업, 독도전시관 체험 프로그램 운영, 학교로 찾아가는 역사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본의 역사왜곡 교과서 발행과 독도영유권 주장에 적극 맞서 진실된 역사교육에 매진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尹측 “한미일 안보협력 검토… 군사훈련과 달라” 선 그어

    尹측 “한미일 안보협력 검토… 군사훈련과 달라” 선 그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31일 한미일 협력에 대한 해석이 안보협력이 아닌 군사훈련 차원까지 번지는 것에 선을 그었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은 안보협력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새 정부에서는 한미일의 실질적·효과적인 안보협력을 이뤄 낼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일부 언론은 미일 양국이 최근 한미일 고위급 협의 과정에서 한반도 수역에서의 3국 군사 훈련을 제안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일 합동(연합) 군사훈련이 논의된 바는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에 대해 “윤 당선인은 한일 양국의 발전적 관계를 희망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어야 함을 수차례 밝혀 왔다”면서 “앞으로 그 어떤 역사 왜곡에도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일본의 외교 파트너는 문 정부”라면서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언급은 유감이다. 금도를 지켜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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