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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정부 개혁 3년/해외언론이 본 「역사 바로세우기」

    ◎“부정축재 폭로 영웅은 한국 민주주의”/돈을 섬긴 개발독재형 정치체제 막 내려­아사히 AWSJ/법치국가 된 한국… 체질개선 전환점 섰다­비즈니스위크 타임/한국상황은 중 지도자에도 경고메시지­독 안차이거 「청산과 창조의 명예혁명」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이 추진되면서 한국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5·6공 잔재 및 12·12 등 과거청산,5·18특별법 제정,5·17쿠데타 수괴세력 단죄 등 수소폭탄급 조치가 취해질 때마다 세계는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한국의 역사바로세우기가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부정축재에 대해 대국민사죄 성명을 발표한 95년10월27일.노씨의 대국민사죄는 로이터·AFP 등 주요 통신사와 전세계 주요 매체들에 의해 즉각 긴급뉴스로 보도됐다. 로이터는 눈물을 흘리는 노씨의 스케치기사와 함께 해설기사를 싣고 『한국 정치권의 부패실체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됐다』면서 『김영삼대통령의 장래는 노씨와 노씨로 대표되는 「더러운 정치」와 어떻게 성공적으로 단절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LA타임스는 같은 달 31일 서방경제학자의 말을 인용,『김대통령이 이번 난국을 수습할지는 한국의 개혁과 시장개방을 원하는 미국의 국익에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김대통령은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개혁적 지도자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해외언론들은 11월1일 노씨가 마침내 검찰에 소환되자 해설을 곁들인 주요 면 톱기사로 다루는 등 기사밸류를 한층 높였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퇴임대통령의 계좌」라는 사설을 통해 노씨가 돈과 국민중 돈을 주인으로 섬겼으며 이는 권위주의 정치체제에 수반되는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국인들의 수긍을 얻었다. 독일의 권위 있는 시사주간지 디 차이트는 다음날인 2일 한국 정치사의 어두운 이면이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가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한국은 이 사건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 민주주의 성숙도를 세계에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의 시선은 이 때까지만해도 비자금사건을 일과성 정치파문으로 보는 측면이 있었으나 같은 달 16일 노씨가 구속되자 한국인들의 단호한 「부패와의 단절 의지」를 확실히 인정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 언론들은 노씨 구속수감을 1면 머리기사·긴급뉴스·해설·사설 등을 통해 대서특필했다.르몽드지는 『김대통령 집권후 착수한 부패척결운동의 결과』라고 긍정적으로 풀이했으며 아사히신문은 이 사건은 조금 먼 눈으로 보면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개발독재형 정치체제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달 24일 김대통령이 5·18특별법 제정을 민자당에 지시했다는 뉴스 역시 주요 통신사에 의해 전세계에 긴급뉴스로 타전됐다.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25일 김대통령이 80년 광주민주화운동 학살사건의 군책임자들을 처벌할 특별법제정을 천명함으로써 15년간 한국을 괴롭혀온 이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면서 10년전만해도 군책임자 처벌이 거론되면 군사쿠데타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으나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됐다고 덧붙였다.또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노씨 부정축재사건이 폭로되는 과정에서 영웅이 있었다면 바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라고 극찬했다. 해외의 관심은 12월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목길 성명을 통해 검찰의 군사반란 수괴혐의에 정면 반발하고 3일 검찰에 의해 수감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외국언론들은 전직대통령이 2명이나 수감된 것이 전례가 없기 때문인지 나름대로 향후 정국전망을 내놓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이와 관련,미 뉴욕타임스는 전씨 구속은 자유선거와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시대가 오면 역사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논평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한국이 경제체질개선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했으며 타임지는 「한국은 이제 법치국가가 됐다」는 제하의 12월11일자 특집을 통해 한국인들은 자신의 나라가 하루 아침에 깨끗히 정화될 수는 없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독일 안차이거지는 한국상황은 중국지도자에게도 경고의 의미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고 LA타임스는 한국이 혼돈을 겪고나면 더욱 안정된 정치체제와 강력한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지난해 11월 이후 숨가쁘게 진행된 한국의 역사바로세우기는 전씨 구속까지 내내 전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이들은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다른 국가들로부터 경제성장의 모델로 간주되고 있는 한국이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해 민주주의 모델로도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 한국인들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문민정부 개혁 3년 일지 ▲2월25일­제14대 대통령취임 ­청와대 앞길과 인왕산 개방 ▲2월27일­대통령 재산공개 ▲3일3일­「신경제 1백일계획」및 「신경제 5개년계획」수립지시 ▲3월4일­일체의 정치자금 안받을 것을 선언 ­안가 12개동 철거 및 개방 ▲3월13일­부산·전남·전북·경북·제주등 지방청와대 폐쇄 ▲3월18일­김포공항등의 대통령 전용귀빈실개방 ­국무위원 첫 재산공개 ▲4월19일­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4·19묘지 참배 ▲5월13일­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특별담화 ▲7월10일­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청와대) ▲8월9일­옛 조선총독부건물 철거지시 ▲8월12일­금융실명제 전격단행 ▲9월7일­고위공직자 재산공개 ▲11월17∼29일­시애틀 APEC회의 참석 및 미국방문 ▲3월15일­공직선거 부정방지법등 3개 정치개혁입법안 서명 ▲3월24∼30일­일본과 중국 공식방문 ▲4월14일­정부,2015년까지 45조원 투입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계획확정 ▲5월19일­국방부,경기·강원 북부지역 군사보호구역 5억3천5백만평 해제 ▲6월1∼7일­러시아 및 우즈베키스탄방문 ▲6월28일­판문점서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7월25∼27일 평양남북정상회담 합의 ▲7월5일­농어촌에 2004년까지 15조원 투자계획발표 ▲7월8일­김일성 사망으로 남북정상회담 무산 ▲8월15일­「한민족 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천명 ▲11월10∼19일­인도네시아 보고르 APEC 지도자회의 참석 및 필리핀·인도네시아·호주방문 ▲11월17일­시드시방문중 「세계화 구상」천명 ▲12월3일­재정경제원 신설등 대대적 정부조직개편 단행 ▲1월9일­7월1일부터 부동산실명제실시 발표 ▲1월21일­세계화추진위 발족 ▲1월26일­「마틴 루터 킹 평화상」수상 ▲3월2∼15일­덴마크 유엔사회개발 정상회의참석 및 프랑스·체코·독일·영국·벨기에 방문 ▲3월23일­「삶의 질 세계화」를 위한 복지구상 발표 ▲5월31일­사립대 학생선발방식 자율화등 교육개혁단행 ▲6월21일­북경 남북쌀회담서 북한에 쌀 15만t지원 합의 ▲6월27일­4대 지방선거실시,지방자치 34년만에 전면부활 ▲7월22∼29일­미국 국빈방문 ▲8월11일­광복50주년을 앞두고 3천1백69명에 대한 특별사면·복권단행 ▲10월16∼28일­유엔창설 50주년 특별정상회의 참석 및 캐나다방문 ▲11월9일­한국,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11월14일­중국 국가원수로는 첫 방한한 강택민 주석과 정상회담 ▲11월16일­노태우 전 대통령 구속 ▲11월17∼20일­오사카 APEC 지도자회의 참석 ▲11월24일­「5·18특별법」제정지시 ▲12월2일­건국이래 최대인 7백50만명에 대한 일반사면령 공포안 서명 ▲12월3일­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 ▲1월5일­중소기업청 신설지시 ▲1월9일­새해 국정연설,지속적 개혁 등 6대 국정과제 제시 ▲1월15일­무궁화위성2호 발사성공 ▲2월6일­신한국당 제1차 전당대회
  • 군인출신 언론인 뷰 틴 저 「호치민을 따라서」

    ◎베트남 통일영웅 호치민 해부/“지도력 부족·아첨에도 약한 사람” 비판/공산당에 대한 국민들 환멸감도 표현 베트남 통일의 영웅 호치민과 베트남 공산당에 대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측면들을 조명한 책이 최근 런던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베트남군의 대령이었고 언론인이었던 뷰 틴이며 이를 영어로 옮긴 사람은 영국 BBC방송 베트남담당이었던 주디 스토우와 두 반. 「호치민을 따라서」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의 서문에서 뷰 틴은 『19세기초에 만들어진 베트남의 서사시 「킴 반 큐」가 베트남의 운명을 요약한 것』이라고 단정했다.그는 이 책에서 베트남의 역사를 서사시의 주인공인 큐의 인생에 비유하고 있다.큐는 문벌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소녀였다.서사시에서 큐는 「잔인한 운명」과 부패때문에 매춘부로 10년간 이리저리 팔려다니는 비참한 생활을 겪는다. 뷰 틴은 그녀의 인생역정에 빗대 베트남이 천년동안 중국에 정복됐고 또 천년간 봉건지배에 시달렸으며 1세기동안 프랑스의 식민지로 전락했고 짧은 기간(1941∼1945)이지만 일본의지배도 받았다고 적고 있다.뷰 틴은 오늘날은 봉건지배가 저 멀리 뒷전으로 물러나고 대신 공산당이 권력과 지배계급을 장악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1945년 공산당에 참여한 그는 이 책에서 베트남 지도부가 어렵사리 만들어낸 신비의 베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호치민을 실수도 하고 사랑에 빠지기도 했으며 아첨에 약한 사람으로서 묘사하고 있다.호치민은 필명을 사용해 자신을 칭찬하는 두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뷰 틴은 토지개혁과 1956년의 민주화 운동기간동안 호치민이 했던 역할에 대해 비판적이다.호치민은 베트남 사람들을 분열시켰던 그 당시 위기에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그는 주장한다.왜냐하면 당시 호치민은 성난 군중들을 달래기 위해 보 규엔 지앞 장군을 현장에 보내는 등 지앞 장군의 개인적 호소에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뷰 틴은 많은 베트남 사람들 특히 혁명에 참가했거나 미국과의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감정인 공산당에 대한 환멸감을 예리하게 표현하고 있다. 태국 방콕 포스트지의전편집국장인 수파폰 칸웨라요틴은 최근 발간된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의 논평란을 통해 「호치민을 따라서」가 사실 의견 분석이 잘 조화된 책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창간 30돌 「창작과 비평」/비판적 지성의 구심점으로

    ◎민족문학론 텃밭… 「객지」 등 문제작 양산/특집호 마련… 국제학술대회·축연 준비 민족문학진영의 구심점 계간 「창작과 비평」(이하 「창비」)이 96년 봄호로 창간 30돌을 맞는다. 지난 66년 1월 1백32쪽짜리 겨울호로 출범한 「창비」는 현대사의 거센 외풍속에서 문학을 포함,문화사회적 논의에 젖줄을 대며 한국 비판적 지성의 대부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창비」의 역사는 백낙청 서울대교수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그는 사람과 자금을 끌어모아 「창비」창간을 주도했다.이후 「창비」를 이끌어온 그의 「민족문학론」은 찬반논쟁을 통과하며 한국의 진보지식인사회 전체를 단련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현대문학의 많은 문제작이 「창비」를 통해 나왔다.소설쪽에 방영웅의 「분례기」,이문구의 「장한몽」「우리동네」연작,황석영의 「객지」「한씨연대기」,윤흥길의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조세희의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현기영의 「순이삼촌」 등 70년대의 화제작이 소개됐고,80년대 후반부터는 홍희담·공지영·방현석·김하기·공선옥 등 굵직한 신인이 잇따라 발굴됐다.신동엽·김수영·고은·김지하를 비롯,신경림의 「농무」「새재」등 문제시에 지면을 제공한 것이 「창비」였고,시인 김남주·김정환·최영미가 「창비」로 등단했다. 그런가 하면 분단체제론의 강만길씨,민족경제론의 박현채씨,「전환시대의 논리」의 이영희씨 등이 70년대 「창비」의 필자로 활약했다.80년대 후반 사상의 르네상스기엔 「창비」의 민족문학론은 민중민주주의문학론·노동해방문학론 등 오히려 더욱 급진적인 후배들의 문학론과 맞서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창비」 96년 봄호는 창간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작가 이호철·박완서·신경숙씨,베이커 하버드대 옌칭연구소부소장,정개련 상임대표 박형규목사,박석무·이해찬의원 등이 「창비」에 얽힌 사연과 축하인사를 들려주는 「창비와 나와 우리시대」,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 「독자가 바라본 창작과 비평」 등이 「창비」 30년을 되돌아보게 한다.이밖에 중진시인 36인 신작시선을 싣고,작가 16인의 신작단편집 「작은 이야기,큰 세상」도 발간한다. 이와 함께 4월24일부터 3일간 브루스 커밍스·와다 하루키·노마 필드 등 세계적 석학을 초청하는 국제학술대회와 2월27일 각계인사를 초청한 자축연도 계획하고 있다. 80년 국보위에 의해 폐간당하는 등 군사정치시대 탄압의 대상이던 「창비」는 지난해 10월 출판문화진흥 공로로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창비」 편집인 백낙청씨는 『과학기술·환경·여성문제등 현대사회의 쟁점을 끊임없이 끌어들여 「창비」의 시각으로 해석해내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창비」의 장래를 말했다.
  • 인간 혁명/임청산공주전문대교수(굄돌)

    60년대에 함석헌 선생은 그의 「인간혁명」이라는 책자에서 「들사람의 얼」인 야인정신을 찬미한 적이 있다.잡초처럼 살아가는 민초들이 비자금으로 참담하였지만 「민권의 승리」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되었다.참으로 위대한 힘은 영웅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민중으로부터 솟아 나온다는 사실이다. 과거 군사정권이 재건국민운동,새마을운동,삼청교육 등의 강압적인 국민운동을 전개하였는데도 지속적인 시민운동으로 승화되지 못하였다.오늘날 가정교육·학교교육·사회교육의 부재현상으로 도덕성 확립과 가치관 정립의 인간성 회복운동을 성취하지 못하고 있어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할 것만 같아 묘안을 떠올린다.기성세대의 일그러진 영웅들보다는 젊은세대의 우상인 만화캐릭터를 모델로 삼아 민족개조운동을 시도하면 차라리 밝고 명랑한 세상이 될 것 아닌가. 캐릭터는 흔히 사람이나 사물에 성격과 특징을 부여하여 문학과 예술활동에서 인물설정과 성격창조에 활용하고 문화상품으로 창출하고 있다.미국의 디즈니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일본의 우주소년 「아톰」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데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한 세계적 캐릭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국제적 행사인 88서울올림픽과 대전엑스포’93을 성공하고도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꿈돌이」를 사장시켜서 지금은 을씨년스러운 경기장과 황량한 벌판만이 자리한 꼴불견이다.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만화에는 반드시 동물캐릭터가 등장하고 있다.만화 속에 사람들만 우글거릴 때,남자와 여자가 만나면 성문제가 제기되고,남자와 남자가 마주치면 폭력문제가 대두되며,여자와 여자가 만나면 눈꼴만 사나워지게 마련이다.현대인들은 인간과 동물 캐릭터가 어우러지는 휴머니즘의 세상에서 살고 싶어한다.「아기공룡 둘리」보다 좀더 합의될 국민적 캐릭터가 올해에 탄생되길 소망해본다.
  • 1995년 지구촌/보스니아내전 종식·중동평화 “최대축복”

    ◎옴교 독가스 살포·불 연쇄폭탄테러로 “홍역”/각국의 부패권력자 「사정칼날」에 걸려 수난/일·사할린 대지진 등 천재지변 잦고 에볼라 등 전염병 창궐 인류 최악의 비극이라 할 2차대전이 끝나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 유엔이 창설된지 50년이 된 95년.이같은 의미를 되새기기라도 하듯 지구촌은 평화를 향한 두가지 중요한 걸음을 내디뎠다.오랜 분쟁의 대명사 중동에서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기 시작했고 2차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비극이라는 보스니아 내전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냉전종식 이후 불거지고 있는 민족간·종교간 갈등의 대표적 전형이라 할 보스니아내전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25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채 3년반만에 분쟁 종식의 돌파구를 찾았다.또 이츠하크 라빈 전총리가 암살되는 희생을 치르기는 했지만 팔레스타인 자치협정이 이행에 들어섬으로써 베들레헴이 팔레스타인에 넘겨지는 등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해묵은 분쟁이 하나둘씩 타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이와 함께 요르단과오만 등 주변 아랍국들과 이스라엘간의 분위기도 과거의 적대일변도에서 벗어나 공존을 모색하는 동반자의 길로 접어드는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북아일랜드에서의 해묵은 분쟁 역시 95년 한해를 통해 해결의 발판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등 95년 한해 동안 지구상의 해묵은 많은 분쟁들이 타결의 실마리를 찾아 인류는 평화진전을 위해 많은 것을 기록할 수 있었다. ○르완다 난민 대학살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인류의 역사가 늘 그래왔듯이 95년도 전쟁과 평화가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보스니아와 체첸에서의 끝없는 유혈분쟁 소식이 1년 내내 끊이지 않았다.르완다에선 정부군이 난민수용소를 공격,2천여명을 사살하는 학살극이 빚어졌다.또 중국이 핵실험을 실시한데 이어 프랑스마저 일련의 핵실험을 재개,타히티에서 반프랑스 유혈폭동이 며칠째 계속되는 등 핵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계속됐다. 95년에는 또 일본에서 발생한 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사건,미국 오클라호마에서 벌어진 연방정부청사 폭탄테러와 프랑스에서의 연쇄 폭탄테러등 테러가 유난히 극성을 부려 사람들의 마음에서 불안이 사라지지 않게 했다.게다가 5천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일본 고베에서의 대지진과 2천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사할린 네프테고르스크에서의 지진,유럽지역을 휩쓴 폭우과 폭설 등 천재지변마저 잦아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졸이게 했다.그런가 하면 에볼라 바이러스,살 파먹는 괴질 등 낯선 전염병들은 물론 콜레라같은 오랜 전염병들이 다시 창궐해 인류를 긴장시켰다. ○핵문제로 긴장 계속 새해 벽두(2일) 요르단강 서안 점령지구에서의 유태인 정착촌 확대를 선언,평화에의 희망에 불을 지폈던 라빈 전이스라엘총리는 중동평화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극우 유태주의자의 총탄에 쓰러짐으로써 세계인들에게 아픔을 주었다.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도 이디오피아를 방문하던 중 무장괴한들로부터 암살 기도를 받아 황급히 이집트로 되돌아갔고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아대통령 역시 간신히 암살을 모면하는 등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암살 기도도 끊이지 않았다. 한편 95년 1월1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예고된 세계의 경제대전은 미·일 자동차분쟁을 둘러싸고 미국이 일본에 대해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는 이제 치열한 경쟁과 경제전쟁의 시대로 바뀌었음을 실감나게 했다.WTO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WTO 제소라는 위협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제몫 챙기기에 열중했고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많은 나라들은 제몫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게 됐다. 경제적 측면에선 95년 일본 엔화의 초강세와 달러화의 약세가 가져온 파장이 1년 내내 계속됐다.한때 1달러당 80엔대 선까지 올라가는 등 끝이 없어 보이던 엔화의 강세는 현재 1달러당 1백엔을 조금 넘는 선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는 세계경제의 불발탄과 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엔화강세 달러약세 95년 세계경제의 또다른 뚜렷한 추세는 블록화 현상이 가속화했다는 점이다.아직 완전한 실현을 이루기까지는 극복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유럽 7개국간 국경통제를 해제하는 쉥겐조약이 발효되고 마드리드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단일통화의 이름이 유로로 결정되는 등 유럽통합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했다.이에 맞서 아세안의 지역경제화,남미 등지에서의 지역경제화 등이 활발히 거론되고 그 실현을 위한 발걸음을 착실히 내디딘 한해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사회주의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러시아와 폴란드 등 몇몇 과거 공산주의 나라들은 이같은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서 개혁의 성과가 미미한데 따른 국민들의 불만이 『그래도 옛날이 좋았다』는 과거로의 회귀와 연결되면서 다시 공산당이 득세하는 풍조를 나타냈다.폴란드의 민주화를 이끈 영웅 레흐 바웬사 대통령은 공산당의 거센 바람에 밀려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예프스키에게 대통령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고 러시아에서는 주가노프의 공산당이 제1당으로 부상,좌경화의 바람을 더욱 거세게 했다. ○러·파 공산당 득세 95년 한국이 두 전직대통령의 비리 처단과 과거청산 문제로 떠들썩했던 것처럼 지구촌 곳곳에서도 부패한 권력자들이 법망의 그물에 걸려 수난을 당했다.이탈리아에서는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이탈리아총리가 마피아와 연루된 혐의로 법정에서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외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 등 3명의 전직총리가 법정에 서게 됐다.한때 멕시코 경제개혁을 이끌어 칭송받았던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멕시코대통령은 자신과 가족들의 폭넓은 비리가 파헤쳐지면서 부인과 자녀들을 데리고 미국으로의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중국에선 최대의 부정·부패사건이라고 일컬어지는 왕보삼 전북경 부시장의 자살사건으로 대대적인 반부패 숙정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빌리 클라스 나토 사무총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사임 압력을 받아오다 끝내 불명예퇴진하기도 했다. 한편 과거 군사독재 시절 수많은 실종자들을 낳는 등 어두운 기억의 상처 속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칠레 등 남미국가들에서는 참다운 과거청산 없이는 올바른 미래를 건설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군사독재 시절의 어두운 과거를 씻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됐다.이같은 부패단절과 과거청산의 움직임은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못하도록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인류를 위한 밝은 조짐으로 중동과 보스니아에서의 평화 회복 움직임 못지 않게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일본(옴진리교의 독가스 살포 사건)과 미국(오클라호마 연방정부청사 폭파 사건)에서 벌어진 두가지 테러사건은 또다른 측면에서 인류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정치와 경제 두측면에서 모두 풍요로움을 자랑하는 두나라에서 발생한 테러는 일본의 경우 신흥종교의 위험성을,미국의 경우 무정부적 극우주의자들의 위험성을 일깨우면서 현대의 물질문명 속에서 목표를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못하면 어떤 위험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지에 대해 경각심을 부르게 한 사건이었다. 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으로 야기된 미·중국,중·대만간의 갈등은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위협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동북아 정세에 긴장을 높여주었다.여기에 중국에 대한 반환이 1년 앞으로 다가옴으로써 야기되고 있는 홍콩의 불안,홍수피해에 따른 기근으로 식량폭동설까지 나도는 북한의 상황 악화 등이 겹쳐 동북아 정세는 극도로 혼미해졌다. 보스니아와 중동에서의 평화는 결국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이는 내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미대통령이 업적을 쌓기 위해 적극 매달렸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그러나 95년에 이룩한 몇가지 평화진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은 저마다 자신의 몫만을 늘리기 위해 열심일 뿐 진실로 평화만을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같다.정신적 지주를 잃은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의 참담한 예를 보면 인류는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도 한발한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도 한다. 96년 한해는 오직 평화와 축복만으로 가득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보지만 과연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지…
  • 러시아총선 결과를 보고/캐러트니키 미 프리덤하우스 회장

    ◎“「파시스트 얼굴 지닌 사회주의」 부상”/구소 부활 꿈꿔… 차기 대통령선거서 결판날듯 러시아총선에서 공산당과 민족주의정당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러시아의 스탈린식 강경공산주의로의 회귀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파시즘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 러시아의 부상을 의미할지도 모른다고 미국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애이드리언 캐러트니키회장은 진단한다.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한 「파시스트 얼굴을 한 사회주의」란 제목의 그의 칼럼을 요약한다. 러시아 총선결과는 좋지 않은 뉴스다.공산주의자가 다시 때를 만났고 민족주의정당들이 강세를 보였다.그러한 결과는 러시아인이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거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그렇다고 전통적인 강경공산주의로의 회귀를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러시아의 총선결과는 공산주의로의 회귀만큼이나 나쁜 파시즘의 부상를 의미한다. 지난 1993년 총선에서의 개인적인 승리자가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라면 이번 선거의 결정적인 정치적 승리자는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공산당 당수다.주가노프당수는 러시아 공산주의는 폴란드나 헝가리의 전공산주의자가 추구하는 사회민주주의도 아니며 브레즈네프시대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새로 구성되는 두마(국회) 다수파의 최대의 의제는 민족주의가 될 것이다.그 민족주의는 ▲옛소련연방해체에 관여한 사람에 대한 처벌 ▲러시아중심의 옛소련연방 부활 ▲서방세계와의 대결 ▲「불법적인」 사유화 경제정책의 청산과 국유화 경제체제로의 복귀 ▲군비증강등을 지향하고 있다. 80년대 공산당지배시절 이데올로기를 담당한 주가노프는 공산당의 이념을 「하얀 공산주의」로 재정립하고 있다.그는 94년 자신의 저서 「국가권력」에서 『사회정의의 「붉은 이념」을 통합하여 모든 사람이 신앞에 평등하다는 진리의 「하얀 이념」의 국가를 실현하면 러시아는 모든 계층의 사람이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그는 요컨대 러시아의 영웅적인 역사에서 신성시돼온 강력한 국가권력의 부활을 추구하고 있다.주가노프의 이념은 유럽의 극우민족주의와 파시즘을 연상시킨다.그의 이념은 지난 4년간의 경제개혁후에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러시아와 많은 부분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새로운 러시아는 지난 공산주의시대의 모방이 아닐 뿐만 아니라 미국의 클린턴행정부가 찬양하는 시장경제의 민주주의국가와도 거리가 멀다. 러시아는 지금 주요경제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련의 카르텔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미국 컴럼비아대학의 알렉산더 모틸교수는 『러시아는 지금 정치·경제적 시스템이 엘리트 카르텔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고 진단한다.그러한 구조는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왜곡된 개혁실험의 부산물이다. 주가노프당수는 러시아역사의 새로운 변화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어나가고 있다.그러한 움직임은 서방세계와 동유럽이 러시아변화에 우려를 나타내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러시아의 다른 파시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주가노프의 공산당도 민족통일주의,민족주의,비밀경찰과 강력한 군대유지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노프는 지리노프스키나 아프칸전쟁 영웅 알렉산더 레베드와 같은 극단 민족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건전한 국가적 지위를 박탈당하고 불필요한 국경선으로 분할돼 있다고 주장한다.주가노프의 공산당은 선거유세광고에서 소련시절 유행한 「광대한 나의 조국」이라는 노래를 인용,「우리의 역사적인 연방조국의 부활은 공산당의 주요목표」라고 강조하고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애국세력과 공산당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일이 결정난 것은 아니다.공산주의자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정국의 정치적 혼돈은 앞으로 6개월동안 계속될 것이다.러시아의 국가방향을 결정하는 최대실험무대는 다음 대통령을 선출하는 내년 6월의 대통령선거가 될 것이다.그러나 이번 총선결과는 국내적으로 억압적이고 대외적으로는 공격적인 새로운 러시아의 탄생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파시즘의 얼굴을 가진 사회주의국가 러시아가 부상하고 있다.
  • 서울신문 새 연재 「소설 징비록」집필 서기원씨(인터뷰)

    ◎외침에 맞서 영토·민족문화 지켜낸 승전/유성룡·이원익 등 당대 지식인 삶도 전면 부각 『임진전쟁은 민족의 저력을 총결집해 영토와 민족문화를 지킨 승전인데도 수난사 위주로만 알려져 왔어요.외침 앞에 던져진 민족이 슬기를 발휘해 난국을 헤쳐나간 그 시대의 참의미를 소설에 담아보려 합니다』 96년 1월1일부터 서울신문에 새로 연재되는 「소설 징비록」을 집필할 작가 서기원씨(65).1592년부터 7년간 전국토를 휩쓴 임진전쟁을 조명하는 대하소설 연재를 앞두고 그는 방향부터 밝혔다.흔히 쓰는 「임진왜란」이란 명칭을 패배주의적이라 보고 「임진전쟁」을 택한 데서도 그 의도는 뚜렷하다. 『서구 근대국가 형성과정도 알고보면 전쟁사였지요.우리 역사에서 몇손가락 안에 꼽히는 존망의 갈림길이었던 임진전쟁을 통해 우리 민족의식 역시 근대적 각성에 이르렀습니다.임진전쟁을 다시 쓰는 작업은 따라서 우리 역사를 바르게 정립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작품에서 지은이가 집중 부각시킬 대상은 당대의 지식인들이다.소설에 큰 틀을제공하는 「징비록」이 당시 재상이었던 서애 유성룡의 전쟁기록이라는 데서도 쉽게 드러나지만,상황을 좌우할 만한 권력과 지식을 쥔 이들의 눈을 통해 전쟁을 해석하려는 것이 작가의 뜻이다.이에 따라 편집광적인 성격과 탁월한 판단력을 함께 지닌 선조를 비롯 빼어난 외교술의 백사 이항복과 명재상 이원익,용맹무쌍한 게릴라전으로 민중을 이끈 권율장군과 의병장 곽재우·고경명 등이 고르게 무대의 앞자리를 차지한다.작가는 이들의 업적과 아울러 삶의 명암까지 조명할 계획이다. 그동안 임진전쟁을 다룬 작품들에서 주인공을 홀로 맡다시피한 이순신은 이 소설에서 주요인물 10여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머문다.그에 대해서는 유성룡과의 특수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비롯,전쟁영웅에서 벗어난 인간적 면모를 밝혀 소설의 재미를 더해 줄 생각이다. 『왕조중심 아니면 민중주의라는 양극화로 치달아 온 것이 역사소설의 현실이었습니다.하지만 정작 역사 흐름에 의식적으로 개입해 주된 방향을 결정한 것은 단연 당대의 파워엘리트인 지식인집단 아니겠습니까.지방선비 출신의 의병장들이 대거 출현한 임진전쟁은 지식인이 민중과 일체가 된 좋은 본보기일뿐 아니라 일제치하 의병활동에 초석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한일관계사의 전환점인 이 전쟁을 통해 퇴계,율곡 등의 사상이 전파돼 일본 유교의 시발이 되는 과정,조선군이 지형에 밝은 이점을 살려 산성에 자리잡고 적군을 교란하는 게릴라전 등이 눈에 본 듯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집필에 앞서 작가는 「징비록」은 물론 「왕조실록」「연려실기술」「난중일기」등을 샅샅이 훑고 일본어 관계서적도 구해 임진전쟁과 관련된 자료를 충분히 섭렵했다.여기에 역사학자 김환덕씨가 자료 준비와 고증에 참여해 당시 전쟁 상황,생활상들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작가는 장담한다. 요즘처럼 구조적·총체적 사회문제가 산적한 때일수록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는 그는 『4백년 전에 끝난 임진전쟁이 남긴 많은 교훈은 그런 점에서 아직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신문 선정 「올해의 문화인물」 10인

    ◎전수천­베니스비엔날레 수상 이용우­광주 비엔날레 전시 기획 정명훈­금관문화훈장 받아 강수진­독서 발레리나로 활약 김아라­서울 연극제 석권 신경숙­여공시절 작품화해 호평 김종학­「모래시계」를 연출 박광수­노동운동가 전태일 영화화 최근덕­“유교 종교화” 주역 룰라­6회 서울가요대상 영예 「미술의 해」인 95년 우리 문화계는 엄청난 관객을 동원하며 외형적 성공을 거둔 광주비엔날레를 잘 치러냈다. 또한 광복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뜻있는 공연도 끊이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붕괴등 대형사건·사고와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구속되는 정치적 격변속에서 문화계는 사상 유례없는 침체와 불황의 늪속에 빠져들기도 했다. 올해는 또 우리문학의 거장인 김동리선생과 세계적 명성의 원로조각가 문신씨,국악계의 보물 김소희여사,세계가 인정하는 현대음악계의 정상 윤이상선생이 유명을 달리하여 슬픔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많은 문화인들이 올 한해 우리 문화마당의 전면 혹은 이면에서 한국의 문화역량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올해 문화예술 각 분야에서 이름을 빛낸 10명의 문화인물을 통해 지난 1년간 우리 문화계를 돌아본다. ★전수천(47·설치미술작가) 지난 6월 세계최고의 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관 개관 원년행사에 출품한 작품「방황하는 혹성들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으로 특별상을 수상.1백년 전통의 이 미술제에서 한국국적 작가로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세계적 작가로 부상했다.올해 국내 최고의 미술잔치인 광주비엔날레에도 특별전「한국 현대미술의 오늘전」에 수만마리의 누에고치를 소재로 한 설치작품을 출품,관람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작품으로 꼽혔다.주로 일본과 미국에서 실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오다 지난 봄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로 뽑혀 국내에서도 역량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베니스비엔날레 수상과 함께 올해 국내 미술계의 가장 떠오르는 작가로 부상했다.최근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용우(46·고려대교수,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 역임)한국의 문화역량을 빛낸 광주비엔날레 성공에 중추적 역할을 해낸 인물.일간지 미술기자를 거쳐 미술평론가로 등단하고 지난 93년부터 고려대 미술교육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학자로 변신한 그는 국내 미술평론가중 해외 미술무대에 여러 역할을 맡아 가장 진출을 많이 하는 인물로 꼽힌다. ★정명훈(42·지휘자) 명실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지휘자.지난해 프랑스의 묘한 정치적 알력에 휘말려 바스티유오페라단의 음악감독직에서 물러난 아쉬움을 만회하듯 고국에 쏟는 열정이 대단했다.지난 8월15일 잠실 올림픽경기장에서 광복5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축전음악회­세계를 빛낸 한국음악인 대향연」에서 지휘봉을 잡아 한국을 빛낸 기라성같은 음악인 20명과 함께 벅찬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이로 인해 최근 정부로부터 문화인물로는 최고의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는 영광을 안았다.그는 또 고국에 기여하는 자세로 지난 5월 「음악을 통한 환경보호 캠페인」에 나서 환경뮤지컬 「오션월드」의 기획과 지휘를 맡아 환경보호에 대한인식을 제고시켰다. ★강수진(28·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원) 지난 10월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작품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통상 발레단의 최고무용수에게 돌아가는 시즌 첫 공연의 주역을 따내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선화예고 1년에 재학중이던 82년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로 유학을 가 85년 세계 3대 발레콩쿠르의 하나인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한국발레의 자존심을 높였다.「마적」「마타하리」「로미오와 줄리엣」등에서 프리마돈나로 이미 뛰어난 기량과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내년에 공연될 빈 국립오페라발레단의 「마타하리」객원스타,슈투트가르트의 내년시즌 공연작 「오네킨」과 「에드워드 2세」에서도 주요 배역을 내정받은 상태다. ★김아라(39·극단 무천 대표) 지난 10월 제19회 서울연극제에서 「이디푸스와의 여행」으로 영예의 대상과 연출상등 4개 부문을 석권,올해 국내 연극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86년 「장미의 문신」으로 데뷔한 이래 「숨은 물」「메모렌덤」등 잇따른 우수작품으로 90년대 국내연극계를 주도해오고 있다.내년에도 4월 뉴욕에서 「이디프스와의 여행」 공연에 이어 10월에는 덴마크 오페라하우스 초청으로 유럽 및 아시아 3개국 배우들과 「리어왕」을 연출할 계획이다. ★신경숙(33·소설가) 장기적,전반적인 출판계 불황속에서 작가 신경숙씨의 약진이 유난히 두드러졌다.지난해 발표한 단편 「깊은 숨을 쉴때마다」로 올초 현대문학상을 수상했고 몇달 간격으로 펴낸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과 두번째 장편소설 「외딴 방」1,2를 나란히 베스트셀러에 올려 여전한 대중적 인기를 실감케 했다.뿐만 아니라 산업체 노동자 시절을 털어놓은 「외딴 방」으로 작품세계의 질적 성숙을 이뤘다는 찬사속에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소녀취향」이라는 부담에서도 벗어났다.신씨의 부상은 다분히 90년대의 새로운 징후를 반영하는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종학(44·프로듀서) 올해 방송가 최고의 흥행작 「모래시계」를 만든 장본인.온 국민을 안방TV에 붙들어맬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모래시계」는 드라마의 차원을 넘어 「모래시계신드롬」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었다. 지난 77년 MBC에 입사,「영웅시대」「인간시장」「여명의 눈동자」 등 숱한 화제작을 제작한 김PD는 역사와 흥미를 적절히 결합한 작품으로 한국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여명의 눈동자」로 93년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방송대상을 수상한뒤 프리랜서를 선언,작가 송지나·음악 최경식등 「김종학 사단」을 이끌고 SBS와 계약을 맺었으며 이제는 영화쪽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박광수(41·영화감독) 올해 우리 영화계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연출한 박광수 감독을 화제의 인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노동운동가 전태일 분신 25주기를 기념해 만든 이 영화는 무거운 내용임에도 불구,『진실의 힘을 일깨워줬다』는 평과 함께 매진사례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88년 「칠수와 만수」로 데뷔한 이래 「그들도 우리처럼」「그 섬에 가고싶다」등 사회성 짙은 리얼리즘 영화를 주로 선보여온 박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다시한번 투철한 작가정신을 인정받았다. ★최근덕(63·성균관장) 최근덕 성균관장은 유교를 현대화된 종교로 탈바꿈하기위해 종단을 새로 설립하고 종단의 대표를 총전으로 하는 유교 개혁안을 올해 11월에 확정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최관장은 1년 7개월동안 유교의 개혁안을 추진한것은 2천5백년된 유교가 현대에 적응하기위해서는 제사제도와 기구와 조직등을 과감히 현대화해야한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최관장은 지금까지 음력으로 지내던 공자의 탄신일과 기일인 춘계·추계석전제를 양력으로 확정하는등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을 했다. 최관장은 앞으로 전국 2백30여개 향교와 22만 유림들을 종교단체와 종교인으로 이끌기위한 전문인력을 육성하기위해 충남 천안에 유학학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룰라(가수·댄스그룹) 김지현·채리나·이상민·고영욱 등 4명으로 이루어진 댄스그룹 룰라는 지난해 「백일째 만남」 「비밀은 없어」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초 발표한 「날개잃은 천사」가 수록된 룰라의 2집 앨범은 올 한해동안 1백50여만장이 팔리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다. 룰라는또 지난 9일 열린 스포츠서울 주최 제6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영예의 최고가수상을 차지,국내 최고의 댄스그룹임을 입증했다.
  • 우즈베키스탄공 타슈켄트(세계속 한인촌 탐방:2)

    ◎30년대 연해주서 이주… 8만여명 정착/근면은 타민족 본보기… 80%가 농업 종사 옛소련 땅의 한인최대밀집지역인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의 타슈켄트주에 있는 한 목화농장.초로의 황 스타니슬라브씨(53)가 이곳 치르치크구역내의 국민학교와 중·고등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목화수확반의 작업을 일일이 지켜보며 독려하고 있었다.다른 한쪽 켠에서도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인을 비롯해 10여종족으로 구성된 종업원들이 그의 감독하에 목화송이를 거둬들이느라 여념이 없다. 불과 2년전까지만해도 황씨는 국영기업에 가까운 콜호스의 농장장에 불과했다.하지만 이제 그는 회장님이라 불린다.우즈베키스탄정부의 민영화방침에 따라 국영농장(콜호스)이던 이 목화밭이 주식회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국영농장 회장이 한인 황회장의 오늘은 아버지 황만금씨(74)의 후광이 컸다.아버지 황씨는 지난 30년간 이 목화농장을 옛소련지역 최고의 콜호스로 이끈 장본인이다.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 빈농가에서 태어난 아버지 황씨는 지난 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선친과 함께 당시 황무지나 다름없던 이곳에 내던져졌다.타슈켄트 교외 사막 허허벌판에 던져진 이들 부자는 10년동안 막노동과 농업전선을 전전했다.그러던 1947년,특유의 한인기질인 성실성과 총명함이 돋보여 황만금씨는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 콜호스의 관리위원장에 선출됐다.지금의 목화농장 관리위원장으로 뽑힌 것은 53년.이후 30년간 그는 이 농장을 옛소련의 모델농장으로 끌어올렸다.목화재배에 과학영농기법을 도입,다른 지역 콜호스 생산량의 최고 10배까지 달성하기도 했다.58년 노동영웅칭호를 시작으로 그는 3번의 레닌훈장과 10월혁명훈장,소련인민위원회 계관칭호 등 더이상 받을 상이 없을 정도로 모든 상을 휩쓸었다. 이곳에 사는 문 피요트르씨(64)는 『그는 어려울수록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을 발휘한 콜호스의 상징이자 한국인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웠다.황씨의 바통은 90년대초반 아들이 이어 받았다.그가 아버지의 농업철학을 계승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며 비닐하우스 재배기법을 우즈베키스탄에 도입한 장본인이라는 점이 발탁의이유였다. 황회장의 경영능력도 아버지 못지않다.이른바 새 콜호스건설에 신사고를 일으킨 아버지에 이어 그는 요즘 토지의 유상분배와 인센티브제의 도입,컴퓨터농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황회장은 『일을 시켜보면 역시 한인들은 우수한 민족』이라면서 『한때 도시로 빠져나갔던 한인들이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러한 역유입은 나름의 배경이 있다.주 요인은 바로 언어문제.한인들 가운데는 소련시절 공용어인 러시아어는 하면서도 현지어인 우즈벡어는 제대로 구사할줄 모르는 이가 많다.그런데 올해부터 우즈벡정부가 우즈벡어를 공용어로 채택,우즈벡어를 모르면 공공기관 취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고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대도시에서의 공공기관 취업이 힘들어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한인들은 22만 2천여명.이중 8만 9천여명이 타슈켄트주에 살고 있다.타슈켄트주에 거주하는 한인들 가운데 60%가 농업에,나머지가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었다.그러던 것이 최근들어 농업종사자수가 80%이상으로 다시 늘어났다.따라서 최근들어 한인들 사이에는 우즈벡어를 배우려는 노력이 한창이다.특히 40대이하 청년층가운데는 우즈벡어를 배우는 부담때문에 우리말을 배우지 못해 우리 말을 할줄 아는 교포가 전체의 3%도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유명 변호사도 배출 이런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현지인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한국인이 많다.김 블라디미르씨(62)도 그가운데 한사람이다.타슈켄트시에서 80㎞ 떨어진 타슈켄트주 아쿠르간 마을.마을 전부라야 2백50호정도밖에 되지않는 아담한 전원마을에 위치한 김씨의 주택에는 하루종일 이웃주민들의 발길이 북적거린다.취직문제에서부터 한인지위에 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교포「민원인」들의 발길이다.남의 집을 빈손으로 찾지못하는 한인들의 기질탓인지 이들은 과일을 담은 비닐백같은 선물꾸러미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교포들이 이처럼 그의 집을 찾는 것은 김씨부자가 우즈베키스탄 변호사동맹의 소문난 변호사이기 때문이다.아들 보로니야씨(38)도 변호사다.김씨는 다민족으로 이뤄진 타슈켄트사회에서 동포들의 억울한 일들을대변,사건해결사 혹은 인권변호사로 지내오기가 올해로 꼭 40년째다.그 역시 37년 극동의 연해주지역에 살다 삼촌과 함께 카자흐스탄땅에 버려졌다.아버지는 일본스파이라는 누명과 함께 시베리아로 끌려갔다.삼촌의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그는 7살때 우즈베키스탄의 한 고아원에 들어갔다.고아원을 전전하며 대학을 졸업한 해인 55년.시민권도 없던 그는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변호사자격을 따냈다. ○조선인 자치지역 건의 그는 지난 89년 고르바초프대통령때 『연해주를 조선인자치지역으로 돌려달라』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이 문제는 당시 상무위원회에 보고돼 대통령에 직접 전달됐으나 고르비가 『기다려보라』는 답신을 한뒤 얼마되지 않아 실각해 문제제기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 90년때의 일.당시 우즈베키스탄인과 투르크메니스탄인사이에 종족갈등이 폭력사태에까지 이르자 우즈벡공화국정부는 「24시간안에 모든 소수민족은 우즈벡을 떠나라」는 포고령을 내렸다.투르크메니스탄인 등 다른 소수민족들은 대거 국경을 넘어갔다.하지만 한인들만은 모두 마을을 고스란히 지켰다.『연해주에 이어 또다시 조선사람들의 일터를 버리고 갈 수 없다』는 간곡한 그의 청원이 큰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비록 타슈켄트의 한인들이 언어에는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문화·풍습은 나름대로 보존해가고 있다.우즈벡인의 70%가 이슬람교도로 이슬람식 일상풍속의 영향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것은 1%의 한인소수민족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그런데도 이곳 한인들은 주로 「고려인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문화·풍습을 보존해 나가고 있다.현재 우즈벡공화국내에 24곳의 한인문화센터가 있다.이곳에서는 우리말을 가르치거나 우리 전통예술보존을 위한 전시회활동 등도 벌이고 있다.한인들의 춤과 가락을 계승하고 있는 고려악단·청춘가무단·금붕어아동무용단·한인합창단 등 예술단체만도 20여개소나 된다.이곳 한인들의 최대 명절은 역시 추석.우즈벡인들이나 한인마을에 함께 사는 다른 소수민족들도 아예 이날을 자기들의 명절로 인식할 정도다. 황씨의 목화농장에 살고 있는 30대의한 교포주부는 『설날이나 명절때 한인들은 구역별로 모여 음식을 차리고 잔치를 벌인다』면서 『결혼식과 돌·환갑잔치도 빼놓을 수 없는 한인들의 유대의식의 장』이라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명절에 한복을 입는 것,윷놀이 등은 잘 알지못한다고 했다. ◎라술로프 카리드라슬로비치 대통령 자문위원장/“한민족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개인보다 남을 생각하는 지혜 돋보여 무려 1백40여민족이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인들은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특출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민족을 포함해 가장 훌륭한 민족이 한인이다.특유의 부지런함과 화합하며 사는 법,개인보다는 집단을 생각하며 사는 것이 지혜롭게 보인다. 한민족은 역사와 교육·전통을 중요시 여기는 민족이다.한인들은 특히 언어와 종교,기질 등이 틀리지만 다른 민족과 쉽게 잘 화합해왔다.소수민족가운데 우즈베키스탄어를 가장 잘 구사하는 민족도 한인들이다.소련에서 독립한 뒤 우즈베키스탄에는 명절이 많이 생기게 됐는데 한인의 추석명절을 다른 민족이 본받아 함께 쇠기도 한다. 한민족은 이곳에서 예술분야에서도 단연 다른 민족들을 압도한다.최근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 유명화가 초대전에 20명의 우즈베키스탄화가가 초대됐는데 놀랍게도 이 가운데 18명이 한인들이었다.우즈베키스탄이 독립된 뒤 각국에 파견하는 경제·문화사절단도 때때로 거의 한인으로 채워지기도 한다.그러한 한인들의 단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 「정치드라마 현실과 미래」 여협토론회

    ◎“역사 진실규명 뒷전… 흥미거리 치중”/과거청산엔 긍정적… 지나친 개인묘사 부정적 12·12등 예민한 현대정치사를 묘사하고 있는 두 정치드라마 「제4공화국」(MBC)과 「코리아게이트」(SBS)가 때마침 터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과 지난 24일 김영삼 대통령의 「5·18특별법」 제정지시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역사의 진실규명 역할론」과 「역사왜곡 우려」등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이연숙)는 30일 하오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정치드라마의 현실과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전상금 여협 매스컴모니터회 회장과 김기태 서강대강사,김우광 SBS­TV제작국장,이병훈 MBC­TV제작부국장,김세중 연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이효성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박명규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내용을 중계한다. 우선 이 자리에서 두 정치드라마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건과 사실,그 틈바구니에서 숨쉬고 있는 인물들을 역사평가의 장으로 불러낸 공신이라는 점에는이론이 없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비슷한 소재로 마치 사생결단하듯 벌이는 양사의 시청률경쟁과 여기서 비롯된 문제점이 상당부분 지적됐다. 전상금씨는 「정치드라마 모니터분석결과」 발제문을 통해 『드라마 소재확장과 국민의 정치의식 고양,과거청산등의 역할에는 후한 점수를 준다』고 했다.그러나 12·12쿠데타 묘사에서 국방부 발표에 비해 과다한 무력충돌묘사와 선정적인 폭력장면의 반복,배역의 지나친 희화화,한 연기자가 스폿라이트를 받자 지나친 영웅으로 묘사한 내용은 사실왜곡과 편파적인 시각으로 진실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태씨는 「정치드라마의 정치사회학적 의미」란 발제문에서 『두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규명및 평가작업을 마치 특정세력이나 집단에 대한 비난 혹은 단죄를 위한 수단으로 몰아가거나 반대로 무리한 정당화 또는 불필요한 영웅만들기수준으로 전락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드라마라는 장르의 허구적 요소가 좌시됐다』면서 주제와 소재를 실제역사속의 정치적 사건이나 사실로 삼았을뿐 역사를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드라마속 정치·정치인·정치세력과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명규씨는 『역사소설처럼 지배세력에 의한 기록 이외의 역사해석을 다큐드라마가 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드라마는 이를 놓쳤다』고 말하고 지나치게 개인위주의 행태묘사에 치중,시청자로 하여금 「저때 저사람만 잘했더라면…」하는 착각을 심어주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또 일시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면서 10·26등 유신의 결과를 미리 보여주고 유신부분으로 회귀해 정작 「유신의 본질」이 간과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 해외 인사 축하메시지(서울신문 50돌 특집)

    ◎“세계화시대 이끄는 초일류지로” □미래 50년에 과감한 도전을/리처드 시로스버그3세 LA타임스 대표이사겸 발행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서울신문창간 5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의 모든 사원들에게 축하를 보냅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1백14년 역사를 되돌아 볼때 우리들의 50주년은 비약적인 성장과 언론으로서의 완성을 위한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우리는 앞으로 서울신문에도 똑같은 성공과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아시다시피 로스앤젤레스는 아시아권밖에 있는 한국인 최대 거주지역입니다.우리가 이곳 한인사회의 번창하고 생동감있는 모습을 취재하고 또한 나름대로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기쁨인 동시에 특권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이 올해 50주년을 맞이한다는 것은 커다란 역사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서울신문은 한국역사에서 중요한 시기,즉 해방이후에 탄생한 신문입니다.나는 서울신문이 해방이후 한국의 괄목할만한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귀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산업 또한 지난 50년간 극적으로 변화했습니다.오늘날 전세계의 신문들과 인쇄매체들은 많은 복잡한 문제들과 기술적인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나는 서울신문이 과거의 경험과 헌신적인 사원들이 있기에 미래의 50년간의 도전들에 대해서도 잘 대처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있는 모든 임직원을 대신해 귀국의 지난 50년간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서울신문의 기여를 치하하며 귀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축하합니다」 □국민과 정부의 가교역 인상적/토마스 컬리 USA TODAY 사장겸 발행인 서울신문의 창간50주년은 세계 언론사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입니다.서울신문이 설립되고 처음 10년간 인내를 거듭해야 했던 그 시기를 생각하면서 우리는 설립자들의 비전과 용기,불굴의 의지에 깊은 존경을 갖고 있습니다.우리 「USA TODAY」는 이같은 중요한 업적를 평가하는데 참여하게된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서울신문의 설립자들은 한국민들과 함께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설립자들과 한국민들은 승리했습니다.그들의 꿈은 실현됐습니다.서울신문과 한국은 강력하고,중요하며,성공적입니다.서울신문의 기자들은 신흥독립국에서 신생신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말해주는 모델이 되었습니다.그들은 언론이 어떻게 국민과 정부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습니다.그들은 자유언론과 자유국민이라는 원칙에 헌신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많은 미국민들은 자기나름의 생활방식과 언론자유를 포함한 자유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서울신문 설립자들은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깨지기 쉬우며,그것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고 있습니다.그들은 영웅적인 투쟁을 했던 것입니다.그들의 이야기는 곧 전세계 모든 언론인들을 고무시키는 이야기입니다.이는 결국 발행부수가 1백만부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한데서 보듯 서울신문의 독자들에 의해 축하받고 있습니다. 창간기념일은 현재 계속되고 있는 힘과 가치가 어떤 것인가를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서울신문과 한국은 1945년 이래 50년간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왔습니다.어떤 면에서 그것들은 서울신문의 설립자들이 직면했던 도전들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국민과 정부의 가교역할을 하고 세계 초일류고급지를 지향하겠다는 손주환사장의 공약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가는 것과 함께 서울신문의 생명력을 담보해줄 목표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기여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계속적인 성공을 바랍니다. □무궁한 발전을 기원/장마리 콜롱마니 르몽드 사장 서울신문 창간50주년을 맞아 나는 르몽드지의 이름으로 축하드리며 계속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민주주의­국가발전 견인차로/군터 노넨마헤 독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편집인 자유롭고 영향력있는 신문이 발전한다는 것은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명백한 표시입니다.민주주의 국가에서 독립적인 언론을 「제4의 권부」라고 부르는 것은 과장된 것일 수 있습니다.그러나 민주주의가 없는 나라에서는 독립적인 언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분명합니다.고급신문은 이런 점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영상매체의 범람에도 불구하고 배경과분석기사를 쓰고 중요한 기사와 가십기사를 차별화함으로써 지식층을 리드해 나가는 것이 점점 더 신문의 역할이 되고 있습니다.영상매체는 오직 보여주는 일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0년 역사의 서울신문은 이런 신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근간입니다.우리는 손주환사장과 편집자,기자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그리고 우리는 서울신문이 민주주의를 위한 한국의 발전에 지도적 역할을 하면서 성공적인 회사가 된다는 점을 확고히 믿습니다. □한­일관계 증진에 큰 공헌 기대/요시카와 히로유키 도쿄대 총장 서울신문의 창간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이 50년은 인류에게 있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밝혀온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이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고 또 종점은 아직 멀지만 50년동안 인류가 걸어온 길은 중요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길입니다.그 가운데 저널리즘은 커다란 역할을 해 왔습니다.민주주의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스스로의 의견을 말하는데 기초하고 있다는점을 생각하면 많은 의견을 소개하고 과학적으로 비평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의견을 갖게끔 만들고 그것이 사회의 많은 일에 적확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저널리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서울신문이 한국에 있어 이러한 역할을 해온데 대해 마음으로부터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이 50년동안 한국의 경제적발전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그 발전은 사람들이 자유로운 사회에서 한사람 한사람이 스스로에게 맞는 삶을 살아가면서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한데 근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여기에도 서울신문이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이해됩니다. 정보화시대를 맞아 앞으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정보에 접하게 될 것입니다.이것은 국제적인 현상입니다.그가운데 정치 및 경제도 국제적으로 돼 나갑니다.이것은 때로 경쟁의 격화를 뜻합니다.예를 들면 기술정보가 자유로 유통된 결과 제조업의 경쟁은 격화되고 시장은 국제화 됩니다.그때 제품만이 세계로 나아가면 그것은 룰이 없는 경쟁이 되고 그저 싸움이 될 뿐입니다.그러나 민주주의 국가간의 경쟁이라면 룰을 상호 이해한 위의 것이 아니면 안되고 룰을 만들기 위해 협조가 필요합니다.그 협조를 위해 문화·제도·사회의 습관등에 대해 국가간 상호이해가 필요하고 여기에 저널리즘의 새로운 사명이 있습니다.서울신문이 앞으로의 정보화시대 국제화시대에 있어 세계에서 특히 한일관계를 위해서 크게 공헌하기를 마음으로부터 기대합니다. □지구적 저널리즘의 선도자로/데이비드 M 앱샤이어 미 국제전략연구소 회장 서울신문의 창간 50돌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언론 매체의 영향력이 날로 막중해지기만 하는 이때 세계의 모든 민주주의는 센세이셔널리즘이 아닌 진실 보도에 헌신하는 신문,소문이 아닌 사실을 전하는 신문,상업주의를 넘어선 저널리즘에 전념하는 신문을 필요로 합니다.서울신문은 이같은 훌륭한 특질들을 감탄스러울 만큼 잘 갖추고 있어 한국의 다른 신문은 물론 세계 언론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신문의 최근 세계화 중시 편집방침은 참으로 시의적절합니다.앞으로 수십년동안저널리즘은 우리 세계인들의 여러 의미있는 노력에 발맞추어 점점 더 전지구적 활동이 될 것입니다.지구의 저쪽 구석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도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주요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을 손꼽아 기다릴 것입니다. 이 세계화 추세를 리드하는 세계정상급 신문이고자 노력하는 서울신문의 자세에 열렬한 박수를 보냅니다.이 노력으로 서울신문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자유민주주의 유지에 긴요한 정보와 소식을 제공하는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서울신문이 지구적 저널리즘의 진정한 선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지금은 또 마침 한반도에 아주 중차대한 시기이기도 합니다.한국이 한반도의 통일을 이끌어갈 바로 앞 몇년간 한국에서 일어날 일들은 동아시아 및 세계적 시야에서 비상하게 주목될 것입니다.통일이 보다 가까워지면서 이의 구체적인 방법은 물론 북한 경제와 사회를 한국이 재건해야 하는 문제,통일이후의 한·미관계 재정립,주변국가의 위치 재조정 등의 어려운 질문이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위험한 희망이 혼재하는커다란 혼란이 시기에 세계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려주고 이를 분석해줄 지적이며 객관적인 소식통을 요망할 것입니다.서울신문은 이 중요한 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낼 자세를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존경받는 저널리즘의 기치를 높이 치켜든 서울신문의 훌륭한 뜻을 다시한번 기리고자 합니다.아울러 우리국제전략연구소와 서울신문의 유대한 한층 돈독해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무게있는 기사로 여론층 리드/아나톨리 토르쿠노프 러시아 국제관계대학총장 서울신문의 모든 편집책임자와 서울신문 애독자들께 창간 5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서울신문은 한국에서 인기있는 신문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름이 높은 권위있는 신문입니다.한국의 상황발전을 예의주시해온 사람이라면 서울신문이 정부·국가와 국민사이의 이해증진에 큰 공헌을 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최근 수년간 서울신문은 한국의 민주화발전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아울러 전세계 여러나라와의 이해증진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신문은 제작의 기본방향을 「세계화」「초일류 신문지향」「정부와 국민간 가교」의 3가지로 삼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본인은 우리정부 각부처에서 일하는 친구들로부터 한국의 서울신문이 일하는 친구들로부터 한국의 서울신문이 중요한 기사들을 많이 게재해 우리나라 정치인,특히 외교정책 담당자들이 한반도정책을 수립하는데 많은 찬고로 삼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특히 서울신문은 러시아국민·러시아정부와 한국간의 관계증진과 상호이해를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러시아에도 과거 공산당 기관지였던 프라우다신문과 정부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신문이 있었습니다.지금 프라우다신문은 명성이 바랬지만 이즈베스티야신문은 여전히 러시아의 최대신문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나는 서울신문이 바로 러시아의 이즈베스트야와 맞먹는 영향력을 누리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다른 상업신문들이 도저히 흉내내기 힘든 대규모 기획기사와 균형있고 무게있는 기사로 계속 한국의 여론층을 리드해 나가주기 바랍니다.
  • 바웬사는 죽었는가/임춘웅 논설위원(서울논단)

    19일 실시된 폴란드의 대통령선거에서 「자유폴란드의 영웅」 레흐 바웬사 현직대통령이 패배하고 전 공산정권의 각료출신이자 공산당 후신인 민주좌파연합(SLD)의 알렉산데르 크바스니에프스키 후보가 당선된데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있다. 그것은 폴란드뿐 아니라 80년대말 동유럽의 자유화에 크게 공헌했던 바웬사란 한 역사적 인물의 좌절에 대한 연민이기도 하지만 좀더 본질적으로는 동유럽의 자유화가 퇴보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뉴스의 초점은 크바스니에프스키의 승리보다 바웬사의 패배쪽에 맞춰져있다.역사가인 브로니슬라프게레멕은 『크바스니에프스키가 얻은것 보다 바웬사가 잃은게 더많다』고 논평하고있다. ○자유화 후퇴 아니다 바웬사가 왜 패배했는가 하는데는 별다른 이론이 없는것 같다.그가 더이상 폴란드인들의 희망과 욕구를 충족시킬수 없었다는 것이다.그는 90년 집권하자 솔리대리티(자유노조)의 절대적인 지지 기반위에 자유시장경제체제로의 대전환을 시도했다.그러나 집권 5년이 지난 지금 폴란드 국민들은 더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었고 실업률이 급격히 늘어갔다.최근에는 생활필수품 마저 달리는 상태가 됐다. ○실용주의 선택일뿐 바웬사는 국민들을 놀라게 하기엔 충분했지만 국민들을 더이상 인내하게 하지는 못했던것 같다.폴란드사람들은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살아가기에 불편함을 줄여줄 효율적이고 평범한 전문가를 찾았던 것이다.크바스니에프스키는 급진적 개혁 대신 점진적인 개혁정책을 지지하며 공산주의로 회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공약을 내세웠었다. 폴란드인들은 공산주의 아닌 크바스니에프스키가 표방한 실용주의적 정책노선을 선택한 것이다.크바스니에프스키는 이념적으로 좌파사회주의에 기초를 둔 온건개혁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개혁의 보폭을 현실적으로 조정하자는 것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주요한 부분은 최근 동유럽에 불고있는 좌경화 바람이다.이번 폴란드의 좌경화에 앞서 헝가리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 5개국이 최근 좌파대통령을 선출했다.러시아에서도공산당이 다음 선거전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좌경화가 공산주의로의 전면 복귀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있다.급격한 자유화의 부작용에 따른 반동이란 분석이다.그것은 최근 좌파 대통령을 뽑은 나라들이 구체적으로 공산화정책을 내놓은 예가 없다는 데서도 확인할수 있다. 폴란드의 크바스니에프스키도 서방의 NATO와 EU(유럽연합)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던 바웬사 정권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히고있다.현실적으로 크바스니에프스키는 좌파의 지지만으로 폴란드를 이끌어갈수 없다.48%나 되는 바웬사 지지세력을 외면할수도 없으려니와 이번 선거에서 바웬사에게 등을 돌렸던 인구의 95%에 이르는 가톨릭세력은 기본적으로 우파지지 세력인 것이다. 이런 판세로 해서 바웬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폴란드의 우파리더로 건재하리란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보다 본질적으로는 현재 세력을 확대하고있는 동유럽의 좌파정치세력들중 볼셰비키정치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정당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그들 대부분은 「과거와의 단절」을 표방하고 있으며 좌파사회주의노선을 표방하고있다. ○혁명적 변화의 한계 동유럽에 불고있는 좌경화를 공산화로 보는 것은 오류다.그것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하나의 반작용이고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어려운 경제생활에 대한 불만이다.변화의 시대에도 혁명적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바웬사의 좌절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있다. 그러나 역사는 비록 서서히 움직이긴 하지만 역사의 향방은 바뀌지 않는다.바웬사는 죽지 않았다.
  • 정치드라마의 역기능(사설)

    「공화국」시리즈로 이어지는 MBC의 「제4공화국」과 야심적으로 경쟁에 뛰어든 SBS의 「코리아게이트」가 전직대통령 비자금파동과 맞물려 크게 히트를 하고 있다.근세사를 다룬 정치극은 많은 시청자가 선호한다.게다가 우리의 현대사에는 온갖 극적요인이 가득하여 생소재 상태로도 재미있다.야사에 극적 흥미의 향신료까지 가미되면 더욱 재미있게 마련이다.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혼란되고 각박하고 메마른 현실에 지친 현대인에게 한편의 재미있는 드라마는 정서의 휴식과 긴장해소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다만 다른 한편으로 많은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음에 사려가 미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시청자들은 실록드라마를 사실 그자체로 믿는다.드라마적 흥미를 위해 어느정도 각색도 하고 픽션화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입힌 재미의 당의정에 현혹되어 더욱 사실로 믿는 것이다.어떤 목적이 개입되어 사시적인 굴절을 기도해도 진상처럼 먹혀들고 시청률 경쟁이나 또는 시청자들의 관심에 야합하여 특정방향으로 이끌어도 그대로 따라간다.방송극이 만들면 무능한 범부가 영웅도 되고,죄인도 될 수 있는 것이다.그런 전능한 힘에 도취되어 사실고증을 외면하고 오히려 사실에 대해 무책임한 왜곡을 한다면 얼마나 큰 잘못을 남길지 모른다. 더구나 한쪽은 재갈이 물려진 상태고 다른 한쪽은 과장되게 발언할 수 있는 상황에서 흑백논리로 단죄하는 방식의 픽션은 매우 위험한 결과도 가져올 것이다.픽션이되 사실과 같은 픽션을 그리기 위해 역사의 바다를 찾아 헤매는 것이 실록제작의 노력이다. 천박하게 사실을 희화화하여 현실을 냉소하는 드라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집단으로 황폐화할 수 있다. 용서하기 싫은 주인공이라도 사실에 입각한 인간의 모습은 있을 것이다. 우리 시대를 몽땅 진흙처럼 이겨대는 방식으로는 위로도 희망도 못 얻는다.
  • 개정판 「동주 열국지」 출간/시인 김구용씨,한글세대 맞게 재편집

    ◎동실바탕 인물 1천명 등장 지난 60년대 국내에 처음 소개돼 큰 인기를 끌다 지금은 절판된 「구용 열국지」가 새 모습으로 단장해 최근 「동주열국지」란 이름으로 다시 나왔다(민음사 펴냄). 「열국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5백50년동안 명멸한 인물 1천여명의 이야기를 그린 일종의 역사소설.이 시대는 주나라가 흔들리면서 각지방 제후들이 패권다툼을 벌여 국력 경쟁과 전쟁이 끝없이 이어진 때이다. 따라서 「제자백가」라고 부르는 각종 사상이 넘쳐나고 사상가·정치인·군인에서 일반 백성에 이르기까지 숱한 영웅호걸들이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요즘도 자주 쓰는 한문 고사성어는 대부분 이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열국지」는 흔히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 연의」와 비교된다. 삼국지 연의는 허구를 많이 도입해 극적인 재미는 높지만 역사적 사실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이에 견줘 「열국지」는 각종 사서에 나오는 인물들의 행적을 간추려,풀어쓴 것이므로 성격은 역사책에 가까운 편이다. 또 「삼국지」가 한 세대의 영웅들을중심으로 웅대한 서사적 구조를 갖췄다면,「열국지」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이야기를 소화하느라 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하다.그러나 등장인물들의 삶은 제대로 들어 있으면서 그만큼 다양하다. 다만 지금껏 전해내려온 「열국지」가 언제,누가 썼는지 밝혀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열국지」를 우리말로 옮긴 사람은 성균관대 국문과 교수를 지낸 김구용 시인(73).8년동안의 번역작업 끝에 지난 64년 「구용 열국지」를 선보였을 때 세상은 책의 내용 못잖게 그의 뛰어난 문체를 격찬했었다.노학자는 한글세대를 위해 첫판 원고 1만5천장을 다듬어 30여년만에 개정판을 내놓았다. 「동주 열국지」는 모두 10권으로 구성되며 이번에 먼저 6권이 나왔다.
  • 라빈 이스라엘총리 피살­라빈 연설은 「성스러운 유언」(해외사설)

    이스라엘 라빈총리의 암살이 팔레스타인과의 역동적인 평화를 경색시키거나 약화시킬 것인가.다수의 목소리가 우세한 까닭에 과거에는 약화돼 왔고 때로는 위험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SS친위대의 초상이 길거리에 나부끼기도 했고 옛날 이스라엘의 위대한 랍비들은 불복종의 군대로 불려졌다.바로 그런 점에서 수십만명의 이스라엘사람들이 텔아비브에서 시위를 벌인 것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은 요즘 기초가 흔들거리는 것같다.그러나 라빈 총리의 비극이 역설적으로 평화를 촉진할수도 있을 것이다.전세계 라빈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것과 같은 감정의 물결이 이스라엘을 뒤덮고 있다.그것은 유태인 민족 분산때 시작된 것과 같아 보인다.그의 업적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라빈총리는 시오니즘의 순교자가 될것이다.암살직전의 연설은 성스러운 유언이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정치적 분열보다는 정신적인 충격이 훨씬 크다.좌우파 모두 대화를 선택했던 환상가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리쿠드는 베긴과 샤미르전총리의 업적을 부풀리면서 라빈총리가이룬 발전에 반대하지만은 못할 것이다.이미 우파는 라빈총리를 암살한데 대해 비난받고 있다.리쿠드의 수장인 네타냐우씨는 자신들의 정당이 라빈의 후임총리에 후보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으로 아라파트나 다른 아랍인들의 입장을 강화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팔레스타인 과격주의자들이나 리비아등은 분명히 즐거워 춤을 췄을 것이다.그러나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암살이 몰고올 파장에 우려하고 있다.오늘 라빈의 장례식에는 주요 아랍지도자들이 참석할 것이다. 사다트와 베긴의 악수는 암살을 불러일으켰지만 이집트와 이스라엘의 평화협상을 중단시키지는 못했다.아라파트와 라빈의 워싱턴에서의 악수도 마찬가지이다.전쟁의 영웅에서 평화의 영웅으로 변신한 그는 평화계획을 달성했고 죽음으로써 성공했다.그리고 그는 암살당하면서 역사의 도도한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 라빈 이스라엘 총리 장례식 이모저모

    ◎수십만 애도 인파 “평화의 싹 살리자”/국교없는 오만·카타르도 추모사절 파견/아라파트 “가장 용감한 사람 잃었다” 회견 이스라엘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이 펼쳐진 가운데 거행된 라빈 이스라엘총리의 장례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한결같이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피로 물든 오랜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회고하며 고인이 뿌려놓은 중동평화의 싹을 잘 살려 열매를 맺게 하는 것만이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라빈총리의 장례식은 이날 하오 9시쯤(한국시각) 그의 가족과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뒤따르는 가운데 이스라엘 국기로 덮여진 그의 관이 이스라엘 의사당에서 장지인 헤르찰산 국립묘지로 옮겨지면서 시작. ○…동족에게 피살된 중동평화의 영웅 고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는 6일 국민과 전세계 지도자의 조의속에서 장지인 예루살렘의 헤르즐산 국립묘지에 안장. 이스라엘의 전국민은 하관을 알리는 사이렌이 2분동안 울리는 순간 묵념을 올렸으며 빌 클린턴 미대통령을 비롯,장례식에 참석한세계 각국의 요인과 사절도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명복을 기원. ○…이스라엘 의사당 앞에서 하루를 보낸 라빈총리의 유해는 8명의 장성과 경찰청장이 탄 트럭에 실려 장지로 운구. 의사당주변에는 1백만에 이르는 시민이 몰려들었으며 수만명의 시민이 동행한 그의 운구행렬이 장지로 가는 연변에는 지나던 모든 차량의 운전자는 물론 병원의 환자까지 나와 경의를 표시. ○…이날 장례식에는 한때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던 이집트와 요르단의 정상과 국교가 없는 오만과 카타르의 사절도 참석,그가 3년동안 일궈놓은 열매의 결실을 보여주기도. 이들의 참석은 중동지역의 분위기가 크게 변모했음은 물론 이스라엘이 중동지역에서 아랍국가들과 공존을 이룰 수 있는 평화애호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과시하는 것에 다름없었다. 헤르즐산 국립묘지까지 따라간 후세인 요르단국왕은 『당신은 군인으로서 살와왔지만 평화를 위해 싸우는 군인으로서 생을 마쳤다』며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밖으로 나와 평화를 이야기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자치지역의 치안불안과 이스라엘측의 정중한 만류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은 CNN방송과의 대담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지다니 매우 슬프다』면서 『나는 이스라엘에 있는,가장 중요하고 용감한 사람을 상실했다』고 언급.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은 중동지역의 평화정착과정에서 결코 이스라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그는 장례식에 참석한 수천명의 애도자 앞에서 『이스라엘국민이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미국은 이스라엘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아랍·이스라엘간의 평화정착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희생한 라빈총리의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라빈총리의 일생은 바로 이스라엘의 역사이며 그의 정신은 계속 살아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 클린턴 대통령은 『샬롬 하베르 토프(친구여,안녕히)』라는 이스라엘어로 애도사를 마친 뒤 미망인 레아 라빈여사를 포옹. ○…전세계인의 라빈 총리에 대한 애도글과 시들이 인터넷을통해 속속 이스라엘에 답지.5일밤 새로 개설된 인터넷의 「라빈 총리 애도」 코너에는 라빈의 일대기가 짤막하게 소개돼 있으며 라빈을 애도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을 입력해 전자애도책을 작성,라빈의 유가족에 전달될 예정.
  • 「독일 반파시즘영화 감상회」 마련/한국 영상자료원서 7일∼11일

    ◎「살인자는 우리안에」 「거짓말쟁이」 등 6편/왜곡된 정치성 재조명… 예술성 뛰어나 구 동독시절 반파시즘은 지성세계를 광범위하게 지배한 기본사조였다.그러나 그것은 주로 공산주의 투쟁과 연계됨으로써 획일적인 정치이슈로 의미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었다.볼프강 슈타우테,에리히 엥엘,프리드리히 볼프 등 40년대 주요 반파시즘 감독들.이들은 이같은 정치적으로 왜곡된 반파시즘을 거부하고 그 참된 의미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려는 시도를 거듭했으며,이를 통해 주제의식에서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주목받는 다양한 반파시즘영화들을 만들어냈다. 한국영상자료원(이사장 신우식)은 7일부터 11일까지 반파시즘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한 「독일 반파시즘 영화감상회」를 마련한다.소개될 작품은 △「살인자는 우리안에」(감독 볼프강 슈타우테,7일 상영) △「글라이비츠사건」(감독 게르하르트 클라인,8일) △「거짓말장이 야곱」(감독 프랑크 바이어,9일) △「약혼녀」(감독 귄터 뤽커·귄터 라이쉬,10일) △「너의 알려지지 않은 형제」(감독 울리히봐이스,11일) △「여배우」(감독 지그프리드 퀸,11일) 등 6편.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만한 작품은 동서독을 통틀어 전후에 만들어진 첫 독일영화로 꼽히는 「살인자는…」을 비롯,「글라이비츠…」「너의 알려지지 않은…」등 3편이다. 「살인자는…」은 나치시대 무고하게 희생된 영혼들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단지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독일인의 이중 의식구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글라이비츠…」는 19 39년 나치에 의해 저질러진 폴란드 라디오방송국 글라이비츠 습격사건을 재연한 작품.또 「너의 알려지지 않은…」은 한 영사기사가 느끼는 사회의 냉대,배신에 대한 공포,부조리,고립 등 심리묘사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기존 투쟁영화와는 달리 주인공을 탈영웅화시켜 통제사회에서의 인간의 심리적 파멸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상영시간은 평일 하오 6시,토요일 하오 2시·4시.
  • “러시아 제쳐놓고 「유고 해결」 어렵다”(지구촌 칼럼)

    공산주의 시절 소련국민들은 유고를 지상낙원으로 생각했다.유고도 소련처럼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나라였다.하지만 그들은 소련과는 달리 상점에 물건이 가득했고 높은 임금,자유로운 해외여행의 자유를 누렸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했고 서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많은 소련사람들은 유고가 추구하는 길이 본받아야할 유일한 사회주의라고 말했다.제일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바로 유고였고 외교관들은 유고근무를 평생의 꿈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이 지상천국 유고가 생지옥으로 변했다.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련사람들은 말못할 충격을 받았다.그곳에서 진행되는 전화의 불똥이 언제 발칸반도를 넘어 옛소련영토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 충격은 증폭됐다.연방국가였던 유고의 시나리오처럼 옛소련도 언제 전장으로 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많은 러시아인들의 뇌리를 짓눌렀다. 러시아가 이 발칸반도의 화약고에 깊은 관심을 갖는 또다른 이유는 러시아의 강대국 야망 때문이다.러시아정부는 미국,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유고문제해결에서 러시아를 동등한 논의 파트너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믿는다.최근에도 나토는 사라예보 인근 세르비아계 거점에 대한 공습을 결정하면서 러시아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옐친행정부는 서방이 러시아의 입장과 이해를 전혀 고려치 않고 공습을 결정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옐친대통령의 강경한 항의 이유는 야당의 압력 때문이기도 하다.야당 지도자들은 유고사태에 대한 정책실패를 이유로 안드레이 코지레프 외무장관의 경질을 끈질기게 요구한다.서방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과거 러시아영향권 지역에 대한 영향력 상실등이 질책 사유이다. 역사적 요인도 무시할수 없다.18­19세기에 걸쳐 러시아의 차르(황제)들은 오토만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우는 세르비아인들에게 절대적인 후원을 보냈다.슬라브족으로 정교회를 섬기는 러시아인들은 인종·종교적으로 형제인 세르비아인들을 회교도 터키족 적들로부터 지켜주어야한다는 도덕적 의무감같은 것을 갖고 있다.같은 슬라브 정교도들을 보호하도록 신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던 러시아제국은 19세기 후반 마침내 세르비아인을 비롯,발칸반도에 살던 민족 대부분을 터키의 지배에서 해방시켜주었다.그곳에서 러시아는 영웅대접을 받았고 발칸반도 전역에는 지금도 당시 세워진 러시아 장군,병사를 기리는 기념비들이 도처에 남아 있다. 그런데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독일,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인들과의 갈등 때문이었다.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의 손에 암살당하자 오스트리아는 군대를 동원했다.이에 맞서 전러시아사회가 세르비아형제들을 구하자고 일어섰다.이렇게해서 뛰어든 제1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는 1천만명의 희생자를 냈고 결국 그 여파로 1917년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났다. 이후 오랜 역사동안 소비에트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고 지냈다.세르비아 왕은 볼셰비키들을 경멸했다.그러다가 30년대 들어 스탈린이 가까스로 유고 공산당 창건에 성공했고 히틀러와의 전쟁중 공산당 유격대원들이 적군을 도와 파시스트들을 물리쳤다.그러나 전쟁이 끝나자마자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의 새 주인 티토는 크렘린과의 유대를 끊고 사회주의 건설에 있어 스탈린의 지시와 사상을 모두 거부했다.스탈린 사후 소련과 유고의 관계는 다소 개선됐지만 소연방이 와해되기까지 유고는 소련보다는 서방과의 관계유지에 더 비중을 두었다.그런데 지금 와서 갑자기 양국관계의 시계바늘이 19세기로 되돌아간 것같이 됐다.러시아의 야당세력들은 세르비아 지원을 줄기차게 요구한다.이들은 러시아가 형제요,같은 정교도인 세르비아인들을 적의 포위로부터 구해내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한다.무기와 돈을 지원하고 의용군을 보내야 한다고 외친다. 처음에 옐친대통령은 세르비아인들에게 특별한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92­93년 사이 크렘린은 오히려 서방정책에 동의,친공산계 세르비아 지도자들이 유고연방에서 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보스니아공화국들을 방해하는 것을 비난했다.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최소한 크로아티아,회교도들도 세르비아계 못지않게 책임이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러시아는 지금 세르비아에 대한 국제제재조치가 공평하지 못하며 평화해결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그리고는 세르비아에 대한 나토의 무력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외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크로아티아·회교도들은 러시아를 비우호적인 약소국으로 치부한다.크렘린과 보스니아내 소수 세르비아인들과의 관계도 94년 단절됐다.서방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이해를 존중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러시아의 입장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행동한다.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유일한 동맹자는 세르비아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한사람뿐이다.사실은 그 사람마저도 미국·서방과 직접 담판하기를 원해왔다.그런데도 러시아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옛유고 땅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옐친대통령은 오는 10월 보스니아 관련 국제회의를 개최하자고 얼마전 제의한바 있다.옐친의 의도는 뻔한 것이었다.바로 12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앞에 정부의 위신을 조금이라도 세워보자는 것외에 다른 것은 없다.
  • 김 대통령 “평화 힘있을때만 가능”/「국군의 날」 행사 이모저모

    ◎백선엽 장군 등 군원로 6명 사열 받아/6·25참정 용사·유가족에 격려의 박수 건군 47주년 국군의 날인 1일 충남 계룡대에서 기념식이 개최된 것과 함께 한강변에서도 「장년국군」을 축하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날 상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계룡대에서 거행된 국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기념행사를 참관했다. 김대통령이 이날 치사 도중 6·25참전용사 등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잠시 일어나 주십시오』라고 주문한 뒤 『여러분과 전우,그리고 그 가족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에 조국은 언제나 경의를 표할 것이며 역사는 여러분을 참다운 영웅으로 기록할 것』이라며 박수를 보내자 1만2천여 참석자도 일제히 박수로 이들을 격려하기도. 행사 참석자들은 김대통령이 내년도 국방예산을 크게 늘렸다고 밝힌 대목에서 큰 박수로 호응하는 등 치사가 진행되는 동안 여섯차례 박수를 쳤다.김대통령은 이어 열린 경축연회에서도 『진실한 평화는 힘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면서 대북 경계심을 늦추지 말도록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총재도 소속의원과 함께 처음으로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했으며,김대통령은 경축연회 헤드테이블에서 김대중총재와 만나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교환했다. 김총재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국방에는 여야가 따로 없으며 앞으로 군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설훈국민회의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역전의 용사에 대한 예우를 갖추기 위해 백선엽장군 등 군원로 6명이 사열차에 분승,김대통령과 함께 국군장병을 사열했다. 기념식은 국군의장대의 식전행사,기념식,열병,분열 및 공중분열,폐회식 순으로 2시간여동안 진행됐다.특히 6명의 여성대원을 포함한 특전사요원 2백50명이 1천m상공에서 집단강하를 실시했으며 70명의 고공전담반 요원은 3천m상공에서 맨몸으로 뛰어내려 오색연막을 내뿜으며 다이아몬드·계단모양의 각종 대형을 이루는 묘기를 선보인 뒤 1천m상공에서 낙하산을 펴고 주행사장에 내려앉아 갈채를 받았다. ◎김 대통령 국군의 날 치사 요지 오늘의 우리 국군은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세계평화에도 기여하는 막강한 「장년국군」으로 성장했습니다.이제는 분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할 때입니다.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군의 사명은 통일의 기반이 되는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히 지켜내는 일입니다. 북한은 「세계사적인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면서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성의와 노력을 외면하고 있습니다.지금 북한은 식량과 에너지부족등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습니다.북한의 이러한 어려움은 가까운 장래에 해소되기 어려운 실정이며 그 앞날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2∼3년은 국가안보면에서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우리 군은 북한의 모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사태에도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군은 이제 21세기와 통일시대를 내다보며 세계사의 큰 흐름을 따라 힘차게 전진해야 합니다.우리 군의 역량을 모든 분야에서 세계일류수준으로 정예화하는 것이 바로 우리군의 「세계화」일 것입니다. 군의 정예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철저한 군인정신을 확립해야 합니다.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려는 불퇴전의 의지와 드높은 사기,그리고 추상같은 기강이야말로 군인정신의 정수일 것입니다.군인은 이제 첨단의 무기는 물론 최신 정보체계도 원활히 다룰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 군은 그동안 각 분야에 걸쳐 엄청난 변화와 개혁을 단행했습니다.개혁을 통해 우리 국군은 본연의 임무인 국토방위에 전념하는 자랑스러운 「국민의 군대」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군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목숨을 바쳐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입니다.강한 국군을 원한다면 장병이 투철한 사명감과 드높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온 국민이 군을 존중하고 뒷받침해야 합니다.
  • 학원 폭력의 심각성/이윤호 경기대 교정학과교수(일요일 아침에)

    최근 검찰청의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운동」이라는 캠페인을 보면서 불안 때문에 부모가 학생을 승용차로 등·하교시켜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경험했다.어린 학생이 거듭되는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사건에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쉽게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학생을 위협하는 사례가 소설가 이문열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석태」와 같은 많은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을 양산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우선 청소년의 심리적 특성과 사회적 현실에서 한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각종 대중매체와 생활환경의 퇴폐향락적 요소는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그들에게는 오직 공부밖에는 할 것이 없고 또 해서도 안되며,학교 외에는 갈 곳이 없고 가서도 안되는 상황에서 욕구를 건전하게 분출하기는커녕 억압받고 강요만 받는 청소년의 현실이 청소년기의 또 다른 특성인 단기쾌락주의와 상호작용한다.이것이 청소년의 심각한 욕구불만이라는 상승효과를 초래하게 되고 욕구불만은 청소년의 공격성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청소년을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보호해야 할 주요한 사회화기관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핵가족화의 심화는 물론이고 이혼 등으로 인한 가정의 물리적 결손과 가족간의 갈등 등 내적 결손은 가정이 가족간의 공동의 생활의 장이 될 수 없게 했다.현대인의 바쁜 생활은 「집」은 있으나 「가정」은 없다는 현대가정의 침실화를 초래했다.이는 가정의 교육적 기능을 손상시켰다. 더구나 아이에 대한 지나친 과보호는 모든 아이가 자신을 「왕자님」·「공주님」으로 생각케 하여 자신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모든 것이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적 성향을 갖게 했다.다른 사람을 자신을 위한 수단이지 결코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로 생각지 않게 만들었다. 우리사회에 팽배한 학벌위주의 관행은 학교가 전인교육의 장이 아니라 성적이라는 단순한 잣대로 다수의 학생을 문제아요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었다.이들은 오로지 성적만이 성공의 척도인 가정과 학교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버림받는 존재가 됐다. 좌절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힌채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때로는 폭력에 호소하게도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소외받은 학생이 어쩔 수 없이 가정과 학교를 이탈하여 비슷한 처지의 친구와 어울려서 일종의 「패거리의식」과 문화를 형성한다는 사실이다.「패거리문화」는 패거리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소속감을 느끼는 등 청소년으로 하여금 도피의 환상과 신기루를 쫓게 했다. 문제는 「패거리문화」가 곧 이들 청소년의 집단적 배회를 전제로 하여 집단심리에 기초한 쾌락과 모험을 추구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더구나 학교의 처벌위주의 관행은 문제학생의 격리에만 매달려서 이들을 길거리로 내몰았고 수많은 유흥접객업소는 이들의 좋은 도피처가 되어 오갈 데 없고 할 일 없는 이들의 패거리문화를 더욱 조장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특히 우리사회에 팽배한 각종 퇴폐향락문화는 이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유혹,청소년을 쾌락의 노예로 만들어 중독된 쾌락추구를 위하여 동료를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학교주변의폭력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먼저 우리는 이들을 문제아라는 가해자적 입장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가정·학교·사회문제의 피해자로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대부분의 청소년문제가 사회적 환경에 영향받은 바 크고 이러한 환경은 곧 기성세대와 사회의 책임이지 자신의 기본적 권익마저도 대변할 수 없는 청소년이 만들어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이를 위해서 우리는 청소년에게 잃어버린 가정과 가족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학교 또한 철저한 경쟁심만을 부추기는 입시와 성적위주의 교육관행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의 장이 되어야 하며,낙오자를 처벌하여 내몰기보다는 그들에게도 성공을 경험할 수 있는 대안적 보상을 마련하고 처벌보다는 보호를 중시하는 관행을 정착시켜야 한다. 청소년의 잘못된 호기심과 쾌락을 부추기는 각종 퇴폐향락적 사회분위기와 환경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더불어 청소년의 잘못된 「패거리문화」를 시정하기 위해서 청소년이 그들의 욕구를 건전하게 분출할 수 있도록 건전한 할 「거리」와 갈 「곳」과 할 「시간」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지역별로 일종의 지역사회센터나 청소년문화센터 등을 설치해 자격 있는 청소년지도사의 관리하에 자원봉사자와 학교의 협조를 받아 운영함으로써 청소년활동과 교육상담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무엇보다 학교·학부모·지역사회·청소년기관과 단체등이 함께 학교주변의 환경을 감시하고 피해학생의 신고나 상담도 할 수 있는 시민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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