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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도심 상권 죽인 전주시 탁상행정

    옛도심 상권 죽인 전주시 탁상행정

    전북 전주시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으로 옛 도심 상권이 쇠락해 하루 빨리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주시는 민선 8기 시장이 바뀌자 전임 시장의 정책적 실수를 인정하고 정비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나 절차가 복잡해 언제나 시행될지 미지수다. 22일 전주시에 따르면 ‘가장 인간적인 도시 전주’를 만든다며 2016년 3월 전주 4대 부성 역사도심 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과제를 선정했다. 이어 2018년 4월 30일 옛 도심 151만 6000㎡를 역사도심지구로 설정하고 관리방안을 담은 역사도심지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고시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전주한옥마을 주변 중앙동·풍남동·노송동 일원 옛 전주부성 터와 주변 지역이 그 대상이다.그러나 혈세 8억 1500만원을 들여 만든 이 계획은 건물 높이, 층수는 물론 상가건물의 용도까지 지나치게 제한해 전주시의 애초 의도와는 정 반대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커피숍, 제과점·제빵, 햄버거·도넛 등 패스트푸드점은 아예 입점할 수 없도록 제한하여 도심 상권이 텅텅 비기 시작했다. 한옥마을 일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꼬치구이점을 비롯한 이와 유사한 시설 등 일반적인 업종까지 입점할 수 없어 상권이 쇠퇴한 것이다. 한때 전주시 최고 중심상권이었던 관통도로 사거리 4개 코너 가운데 3개 코너 건물이 비어있을 정도다. 전주시는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 시행 수 개월 뒤부터 문제점이 드러나고 민원이 빗발쳤지만 민선 7기 동안 이를 수정하지 않고 밀고나갔다. 소상공인들이 “지나친 업종제한으로 상가는 비어가고 관광객은 오지 않는다. 사람이 없는 도심은 유령도시나 다름 없다”고 반발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다행히 전주시는 민선 8기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면서 역사도심 지구단위계획의 실패를 인정하고 전면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례 개정 등 절차가 복잡해 올해 안에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옛 도심 상인들은 “전주시의 엉터리 행정으로 무너진 상권이 언제나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며 “근시안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을 입안하고 시행한 전주시 관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중, 사드 이어 김치·한복 논란까지… 혐한·혐중 속 ‘아슬아슬 공존’

    한중, 사드 이어 김치·한복 논란까지… 혐한·혐중 속 ‘아슬아슬 공존’

    오는 24일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두 나라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흐른다. 동북공정으로 대표되는 역사 왜곡 논란과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도체·공급망 분리 움직임 등으로 갈등이 중첩돼 양국 간 정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21일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5~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반도 주변 5개국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23.9%)은 미국(59.0%)은 물론 북한(29.4%)·일본(29.0%)보다도 낮았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지탄받는 러시아(23.3%)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인식이 비단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해마다 국제사회 신뢰도를 평가하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연구에서도 2017년 이후 주요국들의 부정적 평가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올해 전 세계 19개국 2만 45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전체의 82%, 한국인은 80%에 달했다. 독일과 캐나다에서도 응답자의 74%가 중국이 비호감이라고 밝혔다. 호주와 스웨덴 국민들 역시 각각 86%와 83%가 중국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일본의 반중 여론도 87%나 됐다.개혁개방 40년 만에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치고 올라온 저력에 대한 견제, 대만·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위협을 키우고 신장과 티베트, 홍콩 등에서 인권·민주주의를 탄압하는 현실에 따른 우려,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정서적 반감 등이 뒤섞인 결과다. 여기에 중국과 갈등을 빚는 상대국을 강하게 맞받아치며 비난하는 ‘늑대 외교’ 기조가 국제사회의 베이징 혐오에 불을 붙였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한국에서는 2016~2017년 사드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이 비공식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차단하고 케이팝 스타들의 공연을 금지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을 내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때부터 불거진 반중 정서는 동북공정과 6·25전쟁 해석 등 역사 문제, 한복과 김치, 단오절 등 문화 영역 등으로 퍼져 나갔다. 해마다 찾아오는 미세먼지와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판정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끝을 모르고 증폭되고 있다. 특히 서구식 민주주의의 가치 위에서 자라난 한국의 1020세대는 신장 위구르족 강제 구금 논란과 티베트인들의 의문사, 홍콩 민주화운동 강제 진압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국이 북한처럼 변해 간다’며 정서적 괴리만 느낄 뿐이다. 중국 문화와 중국 제품에 대한 비판적 인식도 팽배하다.중국에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대학 내 한국어 관련 학과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베이징대 등도 외국인 유학생의 핵심이던 한국인을 대신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출신들을 더 선호하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는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중 젊은 세대 사이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심하다”며 “중국을 ‘중공’(중국 공산당)이라고 부르고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를 정도로 감정이 나빠졌다. 인식 개선 없이는 한중 관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흐름은 미중 관계의 본질이 ‘협력’에서 ‘경쟁’으로 바뀌면서 한중 관계도 이에 대한 구조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부터 미중 양국이 노골적으로 전략적 경쟁자가 됐다. 한미 동맹을 외교와 안보, 경제, 정치의 근간으로 삼는 한국에서 중국은 대단히 불편한 존재로 부각됐다”고 분석했다.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정부가 서로 넘지 말아야 할 ‘가드레일’을 설정해 더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고 감염병 확산으로 수년째 막힌 인적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 원장은 “양국 민간 영역에서 무조건 많이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양국 관계에서 정치외교적 요소가 문화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일방적 탈퇴당했다” 제시카가 소설로 전한 소녀시대 탈퇴 사건

    “일방적 탈퇴당했다” 제시카가 소설로 전한 소녀시대 탈퇴 사건

    ‘이 책은 허구의 내용입니다. 역사적 사건, 실존 인물, 실제 지명이 언급된 경우, 모두 허구적으로 사용된 것임을 밝힙니다. 이외 이름, 인물, 장소, 사건 등은 작가 상상력의 산물이므로 실제와 무관합니다.’ 가수 겸 사업가로 활동하는 제시카의 두 번째 소설 ‘브라이트’는 소설이 시작하기에 앞서 이런 내용이 있다. ‘브라이트’는 주인공 레이첼이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제시카가 2014년 소녀시대에서 탈퇴 당한 사건을 겨냥한 듯한 내용에 출판사가 부연 설명을 달았다. 최근 소녀시대가 15주년을 맞아 8인조로 ‘Forever 1’을 들고 컴백한 가운데 제시카의 소설이 출간된 타이밍이 묘하다. 출판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소설을 읽어내려갈수록 소녀시대 및 SM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와 닮았다. 주인공 레이첼은 9인조 걸그룹 ‘걸스 포레버’의 인기 멤버로 등장한다. 레이첼은 시련을 당하던 미모의 주인공이 왕자님을 만나 진짜 꿈을 이루는 신데렐라 류의 소설 주인공 중에서도 압도적인 완벽함을 자랑한다. 9명의 멤버가 있지만 다른 멤버는 어딘가 부족한 존재로 묘사되는 반면 레이첼은 세계적인 패션쇼에 초대되고,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DJ 제안도 들어오고, 세계적인 잡지의 패션 화보 촬영도 들어오는 등 세간의 관심을 독점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게다가 빡빡한 일정에도 지치지 않고 해낼 것은 다 해낸다. 소설 속 레이첼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없다. 요즘 어지간한 소설이나 영화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슈퍼 우먼이다. 이런 레이첼에게 소속사인 DB엔터테인먼트와 나머지 멤버들은 레이첼을 고통스럽게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나마 ‘걸스 포레버’의 막내 선희만이 레이첼을 시기질투하지 않는 멤버지만, 선희마저 레이첼을 탈퇴시키는 데 동참하게 된다.레이첼은 패션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고, 남자친구인 앨릭스의 도움으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이룬다. 앨릭스 역시 레이첼의 수준에 맞는 완벽한 남자로 그려진다. 세계 어디서든 레이첼을 위해서 필요할 때 나타나 레이첼을 행복하게 한다. 레이첼과 앨릭스, 레이첼의 친구와 가족을 제외하면 모두가 레이첼의 적이다. 레이첼이 진정한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멤버들의 시기 질투는 극에 달한다. 레이첼은 끊임없이 선한 존재로 묘사되고, 멤버들은 “네가 뭐길래 원하는 걸 다 가져?”라고 질투하며 일방적으로 레이첼을 왕따시키는 존재로 나온다.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가 패션 쪽 일을 해보더라도 걸스 포레버의 멤버로서는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거라는 점이에요.” 소설 내내 레이첼은 ‘걸스 포레버’의 멤버로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혹여나 ‘걸스 포레버’에 소홀해 자신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자신은 열심히 하는데 주변에서 오해하고 자신을 밀어낸다는 것이다. 연습 등 단체활동에는 1분 이상 늦은 적은 없다고 항변하는데, 멤버들은 그 1분마저 용납을 못 하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멤버들의 시기와 질투로 레이첼은 일방적으로 탈퇴 당한다. 소설이 별다른 입체성 없이 철저하게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나 입장은 담기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레이첼은 철저하게 피해자로 묘사된다.소설의 이야기는 실제와는 무관하다지만 누구나 다 알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른 바 ‘노예계약’으로 떠들썩했던 동방신기의 계약, 동방신기에서 탈퇴했던 멤버들의 방송 출연을 소속사가 막는 내용은 DB엔터테인먼트와 보이그룹 N&G의 이야기로 등장한다. 권위적인 DB엔터테인먼트를 보여 주는 이런 장치들은 소속사의 악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쓰인다. 레이첼이 탈퇴 당한 날짜도 9월 30일로, 제시카가 2014년 소녀시대에서 퇴출된 날짜와 일치한다. 레이첼은 마지막까지 “걸스 포레버의 멤버로 살아가는 일은 언제나 제 삶의 최우선 순위였고”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후 “하지만 정당화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저는 원치 않는 퇴출을 당했습니다”라고 한다. 이 내용 역시 제시카가 올렸던 입장문과 비슷하다. 소설은 그럼에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소설을 표방했지만 제시카의 자서전 성격이 강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알에이치코리아/464쪽/1만 6800원
  • 디올 물건엔 박한데…쓰레기 봉투·‘비방수 우산’은 바이럴…왜? [명품톡+]

    디올 물건엔 박한데…쓰레기 봉투·‘비방수 우산’은 바이럴…왜? [명품톡+]

    패션에 상상을 더하다기능성 빼고 재미 더한 명품中 시장서 팬들 호응 얻어 바이럴 성공진지한 디자인의 디올, ‘미운털’ 왜?“발렌시아가의 1만2000위안짜리 가방은 쓰레기봉투처럼 보입니다.” (웨이보, 8월 12일) 중국의 트위터 격인 SNS 플랫폼 웨이보에서 이달 12일 100만회 인용된 해시태그 내용입니다. 2억5000만회 노출된 이 내용은 아직 제품이 정식 출시 전인데도 높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는 2022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앞서 8일 이른바 ‘트래시 파우치’를 홍보했습니다.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닮은 디자인으로, 발렌시아가의 로고가 있지만 잘 보이지 않아 들고 다니는 이를 그저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죠. 중국인들은 이 제품이 쓰레기 봉투 같아 보인다고 해시태그를 달고 있지만, 이는 높은 관심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앞서 지난 5월 아디다스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와 협업한 ‘비방수’ 우산도 같은 전철을 밟았죠. 웨이보에서 1억3000만건의 뷰를 기록한 해시태그 “214만원짜리 우산이 비방수임”은 결국 높은 관심을 받아 중국 시장서 품절됐습니다. 럭셔리의 사치를 풍자하는 듯했던 여론과 달리 실제 소비자는 지갑을 선뜻 열었죠. 이른바 ‘안티 패션’ 개념으로도 풍자되는 이러한 현상은, 럭셔리를 소비하는 Z세대의 소비 경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발렌시아가·구찌는 실제 리스트 인사이트서 브랜드 지수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소비층이 이들의 이러한 재미 위주의 제품 전략에 반응한다는 증빙이라는 시각은 힘을 얻죠.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러한 ‘장난 같은 패션’이 아닌 ‘원조 싸움’이라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앞서 지난달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모방해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옷을 출시했다고 주장했던 일부 중국 소비자들은 다음 목표물을 또 포착한 모양새입니다. 일각의 중국 패션지는 디올의 베이지색 원피스에 있는 그림이 자신들의 유산 중 이른바 ‘화조화’를 모방했다고 이달 주장했습니다. 웨이보에서 350만회 노출된 “새 디올 제품이 중국 화조화를 베꼈다”는 해시태그를 인용해서죠. 사용자들은 이러한 점에 착안해 디올의 여러 홍보 채널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소비자 중 일부는 “중국의 역사가 오래 돼 중국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문제는 브랜드들이 중국 것을 베껴가면서 원조가 중국임을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현지 명품 전문지는 “중국 소비자들은 안티 패션 운동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명품 브랜드가 중국서 호감을 얻으려면 중국 문화를 다룰 땐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죠. 제품의 실질적 기능에 의문을 제기한 해시태그와 달리 실제 판매량은 높았다는 구찌·아디다스 제품처럼, 발렌시아가의 새 트래시 파우치도 그럴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네요. 중국 문화를 건드렸다는 인식을 주지 않는다면, ‘세계 큰 손’일 정도로 명품을 사랑하는 중국 시장서 판매량이 낮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권성동 “김원웅, 나라 팔아먹는 것만 매국 아니다…역사 팔아 돈·지위 챙겨”

    권성동 “김원웅, 나라 팔아먹는 것만 매국 아니다…역사 팔아 돈·지위 챙겨”

    김원웅 전 광복회장 감사원 감사서 추가 비리 의혹앞선 의혹, 국가보훈처 조사 결과 사실 정황 드러나김 전 회장, 끝까지 부인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김원웅 전 광복회장에 대해 “나라를 팔아먹는 것만 매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회장은 국가보훈처 광복회 감사를 통해 새 비리 의혹이 나와 추가 고발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감사 결과에 따르면 출판사업 인쇄비 5억원 과다 견적, 카페 공사비 9800만원 과다계상, 대가성 기부금 1억원 수수, 기부금 1억3000만원 목적 외 사용, 법인카드 2200만원 유용 등이 있었다”며 “입으로는 광복을 외치며 손으로는 착복했다”고 적었다. 이어 “특히 ‘독립운동가 100인 만화 출판 사업’을 보면 백범 김구가 290쪽인데 반해, 김 전 회장의 모친 전월선은 430쪽에 이른다”며 “광복회장 직함을 달고 자기 가족 우상화로 혈세를 유용한 것이다”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원웅 전 회장의 문제는 횡령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나라를 팔아먹는 것만 매국이 아니다. 역사를 팔아 자신의 돈과 지위를 챙기는 행위 역시 매국이다”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제 우리의 아픈 과거가 김원웅, 윤미향 같은 ‘역사업자’의 가판대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김원웅 물러난 광복회 논란 여전 지난달 광복회 등에 따르면 광복회 사무국 직원 숫자는 전임 김 회장 시기 기존 16명 수준에서 한때 최대 26명으로 늘어나 60% 넘게 늘어났다. 지금은 일부 인원이 면직돼 20명대 초반으로 줄었지만, 광복회 사무국 조직 규모를 고려하면 늘어난 10명은 종전 기존 인원의 절반을 넘는 큰 숫자인 만큼 이들의 인건비를 어떻게 조달했는지 의혹이 나왔다. 광복회 직원 인건비는 국가보훈처 등이 지급하는 국고 예산으로 충당하는데, 김 전 회장 시기 아예 급여를 받지 못한 직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광복회 운영 등 각종 의혹을 규명하고자 지난 6월 26일 고강도 감사 착수를 발표했다. 사무국 인원 규모와 이들의 인건비 조달 방식 등도 감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김 전 회장 사퇴 이후 지난 5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장준하 선생 아들 장호권 현 회장 체제에서도 논란은 여전하다. 장 회장 체제 집행부는 최근 전국 지회장 110명 중 일부에게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한다’는 내용이 인쇄된 사직서를 돌리고 일괄 사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장 회장 당선 이후 임명된 일부 임원이 일괄 사표 요구 처사에 반발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광복회 한 회원은 “단체 리더는 위세를 떨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업무만큼 봉사하겠다는 정신으로 일해야 하는데 (집행부가) 자기 천하라고 생각한다”며 “비협조적인 사람들은 다 면직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카페 수익금 부당 사용 앞서 국가보훈처는 지난 3월 10일 “광복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 광복회의 국회 카페 수익사업(헤리티지 815) 수익금이 단체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부당하게 사용되고 골재 사업 관련해 광복회관을 민간기업에 임의로 사용하게 하는 등 비위가 확인됨에 따라 수사 의뢰하고 해당 수익사업에 대한 승인 취소 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광복회는 국회 카페 중간 거래처를 활용해 허위 발주 또는 원가 과다 계상 등의 방법으로 61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비자금 가운데 1000만원가량은 김 전 회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된 후 여러 단계를 거쳐 현금화된 후 사용됐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서 운영해온 야외 카페 헤리티지 815 수익금으로 수천만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비자금이 김 전 회장 한복·양복 구매비, 불법 마사지 업소 출입, 이발비 등으로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보훈처는 전했다. 김 전 회장이 광복절이나 3·1절 행사 때마다 입고 나왔던 한복 여러 벌을 비자금으로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훈처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가족 회사’가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4층에 사무실을 몰래 내고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영업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 ● 김 전 회장, 끝까지 ‘남탓’ 김 전 회장은 이러한 수익금 횡령 논란 등에 대해 “제보자의 개인 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부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쓴 일은 있지만 돌려줬다”는 등의 답을 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또한 보훈처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1차 서면, 2차 대면 조사를 벌였다. 김 전 회장은 “절대 내가 직접 지시한 것이 아니다. (제보자인) A씨가 과잉 충성을 하느라 제멋대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후 사실을 안 뒤에 금액을 모두 채워넣었다”고 주장했다. 광복회 수익금을 전용, 김 전 회장 개인 용도로도 사용했지만 본인이 시킨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에서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면서도 “사람을 볼 줄 몰랐고 감독 관리를 잘못해 이런 불상사가 생긴 것”이라고 자신의 책임이 아님을 주장했다.
  • 엘렌 박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 “미국 정치에 한국계 더 많이 진출해야”

    엘렌 박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 “미국 정치에 한국계 더 많이 진출해야”

    “한국계 미국인들이 정치를 비롯한 주류사회에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 더 많은 응원과 지원을 요청한다.” 미국 뉴저지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는 엘렌 박(한국명 박정주) 의원은 의정활동 초점을 한국계 미국인들의 권익향상과 혐오범죄 대응에 두고 있다며, 한국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1978년 미국으로 이주한 박 의원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2016년 시의원에 이어 지난해 주의원에 당선됐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그는 김동연 경기지사 등 정치인과 다양한 기업인들과 만나는 등 교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 혐오범죄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내 지역구인 뉴저지는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맨해튼보다는 상황이 낫다. 하지만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언어적 폭력 문제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실제 신고율이 높지 않다는 게 문제다. 욕을 하는 정도는 신고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 한인화·시민단체들과 손잡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고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영어가 서툰 이들을 위해 한국어로 신고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신고를 하는 것 자체가 혐오범죄 대응에 도움이 된다. 사법당국은 신고 데이터를 보관해 대책을 세우는 데 활용하기 때문이다.” - 의정활동에서도 이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혐오범죄와 인종차별에 대응하는 것을 핵심 의정 목표로 삼고 있다. 뉴저지에서는 금년에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의 역사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교육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커리큘럼을 만드는 위원회가 조직되어 있고, 이르면 내년부터 뉴저지에 있는 모든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시안 역사와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지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만 의무교육이다. 인종차별 막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다문화교육을 해야 한다.” - 한국계 정치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미미한 실정인 듯 하다. “최근 인구센서스 통계를 보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가 180만명에 이른다. 중국계는 2500만명이나 되지만 미국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비율을 보면 한인들이 훨씬 많다. 예를 들어 미국 연방하원 435명 가운데 한인이 4명이다. 앞으로는 주의회에도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 뉴저지와 뉴욕주 한인 인구가 비슷한 규모다. 연방의회보다 주의회가 한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뉴저지 주의회는 상원 40명, 하원 80명인데 내가 유일한 동아시아계다. 인도계 4명, 파키스탄계 1명 등 아시아 출신이 6명에 불과하다. 뉴저지 아시안 비율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12명은 있어야 한다.” - 한국계 정치 진출과 한인 공동체 발전은 서로 맞물리는 것 같다. “미국에서 한인들은 단지 아시안의 큰 카테고리로 묶였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용어로 주류사회에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계 직업 분포를 보면 주로 소상공업이나, 변호사, 의사, 교수 등 특정 소수 직업군에 밀집되어 있다. 내가 진출한 정치 분야는 물론이고 경찰, 교육, 정부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 따라서 어떠한 이슈가 있을 때 모든 분야의 한인들이 뭉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나 역시 의정활동에서 그 부분을 지역사회에 힘주어 설파하고 있다.” - 한국계 의원들이 연방의회와 주의회에 더 많이 진출하는 게 한미관계에도 도움이 되겠다.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한국에 두고 있고, 한인 정체성을 그 누구보다도 강하게 갖고 있다. 우리 스스로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조용히 참는 건 미국에서 결코 미덕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론, 우리는 미국에 거주하는 ‘코리안 어메리칸’이다. 한국과 미국의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는 집단이다.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미국 내 한인 정치인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역시 다양한 소통 창구를 한국에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 한국계 정치인이 더 많이 나오기 위해 한국 사회에 요청하고 싶은 게 있다면. 한국계 의원이 늘어나는 건 한국계 공동체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가령 내 사무실은 뉴저지에서 처음으로 인턴 6명을 모두 한인 학생으로 뽑았다. 이들의 경험이 쌓인다면 의회와 공직에 진출하는 한국계가 더 늘어날 것이다. 정식 보좌관도 한인으로 채용했는데 뉴저지 주의회에서 유일하다. 모두 한인들의 정치력 참여를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들이다. 나 역시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힘들게 얻어낸 주의원 자리를 다른 한국계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 역시 주상원, 연방의회로 진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 인종차별 총격 희생자 모금 앞장 선 텍사스주 교민 총격에 그만

    인종차별 총격 희생자 모금 앞장 선 텍사스주 교민 총격에 그만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거주하는 한국계 40대 남성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포트워스의 한 도로에서 총격에 스러진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1983년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와 루이지애나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거쳐 텍사스주 갈런드에 살았던 신모(43) 씨가 비운의 주인공으로 태런트 카운티 부검의실 홈페이지에 기재돼 있다고 포트워스스타 텔레그램이 17일 보도했다. 버크너 고교를 졸업한 고인은 해병대를 제대한 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신씨는 사우스 유니버시티 드라이브 도로에서 경미한 교통사고에 휘말려 언쟁을 벌이다 상대가 쏜 총알을 상반신에 맞고 쓰러져 끝내 숨을 거뒀다. 현장에서 즉사 판정이 내려졌다. 고인은 불과 석달 전 댈러스의 한 네일숍에서 인종차별 총격에 희생된 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의 계정을 개설하는 등 평소 지역사회 일에 발벗고 나선 사람이라고 친구들은 입을 모았다. 친구 데이비드 밴은 이날 이메일로 “그는 가장 이타적인 친구 가운데 한 명이었다”며 “종업원 중 한 명이 의료 문제가 있으면 그는 그 종업원을 돌볼 수 있도록 모두를 병원비 모금 계획에 끌어들였다”고 애석해 했다. 포트워스 경찰은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아직 용의자로 체포한 사람은 없는데 경찰은 총 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해 심문했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씨는 사고 당일 새벽 2시 30분 혼자 지프를 운전해 남쪽으로 뻗은 사우스 유니버시티 드라이브를 달려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30번 주간고속도로 램프에 진입하려던 순간, 세단 승용차를 추돌했다. 세단에는 운전자와 두 승객이 타고 있었는데 모두 여성들이었다. 언쟁이 시작됐는데 이내 드잡이로 번졌고, 세단의 누군가가 도움을 청했는데 달려온 남성이 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 포트워스 경찰은 총을 쏜 사람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수사 과정에 대해 어떤 정보도 배포하지 않고 있다. 밴과 다른 두 사람은 신씨가 만든 계정에 글을 올려 “‘진 신’(고인의 영어식 이름)은 환상적인 인간이었다. 환상적이란 단어를 썼는데 그저 관용적으로 꾸미는 표현이 아니라 고인을 묘사하기에 최고의 단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인은 최근에 가족 사업체로 가라오케 주점을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부모와 두 여동생, 14세 딸, 여자친구를 유족으로 남겼다. 여동생 케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빠의 죽음은 너무 이르고 잘못된 것”이라며 “많은 이들이 그를 신랄하게 그리워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용산 유수지·울산 덕하역 폐선·세종 2연구청사 개발 승인

    용산 유수지·울산 덕하역 폐선·세종 2연구청사 개발 승인

    서울 용산 유수지와 울산 덕하역 폐선 부지, 세종국책연구단지 제2연구청사 위탁 개발계획이 19일 확정됐다. 정부는 이날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제24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국유재산 위탁개발 사업계획, 2023년도 국유재산 종합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심의위는 용산 유수지(용산구 한강로3가 23-1 일원)에 청사와 오피스텔, 공공분약주택 등을 복합개발하는 ‘용산 도시재생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용산유수지 건축위탁개발 사업계획’을 의결했다. 해당 사업지는 2020년 건축위탁개발 대상지로 선정됐으며, 국유재산법령에 따라 사업계획을 제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할 예정이다. 내년에 설계를 마친 뒤 2024년에 착공, 2029년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해당 사업지에는 청년층을 위한 공공분양주택 333호와 시세 대비 저렴한 업무용 오피스텔 168호가 공급된다.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신산업체험관도 함께 건립된다. 국방대 서울캠퍼스, 국군복지단, 방위사업교육원, 방산기술센터, 용산세무서 등 청사도 들어선다. 심의위는 동해선 덕하선 이전으로 발생한 유휴부지를 활용해 주택용지와 공공문화체육시설, 업무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울산 덕하역 폐선 부지 토지위탁개발 사업계획’도 의결했다. LH가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며, 내년부터 공공주택지구조성사업 인허가를 거쳐 2025년에 착공, 2028년까지 부지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폐역사·폐선 부지 등을 활용해 울산석유화학산업단지 등 주변 산업단지 근로자와 지역주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417호를 공급한다. 벤처·창업 지원을 위한 업무복합시설도 조성하고 공공문화체육시설, 공원 등 기반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아울러 심의위는 세종국책연구단지 제2연구청사 건축위탁개발 사업계획도 의결했다. 2014년 완공된 세종국책연구단지의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당 사업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위탁받아 추진하며, 2024년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해당 사업을 통해 세종시 반곡동 4-1 생활권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이 입주할 수 있는 연구공간을 제공한다. 또 제2연구청사를 제로에너지 빌딩으로 건설해 저탄소화 정책을 지원한다. 심의위는 이날 2023년도 국유재산 종합계획도 심의해 의결했다. 정부는 도심 유휴 국유지를 활용해 신규 사업지를 발굴하고 새 정부의 주택공급목표를 지원하기로 했다. 유휴 공공청사를 개발해 청년 창업공간을 조성하고 국유지 활용 귀농·귀촌 지원, 어업용 국유재산 사용료 적용 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유휴 국유지를 활용해 탄소중립 숲을 조성하고 수소·전기차 충전소 부지를 지원한다. 또 정부는 향후 5년간 16조원+α 규모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을 추진한다. 국유재산 총조사를 통해 유휴·저활용 재산도 발굴한다. 국유지 민간참여개발의 대상을 특별회계·기금 재산으로 확대하고 민간제안을 도입하는 등의 내용의 국유재산법령을 2022년 하반기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어느 포수의 공적인 삶/북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어느 포수의 공적인 삶/북튜버

    광복절이 지났지만 한 독립운동가를 찾는 열기는 외려 뜨거워지고 있다. 청년 안중근의 행동과 고뇌를 다룬 작가 김훈의 소설 ‘하얼빈’은 주요 도서 사이트마다 고공비행 중이다. 때마침 직전 대통령도 휴가철 읽을거리로 추천하면서 당분간 인기가 식지 않을 것 같다. 민족의 사표이자 구국의 상징이 된 인물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기란 쉽지 않다. 대중이 기대하는 모범답안과 다를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작가 살만 루슈디는 예전 작품에서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피습당했다. 신앙이든 민족이든 희생과 헌신을 한 위인에겐 제아무리 표현의 자유라도 우선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완고하다. 흥미롭게도 작가는 안 의사에 매료된 이유를 직업으로 꼽았다. 하얼빈 의거에 관한 신문조서에서 안중근은 포수이자 무직이라고 답하고 있다. 함께 체포된 동지 우덕순은 담배를 판다고 했다. 망국이 코앞인데 ‘정규직’ 대신과 관료는 온데간데없고 맨발의 청춘들이 분연히 저항한 셈이다. 일본에 끝까지 싸운 의병이나 독립군도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사유람단이나 해외유학생으로 왕실의 혜택을 받은 최고의 엘리트들은 일찌감치 조선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일제의 끄나풀로 변신해서 특권과 이권을 보장받으려 한 것이다. 고종에서 메이지로 주군을 갈아타면서 작위와 은사금도 받아냈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기득권을 유지해 냈으니 탁월한 현실주의자들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공공성이라는 기준으로 일반인과 엘리트를 가르는 것은 무효라고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철학자 칸트는 공과 사에 대한 타성적 구별을 뒤엎는다. 이성을 공적으로 쓰는 사람은 민간인 학자인 반면 공직에 종사하는 관료는 사적으로 이성을 행사한단다. 정책과 법률을 담당한다고 저절로 공적인 존재가 되지는 못한다. 대신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연구자가 공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가만히 따져 보면 직함을 갖고 있는 공인들은 소속된 조직이나 기관의 논리와 이해를 대변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개별 집단의 권익이 공공의 이익으로 포장되고 거기에 개인적 사익까지 곁들일 경우 공이 사로 흑화(!)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반대로 사냥꾼 겸 하얀손인 안중근은 어떻게 불멸의 공적 존재가 되었을까. 먼저 그는 남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았다. 자서전 ‘안응칠 역사’에선 동서양의 학문과 종교로 단련된 지적 경로가 뚜렷하며 미완성의 유작 ‘동양평화론’은 칸트의 ‘영구평화론’과 방불하다. 특히 현재의 유럽연합처럼 당대에 한중일 삼국 우호체제를 만들기 위한 독창적 아이디어들은 민족주의에 가려졌던 의사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단순한 행동주의자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의사의 사고는 현장에서 다져졌다. 외국인 신부와 전도 활동을 다니고 각국을 전전하면서 민족계몽과 무장투쟁을 병행했던 지행일치 타입이다. 좌절과 패배의 경험을 독자적인 평화의 이념과 방안으로 숙성시켰다. 무사(無私)한 마음을 견지하면서 이토를 향해 당긴 방아쇠는 사상가 안중근의 이성이 공적으로 발휘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한 살신성인’이라는 당시 일본 언론인의 평가도 공적 행위임을 칭송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다 안중근이 되기를 요구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공익에 복무하겠다고 나서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의사의 삶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속한 조직의 논리와 입장만 무비판적으로 답습한다면 사적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러니 자체적으로 당보다 나라, 윗분보다 국민을 우선하자는 캠페인을 펼치면 좋겠다. 아무리 ‘빈말’에다 ‘쇼’라고 해도 보다 높은 가치를 설정하면 그나마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으니까.
  • 尹의 ‘강제징용 대위변제’ 시사에, 日언론들 “긍정적, 문제는 지지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을 맞아 한일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 ‘대위변제’로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일본 언론들은 일본도 호응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사히신문은 18일 한국 정치인이 한일 관계의 미래가 중요하다고 앞선 정권보다 강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윤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나름의 각오가 전해진다”면서 “역사에 책임을 지닌 당사자인 일본 측도 3년 전에 실시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 해제를 위한 절차를 시작하는 등 호응하는 행동을 보여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문제가 해결되면 수출 규제와 안전 보장 문제 등 다른 현안이 해결될 길도 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 충돌 없이 채권자들(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말한 ‘주권 문제 충돌 없는 방안’이란 한국 정부가 가해자인 일본 기업의 배상금을 피해자들에게 대신 지급하고 차후에 일본 측에 청구하는 대위변제로 해석된다. 대위변제 후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 모금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는 대위변제 실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반대 의견을 뚫고 추진이 가능할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이 정부 주도의 해법을 제시하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지만 국민 여론과 원고(피해자들), 야당을 각각 설득하고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 세금, 국가와 국민 4500년간의 도전과 응전

    세금, 국가와 국민 4500년간의 도전과 응전

    흡혈귀의 대명사 드라큘라는 실제 인물을 소재로 탄생했다. 루마니아의 전신이라 할 발라히아 공국의 블라드 3세 공작이 주인공이다. 그는 흔히 ‘가시공(公)’으로 불린다. 사람을 꼬챙이에 끼워 죽이는 잔혹한 공포정치로 얻은 별명이다. 당시 발라히아의 지배계층이었던 독일계 상인들이 과도한 세금에 항거하자 그는 수많은 사람을 꼬챙이에 끼워 죽였다. 세금이 드라큘라라는 소설 속 캐릭터를 이끌어 낸 셈이다.세금은 국가의 동력이다. 혈액에 견줄 만하다. 그런데도 세금을 걷는 쪽과 내는 쪽은 늘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그려진다. 심지어 세금 징수를 흡혈로 묘사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성서 마태복음(21장 31절)은 “세리들과 창기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리라”라고 적고 있다. 마태복음을 쓴 이가 세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구절은 ‘세금 징수는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고, 정직하게 그 일을 해냈다면 천국에 간다’는 뜻으로 읽힌다. 새 책 ‘세금의 흑역사’는 이처럼 국가와 국민 간의 끝없는 도전과 응전이었던 세금이 어떻게 역사 속에 기록됐는지, 과거 사건들은 현실의 세금 문제 해결에 어떤 단서를 제공했는지 등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세금 정책은 동서와 고금을 무시로 오간다. 애덤 스미스가 “사람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기술만큼 한 정부가 다른 정부에서 더 빨리 배우는 기술은 없다”고 단언할 만큼 각국 정부는 항상 다른 나라들의 세금 정책을 ‘기쁘게’ 들여왔다. 대표적인 게 1967년 등장한 부가가치세다. ‘천재적인 세금’이라 불리는 부가가치세의 기원은 유럽연합(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다. 생산 단계마다 과세하는 이 세금은 상품 서비스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왜곡이 적은 방법으로 더 큰 세수를 창출할 수 있게 했다. 부가가치세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미국 등을 제외한)로 퍼져 나갔다. 기원전 2500년 당시의 세금 납부 영수증이 수메르의 점토판에 기록으로 남은 이후 인류는 모든 시대와 장소에서 세금과 숨바꼭질을 벌여 왔다. 지금도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맨제도의 5층짜리 ‘어글랜드 하우스’엔 1만 2000개 회사가,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건물엔 무려 28만 5000개의 회사가 입주해 있다고 한다.그렇다고 피할 궁리만 하는 건 아니다. 세금의 필요성엔 누구나 공감한다. 문제는 징수의 균형과 공정이다. 정부가 오토바이에 세금 우대정책을 펴자 뒷좌석을 8명까지 탈 수 있게 개조한 인도네시아처럼 가벼운 공방전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일본의 시마바라 학살 사건에서 보듯 영주가 조세에 저항하는 1만 7000여명의 주민을 화형시켜 저잣거리에 효수하는 비극으로 치닫기도 한다. 극빈자들에게 몸에 들끓는 이를 세금 대신 걷은 잉카제국, 수염세를 만든 러시아 표트르 대제처럼 생뚱맞은 사례들도 있다. 물론 모두 나름의 시대적 이유가 있다. 잉카의 경우 누구든 어느 정도의 세금은 내야 한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고, 귀족을 억제할 의도로 매겼던 수염세는 오늘날 탄소세의 기원이 됐다. 미래도 그렇다. 로봇세, 유전자세처럼 현재 시각으론 황당해 보이는 정책도 고령화가 심화되고 복지가 강조되는 미래엔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세금은 보통 정의의 관점에서 다뤄진다. 그래서 세금 이야기는 늘 무겁고 어렵다. 한데 책은 정의를 말하면서도 현학적이거나 딱딱하지 않다. 농담과 풍자를 잘 버무려 꿀꺽꿀꺽 넘어가게 만든다.책은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세금 징수의 역사와 에피소드, 2부는 과세의 공정성, 3부는 세금을 회피하는 기발한 노력들, 4부는 정부가 내놓은 당근과 채찍, 5부는 조세정책의 공과와 미래에 대한 교훈을 각각 조명한다.
  • [책꽂이]

    [책꽂이]

    지그문트 바우만(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북스힐 펴냄) 현대 서구 사회를 ‘유동하는 근대’로 설명한 폴란드 출신 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1925~2017)에 대한 최초의 전기. 유대인으로 2차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사회를 겪은 그의 생애와 소비주의와 상품화, 국제화, 신식민주의 등을 다룬 연구활동에 대해 살펴본다. 784쪽. 3만 6000원.항행력(캐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인 선스타인이 ‘목표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는 능력’에 대해 말한다. 타인의 행동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하는 ‘넛지’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며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선택의 자유 못지않게 삶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36쪽. 1만 4000원.부모는 중요하지 않다(로버트 러바인·세라 러바인 지음, 안준희 옮김, 눌민 펴냄) 부부 인류학자인 저자들이 현대 미국 사회의 양육과 교육 문제를 통렬히 비판했다.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으며 부모가 아동 발달의 모든 단계에 연연해하고 몸 달아 하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잘 성장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352쪽. 2만 8000원.제 꿈 꾸세요(김멜라 지음, 문학동네 펴냄)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레즈비언 커플을 불만족스럽게 바라보는 딜도의 관찰기’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작이 된 ‘저녁놀’과 맑은 마음으로 깨끗하게 아름답게 다가오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제 꿈 꾸세요’가 포함된 이 책은 도발적이며 경쾌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344쪽. 1만 4500원.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조이엘 지음, 섬타임즈 펴냄) 제주에서 청소년과 성인들에게 ‘고전보다 유익한 책’을 소개하는 저자가 역사와 예술·종교 등 이야기 154편을 우리 삶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프랑스의 독특한 부동산 거래 방법인 ‘비아제 거래’와 노인 빈곤 문제를 설명하면서 부동산과 빈곤 비즈니스 등과도 연결 짓는다. 312쪽. 1만 6000원.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황영미 외 9인 지음, 역락 펴냄) 황영미 교수를 비롯해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출신 저자들이 의기투합해 쓴 여행 인문 에세이집. 세계 각지에서 만난 문학 작품과 영화 이야기를 유쾌함과 진지함으로 풀어낸다. 예컨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하동 기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알프스를 만나 본다. 368쪽. 2만 2000원.
  • “국가채무비율 60% 초과하면 적자폭 GDP 2% 이내로 축소”

    “국가채무비율 60% 초과하면 적자폭 GDP 2% 이내로 축소”

    국가채무가 올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정부가 나랏빚 한도를 못박아 엄격하게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을 법제화하기로 했다. 지난달 7일 ‘2022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 건전화를 위해 졸라매겠다고 했던 ‘재정 허리띠’를 한 칸 더 졸라매는 고강도 준칙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한국행정학회 주최로 열린 ‘재정준칙 콘퍼런스’ 축사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되, 일시적으로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하면 적자 폭을 -2% 이내로 축소해 중장기 채무비율이 60%를 넘지 않도록 재정준칙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우리 경제 규모의 3% 이내로 통제하는 내용을 담은 재정준칙안을 발표했는데, 추 부총리가 빚이 더욱 불어났을 때 한 단계 더 수위를 높여 ‘-2% 이내’로 축소하겠다고 언급한 건 처음이다. 올해 적자 비율은 5.1%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한 지표로,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낼 때 쓰인다. 추 부총리는 이어 “준칙 기준은 법률에 명시해 구속력을 확보하고 법률이 통과되는 즉시 준칙을 시행하겠다”며 “경제 위기 등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준칙 적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되, 위기가 종료되면 바로 준칙 기준으로 복귀하고 건전화 대책을 수립해 건전재정과 재정의 역할이 적절히 조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정 건전화 기조를 당장 내년도 예산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이달 말 공개될 내년 본예산안은 올해 두 차례 추경을 포함한 규모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지출 구조조정도 함께 추진한다. 추 부총리는 “재정 성과 관리 체계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해 지출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예산의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삭감하는 등 성과 평가에 지출구조조정 원칙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과가 없으면 예산도 가차 없이 깎겠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이어 “내년부터 국민들이 알기 쉽게 재정 사업의 목표 달성도를 공개하겠다”며 “국정과제 핵심 재정사업은 예산 편성부터 집행, 성과 평가까지 전 주기에 걸친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재정 사업의 필요성을 평가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 대해 추 부총리는 “불명확한 면제 요건을 구체화하고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예타 면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특히 “재정 건전성과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과 걱정은 여야가 따로 없다. 재정준칙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역사적 책무로, 어떤 일이 있어도 미루거나 외면할 일이 아니다”라며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재정준칙이 마련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와 튀르키예 2곳뿐이다. 정부가 본예산까지 줄여 가며 고강도 재정 건전화에 나서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이날 발표한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2017년 660조 2000억원에서 올해 말 1037조 7000억원으로 5년 새 377조 5000억원(57.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누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1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2차 추경을 편성한 지난 5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110조 8000억원 규모로 전망했는데 상반기에 벌써 100조원을 넘은 것이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22조 2000억원, 5월 말과 비교하면 30조 7000억원 확대됐다. 정부는 “2분기에 추경 사업 지출이 높아 적자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 애플 시리에게 “독도 누구 땅?” 물어봤다

    애플 시리에게 “독도 누구 땅?” 물어봤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시리(Siri)’에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한국 땅이 아닌 일본 땅’이라고 암시하는 글이 검색 결과로 나타났다. 앞서 애플은 한국을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고 소개한 시리의 표기 정보를 수정에 논란을 산 바 있다. 18일 시리를 실행시킨 뒤 한국말로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 ‘독도가 일본 땅인 13가지 이유. 퍼온 글’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웹사이트가 연결된다. 특히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는 네티즌에 의해 완성되는 인터넷 사전 ‘나무위키’에서 독도와 관련한 일본 측 입장을 실은 게시물이다. 글은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1983년 7월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이유 등의 사례를 들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애플 측에 시정을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애플이 독도와 같은 한국의 중요 정보를 오픈 백과사전에 나온 정보로 알리는 것도 문제고, 외교부 자료를 제공하면서 외교부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전 외교부 자유게시판에 올랐던 자료를 올리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십억 명이 사용해 파급력과 전파력이 막강한 애플이 한국의 영토에 대한 답변을 점검 없이 엉망으로 하고 있다”며 “애플은 공신력 있는 정보를 교차 검증해 표기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일본어로 바꾸자…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竹島’(다케시마)로 또 애플이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탑재 지도에서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하면 ‘독도’가 올바로 나오지만, 일본어에서는 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인 ‘竹島’(다케시마)로 표기된다. 이에 반크는 “애플이 한국의 독도를 지정되는 언어에 따라 다르게 표기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고쳐 달라고 요청하는 항의 서한을 보냈고, 시정 캠페인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반크는 ‘한국은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는 애플의 왜곡된 정보를 발견해 항의와 함께 시정을 요청한 바 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시리를 통해 표기되는 정보는 수정됐다.구글 맵스에서 ‘독도’…리앙쿠르 암초 또 독도가 한국을 제외한 26개국 구글 맵스에서 암초로 검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전 세계 네티즌들의 제보를 취합한 결과 26개국 구글맵스에서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로 검색된다고 밝혔다. 독도는 한국 내에서만 정확하게 표기됐으며 일본 내 구글맵스 검색에서는 ‘결과 없음’이나 ‘다케시마’로 나왔다. 서경덕 교수는 “동해 표기 조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대부분이 ‘일본해’로 표기를 하고 있으며 화면 확대 시 괄호 안에 ‘동해’를 표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도 앱에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 다케시마 등으로 잘못 표기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 “날 성폭행하고 가족 14명 죽인 힌두 남성들 인도 독립기념일에 풀려나”

    “날 성폭행하고 가족 14명 죽인 힌두 남성들 인도 독립기념일에 풀려나”

    “한 여성을 위한 정의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끝날 수 있는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살던 무슬림 여성 빌키스 바노(40)는 지난 2002년 3월 3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끔찍한 일을 겪었다. 고드라 마을에 정차해 있던 여객 열차 안에서 화재가 일어나 59명의 힌두교 순례자들이 떼죽음을 당하자 극우 힌두교도들이 극렬 무슬림들이 불을 질렀다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사흘 동안 폭동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000명을 넘겼다. 대다수가 무슬림이었다. 이 나라 역사에 최악의 종교 충돌로 손꼽힌다. 그 와중에 임신 5개월의 몸이었던 바노는 힌두교 남성들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또 자신의 딸과 어머니, 임신한 사촌, 여동생들, 조카들과 여조카들, 두 성인 남성 등 가족 14명이 도륙되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당시 세 살이었던 딸 살레하도 희생됐는데 차마 옮길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 목숨을 구한 사람은 바노와 7세와 5세 두 아들 셋뿐이었다. 문제의 남성 11명은 폭동 참극 2년 뒤에야 연방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 관할 법원을 구자라트주에서 뭄바이로 변경하고서야 법정에 세울 수 있었다. 지난 2008년 초 뭄바이 최고법원이 이들에게 종신형을 선고해 정의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구자라트주 판치마할의 교도소에 수감돼 14년을 보냈다. 그런데 피해 여성 빌키스 바노와 남편 야쿠브 라술의 고통은 여전히 계속됐다. 수사 과정에 증거를 감추고 시신들을 화장해버려 범죄를 입증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던 터다. 부부는 숱한 살해 협박으로 수십 차례 이사를 해야 했고, 고향인 구자라트주에 돌아갈 수도 없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로부터 벗어난 지 75년이 되는 지난 15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들이 감형 은전을 입어 모두 풀려났다는 것이었다. 인도 대법원과 뭄바이 최고법원은 이들이 14년 동안 성실하게 복역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석방하도록 명령했다.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감옥 밖에서 풀려난 이들 가운데 한 명의 발을 만진 뒤 출소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이들에게 사탕과자를 먹이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발을 만지는 행위는 인도에서 존경의 의미로 풀이된다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수잘 자얀티바이 마야트라 판치마할 교도소장은 이들이 모범적 수형 생활로 감형될 자격이 있어 석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교정 자문위원회에서 감형과 석방을 권고해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서는 14년 이상 복역하면 감형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성폭행이나 살인 같은 중범죄를 저지른 이들도 그래야 하는가 의문이 많다. 이들 중범죄를 저지른 자는 제외한다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년 전 구자라트주 지사였는데 그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사실상 20년 전 폭동을 일으킨 이들을 지지하고 두둔한다. BJP는 지금도 이슬람교와의 충돌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는데 이번 집단 성폭행·살인범들의 감형·석방은 무슬림들의 분노를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남편 라술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그렇게 많은 가족을 살해한 폭도들이 풀려났다는 소식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는 가족을 잃었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하지만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졌다. 우리는 법원이나 정부로부터 석방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미리 얻지 못한 채 보도를 보고야 알았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처음에는 넋이 나간 것처럼 보인다고 남편이 근황을 전했던 바노도 17일 직접 나섰다. 성명을 내 “한 여성을 위한 정의가 어떻게 이런 식으로 끝날 수 있는가? 난 우리 조국의 최고법원을 신뢰했다. 난 (사법) 시스템을 신뢰했다. 그리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법을 느릿하게나마 배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범인들이 석방돼 내 평화를 앗아갔고 정의에 대한 내 믿음도 무너저버렸다. 내 슬픔과 내 유약한 믿음은 나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든 여성에게 미칠 것”이라고 개탄했다. 야당 정치인들과 변호사들은 감형 및 석방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것으로 악명 높은 인도에서 여성을 보호한다는 정부의 정책과 모순된다고 비난했다. 아난드 야그닉 변호사는 “성폭행이나 살인 같은 중범죄자들에 대한 감형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부적절하다. 인도가 보내려고 하는 신호는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 자살자 느는데 예산까지 남긴 복지부

    자살자 느는데 예산까지 남긴 복지부

    한국의 자살률이 매년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자살예방 사업에 책정된 예산조차 100%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받고도 적재적소에 투입하지 못한 것이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1 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복지부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 사업에 책정된 2021년도 예산 395억 3100만원 중 392억 5300만원을 집행하고 3400만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했으며 2억 4400만원은 쓰지 못했다. 불용 원인은 사업 부진이었다. 자살고위험군 관리와 자살예방 일선에 선 응급실 자살시도자 사례관리자, 자살예방 상담전화 상담사 등 현장 인력을 구하지 못한 것이다. 예산처에 따르면 2020~2022년 자살예방 상담전화 평균 인입건수(응대성공+미응대 건수)는 15만 464건으로, 이중 실제 상담이 이뤄진 건수는 60.7%(9만 426건)에 불과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상담 건수가 증가한 2020년 9월에는 상담전화 응대율이 29.4%까지 하락해 한계에 봉착했다. 누군가 생애 가장 아픈 순간에 몰려 자살예방 상담전화에 손을 내밀었지만, 10건 중 7건은 상담사와 통화조차 못한 것이다. 복지부는 자살예방 상담건수가 증가하자 80명까지 정원을 확대하겠다며 인력 충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기준 자살예방 상담전화 재직인원은 56명으로, 여전히 정원의 70%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가 남아 불용 예산이 생긴 것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총 10회에 걸쳐 자살예방상담전화 운영 인력 채용을 했으나, 모집인원을 꽉 채워 신규 인원을 채용한 적이 없다. 이로 인해 인력 부족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자살예방 상담전화 상담사 구인난은 과도한 업무량, 높은 업무의 난도 등이 원인이다. 2020~2022년 자살예방 상담전화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교대 시간대별 상담사는 평균 10.3명이었고, 1회 평균 상담 시간은 28분이었다. 보건복지상담센터(3분)보다 약 9배 길다. 상담사별 하루 평균 응대 건수는 10.1건이며, 야간(오후 10시 이후)에 일하는 3교대 근무조의 상담시간이 가장 길었다. 업무 난도가 높다 보니 2020~2022년 자살예방 상담전화 상담사 중 평균 퇴사인원은 7.3명, 월평균 퇴사율은 2.4%로 나타났다. 예산처는 “인력 미충원과 퇴사로 인력운용의 안전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니, 상담사의 업무 강도를 고려해 처우개선 등 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자살예방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도 유사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업은 응급실로 실려온 자살시도자가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다. 실제로 복지부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회가량 사후관리를 받은 자살시도자 1만 2045명을 조사한 결과 상담을 거듭할수록 자살위험도와 우울감이 감소했다. 특히 자살위험도가 ‘상’(上)인 고위험 환자가 1회 사후관리 시 14.1%(1543명)에서 4회 관리 시 5.7%(626명)로 줄었다. 이처럼 효과가 뚜렷한데도 서비스 시행기관이 적어 적정한 서비스를 연계해주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애초 2021년 사업 수행기관을 88개로 설정했으나, 지난 5월 기준 77개소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중 주중 운영기관은 67개소, 24시간 운영기관은 10개소에 불과하다.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세종, 충북, 전남, 경북, 제주에는 24시간 운영기관이 설치돼 있지 않다. 올해는 101개소 설치(주중 운영기관 84개, 24시간 운영기관 17개)를 목표했으나, 목표치의 76%만 달성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에 교부한 2021년도 예산 125억 3600만원 중 97억 1700만원만 집행됐다. 인력관리도 문제다. 지난 5월 기준 사례관리자 재직인원은 총 186명(비정규직 166명, 무기계약직 20명)으로 전체의 89.2%가 비정규직이고, 평균 재직기간은 23개월로 대부분이 2년 미만이다. 전문성과 숙련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산처는 “사례관리자 근무여건 개선 등 적절한 인력관리를 추진하고, 사례관리서비스 수행률을 증대시킬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표절이다” ‘中 한류열풍’ 허난설헌 괴롭힌 그 시비들 [클로저]

    “표절이다” ‘中 한류열풍’ 허난설헌 괴롭힌 그 시비들 [클로저]

    허난설헌, 살아서도 죽어서도 오해도교 색채 짙었던 그의 작품들그릇 작은 시대가 이해하기엔 무리“나이 스물일곱 살에 아무런 병도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서 집안 사람들에게 ‘금년이 바로 3과 9(3X9)의 수에 해당하니 오늘 연꽃이 서리에 맞아 붉게 되었다 하고 눈감았다.” 조선 사대부 시절 중국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허난설헌의 죽음에 대한 기록입니다. 허난설헌의 집안이 도교 색채가 강했고, 그의 작품에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것을 보아 신격화된 기록일 수도 있겠죠. 혹은 자살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허난설헌은 1563년(명종 18년)양반집안서 ’초희‘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27세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400년 전 중국서 오직 실력으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허난설헌, 그는 남녀 유별이 엄격했던 조선에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논란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의 남동생 허균의 다른 자아였을 거라는 주장은 오늘날까지도 진짜인 것처럼 퍼져있기도 하죠. 허난설헌의 작품은 당시 여성 시인들의 작품이 유행하던 중국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허균이 명나라 사신들과 교류하며 이들에게 조선의 여러 작품을 전파했는데, 이중 허난설헌의 시도 있었죠. 이에 따라 1600년 출판된 ’조선시선‘(오명제)에 그의 시가 소개됐습니다. 이어 ’긍사‘(반지긍), ’명원시귀‘(종성)은 허난설헌의 시가 대부분인 채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조선 땅서 살아 생전 홀대받았던 허난설헌의 작품이 중국서는 높은 인기를 구가한 것입니다. ● 역수입된 조선 여인의 글 “낭군께선 본래부터 무심하신 분 동접들은 어떤 분들이시기에 이간질이실까?” 허난설헌 남편 김성립의 친구였던 문장가 신흠의 기록입니다. 이에 따르면 허난설헌은 김성립이 기생방에서 놀고 있다던 거짓말에 이렇게 응수하며 술을 보냈다고 합니다.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호방함을 가졌던 허난설헌은 평생을 오해받아야 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 널리 퍼졌던 허난설헌의 작품들이 조선으로 역수입되면서부터입니다. 허균이 역적으로 몰려 죽은 후, 동서 지간이던 이수광은 허난설헌의 시중 일부가 당나라 시인 조당의 시를 베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은 허균이 지은 것이라고 우겼죠. 앞서 허난설헌에 대한 기록을 남겼던 신흠도 허난설헌의 시 중 절반 이상이 표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주장의 상당 부분이 허균의 시를 끼워 넣은 것이라는 맥락이었죠. 즉, 남성만이 시를 지을 수 있다던 당대의 시각을 반영해 논리가 빈약한 주장을 읊었던 것입니다. 허균이 역적으로 몰려 사망한 후라 그와 거리를 두어야 했겠지만, 그 공격 대상이 여성인 허난설헌이 돼야 했고, 오늘날까지 그 주장이 영향을 끼쳐 허균의 작품이라는 설이 도는 것을 보면 씁쓸한 부분이죠. ● 표절, 남동생 작품 주장 허점은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허난설헌은 자신을 괴로움을 시로 풀었을 뿐, 활동을 한 적이 없으며, 27세 젊은 나이에 죽으면서 자신의 작품들을 태우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무서운 정치란 것이, 이미 죽은 창작자를 한 번 더 죽인 것이죠. 이 때문에 난설헌집의 대다수 작품이 습작이었다는 점이 이러한 논란을 더 부추겼습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불탔기에, 허균이 지닌 난설헌집엔 허난설헌 혼자만의 습작품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죠. 또한, 당대 중국 시를 가져다 재창조하는 의고시가 유행했던 영향도 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엔 여성으로서 느끼는 답답함이 한껏 들어가 있어, 허균의 창작품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힘을 얻습니다. ● 후대로 이어진 논란 허난설헌은 이미 혼인한 여인이 다른 남성을 사모했다는 우스운 오해도 받아야 했습니다. 오늘날에야 혼인한 남성, 여성이 당대 유명한 작품에 빠지는 것이 흠이 아니지만 16세기 조선에서 여성이 당나라 시인 번천 두목을 사모했다면, 논란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죠. 허난설헌의 집안은 허균과 함께 시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자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등 당시로선 깨어있는 집안이었습니다. 허난설헌의 자는 ’경번‘이라고 지어졌는데, 이것이 당나라 시인을 사모해 지은 이름이라는 설이 조선에서 제기된 겁니다. 이 때문에 허난설헌은 되도 않는 오해를 받아야 했죠. 또한, 허균의 기록에 따르면 허난설헌의 호인 난설헌은 그가 직접 지은 것이지만 자는 누가 붙인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즉, 당대의 순리대로 아버지가 지었을 지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김성립의 주변인들이 당나라 시인과 엮어 김성립을 놀렸던 것에서 이 논란이 시작됐다는 설도 있습니다. 다만 이들이 10대에 결혼했으므로, 이는 어린 장난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인 것처럼 변질된 것이죠. ● 홍대용·박지원조차 치우친 기록 홍대용, 박지원 등 실학자조차 이를 오해해 “저 생에서 두목을 따루고 싶네”라거나 “경번이라는 이름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는 기록을 남기는 등 답답한 오해가 이어집니다. 다만 경번이라 함은, 도가 사상에 젖어있던 허난설헌이 중국 선여 번고에서 따왔다는 설이 더 유력합니다. 허난설헌은 작품 속에서 도교적 색채를 자주 드러냈고, 유선시를 통해 이를 노래했죠. 도술이 뛰어나며 남편과 관계가 좋았던 그 선녀처럼, 노니고 싶다는 의미였겠죠. 동일시의 대상은 이 선녀였다는 해석이 더 힘을 얻습니다. 중국에선 경번을 이름이나 호로 오해하고 있으며, 후대에 관련된 추측들이 이어집니다.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강릉서 태어난 이 유사한 여인들의 삶과 그 후 평가는 왜 달랐을까요. 친정에 머무른 시간, 바느질 실력, 여러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신사임당의 아들은 율곡 이이라는 점, 허난설헌의 남동생은 허균이었다는 점이죠. 두 인물의 길은 아주 다릅니다. 정치란, 옛날에도 아주 무서운 것이었죠. 
  • “이주민 등 소수자 반복된 혐오… 다문화 고민 없는 배려, 상처 되기도”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이주민 등 소수자 반복된 혐오… 다문화 고민 없는 배려, 상처 되기도”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0년째 끊이지 않는 악플에 고통직접 만난 악플러 “관심받으려고”이주민들 미움 안고 떠나니 문제아이들 학교선 다문화가정 놀려주말마다 역사 공부 도움 될지… 국회 4년간 보수·진보 모두 냉대정의당 입당 뒤 차별금지법 주장이민청 추진·인력난 해소 목소리국민통합위 참여해 통합안 모색이주민이자 여성,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겹겹이 쌓인 소수자 정체성은 보수 정당에 속했던 과거에도, 진보 정당에 속한 현재도 그를 공격하는 꼬투리가 됐다. 전직 국회의원 이자스민(45) 얘기다. 그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직속 1호 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으로 합류했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5회에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혐오 피해자인 이 전 의원에게 지난 20여년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거듭된 혐오 앞에 좌절하기보다 약 245만명(2022년 6월·법무부 기준)의 국내 체류 외국인과 한국 사회가 어떻게 공존할지 고민하느라 바빴다. 인터뷰는 17일 서울 마포구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진행했다. 그를 내내 괴롭혀 온 혐오 댓글에 대한 의견부터 물었다. -너무 심한 악플(악성 댓글) 탓에 국회의원 시절 블로그 댓글창을 닫은 적이 있었지요. “저는 악플 쓰는 사람들 입장도 궁금해서 다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메일 한 통이 왔어요. ‘의원님 활동을 응원하고 싶어 종종 블로그를 보는데 우리(이주민)를 대표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됐는데도 혐오와 비난을 당하는 게 마음 아파요. 더는 블로그를 못 볼 것 같아요’라는 내용이었죠. 이주민, 특히 그 2세들은 그런 댓글을 보며 ‘한국인들이 우리를 정말 미워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깊은 후유증을 앓게 되죠. 악플 하나가 남기는 파장이 그만큼 큽니다.” 필리핀에서 태어난 이 전 의원은 한국인이다. 199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뒤 1998년 우리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2011년 서울시 이주여성 공무원 1호로 화제를 모았고, 같은 해 출연한 영화 ‘완득이’가 흥행하면서 주목받았다. 이때까지 여론은 그에게 온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국회의원이 되자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벌써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 전 의원이 국민통합위에 합류한다는 기사에도 ‘불법체류자에게 혜택 주자는 여자를 왜 좋은 자리에 앉히느냐’,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늘 비슷한 패턴이다. 그는 “아마 이 인터뷰 기사에도 같은 악플이 달릴 것”이라고 했다. -왜 유독 악플이 심할까요. “이유 없는 미움이야 없을 테지요. (악플 다는 사람들도) 각자 가진 상처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요. 다만 예전에 한 대학생이 저를 심하게 비난하는 글을 써서 제3자로부터 신고당한 일이 있었어요. 수사 과정에서 그 학생과 통화했는데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예상 못 한 답이 돌아왔죠. ‘블로그에 다른 글을 올리면 호응이 없는데 이자스민을 욕하면 관심받는다’고요. 한편으론 안타까웠죠.”-다른 이주민들도 자신들을 다룬 뉴스의 댓글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찾아보나요. “당연하죠. 유학생이나 이주노동자처럼 언젠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미움을 안고 떠나는 게 문제죠. 한류 콘텐츠가 외국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막상 살아 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다른 이야기를 한다면 국가적 위상이 떨어집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차별받는 2세 중에는 사회를 원망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20여년간 이주민을 향한 혐오는 양상이 좀 달라졌나요? “여전히 어떠한 설명을 해도 사람들은 들으려 하지 않아요. 어느 순간 부정적인 댓글이 대체로 ‘복붙’(복사, 붙여넣기) 형태가 많은 거예요. 같은 사람들이 계속 여러 기사들에 읽지도 않고 똑같은 악플을 다는구나 싶었어요. 이런 걸 감안하면 ‘실제 혐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예전보다 줄어든 것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해요.”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며 상처받은 일은 없었나요.(이 전 의원은 아들(1996년생)과 딸(2000년생)을 둔 엄마다) “잘못된 배려가 상처가 되기도 했어요. 제 딸이 겪은 일인데요. 초등학교 2학년 첫 수업 때 선생님이 출석 부르면서 ‘얘는 다문화가정이니까 잘 지내라’라고 했대요. 그 말을 듣고는 친구들이 오히려 놀리더래요. 딸이 나중에 그러더라고요. ‘엄마, 나 좀 그냥 내버려 두라고 선생님한테 말해 줘’라고. 제 아들에게는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로 주말마다 경복궁 체험 등 역사 공부를 과하게 시키려고 했어요. 배려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그게 필요한 도움인지 고민해 보지 않고 ‘다문화’라는 생각만 다들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거죠.” 그는 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주민 출신의 최초 국회의원. 보수정당의 깜짝 공천에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그때뿐이었다. 4년간의 의정활동 내내 보수와 진보 구분 없이 그를 냉대했다. 행동과 발언이 움츠러들었다. 지나고 보니 ‘조금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나’ 싶었다. 2019년 11월,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진보정당인 정의당에 입당한다. -정치와 거리를 두다가 정의당에 입당했는데요.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건 당시 새누리당 빼고는 먼저 제의한 당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주민 이슈는 당과 무관해요. 모든 당에 이주민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민 정책에 관심 있는 정치인은 없어요. 힘들고 표가 안 되니까요. 정의당이 소수자 문제에 강한 당이지만 (제가 입당하기 전) 이주민위원회도, 이주민을 위한 정책도 없었어요.” -정의당에 입당하자마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차별금지법은 임시방패 같은 거예요. 이 법이 생기면 누구나 ‘내가 하는 말이 차별인가?’ 하고 더 조심하게 되죠. 한국은 특히 외국인이나 성소수자에게 배타적이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놀랐던 말이 ‘여기는 게이가 없어’였어요. 말이 되나요?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지만 모든 사람의 성적 정체성을 존중해요. 외국을 보면 성소수자가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합니다. 각자 가진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게 국가의 의무죠.”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외국인 이민 정책을 총괄하는 ‘이민청’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세력 모두 이 계획을 환영했다. 이민청 설립은 이 전 의원이 이미 6년 전 제안했던 정책이다. 그는 국민통합위에서 다문화·이주민 통합 방안을 모색한다. -국민통합위에 참여했는데 목표가 있나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주민 정책이 달라져요. 장기 계획을 갖고 체계적 정책을 세우기 어렵죠. 우리 사회는 이미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해 조만간 인력 부족을 겪게 될 겁니다. 특히 박사급 인력은 많은데 수출기업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죠. 이 문제의 답이 이주민에게 있어요. 정부는 ‘어떤 이주민을, 얼마나, 어떻게 데려와 어떤 일을 맡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만 고민하면 돼요.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을 하겠다고 해서 기대를 하고 있는데, 제 생각을 잘 전하려고 해요.” 이 전 의원은 “이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다”며 인터뷰 끝에 가해자가 중국 동포인 범죄 기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언론은 가해자가 중국 동포일 때 꼭 제목에 ‘조선족 출신’을 붙이더라고요. 그 자체가 ‘우리’와 ‘남’을 나누는 거잖아요. 이런 관례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 한중, 여전히 ‘뜨거운 감자’ 북한

    한중, 여전히 ‘뜨거운 감자’ 북한

    북한 문제는 30년 전에도, 지금도 한중 관계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30년 전 한중수교는 “2~3년 늦춰 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던 김일성 북한 주석에겐 큰 충격이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더욱 매진하게 된 것도 중국과 소련이 한국과 수교하는 데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포괄적 글로벌 전략동맹으로 한껏 가까워지는 가운데 이에 맞서 북중러도 밀착하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중 갈등이 한층 더 불거진 이후 중국은 공공연하게 ‘미국 주도의 북한 비핵화에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거의 완벽하게 북한을 지지해 왔지만 속내는 결이 다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인 2012~2017년 사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시험에 대해 중국이 유엔 제재에 동참했던 주된 이유 역시 ‘북한이 전략무기를 개발할수록 미국이 한반도 지역에서 미사일방어(MD) 체계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안보 이해를 건드린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도발 폭주를 제지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이 지난 5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이런 상황을 여실히 보여 준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한과 교수는 “북중 관계 역사를 볼 때 북한은 외세국가 중 인접국인 중국을 더 견제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몰아붙일 경우 당연히 북한은 대적 관계를 선포할 것이고 이는 중국이 더 큰 이해를 놓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 한중 무역 50배 늘어난 ‘경제 동반자’… 북핵·사드 이견에 관계 균열

    한중 무역 50배 늘어난 ‘경제 동반자’… 북핵·사드 이견에 관계 균열

    年 3015억 달러 규모 최대 교역국  세계 유례 찾기 힘든 비약적 성과 박근혜, 전승절 방중 ‘관계 최절정’ 中, 사드 배치하자 한한령 보복 “미중 경쟁 속 맞춤형 정책 펴야”오는 24일은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30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이다. 6·25 이후 40년간 적대관계를 이어 오던 두 나라는 1992년 수교를 맺은 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비약적인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2016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균열이 생겼고 최근에는 대만 문제까지 더해져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립(而立)을 맞은 한중 관계가 ‘역사적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17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수교국과의 관계를 크게 5단계로 분류한다. ‘수교관계’에서 시작해 ‘선린우호관계’와 ‘동반자관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거쳐 ‘혈맹관계’ 순으로 높아진다. 한중은 1992년 수교 당시 선린우호관계(2단계)로 출발해 1998년 협력동반자관계(3단계)로 격상한 뒤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2003)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2008)로 거리를 좁혔다. 이는 한중이 지역 안보와 세계 경제를 함께 논의할 수준으로 관계를 심화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수교 당시 63억 7000만 달러였던 한중 무역 규모는 지난해엔 3015억 달러로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 대상국으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는 “양국이 수교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중진국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고, 중국 역시 양대 강국(G2)의 반열에 오르기 어려웠을 것”으로 진단한다.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시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9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시 주석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항일전쟁 승리 기념(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다. 이 시기가 두 나라 관계의 최절정기였다. 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판도가 180도 달라졌다. 평양 압박의 키를 쥔 시 주석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박 전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공식화했다. 베이징은 이에 보복하고자 한국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를 대거 규제했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퇴출시켰고,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크게 줄였다. 2017년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한한령(한류 제한령) 완화를 추진했지만 감염병 확산 등에 발목이 잡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신종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 대한 양국의 속내가 달랐다”고 진단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미중 관계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해 지역 내 워싱턴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랐지만,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북핵 위협을 제거하길 원했다. 상대국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에 희망을 거는 ‘동상이몽’이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한미 정상이 공식적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언급해 베이징이 이를 민감하게 여기고 있다. 한중 모두 달라진 지정학적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외교관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이 시 주석 집권 이후로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전혀 다른 사회’로 변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과 연계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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