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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종친부·옛 기무사 터에 새 미술관 건축물 형상보다 사이 공간 확장중립적 마당 중심의 사회적 소통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 어울림1전시실 제외한 모든 공간 지하화관람객에게 능동적인 관람 이끌어마당엔 대형 야외 설치작업 선보여 서울 종로의 삼청로를 걷는다는 것은 한국 문화예술의 혈관을 타고 서울을 탐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삼청동, 사간동, 소격동, 가회동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에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삼청로 30, 서울관)은 이 혈관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에 해당한다.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터에 들어선 서울관이 2013년 11월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아직도 낯선 것과 달리 서울관은 마치 그 자리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울 도심의 풍경으로 자리잡았다.국립현대미술관 사무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옛 기무사 건물, 전시동, 교육동 건물들은 나지막하니 조화롭다. 궁궐터에서 170년 시간을 보낸 비슬나무 세 그루가 여전히 푸르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니 지나가는 사람도,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하다. 미술관 건물들이 에워싼 마당을 지나 2021년 국가 보물로 승격된 종친부(宗親府) 건물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시공의 경계가 없는 공원처럼 방문객들에게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종친부 건물을 등지고 바라보니 왼쪽으로는 붉은 벽돌로 된 옛 기무사 건물이, 오른쪽에는 밝은 베이지색의 테라코타를 두른 미술관 건물이 정겹게 마주하고 있다. 그 사이로 경복궁 담장이 보이고 저 멀리 인왕산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설립 초엔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건축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 대표)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서울관은 처음부터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DDP처럼 오브제적인 미술관이 아닌 ‘무형의 미술관’(Shapeless Museum)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무형의 미술관이란 건축물의 형상보다는 건축물 사이 공간인 ‘마당’이 미술관의 공간 시스템을 정의하며, 미술관이 작동하는 중심이면서 이웃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는 곳이다. 민 교수는 “건축물 자체의 아이디어이기도 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터에 현대미술관이라는 거대한 기능을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미술관도, 문화재도, 이웃도 아닌 중립적인 마당을 중심에 둔 배치는 사회적 소통의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서울관의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관이 위치한 대지의 지리적·역사적 조건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2008년 소격동에 있던 기무사가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그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계획을 밝혔다. 등록문화재인 옛 기무사 건물은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의 외래진찰소로 개원해 1932~1933년 증축했고 광복 후에는 서울대 의대 제2부속병원과 육군통합병원으로 쓰이다 1971년부터 기무사가 사용했다. 기무사 터 안에는 국군서울지구병원과 강당 등 건물 11개 동과 테니스장, 연병장 등이 들어서 있었다. 격동의 역사를 버텨 낸 이 땅에 미술관을 짓기 위한 공모전이 2009년 12월부터 진행됐다. ‘경복궁 옆, 기무사 터’라는 땅의 특이성에 기반한 아이디어 공모에는 국내외에서 113개 팀이 참가했다. 여기에서 선발된 다섯 팀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미술관 면적과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2차 공모전이 진행됐다. 이 무렵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다. 1981년 신군부에 의해 정독도서관으로 옮겨졌던 종친부 건물을 제 위치로 복원하기로 하면서 공모전의 핵심은 ‘종친부 터 미술관’으로 바뀐다. “과거지향적인 종친부와 마주하게 되는 현대미술관의 자세를 재정립해야 했습니다. 조선시대 종친부의 모습이 기록된 화첩 ‘숙천제아도’의 종친부 그림을 미술관 대지에 콜라주해 봤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 위에 옛 기무사 건물과 계획 중이던 미술관 건물을 겹쳐 봤습니다.”종친부와 옛 기무사의 팽팽한 긴장 관계 사이에 새 미술관이 자리를 차지하자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지면서 기존의 도시와 결합한다. 바다에 섬들이 떠 있듯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건물 크기와 높낮이가 다른 건물들을 배치한 ‘군도(群島)형 미술관’이 그려졌다. 민 교수는 서울관의 전체적인 배치가 결정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엠피아트 컨소시엄은 1차 공모에서 내걸었던 ‘무형의 미술관’ 개념을 발전시킨 ‘장소 특정적 미술관’을 제안해 최종 당선했다. 서울관 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잡하게 법규가 얽힌 곳이었다. 경복궁, 종친부와 옛 기무사가 각각 독립적인 문화재이다 보니 건폐율, 용적률 및 높이 제한 등의 일반적 건축 법규 외에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법, 문화재법이 적용된다. 문화재 분야에선 종친부 터에 현대미술관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반감을 드러냈고 이웃한 동네마다 다른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우리 미술계에는 동시대 미술 전시에 적절한 전시환경을 가지고 있는 서울 도심의 미술관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이뤄 내기 위해선 우리의 제안을 주장하기보다는 수많은 의견과 요구를 존중하면서 퍼즐처럼 엉켜 있는 상호 모순적인 제한과 문제들을 3차원 공간 안에서 풀어 나갔습니다.”동시대 미술을 품을 수 있는 서울관의 전시 공간은 1관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에 배치돼 있다. 지상은 문화재와의 관계 때문에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있지만 지하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하를 중심으로 미술관에 필수적인 시설들을 설계했다. 서울관은 4차례의 문화재 심의와 17개 도시 및 건축심의 등 총 34번의 심의를 통과한 끝에 완성됐다. 미술관 마당으로 향하는 낮은 띠창이 있는 장방형 로비 공간의 수평 통로는 예술로 진입하는 시퀀스 역할을 한다. 긴 통로를 지나면 오른쪽에 1전시실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높이 9m의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와 지하의 2~7전시실로 연결된다. 하늘로 열려 있는 ‘전시 마당’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서울박스와 지하공간을 채워 준다. 전시실은 전통적인 벽 중심의 화이트큐브형(1전시실), 설치미술을 위한 공간 중심의 매직 박스형(2~7전시실), 다원 예술을 위한 블랙박스형(다원 공간)의 세 가지 타입이 있다. 1전시실은 로비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관의 대표적인 전시실로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1전시실과 지하의 2전시실은 수직으로 연결된다.서울박스와 전시박스 사이의 4~6전시실은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실로 기둥이 없고 층고가 상대적으로 높다. 7전시실은 뉴 미디어, 비디오 아트 등 첨단예술을 위한 공간이다. 전시실 밖의 ‘역공간’도 독특한 기능을 갖는다. 2~5전시실이 에워싸면서 만들어진 서울박스, 서울박스와 전시마당을 연결해 주는 색동홀이 대표적인 역공간이다. 색동홀은 중요한 동선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다른 전시실로 이동하다가 설치된 작품을 만나는 의외의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 미술관 마당도 역공간이다. 마당에서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등 대형 야외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민 교수는 “고전적 미술관에서는 연대기순으로 작품을 배열함으로써 강요적이고 수동적인 선형 관람 동선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고 주제별 전시를 하는 경우는 이런 동선이 적절치 않다”며 “서울관은 전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전시를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이용해 작품을 감상하는 ‘네트워크 동선’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주인공은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입니다. 한번 보고 다시 찾아가지 않는 곳이 아니라 자주 방문하면서 미술관에 익숙해지고 동네처럼 친근해지는 미술관, 공원 같은 미술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계와 완공까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많은 부분이 의도했던 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방문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민 교수는 서울관의 설계과정을 담은 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건축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는 10년 정도 사용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개관 당시에는 건축 외적인 정치적·사회적 요인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건축 자체로만 볼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아마존 40일의 기적… 13세 큰누나 생존본능, 세 동생까지 살렸다

    아마존 40일의 기적… 13세 큰누나 생존본능, 세 동생까지 살렸다

    맹수와 독사가 우글대는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경비행기 추락 40일 만에 어린이 4남매가 무사히 구조됐다. 무척 야윈 아이들은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긴 했으나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전날 “정글에서 실종됐던 아이들이 생존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의 이야기는 역사에 남을 온 나라의 기쁨”이라고 밝혔다. 큰누나 레슬리 무쿠투이(13)와 솔레이니(9), 티엔(4), 크리스틴(1)은 특수 구급 항공기로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로 이송돼 가족들과 만났다. 막내는 정글에서 첫돌을 보냈다. 지난달 1일 모두 7명을 태우고 소도시 산호세델과비아레로 가던 세스나 206편이 콜롬비아 남부 정글인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아이들의 엄마와 친척, 조종사 등 성인 탑승자 3명은 사고 15일째 숨진 채 발견됐다. 동승했던 아이들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에스페란사’(스페인어로 희망이라는 뜻)라고 작전명을 붙인 군 당국은 헬리콥터 5대, 인력 150여명, 탐지견 등을 투입해 추락지점 인근 숲속을 수색해 젖병과 어린이용 테니스화, 기저귀,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을 찾아내 아이들 생존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구조대는 “더 움직이지 말라”는 아이들 할머니의 육성을 녹음해 헬기로 방송하며 탐색에 힘을 쏟았다. 군 특수요원들은 9일 오후 늦게 나뭇가지와 가위, 머리끈 등으로 만든 임시 대피소를 찾아냈고 추락 지점에서 3㎞ 정도 떨어진 곳에서 발자국을 따라가다 아이들을 찾아냈다. 당시 매우 허약한 상태여서 단 며칠만 지났어도 살아 있는 채로 발견하지 못할 뻔했다. 최대 40m까지 자라는 거대한 나무, 악천후, 위협적인 야생동물 등으로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너무 어린애들이 더 버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절망감도 커진 터였다. 4남매의 삼촌 피덴시오 발렌시아는 “추락 뒤 조카들은 곡물 가루 ‘파리냐’와 씨앗을 먹으며 버텼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남미 원주민 후이토토족 출신이라는 점도 도움이 됐다. 원주민 존 모레노는 “살아남기 위해 공동체에서 얻은 지식, 즉 조상의 지식을 활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숲에서 어떤 식물을 먹을 수 있는지와 동물 피하는 방법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기술을 아주 어려서부터 배운다는 것이다. 페드로 산체스 특수작전사령관은 밀림에서 수행한 이번 작전에 대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양탄자에서 작은 벼룩을 찾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 中 외교부, ‘싱하이밍 대사 초치’ 韓 정부에 “현 상황 책임 한국에”

    中 외교부, ‘싱하이밍 대사 초치’ 韓 정부에 “현 상황 책임 한국에”

    중국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중국 베팅’ 발언과 이에 대한 한국 외교부의 항의를 두고 “한국의 유관 부문은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어떻게 직시하고 중한 관계 안정과 발전을 실현할지 주안점을 두기 희망한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홈페이지에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올린 글을 통해 “현재 중한관계는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직접적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나친 친미 밀착’ 기조에 있다는 속내다. 왕 대변인은 “싱 대사가 한국 정부와 정당, 사회 각계각층과 폭넓게 접촉하며 양국 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소개하는 것은 그의 직무 범위 안에 있다”고 부연했다. 싱 대사가 한국 정부에 초치될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전날 싱 대사는 중국대사 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여기서 그는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자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외교부는 그의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고 보고 다음날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을 했다”고 경고한 뒤 유감을 표명했다. 왕 대변인은 지난달 한중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서 중국 측이 한중간 긴장 지속시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를 하지 않는다는 등 이른바 ‘4불 입장’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중한 국장급 협의에서 중국 측은 분명하고 명확하게 (우리의) 입장과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 측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가 우리 정부의 부인에도 ‘4불’을 언급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그는 또 “한국이 1992년 수교 공동성명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인했다면서 “한국 측은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충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며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문제는 자국의 내정이니 한국이 공식적으로 이를 언급하지 말라는 경고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1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은 미국 등 서구세계가 중국의 대만 무력 위협을 비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한국 정부는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속내가 담겼다고 판단, 한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크게 높였다. 최근 중국에서 한한령(한류제한령) 부활 조짐이 불거지고 중국 본토에서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접속 차단된 것도 윤 대통령의 ‘대만해협’ 언급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시베리아 40°c 폭염...영구동토층 ‘좀비 바이러스’ 깨어나나? [핵잼 사이언스]

    시베리아 40°c 폭염...영구동토층 ‘좀비 바이러스’ 깨어나나? [핵잼 사이언스]

    사상 최악의 폭염이 동토의 땅 시베리아를 덮치면서 이에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은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닥친 시베리아가 이상 기온으로 몸살을 앓고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극심한 더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위도로 밀려오면서 최근 시베리아 일부 지역은 연일 40°c에 육박하는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중 잘트로보스크의 경우 지난 3일 기준 37.9°c를 기록해 역사상 최고 더위를 기록했으며, 10일에는 알타이주 주도 바르나울은 기온이 38.5°c, 같은 알타이주 도시 바예보는 39.6°c까지 치솟았다.아직 6월 초에 불과한데도 이례적인 폭염이 연일 시베리아를 덮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대해 미국의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헤레라는 "이 같은 기온은 이 지역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라면서 "정말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시베리아가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는 원인은 지구 온난화가 주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시베리아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빠른 속도로 온난화 추세가 나타나면서 이같은 기후변화 현상을 겪고있는 것. 문제는 시베리아의 폭염이 영구동토층을 녹일수 있다는 점이다. 영구동토층은 월 평균 기온이 0℃ 이하인 달이 반년 이상 지속돼 영구적으로 얼어붙어 있는 상태의 땅을 말한다. 러시아의 경우 영토의 약 65%가 영구동토층으로 분류된다.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생기는 특이한 현상은 한 두가지가 아닌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수만 년 간 얼어붙어 있던 동물이 발견되는 것이다. 과거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약 1만 4000년 된 멸종된 털코뿔소와 4만 년 된 늑대 머리 등이 발굴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깊은 땅 속에 묻혀 있는 치명적인 병원균이 지표로 방출될 가능성이다. 특히 지난 3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의과대학의 의학 및 유전체학 전문가인 장 미첼 클라베리 명예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검사한 결과 그 안에서 바이러스 입자를 찾아냈다. 해당 바이러스 입자는 여전히 ‘감염성’을 내포하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일명 ‘좀비 바이러스’(수만 년 동안 죽지 않는 병원체를 의미)라고 불리는 것을 찾아 다녔고, 실제로 발견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클라베리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5년에는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잠자고 있던 3만 년 전 바이러스를 찾아내 ‘몰리바이러스 시베리쿰’이라고 명명했다. 이 바이러스는 ‘자이언트 바이러스’로 불릴 만큼 크기가 크고 유전자도 500개나 보유하고 있었다. 에이즈바이러스(HIV)의 유전자 개수가 9개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많은 숫자다. 해당 바이러스는 아메바를 미끼로 주자 아메바를 감염시켜 터뜨리는 ‘기염’을 자랑했다. 3만 년 동안 춥고 어두운 땅 속에 잠들어있었음에도 여전히 감염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영구 동토층에 다량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바이러스들이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스럽게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당시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탄저병으로 순록 2000마리 이상이 죽었는데, 전문가들은 이상 고온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 사체가 그대로 노출돼 병원균이 퍼졌다고 분석했다.  
  •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 지하 깊은 곳 숨겨진 공간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피투성이 의식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이 아닌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 ‘디아블로4’의 오프라인 체험관 ‘헬스테이션’ 얘기다. 서울 도심에 충격적인 공포의 장소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 나갔고, 1990년대에 디아블로를 접한 ‘찐팬’이 아닌 젊은 층의 관심까지 끌어 모았다. 지난 11일까지 운영한 체험관을 비롯, 디아블로4 전체 광고 캠페인은 제일기획이 담당한다. 올초 치열한 경쟁 입찰 끝에 블리자드의 선택을 받았다. 제일기획은 이 캠페인을 맡기 위해 디아블로 경험자들로 팀을 짰다. 지난 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김종민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이경호 비즈니스 17팀 프로 역시 ‘디아블로2’부터 플레이해 온 팬들이다. 심지어 제일기획 협력사 BMT의 유성근PD(부사장)는 ‘디아 덕후’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프로는 “그러다 보니 제일기획이 ‘오케이’한 작업도 협력사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마니아들이 제작에 참여한 만큼 체험관은 게임 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체험 후반부에 등장하는 게임 최종 보스 ‘릴리트’의 조각상은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김 CD는 “릴리트의 머리의 복잡한 형태를 도저히 조각으로는 재현할 수가 없어, 두상만 3D 프린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필 지하철역 유휴 공간에서 현장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데는 광고주인 블리자드 코리아의 욕심이 많이 작용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가 30~40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는 팬층을 넘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20~30대를 끌어들이길 원했다. 이 프로는 “광고주가 기존 게임 캠페인처럼 영상이나 웹 페이지 배너 위주 광고를 원하지 않았다”며 “화제성 있고, 임팩트가 강한 ‘에픽(장엄, 장대한)’ 캠페인을 원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와 제일기획은 디아블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그래서 디아블로의 ‘지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김 CD는 “‘지옥’ 하면 ‘지하’가 떠올라, 지하철 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검색을 하다 보니, 많은 지하철 역이 유휴 공간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더라”고 말했다.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공간에 체험관을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이 프로는 “계약은 문제 없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안전을 많이 걱정했다”며 “소화기를 비롯한 방화 용품은 당연히 구비했고, 행사장에 설치한 대부분 조형물에 방염 처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라 갖춰져 있지 않던 전기 시설, 공조 장치 등을 구축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체험관 준비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묻자 이 프로는 “체험관 곳곳의 선혈이 낭자한 분위기를 연출하다 보니 작업 중에 여기저기서 ‘피가 모자라’ ‘피 좀 줘’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다. 절단된 신체를 묘사한 소품이 많았는데, 이에 관해서도 이 프로는 “온전한 실제 인체 사이즈 모형을 제작해 자르고 가르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대행사 예술팀 인원들이 너무 괴기스러운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이미 성공을 거뒀다. 디아블로4는 역대 자사 게임 사전구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 프로는 “현장에 며칠 상주했는데 20대 후반~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많이 오더라”고 말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체험관 관련 콘텐츠 5개는 조회수가 184만을 넘었다. 안전 관리 문제로 소수 예약제로 운영, 회당 정원이 7~12명에 불과했는데 신청자는 5월에만 2만 4000명이 몰렸다. 이번 디아블로4 광고 캠페인은 두 사람 각자에게도 커다란 경험이 됐다. 김 CD는 “단일 게임을 이렇게 전방위적인 통합 캠페인으로 광고할 기회는 정말 흔치 않다”며 “한번 뿐인 디아블로4 캠페인을 직접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는 “업계에 ‘용감한 광고주가 용감한 캠페인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에겐 이번 캠페인이 딱 그런 용감한 캠페인이었다”고 말했다.■김종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978년생(만45세) -2006년 광고업계 입문(아트디렉터 직군) -2013년 제일기획 경력 입사 -이마트 Light Saver(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WWF KOREA 치어럽(2020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이경호 프로(AE, 광고기획자) -1990년생(만33세) -2018년 제일기획 신입 입사(AE직군) -디아블로4, 신한금융지주, 맘스터치 등 광고주 프로젝트 참여
  • “북한은 국제 기준에 맞는 아동의 자유권 보장해야”

    “북한은 국제 기준에 맞는 아동의 자유권 보장해야”

    북한 아동, 청소년 인권 문제를 주제로 국제 청소년 콘퍼런스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3 서울 국제 청소년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서울 국제 청소년 콘퍼런스는 ‘함께 열어가자 북한 아동, 청소년 인권의 장벽을’이라는 주제로 서울과 수도권지역에 있는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이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북한 아동, 청소년, 여성 인권 문제를 토론하고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청소년 연대구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 국제 청소년 콘퍼런스 개회식 축사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홍용표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계속되는 북한 인권 문제를 위한 청소년들의 콘퍼런스가 열렸다는 것만 해도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는 큰 역사적 계기가 되는 자리다”며 “한반도 통일의 주인공들인 남과 북, 그리고 국제 청소년들이 마음을 모이고 힘을 합친다면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이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열린 전문가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일본 히로시마사립대학 평화연구소 손현진 교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한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영원한 규탄과 심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역사의 진리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엔케이워치의 대외협력팀장인 데이비드 R. 케이는 “‘유엔아동인권선언’에 명시된 아동의 자유권, 권리권, 인권을 북한 정부가 조속히 이행할 때 북한 정부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서울, 수도권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학생들의 북한 아동, 청소년 인권 증진을 주제로 영어 스피츠대회가 진행된 가운데 참가 청소년들은 북한 아동, 청소년 인권 문제의 해결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언문을 발표했다.
  • 보호자 없으면 어때… 우리가 울타리 돼줄게[어린이 책]

    보호자 없으면 어때… 우리가 울타리 돼줄게[어린이 책]

    장르 불문, 모든 서사 속 ‘출생의 비밀’은 한 인물에게 불행의 역사를 한꺼번에 들이닥치게 하는 재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그 무섭다는 출생의 비밀도 지방 변두리 바닷가 오래된 골목 명도단에서 자라난 열다섯살 연수를 쉽게 흔들진 못한다. 골목 어른들이 ‘사각지대 없는 CCTV’처럼 빈틈없는 시선과 웅숭깊은 손길로 키워낸 아이인 만큼 연수는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당당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견고하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작가 김려령이 ‘가시고백’ 이후 11년 만에 펴낸 청소년 장편소설로, 이 또래들을 위무하는 방식은 연수처럼 그늘짐 없이 생기 넘친다. 전작들이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력이 있는 작가답게 이번 작품 역시 골목과 골목을 지켜온 인물들의 일상과 연대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사실적 묘사가 만져질 듯 생생하다. 엄마, 아빠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보호자를 거느린 연수의 일상에 균열을 낸 건 갑작스레 나타난 생부의 존재다. 그는 보육원에서 자라 자립한 지 얼마 안 돼 연수를 낳다 죽은 엄마의 비밀(?)까지 들춰내며 선의를 악용한다. 하지만 골목 이웃들의 유대에서 배운 연수의 ‘오지랖’은 자신만의 문제와 고민에 갇히지 않고 결핍이라곤 없어 보이던 차민의 곤궁한 처지에까지 손을 뻗어 선의를 퍼뜨린다.작가는 예기치 않은 불행에도 자신과 친구를 단단히 지켜내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생채기 많은 또래의 독자들에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의 가치를 온전히 느껴보게 한다. 작가가 “오래 품고 있던 아이들을 이제 세상으로 내보낸다”며 이번 작품에 대해 “아직 아물지 않은, 혹은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를 지닌 이들에게 보내는 깊은 위로와 응원”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 금호타이어 공장, 함평行 물꼬 트나

    금호타이어 공장, 함평行 물꼬 트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작업이 4년째 활로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광주시와 함평군, 금호타이어 3자 회동이 재개되면서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과 이상익 함평군수,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가 광주에서 간담회를 갖고 광주공장 이전문제를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들은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이 광주와 함평 간 중요한 사업인 만큼 앞으로 상호 협의하면서 방향을 설정해 나가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을 추진했지만, 이전 비용 마련 등에 난항을 겪었다. 광산구 소촌동에 자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작업은 지난 2019년 1월 시작됐지만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금호타이어는 시설 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업단지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공장 이전을 위한 가장 필수적 절차인 ‘공장부지 용도 변경’을 놓고 광주시가 반대하면서 이전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도 변경의 키를 쥔 광주시와 공장 이전 대상지인 함평군, 금호타이어 사장 등 3자 간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는 공장 이전작업에 물꼬를 트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측은 이번 회동에서 공장 이전의 구체적인 추진사항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 2028년 AI 교과서 대부분 과목에 도입…‘맞춤형 교육’ 가능할까

    2028년 AI 교과서 대부분 과목에 도입…‘맞춤형 교육’ 가능할까

    2025년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디지털교과서가 수학, 영어, 정보, 특수교육 국어 교과에 도입된다. 매년 과목과 학년을 확대해 2028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대부분 교과목에서 AI 디지털 교과서가 활용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적용에 맞춰 2025년 초등학교 3∼4학년, 중1, 고1부터 시작해 2026년에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2, 2027년에는 중3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초등 1∼2학년은 발달 단계를 고려해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과목은 2026년 국어, 사회, 과학, 기술·가정, 2027년에는 역사, 2028년엔 고등학교 공통 국어, 통합사회, 한국사, 통합과학에 도입된다. 활동 중심의 음악, 미술, 체육과 인성 함양을 위한 도덕을 제외하면 대부분 과목에 적용하는 것이다. 특수교육도 2025년 초등 국어를 시작으로 2026년 초등 수학, 2027년 중·고등학교 생활영어, 2028년 중·고등학교 정보통신에서 사용한다. 다만 당장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초등학교 정보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기존 교과서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교과서 발행사+에듀테크 기업 공동 개발 교육부는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 수준을 진단해 학습 내용을 제공하기 때문에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가 학생의 성취도를 분석해 ‘느린 학습자’에게는 기초학습 과제를, ‘빠른 학습자’에게는 토론·논술 등 심화 학습 과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기존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간에서 개발하기로 했다. 2029년에는 에듀테크 기업이 단독으로 교과서를 내는 것도 허용한다. 교육부가 오는 8월 교과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면 각 컨소시엄이 개발에 착수하고, 내년 6~8월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검정 심사를 한 뒤 2025년 2월까지 현장 검토를 할 계획이다.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는 정부가 구축하는 통합학습기록저장소에 보관한다. 발행사와 과목, 학년별로 축적된 학생별 학습 정보가 저장되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학업 참여도와 성취 등 필요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AI 디지털교과서 우선 적용 과목인 영어, 수학, 정보 교원을 대상으로 연수를 시작한다. 2025년 전까지 교사 16만 5000여명에 대한 대규모 연수를 마칠 계획이다. 학습 데이터 사교육 활용·쏠림현상 우려도 교육계에서는 사교육 에듀테크 업체들이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유료 서비스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에듀테크 기업이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는 길이 열린 만큼 기술을 보유한 대형 업체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대형 업체가 시장을 독과점하게 되면 좋은 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 발전이 어려워진다”며 “다양한 발행사와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된 가이드라인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출판사는 공적인 목적 외로 학생 정보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며 “학습데이터 저장소에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할 것인지 8월에 가이드라인을 함께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수준별 학습이 선행 학습이나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AI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저절로 끌어내거나 맞춤형 교육에 만능일 거라고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현장 교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물론 학내망 구축, 보완문제 해결, 학급당학생수 감축과 같은 물리적 환경 조성이 필수”라고 했다. 한성준 공동대표는 “심화학습이 해당 학년의 성취 수준을 준수하도록 만들고 현장 교사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며 “줄세우기 식이 아닌 맞춤형 교육에 맞는 평가 방식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산위기’ 금호타이어 함평이전 돌파구 찾을까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4년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함평 그리고 금호타이어 3자 회동이 재개되면서 함평 이전작업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8일 금호타이어 따르면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과 이상익 함평군수,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는 광주에서 간담회를 갖고 광주공장 이전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차담회에서 양 단체장과 정 사장은 금호타이어 공장 이전이 광주와 함평 간 중요한 사업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에 있어 상호 협의 속에 방향을 설정해 나가자는 협력 의지와 함께, 현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수립 중인 이전 준비 과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연간 1600만본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타이어 생산거점이지만 1974년에 지어져 설비 노후화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를 겪어왔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의 함평 이전을 추진했지만, 이전 비용 마련 등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본계약 협상이 최종 무산된 이후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공장부지 인수·개발사업의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 속 컨소시엄 해체를 결정했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자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작업은 2019년 1월 시작됐지만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못할 경우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금호타이어는 시설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공장 이전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절차인 ‘공장부지 용도변경’을 놓고서 광주시가 반대하면서 이전작업은 사실상 중단상태였다. 회사 측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개발이익이 큰 상업용지로 바꿔 매각해야 최소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광주시는 위법소지를 들어 ‘선 용도변경’을 반대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요구대로 광주시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상업용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공장을 비우거나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용도변경은 특혜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용도변경의 키를 쥔 광주시와 공장 이전 대상지인 함평군, 금호타이어 사장 등 3자간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는 공장 이전이 물꼬를 트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하지만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측은 이번 회동에서 공장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사항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 [문화마당]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리싸움/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문화마당]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리싸움/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회사에서 메시지 작성 업무를 맡고 있는 후배로부터 메일이 왔다. 첨부한 인사말을 보라는 것이다. 잘 썼다고 칭찬했는데 챗GPT 작품이란다. 고작 6개월 전에 세상에 나온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일상을 파고드는 속도에 어질어질하다. 에멜무지로 구글의 바드에 AI와 인류의 미래를 물어보니 대답하는 수준이 평균 이상이었다. 기계가 육체노동을 대체하듯이 AI가 정신노동을 잠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외신에 따르면 마케팅과 콘텐츠 분야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인간과 대화할 수 있고 글과 그림을 만들어 내는 정도면 창의적 지식 노동을 수행하는 데 충분하단다. 지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직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다 인류는 자신이 낳은 피조물에 파멸당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 챗GPT와 바드는 10여년 전의 유행어인 ‘제4차 산업혁명’에서 어렴풋이 그려 낸 대량 실직의 공포를 구체화하고 있다. 무인공장, 무인가게와 같은 무인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대형마트에 셀프 계산대가 도입되면서 지난 6년간 1만여명의 계산원이 줄어들었다. 뷔페에 가면 로봇이 국수를 삶아 주는 요리사나 다 먹은 접시를 운반하는 종업원 역할을 한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타자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듯이 자율주행차량이 본격화되면 운전기사도 화석 취급을 받을 것이다. 가장 불길한 시나리오는 양극화다. 평범한 대중을 직업시장에서 쫓아낼 AI를 관리하는 극소수 엘리트들이 ‘호모데우스’(신적인 인간)가 될지도 모른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기술 발전으로 신적 능력을 가진 초인간이 탄생하면 평범한 사람과의 생물학적 격차가 종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봤다. 아니면 2016년 바둑 5번기 대결에서 입신의 경지라는 이세돌을 완파한 알파고처럼 AI가 만물의 영장에 못 오르리라는 법도 없다. 농사를 지으면서 짐승을 가축으로 부려 먹은 인간이 AI의 가축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대통령과 대부호도 바이러스를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세계인에게 깨우쳐 줬다. 아무리 초인간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들과의 완벽한 분리는 불가능하다. 사람과 동물조차 공통감염병을 겪는 지구 환경에서 우주로 나가지 않는 이상 엘리트와 범인이 헤어지기는 불가능하다. 초인간 계급의 문제는 생명과학과 AI가 펼쳐 가는 기술결정주의적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려의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오히려 기술이 종교화되는 시대에서 인간의 지적ㆍ정서적 레벨은 밑바닥을 향해 질주할 공산이 크다. 지금도 ‘대안적 사실’의 환상에 푹 빠진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데, AI가 진화할수록 개인이 갖춰야 할 비판적 사고력은 거꾸로 약화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인류는 슬기로운 존재, 즉 호모사피엔스다. 자연과 마음의 어두움을 몰아낼 용기를 발휘했기 때문에 장구한 시간을 거쳐서 계몽됐다. 칸트는 계몽인을 자신의 머리에 따르는 존재라고 했다. 타인이나 무엇에 의지하는 것은 이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무리 AI가 위력적이어도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의 의지를 가진 인간이 신과 짐승 사이의 고유한 지위를 박탈당하진 않을 것이다.
  •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 왜곡논란 정면돌파

    전라도 (오)천년 역사를 집대성한 ‘전라도 천년사’의 왜곡 논란 종식을 위해 편찬위원회가 정면 돌파에 나섰다. 현저하게 상충하는 이견과 쟁점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공개 토론을 거쳐 역사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7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개 광역단체(광주시·전남도·전북도)가 추진한 역사서 편찬 사업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1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당초 천년의 역사가 오천년사로 확대되면서 5년여 만에 34권 1만 3559쪽에 달하는 책이 만들어졌다. 전라도 천년사가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는 주장이 논란의 쟁점이다. ‘일본서기’의 지명과 인명 인용이 문제가 됐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전남도의회는 전면 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는 “전라도 천년사가 ‘임나(任那)일본부’ 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 내용을 차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원을 기문, 장수와 고령을 반파, 강진과 해남을 침미다례, 구례와 순천을 사타라는 임나 지명으로 기술해 전라도민을 일본인의 후손으로 만들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지난달 입장문을 발표하고, 반발이 심한 전남도의회를 찾아 유감을 표하며 난상토론도 벌였다. 전라도천년사위원회는 “구체적인 내용 확인도 없이 단지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이라는 것을 문제 삼아 전라도 천년사 전체를 ‘식민사학’ 역사서로 매도해 버렸다”고 반박했다. 한국학계가 일찍부터 ‘일본서기’ 자료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해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데 참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편찬위에 따르면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 불교를 전해 준 노리사치계, 일본 세계유산 1호인 법륭사 금당에 벽화를 그린 고구려 승려 담징 등이 모두 ‘일본서기’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일본서기’의 지명이나 인명 인용을 무조건 식민사학이라고 매도하면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 간행된 모든 교과서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도 식민사관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법종(우석대 교수) 간사는 “임나 지명의 경우 ‘일본서기’(720년)가 나오기도 전인 서기 400년 광개토왕비문에 이미 기록돼 있고, 중국기록(660년)과 삼국사기에도 사용됐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가야고분군과 관련해서 학계와 남원시가 ‘기문 가야’ 표기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편찬위는 비난이 아닌 공개 사이트의 ‘의견서접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찬위 관계자는 “천년사에 대한 맹목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앞으로도 공개토론 기회를 만들어 천년사가 사실에 기반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尹 안보전략, 文종전선언·평화협정 삭제

    尹 안보전략, 文종전선언·평화협정 삭제

    대통령실이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 목표로 하는 ‘국가안보전략’을 7일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의 주요 단계로 명시했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모두 빠지고 대신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를 가장 큰 안보 도전으로 꼽는 등 전임 정부의 남북대화 기조가 전면적으로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 첫 국가안보전략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강조했던 전임 문재인 정부와 비교해 외교·안보의 시각을 한반도에서 국제사회로 넓힌 것이 특징이다. 외교안보 정책 최상위 지침인 국가안보전략은 노무현 정부 이후 새 정부 출범 때마다 발간된다.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현재 안보의 가장 심각한 도전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고도화를 꼽으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의 독자적 대응 역량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는 북핵 위협에 대한 별다른 기술 없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던 반면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실체적 위협’으로 적시했다. 더불어 국가안보전략은 ▲미중 경쟁 심화 ▲경제안보 경쟁 격화 ▲새로운 안보 위협 요인의 등장 등을 꼽고 이에 대응한 현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서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가 5년간 한반도에 대단히 많은 관심과 시간을 부여했다면 지금 정부는 똑같은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에 접근하더라도 글로벌 무대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세계 주류 시각, 주요 동맹세력, 안보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우군과 가치와 이익의 공감대를 마련해 놓고서 한반도 문제에 접근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일 관계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역사 왜곡 및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 등에 단호히 대응한다”고 밝힌 것과 달리 이번 국가안보전략은 “(한일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한반도와 지역·글로벌 차원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히는 등 한일 협력을 강조했다. 한미일 협력 역시 “새로운 수준으로 한미일 협력이 제고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점증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는 등 도전 요인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3국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미일 협력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한 듯 일본을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먼저 언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해진 법칙은 없지만, 헌법과 자유의 가치 지향점에 있어서 조금 더 (우리와) 가까운 나라를 (먼저) 배치하는 것이 기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내년에 30주년을 맞는 만큼 그동안 달라진 국제 정세와 통일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간 남북 교류협력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단체와 사업자들의 불법과 일탈 행위들이 발생했다”며 남북 교류협력 관련 법령·제도 정비 및 과태료의 엄격한 부과를 천명하기도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 발간 관련 브리핑에서 “윤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 기조는 자유와 연대의 협력 외교를 전개하면서 국익과 실용외교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 정부 대외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이며, 이는 지역과 이슈별로 특화된 글로벌 전방위 외교를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용진 경북도의원, ‘어린이 의료서비스 개선 정책토론회’ 개최

    조용진 경북도의원, ‘어린이 의료서비스 개선 정책토론회’ 개최

    교육위원회 소속 조용진 의원(김천)은 지난 1일 김천시립율곡도서관에서 ‘경북 중소도시 어린이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이기효 인제대학교 교수의 “경북형 어린이 의료서비스 개선방안” 발제를 기반으로 ① 박창제 경북대학교 교수의 “재원 중요성 및 공공보건 의료전달체계 활용” ② 김윤수 호남대학교 교수의 “생애 초기 영유아 건강관리 증진” ③ 최은정 경상북도 보건정책과장의 “어린이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도의 역할” ④ 이경수 경북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의 “공공-민간 협력 거버넌스를 통한 의료서비스 개선 방안” 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장의 “공공전문진료센터 시범사업을 통한 어린이 의료체계 적용 가능성”까지 총 다섯 명의 전문패널이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조 의원은 환영사에서 “윤석열 정부 국정 목표인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의 실현을 위해 어린이 의료서비스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라며 “당장 개선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 다룰 주제와 같은 노력이 한 걸음씩 모여 도약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토론회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승오 교육위원장, 최태림 행정보건복지위원장 외 10여 명의 도의원, 정용구 김천의료원장, 홍성구 김천부시장, 공현주 김천 교육장, 윤현숙 김천시보건소장, 김종철 경북학부모연합회장, 윤여애 경북사립유치원연합회장, 최현정 김천맘카페 회장 등 보건, 복지, 교육 관계 공무원과 일반시민까지 주최 측 추산 약 180명 정도 참석했다. 주제 발표에서는 이기효 교수가 소아과 의사 공급이 현저히 낮은 문제점과 보건복지부의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을 설명하며 경북형 개선대책으로 “의사 대 의료진 간 협진 체계”의 구축을 통한 비대면, 원격진료의 시범사업을 도입해 볼 것을 제안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① 박창제 경북대 교수가 “발제자의 제안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 확보방안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역별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특별기금의 마련, 기존 사회복지영역에서 노인·치매 돌봄에 활용되고 있는 지역사회 돌봄 체계(Community Care)의 접목”을 제안했다. ② 김윤수 호남대 교수는 “비대면 진료의 시범운영은 전문가로서도 부모의 처지에서도 신중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우려를 표명했으며 근본적으로 영유아 건강을 증진하는 방안으로 “서울시에서 시행했던 ‘서울 아기 건강 첫걸음 사업’과 같은 산전-산후 생애 초기 건강관리 및 유지방안으로 의료수요를 낮추는 방법”을 제안했다. ③ 최은정 경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실은 필수 의료로서 기본적 건강권 보장뿐만 아니라 지역이 처한 인구 유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라며 “경북의 소아·청소년 의료서비스의 공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고, 비대면 진료의 도입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비대면 진료 대책에 대해 의료계 입장이 대립하는 점, 경북의 경우 지리적 접근성의 문제 등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④ 이경수 경북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단장은 “비대면 진료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그 시스템은 생각보다 갖추기 어려운 점이 있다. 더불어 우리 보험 정책 특성상 의료 수가 문제와 비용-편익의 문제,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있으므로 공공과 민간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장은 “타 시도의 사례를 바탕으로 경북이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며 “소아청소년과뿐만 아니라 내과 등 다른 과와의 협력관계를 검토해보면 형평성의 문제 등에 있어 긍정적일 것“이라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조 의원은 “중앙에 의존적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문제는 우리가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발제와 전문가 의견, 제시된 대안 등은 여러 단계의 보완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며 관계 공무원의 정책 의지를 당부했다.
  • 이재명, 싱하이밍 중국대사와 만찬 회동… 일본 오염수 공동대책 등 논의

    이재명, 싱하이밍 중국대사와 만찬 회동… 일본 오염수 공동대책 등 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번 만찬은 중국대사관이 민주당에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회동을 갖고 한국과 중국의 우호 증진과 당면한 동북아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한중 간 다양한 경제협력과 불필요한 역사 논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상호 노력할 것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일본 오염수 방출에 대한 한중의 공감대 확인 및 공동대책 마련 방안 등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는 9월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북핵 문제 해법 등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당부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회동은 중국 대사관저에서 진행되며 현장에는 권칠승 당 수석대변인과 천준호 비서실장이 배석할 계획이다. 싱하이밍 대사는 지난해 11월 민주당 대표에 취임한 이 대표를 예방한 바 있다.
  •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논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논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

    전라도 (오)천년 역사를 집대성한 ‘전라도 천년사’의 왜곡 논란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갈등의 중심이었던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의 일제 사관 문제가 전라도 천년사로 재점화될 분위기다. 편찬위원회는 왜곡 논란 종식을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서기로 했다. 현저하게 상충하는 이견과 쟁점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공개 토론을 진행하며 역사서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1만3559쪽’ 전라도 역사 서술한 천년사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개 광역단체(광주시·전남도·전북도)가 추진한 역사서 편찬 사업이다. 역사와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21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당초 천년의 역사가 오천년사로 확대되면서 5년여 만에 34권 1만 3559쪽에 달하는 책이 만들어졌다. 방대한 역사가 기록된 만큼 역사적 표현과 해석을 놓고 의견도 다양하다. 특히 전라도 천년사가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는 주장이 논란의 쟁점이다. 일본서기의 지명과 인명 사용이 문제가 됐다. 시민단체의 주장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분위기는 더 격앙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전면 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일제 식민사관 기초한 역사서 폐기해야”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는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任那)일본부’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 내용을 차용했다”고 주장한다. 남원을 기문, 장수와 고령을 반파로, 강진과 해남을 침미다례로, 구례와 순천을 사타라는 임나 지명을 기술해 전라도민을 일본의 후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조옥현 전남도의회 교육위원장은 “고대사 기술 과정에서 고조선의 건국 시기를 왜곡해 우리의 기초적 역사관을 통째로 왜곡하는 일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 극우 사학자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백제 근초고왕이 야마토 왜에 충성을 맹세했다는 내용을 인용한다는 것은 이의신청을 떠나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편찬위 “일본서기만이 아닌 동아시아 사료 전체 시각”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반발이 심한 전남도의회를 찾아 난상토론도 벌였다. 편찬위는 “문제가 된 내용은 기존부터 사용됐지만 일부 단체에서 구체적인 내용 확인도 없이 단지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이라는 것을 문제 삼아 전라도 천년사 전체를 ‘식민사학’ 역사서로 매도해 버렸다”고 반박했다. 한국학계가 일찍부터 ‘일본서기’ 자료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신중하게 활용해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데 참고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편찬위에 따르면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 일본에 불교를 전해 준 노리사치계, 일본 세계유산 1호인 법륭사 금당에 벽화를 그린 고구려 승려 담징 등이 모두 ‘일본서기’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일본서기의 지명이나 인명 사용만으로 무조건 ‘식민사학’이라면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 간행된 모든 교과서와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기관이 간행한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신편한국사도 식민사관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편찬위의 판단이다. 조법종(우석대 교수) 간사는 일본서기의 시각이 아닌 동아시아 사료 전체 시각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나 지명의 경우 일본서기(720년)가 나오기도 전인 서기 400년 광개토왕비문에 이미 기록돼 있고, 중국기록(660년)과 삼국사기에도 사용됐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가야고분군과 관련해서 학계와 남원시가 ‘기문 가야’ 표기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서기 속 고대 한반도 일본서기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 중 하나다. 그러나 8세기 초 야마토 정권이 당시의 황국사관을 소급해 태초부터 일본은 원래 통일돼 있었던 것처럼, 단일 계보의 천황이 통치해온 것처럼 조작됐다는 게 국내 학계의 분석이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에서도 폐기되고 그 존재가 부정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 과정에서 부족한 자료를 보충하고자 교차검증을 통해 일본서기 내용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서기는 황국사관으로 왜곡되고 변조됐지만, 그 기록 속에는 고대 한반도 역사를 연구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서기가 만들어질 당시 백제계 사서(백제기, 백제신찬, 백제본기 등)에서 백제사 관련 이야기들을 상당 부분 원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라도천년사 편찬위는 “백제가 침미다례를 정복한 이야기나 백제와 반파가 기문을 둘러싸고 쟁패를 벌였던 이야기 등의 백제계 원자료가 일본서기에서는 일본 천황이 백제에게 그 땅들을 마치 ‘하사’한 것처럼 조작 삽입한 것처럼 보려는 것이 대표적 사례”라면서 “그러나 연구자 그 누구도 일본 천황이 백제에게 ‘하사’했다는 일본서기의 조작된 문구를 인정하지는 않고, 다만 백제사나 가야사 복원을 위해서만 활용할 뿐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간 축적된 고고학 자료와의 교차 확인을 필수적으로 거친 전라도 천년사가 일본서기에 나오는 지명을 한반도에 비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제 강점기의 임나일본부설을 신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편찬위의 항변이다. 공개 토론으로 정확한 역사 정립해야 편찬위 위원장들은 반발이 심한 전남지역을 직접 방문해선 난상토론도 벌였다. 위원들은 지난달 22일 전남도의회를 방문해선 전라도 천년사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들여 발표한 의회 성명서에 유감을 표했다. 또 지난달 27일에는 지역 방송에서 시민단체 측과 공개 토론도 진행했다. 편찬위는 앞으로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시 적극 해명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전남도의회 연찬회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오는 12일에는 전남 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해 논란이 된 부분을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비난이나 집단성명서 발표가 아닌 공개사이트의 ‘의견서접수’를 통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찬위 관계자는 “천년사에 대한 맹목적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언론에 제기되어 온 문제들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공개토론 기회를 만들어 천년사가 사실에 기반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안중근 몰라본 곽튜브… 설현·지민 ‘마녀사냥’ 때와는 달랐다 [넷만세]

    안중근 몰라본 곽튜브… 설현·지민 ‘마녀사냥’ 때와는 달랐다 [넷만세]

    유명 유튜버, 안중근 인물퀴즈 “윤봉길” 오답소소한 해프닝이지만 일부 네티즌 논란 점화“아무리 무지해도” “일본인도 알겠다” 비판다수 여론은 “순간적으로 헷갈릴 수도” 옹호7년 전 AOA 비난 반복 안 돼… 자성 댓글도 독립운동가 안중근의 사진을 보고 “윤봉길”이라고 한 인플루언서의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일부 네티즌들이 그의 무지함과 역사의식 부재를 꾸짖고 나섰지만, 다수 여론은 순간의 실수를 감싸고 있다. 7년 전 한 걸그룹 멤버들이 비슷한 일로 혹독한 비판 세례를 겪었던 때와는 달라진 분위기다.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밤 구독자 156만명을 보유한 여행 유튜버 겸 방송인 곽튜브(본명 곽준빈)는 침착맨(본명 이병건)이 진행하는 인터넷 생방송에 출연했다. ‘인물 퀴즈’를 풀던 곽튜브는 안중근 의사의 사진이 나오자 고민을 하더니 제한 시간이 끝나기 직전 ‘윤봉길’이라고 적었다.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댓글로 “헉”하는 반응을 보였고, 곽튜브는 오답 효과음이 울리며 정답이 공개된 지 1초도 안 돼 다급한 목소리로 “안중근”을 외쳤다. 곽튜브를 놀리는 시청자 반응이 쏟아졌고, 그는 “아는데 당황해서 그랬다”며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곽튜브는 순간적으로 오답을 말한 것에 고개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소소한 이 해프닝은 그러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에는 “아무리 무지해도 어떻게 안중근을 몰라”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가운데 200여개의 댓글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곽튜브를 비난하는 보배드림 이용자들은 “아들한테 사진 보여주니 1초 만에 맞히고 이토 히로부미 죽인 사람이라고 했다. 11살도 아는 걸 대한민국 성인이 모르나”, “일본 사람들도 알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누구 하나 잡아먹지 못해 안달 났나. 선동질에 놀아나는 한심한 사람들”,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갑자기 기억 안 날 수 있다. 저걸로 매장시키면 대한민국 누구도 보장 못 한다” 등 곽튜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이용자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일부 이용자들은 “부모 이름도 헷갈리겠다” 등 비판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여행 유튜버인 곽튜브가 일본 여행을 한 것까지 문제 삼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논란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그대로 되풀이되지는 않았다.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일부 비판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역사가 중요한 건 맞지만 역사 인물 모르면 무식하다고 달려드는 건 광기 같다”(에펨코리아), “초중고 12년 내내 주입식 교육하는데 몰랐겠나. 헷갈린 거지”(디시인사이드) 등 반응이 많았다. 안중근 의사 인물 퀴즈는 7년 전 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그룹 AOA 멤버들을 향한 ‘마녀사냥’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방송에 나온 AOA 설현과 지민은 안중근 의사 사진을 보고 “안창호”, “긴또깡”(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진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 오답을 말했다. 이후 검색 등을 해보다가 결국 정답을 맞혔지만, 여론은 역사의식 부재 비판에 집중했고 독립운동가를 희희화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포털 사이트 연예 뉴스 댓글이 열려 있던 당시 여론은 온통 AOA를 질책하는 분위기였고 이들을 향한 인신공격과 폭력적인 댓글이 기사마다 수천개씩 이어질 정도였다. 논란 이후 발표한 사과문에도 여론은 진정되지 않았고, 설현과 지민은 이후 컴백 쇼케이스에서 재차 사과하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한편 이번 곽튜브의 안중근 의사 인물 퀴즈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7년 전 논란을 언급하며 ‘과거 AOA와 비교해 곽튜브의 잘못은 경미하다’는 반응과 ‘AOA에 대한 비난이 과했다’는 반응 등을 보이기도 했다. [넷만세] 네티즌이 만드는 세상 ‘넷만세’. 각종 이슈와 관련한 네티즌들의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담습니다.
  • [마감 후] 3시간 생활인구의 기적/이은주 세종취재본부 차장

    [마감 후] 3시간 생활인구의 기적/이은주 세종취재본부 차장

    충남 예산의 ‘백종원 국밥거리’를 키운 것은 8할이 불화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가 스타가 되기 시작할 무렵 예산군수가 지역 국밥거리에 ‘백종원’이라는 이름을 넣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 자신의 이름이 붙은 국밥거리의 식당에서 위생 논란이 생기자 백 대표는 국밥집 사장들에게 위생과 안전 교육을 시키며 공을 들였다. 그러다 지난 4월 일부 사장들이 요금 책정이나 위생 관리 등의 문제에서 이견을 보이자 백 대표는 결국 이 거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기로 했다. 그러나 한 달 뒤 그 거리의 다른 사장들이 백 대표를 다시 찾아 도움을 청했다. 백 대표는 흔쾌히 레시피를 전수하며 다시 한번 지역 살리기에 나섰다. 백 대표가 손댄 다른 곳들과 달리 이 국밥거리의 맛은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진다. 국밥을 한 그릇 먹으면서 담소도 나누고, 예산군과 백 대표가 함께 기획했다는 예산시장도 한 바퀴를 돌아보는 데 3시간은 족히 걸릴 것이다. 이렇게 예산시장을 둘러본 방문객은 지난 5월 말 기준 68만명을 넘었다. 지난달 행정안전부가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서 생활인구에 대한 규정을 제정한 뒤 ‘3시간’은 법적으로 중요한 시간이 됐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으로 등록된 사람뿐만 아니라 통근·통학·관광 등의 목적으로 지역을 방문해 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횟수가 월 1회 이상인 사람이라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3시간 기준이 잘 지켜지는지 보기 위해 정부 데이터뿐만 아니라 민간의 이동통신 데이터까지 활용하기로 했다. 법제상 ‘3시간’이 명확해졌지만 삶에서 3시간은 애매한 시간이다.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고궁이나 명승지를 둘러보는 데도 2시간 정도면 족하다. 단순 체험의 단계를 넘어 보다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3시간을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활인구의 시간 기준이 정해진 뒤 지자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종원 효과’로 생활인구가 증가한 예산군은 여세를 몰아 체류형 생활관광 프로그램 ‘대흥 천년 마을에서의 더 느린여행’을 내놨고, 강원 정선군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읍 전체를 아리랑마을로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역으로 서울 사람들이 지나는 길목에 위치한 경기 가평에서는 ‘어떻게 하면 머무르게 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꾼 지자체도 있다. 충북 증평군은 1읍 1면의 특수성과 적은 인구, 지자체의 짧은 역사 등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했지만 관계 인구 형성에 집중했다. 군은 생활인구 시범사업으로 증평과 경계를 접한 지역 주민들에게 증평군민과 같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성을 강화했고 충북 도내에서 가장 먼저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액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방소멸은 대한민국이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연 1조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생활인구는 무조건 돈으로 늘릴 수 없는 문제다. 마음이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기꺼이 3시간 이상을 투자할 만한 매력적인 지역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는 고민을 거듭하고 발로 뛰어야 한다. 이번 정책도 구호에 그친다면 지역 활성화는 더욱 요원해질지도 모른다.
  •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문화재 종합병원 ‘문화유산과학센터’/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이현주의 박물관 보따리] 문화재 종합병원 ‘문화유산과학센터’/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15일 우리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할 수 있는 ‘문화유산과학센터’를 착공했다. 문화유산과학센터는 박물관 북동쪽에 건축 면적 9196㎡,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진다. 2025년 상반기에 준공 및 개관을 계획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보존과학부가 있다. 문화재들이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을 수 있도록 문화유산(문화재)의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다. 문화재 병원인 것이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문화유산들은 대부분 보존과학자의 손길을 거쳤고, 더 많은 문화유산들이 그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의 처리에만도 시간과 공간이 부족했다. 문화유산과학센터가 건립되면 국·공·사립·대학 박물관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국외 박물관의 한국실 소장품도 일부 보존처리를 해 왔으나 이 역시 종합적으로 지원 가능하게 된다.문화유산과학센터에는 문화유산의 과학적 보존 관리를 위한 재질별 보존처리실, 3D콘텐츠실, 분석진단실뿐만 아니라 새로운 전문인력을 교육할 수 있는 시설까지 포함돼 있다. 이뿐만 아니다. ‘디지털 보존과학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가상 디지털 보존 처리, 디지털 분석ㆍ평가, 스마트 원격진단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래서 이름이 문화유산과학센터인 것이다. 3D 모델링, 프린팅으로 훼손 문화재의 신속한 가상 보존처리ㆍ복원ㆍ복제를 할 수 있는 가상 디지털 보존처리, 문화재의 재질 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진위·제작 연대를 판별할 수 있는 디지털 분석 평가도 가능하다고 한다. 원격 처방ㆍ관리ㆍ의사결정, 원격 실시간 모니터링 및 진단·자문 협업 시스템을 도입해 스마트 원격 진단까지도 할 수 있다. 멋진 일이다. 우리나라 최고·최대 박물관으로서 소장품 보존처리뿐만 아니라 국내외 박물관 소장품에 대한 보존처리 확대 지원과 문화재 진위 확인을 위한 객관적인 평가, 온라인 협력으로 즉각적 맞춤형 보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실 건물만 지어서는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의 확보도 중요한 문제다. 보존과학부 직원 모두가 열심히 준비해 왔던 숙원 사업이다. 건립과 운영까지 바람대로 이루어지기를. 우리 역사의 증거물이 그들의 손에 있다.
  • 소 잡는 백정이라도… 인권의 무게는 같소이다

    소 잡는 백정이라도… 인권의 무게는 같소이다

    100년 전 차별에 저항했던 운동새달 16일까지 100여점 자료 전시비백정 출신들과 ‘연대’ 집중 조명시간 흐름 따라 ‘운동의 역사’ 소개 ‘쉽게 결승까지 올라가 마지막 판에서 한참 씨름이 벌어지고 있는데 구경꾼들 틈에서 백정은 소하구나 싸워라 하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러자 아버님은 들었던 상대를 내려놓으시면서 힘없이 쓰러지셨다.’ 황순원(1915~2000)의 소설 ‘일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백정은 갑오개혁으로 신분제가 폐지되고도 여전히 천한 사람들이어서 설움이 많았다.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을 쓰러뜨린 건 힘이 아니라 멸시하고 상처 주는 말 한마디였다. 시대가 많이 변했지만 우리 사회엔 지금도 누군가를 적대하고 경멸하는 말이 넘쳐난다. 최고 권력자는 물론이거니와 종교인들의 입에서도 혐오의 말은 끊이지 않는다. 그 옛날 백정을 향한 모독이, 그 차별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백정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경남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오는 7월 16일까지 선보이는 ‘공평과 애정의 연대, 형평운동’은 1923년 진주에서 시작한 형평운동을 100여점의 전시품으로 돌아보는 전시다. 작은 전시지만 사회의 가장 낮은 신분으로 사람 대접도 제대로 못 받던 이들의 절박한 마음이 100년의 세월을 건너 사무치게 다가온다. 형(衡)은 저울대를, 평(平)은 평평함을 의미한다. 조선형평운동 포스터 속 남성은 저울을 들고 있는데 누가 올라가든 인권의 무게가 기울어지지 않아야 하는 저울은 형평운동의 상징과도 같다.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입구에 놓인 과거 진주 백정들의 사진과 형평사 전국대회 개최 포스터를 지나면 1부에서 백정들의 삶을 만나게 된다. 본디 백정은 유목과 수렵 생활을 한 거란인이나 여진인을 뜻했는데 조선시대 들어 도살업을 주로 하는 신분을 가리키게 됐다. 백정들이 쓰던 물건과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유물로 꼽히는 ‘경상도 단성현 호적대장’은 백정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전한다. 2부에선 형평사 창립 이후 전개된 형평운동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개한다. 비백정 출신으로 함께했던 이들의 연대도 살펴볼 수 있다. 이효종 학예연구사는 “일본에선 수평운동이 있었는데 일본과 달리 우리는 강상호, 신현수, 천석구 등 비백정 출신들도 형평운동에 함께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 3부에선 황순원의 ‘일월’, 박경리(1926~2008)의 ‘토지’ 같은 문학작품과 ‘조선형평운동사료집’ 등의 연구서가 전시됐다. 4부에서는 다양한 장르에서 형평운동을 알린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기계식 인형인 오토마타를 사용해 백정에 대한 차별을 형상화한 설치작품이 눈길을 끈다. 한때 전국에 형평사가 160개 이상 유지됐을 정도로 융성했던 형평운동은 1933년 ‘형평청년전위동맹사건’을 겪으면서 몰락의 길을 걷는다. 역사 속으로 힘없이 사라졌지만 “형평운동은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다양한 차별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갖게 하는 훌륭한 사회적 유산”이라는 소개대로 이번 전시는 지금 우리 사회의 인권 문제를 한 번 더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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