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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확진자와 골프 친 공무원 ‘견책’ 논란

    전남, 확진자와 골프 친 공무원 ‘견책’ 논란

    지난 7월 코로나19 재확산 때 골프를 쳐 물의를 빚었던 전남 지자체 공무원 10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영암군 농민회와 주민들이 중징계를 요구하고, 김영록 전남지사 등도 강력한 처벌을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가장 낮은 경징계가 내려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청와대와 전남도 청원게시판에도 골프를 친 공무원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영암군청은 하루 폐쇄되는 등 지역사회에서 비난이 쇄도했었다. 전남도는 지난달 인사위원회를 열고 광주고시학원에서 광주 117번 확진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영암군 금정면장 A(사무관)씨와 함께 골프를 한 전남도청 직원 등에 대해 이 같은 징계를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영암군청 소속 6명과 전남도청 3명, 보성군청 1명 등이다. 이 중 코로나 확진자인 영암군청 면장 A씨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달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징계가 보류된 상태다. 전남도는 다음달 A씨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한 달 동안의 직위해제 후 지난달 14일부터 정상 근무하고 있다. 전남도청 본청에 근무했던 서기관 1명과 사무관 2명은 모두 사업소로 하향 전보됐다. 오는 12월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A씨의 거취도 불분명해진 상태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영암군에서 A씨에 대해 중징계 요구가 올라와 있어 더 강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직사회에서는 “견책은 승진 제한 기간이 6개월이지만 사실상 현실적으로 2년 정도가 지나야 승진 대상이 될 수 있어, 강한 처벌을 받은 것으로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말에 친목 모임으로 한 운동까지 처벌하는 건 너무 과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코로나 와중에 골프친 전남도 공무원 10명 ‘견책’으로 끝?

    코로나 와중에 골프친 전남도 공무원 10명 ‘견책’으로 끝?

    지난 7월 코로나19의 재확산 때 골프를 쳐 물의를 빚었던 전남 지자체 공무원 10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영암군 농민회와 주민들이 중징계를 요구하고, 김영록 전남지사 등도 강력한 처벌을 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가장 낮은 경징계가 내려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청와대와 전남도 청원게시판에도 골프친 공무원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영암군청은 하루 폐쇄되는 등 지역사회에서 비난이 쇄도했었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인사위원회를 열고 광주고시학원에서 광주 117번 확진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전남 영암군 금정면장 A씨와 함께 골프를 한 전남도청 직원 등에 대해 이같은 징계를 내렸다. 영암군청 소속 6명과 전남도청 3명, 보성군청 1명 등이다. 이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중 코로나 확진자인 영암군청 면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달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아 징계가 보류된 상태다. 전남도는 다음달 A씨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들은 한달 동안의 직위해제 후 지난달 14일부터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 전남도청 본청에 근무 했던 서기관 1명과 사무관 2명은 모두 사업소로 하향 전보됐다. 오는 12월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영암군청 사무관 A씨의 거취도 불분명해진 상태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영암군에서 A씨에 대해 중징계 요구가 올라와 있어 더 강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공직사회에서는 “견책은 승진 제한 기간이 6개월 이지만 실상 현실적으로 2년 정도가 지나야 승진 대상이 될 수 있어 강한 처벌을 받은 것이다”며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말에 친목 모임으로 한 운동까지 처벌하는 건 너무 과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후안무치의 끝판왕”... 野, 윤미향 사퇴 촉구

    “후안무치의 끝판왕”... 野, 윤미향 사퇴 촉구

    보수 야권이 검찰에 기소당한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에 대해 사퇴를 촉구했다. 15일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기소 내용대로라면 윤 의원은 역사의 아픔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자신의 돈벌이와 출세 도구로 활용한 것”이라며 “의원직을 사퇴하고 재판에 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윤 의원 공천을 밀어붙인 민주당 역시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당 차원의 대국민 사과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위안부 할머니 관련 정의연(정의기억연대) 활동 때문에 비례대표로 추천됐는데, 활동 과정에 이렇게 불법이 많았으니 추천 명분이나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윤 의원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어 “윤리위원회 제소도 검토하겠다”며 “검찰 기소로 의원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당직을 다 사퇴하면서까지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해 투쟁을 해야 할 사람이 왜 세금 축내면서 국회에 있냐”며 “국민 화병 돋우지 말고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앞서 전날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유고하신 할머니까지 들먹이며 감성팔이에 나선 것”이라며 “후안무치의 끝판왕”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안 대변인은 “과거 적폐가 무색할 정도의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적폐의 양상”이라며 “인면수심 윤 의원을 품에 감싸고 있는 집권여당의 태도와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4개월 만에 이날 윤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준사기와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등 모두 8개다. 윤 의원은 정부나 서울시로부터 3억여원의 보조금을 불법 수령하고, 개인계좌로 모금했거나 법인계좌에 있던 돈 1억여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단체계좌로 41억여원의 기부금품을 모금한 혐의도 있다. 길 할머니의 심신 장애를 이용해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하는 등 총 7920만원을 기부 또는 증여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해 논란이 된 안성 쉼터에 대해서도 배임 혐의 등이 적용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의 의견은 당신이 아니다

    [이효석의 신호를 찾아서] 당신의 의견은 당신이 아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당신의 선택이 곧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와 반대되는 주장을 해 볼까 한다. 바로 당신의 의견은 당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의견과 사람을 구분하라는 말은 흔히 들을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의견과 그 의견을 낸 사람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최선의 결론을 원하는 회의에서 사람들이 상대에 대한 선호를 바탕으로 상대의 의견을 평가한다면 그 회의에서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토론이 너무 과열되어 의견이 아닌 상대방을 공격하게 되는 순간에도 이 말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이렇게 의견과 거리를 두라는 뜻의 잘 알려진 명언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것으로 알려진 “어떤 생각에 동의하지 않고도 그 생각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 교육받은 사람의 특징이다”라는 말이다. 실제로 그가 이런 말을 남겼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기는 하다.그렇다면 오히려, 사람과 의견을 동일시하는 우리의 습성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와 일반인의 의견에 신뢰성의 차이를 두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행동이다. 회의에서 평소 기발하면서도 효과적인 의견을 자주 내는 사람의 의견이 더 존중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즉 어떤 의견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그 의견을 낸 사람에 대한 신뢰도를 참고하는 것과 그 의견의 가치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신뢰도를 조정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라 할 수 있다. 생각과 사람의 일치 또는 구분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어떤 생각을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게 될 때일 것이다. 인간의 역사에서 종교나 정치, 그리고 그 밖의 여러 가지 이유로 상대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목숨을 위협한 예는 무수히 많다. 이는 미술작품, 소설, 영화와 같은 예술의 형태로 우리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어쩌면 이 질문은 인간이 답해야 할 궁극의 질문 중 하나일지 모른다. 곧, 당신은 당신의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꼽히는 영국 철학자이자 수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이 질문에 대해 흥미로운 답을 남겼다. “나는 결코 내 믿음을 위해 죽지 않겠다. 내가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행위를 숭고함이라고 표현한다면, 러셀의 이 말은 자신에 대한 불신이라는 겸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의견이 당신이 아니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이렇게 자신에 대한 불신, 곧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행위가 가진 가치를 강조한다는 점에 있다. 인간은 자신이 한 번 정한 의견을 잘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취하는 오류인 확증 편향으로 나타난다. 쉽게 말해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불신은 이런 습성을 이기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칼럼에서 주장한 것처럼 당신의 의견이 당신인 것일까? 아니면 이번 칼럼에서 말한 것처럼 당신의 의견은 당신이 아닌 것일까? 얼핏 모순처럼 보이는 이 두 주장을 공존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는 살아 있는, 변화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지금 당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의견을 바꾸는 그 자신감이 바로 이 순간의 당신이다.
  •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형제보다 경제”… ‘앙숙’ 이스라엘과 손잡고 새 판 짜는 중동

    산들바람이 불던 지난 8일(현지시간) ‘다윗의 별’이 들어간 이스라엘 국기가 ‘범아랍 왕가’를 뜻하는 빨강 하양 검정 그리고 녹색 문양의 아랍에미리트(UAE) 국기와 나란히 휘날렸다. 그곳은 백악관 잔디밭도, 캠프 데이비드도 아닌 두바이 외곽 사막이었다. 여성 모델 두 명이 양국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두르고 촬영에 임했다. 이스라엘과 UAE의 국교 정상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행사는 정장을 차려입은 외교관이 아니라 파자마 차림의 여성 모델이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촬영차 두바이에 왔다는 이스라엘 모델 메이 태거(21)는 “이곳에서 촬영하는 첫 이스라엘 모델이 돼 매우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며 “내가 이스라엘에서 왔지만 여기 머무는 게 매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녀 옆에서 UAE 국기를 흔든 모델은 두바이에서 활동하는 아나스타샤 반다렌카였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지구촌의 미국과 중국, 독일과 러시아 등이 냉전급 불화를 겪는 가운데 ‘앙숙’ 관계였던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이 15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보증인으로 내세워 새롭게 국교를 정상화한다. UAE와 바레인은 아랍 국가로는 이집트·요르단에 이에 세 번째, 네 번째로 이스라엘과 수교한다. 이날 수교 서명 행사에는 이스라엘과 합의한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 지난 11일 발표된 바레인과 이스라엘 수교에 대해 트럼프는 “9·11 테러를 낳은 증오에 대해 이보다 더 강한 대응은 없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에겐 치적, 네타냐후에겐 스캔들 돌파구 네타냐후는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로 워싱턴을 방문한다”며 “UAE와의 수교에 서명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열리는 역사적 행사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UAE 국영 통신사 WAM은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 외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서명식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압둘라티프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도 참석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외교 치적을 호소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부패 스캔들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도 정치적 반전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UAE와 국교를 수립한 것은 지난달 13일 ‘아브라함 협정’ 발표 이후 한 달 만이다. 이스라엘의 유대교, UAE의 이슬람이 공동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을 앞세운 협정의 이름에서 보듯 공유할 가치를 찾으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친서방 성향의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은 오래전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시온주의 단체’, ‘적’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면서 이스라엘의 실체를 인정했다. 양국의 국교 정상화 배경에는 네타냐후의 외교 수완도 있겠지만 중동 정세 변화가 더 큰 요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2010년 12월부터 확산된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 당시 걸프만 군주들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지 않는 것보다 철권 정치와 부패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더 위협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여파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쫓겨나도, 시리아가 시위에 가담했던 자국민을 학살해도 미국은 무기력했다. 수십 년간 동맹으로 의지한 서방 국가들은 위기의 순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들 국가가 알게 됐다. 또 세대가 바뀌면서 걸프 국가들은 팔레스타인보다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아랍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경제 특히 정보기술(IT)과 의약 부문을 부러워한다. 아랍 일부 국가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집트와 요르단으로부터 듣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터(WP)는 전했다. UAE는 아랍에서는 늦은 1971년 독립하는 바람에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적이 없고, 다른 아랍 국가와는 달리 석유 경제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제주도 3분의1 크기의 섬나라 바레인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한 2018년 5월 “이스라엘도 존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으면서 UAE는 아브라함 협정 발표 다음날 이스라엘을 향한 인터넷 차단을 풀고, 각료들의 통화 라인을 개설하면서 경제 협력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이스라엘 국적기가 지난달 31일 사상 처음으로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처음으로 이스라엘 항공기의 상공 통과를 허용하면서 UAE로 오가는 항공편에 대해 빗장을 풀었다. 덕분에 이스라엘 민항기는 사우디를 우회하면 7시간 걸릴 시간을 절반인 3시간 20분으로 줄였다. 하지만 UAE나 바레인엔 팔레스타인을 ‘배신’하는 데 명분이 필요했다. UAE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요르단강 서안 합병 계획을 중단시키겠다는 약속을 이스라엘로부터 받아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지역으로, 원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이 일대에 유대인 60만명도 살고 있다. 국교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UAE가 당장 논란이 많은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개설할 것 같지는 않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으려 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UAE·바레인의 국교 정상화는 중동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위협이자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집트가 1979년 3월 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체결한 후 미국으로부터 최신 무기를 반입할 수 있었던 것처럼 UAE 역시 미국으로부터 최신 기종의 드론과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 수입도 기대하고 있다. F35 해외 반출은 의회 승인 등 수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UAE의 F35 보유 여부는 유동적이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는 미해군 제5함대 사령부 본부가 있다.●팔, 서안 합병 중단 약속에 비난 수위 낮춰 양국의 국교 수립에 팔레스타인만큼이나 반발하는 나라는 이란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형제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중동에서 반(反)이란 연맹이 형성되는 것을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란 혁명수비대는 UAE와 바레인을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2009년 취임 첫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힘입어 핵문제 해결에 합의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보유를 추구해 왔다. 또 예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의 반군을 계속 지원했다. 실제로 이란이 지난해 9월 사우디 정유시설을 타격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자 이스라엘과 UAE가 급속히 가까워졌다고 WP가 분석했다. 이란과 함께 터키와 카타르도 자국 아부다비 대사관을 철수하겠다면서 국교 정상화를 거세게 비판했다. 하지만 아랍 국가들의 조직인 아랍연맹(AL)은 지난 9일 열린 화상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설득에도 수교를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에 실패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라고 비난했던 초기와는 다른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밝힌 요르단 서안 합병 중단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하고 있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역시 합병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두 국가론’은 팔레스타인 희망대로 살아 있다. 이스라엘이 서안 합병에서 물러선 가장 큰 이유는 “어렵게 달성한 평화와 지역 안정을 해친다”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경고’였다고 WP가 짚었다. 이스라엘과 수교한 아랍 국가가 많아지면 이스라엘에 대한 외교적 지렛대가 많아진다는 게 이 매체의 진단이다. 잇따른 수교를 묵인한 ‘중동 맹주’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윤미향, 사기 등 8개 혐의 기소에 “유감, 욕보인 것 책임져야”(종합)

    윤미향, 사기 등 8개 혐의 기소에 “유감, 욕보인 것 책임져야”(종합)

    “모금한 돈은 모두 공적 용도로 사용”尹, 중증치매 할머니 속였다는 檢 판단에“檢이 오히려 할머니 주체성 무시” 역공“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활동 당시의 일로 업무상 배임과 사기 등 무려 8개 혐의로 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재판에서 저의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윤미향 개인이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며 중증 치매를 앓았던 위안부 할머니들을 윤 의원이 속였다고 판단한 검찰을 향해 “욕보인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검찰은 이날 정의연 전직 이사장 출신인 윤 의원을 회계 부정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지 4개월만에 재판에 넘겼다. 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사업을 벌이겠다며 보조금 3억 6000만원 이상을 부정수령하고 기부금을 개인 계좌로 받아 1억원가량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배임도 사기도 모두 아냐”윤미향, 8개 혐의 전면 부인 윤 의원은 이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필요한 일체의 서류를 제출하고 요건을 갖춰 보조금을 수령·집행했다”며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검찰은 제가 모금에 개인 명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 업무상 횡령이라고 주장하지만, 모금된 금원은 모두 공적 용도로 사용됐고 윤미향 개인이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기부를 검찰이 준사기라고 본 것에 대해서도 “중증 치매를 앓는 할머니를 속였다는 주장은 할머니의 정신적, 육체적 주체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위안부 피해자를 또 욕보인 주장에 검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도리어 비판했다. 윤 의원은 안성힐링센터 매입 과정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선 “검찰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연의 전신)의 모든 회의록을 확인했고 정대협에 손해가 될 사항도 아니었기에 배임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역할 충실해국난 극복 위해 최선 다하겠다” 아울러 “안성힐링센터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공간이었으나 이를 활용할 상황이 되지 않았다”며 “센터를 미신고 숙박업소로 바라본 검찰의 시각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윤 의원은 “오늘 발표가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30년 역사와 대의를 무너뜨릴 수 없다”면서 “저의 사건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앞으로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국난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윤 의원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지방재정법 위반·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업무상횡령·배임 등 총 8개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위안부 피해자 치료 사업 등 7개 사업6500만원 보조금 부당 수령 “개인 계좌로 모금해 1억 임의로 써”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해 등록하는 수법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3억여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 또 다른 정대협 직원 2명과 공모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운영비 지원사업’에 인건비 보조금 신청을 하는 등 7개 사업에서 총 6500여만원을 부정 수령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대협 상임이사이자 정의연 이사인 A(45)씨도 같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의원과 A씨는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단체 계좌로 총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했고,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1억 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금한 혐의(기부금품법 위반)도 받는다. 윤 의원이 개인 계좌를 이용해 모금하거나 정대협 경상비 등 법인 계좌에서 이체받아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임의로 쓴 돈은 1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안성 쉼터 고가로 매입 후 헐값 매각“매도인에 재산상 이익, 정대협에 손해” 검찰은 또 ‘안성 쉼터(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의혹과 관련해서는 매입 과정에서만 업무상 배임이 있었다고 보았다. 정의연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 안성쉼터를 7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가 올해 4월 4억 2000만원에 매각해 논란이 됐다. 검찰은 “윤 의원과 피고인들은 공모해 안성 쉼터를 시세보다 고가인 7억 5000만원에 매수해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정대협에 손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4월 호가가 6억원대인 안성 쉼터를 4억 2000만원에 팔아 정의연에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2020년 8월 기준 감정평가 금액이 4억 1000여만원인 점, 매수자가 없어 4년간 매각이 지연된 점을 고려할 때 업무상 배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쉼터, 신고도 않고 대여해 숙박비 받아와 윤 의원은 또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안성 쉼터를 시민단체와 지역 정당, 개인 등에게 50여 차례 대여하고 900여만원을 숙박비로 받은 것으로 드러나 미신고 숙박업 운영(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밖에 검찰은 윤 의원이 숨진 마포 쉼터 소장 손모(60)씨와 공모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중증 치매를 앓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하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7900여만원을 불법적으로 기부·증여받았다고 보고 준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남편 김삼석씨 운영 언론사 부당 일감 몰아주기는 불기소 반면 검찰은 그간 윤 의원이 남편 김삼석씨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었다는 의혹, 정의연·정대협이 수입·지출 내역을 국세청 홈택스에 허위로 공시하거나 누락했다는 의혹 등 다른 혐의들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이밖에 검찰은 정대협 이사 10여명, 정의연 전·현직 이사 22명 등 단체 관계자들은 범행 가담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혐의 없음’ 처분하고, 가담 정도가 중하지 않은 회계 담당자 등 실무자 2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정의연·정대협의 부실 회계 의혹은 지난 5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대구 기자회견 이후 여러 언론 매체를 통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5월 11일 시민단체들이 정의연의 부실 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안성 쉼터 매입·매각 의혹과 관련해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고발하자 같은 달 14일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소식을 접한 정의연 관계자는 “공소사실 등을 검토한 뒤 내일 오전 입장문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청남대 전두환 동상철거 제자리 걸음에 뿔난 시민단체들

    청남대 전두환 동상철거 제자리 걸음에 뿔난 시민단체들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철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지난 5월 충북도가 약속한 동상 철거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서다. 충북 5·18민중항쟁 40주년 행사위원회 등 5개 단체는 14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부터 ‘청남대 전두환·노태우 동상 철폐 국민행동 전국대책위원회’를 조직해 반민족 독재 역사 청산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는 충북지역 5.18단체, 전국농민회 충북도연맹,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전국 단위 조직인 5.18민주유공자 유족회, 5.18구속부상자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이시종 지사가 지난 5월 13일 ‘2개월을 기다려 달라’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다음달 30일까지 동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동상 폐기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남대 동상철거는 4개월째 답보상태다. 지난 5월 5.18단체 의견을 수렴한 도는 2달간의 공감대 형성 기간을 거쳐 두 전직 대통령 동상과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 등을 철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철거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철거할 법적근거가 부족하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자 이상식 도의원이 지난 6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의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도는 조례가 제정되면 동상을 철거하기로 했다. 하지만 조례제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토로회 등이 코로나19로 연기되면서 동상 철거는 현재 제자리걸음이다. 도의회는 오는 16일 토론회 개최 일정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청남대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됐고,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의 동상·유품·사진·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 길을 조성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금고이상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예우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시행령에는 ‘기념사업을 할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를 근거로 5.18단체는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기념사업 주체가 민간단체만 해당돼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조례 제정을 기다리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4만 6000년 된 고대 동굴, ‘돈 욕심’ 낸 광산업체가 폭파

    4만 6000년 된 고대 동굴, ‘돈 욕심’ 낸 광산업체가 폭파

    호주의 세계적인 광산업체 CEO가 수 만 년 된 동굴을 폭파시켰다가 결국 퇴출됐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광산업체 리오 틴토는 지난 5월 서부 필버라 지역의 주칸 고지 동굴을 폭파했다. 동굴에 매장돼 있는 800만t의 철광석을 캐기 위해서였다. 고지 동굴에 매장돼 있는 철광석은 품질이 매우 뛰어난 덕분에 한화로 약 1142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리오 틴토가 폭파한 동굴은 무려 4만 6000년의 역사를 가진 고대 유적지라는 사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호주 원주민 부족들이 전통적으로 신성시해 왔고, 원주민들의 오랜 거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고고학적 가치도 매우 높은 곳이었다. 리오 틴토가 손을 댄 동굴은 과거 푸른 나무와 기이한 암석이 절경을 이루던 풍경에서 시뻘건 흙이 표면으로 드러난 황량한 땅이 돼 버렸다. 바위와 나무가 모두 사라지고 철광석이 채굴된 고지 동굴의 안과 밖은 오랜 역사가 무색할 만큼 황폐해져 버렸다.리오 틴토 측은 해당 사실이 논란이 되자 고지 동굴의 역사적 가치를 미쳐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리오 틴토 내부에서는 “회사 측이 고지 동굴의 철광석을 채굴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던 지난 몇 년 전부터 해당 사실을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고발이 터져나왔다. 결국 리오 틴토의 CEO인 장 세바스찬 자크가 퇴출됐고, 고위 임원 2명도 사임을 표명했지만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한편 리오 틴토는 철광석과 석탄, 구리에서 세계 1~2위의 생산량을 기록하는 글로벌 광산 그룹이다. 지난해 세계 광산기업 랭킹에서 호주 PHB빌링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정은, 트럼프에 보낸 친서 2장에서만 16번 ‘각하’ 호칭

    김정은, 트럼프에 보낸 친서 2장에서만 16번 ‘각하’ 호칭

    ‘연애편지’에 비유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실체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워터게이트’ 보도로 유명한 미국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18차례 인터뷰를 토대로 오는 15일(현지시간) 출간하는 신간 ‘격노’에서 두 정상이 주고받은 27통의 친서 내용을 공개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9일 보도했다. 공개된 책의 일부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의 인터뷰에서 “집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것을 팔 수 없는 것과 같다”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부동산에 비유했다.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처음 만난 김 위원장에 대해 “생각 이상으로 영리한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며 “나에게 삼촌(장성택)을 살해한 일 등 모든 것을 생생하게 설명해 줬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특히 우드워드가 ‘외교적 구애’라고 표현한 친서에는 기존에 알려진 두 사람의 ‘케미’를 재차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CNN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 전문 2장에서만 트럼프를 ‘각하’라는 부른 표현이 16번이나 등장한다. 김 위원장은 2018년 성탄절에 보낸 친서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았던 그 역사의 한순간을 잊을 수 없다, 각하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서 큰 결실을 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썼고, 트럼프 생일에 맞춰 보낸 지난해 6월 친서에서는 “위대한 일들을 이뤄내기 위해 함께 앉을 그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WP는 신간의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 “21세기의 가장 기이한 외교관계 중 하나인 북미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창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우드워드가 확보한 27통의 친서 가운데 25통은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신간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알고서도 의도적으로 은폐·오도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 등에서 감기에 비유했던 코로나19에 대해 실제로는 “매우 다루기 힘들 것이다. 독감보다 5배는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말 기밀 정보 브리핑 당시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코로나19를 평가절하했던 것과 달리 실제로는 그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신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녹취까지 공개되는 등 전언을 토대로 쓴 기존 트럼프 관련 서적들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다른 책의 주장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반응했던 것과 달리 트럼프는 이날 신간에 대해 변명조 반응을 보였다. 미 정가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된 코로나19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트럼프는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싶지 않고 패닉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해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시총 사흘간 2200조원 증발… 유동성 축제 끝났나

    美시총 사흘간 2200조원 증발… 유동성 축제 끝났나

    최근 미국 뉴욕증시의 하락이 전 세계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흥분에 사로잡혔던 장에서 다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으려고 각국 정부가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돈)을 푼 덕에 주식시장에서는 반년 넘게 축제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는데 이제 거품이 꺼져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상승하려는 힘이 워낙 강해 주가가 잠시 조정받을 수는 있어도 당분간 추세적 하강 국면에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선도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6.10포인트(1.09%) 하락한 2375.81에 장을 끝냈다. 코스닥지수도 8.82포인트(1.00%) 내린 869.47에 마감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밤사이 미국 뉴욕증시 폭락의 영향을 받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465.44포인트(4.11%) 떨어진 1만 847.69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역사상 신고가인 1만 2056.44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사흘간 주가가 10.2% 빠졌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9.8%(약 1조 8663억 달러·약 2216조원)가 날아갔다. 특히 6대 테크(기술) 기업의 고전이 눈에 띄었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하루 거래일 기준 최대인 21.1%나 폭락했고 애플도 6.7%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5.4%), 아마존(-4.4%), 페이스북(-4.1%), 구글 모회사 알파벳(-3.7%) 등 다른 대형 기술주도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나스닥 하락이 ▲테슬라의 S&P 500지수 편입 좌절에 따른 실망감 ▲나스닥과 연계된 주식 옵션을 수십억 달러 사들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주가의 하락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에 따른 반도체주의 고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비교해 주식이 너무 많이 올랐는데 팔 명분이 생겨 매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스닥지수는 최근 큰 폭의 하락이 있었음에도 바닥을 찍었던 3월 말과 비교해 여전히 70% 넘게 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하반기에 미국과 한국의 주가가 일부 조정받을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최근 며칠간의 하락장이 거품이 빠지는 과정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미국 증시의 하락은) 유동성 랠리에서 탈락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덕에 실물경기가 다소 좋아지고 있지만 주가는 너무 앞서갔다”면서 “다음달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미국 주가가 우리 주가보다 변동성이 훨씬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주가가 일부 조정받을 수는 있다”면서도 “유동성이나 (부양) 정책이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강세장의 원인을 유동성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장을 유동성만의 장으로 볼 수는 없다. 미국의 기술주 가격이 빠진 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데 따른 기술적 과열 조정이라고 봐야 한다. 기술주들이 오른 건 앞으로 바뀔 세상에 대한 기대치 때문”이라면서 “다만 4분기에는 미국 대선을 전후로 독과점 규제, 법인세 인상 등의 이슈가 불거져 주도주에 영향을 미쳐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공의 파업에 멈추는 의료체계라니”…의사파업이 남긴 과제

    “전공의 파업에 멈추는 의료체계라니”…의사파업이 남긴 과제

    파업 끝났지만 의대생들 국시 거부 계속“파업한 선배 의사들이 의대생 설득해야”“정부 아닌 의료계가 결자해지할 문제” “전공의 1만 6000여명 중 약 80%가 진료를 거부하니까 한국 의료체계가 위협받는 이 현실은 결코 정상이 아닙니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지난달 21일부터 진료거부라는 집단행동에 돌입한 전공의들이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여당과 정부와 각각 서명한 합의문이 발표된 이후 지난 8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과 관련한 논의를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했고, 보건복지부는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집단행동을 한 의사들이 요구한 ‘원점 재논의’도 합의문에 명시됐다. 응급환자 진료를 거부하면서까지 실력행사에 나섰던 의사들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의사들의 이번 집단행동이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9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정책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짚어봤다. -이번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남긴 교훈과 과제는 무엇일까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는 중차대한 상황에서 의사 집단이 국민 건강에 당장 긴급한 영향을 주는 사안이 아닌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문제 때문에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전국 의사 수가 10만명이 넘는데 수련 과정에 있는 전공의 1만 6000여명 중 약 80%가 진료를 거부하니까 한국 의료체계가 엄청난 타격을 받았습니다. 의사들의 부족한 직업윤리를 지적하는 것으로 그칠 문제가 아닙니다.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한국의 필수의료가 상당 부분 마비됐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공의의 강도 높은 노동에 의존하는 의료체계를 개편해야 합니다. 대학병원들이 현재 주 80시간을 넘는 전공의들의 노동시간을 최대 주 60시간으로 줄이고 그 공백을 전문의를 고용하여 메워야 합니다.”-비록 전공의들은 현장에 복귀했지만 의대생들의 ‘국시(의사국가시험) 거부’ 사태는 현재진행형입니다. 의협은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시하지 못해 피해를 본다면 “합의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면서 단체행동을 시사했는데요.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로 발생하는 당장의 의료 공백을 메울 대안이 없습니다. 전공의 3000명이 부재하여 전체 전공의의 4분의1이 파업하는 것과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국민들의 건강권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의대생들이 국시를 응시하지 못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으나 다만 의대생 본인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해야 합니다. 국시에 응시하도록 의대생들을 설득하는 일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선배 의사들이 해야 합니다. 파업을 선동하고 주도한 선배 의사들이 의대생들을 설득해서 국시에 응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생명을 볼모로 실력행사를 계속 하도록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의료계가 결자해지할 문제이지요.” -정부와 의협이 서명한 합의문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합의문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 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을 의제로 하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한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보건의료발전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실행한다’는 문구가 있는데요. 정부가 의사들과 만나서 소통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마치 의정협의가 보건의료정책을 추인하는 과정처럼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이라 우려가 됩니다. 보건의료정책, 공공의료정책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어야지 정부와 의사만 협상해서 결론을 낼 문제가 아닙니다. 의협도 전체 사회의 구성원의 일부입니다.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세력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의정협의체를 의협이 마치 본인들의 이익 창출이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책 추인 창구로 활용하면 절대 안 됩니다. 사실 이런 내용의 합의는 정부가 어떤 이해관계 당사자하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의 합의입니다.”-정부가 추진했던 의대 정원 확대안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전면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증원하는 400명 중 300명을 지역의사로 양성한다고 밝혔습니다. 남은 100명 중 50명은 감염내과, 소아외과, 역학조사관 등 특수·전문부야 의사로 양성하고, 50명은 바이오·제약·의료기기 분야에서 일하는 의사로 선발한다는 것인데, 전 세계에서 민간기업에서 일할 의사를 정부가 이렇게 증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건 민간기업에서 알아서 할 일이에요. 이 부분은 당장 폐기해야 합니다. 또 지역의사제도의 본래 취지가 의료 취약지역에서 10년 동안 일하는 의사를 양성하여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것인데, 정부가 발표한 의무복무기간 10년 안에 수련기간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공의, 전임의 기간이 보통 7~8년 됩니다. 그러면 전문의가 돼서 남은 2~3년을 일한다는 것인데, 그 지역을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10년을 전부 전문의 과정으로 한정하는 것이 제도 취지에 맞습니다. 전문의가 돼서 지역사회에서 10년 정도 일을 해야 그 지역에 정착해 환자들을 돌볼 것 아닙니까. 지방에 있는 사립대병원에 인턴·레지던트를 충원하려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건 아니잖아요.” -공공의대 설립안도 논란이 됐습니다. “의과대학(6년제)이 아닌 의학전문대학원(4년제·의전원)이라는 게 문제입니다. 의전원은 이미 실패한 보건의료정책입니다. 의전원이 남아 있는 대학도 건국대와 차의과학대학 뿐입니다. 의전원은 고비용 교육을 통해서 한국 사회에 많은 부담을 준 정책이고, 이번 의사파업을 주도한 본과 3·4학년 학생들, 그리고 전공의·전임의들이 전부 의전원 세대입니다. 그리고 의전원이 가진 또 다른 문제가 선발의 공정성 문제입니다. 대학 입학 때처럼 정해진 입시제도가 아니라 불투명한 선발로 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대는 제대로 된 6년제 프로그램(의예과 2년, 의학과 4년)으로 운영해야 하고, 만일 기초 학문을 공부하는 예과(의예과) 학생들을 가르칠 교원 확보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 다른 국공립대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서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정부안은 그대로 추진돼서는 안 됩니다.”-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보건의료체계가 붕괴되고 기술·치료의학이 극도로 발달하고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기술·치료의학이 중심이 되다 보니 검사를 많이 하고 대학병원에서도 전공의들에게 기술의학만 계속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의대생들이나 전공의들도 기술자가 된 거예요. 기술자가 됐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지역 보건의료의 버팀목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공공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만일 교육과정이 1차 보건의료 중심이라고 한다면 의사가 지역사회에서 할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직접 환자 집을 방문해 진료도 하고, 제한된 장비 속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는 무엇일지 생각하고, 환자의 병력을 계속 관찰하고 추적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 등을 깨달을텐데 대학병원에서도 기술의학 위주로 가르치는 게 문제입니다.“ -1차 보건의료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1차 보건의료는 ‘관리’입니다. 의사가 지역사회에서 왕진 등을 통해 환자 질환을 예방·관리하고 추적관찰하며 재활을 책임지면 상급종합병원 입원 환자를 줄일 수 있고 이는 국민 건강 수준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와 당뇨 환자의 건강을 잘 관리하면 심혈관계 질환 또는 뇌경색 발생 비율이 떨어지니까 병원 입원이 줄겠죠. 주치의가 저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상담도 오래 하고, 제가 거동이 불편하면 주치의가 직접 가정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1차 보건의료체계가 강화되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1차 보건의료체계의 강화입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믿을 건 中 때리기·백신뿐… 트럼프 “중국 의존 끊겠다”

    믿을 건 中 때리기·백신뿐… 트럼프 “중국 의존 끊겠다”

    미국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지지율 열세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백신’ 이슈에 올인해 경쟁자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대선 전 코로나19 백신을 내놓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바이든 후보를 ‘멍청이’, ‘중국의 노리개’라고 하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노동절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전 세계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끊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처럼 우리(미국)를 뜯어먹은 나라는 역사상 없었다”면서 “중국은 우리가 준 돈을 군사력 강화에 쓴다. ‘디커플’(탈동조화)은 꽤 흥미로운 단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 돈으로 (우리를 공격할 수도 있는) 항공기와 선박, 로켓, 미사일을 만든다. 조 바이든은 중국의 노리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대선 전 감염병 백신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그는 “매우 특별한 날짜 전에 백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였다면 3년은 걸렸을 것이다. 어쩌면 아예 만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곧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내가 어떤 날짜를 말하는지 다들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날짜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대선일인 11월 3일을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대선 때까지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멍청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무능한 사람’으로 싸잡아 비난한 뒤 “바이든은 우리나라가 바이러스에 굴복하고 우리 일자리를 중국에 내주기를 원한다”고 역설했다. 심지어 그를 ‘중국의 (체스) 졸때기’로 폄하했다. 바이든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프레임’에서 빠져나오려는 듯 “대통령이 되면 티베트 문제에 대해 중국의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둘 중 누가 당선돼도 중국과의 관계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차기 미 대통령이 되면 티베트 인권 유린 문제와 연관된 중국 관리를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중국이 티베트 대표들과 회담하라고 동맹국들과 함께 압박을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군묘지는 참배 않고… 주불대사관저 예술품 쓸어간 트럼프

    미군묘지는 참배 않고… 주불대사관저 예술품 쓸어간 트럼프

    프랭클린 초상화 등 전용기로 실어 날라반출 후 ‘짝퉁’ 밝혀지자 원작 대여해 전시“그곳은 패배자로 가득차” 막말·기행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 용사들에 대한 ‘루저’(패배자) 발언 보도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문제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2018년 프랑스 방문 당시 행적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18년 11월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주프랑스 미국대사관저에 있던 예술품들을 막무가내로 백악관으로 가져왔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돼 있던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우천 때문에 헬기가 뜨지 못한다며 취소한 뒤 제이미 매코트 주불 미국대사의 대사관저에 머물렀다. 참배 취소 다음날 트럼프는 관저에서 ‘미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프랑스 대사를 지낸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와 흉상, 그리스 신화상 등을 본 뒤 마음에 든다며 이를 미국으로 가져가겠다고 매코트 대사에게 말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당시 이 말을 들은 매코트 대사가 깜짝 놀라면서도 반대하지는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화 외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사관저에 전시돼 있던 이들 작품을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실어 왔다고 전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소유물인 이 아름답고 역사적인 작품을 백악관 전시를 위해 가져온 것”이라며 보도 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당시 국무부는 이 작품들을 백악관으로 가져오는 것이 합법적인지 검토에 들어갔고, 이들이 미 정부 자산이기 때문에 백악관 이전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작품들이 모두 원본을 베껴 만든 이른바 ‘짝퉁’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모사본인 것으로 드러나자 백악관은 워싱턴DC 국립초상화 미술관이 소장한 원작을 대여해 백악관에 전시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적은 당시 우천을 이유로 전몰 용사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내가 왜 그곳에 가야 하느냐, 그곳은 패배자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공분을 살 만하다. 당시 유럽 주요 국가 지도자들이 총집합했던 중요 외교 일정 도중 국가지도자의 입에서 나왔다고 상상하기도 어려운 ‘막말’을 하고 대사관저 작품들을 강제로 뺏는 ‘기행’을 벌였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을 처음 보도한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비 때문에 헤어 스타일이 망가질 수 있다며 참배를 취소했고, 전몰 용사들을 ‘호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프리 골드버그 애틀랜틱 편집장은 이번 보도와 관련한 CNN과의 인터뷰에서 “며칠, 몇 주 내에 추가 보도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도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틱은 복수의 취재원을 통해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전했지만, 트럼프 측은 보도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러스트벨트 교외 거주하는 중하층 백인에트럼프, 2016 몰표 기대하며 거친 유세노조 소속으로 통상 민주당 지지했지만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하는 ‘잊혀진 계급’코로나19 트럼프 실정에 실망이 변수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중산층은 정치의 격전장이다. 이들은 주택·세금·교육·방역 등 정책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여기에 ‘인종 변수’가 추가된다. 소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절반씩이어서 학력변수도 중요하다. 한국의 대졸자 비율은 70%지만 미국은 49.4%(2018년·OECD기준)다. 사회계층별로 크게 봐도 소득계층별로 상류·중산·저소득층, 인종별로 백인·유색인, 교육수준별로 대졸·비대졸자로 나뉘니 12개 집단이 존재한다. 복잡한 듯싶지만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일례로 유색인종과 대졸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백인이나 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인 ‘화이트워킹클래스(WWC)’는 예외다. 정치에 소극적이며 조용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는 이 계층은 통상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들은 올해도 양당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WC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이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나 각종 설화 등 트럼프식 정치에 실망해 최소한 대선투표 당일(11월 3일)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 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중공업지대)인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 집중 거주한다. 통상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WWC, 1960년대 닉슨 당선·2004년 부시 재선에 기여 1960년대 존 F 케네디·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이들은 침묵했지만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 (The Hardhat Riot)에 ‘닉슨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공격적 유세도 WWC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또 분열만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지난 1일 폭동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며 흑인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 앞에서 경찰 총격에 쓰러진 커노샤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서 그는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을 열고 있다. 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들먹이며,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WWC들이 별다른 경쟁없이 먹고살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보스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지배한다)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WWC, 2016년 이민자에 일자리 잃고 트럼프에 몰표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에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의존도 감소’로 100만개 일자리를 중국에서 탈환해오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이 된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은 WWC의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에 불리하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WWC, 트럼프 지지층인 부자보다 바이든 지지층인 전문가 집단 싫어해 민주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꼽은 민주주의 위기, 인종차별 근절, 기후변화, 보편적 건강보험, 총기남용의 문제점 등은 WWC에게 매력적인 주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흡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WWC의 실망감이 커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힐은 지난 5일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놓쳤던 교외거주자와 노인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역전은 쉽지 않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그는 경합주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마스크 옹호자로 변신했고, 백신 조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변수는 이슈의 휘발성이다. 올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서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바이든 48.2%, 트럼프 45.2%로 격차는 3%포인트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 49.6%, 트럼프 42.6%로 7%포인트 격차가 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흑인 행세한 美 백인 교수

    흑인 행세한 美 백인 교수

    오랫동안 흑인 행세를 하다가 최근 자신이 백인임을 밝힌 대학교수에 대해 소속 대학이 수업 중단 등의 조치에 나섰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조지워싱턴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논란의 중심에 선 제시카 크루그 역사학 교수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해당 학과는 직위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크루그 교수가 남은 학기 동안 강단에 서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그 교수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미국 흑인, 카리브해에 뿌리를 둔 흑인 등으로 소개했지만, 사실은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태어난 금발의 백인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흑인 연구자 학회에 가입하고 흑인의 정치·정체성과 관련한 서적까지 출간했던 그가 실제로는 백인이었다는 사실에 조지워싱턴대는 물론 학계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소셜미디어 등에도 논란이 확산됐다. 그는 흑인 행세를 한 이유에 대해 정신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흑인 학계에서 특혜를 누리려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문화대혁명은 끔찍한 재난”… 中 역사교과서 개정

    “문화대혁명은 끔찍한 재난”… 中 역사교과서 개정

    중국의 새 역사 교과서에 “문화대혁명(문혁)이 ‘과오’였으며 ‘끔찍한 재난’을 초래했다”는 내용이 추가돼 논란이 되고 있다. 문혁(1966~1976)은 마오쩌둥(1893∼1976) 전 국가주석이 일으킨 극좌 운동으로 ‘중국을 퇴행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다수 지식인은 새 교과서의 문혁 비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마오는 모두 옳았다’고 믿는 극좌파들은 이에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월에 새 학년을 시작하는) 중국에서 고교 1학년 역사 교과서에 지난해까지 없던 두 개의 내용이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바로 문혁이 “지도자들에 의해 잘못 일어났으며 반혁명 집단에 이용됐다”는 것과 “나라와 국민에게 심각한 재난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문혁은 1966년 마오 전 주석이 일으킨 극좌 운동으로 그가 사망한 1976년까지 10년간 지속됐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으로 미국과 소련을 이길 수 있다”며 시작한 대약진 운동(1958~1962)이 실패해 비난이 커지자 학생 등을 선동해 반대파를 제거하고자 기획됐다. 문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학자와 관료 등 170여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오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며 살인도 서슴지 않던 ‘홍위병’은 포퓰리즘 세력에 편승해 비판자를 공격하는 이들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덩샤오핑(1904∼1997)은 민심을 잃은 중국 공산당을 재건하고자 1981년 문혁을 ‘역사적 과오’로 규정하고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등장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가 ‘마오 따라하기’를 주요 정치 전략으로 삼으며 2013년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했다고 해서 앞선 30년의 시대를 부인해선 안 된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중국 내 극좌파가 마오 우상화 신호로 받아들여 문혁을 ‘진보’로 규정하는 등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고 했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이번 교과서 개정은 이런 움직임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다. ‘마오를 존경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실책까지 재해석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지는 않겠다’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참전용사 조롱했다 궁지 몰린 트럼프 “성조지 폐간 계획 철회”

    참전용사 조롱했다 궁지 몰린 트럼프 “성조지 폐간 계획 철회”

    미국 국방부가 군사 전문 일간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를 폐간하기로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뒤집었다. 참전용사 조롱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려는 안간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감독하는 한 미국은 성조지에 대한 지원 자금을 삭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성조지는 계속해서 우리 위대한 군(軍)에 계속해서 훌륭한 정보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조지 폐간 여부를 둘러싼 소동은 참전용사 비하 논란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역풍을 맞은 상황에 불거졌다.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로 불렀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발언이 사실이었다는 후속 보도도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성조지가 폐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또다시 들끓었고, 트럼프는 몇 시간 뒤 사실상 성조지 발행을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고위 관리를 인용해 “참모들이 성조기 폐간과 관련해 대통령을 비난하는 뉴스를 트럼프에게 보여줬고, 그 뒤 대통령이 폐간 결정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4일 성조지 발행인에게 “신문을 폐간하기로 했다”며 이달 말 발행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지난 2월 성조지 연간 예산 1550만달러(약 184억 3700만원)도 모두 끊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의회에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비롯해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15명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잇따라 서한을 보내 성조지 예산 중단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성조지 옴부즈맨 어니 게이츠는 “수정헌법 제1조에 의거한 성조지 발행을 중단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치명적인 간섭이자 영구적인 검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AP 통신은 당초 국방부의 성조지 폐간 명령이 “성조지와 그 구성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조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군내 각종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해 국방부와도 종종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가 발행하지만, 편집권 독립이 보장된 일간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1년 태동했고, 1차 대전 이후 정기적으로 발행됐다. 성조지는 1차 대전 종전 후 발행을 다시 중단했으나 2차 대전 기간인 1942년 복간돼 지금에 이르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참전용사 조롱 논란을 강력히 부인했다. 에스퍼 국방장관도 진화에 나섰지만 역풍이 거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사과를 요구하며 화력을 집중했다. 전날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보도가 도화선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를 ‘패배자들’로는 물론 ‘호구들’이라고까지 비화했다고 전했다. 참전용사와 군복무에 대한 예우를 끔찍히 챙기는 미국이라 상당한 파장을 불렀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는 게시물이 잇따랐고 참전용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비영리단체 ‘보트벳츠’(VoteVets)도 군 통수권자에게서 나온 지독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에스퍼 장관은 성명을 내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품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우리 병력을 더 지원하려 노력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과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한다. 가짜뉴스다. 내게 그들(미군장병들)은 완전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애틀랜틱이 관심을 받으려고 가짜뉴스를 지어낸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밤에는 취재진에 “스러진 영웅들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을 통해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의 군 복무를 거론하면서 “그는 호구가 아니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아프가니스탄에 자식을 보냈던 사람들은 기분이 어떻겠나. 아들을, 딸을, 남편을, 아내를 (전장에서) 잃은 이들은 어떻겠나”라며 “역겨운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모든 군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베트남전 포로로 고문당한 뒤 귀환한 전쟁영웅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겨냥해 “나는 잡히지 않은, 패배자가 아닌 사람들이 좋다”고 발언했고, 2018년 매케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고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 일에 대한 기억마저 소환돼 트럼프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한 번도 군복을 입은 적이 없다. 베트남 전쟁 때 다섯 차례 징집 영장을 받았지만 네 차례는 학업을 이유로, 한 번은 발뒤꿈치에 골극(bone spur)이 생겼다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2016년 대선 때 무슬림 장병의 어머니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공격하자 입씨름을 벌인 일도 유명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뉴딜’ 공모펀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뉴딜’ 공모펀드/전경하 논설위원

    한국의 펀드 역사는 50년 됐다. 처음 출시된 펀드는 한국투자개발공사가 1970년 5월 1억원 규모로 내놓은 ‘안정성장 1월호’다. 한국투자개발공사는 주가 안정 등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1968년 세워진 기구다. 한국투자개발공사는 1977년 증권감독원과 대한투자신탁으로 분리됐고 대한투자신탁은 2007년 하나UBS자산운용에 인수됐다. 국내 첫 펀드 출시 40주년인 2010년 하나UBS자산운용은 펀드 이름을 ‘하나UBS대한민국1호’로 바꿨다. 펀드는 투자자 돈을 전문가가 주식, 채권 등 여러 종류의 금융상품에 나눠 투자하고 운용 결과에 따라 이익 또는 손실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이익을 나눠주기는 쉽지만 손실을 회수할 수는 없다. 국내 펀드의 역사는 펀드의 일정 수익을 보장하거나, 투자자들 압력에 굴복해 손실 일부를 보전하는 등 정석대로 흘러오지는 않았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의 한계였던 셈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1990년 등장한 ‘보장형 펀드’다. 당시 정기예금 금리(연 10%)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한국·대한·국민투자신탁의 ‘3대 투신’에서 2조 6000억원어치가 팔렸다. 만기 3년에 중도 환매가 금지되며 펀드에 모인 돈의 80% 이상을 주식에 투자했다. 만기 당시 보장 수익률을 충족한 펀드는 33개 중 2개. 이는 투신사의 손실로 이어졌다. 펀드 열풍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3월 현대증권(현 KB증권)이 내놓은 ‘바이코리아’에서 시작됐다. 4개월 만에 10조원이 모였고 설정액이 18조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2004년 적립식 펀드가 도입되면서 펀드 열풍이 다시 찾아왔다. 매달 조금씩 일정액을 넣는 방식은 투자자의 저변을 넓혔고, 2006년 미래에셋증권의 ‘인사이트펀드’는 다른 금융사들이 ‘인사이트펀드 팝니다’란 현수막을 걸 정도로 인기를 끌지만, 투자자는 2008년 이후 ‘폭망’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펀드 열풍은 다시 사그라들었다. 요즘은 공모펀드의 암흑기로 불린다. 수익률이 낮은 데다 운용·관리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주식 거래 활성화 등도 영향을 미쳤다. 사모펀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큰손은 사모펀드 시장으로 갔다. 정부가 어제 정책형 ‘뉴딜’펀드 조성안을 발표했다. 논란이 된 ‘원금보장’ 문구는 ‘고수익 또는 안정적 수익’으로 수정됐으나 한국형 뉴딜의 성과를 국민과 나누겠다는 취지다. 일부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 ‘동학개미운동’의 한계 등으로 공모펀드가 필요한 시기이긴 하다. 또한 손실을 입지 않고 이익만 나눌 수 있어야 하는 절대 명제도 안게 됐다. lark3@seoul.co.kr
  • 서욱, 박사 논문에 ‘5·16 혁명’…“단순 기재 실수”

    서욱, 박사 논문에 ‘5·16 혁명’…“단순 기재 실수”

    서욱 국방부 장관 내정자가 2015년 발표한 정치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5·16 군사정변을 ‘혁명’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서 내정자가 2015년 6월 발표한 ‘동맹 모델과 한국의 작전통제권 환수정택-노태우·노무현 정부의 비교’ 논문에 따르면 서 내정자는 논문 5쪽과 7쪽에 작전통제권 변화 과정을 설명하면서 5·16 군사정변을 두 차례 혁명이라고 기재했다. 서 내정자는 논문 5쪽에서 “유엔군사령관에 귀속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은 역사적으로 일곱 차례 변화를 거쳐 왔다. 첫 번째는 1960년 한국 군부가 5·16 혁명을 일으킨 과정에서 일부 한국군 부대를 유엔군사령관 허락 없이 정권장악에 사용한 사례이다”고 적었다. 이어 7쪽에서도 다시 한 번 혁명이라고 적시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5·16을 군사정변으로 판결한 바 있다. 현재 한국사 교과서도 5·16 군사정변으로 표기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서 내정자는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서 내정자 측은 “논문에는 군사 쿠데타라고 한 표현이 더 많이 사용됐다”며 “군사정변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앞으로 용어 사용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서 내정자의 논문 89·90·97쪽을 보면 7번에 걸쳐 ‘박정희 소장의 군사쿠데타’, ‘5·16 군사쿠데타’라고 표현했다. 5·16 군사정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장관 후보로 거론된 이순전 전 합참의장도 2015년 청문회 당시 혁명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됐다. 이 전 의장은 과거 자신의 석사 논문에서 군사혁명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성교육 축소된 게 맞나?” 與질문에도 동문서답하는 여가부장관

    “성교육 축소된 게 맞나?” 與질문에도 동문서답하는 여가부장관

    나다움책 회수 책임 어떻게 질문에 여가부 장관 “성인권교육 강화하겠다” 동문서답미래통합당 비판에 나다움책 일부 회수 여성가족부가 2019년 성평등·인권도서로 선정해 배포한 ‘나다움어린이책’이 비판받는데 따른 대처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분통을 터뜨렸다. 뚜렷한 기준과 철학을 바탕이 없는 상태로 비판이 쏟아지자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 김병욱 의원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와 관련해선 “남녀간 성관계를 ‘재미있는 일’, ‘신나고 멋진 일’, ‘하고 싶어진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마음이 자꾸 끌린다면’의 경우에는 동성애를 미화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여가부는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등 7종에 대해 회수 결정을 했다. 1일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나다움 도서 중 일부가 축소되고 취소도됐다”며 “성교육이 미화되거나 축소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정옥 장관은 “현재 많은 사회적 공론이 일어났기 때문에 공론에 대해 적극 귀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덴마크는 해당 책 회수했나” 與 의원도 비판 유 의원은 이어 “(비슷한 논란이)덴마크에서 50년 전인 1971년 벌어졌다”며 “이 책이 당시 모두 회수됐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은 “맞다. 1972년 덴마크 문화부 아동도서상 받고 전세계 번역 출판돼 100년 덴마크 역사 대표하는 100개 물건에 선정됐다”며 “전문가들이 효과적인 성교육 책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의원이 “지금이라도 공론화 논의 없는 회수조치를 취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되묻자 이 장관은 “이게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지 않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것 같아서”라며 화제를 돌렸다. 여가위 여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도 “나다움 도서에 대한 (회수)결정은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흐름을 꺾는다는 문제가 있다”며 “현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여가부 장관으로서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여가부에서 교육부와 협업해 학교 성평등교육 책임지고 있다”며 질문과 관련 없는 답변을 했다. 이에 권 의원이 “이번 결정으로 만들어질 역행적, 퇴행적 현실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되물었지만 이 장관은 “성에 대한 개방적, 보수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기에 공적인 차원에서 성인권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관련없는 답변을 재차 반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수습하겠다는 얘기가 담겨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다음에 말해달라”며 매조지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자기사업을 하는데 핵심없이문제 생기면 무작정 대처하니 여가부 없애자는 청원이 올라오는 것 아니냐”며 “이건 맞다, 이건 아니다 판단을해야지 왜 일을 이렇게 하느냐”고 질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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