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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편견과 두려움을 넘어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편견과 두려움을 넘어

    천연두 백신은 역사상 최초의 백신으로 예방의학의 문을 열어젖혔다. 1798년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연구 결과를 인쇄물로 발행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18세기 내내 여러 사람이 백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볼테르는 인구의 20퍼센트가 천연두로 사망했다고 하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프랑스의 경우 매년 5만명에서 8만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05년 백신이 보급되면서부터 그 수는 1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부아이는 프랑스 대혁명을 전후한 격동기의 사회상을 다양하게 묘사했던 화가다. 백신 접종 장면을 그린 그림도 있어서 흥미롭다. 왕진 의사가 어머니 품에 안긴 아기의 팔에 예방주사를 놓고 있다. 온 식구가 둘러서서 이 광경을 주시하고 있다. 흰 모슬린 드레스를 입은 어머니, 유모, 애완견은 이 가정의 유족함을 보여 준다. 주사를 맞는 아기는 왼쪽에 있는 다른 아기를 바라보고 있다. 수수한 차림의 여인에게 안긴 왼쪽 아기는 손가락으로 제 팔을 가리키고 있다. 주사를 먼저 맞은 아기인가 보다 생각하겠지만 이 아기는 백신을 체취하기 위해 데려온 것이다. 백신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고 운반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의사는 두묘를 지닌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접종을 했다. 이런 아이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발진으로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아이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었다. 기술적 문제도 하나둘이 아니었고, 사회적 장벽도 높았다. 당시 백신을 둘러싼 논란에는 미신과 편견, 도시와 농촌의 갈등, 계급 문제 등 사회상이 총체적으로 투영돼 있다. 예를 들어 무료 접종을 받게 된 빈민층은 무슨 음모가 있지나 않나 의심하고 두려워했다.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공포도 횡행했다. 우두에서 추출한 백신을 맞으면 미노타우로스(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사람 몸에 황소의 머리를 지닌 괴물)가 될지도 모른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등장했다. 시행착오도 숱하게 있었지만, 백신 보급에 열정적으로 헌신한 의사들이 있었고, 백신을 맞아 목숨을 건진 사람들이 늘면서 접종은 자리를 잡아 갔다. 기다리던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아무쪼록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코로나 확산도 진정되길 바랄 뿐이다. 미술평론가
  • ‘반일종족주의’ 이우연, 日우익매체에 램지어 옹호 기고

    ‘반일종족주의’ 이우연, 日우익매체에 램지어 옹호 기고

    미국 역사학자, 해당 기고 조목조목 반박 ‘반일종족주의’의 공동 저자가 일본의 우익 매체에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옹호하는 글을 기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기고는 미국의 한 역사학자가 해당 기고문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에이미 스탠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최근 일본 산케이신문의 해외 선전지 ‘저팬 포워드’에 올린 기고문을 가리켜 “대응해서 중요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 가치도 없는 글”이라고 적었다. 스탠리 교수는 지난달 다른 글로벌 역사학자 4명과 함께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의 구체적 오류를 조목조목 파헤친 일본사 전문가다. 이우연 “반일종족주의자들, 증거 제시 못해”저팬 포워드에 따르면 ‘반일종족주의’ 저자 중 한 명인 이우연 연구위원은 지난 6~7일 기고문에서 “램지어의 주장은 역사적으로 객관적 사실”이라면서 “증거를 제시하면 되는데 반일종족주의자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증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일종족주의’는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 등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이 펴내 논란이 됐던 책이다. 특히 이우연 연구위원은 일본 극우단체의 지원을 받아 2019년 8월 유엔 인권이사회 행사에 참석, 일제의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연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그는 전시 위안부가 전쟁 전 매춘부보다 더 나은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면서 “미국과 독일도 위안소와 같은 시설을 운영했는데 왜 일본군에만 문제가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위안부가 주로 10대 소녀들이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통상 20대였고 평균 나이는 20대 중반”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기자들은 램지어의 글을 읽어보지도 않았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 사안에 관한 최초의 보도들이 거의 차이가 없는데, 이는 모든 매체가 연합뉴스 기사를 복사해서 베끼는 관행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탠리 교수, 이우연 주장 하나하나 논박문제의 기고문을 읽은 스탠리 교수는 이날 10개 이상의 트윗을 올려 이 연구위원의 글을 논박했다. 우선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이우연 연구위원의 글에 각각 인용된 문옥주 할머니 사례를 들어 “문 할머니가 속아서 일본군 위안소로 두 번이나 끌려갔고, 그 중 첫 번째는 16살이었다는 팩트에도 그의 증언은 부정론자들이 선호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우연 연구위원은 저팬 포워드 기고문에서 문 할머니가 ‘위안소 관리자보다 자신을 팔아넘긴 부모를 더 증오했다’고 적었으나, 스탠리 교수는 “문 할머니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없다. 왜냐면 결코 팔려간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스탠리 교수는 “문 할머니는 첫 번째 위안소로 갈때 경찰에 유괴됐고, 두 번째는 성 노역과 무관한 일을 하는 줄 알고 자원해서 갔던 것”이라며 “그 기고문은 자신을 팔아넘겼던 양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던 김군자 할머니의 말을 문 할머니의 말인 것처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 할머니가 두 번째 버마(현 미얀마) 위안소에서 팁을 받아 보석을 샀던 일화를 수정주의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것에 대해선 “마치 다이아몬드가 문 할머니가 수백번 강간당한 것을 무효화시켜주는 것처럼 여기에만 포커스를 맞춘다”고 비판했다. 스탠리 교수는 “수정주의 학자들이 생존자 증언을 혼동하거나 오독하는 이유는 피해자들에 관해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여성의 고통을 충분히 고려할 공감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신이 발견한 것을 맥락과 연결할 역사적 기술이 없고 그러기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사실과진실] ‘위안부는 매춘부’ 램지어 교수의 수상한 뒷배

    “위안부는 조선의 민간 모집업자와 계약을 맺은 자발적 매춘부다”“일본 정부와 일본군은 위안부들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다”“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실제로 우물에 독을 풀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마크 램지어 교수가 논문을 통해 주장한 내용입니다. 그는 위안부들이 목숨이 위험한 전쟁터에서 매춘을 행했던 만큼 거액의 선급금을 요구했고, 이는 이해관계가 반영된 계약으로 봐야 한다고 경제학의 ‘게임이론’에 빗대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었으며 스스로 택해서 위안부가 됐다’고 말한 한 소녀의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인터뷰가 이뤄진 시점에 오사키란 이름의 이 소녀는 겨우 열 살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당사자가 실제로 한 말인지 해석이 덧붙여진 말인지 여부도 불분명합니다. 해당 논문을 출간할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로부터 논문 검토를 요구받은 헤브루대 이얄 윈터 경제학 교수는 “램지어 교수는 참고자료도 없이 추측만으로 주장했다”면서 “인터뷰 사례 하나가 10만명의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의 근거 역시 빈약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당시 재일 조선인 중엔 젊은 남성이 특히 많았는데 젊은 남성일수록 인구학적으로 범죄율이 높다’는 황당한 논리를 댔습니다.전쟁의 비극 속에서 자행됐던 참상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일본.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본 극우주의자들의 논리와 궤를 같이합니다. 미국 대학에서 법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왜 무리하게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걸까요? 바로 그의 뒤에 일본 정부와 기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램지어 교수의 공식 직함은 하버드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입니다. 미쓰비시 교수란 하버드대가 일본 기업 미쓰비시의 후원금을 받아 채용한 교수를 뜻합니다. 미쓰비시 기금으로 연구를 하고, 월급도 미쓰비시로부터 받습니다. 그런데 이 미쓰비시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입니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혹독하게 노동을 착취했습니다. 2018년 11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끝내 이행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학문적 자유를 들어 램지어 교수의 주장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부교수와 조셉 이 한양대 정치외교학 부교수도 이런 취지로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미쓰비시와 이해관계로 얽힌 그가 과연 완전한 학문적 자유에 기반해 논문을 썼을까요? 일본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램지어 교수는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욱일장’을 수상했습니다. 일본법 전공인 그가 일본학과 일본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크림슨이 이 이력을 토대로 ‘일본 정부와 관계를 인정하느냐’는 취지로 질문하자, 그는 “내가 왜 (인정 여부를 설명하는 등) 그래야 하느냐”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학계에서 그를 향한 비판이 빗발치는 상황에서도 명백히 부인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램지어 교수는 성장기 대부분을 일본에서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갔죠. 그의 내면 한편에는 일본인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위안부의 모집에 관해서는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이를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으며 더욱이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위안소에서의 생활은 강제적인 상황 아래 참혹한 것이었다. 1993년 8월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 담화 중 일부입니다.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관련 논문을 쓰면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블로그 글까지 긁어와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담화는 빠트렸습니다. ‘우리(일본)는 역사 연구, 역사 교육을 통해 이런 문제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시 한번 표명한다’던 고노 담화의 정신을 되새겨 볼 시점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중국은 거지도 짝퉁?…유명 ‘구걸 명인’ 알고보니 ‘자산가’

    중국은 거지도 짝퉁?…유명 ‘구걸 명인’ 알고보니 ‘자산가’

    중국에서 구걸을 일삼던 노인이 집과 거액의 예금까지 보유한 자산가로 밝혀져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펑파이에 따르면 허난성 지역에서 잘 알려진 ‘구걸 명인’이 진짜가 아니라는 목격담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목격자는 “걸인이 불쌍해서 2위안(약 350원)을 줬다. 우연히 같은 날 은행에서 그를 만났다”면서 “이날 걸인은 5000위안을 저축했다. 그가 나보다 돈이 많았다”고 적었다. 매체에 따르면 이 노인은 판모씨(73)로 지역사회에서 ‘두루마기 형님’으로 통한다. 흰색 두루마기에 깨알 같은 글씨로 자신의 신세가 얼마나 처량한지 세세히 적고 다녀서다. 겨드랑이 양쪽에 목발을 대고 절뚝절뚝 걸어 동정심도 유발했다. 그는 핑딩산 인근 도로에서 빨간불이 켜진 틈을 노려 정차한 차량에 다가갔다. 행주로 창유리를 닦고 돈을 요구했다. 새하얀 옷에 안타까운 처지가 가득 적힌 것을 본 운전자들은 그에게 10위안 정도를 건넸다. 걸인은 돈을 건넨 이들에게 “복 받으세요”, “평안하세요” 등의 인사를 전했다. 목격자의 글로 논란이 커지자 현지 경찰이 그를 찾았다. 알고보니 그는 몸에 큰 문제가 없어 목발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 방이 네 개나 되는 집도 있었고 은행 예금 등 현금성 자산도 20만 위안이나 됐다. 아들은 독립해서 차와 집을 가졌고, 딸도 개인 사업을 하고 있어 어려운 형편이 아니었다. 걸인의 아내는 매체에 “먹고살 만 한데도 구걸에 나서는 그의 행동을 극도로 혐오한다”며 “가족이 말려도 말을 듣지 않아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에게 사기 혐의로 행정구류 14일 처분을 내렸다. 중국 법상 70세 이상은 구류가 불가능해 경찰은 “다시는 거지 행세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아내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서 쫓아내야”

    고민정 “오세훈, ‘용산참사’ 끔찍” 안철수 “고민정 캠프서 쫓아내야”

    안철수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고민정 3인방 빼라”“박영선 출마 자체 2차 가해…진정성 없다”박영선 “사과, 피해자 위해 모든 일 하겠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은 고민정 의원이 8일 취임 후 서울시 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이명박 주연, 오세훈 조연의 ‘용산 참사’는 떠올리기도 끔찍한 장면”이라면서 “뉴타운 광풍으로 서울 곳곳을 할퀸 MB(이명박 전 대통령)와 한나라당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세훈 후보와 보수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고 의원을 겨냥해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했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고 박 전 시장의 장지까지 따라갔던 사람이라며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뉴타운 광풍, 서울 할퀸 MB 그림자” 고 의원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서울시민들의 역사를 지우고, 보금자리를 빼앗는 개발 악몽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고 의원은 “‘피맛골’이 재개발되던 날 서울시민은 역사와 추억을 빼앗겼다”면서 “투기 근절과 서민주거 안정이 부동산 정책의 근본이라는 점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정은 군사작전식으로 일주일 만에 부동산 규제를 풀겠다는 사람에게 쥐어줄 블록놀이 장난감이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오 후보는 서울시 부동산 정책으로 스피트 주택공급, 비(非)강남 지역 생활도시계획 도입, 재산세율 인하 및 1가구 1주택 재산세 감면,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을 발표했었다. 오 후보는 지난 2일 부동산 주택 공급 정책 공약 발표에서 “고 박원순 전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재건축·재개발이 잘 이뤄지지 못하게 했다”며 신규 주택 36만 가구 공급 계획을 언급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차원에서 제거 가능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서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이를테면 구역 지정 기준을 완화해 빠르게 사업이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 용적률도 상위법령과 동일하게 높여주고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도 없애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시 방침을 바꿀 수 있다”며 영등포구 여의도,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구 대치동 등의 노후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을 풀면 5만~8만호 물량이 공급되는데 서울시가 묶어놨다고 언급했다.안 “박영선, 양심 있으면 고민정·남인순·진선미, 캠프서 쫓아내라” “피해호소인이라 부르고 장지까지 따라가” 반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오 후보와 단일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안철수 후보는 이날 박영선 후보를 향해 “양심이 있다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부른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사람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공군호텔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의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사과에 대해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여성 정책 브리핑’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제가 대표로 대신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후보는 “피해자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피해자가 우리의 사과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다. 그때 직접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 선거 캠프에 합류한 고 의원 등 3명은 지난해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었었다. 이를 두고 안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진정으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이들은 전임시장 장례식은 물론 장지까지 따라간 사람 아니냐.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여성의날 행사 모두발언에서도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특정 이념과 진영을 함께하는 시민단체와 여성단체조차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했다가 ‘피해호소인’이란 말을 만들면서까지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실체 사라지면 디지털 가치 높아질까…NFT 위해 작품 불태우는 사람들

    실체 사라지면 디지털 가치 높아질까…NFT 위해 작품 불태우는 사람들

    최근 NFT(Non 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경매의 고가 낙찰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NFT 경매를 위해 원본 작품을 불태운 사례까지 보도됐다. NFT 기술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표식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원본은 공개돼 온라인에서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소유권은 낙찰받은 사람들이 갖는 형식으로 각 콘텐츠에 부여한 표식이 진품 보증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복제된 콘텐츠 중 어떤 것이 진품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 부동산 등기부에 소유주 이름을 올리듯 디지털 방식으로 소유권을 관리하며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첫 트윗을 최근 NFT로 경매에 올려 최고 입찰가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기록했다. 앞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이자 가수인 그라임스도 경매에 붙인 디지털 그림이 20분 만에 580만 달러(약 66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미술품 수집가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만든 10초짜리 비디오 클립을 6만 7000달러(7600만 원)에 매입해 NFT 거래소에서 660만 달러(약 75억 원)에 팔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 4일(현지시간) CBS 등 외신매체는 블록체인 기업 인젝티브 프로토콜의 대담한 도전을 보도했다. 인젝티브 프로토콜은 지난 1월 뉴욕의 갤러리에서 사들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 ‘멍청이(Morons)’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온라인으로 생중계 했다. 그들이 작품을 불태운 이유는 해당 작품을 NFT로 만들어 판매에 나서기 위함이다. 인젝티브 프로토콜 관계자는 “실물과 디지털 아트가 함께 존재한다면 실물의 가치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실물을 없애면 작품의 가치는 NFT로 옮겨가 대체 불가능한 진품이 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인젝티브 프로토콜은 이날 퍼포먼스가 디지털 아트 역사에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NFT 가치를 위해 원본을 불태운 퍼포먼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한편, 최근 미국 금융그룹 Cit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18년까지 미술품에 대한 연 수익률은 평균 7.5%로 나타났다. 하지만 새로운 형태인 NFT 마켓의 수익률에 대한 전문가 의견으로 ‘예측 불가능’을 내놨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필라델피아서 ‘램지어 규탄’ 결의안 첫 채택…“피해자에 모욕”

    필라델피아서 ‘램지어 규탄’ 결의안 첫 채택…“피해자에 모욕”

    “극도로 부정확한 논문…피해 여성들에 모욕적”한국계 데이비드 오 시의원 발의로 시의회 통과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미국 필라델피아 시의회에서 채택됐다. 연방 또는 주 의회 차원은 아니지만 미국 내 정치권에서 램지어 교수의 문제 논문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첫 결의안이다.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시의회에 따르면 한국계인 데이비드 오(공화) 시의원이 지난달 25일 발의한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한 반박 결의안이 전날 의회에서 가결됐다. 결의안은 “역사적 합의와 일본군 성노예를 강요당한 여성 수천명에 대한 역사적 증거와 모순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을 반박한다”며 “극도로 부정확하고 수천명의 피해 여성에 대한 모욕적인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위안부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여성들을 강제로 동원한 “끔찍한 인신매매 제도”라고 규정하면서 일본이 ‘고노 담화’를 통해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가 아베 신조 정권 들어 역사 뒤집기에 나섰다는 점도 소개했다. 결의안은 “램지어의 논문은 이들 여성에 가해진 심각한 불의와 고난을 계약 관계의 매춘으로 격하한 무례한 역사 다시쓰기”라면서 미 동북부한인회연합회 등 여러 한인회와 하버드대 한인 학생회가 사과와 논문 철회를 요구한 사실을 전했다. 특히 미 연방하원을 비롯해 캐나다, 네덜란드, 유럽연합 등 각국 의회에서 이미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지하고 일본의 역사 부정에 반대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사실에 주목했다. 결의안은 “전시 잔혹 행위의 피해자들로서는 자신의 경험담이 정확히 이야기돼야 마땅하며, 위험한 역사 다시쓰기를 규탄해야 한다”며 “생존자들과 전세계 여성을 대신해 역사적 잔혹 행위를 최소화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계속 반대해야 하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라델피아 시의회의 이번 결의안은 지난달 1일 일본 언론의 보도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일반에 처음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여 만에 신속하게 통과된 것이다. 연방 또는 주 의회 차원은 아니지만 인구 규모로 미국 내 6위 대도시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콕 집어 공개 규탄을 결의한 만큼 그 의미가 작지 않다. 결의안을 주도한 오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1년 필라델피아 최초의 아시아계 의원으로 시의회에 입성했다. 이주향 동북부한인회연합회 회장은 “오 의원은 평소 한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열심히 활동해온 정치인”이라면서 “램지어 논문 사태가 터지자 이번 일에 분개해서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나님 까불면 죽어’ 전광훈 이번엔 “성경 속 여성은 매춘부”[이슈픽]

    ‘하나님 까불면 죽어’ 전광훈 이번엔 “성경 속 여성은 매춘부”[이슈픽]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발언으로 교계 안팎으로 비판받았던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막말이 계속되고 있다. 전 목사는 “예수님도 욕을 하고 경박스러운 말을 썼다”며 스스로를 예수 그리스도와 비교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는 최근 한 설교에서 예수의 족보에 나오는 여성 4명(다말, 라합, 룻, 밧세바)이 모두 매춘부였다고 발언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성경을 보면 예수님 족보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름이 있어요. 전부 다 창녀들입니다. 창녀 시리즈입니다. (다말, 라합, 룻, 밧세바에 이어) 마리아도 미혼모야 미혼모. 이건 전부 창녀 시리즈야. 이미 여러분들은 육신적으로 깨끗하게 살았어도 여러분은 이미 사탄하고 하룻밤 잔 사람들이야. 창녀야 창녀. 여러분이 창녀란 걸 인정해요? (아멘!) 그는 “예수님의 족보에 있는 여자는 다 창녀가 맞다. 주님이 구속사를 말하기 위해 족보에 창녀 시리즈를 넣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창피한지도 모르고 계속 전광훈을 이단으로 규정하라고 난리다. 너희들이 그런다고 한국교회가 날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아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광훈 목사는 주요 교단이 자신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유보한 것과 관련, 유튜브 채널 너알아TV에 출연해 “한국교회가 나를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아느냐. 나는 신학적으로 뛰어난 목사”라고 자화자찬했다. 전 목사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예배가 활성화하면서 한국교회 교인들이 사랑제일교회로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대면 예배를 통해 목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주일날 사랑제일교회 연합 예배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교인이 40만 명이다. 감옥 가기 전에 현장에서 예배할 때는 200만 명이 들었다. 2000년 역사에 없는 일이다. 1년만 지나면 누가 이 시대의 선한 목자이며 신실한 주님의 종인지 정체가 다 드러날 것이다. 교인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막말과 망언으로 하나님 욕되게 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막말과 망언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전광훈을 규탄한다”며 전광훈 목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NCCK 여성위원회는 “전광훈은 차마 옮기기도 민망한 막말과 망언을 쏟아내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 목사의 미혼모와 창녀 관련 발언을 예로 제시했다. 여성위원회는 “(전광훈 목사는) ‘마리아도 미혼모이고, 예수의 족보에 나온 여성들 모두 창녀(매춘부)이다. 또 전쟁 중 창녀촌 운영은 남성 군인들의 성적 해소를 위해 필연적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성서 속 여성들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며 “또한 여성 신도들에게 ‘여러분은 이미 사탄과 하룻밤을 잔 사람들이니 창녀야 창녀’라고도 했다. 부적절한 비유와 욕설에 해당하는 성서해석과 공적 설교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위원회는 “전광훈은 소속 교단 예장백석대신에서 이미 목사 면직 제명됐으나, 스스로 같은 이름의 교단(예장대신)을 따로 만들어 목사로 행세하고 이다. 이미 교계에서는 지난해 전광훈의 이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일부 대형 교단들이 이를 보류하면서 사회적 해악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며 한국 교계가 모두 책임을 통감하며 성찰해야 한다며, 전광훈 목사의 활동 중단과 사과를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국 주장하는 수사청은 좌파 정권 탄핵 막기위한 것?

    조국 주장하는 수사청은 좌파 정권 탄핵 막기위한 것?

    정부와 여당이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을 설치해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려는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의해 실각한 브라질 좌파정권의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조 전 장관은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검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세르지우 모르 연방 판사의 ‘세차 작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했다. 브라질 좌파 정권 탄핵시킨 검사, 대선 출마 예정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는 브라질 최초 노동자 출신 대통령인 룰라의 구속과 후임자 지우마 대통령의 탄핵을 다루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브라질 노동당 정부의 실각을 이끈 ‘세차 작전’의 수사와 기소를 모르 판사가 맡았다고 설명했다. 세차장에서 처음 돈세탁 등 권력의 부정 부패가 발각되어 ‘세차 작전’(Lava Jato)이라고 이름붙여진 수사는 국유 석유회사와 정치 권력의 결탁을 드러낸 것으로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부패 수사로 불린다. 조 전 장관은 “극우파 정치인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하자 모르는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된다”면서 “이후 모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의 불화로 사임하였고, 현재는 2022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물망에 오르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모르를 연결짓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종민 변호사는 프랑스의 사례를 들어 수사청 설치를 주장하는 조 전 장관의 의견에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3월 1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판사 매수 혐의로 3년 구금형을 선고받아 퇴임 후 구금형을 선고받은 첫 프랑스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면서 “사르코지를 수사하고 기소한 것은 2013년 신설된 국가금융검찰(Parquet National Financier PNF)”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국가금융검찰은 파리고등검찰청 소속이지만 파리고검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전국 관할을 갖는다고 한다. 국가금융검찰은 올랑드 사회당 정부 당시 75% 부유세 도입 논란이 한창일 때 주무 장관인 제롬 카위작 예산부 장관이 스위스 등에 비밀계좌를 갖고 있던 것이 들통난 대형 스캔들이 계기가 되었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했다. 검사 출신 “수사청 설치는 정권 보위위한 것”국가금융경찰은 윤 총장이 제안한 서울 남부지검을 떼어 만드는 금융수사청에 해당한다. 윤 총장은 수사청 신설 대신 현재 검찰 조직 가운데 반부패부를 따로 떼어 ‘반부패 수사청’을, 금융 범죄 중점 검찰청인 서울 남부지검을 떼어 ‘금융수사청’을, 또 검찰 공안부를 분리해 ‘안보수사청’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검찰의 공안부를 분리한 ‘안보수사청’은 검찰 공안 라인의 확대 강화를 위한 것이며 ‘반부패수사청’과 ‘금융수사청’은 별도 ‘청’으로 만들 이유가 없다고 반대했다. 김 변호사는 “프랑스는 기존의 수사 시스템으로는 첨단화, 국제화된 부패, 금융경제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보고 수사의 중앙집중화, 전문화를 목표로 국가금융검찰을 창설했다”며 “검찰을 공소유지만 하는 기소청으로 전락시키고 중대범죄수사청을 설립하게 되면 이런 정치부패 사건, 대형금융경제범죄 수사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의 세계화로 국제공조수사, 해외은닉 범죄수익 환수가 매우 중요해 졌는데 외국 검찰은 절대 경찰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오직 정권 보위를 위해 검찰 팔다리 자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고 국가 형사사법체계가 걸레가 되든 말든 관심이 없다”면서 “노무현 정신, 촛불정신의 실체는 정권의 부정부패가 활개치도록 검찰을 무력화 시키고 부패공화국, 경찰공화국을 만드는 것이었나”라고 성토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이동구 칼럼] ‘콩깍지’는 걷어내야

    [이동구 칼럼] ‘콩깍지’는 걷어내야

    “눈에 콩깍지가 끼었나?”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에게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콩을 털어 낸 껍데기를 의미하는 ‘콩깍지’가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상징물이 된 이유는 모르지만 배우자 선택에서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는 충고의 의미가 강하다. 개인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눈에 콩깍지가 끼면 어떻게 될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희생자를 낸 것은 그들의 눈에 낀 콩깍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회를 무단 점령한 행위도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과 부산의 시장 등을 뽑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눈에는 콩깍지가 끼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벌써 대선 정국을 방불케 할 정도로 과열 현상을 빚어 예사롭지 않다. 선거 때문인지, 코로나19 때문인지 아리송한 거액의 재난지원금이 풀리고, 수조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이 임기 1년짜리 시장의 공약이 된 것도 볼썽사납다. 현 정권 심판이니, 차기 대선의 풍향계 등으로 선거의 의미를 확대하지만 본질은 지방단체장 보궐선거 아닌가. 서울·부산 등 광역단체장 2명과 기초단체장 2명, 지방광역·기초의원 17명을 뽑는 보궐선거에 정치권이 사생결단하는 모습이 바람직한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는 축제가 아닌 낯부끄러운 행사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입에 담기 민망스러운 성추문으로 하차한 탓에 말미암은 선거가 아닌가. 이 땅에 자치제도가 뿌리내린 지 근 30여년 만에 처음 겪는 일로 두 번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선거다. 지금처럼 대선을 방불케 하는 선거판으로 키워야 할 일은 아닌 것이다. 애초 귀책 사유로 발생한 재보궐선거에는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것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방침이었다. 국민에게 한 약속과 마찬가지였지만 사과 발언 몇 마디로 지워졌고,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맹렬히 뛰어들고 있다. 여당의 프리미엄인 듯 수조원이 들어가는 공약까지 마구 쏟아내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고 있으니 사과의 진정성은 따져 볼 여지조차 없는 상황이 됐다. 부산 유권자들의 표심 잡기에는 국책사업마저 입맛대로 활용되고 있다. 2011년과 2016년 두 번이나 백지화됐던 가덕도 신공항이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다시 살아났다.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등 당연히 거쳐야 할 기본적인 절차마저도 건너뛰었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여러 부처가 우려를 표시했으나 묵살당한 채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오죽하면 한 시민단체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겠나. 하지만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여당이 밀어붙이고 제1야당 국민의힘이 가세한 형국이다. 급기야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주문하면서 선거 개입 논란마저 불거졌다. 지금까지 쏟아져 나온 공약들 또한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들 일색이었다. 온 국민이 걱정하는 전세난과 주택값 상승 등을 일거에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는가 하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려는 듯 각종 선심성 퍼주기 공약도 난무한다. 이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은 일언반구도 없이 일단 내지르고 있다. 같은 당 예비 후보들끼리도 상대를 향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이었다. ‘콩깍지 공약’이 무성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최근의 저서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2020년 10월 인물과 사상사)를 통해 “문재인 정권은 압도적으로 신념윤리에 충실한 정권이며 이를 수정할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개혁 등 신념을 우선시한 나머지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 임하는 태도에서는 여야 모두가 선거에 이겨야 한다는 신념윤리만 앞세운 채 책임윤리는 내팽개친 듯하다. 승리를 위해 그 어떤 일을 저질러도 괜찮다는 식의 언행들만 난무한다. 결국 책임윤리를 저버린 정치권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과제가 됐다. 정당과 출마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닌지, 공약을 실행할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등을 깐깐히 가려내야 한다. 터무니없는 콩깍지 공약에 현혹돼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선 안 된다. 수석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동양인 머리 위 백인 그린 동화책 NO” 세계 출판업계 인종차별 퇴출 나섰다

    “동양인 머리 위 백인 그린 동화책 NO” 세계 출판업계 인종차별 퇴출 나섰다

    과거 행해진 인종차별 해소가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세계 출판계에서도 이 문제는 작품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오랫동안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도 역사 바로잡기 차원에서 판매를 중단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논란의 불씨를 제거하는 등 인종차별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책 읽는 날’이기도 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는 ‘닥터 수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고 시어도어 수스 가이젤의 그림책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이유로 판매 중단됐다. 이날 수스의 가족이 세운 닥터 수스 엔터프라이즈는 “잘못되고 상처 주는 방식으로 사람을 묘사한다”며 6권의 책을 판매 중단한다고 밝혔다. 독서를 권장하기 위한 ‘책 읽는 날’이 그의 생일에 맞춰 제정됐을 정도로 수스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60여권의 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돼 한국을 비롯해 100여개국에 팔려나갔고 1991년 그의 사망 이후에도 3300만 달러(약 370억원·지난해 기준)를 벌어들일 정도였다. 하지만 1930~1960년대 쓰인 수많은 책은 계속 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총을 든 백인 남성이 아시아인 머리에 올라간 그림, 맨발의 흑인 남성 두 명이 풀로 만든 치마를 두른 장면 등이 버젓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7년 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포트 초등학교에 수스의 책을 기부했는데, 사서가 “인종차별적이고 유해한 고정관념이 가득하다”며 이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회사는 교사와 학계 등의 의견을 듣고 전문가 등과 몇 달간 논의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미국의 흑인 여성 시인 어맨다 고먼의 시집 출판을 앞두고 백인 작가가 번역을 맡는다는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고먼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송해 화제를 모은 젊은 계관시인이다. 그는 자신을 “노예의 후손이자 미혼모 손에서 자란 깡마른 흑인 소녀”라고 묘사하는 등 흑인 여성으로서의 강한 정체성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런 고먼의 시를 네덜란드에서 지난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작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가 번역할 예정이었는데, 비평가 사이에서 “흑인, 소수자로서의 차별을 겪지 않은 백인은 감수성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온 것이다. 현지 문화 활동가 재니스 듈은 한 기고문에서 “고먼의 삶은 흑인 여성으로서의 경험으로 물들어 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여론에 결국 출판사는 번역 작업에서 레이네펠트를 빼기로 했다. 레이네펠트는 “이 대소동에 크게 충격받았다. 고먼의 작품을 번역하는 데 행복하게 헌신했다”면서도 “(내가 번역한다는 데) 상처 입은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한다. 고먼의 생각이 가능한 한 많은 독자에게 전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여기는 남미] 올해부터 파나마 미인대회에 트랜스젠더도 참가 가능

    [여기는 남미] 올해부터 파나마 미인대회에 트랜스젠더도 참가 가능

    중미 국가 파나마가 트랜스젠더에게 미인대회 참가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스파나마 조직위원회는 올해부터 미인대회의 문호를 트랜스젠더에게 개방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파나마에서 트랜스젠더에게 미인대회 참가가 허용되는 건 1952년 미스파나마 첫 대회가 열린 이후 69년 만에 처음이다. 조직위원회는 "파나마공화국의 법령, 미스유니버스의 규정 등을 엄격하게 따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앞으로 의학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여자인 사람은 누구나 미인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전환수술을 통해 여자로 변신하고, 법적으로도 성전환을 마무리한 경우라면 누구나 미인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스파나마 조직위원회는 (트랜스젠더에게 미인대회 참가를 허용함으로) 평등과 존중, 전통문화에 대한 사랑, 파나마 여성의 권리 등 소중한 가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나마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주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0월 파나마에 성소수자(LGBT) 인권과 관련해 파나마에 "중미의 보편적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로 "LGBT의 인권이 탄압받고 있다"는 고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파나마 LGBT 사회는 "팬데믹을 이유로 LGBT의 모임이 금지되고, 출입을 금지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스파나마 조직위원회는 이에 대해 "논란을 유발할 의도는 전혀 없다"면서 "트랜스젠더의 미인대회 참가를 허용하기로 한 건 순전히 법령과 국제기관들과 맺은 협약을 검토한 후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스파나마 조직위원회가 대회의 문호를 트랜스젠더에게 확대함에 따라 대회는 2018년 후 3년 만에 또 다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2018년 미스파나마대회에선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원주민 출신이 여왕으로 뽑혔다. 파나마의 7대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느갈레 부글레 부족 출신인 로사 몬테수마는 파나마를 대표하는 첫 원주민 출신 미스파나마로 미스유니버스대회에도 참가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정영애 “램지어, 연구자로서 기본 못 갖춰”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이 ‘위안부 망언’ 논란을 빚은 논문을 작성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에 대해 “연구자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2일 여가부 청사에서 램지어 논문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현안을 논의하는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램지어 교수처럼 연구자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한 논문이 발표되는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폄훼하는 시도가 지속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잘 알다시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을 통해서 이미 국제적으로도 확인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의미 있는 재판 결과도 있었고, 이용수 어르신이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에 대한 기자회견도 하시고 여러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는 주무부처로서 어떻게 지원할지 연구하고 여가부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정 장관과 전문가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이 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활동가가 제기한 ICJ 제소 문제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양현아 서울대 교수, 박정애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등 학계 전문가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대리인을 맡은 김강원 변호사, 이상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여가부가 뒤늦게 위안부 관련 간담회를 주재하면서 불 끄기에 나섰지만 앞서 정 장관은 램지어 교수 논문 내용을 파악하고도 직접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여당은 정 장관이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왜곡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반응한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너무나 안일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받자 정 장관이 부랴부랴 간담회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정부부처가 여론에 밀려 학술 논의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北 매체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에 “사이비 학자” 비난

    北 매체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에 “사이비 학자” 비난

    북한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해 논란이 되고 있는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강하게 비판했다.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2일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 기사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매춘부’로 모독하고 비하한 자가 바로 이른바 ‘학자’의 탈을 쓴 미국의 하버드대 교수 램지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인 교수가 일본을 대변하는 논문을 써낸 배경에 대해 “원체 램지어는 미국에서 출생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18살까지 살면서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후원으로 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으며 하버대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는 추악한 돈벌레, 사이비 학자”라고 비꼬았다. 램지어 교수는 논문에서 게임이론을 끌어들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합리적 계약’에 따라 전쟁터에서 매춘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을 두고 전 세계에서 비판받고 있다. 매체는 “우리 민족만이 아닌 전 인류가 램지어라는 자를 단죄, 규탄하고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의 학계, 정계 인사들 역시 램지어의 논문은 ‘오류 투성이’, ‘출처가 불분명한 논문’이라고 하면서 램지어를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램지어 교수가 소속된 하버드대의 학부생회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1일(현지시간) 하버드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하버드대 학부생위원회는 지난 주말 회의에서 한인유학생회(KISA) 청원을 받아들여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고,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학생회는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을 ‘반사실적’(contrafactual)이라고 규정하고 “법학과 역사학의 진실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하면서 램지어 교수에게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또 로런스 배카우 총장과 존 매닝 로스쿨 학장에게는 논문에 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라고 요청했으며, 논문이 기고된 학술지 ‘법경제학국제리뷰’(IRLE)엔 논문에 결점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타임스퀘어에 한복 알린 라카이코리아 … 외신 “한국의 미래가 기대된다”

    美 타임스퀘어에 한복 알린 라카이코리아 … 외신 “한국의 미래가 기대된다”

    최근 그룹 시크릿 출신 가수 전효성과 함께 한복이 대한민국의 전통 의상임을 뉴욕 타임스퀘어에 알렸던 패션브랜드 라카이코리아가 외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됐다. 라카이코리아는 2021년 3.1절 102주년을 맞아 2회에 걸쳐 한복이 명백하게 한국의 전통 의상임을 뉴욕 타임스퀘어에 알렸다. 이는 중국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는 동북공정, 즉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의 전통의상 한복을 두고 중국 전통의상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저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라카이코리아는 “우리의 꿈은 단 하나였습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한국의 전통 의상 한복” 등의 문구를 통해 단지 한복의 이미지를 뉴욕 타임스퀘어에 내건 것뿐 아니라 세계에 왜곡되고 있는 한복의 역사를 시정하겠다는 굳건한 의지 역시 내비쳤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이와 같은 행보에 많은 해외 언론들이 일제히 라카이코리아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작은 기업이 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세계에 자국의 전통의상 한복을 알리다”, “세계 역사를 왜곡하는 중국에 맞서 자국의 전통의상을 알린 한국의 소규모 기업” 등의 헤드라인으로 보도된 이 기사들이 더욱 유의미한 점은 해외 언론사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을 명확히 짚으며 한복이 한국의 전통의상임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해당 언론사에서는 이를 두고 “기업 차원에서 자사 제품 광고가 아닌, 모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이와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한국의 독립운동 기념일인 삼일절도 소개했다. 또한 라카이코리아를 두고 “102년 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돌려받기 위해 노력한 날, 한국의 작은 패션브랜드인 라카이코리아 또한 약 100여 년 전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독립운동가들을 잊지 않기 위해 같은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카이코리아가 이렇게 해외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유동인구가 일일 40만 명에 달하는 미국의 랜드마크 뉴욕 타임스퀘어에 자사 제품보다 한국의 역사를 알린 경우가 업계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꼽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뉴욕 타임스퀘어에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는 것만 해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 경쟁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런칭 이후 꾸준히 독도와 독립유공자 등을 후원해 오며 이른바 ‘선한 영향력’을 보여준 라카이코리아의 행보가 있었기에 라카이코리아의 이번 프로젝트 또한 더욱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역사를 수호하고자 하는 한국인 특유의 애국정신이 유난히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라카이코리아는 2017년 런칭 이후 ‘독도 스니커즈’를 출시해 매년 독도 협회를 후원해 오고 있으며, 2020년 3.1절 101주년을 맞아 출시한 ‘독도 팔찌’와 올해 3.1절 102주년을 맞아 출시한 ‘라카이코리아 라벨백 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우리 역사를 알리는 데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 친일분자…피의 결산할 것”

    北 “‘위안부 매춘부’ 램지어 친일분자…피의 결산할 것”

    조선중앙TV, 위안부 다큐멘터리 방영“일제, 성노예 범죄 절대 시효 없다”북한 매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공식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써 큰 논란을 일으킨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를 “일본 전범기업의 후원을 받은 철저한 친일분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매체는 3·1절에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며 “끝까지 피의 결산을 하고야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램지어, 과거에도 위안부 왜곡 글로 욱일기 훈장에 간토대학살 미화 논문”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2일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실장과의 대담 기사에서 “과거 죄악을 덮어버리려는 일본 반동들의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망동을 극구 비호·두둔하다 못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자발적인 매춘부’로 모독하고 비하한 자가 바로 이른바 ‘학자’의 탈을 쓴 미국의 하버드대 교수 램지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위안부 피해자들이 오히려 돈을 많이 벌었다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는 일본 우익이 그간 주장해온 내용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체는 램지어 교수가 일본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았으며 과거에도 위안부 문제를 왜곡한 글을 발표해 ‘욱일기’ 훈장을 받았고 일제의 간토대학살을 미화하는 논문을 써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를 “철저한 친일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한은 물론 세계 각국의 학계와 정계 인사들까지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선민족, 기어이 피의 결산할 것”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3·1절 특집으로 미얀마 위안부 사진 속 ‘만삭의 위안부’로 알려진 박영심 할머니(2006년 사망)의 피해 증언 등 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약 48분 분량의 이 다큐멘터리에서 북한은 “일제가 인류 앞에 저지른 성노예 범죄는 절대로 시효가 없다”면서 “조선민족은 끝까지 기어이 피의 결산을 하고야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동북공정과 살수대첩/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동북공정과 살수대첩/박홍환 논설위원

    ‘싸움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원컨대 만족하고 그만두길 바라노라.’ 고구려 명장 을지문덕이 612년 6월 수나라 양제의 명을 받아 대군을 이끌고 침략한 우중문에게 보낸 시구다. 적장의 공을 한껏 추켜세웠지만 행간을 곱씹어 보면 이런 조롱이 없다. 당시 수나라 군대의 두 번째 침공에 거짓 패전을 거듭하며 평양성 인근까지 정예 병력 30만명을 유인한 을지문덕은 대대적인 반격 작전을 실행해 퇴각하는 적군을 살수(薩水·청천강)에서 대부분 수장시켰다. 압록강을 건너 요동성으로 퇴각한 적군 숫자는 고작 2000여명에 불과했다고 역사는 기록했다. 살수대첩이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도 ‘살수의 전쟁’(薩水之戰)이라는 항목으로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한다. 수나라와 고구려를 각각 개별 국가로 전제하고 살수대첩을 수나라의 침공과 고구려의 방어라는 의미로 평가한 셈이다. 이 평가가 언제 180도 바뀔지는 알 수 없다. 중국의 공식 역사 교과서에서는 2016년부터 수나라 양제의 팽창정책을 ‘고구려 침공’이 아닌 ‘요동 정벌’로 은근슬쩍 바꿔 놓았다. 그렇다면 조만간 바이두 백과사전의 살수전쟁 항목이 ‘살수반란’으로 정정될지도 모를 일이다. 마오쩌둥의 신중국 건국 이후 ‘다민족통일국가론’을 국가적 역사 서술 좌표로 설정해 놓은 중국 역사학계는 과거 중국 영토 내 역사를 모두 자국사로 편입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역사 침탈 논란을 일으킨 ‘동북공정’이 대표적이다. 중국 학계가 로키로 진행하면서 공론화하지 않았지만 동북공정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특히 지린(吉林)성 사회과학원과 지린대학 주관으로 동북 지방의 역사를 정리한 ‘동북고대방국속국연구총서’ 발간이 장장 10년여 만에 지난해 말 사실상 마무리됐다. 총 15권 500만자 분량이다. 중국 국가사회과학기금의 중대 사업 가운데 하나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상 동북공정의 ‘완결판’인 ‘동북고대방국속국연구총서’ 발간 사업을 통해 중국 역사학계는 기자조선부터 후금까지 과거 3000여년간 중국 동북 지역에서 흥망성쇠한 15개 독립 왕조의 모든 역사를 자국사에 편입했다. 우리 선조가 세운 부여, 고구려, 발해 등도 당대 중국 왕조의 지방정부(방국) 또는 속국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학계가 편찬한 고구려사라니. 김치도, 한복도 모두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는 그들 아닌가. 논란을 의식해서일까. 아직 총서 가운데 한 권인 고구려사는 대외 공개하지 않았다. 혹여 ‘살수대첩’을 ‘살수반란’으로 적어 놓지 않았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stinger@seoul.co.kr
  • ‘위안부 논문’ 비판·한국전쟁 돌아보기...역사 되새기는 교양

    ‘위안부 논문’ 비판·한국전쟁 돌아보기...역사 되새기는 교양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현대사와 문화유산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교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잇따라 선보인다. ●커밍스 “램지어 논문, 수치스러운 글” 아리랑TV는 2일 오전 8시 ‘글로벌 인사이트’에서 위안부를 매춘부로 주장한 논문에 대한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와의 화상 인터뷰를 방송한다.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인 커밍스 교수는 한국 현대사 연구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강하게 비판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역사적 기록에 담긴 사실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고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치스러운 글”이라는 지적이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태도의 문제점도 언급한다. ●처용무 등 한국의 유산 다룬 다큐 KBS는 공사 창립 60주년 기획을 연이어 마련한다. 매주 월, 화요일 1TV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무형유산들을 다룬 20부작 UHD 다큐멘터리 ‘한국의 인류유산’을 오는 5월 4일까지 방영한다. 1일 종묘제례악부터 남사당놀이, 아리랑, 판소리, 줄타기, 가곡 등 익숙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유산들을 5분 안팎 미니 다큐멘터리로 전달한다. 사람과의 교감, 전수를 위한 굵은 땀방울, 맥을 잇기 위한 간절함 등 각 유산에 담긴 ‘결정적 한 장면의 이야기’를 담았다. 2일 오전 11시 50분에는 신라시대부터 1200년 넘는 역사를 이어 온 가장 오래된 민족 무용 ‘처용무’를 다룬다. 무속 제례 형태로 계승한 춤을 예술로 발전시킨 사람은 조선의 10대왕 연산군이었다. 그는 어머니 폐비 윤씨를 그리며 밤마다 처용무를 췄고, 춤에 담긴 광기와 애정은 처용무를 화려하고 웅장한 궁중 무용으로 발전시켰다. 국립국악원 무용단 부수석이자 처용무 이수자인 김청우가 연산군으로 분해 처용무를 재연한다. ●김영옥이 들려주는 한국전쟁의 아픔 이날 밤 10시 1TV에서 방송하는 ‘역사저널 그날’은 ‘한국전쟁과 이산가족’이 주제다. 이산가족 배우 김영옥이 출연해 전쟁의 아픔을 생생히 들려 준다. 흥남철수와 1·4 후퇴를 겪으며 480만명이 피란길에 오르고, 가족 간 생이별을 부른 한국사의 비극이다. 방송은 1983년 정전협정 30주년으로 진행됐던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의미도 돌아본다. 138일간 상봉 1만여건을 이뤄낸 초유의 프로그램으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는 5만여명밖에 남지 않은 현재, 이산가족 1세대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짚어 본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충북 ‘교가 속 친일’ 지우기에도… 새 교가 부르는 학교 1곳뿐

    충북도교육청이 친일 잔재 지우기 사업의 하나로 친일 음악가가 만든 각급 학교의 ‘교가’ 바꾸기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들이 동문회 등의 반대를 이유로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우리 학교 교가 만들기 사업’을 벌여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를 학생들 감각에 맞게 변경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달 12일까지 사업에 참여할 학교를 접수한 뒤 우선 3개교에 각각 300만원을 지원해 교가 작곡과 음원 제작을 돕기로 했다. 도교육청이 예산 지원에 나선 것은 친일 인사가 작사했거나 작곡한 교가를 사용 중인 초중고 26곳에 대해 2019년 6월 교가 교체를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변경한 학교가 단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양 단성중은 교가 작사대회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지난해 12월 새 교가를 만들었다. ‘우린 꿈을 꾸어요. 푸른 하늘 바라보며, 항상 내 안에 숨어 있던 날 찾아가요’로 시작되는 새 교가는 밝고 명랑한 가사로 꾸며졌다. 하지만 나머지 학교 25곳은 여전히 이은상,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 현제명 등 친일 논란을 빚고 있는 음악가들이 가사를 썼거나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4곳의 교가는 작사와 작곡을 모두 친일로 분류되는 음악가가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친일 인사들이 만든 교가를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예산 등 정책적 지원으로 친일 잔재 교가 지우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에서는 동문회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불렀던 ‘교가’를 바꾸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항변하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 “동문회를 중심으로 교가 교체를 반대하고 있다”며 “학교 전체 구성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충북 ‘교가 속 친일’ 지우기에도… 새 교가 부르는 학교 1곳뿐

    충북도교육청이 친일 잔재 지우기 사업의 하나로 친일 음악가가 만든 각급 학교의 ‘교가’ 바꾸기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들이 동문회 등의 반대를 이유로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올해 ‘우리 학교 교가 만들기 사업’을 벌여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를 학생들 감각에 맞게 변경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다음달 12일까지 사업에 참여할 학교를 접수한 뒤 우선 3개교에 각각 300만원을 지원해 교가 작곡과 음원 제작을 돕기로 했다. 도교육청이 예산 지원에 나선 것은 친일 인사가 작사했거나 작곡한 교가를 사용 중인 초·중·고 26곳에 대해 2019년 6월 교가 교체를 권고했지만 현재까지 변경한 학교가 단 1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양 단성중은 교가 작사대회와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지난해 12월 새 교가를 만들었다. ‘우린 꿈을 꾸어요. 푸른 하늘 바라보며, 항상 내 안에 숨어 있던 날 찾아가요’로 시작되는 새 교가는 밝고 명랑한 가사로 꾸며졌다. 하지만 나머지 학교 25곳은 여전히 이은상,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 현제명 등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음악가들이 가사를 썼거나 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다. 4곳의 교가는 작사와 작곡을 모두 친일로 분류되는 음악가가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친일 인사들이 만든 교가를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예산 등 정책적 지원으로 친일 잔재 교가 지우기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에서는 동문회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불렀던 ‘교가’를 바꾸는 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항변하고 있다. A학교 관계자는 “동문회를 중심으로 교가 교체를 반대하고 있다”며 “학교 전체 구성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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