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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마을기업 한성백제- 한성백제박물관 업무협약”

    서울시의회 강감창의원 “마을기업 한성백제- 한성백제박물관 업무협약”

    송파구 석촌동에 자리잡고 있는 석촌고분군을 중심으로한 마을기업‘한성백제 협동조합’이 서울시 산하기관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백제시대의 역사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마을기업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송파, 자유한국당)은 5일 “마을기업 ‘한성백제‘(이사장 손병화)와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이 백제 문화유산의 전승과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 체결을 주선한 강 의원은 “마을기업 ‘한성백제’가 한성백제 500년 고도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사업추진을 통해 지역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성백제박물관은 마을기업 ‘한성백제 협동조합’의 문화사업 및 전시․교육․문화행사 추진에 필요한 백제사와 문화재에 대한 고증 및 콘텐츠 자료를 지원하고, 마을기업 ‘한성백제 협동조합’은 서울의 백제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시민 및 송파구민에 알리는데 협력하게 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마을기업 ‘한성백제’가 추진하고 있는 석촌동고분 등 지역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제품과 컨텐츠 개발사업에 한성백제 시대의 필요한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여 실증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손병화 이사장은 “한성백제박물관과의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게 되었다”며 “백제시대의 생활상에서 얻어지는 아이디어를 찾아 다양한 기념품을 개발하고 석촌고분에서 출토된 목걸이, 귀걸이, 그릇 등과 관련된 공예품을 제작하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인숙 관장은 “우리 역사의 뿌리를 찾는 마을기업의 시도는 마을공동체를 중시하는 서울시책과 부합된다”며 “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역사콘텐츠와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성공적인 마을기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강강창 의원은 “마을기업 ‘한성백제’가 서울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석촌고분군 일대의 명소화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촌동 주민대표들이 설립한 마을기업 ‘한성백제’는 2017년 행정자치부로부터 마을기업으로 지정됐으며 석촌고분군을 비롯한 한성백제 500년 고도, 잠실국제관광특구, 제2롯데타워와 석촌호수 일대를 기반으로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컨텐츠와 상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서울시의회 강감창 의원을 비롯 마을기업 한성백제 손병화 이사장과 이사진 전원이 참석했으며, 특히 한성백제박물관 이인숙 관장, 백제학연구소 조영훈 소장,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유경 기획실장, ㈜컬쳐앤로드 이동범 소장, 디자인교육개발원 김문환 부장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하여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을사늑약의 현장’ 덕수궁 중명전 7월부터 재개관

    ‘을사늑약의 현장’ 덕수궁 중명전 7월부터 재개관

    일제가 1905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체결한 을사늑약의 현장인 덕수궁 중명전(重明殿)이 새 단장을 마치고 오는 7월 1일부터 관람객을 맞이한다.문화재청은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지난해 8월부터 진행한 중명전의 내부시설 보수와 조경 정비를 마치고 다음달 1일 재개관한다고 28일 밝혔다. 덕수궁 관리소(소장 오성환)는 “입체적인 전시물과 전시 기법을 통해 국민 누구나 을사늑약과 중명전의 역사적 의미를 알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정비됐다“면서 ”중명전 전시관 재개관을 통해 이곳이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된 역사적 공간이라는 점이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실은 △제1실 덕수궁과 중명전 △제2실 을사늑약의 현장 △제3실 을사늑약 전후의 대한제국 △제4실 대한제국의 특사들 등 모두 4개 실로 구성됐다. 전시실은 다양한 시각자료를 활용해 을사늑약 체결 과정과 고종의 국권 회복 노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관람자는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축소한 모형과 정동의 변화상을 살피고, 고증을 통해 제작한 대한제국 시기 의복을 입은 인물 조각상을 보며 을사늑약 현장을 경험할 수 있다. 중명전 건물은 20세기 초 평면도를 바탕으로 복원됐다. 지반을 낮춰 계단을 추가로 설치하고, 고종의 침전인 만희당(晩喜堂)이 있던 건물 뒤편을 정비했다. 새롭게 바뀐 중명전은 화∼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재개관을 계기로 중명전이 대한제국의 역사를 마주하는 성찰의 공간이자 아픔의 역사를 극복해 낸 희망의 공간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캉스, 뮤지컬

    바캉스, 뮤지컬

    공연계에서 6~8월은 연말 못지않은 성수기로 꼽힌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공연장 나들이에 나서는 가족들을 비롯해 여름 휴가를 맞은 직장인들 중심으로 ‘뮤지컬 바캉스’를 즐기는 관객층이 많기 때문이다. 올여름은 특히 서울 주요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굵직한 작품들이 쏟아져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르는 초연작부터 창작 뮤지컬, 해외팀의 내한 공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슬슬 달아오르는 날씨만큼 후끈해지고 있는 뮤지컬 대전에서 어느 작품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지 주목된다.처음이라 더 기대되는 나폴레옹·시라노 아시아 초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화제작 ‘나폴레옹’은 작가 앤드류 사비스톤과 작곡가 티모시 윌리엄스의 작품으로 1994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영국 웨스트엔드와 독일에서 공연했다.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유럽의 18세기 툴롱 전투, 이집트 원정, 마렝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황제의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과 그의 삶을 뒤흔든 연인 조세핀, 정치가 탈레랑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다. 기존 뮤지컬의 2배에 가까운 앙상블 40여명의 군무와 고증을 거쳐 재현한 화려한 의상 등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다. 2년 반 만에 뮤지컬 무대로 귀환한 배우 임태경을 비롯해 마이클 리, 한지상이 나폴레옹을 연기한다. 7월 15일~10월 22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4만원. 1577-3363.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서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뮤지컬 ‘시라노’ 역시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원작은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쓴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로 보통 사람보다 크고 못생긴 코에 대한 콤플렉스로 사랑에는 소극적인 시라노의 록산을 향한 진실한 사랑을 그린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극작가이자 작사가 레슬리 브리커스 콤비에 의해 탄생한 이 작품은 일본 극단 토호 제작으로 2009년 일본에서 초연했다. 류정한과 홍광호,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시라노를 나눠 연기한다. 7월 7일~10월 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6만~14만원. 1588-5212.창작 국내 뮤지컬의 품격 아리랑·마타하리·벤허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아리랑’이 2년 만에 돌아온다.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은 이 작품은 제작기간 3년, 제작비 50억원, 총 68회 공연 동안 4만여명 관객 동원 등 초연 당시 각종 기록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과 국악과 양악을 아우르며 한국의 정서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김대성 작곡가, 김문정 음악감독 등 국내 대표 창작진이 의기투합한다. 7월 25일~9월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만~13만원. (02)577-1987.지난해 초연한 뮤지컬 ‘마타하리’는 1917년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에 빠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당대 최고의 무희이자 스파이였던 마타하리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올해 공연에서는 1차 세계대전의 시대적 배경을 강화해 마타하리가 생존을 위해 스파이가 되어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마타하리의 순수한 모습에 사랑을 느끼는 아르망 역시 순수한 로맨티스트에서 강인하고 거침없는 반항아로 재탄생한다. 초연에 이어 올해도 무대에 오르는 옥주현과 함께 뮤지컬 디바 차지연이 마타하리를 연기한다. 8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14만원. 1577-6478.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가 1880년 발표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신작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가와 이성준 음악감독이 뭉쳤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기구한 운명을 지닌 유다 벤허라는 남성의 고난과 역경, 사랑 등의 이야기를 그린다.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동한다. 벤허 역에는 유준상, 박은태, 카이가 캐스팅됐다. 벤허의 노예 생활을 기다린 연인 에스더는 아이비와 안시하가 연기한다. 8월 25일~10월 2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5만~14만원. 1544-1555.명작 믿고 보는 관객 위해 귀환 캣츠·시카고 뮤지컬계 거장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캣츠’는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 초연 이후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명작으로 특히 한국 관객들이 사랑하는 작품 중 하나다. ‘캣츠’는 2014년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이후 원작의 메시지는 그대로 지키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업그레이드된 분장과 의상, 헤어스타일을 비롯해 화려해진 안무 등 새로워진 모습을 갖춘 고양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7월 11일~9월 1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6만~15만원. 1577-3363.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미국 초연 이후 전 세계 35개국에서 2만 9000회 이상 공연된 스테디셀러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 쿡카운티 교도소 최고의 스타 여자 죄수 벨마 켈리가 교도소에 새로 들어온 코러스걸 록시 하트에게 인기를 빼앗기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2015년 국내 공연 당시 메르스 공포로 공연장에 관객들의 발길이 뜸했을 때에도 매진 행렬을 이어 간 작품이다. 2년 전 관객을 열광시킨 벨마 켈리 역의 테라 맥로드, 록시 하트 역의 다일리 크로스만 등 주역들이 다시 내한했다. 7월 23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4만~14만원. (02)577-1987.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군함도’ 류승완 감독 “2년 전 항공사진 한 장에서 시작했다”

    ‘군함도’ 류승완 감독 “2년 전 항공사진 한 장에서 시작했다”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전했다.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제작보고회에는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이 참석했다. 이날 류승완 감독은 “2015년 전 군함도 사진을 처음 보게 됐다. ‘이게 뭐지? 사람이 사는 데야?’라는 생각이 들며 기괴한 이미지에 압도됐다. 관련 이야기를 듣고 나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며 “군함도 항공사진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시작됐다. 그곳에 조선인이 있었다는 것. 그 안의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 그것으로부터 시작돼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창창된 이야기”라며 “1944년 봄부터 45년 여름이 시간적 배경이다. 그 시기 조선인들이 국민총동원령에 의해 징집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했다. 군함도 섬의 디테일한 세팅들을 최대한 고증에 의해 재현했다”며 “시대적 배경과 공간은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설정하고, 그안의 인물들과 벌어지는 상황들은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군함도’ 이후경 미술감독은 3개월간의 디자인 과정과 6개월간의 시공을 거쳐 강원도 춘천 13만2천여 제곱미터 부지 내 6만6천 제곱미터 규모의 전에 없던 초대형 세트를 제작했다. 류 감독은 “군함도에 실제 가보고 나서 제가 받았던 느낌을 배우들에게도 주고 싶었다. 그 느낌을 배우들이 느낄 수 없다면 가짜일 것 같았다. 이 최고의 배우들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게 하는 것은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도전해서 자부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2㎞ 국장 행렬… 영월 단종문화제 개막

    1.2㎞ 국장 행렬… 영월 단종문화제 개막

    어가 행렬·제향 의식 등 화려…정순왕후 선발·체험행사 풍성“웅장하게 펼쳐지는 국장 재현, 왕릉 어가 행렬, 정순왕후 선발대회에 초대합니다.” 강원 영월군은 단종의 넋을 달래기 위한 강원 영월 단종문화제가 ‘단종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릉과 관풍헌, 동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국내 최대 조선시대 국장을 재현, 단종 국장의 웅장함과 다양한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축제로 자리잡았다. 국장 재현은 27일 동강 둔치에서 출발해 장릉까지 펼쳐진다. 2007년 단종 승하 550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실제 단종 국장을 치른 뒤 10년째 이어 온다. 재현 행사는 영조국장도감의궤, 국조상례보편에 의한 대도구 16종 202식과 소품 49종 275식으로 구성됐다. 발인 행렬에만 1391명이 참여하고 행렬 길이만 1.2㎞에 달한다. 이틀째인 28일에는 동강 둔치에서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열린다. 올해가 19회째로 전국 123개 시·군에서 추천한 1차 기혼여성들 가운데 뽑힌 16명이 무대에 올라 단종의 비 정순왕후로 최종 선발된다. 29일 동강 둔치에서 시작해 장릉까지 이어지는 왕릉 어가 행렬은 왕과 신하들이 장릉을 찾는 화려한 행차로 선보인다. 조선시대 군사행진과 의장행렬이 이어지고 조선시대 왕과 종친, 문무백관은 물론 전날 선발된 정순왕후까지 모두 영월읍내 거리를 지나는 장관이 연출된다. 이후 단종 제향 의식까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단종과 충신들의 역사적 의미를 새기며 역사·교육 체험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역사교육 체험관’을 처음 운영한다. 이 밖에 부대행사로 칡줄다리기 등 전통행사와 체험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단종국장 행렬 대도구 전시와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역사물 전시, 사육신·생육신 등 충신을 소개하고 윷놀이, 투호, 그네뛰기 등 민속놀이도 펼쳐진다. 장릉 재실에서 진행되던 전통의상 체험행사를 동강 둔치 행사장으로 옮겨 진행하고 여중고생들이 참여한 ‘전통의상 포토경연대회’도 진행한다. 단종에게 소원을 빌고 복을 기원하는 ‘소원 테마존’도 선보인다. 관광객과 함께 체험하는 화합의 축제로 만들기 위한 ‘칡줄다리기’는 전국대회로 마련됐다. 9개 읍·면 대항과 군부대 경연대회, 영월대표팀과 서울·경기·충북팀 270여명이 참여하는 경연대회 등으로 펼친다. 먹거리, 체험장, 전시장 등을 용도에 따라 구분 배치해 관람객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어린 세대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의 장으로, 기성세대에게는 역사의 교육과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추억의 여행지로 단종문화제가 새롭게 선보인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전남 해남의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김영택(72) 화백의 대웅보전 펜화를 보고 “사진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미황사의 미(美)가 그림으로 전해진다”고 벅차했다. 갤러리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는 그의 펜화에서 “조선백자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1인 ‘0.03㎜ 선’이 창조하는 미학. 일본인 비평가는 그의 작품을 가리켜 독자적 일가를 이룬 장인에 빗대 ‘김영택류(流)’라고 평가했다.20년 넘게 펜으로 국내외 전통 건축 문화재의 미를 담아온 김 화백이 최근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책만드는집)을 펴냈다. 책에는 담양 소쇄원 광풍각,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영주 소수서원 취한대, 경주 안강 독락당 계정, 순천 선암사 승선교, 고창 선운사 내원궁 등 우리 건축 유산에 얽힌 이야기와 펜화 96점을 담았다.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화실에서 만난 김 화백은 루페(확대경)를 보며 펜촉을 갈고 있었다. 김 화백이 쓰는 펜은 직접 만든 수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는 0.1㎜ 펜촉을 다시 사포로 갈아 먹을 찍어 그린다. 그가 작품당 긋는 먹선 수는 50만~70만개. 곱게 치고, 둥글게 치고, 깍아 치다 보면, 그의 주름진 손을 따르던 ‘선’은 ‘면’이 되고, 어느새 화폭 밖으로 뛰쳐나올 듯 본연의 기세를 품은 펜화가 된다. ‘책을 보는 순간 공력이 범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건네자 김 화백은 “20년어치의 세월이 담긴 작품들을 담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며 “친구인 출판사 사장이 ‘당신 그림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며 책에 그림을 최대한 많이 싣자고 한 결과”라고 말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였던 그는 1995년 세계 디자인 비엔날레에 참석했다가 프랑스에서 본 펜화에 매료돼 펜화가로 전업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은 300점. 1점당 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작품이 적지 않지만 상당수가 그를 떠나 주인을 찾았다. 그만의 화법은 무엇일까. 김 화백은 ‘순천 선암사 승선교’ 작품을 꺼냈다. “장대석인 승선교 아치뿐 아니라 쌓아 올려진 돌 하나, 사이 사이 끼어넣은 잡석 개수까지 실제와 똑같아요. 사물이 가진 진면목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는 주의죠. 그러면 ‘김영택의 승선교’가 아닌 그 자체가 승선교인 그림이 됩니다.” 그는 채식주의자다. “대상이 가진 본질 이외의 ‘삿된 기운(氣運)’을 작품에 더하지 않으려고 펜화를 시작한 후 단 한번도 육식을 한 적이 없어요.” 그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되, 배경의 잡스러운 건 쳐낸다. 이를테면 건축물의 본질을 가리는 잡목이나 보호 시설들은 삭제하는 식이다. 대신 역사적 고증을 거쳐 유실되거나 손실된 부분은 그림에서 복원한다. 김 화백이 가장 애착하는 작품은 ‘황룡사 9층 대탑’ 복원도 2점. 그는 “1억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죽고 남은 작품은 모두 미술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펜화 기행문이지만 우리 건축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그가 이야기꾼이 돼 풀어낸 ‘입담’이기도 하다. 그는 경북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가리켜 화려함보다 윗길인 ‘조선 맏며느리의 미’에 빗대고, 인근 성혈사 나한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창’이 있다고 소개한다. 또 병산서원 만대루의 ‘천장 보’를 눈여겨보라며, 특유의 파도치는 형상이 조선 목수들의 심성을 닮았다고 눙친다. 김 화백은 현재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1호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걸 작품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 동안 파르테논을 끝내고 나면 현대 서울의 전경을 묘사하는 대형 펜화 작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백승종의 역사 산책] 성호 이익의 소박한 밥상

    [백승종의 역사 산책] 성호 이익의 소박한 밥상

    “올해 여름(1756년 영조 32)은 집집이 백성들이 굶주림을 면치 못해 그저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들 합니다. 이웃까지 구제할 여력이 어디 있겠습니까. 경전 말씀에 윗사람이 고아를 돌봐주면 백성들도 서로 저버리지 않는다고 하였지요. 지금의 형편을 감안하면 윗사람이 남의 어린아이를 잘 보살펴 주면 백성들도 자애로운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나 할지요.”(‘성호전집’ 제26권)실학자 성호 이익이 제자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이다. 수신자는 안정복, 그는 ‘동사강목’으로 후세에 유명해진 선비였다. 그런데 아마도 스승은 유교 경전의 틈새로 파고들 뜻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편지는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자애로운 마음이 격려를 통해 일어나기란 어렵습니다.” “사람들을 구제하기란 성인에게도 어려운 일이었지요. 가난한 사람들이 어찌 실천에 옮길 수 있겠는지요. 성인의 말씀은 뜻이 깊어 무궁한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은가 거듭 생각해 봅니다.” 이익은 경전에 실린 주장이라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늘 주저했다. 18세기 조선에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 가난에 시달리는 선비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조차 ‘봉제사’(奉祭祀·제사모심)와 ‘접빈객’(接賓客·손님대접)을 소홀히 하지 못했다. 특히 주자가 주를 단 ‘가례’의 내용이라면 토씨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실학자 이익은 철저한 고증 작업을 통해 ‘가례’의 신화에 맞섰다. 그는 다름 아닌 주자의 저서를 샅샅이 뒤져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구절을 찾아냈다. 주자 역시 ‘가례’에 나열된 15가지의 제수를 낭비로 여겼다. 주자의 말은 이랬다. “(제수는) 집안의 경제적인 형편에 따라야 한다. 한 그릇의 국과 한 그릇의 밥이라도 정성을 다할 수 있다.”(‘주자어류’) 주자의 본의까지 확인한 마당이라 이익의 생각에 날개가 달린 셈이었다. “상례나 제례같이 큰일(大事)이라도 반드시 규모를 줄이고 절약에 힘써야 합니다.” 이익은 사랑하는 제자 안정복에게 속생각을 자세히 말했다. “‘가례’에 명시된 예법은 벼슬이 없는 사람(庶人)이 반드시 지켜야 할 예법이 아닙니다.” 사실 이익은 사당에다 4대 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일도 공자에게는 낯선 풍습임을 확인한 바였다. 또 한식과 추석 등 4명절의 제사며 무덤제사(墓祭)도 훗날에 만들어진 전통임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확신을 제자에게 알렸다. “군자는 인의(仁義)를 소중히 여기고 재화를 천시합니다. 하나 재화가 없어서 망하기도 합니다. 하물며 보통 사람들이야 어떠하겠습니까. ‘가례’를 보완할 때는 이런 뜻을 기억해야겠지요.” 조선의 법전 ‘경국대전’을 살펴보면 사대부의 제례는 간소했다. 국가가 사대부 집안을 위해 토지를 지급한 적도 없었다. 또 벼슬 높은 사대부 가문이라도 재산 규모는 차이가 심했다. 그런 점에서 국가가 제례의 규모를 성대하게 정하지 않은 것은 옳은 일이었다. 이러한 법의 취지를 이익은 십분 이해했다. 제사 지낼 물건도 아끼는 마당에 자신의 밥상을 풍성하게 차릴까. 이익은 절약을 고집했다. “나의 식사는 밥과 국, 고기 한 접시, 채소 한 접시로 국한한다. 형편이 나쁘면 더 줄여야 맞다. 만일 잘살게 된다 해도 더 늘릴 수는 없다. 내 자손들은 대대로 이 법을 따르기 바란다.”(‘성호사설’ 제11권) 오늘따라 마침 풍성하게 차려진 저녁 밥상을 받아 놓고 이익의 뜻을 잠시 헤아려 본다.
  •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실패를 이겼다 인류 첫 비행 ‘위대한 12초’

    라이트 형제/데이비드 매컬로 지음/박중서 옮김/승산/502쪽/2만원비행의 발견/마크 밴호네커/나시윤 옮김/북플래닛/530쪽/1만 6500원1903년 12월 17일 오전 10시 35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의 모래밭 위로 인류는 첫 비행(飛行)을 했다. 자전거 기계공인 윌버와 오빌 라이트 형제가 만든 무게 275㎏ 플라이어호가 지상으로부터 이륙해 약 12초 동안 36m를 난 순간이다. 동전 던지기로 가린 첫 조종자 윌버는 이륙에 실패했고, 오빌이 조종대를 잡았다. 동생이 인류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하는 순간 형도 옆에서 따라 달렸다. ‘라이트 형제’는 미국 퓰리처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작가 데이비드 매컬로가 라이트 형제의 일기와 메모, 1000통 이상의 편지 등 풍성한 1차 사료를 통해 그들의 삶을 고증해 낸 전기다. 라이트 형제가 태어나고 살았던 오하이오주 데이턴은 역사적으로 큰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이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달리 말하면 타인의 이목을 받지 않고 조용히 스스로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하루아침에 비행기를 발명한 건 아니다. 형인 윌버는 천재적 기질이 있었고, 동생 오빌은 기계 다루는 능력이 특출 났다. 그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흥미거리를 찾아 도전했다. 오빌은 고등학생 때 형과 함께 만든 인쇄기로 ‘웨스트 사이드 뉴스’라는 신문을 창간했다. 두 형제가 1893년 차린 ‘라이트 자전거 상회’의 주문 제작 자전거 사업은 꽤 번창했다. 당시 시대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라이트 형제보다 앞선 비행 선구자들은 공공연히 ‘괴짜’나 ‘우둔한 인간’으로 조롱받거나 묘사됐고,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지는 “인간은 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비행을 꿈꾸는 건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라이트 형제에게 비행의 꿈을 심어준 건 독일 항공 연구가 오토 릴리엔탈과 프랑스의 농부 연구가였던 루이 피에르 무이야르였다. 무이야르가 쓴 ‘공중 제국’ 영역본에 묘사된 새들의 비행은 라이트 형제의 표현대로 “우리의 느슨했던 호기심을 적극적인 일꾼의 열정으로 변모시켰다.” 라이트 형제는 실험용 연을 날리며 공기 역학을 연구했고, 1899년 자전거 상회의 위층 방에서 그들의 첫 번째 비행기를 제작했다. 전기에는 라이트 형제의 끝없는 실패가 반복적으로 기술돼 있다. 우상화된 라이트 형제가 아닌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은 성실함, 애서가인 부친의 영향을 받아 독서를 통해 지적 탐구심을 성장시켰던 그들의 노력 등 휴머니즘적 요소가 이 책의 미덕이다. 윌버는 1912년 5월 장티푸스로 45세에 숨졌다. 오빌은 2차 세계대전에서 거대한 폭격기가 죽음과 파괴를 일으키는 걸 목격하면서 살아 있는 자신과 죽은 형을 대변해야 했다. 그는 1948년 1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969년 7월 20일 달에 첫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은 자신의 우주복 안에 1903년 플라이어호의 날개에서 떼어낸 천 조각을 지니고 있었다. 라이트 형제의 위대한 성취를 기리기 위해. 라이트 형제 전기가 다소 무겁다면 ‘비행의 발견’은 가볍고 흥미로운 에세이다. 영국 항공 선임부기장으로 보잉 747기를 조종하는 저자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이자 로맨틱한 기계로서의 비행기, 그리고 조종사만이 경험할 수 있는 비행 세계를 감칠맛 나게 풀어낸다. 영국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의 계보를 잇는 항공문학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저자는 비행이 끌리는 이유로 ‘높이에 대한 영원한 동경’과 자유, 그리고 고독을 꼽는다. 시공간의 변화를 느끼게 되는 조종석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지상과는 다른 인상을 선사한다. 책은 각국의 공역과 하늘길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한다. 알파벳 대문자의 다섯 글자 코드로 구성된 항공 경로의 웨이포인트(위치명) 중에는 찰스 슈츠의 만화 주인공 ‘스누피’을 딴 이름부터 바비큐, 미국 랩가수 에미넴도 있다. 조종사들이 조종실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 두꺼운 스키 양말을 신고 비행기를 몬다는 소소한 얘기부터 잠옷 차림으로 담요와 베개를 들고 텅 빈 객실로 둥지를 트러 가는 밤의 일상, 지평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강렬하게 반짝이는 별과 행성의 경이로운 풍경을 묘사한 글솜씨도 탁월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개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개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고 싶었다

    “잘못된 선택들이 개인과 우리 사회, 우리 현대사에 어떤 비극을 만들었는지, 그래서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신나게 까불고 비꼬고 조롱하는 영화 선호 영화 ‘더 킹’은 권력의 달콤함에 빠진 정치 검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통렬하게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남북 공조수사 소재의 액션물 ‘공조’와 함께 쌍끌이 흥행 중인 이 작품은 이르면 이번 주말 ‘공조’의 뒤를 이어 누적 관객 500만명을 넘어선다. ‘더 킹’의 흥행은 전두환 정권 때부터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현대판 우화로 풀어낸 한재림(42) 감독의 연출력과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등의 열연이 어우러진 결과다. “전작 ‘관상’(2013)은 한 인물이 역사 앞에서 패배하는 것을 보여 주며 패배의 카타르시스를 주려던 작품이에요. 스토리를 잘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고 오버하지 않고 무난하게 찍은 상업 영화죠.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런 방법론에 질린 면이 있었어요. 원래 신나게 까불고 비꼬고 조롱하는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하게 된 작품이 ‘더 킹’이에요.” ●전문가 평가서 호불호 크게 갈려 한때 혼란 미리 500만명 돌파 이야기를 꺼냈더니 상상만 해도 웃음꽃이 핀다며 한 감독은 쑥스러워했다. ‘관상’으로 천만 관객을 넘봤던 경험이 있는데 만족의 정도가 낮은 것 아닐까. 그런데 낙관할 수 없었다는 답이 돌아온다. 별 네 개 평점도 많았으나 별 두 개도 못지않게 많았다. 전문가 평가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려 혼란스러웠다는 고백이다. 설 연휴에 손익분기점(350만명)을 넘기고서야 비로소 졸였던 마음을 풀어 놓았다고. “‘내부자들’ 같은 작품을 기대했는지 리얼리티에 대한 지적이 있었어요.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다큐멘터리적인 터치를 활용하긴 했지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방법이 우화이다 보니 사실 재현이나 디테일, 고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죠.” 그러고 보니 실제와는 다른 검찰 엠블럼에다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전략부라는 검찰 내 부서를 새로 만들어 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리사욕에 따라 판단하는 1%의 정치 검사와 양심에 따라 합리적 판단을 하는 나머지 99%의 검사를 분리하려고 한 거예요. 99%의 노고를 왜곡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선후배 중에 검사가 있는데 영화를 보고는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검사의 모습을 지켜 준 것 같아 안심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2014년 시나리오 완료… 지금 시국 예상 못해 지난해 여름 촬영을 끝낸 작품이지만 이후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과정과 무척 닮아 있는 장면들이 곳곳에 깔려 있다. 그래서 시류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2013년부터 준비해 이듬해 시나리오를 마무리했어요. 지금 시국을 예상할 수도 없었죠. 일련의 상황들이 터졌을 때 혼란스러웠지만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게 맞다고 마음먹었죠. 오히려 들어낸 장면도 있어요. 주인공들이 얼마나 망가지고 부패했는지 보여 주기 위해 말을 타고 도심을 질주하는 장면이에요. 관객들을 영화에서 빠져나오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연애의 목적’(2005)과 ‘우아한 세계’(2007), 첫 두 작품은 호평에 흥행이 따라가지 못했지만 ‘관상’에 이어 ‘더 킹’까지 연달아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감을 잡은 느낌이다. “영화를 처음 할 때는 남들이 보고 싶든 말든 제가 쓰고 싶고 보여 주고 싶은 것을 했어요. ‘우아한 세계’가 생각보다 잘 안 되며 많은 생각을 했죠. 그때부터 제가 좋아하는 것과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의 접점을 찾으려고 고민했어요.” 차기작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할 즈음이 아닐까. “이번에 좀 요란한 영화를 했으니 다음에는 차분하게 풀어 가면서도 묵직한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이제 ‘더 킹’을 잘 보내 주고 열심히 찾아봐야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영애x송승헌 ‘사임당’ 첫방, 알고보면 더 재밌다 ‘관전포인트 넷’

    이영애x송승헌 ‘사임당’ 첫방, 알고보면 더 재밌다 ‘관전포인트 넷’

    ‘사임당, 빛의 일기’가 첫방을 앞두고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예정. 제작단계부터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인만큼 ‘사임당’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1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이영애와 ‘조선판 개츠비’ 송승헌 이영애가 안방극장을 찾은 것은 ‘대장금’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다. 고심 끝에 고른 ‘사임당’이라는 작품에서 이영애는 사임당과 서지윤이라는 1인 2역으로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상호 PD와 박은령 작가가 “이영애는 사임당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사임당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송승헌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포인트. 사극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배우 중 하나인 송승헌이 불꽃같은 삶을 산 ‘조선판 개츠비’ 이겸을 통해 이전과는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풀어낸, 누구도 몰랐던 사임당의 이야기 1,2회 연속 방송으로 휘몰아칠 ‘사임당’은 첫 회부터 강력한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임교수를 꿈꾸던 시간강사 서지윤이 이태리에서 찾은 자신의 모습과 꼭 닮은 미인도와 사임당의 일기를 매개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타임슬립’이라는 코드를 차용하고는 있지만 여타의 작품에서 등장한 ‘타임슬립’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단순히 시간적인 이동이나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오는 형태의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퓨전 사극이다. 특히 그동안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로 인식해왔던 것에서 탈피해 ‘워킹맘’과 ‘천재적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사임당’은 여자로, 예술가로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던 여자 사임당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영애 역시 “‘사임당’이라는 작품으로 우리가 정해놓은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과거나 지금이나 엄마로서의 고민은 같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에서 오는 설렘이 있다. 보시면서 다양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오윤아, 김해숙 부터 신예 박혜수, 양세종까지. 드라마 이끄는 명품 캐스팅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방대한 이야기의 곳곳에 연기력과 내공을 모두 갖춘 역대급 명품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우선 과거 조선시대에는 신예 박혜수와 양세종이 어린 사임당과 어린 이겸으로 분해 극 초반을 이끈다. 두 사람은 신선하고 풋풋한 매력으로 국민 첫사랑 커플 등극을 예고한다. 양세종은 현대 분량에서 사임당의 일기와 금강산도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시간강사 이영애의 조력자 한상현으로 1인2역까지 소화하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겸과 대립관계를 이루는 민치형 역의 최철호와 치형의 부인인 휘음당 최씨를 맡은 오윤아가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사임당의 운명을 결정지은 아버지이자 문신 신명화 역에 최일화가 캐스팅 되었으며, 남편 이원수 역에 윤다훈이 출연한다. 현대에서는 서지윤의 시어머니로 출연하는 김해숙과 한국미술사학회장인 민정학 역의 최종환, 선관장 김미경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이경진, 박준면, 이해영, 홍석천 등 내공있는 명품 배우들이 연기 열전을 펼친다. #눈을 뗄 수 없는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사임당’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기 위해 1년여의 촬영 기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닌 것은 물론 이태리의 이국적인 풍광까지 담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또한 당대 천재 화가 사임당을 다룬 만큼, 한복 고증을 비롯해 한국 전통 예술을 그려내는데 있어 고심을 거듭했다. 시대 배경을 무시한 의상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던 사극이 적지 않았기에 ‘사임당’은 더욱 철저하게 시대 고증에 힘썼다. 또한 작품을 위해 한 달 여 배운 이영애의 그림 솜씨와 송승헌의 거문고, 그림, 글씨 등에도 주목할 만하다. 휘음당 최씨를 연기하는 오윤아 역시 그림과 한국무용을 드라마 안에서 펼쳐 보일 예정이다. 100% 사전제작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인 ‘사임당, 빛의 일기’는 26일 목요일 밤 10시 1,2회 연속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성북구, 600년前 누에농사 풍년 빌던 선잠단 유적 발굴

    성북구, 600년前 누에농사 풍년 빌던 선잠단 유적 발굴

    조선 태종 때 축조한 원형 추정 무형유산 선잠제향 복원도 추진 서울 성북구는 조선시대 국가 제례시설인 선잠단 유적을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선잠단은 역대 왕비들이 누에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누에신에게 제를 올리던 곳으로 의생활을 중요하게 여기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장소다. 구 관계자는 “조선 태종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선잠단은 1908년 신위를 사직단으로 옮긴 뒤 주변에 민가가 들어서고 개발이 진행되면서 원래 모습을 잃었다가 이번에 발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굴은 구의 선잠단지 복원화 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구는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을 조사기관으로 선정해 지난해 11월 말까지 선잠단지 1147㎡를 발굴했다. 현재 발굴된 부분은 선잠단 동쪽 구역으로 조선 태종 연간에 축조한 선잠단의 원형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구 관계자는 “발굴 사업에서 제단시설의 일부인 북유(北?)와 남유(南?)를 온전하게 확인했다”면서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확한 조성 연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북구는 향후 주변 환경과 한양도성 및 성북동의 역사성을 충분히 고려해 복원 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다. 선잠단 복원과 함께 무형문화유산인 선잠제향의 복원도 함께 추진해 유·무형 유산이 결합된 전통 국가제의도 복원한다는 복안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선잠단 복원 사업은 인근 역사문화지구 성북의 가치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고증과 복원을 거쳐 선잠단지를 역사교육 체험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용산공원 내 건물 활용안 전면 재검토… 위수감옥 등 가치 있는 80여개만 보존

    용산공원 내 건물 활용안 전면 재검토… 위수감옥 등 가치 있는 80여개만 보존

    부처 간 나눠먹기 비판 여론에 1200개 보존·재활용·철거 분류 역사·민족·생태성 검토 후 조성 정부가 서울 용산공원 안에 있는 기존 건물 활용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2027년으로 못박았던 공원 완공 시기도 ‘완성’이라기보다는 기본틀을 마련하는 기간으로 잡았다. 국토교통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용산공원 조성 기본방향’을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용산공원 안에 마구잡이로 세워진 1200여개 건축물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어 보존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80여개만 남기고 모두 철거된다. 건물 신축도 전면 금지되고 남산과 이어지는 자연 지형이 복원된다.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가 각종 박물관으로 사용하려던 보존 건물 재활용 계획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설익은 보존 건축물 활용 방안 검토안이 공개되면서 부처 간 ‘나눠먹기식’ 활용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국토부는 모든 건물을 원형 보존, 재사용, 해체 대상으로 분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위수감옥, 78연대 행정건물 등은 고증을 거쳐 원형대로 보존, 전시관이나 문화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하벙커 등은 용산 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AFKN코리아 시설과 실내 체육관 등은 방송시설 및 편의시설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미군 장교 숙소 일부는 카페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 밖의 미군 창고나 사병 숙소 등은 해체하는 등 방안이 유력시된다. 국방부·전쟁기념관·한미연합사령부는 일단 존치된다. 드래곤힐호텔도 미군기지 이전과 관계없이 미군의 요청으로 그대로 남는다. 국토부는 내년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끝나면 그동안 조사가 어려웠던 토양, 지하벙커, 건물 내부 등을 추가로 조사해 공원 조성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골프연습장, 야구연습장 등은 모두 없애고 지형도 남산에서 뻗어 내린 옛 구릉을 살릴 방침이다. 국립박물관 옆에는 대규모 호수공원이 들어선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용산공원 조성 방향은 역사·민족·생태성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며 “현장조사가 필요한 부분은 미래 세대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설계안의 확정을 최대한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또 “용산공원 발전 방향을 논의할 심층 토론회를 정례화하고 서울시 등과 실무협의회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서울시 인권현장 38곳 표지석 설치

    서울시 인권현장 38곳 표지석 설치

    ‘직선제 개헌’을 끌어낸 ‘6·10 민주항쟁’ 현장과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한 터 등이 인권현장으로 기록된다. 서울시는 17일 국가 폭력과 인권 탄압에 맞서 싸운 역사 현장 38곳에 ‘인권현장 표지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표지석은 인권현장 특성에 따라 시민저항 관련 23곳, 국가 폭력 8곳, 제도적 폭력 7곳 등 3개 테마로 나눠 각각 원형, 역삼각형,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표지석에는 서울시 인권 로고와 현장 명칭, 현장을 소개하는 짧은 문구 등이 국문과 영문으로 적혔다. 시는 1894년부터 2000년 사이 인권 역사에서 중요한 현장 가운데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43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공사 중이거나 정확한 현장 위치를 고증하고 있는 5곳을 제외한 38곳에 먼저 표지석을 놨다. 또 시청 신관 왼쪽 보도에 서울 지도 모양의 ‘인권서울기억지도’ 조형물을 설치해 인권현장 위치를 알 수 있게 했다. 시는 인권현장을 시민이 탐방하도록 7개 도보 탐방 코스도 개발했다. 인권현장 도보 탐방 코스는 ▲민주화(4월길·6월길) ▲노동(구로길·전태일길) ▲사회연대(여성길·시민길) ▲남산(자유길) 등 4개 테마로 짜였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6·10 민주항쟁 현장’ 등 서울 시내 곳곳 인권현장 38곳에 표지석 세워

    ‘6·10 민주항쟁 현장’ 등 서울 시내 곳곳 인권현장 38곳에 표지석 세워

    ‘직선제 개헌’을 끌어낸 ‘6·10 민주항쟁’ 현장과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한 터 등이 인권 현장으로 기록된다. 서울시는 17일 국가 폭력과 인권 탄압에 맞서 싸운 역사 현장 38곳에 ‘인권현장 표지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표지석은 인권현장 특성에 따라 시민저항 관련 23곳, 국가 폭력 8곳, 제도적 폭력 7곳 등 3개 테마로 나눠 각각 원형, 역삼각형,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표지석에는 서울시 인권 로고와 현장 명칭, 현장을 소개하는 짧은 문구 등이 국문과 영문으로 적혔다. 시는 1894년부터 2000년 사이 인권 역사에서 중요한 현장 가운데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43곳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공사 중이거나 정확한 현장 위치를 고증 중인 5곳을 제외한 38곳에 먼저 표지석을 놨다. 또 시청 신관 왼쪽 보도에 서울 지도 모양의 ‘인권서울기억지도’ 조형물을 설치해 인권현장 위치를 알 수 있게 했다. 시는 인권현장을 시민이 직접 탐방하도록 7개 도보 탐방 코스도 개발했다. 인권현장 도보 탐방 코스는 ?민주화(4월길·6월길) ?노동(구로길·전태일길) ?사회연대(여성길·시민길) ?남산(자유길) 등 4개 테마로 짜였다. 코스마다 1∼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식민성에 갇힌 역사학, 해방은 언제 오나

    식민성에 갇힌 역사학, 해방은 언제 오나

    한국 역사학의 기원/신주백 지음/휴머니스트/448쪽/2만 3000원 한국 역사학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로 인한 식민성과 분절성, 그리고 분단성에서 자유롭지 않은 ‘구속된 학문’이라는 점에서다. 역사학이 여타 다른 학문보다 해명해야 할 부분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해방 이후 70년이 흘렀지만 극복되지 않는 식민사관 또한 이중적 성격을 띠고 있다. 식민주의를 근대의 일부로 여겨 우리 역사학을 근대 역사학의 산물로 위치 짓는 시각부터 반대로 예외적인 역사 인식으로 간주하며 근대 역사학의 영역에서 배제하는 경향까지 상호 모순적 접근도 공존한다. 이 책은 19세기 말부터 1950년대까지의 ‘한국 역사학의 역사’를 제도와 주체, 역사 인식이라는 세 측면에서 세세히 관찰하며 그동안 축적된 역사학의 지형들을 더듬어 나간다. 저자는 우리 역사학의 식민성이 내재화되는 과정을 좇는다. 박은식의 ‘한국통사’, 정인보의 ‘조선사연구’(서울신문사), 안재홍의 ‘조선상고사감’(민우사) 등의 민족주의 역사학과 식민주의 역사학의 대립 구도를 짚어 내는 동시에 일제에 포섭되어 간 우리 역사학의 부끄러운 장면들을 되살려 낸다.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의 “영구적 근본적인 사업은 조선인의 심리연구이자 역사적 연구로 저들의 민족정신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라는 발언대로 총독부는 한반도 강점 초기부터 조선 역사에 적극 개입해 왔다. 바로 식민지 지배담론을 장악하려는 ‘관제 사학’의 탄생이다. 조선의 역사 기술을 통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한 총독부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이끌 중심축으로 경성제국대학을 활용한다. 1926년 4월 경성제국대학 시업식. 초대 총장인 핫토리 우노키치는 “지나문화와 조선문화가 일본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최적의 땅이 경성”이라며 “여러 방면에 걸쳐 조선연구를 행하여 동양문화연구의 권위가 되어 달라”고 훈시한다. 저자는 경성제국대학이 식민지 조선의 차별적 고등교육체계의 최고 정점에 위치하며 일본 도쿄제국대학이 소화하는 서구 학문체계와 내용을 조선인 사회에 유입시키는 창구 역할을 했다고 규정한다. 경성제국대학 사학과 개강 당시 조선사 강좌 교수는 조선사학 최초의 박사였던 이마니시 류와 총독부 학무국 편찬과장을 지낸 오다 쇼고다. 두 사람 모두 조선사편찬위원회와 조선사편수회의 위원으로 식민주의 역사학 형성에 관여했다. 이마니시 류는 단군이 고려 중기에 이르러 개국시조로 가작됐다고 봤고, 오다 쇼고는 조선사에서 단군과 기자 항목 기술을 배제시켰다. 저자는 “1929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경성제국대학 사학과는 식민주의 역사학을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 지점에서 들여다볼 인물이 총독부의 조선사 집필에 참여하며 일제의 제도권 사학 주축이 된 이병도다. 그는 해방 이후 역사학계 주류로 떠오른 이른바 ‘서울대학파’의 학맥을 대표하는 ‘학문 권력’이 된다. 식민성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역사학이 ‘국사’(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등 3분과 체제로 고착된 건 명백히 일제에 의해 이식된 잔재다. 동북아시아 국가 중 역사를 3분과 체제로 나눈 건 한국과 일본뿐이다. 저자는 이를 제도로서의 ‘식민성 내재화’로 규정한다. 저자는 한국 역사학의 식민성이 해명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로 분단을 꼽는다. 민족주의 사학과 마르크스주의사학은 좌우 대결과 6·25 전쟁을 거치며 사라졌다. 분단은 한국 사회에서 서로 다른 이념 간의 체제 갈등을 압축하는 말이자 ‘역사적 사실’과 인식을 지배하는 강력한 잣대로 작동했다. 저자는 “분단 체제는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학계를 문헌 고증사학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일원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는 역사학계 내부에 고착화된 식민성을 되돌아볼 기회마저 놓치게 했다”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늘의 눈] 재난과 문화재, 재산권과 시민권/이재연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재난과 문화재, 재산권과 시민권/이재연 사회2부 기자

    지난해 봄 영국 런던에서 짧게 어학 공부를 했다. 중심지인 러셀스퀘어 바로 길 건너의 5층짜리 학원 건물은 빅토리아 양식으로, ‘200년이 다 돼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이라며 학원 자랑이 대단했다. 하지만 역사 따위와 별개로 일상은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내부 인테리어·시설을 거의 원형대로 보존한 탓에 계단은 가파르고 엘리베이터는 겨우 4명이 들어서면 꽉 찼다. 무엇보다 건물 전체에 에어컨이 없었다! 기상이변으로 때 이른 고온현상이 찾아왔지만, 사람 열기로 후끈한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건 고작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켜는 것뿐이었다. 불평할 때마다 돌아온 대답은 “다 같이 감수해야지. 그래도 우린 자랑스러워”였다. “런던에는 이런 건물이 많다”는 설명까지 곁들여서. 하루는 수업 중 요란하게 비상벨이 울렸다. 즉시 선생님 인도 아래 학생들이 일어나더니 일사불란하게 비좁은 계단을 타고 대피했다. 우왕좌왕하거나 뭉그적대는 기색도 없었다. 한두 달에 한 번씩 하는 화재대피훈련. 오리엔테이션 때 “놀라지 말고 줄 맞춰서 건물 바깥으로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예외는 없으니 반드시, 꼭 나오라”는 신신당부를 들었지만 막상 닥치니 귀찮았다. 구시렁대며 빠져나왔더니 눈앞 풍경이란. 반별로 일렬로 맞춰 서 있고, 살수차를 끌고 온 소방관들은 학생들과 ‘1, 2, 3, 4…’ 머릿수를 세고서 대피 인원이 맞는지 교사마다 일일이 확인을 했다. 연습이지만 실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소방훈련 때 건물 안 모든 인원을 5분 안에 대피시켜야 하고, 모두 대피했다는 확인 보고까지 마쳐야 한다”고 했다. 100년 이상 오래된 건물이 많은 영국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 상황이 낯선 외국인에게 한 소방관이 윙크하면서 “런더너들에게는 시내 건물 85% 이상이 잿더미로 변했던 350년 전 런던 대화재의 트라우마가 세대를 지나도 생생히 전수됐다”며 “그래서 학교 재난 교육부터 철저하다”고 알려 준다. 태풍 ‘차바’로 부산의 대표적 부촌 해운대 마린시티가 바닷물이 넘쳐 초토화됐다. 조망권과 집값 하락을 이유로 일부 주민·상인들이 반대하면서 애초 3m였던 방수벽이 1.2m까지 낮아진 게 주원인이라고 한다. 부산시가 이곳에 높이 7m짜리 방파제를 예산 665억원을 들여 지을 예정인데 ‘주민 스스로 반대한 무방비 지역에 왜 혈세를 투입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찮은 것 같다. ‘불편하기 짝이 없던’ 런던 생활과 영국인들이 불쑥 생각났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송파구 ‘한성백제’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주민 반대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왕궁·성터 등 역사적 고증이 불충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결국 논란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로 귀결된다. 이미 20여년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집값 인상 혜택을 못 봤는데 충분히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 행정은 어림없는 시대다. 하지만 재산권을 중심에 놓은 시민권의 범위 혹은 그 정당성의 경계에 대해 우리는 항상 큰일을 치르고 나서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이웃과의 동거, 과거와의 동거를 택하는 격 높은 시민, 설득 잘하는 정부가 부럽다. oscal@seoul.co.kr
  • 220년 만의 ‘정조대왕 능행차’ 서울~수원 45㎞ 전 구간 재현

    서울시와 경기 수원시가 창덕궁을 출발해 수원 화성행궁까지 가는 ‘정조대왕 능행차’를 8~9일 재현한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정조대왕 능행차는 수원시 대표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로 조선 제22대 정조가 1795년 행했던 ‘을묘년화성원행’을 원형 그대로 재현하는 행사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화성행궁까지 이르는 2~3㎞ 구간에서만 재현됐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서울 창덕궁을 출발해 배다리를 건너고 안양시와 의왕시를 지나 수원 지지대 고개를 통해 화성행궁까지 이르렀던 45㎞ 전 구간을 재현한다. 1997년 나란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각별한 인연이 있는 창덕궁과 수원화성이 이번 능행차로 연결되는 셈이다. 첫날인 8일 오전 9시 창덕궁을 출발해 숭례문과 서울광장, 노들섬, 노량행궁을 거쳐 오후 6시 서울 금천구청 옆 시흥행궁지에 도착한다. 서울광장에서는 정조대왕이 시민들과 인사하고 혜경궁 홍씨에게 배례하는 의식을 치르고, 노들섬에서는 정조가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 다반을 올린 것을 재현한다. 둘째 날인 9일 오전 9시에 금천구청을 출발해 만안교, 안양역(안양행궁지), 의왕시(사근행궁지), 지지대고개, 화성행궁을 거쳐 오후 6시 30분 연무대에 도착한다. 전체 행렬 구간 47.6㎞, 총참여인원 3069명, 말 408필이 동원되는 역대 최대 규모다. 수원시는 처음 공동으로 재현하는 만큼 창덕궁 출궁의식과 배다리 등을 고증해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이상훈 수원시 문화체육국장은 “서울과 안양·의왕시 등 관련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정조대왕 능행차의 전 구간을 최초로 재현하게 돼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추사 김정희도 힐링했다는 백사실계곡 별장터 찾아 시간 여행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추사 김정희도 힐링했다는 백사실계곡 별장터 찾아 시간 여행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산업노동분과 세부선정기준에 따르면 개별 건조물보다는 산업활동 간 상호 유기적 관계를 갖는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도시산업사에서 상징성이 높은 건물은 개별 선정이 가능하다. 공산품의 경우 최초 제품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야 하고 동상·탑·기념물인 경우 예술적 가치만을 고려한다. 서울의 산업화와 노동현실을 다룬 문학작품도 지정할 수 있다. 다음엔 시민생활분과 세부선정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입추, 처서, 백로 등 가을 절기가 모두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웠던 지난달 10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홍지문과 탕춘대성(서울시 유형문화재 33호)에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아홉 번째 답사가 오전 10시 시작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생소하게 마주한 성과 성문 앞에서 배건욱(47)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에 귀를 쫑긋 세웠다. 홍지문·세검정 현판은 박정희 친필전국 21개 문화재에 흔적… 가장 많아 “홍지문,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산성 명칭을 탕춘대성이라고 한 것은 현재 세검정이 있는 동쪽 100여m 되는 산봉우리에 탕춘대(蕩春臺)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탕춘대는 연산군이 1506년 이곳에 누대(樓臺)를 지어 연희 장소로 삼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영조 때는 무사들을 훈련시키는 연융대(鍊戎臺)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세검정 정자를 지나 월드캐슬 빌라 정문 왼쪽 암벽 아래 표지석으로 남아 있다. 배 해설사는 특유의 또렷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왜란과 호란 과정에서 수차례 한양이 함락되는 수모를 겪었던 조선 왕조는 수도 방위를 전후 복구의 중심에 뒀습니다. 성 축조에는 많은 찬반 양론이 있었고 공사가 거의 완성될 때까지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신하들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서울미래유산’ 소전 손재형 옛 가옥현재는 한정식집 ‘석파랑’으로 변신 홍지문 편액은 숙종이 친필로 내렸다. 한성 북쪽 문이라서 한북문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임금이 편액을 내렸기 때문에 홍지문으로 정리됐다. 1921년 1월 문루가 주저앉은 데 이어 8월에 대홍수로 사천(모래내)이 흐르던 오간수문마저 유실된 것을 1977년 복원했다. 편액은 이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것이다. 편액 글씨와 관련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통령 친필 문화재 현판 현황’에 따르면 전국 27곳 문화재에 전직 대통령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그중 홍지문, 세검정 등 박 전 대통령 친필이 있는 곳이 21곳으로 가장 많았다. 노 의원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재복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코스에는 서울미래유산이 단 한 곳뿐이다. 종로구 홍지동 125에 있는 한정식집인 석파랑이다. 서예계 거목인 소전 손재형(1903∼1981) 선생이 말년에 작품활동을 했던 곳으로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배 해설사에 따르면 이곳은 한정식집으로 서울미래유산이 된 게 아니라 소전이 지은 옛 가옥이기 때문이다. 1985년 사용 승인된 한옥은 1989년 소유주가 소전의 딸에서 현재 석파랑을 운영하는 김주원 회장으로 변경됐다. 김 회장은 1993년부터 이곳을 한식당으로 탈바꿈시켰다. 김 회장은 “가족 잔치와 상견례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특히 한국을 찾은 외교사절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석파랑 언덕배기에는 석파정 별당(서울시 유형문화재 23호)이 있다. 소전이 이곳에 집을 지으면서 석파정(서울시 유형문화재 26호)에서 별당을 옮겨 놓은 것이다. 별당에서는 조선 후기 유행했던 중국풍 건축미를 감상할 수 있다. 배 해설사는 “별당 규모는 작지만 훌륭한 기술을 가진 한옥 장인이 최고급 자재를 사용해 지은 조선 후기 상류사회의 대표적인 별장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석파(石坡)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호로 석파정은 이번 답사 종착지인 서울미술관 뒤쪽에 있다. 원래 이 정자는 조선 말 세도가인 영의정 김흥근의 별장이었다. 흥선대원군은 이를 자신의 별장으로 만들고 싶어 고종을 하룻밤 머물게 하는 꼼수를 부린다. 배 해설사는 “당시 군신관계 관습상 군왕이 머물렀던 곳은 신하가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김흥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정자를 상납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내 안양각 뒤 바위에 ‘삼계동’이란 각자(刻字)가 있어서 ‘삼계동 정자’로 불리다가 대원군이 차지하면서 자신의 호를 딴 석파정(石坡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 코스의 테마는 ‘도심의 쉼터 부암동’이다. 서울 시내에서 몇 안 되는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동네다. 그래선지 예부터 세도가들의 별장이 많았다. 부암동 동명은 부암동 134에 부침바위(付岩)가 있던 데서 유래됐다. 부침바위에 다른 돌을 자기 나이 숫자대로 문지르다 붙여서 떨어지지 않으면 잃어버린 아들을 찾거나 사내아이를 얻는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높이 2m 정도 되던 바위는 1960년 자하문 도로공사 때 깨뜨리기 전까지 서 있었다. 지금은 이 바위를 기념하는 비슷한 크기의 석조 조형물이 세검정 삼거리에 있고 표지석은 부암동 유원빌라 근처에 있다. 답사단은 세검정(서울시 기념물 4호)과 조선시대 궁중, 중앙관청에서 쓰는 종이를 만들던 조지서 터를 지나 세검정초등학교 안으로 들어섰다. 운동장 구석진 곳에 있는 장의사(莊義寺) 당간지주(보물 235호)를 보기 위해서다. 장의사는 황산벌 싸움에서 전사한 신라 화랑 장춘랑과 파벌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당간지주란 절 입구에 깃발을 거는 기둥인 당간을 받치는 돌기둥을 말한다. 운동장 한쪽에 높이 3.63m의 거대한 석주 두 개가 단단하게 박혀 있다. 신라의 화랑 넋 기리는 ‘당간지주’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 위치한 ‘보물’ 답사에 참여한 류창국(46)씨는 “당간지주를 바라보고 있자니 신라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고 두 화랑의 기백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의사는 연산군이 일대에 탕춘대를 만들면서 폐사되고, 이 터에는 ‘이괄의 난’의 영향으로 인조 2년(1624년)에 총융청이 자리잡았다. 총융청은 한양도성 외곽 경기지역 경비를 맡아 오다 고종 21년(188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세검정초등학교 담장 중간쯤 총융청 표지석이 있다. 답사단은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백사실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본격적인 도심의 쉼터로 들어가기 위함이다. 부암동 마을정자인 신영정을 지나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이정표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한다.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거대한 바위 위에 지어진 현통사를 지난다. 종로구 부암동 115 일대 백사실계곡은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된 도심 청정구역이다. 북악산 북사면에서 발원한 계곡물에는 도롱뇽, 가재, 무당개구리 등이 서식한다. 1800년대 별서 유적지인 백석동천(명승 제36호)이 각자로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별장터는 백사 이항복의 소유였다는 설이 많으나 고증되지 않았다. 후일 추사 김정희가 이 터를 사들여 새롭게 별서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옛 문헌에서 찾아냈다. 백사실계곡이 도심 속에 깨끗하고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답사단이 찾은 이날 역시 계곡 밖은 햇볕이 이글거렸지만 이곳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녹색그늘’로 시원했다.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백석동천’(白石洞天)의 호방한 각자가 풍광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어머니와 부인, 딸 등 일가족과 함께 나온 이영기(41)씨는 “평소 무심코 지났던 곳에 대해 역사적 배경이 담긴 해설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 시니어클럽에서 활동하는 이재원(63)씨는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클럽 어르신들을 백사실계곡에 모시고 와서 설명해 드리고 싶어서 먼저 배우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창의문(보물 1881호)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한양도성 백악구간이 훤하게 보인다. 멀리 백악의 가파른 산세를 좇아 도성을 쌓았을 조선 민중들의 거친 숨소리가 메아리로 들리는 듯하다. 서울 사소문 중 하나이자 자하문이란 예쁜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창의문에 다다랐다. 사소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귀한 유적이다. 인왕산 산세가 흡사 지네 같다고 해서 홍예문 천장에는 지네의 천적인 닭이 그려져 있다. 안평대군 이용의 별장인 무계정사(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가 있던 터에 이르자 한옥채 공사가 한창이었다. 명필이었던 안평대군이 남긴 ‘무계동’(武溪洞)이라는 각자가 이곳이 무계정사가 있던 터라는 것을 증명했다. 바로 옆은 문인 현진건의 집터가 있다. 답사단은 마지막 지점인 석파정이 있는 서울미술관에 도착했다. 몇 해 전 개인에게 팔린 뒤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입장권을 사야만 대원군의 별장을 오롯이 볼 수 있다. 아쉽지만 배 해설사가 준비해 온 사진으로 답사 갈증을 풀었다. 배 해설사는 “부암동이라는 공간은 조선시기 한양도성 너머에 있어 도성 배후지 역할을 했고 개발도 많이 됐지만 그래도 고유 모습을 꽤 간직한 곳이다. 특히 백사실계곡은 자연을 잘 간직하고 있고 일급수지의 청정지역이자 다양한 시간을 넘나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답사를 마무리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마로니에북스 만화 ‘토지’ , 소설 ‘토지’를 만화로… 원작의 감동과 시각적 재미 담아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마로니에북스 만화 ‘토지’ , 소설 ‘토지’를 만화로… 원작의 감동과 시각적 재미 담아

    박경리 대표 대하 소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한국 현대 문학 100년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소설로 손꼽힌다. 그 문학적 가치를 언급함에 대한민국의 대표 소설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광활한 국내외적 공간, 수많은 등장인물, 연재부터 탈고하기까지 걸린 26년의 집필 기간, 원고지 3만 매가 넘는 기록적인 분량 등으로 완독하기는 쉽지 않다. 마로니에북스(www.maroniebooks.com)는 토지 편찬위원회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정본 작업을 진행한 정황을 토대로 토지 편찬위원회 교수진들과 함께 작가의 의도와 가장 가까운 토지를 출간하기 위해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작가 고유의 목소리를 살렸을 뿐만 아니라 여러 판본의 전권을 일일이 비교·검토하며 수정되지 않은 오류와 왜곡들을 바로잡았다. 이렇게 완성된 소설 토지가 총 17권의 만화로 재탄생했다. 만화 ‘토지’는 만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과 스타일로 원작 토지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며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뿐만 아니라 원작의 감동까지 섬세하게 담아냈다. 문학이 가진 문학성도 제대로 살렸다. 또한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 있다. 마로니에북스 관계자는 “소설 토지를 만화화한 것은 근대화 이전 시대의 한국의 풍경을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더 재밌고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의미”라며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정서와 삶을 뒷세대 독자들에게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사·건축양식·복식사·문화사 등을 보여 줄 수 있고 역사적 고증 사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02-741-9191.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에 유린당한 한서린 남산 기슭… 애국지사 동상 ‘혼’ 달래는 호국의 길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에 유린당한 한서린 남산 기슭… 애국지사 동상 ‘혼’ 달래는 호국의 길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정치역사분과 세부 선정 기준에 따르면 당시 흔적이 모두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는 경우 미래유산 선정보다는 표지석, 지도 표시 정도로 기념한다. 동상, 탑, 기념물의 경우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예술적 가치만을 고려한다. 분묘의 경우 가옥에 비해 보존 중요도가 낮고 인물 평가에 따른 논쟁을 우려해 미래유산 선정에서 제외한다. 다음번엔 산업노동분과 세부 선정 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 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다음 답사는 경희궁에서 모여 돈의문터, 경교장, 충정아파트, 아현동 가구거리, 성우이용원 등을 돌아본다. “제가 문화재청 문화지킴이 활동도 하고 순찰을 하면서 이 지역 문화재도 수시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서울미래유산 탐방답사 8회차 모이는 장소가 지하철 3호선 동국대입구역 6번 출구 장충파출소 앞이었다. 플래카드를 걸고 있자니 한 경찰관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플래카드 거는 위치가 잘못돼서 지적하러 나온 줄 알았더니 괜찮으니 계속하란다. 경찰관은 자신을 서울 중부경찰서 소속 위시환 경위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문화재 사랑은 물론 김성섭 중부경찰서장의 ‘우리 동네 바로 알기’ 시책까지 알려 준다. 거기다가 중부경찰서가 펴낸 ‘서중경(서울 중부경찰서)의 역사산책’이란 책자까지 한 권 건넨다. 책자는 지역 문화재와 동네마다 감춰진 이야깃거리를 140쪽 분량으로 소개한다. 김성섭 서장은 발간사에서 “동네 역사를 알아야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치안 시책을 펼 수 있다고 생각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치안에 인문학을 결합시킨 이런 발상이야말로 요즈음 말하는 융합인 셈이다. 1회차 정동 답사를 이끈 이필용(47) 서울미래유산해설사가 두 달 만에 기가폰을 목에 걸었다. 일제가 뽑아 버렸던 ‘장충단비’ 을미사변·갑신정변 때 희생된 영령 기려 이 해설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기업팀 매니저로 일하면서 짬을 내 한양도성 길라잡이 활동 등을 하는 베테랑 문화해설사다. 이 해설사가 일행을 처음 멈춰 세운 곳은 1900년(광무 4년)에 세워진 장충단비(서울시유형문화재 제1호) 앞이다. 장충파출소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비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을 비롯해 갑신정변, 임오군란 때 희생된 영령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을미사변 때인 1895년(고종 32년)에는 궁내부 대신 이경직과 시위대장 홍계훈 등 많은 병사들이 일본군에 의해 희생됐다. 고종은 이곳에 사전(祠殿) 1동과 부속건물 2채를 세워 장충단을 꾸몄다. 대한제국시절 봄, 가을 두 차례 지내던 제사를 일본의 통감부가 설치된 뒤 1908년 중단됐다. 1910년에는 장충단을 폐사하고 비석도 뽑아 버렸다. 항일 감정을 자극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조선총독부는 1919년부터 벚꽃을 잔뜩 심고 1920년대 후반에는 장충단공원을 조성했다. 뽑힌 장충단비는 1945년 해방과 함께 현 신라호텔 자리에 세워졌고 1969년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신라호텔 자리에는 일본의 조선총독부가 1909년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된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기 위해 1932년 그의 이름을 딴 사찰 박문사를 들여놓았다. 이 해설사는 “일제가 박문사를 지으면서 경복궁 석재와 목재를 뜯어 왔고 경희궁 정문 흥화문을 가져와 정문으로 사용했다”면서 “심지어 상하이 사변 때 죽은 일본군 육탄 3용사 동상을 세워 대륙침략 정신교육 전진 기지로 삼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육탄 3용사는 아사히신문이 2007년 6월 13일 당시 보도가 엉터리였다고 오보를 인정한 바 있다. 이 해설사는 “박문사를 지은 일본 다이세이(大成) 건설이 후일 신라호텔까지 지었다”며 “이 역사적 연결성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덕꾸러기가 돼 버린 ‘수표교’ 청계천 공사로 옮긴 뒤 돌아가지 못 해 장충단에 박문사를 짓듯 일제는 원구단을 허물고 철도호텔(현 웨스턴조선호텔)을 짓고 창경궁을 동물원인 창경원으로, 경희궁(경덕궁) 자리에 경성중학교를 세우는 식으로 우리 문화재를 짓밟았다. 장충단비 지근 거리에 수표교(서울시유형문화재 제18호)가 보인다. 이 해설사는 일행을 다리 아래로 안내했다. 대부분 다리 밑을 처음 구경한다고 웅성거렸다. 다리 상판을 이고 있는 교각에는 경진지평(庚辰地平) 각자(刻字)가 있다. 1760년에 글자를 새겨 넣고 네 단계로 수위를 관리했다. 수표교는 원래 청계천에 있었는데 복개공사 때문에 1958년 옮겨졌다가 1965년 현 자리에 놓여졌다. 엉뚱한 곳에서 천덕꾸러기처럼 서 있는 수표교가 언제쯤 청계천으로 되돌아갈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장충단에는 유난히 동상이 많다. 이준 열사, 유관순 열사, 외솔 최현배 선생 등 모두 일제에 항거한 이들이다. 중구는 장충단비~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수표교~이준 열사 동상~이한응 선생비~최현배 선생 기념비~유관순 열사 동상~3·1독립운동 기념탑~국립극장~김용환 지사 동상~자유센터로 이어지는 길을 ‘호국의 길’로 이름 지었다. 일제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한 남산 기슭에 이들을 모셔 혼이라도 달래려 한 게 아닐까 추측한다. 조선 인조 때 만들어진 ‘국궁도장’활 쏘며 심신 수련하는 생활체육인 모여 남산 자락을 오르기 시작하다 보니 석호정 활터 표지석이 나타났다. 조선 인조 때인 1630년쯤에 만들어진 국궁도장이다. 1970년 서울시와 서울정도600년고증위원회의 배려로 표지석 자리보다 위로 올라가 남산순환도로 옆에 자리잡았다. 이날도 활을 쏘며 심신을 수련하는 생활체육인들이 여럿 나와서 국궁을 즐기고 있었다. 사대(射臺) 앞에는 습사무언(習射無言)이란 글이 보인다. 활을 쏠 때 말하지 말라는 궁도구계훈 중 하나다. 가로글씨지만 우에서 좌로 읽어야 한다. 표적까지는 145m, 쏘아 올린 살이 멀어지며 순식간에 육안에서 사라진다. 답사단은 남산순환로를 통해 서울 미래유산인 국립극장을 들른 뒤 자유센터, 반얀트리 서울 호텔을 지나 한양도성길을 제법 걸었다. 반얀트리는 과거 타워호텔이란 이름을 가진 자유센터 부속 숙박동이었다. 자유센터는 1962년에 열린 아시아반공연맹 임시총회의 회의장이었고 타워호텔이 숙박시설이었던 것이다. 이날 답사에 참여한 김수경(48) 소요재 대표는 “22살 때 타워호텔에서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인턴십을 했던 추억이 있다”며 “불의의 교통사고로 꿈을 접고 고향인 부산으로 귀향해 직조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물공예와 자투리 천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예술공예를 전문으로 하는 공방을 창신동에 두고 있다. 국립극장 내려오면 미래유산 ‘군락’ 테니스장·야구장·체육관·족발골목 등 이 해설사는 “이 두 건물 모두 근대 건축계 거장 김수근씨가 설계한 것”이라며 “김수근씨는 파괴된 한양도성에서 나온 성석을 기초석이나 옹벽으로 사용하는 저급한 역사 인식을 보여 줬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해설사는 서울KYC의 한양도성 목멱구간 해설사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도성 파괴를 늘 안타까워했다. 호국의 넋이 충만한 남산 기슭을 둘러보고 다시 원점으로 내려오는 장충단로에서 장충테니스장, 장충리틀야구장, 길 건너 장충체육관과 장충동 족발골목 등 서울미래유산 ‘군락’을 만났다. 인근에 있는 남산 1호 터널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서울 요새화 계획에 따라 교통 기능보다는 방공호 목적으로 건립됐다. 이 터널로 인해 강남 개발이 가속화되는 등 건축사와 정치사적인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있다. 장충테니스장은 장호테니스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71년 지어진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의 요람이다. 장충체육관은 우리 건축설계와 기술로 지어진 최초의 돔형 체육관이다. 남매와 함께 온 김연진 경기관광공사 과장은 “이런 프로그램이 서울에서만 이뤄지는데 도보길 역사탐방을 경기도에 접목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수경 대표는 “이 프로그램은 ‘참된 미래유산’인 우리 아이들에게 선물로 전해 줄 보물지도를 그리는 일”이라며 “단순한 추억 찾기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지켜야 할 가치들을 들려주고 함께 보물지도를 그릴 때 서울미래유산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부터 이 지역 답사를 마치면 늘 태극당 제과점 쪽 먹자골목에 있는 ‘닭한마리 돼지한근’이란 곳을 들른다. 이날도 답사단 여럿이 푸짐한 김치찌개로 허기를 채웠다. 아쉽게도 70년 전통의 태극당은 아직 서울미래유산이 아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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