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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왜곡 日교과서 검정통과 파장/ 수정부분과 문제점

    3일 발표된 2002학년도 일본 중학교용 8개 역사교과서 검정결과 가장 문제가 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 교과서(후소샤·扶桑社) 발행내용 일부가 수정·개선되기는 했으나 자국중심주의적 식민사관에 입각한 역사전반의 왜곡된 시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점 검정후의 ‘모임’측 교과서는 종군위안부 문제를 한줄도 다루지 않는 등 일제의 가해행위 사실을 최소화하고 있다.조선의 군제 개혁지원을 조선의 근대화와 독립을 위한 것으로 기술하는 등 기본적으로 보수·우익적 사관에 사로잡혀 있다. 일본의 대외 팽창정책과 침략전쟁은 긍정적으로 서술한반면 일본에 불리하거나 부정적인 사실은 외면하기 일쑤다.일본의 우월성을 부각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타국의 역사는 자의적으로 폄하하고 있다. 야마토 조정의 ‘임나’ 경영을 사실인 양 크게 취급하고러일전쟁·태평양전쟁을 일본이 황인종을 대표해 백인종과 싸운 것으로 왜곡했다.또 ‘대동아전쟁’이란 용어를그대로 사용하는가 하면 이 전쟁의 목적이 아시아를 구미의 지배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즉 한국과 중국 등이 강력하게 항의한 부분은 표현의 강도나 문구 일부 등을 수정·개선하되 기본적인 역사인식은철저히 고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종군위안부 문제는 기존 7종 교과서도 이전보다 대폭 축소해 다뤘다.오사카(大阪)서적 등 4개 교과서가 이부분을 삭제했고,데이코쿠(帝國)서원·시미즈(淸水)출판등 2개 교과서는 ‘강제성’을 모호하게 하거나 완화해 표현했다. 일본측은 이에 대해 중학생에게 종군위안부 문제를 가르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집필자 스스로의 판단이라는 설명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니혼(日本)서적은 유일하게 이전 교과서보다 ‘강제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중학교 역사수업 시간이 주 4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8종 교과서 모두 현행 교과서에 비해 한국 관련 내용이 전반적으로 축소·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된 부분 ‘모임’측 교과서 검정 신청본에 들어있던‘한반도는 일본에 끊임없이 들이대고 있는 흉기’ ‘일러전쟁에서의 승리에 의해 중국이나 조선 등 아시아제국이근대국가를 지향하는 민족주의에 처음으로 눈을 떴다’는등의 극단적이고 자의적인 문구가 삭제됐다. 또 ‘한일합방’대목에서 ‘국제관계 원칙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부분은 ‘무력을 배경으로 한국내 반대를 누르고 병합을 단행했다’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일본의 만주점령·중국침략·태평양전쟁 등과 관련한 정당화·미화 부분도 상당 부분 삭제되거나 완화됐다.토지조사의 강제성과 황민화 정책,조선인의 반발,강제동원 등 식민지 지배 당시의 가혹 행위도 일정 부분 보완했다. 기존 7종 교과서에서는 강화도조약 체결의 강제성,한일합방과 한국인의 저항,식민지 시대의 가혹 행위,3·1운동 피해,관동대지진 피해 등 한국인 관심 부분이 이전보다 추가됐으나 완곡한 표현이 주를 이뤘다. 일부 교과서는 역사인식의 중요성(日本書籍·帝國出版)을강조하고, 대동아공영권 구상의 허구성(日本書籍)을 폭로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순녀기자 coral@
  • 日외상에 교과서 신중처리 요구

    한승수(韓昇洙) 외교통상부장관은 29일 오후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과 취임 인사차 전화 통화를 갖고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신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한 장관은 “올바른 역사인식에 입각한 교과서 기술이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의 기본이 된다”면서 “일본 정부가 사려깊게 대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한 장관은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를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로 불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98년 방일 이후 양국관계가 크게 진전했으나 역사교과서 문제 하나로 한·일간 우호관계가 탈선하지 않기를희망한다”고 말했다.데라다 대사는 “한국의 일부 언론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예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결과를 그렇게 나쁘게 보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도 최선을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는 반기문(潘基文)외교통상부 차관 주재로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 관련 관계부처 실무자급 대책회의를 갖고 일본측으로부터 검정결과를 통보받는대로 교육인적자원부를 중심으로 역사적사실 왜곡여부를 정밀 분석,대응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한반도 시계 100년전으로 회귀?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개방 압력을 가하며 우리의 대 북한포용정책에 제동을 건다.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함께 호전적인 극우 보수의 분위기가 인다. 남북한에 다같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부각된 중국은 우리가 타이완과 관계를 개선하거나 달라이라마의 입국을 허용하면 보복하겠다는 심한 발언을 서슴지않는다.러시아는 남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자 우리외교관을 추방한다. 우리가 민족통일을 위한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세계화 물결 속에 제2의 개방을 강요당하는 상황은,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반도가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 된 100년전 제1의 개방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한양대 최문형교수는 ‘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각축’(지식산업사 펴냄)에서 구한말 우리를 둘러싼 청·러시아의 대륙세력과 일본·영국·미국 등 해양세력의 복잡한 대립구도를 분석,복원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20세기 후반이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경쟁 시대였다면 19세기는 영국과러시아의 대결 시대였다.일본은 영·러의대립을 거꾸로 이용,1876년 강화도 수호조약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청의 종주권을 부정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를근대적 불평등관계로 바꿔놓았다.중국은 연해주를 빼앗기는 등 러시아의 위협이 증대되자 러시아와 일본을 모두 견제대상으로 규정한 종전 태도를 바꿔 일본·미국과 관계를개선하라는‘조선책략’을 1880년 우리에게 전한다. 미국이 1882년 한미조약에서 주장한 ‘한국의 독립’도 한반도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시켰다.그후 한국은 미국에 대한실망과 영국에 대한 배신감으로 1884년 러시아와도 전격수교했다. 외세를 등에 업은 개화파의 갑신정변은 3일천하로 끝나친일세력의 몰락을 초래했다.러시아가 부동항인 한국의 영흥만을 확보하려 하자 영국은 거문도 점령으로 맞섰고,러시아는 할 수 없이 동아시아 방위정책을 바꿔 시베리아 횡단철도 부설을 구상하게 됐다. 러·불·독 3국이 일본의 요동반도 점령 움직임에 항의하며 간섭한 것을 계기로 민비는 인아거일(引俄拒日)책을 채택한 끝에 결국 일본에 의해 시해된다. 아관파천,러시아가 진출 목표를 만주로 바꾸며 한반도를일본에 양보한 로젠-니시 협상,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반러친일정책으로의 선회 등의 배경도 소상히 설명한다.강화도수호조약과 갑신정변,아관파천 등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의 인식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저자는 “열강은 우리와 언제나 이해를 함께하는 우방이아니라 자국의 이해에 충실하면서 상황 변화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전략을 바꿨을 뿐”이라며 “오늘날 남북한을둘러싼 열강의 각축은 100년 전의 현실과 실제로 달라진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김주혁기자 jhkm@
  • ‘역사왜곡’ 일본 정재계 보수우익 망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일본 극우 진영의 최선봉이다.‘이론의 산실’인 셈이다. 만화가이자 이 모임의 이사인 고바야시 요시노리는 ‘전쟁론’ 등을 지어 일본 사회 저변에 그들의 논리를 침투시키고 있는 이론가이다.산케이(産經)신문은 이들의 대변지로선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을 가능하도록 헌법 9조의 개정을 꾀하는 개헌조직으로는 ‘일본회의’가 있다.서로의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이들은 치밀하게 얽혀 있다.특히 일본회의와 새 교과서 모임의 48개 전국 지부는 구성원이 일체화 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국사관을 포장한 ‘자유주의 사관연구회’와 우익단체인일본청년협의회, 일본교육연구소 등의 회원도 이중삼중으로겹쳐져 있다.새 교과서 모임의 다카하시 시로(高橋史朗) 부회장은 이들 단체의 회원이기도 하다. 정계에서는 자민당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이나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일본회의 국회의원간담회’ 등이 후방에서 지원하고 있다.히라누마 다케오,에토 세이치의원 등이 핵심인물이다.지난해중의원 선거 등을 통해 새 교과서 모임의 지부장 7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만큼 정계에서 우익세력의 뿌리는 깊다. 놀랍게도 후지쓰,캐논,도시바 등 대기업의 경영진들 다수가 새 교과서 모임의 회원이라고 왜곡교과서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넷트 21’은 주장하고있다. 또 PHP 연구소,미쓰비시 종합연구소,일본문화연구회,마쓰시타 정경숙 등 내로라 하는 재계의 연구소 등의 관계자 상당수도 이 모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왜곡 역사교과서 저지·강행 2인 인터뷰. ◆ '어린이와…' 사무국장 다와라 요시후미. “일본을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드려는 세력은 결코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저지운동을 최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 넷트 21’의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 사무국장은 “이런 교과서가일본에서 사용된다면 일본은 아시아에서 고립될 것이며 일본 정부는 물론 일본 국민 전체가 비난받을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와라 국장은 “한국 등의 비판을 의식해 문부성이 일부내용을 고쳤겠지만 그들(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역사인식 그 자체는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돼 남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을 배려해 역사를 기술해야 한다는 ‘근린제국조항’은 거의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일,중·일 관계 악화를 걱정했다. 그는 ‘새 교과서 모임’이 궁극적으로는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 만들기를 꾀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한국과 중국에 대한 행위를 침략전쟁으로 보는가’라는 NHK의 여론조사에서 ‘그렇다’(51%)는 응답이‘그렇지 않다’(11%)는 응답을 크게 웃돌은 사실을 들면서“새 교과서 모임은 역사를 왜곡시켜 교사와 학생을 바꾸고일본 사회를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새교과서…' 사무국장 다카모리 아키노리. “우리들이 마치 우익단체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한국 등에서 말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곡된 역사기술로물의를 빚고 있는 ‘새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다카모리 아키노리(高森明勅) 사무국장은 “우리들의 목적은 시민의 편에서 다양한 역사인식을 가진 교과서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채택되도록 하는 데 있다”고강변했다. 다카모리 국장은 “교과서 검정에 관한 사무 절차는 끝났다”면서 “얼마전 문부성으로부터 온 검정 의견에 대해서는 집필자나 출판사 편집부 측에서 모두 수용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부성의 수정의견에 대해서는 “역사인식이 잘못됐다고해서 수정한 것은 없으며 중학생들이 읽어서 알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중국측의 반발에 대해 “현 시점에서 내정간섭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약간의 오해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그는 “일본 언론이 교과서 검정 신청본의 일부를단편적으로 인용하면서 한국과 중국에 가장 자극적인 부분만을 떼어내 소개하는 바람에 반발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한국정부 ‘日 역사왜곡’ 시각·대책. 정부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제출한 내년도중학교 역사교과서가 문부과학성 검정을 최종 통과할 것에대비, 결과 수준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정부는 검정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일본 정부의노력한 흔적이 보일 때 발표할 ‘유감 표명’에서부터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기될 ‘재수정 요구’까지단계별로 대처할 방침이다.또 일본 정부로부터 재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정부는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이용,‘교과서 불채택 운동’도 전개한다는 복안을 준비해 놓은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역사교과서 검정상황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통보받은 내용이 없다”면서 “다만 정부는 역사교과서 최종검정 결과가 나오고 문제가 있는 왜곡된 부분이있을 때에는 이에 대해서 재수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82년 일본 교과서 왜곡파동 당시 정부는 시정이 필요한 부분을 ‘즉각 시정필요’ 등 3등급으로 나눠 일본측에 재수정을 요구,반영시킨 바 있다”고밝혔다. 그렇다고 지난 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과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 등을 무효화하는 극단의 조치는 취하지않을 방침이다.북한·중국과의 공동 대응도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역사교과서 문제 하나로 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후 순조롭게 진행돼온 한·일 우호·협력분위기가 손상되는 것이 우리로서도 그리 이익될 게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대한광장] 민주 대선후보 경쟁의 허실

    민주당 차기대권 후보를 위한 경쟁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일각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영남출신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영남후보론를 주장한다.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국민의 다수가 지지하는 인사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어야 한다는국민후보론을 주장한다. 이외에도 35년 넘게 집권한 영남은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를 양보해야 한다는 영남양보론도 불거져 나왔다.이러한와중에 차기대선은 특정인사가 킹메이커 노릇을 할 것이라는 킹메이커론도 인구에 회자한다. 이러한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에 관한 논의가 한국사회 발전에 어떠한 역사성을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박정희정부 이후 국민의 정부 출범전까지 한국사회는 인권,민주주의,사회복지,환경보호, 남북화해 등과 같은 기본가치의 희생 아래 오로지 경제성장제일주의에 매달린 박정희식 압축성장 모델을 국가목표로추구해 왔다.즉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근대화의 양대축에서민주주의 없는 산업화만을 추구한 것이다. 물적·인적 자원 배분에서의 지역적 불평등성에 의거한동서갈등 문제,부실한 사회안전망 아래에서 진행되는 구조조정,무한대결을 일삼는 냉전적 남북한관계 등이 민주주의없는 산업화의 종착점이었다. 더욱이 최근 IMF 국가위기가웅변으로 말해주듯이 박정희식 압축성장 모델은 더이상기능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성장제일주의 이데올로기도 위기에 빠지게 되자,온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여기에 정치권도 한국사회가 처한 시대사적 좌표를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비전 제시를 통하여 국민을 이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오로지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고 정권 획득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 차기대선 주자들은 한국사회의 역사적 좌표를 치열하게 인식해야 한다.이 경우 후보의 최우선적 자격요건은 우선 박정희식 성장제일주의에서 벗어나서 인권,민주주의,사회복지,환경보호,남북화해 등의 기본가치를 존중하는 가운데 지역 공존공영,지식기반경제 구축 등을 우선적으로 추구해나가는 것이 되어야 한다.이는 한국사회가민주주의 없는 산업화모델을 민주주의 있는 산업화 모델로 질적 전환을 하는 데 집권의 일차적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대권후보가 이러한 국가발전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과거 권위주의,정경유착,고도성장,반공주의,환경파괴 등에익숙한 우리 정치문화에서 매우 위험하고 낯설지도 모른다.더욱이 박정희신드롬이 여전히 사회 일각에 남아 있는정치적 여건에서 민주주의,사회복지,경제발전,지역 공존공영 및 남북화해협력 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정치적 위험성을 상당 정도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 대권후보들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자들은물론 국민의 상당수가 박정희모델의 반대자 내지 냉담자였으며 민주주의,지역균형발전,사회복지 및 경제발전 등다양한 기본가치의 신봉자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이러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무시하고대선가도를 무작정 달린다면 우선 먼저 당내 경선에서 극히 불리한 위치를 점하리라라는 사실은 불보듯이 뻔한 사실이 될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민주당 내영남후보론이나 국민후보론 주창자들은 현재 한국사회가 처한 역사적 좌표를 치열하게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영남후보론자들이 한국사회의 지역갈등 속에 숨은 억압 및 불평등이라는 비민주적 성격을 단순히 동서화합이라는 이름으로 덮으려 한다면,영남지역패권주의 부활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민후보론 역시 민주주의 없는 산업화 모형을 민주주의 있는 지식기반경제 건설이라는 국가발전 양식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치열한 역사인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현재의 한국에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대선의 출사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황병덕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日경제위기 거울 삼고 美경착륙에 대비하라”

    ‘일본의 경제위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고 미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하라’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21일 각각 보고서를 내고 정부에 이같이 주문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잃어버린 10년,일본의 교훈’이라는보고서에서 △정치권은 지지율 하락이 겁나 공적자금 투입을 반대하는 등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고 △관료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에 젖어 급변하는 환경에 시의적절한 경제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국민들은 일본형 발전모델을 개혁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여기는 등 변화에 대한 저항감을 보이고 있는 것 등이 일본 경제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과거사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등 왜곡된역사인식도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도 경제위기 대응에 있어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일본은 대규모 금융자산,세계 1위의 외환보유액 등 장기불황에 버틸 힘이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체력이 약해 이런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지못하면 곧바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또 “정치리더십,관료보수성,변화에 대한 거부감 등은 바뀌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부실처리나 구조조정은 과단성있는 처리만이 해결책”이라며 금융권 부실처리와 구조조정을 신속히 할 것을 주문했다.연구소는엔화가치가 10% 떨어질 경우 한국의 수출은 연간 27억달러,수입은 8억달러 정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LG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향방과 한국경제에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미국은 일본과 달리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조절의 여지가 많아 U자형회복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관측돼지만 연착륙 시나리오를기정 사실화해서는 안된다”면서 경착륙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위기시의 비상계획을 마련,적극 대처할 것을 제안했다. 임태순기자 stslim@
  • 15개 역사학술단체 ‘日교과서 문제‘심포지엄

    15개 역사학 관련단체가 19일 공동개최한 ‘일본의 역사교 과서 문제와 네오내셔널리즘’심포지엄에서는 하종문 한신 대 일본학과교수 등 4명이 주제발표를 했다.그 내용을 요 약했다. ◆김유경 경북대 사학과 교수. 흔히 유럽의 역사교과서는 자유발행제로 편찬,배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편찬후 교육당국에게 심사받고 인가가 난 뒤에야 배포할 수 있다.이러한 절차에 대해 독 일의 역사학자·역사교사들은 더러 문제제기를 통해 나름 대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독일은 두차례에 걸친 세 계대전의 패배로 전쟁책임자라는 멍에를 쓰고 있다.1945년 후 독일 역사교육의 기본방향은 ‘부정적인 과거의 극복 ’인데 단순히 ‘만행과 과오의 시인’과 반성적인 수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독일이 유럽공동체의 정상적인 성 원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로 국민교육체계의 재정비와 개혁 을 수반한 것이다. 우선 자국의 역사를 유럽사의 문맥에서 서술했으며,과거 의 ‘만행과 과오’는 독일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인 모두가 기억해야 할 사안이자,미래를 위한 ‘공통 의 체험’으로 서술했다.독일은 백마디 말보다 역사교과서 를 통해 과거사를 진정 참회하고 사죄하고 있음을 보여주 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정재정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2002학년도 중학생용으로 문부성의 검정을 받고 있는 역 사교과서는 모두 8종.그런데 이 교과서들이 모두 일본의 아시아침략을 ‘진출’로 표현하거나 ‘종군위안부’등 식 민지배와 관련된 내용을 대폭 삭감하거나 은폐,왜곡해 인 근 국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이 ‘모임’은 지난 96년 12월 교수·언론인·작가·기업인 등 78명이 주동이 돼 만든 단체로 회장은 니시오 전기통신대학 교수.이들은 중 학교 검정교과서에 실린 ‘종군위안부’항목의 삭제를 요 구하는 등 기존 교과서 제작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산케이신문을 통해 수년간 자신들의 황국(皇國)사관을 홍보한 후 자체적으로 역사교과서를 집필,교과서 시장진출 을 노리고 있다.이들은 일본역사가 세계 4대 문명권 이상 으로 유구할 뿐더러 태초부터 최고국가였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서술에서 객관성을 잃고 있다. ◆이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 일본 문부성은 거의 대부분의 교과서에 대해 지난해부터 검정을 실시하였으며,3∼4월에 최종합격 여부를 판가름한 다.현재 일본 문부성에 제출된 검정심의본 7종 가운데 교 과서 채택률이 높은 3대 출판사가 만든 역사교과서를 대상 으로 한국관련 서술내용의 문제점,변화과정 등을 살핀다. 일본 중학교에서 40.4%나 채택하는 도쿄서적의 ‘새로운 사회’교과서는 일부 항목에서 변화를 가져오다가 다시 과 거로 회귀하고 있다.재일한국인 문제,한국의 경제성장 등 에서 바람직한 변화를 보여왔으나 검정심의본에서는 독립 운동·종군위안부·의병전쟁 관련내용을 삭제했다.오사카 서적의 ‘중학사회’교과서는 여러 항목에서 변화를 보인 다.청동기시대 편년을 서기전 10세기로 정확하게 기술하였 으며,‘안중근 의거’를 침략에 대한 저항으로 정당하게 평가했다.그러나 종군위안부 관련내용은 현행교과서보다 후퇴했다. 교이쿠출판의 ‘중학사회’는 여러 주제에서 바람직한 변 화를 보인다.조선인 강제연행·강제노동 실태를 구체적이 고 정확하게 묘사했다.특히 일본정부가 대한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사실도 추가했으며,다른 교과서와 달 리 고려시대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언급했다.종군위안부 문제는 다소 후퇴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 . 90년대 들어 일본에서는 역사인식,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논의가 열기를 더해갔다.82년,86년의 ‘패배’로 절치부심 하던 우파 정치가들에게 90년대 들어 불거진 ‘일본군 위 안부’문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자민당의 야스쿠니신사 관계 3단체는 총회를 열어 “도쿄 재판에 오염된 역사관을 바로 세우고,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자”며 ‘역사·검토위원회’를 설립했다.패전 50주 년이 가까워지면서 역사인식의 이슈는 더욱 열기를 더했다. 사회당의 무라야마 총리가 진두지휘에 나서 분투했지만 95 년 6월 중의원을 통과한 ‘부전(不戰)결의’는 식민지 지 배와 침략전쟁의 사죄를 살짝 비켜간 어정쩡한 문구로 메 워졌다. 한편 95년 1월 ‘자유주의사관 연구회’를 창립,대표를 맡은 후지오카 도쿄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세계의 군대가 위안부와 같은 제도를 갖고 있건만 일본 인만 음란하다고 한 것은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문 부대신에게 ‘정정신청 권고’를 전달했다. 자학사관은 바로 이 연장선상에서 비롯된 것이다.자유주의 사관과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활동은 근본적으 로 일본의 우경화·군국주의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 “”日우익교과서 中난징사건 수정””

    [도쿄 연합] 일본 우익진영의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모임’이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의2차 수정본 내용 가운데 중국 난징(南京)사건에 대한 기술이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신문은 14일 난징사건과 관련해 ‘새 역사교과서…모임’측이 신청본에서는 “홀로코스트와 같은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고 가해사실을 희석했으나,2차 수정본에서는“여러가지 견해가 있고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다”는 부분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새 역사교과서…모임’측은 또 당초 “도쿄(東京)재판소는 일본군이 중국인 민중 20만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인정했지만 당시 난징의 인구는 20만명”이라고 기술했던 부분을“도쿄재판소는 일본군이 난징을 점령했을 때 다수의 중국인 민중이 살해됐다고 인정했다”로 표현을 수정했다. ‘아시아 제국과 일본’이라는 항목에서는 “일본은 구미(歐美)가 수백년간 인정하지 않았던 독립을 필리핀,인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 등 각국에 승인했다”는 내용이 신청본에서 빠지고 “항일 게릴라 활동이 활발했던 지역도 있었다”는 대목이 삽입됐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이날 ‘한국 매스컴의 교과서 비난’이라는 특집기사를 실어 “한국에서는 일본의 복수(複數) 교과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감정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주장했다. 산케이는 “한국 매스컴은 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른논조를 보이지만,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에서는 일색(一色)을띠고 있으며, 남한과 북한도 일본 비판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역공했다.
  • [편집위원 칼럼] 서대문형무소 미루나무와 일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뒤쪽 외진 곳에 두 그루의 미루나무가있다. 한 그루는 옛 사형장 담 안에 있고 다른 한 그루는 사형장 입구에 있다.미루나무들은 사형장 담을 사이에 두고 가까이 서있다.사형장 입구에 있는 나무는 ‘통곡의 미루나무’라고 한다.처형장으로 들어가는 사형수들이 붙들고 잠시통곡했다는 나무다.통곡의 미루나무는 하늘 높이 자라 있다. 그러나 사형장 안에 있는 미루나무는 아주 왜소하다.사형수들의 한이 서려 잘 자라지 못했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미루나무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그러나서대문형무소 사형장에는 일제 때 억울하게 처형된 항일투사들의 ‘한의 자락’이 나부끼고 있다.많은 애국지사들이 서대문형무소에서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옥사하거나 처형됐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는 잔인한 식민통치의 흔적이 남아 있다.그런데 일본 보수·우익 세력은 그러한 사실들을 왜곡하는 역사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한 외교적 압력이 필요하다.외교적 압력과 함께 많은 일본인들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나 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하여 일본의 잔혹한 식민통치의 실상을 알게하는 일도 중요하다.보수·우익의 역사왜곡 논리에 암묵적으로동조하는 ‘일본의 말없는 다수들’이 일본의 침략상을 체험하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나 독립기념관을 찾는 일본인들 중대부분은 학생들이다.그들은 일본의 미래를 떠맡을 세대이기때문에 그들의 방문은 중요하다.일본인 교사 초청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여 보다 많은 학교가 올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학생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그러나 너무 의도적으로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위험성이 높다.자연스럽게 일본인들의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일본의 베스트셀러인 일본 여행정보지에 ‘역사의 현장 관광프로그램’을 보다 적극적으로 게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우리나라 여행업계도 그런 관광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 많은 일본인들은 독립기념관등을 방문한 후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실들을 새롭게 인식한다고 한다.눈물을 흘리는 일본인들도 있다.최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만난한 일본인 교사도 인상적이었다.그는 자신이 데리고 온 고등학생들이 설명을 잘 듣도록 조금 떨어진 학생들을 안내자 가까이로 밀고 있었다.학생들은 안내자의 설명을 열심히 적었다.그들은 매우 진지했다.그들의 진지함은 올바른 역사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는 일본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99년에는 4,300여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9,000여명으로 늘었다. 독립기념관에도 지난해 1만9,000여명의 일본인들이 찾아왔다.그런데 일본어 안내판이 일부에만 있어 일본의 침략상이그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일본어 안내자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독립기념관은 연말까지일본어 안내판을 전체로 확대한다고 한다.서대문형무소 역사관도 모든 안내판에 일본어 설명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일투사들의 넋이 있는 곳에 감히 일본어 설명을 붙일 수있느냐는 폐쇄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많은 일본인들이 직접 와서 보고 역사의 진실을 알도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창 순 위원 cslee@
  • 日우익 96년부터 ‘역사왜곡’ 공작

    오는 15일을 전후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시선이 일본 열도에 쏠린다.일본 문부과학성이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왜곡 교과서에 대한 검정결과를 발표할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이 교과서의 검정 통과는 거의확실시 된다.‘새 역사…모임’은 일제 당시 피해 주변국의반발을 의식한 일본 정부가 수차례 수정을 지시한 내용을 받아들여 일단 ‘통과의식’을 치렀다. 이들이 만든 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우익진영의 국민의식통합 운동을 위한 합법적인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반세기동안 집요하고 치밀한 교과서 왜곡운동을 펼쳐온우익세력이 역사교육 현장에 거점을 확보,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위한 파상공세에 본격 돌입할 것이란 점에서 주변국들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왜 교과서 왜곡인가 일본 우익세력에게 교과서는 일본 재무장을 위한 ‘사상운동의 첨병’이다.“지금의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잔학한 민족의 자손이라는 열등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이른바 ‘자학사관’과‘반일사관’,‘도쿄재판사관’(일본의 전쟁책임을 인정하는 역사관)등을 타파해야만 일본이 군사적으로 재무장할 수 있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특히 ‘자유주의 사관’ 또는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고(故)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이름을 딴 ‘시바사관’으로 포장,일본 국민의식의 통합에 앞장서고 있다. ■교과서 파동 전말 ‘새 역사…모임’을 선봉으로 진행된이번 ‘역사왜곡공작’이 감지된 것은 지난 96년 6월.자민당내 우파의원 모임인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 초대 회장오쿠노 세이스케(奧野誠亮) 전 법무상이 “종군위안부는 상(商)행위였다”는 의도된 망언과 함께 현 역사교육을 비판하면서 본격화됐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도 ‘역사 검토위원회’ 출신이다.이 단체는 ‘자학사관’ 타파 지침서인 ‘대동아 전쟁의 총괄’을 편찬했다. ‘새 역사…모임’은 이 책을 바탕으로 역사서를 새로 집필, 지난해 4월 검정신청을 냈다.같은해 8월 일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내외에 파문이 일었다. ■우익의 입체적 공작 이번 교과서 파동으로 우익진영의 조직력과 치밀성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회원수가 1만여명으로 알려진 ‘새 역사…모임’은 그 전위대나 다름없다.일부 자민당 의원 등 우익 정치세력이 분위기를 조성하고 ‘새역사…모임’의 회장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도쿄대 교수,후지오카 노부카쓰 도쿄대 교수 등이 이론적 뒷받침을 했다.산케이(産經)신문 등은 지면을 통해 선전수 역할을 했다.이 교과서의 출판을 맡은 후즈사(扶桑社)는 산케이신문 계열사다. ■1·2차 수정내용과 전망 일본 정부는 한·일,중·일 외교관계 악화를 우려,1차에서 137곳에 대한 수정을 지시했다.수정 지시는 통상 두 차례인데 네 차례나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일합방과 관련,‘식민지’ 등 단어를 추가토록 했고,공민(사회과목)교과서의 군국주의 부활을 고무하는 내용도상당 부분 완화시켰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했다.그러나 곁가지를 기술적으로 고쳤을 뿐 역사인식의 근본틀은 그대로다. 분명한 것은 자신들의 교과서를 일단 통과시키는데 성공한우익진영이 교과서 점유율 제고를 위한 2차전에 착수하고,일본 재무장을 금지한 일본 헌법 수정 등 총체적인 우경화 작업을 더욱 노골화 할 것이라는 점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과거 청산’獨은 역사교과서 반영. 독일도 일본처럼 세계 2차 대전의 전범 국가지만 그들의 역사 접근방식은 일본과 크게 다르다.독일은 자신들의 과거가‘집단 범죄’였다는 것을 인정하는 역사관에서 출발한다.즉전후 독일의 국가적 정체성은 나치를 부정하는 기반 위에 있는 것이다. 명확한 역사관과 과거 청산의 의지를 갖고 있는 독일은 교육법에서 교과서의 기본요건으로 ‘교조적인 사상을 주입하거나 국가의 중립성,사회의 관용성의 원칙을 침해하는 내용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교육의 목적으로는 ‘나치주의와 폭력적 지배를 추구하는 모든 이데올로기에 대해 불굴의 의지로 저항하는 인간을육성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여기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세계시민을 육성하는 것이다. 1970년 당시 독일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던 독일은 전후 역사 교과서를 편찬할때 폴란드·프랑스 등 이웃 나라들과 협의과정을 거친다. 서로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기위해서다. 독일·프랑스·폴란드의 역사·지리학자, 교사들은 장기간동안 위원회 활동과 공동 연구를 통해 ‘권고안’ 형태의 합의문서를 만들어 이를 자국의 교과서 편찬에 적극 반영한다. 이 방법은 과거 불행한 역사를 공유한 해당국 사이에 발생할수 있는 ‘교과서 왜곡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의 학교와 시민단체도 유대인 학살 현장인 강제수용소견학을 수시로 실시,잘못된 역사에 대한 성찰을 통해 편협하지 않은 국민,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진아기자
  • 상지대 신임총장 강만길씨 인터뷰

    사학계의 원로이자 양심적인 학자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강만길(姜萬吉·68) 고려대 명예교수가 상지대 신임총장으로 선임됐다.상지대 재단이사회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9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한완상(韓完相) 전총장의 후임으로 강 교수를 선임했다.지난달 27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가 지난 3일 귀국한강 교수는 “방북전에 재단측과 얘기가 오가진 했으나 최종결과는 귀국후인 3일 상지대 재단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강 총장은 “아직 상지대에 한번 가본 적도 없어 현재로선 뭘라고 말하기가 곤란하다”며 “취임식을 가진 후 대학운영·발전계획 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신임 강 총장은 경남 마산 태생으로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63년부터 고려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 해직사태를 겪기도 했다.평소 통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강 총장은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등 통일단체 대표로 활동하였으며 지난해‘6·15남북정상회담’때는 대통령 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차례 역사학자들과 최근 북한을 다녀온 강 총장은 “전반적인 남북교류 증대에 힘입어 역사학계의 학술교류도 곧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99년 2월 정년퇴직한 강 총장은 모교의 명예교수로 재직하면서 성북구청 인근에 자신의 아호를 딴 ‘여사(黎史)서실’을 열어 집필과 후학양성에 전념해 왔다.이밖에 역사대중화를 표방하고 지난해 ‘내일을 여는 역사’를 창간,발행인을맡아왔으며,이달 중순경 창간될 통일·북한문제 전문 월간지인 ‘민족21’의 발행인도 맡고 있다.저서로는 ‘분단시대의 역사인식’‘한국민족운동사론’‘한국근대사’‘한국현대사’‘20세기 우리역사’등이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 [씨줄날줄] ‘他虐史觀’

    2002년 일본 중학교용 역사·공민 교과서 검정문제가 국제여론의 도마에 올랐다.일본내 극우단체가 일제의 갖은 악행을 정당화하는 교과서로 검정 신청을 하면서부터다.‘새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란 단체가 만든 교과서는 근린국가 침략과 식민지배 등을 합리화하고 있다.이른바 ‘자학사관(自虐史觀)’을 극복한다면서 국수주의적 역사관을 거리낌 없이 드러낸 셈이다.도대체 “‘대동아 전쟁’은 침략이 아니라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정책”이라니 말문이 막힌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한국·중국 등 인접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도 일본정부엔 쇠귀에 경읽기라는 점이다.마이니치신문은 1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우익진영이 신청한 교과서 수정판을 이달말 검정에 합격시킬 방침이라고 보도했다.급기야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이같은 왜곡조짐에 우려를표명했고,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문명사적 관점에서 세계화는 세계가 동질화로 간다는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그 과정에서 국수주의가 곳곳에서 발호하는 경향도 있다는 게 석학들의 지적이다.세계화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여러모로 선진화된 독일에서조차 네오(新)나치즘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게 현실이다.하지만 같은 패전국이면서 독일과 일본의 과거사 인식은 천양지차다.독일은 일본과 달리 교과서 왜곡 따위의 국수주의 득세를 막는 사회적 메커니즘,즉 여론주도층의 양식과 반(反)나치법 등 제어장치가 있다. 물론 일본내에도 양심은 살아 있다.엊그제 도쿄대 교수 16명이 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성명을 낸 사실이 그 징표다. 하지만 그런 외침은 ‘새역사를 만드는 교과서 모임’과 같은 ‘카인의 후예’들의 큰 목소리를 잠재우기에는 미미하다.일본 지도층은 “교과서에 거짓말을 쓰는 나라는 망한다”는,자국 역사소설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의 ‘경고’를되새겨야 한다. 일본 스스로 역사인식을 글로벌 기준에 맞추지 못한다면 주변국들이 이를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이웃을 괴롭히고도 반성하지 않는 ‘타학사관(他虐史觀)’을 바로잡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이다.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욕이나 문화 개방공세에 대해 인접국들이 공동대응하는것도 한 방법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
  • 3·1절 기념식 치사“日 올바른 역사인식 가져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일 “일본이 올바른 역사인식을갖고 인근 나라들과 미래지향적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같이 밝히고 “지난 98년 10월 저의 일본방문 때,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가자고 합의한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김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우회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조속한 시정을 촉구한 것으로해석돼 일본측의 대응여부가 주목된다.국회는 전날 본회의를열어 ‘일본 교과서 왜곡 시정촉구 결의안’을 만장 일치로채택했다. 기념식에는 광복회원과 국가유공자,3부 및 헌법기관 주요인사,각계 대표 등 3,600여명이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 국사수업 겉핥기에 그친다

    우리 학교에는 국사시간이 있어도 ‘역사인식’은 없다.중·고교에서는 입시에 대비한 암기위주의 국사수업이 진행된다.시험에 나오지 않으면 아예 건너뛴다.국사수업 시간은 도리어 줄고 있다.대학도 교양과목에 넣고 있지만 수업은 ‘겉핥기’식이다.학생들은 역사,특히 격변기의 근·현대사를 정확한 관점과 흐름을 따라 배울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일본은 잊을만하면 역사교과서 왜곡을 기도하고 있다.정부나 시민단체 등은 그때그때 강력 대응으로 맞선다.하지만 ‘반짝’,‘일회성’이다.한국교육개발원 정영순 박사는 “근본적 해결책은 대책회의나 집회를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다”면서 “우리 스스로 얼마나 역사교육을 소홀히 다루고 있느냐는 반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 2·3학년의 국사시간은 주당 2시간,고 1학년 때는주당 3시간이다.그러나 지난해 초등 1·2학년부터 시행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중 2학년은 주당 1시간,중 3학년은 2시간으로 1시간이 줄었으며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인 고 1학년은 주당 2시간으로 역시 1시간씩 감소했다.고 2·3학년에서는 심화선택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가 들어있지만 희망자만 배우는 만큼 공식적 국사교육은 고 1학년의 개론수준에서 그치는 셈이다. 서울 K고의 한 교사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고 2·3학년들도 한국 근·현대사보다는 사회·문화 등 편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라고 말했다.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는 “기능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교육정책 속에 역사교육은뒷전에 밀리고 있다”면서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안나타나더라도 역사인식 및 가치관 교육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기 이순녀 안동환기자 hkpark@
  • 학교 국사교육 실태·문제점

    “역사요?수업시간 보다 오히려 TV사극을 보는 게 더 이해하기 쉽고 재밌어요”(정미경·서울 K여고) “중학교 국사시간에는 일제시대 3·1운동까지만 배우고 나머지는 시험범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진도를 안나갔어요.근·현대사에 대해 궁금한 게 있으면 개인적으로 책을 찾아 읽거나 신문,방송에서 해결해요”(곽자현·서울 S중 졸업) 중·고교의 국사수업이 겉돌고 있다.올바른 역사인식과 가치관을 함양해야 할 국사수업이 시험에 대비한 요점 정리식암기위주 학습으로 전락하는가 하면,우리 역사에서 중요한위치를 차지하는 근·현대사 100년은 수업일정에 쫓겨 소홀히 다뤄지거나 아예 생략되고 있다. 새학기에 고3이 되는 서모양(18·서울 K여고)은 “3학년때한꺼번에 국사수업을 한다고 해서 1·2학년때는 전혀 배우지 않았다.상·하 2권으로 돼있는 국사교과서를 1년안에 다 마칠 수 없다는 것은 우리들도 안다”면서 “수업시간엔 시험에 나올 만한 사항만 집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가 어떤지 전체적인 큰 틀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채모군(18·광주 S고)도 “국사시간은 거의 교과서에 밑줄만 긋고 중요한 연대나 사건을 암기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서 “일제시대 정도까지 진도가 나가면 나머지 뒷부분은 건성건성 넘어가거나 아예 건너뛴다”고 말했다. 특히 근·현대사 부분의 부실한 교육은 그 폐해가 심각하다.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인 정용택(鄭龍澤·48·수원 농생명과학고)교사는 “일제시대 친일행위에 대한 평가,해방전후사를 둘러싼 논쟁 등은 차치하더라도 현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근현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지금의 국사 교육은문제가 많다”고 공감했다. 딱딱하고 어려운 국사 교과서도 국사에 대한 흥미를 크게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학생들은 “교과서가 이야기형식으로 재미있게 짜여지고,표나 그래픽,관련 사진자료를 곁들여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전국역사교사모임은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제공하고 좀더 흥미있는 역사수업을 위해 내년 봄쯤 현장교사들이 집필한 ‘대안 국사교과서’를 선보일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이순녀 안동환 기자 coral@
  • 친일연구 ‘민족문제硏’ 창립 10돌

    친일파 문제 전문연구기관인 민족문제연구소(소장 한상범·동국대 교수)가 지난 27일로 창립10주년을 맞았다.1989년 작고한 친일파연구가 고 임종국(林鍾國)선생의 유지를 받들어91년 문을 연 이 연구소는 그동안 적잖은 연구성과와 함께사회 여론형성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신임소장 영입과 신규사업 추진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지난해 하반기후 공석이던 소장직에 한상범교수를 영입해 새 소장이 1일 취임한다.신임 한소장은 법학자로는 드물게 역사·인권 문제는 물론 일제잔재 청산에 남다른 열정과 학문적 업적을 쌓아와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는 최적임자로 평가된다. 연구소가 금년에 추진하는 핵심사업은 크게 두 가지.첫째는 ‘통일시대 민족문화재단’설립으로,창립 10주년 기념행사일인 1일 설립발기인대회를 가진다.발기인으로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등 지식인 400여명이 참여하며,연구소측은 금년광복절에 정식 재단법인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연구소와 별도기관으로 설립될 이 재단은 ▲남북공동 과거사청산작업 ▲근현대사 자료발굴,재평가 ▲통일대비 역사교육교재 개발 ▲해외동포사 공동조사·연구 등을 주요사업으로추진할 계획이다.이와 관련,연구소측은 “남북교류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통일을 대비해 민족동질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또 하나 주력사업은 연구소가 수년간 추진해 온 ‘친일인명사전’발간이다.그동안 재정문제로 큰 진척을 보지 못했으나 오는 5월 분야별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8월에는 편찬위원회를 발족해 사전 편찬사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현재 연구소측은 국내외의 관련자료·증언 수집을 거의 마무리해 편찬작업의 토대는 마련된 상태다.‘친일인명사전’편찬작업은연구소 출범 때부터 숙원사업으로 추진해 왔는데 사전이 발간되며 한차례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이밖에 연구소는 국내외 단체들과 연대해 ‘일제하 강제연행 진상규명’‘해외 과거청산 연구프로젝트’등의 사업을추진하고 있으며,자체 연구사업으로는 ‘일제침략 자료총서’발간,‘일제시대 관료사전’발간 등도 진행하고 있다. 그간연구소는 친일문제 인식확산,관련서적 출간작업 못지않게 일제잔재 청산 및 민족정기 회복 차원에서 주목할만한활동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만주국 관리를 지낸 최규하 전대통령의 원주 생가복원 저지(99.4.)를 비롯해 이화여대의‘김활란상’제정저지(99.5.),하남시의 친일문인 모윤숙시비건립 저지(99.9.),화성군의 홍난파기념사업 반대(2000.10.),서울 문래동 박정희흉상 철거(2000.11)등이 99년이후 대표적인 활동이다.4·19교수단 데모 참여부터 참여지식인으로 활동해 온 한소장은 “민족문제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함께 그에 응당한 행동이 뒤따라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日 역사교과서 왜곡땐 한·일 우호관계 큰 손상”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한·일 협력위원회 초청 오찬 연설에서“일본 역사교과서 문제가 잘못 처리될 경우 한·일 우호관계에 큰 손상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리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신중하고 현명한 대응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올바른 역사인식을바탕으로 반드시 원만한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82년의 일본 역사교과서 파동과 잇단일본 정치인의 망언 등 과거사 문제가 장애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면서 “양국이 불행했던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우호협력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경우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세계화·지식정보화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장관은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문제와 관련,“미국이 NMD를 추진하는 이유는 일부 국가가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고 그 미사일로 미국 본토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생각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NMD를 강력히 추진하는것 보다는 이같은 ‘원인제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빠르고 손쉬운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세 ‘겹’의 民譚…틀을 깼다

    젊은 소설가 김영하의 장편소설 ‘아랑은 왜’(문학과지성사)는 액자의 네 틀을 깨부수면서 스스로 틀을 잡아가는 예쁜 그림과 같다. 1968년생으로 95년에 등단한 작가는 최근 이삼년간 파격적이고 신선한 작품을 잇달아 발표해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받았다.많은 평자들은 그를 신세대 작가군의 대표주자로 앞세우곤 한다.작품의 소재나 내용이 전에 없던 새것이고 이색적이라서 파격적이란 뜻은 아니다.대부분의 소설에서 건들수 없는 ‘생’기초로 받들어지는 세계 자체가 구멍이 뚫려있거나 뒤집혀져 있는 것이다.세계와 리얼리티가 괴상한 만큼 이야기,소설의 보통 형식이 온전할 리 없다.5년만에 내놓은 이번 장편이 특히 그러하다. 사람 이름으로 보이는 ‘아랑’에다 의문사가 살짝 붙어 고개를 가웃뚱거리게 하는 이 작품은 사람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야기 자체가 주제이기도 하다.‘하늘 아래 어디 새로운 이야기가 있겠느냐.있다면 이야기하는 방식이 새로울 뿐이다’라는 작가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아랑은 왜’는 세 ‘개’가 아니라 세 ‘겹’의이야기를,유식한 말로,비(非)유클리드적으로,4차원적으로 합성한 소설이다. 첫째 겹.조선시대 때 부임하는 사또마다 첫날밤을 넘기지못하고 죽어나가는데 배짱좋은 새 사또가 아랑이라는 처녀귀신과 대면해 원통한 사연을 듣고 원한을 풀어준다는 민담. 둘째 겹.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식 비틀기.작가는수백년동안 어린아이도 한마디 설명없이 알아들어온 이 민담을 현재의 대학원생 의식으로 해체·변형한다.이 아랑의 민담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단순해 조선시대 신분사회의 ‘못마땅한’폐해와 모순을 하나도 담지 못한 만큼 사회경제적 진상이 담기도록 변형시켜야 마땅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김영하는 이십여년 전부터 많은 국내외 소설가들이 에코를 본따 하듯 이 민담의 근대적인 ‘이본(異本)·비본(秘本)’을 출현시킨다. 세번째 겹.김영하는 아랑 이야기의 액자틀을 에코식 알류미늄제로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틀 자체를 떼내버린다.즉극작가가 무대 위에 버젓이 올라 오락가락하는 배우 옆에서“이 사람은 배우에 지나지 않고,이 이야기는 연극에 불과하다”고 틈있을 때마다 관객한테 일러주는 피란델로나 브레히트 식 파격을 취한다.작가는 이렇게 저렇게 민담을 변형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독자에게 까놓고 말할 뿐 아니라, 바로 이런 내용을 소설로 쓰는 현대의 소설가를 같이 소설화해보자고 독자들을 다독거리는 것이다. 나아가 작가는 아랑 민담의 의식화된 변형과 자신의 파격적인 틈입을 같이 섞어버린다.독자들은 이같은 고차원적 합성의 이야기 방식에 머리가 빙빙 돌곤 한다.그러나 독자들은민담의 변형이 역사인식에서 계몽되었다고 생각하는 자신의입맛에 맞다고 여기며 새롭고 파격적인 이야기 방식에 끌려들어간다.김영하의 액자 깨진,예쁘장한 그림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 최근 각계 추모·기념사업 활발

    남북 화해시대를 맞아 해방공간의 이데올로기 갈등 와중에서 희생된 몽양(夢陽) 여운형(呂運亨·1886∼1947) 선생의 추모·기념사업이각계에서 다채롭게 추진되고 있다. 첫 사업으로 27일 오후 3시 몽양의 고향인 경기도 양평에서 양평문화원과 양평 백운신문사 공동주최로 추모강연회가 열린다. 이날 강연회에는 여철연(몽양추모사업회장)·운혁(몽양의 6촌 동생)·명구·원구 등 몽양의 친척과 이문구,윤후명,김주영·백시종 등 문인,민병채 양평군수,김인옥 양평경찰서장 등 관내유지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강연회의 초청강사는 암살 당시 몽양의 수행비서였으며,현재남측 생존인물 가운데 몽양과 가장 근접거리에 있었던 원로시인 이기형씨(84·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이씨는 ‘몽양 여운형 선생,탄생과 생애,그리고 정치사상’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서 “숭고한 민족지도자 몽양 선생에 드리워진 역사의 그늘,소위 ‘빨갱이’의 낙인이 어디서 비롯되었으며,어떻게 조작되었는지를 낱낱이 밝힐 터”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회는 본격적인 ‘몽양 기념사업’의 신호탄인 셈인데,몽양의 역사적 비중에 견주어볼 때 뒤늦은 감이 있다. 몽양은 일제하 상해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상해거류민단장,조선중앙일보 사장 등 요직을 역임했으며,국내파로서 해방때까지 독립운동을한 인물이다. 또 해방후 정부수립 직전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이승만과 거의 동률의지지율을 획득했었다.이만큼 해방공간의 지도적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이렇다할 추모·기념사업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중도 좌파로 활동한 몽양에 드리워진 ‘사상적 굴레’가 가장큰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간 몽양의 기념사업이 고향주민들 사이에서 간간이 거론될 때마다 몽양에 대한 이념적 편견이 장벽으로작용해오다가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서서히 물꼬가 트이고 있는 것이다. 몽양 기념사업에 앞장서고 있는 신승한(67) 양평문화원장은 “현재몽양의 생가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인해 전소됐으며,생가터 250평만 남아있을 뿐”이라며 “생가복원 및 기념관 건립을 서두르지 않으면 앞으로 선생의 고향인 양평에서조차 선생의 흔적을 찾기가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몽양의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한 축은 민족문학작가회의를 중심으로 한 문인들이다. 그간 왜곡된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온 작가회의는 몽양이 남북 양측에서 민족지도자로 추앙받고 있음을 주목하여 남북공동으로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단법인 형태로 추진될 가칭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문구)는 내달중 단체를 설립하여 내년 2월,6월,10월 등 모두 세 차례에걸쳐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인데 10월 행사는 평양에서 여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또 몽양의 3녀이자 북한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인 여원구씨도 이 사업에 참여시킬 방침이다.기념사업회는 또 양평군 신원1리 소재 몽양의 생가복원과 양평군내 기념관 건립과 함께 ‘평전’ 등 책자를 간행해몽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을 계획이다.기념사업회의 백시종(57,소설가) 상임이사는 “몽양에 대한 올바른 평가,우리 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진단만이 남북동반시대의 진정한 기틀을 구축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오늘의 눈] 일본의 ‘我田引水’ 역사인식

    일본의 역사와 권위를 상징한다는 도쿄의 황궁(皇宮).숲과 잔디밭으로 이뤄진 황궁 주변의 고교가이엔(皇居外苑)에는 11월 중순의 찬바람 속에서도 지친 몸을 쉬고 있는 노숙자들의 모습이 우아한 주변경관과 대조를 보인다. 공원과 거리를 배회하는 일본판 노숙자들.올 한해 꾸준히 늘어왔다는 현지인의 얘기는 최근 일본사정을 상징한다.바닥을 때리며 내려앉은 경제,집권당 핵심들이 총리를 밀어내려고 흔들어대는 휘청거리는정치 등 일본의 요즈음도 11월의 도쿄 날씨 만큼 구름끼고 스산한 느낌이다. 정치·경제적 불만족이 늘 그래왔듯 이런 분위기는 국민정서의 보수화 경향을 부추긴다.새 교과서 검정작업을 앞두고 과거 일본이 한국등 아시아 여성을 종군위안부로 끌어간 사실을 빼버리겠다는 발상과태도도 이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예다. 민(民)·관(官)이 일심동체처럼 움직여온 나라에서 관리들은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진행중인 역사왜곡의 방향에 고개를 돌린다.아라키 기요히로 외무성 정무차관도 지난 14일 도쿄에서 한국기자들을 만나“교과서 검정위원회에서 외부압력 없이 적절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과거사를 보는 태도는 북·일수교 교섭의 입장에서 한층 확연하다. 정부 입장을 대변해온 도쿄의 한 한반도전문가는 “일본은 한국을 36년동안 합법적으로 통치해왔으며 이같은 입장에서 한국과 국교를 정상화했다”고 말했다.“북·일 수교교섭에서도 다른 입장을 취할 수없으며 배상권 요구엔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태국대사를 지낸 오카자키 히사히코씨는 같은 날 한국기자들에게 “일본정부가 북한과의 수교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고위당국자들도일본이 북한의 마지막 수교국이 돼도 좋다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정당하게 통치했다’는 과거사의 전제를 양보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교과서 문제나 보수화 경향 등은 기본적으로 일본 내부문제일지 모른다.그러나 보편가치보다 힘의 논리와 국가적 이해만을 앞세운다면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주변국가로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일본도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와 세계 지도국’이되기는 어려울것이다.한·일이 함께하는 21세기의 미래는 과거를 바로보는 데서 출발한다.일본의 당국자들도 이를 되새겨주었으면 한다. 도쿄에서 이석우 통일팀차장s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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