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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일본/이순녀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일본/이순녀 국제부장

    어제 본지에 실린 한·일 국민의식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 서울신문과, 서울신문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 양국 국민이 각 사안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일러주는 바로미터였다. 조사 기간(지난달 17~20일)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26일)를 강행하기 이전이어서 신사 참배 이후의 변화된 정세를 반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사 결과에 큰 변동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한국과 일본에서 20~60대 남녀 500명씩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한·일 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 차이는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몹시도 진부한 수사(修辭)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인식차가 가장 뚜렷한 현안은 역시 과거사 문제였다. 한국인의 절반(50.1%)은 일본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으로 식민지 지배 등 과거사를 들었지만 한국에 대해 생각할 때 위안부 문제 같은 과거사가 떠오른다는 일본인은 7%에 불과했다. 역사 인식이 이렇게 다르다 보니 한국인의 91%가 일본 정부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데 반해 일본인의 53%는 한국의 과거사 사죄 요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더 놀라운 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해결 방안에 대한 응답이었다. 한국인은 과거사와 관련한 양국의 화해(53.2%)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일본인은 반일·반한 감정을 자극하는 양국 언론의 자숙(31.6%)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명백한 현실을 외면한 채 언론에 책임을 덮어씌우며 본질을 호도하는 그들의 태도에 그저 기가 찰 뿐이다. 다른 나라와의 친밀도에 대한 질문에선 한국인과 일본인이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 국민은 일본이 ▲미국(54%) ▲한국(10%) ▲중국(9%) ▲북한(7%) 순으로 친밀하게 지낸다고 답했고, 일본 국민은 한국이 ▲중국(32%) ▲미국(27%) ▲북한(4%) ▲일본(2%) 순으로 친밀하다고 답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국인과 일본인의 의견이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도 있다. 상대국에 친근감을 못 느낀다는 응답이 한국인 69%, 일본인 63%로 비슷했다. 지금의 한·일 관계가 나쁘다고 보는 의견도 한국(74%)과 일본(79%)이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래서야 아무리 가까이하려 해도 아직은 너무 먼 이웃일 수밖에 없다. 뻔한 결론이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양국의 지도자가 쥐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한 번도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되어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안타깝다”며 일본 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인식과 역사도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 아베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밝혔지만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성의를 갖고 설명하고 싶다”는 속셈을 앞세웠다. 대화의 전제 조건인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던진 아베 총리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1년 뒤 한·일 여론 조사의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coral@seoul.co.kr
  • [사설] 아베에 단호하되 日 재무장 빌미 주지 않아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바라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은 이전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만 해도 정부대변인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나서 외교적 수사를 배제하고 ‘개탄’과 ‘분노’라는 표현을 담은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흔치 않은 장면이었다. 그동안 집단적 자위권 확대 등 일본의 동아시아 전략에 보조를 맞추다시피했던 미국조차 ‘실망’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비판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본과 영토분쟁 중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의 과거사 인식의 사정권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던 유럽에서도 아베의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신사 참배를 ‘어리석은 행위’라며 비판한 게 단적인 사례다. 주변국의 우려와 세계 각국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아베는 지금 국제여론에서 외형상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게 분명하다. 더욱이 아베의 행보는 일본 국내에서조차 적지않은 비판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다. 진보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도쿄 전범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A급 전범이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는 현실은 무겁다”면서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가 그런 역사관을 긍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도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도 ‘외교 고립을 불러올 잘못된 길’이라며 아베의 참배가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는 소식이다. 정치인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는 달리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본 사회에 남아 있음을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역사를 모독하면서 이웃나라에 상처를 안긴 아베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것도 아베는 물론 아베와 그릇된 역사인식을 공유하는 일부 일본인들이 자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단호해야 한다. 정부는 당장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 이전과 참배 이후는 다르다’면서 대일(對日) 외교 기조의 전면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주변국과 국제사회는 물론 국내의 반발마저 무릅쓰며 도발을 감행한 아베의 진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읽어내는 노력도 중요하다. 한국과 중국의 서투른 대응은 자칫 일본 국수주의 세력에 재무장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감정에 치우쳐 야스쿠니를 참배한 아베의 진짜 노림수에 스스로 걸려드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 정부 “아베 야스쿠니 참배, 개탄과 분노 금할 수 없어”

    정부 “아베 야스쿠니 참배, 개탄과 분노 금할 수 없어”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에 대해 정부는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부 대변인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가 그간 이웃 나라들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는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로 몰고 간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조선총독으로 징병, 징용, 공출 등 각종 수탈통치로 우리 민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긴 고이소 구니아키 등 용서받을 수 없는 전쟁범죄자들을 합사하고 있는 반역사적 시설물”이라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아베 총리가 이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협력을 근본부터 훼손시키는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장관은 이어 “아베 총리가 소위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이름 아래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고 하나 과연 이러한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일본이 진정으로 국제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과거 역사를 부정하고 침략을 미화하는 그릇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역사를 직시하면서 일본 군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고통을 겪은 인근 국가와 그 국민들에게 철저한 반성과 사죄를 통해 신뢰부터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대변인인 문화부 장관이 일본 정치 지도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 사안에 대응해왔다. 이는 정부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또 성명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범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기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주한 일본대사 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쿠라이 타카시(倉井高志)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정부의 강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차관은 “아베 총리의 행동은 역사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바라는 양국 국민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면서 “이번 야스쿠니 참배를 보면 아베 총리가 그동안 대화하겠다고 한 것이 과연 진정한 것인가 하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김 차관은 “이번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비롯된 어떤 결과도 책임은 모두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쿠라이 대사 대리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 후 담화에서 밝힌 것을 보면 이번 참배는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부전(不戰)의 다짐 위에 한 것으로 한국과 중국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차관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을 보면 오늘 담화도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병기 주일대사를 통해서도 일본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일본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계획을 참배 직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우리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이 소식을 전해듣는 자리에서 ‘절대로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다. 정부는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이병기 주일대사를 일시 소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 대사의 소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추가 조치는 필요한 시점에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독재미화 비판 자초하는 ‘붉은펜’ 교육부/이범수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독재미화 비판 자초하는 ‘붉은펜’ 교육부/이범수 사회부 기자

    ‘붉은 펜 선생님’ 교육부가 다시 펜을 꺼내들었다. 지난달 29일 교육부는 리베르스쿨 교과서를 제외한 7종 고교 역사 교과서의 내용 가운데 총 41건에 대해 수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8종 교과서 집필진이 교육부로부터 829건에 대한 수정·보완을 권고받고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검토한 결과다. 이에 대해 한국사교과서집필진협의회는 수정명령을 거부하고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역사적 ‘사실’에까지 붉은 펜을 그었다는 점이다. 수정명령 내용을 보면 교육부는 미래엔 교과서 322~337쪽 자유 민주주의 시련과 발전 부분에 나오는 소주제명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피로 얼룩진 5·18 민주화 운동’, ‘궁지에 몰린 전두환 정부’와 같은 표현들을 ‘학생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꾸라고 명령했다.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다’란 표현은 1987년 1월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다 숨진 뒤 경찰이 사인을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발표한 내용으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교육부의 인식이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등은 신문에도 난 얘기지만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제목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소제목을 바꿔 달라고 수정 명령했다”고 말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사건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제목을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는 사실은 ‘독재 미화’라는 비판에서 비켜 서기 힘든 대목이다. 교육부는 실질적으로 수정·보완 대조표를 검토하고 붉은 펜을 꺼내든 수정심의위원회 참여 위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정심의위원들이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게 이유다. 수정심의위원회는 413개 단체 또는 기관에서 추천받은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검토에 참여했다. 하지만 명단이 공개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인사나 비전문가가 수정심의위원회에 여럿 참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탁 치니 억하고 죽다니’ 등의 소주제 변경은 이런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올바른 교과서를 보급하겠다.”, “학생들이 바람직한 역사인식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겠다.” 교육부가 8종 고교 역사 교과서의 수정·보완 권고를 하던 지난 9월부터 수정명령을 내린 현재까지 끊임없이 해 온 말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수정심의위원회의 위원 명단을 공개해 수정명령의 정당성을 획득하고 진정 학생들을 위한 교과서가 무엇인지 골몰해야 한다. bulse46@seoul.co.kr
  • 日국민 81% “中에 친근감 없다”… 역대 최고

    일본 국민 가운데 “중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사람이 81%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내각부가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26일~10월 6일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23일 발표한 결과 중국과 관련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한 사람이 80.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 때보다 0.1%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1978년 조사 시작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역사인식 문제로 경색된 중·일 관계가 국민 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답변은 지난해보다 1% 포인트 줄어든 58%로 나타났다. 반대로 ‘친근감을 느낀다’는 답변은 지난해보다 1.5% 포인트 늘어난 40.7%로,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미·일 관계에 대해 ‘양호하다’는 답변은 8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83.1%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에 비해 1.4% 포인트 감소했다. 미국 외 러시아와 동남아 외교를 중시하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외교 정책이 영향을 미쳐 러시아에 대한 친근감은 지난해보다 3.0% 포인트 늘어난 22.5%,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2.5% 포인트 늘어난 60.5%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편 북한에 대한 관심 사항(복수 응답)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86.4%(지난해보다 1.2% 포인트 감소)로 가장 많았으며, 핵 문제 70.0%(10.9% 포인트 증가), 미사일 문제 60.8%(11.2% 포인트 증가) 등의 순이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중·일 갈등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현재 한·중·일 세 나라는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고, 독도 문제로 한국과 일본이 반목하고 있는가 하면, 한·중 간에는 이어도 문제가 언제 수면 위로 불거질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이들 두 나라 사이에서 역사적 사실을 놓고 힘겨운 논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비록 이들 세 나라는 이렇듯 갈등하고 있지만, 역사상 우호적인 관계를 누린 때도 있었다. 특히 당대(唐代)의 중국과 통일 시대의 신라, 그리고 헤이안 시대의 일본 등 3국이 그러했다. 이 같은 관계 속에서 이들 나라는 각기 한자와 유교를 공유한 가운데 독자적인 민족문화를 형성해 오늘에 전하고 있다. 한·중·일 세 나라의 민족문화는 각기 다른 특유의 전통문화로 발전했고, 서구 문물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시대의 흐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직간접적으로 결정지어 주기도 했다. 그 결과 근대화의 과정에서 일본은 성공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실패해 일본으로부터 식민지와 반(半)식민지를 강요당함으로써 잊을 수 없는 역사적 통한과 질곡을 겪어야 했다. 한·중 두 나라는 지금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와 반문명적 범죄를 인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열려고 한다. 이는 가해자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제로 한 피해자의 대승적 요구라 하겠다. 그러나 일본은 오히려 그 같은 과오와 범죄를 부정하고 정당화하면서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군사력 강화를 노골화함으로써 한·중 두 나라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게다가 주권과 국익이 걸려 있는 해상의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날로 확대되고 있는 경제적 상호 의존과는 달리 외교·군사적으로는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중·일 두 나라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창설하려는 데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과거 수천년 동안 문화를 수출하면서 천하의 중심으로 자처해 온 중국이 20세기 중엽 일본의 침략으로 구겨질 대로 구겨진 그들의 자존심과 무관치 않다. 최근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중국의 등장은 한때 중국을 반식민지화했던 일본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할 뿐 아니라, 민족적인 자존심을 멍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최근 격화일로에 있는 중·일 간의 갈등과 대립은 민족적인 자존심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 있어 한국은 중·일 두 나라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사실로 인정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시대를 주문할 수 있는 중간자적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중·일 간 갈등을 해소하고 한·중·일 세 나라가 동아시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수립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균형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한국이다. 한국은 올바른 역사인식 위에 미래지향적인 한·중·일 3국 관계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논거를 발굴, 정리하고 그것을 정당화해 구현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근거하여 한·중·일 세 나라가 서로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와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이해와 공조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이들 3국이 공존과 공영을 구가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 [테소로 창간 한·일 대담]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 각각 분리해 해법 찾아야”

    [테소로 창간 한·일 대담]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 각각 분리해 해법 찾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1년이 다되어가도록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일관계는 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 종합일간지 최초로 서울신문이 일본 현지에서 창간한 일본어판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Tesoro)가 창간 특집으로 한·일관계를 다뤘다. 이들 기사중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과 현실 진단, 향후 비전을 제시한 박철희(50)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기미야 다다시(53) 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장의 지상대담을 싣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1998년 10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5년이 지났다. 그 때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관계의 황금기로, 지금을 최악의 시기로 꼽는 사람이 많다. -기미야 다다시(이하 기미야) 지금이 최악은 아니다.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1974년 문세광 사건을 둘러싸고 일·한 단교 직전까지 가는 등 더 나빴던 시기도 있었다. 다만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권이 새로 들어섰음에도 양국 관계가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조차 “저 나라는 믿을 수 없다”거나 “협력할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걱정스럽다. -박철희(이하 박) 한국은 2011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시각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 일본은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발언을 한 이후부터 감정이 악화됐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일관계를 최악이라고 볼 수는 없다. 특히 1998년 공동선언 이후 상호 문호개방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다. 각각 한국과 일본의 입장에서 본 관계악화의 이유는. -기미야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다 일본군 위안부나 강제징용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 등 한국의 반일감정이 필요 이상으로 부각되면서 보통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도 나빠졌다. 일본 정부로서는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박근혜 정부가 아베 정권의 모든 정책을 우경화라고 비판하기 때문에 협력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 관계 악화의 출발점은 위안부 문제다. 일본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아시아여성기금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이 만족할 만한 사과를 받지 못한 데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1994년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을 1000번이 넘도록 집회를 하는 데도 일본이 듣는 척 마는 척하고 있으니 과연 일본이 여성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록 일부이지만 한국의 반일감정과 일본의 반한감정 때문에 양국 지도자들이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듯 보인다. -박 그 반대다. 국민감정은 고정된 물체가 아니다. 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10여년간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우리나라 국민 역시 반일감정이 앙금처럼 남아 있지만 일본에 대해 늘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감정을 어느 방향으로 주도하는 것은 지도자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자꾸 ‘국민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못한다’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짐을 넘기려고 한다. -기미야 한국에서는 한국의 반일감정은 당연한 것이고, 일본의 반한감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일관계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대등해짐에 따라 예전에는 관대한 눈으로 봤던 한국의 반일감정을 매우 민감하게 보게 됐다. 이처럼 한·일 간 힘의 관계의 변용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서 양국이 서로의 적대적 감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다. →양국 관계는 정상이 만나서 풀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많다. 연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박 연내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동남아국가연합(ASEAN)+3 등 다자회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지나쳤다. 양자 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어떤 모멘텀(계기)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회담을 여는 것은 리스크(위험도)가 크다. 해를 넘기면 양자회담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몇 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양국 정상이 서먹서먹해진 데다 2014년에 다자회담의 장이 열리는 것은 후반기에 집중돼 있다. -기미야 나 역시 연내 개최에 대해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에 대해 고노 담화나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답습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역사문제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면 역사문제와 다른 문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일 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쓰시마 불상 문제 같은 크고 작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어디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나. -기미야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같은 역사인식 문제로 보는데, 이것을 따로 봐야 한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수교에 따라 해결되지 못했지만 강제 징용 피해자 보상은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정부에 함께 해결안을 생각해보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는 한·일 간에 법적으로는 이미 해결된 문제로 봐야 한다. 이것을 건드리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무효화시키게 된다. -박 현안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분리해서 해결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부정하면 할수록 짐이 될 뿐이다.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풀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에 8월에 69명이었던 위안부 할머니는 현재 56명이다. 2년간 13명이 숨진 걸 감안하면 시간이 없다. 쓰시마 불상 문제는 일본이 먼저 훔쳐갔으니까 우리가 훔쳐와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선진국이 할 행동이 아니다. 국격이 있는 나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이려면 국제적 상식과 보편적 원칙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중국이나 북한 핵문제라는 변수를 갖고 있는 동북아 안에서 바람직한 양국관계의 미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위해 양국에 제언을 한다면. -박 일본은 한국이 일본 대신 중국에 너무 가깝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으로 세계적인 권력이동이 발생하면서 경계심도 증가하고 있는데 막연히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 도발하는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레버리지(지렛대)가 없어서는 안 되고 북한의 비핵화 역시 중국의 협력 없이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중요한 국가다. 한·중·일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서로 득을 보면서 번영을 하는 체제를 만드는 게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과제다. -기미야 중·일 간의 영토분쟁이나 북핵 문제는 사실 한·일 간의 협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중국을 동북아에서 책임 있는 대국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데 공통적 이익을 갖고 있는 것도 양국이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위협을 느끼는 것이 양국이다. 이런 문제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서로를 신뢰해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역사문제나 영토문제에 관해서는 서로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테소로’ 뜨거운 관심… 구독 문의 쇄도

    ‘테소로’ 뜨거운 관심… 구독 문의 쇄도

    서울신문이 한국 종합일간지 최초로 일본에서 15일 창간한 일본어판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겁다. 도쿄신문은 이날자 25면을 통해 ‘서울신문 일본어 월간지 창간’, ‘일·한관계에 일조를’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고 ‘테소로’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창간호는 36페이지로 앞부분에 일·한 관계 특집을 꾸몄다”면서 “역사인식의 차이나 양국 정상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주는 인물에 대해 전문가, 서울신문 기자가 해설하고 있다”고 창간호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경제의 전망이나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 실정에 대한 분석기사와 함께 경상남도의 옹기 명인 등 관광이나 한류 정보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최근 일본의 출판물 시장의 불황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서 ‘인터넷 시대에 오히려 종이’란 부제목을 통해 종이매체를 통한 ‘테소로’의 일본 진출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국내에서 지난해 발행된 월간지, 주간지 등의 총부수는 29억부, 발행매체는 총 3300개에 이른다. 2007년의 39억부, 3600개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도쿄신문은 “‘테소로’는 종이 매체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창간됐다”면서 “종이매체는 인터넷이 따라올 수 없는 뉴스를 단번에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으며 지면이 한정돼 있어 갈고닦은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테소로’ 편집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도쿄신문의 기사를 읽었다며 ‘테소로’를 발행하는 서울신문재팬 및 서울신문 도쿄지국으로 구독 문의가 잇따랐다. ‘테소로’의 정기구독을 원한다는 한 일본인은 “지금 일본에는 한국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 정보를 올바로 제공하는 일본어로 된 한국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한·일 양국이 한때 불행한 시기도 있었지만 좋은 때가 더 많았던 이웃으로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싶어 정기구독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테소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는 일본 언론들의 문의도 쇄도했다. 글 사진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단체장 발언대] 365일 태극기를 휘날리게 하자

    [단체장 발언대] 365일 태극기를 휘날리게 하자

    태극기는 우리 역사와 함께했다.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 당시 2000만 겨레의 손에 들려 자주독립과 국권회복의 의지를 세계에 알렸다. 1960년 4·19혁명 땐 독재에서 민주화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다. 1998년 외환위기 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내걸었던 태극기는 서로에게 ‘마음을 모으면 어떠한 국난도 능히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위로를 안겨줬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땐 서울시청 광장에, 거리 곳곳에, 시민들의 목과 팔과 허리에서 나부끼며 한국인들의 역동성을 전 세계에 뽐냈다. 하지만 요즘 태극기 물결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국경일조차 태극기를 단 가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구청장 취임 초부터 태극기 달기 운동에 많은 힘을 쏟았다. 도선사길, 4·19길, 솔샘터널 앞을 태극기 상시 게양 구간으로 정해 1년 365일 걸도록 했다. 이런 노력으로 국경일 태극기를 단 가정이 늘어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특히 강북구는 3·1독립운동의 발상지인 봉황각과 조국 독립에 헌신하신 순국선열·애국지사 16위 묘역, 국립 4·19민주묘지가 자리한 애국애족의 고장이 아니던가. 이번 운동이 더 뜻깊게 다가온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이라는 보편적 대의를 망각한 채 국가이기주의와 자국중심의 역사인식을 강화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독도 침탈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군국주의 부활을 가속화하면서 총리, 내각, 국회의원들은 앞다투어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등 우경화로의 회귀를 꾀한다. 중국 또한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를 비롯해 발해는 물론, 백제와 신라까지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 들고 있다. 우리가 투철한 애국심으로 정신무장하지 않으면 우리의 찬란했던 과거가, 우리의 희망찬 미래가 송두리째 사라질지도 모른다. 국가 없는 개인의 미래는 생각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빼앗겨 만주, 연해주, 상해 등지를 떠돌아 다녀야만 했던 선조들의 서글펐던 역사가 증명한다. 우리가 뼈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영광된 미래를 물려주려면 국민 하나하나가 먼저 나라 사랑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 시작은 나라 사랑의 가장 근본인 태극기 달기여야 한다. 아울러 태극기 달기뿐 아니라 태극기에 담긴 음과 양, 하늘과 땅, 물과 불의 통일된 조화를 통해 인류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조상들의 숭고한 정신도 잊지 말아야겠다. 국기는 단순한 깃발이 아니다.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민족혼이 망라돼 있다. 강북구의 노력이 불씨가 되어 1년 내내 거리마다, 집집마다, 5000만 대한겨레의 가슴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기를 기대한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교학사 外 오류 많지 않은데… 8종 한꺼번에 수정 권고 적절했나

    “결국 교육부가 ‘역사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21일 교육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전격 발표하면서 역사학계의 이념 논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정 권고를 따르지 않는 출판사에 수정명령 등 행정권을 발동하기로 선언하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교학사 이외 7종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부 수정 권고에 무조건 따르지 않겠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2008년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좌 편향 논란 당시나 2011년 ‘민주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기준 수정 논란이 일었을 때에도 교육부 개입이 진보-보수 간 대립을 격화시킨 선례가 있다. 교육부가 8종의 오류 829건을 발표한 뒤 다시 부각된 쟁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교학사를 뺀 다른 교과서 7종의 오류 건수는 62~112건으로 평소 다른 과목에서 발견되는 오류에 비해 과도하게 많지 않은데, 8종 전체가 수정 권고를 받는 게 적절한 지 의문이 제기됐다. 교학사 오류 건수는 251건으로 다른 교과서의 2~4배에 달했다. 심은석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2014학년도 고교 신입생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공부하게 된다”면서 “사실 오류, 표현·표기 오류, 서술상 불균형, 국가정체성 왜곡할 수 있는 내용이 실린 교과서를 수정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8종 교과서를 한꺼번에 분석, 8종이 공통적으로 오류를 범한 경우나 서로 다른 사관을 채택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대목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별로 ‘장보고 사망연대’를 841년이나 846년으로 다르게 기술했거나, 고려 시대 ‘안승’과 ‘보장왕’의 관계에 대해 아들·조카·서자 등 이설을 교과서마다 각각 다르게 서술한 부분을 찾아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 오류 수정을 위해 고교 현장의 교과서 채택 일정을 연기시키는 초유의 사태를 감수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두 번째로 진보 진영에 교학사에 대해 제기한 우 편향 지적과 보수 진영이 나머지 7종에 대해 제기한 좌 편향 지적을 교육부가 모두 수렴해 수정·보완 권고를 내리면서 오히려 양 진영 모두 불만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교육부가 권고한 교학사 수정 권고 건수는 앞서 지난달 역사학계에서 지적한 오류 건수 293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나머지 7종과 관련해 ‘국가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부가 무더기로 수정 권고를 한 내용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적한 내용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성·천재·비상교육·두산동아 등 4개 출판사는 북한의 주체사상에 대해 ‘사람 중심 세계관이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사상’이라고 북한 자료를 그대로 인용했다가 수정 권고를 받았다. 앞서 여당 의원들이 지적했던 대목이다. 금성출판사는 ‘소련의 치스차코프 포고문’과 ‘미국 맥아더 포고령’을 단순 비교하느라 소련 포고문의 기만성을 서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 수정 권고를 받았는데, 앞서 1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적했던 내용 그대로이다. 세 번째로 교육부가 ‘집필기준 준수 여부’를 수정 권고 기준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명확한 집필기준을 설명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심 실장은 “비상교육 등 3개 출판사의 교과서에 북한 주민 인권문제 서술이 누락시킨 점은 집필기준에 위배됐다”고 했지만, 이 교과서들은 “북한이 인권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식의 간략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측에선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할애해 어떻게 쓰라는 말인지 기준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교육부가 국사편찬위원회의 ‘부실 검정 의혹’을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정 권고 사항 892건을 찾아냈다는 말은 곧 검정 책임을 맡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이 부실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졌지만, 교육부는 “여력이 없다”며 검정과정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안세영 이사장, 국감장에서 “아 나 미치겠네” 논란

    안세영 이사장, 국감장에서 “아 나 미치겠네” 논란

    국회 정무위원회의 22일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국정감사에서는 안세영 이사장의 무성의한 답변 태도가 논란을 빚었다. 안 이사장이 이날로 취임한 지 불과 닷새 밖에 안 돼 소관기관에 대한 업무파악 조차 안 된 데다 의원들의 질문에 사석에서 말하는 투의 답변을 이어가자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비판했다. 안 이사장은 보수성향 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6월 ‘역사왜곡과 학문탄압을 걱정하는 지식인 모임’이 낸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는 성명서에 서명을 했느냐고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묻자 “하도 서명한 게 많아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답변했다 혼쭐이 났다. 안 이사장은 그러면서 “거기 제 이름이 있나요? 아, 나 미치겠네”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 미치겠습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다 새누리당 소속 김정훈 정무위원장에게 “답변을 좀 신중하게 하세요. 사석이 아닙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기식 의원은 이에 대해 “피감기관장으로서 사인인지, 수장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책했다.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도 “이사장님은 ‘자유로운 영혼의 학자 DNA’를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공무원에 들어왔으니 국민이 바라는 이사장의 역할, 자세, 태도가 뭔지 꼼꼼히 생각해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안 이사장은 ‘경제민주화는 포퓰리즘 경제입법으로 위헌적’이라는 취지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해서도 처음에는 “일부 동의한다”고 했다가 다시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을 바꿔 “국정감사를 희롱하러 왔느냐”는 질책도 받았다. 안 이사장은 “사외이사하면서 11억 7600만원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한다고 그렇게 많이 안 줘요”라면서 “한 곳당 200만~400만원을 받는다”고 답했다. 그가 삼성증권 및 한전KPS 사외이사를 맡았던 것에 대해 답변한 태도도 논란이 됐다. 안 이사장은 “사외이사를 현재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외부활동을 벌여놓은 게 많은데 사외이사는 약과고 연구회 포럼, 외국학자회까지 있는데 체력적으로 못 견딜 것 같다”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둘 건 관두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기식 의원은 “사외이사를 ‘바빠서, 몸이 피곤해 더 이상 못하겠으니까 그만두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공직자행동윤리강령에 따라 사외이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인식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안 이사장의 뉴라이트 정책위원장 이력과 과거 언론에 기고했던 글, 발언 등을 거론하며 집중적으로 자격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김기식 의원은 “안 신임 이사장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삐뚤어진 역사인식, 새누리당 편향의 정치행보, 낙하산 논란 속 공기업·대기업 4곳의 사외이사 경력 등으로 미뤄볼 때 국책연구소를 총괄하는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며 임명취소를 요구했다. 그러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게 국감이지 안 이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감 이슈] “이배용 저서에 ‘명성황후→민비’ 폄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8일 동북아역사재단·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역사 교과서’는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올랐다.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저자인 권희영 교수가 재직 중인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야당의 질문이 집중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2005년 발간한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을 분석해 보니 ‘명성황후’를 ‘민비’라고 호칭하고 있다”면서 “‘민비’라는 호칭은 일제가 명성황후를 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여성사학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책에서 이화여대 설립자이자 초대 총장인 김활란에 대해 ‘일제의 극심한 회유가 교차되는 가운데 끝까지 이화를 지키려던 그는 크나큰 시련과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을 겪게 되었다’라고 썼다”면서 “민족문제연구소가 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김활란의 친일 행적은 은폐하고 친일의 불가피성만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2011년 이 원장이 위원장을 맡은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회에서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중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도록 자문을 제공했다”면서 “당시 추진위에서 ‘자유민주주의’로 집필 기준을 바꾸자는 의견은 소수였는데, 유일하게 이 사안에서만 소수 의견을 채택해 결국 ‘자유민주주의’가 집필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현대사학회 출신인 권 교수가 참여한 ‘대한민국의 건국-시선의 교차’ 연구에 370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면서 “연구계획서를 보면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글만큼 우편향적인 역사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이 발췌·공개한 연구계획서에는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 건국 폄하 세력의 역사인식이 역사의 자의적인 해석에 입각해 이데올로기적으로 함몰된 주장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을 밝혀내려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우 의원은 “공공기관이 국민의 세금으로 우편향 연구과제를 지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잇따른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나는 식민지 근대화론자가 아니라 식민지 수탈론자”라면서 “최근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쟁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에게 야당 의원의 공세적 질문이 잇따르자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고생이 많으시다”고 질의 중간 이 원장을 위로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신사참배 대신 공물 봉납 ‘눈치 아베’

    신사참배 대신 공물 봉납 ‘눈치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7일 시작한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에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고 대신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카키’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신사 측이 밝혔다. 마사카키는 신사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구로,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때도 이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총리는 개인 비용으로 봉납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총리직에 취임한 아베 총리는 올해 3차례 주요 계기에 모두 참배를 하지 않았다. 앞서 8월 15일 패전일에는 ‘다마구시’(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공물료를 대납하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가 외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태풍 ‘위파’의 재해 대응이 우선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취임 이후 역사인식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으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양국 정상과 회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계속 모색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측면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아베 내각의 각료 중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과 후루야 게이지 납치문제 담당상은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추계 예대제에 야스쿠니 참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아베 총리가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보낸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본의 정치인들은 역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반성을 기초로 주변국들과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쌓아 나갈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1일 최윤희 합참의장 후보 청문회

    여야는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결산심사에 돌입했다. 일부 상임위는 여야 간 이견으로 파행을 겪기도 했고, 예정에 없던 현안 질의가 등장하기도 했다. 교문위에서는 당초 현안 질의가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최근 역사인식 논란을 빚은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이 야당의 요구로 불려 나와 곤욕을 치렀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유 위원장을 상대로 “대한민국 헌법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법통, 4·19 정신을 계승하는 것을 잘 알 텐데 유 위원장이 8·15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자는 건 역사의 뿌리를 이승만에게서 찾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관 공식입장과 헌법정신에 부합하는지 의문인 분이 국사편찬위원회에 최고수장으로 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면서 사퇴를 요구했다. 외통위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수행 중 성추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관련 질의가 다시 등장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단군 이래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바바리맨’”이라면서 “수행원은 13인승 미니버스로 이동하고 정해진 호텔에 머물러야 한다는 매뉴얼대로 했다면 이런 사건이 생겼겠나”라고 질타했다. 윤 장관은 “매뉴얼 문제를 포함해 해외순방 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진땀을 흘렸다. 기재위는 민주당이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 전인 지난 27일 새누리당이 상임위 개최를 거부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파행됐다. 이에 대해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7일 오전 여야 수석끼리 30일 국회 정상화를 합의했는데, 지도부가 관련 상임위를 열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상임위를 하려다가 야당 지도부에 의해 중단된 것도 많다. 여러 가지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회의는 한 차례 정회를 겪었다. 한편 국방위는 오는 11일 최윤희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인사청문회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군사작전 등과 관련한 기밀사항은 비공개로 진행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국사교과서가 애국심을 고취할 수 없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국사교과서가 애국심을 고취할 수 없다면/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지난 8월에 국사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의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더니 역사논쟁이 폭발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국사를 국가사(國家史)의 입장에서 써야 하는가, 아니면 민족사(民族史)의 입장에서 써야 하는가이다. 국사가 이름 그대로 ‘국사’(國史)라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국가사로 쓰여야 한다. 국가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정치적 실체이고, 민족은 베네딕트 앤더슨의 말처럼 상상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국사는 실체적 존재인 국가에 대한 서술일 수밖에 없다. 1987년 민주화 이후에 국사는 주로 민족사의 입장에서 쓰였다. 민족사 입장에서는 분단만큼 뼈아픈 일이 없다. 통일국가를 못 만들고 같은 민족끼리 대립하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을 ‘결손국가’로 치부하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민족 분단과 남북 대립을 일으킨 사건으로 묘사하기에 이르렀다. 이승만으로 대표되는 건국 세력은 반민족적인 친일 세력으로 매도되었고, 그들의 선지자적인 분투 노력과 위대한 건국 업적은 폄하되었다. 6·25전쟁도 분단의 필연적인 결과로 묘사되고 민족 비극의 참상만 강조됐다. 누가 전쟁을 도발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회피되거나 남북 공동의 책임으로 애매하게 묘사됐다. 브루스 커밍스가 주도한 수정주의 역사관에 영향을 받았다. 그는 한국전쟁을 ‘민족해방전쟁’으로 간주하고, “이 전쟁을 누가 시작했는가”를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분단을 죄악시하는 민족사적 입장은 대한민국의 건설과 발전에 특별한 관심을 쏟지 않는다. 최대 관심사는 남북 역사의 이질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해 동질적인 민족의식을 확보하려는 데 있다. 그러기에 대한민국의 강점은 누그러뜨리고 약점은 부각시킨 반면, 은연중 북한의 강점은 부각시키고 약점은 누그러뜨리려 했다. 이런 교과서로 교육받은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선진국 따라잡기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가 아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금방 인정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동문서답을 한다. 성공한 원인은 ‘우수한 민족역량’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같은 민족인 북한은 성공하지 못했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린다. 민족역량 때문이라면, 북한도 성공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많은 후진국이 우리를 본받아 국가발전을 꾀하고 있다. 그들은 기회만 되면 우리에게 성공의 비결을 묻는다. 그들을 이끌어가야 할 자랑스러운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대한민국의 발전과정에 대한 역사인식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민족사적인 서술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국가사적인 입장에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서술한 교과서가 최근 검인정에 통과되었다. 그 책은 어떻게 우리가 근대국가를 건설했고, 어떻게 자본 경제를 발전시켰으며, 어떻게 정치 민주화에 성공했는가를 밝히려 했다. 서술 과정에서 성공적인 국가 발전의 역군이었던 건국 세력, 산업화 세력, 그리고 민주화 세력의 업적들을 균형 있게 평가하려 했다고 한다. 민족사 진영에서는 공세를 쏟아내고 있다. 국가사적인 서술은 민족의식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리라. 내용이 공개되기 전에는 “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 유관순 열사는 여자 깡패로 묘사했다”고 근거 없는 비방을 쏟아놓았다. 책이 공개되자 일부의 오류를 침소봉대하고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했고, 출판사 직원이 살인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막무가내의 정치 공세는 오히려 반민족적인 지성독재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민족사 진영은 민족의식을 고취하려는 지성목적이 아무리 소중하더라도, 국가사 진영의 국가의식을 고취하려는 지성노력을 존중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애국심이란 건전한 국가의식에서 비롯되며, 그것이 바로 국가 정체성의 요체라고 말한다. 국가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애국심 없는 민족의식만 남게 될 것이다. 그것으로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것인가. 그럴 수 없다면, 그것은 맹목적인 광기의 종북의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서대문형무소에 걸린 ‘獨·日 다른 역사인식’ 광고

    서대문형무소에 걸린 ‘獨·日 다른 역사인식’ 광고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27일 건물 외벽에 설치된 일본과 독일의 역사인식을 비교하는 광고를 바라보고 있다. 서대문구는 이날부터 이틀간 ‘2013 서대문 독립민주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청소년 역사길 걷기, 근현대사 탐구교실, 옥사 콘서트 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올바른 역사인식 위한 차분한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올바른 역사인식 위한 차분한 보도 돋보여/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면 옛 왕조의 역사인식을 뜯어고치는 역사서를 편찬한다. 새롭게 역사서가 완성되면 옛 서적은 봉인하거나 파기한다. 이는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여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사를 처음부터 다시 기술하기보다는 시각의 차이와 해석의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새로운 역사 기술이 야만적이거나 폭력적일 때도 있다. 이민족이 지배할 때이다. 중국정권의 조공국가이던 시절과 일제강점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시기의 역사서는 이민족의 지배를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지배당하는 민족의 영혼마저 빼앗으려고 시도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일제식민사관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러한 사관을 반영한다. 교학사가 새롭게 발간한 고교의 한국사 검정교과서는 서울신문의 사설이 지적하듯 특정가치관을 반영하여 편향적일 뿐만 아니라 일제의 식민사관을 따르고 있다(9월 17일자). 사설에 따르면, “한국사 검정교과서 논란은 교학사 교과서 내용의 ‘우편향’과 오류 주장이 나오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 교과서의 문제는 역사 기술 과정에서 최소한의 학술적 노력이나 진지함마저도 저버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교과서 공개 이후 2일 만에 교과서 곳곳에서 왜곡과 오류, 표절이 298가지나 발견되었다고 한다. 서울신문은 9월 23일자 9면에 게재한 기획기사에서 교학사 검정교과서의 문제점을 크게 두 가지로 지적했다. 첫째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술 오류와 왜곡, 표절의 문제를 제기했다. 역사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역사편찬자의 가치관과 의식에 기초하여 그 시점까지의 관련 역사서와 고고학적인 발굴성과를 반영한다. 그러나 역사서가 역사소설과 구분되는 점은 창작이 아니라 옛 문헌과 과학적 연구 성과를 체계적이며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데 있다. 이번 교학사의 교과서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검정기관의 교과서 검증이 부실했다는 점이다. 8개월간 진행된 검정기간 동안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신문은 이번 검정과정에 참여한 검정위원과 연구원의 수가 예전보다 대폭 줄었으며, 검정과정도 촉박하게 이루어졌다고 지적했다. 8개월의 검정기간 중 검정위원과 연구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여였다고 한다. 그마나 검정위원의 전문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제도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교과부는 교학사의 검정교과서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사용할 8종의 검정교과서 전체를 재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신문은 9월 17일자 사설에서 친북사관이나 친일사관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옳은 지적이다. 하지만 사설 말미에서 “정부의 재검정 방침에 대한 7곳 출판사와 집필자의 주장에 일리가 없지 않지만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란 차원에서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며 양비론으로 끝맺고 있다. 그러나 교학사의 오류투성이인 교과서와 다른 7개 출판사의 교과서를 동일한 잣대로 뭉뚱그려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히려 7종의 다른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인 취재와 지적이 있어야 했다. 벼룩 잡자고 초가를 태울 수는 없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사설에서 지적했듯 “검정체계의 근본적인 결함”에 있는 것이다. 오히려 사설을 통해 검정체계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세종로의 아침] 일본은 왜 이럴까/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일본은 왜 이럴까/이춘규 정치부 선임기자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한국과 일본의 긴장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들어선 뒤 일본의 민족주의·우경화 성향이 강화되면서 독도나 과거사 충돌이 쉼없이 일어난다. 지한파, 친한파로 알려졌던 일본 지식인들마저도 최근들어 칼럼이나 세미나 발언 등을 통해 “한국은 종북이 아니라 종중(從中·중국 추종)이 더 문제”라는 등 노골적으로 반한 감정을 드러낸다. 일본 대학에 근무하는 한 한국인 교수는 일본인에 포위된 느낌이 들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소연한다. 재일본 한국인 사회에서는 현재 한·일 관계가 한계수위라고까지 말한다. 왜 이럴까. 오랜 기간 양국 갈등의 완충판 역할을 했던 한·일의원연맹의 약화가 우선 거론된다. 연맹은 1975년에 출범해 군사정변 등 예외적인 해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양국을 오가며 총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최근 4년간 총회가 두 번이나 열리지 못했다. 올해도 아직 못 열렸다. 위상도 약화돼 회장이 전직 총리급에서 격하됐다. 세대교체로 지한파, 지일파가 크게 줄었다. 자연스레 정부 간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물급의 물밑 접촉을 통해 해법을 제시했던 연맹의 역할이 약화됐다는 것이 일본통인 민주당 이낙연 의원의 소개다. 완충판이 약해지면서 양국 충돌 때마다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도 다각도로 찾아봐야 할 때다. 그래야 관계 복원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지난해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이 한국에 오려면 진심으로 사과해야”라고 발언해 반한 기류가 확산됐다고 주장한다. 한국인들은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이 왜곡되고 우경화되면서 한·일관계가 냉각됐다고 말한다. 원인에 대한 양국민의 인식차가 커 간극을 메우기 힘들 듯하다. 전문가들은 일본 내적 요인을 꼽는다. 1867년 메이지유신 이후 120여년간 아시아를 지배하거나 지도하는 리더였던 일본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위상이 흔들렸다. 얕보던 한국마저 스포츠나 문화, 심지어 전자산업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자 자존심이 구겨지며 짜증이 늘었다. 잃어버린 20년 장기불황도 일본이 사방에 포위됐다는 폐색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안전 신화마저 의심받자 열패감도 생겼다. 좌절감과 초조감까지 겹치며 중국·러시아보다는 상대하기 쉬운 한국에 대한 분풀이성 공격 성향이 표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젊은 층과 우익이 재일한국인을 공격하고, 정치인들도 이에 편승해 민족주의를 선동하며 양국관계가 냉각된 측면도 있다. 이런 사정을 음미해야 할 것 같다. 상대를 알아야 올바른 해법이 나온다. 이런 때일수록 한·일관계를 역지사지하는 지혜도 요구된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전략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구미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시대에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의 협력은 긴요하다. 한·일이 전향적 자세로 만나 경제 협력을 매개로 정치적 간극을 좁혀가야 한다는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의 처방은 시사적이다. taein@seoul.co.kr
  • 반기문 “적절한 기회에 방북 협의…DMZ 평화공원 구상 적극 돕겠다”

    반기문 “적절한 기회에 방북 협의…DMZ 평화공원 구상 적극 돕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적절한 기회에 남북한 당국과 방북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방한 중인 반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방북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가끔 만나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성과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과 입장을 전달하고 협의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협의를 해 나갈 생각이지만 아직 (방북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은 남북 당사자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은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돕는 것이라고 한정했다. 반 총장은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며 “박 대통령에게 남북 간 좋은 협의를 이뤄내 진전이 있으면 유엔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유엔은 내부적으로 법적, 정치적, 제도적인 면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남북 양측이 최근의 모멘텀을 살려 북핵 등 여러 분야에서 건설적인 진전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와 비판적 인식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일본의 평화헌법 수정 기류 등과 관련,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별 양자 문제에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일본 정치 지도자들에게 깊은 성찰과 국제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역사인식 문제와 여러 정치적 이유로 (동북아) 상호 긴장관계가 지속되는 데 우려스럽다”며 “동북아 지도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여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살상 의혹과 관련, “유엔 조사단이 시리아 현지에서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며 “화학무기 사용이 밝혀질 경우 경악스러운 범죄 행위이며 중대한 반인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 양국 ‘서로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을/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일 양국 ‘서로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을/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지난주 제21차 한·일 포럼이 개최됐다. 한·일 포럼은 한·일의 대표적인 정치가, 언론인, 학자들이 참가해 한·일 관계의 현안과 과제를 논의하는 유서 깊은 포럼이다. 이번 한·일 포럼은 최근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개최돼 양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일 관계에 어떤 해결책을 내는지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이번 포럼은 한·일 관계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는 축소판과 같았다. 모두(冒頭)부터 상대에 대한 주문으로 시작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모두의 특별 연설에서 일본 측은 한·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 고령화, 환경문제 대책을 강조하며 역사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이에 비해 한국 측은 아베 정권하에서 일본 식민통치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부정된 마당에서는 한·일의 협력 관계가 수립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일 포럼이 개최된 이래 시작부터 역사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참가자들이 말할 정도였다. 한국이 공격하고 일본이 방어하는 지금까지 한·일 회의 상황과 달리 일본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 변화된 한·일 관계를 실감하게 했다. ‘침묵하는 일본’에서 ‘주장하는 일본’으로 변화한 것이다. 모두 발언의 영향인지 안보 관련 주제에 대해 한국 측은 일본의 헌법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의 추진에 우려를 표하면서 역사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은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 측은 집단적 자위권의 해석 변경 문제는 일본이 보통국가로 가기 위한 과정이며, 이제야말로 논의할 분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일본이 정상화되고 있다고까지 했다. 또한 한국 측이 아시아 패러독스(경제에서는 협력하지만, 안보와 역사 문제에서 동북아 국가들이 갈등하는 현상)를 설명하면서 일본 정치가들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일본 측은 아시아 패러독스는 중국의 부상에 따라 생겨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즉 최근 일어난 영토와 역사 분쟁은 중국이 부상하면서 형성된 문제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일본 측은 중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해야지 한국이 ‘일본의 우경화’만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일본의 변화한 모습은 역사인식의 문제에서 더욱더 뚜렷해졌다. 처음에는 아베 신조 총리의 우파적 성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국 측에 일본 야당과 매스컴 관계자들이 동조해 한국의 주장이 우세를 점하는 듯했다. 그러나 자민당 의원은 한·일 매스컴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일본의 매스컴이 정부를 비판한 것을 그대로 한국이 받아들이는 것은 객관적이지 않다고 강변했다. 일본의 다른 참가자들도 한국이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를 평가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또한 역사에 대해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며, 역사 문제는 서로 일치되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그 이후의 일왕 발언 탓에 일본이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상실하게 했다고 한국의 잘못을 토로했다. 그러나 논의의 마지막에는 현재 한·일의 경색국면을 풀도록 한국과 일본이 서로 필요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일본 측도 동의했다.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한·일의 입장은 극명하게 달랐다. 한국 측은 아베노믹스가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비해 일본은 여야 모두 아베노믹스가 일본을 살릴 최후의 기회라는 점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꼭 성공했으면 하는 열망이 느껴졌다. 이번 한·일 포럼에서 보듯이 한·일 양국이 서로에 대한 인식이 다른 만큼 처방책도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한 데 비해 일본은 역사를 회피하면서 기능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경색국면을 탈피하려면 양국 공히 과거의 수렁에 빠져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는 오류에서 벗어나 ‘상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발상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한·일 양국이 국익을 생각하는 전략적인 냉철함이 우선될 때 양국이 공감하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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