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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수 樂山樂水] 하나님의 뜻과 역사해석의 문제

    [김일수 樂山樂水] 하나님의 뜻과 역사해석의 문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몇 가지 말과 글이 국회의 총리인준 절차를 앞두고 정치적 논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물론 문제된 말들은 기독교 신앙체계 안에서 신학적 논쟁 내지 신앙의 색깔논쟁에 충분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지식인의 역사인식과 책임의식, 지성과 세계개방성, 보편성과 특수성의 조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도 흥미있는 논쟁거리가 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일제식민지배와 한국전쟁과 같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난제들을 하나님의 뜻과 섭리라는 시각에서 뭉뚱그려 이해하려 했다는 점이다. 우선 이 같은 섭리신앙은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을 믿지 않거나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생소한 것이어서 그것에 입각한 역사해석 자체가 반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창조사역과 창조세계에 대한 그분의 주권적인 통치를 부인하면 자연과 인간세계의 모든 역사적인 사건진행은 결국 우연이나 운명 또는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섭리적 역사관을 가진 사람들이라 해서 의견충돌이 없을 수 없다. 하나님의 뜻과 일하심은 신묘막측(神妙莫測)해서 사람의 지식이나 지혜로 단정할 수 없는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나치독일의 유대인 학살이나 일본의 난징대학살을 섣불리 하나님의 뜻으로 돌린다든가,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하나님의 성전(聖戰)으로 해석한다면, 민족갈등이나 종교 간 갈등 내지 문화충돌을 자초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謀士)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롬 11:33~36).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는 존재의 비밀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엇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하물며 존재보다 더 심원한 곳에 계신 하나님의 뜻을 역사이해에 경솔하게 끌어다 쓴다면 화를 자초하기가 쉽다. 함석헌 선생은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서 우리 민족의 결점으로 첫째 생각하는 힘이 모자란다는 점을 꼽았다. 그래서 시(詩 ) 없는 민족이요, 철학 없는 국민이요, 종교 없는 민중이 되었고, 그 결과 착함과 날쌤과 조심성 있고 너그러운 옛 기상들이 시들었으며, 역사 발전이 중간에 변경되어 고난의 역사로 치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이 고난을 우리 민족의 병을 고쳐 주려고 든 사랑의 매로 이해했다. 모든 역사적 사실은 해석된 사실이다. 그리고 그 해석작업은 어느 초인(超人)이나 소수의 천재들의 독단적인 주관이나 전유물이 아니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호소통과 공감의 눈높이,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좇아가는 정신들의 상호주관적인 대화 마당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하나님이 역사적 사건을 통해 주시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 겸손히 묻고 또 조심스럽게 깨달아 가야 한다. 그리고 사랑과 연민의 마음으로 고난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가는 동시대의 아픈 이웃들을 포용하며, 희망의 지평으로 함께 걸어가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이런 류의 역사해석에는 부득불 하나님의 의(義 )와 참사랑이 드러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적 비극들 속으로 찾아오신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의 손길처럼, 총리 후보자 개인에게도 개입하시는 깊은 뜻이 어디엔가 있으리라 짐작된다. 지식은 지역적, 시대적, 문화적, 민족적, 당파적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 한계를 보편적인 인간존중 및 하나님 앞과 역사 앞에서 져야 할 예언자적, 도덕적 책임의식을 가지고 뛰어넘으려는 치열한 정신적 노력을 우리는 지성이라 부른다. 시련들을 지혜롭게 뛰어넘어 훌륭한 지성적 국무총리가 되기를 바란다.
  • 문창극 사과 “일본 식민지배 ‘하나님 뜻’ 발언은 종교적 역사 인식”

    문창극 사과 “일본 식민지배 ‘하나님 뜻’ 발언은 종교적 역사 인식”

    문창극 사과 “일본 식민지배 ‘하나님 뜻’ 발언은 종교적 역사 인식”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15일 자신의 위안부 발언 논란과 관련,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휴일인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지난 2005년 3월 중앙일보에 쓴 칼럼과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우리 힘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감쌀 수 있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데 대해 이같이 사과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며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행위이다. 저는 세 딸의 아버지이다. 딸만을 둔 아빠이어서 이 문제는 마치 제가 지금 당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더 참담하게 여기고 분개하고 있다”며 “왜 일본은 독일처럼 사과를 하지 못할까. 왜 진정성있게 사과하지 않을까. 그들의 진정한 사과로 우리 마음을 풀 수 있는데 그러면 양국이 같이 나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에서 쓴 글로 진정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내용만 한 당시 협상을 지적한 것”이라 고 해명했다. 이처럼 문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안 및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하루 앞두고 과거 발언과 칼럼을 해명, 사과하고 나선 것은 논란 확산에도 불구하고 사퇴하지 않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 후보자는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교회내 발언과 관련,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고 그 시련을 통해 우리는 해방을 맞았으며 공산주의를 극복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명제는 조국통일로, 통일도 이뤄질 것이라 믿기에 이 분단의 상황도 아프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후보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칼럼은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인데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가족들과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칼럼도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었다”며 “제가 이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저의 진심을 여러분들께서 알아주시기 간절히 바라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입장을 발표한 배경에 대해 “제가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다”며 “총리 지명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고 밝혔다. 또 “’조선 민족이 게으르다’는 말은 제 이야기가 아니라 189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나라’에 나온다”며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이고 백성 수탈에만 열을 올렸던 당시 위정자들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창극 여론조사, 65.6% “사퇴해야 한다”…반전 위해 기자회견 자청

    문창극 여론조사, 65.6% “사퇴해야 한다”…반전 위해 기자회견 자청

    문창극 여론조사, 65.6% “사퇴해야 한다”…반전 위해 기자회견 자청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선 것은 크게 악화된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승부수로 보인다. 그동안 ‘보도참고자료’ 형태의 서면해명으로 대응해 오던 문 후보자는 자신을 겨냥한 여론의 비판과 야당의 거센 사퇴 공세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육성 해명’을 통해 더 이상 우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지난 12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문 후보자 발언 파문과 관련해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5.6%는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교회 등에서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문제가 안 된다’는 의견은 21.9%,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2.5%였다. 응답율을 지지 정당별로 살펴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사퇴를 찬성한다는 의견이 42.8%로 사퇴 반대(37.9%)보다 높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는 ‘사퇴 의견’이 87.0%였다. 문 후보자의 정면돌파 입장은 청와대 등 여권의 ‘정면돌파’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관예우 논란 끝에 사퇴한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 문 후보자마저 낙마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입을 타격이 가늠하기 힘들고, 국정도 다시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이 워낙 강하게 문 후보자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날 회견이 어느 정도 반전의 모멘텀을 확보하는데 기여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대 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내용 위안부 피해 할머니 비하 논란…할머니들 울분 토해

    세종대 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내용 위안부 피해 할머니 비하 논란…할머니들 울분 토해

    ‘제국의 위안부’ ’세종대 박유하’ ‘박유하 교수’ 세종대 박유하 교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16일 이옥선 할머니(86)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은 서울 동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대 박유하 교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출판·판매·발행·복제·광고 등을 금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저자인 세종대 박유하 교수와 출판사 대표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대로 한 사람들 3000만원씩 총 2억 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도 낼 예정이다. 할머니들은 “저자는 책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이나 일본군 협력자로 매도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스스로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역사 갈등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고 기술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한·일간의 화해를 위해 자신들의 행위가 매춘이며 일본군의 동지였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는 박유하 교수의 주장에 대해 “허위사실을 기술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을 돕는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월 말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고 한양대 리걸클리닉 학생 7명과 함께 최근까지 문제의 책을 여러 번 읽고 토론한 결과 소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부지검을 찾은 이옥선 할머니는 “피가 끓고 살이 떨려서 말도 못하겠다”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나 ‘일본군의 협력자’로 기술한 책을 쓴 박 교수를 강하게 성토했다. 피해자 할머니들은 고향에서 갑자기 일본군에게 끌려가 영문도 모르고 성 노예로 착취당했다고 입을 모으며 “박 교수의 책은 거짓”이라고 증언했다. 이옥선 할머니는 “내가 왜 위안부가 되겠냐. 나는 강제로 끌려갔다. 도살장 끌려가듯 가서 살아나와 눈도 귀도 잃어버리고 이도 다 빠졌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인식이 논란이 된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그 X이 뭘 안다고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을 들썩거리느냐”라며 “사과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너무 억울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안신권(53) 나눔의 집 소장은 “문 후보자가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보여준 만큼 이 시점에서 사죄보다는 사퇴하는 게 옳다는 게 할머니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제국의 위안부’와 관련된 소송은 법률법인 ‘률’에서 대리하고 박선아 교수와 리걸클리닉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시대] 북·일 두 나라의 야합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북·일 두 나라의 야합과 한국/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필자가 문헌상에서 ‘야합’이란 두 글자를 처음 본 것은 ‘사기’ 공자세가에서였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은 안씨의 딸과 야합해서 공자를 났다(紇與顔氏女野合而生孔子)”고 했다. 숙량흘이 친구 안씨의 딸 징재(徵在)를 만났을 때의 나이는 이미 66세의 노인이었고, 징재는 10대 후반의 처녀였다. 여기서 말하는 야합은 당시의 혼례에 비추어볼 때, 고령의 노인과 10대의 처녀가 부부가 되는 게 합당치 않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야합의 사전적 해석은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통하는 것 또는 좋지 않은 목적으로 서로 어울림’이란 부정적인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작년 5월 측근을 평양에 보내 북·일 교섭을 타진했고, 1년 만인 지난 5월 26~28일 북·일은 스웨덴에서 만나 29일 일본인 납북자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가고, 일본은 이에 맞춰 기존의 대북 제재 중, 일부 조치를 해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민의 납치 문제로 북한과 접촉한 것을 탓할 생각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납북자 문제는 인도주의적인 문제인데다가 대북해제도 기존의 대북 전면적 수출입 중단, 북한의 특정 기업과 민간과의 거래 금지,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대북 송금액 대폭 축소와 같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일본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유엔 결의와는 무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일본이 자국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접근이 유엔 차원에서 가해지고 있는 북핵 제재 조치에 차질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일 공조의 불가피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우려된다. 특히 북한에 대한 무역 금지 조치를 일본이 일부 해제할 경우 약 10억 달러, 완전히 해제될 때는 약 2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런 예측은 지난해 북한의 전체 교역량 73억 달러를 감안할 때, 일본의 대북 무역 금지 해제는 이미 가해지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대북 제재를 무위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 이 같은 일련의 우려들은 북·일 두 나라의 야합에 기인한다. 이번 북·일 합의는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로 외교적 고립과 만성적인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해상 영유권 문제 및 역사인식 문제로 야기된 한·중 양국의 대일비판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일본의 의도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 볼 때 ‘좋지 않은 목적으로 서로 어울린’ 야합이 분명하다. 더욱 지난 3월 한·미·일 헤이그 정상회담과 4월의 오바마 대통령의 한·일 방문에서 확인된 3국 간 북핵 공조에 어깃장을 놨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역사상 일본은 이웃나라들에 대해 수많은 노략과 소란을 일으킨 부랑민족이었고, 진주만 기습과도 같은 국제전까지 자행한 도전 민족이었다. 그리고 북한은 오래전부터 적지 않은 나라의 양민 납치는 물론 마약 수출과 슈퍼노트 제작, 그리고 반인도주의적 행태 등으로 국제사회로부터 불량국가(rogue regime)로 낙인찍혔다는 점에서 볼 때, 자국의 이익과 목적만을 위한 이들 두 나라의 ‘어울림’은 야합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하겠다. 앞으로 북·일의 결탁이 진전돼 의도한 이익과 목적이 가시화되면 북핵 문제와 동북아의 안정은 불확실해지고, 한국은 그로 인한 불이익과 위협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야합을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문창극 기자회견 與 “청문회에서 판단받자” 野 “1초도 지체말고 사퇴해야”

    문창극 기자회견 與 “청문회에서 판단받자” 野 “1초도 지체말고 사퇴해야”

    문창극 기자회견 與 “청문회에서 판단받자” 野 “1초도 지체말고 사퇴해야” 여야는 15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과거 위안부 관련 발언 등을 사과한 것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자가 논란을 해명한 만큼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고 두둔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스스로 사퇴하는 것 이외 다른 방법은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당이 그에게 친일 반민족이라는 주홍 글씨를 덧씌웠으나 본인은 부당한 주장임을 밝혔다”며 “이제는 누가 옳고 그른지 국민이 판단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새정연 안철수 대표가 (정부에 대고) 인사청문 요청서를 아예 제출도 하지 말라는 것은 궤변”이라며 “청문회 무대에 후보를 올려 관객인 국민이 판단할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이 부여한 인준권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반민주, 반의회, 반국민적 구태”라며 “야당은 국민이 판단할 기회조차 박탈하겠다는 오만한 발상을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통과를 위해 일회적으로 하는 변명과 입장변화로 문 후보자의 DNA가 바뀌느냐”며 “성경적 역사인식, 종교관이라는 변명은 대한민국 기독교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청문회를 통해 진실을 가리자는 주장은 결국 변명의 장을 열어주자는 이야기”라며 “문 후보자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위안부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지만, 친일매국사관의 DNA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청문회를 열자는 새누리당에 현재까지 밝혀진 문 후보자의 역사관에 동의하는지 묻는다”며 “청문회를 열어서 무슨 말을 듣자는 것인지 모르겠고, 일초도 지체말고 문 후보자가 사퇴하는 것만이 우리 민족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문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에 세우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며 “문 후보의 패륜적 역사관에 대한 국민적 검증은 이미 끝났다”고 청문 불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창극 기자회견 “식민 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역사의 종교적 인식”

    문창극 기자회견 “식민 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역사의 종교적 인식”

    문창극 기자회견 “식민 지배 하나님의 뜻 발언, 역사의 종교적 인식”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15일 자신의 위안부 발언 논란과 관련,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휴일인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사무실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지난 2005년 3월 중앙일보에 쓴 칼럼과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우리 힘으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감쌀 수 있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데 대해 이같이 사과했다. 문 후보자는 “진정한 사과라면 우리의 마음을 풀 수 있을텐데, 그러면 양국이 앞으로 같이 나아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쓴 글”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진실한 사과가 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친 것 같은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발언도 이것이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며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고 그 시련을 통해 우리는 해방을 맞았고 공산주의를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칼럼은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인데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가족들과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칼럼도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이라며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었다”며 “제가 이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저의 진심을 여러분들께서 알아주시기 간절히 바라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시 반대도… “청사 이전은 충청의 욕망”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고향이자 집무실이 있는 충청에서도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총리실이 있는 세종시에선 문 후보자가 중앙일보 주필 때 쓴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반대 칼럼을 문제 삼았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12일 성명에서 “세종시 건설에 온갖 비난과 독설로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 분열에 앞장섰던 인사가 세종청사의 수장인 총리에 임명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자는 2010년 1월 19일자 ‘욕망의 땅’이란 칼럼에서 “왜 행정부처를 찢어 옮겨야 하는가… 그것은 정치의 장난이었으며 권력의 오만이었다”면서 “여기에 충청도 사람들의 욕망이 가세했다”고 충청도 주민을 비하했다. 세종참여연대는 “충청 주민 모두가 염원하고 원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희생한 세종시를 부정했던 문 후보자의 지명은 세종시 정상 추진에 의지가 있는지 반문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전시당도 논평에서 “충청의 권익과 발전을 앞장서 막았던 반충청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충북경실련은 “청주 출신이란 것 외에 지역 기반이 없는 인물로 냉철하게 표를 던진 충청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소속 청주대 교수들도 성명에서 “문 후보자는 왜곡된 역사인식이 있고, 국민통합과 거리가 먼 발언을 쏟아내는 극우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청주는 문 후보자의 고향이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안철수 “박근혜 대통령,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인사 취소해야”

    안철수 “박근혜 대통령,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인사 취소해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12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창극 후보의 입장에 동의하는 게 아니라면 인사권자 입장에서 더는 국민 마음에 상처주지 말고 이 인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창극 후보자가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과거 동영상이 공개된 것을 언급,이같이 요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문창극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책임총리를 수행할 능력과 의지, 역사인식, 통합의 정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미 많은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도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의 친일·반민족적 역사관과 국가관이 국민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면서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무난히 통과했을지는 몰라도 국민의 인사 검증은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의 인사 참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통령부터 변해야 하고 청와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상)

    ●조선시대 도성 축조에 얽힌 두 가지 설화 1392년 조선 건국과 함께 도읍을 송악(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 태조 이성계는 “종묘는 조종(祖宗)을 봉안하여 효성과 공경을 높이는 것이요, 궁궐은 국가의 존엄성을 보이고 정령(政令)을 내는 것이며, 성곽은 안팎을 엄하게 하고 나라를 굳게 지키는 것으로, 이 세 가지는 모두 나라를 가진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다”라면서 종묘와 경복궁, 도성(都城)의 축조를 독려했다. 종묘·사직과 경복궁이 완성되자 한양의 얼개인 도성을 짓는 축조도감을 1395년 설치했다. 삼봉 정도전이 성 쌓을 자리를 정했는데 태조가 직접 둘러보았다. 여기에서 두 가지 흥미로운 스토리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서울이라는 지명의 유래이고, 두 번째는 성리학과 풍수학의 정면 대결이다. 서울이라는 지명의 탄생과 관련된 속설을 조선 후기 방랑 실학자 청화산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성을 쌓으려고 했으나 둘레의 원근을 결정하지 못하던 중 어느 날 밤 큰 눈이 내렸다. 그런데 바깥쪽은 눈이 쌓이는데 안쪽은 곧 눈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태조가 이상하게 여겨 눈을 따라 성터를 정하도록 명했는데 이것이 바로 지금의 성 모양이다”라는 기록이다. 나중에 눈이 녹은 지역이 도성 안이 됐다. 눈(雪)이 쌓여 생긴 울(울타리)이라고 하여 도성 안쪽을 ‘설울’이라고 불렀으며 그것이 ‘서울’로 전이됐다는 얘기다. 수도(首都)를 나타내는 유일한 순우리말 지명인 서울의 유래는 처용가의 첫 구절 ‘새벌’이 서라벌을 거쳐 서울로 변했다는 양주동의 풀이가 정설로 돼 있다. 새벌이 서울의 옛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우용은 삼한시대의 성스러운 곳 소도(蘇塗)의 ‘소’가 새벌의 ‘새’와 같으므로 서울은 ‘솟벌’이나 ‘솟울’에서 온 것으로 보았다. ‘솟은 벌’이나 ‘솟은 울’이 ‘신의 땅’이나 ‘신의 울’이며 한자로 번역하면 신시(神市)라는 주장이다. 김정호가 그린 서울 지도 ‘수선전도’에서 보듯 서울을 ‘으뜸가는 선’인 수선(首善)으로 표기한 것과 같은 이치라는 풀이다. 입으로만 전해진 서울이란 지명은 1896년 4월 7일 발행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 독립신문 창간호에서 처음 공식 표기됐다. 독립신문 한글판의 제호 아래 ‘조선 서울’이라고 표기하고 있고, 영문판에서는 ‘SEOUL KOREA’라고 발행지를 인쇄했다. 서울이 ‘서울특별시’가 된 유래는 희극적이다. 해방 후에도 서울은 여전히 경기도 경성부였다. 미 군정청은 1946년 ‘서울은 경기도 관할에서 독립, 자유독립시가 된다’라고 발표했다. 영어 원문에는 ‘Seoul established Independent City’(서울독립시의 설치)라고 기록됐다. 하지만 법령 번역을 맡은 군정청 한국인 직원이 서울독립시는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서울특별시’라고 고쳐 표기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또 한 가지는 정도전과 무학대사로 대표되는 유교와 불교의 한판 대결이다. 두 사람은 경복궁 명당이 앉을 자리를 정해 줄 주산(主山)을 백악(북악)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인왕산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차천로는 ‘오산설림’에서 “무학은 ‘인왕산을 진산(주산)으로 삼고, 백악과 목멱산(남산)을 청룡과 백호로 삼으시오’라고 하였으나 정도전이 수용하지 않자 ‘내 말을 듣지 않으면 200년이 지나서 내 말을 생각할 것’이라 하였다”는 설화를 전했다. 무학의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200년 후라는 것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뜻한다. 태조가 정도전의 손을 들어 주면서 주산은 백악으로 결정됐다. 무학은 굴하지 않고 도성을 쌓을 때 인왕산 선바위를 도성 안에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선바위를 왕성 안에 집어넣어 불교의 중흥을 꾀하려는 몸부림이었으나 또다시 삼봉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났다. 2전 2패를 당한 무학은 “불교가 망할 것”이라고 개탄했다. 얄궂은 운명인지 스님의 형상을 닮은 선바위 옆에는 일제강점기 남산에 조선 신궁을 짓느라 쫓겨난 국사당이 자리했다. 불교와 무속신앙이 500년이 지나고 나서 한자리에서 해후한 셈이다. 조선 개국의 설계자 정도전이 한양도성 건설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다. 종묘와 사직 그리고 궁궐은 물론 관아와 시장의 터를 잡았고 도성 성곽의 윤곽도 결정했다. 서울을 5부(동·서·남·북·중부), 52개 방으로 나누고 경복궁을 비롯해 궁궐 전각의 명칭을 정하는 일도 모두 그의 생각대로 였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럽지 않은 서울을 건설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유교 국가의 출범을 알리는 북소리였다. 신라 천 년과 고려 오백 년을 풍미한 불교와 풍수도참설은 시대의 도도한 흐름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양도성’ 명명 4년… 안내판에 ‘서울성곽’ 한양도성이란 무엇인가. 한양도성은 조선시대 한성부, 한성, 한양, 서울을 나타내는 표상이었다. 한양도성이 곧 조선이었다. 더불어 수도, 수선, 도읍, 도성, 왕성, 황성, 궁성, 경조(京兆), 경도, 장안, 사대문 안의 통칭이기도 하다. 서울을 나타내는 모든 용어 중 가장 대표적이고 권위 있는 명칭이었다. 한양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도 중 하나였다. 17세기 후반 프랑스 파리가 10만명, 영국 런던이 15만명이었을 때 한양 인구는 20만명에 육박했다. 규모로 보아도 현존하는 세계 수도의 성곽 중 서울을 둘러싼 성곽이 가장 크다. 그런데 현실은 딴판이다. 우리는 ‘한양도성=서울을 에워싼 18.672㎞의 성곽’이라고 범위를 좁혀 해석하고 있다. 내용물은 다 빼고 도성을 둘러싼 성곽만 내세우는 축소지향의 우를 범하고 있다. 한양도성은 조선 500년 내내 성곽으로 둘러싸인 한성부 전체를 지칭하는 당당한 국가권력의 표상이었다. 도성 밖 10리를 나타내는 성저십리(城底十里)와 구별하려는 의도에서 쓰인 사대문 안과 같은 권역을 나타내지만, 의미는 훨씬 공식적이고 권위적이었다. 성곽은 유일무이의 대도시인 한양도성 안을 관리, 운영할 목적에서 세워진 상징 벽이었다. 8개의 크고 작은 문인 흥인지문~광희문~숭례문~소의문(서소문)~돈의문~창의문(자하문)~숙정문~혜화문은 한양도성의 관문이었다. 상경(上京)과 낙향(落鄕)이 구분되는 시대의 경계선이었다. 궁궐을 에워싼 백악~낙타산(낙산)~목멱산~인왕산 등 내사산(內四山)을 잇는 도성은 외적 방어용이 아니라 왕권과 통치의 상징이었다. 외적의 침입과 방비, 농성을 위해 북한산성과 남한산성, 탕춘대성 등 산성을 따로 외곽에 쌓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한양도성과 서울성곽은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서울성곽이라는 용어를 쓰려면 ‘서울성곽=조선시대의 옛 서울인 한양도성을 둘러싼 성곽’이라고 분명하게 정의해야 한다. 개발연대 몰지각한 권력자와 도시행정가들이 한양도성에서 성곽만 따로 떼 ‘서울성곽’이라고 멋대로 이름 붙인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도성 안 문화재와 유물은 마구잡이로 깔아뭉개면서 일제가 조선 정체성 지우기의 하나로 헐어버린 성곽은 잇는다는 앞뒤 맞지 않은 복원계획이 화근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구자춘 서울시장이 1975년 ‘서울성곽 중장기 종합정비계획’을 세웠고, ‘서울성곽복원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한양도성이라는 당당한 이름이 복권되지 못하고 서울성곽이라는 중성적 이름으로 둔갑한 것이다. 천박한 역사인식과 자가당착이 빚은 비극이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문화재위원회가 2011년 사적 제10호 서울성곽의 명칭을 ‘서울 한양도성’으로 바꿨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눈이 어두워 서울성곽을 ‘서울 한양도성 성곽’이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고 서울 한양도성이라고 어정쩡하게 명명하는 과욕을 부려 또 다른 오해와 시비를 불러들였다. 차라리 서울성곽이라고 놔두는 편이 나았다. 우리는 도성을 둘러싼 성곽과 8개의 대·소문이 한 몸이란 사실을 가끔 잊곤 한다. 숭례문과 흥인지문이 국보 1호, 보물 1호인 줄은 알고 있지만, 이들 문이 한양도성의 출입문이라는 점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성곽을 상실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너무 오랫동안 보아 왔고, 출입이 통제된 숙정문과 차량통행에 방해된다며 철거해 버린 돈의문을 아예 보지 못한 탓이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한양도성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됐고 정식 등재는 시간문제라고 한다. 송인호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장은 ‘한양도성의 유산가치와 진정성’이라는 논문에서 “서울성곽의 영어표기가 ‘Seoul Fortress’인데 반해 한양도성은 문화유산 등재 때 ‘Seoul City Wall’이라고 표기됐다”면서 “Fortress가 방어 요새로서의 역할만을 제한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City Wall은 역사도시의 도시성곽으로서 의미를 포괄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용어의 정의부터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한양도성을 둘러싼 전반적인 용어와 개념 정리를 주장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보다 더 시급한 일일 수도 있다. 서울성곽을 한양도성이라고 명칭을 바꾼 지 4년째를 맞지만 성곽 앞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여전히 서울성곽이라고 표기돼 있다. 한 번 머릿속에 박힌 용어나 명칭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식민시기 서울의 조상 산인 삼각산을 북한산이라고 엉뚱하게 이름 붙임으로써 정체성이 훼손된 것처럼 용어의 변질은 의미의 변질을 수반하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한양도성과 서울성곽을 헛갈리고 있다. 묵은 역사인식을 바꾸려면 안내판부터 제때 바꿨어야 했다. 정책을 수립하는 문화재청과 서울시는 한양도성이라고 하는데 이를 운영하는 자치구는 서울성곽이라고 우기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원희룡,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절” 野 강력비판

    “원희룡,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절” 野 강력비판

    ”원희룡,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절” 野 강력비판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은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 절을 올린 것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18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4주년’ 성명을 통해 “광주학살의 주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큰 절 올린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는 5·18 민주영령과 제주도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원희룡 후보가 지난 2007년 군사 쿠테타로 헌정을 파괴하고 수많은 광주시민을 학살했던 역사적 범죄의 주범이면서도 이에 대한 참회와 반성을 거부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찾아가 큰 절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이는 광주의 아픔을 바라보는 국민적 정서에 역행하는 원 후보의 역사 인식을 보여줬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원희룡 후보가 4.3위원회 폐지 법안에 서명하고 국회 임기 12년 동안 단 한차례도 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4.3희생자 재심사 발언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도민사회와 동떨어진 4·3에 대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양민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4·3위령제는 참석하지 않으면서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는 세배까지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라면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4주기를 맞은 오늘 제주도민과 국민에 큰 상처를 안겼던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시대정신’ 어긋난 아베의 역사인식/이종국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기고] ‘시대정신’ 어긋난 아베의 역사인식/이종국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아베 일본 총리의 독일 방문은 무엇을 위한 방문이었나. 물론 일본이 전개하고 있는 가치관 외교를 홍보하면서 아베 정권의 안정화를 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대러시아 실리외교를 전개하면서, 동시에 한국과 중국이 비판하고 있는 역사문제는 ‘오해’라고 설명해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정당화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목적은 일본이 ‘보통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독일의 지혜를 배우고 역사인식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은 여러 가지 복선을 깔고 있는 ‘실무외교’였다. 독일과 일본은 전쟁이라는 공통의 체험을 한 국가다. 그러나 전후처리 과정에서 두 나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먼저, 일본은 독일과 달리 냉전질서 속에서 진정한 화해를 시도하지 못했다. 반면 전후 독일의 아데나워 수상은 과거사를 인정하고 역사적 사실을 말하면서, 자국 내 반발이 일지 않도록 배려하는 자세를 취해 전후 유럽의 ‘역사적 화해’를 이끌어냈다. 둘째, 일본은 전후 처리 과정에서 과거사를 묻어버리려고만 했지 책임을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반면 전후 독일은 피해자가 겪은 고통에 깊이 사과하고 의회를 통해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배상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은 전후 유럽의 ‘평화질서’ 속에서 독일의 회복을 가져왔다. 최근 행보를 보면 일본은 독일과 유럽의 상황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우선, 유럽과 독일에서는 겸허한 역사인식과 화해가 시대정신이 되고 있다. 역사문제나 민족문제를 둘러싸고 지도자는 반지성주의를 경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정당화하려는 노력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 또한 유럽의 ‘우익’들의 관심사는 경제문제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베 총리는 21세기 국제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화해’와 문명 간의 ‘대화’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베 정권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성과에만 집착하지 말고, 세계의 시대정신이 ‘사과와 화해’라는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세계가 독일의 ‘화해 모델’을 따르려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역사 화해를 실천하는 데 많은 진전을 가져왔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기억의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과거를 어떻게 공유할지, 진정한 평화의 적극적 의미와 내셔널리즘을 대하는 태도 등을 고민해야 한다. 한·중·일 세 나라는 사회적·문화적·경제적으로 상호의존 관계에 있으며 국가 간 협력 또한 강화되고 있으나,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향후 3국의 지도자들은 역사문제를 상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갈등을 최소화하고, 동북아 지역질서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독일로부터 진정한 역사화해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일본이 ‘보통국가’를 국가목표로 한다면, 이웃국가들과 화해하고 사과하면서 함께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과거’를 공유해야 한다.
  • [사설] 오바마 방한 북핵 해결에 최우선 순위 둬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정치적 파고가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순방은 의례적 차원을 넘어선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일본에 이어 오는 25일과 26일 사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최근 유동적인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비춰 시의적절한 것”이라면서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 관련 방안, 북핵문제 관련 한·미 간의 공조, 동북아 정세 및 범세계적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 사회의 골칫덩이로 일찌감치 자리 잡은 가운데 최근에는 위력이 한층 배가된 4차 핵실험의 위협마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괄적 전략동맹과 북한 핵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가장 중요한 의제로 삼은 것은 매우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핵이 아니더라도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해상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지 불과 두 주일 남짓 지났을 뿐이다. 당시 미그기로 추정되는 북한 전투기가 NLL을 넘어오는 바람에 우리 군도 F15K와 F16 전투기에 격추 명령을 내려 대기시켰다니 불상사는 언제든 빚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무인기가 서울 상공까지 날아와 청와대를 샅샅이 촬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한반도 안보가 굳건하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는가. 그런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두 나라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해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더불어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국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생존권 차원에서도 불가피하다는 것을 미국에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하고 지역의 안정을 되찾으려면 인접국 간 신뢰 회복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요소다. 그렇지만 현실은 일본의 아베 정부가 ‘평화헌법’마저 부정하는 반(反)역사 행보로 주변국과 협력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양상이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로 한·일 간의 분쟁 수위가 높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역설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따라서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는 데 급급해 일본의 패륜적 과거사 인식을 묵인하는 행보를 보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이 6·25전쟁 당시 불법반출한 조선시대 국새와 어보의 당연한 반환을 ‘방한 선물’로 포장하기에 앞서 아베에 대해 진솔한 역사인식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이 북핵 위협을 떨치는 단초를 마련하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양국은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합의를 적극적으로 도출해야 한다. 아베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교정하는 미국의 노력은 주변국의 협조를 이끌어내 순방 외교가 성공을 거두기 위한 중요한 전제가 될 것이다. 한편으로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순방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당초 일정에 한국은 들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 방문은 한·일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우려한 미국의 외교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없지 않다. 그럴수록 정부는 미국 대통령의 방한 자체를 성과로 보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 황교안 법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은 국가의 책무”

    황교안 법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은 국가의 책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11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우리나라로 특별귀화한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인 4월 13일을 앞두고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본지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고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양기탁(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 선생의 외손녀 최롼화(54)씨와 항일군단 대한독립군을 조직한 이명순 선생의 손녀 이진숙(64)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 12명이 참석했다. 최씨와 이씨는 중국에서 거주하다가 2012년 11월과 2010년 8월에 각각 특별귀화했다. 황 장관은 이날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대한민국 내에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며 “북한의 안보 위협과 일본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 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순국선열의 뜻을 이어받아 올바른 안보의식과 역사인식을 갖추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기술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 재학생에겐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개최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관심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중재에 의해 한일 정상이 만난다는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일 갈등은 양국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미동맹, 한·중관계 그리고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에는 중국의 ‘공세적 부상’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 있다.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정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의 악화를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큰 걸림돌로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갈등이 미국의 외교전략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한·일관계의 악화를 이용해 한국을 중국 쪽으로 더 밀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한·일 간을 더욱더 멀어지도록 하여 한·미·일 협조체제를 차단하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예로 중국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설립에 지금까지 반대하였건만, 한·일관계가 악화된 지금은 선뜻 수락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중국은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통하여 한국과 중국이 일본 압박에 공조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자 한다. 중국의 속내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고립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지속하여 동북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우위를 정립하려고 한다.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근저에는 중국이 동북아에서 상황적인 우위를 구축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질서를 흔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조차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면서 한국 외교를 우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도 일본의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일본을 무시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예산 삭감 이후 아시아에서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방위전략을 생각하고 있으나 한·일관계의 악화로 인해 한·미·일 협조관계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협조적이면서 미·일 동맹 강화에 나서는 일본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본은 극동지역에서 ‘불침항모’이며, 아시아에서 영국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점에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이 절대적인 미국의 지지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일본이 지난 60여년간 소위 ‘좋은 지구촌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였다고 인정하면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지나친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한·중관계가 우호적일수록 한국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일본의 군비 확충을 지지하였을 때 한국이 중국과 함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 그 예이다. 이의 역풍으로 한국이 친중으로 편향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국과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미국의 일각에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미·일의 전략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일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미국이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및 지역정세, 바람직한 안보구도와 같은 큰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미·일이 공감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중국문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안보에서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여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한국이 노력할 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강화될 수 있다.
  • [뉴스 플러스] ‘위안부 피해자 문제’ 작품 공모

    여성가족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역사인식 함양을 위해 오는 6월 30일까지 초·중·고·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한다고 24일 밝혔다.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내용이 공모 대상이며 음악, 미술, 공연, 프레젠테이션 4개 분야별로 메시지의 명확성과 표현의 독창성 등을 심사한다. 수상작으로 오는 8월 ‘일본군 위안부 평화나눔 콘서트(합창)’ 공연을 개최한다.
  • [시론] 한·일 역사문제, 세계여론을 우리 편으로/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시론] 한·일 역사문제, 세계여론을 우리 편으로/이명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한·미·일 3국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핵 안보정상회의 기간에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게 확실시된다. 미국의 요청에 응한 형태이긴 하지만 한·일 양국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공통의 관심사를 논의하는 장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제 서울과 도쿄에 기회의 창이 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은 미국의 강력한 요구와 아베 총리가 역사인식과 관련해 국내외 비판여론으로 역풍을 맞자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변화된 태도를 보인 것에 더해, 한국 역시 우리 때문에 회담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담이 막중하다고 인식하고 유연한 외교 자세를 보여준 결과라 하겠다. 그러나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이 일본에 오판의 메시지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뒀으며 요구 사항도 줄곧 같았다. 한국정부의 ‘침략과 식민지배, 위안부 강제동원으로 한국 사람에게 고통을 준 것을 인정하고 사죄한다’는 무라야마·고노 담화의 핵심정신을 계승하고, 위안부문제 등 과거사의 조속한 해결에 진정성 있게 임하라는 것이었다. 아베 총리가 고노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고는 하나, 위안부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비롯해 한·일 간에는 해결해야 할 과거사 문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아베가 이번 회동을 과거사 부정의 면죄부로 오판한다면 한·일 관계는 3국 정상회담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베 총리는 취임한 이후 뒤틀린 역사인식의 표출로 한국의 여론을 끊임없이 자극하면서, 한편으로는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는 언제든지 응할 자세가 돼 있음을 세계 여론에 과시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지속해 왔다. 이러한 아베 총리의 얄미운 행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이 고집스럽게 한·일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한때 한국을 난처하게 했다. 그러나 작년 말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미국의 여론은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으로 일변했다. 한국과 중국의 비판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미·일동맹의 강화에 전력을 쏟아 온 아베 총리로서는 야스쿠니참배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비판과 위안부 문제에 대한 UN인권이사회에서의 국제사회로부터 싸늘한 시선 앞에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또한 집단적자위권의 행사를 헌법해석 변경으로 강행하려는 아베 총리에 대해 자민당 내부에서도 ‘아베는 어리석은 도련님 같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후체제로부터의 탈피를 기치로 내걸고 쏟아 냈던 역사인식과 헌법 개정의 움직임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면서 수세에 몰리자 고노담화의 수정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즉 국내외의 여론에 밀려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한·일 관계에서 역사문제는 본질에서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일본이 역사문제의 해결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일 양국 간 관계에서 일본에 압력을 가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웠다. 따라서 이번 회동이 성사된 배경은 우리 외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일 간 역사문제의 본질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의 여론을 우리 편으로 돌아서게 하는 외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회동을 기회의 창으로 살리기 위해 우리 정부는 자신 있게 한·일 수뇌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참배 이후 세계 여론은 한·일 양국의 행보를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으므로 일본이 역사문제에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면 또다시 세계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 “역사인식 분명히 하라”… 광주서 혼쭐난 安

    “역사인식 분명히 하라”… 광주서 혼쭐난 安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최근 6·15 남북공동선언과 5·18 민주화운동 등을 통합신당(새정치민주연합)의 정강·정책에서 제외하려다가 철회한 것과 관련, 20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싸늘한 비판을 받았다.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인 광주에서 안 의원은 이날 머리 숙여 사과해야 했다. 안 의원은 이날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창당대회에 앞서 찾은 5·18 민주묘지에서 시위를 하던 시민단체들을 맞닥뜨렸다. 안 의원은 6·15공동위 광주전남본부 회원들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회원 중 한 명이 “악수할 기분이 아니다. 정신 차려서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잘하라”고 꼬집었다. 이에 안 의원은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고 말한 적도 없다. 안심하라”고 답했다. 광주시당 창당대회가 열린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1000명이 넘는 발기인과 지지자가 몰렸지만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소속 10여명은 행사장 밖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 인식을 분명히 하라’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안 의원은 이날 창당대회에서 단상에 서자마자 “먼저 사과를 드린다.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불편을 줘서 미안하다”며 “정강·정책에 4·19, 5·18 삭제 요청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4·19, 5·18은 우리가 계승 발전해야 하는 이정표다. 5·18 민주화 역사는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으며 그 정신은 새 정치로 승화해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진은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강령이나 문구를 바꾸는 게 새 정치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신당추진단 정강·정책 분과는 이날 회의를 열고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정강·정책에 명시하되, 박정희 정권의 7·4 남북공동성명은 제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정책에서는 ‘혁신을 통한 성장’과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강조, 기존 민주당의 정강·정책보다 ‘성장’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측 분과위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진보가 성장에 소홀한 것처럼 매도됐었는데 이번에 새정치연합(안 의원 측)과의 통합을 통해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이 주장한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등도 대부분 반영될 전망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Japanese only’/서동철 논설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 제1의 도시 요하네스버그에는 2001년 문을 연 아파르트헤이트 박물관이 있다. 전시는 10%의 유럽인이 90%의 아프리카인을 지배한 이 나라의 악명 높은 흑백분리 정책을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박물관에 들어서면서부터 아파르트헤이트의 실상과 마주하고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입구에는 두 개의 문이 있는데 왼쪽이 백인용(whites), 오른쪽이 비(非)백인용(non whites)이다. 관람객은 순간 어느 문으로 들어가야 할지 당황하게 된다. 관람권에도 백인용, 비백인용을 명기했는데, 물론 매표소에서 무작위로 발급한 것이다. 인권국가를 지향한다는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는 심각한 흑백 인권차별 국가였다. 특히 남부의 몇몇 주에서는 버스와 레스토랑은 물론 교회에도 백인석(white only)과 유색인종석(coloured)이 따로 있었다. 지금 미국인들은 과거 ‘백인석’의 존재를 자신들의 가장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한다. 문명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경기장에서 20세기가 남긴 ‘가장 어두운 역사’의 하나가 재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8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관람석 출입구에 ‘Japanese only’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린 것이다. ‘일본인 이외 출입금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현수막 주변 객석에서는 일제전범기(日帝戰犯旗)도 휘날리고 있었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 사우샘프턴에서 이날 경기를 벌인 우라와 레즈로 이적한 재일동포 선수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도 “경기 도중 차별적 발언이 확인됐다”고 전하고 있으니 개연성은 높은 듯하다. 유럽 프로축구에서도 인종과 국적에 따른 차별 논란은 심심찮게 빚어진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선수 사이의 갈등은 물론 관중과 선수 사이의 갈등까지 표면화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은 인종 차별에 선수와 심판은 물론 구단까지 강력 제재한다. J리그도 사회적 논란으로 비화하자 분명한 인종 차별이라며 구단에 벌금과 무관중 경기의 중징계를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Japanese only’는 유럽의 차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에서는 축구경기장 밖에서도 ‘재특회’의 시위를 비롯해 반한감정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주변국에 고통을 안기며 우경화를 가속하는 아베 정권의 그릇된 역사인식이 일반 국민까지 오염시키기 시작한 증거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앞날이 진심으로 걱정스럽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정부 “日 변화 없으면 어떤 정상회담도 없다”

    정부 “日 변화 없으면 어떤 정상회담도 없다”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 12일 처음으로 이뤄진 한국과 일본 양국 외교차관의 ‘180분 회동’이 평행선만 달렸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방한한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당초 예상보다 길어진 180분간 회담에서 일본은 수정주의적 역사 인식과 일본군 위안부 등 미결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인 메시지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날 고위급 회동은 상호 의견 차만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조 1차관은 한·일 관계 개선의 선결 조건으로 일본 지도자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실천되지 않는 국면에서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은 적절치 않다는 우리 측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정부 당국자도 이날 회동에 대해 “양국 정상 간 어떠한 형태의 회담이라도 일본 지도층의 역사인식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이키 차관은 한·일 양국이 기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가임을 강조하면서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집중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우리 측이 요구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명확한 역사인식 표명에 대해서는 “아베 정부는 역대 내각의 인식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해 왔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언급했다. 야스쿠니 참배 문제도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사이키 차관은 오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 개최나 외교장관 회담 등 구체적인 제안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는 자국 언론 보도에 대해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키 차관은 한·미·일 회담을 협상하기 위해 방한한 것처럼 비쳐지는 데 대해 당혹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국면 전환을 위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정상 간 회담까지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한·일 양국 차관은 그러나 이날 한·일 및 한·미·일 3자 간 대북 공조 등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상호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사이키 차관은 자국 내부 사정을 이유로 이날 저녁 곧바로 귀국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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