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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초단체장 행정구역 개편 걸림돌 안된다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율통합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했다. 시·군·구에 주는 연간 2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통합지역에는 50억원씩 주기로 했다. 정치권의 공감대도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 정부는 10월 지방의회 의견을 묻는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한다.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수록 걸림돌도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본다. 당장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은 행정구역 개편에 반발할 움직임이다. 이들은 어제 모임을 갖고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입장 논의에 들어갔다. 논의 결과를 토대로 행정구역 개편에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역사성이 있고 국민생활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현행 행정구역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230개의 시·군·구를 50∼70개의 광역단체로 재편하면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지방의회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당정이 통합 대상 지자체의 공무원 정원을 10년동안 유지하기로 한 것은 신분이 불안하게 될 공무원 반발을 의식한 것이다. 17대 국회에서도 추진됐다가 입법까지 이르지 못했던 행정구역 개편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행정구역 개편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국가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정구역 개편 논의에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
  • 서울역 북부 개발 밑그림 확정

    서울역 북부 개발 밑그림 확정

    코레일이 직접 개발에 나서는 서울역 북부역세권(5만 5826㎡)의 밑그림이 확정됐다. 코레일은 21일 설계경기 현상공모 결과 서울역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도시의 미래비전으로 제시한 삼우컨소시엄의 ‘어반 트라키아(조감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어반 트라키아는 역사와 문화의 에너지가 도시의 숨길을 따라 소통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 친환경 랜드마크, 시민에게 열린 복합시설, 컨벤션 산업의 새로운 중심이라는 컨셉트로 구성됐다. 어반 트라키아의 동·서축은 역사와 문화의 마루로 조성해 다양한 시민행사를 수용하도록 설계됐고, 남·북을 잇는 마루는 지역간 단절 해소의 의미를 담도록 했다. 다양한 연계교통을 확보하는 등 철도이용객과 서울시민의 이용편의를 최대한 고려했다. 한광덕 코레일 역세권개발2팀장은 “서울역의 세계화 및 다기능 복합 문화공간 조성 등 코레일과 서울시의 의도가 잘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코레일은 2010년 하반기에 설계에 대한 인·허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뉴스&분석] 성남·하남 전격 통합발표는 선거용?

    [뉴스&분석] 성남·하남 전격 통합발표는 선거용?

    사실상 경계가 떨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도의 성남시와 하남시, 2개 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레 통합을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개 시 모두 자원과 효율성, 정부방침 등을 통합의 이유로 꼽는다. 하지만 정작 지리적으로 통합의 주역이 돼야 할 광주시가 침묵하는 가운데 이뤄진 성급한 조치로 주민들조차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도시간 경계 2㎞… 통합 시너지 미지수 성남과 하남은 18일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3개 도시 간 통합을 논의했던 광주시는 빠졌다. 이대엽(74) 성남시장은 이날 “하남시와 통합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19일 기자회견에서 공식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황식(59) 하남시장도 “지난달 이 시장에게 ‘하남·성남시가 합해 광역시급 도시가 되는 게 주민들에게 유익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두 단체장은 광주가 빠진 것에 대해 말을 아낀다. 광주의 경우 아직 주민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통합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지만 광주가 빠진 통합논의는 무의미해서다. 특히 성남과 하남은 남한산성을 경계로 구분돼 양쪽을 연결하는 농로조차 없다. 맞닿은 경계도 2㎞ 남짓해 도로를 낼 여유가 없다. 이번 발상을 전남 목포와 경남 마산의 통합에 비유하는 이유다. 이러니 통합 효과는 숫자로만 채워졌다. 지난해 말 현재 성남 인구는 94만 2000여명, 하남은 14만 3000여명으로 통합되면 총 인구 108만 5000명, 면적 235㎢인 광역시급 도시가 된다. 인구규모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수원시(109만명)나 울산광역시(110만명)에 버금간다. 판교신도시 입주와 하남의 보금자리 주택사업이 완료되면 113만명이 넘어 울산을 능가할 것이라고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시민의견 수렴절차도 없어 이번 통합 발표는 성남시 부시장도, 담당국장도 몰랐다. 더구나 이종준 성남시 공보실장은 “자치단체가 마음만 맞으면 그만이지 지역적으로 떨어진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통합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김황식 시장은 주민소환 때문에 지역에서 내년 선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대엽 시장도 각종 의혹으로 공천조차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의식한 두 단체장이 지방선거 전 마무리할 수 없는 통합이란 화두를 던져 놓고 ‘결자해지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두 단체장의 통합 발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정략적 이벤트일 뿐”이라며 “이 시장과 김 시장이 주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통합에서 광주시가 제외되면 지리적 측면에서부터 시너지효과를 얻기 어렵고 역사성 복원이란 점에도 맞지 않다.”며 “충분한 시민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두 단체장이 갑자기 통합을 들고 나왔다는 게 순수성이 의심 가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신영수(성남 수정) 의원도 “성남과 하남의 행정구역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성남의 근간이었던 광주가 함께 통합돼야 한다.”며 “두 자치단체장의 주장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기개발연구원에 의하면 하남시민의 57.7%, 성남시민의 72.4%가 통합시청사가 다른 도시로 가는 것을 용인 못 한다는 강경태도를 취하고, 성남시민은 현상유지 욕구가 강해 통합에 필요한 주민동의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지방시대] 성공적 지역축제가 지자체 경쟁력 키워/김도희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성공적 지역축제가 지자체 경쟁력 키워/김도희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1962년 울산은 공업단지로 지정돼 주요 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등의 기간산업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울산은 양적 성장의 중심지로 다른 도시에 비해 경제적 풍요로움의 혜택은 일찍 누렸을지는 모르지만 환경마인드 없이 시작된 산업화전략은 오래 가지 못해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 부단한 노력 덕분에 울산이 ‘친환경 생태도시’로 알려질 만큼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환경문제를 해결했다. 울산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10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 ‘2009 울산세계옹기엑스포’를 꼽을 수 있다. 자율과 책임이 강조되는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나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각 자치단체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즉 중앙정부 재정의존형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지역경제를 형성, 확대해 나가는 것이 경쟁력 있는 지방으로 신뢰받는 지방정부로서 일차적인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도적인 변화에 따른 지방정부에 부여되는 역할의 변화와 함께 ‘삶의 질’이 강조되는 21세기에서 자치단체는 양적인 경제 성장만으로는 지역주민의 행정수요는 물론 다른 자치단체와의 경쟁, 더 나아가서는 국제경쟁력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지방정부가 한정된 자원과 예산으로 양적·질적 욕구를 충족해 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되면서 자주재원 확보의 한 수단으로 경영화 사업추진, 지역축제의 성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성공적인 지역축제가 곧 지방정부 재정확보에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은 독일 ‘뮌헨의 10월 축제’를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뮌헨의 맥주축제’로 명명되는 시민축제로서의 10월 축제는 190여년 동안 지속적으로 시대정신과 시대의 문화상을 반영해오는 축제이다. 10월 축제의 경우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광객들이 10월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독일을 방문하고 있는데 이는 축제의 역사성, 뮌헨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애정, 그리고 주최 측의 철저한 조직력과 마케팅 전략에서 비롯됐다. 10월 축제가 시작되면 뮌헨시는 경제면에서 활기를 띨 정도로 10월 축제는 주정부에 재정자립도를 높여 주고 있다. 2000년 통계에 의하면 뮌헨 10월 축제는 축제시즌 동안 지구촌 각지에서 평균 600만~700만명의 방문객들이 찾아들며 14억마르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울산은 지금껏 다양한 지역축제를 추진해오긴 했지만 성공적인 지역축제로 손꼽을 만한 지역축제가 딱히 없다.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제로 ‘처용문화제’가 있긴 하나 행사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금이 전혀 없고, 지역주민조차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부산의 국제영화제라든가 광주의 비엔날레, 경주의 문화관광축제, 함평의 나비축제, 보령의 머드축제처럼 전국 규모의 행사는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국이 아니라 국제 행사를 목적으로 준비 중인 세계옹기문화엑스포만큼은 성공적인 개최로 ‘세계 속의 울산’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울산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한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앞으로의 준비기간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옹기엑스포조직위원회의 탁월한 경영전략과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광고 전략을 통한 관람객 유치, 다른 축제와 차별화되면서 옹기문화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의 구성을 통한 옹기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에 만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도희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
  • [도시와 산] (19) 인천 계양산

    [도시와 산] (19) 인천 계양산

    계양산(해발 395m)은 오랫동안 ‘인천의 진산(鎭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생태’, ‘환경’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인천 시민들은 계양산 보존 운동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의 뒷자락 개발이 추진되자 210일간 나무 위 시위, 삼보일배, 촛불집회, 두 차례에 걸친 100일 릴레이 농성 등 환경운동사를 새로 쓰게 할 만한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역사성과 유서도 깊어 인천시민들은 계양산에 대한 애정이 더 극진할 수밖에 없다. ●이규보 ‘망해지’서 계양지경 칭송 한강과 주변이 한눈에 들어와 예전에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새 역할을 한 산이었다. 양산 동쪽 기슭 능선에 자리잡은 계양산성(인천시기념물 제10호)은 삼국시대에 축조됐으며 돌로 쌓은 최초의 성이다. 오랜 역사 때문인지 ‘고산성(古山城)’으로도 불린다. 부평도호부(부평의 옛 행정명칭)의 성곽 역할을 해 왔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관방성곽조’에 둘레가 1937보(步)에 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성 안이 사방으로 노출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은 성벽 일부만 남아 있다. 서쪽으로는 조선 고종 20년(1883년) 해안 방비를 위해 부평고을 주민들이 참여해 축조한 중심성(衆心城)이 징매이고개(景明峴) 능선을 따라 걸쳐져 있다. 생태와 환경 외에 역사성도 가미돼 있는 셈이다. 고려시대 대학자이자 문인인 이규보(1168~1241년)가 거처했던 자오당터와 초정지는 유서가 깊은 곳으로 학생들의 훌륭한 교육장소가 되고 있다. 이규보는 ‘망해지’라는 책에서 “길이 사면으로 계양지경에 났는데 오직 한면만이 육지로 통하고 삼 면은 물이다.”라고 계양산을 예찬한 구절이 나온다. 또 백제 초기부터는 현재의 공촌동 지역에서 생산된 소금을 징매이고개를 넘어 서울 신정동 토성을 거쳐 지나던 소금통로 구실도 했다고 한다. 계양산에는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두더지, 도롱뇽, 두꺼비 등의 포유동물과 파충류가 살고 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노린재, 딱정벌레 등 곤충 36종과 황조롱이,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61종도 서식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들 동물이 계양산과 인근 철마산을 드나드는 것을 돕기 위해 징매이고개에 생태통로(길이 100m,폭 80m)를 만들었다. 이 산에는 또한 이삭귀개, 삼지구엽초, 서어나무 등 진귀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도시 속의 원시림이라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도시생활에 지친 시민들은 이 산을 즐겨 찾는다. 매일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계양산은 가현산-계양산-원적산-만월산-거마산-문학산-청량산을 잇는 인천의 ‘S자 녹지축’의 중심이며, 충북 속리산에서 김포 문수산까지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의 핵심 축이다. 1988년 인천 시공원 제1호로 출발한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 계양공원은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도시민들의 휴식과 생태체험의 장소로 널리 이용된 지 오래다. ●시민들은 개발 방지 파수꾼 도심 속에 있다 보니 계양산은 늘 개발 논란에 휩싸여 왔다. 시민들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덕에 계양산은 여전히 푸름을 자랑한다. 앞서 롯데건설은 목상·다남동 일대 244만㎡에 골프장과 위락시설 등을 갖춘 수도권 최대의 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1990년대 후반부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업체도 1980년대 후반에 계양산 내 29만㎡에 위락단지를 조성하려 했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주민들은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자연 생태계의 질이 크게 악화될 것을 우려한다. 또 인천의 ‘허파’라 할 수 있는 계양산에 특정인들을 위한 골프장 건설은 시민환경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지역 45개 시민·사회단체는 2006년 6월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를 발족시킨 뒤 지금까지 조직적인 반대운동을 펴고 있다.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롯데 측은 골프장 면적을 95만㎡에서 71만 7000㎡로 줄여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조건부 동의를 받아냈다. 하지만 예정지 3분의1가량이 군사시설보호구역이기 때문에 군부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군은 거듭 부동의 입장을 밝히고 있어 지난 6월에는 계양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모여 계양산 골프장을 저지하기 위한 축제한마당을 열었다. 어떤 이들은 가면에 글씨와 그림을 그려서 왔고, 어느 마을모임은 계양산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을 노란 천에 그렸다. 시민들은 또 ‘계양산 1평 사기운동’을 펼쳐 ‘내셔널 트러스트’(환경파괴 우려가 있는 지역을 주민들이 사들여 보존하는 운동)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통팔달 계양산 계산역서 500m 수도권 어디서든 OK 인천 계양산은 서울 인근 산 가운데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다. 지하철과 고속도로, 공항철도 등 입체적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 시민들이 찾기에 부담이 없다. 인천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계산역에서 계산고 방향으로 500m가량 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경인여대 입구인데 이곳에도 등산로가 있다. 산을 제대로 타려면 아예 400m쯤 더 가 계양문화회관 뒤편으로 형성돼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다른 코스가 산 동쪽 능선을 타고 정상을 향하는 데 비해 이 코스는 산 정면을 그대로 치고 올라간다. 정상에 이르면 인천시내는 물론 영종도를 비롯한 인천 앞바다 섬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또한 서울, 김포, 부천, 과천 등 인근 도시들도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서울에서 경인전철을 타고 올 때에는 부평역에서 인천지하철로 환승해야 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계양IC에서 빠지면 계양산까지 1㎞ 남짓한 거리다. 경인고속도로를 탔을 경우에는 서운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빠져 일산 방면으로 3㎞ 정도 가면 계양IC가 나온다. 제2경인고속도로는 안현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빠져 마찬가지로 일산 쪽으로 가야 한다.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계양역에서 내려 2㎞가량 걸으면 등산로 입구에 도달한다. 산 뒤편인 다남·목상동 쪽에서 올라가는 코스로 계양산 특징인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는 현장을 보면서 산을 오를 수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퇴근하라고 컴퓨터 끄는 사장님 北 “김정운 지략으로 클린턴 방북” 먹는 조루 치료제 프릴리지 약효는 잭슨자녀 대부 마크 레스터 “패리스는 내 친딸” 탈모 예방하려면 머리 감은뒤 수건 두드려 말려
  • [서울신문 보도-그후] 국무회의 속기록 보존…정부 수립 이후 처음

    국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국무회의의 발언 내용이 속기록으로 보존된다. 이는 국가 최고 회의체인 국무회의가 속기록으로 보존되지 않아 국가적 지식자원이자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잃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결정이다.<서울신문 2008년 12월3일자 1~3면, 4일자 3면> 청와대는 4일 “기존 회의록으로만 작성하던 국무회의 내용을 속기록 형태로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2회 회의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 최고회의의 위상을 높이고 국무위원의 정책결정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국정기록의 역사성을 계승하는 의미가 있다.”며 “공공기록물관리법 등 법령이 정한 회의 속기록 작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무회의 내용은 지금까지는 행정안전부의 ‘국무회의 규정’에 따라 발언 내용만 요약 정리되는 ‘국무회의록’ 작성에 그쳤다. 이를 속기록으로 보존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처음이다. 앞으로 보존되는 국무회의 속기록은 ‘대통령 기록물관리법’에 따른 지정기록물로 관리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방시대]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을 걸어 보자/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마을을 이어주는 옛길을 걸어 보자/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내가 살고 있는 대전은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나타난 근대도시이다.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 대전역이 생겼고, 이 대전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오늘날 대전 도심의 씨앗이 됐다. 이어서 1914년 목포를 연결하는 호남선 철도가 대전역에서 출발하게 되면서 대전은 자연스럽게 남한의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대전의 정체성은 사람이 다니는 흙의 길이 아니라 기차가 다니는 쇠의 길(철도)에 따라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 철길이 대전에서 갈라진 것처럼 일제강점기 일본은 차가 다니는 국도도 대전을 중심으로 호남선과 경부선이 만나도록 했다. 경제개발의 상징인 고속도로 역시 대전에서 호남선과 경부선이 만난다. 이렇듯이 기차와 자동차 길로 인해 형성되고 성장한 대전 사람의 정체성은 자연히 근대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회학자 피터 버거의 책 제목처럼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세계만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세계를 치유하는 한 가지 방법이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역사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오래된 미래’를 찾아내는 작업으로 내가 사는 곳, 내가 활동하는 공간에 어떠한 역사가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역사성을 회복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이 옛길을 찾아서 되살리자는 것이다. 도시가 생기기 이전에 이미 있었던 옛 마을과 이들 사이를 이어 주던 길들을 찾아서 복원하자. 그리고 그 길을 걸으면서 잊혀진 역사를 찾아볼 뿐만 아니라 잊혀진 사람과 정신을 되찾아 보는 방법은 현 시점에서 상당히 현실적이고 유효해 보인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전 주변에 철도가 생기기 이전에도 길은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들이 있었다. 조선 후기 김정호가 전국을 걸어서 순례하며 만들었다는 ‘대동여지도’를 보면 회덕·진잠·유성 등과 같은,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는 땅이름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땅이름뿐만 아니라 길도 그려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 대전의 중심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큰 마을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빈 들판에 가까웠고, 오늘날의 대전 주변 지역에 큰 마을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대전 주변에 있는 공주·청주·옥천·금산 등을 연결하는 길들이 오늘날 대전의 중심부 지역을 가로질러 나 있는 것을 옛 지도는 보여 주고 있다. 옛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걷는 것이 주요 이동수단이었기 때문에 오늘날과는 다른 관점에서 길들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능하면 평지로 길이 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곳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려면 반드시 산을 넘어야 한다. 산을 넘기 위해서는 두 마을을 가장 가깝게 연결하는 길을 찾아야 하고, 힘을 덜 들이고 넘으려면 다시 산줄기의 가장 낮은 부분을 찾아서 연결해야 했다. 산줄기의 가장 낮은 부분, 그곳이 산을 사이에 둔 두 마을을 이어 주는 고갯마루가 된다. 이 고갯마루를 넘어가는 것이 우리 옛길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고갯마루를 넘어가는 것은 산 정상을 오르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요즈음 산에 간다면 대부분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을 말한다. 아무것도 없는 정상을 올라가면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 이에 비해 고갯마루를 걷는 옛길은 다른 사람을 만나 함께 걸을 수 있는 길이며, 사람이 사는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대전 주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도시에는 이러한 옛길들이 있었다. 이런 옛길을 다시 찾아 걸어 보는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 “한류 재폭발 신호탄 되었으면”

    “한류 재폭발 신호탄 되었으면”

    │베이징 박홍환특파원│“회고전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긴 하지만 중국에서 영화배우 이름을 내건 한국영화제가 처음이라니 이런 움직임들이 한·중 문화교류, 한류 재폭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국민배우 안성기씨가 23일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영화 ‘묵공’(감독 장지량) 촬영 이후 3년 만이라고 한다. 이번 방중은 24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 영화자료관에서 열리는 2009 한국영화제 ‘한국 국민배우 안성기 영화전’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이 공동 주최한 이번 한국영화제는 ‘안성기’라는 이름을 내걸고 열린다. 일종의 특별회고전이다. ●26일까지 ‘라디오스타’ 등 4편 상영 안씨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은 유사성이 많아 충분히 함께할 수 있는 문화적 토대를 갖고 있다.”며 “영화 분야에서도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감독 김성수)와 ‘묵공’ 등 2편을 중국 스태프들과 함께 제작한 경험이 있다는 안씨는 “지금은 비록 첫발을 내딛는 것이지만 일본의 경우에 비춰 보면 10년 이내에 중국도 우리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고전에는 ‘라디오스타’(감독 이준익), ‘마이 뉴 파트너’(감독 김종현), ‘무사’, ‘아라한 장풍 대작전’(감독 류승완) 등 안씨가 출연한 영화 4편이 상영된다. 영진위나 안씨는 ‘만다라’, ‘깊고 푸른 밤’, ‘하얀 전쟁’, ‘실미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 역사성 또는 사회성 있는 작품들을 원했지만 중국 측이 최종적으로 상영작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중국 측이 최근의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 한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작품 등은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연평균 50%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영화시장과 관련, 안씨는 “아직 완전한 개방이 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큰 시장”이라고 분석한 뒤 “일본과의 영화 교류에서 우리가 먼저 개방해 ‘한류’라는 것을 만들어낸 만큼 중국도 결국 개방을 통해 서로 발전하는 계기를 삼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내 흥행성적은 45승 15무 20패” 아역배우 시절을 제외하고 성인이 된 이후 모두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안씨는 자신의 흥행 성적을 ‘45승 15무 20패’라고 평가한 뒤 “가장 잘하는 것이 연기인 만큼 앞으로도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만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진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이번에 베이징에도 상설 사무소를 설치, 영화계의 한·중 합작 및 수출 전초기지로 삼기로 했다. stinger@seoul.co.kr
  • “도로명에 우리동네 이름 꼭 넣을거야”

    ‘새 도로명 주소사업’ 이후 지자체 곳곳에서 다소 엉뚱한 도로 이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방도로명에 자기 동네 이름을 넣으려는 일부 지자체들의 지나친 욕심 때문이다. 2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는 당초 ‘청주~청원 미원면~미원 구방삼거리’ 구간의 도로명을 ‘단재로’로 결정할 계획이었다. 이 도로가 지나가는 청원군 낭성면에 단재 신채호 선생의 사당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원면 주민들이 ‘미원로’라고 해달라는 바람에 도는 구간을 두개로 나눠 청주서 미원까지는 ‘단재로’, 미원에서 미원 구방삼거리까지는 ‘미원로’로 부르기로 했다. 옥천군 이원면에서 영동군 양산면까지 이어지는 지방도로 역시 민원 때문에 도로를 양분해 한쪽은 ‘이원로’, 나머지는 ‘양산로’로 부르기로 했다. 충북 영동군은 두 마을의 이름을 넣어 도로 이름을 지었다. 고당리와 심천리를 잇는 길을 ‘고당심천길’로 이름을 붙이는 등 모두 17개 길이 마을 두곳의 이름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주민들이 양보를 하지 않아 길 이름이 두 글자에서 네 글자로 늘어난 것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당초엔 도로명에 대표적 마을이나 지형지물, 역사적인 이름을 넣으려고 했는데 주민들의 요구로 할 수 없이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충북 진천군은 일률적으로 법정리 명칭을 사용해 423개 구간의 도로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도로가 두개 이상의 자연부락에 걸쳐 있을 경우 대표 마을의 이름을 넣는 방식 등으로 도로명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각자 동네 이름을 써달라며 물러서지 않아 법정리 명칭을 쓰기로 한 것이다. ‘사당리 1길’, ‘사당리 2길’ 이런 식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주민들이 도로명에서 자기동네 이름이 빠지면 동네가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군청을 찾아와 민원을 제기하는 것 같다.”며 “공평하게 법정리 명칭 뒤에 숫자를 붙여 도로명을 지었는데 주민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천지역의 일부 도로 이름은 지역적 특수성과 역사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생소하고 헷갈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 연수구의 함박뫼길, 먼우금길, 미추홀길, 독배길 등은 발음이 어렵고 어감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종합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제주혁신도시 이름을 찾습니다

    ‘제주 혁신도시 이름을 지어주세요.’ 제주도는 서귀포시 서호동 일원에 건설 중인 제주혁신도시의 명칭을 오는 14일까지 전국에 공모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제주혁신도시의 지명도를 높이면서 타 시·도 혁신도시와 차별화하기 위한 것으로 청정 제주의 특징을 살리고 역사성·상징성·국제성 등을 담은 명칭을 통해 제주 혁신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접수는 제주도 홈페이지(www.jeju.go.kr)와 우편, 팩스는 물론 방문접수도 가능하다. 도는 외부인사 및 공무원 등 10명 안팎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오는 30일 당선작을 발표하며 최우수작 1편 150만원, 우수작 1편 50만원, 가작 1편 20만원의 시상금을 준다. (064)710-3145~7.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도시와 산] (10) 포천 국망봉

    [도시와 산] (10) 포천 국망봉

    산은 찾을 때마다 모습이 전혀 새롭다. 높고 큰 산일수록 더욱 그렇다. 경기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국망봉(國望峰·1168m)은 그런 산이다. 매번 찾아갈 때마다 모습을 달리했다. 화악산, 명지산, 광덕산, 각흘산, 명성산 등 주변 산에 올라서 봐도 산으로서의 품격이 높았다. 궁예와 관련된 역사성도 있고, 개성도 독특하다. 그런데도 국망봉은 자신을 낮추어 산이 아닌 ‘봉’이 되어서일까. 서울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도시의 산꾼들에게는 광덕고개에서 백운산~도마치봉~신로봉~국망봉~개이빨산(견치봉)~도성고개~강씨봉으로 이어지는 당일치기 종주산행 코스가 이름있다. ●천상의 화원, 영혼까지 맑게 한다 경기·강원 경계인 광덕고개(664m)에서 시작해 국망봉을 거쳐 강씨봉까지 이어지는 9시간 이상의 종주코스는 체력만 허락되면 당일치기로는 최고이다. 힘이 부치면 신로령, 국망봉, 도성고개 등 중간중간서 단축, 이동 쪽으로 하산하면 그만이다. 도성고개에서 이동 쪽 하산길 끝 부분에 낙태나 유산으로 고통받는 불자들과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간 생명을 위한 참회기도 도량 구담사가 눈길을 끈다. 부근이 불당(佛堂)골로 예전에 큰 절이 있었던 흔적이 있다. 울창한 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숲이 계속되는 해발 1000m 안팎의 능선은 환상적인 천상의 화원이다. 백운산 일원에서는 멸종위기 식물인 천연기념물 히어리가 보호되고 있다. 이후 끝없는 산상·천상 화원이 펼쳐진다. 도시에서 찾아간 산꾼들의 넋을 빼앗고, 영혼까지 맑게 한다. 긴 종주능선에서 5월 초에는 얼레지가 지천이다. 음지는 물론 방화대 여기저기 외롭게 혹은 집단으로 서식한다. 가냘프면서도 우아하다. 꽃말이 ‘질투’이듯 시샘이 날 정도로 미려하다. 홀아비꽃대는 투박하다. 각시현호색은 수줍어 보인다. 산괴불주머니, 노랑매미꽃, 애기똥풀, 각시붓꽃, 아욱제비꽃, 애기나리 등은 꽃도, 이름도 정겹다. 민드기산 정상의 할미꽃들은 처연하다. 5월 말 천상의 화원은 주인공이 바뀐다. 보름 전 소수이던 애기나리, 둥글레, 용둥글레가 거의 전 능선을 점령해 버린다. 앙증맞으면서도 순결해 보이는 은방울꽃은 잊을만하면 깊고 그윽한 향기를 뿜어낸다. 국망봉 정상 가까운 능선 고산지역서만 보이는 큰앵초 군락은 지친 발걸음에 힘을 불어넣는다. 천상의 화원은 가을까지 주인공이 쉼 없이 바뀐다. 동자꽃이 한철을 풍미하고 가을에는 천남성이 인상적이다. 구절초, 쑥부쟁이가 흐드러진다. ●1100년 전 전쟁터 지금도 상흔이… 국망봉 주변은 궁예가 고려 왕건과 패권을 다툰 치열한 전쟁터였다. 국망봉에서는 궁예가 세웠던 태봉의 도읍 철원이 보인다. 궁예는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던 부인 강씨를 인근 강씨봉 자락에 유폐시켰다. 왕건에게 패한 뒤 강씨를 찾아나섰다가 죽었다는 소식에 이 산에 올라 철원 쪽을 바라보며 탄식해 국망봉이라 했다는 전설이 있다. 조선시대 말까지 망국산(望國山)으로 불리다가 봉으로 격하돼 국망봉이 됐다는 기록도 있다. 국망봉에는 현재도 분단의 상처가 깊다. 국망봉 바로 남쪽이 38선으로 해방 이후 수년간 북한 땅이었다. 한겨울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전방고지 화악산이 지척이다. 대성산 등 수많은 최전방 고지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군부대나 군시설도 주변에 많다. 그래서인지 이동이나 광덕고개까지 가는 사창리행 버스에는 군인이나 면회객들이 등산객들보다 많다. 동서울터미널에서는 오전 9시까지 3편의 사창리행 버스를 이용, 이동이나 광덕고개(1시간40분 소요)에서 내려 국망봉에 오를 수 있다. 상봉터미널에서 사창리까지 운행하는 강원고속 운전기사 안복수씨는 “토요일에는 많은 등산객이 오전 8시20분 버스로 광덕고개까지 간다.”고 소개했다. ●방심하면 큰일 난다 국망봉 주능선은 부드럽지만 하산길은 거칠다. 가평 쪽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교통여건 상 서울 등산객들은 거의 포천 이동 쪽으로 하산, 귀경한다. 이동 쪽 하산길은 국망봉 쪽에서 급경사를 통해 내려가야 한다. 봄~가을에도 여기저기 밧줄을 잡고 내려가다가 미끄러지고 추락할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30분 정도는 긴장해야 한다. 동절기 국망봉은 더 거칠다. 4월 말까지는 눈길이다. 2003년 2월에는 설날을 맞아 국망봉에 올랐던 6명이 조난을 당해 그 중 4명이나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이후에도 실족·추락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한 눈길 산행지인 국망봉은 동절기엔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 반드시 장비를 갖추고 일몰 전에 하산해야 한다.”고 포천소방서 장서익 구조대장은 당부한다. 하나 있는 도마치봉 아래 샘은 갈수기엔 말라 버려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백운산에서 국망봉으로 갈 때는 자칫 흥룡사 쪽으로 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삼각봉 안내판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김재완 포천시 공보팀장은 “등산 안내판과 등산로의 안전시설 입찰을 끝내고 보강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전했다. 가평군·산림청도 최근 시설보완을 했다. 국망봉 능선은 9시간 이상 걸어도 만나는 일행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한적하다. 가끔 등산객을 만나면 음식 인심이 눈물 나게 후하다. 사람이 적기 때문에 위험을 당하면 더 당황하기 쉽다. 그러나 어디서도 잘 터지는 휴대전화를 이용, 119에 구원을 요청하면 된다. 이춘규 편집국 부국장 ● 힘든 산행길 보너스 푹신푹신 방화대 능선길 국망봉 남북으로는 폭 10~20m의 나무를 베어 없앤 방화대(防火帶, 혹은 방화선)가 능선을 타고 길게 이어져 있다. 북쪽에서는 도마봉에서 국망봉 지척까지 이어지고, 남쪽으로는 국망봉에서 10리 정도 없다가 다시 푸른 카펫 길처럼 수십리 이어진다. 방화대는 능선을 따라 설치된다. 나무들이 울창한 가운데에 설치되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길게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봄~가을은 나무들이 없는 방화대에 잡초가 우거지기 때문에 푹신푹신하다. 가을에는 잡초들이 말라 불에 타기 쉬워진다. 경기도 산림환경연구소 박봉섭씨는 “매년 10월 말~11월 초 예초기 등 장비를 동원해 방화대의 잡초와 잡목들을 제거, 혹시 모를 산불에 대비한다.”고 설명했다. 눈이 왔을 때 방화대는 등산객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통행로가 된다. 방화대 설치를 “탁상행정이다.”며 복원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봄철 강풍 땐 방화대가 무기력할 수도 있지만 바람이 없을 땐 산불 번짐을 차단한다. 아울러 진화인력과 장비의 투입로로 활용된다고 산림청 산불방지과 정철호 주무관이 밝혔다. 방화대는 일본 강점기인 1929년부터 전국적으로 1764㎞ 설치됐다. 흐지부지됐다가 1차 산림녹화기(1972~78년)에 685㎞가 재차 조성됐다. 가평 명지산~연인산, 석룡산, 남양주 축령산과 천마산 그리고 포천 각흘산 등에도 방화대가 있다. 미국과 일본은 최대 폭 50m의 방화대를 다수 설치, 관리 중이다. 이춘규 편집국 부국장 taein@seoul.co.kr
  • 빈 필·뉴욕 필 올가을 내한공연

    빈 필·뉴욕 필 올가을 내한공연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올해 예정된 대형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런 와중에도 ‘거장’과 ‘대작’의 만남으로 공연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는 공연이 있으니, 바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손꼽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빈 필)’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뉴욕 필)’의 내한공연이다. 오케스트라의 명성만으로도 “무리를 해서라도 한번 질러볼까.”라는 고민에 휩싸일텐데, 공연 구성도 매력적이라 갈등이 더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해 1~2차례 ‘슈퍼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대작 공연을 펼친 현대카드는 9월29일 빈 필과 지휘자 주빈 메타, 소프라노 조수미를 한 자리에 모아 다섯번째 공연을 갖는다. 167년 전통의 빈 필은 역사성이나 음악적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베를린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라고 말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베토벤 교향곡 7번 등 연주 여기에 인도가 낳은 명지휘자로 2001년에는 빈 필의 명예 지휘자가 된 주빈 메타가 가세하고,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함께한다. 조수미에게 이번 공연은 20년만에 지켜진 약속이다. 조수미에게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보낸 지휘자 카라얀은 1988년 조수미와 빈 필의 공연을 약속했었으나, 그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공연이 무산됐다. 공연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7번, ‘박쥐’와 ‘라 트라비아타’, ‘로미오와 줄리엣’ 등 오페라 아리아이다. 조수미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빈 필과 공연하는 것은 큰 영광이다. 오랜 친구 주빈 메타와 고향 서울에서 공연하게 돼 무척 설렌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입장권은 8월17일부터 현대카드 홈페이지(www. hyundaicard. com), 클럽발코니(www.clubbalcony.co.kr) 등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7만~35만원.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기존 슈퍼콘서트는 공연 규모와 높은 개런티 때문에 올림픽홀, 체조경기장 등에서 열었으나 이번에는 클래식 공연을 최상의 조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갖기로 했다.”면서 “공연의 의미, 결제 할인율 등을 따지면 입장료가 얼마나 합리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77-5266. ●뉴욕 필 새 감독 앨런 길버트 첫선 지난해 2월 서울과 평양에서 평화와 화해의 선율을 들려줬던 뉴욕 필이 오는 10월 다시 한국을 찾는다. 9월에 새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앨런 길버트와 아시아 5개국을 돌며 11차례의 콘서트를 갖는 ‘아시안 호라이즌 투어’의 일환이다. 지휘자 앨런 길버트는 뉴욕필의 25번째 음악감독으로, 앞서 이 자리에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부르노 발터, 구스타프 말러, 주빈 메타, 레너드 번스타인, 평양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로린 마젤 등 쟁쟁한 지휘자들이 거쳐갔다. 지금까지 9차례의 내한공연을 한 뉴욕 필은 다른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 비해 꽤 자주 오는 편이지만, 이번 공연은 새 음악감독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가 크다. 한국 공연은 일본 도쿄 공연(10월9~10일)에 이어 12~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길버트와 함께 상임작곡가로 활동하게 되는 마그너스 린드버그의 위촉작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12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 교향곡 1번(13일)을 연주한다. 12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최예은(뮌헨음대), 13일에는 프랑크 피터 짐머만이 협연한다. 입장료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 주최측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관계자는 “티켓 가격을 적정선으로 맞출 계획이다. 내한 공연에 앞서 열리는 일본 도쿄 공연 티켓 가격이 2만9000엔이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단의 문화적 역할을 고려해 서울 공연은 이보다 저렴하게 조절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02)6303-770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신림동 달동네 역사로 남긴다

    신림동 달동네 역사로 남긴다

    ‘달동네’의 대명사인 서울 관악구 옛 신림동 지역에 재개발 이전의 모습을 담은 박물관이 들어선다. 관악구는 지난해 4월 사업계획이 고시된 신림동 재정비촉진지구(신림뉴타운)에 조성되는 큰소리공원(6936㎡)에 ‘신림동 달동네’의 탄생 및 변천사를 담은 역사박물관을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신림동(현 삼성동) 일대는 1975년 서울대가 관악구로 이전하면서 급속히 도시화가 진행됐다. 그동안 고도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서민의 삶과 애환을 대변하는 지역으로, 지금도 여러 영화 및 드라마, 소설 등에서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은 교육·시니어·아동복지 등 3가지 분야로 특화돼 뉴타운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달동네는 완전히 사라진다. 관악구는 이 지역의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다고 판단, 지역의 변천사를 담은 사진, 도면, 동영상을 확보하는 ‘과거의 흔적 조성사업’을 펼쳐 신림동 관련 기초 자료를 박물관에 영구보존할 방침이다. 구는 또 지역의 대표 하천인 도림천의 변천과정을 담은 ‘도림천 변천사 설명 조형물’도 설치한다. 2001년 기록적인 폭우로 대참사를 겪은 내용도 소개될 예정이다. 2013년 생태하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면 이곳은 지역 주민 여가생활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불교 사찰인 호압사(14세기말 창건) 등 지역의 주요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주요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는 조형물도 곳곳에 세운다. 주민들에게 관악구의 역사성을 꼼꼼하게 알려 나가겠다는 게 구의 방안이다. 박용래 구청장 권한대행은 “과거의 흔적 조성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오랜 추억과 삶의 애환이 담긴 옛 모습과 흔적 등 역사를 보존해 지역의 정체성을 높이고 세대간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계룡산 ‘신도안’ 명칭 되찾는다

    무속신앙의 메카 계룡산 ‘신도안’이 25년 만에 이름을 되찾는다. 18일 충남 계룡시에 따르면 21일부터 남선면이 신도안면으로 변경된다. 시는 지난해 말 주민 설문조사에서 98.1%가 “역사성 있어 신도안이란 이름이 좋다.”고 찬성하자 조례를 개정, 이같이 변경을 추진했다. 이곳에는 당초 논산시 두마면 신도내(안)출장소가 있었으나 1984년 계룡대(3군본부) 조성을 위한 ‘620사업’으로 폐지됐다 89년 남선출장소로 부활했다. 이어 1990년 충남도 산하 계룡출장소 남선지소로 변경됐고, 2003년 계룡시로 승격되면서 면사무소로 확대됐다. 계룡산 남동쪽 기슭에 위치한 신도안은 ‘때가 되면 진인이 계룡산에 도읍한다.’는 정감록의 영향을 받은 신흥 종교인이 몰려와 유토피아를 꿈꾸던 곳이다. 한국전쟁 등 국난을 거치면서 더 활기를 띠었다. 1975년만 해도 상제교·태을교·일심교 등 104개 신흥종교와 기독교계 교단시설이 자리잡고 있었다. 신도안은 ‘새로운 도읍’이란 뜻으로 태조 이성계가 조선 초에 도읍을 건설하려고 한 데서 유래됐다. 지금도 군부대 안에는 당시 궁궐을 건설하기 위해 놓았던 주춧돌 등이 남아 있다. 현재 이면지역 주민은 2297가구 8318명으로 대부분 계룡대 군인 가족이다. 계룡시 관계자는 “국민에게 오랜 세월 각인된 이름을 잊혀지기 전에 되찾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계룡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충무공으로 하나되는 영·호남

    ‘불멸의 영웅, 이 충무공이 영·호남을 손잡게 했다.’ 1592년 임진왜란, 1597년 정유재란 때 부산에서 진도 앞바다까지 남해안의 해상권을 장악, 나라를 구했던 충무공 이순신이 영·호남을 껴안았다. 전남도는 1일 “전날 경남 통영시청에서 충무공 축제를 여는 전남도와 해남군, 진도군, 여수시, 경남 통영시, 남해군이 영·호남 축제 교류협력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충무공을 주제로 전남도와 진도·해남군은 명량대첩축제, 여수시는 거북선대축제, 통영시는 한산대첩축제, 남해군은 노량해전 승첩제를 해마다 열고 있다. 이번 교류협력은 영·호남에서 벌어지는 충무공 축제에 서로 참가해 대표적인 공연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공동 홍보무대를 마련해 축제 내용을 알리기로 했다. 또 두 지역 축제 관계자와 주민들이 상대편 축제 현장을 방문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이 충무공 관련 사업계획도 함께 만들어 신청키로 했다. 실제로 충무공이 삭탈관직 당한 뒤 백의종군했던 옛길을 영·호남이 함께 정비키로 했다. 나아가 전남도와 경남도는 이번 축제 교류협력을 바탕으로 충무공이 활약했던 남해안에서 크루즈선 운영, 역사문화현장 탐방 등 학습 프로그램 개발, 백의종군로 걷기 등을 함께 열기로 약속했다. 이번 교류 협력사업은 지난해 통영시의 한산대첩축제에 전남도의 명량대첩기념사업회 관계자와 해남·진도 군민들이 참관하면서 물꼬가 터졌다. 두 지역 축제 관계자들은 “이 충무공 축제에서 두 지역 민초들의 활약상을 기리는 축제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영·호남 화합과 교류협력의 매개체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류태수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은 “두 지역에서 충무공 관련 축제로 관광교류가 활발해지면 상호 이해와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창환 전남도 관광정책과장은 “전남도와 경남도는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충절의 고장”이라며 “이러한 역사성을 함께 확인하는 충무공 축제를 남해안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키워 가면 지역 화합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백두대간 옛길 체험하고 싶다면…

    경북 문경에 국내 유일의 ‘옛길’을 주제로 한 테마박물관이 문을 열고, 울산에는 세계적 수준의 국립 암각화박물관이 들어선다. 문경시는 도립공원 문경새재의 ‘문경새재박물관’을 ‘옛길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해 28일 개관한다. 4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 8000㎡, 지상 2층 규모 조성된 박물관은 길의 문화, 우리나라 옛길, 백두대간, 문경의 길고개 등으로 나뉘어 길과 문화의 만남을 보여준다. 또 나루터, 고갯길과 같은 옛길의 구조와 수레, 가마 등 운송수단, 봉수대 등 길과 관련된 유물도 전시된다. 이와 함께 과거시험 합격자 명단인 ‘방목’과 시험답안지 ‘과목’, 조선시대 벼슬아치의 도착 예정일을 미리 관아에 알리던 공문인 ‘노문’, 승정원에서 왕명을 전달하는 ‘유지’, 조선시대 출장명령서인 ‘초료’도 만나볼 수 있다. 1층 야외 전시장에는 100m에 이르는 문경새재와 영남대로의 옛길 모형을 조성해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토록 했다. 2층에는 역참과 봉수, 조선통신사의 행렬, 선비들의 유행(遊行), 조선시대 과거길인 영남대로, 문경새재와 고개, 문경새재에 얽힌 설화 등으로 꾸며져 있다. 문경시 관계자는 “백두대간의 중심인 문경의 옛길 복원을 통한 역사성과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길을 소재로 한 박물관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울산시도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울주군 두동면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와 천전리각석(국보 제147호) 인근에 국제적인 수준의 ‘국립 암각화박물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사업비 500억원을 투입해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인근 3만 5000㎡의 부지에 연면적 6600㎡ 규모로 추진된다. 암각화 원형을 재현한 전시시설과 학예연구실, 선사문명관, 해외교류관 등을 갖추게 된다. 또 지난해 5월 반구대암각화 입구에 개관한 울산암각화전시관은 국립 암각화박물관의 별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이 세계적인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암각화와 연계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암각화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경 한찬규·울산 박정훈기자 cghan@seoul.co.kr
  • [도시와 산] 강화 고려산

    [도시와 산] 강화 고려산

    사람들은 가까이 있는 소중한 것을 제쳐 놓거나 화려함만 찾는 경향이 있다. 산의 경우도 서너 시간 이상 차를 타고 가거나 산세가 수려해야 명산이란 인식이 은연중에 배어 있다. 인천 강화의 고려산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 지냈다는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의 역사성에 밀려 강화에서조차 ‘대표산’이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태산준령과 빼어난 계곡도 없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달라진다. 인천시내에서는 물론 서울 서부지역에서도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로 부담없이 찾을 수 있다. 곳곳에 오랜 역사의 자취도 널려 있다. 각종 빛깔의 꽃이 만발해 천자만홍(千紫萬紅)의 진가도 알게 한다.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함께 즐길 오래 묵은 친구 같은 산이다. 때마침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진달래 군락이 요즘 절정을 이뤄 가는 발걸음이 사뿐할 것이다. ●곳곳이 문화 유적지 고려산은 일반적으로 국화리 마을회관에서 출발, 청련사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 도로가 뚫린 청련사까지 1㎞, 이곳부터 정상까지 1.3㎞로 1시간가량 걸린다. 청련사는 고려산의 유래가 담겨 있다. 고구려 장수왕 4년, 인도의 승려 천축조사가 고려산에서 절터를 찾던 중 정상 연못에 핀 다섯 색상의 연꽃을 날려 하얀 꽃이 떨어진 곳에 백련사를 지었다고 한다. 노란 꽃이 떨어진 자리에 황련사, 청색꽃 자리에 청련사, 적색꽃 자리에 적석사, 흑색꽃 자리에 흑련사를 세웠다. 청련사만 조사가 원하는 곳에 떨어지지 못해 원통한 나머지 ‘원통암’이란 암자를 지어 현재 3개의 사찰(백련사·청련사·적석사)과 1개의 암자가 16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정상(해발 436m)에 오르면 북한 송악산과 연백을 비롯해 교동도 일대의 강화 앞바다, 영종도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바다와 이어지는 한강, 임진강, 예성강 등도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그대로 하산하면 가지 않은 것만 못하다. 서쪽의 낙조봉으로 이어지는 4㎞의 능선길 주변엔 유적지가 산재해 진짜 묘미는 여기서부터다. 능선을 2㎞가량 걸으면 고인돌군(群)이 나타난다. 강화고인돌은 부근리, 삼거리, 오상리 등 고려산 기슭을 따라 130여 기가 분포돼 있다. 부근리에는 길이 7.1m, 높이 2.6m의 우리나라 최대의 북방식 고인돌이 있다. 강화고인돌은 우리나라 고인돌의 평균 고도보다 100~200m 높은 지역에 있어 이채롭다. 특히 고려산 정상 능선길에 있는 21기의 고인돌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황선국(50·인천 연수동)씨는 “옛날에는 기중기 같은 중장비가 없었는데 어떻게 수톤에 달하는 돌을 이곳으로 옮겼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향토사학자 양태부(50)씨는 “고려산 기슭에 거주하던 고대인들이 능선에 무덤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당시에 나름대로 석재를 다루는 기술, 축조와 운반방법 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구려 대장군 연개소문이 무술을 연마하고 군사 훈련을 시켰다는 치마대가 나타난다. 연개소문이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5개 연못인 오련지는 정상과 7~8부 능선에 분포돼 있다. 낙조봉에서 적석사 쪽으로 내려가면 우리나라 3대 낙조 조망대인 낙조대가 나온다. 동해안 정동진의 반대쪽에 있다 해서 ‘정서진’으로도 불린다. 여기서 바라보는 서해 석양은 ‘강화 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적석사에는 조선 중기 유명한 서예가인 윤순이 쓴 사적비가 있다. ●진달래 군락의 향연 진달래는 고려산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봄만 되면 정상 앞 비탈에는 잡목이 없이 빽빽하게 들어선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다. 산 정상에서 능선 북사면을 따라 355봉까지 약 1㎞를 연분홍으로 물들이는 향연을 만들어낸다. 등산보다는 진달래 감상이 우선이면 산 뒤편에서 오르는 게 빠르고 편하다. 48번 국도에서 백련사를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다. 축제 기간 찾는 관광객들은 대개 이 길을 택한다. 대신 교통혼잡과 포장도로를 통해 산을 오르는 밋밋함을 감내해야 한다. 올해 진달래축제는 11일 시작돼 20일까지 펼쳐진다. 도시의 복잡함과 스트레스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매년 10만명 이상이 다녀간다. 글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연개소문 메아리 들리나요 고려산에는 만주와 요동을 호령했던 고구려 대장군 연개소문에 대한 민간신앙이 짙게 깔려 있다. 강화 사람들은 연개소문이 고려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믿는다. 정통 역사서에는 연개소문이 태어난 연도와 장소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지 않다. 연개소문과 고려산의 연관성은 1932년 강화지역 향토사학자 박헌용이 쓴 ‘속수증보강도지’에 언급돼 있다. 이 문헌에 따르면 연개소문은 고려산 시루메봉 밑에서 태어나 무예를 닦았다. 이런 내용은 1993년 부근리에 세워진 ‘대막리지 연개소문 유적비’에도 보인다. 연개소문이 군사들을 훈련시켰다는 치마대와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5개의 연못인 오련지가 현재 보존돼 있다. 연개소문을 기리기 위한 사찰인 성황사도 고려산 중턱에 있었다고 한다. 향토사학자 양태부씨는 “분명하지 않지만 연개소문과 연관된 사적이 많은 것을 보면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산은 옛날부터 강화지역에서 신내림을 받거나 신을 모실 때 찾던 영산(靈山)이다. 이런 연유로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산신제와 서낭제를 지내고 있다. 이같은 무속신앙 역시 연개소문과 관련이 있다. 산 자락인 고천4리에 자리잡은 ‘고려산 굿당’은 이러한 것을 잘 드러낸다. 다른 굿당들이 대개 삼국지에 나오는 중국 장수 관우를 신으로 모시는 것과는 달리 이곳은 연개소문을 신으로 받든다. 이곳에 있는 산신각은 연개소문을 산신령으로 모신다. 글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전국플러스] 부산, 부실 축제 13개 통·폐합

    부산시는 매년 개최되는 68개(부산시 주최 13개, 구·군 주최 55개)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부실 지적을 받고 있는 13개 축제를 통·폐합한다고 6일 밝혔다. 부산시는 최근 축제 운영의 효과성(30%),육성 의지(20%), 시민참여도(20%), 지역특성·역사성(20%), 발전가능성(10%) 등 5개 항목을 평가해 ‘지역축제 경쟁력 강화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광복로문화축제,부산고등어축제,기장미역·다시마축제,해맞이축 음악분수대와 함께하는 다대해변축제 등 13개가 통 ·폐합될 전망이다.
  • 동학 최후 전적지 국가사적지로 지정

    동학 농민혁명 최후, 최대 전적지인 전남 장흥 석대들(3만 5700㎡)이 100여년 만에 국가사적지로 지정된다. 이로써 장흥 석대들을 포함해 정읍 황토현(사적 제295호), 공주 우금치(제387호), 장성 황룡(제406호) 등 농민혁명 4대 전적지가 모두 국가 사적지로 지정받게 됐다. 장흥군은 24일 “동학 최후 항전지인 장흥읍 남외리 석대들 전적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지로 지정 예고해 4월 중순쯤 확정된다는 연락을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석대들 전투는 1894년 12월15일 장흥 출신 이방언 장군이 이끄는 농민군 3만여명이 신식무기를 앞세운 일본군과 관군의 연합군에 맞서 항전하다 1500여명의 사망자와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고 패전했다. 앞서 동학군은 우금치 전투 등에서 밀리다 12월 초부터 장흥에 총집결해 장흥성, 병영성 등을 접수했으나 12월13일부터 관군 등 연합군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역사적 배경 아래 장흥에서는 동학 농민군과 관군 후손들이 반목과 갈등을 빚다가 1992년 동학농민기념탑이 장흥읍 충렬리에 세워지고 위령제가 열리면서 오해와 감정을 풀었다. 오는 10월쯤 장흥군에서는 제115차 동학농민혁명 전국대회가 열린다. 유족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주축이 돼 학술토론회 중심으로 마련한다. 김희태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은 “장흥 석대들이 국가 사적지로 지정된 것은 농민혁명의 역사성이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울산·태화교 테마교량 새단장

    울산·태화교 테마교량 새단장

    울산의 대동맥인 태화교와 보행자 전용 교량인 울산교가 단순한 교통·보행 기능을 넘어 주변의 태화루, 태화강 생태공원 등과 연계된 역사·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10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중구와 남구를 연결하는 태화교와 울산교를 역사·문화·편의성을 담은 명품교량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문화적 공간으로 창출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달 착공한 ‘태화교·울산교 디자인 개선사업’을 5월31일 완료한다. 64억 3000만원이 들었다. 태화교(길이 440m·너비 35m)는 그동안 차량 통행에만 초점을 맞춰 삭막한 철골 구조물과 좁은 보행로, 안전가드레일 미설치, 전기선·케이블 노출, 교각 기둥 단차 및 낙서 등 각종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따라 태화교는 인근 태화루 복원과 연계한 색채 및 친환경 자재 등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역사성과 친밀성이 높아진다. 또 현재보다 50㎝가량 넓어진 인도에는 보도데크와 난간을 목재 및 철재로 설치해 부드러운 느낌을 한껏 살리는 것은 물론 태화루에 맞춘 갈색 및 무채색 옷을 입힐 계획이다. 또 울산교(길이 356m·너비 8.7m)는 73년의 교량 역사와 문화성 및 편의성을 살린 테마교량으로 디자인돼 보행 중심의 주기능에서 생활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재창출된다. 중구쪽 진출입로에는 지붕을 씌운 카페테리아(목재터널)를 만들어 시민들이 의자에 앉아 커피와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교량 중간 지점에는 중앙 화단과 길고 넓은 나무의자를 설치해 휴게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울산교의 바닥은 평평한 나무바닥으로 마감하고, 키 낮은 목재난간을 설치해 태화강변 조망권을 충분히 확보할 예정이다. 교량 곳곳에는 다양한 모양의 조명도 설치해 야간에도 시민들이 찾도록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태화교는 태화루 및 생태공원 등과 연계한 역사성에, 울산교는 73년의 역사와 휴식공간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해 도시미관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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