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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디지털이 국토를 바꾼다

    전쟁의 폐허에서 산업화의 기치를 내걸며 국토 개발에 착수한 지 어언 40년.산하를 잘라 도로를 내고 강을 막아 댐을 만들며 바다를 메워 산업단지를조성하면서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변한 국토에서 살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도시화로 상징되는 우리 국토가 이제 다시 한번 변화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바로 디지털 열풍이다.80년대 초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이 한 미래학자의 단순한 지적 유희라고 생각했건만 이미 우리는 그 거대한 물결의 심장부에 잠겨 있다.국토 역시 그렇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국토 개발로 인한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 환경파괴와 인간 소외,짜증나는 교통난 등의 문제점을 우려한다.불과 얼마 전만해도 이들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로,상·하수도 등 과감한 사회간접자본(SOC)시설 투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전국 어느 곳이나 시원하게 뚫리는 고속도로망을 생각하며 그때가 되면 지역불균형문제도,환경문제도 자연히 해소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었다. 이제 길을 대신하여 초고속통신망과 컴퓨터가 지역의 발전과생활의 윤택을결정하는 좀더 효과적인 수단으로 등장했다.업무,교육,의료,문화,쇼핑, 정보,금융…등 개인과 기업이 삶의 기본이라고 믿는 조건들이 이제는 초고속통신망을 통해 벤처기업의 다양한 콘텐츠로 컴퓨터 앞에 앉은 우리에게 전달되고있다. 굳이 혼잡하고 삭막한 수도권에 모여 살지 않아도 좋은 교육,다양한 문화를맘껏 누리면서 재택근무를 통해 직장활동이 가능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자연환경이 수려한 산간 오지나 벽촌이 더 윤택한 삶의 공간이 될것이다. 그러나 막연히 기대만 한다고 이런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우선 지난날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개발행정이 오늘날의 대도시 집중과 환경파괴를 가져왔듯 지금 진행되는 정보통신혁명도 자칫 정보의 집중화를 가져와5년 후 또는 10년 후 지역간에 디지털 디바이드로 나타나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광케이블 등 정보 인프라 설치에 낙후 지역이나 지방을 우선함으로써 지역 차별없는 정보화가 추진돼야 한다. 또 지역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콘텐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지금까지 제조업의 육성이 지역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듯이 이제는 정보통신 콘텐츠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경제단체의 공공 서비스뿐 아니라 의료,교육,문화,영상,쇼핑 등 지역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도록 콘텐츠산업 육성에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때 길이 뚫려야 마을이 생긴다고 했지만 이제는 광케이블과 컴퓨터 단말기,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야 풍요로운 국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됐다. 金允起 건교부 장관
  • [김삼웅 칼럼] 상호주의, 역리와 병리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인 ‘상호주의’는 남북관계를 거래관계로 보겠다는발상이다.통일시대를 앞두고 남북간에 켜켜이 쌓여온 질시와 미움을 삭이기위해서는 ‘상호이해’가 절실하다.” 한나라당 안영근 의원이 지난 4일 의원연찬회에서 한 발언이다. 한편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6일 회견에서 “대북지원과 남북경협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북한의 개방·개혁과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추진돼야 한다”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에서도 의견이 다르고 여야간에도 현격한 견해차이를 보이는 대북 상호주의는 오늘의 남북관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상호주의’(reciprocity)는 원래 경제용어로 상대국의 시장개방 정도에맞추어서 자국의 시장개방을 결정하려는 입장을 말한다.세계적인 불황으로무역마찰이 격화되면서 구미 각국은 각기 자기나라를 지키기 위한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내세웠으며,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체제에 역행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미국의회에서는 1981년 말쯤부터 이같은 상호주의적 견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해 상·하원에 제출된 ‘상호주의법안’이 12건에 달하기도 했다. 국가간 거래는 엄격한 상호주의가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피도 눈물도 없는 국제무역 관계에서는 상호주의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그렇지만 남북 사이는 어느 신문 사설처럼 결코 ‘냉엄한 비즈니스 관계’가 될 수 없다.피와눈물을 나누는 동포끼리 어찌 냉엄한 상호주의를 적용할 것인가. 아무리 비정한 사람이라도 형제 사이에 상호주의를 적용하지는 않는다.형편이 조금 나은 형이 아우를 돕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혈육지정이고 인지상정이고 동포애다. 남한이 비료 20만t을 북한에 지원했으니 우리도 그만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장사의 원칙이지 인도주의는 아니다.북한이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변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갚겠다는 탈리오의 법칙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지금 북한은 엄청나게 변화중이다). 과거에는 반공이면 만사형통이었다.어떤 논리나 명분도 잠재울 수 있었다. 대북 증오심을 키우는 것이 ‘애국’이고냉전논리만 열심히 개발하면 유능한 지식인·언론인이 됐다.그러면서 상호간에 북한은 소련의 허수아비(괴뢰)이고 남한은 미국의 허수아비라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괴뢰논쟁’으로 민족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언론은 ‘북한괴뢰’를 열심히 성토하면서 신문을팔아먹고 학자는 보따리 장사를 하고 정치인들은 보수정객 노릇을 했다.이렇게 적대와 증오심을 키워 반세기가 지난 오늘 남은 것이 무엇인가.냉전논리를 팔아먹고 사는 집단에 ‘기득권’을 안겨줬는지는 몰라도 국민과 민족에는 씻을 수 없는 생채기만 남겼다.그래서 뒤늦게나마 깨닫고 화해협력의 손을 마주잡은 것이 6·15남북선언이 아닌가. 이제 남북이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으로 나가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지향하면서,새로운 냉전논리의 ‘변형적 주술(呪術)’이 되고 있는 ‘상호주의’란용어는 북한과 관련해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앞에서 말한 대로 국가간 시장개방에서 쓰이게 된 용어를 남북 사이에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장기수 북송이나 국군포로 맞교환과 같은 인도적 문제는 상호주의를 뛰어넘어서 해결해야 한다. 남북 당국간의 경제협력 관계는 등가성(等價性)이나 동시성(同時性)이 전제되지 않는 탄력적인 상호이해가 적용돼야 한다.비정한 상호주의 대신 상호이해를 원칙으로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정신이 중요하다. 북한은 우리가 적기에 보내준 비료 20만t을 그토록 고맙게 생각하더란다.그쪽 동포들이 굶주릴 때 우리가 식량과 의약품을 보낸 것은 동포애이지 대가를 바라는 상호주의는 아니었다.여유 있는 측에서 아량을 보이는 것은 만고의 철칙이다.그래야 포용하게 된다. 냉전시대에 엄청난 ‘안보비용’이 들었듯이 화해시대에도 ‘평화비용’은요구된다.그렇지만 훨씬 절약된다.따라서 북한에 대한 지원을 “평화의 기회비용지불,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투자 그리고 통일비용의 축소라는 탈냉전적사고로 이해하고 지지를 보내야 할 것이다”(임혁백 고려대 교수)란 지적은탈상호주의 정신을 요약한다고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 독자의 소리/ 국립도서관 책 대출업무시간 연장을

    국립도서관의 이용에 관해 한마디 하고자 한다.국립도서관은 오후 5∼6시면대출업무를 마친다. 따라서 오후 늦게 학교수업이 끝나는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은 책을 대출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책읽기 캠페인 등은 흔하지만 책을 자유스럽게 빌려 볼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국립도서관이기 때문에,직원들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공무원 퇴근시간에 맞춰 업무를 끝내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직원의 업무편의를 강조하다 보니 도서관을 지역마다 둔 본래의 뜻이 퇴색된다는 생각이다. 비록 국립도서관이지만,도서관을 찾는 주민의 처지에서 합리적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서민혜[경북 경산시 하양읍]
  • 韓·中 무역협상 난항 거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한국과 중국은 29∼30일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한국측의 중국산 마늘에 대한 고율관세와 이에 따른 중국측의 보복 조치로발생한 양국간 무역마찰의 해소 방안을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주말 접촉을 통해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는 한국에서 최종화(崔鐘華)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을 수석대표로 재경부,농림부,산업자원부 관계관이 참석했으며 중국에서는 류궈성(劉國勝)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무역관리국장을 수석대표로 관계관들이 참석했다. 양국간에는 한국이 6월1일자로 중국산 마늘 수입관세를 최고 315%로 올리고이에 대응해 중국이 같은달 7일 한국산 이동전화기와 폴리에틸렌 제품 수입을 잠정중단한데 따라 무역마찰이 발생했었다. khki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5)잃어버린 먹거리

    *북서 먹어본 단고기 별미...겨자로 무쳐 새콤달콤 북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매우 독특한 찌개가 생각난다.언젠가 전주에 갔다가 ‘오모가리’라는 민물고기로 끓인 일종의 고추장 찌개가 별나다고 생각했던 것과도 같았다. 북에서는 여러 초대소를 다녀 보았는데 그중에 오래 있던 곳이 서재골 초대소와 철봉리 초대소였다.서재골은 외국 사절들이 묵는 곳이어서인지 주방의조리 방식이 다분히 중국 요리나 서양식으로 뒤섞여서 나왔다.장기간 머무는이에게는 일종의 연회 음식이 이내 질리기 마련이다. 철봉리에서는 삼십대의 주방장과 연회가 있을 적에는 노인 한 분이 지원차오곤 했다.주방장의 이름은 잊었지만 황해도 안악이 고향이라는데 나중에 그의 집도 방문했다.그의 어린 두 딸이 고사리 손을 조물거리면서 무용을 하고노래를 하던 모양이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정성스럽게 차려주는 연회 음식 먹기가 지겨워서 나중에는 스스로 외환상점에 나가 일제 카레를 사오거나 라면을 사다가 점심을 직접 해먹기도 하였다. 이런 얘기가 밝혀져도 괜찮을까는 모르지만 북쪽 초대소의 남녀 접대원에서요리사와 운전수에 이르기까지가 모두 호위총국 소속의 군인들이었다.나중에그들과 한 식구처럼 친해진 뒤에야 그들의 계급도 알 수가 있었다. 여성 접대원들은 대개는 소위 중위들이고 때로는 사격 훈련도 한다고 하였다.따라서우리 주방장이 소좌라는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다. 선생님,토속으로 자시고 싶다 그거지요?그는 돼지고기 김치 찌개도 만들고 된장 뚝배기도 내왔다.북의 통조림으로나오던 볶은 고추장이 해외동포들에게 인기였는데 나는 아무래도 된장이 더먹고 싶었다.그렇지만 가정식 장독대가 거의 사라져버린 고장에서 맛깔스러운 된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었다.역시 우리가 예전에 진짜 일본의 미소 된장하고는 다르면서도 왜된장이라고 부르던 공장에서 대량으로 속성되어나오는 된장이었다. 북한 문인들 말을 들어보면 전후 복구에 힘을 쏟던 ‘천리마 운동’ 기간에 가정음식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구역마다 밥 공장과반찬 공장을 두어 단체로 식사를 하거나 타다가 먹었다고 하는데, 경제복구가 끝나고도 직장이나 기업소마다 단체급식을 하는 생활은 남아있는 셈이었다.즉 손님 접대는 연회 음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하루는 주방장이 고심을 했던지 김치도 보다 맵게 담그고 간고등어도 굽고저 유명한 서해안 곤쟁이젓도 내왔는데 못보던 음식이 나왔다.구수하고 짭짤한 것이 입맛이 확 살아났다.이게 뭐냐고 했더니 ‘호박짠지 지지개’라고한다.열무와 호박이 섞여 있는데 애호박이 보통 호박찌개처럼 물컹하지 않고설익은 것처럼 설컹거렸다. 그는 평양에서 한 시간 반쯤 거리인 안악의 고향 집에 다녀왔다고 한다.역시북에서도 장이나 밑반찬 같은 먹거리는 고향 부모님들이 보내준다고 하였다. 이제 노인님들이 다 돌아가시면 젊은 아낙들은 음식을 못해서 큰일이라고사내들마다 걱정인 것은 우리와 같다.그가 안악에 가서 가져온 것은 된장과바로 이 ‘호박짠지’였다. 열무나 배추로 짠지를 담글 적에 호박을 쑹덩쑹덩 썰어서 김치 담그듯이 한켜씩 소금을 뿌려가며 항아리에 담는다.소금에 충분히 절인 다음 풀물이나뜨물을 부어 사나흘이 지나면 대충 익게 된다.호박짠지를 꺼내어 물에 헹구고 된장과 까나리 또는 조개를 넣고 찌개를 끓여내는데 파와 마늘과 풋고추를 썰어 넣으면 된다. 내가 이 음식을 기억하게 된 것은 실로 십 년 만의 일이었다.충청도 덕산으로 이사와서 한 마을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 한 분이 집안 일을 도와 주러 오게 되었는데,곁에서 며칠 동안 나의 식성을 지켜 보고나서 무슨 음식을 냄비에 담아 왔다. 좋아하실까 모르겄지만 한번 잡숴봐유. 그래서 뭐냐니까 충청도 ‘호박김치’란다.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이랬다. 호박짐치는 원래가 찌개 끓여 먹을라구 당그는기유. 어허,가만 있어 봐.어디선가 먹은 기억이 나는데.그제서야 이북에서 먹었던생각이 났다.충청도 호박김치는 늙은호박을 속을 긁어내고 쓰는데 무청이며배추를 섞어서 김치를 담그듯이 갖은 양념하여 새우젓까지 쓴다.그냥 먹기에는 호박이 입 안에서 뱅뱅 맴도는 것이 어쩐지 김치 맛이 나질 않고 찌개를끓여 먹으면 담백하고 구수하다.얼핏 제주도의 갈치 찌개 생각이 나서 이 호박김치에 잔 갈치를 토막 쳐서 넣고 끓였다.역시 호박김치 찌개의 훌륭한 완성이 아닌가. 같은 서해안에 지형과 풍토가 비슷해서 그런가 충청도와 황해도의 음식은 여러 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이 있다. 북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여러 가지 기억이 나지만 그중에서도 ‘단고기’는아주 특별하다. 개장국은 각 지방마다 서로 다르지만 특히 서울식은 사라져버렸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옛날 개장국은 지금 보다는 맑고 오히려 육개장 비슷했던것 같은데 남도식과 섞여 버렸다.들깨나 깻잎을 많이 쓰는 것이 그렇다. 남도 식은 오리탕도 그렇지만 들깨를 거의 죽처럼 갈아서 넣고 고구마순도 함께 넣는다. 북쪽의 개장국도 평안도쪽과 함경도 식이 서로 다른데 평안도 식이 서울의예전 개장국 비슷하다면 함경도 식은 요즈음 서울의 두루치기와 비슷하다. 하여튼 단고기를 먹은 중에서 대단히 맛이 있었던 것은 가장 부드러운 목둘레의 살을 얇게 저며서 해파리 냉채 무치듯 겨자를 넣고 새콤달콤하게 무친것이었다. 백두산 지방을 돌아다녔을 때 삼수에서 먹은 산천어 구이는 특별했다.두만강상류라고 하지만 폭이 오륙미터 밖에 안되는 개천인데 이쪽은 조선이고 저쪽은 중국이라 하였다.개천에 그물을 쳐두고 기다렸다가 건지면 팔뚝만한 산천어가 걸려서 퍼덕였다.산천어는 송어가 강을 따라서 올라왔다가 붙박이 고기가 된 것인데 백두산 천지에 방류하여 양식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안내인은여러번 해왔던지 부근의 반질거리는 반석 아래 장작불을 때어서 달군 다음에참기름을 두르고 소금을 뿌려 살아있는 산천어를 던졌다.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백두산 송이버섯을 얇게 저며 함께 굽는다.꼬리와 머리에 은박지를 감아쥐고 옥수수 먹듯이 산천어를 뜯으며 송이로 입가심을 한다.고기의 살이 솜처럼 부드럽고 향긋한 물비린내가 입맛을 돋구었다. 이런 식의 자연식은 이를테면 해금강에서 먹었던 대합 구이에 비길만 했다. 해금강은 군사분계선 구역이라 무인지경이었는데 주먹만한 자갈이 깔린 바닷속이 온통 대합의 밭이었다.삽시간에 군인들이 두 양동이나 건져 나왔다.해변 자갈 위에 늘어놓고 알콜 한 병을 들이붓고 불을 붙이니 파란 불이 좌악퍼져 나가면서 조개들이차례로 입을 벌렸다.사실은 익히려고 불을 놓는 게아니라 대합의 굳은 입을 벌리기 위해서란다.그대로 초장을 조개 안에 한숫갈 치고는 후루룩,하는데 입안이 가득찬다.그리곤 소주 한 잔 캬아! 하면서넘기고. 황석영
  • 자연관찰길 주민 사랑 ‘듬뿍’

    서울시가 생활권 주변의 근린·자연공원 등에 조성한 자연학습관찰길이 시민들의 환경친화적 휴식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등산로나 산책길 주변에 위치,쉽게 찾을 수 있는데다 도시에서는 찾아보기어려운 화초류가 많아 가족들의 산책겸 체험공간으로도 제격이다. 서울시는 지난 96년부터 지금까지 일선 구청에 조성사업비를 전액 지원,종로구 옥인동 인왕산공원과 송파구 오금동 오금공원 등 모두 10곳에 자연학습관찰길을 조성했다. 자투리땅을 일궈 만든 자연학습관찰길에는 산딸나무 산벚나무 병꽃나무 목련 등 꽃나무 22종 1만7,805그루와 뻐꾹새 구절초 복주머니꽃 할미꽃 수호초참나리 등 42종 8만여 포기의 야생 초화류가 심어져 계절별로 이곳을 찾는사람들에게 인상깊은 정취를 안겨주고 있다. 청소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 지역마다 식물의 특성을 소개하는 안내판도 설치돼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은 연간 3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가족 나들이객이 많고 최근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자연체험 장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처럼 자연학습관찰길이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음에 따라 내년부터 2002년까지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0여곳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일선 자치구와 협의,서울지역의 크고 작은 산 10곳에 각 1곳씩을 만든다는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을 피우는 초화류를 많이 심어 청소년들이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을 손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어른들에게는 옛 정취 속에서 편한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꾸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남북 화해시대/ 南北 형·사법제도 비교

    6·15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북한의 형법과 사법제도를 소개한다. ◆형법=우리의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반국가범죄는 51조부터 66조에 규정돼 있다.“조국과 인민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 또는 적의 편으로 도망치거나 간첩행위를 하거나 적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반역행위를 한 경우에는 사형 및전재산 몰수형에 처한다”는 형법 52조는 국보법 6조(잠입탈출)와 비슷한데형벌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우리보다 훨씬 무겁다.반동선전선동죄(56조)는 현재 개정대상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보법 7조(찬양·고무)와 대비된다.역시 사형이나 전재산 몰수형에 처하도록 돼 있어 7년 이하의 징역형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국보법 10조(불고지)와 유사한 ‘반혁명범죄 불신고·방임죄’(66조)는 7년 이하의 징역을 처벌조항으로 두고 있어 국보법의 5년 이하의 징역보다 엄격하다. ◆법원=우리의 법원에 해당하는 재판소는 중앙재판소,도(직할시)재판소,인민재판소로 구분된다.도 재판소는 12개소,인민재판소는 시와 군·구역마다 1개 이상씩 모두 90∼100개소가 있다.특별재판소로는 형사재판만을 담당하는 군사재판소와 철도재판소가 있다.재판은 2심제로 운영되며 1심 재판부는 직업판사 1명과 일반인인 인민참심원 2명으로 구성되며 2심 재판부는 직업판사 3명으로 구성된다.판사와 인민 참심원은 각 해당 주권기관인 인민회의에서 간접선거로 선출하지만 실제로는 임명제로 운영된다.중앙재판소 소장과 판사임기는 5년이고 그외의 판사 임기는 4년이다. ◆검찰=우리의 검찰에 해당하는 검찰소는 헌법기관으로서 수사와 공소유지뿐 아니라 남한의 감사원과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검찰소는 재판소 조직에 대응해 중앙검찰소,도(직할시)검찰소,시·군·구역 검찰소의 3급체계로 돼 있고 특별검찰소로 군사검찰소와 철도검찰소가 있다.남한의 검찰총장(임기 2년)에 해당하는 중앙검찰소 소장은 임기 5년으로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되고그외 검사는 중앙검찰소장이 임명한다. 이종락기자 jrlee@
  • 평양 지하철역은 ‘벽화 미술관’

    “북한의 모든 미술은 조선화로 통한다.평양은 공공미술의 천국이자 기념비적 조소예술의 나라다.”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미술을 밀착소개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끈다. 윤범모 교수(경원대 미대)가 쓴 ‘평양미술기행’(옛오늘).98년11월 국내 최초로 북한 미술계를 시찰하고 돌아와 썼다. 윤교수는 동양화를 주체미술화한 조선화가 북한미술의 본령이라고 전한다.수묵화는 조선왕조 양반들의 향락주의의 이용물로서 비현실적이며 봉건시대의잔재라는 이유로 배제했다. 그래서 먹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화려한 색채를 통해 선명성과 간결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택했다는 것.윤곽선을 무시하고 면으로 화면을 처리하는 몰골법을 쓴다.동양화나 벽화나 똑같다. 조각과 벽화 등 공공미술품들이 시내 곳곳을 장식하고,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의 공동작품이라서 작가 이름이 없는 것도 특징. 평양시내 지하 100m는 온통 벽화미술관이다.영광역의 대형벽화 ‘백두산 천지’를 비롯해 지하철역마다 자리잡은 벽화들은 캔버스 그림처럼 보이지만실상은 타일 모자이크인 ‘우리식 쪽무이 벽화’다. 천리마동상,주체사상탑,개선문,대성산 혁명열사릉,만수대 대기념비 등 5개조각품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윤교수는 평한다.미술품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며 극진히 보호받는 것도 감명적이었다고. 1959년 창립된 만수대창작사에는 창작가 1,000명을 비롯해 기술·행정 지원요원 등 모두 3,700명이 소속돼 있다.조선화 유화 조각 출판화 벽화 도자기공예 수예 보석화 도안 등 10여개 창작단으로 구분된다. 조선미술박물관은 고분벽화나 김홍도 등의 그림을 모두 모사화로 전시한다. 진품은 창고에 보관한다.근대미술실에 진열된 30여점중 김은호 김용진 이상범 허건 등 남한 출신 화가의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김기창과 장우성의작품까지 걸려 있다.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에 북한 현역작가의 작품이 단 한점도 없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평양에는 화랑이 없다.대신 미술품을 전시하지는 않고 전문적으로 판매만 하는 회사는 있다.옥류민예사.자체 화가 120명을 거느리고 있다. 김주혁기자 jhkm@
  • 韓·中 곧 통상협상

    정부는 한국의 중국산 마늘 긴급관세 부과와 중국의 한국산 핸드폰 등 수입금지 조치로 불거진 한·중 무역마찰을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서울 또는 베이징에서 양국간 통상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8일 과천청사에서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주재로 산업자원·농림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 무역마찰 해결을 위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중국과 통상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해 모든 채널을 통해 중국측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조만간 중국측과 통상협상을 열어 무역마찰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장관들은 “국산 마늘에 대한 한국의 긴급 수입제한 조치는 준사법적기관인 무역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며,세계무역기구(WTO)규정에 합치된정당한 조치”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중국의 일방적인 잠정 수입금지조치는 WTO 규정의 정신에도 합치되지 않으며 합리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국은 마늘에 긴급과세 부과와 관련해 4,5월 베이징과 서울에서 두차례협상을 벌였으나 우리가 중국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었다. 박정현기자 jhpark@
  • [사설] 우려되는 한·중 무역마찰

    중국산 마늘 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중단 조치를 내려 한·중간에 수교 이후 최대의 무역마찰이 일고 있다.더구나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은 중국에 대한 우리 수출의주종품목이라 충격이 더욱 크다.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 급증으로 국내 농가와 어민들의 생산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특히 마늘의 경우 지난 98년부터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국내 마늘가격을 3분의 1로 폭락시키는 등 생산농가에 큰 피해를 주었다.정부는 농협의 피해구제 신청을 받아들여그동안 중국측과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지난 1일부터 중국산 마늘에 대해 30%였던 수입관세를 315%로 올리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렸다.특정 상품의 수입급증으로 국내산업에 피해가 심각할 경우 긴급하게 발동하는 수입제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도 허용돼 있으며 당사국간 협상을 통해 적절한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제적인 상례다. 우리 정부의 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대해중국이 내린 수입중단 조치는 대상품목이나 강도로 보아 도(度)가 지나친 보복조치라 할 수밖에 없다.일방적인 수입금지 조치는 WTO 규정에서도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다.물론 중국은 아직 W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지킬 의무는 없지만 WTO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세계 주요교역국의 하나로서 국제교역규범을 어기는 것은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중국측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없지 않다.92년 수교 이후 한·중 교역은 해마다 급격히 늘어 연간 200억달러 수준을 넘어섰고 우리측 흑자규모도 48억달러에 이른다.중국이 무역적자를 메우는 유일한 방법은 농수산물 수출을 늘리는 것밖에 없는데 마늘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는 그 길마저 막는다는 주장이다.지난해 중국산 마늘 수입은 898만달러였는데 비해 우리나라의휴대전화 수출은 4,140만달러,폴리에틸렌 수출은 4억7,130만달러에 이르렀다.수입중단이 우리 업계와 수출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로 당장 타격과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쪽이다.중국 조치의 부당성을 따질 여유조차 없을 정도다.WTO의 중재를 받을 수도 없다.중국에 수입중단 조치의 잘못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중국측도 국제교역 규범에 어긋나는 부당한 보복조치는 마땅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양자협상을 통해 중국측이 마늘 수출을 자율규제하고 우리측은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선에서 무역분쟁을 하루빨리 수습하는 것이 두 나라 교역관계의 발전적인 앞날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 [대한광장] 북한 중국개방모델 따를것인가

    남북정상회담이 가까워오면서 북한이 향후 취할 개혁과 개방의 정도와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북한이 중국형 모델을 닮아갈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중국형 개혁 개방과는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중국과 북한의 체제가 추구하는 목표,수단,그리고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중국과 북한은 각각 경제건설과 김정일체제 유지를 체제목표로 지향한다.중국의 경우 덩샤오핑은 ‘4개 현대화’를 이룩하기 위해 경제건설이라는 중심점을 확고히 하였다.중국은 1980년대 말에 ‘원바오 단계(溫飽段階)’를 실현하고 1990년대 말까지 ‘샤오캉 단계(小康段階)’를 이루며 2000년대 중반까지 중진경제국 건설을 이룩한다는 목표아래 100년이 지날 때까지 이러한 체제목표가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따라서 중국에대해서는 권력이 장쩌민,후진타오,그리고 또 다른 세대로 이양되더라도 경제정책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 반면 북한은 김정일체제 유지를 최상의 목표로 삼고 있다.북한은 김일성 사망 이후 유훈통치를 내세우면서까지 김정일체제를 공고화하여 왔으며,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체제유지를 위한 방편으로 폐쇄사회를 유지해 오고 있다.결국 북한은 자연재해까지 겹치자 유례없이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하게 되었지만,주민들의 고통을 경감하기 위한 정책전환조치가 획기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둘째,중국과 북한은 각각의 목표를 위해 서로 다른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과 개방이라는 수단을 통해 시장경제에 순응하고 세계 경제질서에 편입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위상을 닦아가고 있다.미국과의 항구 정상무역관계 협상이 완결되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낙관됨에 따라 중국은 경제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북한의 체제유지 목표를 위한 수단은 재원확보라고 할 수 있다.또한 재원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북한은 벼랑끝 외교에서부터 북·미 직접회담,북·일수교협상,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채널을 동원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을 김정일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라는 차원에서평가한다면,김정일은 합리적인 정책판단을 하는 정책결정자로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근대적 국가지도자의 일반적인 기준에서 볼 때,김정일의 판단과식견이 인정받을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셋째,정책결과를 살펴보면,중국은 뚜렷한 정책목표와 투명한 정책수단을 통해 거대한 중국시장의 잠재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물론 그동안 중국은 저임금 노동력에 기초한 저가 상품수출로 무역마찰을 빚고 톈안먼(天安門)사태 이후 인권문제로 지탄을 받기도 하고,타이완 문제에 대한 단호한 태도로 우려를 자아내기도 하였다.하지만 향후 2020년경에는 미국의 적수가 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지목될 만큼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의 성공한 발전모델을 착실히일구어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김일성헌법을 공포하여 분위기를 쇄신하고 외국인 투자를 위한 여건개선을 약속하면서 선택적이나마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겠다는 제스처를 하고있다.그러나 북한이 추구하는 목표와 수단으로는 실질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기가 어렵다고 간주되는 한,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경제발전의 파급효과(spillover effect)를 간과하고,주민과차단된 상태에서 경제특구를 포함하는 일정지역에서만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북한의 계획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 이와 같이 중국과 북한은 서로 다른 체제목표,정책수단,행위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북한이 중국형의 개혁 개방모델로 갈 것이라는 예측은 정확하지않다.북한이 오로지 김정일체제를 유지하기에만 급급하다는 인상을 주면서이를 위한 수단만 확보하고자 한다면,결코 경제난의 타개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체제유지를 위한 노력도 결실을 맺지 못할 것이다. 북한의 지도부는 ‘생즉사 사즉생’의 필생의 각오를 가지고 북한주민들의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 진정한 길이 무엇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安仁海 고려대 국제
  • 독자의 소리/ 학교 담장 대신 꽃나무 심었으면

    우리동네의 구청과 동사무소에는 담장이 없다.얼마 전 구민회관까지 담장을 허물고 깨끗이 단장해 보기에도 좋고 이용하기에도 한결 편리해졌다.종전에는 담장에 가려 갑갑했는데 그 대신 나무와 꽃들로 장식하고 곳곳에 벤치를설치해 관공서라기보다 시민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얼굴이 환해진 동사무소를 바라보며 지역마다 있는 학교도 담장을 없애면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딱딱한 시멘트 블록 담장이나 철제 울타리보다는 꽃울타리가 학생들의 정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전국의 공공기관과 일반 주택에 확대되면 마음의 담장도 더불어 허물어낼 수 있을 것이다. 김미라[서울시 구로구 구로5동]
  • 5·18항쟁 문화적 영향/ 문학·출판부문 성과

    문학은 제일 먼저 느끼고 가장 늦게 잊는다.5·18 광주민주항쟁은 잊어버리고 싶으나 죽어도 잊을 수 없는 억울한 피의 기억,죽기 전에 다시 느끼고 싶은 뜨거운 시민 공동체의 삶이 있다.문학이 어찌 5·18을 모른체 할 수 있을까. 5·18을 소재로 한 5·18문학,광주문학은 지난 20년 동안 연면히 이어졌다. 5·18이 가지고 있는,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역사적 지형성과 풍부한 문학적 잠재량 등에 비춰 그간의 문학적 노력이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 있긴 하다.그러나 문학의 바탕이 되는 일반의 관심과 인식을 살필 때,5·18이 전국적·보편적 스케일로 성장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여러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광주 5·18의 피에 절은 꾸러미를 풀어보지도 않고서 싫증을 내며 창고에다 쳐박아 버렸다면 틀린 말일까.이같은 지역적 한계를 염두에 두면 소설이 주축이 된 지난 20년간의 5·18 문학화는 긍정적인 색채를 띤다.특히 최근 이삼년 5·18문학의 재흥 기류는 보다 더 확실하다. 5·18 문학은 80년대에는 외적 제약을 비집고 나오려고애를 썼고,90년대에는 내적 관심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힘을 쏟았다.사태후 4년 가까이 거론조차 할 수 없는 금기였던 5·18은 ‘존재’가 점선,괄호로나마 인정되면서문학화를 출발시켰다.85년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광주항쟁의 전말과 의미를 민중적 전망아래 정리한 보고문학의 역작이나 본격 문학작품은 아니었다.본격작품은 이보다 다소 앞선 84년말 임철우의 단편 ‘봄날’을 꼽을 수 있다.5·18을 직접 말하지 못하고 우회적으로 유추하게 하는 이 작품은 내용도 항쟁의 당시상황이 아닌 항쟁이후 남은 자의 죄책감에 관한 것이다.이같은 사태이후의 후일담 성격은 알레고리나 우회적 언급을 차용한 작품화 방편을 거둬들인 뒤에도 80년후반 1차 광주문학 활성기의 주조라 할 수 있다. 광주문학을 연 작가 임철우는 이어 4년간 ‘직선과 독가스’ ‘사산하는 여름’ ‘불임기’ ‘관광객’ ‘동전 몇닢’ ‘어떤 넋두리’ 등의 광주 단편을 차례로 발표했다.윤정모의 85년 단편 ‘밤길’도 항쟁 현장을 빠져나온부끄러움을 이야기하지만 보다 강한 저항의 정신을 담고 있어 주목받았다.국회 광주특위가 가동된 88년에 발표된 중편들인 홍희담의 ‘깃발’과 최윤의‘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는 방향에서 커다란 편차를 드러내 넓어진 광주문학의 폭을 말해준다.시민군 주체와 관련해 노동자의 주도성을 급진적으로 해석한 ‘깃발’은 광주항쟁이 없었으면 나올 수 없는 작품이며 항쟁 와중에 실성한 소녀의 실존적 후일을 그린 ‘저기 소리없이…’에서 광주사태는 역사성이 최대로 희석된 특수한 인간조건으로 확장된다. 80년대 말까지의 5·18문학은 87년과 90년에 차례로 나온 소설집 ‘일어서는 땅’(인동)과 ‘부활의 도시’(인동)에 집약되었다.문순태(‘일어서는 땅’‘녹슨 철길’)한승원 (‘어둠꽃’)이영옥(‘남으로 가는 헬리콥터’)정찬(‘완전한 영혼’‘새’‘슬픔의 노래’)정도상(‘십오방이야기’‘저기 아름다운 꽃 한송이’)공선옥(‘씨앗불’‘목마른 계절’)을 비롯 김중태 김남일 김유택 박호재 김신운 박원식 백성우 이명한 이삼교 홍인표 이순원등이 1차 광주문학의 축대에 돌을 보탰다. 문학의 역사성에 반기를 든 90년대 들어 5·18은 소설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었으나 끝무렵 새얼굴의 문학을 솟구쳐 낸다.임철우는 97년말부터 98년초에걸쳐 장편 ‘봄날’ 5권을 완간,다시 광주문학의 기수 역을 맡았다.완성하는 데 10년이 소요된 이 대장편은 작가가 소설이 아니라 기록으로 읽어달라고주문할 만큼 비참하고도 찬란한 당시상황을 세밀하게 복원한다.이어 그때 수습위원으로 일했던 송기숙과 현지 신문사 부국장이었던 문순태는 올해 장편‘오월의 미소’와 ‘그들의 새벽’을 각각 내놨다.80년대에 볼 수 없었던항쟁기간의 디테일 삽입과 함께 화해와 테러를 동시에 모색하거나 노동자 출신 시민군의 마음 끝까지 더듬고자 한다.그리고 시인 황지우는 5·18 당시와 오늘을 역동적으로 엮은 희곡 ‘오월의 신부’를 지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처럼 90년대 말부터 재기한 2차 광주문학은 장편화와 입체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기억과 껴안음의 새 길을 열고있는 5·18문학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뜨겁고 투명한 불꽃을피워낼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5·18은 민중문화 뿌리내린 주역”. 소설가 임철우(46)씨는 이맘때만 되면 예서제서 부지런히 들먹거려지는 사람이다.누구 한사람 ‘5월’이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광주이야기를 감히 소설로 썼었다.그러나 여전히 맘은 편치 않다.그날의 이야기가 오늘로 남지 못하고 20년전 과거로 잊혀지는 지금,‘5월 작가’라는 이름표는 버거운 짐이다. “진상은 제대로 파악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았는데,모두들 부담스러워 잊어버리려 하는 게 5월의 역사 아닙니까? 광주시민들에게는 피눈물 솟구치는 현실이 세상사람들에게는 한낱 수습 끝난 과거가 돼있으니까요.5월만 되면 으레들떠서 설치는 언론들도 솔직히 밉상맞고 그렇습니다”그는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는 소리를 하느라” 청년기의 한 토막을 생으로 바쳤다.1980년 5월16일부터 27일까지 열이틀간의 ‘광주사태’(소설을탈고할 때까지 ‘사태’였다) 현장으로 아득바득 사람들을 이끌어간 소설이장편 ‘봄날’이다.모두 5권짜리 대하소설을 이태전 원고지 7,000장으로 묶어내기까지는 꼭 10년이 걸렸다. 그에게 소설은 단순한 글쓰기 영역이 아니다.현장에 있었으면서도 아무것도하지 못했던 그에게 그건 “비겁하게 살아남아 치르는 대가”일 뿐이다.전남대를 휴학하고 지역마당극단에서 연극운동에 몰입하던 당시 ‘광주사태’는글쓰기에 대한 확신을 갖게 했다.아니,확신이라기보다는 의무를 주었다고 해야 옳다.등단하기도 전이라 소설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었는데,치열하게 현장을 기록하고 다녔더랬다.광주시내 골목골목을 뒤지며 보이는 것,들리는 것들을 닥치는 대로 적어뒀다.그 수첩 기록들이 고스란히 ‘봄날’ 원고속으로 들어갔다. ‘5월 문학’이란 용어를 그는 달가워하지 않는다.5월 이야기가 한국문학사의 엄연한 한 맥락인데,굳이 거기에 특별한 수식어를 달아 생색내는 것 같아서이다. “80∼90년대의 화두는 광주였습니다.그 화두를 꺼내 고통스런 십자가를 지는 역할을 문학이 자임했고요.5월 문학이 없었다면 ‘민중문학’이나 ‘민중론’이 목소리를 낼 터전도 없었겠지요.5·18은 우리 사회에 민중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고 문화예술에서의 민족 주체성을 확인시킨 주역이었어요”그는 5월 이야기를 다시 꺼낼 엄두를 못 내고 있다.5월을 폐광처럼 팽개치는 세상에다 또 그 이야기를 들이민다는 게 맥도 빠진다.“기력이 소생하기를기다린다”며 그가 웃었다.지난 3월 5·18연극 ‘봄날’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던 그는 요즘 수원 한신대로 출강한다. 황수정기자 sjh@. *6·29선언 계기 활발히 출간. 5·18의 참상을 친구들 간에도 터놓고 얘기하기가 불안했던 시절이 꽤 오랜기간 있었다.활자화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지난 85년 5월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전남사회운동협의회 편,황석영 기록)가 처음 책으로 묶여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당시만 해도 비밀리에 인쇄를 마치고 제본작업을하다 발각돼 전량 압수당한 뒤 밤새 마스터인쇄로 조금씩 찍고 손으로 제본해 5,000부를 발행,대학가 서점을 통해 은밀히 판매했다.대학가의 필독서로자리잡았다. 5·18 관련단체와 종교단체 등이 증언록이나 자료집을 간간이낸 것을 제외하고는 전무하다시피했던 5·18 관련서적은 87년 6·29선언을 계기로 활발히 출간되기 시작했다.‘죽음을 넘어…’도 이때야 정식출판됐다.이제까지 나온 책은 대략 수백종.종류도 시·소설 등 문학물에서 사진기록·자료·증언·수기집,취재기,정치·사회·법적 연구서까지 다양하다.‘광주민중봉기와미국’(이삼성) 등 잡지 등에 발표된 글이나 연구논문들도 많다.5·18 관련주요 서적을 정리한다. 김주혁기자 jhkm@
  • 9월22일∼10월1일 과천 마당극제 열린다

    지난 97·98년의 ‘과천 세계마당극 큰잔치’에서 지난해에는 ‘과천 세계공연예술제’로 이름과 행사 성격을 바꿔 혼선을 빚어온 과천 지역문화축제가올해부터 마당극의 성격을 분명히 한 ‘과천마당극제’로 뿌리내린다. 과천시는 지난 3년간의 성과와 문제점을 검토한 끝에 ‘과천마당극제’란 명칭을 조례로 확정하고 오는 9월22∼10월1일 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성환 과천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연극협회·전국민족극협의회(민극협)소속 연극인,지역 대표 등 25명이 참가한 조직위원회를 발족했다.조직위원회 사무국 관계자는 “각 지역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연극축제와달리 과천은 마당극제로서의 특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2회까지 우리나라 고유의 극형태인 마당극과 서양 거리극위주로 꾸민 이 축제는 지난해 과천시와 연극인들이 행사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면서 파행운영됐다.첫회부터 행사를 주관해온 민극협과 연극협회가 시의 지나친 간섭을 문제삼아 행사를 보이콧하자 과천시가 일방적으로집행위원장을 교체해행사를 강행한 것. 이에 따라 3회 행사는 두 단체가 불참한 가운데 마당극외에 정극·발레·콘서트 등을 망라한 애매모호한 형태로 막을 올렸다.이 와중에 과천시와 연극인들은 물론 새 집행위원회에 참가한 연극인과 이전 집행위원회 소속 연극인사이에도 감정의 골이 패였다. 과천시와 연극인들은 올해부터 불필요한 오해의 빌미를 없애고자 집행위원회를 조직위원회로 대체하고,행사 내용에 관한 전권은 예술감독(연출가 박인배)에게 일임하기로 했다.또 늦어도 2002년까지는 재단법인화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에는 마당극 형식과 유사한 아시아·남미·유럽권의 수준높은 야외극이 대거 초청된다.마당극 심포지엄,사이버 마당극제,해외연극인 초청워크샵 등 다양한 사전 행사와 함께 어린이 마당극제,청소년 마당극경연대회 등도 관심거리다. 이순녀기자
  • 정보통신특집/ 꿈의 이동통신 IMT-2000 실용화 임박

    ‘꿈의 이동통신’이 다가오고 있다.전세계 어디서나 동영상으로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면서 대화를 나누고,각종 데이터도 자유롭게 받고 보낼수 있는차세대 동영상 이동통신(IMT-2000)이 조만간 현실화될 예정이다. IMT-2000에 의해 펼쳐질 통신혁명 시나리오는 대충 이렇다. “2002년 마침내 개막된 ‘2002 코리아-저팬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운 어느날.아프리카 오지에서 이동전화 단말기를 이용해 월드컵 4강에서 맞붙은한국과 일본의 축구 경기 장면을 본다. 경기를 지켜보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지금까지 양국간 전적을 검색한다.이때 투자한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중이라는 경보음이 울린다.곧바로 코스닥 증권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매도 주문을 낸다. 곧이어 서울의 집에서 전화가 온다.사랑스런 아내와 딸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면서 일상의 대화를 나눈다” IMT-2000은 그야말로 통신서비스의 마지막 작품이 될 최상의 서비스로 다가오고 있다.전세계가 단일 통신권으로 통합되는 것은 물론 유선과 무선의 ‘벽’을 허무는 혁명적인 이동통신 서비스이기때문이다. IMT-2000은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 for 2000’의 약자로 기존 이동전화와 달리 데이터통신과 영상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 차세대이동통신 서비스. 주파수 대역이 2000M㎐,즉 2G㎐대로 기존 이동전화(셀룰러는 800M㎐,개인휴대통신은 1.8G㎐)보다 고주파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가입자를확보할 수 있고 통화품질도 훨씬 좋다. 무선인터넷 접속속도가 최고 2Mbps급이기 때문에 IMT-2000 단말기를 사용하면 단말기의 액정화면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고 자유자재로 인터넷에 접속,정보검색과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다. 또다른 특징은 글로벌 통화서비스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기존 이동전화는각각 서비스 실현기술 방식이 다르고 국가나 지역마다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달라 호환성에 문제가 있었으나 IMT-2000은 주파수 대역과 단말기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표준화를 통해 세계 어디서나 같은 단말기로 서비스를 주고 받을 수 있다. IMT-2000은 내년에 일본이 처음 서비스를 시작하고 유럽 국가들도 이르면 2002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간다.국내에서는 연말까지 3∼4개의 서비스 사업자가 선정되고 2002년 5월 개막되는 월드컵에 맞춰 상용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4·13 票心/ 낙선운동-후보 정보공개와 당락 함수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이 지역마다 다른 양상을 띠었다.이번에 처음 시도된 후보자의 병역·납세·전과 등의 정보공개가 당선을 결정할 만큼의 파괴력을 지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에서는 낙선대상자 19명중 1명만 당선되고 자민련과 민주당 연고지인충청·호남에서는 중진이 대거 낙선하는 등 위력을 발휘했다. 반면 영남에서는 명단에 오른 한나라당 출마자가 100% 당선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사람은 민주당 서울중구 정대철(鄭大哲)후보다. 그나마 경쟁했던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후보도 대상자였다.민주당 종로 이종찬(李鍾贊)·한나라당 강동을 김중위(金重緯)후보는 4선의원과 각각 국가정보원장,환경부장관이라는 화려한 경력에도 집중 낙선대상자로 찍혀 신인에게 5,000표가 넘는 차로 낙선했다. 자민련 텃밭인 충청에서는 18명중 3명만 당선됐다.낙선자 중에는 자민련 박준병(朴俊炳·보은옥천영동)부총재,김현욱(金顯煜·당진)의원 등이 있다.호남에서는 8명중 2명만 생환에 성공했다.낙선자 중에는민주당 김봉호(金琫鎬·해남진도)·한영애(韓英愛·보성화순)후보도 있다. 한편 영남에서는 36명중 한나라당 후보 20명은 모두 당선됐다.이중에는 집중낙선대상자인 정형근(鄭亨根·부산 북강서갑),김태호(金泰鎬·울산 중),최병국(崔炳國·울산 남),하순봉(河舜鳳·진주),김호일(金浩一·마산합포)의원 등도 있다.특히 김광원(金光元·봉화울진)후보는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민주당 김중권(金重權)후보를 19표차로 이겼다. 낙선운동과는 달리 후보자의 정보공개는 예상만큼 큰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이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제1당을 위해 박빙의 승부를벌이면서 유권자들이 후보보다는 당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두드러졌던 결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지역주의도 한 몫했다. 지역구 당선자들의 병역사항을 보면 여성의원 5명을 제외한 222명중 ‘병역미필’이 25.2%다.이중 제2국민역과 소집면제가 각각 23명,병적기록 무·중단이 8명이나 됐다.한나라당 김호일(金浩一·경남 마산합포)후보는 재산세납세 0원,병역법 위반의 약점에도 당선됐다. 반면 자민련 한영수(韓英洙·충남 서산태안)후보는 간통기록이 드러난 것이상당한 타격을 줘 낙선한 것으로 분석됐다.민주당 김길환(金佶煥·경기 가평양평)후보는 제2국민역인 병역문제,한나라당 이우재(李佑宰·서울 금천)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이 낙선배경의 하나로 지적됐다. 전경하기자 lark3@
  • 4·13총선D-21/ 격전지18곳 중13곳 오차범위내 혼전

    대한매일은 4·13 총선을 앞두고 18개 격전지를 선정,집중적인 여론조사를 실시했다.18개 지역은 전국 227개 선거구 가운데 선두 경합이 가장치열할 것으로 분석되는 50여곳을 놓고 본사 정치팀이 무작위로 선정한 것이다.이번 조사는 유니온조사연구소가 18개 지역마다 각각 400명씩 20세이상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18일부터 21일까지 전화로 실시했다.조사 내용은 ▲16대 총선 투표 의향률 ▲각 당 공천자 인지도 ▲경쟁 구도별 지지도 ▲당선가능성 ▲후보자 선택 기준 ▲정당 지지도 등이다.이번 여론조사의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9%이다. 따라서 후보별 지지도의 격차가 4.9%보다 적으면 경합 지역으로 판단된다.5. 0%∼9.8%까지는 오차범위내에서의 경합우세 또는 경합열세 지역으로 볼 수있다.이론적으로 최고 9.8%까지 편차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격차가 9.9%를넘으면 우세 또는 열세로 판단할 수 있다.조사 표본은 인구 센서스를 기초로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표본할당 후 전화번호부를 이용한 체계적 무작위 추출법을 사용했다.조사결과 18개 격전지 중 13개 지역에서 1,2위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표집오차(±4.9%)범위 내에 있을 만큼 경합상이 치열한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지지도는 처음 후보 지지도를 물었을 경우의 응답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2차 지지도는 1차 응답에서의 기권 및 유보층에 대해 다시한번 후보 지지도 답변을 유도해 나온 결과를 1차 지지도와 합산한 것이다.(민=민주당,한=한나라당,자=자민련,국=민주국민당,신=한국신당,청=청년진보당,무=무소속) *他언론사와 편차 큰 3곳 재조사 결과. 최근 언론사별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실시한 서울 광진갑,인천 남을,북제주 등 3곳은 다른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와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이에 따라 대한매일-유니온조사연구소는 21일 해당 지역 3곳만 대상으로 다시 조사해 그 변화상을 분석했다 여론조사 결과가 선거전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객관성과 정밀성을 보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특히 3일 뒤인 21일 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을 파고 들어 바닥 민심을 심층파악하는 기법을 사용했다.18일 조사에서 무응답층은 서울 광진갑이 54.8%,인천 남을이 36.9%,북제주가 50.9%에 이르렀다.그러나 21일 조사에서는 3곳의 무응답층이 30%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조사결과는 3곳 모두 당초 조사와 상당히 달랐다. 서울 광진갑과 인천 남을은 순위가 바뀌었다.광진갑에서는 18일 조사에서민주당 김상우(金翔宇)후보가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후보에게 4.6%포인트뒤졌으나 21일 조사에서는 15.8%포인트 앞섰다.인천 남을에서는 당초 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후보가 2.2%포인트 앞섰으나 21일 조사에서는 민주당 이강희(李康熙)후보가 4.7%포인트 차이로 안후보를 따돌렸다.북제주는 1,2위 격차가 5%포인트 좁혀졌다. 조사결과의 편차는 표본수의 부족에 1차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10만명 안팎인 1개 선거구의 표심(票心)을 400명의 표본수로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게다가 유권자의 출신지역이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감안할 때 조사대상자의 원적지를 표본추출 단계에서 거의 고려하지 않는 일반적인 여론조사 방식도 정확한 표심을 반영할 수 없다는 것.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밀조사를 위해서는 표본수가 선거구당 1,000명은돼야 한다”고 말했다.최근 각 언론사가 400∼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보더라도 조사내용과 실제 결과가 큰 편차를 보였다. 통계학적으로 표본수가 400명이면 오차범위는 ±4.9%로 아래위 9.8%에 이르지만 표본수가 1,000명으로 늘어나면 ±3.1%,아래위 6.2%로 크게 줄어든다. 불과 수백∼수천표 차이로 승패가 엇갈리는 혼전지역에서는 수백명 단위의여론조사로는 판세를 예단할 수 없다.특히 무응답층이 많게는 50%를 웃도는현재 시점에서는 10%포인트 이내의 선두다툼으로 당락의 예고지표를 삼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다. 각 언론사가 앞다퉈 실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로 투표 당일 민심을 저울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경기 부천 원미을.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후보가 민주당 배기선(裵基善)후보에 근소한 차로앞선 것으로 나타난 대표적 경합지역이다.1차 및 2차 지지도는 이후보가 각각 26.3%,38.1%였고 배후보는 25.2%,32.0%로 나타났다.이후보는 남자,50대,화이트칼라에 소득수준이 높을수록,배후보는 블루칼라,주부에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서울 성동.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후보가 민주당 임종석(任鍾晳)후보를 표집오차를넘어서는 10.6% 포인트 앞섰다.주목할 점은 후보자 인지도에서는 임후보(51. 0%)가 이후보(88.3%)에게 뒤졌으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27.0%)이 한나라당(21.5%)보다 앞섰다는 것이다.총선까지 정당지지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변수다. *경기 성남 분당을. 1차 지지도에서는 민주당 이상철(李相哲·22%)후보가 한나라당 임태희(任太熙·19.8%)후보를 앞질렀으나 2차 지지도에서는 임후보가 31.6%를 획득해 이후보(29.1%)를 누르고 역전,혼전지역임을 보여줬다.당선가능성은 이후보가 23.2%로 19.5%의 임후보보다 근소한 차로 높았다.자민련 오세응(吳世應)후보는 2차 지지도가 5.9%에 불과했다. * 인천 중·동·옹진. 인천 중·동·옹진은 민주당 서정화(徐廷華)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의원의 지지율은 28.4%로 자민련 이세영(李世英)후보보다 15%포인트 앞섰다.한나라당 서상섭(徐相燮)후보는 지지율이 11.8%에 그쳤다.당선 가능성 역시 민주당 서의원은 47.2%로 한나라당 서후보(13.9%),자민련 이후보(9.4%)와더욱 격차를 벌리며 높게 나타났다. *부산 중·동 영남권 민국당 바람의 파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다.이번 조사에서는한나라당 현역의원인 정의화(鄭義和)후보가 민국당 박찬종(朴燦鍾)후보를 8. 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오차범위를 감안할때 정후보가 경합우세를 보이고있는 셈이다.다만 박후보의 인지도가 98%에 이르는 점을 감안,향후 민국당지지율의 상승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서울 강동을. 서울 강남벨트의 하나인 강동을은 한나라당 김중위(金重緯)후보와 민주당심재권(沈載權)후보가 재격돌답게 오차범위내에서 열띤 경합을 벌이고 있다. 후보지지도는 김후보가 27.1%로 20.5%를 기록한 심후보를 약간의 차로 앞서있다.그러나 무응답층이 아직도 44.8%여서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정당지지도는민주당과 한나라당이 25.1%로 동률을 기록했다. *서울 동작갑. 한나라당 중진의원인 서청원(徐淸源)후보의 우위로 나타났다.1차·2차 지지도,당선 가능성에서 민주당 이승엽(李承燁)후보를 모두 제쳤다.1차 단순지지도에서는 서후보(28.5%)가 이후보(18.6%)를 10% 가까이 앞섰으나 무응답층에대한 2차 지지도에서는 서후보(22.4%)와 이후보(21.8%)의 차이가 급격히 줄어 이후보에게는 희망적이다. *서울 서대문갑.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 동문간의 격전지로 관심을 모으는 서대문갑은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후보와 민주당 우상호(禹相虎)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박빙’구도다.이후보의 지지도가 우후보 보다 1.8%포인트 밖에 앞서지 않고 있다.무응답층이 51%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격전지다. *경기 고양 덕양갑.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후보와 민주당 곽치영(郭治榮)후보간에 오차범위내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1차 조사 지지율은 한나라당 이의원이 26%로 민주당 곽후보( 25.7%)에 비해 불과 0.3% 포인트 앞섰다.2차 지지도에서도 두사람간의 격차는 표집오차 범위내인 3.1%였다.당선가능성도 이의원(28. 6%)이 곽후보(18.5%)보다 우세했다. *경남 거제. 경남지역 가운데 민국당이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는 곳이다.특히 법무부장관과 경찰서장 출신 후보간의 검·경대결로 관심을 끄는 지역이다.1·2차지지율에서 현역의원인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후보가 과반 안팎의 지지율을 얻어 민국당 김한표(金漢杓)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 있다.김한표후보는 YS바람 등 막판 변수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북 칠곡. 1차 조사에서 한나라당 이인기(李仁基)후보가 민국당 이수성(李壽成)후보를18.1%포인트 차로 앞서며 우세를 보이고 있다.28.3%의 무응답층을 상대로한2차 지지율 조사 결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때문에 부동층도 이인기후보쪽으로 기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수성후보의 출발이 늦었던 점을 감안할때 막판 스퍼트가 변수다. *충남 보령·서천.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후보가 자민련 이긍규(李肯珪)후보에 오차범위를벗어나 앞서고 있다.그러나 1차 지지도에서 13.4% 포인트 차가 났으나 2차지지도에서는 격차가 11.3% 포인트로 줄어 30.8%에 달하는 무응답층의 향배가 주목된다.또 인지도에서 김후보(95.2%)보다 이후보(87.1%)가 낮은 점도이후보의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충북 청주 상당. 15대때 자민련 구천서(具天書)후보가 민주당 홍재형(洪在馨)후보에게 4,223표차로 ‘신승’을 거뒀다.이번에도 구후보가 홍후보를 오차범위내인 3.9%포인트로 앞서고 있다.정당지지도는 자민련이 17.8%,민주당이 16.7%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어 충북지역의 달라진 정서를 반영한다.한나라당 한대수(韓大洙)후보는 지지도,당선가능성면에서 모두 3위다. *강원 춘천. 한나라당 유종수(柳鍾洙),민주당 이상용(李相龍),민국당 한승수(韓昇洙)후보가 모두 20%대의 지지도를 보이며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2차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유후보와 3위인 민국당 한후보의 지지율이6.5%포인트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세 후보 모두 90%가 넘는 인지도를보이고 있어 막판까지 섣부른 예측이 어려운 곳이다. *경기 구리. 경기 구리는 민주당 윤호중(尹昊重) 한나라당 전용원(田瑢源) 자민련 이건개(李健介)후보 3자간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다.2차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 윤후보(28.7%)가 가장 앞섰고 한나라당 전의원(26.3%)이 2.4%포인트 격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어 치열한 경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자민련 이의원도 21.5%의지지율을 보이며 이들 뒤를 쫓고 있다.
  • 공적자금 투입銀 추가減資 없다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 장관은 15일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가 대주주가 된 은행들의 추가 감자(減資)는 없다”고 말했다.세금부담이 따르는 사실상의 국가채무는 108조여원 가운데 57조여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2월의 실업자수는 1월의 112만명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기관장 인사에 대한 정부 개입은 결코 없을 것이나,일부 금융기관들이경영혁신을 외면한 채 수신금리를 올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추가 감자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는 감자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일부 금융기관들이 시장으로 나오는 대우채 환매자금을 확보하고 수신고를 통해 우량은행임을 알리기 위해 수신금리를 올려 지난 1월 역마진 현상도 나타났다”면서 “이에 따라 해당 은행들이 곧 수신금리를 1%포인트 내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국가채무 규모 논쟁과 관련,“국가채무 108조여원 가운데 세계은행(IBRD)으로부터의 전대자금(轉貸資金) 18조여원과 국민주택채권,외평채 등31조여원은 일반재정에서 세금으로 부담하는 채무가 아닌 만큼 사실상 국가채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 뒤 “국민들이 국가채무에 대해 크게 걱정할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실업률은 2월에 피크를 이루는게 일반적인 패턴”이라면서 “정부의청년실업대책,공공근로사업 등에 따라 지난 2월의 실업률은 전월보다 다소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말했다. 박선화기자 psh@
  • [대한시론] 미술관과 큐레이터

    근자에 우리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의 예술전반 특히 미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져가고 있다.또한인터넷의 보급으로 시공간적인 제약이 극복되면서 문화향유의 대중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비록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세계 유수의 미술관은 물론이고 군소 갤러리에 있는 작품까지 인터넷을 통해 살펴볼 수 있으며 관련 정보역시 풍부하게 제공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더불어 세계 각지의 대도시는 물론 중소 도시에까지 미술관이 생기고 있으며,우리나라에도 지방자치제의 실시와 맞물려 대규모의 공공미술관이 지역마다 건립되고 있고 또한 미술 관련 각종 비엔날레나 엑스포 등이 경쟁적으로 열리고 있다.과연 미술관의존재와 위상은 이제 지역과 나라의 문화지수의 척도가 된듯한 느낌이다.그런데 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현상이 무조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우리는 흔히 문화를 공연이나 전시 등 가시화된 행사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행태와 가치관 또는 의식과 생활습관 등모든 것이 어우러져 문화란 것이 형성되며 그것은 한 집단의 예술 활동이나산물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따라서 문화는 큰 미술관을 짓고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볼거리를 마련하는 잔치로 이루어지거나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이런 하드웨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연히 그 내용을 채우는 소프트웨어와 그를 제시하는 방법이다.이런 관점에서 예술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해봐야 한다. 당대를 흔히 탈식민지 시대라고 하지만 과거 구미 열강의 식민지였던 많은나라들은 자국의 문화를 과시하기 위해 앞다투어 미술관을 건립하고 있다.현대적 의미의 미술이나 미술관은 모든 인류에게 본질적인 것이기 보다는 특정한 시대의 상황과 요구의 산물이다.그것은 세속화된 지식이 종교를 대신하기 시작한 18세기에 서구 자본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탄생했지만 현재는 탈식민주의의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와 맞물려 전 지구적으로 예술이 없이는 종족이나 민족을 논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결과적으로예술품을 수장하고전시하는 미술관을 통해서 총체적인 미술의 의미가 규명되고 예술은 서구 헤게모니의 보편공용어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된 것이다. 물론 그 기원이야 어떻든 간에 한 나라와 지역을 소개하고 정체성을 규명하는 중요한 잣대로서 미술관은 필요하다.그러나 건축물의 형태나 구조를 비롯하여 전시공간과 방법이 서구 중심으로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작품들은 일단 사각형의 공간 안에 들어오면 일상과는 유리된 특별한 전시효과를 얻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며,이런 효과는 비슷비슷한 미술관 건물이라는하드웨어에 작품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비슷비슷한 방식으로 제시하는 과정에서 반복되고 고착된다. 이런 서구중심의 미술관 문화가 각기 다른 작품의 현장성과 문화의 이질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형식과 구조가 비슷하더라도 내용물만 다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발상은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에 내재한 이데올로기의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순진한 생각일 뿐이다. 미술관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학예사 또는 큐레이터라는 직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부쩍 높아져서 관련학과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이제껏 아무런 자격제한 없이 비전문가가 미술관의 행정과 전시를처리해온 관행을 정부가 바로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과무관하지 않다. 관계법령이 현재 다듬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선 유념할 것은 박물관과 미술관은 서로 다르며 미술의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학예사는 그밖의사업 즉 경영이나 행정을 맡는 사람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이미 간략하게 근본적인 문제를 언급했지만 전시담당 학예사는 미술의 본질과 역사에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하며,미술관과 그 전시가 미술사 기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현 상황에서는 폭넓은 미술사적인 지식과 깊이있는 인문학적인 배경,그리고 현장경험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것이 미술관 큐레이터를 단기교육으로 취득할수 있는 학점이나 기능 위주의 자격시험으로 간단하게 평가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이다.따라서 자질있는 전문 큐레이터를 육성하기 위해서는자격심사의 기준을 높이는 구체적인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어차피 미술관이나 큐레이터는 서구문화의 산물이다.그러나 이 모델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할 것은 그 요구사항의 엄격함과 세심함이다. 강태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 서울 지하철9호선 인천공항과 연결

    내년 착공돼 오는 2007년 완공될 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이 고속철도화해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될 전망이다. 9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2001년 착공할 예정인 서울 지하철 9호선(김포공항∼여의도∼반포)을 고속철도화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관계부처가 협의하고 있다. 예산처 관계자는 “당초 서울시는 김포공항에서 반포까지 지하철 9호선을건설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인천공항 입국자의 상당수가 서울 강남으로 직접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고속철도화해 일반지하철과 고속철도를 함께 운행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철 9호선이 고속철도화하면 인천국제공항 입국자들은 김포공항에서 지하철로 갈아타지 않고 고속철도를 이용,곧바로 반포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와 관계부처는 일반지하철과 고속철도가 함께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할수 있도록 9호선의 각 역마다 대피선로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철 9호선이 고속철도화하면 신공항에서 서울역까지로 계획된 신공항고속철도는 신공항∼김포공항∼반포로 이어지는 제2노선을 갖추게 된다. 한편 서울시는 2007년까지 김포공항∼등촌삼거리∼당산∼여의도∼노량진∼흑석동∼반포 고속터미널까지 25.5㎞를 잇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을 완공한 뒤 이후 논현동∼종합전시장∼석촌역∼올림픽공원∼방이동 구간을 건설할 계획이다. 진경호기자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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