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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전통주/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최근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의 건배주는 ‘복순도가’라는 경남 언양의 시골 막걸리였다. 이 막걸리는 지난해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면서 마셨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천연 탄산가스 때문에 샴페인 같은 상쾌한 느낌이 나는 게 특징이라고 한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막걸리를 가장 좋아한 사람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1966년 여름, 박정희는 경기도 고양에 있는 골프장에 다녀오는 길에 목이 컬컬하다며 삼송동 ‘실비옥’이라는 막걸리 주막에 들렀다. 그 집의 막걸리 맛에 반한 그는 사망할 때까지 14년 동안 청와대로 배달시켜 마셨다고 한다. 지금도 ‘배다리 막걸리’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고 ‘배다리 술박물관’에는 막걸리를 마시는 박 전 대통령의 밀랍 인형이 전시돼 있다. 몇 년 전 뜨겁게 불던 막걸리 열풍이 점점 식어가 전통주 업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술은 본래 유행가처럼 시류를 타지만 아직은 우리 술에 대한 애정이 확고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와인이나 사케 같은 외국 술을 선호하고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시는 폭탄주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통주 전문가’인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죽어가는 전통주를 살리겠다고 나선 것은 그래서 반갑다. 우리 전통주는 지역마다 원료와 제조방법, 맛이 다르다. ‘앉은뱅이 술’로 불리는 한산 소곡주, 문배나무의 향이 난다는 문배주, 국화로 빚는 경주 황금주, 송화와 찹쌀로 빚는 완주 송화 백일주, 옥수수로 빚는 강원도 옥로주, 연잎을 재료로 하는 아산 연엽주 등은 모두 귀한 우리 술이다. 또 배와 생강으로 만드는 이강주, 대나무가 원료인 죽력고, 색깔이 붉은 진도 홍주, 술이 곧 안주이고 안주가 곧 술이라는 진양주, 소주의 최고봉 안동소주 등 아직도 수십 종의 전통주들이 명주로 꼽히고 있다. 전해져 오는 전통주는 수백에서 수천 종에 이르겠지만, 상당수는 자가 제조와 소비의 형태이다. 그 다양성이 판매 시장을 좁히는 독이 되었고 명맥이 끊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막걸리를 위시한 전통주는 1970년대에 시장점유율이 80%에 이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통주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배상면 국순당 창업자가 별세했다. 고인의 호는 ‘또 누룩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우곡’(又麯)이다. ‘백세주’로 전통주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시장의 침체 속에서 소위 ‘밀어내기’ 파동을 지켜봐야 했다. 전통주 연구와 더불어 주류시장에서 우리 술의 위상을 높인 고인의 업적만은 평가할 만하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시론] ‘탈북동포의 날’이 필요하다/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탈북동포의 날’이 필요하다/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탈북자 처리하는 꼴을 보니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는 묘비명이 생각난다. 우왕좌왕, 엉거주춤, 어정쩡…. 뭐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사후 대책은커녕 라오스에서 북송된 9명을 놓고 책임 전가하기에 바쁘다. 늘 일어나던 일인데 마치 처음 보는 양, 엄청난 인권 문제가 터진 것처럼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지난 수년간 수천명이 이보다 더 험한 꼴을 당하면서 질질 끌려 북송됐다는 사실은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이 사건으로 라오스 통로로 목숨 걸고 탈출을 시도하던 또 다른 이들은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를 걱정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런 식이라면 가슴을 에는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 터질 수밖에 없다. 2만 5400명. 갖은 고생 끝에 대한민국에 온 탈북자 숫자다. 한 해 3000명씩 들어오던 규모에 맞춰 화천에 제2하나원을 만들어 놨는데, 요샌 반의 반으로 줄어들어 안 하던 걱정이 하나 더 늘어났다. 탈출을 못하게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재입북 기자회견으로 북한주민들의 한국행 기대심리를 꺾어놓은 결과다. 남한 가면 멸시받는다는 소문이 북한 당국의 심리전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우리 사회는 탈북하면 거의 모두 한국행을 원할 거라고 믿고 있다. 들어오면 집도 받고 돈도 받아 본인만 열심히 일하면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열 명 중 둘셋 정도가 한국행을 맘에 두고 있을 정도며, 들어와서 만족하는 숫자도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이 싫어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을 떠난 ‘탈남’ 숫자도 벌써 1100명이 넘는다. 상황에 맞춰 탈북자 정책을 수정해 오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이 맘에 안 든다고 불만이다. 숫자가 급증하고 정착 후유증이 발생할 때마다 정착금을 줄이고 정착을 제도화하는 방안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젠 안정된 프로그램도 작동하고 지역마다 탈북자를 위한 기구도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탈북자들은 캐나다, 영국, 미국행을 꿈꾸고 있다. 뭐가 문제인가. 한마디로 탈북자 정책이 너무 차갑다. 탈북자를 위한다고 만들어 놓은 정책에 사랑이 담겨 있지 않고 통제와 경쟁이 지배하고 있다. 능력 없는 사람은 가산금도 못 받는 정착금 제도가 작동하고 있고, 영어 잘하는 사람만 어학연수 갈 수 있는 이상한 제도를 외국대사관들이 부추기고 있다. 영어 잘하는 탈북자가 진짜 평범한 탈북자일까? 수능성적이 안 되면 안 뽑는 대학도 부쩍 늘고 있다. 모자라는 학생을 뽑아 잘 가르쳐 ‘든 사람’으로 만드는 게 교육기관인데 학교수준 떨어질까 봐 외국인 전형에 포함시켜 탈북자를 뽑는단다. 처벌이 싫어 도망 나온 사람들에게 정착교육 시작부터 벌점을 부과하는 정착제도를 습관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만점에서 점수를 까 나가지 말고 기본점수에서 시작해 잘하면 점수를 얹어줘 칭찬하는 제도를 병행했더라면 수많은 초기 탈북자들이 새 삶에 더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다. 탈북 미녀만 짧은 치마 입혀 출연시키는 방송만 없었더라도 정착금 받자마자 성형수술 비용으로 날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없었을 게다. ‘자연도태 적자생존’, 이것이 탈북자 정책의 현주소다. 북의 눈치를 보느라 ‘새터민’이란 용어도 조작해 냈다. 당사자들이 그토록 싫어하는데도 말이다. 그럼 우린 ‘헌터민’인가. 이참에 ‘탈북동포의 날’을 만들자. 두 다리로 대한민국 땅에 온 사람들을 기려, 두 다리 모양새 닮은 ‘11월 11일’을 탈북동포들과 함께 살아가는 날로 하자. 기념일을 만들면 특집방송도 하고 기념식을 통해 두루 칭찬도 할 수 있다. 방송작가와 연출자들은 알려지지 않은 탈북동포의 애환을 생생하게 그려줘 우리 사회에 이들이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일 예행 연습을 위해 먼저 온 우리 반쪽을 이제부터라도 동포애로 맞자. 땅의 통일도, 화폐의 통일도 필요하지만 사람의 통일, 마음의 통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북한 주민의 꿈이 ‘아랫동네’에서 살아보는 것이란 얘길 듣고 싶다.
  • 활화산 지역에 ‘성(性) 캠프 사이트’?

    활화산 지역에 ‘성(性) 캠프 사이트’?

    최근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활화산 솔파타라(Solfatara Volcano) 근처에는 ‘성(性)캠프 사이트’가 생겨 화제다. 이 ‘성(性) 캠프 사이트’는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구역마다 각각의 칸막이를 설치하고 입구를 커튼으로 가린 독립된 공간으로 섹스를 위한 사이트다. ’성(性) 캠프 사이트’가 화산 근처 지역에 생긴 이유는 솔파타라 화산이 썩은 계란 냄새의 황화수소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악마의 악취’라고 불리기도 하는 황화수소는 독성 성분이 있긴 하지만 콜레스테롤과 과산화지질을 분해시켜 혈액의 흐름을 돕고 근육신경의 이완을 용이하게 해 남성 발기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특이한 캠프 사이트는 유료이며 입장시 안전한 성(性)과 피임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뉴스팀
  • 보육시설 보조금 부정수급 모니터링 강화

    보육시설 보조금 부정수급을 사전 모니터링하고 급식·통학 차량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안심보육 대책이 추진된다. 29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새누리당은 우선 보조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영·유아의 집과 보육시설 거리가 지나치게 멀거나 영·유아의 연령대가 맞지 않는 등 몇 가지 기준을 유형화, 자동으로 부정수급 의심 사례를 가려내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지자체와 공동으로 어린이집 1300곳을 점검한 결과 교사배치·총정원 등 운영기준 미준수(983건), 급·간식 부적정(159건), 회계 부적정(154건), 보조금 부정수급(43건) 등의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당정은 또한 보육시설 급식과 통학 차량에 대한 안전조치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불량 급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 급식지원센터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끊이지 않는 보육시설의 통학 차량 안전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최근 실시한 ‘전국 유치원 통학차량 운영 현황조사’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어린이 통학 차량으로 사용이 금지된 지입차량이 42.1%에 달했다. 지입차량은 대개 유치원 여러 곳과 계약을 맺고 있어 한정된 시간에 많은 아이를 태워 나르는 탓에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 지역마다 편차가 크고 과다한 것으로 평가되는 특별활동비에 대해서도 기준 마련을 추진 중이다. 당정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안심보육 대책’을 주제로 당정협의를 갖고 세부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쌀을 떡·술·관광에 활용하는 것이 창조농업… 전통주 감세해야”

    “쌀을 떡·술·관광에 활용하는 것이 창조농업… 전통주 감세해야”

    “프랑스 와인, 독일 맥주는 세금이 하나도 안 붙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문배주, 안동소주는 세금이 115%까지 됩니다. 전통주 관련 규제 개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세금입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쌀로 떡과 술을 만들고 이것을 관광에 활용하는 것이 바로 6차 산업, 창조경제로서의 농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과거와 달리 주세가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전통주에 대한 세금 감면 등을 과감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전통주 연구에 공을 들여 왔는데 향후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은.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특색 있고 좋은 전통주가 많다. 하지만 규제가 많고 소비자들이 전통주를 접할 통로가 부족해 산업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김포농협에서 인삼 맥주를 만들어 팔고 있지만 생산한 농협 밖에서는 팔 수가 없다. 전북 고창에 가면 복분자 맥주를 마시고, 경북 문경에 가면 오미자 맥주를 마신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현행 법령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부처 협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문화·관광 연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전통주 용기 디자인 개선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해 나가겠다. →이달 말에 유통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는데. -유통구조 개편은 가장 큰 현안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단기 가격 등락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가격안정대를 설정해 운용할 계획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물가 안정 차원에서 정부가 개입했는데 이것은 맞지 않는다. 농산물 특성상 계절에 따라 비싼 품목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점이 고려되지 않았다. 생산 원가, 유통 비용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해야 소비자도 믿을 수 있다고 본다. →농업에도 ‘창조경제’ 패러다임 접목이 필요할 텐데. -농업을 진정한 ‘6차 산업’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1~3차 산업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곱하는 것이다. 산림청에서 삼림욕 등 ‘힐링’(치유) 상품을 개발하고 농촌진흥청에서 약용작물의 효능을 연구해 연계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농촌 봉사활동을 결합하는 방식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도 많이 시도했던 개념 아닌가. -융복합 연대 협력이 다른 점이다. 새로운 정책을 만들기보다 관련 부처, 지자체 등과 연계 협력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존에는 각각이 따로 만들어 분산적이었지만 지금은 연구 개발, 경영, 기술, 지도, 홍보 이런 것들을 모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농업 생산자, 각 법인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내고 성공 사례도 만들어내고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것이 콘셉트다. →농업에도 복지를 접목시킬 필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전에는 규모화된 농가 중심 농정이었다. 이제는 농업, 농촌이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살리는 것이 농정의 핵심이다. 농촌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회를 안정시키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전업농뿐 아니라 100만명 정도 되는 영세 고령농을 위해서는 기초생활보장 등 사회안전망을 좀 더 촘촘히 할 것이다. 또 겸업농은 마을 단위로 묶어 규모화하고 공동 경영하면서 농업 외에 다른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6차 산업이 된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도시농업이 붐인데 지원책은 없나. -2011년에 도시농업육성법이 제정됐지만 아직까지 국내 도시농업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하다. 2011~2012년 도시농업 인구는 37만 3000명에서 76만 9000명으로 106.1% 늘었지만 텃밭은 15.1%(485→55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시공원 내에 텃밭 조성이 필요한 이유다. 연말까지 도시공원 내 경작, 농업시설 설치가 가능하도록 법령이 개정될 예정이다. →농협 신용·경제가 분리된 지 1년이 됐는데 문제점도 나타나는 것 같다. -농협 구조 개편은 판매농협 실현을 위해 농협이 농민인 조합원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려는 것이다. 농협이 왜 존재하는가라는 틀에서 신·경 분리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효율성, 수익성도 이 부분과 같이 봐야 한다. 농협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농업 문제에 대해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고민했는지 되물어 봐야 한다고 본다. →소고기 등급제는 바꾸나. -현재 지방이 적당히 포함된 소고기에 높은 등급을 주고 있다. 하지만 사료값이 올라 축산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지방 과다 섭취가 국민 건강에도 안 좋다는 이유로 이런 등급제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지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기 때문에 괜찮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직 없다. 그래서 이달 중으로 소비자단체들과 함께 연구용역을 실시한다. 7~8개월 정도 걸리는데 결과를 일단 보고 등급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다. 대담 김태균 경제부장 정리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동필 장관은… ▲1955년 8월 경북 의성 출생 ▲1978년 영남대 축산경영학과 졸업 ▲1991년 미국 미주리대 농업경제학 박사 ▲2004~2012년 농림부·농림수산식품부 규제심사위원장 ▲2011~2013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12대 원장 ▲1999년 국민포장 ▲2011년 국민훈장 동백장
  • 서울광장 사용요금 구역마다 달리낸다

    서울광장 사용요금 구역마다 달리낸다

    집회나 행사 때문에 서울광장을 사용할 때는 구역마다 요금을 달리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9일 조례·규칙 심의회를 열어 사용 구역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달리 받고 질서·청결을 의무로 규정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전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광장 사용료는 그동안 ㎡당 한 시간에 10원으로만 규정돼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광장 동편·서편·잔디광장·전체 등으로 구역을 나눠 사용료를 달리 책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두 시간을 기준으로 광장 동편(500∼2000㎡)은 1만∼4만원, 광장 서편(500∼1200㎡)은 1만∼2만 4000원, 잔디광장(500∼6449㎡)은 1만∼12만 8000원, 전체(1만 3207㎡)는 26만 4000원이다. 기본 사용시간은 두 시간이며, 이를 넘으면 한 시간 단위로 사용료를 부과한다. 야간 사용료(오후 6시∼다음 날 오전 6시)는 기본 사용료에 30%를 더하고 시설물의 설치·철거시간도 사용시간에 포함했다. 서울광장 사용자가 지켜야 할 의무도 자세히 명시했다. 개정안은 질서·청결 유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광고·판매 금지, 안전사고 예방 조치, 음향 사용 기준 준수, 시민 통행을 방해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또 광장사용신고서를 제출할 때 방문 외에 우편과 이메일로도 할 수 있게 했으며, 접수 부서는 사용 신고를 받고 나서 즉시 열린광장 홈페이지에 신고처리 현황을 공개하도록 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시장과 공정무역 창시자의 만남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집무실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의 창시자 브루스 크라우더를 만나 환담했다. 크라우더는 서울시와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공정무역주간 행사에 참석하기 서울을 찾았다. 박 시장과 크라우더는 이 자리에서 한국과 영국의 공정무역 현황, 필요성, 확산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면담 이후 박 시장은 시민청에 위치한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에 들러 현황을 소개한 뒤 ‘공정무역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했다. 크라우더는 2000년 자신이 살던 영국 랭커셔주 가스탕 지역을 세계최초로 공정무역마을로 만든 공정무역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 때문에 2004년 창의적 공정무역 활동으로 베이컨상을 받았고, 2009년에는 영국 여왕이 주는 MBE상도 받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 지하철 안내표지 알기 쉽게 바꾼다

    서울 지하철 안내표지 알기 쉽게 바꾼다

    서울시가 역마다 달랐던 지하철역 출입구 안내 기둥과 이동 동선 안내, 노선도 등 시설 및 안내 표지를 알아보기 쉽게 바꾼다. 시는 ‘지하철 시설·안내 표지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보수나 교체가 필요한 지하철 역사부터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시는 시민들이 안내 표지를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보강했다. 안내 표지의 색상, 서체, 용어, 픽토그램(그림 문자), 외국어 표기 등 모든 양식을 통일했으며 한눈에 가장 중요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색상을 사용하지 않고 최소한의 정보에만 강조색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는 서울 지하철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이라도 역 안에서 헤매는 일이 없도록 픽토그램을 적절히 활용하고 한국어와 외국어 등 언어 표기 방법도 동일하게 개선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앞에 세워진 출입구 안내 기둥은 지하철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짙은 회색 바탕에 흰색 문자로 표기하는 등 디자인과 재질을 통일한다. 2개 이상의 노선이 겹치는 환승역의 경우 기존에는 출입구에 해당하는 1개 노선만 표기해 왔으나 앞으로는 시민 혼란이 없도록 출입구에 해당 역에서 갈아탈 수 있는 모든 노선을 표기하기로 했다. 이 밖에 역사 내부 종합 안내도, 열차 도착 시간 안내표 등도 하나의 양식으로 깔끔하게 통일하고 비상 전화, 방독면 보관함도 유사시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눈에 잘 띄게 배치할 방침이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카드업계 ‘원 카드 경쟁’ 치열

    신용카드사들이 전략을 바꾸고 있다. 고객 한 명이 여러 장의 카드를 쓰도록 하는 대신 다양한 혜택을 카드 한 장에 담아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소위 ‘원(One) 카드’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혜담카드’ 후속으로 ‘KB국민 혜담2카드’를 최근 출시했다. 혜담카드는 지난해 출시돼 현재까지 30만장이 발급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과도한 혜택으로 ‘체리피커’(부가서비스 혜택만 골라서 이용하는 고객)가 기승을 부리자 고객이 늘수록 역마진이 발생해 ‘계륵’ 논란이 일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혜담카드의 옛 명성을 되찾고자 혜담2카드를 선보인 셈이다. 혜담카드가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골라 담을 수 있었다면, 혜담2카드는 전 가맹점에서 0.8% 할인이 가능하다. 단,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인 경우다. 전월 실적과 상관없는 서비스는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할부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신한카드 큐브(Cube)’를 출시하면서 뒤늦게 원카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한카드 큐브는 고객이 필요한 혜택을 골라 담고 수시로 바꿀 수 있다. 할인점, 온라인쇼핑몰, 통신, 교육, 홈쇼핑, 병원·약국, 음식·주점, 택시·KTX, 백화점 등 9대 업종 중에서 최대 5개까지 골라 이용금액의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는 원카드의 승패는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봤다. 그래서 22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누적 결제정보를 분석해 선호도가 높은 서비스를 뽑아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면서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 골격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출시 한 달 만에 4만 6000장이 발급됐다. 원카드의 시작은 ‘삼성카드4’와 ‘현대카드 제로’로 2011년 11월 출시됐다. 둘 다 전월 실적, 이용 조건, 할인 한도 등 복잡한 조건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기본 0.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둘 다 50만장가량 발급됐다. 단, 삼성카드4는 10만원 이상 결제 시 할인율이 이용금액의 1%로 높아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특화된 업종에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제휴카드 대신 한 카드로 다양한 혜택을 누리길 바란다”면서 “금융 당국의 카드 발급 규제와 맞물려 소비자들이 단순한 카드를 선호하면서 원카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與 ‘지역 일꾼론’이냐 野 ‘정권 경종론’이냐

    4·24 재·보선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는 서울 노원병과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에서는 선두·후미 주자 간 간극이 점점 드러나는 가운데 한반도 위기로 인한 안보 이슈와 투표율 등 판세를 뒤흔들 막판 변수가 주목되고 있다. 역대 선거에선 여야 모두 안보 이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새누리당은 보수층 결집론, 야당은 남북 평화론을 각각 주장하며 지지층을 결집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선 여야가 복잡한 정치 셈법 때문에 안보 이슈를 통해 선거판을 키우는 데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당은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새 정권의 심판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도 세곳 가운데 한곳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패배로 인한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굳이 판을 키울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 역대 재·보선 투표율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이번에는 지역마다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후보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해 투표율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통합선거인명부 도입으로 이번 재·보선부터 도입되는 ‘사전투표제’도 투표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보선부터는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말이 포함된 오는 19∼20일 투표할 수 있어 평일 투표 참여가 어려운 직장인들의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 같은 막판 변수에 대비해 ‘지역 일꾼론’과 ‘정권 경종론’이라는 전략을 쓰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힘 있는 여권 후보, 지역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민주통합당과 진보정의당 등은 박근혜 정부의 초반 인사 실패 때문인 낮은 지지율 등을 강조하면서 잘못된 국정 운영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정권 경종론을 강조하고 있다.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새 정치와 서민정치를 앞세우고 있다. 각 당은 조직력도 총동원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주 노원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서울 48개 당원협의회도 모든 역량을 노원병에 투입하기로 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첫 주말 유세인 14일에는 정몽준, 이자스민 의원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다. 부산 영도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김비오 후보의 선거 지원에 나서 문 의원의 지원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문 의원은 지난 13일 김 후보와 함께 영도구 남항시장에서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재·보선 첫 지원에 나섰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부터 본격 운행된다. 강원과 충북, 경북 등의 산간지역 산업철도 구간을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정선, 영월, 봉화, 단양 등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내륙의 고을들을 굴비 꿰듯 엮으며 달린다. 대개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졌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도회지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곳들이다. 노선은 중앙선과 영동선, 태백선 등을 둥글게 이었다. 열차가 서는 거점 역을 중심으로 트레킹과 사이클링 등의 여가 활동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관광열차 운행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여행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요즘 기차 정말 좋아졌다. ‘비둘기호’를 아는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터다. 속도를 시속 160㎞쯤 끌어올리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기관사들끼리는 ‘순발력’ 얘기도 나눈다. 어느 기종의 기관차가 ‘스타트’가 좋은지를 견준다. 승용차와 다를 게 없다. 승차감도 향상됐다. 내장재가 고급화됐고, 방음 설비도 좋아졌다. 예전엔 강철의 탄성이 좋지 않아 짧게 끊어 철로를 놓아야 했다. 당연히 철로 간 이음새 숫자도 많았다. 기차 바퀴가 이음새를 지날 때마다 냈던 ‘터덕터덕’ 소리는 기차의 상징이었다. 그 철로가 요즘엔 장대화됐다. 이음새를 두는 간격도 넓어져 기차 바퀴가 철로 위를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달릴 수 있게 됐다.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 12일쯤 첫선을 보인다. 열차가 지나는 지방 소도시의 역무원들조차 ‘저게 뭐꼬?’ 하며 목을 빼고 볼 만큼 ‘따끈따끈한’ 새 열차다. 이름에서 보듯, 열차는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중부 내륙의 산간지역을 돌아본다. 큼직한 전망용 차창에 줄곧 백두대간의 비경을 매달고 달린다. 중부내륙관광열차는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 이하 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 이하 협곡열차)으로 구성됐다. 순환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역을 거쳐 제천역(충북 제천)~추전역(강원 태백)~승부역(경북 봉화)~풍기역(경북 풍기) 등을 돌아본 뒤 다시 제천역을 통해 서울로 돌아온다. 제천역을 기점 삼아 원형으로 순환한다 해서 O-트레인이라 이름지어졌다. 순환열차는 기존 누리호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장거리를 오가는 만큼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 경관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석,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된 가족·커플석, 편의시설이 설치된 장애인석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을 갖췄다. 카페와 유아놀이방도 마련해 뒀다. 객차마다 전망모니터도 설치했다. 열차 운전석 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진행 방향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다. 정차역은 잠정적으로 제천·영월·민둥산·고한·추전·태백·철암·승부·분천·춘향·봉화·영주·풍기·단양 등으로 정해졌다. 관광객으로서는 정차역 주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돌아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V-트레인은 ‘V’자 형태의 협곡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중부내륙 구간 중 가장 빼어난 풍경을 가졌다는 분천~양원~승부~석포~철암역 간 27.7㎞ 구간을 하루 3회 왕복한다. 그 가운데 분천역~석포역 구간은 시속 30㎞로 천천히 운행한다. 승객들이 여유 있게 경관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것. 양원역과 승부역에선 잠시 정차해 승객들이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임시승강장인 비동역도 만들어 뒀다. 비동역에서 승부역까지 이어진 6.5㎞짜리 트레킹 코스 ‘가호 가는 길’ 이용자의 승·하차를 위해서다. 협곡열차의 컨셉트는 ‘복고’다. 요즘은 보기 드문 디젤기관차와 객차 3량으로 구성됐다. 옛 비둘기호를 연상시키는 좌석과 접이식 승강문, 목탄 난로와 선풍기, 백열전구 등으로 객차를 꾸몄다. 열차 천장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자체 소요전력을 충당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탁월한 건 조망이다. 객차 천장을 제외하면 사방이 죄다 유리다. 앉은 자리로 백두대간의 협곡들이 꽉꽉 들어찬다. 백미는 열차 맨 뒤쪽의 전망칸이다. 일반 열차와 달리 툭 터졌다. 차창 너머로 지나온 철길과 주변 풍경들이 걸개그림처럼 매달린다. 열차 이름은 둘이지만 사실상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알기 쉽다. 같은 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각각 이용할 수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에 따르면 중부내륙관광열차는 하루 1회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8량이 출발해, 제천역에서 각 4량씩 둘로 나뉜다. 한쪽은 영월·태백 방향으로, 다른 한쪽은 단양·풍기 방향으로 돈다. 이게 순환열차다. 각 방면으로 하루 두 차례, 전체적으로는 네 차례 순환한다. 협곡열차는 순환열차 구간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구간만 자른 것이다. 각 방향의 순환열차에서 내려 환승할 수 있도록 철암역과 분천역에서의 출발 시간이 맞춰져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어떻게 보고 즐기느냐다. 물리적으로는 당일 여행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낙동강변에 새로 조성된 ‘가호 가는 길’을 목적지로 삼을 경우, 비동역에서 내려 2~3시간 트레킹을 즐긴 뒤 승부역에서 후속 협곡열차로 갈아타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오전 7시 45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오후 10시 무렵 도착하는 당일 여정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엇비슷한 구간을 도는 기존 ‘환상선 열차’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당연히 이틀 이상의 일정을 잡는 게 순리다. 이 대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 여행업계와의 원활한 협력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볼거리와 놀거리, 그리고 이동 수단 등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장치들이 제대로 갖춰져야 관광객이 늘고, 그로 인해 다시 지자체와 여행 업계가 투자할 동력을 얻는 선순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코레일 측 최고위 관계자가 열차 개통을 앞두고 “사람이 많이 찾지 않거나, 연계 관광 시스템 구축에 미온적인 곳은 (관광열차) 정차역에서 빼겠다”며 엄포를 놓은 것도 그런 이유다. 코레일은 주요 정차역을 중심으로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26개의 관광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부 내륙의 명소들을 관통하는 프로그램들로 알차게 채웠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연계 교통 여건의 해소를 위해선 카 셰어링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놨다. 영월·철암·분천·단양역 등 4곳을 테마 여행역으로 정하고, 각 역에 경차를 배치해 싼값에 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마 여행역마다 각 4대, 총 16대의 차량을 배치해 시범 운행한 뒤, 여행객의 반응에 따라 점차 차량 대수를 늘릴 방침이다. 관광열차 운임은 서울~제천 1만 8900원, 제천~제천(순환) 2만 7700원, 서울~순환~서울 6만 2900원이다. 협곡열차는 8400원이다. 순환·협곡열차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행패스는 더 싸다. 1일권 5만 4700원, 2일권 6만 6100원, 3일권 7만 7500원(이상 어른 기준)이다. 여행패스를 이용하면 강릉행 영동선 등 주변을 오가는 일반열차와 환승할 수도 있다. 승차권은 4월 1일부터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스마트폰 앱 등에서 살 수 있다. 글 사진 단양·정선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경제 프리즘] 산은, 다이렉트예금 금리 대폭인하

    ‘울고 싶었는데 뺨 맞은 격?’ 감사원으로부터 역마진 지적을 받은 산업은행이 18일 다이렉트 예금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수시입출금식 온라인 예금 상품인 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의 금리를 연 3.05%에서 2.50%로, 하이정기예금 금리는 연 3.65%에서 3.40%로 대폭 내렸다. 2011년 9월 출시한 다이렉트 예금은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인터넷 예금 상품으로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해 실명 확인을 한 뒤 계좌를 열어줬다. 산은은 지점 유지 절감비용을 고객들에게 돌려주겠다며 다른 시중은행 예금보다 금리를 0.5~0.7% 포인트 더 얹어줬다. 고객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1년 5개월 만에 9조 2800억원의 예금을 유치했다. 이 같은 질주에 감사원이 제동을 걸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다이렉트 상품 3종이 과다한 금리로 지난해 9월까지 244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저리로 조달 가능한) 산업금융채권의 발행 비용과 다이렉트예금 유치 비용 간의 차이를 ‘손실’로 간주한 감사원의 계산방법은 (금융업의 특성을 무시한) 억지논리”라며 “실제 역마진도 아닐뿐더러 (산은의 취약점인) 개인 영업기반 확대를 위한 기회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은은 곧바로 금리를 내렸다. “감사원에 맞서 좋을 게 없다”는 기류도 감지되지만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하던 산은이 적절한 명분을 찾자 행동에 옮긴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내리자 내부에서도 다이렉트 예·적금의 고금리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과의 약속인 데다 강 회장의 야심작이어서 눈치만 보고 있던 차에 감사원이 ‘뺨을 때려주자 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은은 이래저래 옹색한 처지가 됐다. 울고 싶던 차에 금리를 내린 게 아니라고 부인하면, 감사원과 시중은행들이 줄기차게 지적한 ‘역마진’에 대해 자신들이 내세웠던 반박논리를 스스로 부인하는 결과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유통금리가 시장에서 계속 떨어지고 있어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금리위원회가 (다이렉트 상품의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면서 “금리를 내렸어도 시중은행 예금상품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어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산은 다이렉트 재형저축 최고금리 年4.6%

    관심을 모았던 산업은행의 다이렉트 재형저축 최고금리가 연 4.6%로 결정됐다. 1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오는 21일 출시하는 다이렉트 재형저축의 최고금리를 4.6%로 결정, 이 같은 내용의 약관심사 신청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현재 나와 있는 재형저축 상품 가운데 기업·농협은행 등과 같은 최고 수준이다. 4년간 적용되는 기본금리는 연 4.5%로 은행권 중에서 가장 높다. 수시 입출금 통장에 계좌이체를 신청하면 0.1% 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당초 산은은 다른 은행의 재형저축 최고금리(4.6%)보다 0.1~0.2% 포인트 금리를 더 얹어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재형저축의 금리 과다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서자 최고금리를 다른 시중 은행과 같게 맞췄다. 전날 감사원이 산은의 고금리 다이렉트 상품이 역마진이라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흘간 땅굴 대피 훈련”…자취 감춘 북한 주민들

    “사흘간 땅굴 대피 훈련”…자취 감춘 북한 주민들

    “북한 주민들이 오늘부터 사흘간 땅굴 대피훈련에 돌입했습니다. 당분간 북한 사람들 보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가 시작된 11일,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은 긴장감이 팽배했다. 평소 압록강철교를 통해 줄지어 왕래하던 북한과 중국 트럭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 중국인 무역상은 북한 주민들이 이날부터 사흘간 대피훈련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그나마 유지되던 북·중 교역마저 끊길까 그는 전전긍긍했다. 주방용품을 취급하는 한국인 무역상 박모(63)씨도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한·미 군사훈련 때문에 주민들이 식료품까지 죄다 싸들고 땅굴로 대피한 만큼 단둥의 북·중 무역은 당분간 극심한 침체기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적으로 북한은 1~2월에 무역 계획 수립, 품의 등의 절차를 거쳐 2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거래선에 주문량을 알려오곤 했지만 올해는 영 딴판이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기점으로 북한 측 주문이 절반 이상 끊긴 뒤 3차 핵실험, 유엔 대북제재, 한·미 합동군사훈련, 북한주민 대피훈련 등이 이어지면서 거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평소 북한인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즐겨 찾던 단둥 얼징(二經) 거리도 인적이 드물었다. 상점들은 일요일인 전날 평소 폐점시간보다 2시간 앞서 오후 4시쯤 일찌감치 문을 닫았다. 시징제(西經街) 대형마트 내 귀금속 브랜드 저우다푸(周大福) 매장의 한 직원은 “올 들어 북한 손님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단둥 시내 대부분의 북한 식당도 한산했다.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교역물품 감시도 대폭 강화됐다. 단둥 세관에서 5㎞ 떨어진 화위안루(花園路) 검역 창고의 경우, 하루 물동량 자체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세관에 앞서 실질적인 검역 절차를 밟는 곳으로 이날 창고에는 경운기, 철강, 식료품 등이 적재된 수십대의 대형 트럭들이 주차돼 있었지만 관계자는 “평소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라고 귀띔했다. 창고에서 만난 중국인 건설 자재 무역상사 직원은 “검역관들이 과거에는 화물 10개 중 1~2개만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했다면 지금은 3~4개를 검사하는 등 두 배로 검역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지난 1월부터 단둥 세관의 통관 심사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검역 물량과 시간 역시 두 배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날도 2인 1조의 세관 직원들이 화물 출입국 서류를 확인하고 컨테이너 안을 살펴본 뒤 물건과 서류가 일치하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북·중관계의 ‘이상기류’ 여파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중 경제협력의 상징인 신압록강대교 건설이 북한과 중국 측 구간에서 비대칭적으로 이뤄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중국 측이 맡은 공사 구간의 교량은 벌써 우뚝 솟아오른 반면 북한 측 구간은 여전히 기반 공사에 머물러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단둥 랑터우(頭)에서 신의주 신도시를 연결하는 다리로 공사 구간은 교량 3㎞를 포함해 양국의 교량진입로 등 모두 12.7㎞에 이른다. 츠(遲)씨 성의 중국 측 공사 관계자는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전액을 출자해서 만드는 다리로 우리는 추위가 끝난 지난 9일부터 공사를 재개했지만 북한 쪽은 여전히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디(佳地) 광장 류경호텔 21층에 있는 북한 선양(瀋陽)총영사관 단둥 지부에서 만난 한 여성 간부는 안보리 대북 제재와 관련, 짜증 섞인 목소리로 “추가 제재든 뭐든 맘대로 하라고 해라”면서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하든 뭘 하든 우리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맞설 것이다. 물러설 일은 절대 없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글 사진 단둥(랴오닝성)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부대찌개/서동철 논설위원

    경기 의정부시의 부대찌개 특화거리에는 14개의 전문점이 모여 있다. 부대찌개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6·25전쟁과 미군 주둔의 산물이다. 1950~1960년대만 해도 생소했을 햄과 소시지 등 육가공품을 토종 입맛을 가진 사람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창조력을 발휘한 음식이다. 이런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최근 이 골목에서는 부대찌개를 맛있게 먹고 있는 미군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 명동의 부대찌개집에는 한국 사람보다 외국 손님이 더 많을 지경이다. 의정부시청이 이곳에 ‘글로벌 문화체험 존’의 하나로 ‘부대찌개 홍보 체험관’을 만들기로 한 것도 매력 있는 문화자원으로 이 음식의 잠재력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대찌개의 시작을 전쟁 직후의 ‘꿀꿀이죽’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곤궁하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내다 버린 음식찌꺼기를 한데 모아 끓여낸 잡탕이 곧 꿀꿀이죽이다. 미군이 먹다 버린 음식찌꺼기에서 햄이나 소시지 조각만 골라내 만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비참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올바른 문화해석법이라고 할 수 없다. 건강음식으로 전 세계적인 칭송을 받는 비빔밥이 음식의 영양과 색조의 조화를 고민한 창조정신의 산물이 아니라 그저 밥상에 남은 반찬을 한데 쓸어넣고 마구 섞어 먹던 데서 비롯된 음식이라고 자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동두천 미군부대 취사반의 한국인 군무원들이 통조림에 든 미국산 재료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 데서 비롯됐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부대찌개를 부대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으로 프라이팬에 소시지 등을 구워 먹는 음식을 부대고기라고 일컫기도 한다. 부대찌개는 지역마다 재료와 맛이 조금씩 다르다. 크게 의정부식과 송탄식으로 나누고, 의정부식은 다시 동두천식·의정부식·파주식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 북부의 부대찌개가 비교적 맑은 육수에 채소를 적당히 넣는 특징이 있다면, 송탄식은 뼈를 고은 듯 진한 육수를 써서 기름진 편이다. 하지만 의정부 특화거리만 해도 집집마다 재료와 맛이 모두 다르니 이런 구별은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한 음식전문가는 부대찌개가 탕이라는 국물요리법을 충실히 따른 우리 전통음식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니 햄과 소시지, 통조림콩, 치즈와 같은 서양의 가공식품을 한국의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응용한 결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다시 태어난 음식이 부대찌개이다. 맛의 수도라는 뉴욕이나 파리에 부대찌개집이 줄지어 들어서는 날을 기대해 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류 떼려 세무서 ‘북적’ 국세청 홈피 ‘먹통’

    서류 떼려 세무서 ‘북적’ 국세청 홈피 ‘먹통’

    1980년대 서민·중산층의 필수 재테크 통장이었던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다시 나온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려댔다. 금리와 자격조건을 묻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시중은행,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상호금융사 등이 일제히 이날 재형저축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의 관심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며칠 전부터 담당직원을 세무서에 파견, 고객의 소득금액증명서를 무더기로 대리 발급해 가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찾은 서울 중구 저동의 남대문세무서는 재형저축 서류를 떼러 온 시민들로 대기시간만 50분이었다. 세무서 측은 “은행 직원이 하루에도 위임장을 수십장씩 가져와 내는 바람에 대기시간이 더 길다”면서 “아예 10장이 넘어가면 오후 6시 폐점 이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귀띔했다. 국세청은 은행연합회에 ‘서류 대리위임’을 자제해 달라고 공식 요청하기까지 했다. 소득증빙서류는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 홈페이지에서도 뗄 수 있지만 한꺼번에 20만명이 몰린 탓에 하루종일 ‘먹통’과 ‘복구’를 되풀이했다. 담당 직원은 폭주하는 문의 전화로 몇 시간을 기다려도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열기에 비해 막상 가입 실적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국민은행 본점의 경우 오후 2시 현재 가입자 수가 10여명이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출시) 첫날이라 비교해 보려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출시된 상품 중에서는 기업은행과 광주은행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4.6%로 가장 높다. 기본금리는 기업, 농협, 수협, 경남은행이 연 4.3%로 가장 높다. 뜻하지 않게 중도 해지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조건 최고 금리만 따지지 말고 기본금리도 따져 보라는 것이 재테크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중도 해지하면 기본금리 내지는 기본금리의 절반밖에 이자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 간 막판 금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고금리를 책정하려다가 당국의 제재로 무산되는 일도 나왔다. 한 시중은행이 선착순 20만명에게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주려다가 철회한 것이 그 예다. 농협, 기업, 씨티, 광주, 제주은행 등은 출시 하루 전 기습적으로 기본금리를 0.1~0.2% 포인트 올리기도 했다. 항간의 관심사는 오는 20일 출시 예정인 산업은행 재형저축의 금리다. 시중은행 상품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히트상품인 ‘다이렉트 예금’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역마진’ 지적을 받은 만큼 공격적인 금리 책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협동조합, 단위 농협, 우체국 등도 다음 주 중 재형저축을 출시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의 재형펀드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창구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붐볐다. 11개 상품 시판에 들어간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재형펀드는 원금 손실의 위험이 따르는 대신 은행의 저축상품보다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면서 “펀드와 저축상품에 분산 가입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제 프리즘] 은행들, 밑지는 장사라며 재형저축 목매는 속내는?

    “현재 기준금리(연 2.75%)에서는 예·적금 금리가 연 3.5%만 넘어도 역마진이에요. 4%대인 재형저축은 밑지는 장사이지요.” 4일 한 시중은행 부행장이 털어놓은 얘기다. 은행권의 볼멘소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부행장은 “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부활한다고 하니 국민들의 기대치는 엄청 높은데 정작 정부는 쥐꼬리만 한 비과세 혜택 하나 던져주고는 은행더러 전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 재형저축이 서민들의 필수 통장으로 주목받을 때는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기금을 조성해 보조금(저축장려금)을 지급했다. 한 해 수천억원의 보조금 덕분에 은행권은 고금리 재형저축 판매에 따른 비용 부담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조금은 재정 부담으로 1995년 폐지됐고, 이번에도 그런 ‘당근’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재형저축에 목 매고 있다. 출시(6일)도 하기 전에 예약판매가 기승을 부려 금융감독원이 지도에 나서기까지 했다. 왜일까. 답은 ‘변동금리’에 있다. 재형저축은 가입 후 3년까지는 고정금리이지만 4년째부터는 변동금리가 적용된다. 현재 1년 정기예금 금리는 2.40~3.65%다.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되는 양상이어서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4년 뒤부터는 재형저축의 금리가 낮아질 확률이 높은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에 해지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에 일단 (재형저축에) 가입한 고객들은 (최소 비과세 요건인) 7년 동안 돈을 묶어둘 것”이라면서 “4년 뒤 금리가 낮아지면 역마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다른 상품의 가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은행들이 재형저축의 우대금리(0.2~0.3% 포인트) 조건에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온라인 가입,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가입 등을 내건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고 국민적 관심도 뜨거운 시장을 선점하는 데 따른 보이지 않는 홍보 효과와 상징적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개통 9개월 수인선 가보니… 편의시설 등 태부족

    개통 9개월 수인선 가보니… 편의시설 등 태부족

    개통 9개월째를 맞는 수인선의 편의시설 등이 크게 부족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적은 비용으로도 설치할 수 있는 시설도 외면함으로써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수도권 서남부권 광역철도망 형성을 위해 지난해 6월 인천 송도역에서 경기 시흥시 오이도역를 잇는 13.1㎞를 개통했다. 하지만 수인선 8개 역에는 일률적으로 승강장에 의자 7개(편도 기준)만 설치돼 있다. 열차 배차간격이 15분인 점을 감안하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 대에는 벽이나 안전판에 기대 서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게다가 2층 승강장은 모두 오픈돼 있어 추위 등을 피할 수 있는 고객대기실이 필요한 실정이나 설치된 곳은 월곶역 한 곳에 불과하다. 편의·문화시설을 기대하기란 언강생심이다. 역마다 1층에 있는 소형 편의점이 유일한 편의시설이다. 북카페나 전시시설 등 문화공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송도역은 총 면적이 2000㎡가 넘어 공간 여유가 많음에도 어떠한 문화시설도 없다. 다양한 문화공간이 들어서 있는 수도권 전철역과는 대비된다. 아울러 수인선 노선도가 차량 좌우에 1개씩만 붙어 있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대학생 김아름(22)씨는 “차량 출입문이 8개인 점을 고려하면 광역전철 노선도와는 별개로 최소한 양쪽에 2개씩 수인선 노선도가 있어야 한다”면서 “나이 드신 분들로부터 문의를 받는 적이 많다”고 말했다. 월곶역과 오이도역 사이에 계획돼 있는 달월역은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아 주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수인선 계획 초기는 물론 개통이 임박한 시점에도 달월역은 노선도에 포함돼 있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승객 인원이 당초 예상만큼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아직 달월역을 만들지 않았다”면서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늦어도 2015년 초에는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재형저축 연 4%+α” 금융권 금리 눈치작전

    “재형저축 연 4%+α” 금융권 금리 눈치작전

    다음 달 6일 출시되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을 두고 금융권이 대학 입시 뺨치는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재형저축의 기본 상품 구조는 같기 때문에 결국 흥행을 결정짓는 것은 금리이기 때문이다. 0.1% 포인트 차이에도 뭉칫돈이 우르르 옮겨가는 추세라 경쟁사의 금리 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 합동 태스크포스(TF)팀은 이번 주까지 공통 약관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금리는 ‘최초 3년간 연 4%’가 유력하다. 자칫 담합으로 몰릴 소지가 있어 은행마다 약간의 차이를 둘 것으로 보인다. 3년 이후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해마다 조정한다. 이자소득세(15.4%) 면제 효과를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4% 중후반대다. 일반 적금상품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문제는 ‘4%±α’의 α. 금융사들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는 핵심포인트다. 은행마다 상품개발부에서 극비리에 작업 중이다. 초기 기선을 잡기 위해 무작정 금리를 높게 책정하면 훗날 역마진이 날 수 있어 고민이 크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부장은 “금리가 미리 새나가면 다른 은행이 조금이라도 (금리를) 올려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민이 깊기는 증권사나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증권 자산운용사들이 판매하게 될 재형펀드는 재형저축과 가입조건은 똑같지만 주식, 채권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해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신한·외환·우리은행 등은 거래고객을 상대로 벌써부터 사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본점과 지점의 이해관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은행 지점에서는 고객에게 문자와 이메일 등을 통해 사전예약을 받는 등 적극적인 반면 본점은 오히려 과열을 걱정하는 눈치다. 재형저축이 출시되기만을 기다리는 고객도 많지만 비과세 혜택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7년은 돈을 ‘묵혀 둬야’ 하기 때문이다. 중도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은 없다. 유상훈 신한은행 PB역삼센터 팀장은 “재형상품은 일단 가입하면 7~10년은 자금이 묶이게 된다”면서 “결혼계획 등 자금 수요를 잘 따져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재형저축은 한번 가입하면 다른 금융사로 계약이전이 안 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재형저축은 가입 3년 동안만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그 이후부터는 변동된다. 금융사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셈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돼도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계약을 유지하라는 것은 서민 재산 형성이라는 기본 취지에 맞지 않고 가입자의 선택권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인 만큼 (금융사) 갈아타기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방카’에 올인하는 은행들 왜

    ‘방카’에 올인하는 은행들 왜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든 은행들이 보험 판매에 ‘올인’하고 있다. 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예대마진이 갈수록 줄어들어 수수료 수입에 눈을 돌린 것이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상품)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불완전판매와 꺾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이 보험을 팔면 수수료가 3~8%다. 상품별, 은행별로 차이는 있지만 펀드(0.7~1.5%)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일부 변액연금은 수수료가 최고 26%다. 예·적금은 수수료가 없고, 대출도 상당수 수수료가 축소·폐지된 상태다. 예대마진이 줄어 예·적금은 역마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로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기댈 곳은 방카슈랑스 판매뿐이다. 은행들은 지점 창구와 부자 고객을 상대로 한 상담센터 등에서 전방위로 방카슈랑스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보험사들이 은행에 지급한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81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늘었다. 방카슈랑스 시장도 15.3% 커졌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도 6700억원으로 전년(5100억원)보다 31% 증가했다. 최근 벌어진 즉시연금 절판 사태도 판매 수수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시연금에 대한 은행 수수료는 3% 수준이다. 고객이 1억원짜리 즉시연금을 들면 은행이 30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실제 가입자의 80%는 세법 개정과 관련 없는 2억원 이하 즉시연금을 들었다. 은행 직원들도 펀드를 파는 것보다는 방카슈랑스를 파는 것이 이득이다. 수수료가 낮은 펀드는 팔아도 이득이 없지만, 방카슈랑스의 경우 소정의 성과급을 주는 은행이 있다. 일부 은행은 방카슈랑스 판매 실적을 중심으로 평가해 연말 포상 등에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각종 편법도 등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6개 시중은행의 방카슈랑스 영업 행위를 검사한 결과 5개 은행에서 ‘꺾기’ 등 불완전판매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출해 주는 조건으로 보험상품을 판 것이다. 보험료를 한꺼번에 낼 수 있는 상품을 팔면서 자신의 성과관리를 위해 한꺼번에 낼 수 없다고 거짓 설명해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도 적발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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