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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화성 당성/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화성 당성/서동철 논설위원

    삼국시대 한강 유역은 고구려 백제 신라의 격전지였다. 한성백제는 근초고왕(346~375 재위) 시절 전성기를 이루었지만 광개토대왕(391~412 재위) 이후 줄곧 고구려의 위협에 시달린다. 결국 고구려 장수왕(413~491 재위)에 쫓겨 지금의 충남 공주인 웅진으로 천도할 수밖에 없었다. 신라도 남한강 상류의 충북 충주 일대까지 고구려에 내주어야 했다. 하지만 신라 진흥왕(540~576 재위) 시대가 되면 세력 판도는 다시 짜인다. 고구려는 북쪽 돌궐의 침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데다가 내분도 심각했다. 반면 백제는 538년 오늘날의 부여인 사비로 천도한 뒤 국가 체제가 다시 공고해진 시점이었다. 진흥왕은 백제 성왕(523~554)과 동맹을 맺어 고구려를 충주 일대에서 쫓아낸 데 이어 동맹을 파기하고 백제가 회복한 한강 유역마저 차지한다. 신라가 한강 유역을 지배할 수 있었던 배경에 남한강이 있다. 지금은 댐과 보(洑)에 막혀 물길이 끊어진 지 오래다. 하지만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도 남한강은 경상도와 강원도의 세곡(稅穀)을 개경이나 한양으로 나르는 통로였다. 경상도 세곡은 육로로 새재를 넘어 남한강 상류 충주에서 배에 실렸고, 세곡선은 빠른 물살을 타고 순식간에 마포나루에 닿았다. 충주가 중원경이라는 이름으로 신라 제2의 도시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한강 유역을 방어하는 배후도시로 충주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었다. 충주에 집중 주둔시킨 병력과 장비는 유사시 물길로 한나절 만에 한강 유역으로 실어 나를 수 있었다. 반면 육로에 의존했던 고구려나 백제는 아무래도 기동력이 떨어졌다. 신라는 서해에 면한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나서야 중국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구려와 대치하던 한강 하구를 전진기지로 삼기는 너무 위험했을 것이다. 결국 지금의 경기 화성 당성(唐城)이 떠올랐다. 당나라를 오가는 외교선과 무역선이 이곳에서 출발했으니, 당성이 없었다면 신라의 삼국통일도 없었다. 원효가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떠나려다 해골 물을 마시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이치를 터득한 곳도 당성 주변이었을 것이다. 임오군란(1882) 이후 청군에 납치된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끌려가는 배에 올랐던 곳도 당성 주변 마산포였다. 불과 100년이 조금 넘은 한말까지도 대중국 교류의 거점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당성터 발굴 조사에서 당(唐)자가 새겨진 기와를 비롯한 중요 유물을 확인했다고 한다. 지금 당성으로 알려지고 있는 곳이 신라의 당성인지 증거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렇지 않아도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출발점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는 당성이다. 역사 복원에 한 걸음씩 다가가게 하는 조사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日 작년 관광수입 36조원… 전자·車 수출액을 넘보다

    일본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쓴 돈이 일본의 전자부품, 자동차부품 수출액과 각각 맞먹는 규모로 커지면서 관광산업이 내수와 경기를 떠받드는 주요 기둥이 됐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다인 방일 여행객 1973만명이 쓴 소비액이 사상 최고인 3조 4771억엔(약 36조 1684억원)을 기록했다. 전자부품 수출액(3조 6000억엔), 자동차부품 수출액(3조 4000억엔) 등 일본 핵심 산업 분야의 수출액과 맞먹는 규모다. 일본관광국에 따르면 이는 전년도인 2014년보다 여행객 숫자로는 47%, 소비액 기준으로는 70% 증가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지갑이 두둑해진 중국 방문객(유커)이 전년도에 비해 2배 가까운 499만명을 기록하면서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다음으로 한국이 45% 늘어난 400만명, 대만은 30% 늘어난 367만명으로 2, 3위 방문객이 됐다. 미국 방문객도 16%가 늘어 103만명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100만명 선을 끊었다. 중국 방문객은 전체 외국인 방문객 가운데 4분의1인 25%, 한국은 20%, 대만은 19%를 차지하는 등 이들 세 나라가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64%를 차지했다. 지출액으로 볼 때 중국인의 소비는 전년도에 비해 2.5배가 늘었고 대만은 47%, 한국은 44%가 증가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방문객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소비액이 무려 92%와 63% 늘었다. 이처럼 가파른 관광객 증가와 소비액 급증은 엔화 약세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비자 발급 요건 완화, 면세제도 확충 등 일본 정부의 시의적절한 정책도 한몫했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볼거리와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지니고 있는 일본에 엔화 약세라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그동안 와 보고 싶었지만 비싼 경비 때문에 주저했던 해외여행객을 급속히 빨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외국 방문객 대부분은 도쿄, 오사카, 교토 등 주로 대도시를 찾는 등 쇼핑 관광이 주요 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싹쓸이 쇼핑을 의미하는 바쿠가이(爆買·마구 사들이는 싹쓸이 쇼핑)란 신조어가 생겨나 유행한 것도 이를 상징한다. 이 덕에 백화점, 전자양판점의 매출이 급증했고 화장품업체인 시세이도의 경우 지난해 12월 200억엔의 매출이 늘기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오사카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1400만명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방일 외국인들의 급증 이유는 엔화 약세 기조라면서 국제 경기의 불확실성 증가와 중국 경제의 감속으로 향후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호반건설, 특화평면 인기높네~ 시흥 목감ㆍ진해 남문 눈길

    호반건설, 특화평면 인기높네~ 시흥 목감ㆍ진해 남문 눈길

    호반건설은 평면 등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분양 지역마다 높은 계약율을 보이며 동종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 달 분양한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이 계약 6일만에 90% 넘는 계약율을 기록하는가 하면, 진해 남문 호반베르디움에도 계약자들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호반건설의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3차는 목감지구에서 희소성 있는 중대형 프리미엄 단지다. 전 세대 남향이면서 4Bay-4Room으로 일조권과 통풍이 뛰어나고, 타입에 따라 대형 드레스룸과 주방 팬트리, 현관 팬트리 등 다양하고 풍부한 수납 공간이 장점이다. 호반건설의 진해 남문 호반베르디움도 상품성이 뛰어나다. 전세대를 남향 위주로 배치해 일조량과 조망권을 높혔다. 전용 71㎡A타입에는 알파룸이 제공돼 여유있는 공간 활용이 가능하고, 전용 84㎡타입은 4Bay 4Room이 적용돼 개방감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또한 가변형 벽체를 통해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공간 활용도 가능하다. 주부의 가사 동선을 고려해 주방 가구를 배치하고, 주방 팬트리(pantry), 김치 냉장고장, 드레스 룸 등 실용적인 수납공간이 제공된다.(타입별 상이) 호반건설 분양 관계자는 “분양 지역마다 호반베르디움의 상품성은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며, “전국에 10만여 가구를 공급한 주택전문건설회사답게 소비자 만족도 높은 상품을 마련하게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진해 남문 호반베르디움은 진해 남문지구 6블록(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 남문지구 A6블럭)에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동 총 944가구로 구성된다. 전 가구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전용면적 71, 84㎡)으로만 지어지며, 타입별 가구 수는 △71㎡A 371가구, △71㎡B 125가구, △84㎡ 448가구다. 호반건설 진해 남문 호반베르디움이 들어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52.9k㎡ 규모로 20개 지구에 2020년까지 물류, 유통, 국제 업무 등의 산업을 유치해 18만여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만들 계획으로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곳이다. 또한, 남문지구는 주거지와 산업시설을 갖춘 108만 8,000㎡의 복합개발단지로 연구개발센터, 첨단 제조산업단지로 조성되고, 약 1만 5,000여 명의 상주인구를 수용할 계획이다. 외국인뿐 아니라 녹산산업단지, 신호산업단지, 부산 신항만 등 주요 공단지역 및 항만시설과 인접해 있어 약 12만여 명의 관련 종사자와 거주자들을 배후도시로 자리하게 된다..교통망도 우수하다. 단지와 진해대로(부산-진해-창원간 국도)가 인접해 있고, 웅동-장유간 도로(2016년 개통예정) 및 소사-녹산간 도로, 신항만 제2배후도로가 2018년 개통될 예정으로 입주 시기에는 창원, 김해, 부산으로의 광역 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 여건으로는 초등학교 용지가 단지와 연접해 있고, 구도심의 웅천초, 고등학교 등도 가까운 편이다. 인근에는 중심상업시설, 공공청사, 근린공원이 들어설 예정으로 원스톱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남측에는 남산이 위치해 자연 경관이 양호하고, 동측에는 동천이 인접해 배산임수형 풍수와 조망권도 기대된다. 또한 단지 주변으로 하천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수변축이 형성돼 쾌적한 생활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 입주민의 편의를 돕기 위한 커뮤니티 시설로는 휘트니스 클럽, 실내골프 연습장, 북카페 등이 마련된다. 야외 커뮤니티 공간, 휴게 정원, 산책로, 단지 내 통학버스 승차장 등 다양한 공간도 제공된다. 입주예정일은 2018년 6월 예정이고, 견본주택은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77-4번지 일대에 마련됐다. 문의는 전화(1566-2990)로 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부모가 함께하는 美 생활체육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부모가 함께하는 美 생활체육

    스포츠가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미국은 동네마다 널찍하고 쾌적한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동네 공원에서는 달리기를 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공원뿐 아니라 지역마다 있는 각종 체육시설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각종 운동을 즐길 수 있다. 온 가족이 생활 속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미국 생활체육 현장을 돌아봤다. “어린 시절 동네 야구팀에서 야구를 자주 했죠. 경기 때마다 아버지가 항상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해주곤 했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조지아주 그위넷대에서 만난 켄 호로비츠 교수는 미국의 생활체육에 대해 이렇게 말을 꺼냈다. 미국 뉴욕이 고향인 호로비츠 교수는 이 대학에서 스포츠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체육 전문가이다. 그는 “아들이 동네 야구팀에서 경기를 할 때면 저도 경기장에 간다”면서 “나중에 제 아들도 손주들을 응원하러 야구장에 가게 될 것”이라며 스포츠가 일상이 된 미국인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 황윤엽씨도 “부모가 자원봉사로 코치를 하거나 응원을 하는 건 거의 상식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다수 미국 중산층 이상 가정에선 자녀에게 체육 활동을 과외로 시킨다는 것이다. 시카고 북쪽 글렌뷰에 사는 중학생 이영웅군은 학교가 끝나면 1주일에 두 번씩 지역 체육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여름에는 수영과 육상, 지금은 농구를 배운다. 한 달에 50달러만 내면 운동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부모들과 함께하는 체육 활동은 공립 체육센터에서도 이뤄진다. 그위넷 카운티 공공체육센터 제이슨 컷친스 코디네이터는 센터를 운영하는 원동력으로 시민들의 자원봉사를 꼽았다. 체육센터 이사회는 물론 감사에서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예산집행 내역까지도 공개한다. 지역 대항전이라도 열릴 때는 부모들이 대회비용 마련 행사는 물론 행사 진행까지 적극 나선다. 컷친스는 “심지어 부모들이 잔디에 흙을 뿌리는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공원과 녹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 역시 미국 생활체육을 지탱하는 힘이다. 글렌뷰에 있는 글렌비어 공원은 추운 날씨에도 달리기를 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신을 제이슨이라고 소개한 한 시민은 “퇴근하고 공원 한 바퀴(3㎞)를 뛴다. 집만 나서면 바로 공원이니 마음만 먹으면 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테네시에 살 당시 집 근처 공원에 가서 10달러만 내고 딸아이와 함께 승마를 배우곤 했다”고 말했다. 좋은 제도는 생활체육을 강화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될 뿐 아니라 엘리트체육까지도 강화시킨다. 1972년 제정된 이른바 ‘타이틀 IX’(이하 타이틀9)이 전형적인 사례다. 법에 따라 주 정부 재정 지원을 받는 공립 교육기관은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남녀 운동부를 같은 규모로 맞춰야 한다. 덕분에 1971년 고교 운동부 395만명 가운데 29만명에 불과했던 여학생 운동선수는 2014년에는 여자농구 43만명, 여자배구 42만명, 여자축구 37만명 등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스포츠 양극화 문제는 미국 생활체육을 위협하는 어두운 그림자다. 자산 수준에 따라 거주지역이 다르고 즐기는 운동이 다르고 운동을 대하는 태도조차 다르다. 스포츠사회학을 전공한 이정대 그위넷대 교수는 “백인 중산층에는 운동을 통한 몸매 관리가 자기 관리 척도라고 할 수 있다. 틈만 나면 정말 열심히 운동한다”면서 “반면 저소득층은 운동 부족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교외 수에니시에 있는 한 사설 체육클럽을 찾았다. 조지아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체육클럽에선 농구와 배구를 중심으로 유소년부터 고등학생까지 30여개 토너먼트가 연중 쉬지 않고 이어진다.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3개월에 800달러를 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중산층 이상 학생들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중산층 이상 거주지역 공원에서는 농구 골대가 사라지는 중이다. 이 교수는 “빈곤층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조지아주에 있는 S태권도장은 미국 내 양극화가 ‘과시적 소비’와 결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태권도장이 한 달에 120~130달러를 받는 반면 S태권도장은 1주일에 3회, 40분씩 가르치고 165달러를 받는다. 도장 안에는 자체적인 방과후교실까지 갖췄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래 극심한 경기침체 와중에 몇몇 태권도장이 문을 닫았지만 이 태권도장은 지금도 관원이 200명이 넘을 정도로 학부모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퓨리서치 센터가 부모 18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간 소득이 7만 5000달러 이상인 부모는 84%가 아이들이 체육활동에 참여하는 반면, 소득 3만 달러 이하는 그 비율이 59%에 그쳤다.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과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이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서도 연봉이 최소 7만 5000달러인 경우 37%가 체육활동을 즐긴다고 대답한 반면 2만 5000달러 미만은 15%만이 체육활동을 즐긴다고 대답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돼버린 패스트푸드는 운동 부족에 더해 심각한 비만 문제까지 초래한다. 이 교수는 “쇼핑몰에 가서 손님들 비만 정도만 보면 저소득층이 자주 찾는 곳인지 아닌지 대략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글 사진 애틀랜타·시카고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은행 노심초사… 보험사 학수고대… 증권사 좌불안석

    미국 금리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도 파급력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은행권은 변동금리 대출이 ‘폭탄’으로 돌아올까 노심초사다. 채권 투자로 수익이 늘 것으로 보이는 보험권은 그동안 초저금리로 까먹은 손실과 셈법을 맞추느라 분주하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까 좌불안석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550조 2000억원 가운데 70%(385조원)가 변동금리 대출이다. 지금은 변동이 고정보다 금리가 낮다. 당장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올릴 수밖에 없어 ‘역전’이 불가피하다.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이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는 추세다. 올 하반기 2%대까지 내려갔던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최근 3~4%대로 올랐다. 이날 공표된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1.66%로 전월(1.57%)보다 0.09% 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한두 달 전부터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금리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신규 대출 시 고정과 변동금리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따져 보는 고객 문의도 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베이비 스텝’(조금씩 천천히)으로 가겠다고 예고한 만큼 전문가들은 “1~2년 이내 상환이 가능하다면 변동, 3년 이상이면 고정이 낫다”고 조언한다. 담보(주택)가 있는 가계대출과 달리 마땅한 담보도 없으면서 덩치는 훨씬 큰 기업부채가 더 걱정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은 733조 9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4조 4000억원 증가했다. 한국 중장기 국채금리가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어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업계는 내심 미국의 금리 인상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금리 역마진이 목을 조여 와서다. 안정적인 국공채에 주로 돈을 넣었던 보험사들은 금리 인상이 자산운용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예정이율’(보험사가 보험료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하는 수익률) 상승으로 보험료가 떨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있다. 보험사 곳간이 넉넉해지면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하 혜택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다. 하지만 그간 역마진으로 손해를 많이 본 만큼 당장 보험료를 내기리는 어렵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증권업계는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한국 주식을 순매도하며 총 1조 80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신흥국 리스크가 부각되면 이탈 도미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으로 해석돼 외국인 투자 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는 주장도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지금 이순간,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잔뜩 찌푸린 하늘. 오락가락하는 안개비. 습기에 묻어 온 냉랭한 기운이 몸 구석구석에 스민다. 유럽의 겨울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날씨다. 하긴 고풍스러운 건물, 고통과 번뇌를 그린 조각들이 즐비한 곳에 모래알이 반짝일 정도로 햇볕이 쨍쨍하다면 그것도 좀 어색한 풍경이지 싶다. 도시에 스멀스멀 어둠이 내리면 파리한 낯빛의 사람들이 가로등 아래를 유령처럼 흘러간다. 발걸음의 방향은 대개 같다. 밝고 화사하고 왁자한 웃음이 있는 곳,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잿빛 도시의 탈출구와 같은 곳이다. 독일은 지금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가족, 연인, 친구들이 옛 음식 함께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자리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먼저 시작됐다는 옛 동독의 고도(古都) 드레스덴, ‘음악의 도시’이자 장벽 붕괴의 발원지였던 라이프치히 등을 돌아봤다. 독일은 맥주가 유명한 나라.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맥주를 볼 수 없다. ‘부어라 마셔라’보다는 지인들과 정을 나누며 조용하게 한 해를 갈무리하려는 뜻일 터다. 유럽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과 같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눈다. 그 매개체 노릇을 하는 게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말 그대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리는 장터다. 성당, 광장 등의 명소를 끼고 열려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11월 말쯤 시작돼 12월 23일께 끝난다. 독일어로는 바이나흐츠마르크트다. 크리스마스 마켓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독일 드레스덴과 뉘른베르크에서 처음 시작됐다는 것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드레스덴은 동화 같은 도시다. 아름다운 엘베 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뉘는데 드레스덴 성, 츠빙거 궁, 대성당 등 고풍스럽고 화려한 건물들은 대부분 구시가에 몰려 있다. 대가의 작품들로 치장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시간을 몇 백년쯤 거슬러 올라간 듯하다. 이 풍경을 두고 드레스덴 사람들은 흔히 ‘엘베 강 위의 플로렌스(피렌체)’라 부른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리는 지역별로 이름을 달리한다. 드레스덴에서 가장 유명한 마켓은 구시가 초입의 슈트리첼마르크트다. 1434년 시작됐으니 올해로 581번째 장터가 열린 셈이다. 크기는 달라도 마켓의 형태는 비슷하다. 대관람차가 돌아가고 주변으로 빨간 지붕을 인 상점들이 들어섰다. 가게에서 파는 건 주로 호두까기 인형 등의 장난감과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물, 수공예품, 양초 등이다. 독일의 명물 소시지와 케이크, 구운 견과류 등 다양한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지역과 규모는 달라도 모든 마켓에서 빠짐없이 파는 게 있다. 글뤼바인이다. 와인에 계피 등을 넣고 데운 전통 음료다. 저물녘이면 사람들이 글뤼바인 가게 앞으로 모여든다. 우리가 포장마차에서 어묵 국물을 홀짝이듯 독일 사람들은 차가워진 몸을 녹이기 위해 글뤼바인을 마신다. 글뤼바인의 알코올 도수는 그리 높지 않다. 덥히는 과정에서 알코올이 증발하기 때문이다. 글뤼바인을 담아 주는 컵은 도시마다 형태와 문양이 다르다고 한다. 차곡차곡 모아 두면 썩 괜찮은 기념품이 될 듯하다. 글뤼바인 한 잔 마셨으면 드레스덴의 숱한 명소들을 둘러볼 차례다. 들머리는 당연히 구시가다. 바로크 시대 건축과 미술의 중심지라는 상찬을 받는 곳이다. 한데 ‘영원한 공사장’이란 마뜩잖은 별칭으로도 불린다. 거기엔 사연이 있다. 2차대전 끝자락이던 1945년 2월, 1250대가 넘는 미국과 영국의 폭격기들이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건물의 높낮이는 사라졌고 도시는 잿빛으로 변했다. 당시 무시무시한 폭격은 이후 ‘융단폭격’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됐다. 종전 후 독일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벽돌 하나하나를 찾아내 복원했다. 건물 외벽에 검은빛의 옛 벽돌과 흰빛의 새 벽돌이 섞여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복원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영원한 공사장’이다. 하지만 별명 이면엔 드레스덴이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역설도 담겨 있다. 구시가에서 첫 번째로 맞는 드레스덴 성이 웅장하다. ‘르네상스 시대의 진주’라 불리는 건축물이다. 흰 벽돌 못지않게 많은 수의 검은 벽돌이 섞여 있다. 융단폭격의 와중에도 완파되는 비극만큼은 피했던 모양이다. 성 안의 보석박물관은 꼭 둘러보는 게 좋겠다. 여러 개의 방에 서로 다른 보물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알려진 건 보석방의 녹색 다이아몬드다. 크기가 무려 41캐럿에 달한다. 무굴제국 왕의 생일잔치를 묘사한 작품도 인상적이다. 5000개의 다이아몬드와 각각 500개의 루비, 에메랄드가 쓰였다고 한다. 전시된 보물들은 진품이다. 2차대전 동안 드레스덴 외곽 ‘작센의 스위스’ 국립공원에 보관된 덕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드레스덴 궁에서 대성당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슈탈호프다. 교통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 외벽엔 그야말로 압도적인 규모의 벽화가 조성돼 있다. 2만 4000여개의 마이센 자기 타일로 만든 벽화 ‘군주의 행렬’이다. 길이가 무려 101m에 이른다. 아우구스트 2세 등 35명의 작센 군주들이 말을 타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행렬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가 몰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었다니 한번 찾아보시길. 도로 건너는 츠빙거 궁전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힌다. ‘축제의 장소’라는 이름처럼 각종 연회가 열렸던 건물이다. 1710~1729년 지어졌으나 2차대전 때 완파됐고, 이후 20년 간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등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 도자기 박물관, 역사박물관 등이 입주해 있다. 아우구스트 왕의 심장이 묻혀 있다는 대성당, 독일에서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꼽히는 젬퍼 오페라 하우스 등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게 좋겠다. 프라우엔(성모) 교회 앞 마켓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프라우엔 교회는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2차 세계대전 등 굵직한 역사의 흔적이 깃든 루터파 개신교회로, 96m짜리 초대형 돔 건물이 인상적이다. 구시가의 여러 명소들 사이를 느릿느릿 걷다 마켓에 들러 독일식 주전부리로 요기를 하는 것도 좋겠다. 마켓은 엘베 강 위에 놓인 아우구스트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 노이슈타트에서도 열린다. 글 사진 드레스덴(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인천에서 라이프치히나 드레스덴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어느 지역에선가 한 번은 경유해야 하는데, 요즘 여행가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 터키 이스탄불이다. 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m/ko-KR)이 이스탄불을 ‘유럽의 허브’로 만들겠다며 유럽의 소도시에까지 항공편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항공은 전 세계 110개국 278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럽에서만 107개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그야말로 거미줄이다. 독일에선 1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이스탄불에서 라이프치히까지는 매일 운항한다. 3시간 30분 소요된다. 인천~이스탄불 구간은 매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여행 정보:독일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무려 150여개에 이른다. 독일관광청 홈페이지(www.germany.travel/kr/specials/christmas/christmas.html)에서 각각의 운영 시간과 링크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엘베 강을 따라 유람선이 오간다. 드레스덴의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넉넉한 주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 3시 아우구스트 다리 옆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어른 16유로.
  • ‘100원 택시’ 탄생의 비밀… 농림어업 총조사 있었다

    ‘100원 택시’ 탄생의 비밀… 농림어업 총조사 있었다

    요금이 단돈 100원인 택시가 있다. 버스가 오지 않는 농어촌 오지 마을에서 주민이 택시를 부르면 100원만 받고 버스 정류장이나 읍·면 소재지까지 태워 주는 농어촌 교통 복지 사업이다. 2013년 충남 서천군과 아산시에서 처음 시작돼 전남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어르신들이 읍내에 한번 나가려면 무거운 짐을 들고 멀리 떨어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했던 불편함을 해결해 준 이 효자 택시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통계청의 농림어업 총조사가 배경이다. 2010년 조사에서 전국 농촌 마을 3만 6498곳 중 3370곳(9.2%)에는 아예 시내버스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통계가 발표된 뒤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100원 택시를 도입했다. 5년마다 한 번씩 실시되는 농림어업 총조사가 다시 시작됐다. 통계청은 오는 15일까지 ‘2015 농림어업 총조사’를 한다고 1일 밝혔다. 농림어업 총조사는 100원 택시처럼 농어촌 현장에 딱 맞는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기초가 된다. 최근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되면서 농수산물 시장 개방 등 급변하는 농림어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도 이 조사에 기반을 둔다. 조사 항목은 농어촌 주민의 나이와 성별, 교육 수준, 농림어업 경력, 연 소득, 논·밭 면적 등이다. 농어민에게는 귀찮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조사를 끝내는 데 30분도 채 안 걸린다. 올해부터 인터넷 조사도 처음 도입됐다. 농어민의 편의를 위해서다. 겨울철에 재발할 수 있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의 전파를 걱정하는 축산 농가에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조사원의 방문을 꺼리는 점도 고려됐다. 인터넷 조사는 오는 6일까지다. 사전에 배부된 참여 번호를 이용해 농림어업 총조사 홈페이지(www.affcensus.go.kr)에 접속하면 된다. 인터넷이 낯선 고령자는 도시에 사는 자녀나 마을 이장에게 부탁하면 된다. 참여 번호를 모르면 콜센터(080-300-2015)에 문의하면 된다. 조사에는 통계청 직원 2400명과 조사원 2만 1000명이 투입된다. 들어가는 돈만도 207억원이다. 조사 대상이 100만 가구를 훌쩍 넘어서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큰 조사여서 조사원이 애를 먹는다. 특히 지역마다 사투리로 농수산물을 부르는 이름이 달라서 의사 소통도 쉽지 않다. 예컨대 홍어는 전북 군산에서는 ‘간재미’, 전남 목포에서는 ‘홍에’, 경북 영덕에서는 ‘가부리’로 불린다. 경남 마산에서 ‘고도리’, 전남 무안에서 ‘가라지’는 국민 생선 고등어를 말한다. 통계청은 조사원이 각 지역의 농수산물 방언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올리고 자료집도 나눠 줬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조사 결과는 농어촌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며 많은 농림어업인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고 부르는 낡은 계단, 안전하게

    사고 부르는 낡은 계단, 안전하게

    불규칙한 높이, 곳곳에 파인 홈 등으로 통행을 불편하게 했던 낡은 계단들이 친환경 계단으로 거듭났다. 서울 종로구는 지역 16개 골목길의 ‘친환경 계단 정비사업’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급경사 지대의 파손이 심한 계단들을 구조개선하고 보수하는 사업이다. 계단 노후화와 겨울철 결빙으로 인한 각종 사고 위험을 줄이고 도시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했다. 계단 소재는 화강석을 택했다. 친환경 소재로 기존의 콘크리트보다 덜 미끄럽고 겨울철에도 잘 깨지지 않는데다 따뜻한 질감까지 갖춰 일석이조 효과를 노렸다. 올해 친환경 계단 정비를 한 곳은 지봉로, 창신 6길, 명륜 3길, 통일로 12길 등 총 4곳으로 모두 200m 규모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계단 높이 15~17㎝, 넓이 30~37㎝를 적용하고 경사도를 일괄적으로 맞춰 조정했다. 구 관계자는 “노인 등 보행 약자를 배려한 핸드레일과 작은 화단들도 설치해 ‘걷기 쉽고, 걷고 싶은’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정비 대상 지역들이 대부분 좁은 골목길이고 주변에 노후된 건물이 많아 일부 주민들은 안전 등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구는 기존 건축물의 안전성과 통행 문제에 대해 지역마다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골목길 경관까지 개선해 사업을 진행한 곳마다 주민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앞으로도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친환경 계단을 점진적으로 조성해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관광버스 8대, 인도 꽉 메우고 ‘배짱 쇼핑’

    관광버스 8대, 인도 꽉 메우고 ‘배짱 쇼핑’

    지난 26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화장품 매장(사후면세점·Tax Refund) 앞. 줄지어 늘어선 대형 관광버스 10대에서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려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3층짜리 건물 옆에 마련된 주차장은 대형 관광버스 2대가 들어서자 꽉 찼다. 나머지 8대는 주차장 밖 인도를 떡하니 가로막거나, 도로 1개 차선을 수십미터가량 길게 점령하고 있었다.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가 인근 600m 거리에 있는데도 소용없었다. 관광버스 기사는 “여행사들마다 거래하는, 홍삼·화장품 판매하는 매장과 음식점들이 따로 있다”며 “우리는 여행사 가이드가 가자는 곳에 가서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동교동 삼거리 부근의 유커 전용 홍삼 매장 직원 A씨는 “하루 평균 600여명의 유커가 방문해 경찰에 자주 신고가 되지만 장사를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눈에 띄게 감소했던 유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으면서, 사후면세점 인근 지역마다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후면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3만원 이상의 물품을 구매하면 출국할 때 공항에서 부가가치세(10%)와 개별소비세(5~20%) 등을 환급해 주기 때문에 유커 전담 여행사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 29일 마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6~9월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월평균 343건. 1~5월 월평균 단속 건수인 1320건의 26% 수준으로 줄었다가, 유커들이 늘면서 지난달엔 1012건으로 올라섰다. 인근 상권의 시름은 다시 깊어졌다. 서교동 화장품 매장 바로 옆에 위치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유커들이 타고 오는 대형버스가 1년 내내 매장 앞을 가로막고 있다”며 “한 대당 30분~1시간 정도 주정차하지만 하루에 200~300대는 온다”고 설명했다. 연남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연남, 연희동 일대엔 2차선 비보호 좌회전 도로가 밀집돼 있어, 대형 버스들 탓에 다른 차량들이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마포구청과 서울시에서는 성산동 월드컵경기장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도록 관광버스를 안내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비현실적이라고 냉소한다. 한 면세업체 관계자는 “쇼핑 시간이 30분 정도인데 왕복 30분이 넘게 걸리는 월드컵경기장 공용주차장에 관광버스를 세우라는 대안은 말도 안 된다”며 “실질적인 교통량을 조사해서 임시로 관광버스 주차장을 허용해 줘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내년부터 사후면세점에서도 물품 구입 시 곧바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외국인 관광객 특례규정’ 개정안이 입법예고됨에 따라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똑 소리 나는 김장법] 전국구 고추 열전

    [똑 소리 나는 김장법] 전국구 고추 열전

    ‘청양고추’만큼 뜨겁고 오랜 논쟁을 부른 농산물이 있을까. 요즘은 ‘매우 매운’ 것을 뜻하는 고추와 뭉뚱그려 부르지만 청양고추를 여전히 최상품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람이 적잖다. 충남 청양군과 경북 청송·영양군은 청양고추의 원산지와 명칭 유래를 놓고 수십년 동안 원조 논쟁을 벌였다. 김장철이 다가오면 더욱 치열했다. 최근 들어 청송·영양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청양군 관계자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종묘상들이 고추 재배 면적이 더 큰 청송·영양에 힘을 실어 줘 그런 것뿐이지 원조는 우리 지역”이라고 확신에 찬 말로 주장, 원조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다른 곳도 지속적으로 애를 써 품질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고추의 군웅할거 시대를 열었다. 지역마다 대표 고추를 갖는 평준화 시기를 맞은 것이다. ●충남 청양고추 장강훈 청양군 원예특작계장은 “전국 생산량의 2.5%에 불과하지만 매년 8월 말부터 3일간 열리는 청양고추축제에서 형성된 가격이 전국 고추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자부했다. 그는 “우리 청양고추는 좀 비싸게 팔린다”고 덧붙였다. 청양고추는 향이 짙고 빛깔이 좋다. 캡사이신 비율도 높다.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 자락 등에서 길러 무공해다. 청양은 일교차가 커 고추 껍질이 두껍고 단맛이 더 난다. 자갈이 많아서 배수가 잘돼 병도 잘 걸리지 않는다. 이른바 ‘땅심’이 깊고 뿌리가 잘 뻗어 최상급 품질을 유지시켜 준다. 4000개 농가가 연간 3000t의 고추를 생산한다. 청양농협 고추가공공장에서 ‘칠갑마루 명품 고춧가루’라는 브랜드로 출시하지만 청양읍 내 고추시장에서도 판매한다. 김장철이면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 5일장으로 열리는 이 시장은 온종일 북적거린다. 고추가공공장(041-942-3186). ●경북 영양고추 경북은 전국 최대 고추 주산지다. 지난해 생산량이 3만 411t으로 전국 8만 5068t의 35.5%를 차지하지만 으뜸은 ‘청양고추 논쟁지’인 영양군 것이다. 영양군 일월·수비면 일대 57만여㎡는 ‘고추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영양은 청양군과 마찬가지로 일교차가 크고 경사지 토질이 참흙이어서 고추 재배에 적격이다. 고추 또한 비타민A·C와 캡사이신이 많고 매운맛과 단맛이 잘 조화돼 있다. 껍질이 두껍고 색도도 좋다. 산풀 퇴비 등을 이용한 유기농업, 저농약으로 재배한다. 전국 처음으로 소형 터널에서도 많이 재배한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영양군의 빛깔찬 고춧가루가 신맛 성분이 낮고 유리당이 많다고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주최하는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1992년부터 올해까지 19차례나 채소양념 분야 대상 등을 휩쓸었다. 영양군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판촉도 한몫했다. 매년 8~9월 중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을 연다. ‘빛깔찬 영양김장축제’도 개최한다. 좀 비싸도 서울과 수도권 소비자들이 불티나게 구입한다. 권영택 영양군수는 “수년 전부터 영양고추 명품화 사업을 추진한 게 경쟁력을 더 높였다”고 자랑했다. 영양고추유통공사(054-680-9000). ●전북 임실고추 전북 임실군의 대표 먹거리가 고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 품평회에서 임실 건고추가 11년 연속 대상 등을 받은 게 이를 입증한다. 해발 250~300m 산간에서 기른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시간도 다른 지역보다 188시간 길다. 열매가 튼실하고 표피가 두꺼워 고춧가루가 많이 나온다. 맛과 향, 빛깔도 뛰어나다. 청정 지역에서 길러 농약 사용이 적은 친환경 고추다. 순한 것에서 강한 것까지 다양하고 당도도 높아 김치를 담거나 음식물에 넣으면 맛을 배가시킨다. 임실군과 농협, 1600개 농가가 참여한 전북동부권고추는 독일산 파쇄기, 살균기 등 첨단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위생 고춧가루를 만든다. 출하 과정이 엄격하다. 자외선 살균과 금속검출기 등을 통과해야 포장에 들어간다. 고지대인 진안·고창·부안·김제 고추도 임실 못지않다. 전북은 2014년 1만 737t의 고추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12%가 넘는 고추 주산지다. 전북동부권고추(063-643-8949). ●충북 음성·괴산고추 두 자치단체 모두 매년 8월과 9월 각각 고추축제를 연다. 음성군 고추밭은 배수가 잘되는 사질 토양에 주로 많이 있다. 충분한 일조량과 적정한 밤낮 일교차도 고추 재배에 적합하다. 이곳 고추 또한 매운맛과 향이 강하고 껍질이 두꺼워 고춧가루가 많이 나오는 장점이 있다. 색깔이 곱고 선명하다. 농민이 꼼꼼히 세척한 뒤 태양열로 건조하는 등 정성을 다한 후 ‘음성 청결고추’란 고유 브랜드를 붙여 전국으로 나간다. 소비자가 뽑은 세계명품브랜드 대상 3년 연속 수상 등 수상 경력도 적잖다. 괴산고추는 해발 250m의 산간 고랭지에서 주로 기른다. 일교차가 크다. 향과 맛 등 고추의 장점을 다 갖고 있다. 고추는 대학찰옥수수와 함께 괴산군이 가장 자랑하는 대표 작물이다. 괴산장터(043-1544-8913), 음성장터(080-222-2945). ●강원 영월고추 강원 영월 지역은 석회질 충적토가 발달했다. 물 빠짐이 좋고 각종 미네랄도 풍부하다. 석회질 토양은 또 중금속 흡수를 억제한다. 이 때문에 고추 뿌리와 잎줄기가 튼튼해져 품질을 높인다. 산악이 많아 고추밭이 주로 일교차가 큰 해발 200~400m에 있다. 이런 고추 재배 명당에서 자라 씨알이 크고 품질이 좋다.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과 캡산틴, 단맛을 내는 유리당이 많은 게 특징이다. 매운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진 고춧가루는 거의 고급 김장용 김치 등에 사용된다. 재배 과정도 특이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추밭 고랑에 피복용 차광막을 설치해 기른다. 고추에 흙탕물이 튀는 것을 막아 청결 상태를 유지하고 병해충을 예방하려는 방책이다. 영월농협 고추가공사업소(033-372-2250). ●전남 고추들 전남은 22개 시·군 전역에서 고추를 기르지만 바다를 끼고 있는 영광·고흥·해남산이 유명하다. 소금기가 실린 해풍을 맞고 자라 병해충에 강하고 몸통이 튼실하다. 매콤하고 단맛이 진하다. 영광의 태양초는 주로 기계로 고추를 말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온도가 높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10여일 정도 햇볕에 말리는 게 특징이다. 자연산 고유의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전남 지역 고추 재배 면적은 6194㏊로 전국 18%를 차지한다. 고흥군 하나영농조합법인(061-843-9876). 청양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영양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플랜코리아와 KDB대우증권 필리핀, 인도네시아서 세이프스쿨사업 진행

    플랜코리아와 KDB대우증권 필리핀, 인도네시아서 세이프스쿨사업 진행

    임직원봉사단이 방문해 봉사활동 진행 국제구호개발 NGO플랜코리아는 KDB대우증권 임직원 봉사단과 함께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세이프스쿨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최근 밝혔다. 세이프스쿨은 플랜코리아와 한국국제협력단, KDB 대우증권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Business Partnership Program (BPP, 구. PPP, 글로벌CSR프로그램)이다. 빈곤국 재해위험지역마을의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학생들에게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현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 세이프스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플랜코리아와 KDB대우증권 봉사단이 활동을 벌인 곳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960㎞ 떨어진 누사 텡가라 티무르주 내 티모르 텡가 셀라탄 지역과 필리핀 비콜지역 마스바테 주만다온 자치행정구와 팔라나스 자치행정구의 세이프스쿨이다. 인도네시아 티모르 텡가 셀라탄 지역의 경우 작년 1차년 사업을 완료 후, 현장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지난 2월부터 3개년 세이프스쿨 사업이 진행 중이다. 오는 2018년까지 진행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티모르 텡가 셀라탄 지역의 14개 마을 15개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사업이 추진되며, 약 2200여 명의 학생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KDB대우증권 임직원 봉사단은 11월 23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문화교류 활동과 기업의 재능을 살린 경제교육과 미술교육, 학교 개보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KDB대우증권의 인도네시아 방문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으로 현지 법인장 및 직원들도 함께해 그 의미를 더했다. 또한 이들 학교와 지역에서 재해재난교육을 통해 재해재난대처능력을 향상시켜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필리핀에서도 세이프스쿨 봉사활동이 진행되었다. 필리핀 역시 재해재난에 취약한 국가로 본 사업을 통해 3개년 동안 비콜지역 마스바테 주만다온 자치행정구와 팔라나스 자치행정구의 4개 중고등학교에 17개 교실 건축 및 기자재가 지원된다. 또한 지역주민과 학생, 교사들을 대상으로 재난에 대비한 위험관리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하며, 재난대응 위원회를 조직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1차년 사업 대상지인 마스바테 주, 만다온 지역의 란탄간 중등학교를 방문해 KDB대우증권의 재능을 살린 경제교육과 벽화그리기, 미술교육, 미니올림픽 등 문화교류 활동을 진행했다. 한편 KDB대우증권에서는 세이프스쿨 사업 활동 중 하나로 세이프스쿨 게임을 5개 언어 (영어, 중국어, 인도네시아 바하사어, 캄보디아 크메르어, 필리핀 따갈로그어)로 사용이 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현재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플랜코리아의 관계자는 “이번 세이프스쿨 프로젝트는 재난의 위험에 노출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학생, 교사 및 위원회 회원들 대상의 교육을 진행해 재해대비활동에 대한 지식을 향상 시키고, 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해당 지역의 세이프스쿨 데이터를 구축해 재난과 재해에 대비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지방정부 및 교육 당국과 공유해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플랜코리아는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국제 NGO 플랜의 한국위원회로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한 문화교류사업, 환경개선사업, 의료,보건사업, 교육사업, 생계유지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똑소리 나는 김장법] (상) 전국 배추의 맛

    [똑소리 나는 김장법] (상) 전국 배추의 맛

    김장의 핵심은 배추다. 단단하고 맛 좋은 ‘100일 배추’를 잘 골라야 김장에 성공한다. 특히 김치냉장고에서 1년 묵힌 잘 익은 김치를 늦가을까지 먹으려면 더욱 그렇다. 영농 기술의 발달로 배추의 품질이 평준화됐다지만 지역마다 기후와 토양 등 재배 여건이 다르고 품종도 달라 전국 배추 주산지마다 특징이 있다. 요즘 많이 찾는 절임배추 역시 농민들의 노하우와 생산 과정이 다르고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이다. 올해는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는 배추를 꼼꼼히 따져 봤다. 해남 배추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전남 해남 배추는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기후 조건 때문에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한반도 서남쪽 끝 모서리에 자리잡은 해남의 논과 밭들은 야트막한 황토 구릉에 펼쳐진 붉은 비단처럼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한반도 최남단에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해양성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적당한 해풍 등 최적의 기후를 갖고 있다.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겨울에도 초목이 마르지 않고 벌레가 움츠리지 않는 곳이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해남은 환경과 기후가 좋다. 이런 환경에서 재배한 해남 배추의 가장 큰 특징은 90일 이상의 배추만을 수확하는 것이다. 배춧속이 노랗게 꽉 차 있다. 한겨울에도 낮이 따뜻해서 아삭하고 단 맛을 낸다. 또한 땅끝마을의 해풍을 머금고 자라기 때문에 배춧잎의 탄력성이 다른 곳보다 훨씬 좋다. 씹히는 맛과 시원한 맛도 일품이다. 배추 고유의 향미와 당도도 살아 있다. 배추가 단단해 오래 보관해도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눈을 맞으며 겨울을 이겨내는 해남 겨울 배추는 추워지는 시기에 자라 조직이 치밀하다. 부안 배추·고창 배추 전북 고창과 부안 배추 역시 황토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배추다. 맛이 달고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다. 속도 꽉 차 있고 병충해가 적다. 농약도 적게 쓰는 ‘저농약 친환경 배추’다. 주로 수도권 농산물시장으로 출하된다. 부안 ‘천년의 솜씨’ 김형기 대표는 “해풍 맞고 자란 배추는 육질이 단단하면서 부드럽고 김치가 익은 뒤에도 아삭거려 소비자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1번지 ‘완주 용진농협의 절임배추’도 도시 소비자에게 인기다. 로컬푸드 절임배추는 세척과 포장, 배달 과정을 농협에서 위생적으로 관리해 주부들의 신뢰가 높다. 배추를 절이는 소금물도 재사용하지 않아 균일한 맛을 보장한다. 택배 서비스도 직원들이 직접 하기 때문에 친절도가 높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 고랭지 배추로 유명한 강원 지역 김장용 가을 배추의 재배 면적은 전국의 5~6% 정도다. 강원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추는 생육 기간이 짧고 일교차가 커 배추의 육질이 단단하다. 이 때문에 무르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다른 지역 배추보다 조직감이 치밀하다. 수분이 95%이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섬유소가 풍부해 장운동 촉진에 좋은 대표적인 채소로 알려져 있다. 겨울이 빨리 찾아 오는 탓에 다음달 초순까지 출하를 모두 마친다. 서산·괴산·태안반도 절임배추 충남 서산 지역 절임배추로는 황토밭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잎이 억세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배추를 사용한다. 또한 칼슘과 미네랄이 풍부한 가로림만 청정 해수나 서해에서 생산한 천일염을 사용해 절인다. 좋은 재료들이 만나다 보니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좋다. 현재 청정 해수를 이용해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업체 3곳이 영업한다. 소금물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마을 단위 및 소규모 농가는 5곳이다. 현재 업체별로 하루 평균 200상자가량을 배송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김장 시기인 이달 마지막 주에서 다음 달 첫째 주까지는 배송량이 2~3배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심현택 시 농정과장은 “편리한 김장 준비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믿음 때문에 해마다 주문이 늘고 있다”며 “절임배추가 새 소득원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태안반도의 깨끗한 바닷물로 절인 절임배추도 인기가 많다. 태안 바닷물 절임배추는 청정 바닷물을 이용해 전통 방식대로 배추 숨을 죽여 하루 동안 절인다. 일반 소금으로 배추를 절일 경우 소금에 따라 김치가 짜거나 쓴 맛이 나는 반면 바닷물 절임배추는 간이 배추에 골고루 스며 김치 맛이 고소하고 입맛에 따라 양념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충북 괴산 절임배추도 좋은 품질을 자랑하며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괴산 지역은 일교차가 크다 보니 배추 자체의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계분과 천연 영양제, 여름 내내 길렀던 옥수숫대 등을 거름으로 사용한다. 토양이 비옥해 배추 생산에 적합하다. 자동 절단기를 통해 깔끔한 작업을 거친 배추를 청정수 지역으로 꼽히는 괴산의 깨끗한 물과 국내산 천일염으로 절인 뒤 3번 씻어내 위생적이다. 괴산 지역이 국토 중앙에 위치해 전국 어디나 빠르게 배송한다는 점도 엄청난 경쟁력이다. 괴산군은 1998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절임배추를 시작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등으로 수출도 한다. 지난해에는 사리면의 김규왕씨가 출품한 ‘시골절임배추’가 23회 전국 으뜸농산물 한마당행사 품평회에서 가공 분야 최우수에 선정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았다. 괴산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해남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똑소리 나는 김장법] 절임배추, 배달 직후엔 따로 씻지 않아도 OK

    [똑소리 나는 김장법] 절임배추, 배달 직후엔 따로 씻지 않아도 OK

    절임배추를 구매해 김장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하니 설문에 참여한 895명 가운데 30.9%인 277명이 절임배추를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절임배추를 사용하는 주부들은 절임배추를 씻어 사용할 것인지, 그냥 사용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절임배추를 구매해 당일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고 권장한다.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고 실온에서 보관하면 위생 지표 세균인 대장균군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구매 후 하루가 지나면 반드시 씻은 후 김장해야 한다. 최근 한 기관의 설문 결과 절임배추 소비자의 78%는 구매 후 즉시 사용했으나 22%는 1일 이상 보관 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 실험 결과 3회 정도 씻으면 세척 전과 비교해 세균 수는 95%, 대장균군은 93% 감소했다. 그러나 너무 많이 세척하면 절임배추가 상할 수 있어 세척 횟수는 3회를 넘지 않아야 한다. 세척할 때는 절임배추를 물에 담가 손가락으로 배추의 뿌리 부분과 잎 사이를 가볍게 문질러 씻은 후 물로 2회 헹구는 것이 좋다. 구매 후 바로 사용할 경우는 따로 씻지 않아도 된다. 김순한 식약처 연구관은 “시중에 유통 중인 500곳의 절임배추를 대상으로 구매 직후 위생 상태를 검사했더니 세척하지 않고 사용해도 괜찮다고 나타났다”며 “그래도 걱정이 되면 한 번만 세척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의 ‘우리농산절임배추’ 이달수 대표는 “김장하는 날에 맞춰 집에 절임배추가 도착하도록 주문하는 게 가장 좋다”며 “남은 절임배추는 고춧가루, 깨소금 등의 양념을 넣고 겉절이를 해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절임배추는 보통 20㎏ 한 상자에 보통 7~8포기가 들어간다. 가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 상자에 3만원 내외다. 태안 ‘만리포바닷물절임배추’는 택배비를 포함해 20㎏ 한 상자가 4만원이다. 12월 초까지 주문할 수 있다. 서산 우리농산물절임배추(041-664-5632), 태안 만리포바닷물절임배추(041-672-8830), 괴산 자연한포기 절임배추(043-833-3500), 완주 로컬푸드 절임배추(063-243-7062).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女러분을 위한 행복·안전 마을

    대전 서구가 여성친화도시 사업에 힘쓰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서구를 대전의 첫 여성친화도시로 지정했다. 서구는 대전의 강남 격인 둔산동, 정림동을 비롯한 원도심, 도안신도시, 기성동을 비롯한 농촌권 등 4개 지역으로 나뉠 정도로 권역이 다양하다. 인구도 대전에서 가장 많다. 장종태 서구청장은 “권역이 여럿으로 지역마다 특색이 있지만 여성 문제는 공통적이고, 이는 어린이와 장애인 등 다른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는 것이어서 신경을 더 쓴다”며 “여성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는 곧 도시경쟁력과 삶의 질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친화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여성 70여명으로 서포터스를 만든 뒤 현장을 찾아가 유모차 진입이 힘든 공중화장실 턱과 폐쇄회로(CC)TV 미설치 등 위험요소를 조사해 개선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성친화 행복마을’도 만든다. 현재 공사 중인 곳은 도마동 배재대 후문 마을이다. 골목길이 후미지고 쓰레기가 쌓이는 등 방치돼 불량배 출몰 가능성이 높은 위험지대다. 구는 이곳에 보도블록을 새로 깔고, 벤치와 가로등을 설치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주 오가게 해 여성들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구는 또 태권도 도장과 손잡고 ‘여성안전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주 2회씩 10주간 4개 도장에서 80명의 여성이 호신술을 배웠고, 지난달부터 8개 도장에서 116명이 배울 정도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장 구청장은 “건물을 신축할 때 여성들이 참여해 보완하는 등 여성의 눈으로 도시를 디자인하도록 이끌겠다”면서 “한전 등 유관기관도 적극 참여하도록 해 여성이 위험하고 불편하지 않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파리 연쇄 테러] “역마다 의문의 박스·가방에 대피소동… 긴장 속 일상복귀”

    [파리 연쇄 테러] “역마다 의문의 박스·가방에 대피소동… 긴장 속 일상복귀”

    너무 놀라 잠을 설쳤다. ‘13일의 금요일 밤’에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끔찍한 동시다발 테러 때문이다. 파리에 산 지가 벌써 20년이 가까워 오지만 이런 참담한 상황을 겪기는 처음이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가족들과 “13일의 금요일이었는데 깜박하고 복권을 안 샀네” 하며 농담을 주고받았는데 그 말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끔찍한 재앙이 파리 곳곳에서 벌어졌다는 뉴스가 텔레비전에서 흘러 나오다니, 믿기지 않았다. 한국에서 오는 안부 전화를 받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입으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안절부절못하며 괜스레 집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순식간에 변을 당한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다. 모든 공공기관이 문을 닫았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평범했던 일상이 재앙으로 바뀌었음이 서서히 피부로 다가왔다. 16일 월요일이 돼 마음을 추스르고 오스만대로에 있는 사무실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월요일인데 거리에 사람들과 차량은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보니 평소보다는 승객이 좀 많은 편이다. 아무래도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는 것이었다.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한결같이 무표정하게 굳어 있었다. 눈동자도 텅 비어 공허해 보였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음이 역력했다. 월요일 오전에 건물 관리 사무실에서 메시지가 왔다. 낮 12시에 1분간 희생자들을 위한 침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니 입주자들은 11시 50분에 1층 로비로 모여 달라는 내용이었다. 평소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입주자들도 서로 눈인사만 주고받으며 모였다가 12시를 알리는 동시에 1분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점심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로 때웠다. 파리 날씨는 흐렸고 사무실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작은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평소 유모차를 끄는 주부들과 점심시간에 잠깐 해바라기를 하는 직장인들, 그리고 시민들이 있었던 곳인데 텅 비었다. 프랑스는 한 주가 시작된 월요일에 역마다 정체 모를 박스나 가방들 때문에 이유 없이 경보음이 울리고 대피하는 등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군인들이 총을 들고 거리에서 순찰 도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했다. 안전한 곳은 아무 데도 없다. 학교도, 직장도, 백화점도, 박물관도 다 열었지만 사람들은 말없이 움직인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가장 힘든 사람들은 희생자 가족들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조르주퐁피두병원 등에서 400명 가까운 부상자들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고생이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버스를 탔다. 오후에 붐비지 않았던 버스인데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 참사를 겪고 테러의 위협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서로 위로하면서 숨지 말고 용기 내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파리 사람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보니 평소 시간마다 화려한 조명을 밝히던 에펠탑이 파란색, 흰색, 빨간색의 삼색으로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프랑스인이 소중하게 여긴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에펠탑은 세계에 웅변하고 있었다. 정리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1. 지난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자신이 지원했던 대학의 논술고사를 포기하려던 김모(18)양은 14일 갑자기 시험을 치르느라 곤욕을 치렀다. 입시업체가 공개했던 ‘등급 컷’(커트라인)을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 수능 가채점 결과 김양의 영어 영역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원점수)이었다. 당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1등급 컷은 95~97점. 국어 A 영역마저 망친 터라 김양은 지원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논술고사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13일 오후부터 입시업체의 등급 컷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4점까지 내려왔다. 이대로라면 김양은 1등급이다. “마무리 준비를 못하는 바람에 더 못 본 것 같아요. 입시업체들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2. 대입 지도만 20년 넘게 해 온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 다음날인 13일 진땀을 뺐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학생 수십명이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갖고 14~15일 대학의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수능이 교육부의 말과 달리 어렵게 나와서인지 입시업체들의 등급 컷 수치가 제각각이었어요. 심한 경우 등급별로 5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제각각인 정보로 상담을 하려니 ‘장님’이 된 느낌이었죠.”  수능 종료 후 첫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면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입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예상 외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원점수별 수능 등급을 가리키는 등급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각 입시업체가 내놓은 ‘12일 수능 직후’와 ‘15일 오후’의 등급 컷을 비교분석한 결과 3일간 등급 컷이 큰 폭으로 출렁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경우 수능 직후 “영어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됐다”며 1등급 컷을 97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15일 오후 3시 등급 컷은 94점으로 3점이나 낮췄다. B사 역시 수능 직후엔 영어 1등급 컷을 97점이라고 발표했지만 15일에는 94점으로 내렸다. 이 업체는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B 영역의 1등급 컷을 100점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B사의 수학 B 영역 1등급 컷은 96점이다. C사는 다른 입시업체들과 달리 국어 B형의 1등급 컷을 93점에서 94점으로 올리고 수학 A는 93점에서 94점으로 1점씩 높였다. 다른 업체들이 1등급 컷 점수를 낮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종찬(휘문고 교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전략기획부장은 “수능이 끝난 직후 10개 정도의 입시업체가 저마다 등급 컷을 발표하는데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1, 2점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에서 등급 컷 점수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 일선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이 커질수록 학생을 비롯해 교사는 사교육 업체들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업체의 등급 컷은 수험생들이 수능 직후 각 입시업체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고 입시업체가 이를 취합해 만들어진다. 수능 직후부터 다음날까지만 적게는 5000명, 많게는 5만여명이 자신의 점수를 입력한다. 입력하는 학생이 점차 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수능 직후 수십곳의 대학이 잇달아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을 잘 봤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험생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입시업체의 등급 컷을 예상하고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에 집중할지 아니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할지를 불과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해야 한다. 김진훈(숭의여고 교사) 좋은교사 진학교사연구회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대학들이 경쟁 대학과 다른 날 논술고사를 보려고 눈치 경쟁을 심하게 벌이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교육부가 지침 등을 통해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를 수능 직후에 치르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등급 컷 3일새 ‘출렁’… 입시 전략은 ‘덜컹’

    #1. 지난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뒤 자신이 지원했던 대학의 논술고사를 포기하려던 김모(18)양은 14일 갑자기 시험을 치르느라 곤욕을 치렀다. 입시업체가 공개했던 ‘등급 컷’(커트라인)을 믿었던 게 화근이었다. 수능 가채점 결과 김양의 영어 영역 점수는 100점 만점에 94점(원점수)이었다. 당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1등급 컷은 95~97점. 국어 A 영역마저 망친 터라 김양은 지원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논술고사를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13일 오후부터 입시업체의 등급 컷 수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4점까지 내려왔다. 이대로라면 김양은 1등급이다. “마무리 준비를 못하는 바람에 더 못 본 것 같아요. 입시업체들이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요.” #2. 대입 지도만 20년 넘게 해 온 서울 강남구의 한 고교 3학년 부장교사는 수능 다음날인 13일 진땀을 뺐다. 학생들과 상담을 하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학생 수십명이 자신의 가채점 점수를 갖고 14~15일 대학의 논술고사에 응시해야 하는지를 물었지만, 제대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수능이 교육부의 말과 달리 어렵게 나와서인지 입시업체들의 등급 컷 수치가 제각각이었어요. 심한 경우 등급별로 5점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제각각인 정보로 상담을 하려니 ‘장님’이 된 느낌이었죠.” 수능 종료 후 첫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면접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깜깜이’ 입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예상 외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입시업체들이 내놓은 원점수별 수능 등급을 가리키는 등급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5일 서울신문이 각 입시업체가 내놓은 ‘12일 수능 직후’와 ‘15일 오후’의 등급 컷을 비교분석한 결과 3일간 등급 컷이 큰 폭으로 출렁거린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경우 수능 직후 “영어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됐다”며 1등급 컷을 97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15일 오후 3시 등급 컷은 94점으로 3점이나 낮췄다. B사 역시 수능 직후엔 영어 1등급 컷을 97점이라고 발표했지만 15일에는 94점으로 내렸다. 이 업체는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B 영역의 1등급 컷을 100점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B사의 수학 B 영역 1등급 컷은 96점이다. C사는 다른 입시업체들과 달리 국어 B형의 1등급 컷을 93점에서 94점으로 올리고 수학 A는 93점에서 94점으로 1점씩 높였다. 다른 업체들이 1등급 컷 점수를 낮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렇다 보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종찬(휘문고 교사)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전략기획부장은 “수능이 끝난 직후 10개 정도의 입시업체가 저마다 등급 컷을 발표하는데 결과가 제각각이어서 혼란이 극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1, 2점을 가지고 다투는 상황에서 등급 컷 점수가 큰 폭으로 차이가 나 일선 교사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이런 혼란이 커질수록 학생을 비롯해 교사는 사교육 업체들에 더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입시업체의 등급 컷은 수험생들이 수능 직후 각 입시업체 홈페이지에 자신들의 가채점 결과를 입력하고 입시업체가 이를 취합해 만들어진다. 수능 직후부터 다음날까지만 적게는 5000명, 많게는 5만여명이 자신의 점수를 입력한다. 입력하는 학생이 점차 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지지만, 수능 직후 수십곳의 대학이 잇달아 수시 논술고사를 치르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수능을 잘 봤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수험생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입시업체의 등급 컷을 예상하고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에 집중할지 아니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모집에 지원할지를 불과 하루 이틀 만에 결정해야 한다. 김진훈(숭의여고 교사) 좋은교사 진학교사연구회 대표는 이런 문제에 대해 “대학들이 경쟁 대학과 다른 날 논술고사를 보려고 눈치 경쟁을 심하게 벌이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교육부가 지침 등을 통해 대학의 수시 논술고사를 수능 직후에 치르지 않도록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어 과학지문·영어 34번 ‘진땀’… 영역별 고난도 2~5개씩

    국어 과학지문·영어 34번 ‘진땀’… 영역별 고난도 2~5개씩

    ‘물수능’ 논란 속에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영역마다 수험생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고난도 문제들이 2~5개씩 출제됐다. 영역별로 수험생들의 점수와 등급을 가를 만한 강한 변별력의 문제들을 꼽아 봤다. ●국어 A형 11·18번 - B형 30번 ‘난감’ 1교시 국어영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A형은 11·18번 문항, B형은 30번 문항이 꼽혔다. A형 11번은 음운변동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답을 선택하는 문법 문제다. 18번 문항은 ‘돌림힘’의 개념을 설명하는 과학 지문을 읽고 보기문에 나오는 예시에 이를 적용해야 하는 문제다. 김용진 동대부속여고 교사는 “11번을 풀기 위해선 음운변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돌림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 18번 문항은 학생들에게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B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힌 것은 30번이다. 30번은 ‘운동하는 물체’와 관련된 과학 지문을 읽고 중력, 부력, 항력의 내용을 파악해 보기문에 적용하는 문제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지문 안에 중력, 부력, 항력에 대한 개념 설명이 있지만 학생들이 이 개념을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울뿐 아니라 보기문에 나오는 예시까지 이해해 적용해야 한다”며 “학생들로서는 상당히 어려워 많은 시간을 소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학 고난도, 여러 개념 복합 출제해 2교시 수학영역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A형은 21·28·30번 문항, B형은 21·30번 문항이 꼽혔다. 수학 교사들은 그동안 별도로 분리돼 출제됐던 수학 개념들이 하나의 문제에 복합적으로 등장하면서 수험생들이 풀이에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A형 21번 문제는 주어진 조건에서 중근을 찾는 문제다. 28번은 주어진 두 조건에 맞춰 함수를 구하고 이 함수식을 바탕으로 하나의 접선 방정식을 구하는 문제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28번에 대해 “미분계수의 기본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다면 함수를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학 B형에서는 마지막 30번이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 꼽혔다. 30번은 특정 조건에서의 2차 방정식 문제다. 김태균 충남고 교사는 “종합적으로 식을 이용해 함수를 찾아내는 과정을 그동안 냈던 문제와 다르게 낸 듯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30번 외에 21번 문제도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사는 “우함수와 역함수, 미분법을 같이 사용해 풀어야 하는 문제로 기본 개념을 이용해 식을 만들고 이를 풀어내야 한다”며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해 없이 외우기만 한 학생은 문제를 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 지난해처럼 전체적으론 평이 영어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EBS 연계 문항이 아닌, 34번과 38번이 상위권을 변별하는 고난도 문제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34번 빈칸 추론 문제는 영·미 시인들에 대한 내용으로 시적인 주제를 과거에는 세속적 불멸성에서 잡았는데 점차 대중이 원하는 내용을 많이 포함해 대중의 지지를 많이 얻었다는 것으로, 독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38번 문장 삽입 문제는 돈은 수단이 아니라는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문장 확인 문제가 EBS 연계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어렵게 느껴 오답이 많았다. 이번에는 연계도 아니고 철학적인 문제라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강호인 “전·월세 상한제 부작용 커”

    강호인 “전·월세 상한제 부작용 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전·월세 상한제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은 단기적으로 임대료가 급등하는 문제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임대주택 스톡(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고 오히려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주택 공급이 과잉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편차가 있다.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전·월세 문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은 없다”면서도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복주택을 비롯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주거급여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해 중산층이 장기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비롯한 도시첨단산업단지의 조성을 확대하고 노후산업단지를 지역 경제의 혁신거점으로 재창조하겠다”고 공약했다. 강 후보자는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었던 지난 9월 호텔롯데 사외이사로 선임돼 대정부 로비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궁에 “대정부 로비스트는 안 한다는 전제로 수락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가 된 5·16 군사정변에 대한 평가를 내려 보라는 요구에는 “헌법 가치가 훼손됐다는 대법원과 헌재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여야 이견 없이 속전속결로 채택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이날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단독] 檢, 조희팔 사망 현장에 있던 ‘3의 인물’ 진술 확보 3년 만에 재수사 ‘뒷북’

    [단독] 檢, 조희팔 사망 현장에 있던 ‘3의 인물’ 진술 확보 3년 만에 재수사 ‘뒷북’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씨 사망 현장에 있던 제3의 인물의 범죄자금에 대해 3년 만에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조씨 은닉자금의 출처와 용처를 규명하고 ‘생존설’ 여부를 검토한다는 검찰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범죄자금에 대한 수사 단서를 2012년에 이미 확보했음에도 덮어 두다 조씨의 최측근인 강태용(54)씨 검거 후에야 실체 규명에 나선 것으로 보여 ‘뒷북 수사’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이날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대구지검은 최근 부산지역 사업가 김모(52)씨와 그에게 투자한 조씨의 범죄수익금에 대해 본격적인 재수사에 나섰다. 김씨는 2011년 12월 조씨 사망 당시 현장에 있던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조씨는 내연녀 김모(55)씨의 소개로 알게 된 사업가 김씨에게 범죄수익금 중 30억원을 투자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2012년 조씨 사망 여부를 수사하면서 조씨의 범죄수익금 중 일부가 김씨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당시 김씨로부터 “내연녀 김씨가 나를 조씨에게 소개해 줬고 조씨는 내게 30억원을 투자했다. 10억원은 교회에 헌금하고 10억원은 사업비로, 4억원은 활동비로 썼고 6억원은 통장에 남아 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지 않고 조사를 중단했다. 조사 내용은 2013년 김씨의 주소지인 부산지검으로 이첩돼 최근까지 미결로 남아 있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30억원의 출처가 어떻게 되는지, 활동비로 썼다는 4억원은 무엇을 위해 누구에게 썼는지 등 조사된 바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조희팔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관계자는 “사업가 김씨만을 특정해 수사를 재개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를 포함해 대상자들을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면서 “미결로 남아 있던 이전 수사내용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서부지청에서 조사됐던 사안이고 지역마다 흩어진 내용들이 많고 방대해 당시 왜 수사가 중단됐는지까지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강태용 검거와 내연녀 구속 등 수사의 원동력이 생겼으니 확인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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