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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상산고 학부모 상복 집회…자사고 재학생 부모의 분노 왜

    “일반고 전환시 기존 자사고 학생 역량 저평가”“면학 분위기 해칠까 우려…사회경제적 손해”“학비 차 3배 나는데 일반고 전환시 시설공유도 불만”일각선 선발기준 등 ‘특혜’ 자사고 기준 엄격 마땅“서울도 2014~2015년 타지역比 10점 더 높아”교육계 찬반 엇갈려…서울자사고학부모도 반발전북 전주시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발표가 이뤄진 20일 전북도교육청 앞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의 항의집회가 열렸다. 상산고 학부모 100여명은 이날 오전 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북교육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통상 자사고 입학을 준비해왔던 중학생 학부모들의 반발과 달리 이미 자사고에 재학 중인 학부모들은 왜 자사고 지정 취소에 이렇게 극렬히 반대하고 나선 것일까. 검은 상복을 입은 학부모들은 ‘김승환 도교육감은 퇴진하라’, ‘불공정한 자사고 심사 원천무효’, ‘상산고를 살려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북교육은 죽었다’는 의미로 도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근조 조화를 세우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연달아 마이크를 잡고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결정을 성토했다. 한 학부모는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은 엉터리”라면서 “다른 시·도에서는 70점만 맞아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데 전북은 79점을 넘어도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부모는 “상산고 자사고 폐지 결정 소식을 듣자마자 아침밥도 거르고 회사에 연차를 내고 달려왔다”면서 “79점을 맞은 상산고를 자사고에서 탈락시킨다면, 전국에서 살아남을 자사고가 대체 몇 곳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학부모는 ‘소시오패스’나 ‘구속’과 같은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임태형 상산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늘은 한 학교의 운명을 결정하는 재지정 평가 발표의 날”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평가를 담당한 기관의 당사자인 김승환 교육감은 교육청을 비우고 특강을 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외치던 교육감이 정작 자신은 모두 편법과 불법에, 비정상적인 행위로 자사고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등 경력 100명을 도교육청 주변에 배치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교육업계는 상산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자사고 재학생 학부모들이 다른 교육청은 70점이고 전북도교육청은 이보다 10점이 높은 80점이 통과 기준이라며 절차상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등의 얘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불만은 다른 데 있다고 보고 있다.복수의 교육단체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일반고보다 3배나 많은 등록금을 내는 자사고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학교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에는 큰 차이가 없는데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을 내고 들어오는 입학생들과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비싼 값을 치르고 어렵게 자사고를 준비해 들어온 학부모와 재학생들의 경우 면학 분위기가 깨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학비를 싸게 들어온 학생들과 동일 시설을 공유하는 데 대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선발기준 등에서 엄격한 자사고와 다른 일반고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게 싫다는 게 요지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한 상산고는 자사고 가운데서도 정시 위주,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한 재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다른 이유는 입시경쟁에서 기존 재학생들이 자사고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부모과 학생들을 인터뷰하는 질적 연구를 진행해보면 일반고 3등급과 자사고 등 특목고 3등급은 다르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자사고를 선호하는 이유 중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이왕이면 특목고 3등급을 우대하지 않겠느냐는 심리가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자사고 학부모들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기존 자사고 전형을 치르고 들어온 학생들의 역량이 저평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상산고는 지역 명문고로 외부학생들도 많이 유치하고 있어 사회경제적인 여파도 학부모로서는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과정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상산고 학부모들이 불만으로 제기한 자사고 지정 커트라인이 80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은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 아닌 지역마다 다른 교육여건을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다. 김은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선임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2014~2015년 1차 평가 당시 다른 지역보다 10점 높게 평가 기준을 설정해 자사고 평가기준을 강화했었다”면서 “자사고 평가는 지역여건에 따른 교육감 재량 사업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을 추첨 배정하는 일반고와 달리 선발시기와 선발방법에서 특혜를 받고 있는 자사고의 경우 운영과 학교시설의 측면에서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선임연구원은 “사회통합자 전형의 책무를 소홀히 한 상산고도 문제지만 당초 자사고를 설립 기준에 미달이면 마땅히 일반고로 전환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자사고가 고교서열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는 자사고를 가지 못한 일반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밀렸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서 초등학교부터 자사고를 준비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자사고 폐지 수단으로 재지정 평가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엄격한 기준 없이 ‘특권학교’로서 그대로 유지해주는 것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전북교육청은 상산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받았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이날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평가단 평가와 심의 등을 거쳐 상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이 밝힌 항목별 점수를 보면 상산고는 31개 항목 중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항목의 점수가 현저히 낮았다.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표에서 4점 만점에 1.6점을 받았고, 학생 1인당 교육비 적정성 점수(2점 만점에 0.4점)도 저조했다. 특히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가 적발돼 5점이 감점됐다. 상산고의 평가 점수가 기준점수인 80점에 불과 0.39점 부족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는 상산고의 생사를 좌우한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 감점은 전북도교육청이 2014년과 2018년 상산고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를 근거로 했다.이에 대해 교육계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상산고 운영평가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전북교육청이 일방적으로 재지정 기준점을 설정하고 평가지표를 변경했다”면서 “불공정한 결정이 내려진 만큼 이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재지정 기준점이 70점인 다른 시·도와 달리 전북은 기준점이 80점이어서 상산고와 다른 자사고 간 심각한 차별이 발생했다”면서 “사회통합전형을 통한 학생선발 의무가 없는 상산고 평가 때 관련 항목을 넣은 것은 정당성도 없고 법령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자사고를 비롯한 특권학교를 폐지해야 한다”면서 “상산고도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과 위원회 심의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다른 9개 교육청도 공정하고 엄격하게 운영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서둘러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해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서울자학연)는 이날 오전 “서울의 자사고 평가가 공정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며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평일 낮임에도 서울 자사고 22곳 학부모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전수아 서울자학연 회장은 “한 학교라도 지정취소가 결정되면 모든 학교가 공동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교육청이 우리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13개 자사고 평가결과는 다음달 초 나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행복정책 심포지엄 개최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행복정책 심포지엄 개최

    서윤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더불어민주당·관악2)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시민 행복 증진 조례」 제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추진된 「행복정책 심포지엄」이 19일(수) 서울시청에서 개최됐다. 서울특별시의회, 서울특별시,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복정책 제도화와 행복지표 개발을 가시화하기 위한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의 의미 있는 토론이 이지훈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상임위원장의 주재로 이뤄졌다. 한윤정 전 경향신문 문화부장과 공동발제자로 나선 정건화 한신대 교수는 「해외 행복지표와 행복정책의 유형·쟁점」 주제발표를 통해 “현대사회의 고질적인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 동력을 지역주민 행복지표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의를 설명했다. 「지방정부의 행복정책 실행을 위한 조건과 과제」를 발표한 이재경 민주사회정책연구원도 “행복정책이 주민을 통합하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행복지표 개발과 행복정책 제도화 방안」을 발표한 변미리 서울연구원 미래연구센터장은 “지역마다 생활 방식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행복지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행복정책을 추진하는 실무공무원의 공감대 필요성’과 ‘지방정부 상황에 맞는 행복정책 추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오고갔다. 서윤기 운영위원장은 행복 증진 조례 제정 추진 시 공무원이 보여준 복지부동(伏地不動)한 상기하며 “행복정책을 추진하는 실무공무원들의 의지와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박원순 시장께서 의지를 북돋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현정 전주시 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역시 “실무공무원의 공감대 없이는 정책 실효성이 없을 우려가 있다”며 행복정책에 대한 선결과제를 해결해 공무원의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대 한계레신문 선임기자는 실무공무원의 공감대와 더불어 시 공무원의 직장 행복도를 강조하며 “행복하지 않은 공무원이 만드는 정책으로 시민이 과연 행복해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진영 서울특별시 정책기획관은 정책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단체장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행복조례가 정책 생산(견인)과 견제의 두 가지 측면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정선철 서울특별시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장은 일본 사례를 들어 “행복정책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단체장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끝으로 서 위원장은 서울시민의 행복 향상을 위한 위원회 구성·운영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전문가 의견뿐만 아니라 정책 수혜 당사자인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행복지표를 수립해야 한다”고 시민 중심의 정책 수행 방향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시진핑 방북, 교착상태 깨는 비핵화 순풍 되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 21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양국이 그제 발표했다.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4개월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진 지금 북중 정상회담이 비핵화 동력을 살려 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 주석의 방북은 지난 1년여 사이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요청한 데다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이어서 시기의 문제였지 예견된 일정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전후해 중단됐는데, 시 주석이 북한에 가면 14년 만의 방북이라는 중대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시 주석의 방북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첨단기술 전쟁의 와중에 미중, 한중, 한미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이 몰려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몇 가지 짚을 대목이 있다. 먼저 중국의 의도다. 중국은 미중 무역마찰의 지렛대로 북중 관계를 활용하려 들 것이다. 대북 제재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은 미중 대립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과 함께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고 비핵화의 수레를 멈춰 세울 수 있는 영향력을 과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미 대통령 선거 때까지 기다려 보라고 제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방북 설명회에서 “시 주석 방북에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극대화해 보이려면 비핵화의 주요 축으로서 적극적으로 관여할 공산이 더 크다. 청와대는 그제 “(시 주석 방북에 대해) 중국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말한 데 이어 어제는 “우리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한중 공조를 강조한 것은 물론 시 주석의 방북 정보를 공유하면서 방한 대신 방북을 권장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시 주석의 방북은 미중 갈등의 장기화가 자칫 비핵화 프로세스를 방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만큼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의 순풍으로 작용해야 한다. 북중은 1,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직전에 정상회담을 열어 ‘혈맹의 협의와 조정’을 해 왔다. 따라서 이번 북중 정상회담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6월 말 7월 초는 하노이 이후 정체된 한반도 정세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대화와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 혼자일 때 몰랐던 너희들 ‘하나’ 되니 일품이구나

    혼자일 때 몰랐던 너희들 ‘하나’ 되니 일품이구나

    비빔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이다. 조화롭게 비비고 함께 나누어 먹는 한민족의 전통 먹거리로 천년의 혼이 담겨 있다. 비빔밥에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식재료가 듬뿍 들어 있어 진한 향토 내음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나물과 해초, 육류, 해물, 양념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미를 안겨주면서도 재료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 독특한 식감이 일품이다. 이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민족과 결을 함께한다. 한식의 결정체로 불리는 이유다. 눈, 코, 입을 모두 즐겁게 하는 비빔밥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 비빔밥을 경험한 외국인들은 첫 숟갈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최근 들어서는 전통음식의 틀을 벗어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유 음식을 지향하면서도 현대인과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각종 식재료를 한 그릇에 넣고 ‘쓰~윽 쓱’ 비벼본 향수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극도로 시장기를 느낄 때, 마땅한 반찬거리가 없을 때, 많은 사람에게 한꺼번에 식사를 제공해야 할 때 비빔밥은 ‘궁극의 고민 해결사’로 등장한다. 한 그릇으로 한 끼 식사가 되는 비빔밥은 편리성과 다양성이 뛰어나 간편하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우리의 정서와도 맞다. 재료와 양념은 물론 밥의 양까지 취향에 맞게 조절이 가능해 지위고하, 남녀노소, 빈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식물성과 동물성 식재료가 골고루 들어가 영양학적으로도 균형잡힌 식단이다. 비빔밥의 역사는 고려 중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민족의 밥상이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시기가 그 즈음이어서 함께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빔밥은 1890년대 양반가 음식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처음 등장한다. 이 문헌에는 한자로 골동반(骨董飯)이라 쓰고 한글로 ‘부빔밥’이라고 적었다. 골동반은 이미 지어 놓은 밥에다 여러 가지 찬을 섞어서 비빈 것을 의미한다. 비빔밥의 유래는 학자마다 설이 매우 다양하다. 제사나 차례를 마치고 상에 오른 삼색나물을 가족끼리 모여 비벼 먹은 것에서 비롯됐다는 ‘음복설’, 바쁜 농번기에 많은 밥과 반찬, 채소를 큰 그릇에 넣고 비벼 나누어 먹던 풍습에서 나왔다는 ‘농번기 음식설’, 조선시대 임금이 점심때나 종친이 입궐하였을 때 먹는 식사였다는 ‘궁중음식설’ 등이다. 하지만 모두 근거가 확실하지 않아 ‘통설’이나 ‘다수설’이 없는 실정이다. 비빔밥은 지역에 따라, 넣는 재료에 따라 종류가 많다. 전주, 안동, 진주 등 지명이 붙은 비빔밥은 각 지역의 특색과 맛을 자랑한다.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야채비빔밥 등은 제철 농수축산물을 다양하게 이용한 차림으로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전주, 15가지 오방색 나물에 담은 호남 인심 대한민국 비빔밥의 대표 선수는 ‘전주비빔밥’이다. 윤기 자르르 흐르는 하얀 쌀밥에 색스럽게 올려진 오방색 나물,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붉은 육회와 계란 노른자, 이를 단아하게 품은 정갈한 유기그릇은 ‘맛의 고장 전주’의 상징이다. 호남평야 너른 들에서 생산된 풍성한 식자재를 아낌없이 한 그릇에 담아내 넉넉한 전라도 인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밥은 소 양지머리 고기를 푹 곤 물로 짓는다. 구수하면서 차지고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아 비벼도 식감이 살아 있다. 제철 나물은 애호박, 당근, 오이,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무, 숙주, 미나리, 쑥갓 등 15가지 이상이 들어간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게 가늘게 썬 노란 황포묵이다. 황포묵은 녹두묵에 노란 치자물을 들인 것이다. 나물이 많은 전주비빔밥은 수저 대신 젓가락으로 비벼야 엉겨붙지 않는다. 볶음고추장, 조선간장, 참기름, 깨소금 등이 갖은 나물과 어우러져 알싸하면서 고소한 맛을 낸다. 키가 작고 아삭아삭한 맑은 콩나물국을 곁들여 먹는 게 특징이다. 전주에는 성미당, 가족회관, 고궁담, 한국관 등 내로라하는 비빔밥 집이 즐비하다. 주말이면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야 하는 답사코스로 장사진을 이룬다.●진주, 일곱 가지 꽃처럼 다채로운 고명 얹어 경남 진주비빔밥은 비빔밥의 다양한 고명 모양이 일곱 가지 색깔의 꽃처럼 화려하다고 하여 칠보화반(七寶花盤)이라 부른다. 나물을 무칠 때 손가락에서 뽀얀 물이 나올 때까지 오래 무치고 선지로 끓인 보탕국을 함께 올린다.●안동, 제사 음식과 깨소금 한데 섞여 고소해 안동비빔밥은 헛제삿밥으로 불린다. 영남지역 유생들이 주로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사를 지내고 나온 나물, 전, 탕 등을 한데 섞어서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 제사음식을 만들 때처럼 파, 마늘,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무친다. 고추장 대신 간장, 깨소금, 참기름으로 맛을 낸다. 말린 해삼, 문어, 다시마, 무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맑게 끓인 장국을 곁들여 먹는다.●통영, 미역·톳 등 해조류 내음에 입맛 솔솔 통영비빔밥은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바다의 향을 담았다. 밥 위에 생미역과 톳나물, 방풍나물 등 10여 가지를 얹어 비빈다. 조갯살을 넣어 만든 두부탕국이 입맛을 돋운다. 이 밖에도 거제멍게젓갈비빔밥, 밥 위에 나물과 조개 볶은 것을 얹어 겨자와 참기름으로 비벼 먹는 제주 지름밥, 함경도 닭비빔밥, 해주비빔밥 등이 전해 내려온다. 비빔밥은 세계화의 길을 걸으면서 다양한 변신과 진화를 하고 있다. 전주시 지원을 받는 비빔밥세계화사업단은 샌드위치나 햄버거처럼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즐길 수 있는 테이크 아웃형 비빔밥을 개발했다. 나아가 기능성 비빔밥, 퓨전형 비빔밥, 맞춤형 비빔밥, 해외 현지용 비빔밥 등을 선보였다. 노인들을 위한 백세비빔밥, 비빔밥을 만두피로 감싼 오곡만두비빔밥, 빵 속에 비빔밥을 넣은 바게트 비빔밥, 성장에 도움을 주는 어린이용 비빔밥 등도 눈길을 끈다. 사회적기업이 비빔밥을 응용해 만든 ‘전주비빔빵’은 갈수록 인지도와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주열 발언’에 은행 예금금리 인하 속도 빨라진다

    ‘이주열 발언’에 은행 예금금리 인하 속도 빨라진다

    우리·하나·국민 등 정기예금 0.1~0.2%P↓ 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사에 더 떨어질 듯 대출금리는 늦게 내려 소비자 피해 우려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가 인하되기도 전에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 선을 그었던 이주열 한은 총재마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위비SUPER주거래예금2’의 확정금리형 1년제 기본금리를 연 2.0%에서 연 1.90%로 0.1% 포인트 낮췄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일부터 ‘369정기예금’의 1년제 기본금리를 0.2% 포인트 낮췄다. 금액에 따라 1억원 이상은 연 2.10%에서 1.90%로, 3000만원 이상은 연 2.05%에서 1.85%, 300만원 이상은 연 1.95%에서 1.75%로 떨어졌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시장금리와 연동되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입할 수 있는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제 적용 금리를 연 1.84%에서 1.81%로 인하했다. KB국민은행도 ‘KB Star 정기예금’의 1년제 적용 금리를 연 1.84% 수준에서 1.76%로 인하했다. 이 상품들은 각각 일간·주간 단위로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예금 금리가 조정된다. 시중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 추세에 맞춰 대출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원이었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줄어 손해(역마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 대출금리는 3.48%로 전월(3.53%)보다 0.05%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7년 9월(3.41%)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문제는 미 연준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총재가 전날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켜면서 금융시장은 이미 ‘3분기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도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를 가속화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의 금리산정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금리 인하기에 예금금리를 빨리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를 늦게 내린다는 것이다. 반대로 과거 금리가 오를 땐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를 뒤늦게 올려 비판을 받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美 눈치 보느라… ‘反보호주의’ 입도 못 뗀 G20

    美반대로 대응 못해… 위상 약화 논란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8~9일 열린 20개 회원국들의 경제수장 회의에서 관심을 모았던 ‘반(反)보호무역주의’는 미국의 반대로 공동성명에 채택되지 못했다. G20이 미국의 위세에 눌려 세계 경제를 옥죄는 보호주의 움직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상 약화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이 의장국을 맡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가 9일 각각 후쿠오카시와 쓰쿠바시에서 이틀 일정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내고 폐막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격화하는 미중 무역마찰로 세계 경기에 하강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변화를 촉구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이 자국 정책을 겨냥한 듯한 문구가 포함되는데 반발하면서 공동성명에는 ‘보호주의에 반대한다’ 등 명시적으로 자유무역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구가 삽입되지 못했다. 다만, “무역과 지정학적 요인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는 정도로 완곡하게 언급됐다. G20 무역·디지털경제장관 회의 공동성명에서도 반보호무역주의는 삽입되지 않았다. 이번 회의 결과는 오는 28~29일 G20 정상회의에 그대로 보고되기 때문에 정상회의 성명에서도 ‘보호주의 반대’가 거론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사히신문은 “보호주의에 맞서는 것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한 ‘리먼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 열린 G20 정상회의의 ‘창업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보호주의 문제를 다루지 못하면 G20 존재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주의 반대’는 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마다 빠짐없이 공동성명에 포함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회의 때 처음으로 다자 간 틀보다는 양국 간 협상을 통해 무역수지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미측 주장이 반영돼 이 문구가 사라졌다. 한편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들은 이번 회의에서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디지털 과세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무역전쟁 쇼크’에 불확실성 커진 한국 경제… 정부, 추경처리 압박

    ‘무역전쟁 쇼크’에 불확실성 커진 한국 경제… 정부, 추경처리 압박

    윤종원 수석 “경기 하강국면 바닥 다지기 대외 여건 따라 추가 하락·반등 가능성” 지난달까지 “경제 회복 추세” 낙관하다 무역전쟁 장기화되자 靑 상황 인식 전환 적극적 정책 강조… 이달 제조업전략 발표청와대가 9일 그동안의 경제 낙관론에서 한 발 물러선 진단을 내놨다. ‘미중 무역전쟁’을 불확실해진 대외 여건의 주요인으로 꼽으며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강조하며 한편으로 국회에 조속한 추경 처리를 압박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가격이 당초 기대보다 크게 하락했고 최근 나타난 통상마찰이 글로벌 백본(기간망) 경쟁과 결부돼서 조금 더 장기화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국내 경제가 출렁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했다. 올 들어 청와대는 우리 경제가 건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취임 2주년 방송 대담에서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지금 좋아지는 추세”라며 “2분기부터 좋아져서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2% 중후반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2개국(G2)인 미중 간 무역마찰이 예상보다 심화돼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도 상황 인식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윤 수석은 현 경기 상황과 관련해 “하강 국면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국면이 아닌가 한다”면서 “대외 여건에 따라서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고 반등할 수도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경제 전망을 낙관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정책 수정도 언급하지 않았다. 윤 수석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 하락한 데 대해 “대외 여건 영향이 60~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7년 만에 적자를 보인 지난 4월 경상수지(-6억 60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수출이 부진했고 배당금 지급 등 일시적 요인이어서 5월에 당장 흑자로 돌아설 것이고 연간 600억 달러 내외 정도 흑자를 보여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상수지 적자, 디플레이션 등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이런 상황 진단을 토대로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국회를 다시 압박하는 모양새다. 윤 수석은 “경제가 여러 어려운 상황에 있으니 국회에서 이른 시일 내에 추경을 심의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문 대통령이 확장 재정을 강조하며 “(기재부가 강조하는) 국가채무비율 40% 기준에 얽매이지 마라”고 지시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추산 추경 효과가 실제로 0.1% 포인트 상승에 불과하지만 그만큼 절실함을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윤 수석은 “향후 경제 상황을 감안해 재정 증가 속도를 적절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발표를 시작으로 미래차, 섬유패션,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종별 혁신 방안 및 서비스업 혁신 방안, 포용금융 비전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 규제로 오랫동안 희생해온 여주… 균형발전 올인하겠다”

    “수도권제외지역에 경기 여주가 빠졌습니다. 남한강 식수원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공무원들의 기계적 해석의 결과입니다. 행정은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고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합니다.” 환경운동가 출신인 초선 이항진 여주시장은 6일 서울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중첩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게 여주시의 최대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 지 11개월 지났다. 소회는. “지난 11개월 동안 시장으로서 해야 할 목표를 명확히 했다. 여주시의 중심목표를 찾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시장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공직사회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민선 7기 시정 방향을 하나씩 구체화하는 데 주력하겠다.” -민선 7기 시정 청사진을 소개하면. “‘시민과 함께 만드는 사람중심 행복여주’라는 시정 목표를 위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일자리가 넘치는 여주, 농촌과 도시가 조화로운 여주, 문화와 예술이 풍성한 여주, 시민과 소통하는 여주 등 5개의 시정 방향을 잡았다. 시는 일자리 넘치는 여주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과 수도권 산업·물류 거점도시 건설, 그리고 문화관광 사업 활성화, 교육·복지 인프라 구축 등 아이 키우기 좋은 기반시설 조성을 통한 외부인구 유입과 도시개발을 이뤄간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7개 분야 63개 공약사업을 임기 내 실천하겠다. 여주 첫 시민참여 거버넌스인 ‘여주시민행복위원회’가 출범했다. 정책 발굴, 현안 논의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이 시정에 반영되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지난 4월 18일 경기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수도권제외지역에 여주시가 빠졌다. “경기도가 여주 인구의 4배가 넘는 곳, 신도시가 들어서 곳은 포함시키면서 수도권 식수원인 남한강 보호를 위한 중첩 규제로 반세기 동안 정체된 여주를 제외한 것은 중앙집권적 권위정치의 산물이다. 시민의 고통에 주목하는 행정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토대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주에는 여흥, 중앙, 오학동 등 3개 동이 있다, 3개 동이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 이번 수도권 제외 대상 지역 인구수는 3월 현재 파주시 45만명, 김포시 42만명, 양주시 21만명으로 여주시 11만명보다 많다. 여주시는 인구의 18%가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산촌으로 농업인이 1만 8690명에 이른다. 여주의 농업인구는 수도권에서 제외되는 8개 시군보다 많고 농업인 비율도 가장 높다. 소득도 도시평균가구의 80% 이하로 낙후지역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말했다. 여주야말로 지금까지 특별한 희생을 해왔다. 이 지사를 만나 수도권제외지역 대상에 여주를 포함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지사로부터 검토해보겠다는 답을 받았다.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를 방문해서 균형발전이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를 위한 구상은.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지속 가능 발전도시의 디딤돌을 놓으려는 것이다. 2019년은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는 유아는 물론 청소년들의 유출을 막아 여주의 발전 동력이 될 미래세대가 마음 편히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먼저 학교복합화 시설 건립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이 마음대로 꿈꾸고 즐길 수 있는 공간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곳에 공동주택, 초등학교와 청소년수련관을 지어 아이와 부모, 어르신 등이 한 공간에서 살며 학교 운동장과 수영장 등을 함께 공유하고 유기적인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매년 2곳씩 국공립 어린이집 전환을 통해 젊은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근심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공공도서관을 금사, 능서, 흥천, 강천면 등에 순차적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고령화 대책인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여주형 마을공동체는 지역마다 공동체를 형성해 자력으로 재원도 마련하고 서로 의지해서 생활하는 공동체다. 마을에 태양광을 설치해 나오는 재원이나, 빈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펜션으로 활용하는 복안이다. 대도시 주민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텃밭이 있는 힐링공간을 제공하고, 홀몸 어르신에게는 새로운 가족과 최소한의 수익을 만들어준다.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형성하면 면 단위 복합화시설에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도 한끼 정도는 영양가 있게 먹으며 노년을 즐길 수 있다. 보건소와 연계하여 치매안심센터도 운영할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은 어떻게 하는지. “형식적인 행사 참석은 줄이고 있다. 현안 중심의 토론과 간담회를 많이 한다. 그래서 소통 부족으로 인한 갈등은 많이 줄었다. 능서면의 ‘장파 표준시 방송국’을 둘러싸고 1년여간 지속된 갈등이 대화로 합의점을 찾았다. 주민 건강권을 이유로 폐플라스틱고형연료(SRF) 열병합발전소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시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강천폐기물발전소 문제는 강천면만이 아닌 여주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일이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엠다온이 청구한 공사중지명령 취소 행정심판에서 여주시 손을 들어줬다. 행정적인 문제보다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 갈등을 해소했다. 지역주민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고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사회적 갈등 해결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숙원사업인 시청 이전 계획이 중단됐는데. “시청사 이전 계획은 전면 백지화가 아니다. 현 위치에 다시 짓는 안이 가장 합리적이다. 시청을 옮기지 않고 현 위치에서 새롭게 짓겠다는 시민과의 약속인 선거 공약을 지키겠다. 청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블랙홀 현상이 벌어진다. 청사 이전에 들어가는 2000억원을 우선적으로 재래시장 활성화와 여주초등학교 이전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청사 옆 여주초교는 학생 수가 줄고 있어 역세권으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학교 이전 후 그 자리에 신청사를 건립하면 시민들은 효율적인 행정·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같은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디자인도 시민 공모를 통해 할 것이다.” -환경운동가 출신 시장이다. 현실과 이상 괴리감은 없는가. “행정가 출신 시장은 행정을 잘 알 것이다. 법률가 출신은 전문성이 있다. 시민운동가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경험한다. 그게 장점일 수도 있다. 늘 사람냄새 가득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래서 현실을 바꿔보려고 지난 20년간 시민운동을 했다. 시장의 역할은 시민운동가의 책무와 다르지 않다.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4대강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환경에서 벌어진 문제를 개선하는 것처럼, 시민의 삶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문제를 챙기는 게 행정이고 정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우리가 비하한 서원, 세계인들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경탄”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우리가 비하한 서원, 세계인들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경탄”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앞장선 박성진 국장이 말하는 ‘서원의 가치’“우리 한국이 서원(書院)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 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많이 아쉬워해요. 서원의 시발지인 중국이 유학 내지 성리학의 종주국을 마치 빼앗긴 것처럼 못내 애석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을 인정하고 있고, 성리학적 전통이 한국화되어 정착한 독특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서원 9곳이 한꺼번에 동시에 유네스코에 등재되게 된 것은 우리가 서구문화를 좇으며 소홀히 한 그 가치를 서구인들이 알아보며 깜짝 놀라 합니다. 서원이 변질되면서 훼철이라는 역사의 철퇴를 맞은 적도 있지만 그래도 민족의 혼과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입니다.” 7월 3~6일 아제르바이잔서 열리는 총회서 확정朴사무국장, 9년간 무보수로 서원 세계화에 앞장덕수궁 수문장교대식 첫 고증 재연한 문화전문가 지난달14일 한국의 서원이 이코모스에 의해 등재 권고를 통지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서원 등재를 위해 9년 동안 ‘무보수’로 일한 이가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수소문 끝에 서원에 세계화에 앞장선 박성진(60)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사무국장을 찾아낼 수 있었다. 지난 28일 그를 찾아가면서 혹시 갓 쓰고 도포를 입는 사람이 아닐까 했는데 캐주얼 차림이었다. 박 사무국장은 1994년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최초로 고증해 낸 우리 문화 전문가다. ‘무보수로 일하는 것이 맞느냐’고 확인하니 그는 수줍은 듯 “먹고 살만합니다. 그 대신, 비상근으로 일하지요.”라며 살짝 웃는다.이코모스 심사평가서에는 대한민국이 등재 신청한 9곳 서원 모두를 등재(Inscribe)할 것을 권고했다. 등재되는 서원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안향)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퇴계 이황)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서애 류성룡)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회재 이언적) ▲대구 달성의 도동서원(한훤당 김굉필)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일두 정여창)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하서 김인후)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고운 최치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사계 김장생)이다. 이들 서원은 7월 3~6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동안 이코모스의 권고가 거부된 적이 없어 이들 서원은 등재를 예약한 상태다. 이로서 한국은 모두 14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서원 유네스코 등재에 中 종주국 뺏긴듯 아쉬워해서구인들, 500년 전통 사립 엘리트 교육 명맥 경탄우린 서원 가치 폄훼… 세계인 탁월한 보편 가치 인정” - 실사왔던 이코모스, 반응이 어땠나. “작은 나라 한국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엘리트 양성 사립학교 시설이 있을 수 있었나 하고 놀라워합니다. 조선시대에 서원이 900여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서원에 배향된 선현들에게 끊이지 않고 약 500년간 제향을 어떻게 이어올 수 있었는지에도 경탄합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도 했어요. 전국에 서원과 사당이 그처럼 많은 것에도 놀라워하고 있고요. 결국 수많은 외침 속에 민족의 생존을 위해 헌신한 학자나 순절한 충신이 나라를 떠받치는 기둥이었다는 이야기이겠지요. 전쟁이 나도 지역 유림이 위패를 생명처럼 모시고 피란 갔다가 온 일화들이 많습니다. 근 현대화에 밀려 우리가 서원의 가치를 폄훼했지만 세계인들이 서원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우리에게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왜 9곳?… 국가사적 기준에 역사성·완전성 고려조광조·율곡 이이·남명 조식·황희 정승 서원 빠져‘우린 왜 뺏느냐’ 항의도 …다른 선양 기회있을 것”- 왜 하필 이 9곳 서원인가. “현재 남한에만 672개의 서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원군에 의해 훼철된 서원이 다시 복원된 것이지요. 훼철을 피한 서원 23곳 가운데 국가가 문화재로 지정한 국가사적이면서 역사성과 완전성 등을 고려해 선택된 것입니다. 6·25 한국전쟁 때 피폭 여부도 고려되었습니다. 남명 조식 선생을 제향하는 산청의 덕천서원이나 율곡 이이 선생을 모시는 파주 자운서원, 조광조 선생을 기리는 용인 심곡서원, 황희 정승을 배향하는 상주 옥동서원이 포함됐더라면 하는 바람이 많습니다. 또 이들 서원으로부터 ‘우리도 같이 신청하지 않고 왜 뺏느냐’는 항의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서원 전체가 인정받은 것이니만큼 다음에 다른 방안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에 있는 정몽주를 제향하는 숭양서원, 율곡을 기리는 황해도 소현서원도 같이 남북이 힘을 합쳐 신청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서원에 대원군에 의해 적폐로 지목됐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설 엘리트 교육기관이었습니다. 향교가 공공 교육기관이었지만 조선 중기 이후 파폐(罷弊)되면서 그 역할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이를 대신한 것이 서원입니다. 사액서원이 되어야 국가로부터 토지와 서적·노비 등을 지원받습니다. 국왕으로부터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받은 것이죠. 성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서원당 10~20명쯤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먹고 자고 하였지만 거의 대부분 무료였어요. 그런 만큼 재정이 취약했지요. 사액서원이 되지 않으면 서원 설립자 혹은 그 문중에서 운영비를 모두 조달하였습니다. 서원이 그 설립 정신을 잃고, 당쟁이나 붕당 정치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식 전수와 인격 도야 기관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그런 점을 높이 샀기에 대원군 시절에도 서원이 살아남았습니다.” “서원, 교육 공간 넘어 천인합일 추구한 수양처영남은 산자락… 전라·충청은 들판 시작점 위치서원, 영남에 많은 이유?… 벼슬길 막힌 학풍 탓호남엔 유학보다 의리 실천한 ‘충절 서원’ 많아”- 서원, 지역별 차이가 있나. “서원은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니라 천인합일의 경지를 추구한 수양처입니다. 건축물 배치는 전당후묘(前堂後廟·앞에는 교육강당, 뒤에는 사당 설치), 전저후고(前低後高·앞이 낮고 뒤가 높음) 질서를 따르지만 서원마다 독창성도 있지요. 풍광이 빼어난 곳에 위치하지만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경상도 서원이 대체로 산자락에 있다면 전락도·충청도 서원은 대개 산자락이 끝나고 들판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합니다. 영남쪽 서원이 많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것과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낸 서원을 선정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서원이 영남 쪽에 많은 것은 조선시대의 지역별 학풍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남 쪽 학자들은 벼슬길에 나가지 않거나 빨리 그만두고 낙향해 후진 양성을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인조반정(1623년) 이후 관직 진출이 막힌 남인들이 벼슬을 못하자 신분유지가 어려워졌습니다. 차선책으로 유학자를 배출하는 것이었지요. 영남 양반에겐 현실적 이해가 걸린 절실한 문제였습니다. 반면 호남엔 유학을 연구하는 서원(77곳)보다 이를 실천하는 사우(108곳)가 더 많았습니다. 의리의 실천에 중점을 두면서 충절인의 비율이 높은 것이 호남 쪽 특징입니다. 그래서 영남은 도학서원, 호남은 충절서원이 많다고들 합니다.” - 서원이 다른 나라에도 있나. “서원은 우리나라와 중국 뿐만 아니라 유사한 유산으로 일본과 베트남에도 있었습니다. 유학 문화권에 있는 것이지요. 중국은 관료시험 등과 같은 정부의 교육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통일적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공부하는 과목도 정부 정책에 따라 변화되었습니다. 그런 서원에 가보면 과거시험 합격자의 명단을 새긴 제명비(題名碑)가 좍 늘어서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는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서원에 들어올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한국 서원은 지방의 지식인 집단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성리학을 학습하는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에선 중국과는 달리 오직 지역 단위의 선현에 제향을 지냈습니다. 일본의 경우 설립자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었으며, 커리큘럼도 서원마다 달랐습니다. 의학과 산학도 가르쳤습니다. 이게 사숙(私塾)입니다. 일본 근대화에 큰 힘을 보탰지만 한국의 서원은 지방 지식인의 구심점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주희가 중건한 중국 장시성 여산(廬山)의 백록동서원은 서원 자체가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의 일부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서원은 청나라 시대에 관학화되고, 문화혁명기를 거치면서 그 맥이 끊어졌습니다. 그러다 최근 한국으로부터 오히려 배워가고 있는 실정입니다.”박성진 사무국장은 고급스러운 우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재현하며 관광상품화하자는 차원에서 1995년 문화행사 전문기업인 예문관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정조대왕릉 행차, 고종과 명성황후 가례 재연, 고종 황제 즉위식 재연, 과거시험 재현 등을 해마다 하고 있다. 영주선비촌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운현궁, 남산한옥마을 등을 위탁운영하기도 했다. 10년을 투자해 강원도 영월에 단종의 유적 발굴과 기념관도 만들었다. 또 거의 10년간 준비해 고향인 경북 문경에 박열 의사와 가네코후미코 기념관을 만들기도 했다. “2016년 철회 때 연로한 유림 어른신들 낙망中日 서원과 차이 보강해 재도전… 1년반 심사中, 관료 교육… 과거 급제자인 ‘제명비’ 늘어서日, 의학·산학도 가르친 사숙… 근대화 힘보태韓, 서원서 과거준비 못해… 제향 전통 中과 유사”- 유네스코 등재신청을 철회한 적도 있다던데. “3년 전인 2016년 4월 이코모스의 반려 의견에 따라 자진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 등 준비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단순한 지식전수 기관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인성을 도야하는 천인합일적 경관과 한국 성리학 정신의 독특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죠. 연로한 유림 어른신들의 기대가 엄청 컸는데, 크게 낙담하셨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유산구역의 재조정, 다른 나라들과의 차이 등을 보완해서 1년 반 동안 이코모스의 심사를 받았습니다. 재도전한 끝에 따낸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생각합니다.” - 어떻게 서원과 인연을 맺었나.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고 성균관 기획실장을 지냈습니다. 그러던 차에 당시 유행하던 사물놀이와 농악차원보다 더 고급스러운 궁중문화를 선보이고자 문화전문법인인 ‘예문관’을 설립해 운영해왔습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을 최초로 고증해 냈습니다. 성균관 유교교육원 교수, 유교방송본부장도 지냈습니다. 한국서원연합회 상임이사로 일하던 2010년쯤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님께서 ‘우리의 교육전통인 서원 전통을 너무 모른다’며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입니다. 서원은 한국의 교육전통이고, 교육은 우리 민족의 지적 자산이라는 것이죠. 작년에 등재된 산사 7곳도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 고양 차원으로 추진했던 것이지요.” - 서원하면 엄숙, 근엄이 연상된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없나. “서원의 학교 기능은 제도 자체가 바뀌어서 이제는 유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향 전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서원마다 소속된 유림이 1년 두 번 향사를, 한 달에 두 번 제향을 올리는 전통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향교나 성균관에서도 이런 전통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제향 행사 한 번에 유림 40여명이 참여합니다. 경주의 옥산서원이나 장성의 필암서원 같은 곳은 지역 유림이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강학을 하고 있습니다.” “서원, 교육 기능 멈춰… 향사·제향 전통 계속정좌수련, 도인술, 선비체험 등 ‘서원스테이’도청소년에 친근하게 다가설 활성화 방안 고민서원의 오늘날 의미?… 타협과 조화 더욱 요구치열한 공론, 올곧은 선비정신은 되새길 기회”- 서원 활성화 방안은. “사실 그 부분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만 안동 도산서원은 ‘서원스테이’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간 20만명이 찾고 있습니다. 주로 교사와 공무원, 학생들이 1박2일, 또는 3박4일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영주 소수서원은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운영하면서 4만명 이상이 교육에 참가하고 있고요. 선현들이 했던 수양방식 따라 정좌 수련과 일종의 신체단련인 도인술도 합니다. 이외에도 비석에 아무 글도 새기지 않은 ‘백비’가 있는 장성의 필암서원도 2만명 이상이 찾습니다. 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청렴교육이 됩니다. 그리고 유네스코 등재는 아니지만 일부 서원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등재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문화재청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유네스코 등재 신청은 해당 지자체가 하게 돼 있습니다. 이번엔 서원이 있는 광역 및 기초 14곳이 균등하게 예산을 출연했습니다. 이 예산은 신청서 쓰고, 사례조사 하고, 연구비 지원하는데 소요됐습니다. 서원 9곳, 작년 산사 7곳 이렇게 하니 유네스코 등록이 쉽게 되는 줄 아는데 절대 그게 아닙니다. 그리고 해당 국가는 1년에 한 건 밖에 신청 못 합니다. 저 큰 서울시가 한양도성, 몽촌토성, 성균관 등을 신청하려 하지만 국내 경쟁도 뚫지 못하고 있지요. 올해 세계유산 등재 후보 목록은 총 38건이지만 이중 19건만 이코모스 등재 권고를 받았습니다. 절차 하나하나가 다 어렵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오래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변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도덕은커녕 가치관마저 극도로 혼란해합니다. 쏟아지는 정보와 가짜 뉴스 속에 우리 사회 구성원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대립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격화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 국민이 계층으로, 이념으로 사분오열되고 있잖아요. 이럴 때일수록 타협과 조화가 더욱 요구됩니다. 진지한 토론의 과정을 거쳐 공론을 도출한 서원을 역할을 한번 되새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치열한 논쟁을 통한 공론의 장, 공익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하거나 자신을 희생했던 올곧은 선비 양심, 교육입국이 살길이라고 가르치던 서원의 역할은 앞으로도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슈퍼매파’ 볼턴 꼬리 내리기-폼페이오는 미중 낙관론 왜?

    ‘슈퍼매파’ 볼턴 꼬리 내리기-폼페이오는 미중 낙관론 왜?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정책 결정권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고 북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몸을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기간에 대북 발언으로 이견을 노출하면서 불화설이 확산하자 언론 인터뷰로 차단에 나선 것이다. 영국을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현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및 북한 문제에 있어 반대 입장을 보였는데 누가 맞는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국가안보보좌관이지 국가안보 결정권자가 아니다. 분명하게 대통령이 정책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는 북한 문제에서도 확실히 사실이다”라며 “대통령은 이란이나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매우 단호하다”고 부연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그(트럼프 대통령)는 (이란과 북한 중) 한 나라나 두 나라 모두와 협상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면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는 전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밝혔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제거를 보기 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그의 입장은 아주 분명하고 이것이 확실히 (트럼프)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 방문 중 북한의 최근 발사체 발사를 단거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박당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은 자기 생각을 드러내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전달하는 식의 표현을 주로 쓰면서 최대한 몸을 낮췄다. 볼턴 보좌관은 정부에서 고립된 느낌을 받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언론에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개가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중앙아시아의 오래된 속담을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그는 전날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속담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볼턴 보좌관과 달리 대북 협상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중 무역마찰이 중국과의 대북 공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화웨이 제재 등 미중 갈등으로 인한 의견 충돌 때문에 북한 문제에 관해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느냐는 물음에 “아니다”는 답변을 했다고 국무부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유럽 순방에 앞서 앤드루스 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히 북한에 관한 대화는 우리(미중)가 상당히 중첩되는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분리돼 있다”고 밝힌 뒤 이해관계 중첩이 완벽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모든 이들이 그것(북한 이슈)은 중국에도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협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들(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준수도 잘 해 왔다”며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완벽하지 못한 것은 어디서나 생길 수 있는 일이라며 중국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비록 무역에 관한 대화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들은 그 이슈(대북 공조)에서는 매우 좋은 파트너였다”며 경제 문제와 안보 이슈 간 선 긋기를 시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무역이나 화웨이 문제를 미 외교 정책과 연계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그것들은 다른 대화”라며 “최소한 어느 정도 답변이 된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대한민국 읍면동 30% 소멸 비상… 희망없는 국가적 위기”

    마스다 히로야 전 일본 총무상이 2014년 출간한 ‘지방소멸’은 당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저출산·고령화에 직면해 있다. 유선종(53)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서 ‘지방소멸 어디까지 왔나?’(2017년)에서 인구 감소로 전국 읍면동 기초자치단체 3분의 1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고 전망했다. 유 교수는 지난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소멸은 사실상 희망이 없는 국가적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 감소와 성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기존 패러다임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현실을 고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지방소멸을 연구하게 된 배경은. “빈집 연구로 시작했다. 지방 빈집 문제가 심각한데 출발점은 고령화와 인구 이동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의 ‘지방소멸’에 따르면 일본에 1800개 정도 읍면동이 있는데 절반 정도인 896개가 2040년이면 소멸한다. 지방소멸 보고서 방법론과 이와 유사한 방법론,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주택총조사를 갖고 분석했다.” -지방소멸이 얼마나 심각한가. “인구노후도, 가구노후도, 주택노후도 등 3가지 지표로 지방소멸 가능성과 위험도를 분석했다. 인구노후도는 65세 이상 인구수를 20~39세 여성인구수로 나눈 값이다. 가구노후도는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가구를 가구주가 20~54세인 청·중년가구로 나눈 것이다. 주택노후도는 40년 넘는 노후주택을 5년 이하 신규주택으로 나눈 값이다. 인구노후도 2.0, 즉 65세 이상 인구가 20~39세 여성인구의 두 배 이상인 지역을 ‘소멸가능지역’으로 봤다. 시도 단위로는 17개 중 1개, 229개 시군구 중 83개, 3492개 읍면동 가운데 1379개가 해당한다. 시군구 단위로 보면 서울은 소멸가능지역이 아니지만, 읍면동 단위로 보면 중구 을지로동(2.10)이 해당된다. 인구노후도가 2.0 이상이면서 가구노후도가 1.0을 넘는 곳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했다. 시군구 49개, 읍면동 1047개가 해당한다. 경북 의성군, 전남 고흥·신안군, 경북 군위·합천군 등이 상위에 있다.” -지방소멸 원인으로 지목한 고령화는 가속되고 있다. “2015년 기준 고령화율(총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3.2%다. 2045년에 35.6%로 예상된다. 이 비율(35.6%)을 2015년에 적용하면 이미 시군구 4개, 읍면동 632개가 타임머신을 타고 30년 뒤를 살고 있는 것과 같다. 경남 합천군, 경북 군위·의성군, 전남 고흥군 등이다. 지방의 고령화가 심각한데 도시에 젊은이들이 많아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 ‘평균의 오류’에 속고 있다.” -일본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다마 신도시 등 일본 유령도시를 보고 느낀 소회는.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아파트가 100가구 단지라면 2~3가구만 불이 켜져 있다. 다마 신도시 역 근처는 심각하지는 않지만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낮에도 을씨년스럽다. 밤이 되면 불을 켠 가구가 몇 가구 안 된다. 사람이 하도 없으니 엘리베이터도 아예 세워 놓는다.” -우리나라도 일본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본과 유사하게 진행될 거다. 주택공급을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 이미 공급량이 많은 지역이 생각보다 많다. 주택 재고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부는 모든 것을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계획했다. 인구, 소득이 전부 늘어난다고 가정했다. 앞으로 인구는 더 이상 늘지 않는다. 인구 감소를 시야에 넣고 장기 계획을 새로 짜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주택 재고, 인프라 정비, 고령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 -지방소멸에 대한 대안은. “마스다 전 총무상은 ‘생애활약마을’(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이라는 노인주택단지를 제시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선시티가 대표적이다. 마스다 전 총무상은 일본 지역마다 CCRC를 만들자고 했다. 건강한 노인부터 몸이 불편한 노인 등이 다 들어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다.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엄청난 게 아니라 약간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다. 추가 수익은 도시 최저 근로자의 3분의 2 수준 임금을 말한다. CCRC가 만들어지면 입주 노인들을 돌볼 요양보호사가 필요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인구 이탈과 맞물려 지자체도 ‘최저유도거주권역’을 설정하고 이를 벗어난 지역엔 신규 인허가를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역이 좁아지고 밀도가 높아진다. 이것이 도시재생에서 말하는 콤팩트시티(압축도시)다.”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나. “우리나라도 CCRC가 대안이다. 지방소멸을 해결하려면 젊은이들의 지방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방법은 좋은 일자리다. 일자리가 있어도 산업 기반이 없으면 떠난다. CCRC는 젊은이들이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이다. 복지 또는 고령화 등의 새로운 어젠다를 설정할 때다. 지자체와 지역주민들도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면 노인이 보다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정비된다. 또 다른 의미의 상생의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스마트시티 등과도 접목할 수 있나. “둘 다 압축도시로 가는 방향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과 융합해 도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도시재생의 목표를 정해놓고 쫓기듯이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산 50조원을 정해놓고 집행하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이는 것과 같다.” -3기 신도시 선정에 따른 2기 신도시 타격 등 각종 논란에 대한 견해는. “2기 신도시를 서울과 너무 먼 곳으로 잡었다. 3기 신도시를 서울과 2기 신도시 사이에 정하면 연담화(중심도시가 커지면서 도시 간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끼리 맞붙는 현상)가 일어날 수 있다. 도시와 도시는 따로 존재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은 경기 하남과 연결돼 있어 연담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남이 서울로 편입된다. 도시는 각자의 특성과 기능을 가져야 한다. 연담화가 진행되면 결국 서울이 점점 넓어진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면. “부동산 정책에 있어 ‘사회 실험’을 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고, 부작용이 생기고 대안을 찾다보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확정하기 전 최고세율과 과세표준 구간조정 등을 놓고 오락가락했던 게 대표적이다. 다만 시장에 지속적으로 공급 신호를 보낸 것은 긍정적이다. 가격이 오른 원인은 정부 정책에 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집값이 안정됐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오를 것이다. 주택청약에 당첨되면 로또다. 20평대라도 2억~3억원 차익이 생겨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다. 신규주택 분양시장이 뜨거워진다. 정부가 겨우 재건축시장을 눌러놨는데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 정책 변화 또는 장관 교체 등과 맞물리면서 누수가 생길 것이다.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안정화됐지만 지금 압구정 등 서울 강남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중심으로 임대주택, 노인주택 등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임신 뒤 찜질방·모텔 전전…어린 부모는 인큐베이터가 필요해요

    임신 뒤 찜질방·모텔 전전…어린 부모는 인큐베이터가 필요해요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4·끝> 청소년 부모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어린 부모들에겐 인큐베이터가 필요하다.’ 서울신문이 청소년 부모(24세 이하)의 삶을 다룬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만난 현장 전문가들은 홀로서기를 위한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금 일찍 태어난 신생아들이 인큐베이터에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듯 갑작스레 아이를 낳은 어린 부모에게도 양육자로서 능력을 갖출 때까지 도움받을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실험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작은 민간 복지 단체들이 나서 숨어 있는 청소년 부모를 찾고, 이들의 성장통을 함께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관들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다 챙길 수 없다”며 공공 영역의 도움을 요청했다. 복지 사각지대의 어린 부모들에게 인큐베이터가 돼 주고 있는 작은 단체들의 분투를 살펴봤다.●킹메이커 “어린 부모에겐 주거지가 급선무” “임신 뒤 찜질방에서 한 달, 모텔에서 또 한 달, 이후로는 아는 사람 집을 전전했어요. 이제라도 아기한테 안전한 곳이 생겨 다행이에요.” 김선아(19·여·이하 가명)·박이한(18) 커플이 인천의 청소년 미자립가정 지원시설인 ‘킹메이커’에 온 건 지난달 7일이었다. 외조부모와 살던 선아양은 할아버지가 출산을 반대하자 집에서 도망쳤다. 집 밖에서 생활하던 선아양은 킹메이커에 도움을 요청했다. 임신 5개월째였다. 선아양은 시설 내에 꾸려진 ‘119 응급하우스’에 거주하게 됐다. 급히 주거지가 필요한 청소년 부모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시설 측은 선아양이 응급하우스에서 지내는 동안 아이 양육과 건강한 가정을 꾸리려는 의지가 있는지 체크했다. 의지가 확인되자 킹메이커에서는 선아·이한 커플의 금전 관리와 행정 처리를 도왔다. 양육을 위해 필요한 물품은 뭔지, 생활비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수급비 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등 부모가 자녀를 가르치듯 하나씩 알려 줬다.이 시설이 특히 집중하는 요소는 ‘주거’다. 청소년 부모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주거지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등록된 주소지가 있어야 구청의 관할 대상자가 되고,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의 각종 복지 제도와 아이의 어린이집 등록이 가능해진다. 청소년 부모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법률 행위를 할 수 없어 본인 명의의 임대차 계약조차 맺기 어렵다. 킹메이커에서는 응급하우스에 일정 기간 거주하고 나면 시설 인근에 독립된 거주지를 구해 준다. 집을 구할 때는 2가지 조건이 있다. 부부의 생활과 아이 양육 스트레스를 완화하도록 최소 방이 2개 이상 돼야 하고, 활동가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가까운 위치여야 한다. 선아 커플도 조만간 투룸 집에 입주한다. 시설에서 전세금과 월세를 지원해 주고, 자립할 수 있게 되면 지원금을 줄여 나간다. 이한군은 이달부터 부천의 직업학교에 다니며 제과와 바리스타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고깃집 아르바이트도 병행한다. 배보은 킹메이커 대표는 “청소년 부모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지속적인 집중 관리가 필요해 우리같이 작은 곳에서는 연간 2개 이상의 케이스를 받기 어렵다”면서 “각 지역마다 아이들의 대리인이자 가족이 돼 줄 거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킹메이커에 어린 부모들의 도움 요청이 빗발치지만 인력과 자금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이달부터 아름다운 재단이 연계지원에 나서면서 선아 커플의 주거비 지원금이 마련됐다. ●해아리 대안학교 “엄마 존엄성 위한 공부필요” 경기 안산에는 지난해 3월부터 미혼모를 위한 작은 교실인 ‘해아리 대안학교’가 생겼다. 한 빌딩의 150평(약 495.9㎡) 남짓한 공간에 마련된 이곳에는 청소년 미혼모 30여명이 모여 중단됐던 학업에 재도전하고 있다. 모든 엄마에겐 1대1 검정고시 과외가 진행된다. 바리스타, 메이크업 등 직업교육도 같이 듣는다. 이 학교가 집중한 건 청소년 엄마들의 ‘존엄성’이다. 학교를 운영하는 이효천 위드맘 한부모 가정지원센터 대표는 “보통 자립 지원은 생계를 위해 돈 벌 능력을 키워 주는 데 집중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립 이후 이들의 삶의 질”이라면서 “엄마이기 전에 여성이자 청소년인 이들이 정말 원하는 걸 선물해 주자는 생각으로 학업 공동체를 꾸렸다”고 말했다.이 대표가 학생들에게 뭘 하면 행복하겠냐고 물었을 때 학생들은 답했다. “수학여행을 가 보고 싶어요.” 이때부터 학교엔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 엄마들은 자신이 번 돈 일부를 자발적으로 캄보디아에 후원한다. 그렇게 모은 돈과 외부 후원을 합쳐 캄보디아엔 작은 학교가 하나 생겼다. 엄마들에겐 자신의 아이에게 ‘봐, 엄마가 캄보디아에 다른 아이들을 위해 학교도 세웠어’라고 말할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달 미혼모 학생 중 4명이 수학여행 겸 봉사활동을 위해 캄보디아로 떠난다. 경기 광명에 있는 아우름 센터도 2017년 9월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다. 미혼모들을 위한 신변 보호, 생활 안정 시설이다. 지역 사회와 연계해 숙식제공은 물론 산전·산후 의료서비스, 산후 몸조리까지 일체 비용을 지원한다. 입주 기간은 무제한이다. 다음 인생을 준비할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다. 아우름 센터 관계자는 “소외된 미혼모들에게 말 그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나의 공간, 내 집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친부모 허락 없이는 아이 진단서도 뗄 수 없는 위탁 부모

    “위탁 부모는 친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위탁 아동에게 휴대전화조차 마음대로 만들어줄 수 없어요. 병원에서 진단서도 뗄 수 없고요.” 위탁모 이진희(49)씨는 19일 위탁 부모들이 위탁 아동을 키울 때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로 권한 제한을 꼽았다. 위탁 부모들의 법적 신분은 ‘후견인’이 아닌 ‘동거인’이다. 친부모와 다름없지만 친권은 행사할 수 없다. 위급한 상황에서 위탁 아동의 친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적지 않다고 위탁 부모들은 털어놓는다. 가정위탁지원센터가 친부모와 위탁 아동이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관리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또 다른 위탁모 송순향(60)씨도 “아이의 친모와 7년간 연락이 끊겨 애를 태운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와 연락하지 않는 친부모의 친권을 한시적으로 제한하고, 위탁 부모에게 법적으로 아이 양육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이라도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만남에 강제성을 부여하려면 적어도 연락을 끊은 친부모의 친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수준으로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나치게 적은 양육보조금도 문제다. 정부는 위탁 가정에 월 20만원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권고하지만 위탁부모들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보다 적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지자체 재정에서 지급하는 지방이양 사업이어서 지역마다 양육비가 들쑥날쑥하다. 국고지원 사업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수년째 그대로다. 송씨는 “(위탁) 아이의 학원비를 대려고 부부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5G시장, 미국이 요청해도 안 갈 것”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5G시장, 미국이 요청해도 안 갈 것”

    “美수출규제 영향 제한적… 트럼프, 이 나라 저 나라 협박”광둥성 선전 본사서 日 언론 회견… 일본 협조 기대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전방위 파상 공격을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任正非·74) 회장은 최근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러정페이 회장은 지난 18일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의 화웨이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아사히 신문,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들과 만났다. 미국의 본격적인 금수조치가 내려진 이후 외신과 만난 첫 인터뷰를 일본 매체로 정했고, 이 자리에서 “반도체 조달 등의 준비를 해왔다”며 장기전 의지를 피력했다. 러정페이 회장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해 “화웨이는 법률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며 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요청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불쾌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또 향후 대응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불한 ZTE(中興通訊·중싱통신) 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중재를 통한 해결 방안은 모색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앞서 중국 통신 대기업인 ZTE는 작년 4월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미 당국의 수출 규제로 핵심 부품인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해 경영위기에 빠진 뒤 거액의 제재금을 내고 경영진 교체와 미국 감시팀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미국의 화웨이 배제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해 “한정적이지만 양질의 성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매출 신장이 연간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은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지만 미·중 무역마찰의 격화로 4월 들어서는 25%로 떨어졌다고 했다. 미국의 규제가 더해져 연간 증가폭은 20% 이상을 넘지 못해 작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감세를 한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추어올렸지만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며 관세 카드를 남발하며 다른 나라를 무차별적으로 압박하는 트럼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수출금지 조치로 반도체 등 고성능 부품의 조달처를 변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며 미국의 제재 강화에 대비해 왔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런 회장은 2015년쯤 전부터 배제 움직임이 보여 미국과 싸워야 한다는 예감을 갖고 조용히 준비해 왔다면서 자사 생산 및 미국 밖에서의 조달 능력을 강화해 왔음을 시사했다. 런 회장은 도요타자동차 퇴직자를 영입해 품질관리 노하우를 배웠다고 소개하고 일본 기업과는 상호보완성이 매우 강한 만큼 협력 관계를 한층 심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런 회장이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본 매체를 불러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일본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화웨이는 일본 기업에서 스마트폰 부품 등을 올해 기준으로 약 7000억엔(약 7조원)어치를 수입한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조선 교육기관’ 서원 9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된다

    ‘조선 교육기관’ 서원 9곳 유네스코 세계유산 된다

    “보편적 가치의 성리학 탁월한 증거 부합” 불교 이어 유교도 인류 유산으로 인정 이변 없는 한 최종 등재… 한국 14건 보유조선시대 성리학을 전파하던 교육기관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지난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이어 14번째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한국의 서원’에 대한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의 세계유산 목록 ‘등재 권고’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통지받았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의 서원’은 아르제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6월 30일 개막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변이 없는 한 최종 등재될 전망이다. 서원은 조선시대 지역에 은거하던 사대부가 후학을 양성한 사설학교로 강학(학문을 갈고 연구함)과 제사의 기능을 가진다. 설립 주체가 중앙정부가 아닌 유림이라는 점에서 관학(官學)과 차별화된다. ‘한국의 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7년(1542) 경북 영주에 성리학의 선구자 문성공 안향 선생 사묘를 건립하면서 유례한 소수서원을 비롯해 ▲도산서원(경북 안동) ▲병산서원(경북 안동) ▲옥산서원(경북 경주) ▲도동서원(대구 달성) ▲남계서원(경남 함양) ▲필암서원(전남 장성) ▲무성서원(전북 정읍) ▲돈암서원(충남 논산) 등 총 9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2016년 4월 이코모스의 반려 조치에 따라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자진 철회한 뒤 재도전해 3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당시 이코모스는 한국의 서원이 지난 독창성과 연속유산으로서의 연계성 등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서원의 보편적 가치를 성리학의 지역적 전파에 이바지하고 건축적 정형성을 갖춘 점 등으로 설명하고 연속유산으로서의 논리를 강조한 등재신청서를 다시 작성해 지난해 1월 이코모스에 제출해 재심사를 받았다. 재심사 과정에서 이코모스는 특히 심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 가운데 ‘현존하거나 이미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독보적 또는 적어도 특출한 증거일 것’에 ‘한국의 서원’이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석굴암·불국사’ 등 불교 관련 유산에 이어 유교 유산도 인류가 지켜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크다. 이수환 영남대 국사학과 교수는 “건축적인 측면과 함께 역사성을 더욱 부각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고,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서원은 현재 우리 한국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유교적 가치의 원형을 이루고 있고, 성리학을 각 지역마다 전파시킨 역사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코모스는 심사평가서에서 등재 이후 9개 서원에 대한 통합 보전 관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추가적 과제 이행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동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사무국 간사는 “이들 서원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고 보존 상태도 다른 문화재 가운데서도 우수한 편”이라며 “유네스코 권고안에 따라 통합적 관리 및 조직 체계화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서원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해인사 장경판전·종묘(1995년), 창덕궁·수원 화성(1997년),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2000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년), 조선왕릉(2009년),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2010년), 남한산성(2014년),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을 포함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하게 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In&Out] ‘사회적 독서’ 반갑지만 ‘현장 목소리’ 약해/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이 발표됐다. 향후 5년간 독서 문화 확산을 위한 정부의 활동 방향이 담겨 있어 관심 있게 살펴보았다. 제3차 계획의 중점 과제는 ‘사회적 독서 활성화’, ‘독서의 가치 공유 확산’, ‘포용적 독서복지 실현’, ‘미래 독서생태계 조성’ 등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방점은 ‘사회적 독서’의 확산에 찍혀 있다. ‘혼자 읽기’에서 ‘함께 읽기’로 독서문화의 대대적 전환을 천명한 것인데 혼자 조용히 읽고 성장하는 전통 방식으로는 갈수록 낮아지는 독서율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책의 출간 종수가 늘어나고, 도서관도 지역마다 동네마다 훨씬 많아졌지만 1인당 도서 구입률과 도서관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것은 대단지 아파트를 지었는데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는 것과 유사하다. 책만 꽂혀 있고 이용하는 사람은 없는 도서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도서관 확충 등 기반 조성보다는 ‘사회적 독서’와 같은 문화 조성으로 독서진흥의 방향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기반 조성이 덜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문화가 없는 기반은 유지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사회적 독서’란 모여서 읽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동네 주민끼리, 친구끼리, 선남선녀끼리 이미 많은 독서모임이 있다. 이런 움직임에 돛을 달아 보겠다는 것은 충분히 시너지가 기대되는 일이다. 또한 ‘책 읽는 도시’를 현재 43개에서 150개로 늘리고, 독서경영인증제 시행 기업을 현재 220개에서 2023년까지 500개로 늘릴 계획도 포함되었다. 작게는 ‘동아리’에서 크게는 ‘도시’까지 책을 함께 읽음으로써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전반적으로 많은 고민이 느껴졌지만 출판인으로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우선은 양서 보급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역사, 인문학 쪽 책을 내는 우리만 해도 올해 초판 판매부수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매년 다를 정도의 아찔한 하락세인지라 겁나기까지 하다. 지난해까지 매년 늘어나면서 독서문화를 다채롭게 만들어 주던 전국의 독립서점 붐은 이제 ‘거품’이 꺼지고 있다. 책을 팔아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선 지난해에 이어 ‘심야책방’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독립서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좀더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독자만 있고 생산과 유통 현장이 빠진 ‘사회적 독서’는 가능하지 않으니 말이다. 일례로 올해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 한 지자체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출판사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저자만 연락을 받아 선포식에 다녀왔으며, 현재로선 책 판매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일선 공무원들이 좀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가며 정책을 실천해 주길 바라는 이유다.
  • 이항진 여주시장 ‘한국사회 고령화와 지방정부 대응’ 토론 참석

    이항진 여주시장 ‘한국사회 고령화와 지방정부 대응’ 토론 참석

    이항진 경기 여주시장은 1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개최된 ‘목민광장 제16호 특집좌담’에 참석했다. ‘한국사회 고령화와 지방정부의 대응’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좌담회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을 좌장으로 이항진 여주시장, 최형욱 부산 동구청장, 장정민 옹진군수, 이삼식 한양대학교 고령사회연구원장 등이 토론을 했다. 이번 좌담회는 한국사회의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등 다양한 문제를 시작으로 커뮤니티케어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찾아보고 고령화 문제에 대한 지방정부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골자로 진행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 시장은 여주시의 고령화 비율 등을 설명하면서 여주 치매안심센터 운영과 각 지역마다 공동체를 형성해 자력으로 재원도 마련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생활하는 여주형 마을공동체를 소개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철도특구 의왕시, 지역특성 살린 색다른 어린이날 ‘철도축제’ 개최

    철도특구 의왕시, 지역특성 살린 색다른 어린이날 ‘철도축제’ 개최

    “기차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놀이, 볼거리 가득한 공연장으로 초대합니다.” 전국 유일 철도특구인 경기도 의왕시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특별하고 색다른 행사가 열린다. 시는 오는 4일부터 이틀간 지역 대표축제인 철도축제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철도특구의 특성을 살려 다른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철도박물관과 조류생태과학관, 자연학습공원 일원에서 풍성하고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주요 행사로 자연학습공원 중앙잔디에서 열리는 ‘남북열차 경의선타고 세계로’는 어린이들이 철도축제역을 출발 베트남까지 여행하면서 역마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체험한다. 출발역인 철도축제역 ‘종이기차 모형 만들기’, 도라산역 ‘통일염원 리본달기’, 베이징역 ‘사자놀이 공연’, 하노이역 ‘베트남 먹거리 체험’ 등 각 역에 어울리는 행사를 마련했다. 철도축제에 맞춰 내부를 새롭게 꾸민 철도박물관에서는 철도 역사, 기차와 관련된 실물과 다양한 기획전시를 다음달 부터 개최한다. 아울러 철도제복체험, 한국철도 역사 사진전, 해설사와 함께하는 철도 이야기, APRT 철도모형 구동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 중인 KTX기차 안에서는 철도캐릭터 ‘쾌돌이와 쾌순이’로 장식한 포토존을 운영한다. 특별행사 ‘경기 안전문화 119페스티벌’ 에서는 어린이의 안전의식을 높일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조류생태과학관에서는 모기퇴치제, 로켓만들기 등 무료체험행사가 진행되고, 3.1운동 100주년을 기억하는 독립운동가 명언 레터링 포토존도 선보인다. 이외에도 최신 가상현실 기기로 우주와 바다 속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캐리커쳐, 패션타투 등 다양한 유·무료체험, 어린이K-POP, 거리버스킹 공연도 막을 올린다. 축제 첫날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상영하고, 다음달에는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올해 철도축제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풍성한 새로운 컨텐츠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김민정, WIP와 전속계약 “데뷔 30년차, 진화하는 배우”[공식]

    김민정, WIP와 전속계약 “데뷔 30년차, 진화하는 배우”[공식]

    배우 김민정이 WIP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소속사 WIP는 30일 배우 김민정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WIP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에잇디크리에이티브가 설립한 배우 전문 레이블로 배우 감우성, 유인영, 정강희, 박신아 등이 소속돼 있다. 박철옥 WIP 대표이사는 “그간 드라마와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배우인 만큼 앞으로도 김민정 배우가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WIP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새 출발과 전환점을 응원하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990년 여덟 살 나이에 MBC 베스트극장 ‘미망인’을 통해 연기에 첫발을 내딛은 김민정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매 작품마다 뛰어난 캐릭터 몰입력과 폭넓은 감정선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명실공히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고 있다. 특히 김민정은 지난 해 방영된 tvN ‘미스터 선샤인’에서 쿠도히나 역을 맡아 최고의 연기 내공을 입증해 보인데 이어 최근 방영 중인 KBS ‘국민 여러분!’에서 사채업자 박후자 역을 완벽히 소화해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04년 드라마 ‘아일랜드’를 통해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김민정은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SBS ‘패션 70s’(2005)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고 MBC ‘뉴하트’(2008)에서 스스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며 최고 시청률 32.0%를 기록,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황금연기상을 수상했다. 김민정의 연기는 스크린에서도 빛이 났다. 영화 ‘버스, 정류장’(2002)과 ‘발레교습소’(2004)를 통해 아역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탈피한 그는 2006년 영화 ‘음란서생’에서 왕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는 궁중 실세인 후궁 정빈 역을 맡아 농익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후 2009년 ‘작전’, 2012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2013년 ‘밤의 여왕’에 출연하는 등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맡는 배역마다 개성 넘치고 입체적인 연기력으로 ‘명품 배우’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민정은 새 소속사를 통해 “WIP와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대중과 호흡하는 배우 김민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용부, 지역·업종별 일자리 네트워크 구축

    권역별 20개 업종·30개 네트워크 구성 서울 SW, 부산·광주 자동차 산업 지원 정부가 지역마다 제각각인 일자리 문제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고자 전국에 ‘지역·업종별 일자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게 아니라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고용노동청, 지역 산업계가 모인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머리를 맞대고 지역 일자리 문제의 해법을 찾자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전국 권역별로 20개 업종에 대한 30개 일자리 네트워크를 구성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전국 기초단체장 간담회에서 ‘지역 주도형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노사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서울에선 소프트웨어 기업과 청년들이 모인 마곡, 금천·구로, 양재에 일자리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자체와 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이 함께 구인·구직자료를 만들고 기업 맞춤형 훈련 과정을 개발한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크런치 모드’(장시간 노동)를 개선하고자 기초적인 고용노동 질서 확립 설명회와 상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자동차산업은 고용 상황이 다소 나아지고 있으나 울산은 개선되는 반면 부산은 더 나빠지는 등 지역마다 형편이 다르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 해결도 지역별로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 부산은 르노삼성 파업 등의 여파로 생산과 수출이 동시에 급감했다. 이에 부산시와 부산중소기업청은 ‘르노삼성 협력업체 일자리지원단’을 꾸리고 부산상공회의소, 르노삼성 협력업체협의회 등과 실태조사를 한다. 관련 기관 합동으로 정부지원제도 맞춤형 컨설팅도 지원할 예정이다. 광주에선 친환경 자동차 개발 등 기업들의 수요를 반영해 연구인력 양성계획을 세우고 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설명회도 한다. 나영돈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지역 현실에 맞는 일자리대책을 지역이 스스로 설계해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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