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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권 여의도크기 그린벨트 해제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의 그린벨트가 2020년까지 대전에서 풀린다.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충남북도와 공동 추진한 ‘2020년 대전권 광역도시계획안’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이번에 해제가 결정된 대전지역 그린벨트는 7.206㎢ 규모로 여의도 면적(8.48㎢)에 버금간다. 충남은 금산군·계룡시 등지의 0.198㎢, 충북은 옥천·보은·청원군 등지의 1.242㎢이다.신성호 시 도시계획계장은 “수요가 있을 때마다 그린벨트를 해제, 도시계획변경을 거쳐 첨단산업단지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대규모 산업단지가 있는 대덕테크노벨트 인근이 많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대전은 기존에 허용된 것을 합쳐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 총 면적이 31.226㎢로 늘어났고, 충남과 충북은 각각 3.31㎢와 5.38㎢로 증가했다.대전은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노은·관저임대주택, 대덕특구1단계, 대전월드컵경기장, 남대전물류단지 등을 만들었고, 대덕특구2단계, 국제스포츠타운, 성북동관광단지 등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신 계장은 “대전은 광역시 중 그린벨트 해제 면적이 하위권이었으나 앞으로 산업단지 등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면서 “환경평가를 통해 보전가치가 낮은 곳, 고속도로 주변, 기반시설 공급이 쉬운 곳, 경제 파급 효과가 좋은 지역 등을 따져 대상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문화마당] 한국형 관광 스토리와 벌교/양세욱 한양대 중문과 교수

    [문화마당] 한국형 관광 스토리와 벌교/양세욱 한양대 중문과 교수

    지난 주말 전남 보성의 벌교 일대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인근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건성으로 들러본 곳을 꼭 20년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스산한 겨울 찬바람이 일면서 신문지면에 넘쳐나는 벌교 꼬막에 대한 보도는 별러오던 여행을 결행하게 할 만큼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점심 무렵 도착한 벌교 읍내는 꼬막의 유혹에 이끌린 식객들로 북적거렸다. 도로 양쪽에 빼곡히 들어찬 식당들은 하나같이 꼬막을 간판으로 내걸었다. 꼬막을 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관광객들의 틈을 비집고 앉으니, 바구니에 한가득 데친 꼬막부터 내민다. 통꼬막·꼬막무침·꼬막전·양념꼬막·꼬막탕 등 이른바 ‘5대 꼬막요리’로 이어지는 ‘꼬막 정식’은 어느 식당이나 단골메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쫄깃한 꼬막에서는 벌교 갯벌의 비릿한 향기까지 전해져 왔다. 겨울 벌교는 꼬막이 지천이다. 겨울이 시작되는 12월부터 알을 품기 이전인 이듬해 봄 3월까지가 꼬막의 제철이고, 그 꼬막 10개 가운데 7개가 벌교에서 잡힌다. 여자만을 에두른 벌교 갯벌은 국내 해안 습지로는 처음으로 습지 보존을 위한 국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청정 갯벌이다. 그 갯벌 위를 썰매 타듯 미끄러지며 ‘기계’라고 부르는 갈퀴 달린 호미로 바닥을 뒤집으면 알알이 박힌 꼬막이 나온다. 벌교 꼬막은 올 2월 ‘수산물 지리적 표시제’ 제1호로 등록돼 배타적 권리를 인정받는 상품이 되었다. 태백산맥 끝자락이 남해로 사그라지는 지점에 자리한 벌교는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이기도 하다. 소설가는 인근 선암사에서 나고 벌교 일대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올 3월 200쇄를 돌파한 한국문학의 위대한 성취, ‘태백산맥’의 배경으로 벌교가 선택된 것은 어쩌면 필연이다. 소설은 영화와 만화로 제작됐고, 프랑스어·독일어·일본어로 번역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어·영어 번역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벌교 갯벌이 훤히 보이는 언덕에 ‘태백산맥 문학관’까지 들어서며 벌교는 그 후광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소설 ‘태백산맥’에 꼬막에 대한 묘사와 비유가 숱하게 등장하는 것 또한 필연일 터이다. “벌교에서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었고, 벌교 5일장을 넘나드는 보따리 장꾼들은 장터거리 차일 밑에서 한 됫박 막걸리에 꼬막 한 사발 까는 것을 큰 낙으로 즐겼다.” 같은 대목이 그러하다. 이렇듯 꼬막은 소설의 맛을 키웠고 소설은 다시 꼬막을 길러내고 있다. ‘외서댁 꼬막나라’ ‘태백산맥’ ‘현부자네 꼬막’ 등 식당들의 이름마저 소설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요컨대 먼 관광객을 이 작은 읍내로 불러 모으는 것은 ‘태백산맥’과 꼬막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문화관광사업 수출지원 전략회의’를 신설하고, ‘문화관광’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형 관광 스토리’를 개발, 상품화해 ‘한국 관광 10대 명품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다. 133억 달러라는 구체적인 수출액 목표까지 제시됐다. 문화가 ‘콘텐츠’라는 말로 대체되고, 국가마저 ‘브랜드’로 평가받는 세계에 우리는 살고 있다. 스토리텔링이 전통적인 서사 장르의 틀을 벗어나 마케팅 영역의 핵심 기법으로 거론된 지도 오래다.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한국형 관광 스토리’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만, 벌교와 주변의 승보종찰 송광사,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전한 성곽이 보존되어 있는 낙안읍성,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보성 녹차밭, 갯벌과 갈대밭이 어우러진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등으로 빼곡하게 짜인 나들이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품격과 자부심을 이어나가는 형태로 구체화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양세욱 한양대 중문과 교수
  • 칠레 역도선수 훈련 도중 아기 출산

    “임신을 한 사실도 몰랐다.” 불과 일주일 전 경기에 출전했던 칠레 역도 선수가 최근 훈련 도중 아기를 낳았다. 임신했다는 사실 조차 모른 채 훈련장에서 다음 경기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중 일어난 일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해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엘자베스 포블리테(22)는 최근 브라질 상파울루 훈련장에서 몸무게 1.2kg인 남자 아기 에릭 호세를 출산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출산 일주일 전 칠레에서 열린 역도 경기에 출전, 우승을 하는 등 임신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운동에 전념해 왔다. 훈련 도중 배에 통증을 느낀 포블리테는 6개월 된 태아가 막 나오려고 한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충격에 휩싸였다는 전언이다. 복중에 건강한 태아가 6개월 째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으나, 강도 높은 훈련에 체중 조절까지 해왔던 터라 생리가 불규칙해 임신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 단순히 몸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의료 코치에게 상담을 받긴 했지만 그녀는 오히려 늘어난 체중을 보완하려 75kg에서 85kg 체급을 높이고 더 무거운 역기를 드는 훈련을 해왔다. 현재 산모와 아기는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포블리테는 충격에서 벗어나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고 현지 신문들은 전했다. 훈련 코치인 호라시오 레이는 포블리테에 대해 “일주일 전 칠레에서 열린 경기에 출전에 우승하는 등 놀라운 정신력을 보였다. 정말 대단하고 강인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블리테는 칠레 국가대표로 지난해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으며 2006년 열린 제8회 남미스포츠게임에서 여자 75kg부문 동메달을 딴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대 수시 특목고 합격생 증가

    2010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에서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이 강세를 보였다. 일반고 출신 합격자 비율은 감소했다. 서울대는 11일 “수시모집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외국어고가 2.0%포인트, 과학고가 1.7%포인트 증가한 반면 일반고는 3.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시 합격자 2030명 중 과학고 출신은 393명으로 전체의 19.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17.7%였다. 외국어고 출신은 144명(7.1%)으로 지난해 5.1%보다 상승했다. 그러나 일반고 출신은 1378명으로 전체의 67.9%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1.6%보다 크게 떨어졌다. 특목고 강세, 일반계고 약세현상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역별 수시합격자 수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다른 지역은 모두 합격자가 줄었지만 비평준화 지역인 군 지역은 합격자가 늘었다. 서울 지역 합격자 수는 612명(30.3%)으로 지난해 30.8%에 비해 약간 줄었다. 광역시와 시지역도 각각 27.8%와 34.7%로 지난해 29.2%와 35.1%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군 지역은 지난해 4.4%에서 올해는 7.2%로 크게 늘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평준화 지역인 광역시보다 비평준화 지역인 지방의 군 소재지 지역 고교의 합격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지난해 807개교에서 879개교로 72개교가 늘어났다. 최근 3년 이내 합격자가 없었던 강원 고성군, 충북 괴산·진천·음성군, 전남 신안군, 경북 군위·영양·영덕군, 경남 하동군, 전북 장수군 등 10개 군에서 11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남녀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남학생은 1167명(57.5%), 여학생은 863명(42.5%)으로 여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처음으로 여학생의 비율이 높아져 절반을 넘었다. 특기자전형 합격자 1144명 중 재학생은 707명, 재수생 이상은 90명이었다. 조기졸업생이 338명, 외국고 졸업 6명, 검정고시 출신은 3명이었다. 전체 지원자는 1만 3706명으로 6.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뉴스&분석] 창·마·진 광역시급 명품도시 스타트

    창원시의회가 11일 본회의를 열어 ‘창원·마산·진해(창·마·진) 행정구역 자율통합안’을 찬성 15표, 반대 4표로 통과시켰다. 마산과 진해시의회 역시 지난 7일 통합안을 의결했다. 창·마·진 자율통합이 사실상 확정돼 예정대로 내년 7월1일 통합시의 출범이 가능해졌다. 창·마·진은 앞으로 정부로부터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94~1995년 있었던 도농(都農) 통합과 달리 지역 주민과 의회가 자율적으로 통합을 결정한 만큼 ‘명품 성장거점도시’로 육성하고 행정구역 통합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의 공언이다. 수원권이나 성남권 등 자율통합 절차가 진행 중인 다른 지역은 현재 통합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창·마·진 통합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행정안전부는 다음주 중으로 ‘창원마산진해시(가칭) 설치법’을 입법예고하고 올해 안으로 이들 지역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준비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또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정부 각 부처 관계자가 모여 창·마·진 숙원사업 지원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마·진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도 적극 이뤄진다. 향후 10년간 총 2104억원의 보통교부세를 추가로 교부받고 150억원에 달하는 특별교부세도 한 차례 지원받는다. 창·마·진은 또 부시장 1명을 더 둘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며 지역개발채권 발행권과 21층 이상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권도 보유하게 된다. 이 밖에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권과 도시재정비 촉진지구 지정 및 재정비촉진계획 결정권 등의 권한도 생긴다. 창·마·진 이외에 자율통합 절차가 진행 중인 수원권(수원·화성·오산)과 성남권(성남·광주·하남), 청주권(청주·청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이들 지역은 통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수원권의 경우 화성과 오산의 반대가 거세고, 청주권은 청원군의회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성남권은 의회 의결 대신 주민투표로 통합 여부를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행안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다.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 주민투표를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쓰기가 부담스럽고, 투표 완료까지 짧게는 2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행 주민투표법은 유효투표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를 해야만 개표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당초 반대의사를 보였던 진해시의회가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선 것처럼 이들 지역도 극적으로 통합에 합의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합으로 지자체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 지방자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응원이 관전의 미덕 되려면/임창용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응원이 관전의 미덕 되려면/임창용 체육부장

    “한국 관중들 때문에 기권할까 생각까지 했다.” 김연아가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피겨 그랑프리파이널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에서 어렵게 꺼낸 말이다. 다름 아닌 1년 전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2008 그랑프리파이널을 회고한 것.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터지는 괴성과 박수에 도무지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고충을 토로했다. 김연아는 역도의 장미란이 역시 고양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다시는 한국에서 경기하고 싶지 않다.” 고 한 말에 많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김연아의 발언 이후 인터넷 등에서 우리의 관전문화에 대한 자성론이 일고 있다. 모든 경기에서 열광적 응원은 관전의 미덕이다. ‘붉은악마’로 대변되는 한국 특유의 폭발적 응원은 다른 나라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다. 문제는 종목 특성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응원의 종류와 때를 제대로 가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난도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려는 찰나 터져나오는 괴성. 동작을 음악에 도저히 맞추기 어렵게 하는 삼삼칠 박수.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순간, 이런 성원은 선수에게 응원이 아니라 방해가 될 따름이다. 피겨스케이팅이나 역도, 골프 등 순간 집중력이 강조되는 스포츠에선 대부분 그렇다. 역도 용상에서 선수가 바벨을 가슴 위까지 올려놓고 2차로 머리 위까지 추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모으려는 순간, 몇 초를 참지 못하고 터져나오는 함성은 오히려 힘을 분산시킨다. 지난 4~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일본팀을 물리친 한국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갤러리의 배려 때문에 경기하기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선수가 볼 앞에 서는 순간 주변의 모든 갤러리가 한 사람처럼 동작을 멈췄다고 했다. 어드레스 전인데도 전혀 떠드는 사람이 없었고, 사진촬영이나, 휴대전화 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지난 10월 영종도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LPGA)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에선 어땠을까. 로레나 오초아, 크리스티 커 등 세계 정상급 스타들은 구름처럼 몰려든 갤러리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샷하는 순간 시야에 들어오는 움직임, 떠드는 소리 등이 끊이지 않았던 것. 참다 못한 크리스티 커가 “조용히 해달라.”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골프신동으로 촉망받는 열일곱 여고생 장하나도 올해 갤러리 소음으로 인한 잊지 못할 아픔을 겪었다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지난 10월 영종도에서 열린 2009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마지막홀에서 퍼팅 순간 갤러리 쪽에서 나온 “거기 앉으세요.”란 큰소리에 놀라 공을 세게 쳤다고 했다. 공은 홀을 2~3m 훌쩍 지나가 버렸다. 장하나는 아마추어로서 내로라하는 프로들을 제치고 1~3라운드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날 서희경에게 역전우승을 내줬다. 골프나 피겨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선수들이 주목받지 못한 종목이다. 한국 관중들은 그에 맞는 관전매너에 아직 낯설다. 괴성이든, 삼삼칠 박수든 모두 우리 선수에게 힘을 보태려는 뜻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이젠 이들 종목에 어울리는 관전매너에 익숙해져야 한다. 진정 선수를 위한다면 조용해야 할 땐 잠시 침묵하는 게 미덕이다.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고자 하는 관중 스스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국력 신장과 함께 한국 스포츠의 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거 ‘남의 집 잔치’에 불과했던 종목에서 잇달아 주인공을 배출하고 있다. 반면 관전문화의 업그레이드는 영 더디다. 성숙한 관전문화는 스포츠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조건이다. 임창용 체육부장 sdragon@seoul.co.kr
  • 마트주유소 도입 1년… 고양 일산·용인 구성 가보니

    마트주유소 도입 1년… 고양 일산·용인 구성 가보니

    지난해 12월 전국 처음으로 이마트가 경기 용인 구성에 ‘대형마트 주유소’의 문을 연 후 석유유통 시장에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부는 기름값 인하 효과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주유업계는 제로섬 방식의 ‘출혈 경쟁’만 초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용인 구성과 지난 9월 농협 하나로마트주유소 1호점이 문을 연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지역의 기름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기름값 인하 효과가 지역에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 서구지역의 일반 휘발유와 경유 평균가는 경기지역 전체보다 낮았다. 마트 주유소가 들어선 지역의 기름값은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 되는 양상이다. 중소 자영 주유소들의 ‘대형마트 눈치보기’가 치열해진 결과이다. 9월 이후 일산 서구지역의 기름값은 매주 화요일마다 일제히 변동한다. 농협 주유소의 판매가가 바뀌기 때문이다. 하나로마트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위치한 지역 주유소는 28개. 농협 주유소 김재원 소장은 “월요일 영업 종료 후 본사에서 그 주의 판매가를 내려보낸다.”면서 “처음 오픈 때는 꿈쩍도 않던 지역 주유소들이 이제는 판매가를 우리에게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보다 무조건 10원만 더 붙여서” 자영주유소들의 판매가가 마트가격에 수렴되는 ‘동조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 업주들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일산 이산포 나들목 부근의 A주유소 업주는 “마트 주유소가 생기기 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20~30% 정도 판매가가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농협 가격보다 무조건 10원씩만 더 붙여 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유소 소장은 “일산 동구와 서구가 모두 농협의 영향을 받을 정도로 위력을 떨치고 있다.”고 전했다. 화요일이던 지난 10월20일. ℓ당 농협의 일반 휘발유가 1576원, 경유 1366원으로 판매되자 인근 주유소 가격도 일제히 움직였다. 농협의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구 28곳 주유소 중 15곳의 휘발유 판매가가 마트 판매가의 10원 이내에서 조정됐다. 자영주유소 6곳은 오히려 농협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내놓았다. 단 3곳만 1600원대에 분포했다. 경유가는 28곳 중 7곳이 마트보다 10원 이내로 쌌다. 28곳 주유소의 평균 경유가가 1386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자영주유소는 마트와 큰 가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역내 최고가 주유소와 비교하면 마트 기름값은 훨씬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휘발유 기준으로 농협은 최고가 주유소보다 104원에서 191원까지 더 쌌다. 용인 구성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트 주변 주유소들 체감 불황 깊어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구성 이마트 주유소의 월매출액은 지난 1월 24억원에서 지난달 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주유 건수는 같은 기간 5만 2000건에서 7만 9000건으로, 하루 8만ℓ, 자동차 2400대가 꼬리를 물며 찾고 있다. 일산 하나로마트의 지난달 주유 건수는 오픈 첫 달인 9월보다 74% 급증한 3만 5500건으로 집계됐다. 마트 주유소의 마진율은 2% 선. 기름 판매로 얻는 이익은 없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유인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신세계는 주유소 도입 후 용인 구성점의 고객이 하루 3%(최소 4000명)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유소 운영에 별도의 인건비와 판촉 비용이 들지 않지만 방문고객이 늘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역 주유소들의 ‘체감 불황’은 깊다. 일산 서구의 업주들은 9월 이후 최소 고객 30%를 농협에 빼앗긴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용인, 통영, 구미 등 마트 주유소가 들어선 지역내 주변 주유소의 평균 판매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물로 나온 주유소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에서 1.5㎞ 떨어진 주유소 업주는 “카드수수료와 인건비를 빼면 지난 10월에만 2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9월보다 크게 늘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황새 쫓는 뱁새’의 출혈 경쟁 자영주유소들은 재고 비축을 통해 마트 기름값 만큼 인하하고 있다. 정유사의 공급가가 낮을 때 사재기 해 비축 물량으로 ‘가격탄력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기름값이 올라도 마트 주유소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마저도 현금 여력이 되는 업주나 가능해 ‘뱁새가 황새를 쫓다간 가랑이 찢어지는 격’이라는 게 고민이다. 석유 유통이 ‘마트 대 영세주유소’간의 출혈경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자영주유소 8721개 중 전체의 84.4%가 정유사와 자사 제품만을 전량 구매토록 한 ‘배타조건부 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정유사 간 경쟁이 미미하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이다. 김창섭(석유시장감시단 부단장) 경원대 교수는 “주유소 간에는 완전 경쟁을 보이는 반면 과점체제를 형성하는 정유4사의 경쟁은 불완전경쟁 양상을 이루고 있다.”면서 “공급가 경쟁을 활성화시킬 대책과 아울러 조세 저항이 적은 유류세의 인하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장려금 타려고 지자체 원정출산 성행

    장려금 타려고 지자체 원정출산 성행

    “원정출산, 해외 아닌 국내로도 간다.” 자치단체마다 출산장려금에 차이가 나면서 지급액이 많은 인근 지자체로 주소를 옮겨 아이를 낳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주로 ‘부자’들이 외국 국적 취득을 위해 해외 원정출산을 벌이고 있는 반면 국내 원정출산은 출산장려금을 받으려는 ‘가난한 사람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오랜 경기침체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9일 각 자치단체에 따르면 대전시는 셋째 아이 출산에 한해 10만원의 축하금과 1년간 매달 5만원씩의 양육지원금을 주는 반면 충남의 대부분 시·군은 첫째 아이도 주고 셋째는 최고 3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얼마 전 첫째 아이를 낳은 대전지역 주부 김모(35)씨는 충남의 한 자치단체로부터 출산장려금 30만원을 받았다. 대전에 직장과 집이 있지만 시댁으로 주소를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첫 출산의 경우 출산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김씨는 “적은 돈이지만 출산장려금을 받아 병원비에 보태려고 임신 후에 주소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 관계자는 “매년 350명 정도가 출산장려금을 받는데 1년 뒤에 돌사진 상품권(20만원)을 줄 때 보면 20명 안팎이 돈을 받고 지역을 빠져 나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아산시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출산장려금을 받고 6% 정도가 떠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주로 시부모나 친정, 형제, 친인척 집에 주소를 옮겨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산군 관계자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아이를 낳으면 얼마나 주느냐.’고 묻는 외지인이 많다.”면서 “인구감소 현상이 심각한 전남, 강원 등 다른 지역도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충북도는 2007년 도내 12개 시·군에 권유, 신생아 부모들이 원정출산을 못하도록 해당 지역에 1년 이상 살아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아이를 낳으면 무조건 30만원을 주던 충남 예산군은 조례를 개정해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을 주고 셋째는 300만원까지 올렸지만 매년 100만원씩 3년간 나눠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군 관계자는 “원정출산과 출산 후 중도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면서 “공무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원방연 대전시 저출산고령화계장은 “대전은 인구가 많이 늘어 인근 충남 시·군들과 조건을 맞추기에는 재정부담이 너무 크다.”고 하소연했다. 경북 지역에도 주소를 옮겼다 출산장려금을 받은 뒤 다시 되돌려 놓는 ‘위장전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청도군의 경우 지난해 출산장려금을 받은 210명 중 청도에 살고 있는 부모 및 신생아는 183명에 불과했다. 1년도 안 돼 27명이 청도를 떠났다. 영천시도 지난해 665명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했지만 1년 넘게 영천에 머문 부모와 신생아는 600명에 그쳤다. 대구와 인접한 영천·경산·군위·청도·고령·성주·칠곡 등 7개 시·군이 출산장려금을 주고 있지만 원정출산 차단을 위해 ‘1년 이상’ 거주기간을 둔 지자체는 영천시와 고령군 단 2곳뿐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모닝 브리핑] 한국 유방암 생존율 OECD 최하위권

    한국인의 자궁경부암과 대장암 발병에 따른 생존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방암과 급성 심근경색증의 생존율은 최하위권이었다.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OECD는 최근 발표한 ‘OECD 건강지표 2009’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의 5년(2002~2007년)간 상대 생존율은 75.5%로 OECD 평균 81.2%보다 5.7%포인트 낮았다고 집계했다. 우리나라는 폴란드의 61.6%, 체코 75.4%에 이어 세번째로 낮았다.우수한 성과를 낸 영역도 있었다. 자궁경부암의 5년간 상대생존율은 76.5%로 OECD 평균 64.4%를 크게 웃돌아 최고 수준이었으며, 대장암도 58.1%로 OECD 평균인 57%보다 높았다. 뇌졸중 30일 사망률 역시 허혈성의 경우 2.4%, 출혈성은 11.0%로 OECD 평균치인 5.0%, 19.8%보다 각각 낮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한국사람 다 됐어요~”

    “한국사람 다 됐어요~”

    “Could you put it on the scale so that I can weigh the package?” “Sure.” ●比 에반젤린씨의 영어교실 인기 지난 7일 서울 성내2동 주민센터. 저울 위에 소포를 올려달라는 원어민교사의 질문에 수강생들이 힘차게 ‘네’하고 외쳤다. 2006년 필리핀에서 건너온 에반젤린(42·여)씨는 이곳 주민센터 영어교실의 인기 강사다. 아직 한국말이 서툰 그는 사회활동을 통해 한국사회에 뿌리내리는 법을 차근차근 배워가고 있다. 그는 “존댓말이 가장 어려웠어요. 시어머니한테 ‘진지 드세요~’ 대신 ‘밥해~’라고 얘기했을 정도니까요.”라고 말했다. 에반젤린씨는 지난 7월부터 이곳 주민센터에서 주부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영어교실을 이끌고 있다. 필리핀에서 교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강동구가 다문화가정을 위해 마련한 ‘이심전심(以心傳心) 행복프로젝트’가 화제다. 구는 자칫 소외되기 쉬운 다문화가정 여성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남편과 두 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좌충우돌했던 한국생활. 고추보다 맵다는 시집살이에 말도 통하지 않던 에반젤린씨는 올 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즐거운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 문화와 한국음식에 익숙해졌고, 같은 처지의 친구들도 사귀었다. 이 같은 인연으로 요즘엔 동 주민센터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요즘 부부싸움도 한국말로 한다.”면서 “한국사람 다 됐다.”며 웃어 보였다. ●中 김동선씨 통역도우미로 활동 올해로 한국생활 8년째인 김동선(32·여)씨도 이심전심 행복 프로젝트의 수혜자다. 김씨는 2001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뒤 2년 만에 귀화했다. 그는 아침마다 아들 지호(8)군과 함께 북적거리는 만원버스를 타고 구 건강가정지원센터로 출근한다. 김씨는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 정보방 운영자이자 통역 도우미다. 김씨는 “결혼해서 한국문화를 익힐 겨를도 없이 곧바로 아이를 임신했다.”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친구가 많지 않았는데 이런 경험을 살려 현재 결혼이민여성들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나 에반젤린씨처럼 국내에 거주하는 다문화 주민은 110만여명. 강동구의 다문화가정도 1344가구에 이른다. 구는 이들을 위해 ‘이심전심 행복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한복입기와 절하기, 한국음식 만들기 등 문화 익히기 외에도 가족노래교실, 레크리에이션, 요가교실, 점토공예 등 여가를 즐기도록 했다. 구는 아울러 취업을 희망하는 이민자들을 위해 구 취업정보센터와 연계, 창업·취업 교육과 일자리 알선에도 나서고 있다. 자녀문제와 부부갈등, 고부간 문제로 고민하는 이민여성들을 위해 건강가정지원센터 내 다문화상담실을 운영한다. 이해식 구청장은 “소외된 이민여성들을 위해 펼치는 다양한 사업들이 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맞아들이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신의 블랙홀/김학준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신의 블랙홀/김학준 사회2부 차장

    백가쟁명 식의 논란에 빠져 있는 세종시 문제가 우리 사회에 가져오는 가장 큰 부작용은 ‘불신의 블랙홀’ 현상이다. ‘약속 파기’를 전제로 진행되는 세종시 수정 움직임에 당사자 격인 충청도민들은 물론 경제자유구역과 수도권 등에서도 극도의 불신과 혼란에 빠져들고 있어서다.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를 추진해온 경기도 시흥시는 서울대 제2캠퍼스의 세종시 건립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거의 아노미 상태다. 서울대와 시흥시는 지난 6월 시흥 군자지구에 서울대 국제캠퍼스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시흥시는 2585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공동 사업시행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선정하는 등 각종 절차를 진행해 왔다. 서울대도 국제캠퍼스에 강의동과 연구병원, 의료훈련센터 등을 지어 국제적인 교육·의료단지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정부에 의해 ‘세종시 제2캠퍼스안’이 부각되자 서울대 측은 “(시흥으로)간다, 안 간다를 결정한 것이 없다.”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시흥시는 비록 공식적 반응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그 속이 온전할 리가 없다. 경제자유구역 선두주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도 세종시를 의혹의 눈초리로 주시하고 있다. 정부 주변에서 거론되는 세종시 수정안을 보면 경제자유구역과 컨셉트가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녹색기업도시, 교육·과학·연구클러스터 등 경제자유구역 판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경제자유구역과 세종시는 ‘윈·윈’이 힘든 ‘제로섬’ 관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해 놓고 유사한 기능을 조성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충청도민들의 불신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사실 지금까지 거론된 세종시 수정안은 원안보다 충청권에 더 이득이 될 수도 있다. 수정안에는 온갖 좋은 얘기가 다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도 세종시 수정안이 원안보다 투자 대비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신뢰성 문제와 직결된다. 대통령과 정부가 수십번 약속하고 특별법으로 정해진 것까지 뒤집는 마당에 수정안을 믿을 수 있겠느냐는 항변은 너무나 당연하다. 더구나 수정안은 기업이 움직여야 실현될 수 있는 방안이다. 산·학·연 클러스터와 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은 기업이 주가 돼야 제대로 추진될 수 있다. 기업은 ‘자기 돈’을 만지는 집단이다. 때문에 이해타산에 극도로 민감하다. 반대로 정부정책 입안자들은 ‘남의 돈’을 만진다. 이런 사람들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언을 파기하는 판에 기업이 자신의 이익에 반할 때 발을 빼는 상황을 상정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강제력도 없는 데다 정권은 유한하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다음 정권에서 또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기에 마뜩지 않아도 잠시 따르는 시늉만 하면 된다. 수정안이 또다른 골칫거리가 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종시 원안의 비효율성에 대한 정부의 고뇌는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행정부처 이전 백지화가 몰고올 파장과 갈등,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계량화할 수조차 없다. 재화(財貨)와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국가 신뢰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이든 ‘불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귀와 싸워야 한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에서조차 일부 부처라도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종시 원안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을 모색해야지 새로운 판을 짜려는 것은 또다른 문제의 시작이다. 김학준 사회2부 차장 kimhj@seoul.co.kr
  • “道 폐지는 신중앙집권화 부를수도”

    “道 폐지는 신중앙집권화 부를수도”

    ■ 지방행정체제 정비 창원·마산·진해 등 행정구역 통합작업에 맞춰 지방행정체제 개편 방향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지방행정체제 개편 작업의 관심사는 도(道) 폐지 여부와 중앙정부의 권한이양 범위에 쏠려 있다. 행정개혁시민연합은 8일 서울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지방행정체제 정비의 기본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국회에 올라온 8개의 지방행정체제개편 법률안 중 지방분권을 위한 광역도주(道州)정부를 주장한 법률안은 이명수, 박기춘, 차명진 의원안에 그친다.”면서도 “현재 정치권에선 기구 통폐합, 비용 감소 등 행정효율성 확보, 책임성 제고 측면에서 자치계층구조를 단층제(도폐지 시·도 광역화)로 바꾸는 데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반면 하 교수는 “도를 살리되 단순 업무전달 등 불필요한 기능을 없애 중앙·지자체간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도를 폐지하는 안은 오히려 광역적인 수요에 대한 대응 미비, 중앙정부 관여 증가를 불러와 신중앙집권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통합시에 권한을 부여하는 데 있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등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자족성을 갖는 인구 규모 50만명 이상 지역은 현재 도 단위에서 1~2곳에 불과하다.”면서 “경북 북부나 전남 도서지역, 강원·충청 대다수 지역은 4~5곳의 시·군을 통합해도 20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0만명 이상인 비수도권 도시는 광역시에 상응하는 권한을 주거나 50만명에 미달하는 지자체에 대한 권한 특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영출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 법률에 상응하는 효력을 갖는 법률 제정권까지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행정안전부는 일단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 중인 정치개혁특위가 의견을 물어오는대로 정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국회가 내년 2월을 시한으로 전체 개편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만큼 추이를 보아가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봉주 등 7명 체육훈장 청룡장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역도의 장미란, 태권도의 황경선, 역도 오승우 감독·김도희 코치, 태권도 김세혁 코치, 정구의 주인식 코치 등 7명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한다. 금년 미국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양용은 선수는 맹호장을 받는다.
  • 기후변화·DDA대비… 재도약 발판 마련

    기후변화·DDA대비… 재도약 발판 마련

    정부가 6일 발표한 ‘대외경제정책 추진전략(2010~2012)’은 2010년 이후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흐름이 위기인 동시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그동안 대외경제정책이 ‘칸막이 식’으로 마련돼 부처 간에 따로 노는 등 총괄·조정 기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수렴된 결과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와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급부상, 지역통합 가속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는 위기감이 계기가 됐다. 반면 2010년 주요 20개국(G20) 및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국제 정치와 경제의 판을 짜는 데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한국경제가 재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새해에는 굵직한 협상들이 예정돼 있다. 동아시아 차원의 경제통합 논의가 이뤄지고, 8년간 끌어온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후변화협상도 시작된다.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전략이 절실한 배경이다. 정책 방향은 크게 네 가지다. ▲개방과 세계화로 ‘성장 프론티어’를 확충하고 ▲경제협력은 글로벌과 역내(域內) 무대 양쪽을 활용하며 ▲G20 정상회의 개최로 리더십을 높이는 동시에 ▲대외부문 인프라도 구축한다는 것이다. 우선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등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마무리되는 대로 외교통상부 주관으로 ‘중장기 FTA 추진전략’을 마련한다. 또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남아프리카 관세동맹(SACU), 터키, 러시아 등 신흥경제권과의 FTA 협상에 나선다. 법률·회계 등 전문직 서비스와 교육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FTA 등과 연계해 전략적으로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외국인투자(FDI)는 양적 확대에 집착하기보다는 녹색성장 등 국가발전전략과 연계해 ‘선택과 집중’을 한다. 신규투자보다 이미 진출한 기업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업 관련 외국인 투자기업이 들어서는 지역도 ‘외투 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외투 지역이 제조업 위주로 운영되는 탓에 금융·영상·문화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은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유망한 수출 중소기업을 세계적인 ‘히든챔피언’으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된다. 수출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을 올해 13조원 규모에서 2012년에는 21조 4000억원으로 약 65% 확대한다. 녹색성장이나 공적개발원조(ODA)에도 한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한국형 모델을 개발한다. 특히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고유의 국가브랜드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철도 빠르게 정상화… 징계 새불씨

    철도노조가 ‘11·26파업’을 철회하면서 4일 전국 철도 현장은 빠르게 정상화됐다. 그러나 파업의 고개를 넘어서자마자 징계가 뒤따를 수밖에 없어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허준영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도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파업 참가자 징계와 관련, “법과 원칙에 따라 상식선에서 처리하겠다.”면서 “기관사라고 해서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대량 징계 사태를 예고했다.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들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오후 4시쯤에는 열차 운행이 대부분 정상화됐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각각 90%, 81.3% 운행률을 기록했고, 화물열차는 평시(300회) 대비 67.3%인 202회 운행했다. 수도권 수출입화물 물류기지인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 오봉역도 이날 화물철도 운행계획 편수는 왕복 48편(컨테이너화차 31편, 일반화차 17편)으로 전날보다 17편이 늘어 운행률은 평시(62편) 대비 77.4% 수준으로 회복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는 운행에 바로 투입하기 어려워 완전 정상화는 5일쯤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뒤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합법 파업이었다.”며 사측의 징계에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와 사측은 법과 원칙에 따라 파업 참가자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철도 노조 파업과 같은 공공 부문 파업이 발생할 땐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윤 장관은 “철도 파업이 뒤늦게나마 중단돼 다행스럽지만, 어느 때보다 시일이 많이 걸려 유감스럽다.”면서 “철도 파업은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반하며 공공 부문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8일간의 파업으로 발생한 영업손실 91억 8000여만원은 노조 및 파업 참가자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 등 192명에 대한 징계도 추진 중이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파면과 해고 등 이른바 ‘배제징계’ 대상자가 100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징계다. 종전 대량 징계는 2003년 ‘6·28파업’ 때의 79명이었다. 징계를 둘러싸고 노사가 또 한 차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 임일영기자 skpark@seoul.co.kr
  • 제주 개발부진 유원지 지정해제

    개발사업이 부진한 제주지역 유원지들이 이르면 내년 초 전면 해제될 전망이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6월 제주광역도시계획에서 유원지 지정 해제가 결정된 지역 7개 유원지가 관련 절차에 따라 이르면 내년 1월 전면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 유원지 규모가 축소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전면적으로 해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번에 해제되는 유원지는 제주시 3개, 서귀포시 4개 등 모두 7개소다.제주시에서는 1974년 9월에 결정된 조천유원지가 35년 만에, 1986년 6월에 지정된 삼양유원지가 23년 만에, 1993년 11월에 지정된 세화유원지가 16년 만에 각각 해제된다.서귀포시에서는 모슬포, 수산, 안덕, 표선유원지가 포함됐다. 이들 유원지들은 지난 수십년 동안 개발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거나 민자 유치 등이 부진, 사실상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곳이다. 이와 함께 함덕, 김녕, 성산포해양, 표선민속, 남원, 정방, 천지연, 강정, 송악산 등 9개소는 규모가 축소되고 중문색달과 롯데리조트 등 2개소는 새로 지정된다.도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사유재산권 침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돼 왔다.”면서 “앞으로는 현실적인 면을 반영해 개발 사업이 부진한 유원지는 적극적으로 정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소방관 줄소송, ‘경기도 해법’ 확산되길

    부산 등 전국 6개 지역의 소방공무원 4700여명이 해당 지역 법원에 3년 동안 밀린 초과 근무수당 미지급분을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나머지 지역의 소방공무원들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 소방공무원들이 2007년 이후 실제 근무시간만큼 받지 못한 초과 근무수당이 모두 2000억원에 이른다. 한 달에 최고 360여시간을 일하지만, 정규 근무시간 170시간을 제외한 190여 시간 중 수당은 78시간치만 받기 때문이다.화마와 위해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공무원들의 줄소송은 딱한 일이다. “집단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집단소송 자제를 촉구한 지역도 있다. 실제 소방조직 내 갈등을 유발할 소지도 있다. 때마침 경기도가 소송 없이 사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해법을 어제 내놓았다. ‘제소 전 화해’ 절차를 이용해 초과수당을 받지 못한 경기도 소방공무원 4359명 중 희망자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화해조서를 작성, 판사가 확정함으로써 법적인 효력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미지급액 335억원을 소송 않고 지급하겠다는 얘기다.우리는 앞서 현장 소방관 60% 이상이 맞교대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다행히 소방방재청은 2012년까지 추진키로 한 3교대 근무를 2년 앞당겨 내년까지 완료하겠다고 화답했다. 해당 광역단체장들은 불필요한 소송에 따른 낭비를 줄이고, 소방관들의 사기는 올리는 ‘경기도 해법’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소방관 줄소송은 피해야 한다.
  • 삼척 유기농수산 클러스터 구축

    삼척 유기농수산 클러스터 구축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산양리에 건립 중인 세계 유기농수산 연구·교육관이 이달 준공된다. 삼척시는 이를 계기로 이 일대 32.2㏊를 유기농 클러스터로 구축하기 위해 ‘삼척 유기농수산 연구·교육 특구’ 지정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세계유기농수산 연구·교육관은 교육, 연구 개발 기능은 물론 기술 보급, 관광 자원화 등 다양한 기능수행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유기농업·축산 시범을 통한 유기 자원 순환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생산·가공·유통 등 유기농 관련 기술 개발, 농촌진흥청·대학·전문업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사업비 166억원을 투입해 연구·교육관 2동을 건립 중이다. 14만 5000여㎡에는 유기농 시험연구포 기반시설과 부대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조직 구성과 운영 프로그램 개발, 대학과의 공동운영이나 법인설립 등 효율적 운영방안에 관한 용역도 이달 안에 모두 끝낼 계획이다. 지식경제부 등 관계 부처와 특구 지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안에 특구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유기농수산 연구·교육특구로 지정되면 유기농수산 분야 특화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연구와 투자 활동도 보다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개발된 신기술 등 특화 사업과 관련된 특허 출원에 대한 우선 심사도 가능해진다. 지방재정법에 규정된 지방재정 투융자 사업의 필요성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등에 대한 심사도 면제된다. 특화사업을 통해 생산된 농작물이나 유기농 가공식품, 축산단지에서 생산된 한우의 표시 기준 권한도 이양받을 수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유기농 관련 박사급 연구진을 채용, 유기농 기술 연구 공간으로 활용하고 농업인과 도시 소비자를 대상으로 유기농 교육을 실시해 국내 제일의 유기농 최고 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案] 세종·대덕·오송·오창 4각벨트에 ‘한국판 리서치 파크’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案] 세종·대덕·오송·오창 4각벨트에 ‘한국판 리서치 파크’

    ■ 미리 본 과학비즈니스벨트 정부가 세종시를 대덕 연구개발(R&D) 특구, 오송 생명과학단지, 오창 과학산업단지 등과 묶어 사각형 모양의 한국판 ‘연구 삼각지대(Reserach Triangle Park·RTP)’ 내지 드레스덴 도시 모형으로 구상하고 있음이 30일 드러났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어떤 모습을 할까.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종시와 대덕 R&D 특구, 오송·오창의 정보기술(IT)과 생명기술(BT) 단지를 잇는 형태다. 기초과학과 의료·식품, BT, 항공·기계 등 첨단 과학연구단지들이 반경 20㎞ 안쪽에 두루 갖춰져 있어 신속한 정보 교환과 산업 연계가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첨단과학 신속한 정보교환 가능 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이 될 세종시에는 대규모 R&D 단지가 조성된다. 충남 공주, 연기군 일대에 2015년까지 3조 5487억원이 투자된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일본 이화학연구소 등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가 들어설 전망이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고려대와 카이스트(KAIST), 이전이 유력시되는 서울대 공대 등 우수한 이공계 대학도 유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수 인재 양성을 통해 과학 육성과 지역산업과 기업의 수요를 채우는 방식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RTP를 둘러싼 더램, 채플힐, 롤리 등 3개 도시가 각각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노스캐롤라이나주대학(NSU) 등과 연계해 미국 과학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사례를 연상시킨다. 세종시에서 북쪽으로 21㎞ 떨어진 오송 생명과학단지는 생명공학, 식·의약품 등이 핵심이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 있는 오송 단지에는 내년까지 70여개 벤처기업과 LG생명공학, CJ제일제당 등 54개 국내기업, 티슈진 등 외국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세종시와 연계해 기초과학 기술 분야의 연구성과를 공유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송 과학단지의 규모는 463만㎡이다. 2002년 출범한 오창 과학산업단지는 우주공학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과학단지이다. 탄탄한 기초과학이 받쳐주는 세종시와 벨트를 형성하면 기초와 응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충북 청원군에 있는 오창 산업단지와 세종시와의 거리는 27㎞이다. 945만㎡의 오창 산업단지는 반도체, 항공기·수송, 정밀기계 산업을 포함해 광학·의료기기까지 아우른다. 중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이 좋아져 과학단지간 연구결과 교류와 생산품 수송에 유리한 게 장점이다. 7040만㎡나 되는 대덕 R&D 특구는 세종시의 기초과학연구를 상호 보완하고 가시적인 수익창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R&D 과학 비즈니스벨트의 결정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대덕연구단지 등은 세종시 동쪽으로 34㎞ 정도 떨어져 있지만 2013년 세종시~대덕간 광역도로망이 완공되면 9.8㎞로 단축된다. 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다. ●행정硏 “경제 파급효과 클 것”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일부 정부부처 이전보다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학유치를 통한 인구유입과 캠퍼스 활성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패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산업 연계가 실패하면 위성도시나 유령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면서 “광주 과학단지 등과 충돌해 중복 투자와 불필요한 경쟁 등의 폐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세계역도선수권] 力史 새로쓴 장미란, 인상 기록향상 과제

    ‘장미란을 지켜라.’ 29일 막을 내린 고양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드러난 한국의 숙제다. 사상 처음으로 안방에서 열린 대회를 통해 한국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따냈다. 최소 금메달 3개라는 당초 목표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국은 남자 94㎏급 용상에서 218㎏으로 금메달을 딴 김선종(23)과 남자 최중량급(+105㎏) 용상 247㎏, 합계 445㎏으로 2관왕을 차지한 안용권(27·이상 상무) 등의 선전에 힘입어 역대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장미란(26·고양시청)은 28일 여자부 최중량급(+75㎏)에서 용상 세계신기록(187㎏)을 세우며 합계 323㎏으로 4연패를 일궜다. 인상 136㎏으로 2위에 오르며 금 2, 은메달 1개를 땄다. 2005년 카타르 도하, 이듬해 도미니카 산토도밍고, 2007년 태국 치앙마이 세계선수권, 지난해 베이징올림픽까지 합쳐 여자부 국제대회를 다섯 차례 내리 우승하기는 처음이어서 세계 여자 역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기대했던 3관왕과 자신이 가진 인상(140㎏), 합계(326㎏)를 통틀어 세계기록을 바꾸는 데엔 실패하고 말았다. 특히 인상에서 드러난 취약점은 최강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장미란은 인상에서 140~145㎏까지 들어야 했는데 엉덩이가 많이 빠져 있었다.”면서 “그러면 바벨을 들어 올릴 때 힘을 못 쓰고 좌우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엉덩이를 앞쪽으로 치고 나오도록 자세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엔 장미란의 최대 라이벌인 중국의 무솽솽(25)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까지 무명이었던 복병의 등장과 함께 장미란이 경계할 대상은 있었다. 러시아 소녀 타티아나 카슈리나(18)는 인상에서 138㎏을 들어 올려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용상에서 165㎏, 합계 303㎏으로 은메달을 땄다. 경력이 붙으면 무시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종합 순위에서 중국은 금 18개와 은 11개, 동 10개를 합쳐 메달 39개를 휩쓸며 카자흐스탄(금 9, 은 1, 동 2개)을 2위로 밀어내고 독주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대회를 주관한 고양시와 대한역도연맹이 올해로 77회인 세계 유수의 대회를 유치하고도 매끄럽지 못한 운영으로 차질을 빚은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로 남았다. 21일 여자부 48㎏급을 비롯, 몇몇 경기에선 전광판에 나온 바벨의 무게와 실제 무게가 다르게 나타나 혼선을 빚고 기록이 번복되는 등 어이 없는 해프닝으로 참가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준비 소홀도 문제였다. 제대로 된 안내 표지판이 없어 장미란의 경기를 보려고 몰려든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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