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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기업 ‘꿀꺽’ 신흥시장 역공

    |파리 함혜리특파원|경제계에 소위 제3세계 출신의 새로운 거물들이 떠오르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의 주말판 피가로 매거진은 최신판(11일자)에서 ‘세계의 새로운 주인들’이라는 제목으로 유럽의 철강기업 아르셀로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추진, 충격을 던진 인도의 락슈미 미탈을 비롯한 뉴페이스(신인)들을 소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존의 기업가들과 달리 인도,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멕시코 등 얼마 전까지 국제 자본시장에서 제 2선에 머물렀던 나라 출신이라는 점. 이들이 눈독을 들이는 기업은 자본력이 취약해진 유럽의 기업들이다. 거대한 자본을 무기로 유럽의 기업들을 하나씩 잠식하는 이들의 파워 때문에 유럽의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피가로 매거진은 전했다. 이 잡지가 ‘새로운 포식가들’이라고 지칭한 대기업 사냥꾼들에는 세계 최대의 철강기업인 미탈의 락슈미 미탈 회장과 파리의 리츠, 런던의 사보이 등 유럽 최고급 호텔을 소유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벤 탈랄(51), 러시아 출신으로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38), 멕시코의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 엘뤼(65)와 도미트(37) 부자가 포함됐다. 경제력이 급부상하는 중국과 인도의 재벌들도 포함된다.lotus@seoul.co.kr
  • 화상경마장 찬반 논란…원주 ‘시끌’

    “퇴폐·유흥산업이 성행하면서 시민정서 황폐화가 우려된다.”(원주시민대책위원회)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농림부) 강원도 원주지역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설치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강원도는 9일 한국마사회와 농림부가 지역공모를 통해 신청된 원주시 단구동 일대 3000여평에 화상경마장 설치 허가를 추진하면서 원주지역 시민단체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과천경마장의 이용객의 포화상태로 인해 광역자치단체마다 화상경마장 1곳씩을 설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주용 말 생산농가 지원을 통한 축산업발전과 사회복지 사업지원 등으로 사회적 기여도가 높다는 것을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단순하게 화상경마장만 운영하지 않고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마사회와 협의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화상경마장 설치저지를 위한 원주시민대책위원회’는 화상경마장 설치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경마산업의 모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권 장외발매소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하지만 지방세로 흡수되는 마권수입금의 16%가 경기도와 강원도 몫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원주지역 경제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마권 장외발매소가 문을 여는 지역마다 반대의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다. 화상경마장과 경륜장이 있는 건물에는 남성전용휴게텔과 안마시술소 등이 자리잡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전남 순천시의 경우 2004년부터 지역주민들의 농림부 항의방문과 1,2차 반대서명운동 등 강력한 반발과 투자자가 계속 바뀌는 등의 부작용으로 농림부가 현재 유보한 상태다. 전국적으로 마권 장외발매소는 서울 12곳, 경기 9곳, 부산 4곳, 인천 3곳, 충남 천안 등 30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원주 시민들은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대부분의 지역에서 성인오락실과 유흥주점 모텔 전당포가 들어서는 등 유흥산업으로 황폐화되고 있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73일 쿼터’ 발표 그 후] ‘혼돈의 충무로’ 새판짜기

    [‘73일 쿼터’ 발표 그 후] ‘혼돈의 충무로’ 새판짜기

    146일인 스크린 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의 73일 축소 결정이 발표된 이후 영화계는 제작관계자들의 ‘73일 절대 수용불가론’이 대세를 이룬 한편으로 수면 아래로는 새 판에서의 손익을 놓고 주판알 튕기기에 들어갔다. 쿼터축소 철회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에 들어간 영화인들이 8일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오는 7월 새 쿼터 시행까지 할리우드 직배사, 극장업체, 문화관광부 등은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새 판을 놓고 ‘동상다몽’(同床多夢)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직배사 “한국영화 관객 따로 있잖나?” 쿼터 축소로 최대 반사이익을 얻을 직배사들은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 목소리를 잘못 냈다가는 ‘할리우드 영화 안 보기’ 등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배사 중 국내 배급력 최고인 워너브러더스사의 박효성 대표는 “미국 본사에서 한국의 쿼터 축소안에 아무런 반응도 없다.”면서 “점유율이 60%에 육박할 만큼 한국영화가 막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마당에 크게 챙길 혜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배사의 관계자도 “한국관객들이 국산, 할리우드산 따지지 않고 영화를 선택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면서 “지난 몇년동안 한국영화의 선전도 작품 자체의 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이지 쿼터 우산 덕분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지난 몇년동안 본국으로 보낸 로열티가 거의 정체 상태였다는 점을 지적한다.‘반지의 제왕’‘해리포터’시리즈 등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002년 407억 3000만원이던 로열티 송금액(영진위 집계)이 해마다 조금씩 감소추세를 보여왔다는 것. 블록버스터에 편승해 어거지로 개봉시켰던 끼워팔기용 C급 영화들이 몇년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는 주장도 덧붙는다.“최근엔 프린트값도 못 건진 직배영화들이 부지기수”라는 한 직배사의 배급이사는 “지난해 개봉된 직배영화 78편이 30.2%의 관객점유율을 거둔 반면, 한국영화는 87편이 개봉돼 54.9%를 차지했다.”고 한국영화의 장벽을 넘기가 결코 수월치 않을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영화사 아이엠픽쳐스가 2일 발표한 ‘2006년 1월 영화시장 분석’을 보더라도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한국영화 점유율이 78.2%를 기록했다.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한 2004년 2월의 82.5% 이후 최대치이다. ●극장업계 냉소 “극장앞에 모금함 갖다놓든지” 지금까지의 쿼터 투쟁에서 한발쯤 비켜나 있던 극장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극장입장권을 통한 5% 영화발전기금 마련과 한국영화의 ‘부율(극장수익 분배비율)’조정 등 문화부의 대책에 대해 “이해당사자인 우리쪽에는 사전에 일언반구 귀띔조차 없었다.”며 “제작자들의 요구사항만 성급히 수용한 졸속적이고도 일방적인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극장협회 최백승 상무는 “요금인상 없이 입장료의 일부를 기금으로 떼겠다는 법적 근거가 있느냐.”면서 “차라리 극장 앞에다 모금함을 갖다놓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영화 제작·배급사를 달래기 위해 부율을 조정하겠다는 문화부 방침에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제작·배급사와 극장이 5대5로 나누는 한국 영화의 부율을 배급사가 6을 갖고 극장이 4를 가져가는 외화처럼 조정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에 대해 “시장기능에 맡길 일이지 말도 안되는 소리”로 일축한다. 오히려 서울시극장협회는 국산, 외화 모두 똑같이 5대5 부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역공’하겠다는 태세다. ●진퇴양난 문화부 “요구대로 해줬다.” 재경부의 73일 축소결정이 발표된 다음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문화부는 이래저래 진퇴양난에 빠졌다. 스크린쿼터 문화연대를 이끄는 한 제작자는 “솔직히 쿼터일수가 어느 정도 조정될 것은 예상 못한 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폭으로 축소될 판이었으면 사전에 분위기라도 귀띔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문화부를 집중 성토했다. 실제로 문화부는 발표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의 반발에 문화부는 “그들(영화인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줬지 않느냐.”며 원론적 답변에 그치고 있다. ●물밑에서 맴맴…‘멀티플렉스 쿼터제’ 쿼터축소 불가론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영화계 한편에선 새로운 차원의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예술영화를 포함한 마이너 제작자들의 이른바 ‘멀티플렉스 쿼터론’이다.“깨놓고 말해 쿼터제의 최대 수혜자는 메이저 제작·배급사 아니냐.”고 반문한 한 마이너 제작자는 “쿼터 축소가 엄연한 현실이라면, 이참에 몇개의 대작에만 스크린을 싸그리 몰아주는 멀티플렉스에 쿼터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황수정·조태성기자 sjh@seoul.co.kr
  • ‘DY계’ 김한길원내대표 당선이후 全大 판세

    ‘독식은 안돼’ vs ‘단일 라인업이 낫다’. 지난 24일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 김한길 의원이 선출된 뒤 2·18전당대회의 두 라이벌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근태 의원이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정 고문과 가까운 김 의원의 선출이 전당대회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김 의원의 당선을 ‘정동영 조직의 승리’로 해석한다면 김근태 의원쪽에서는 당장 “독식은 막아야 한다.”는 논리로 역공이 가능하다. 대선후보 경선까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한 쪽에 힘을 실을 수 없다는 세력 균형론까지 맞물릴 수 있다. 하지만 정 고문의 한 측근은 “김한길 의원이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당선됐을 뿐, 계파와는 관계가 없다. 독식론 운운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바닥을 친 당 지지율을 회복하고 당·정·청 관계에서 당이 우위를 차지하려면 ‘힘있는 여당’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단일 라인업’이 효율적이라는 반론이다. 당 의장과 원내대표가 비슷한 성향의 인물로 구성되어야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김근태 의원 쪽도 ‘단일 라인업’논리에는 곤혹스러운 눈치다. 한 관계자는 “정동영·김한길 대세론이 먹힐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쪽의 조직세에 전율을 느낄 정도로 참담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작 당사자들은 말을 아낀다. 정 고문은 “국회의원 반장을 뽑는 원내대표 선거와 대의원 1만 3000명이 참여하는 전당대회를 연계시킬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근태 의원도 “국회가 꼬여 있는 것을 잘 풀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속 의원들이 김한길 의원을 뽑았고, 계파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구심으로 연결된다.”고만 언급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儒林(527)-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7)

    儒林(527)-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7)

    제5부 格物致知 제2장 居敬窮理(17) 그리하여 율곡은 노승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공자와 석가는 그 누가 성인입니까.” 그러자 노승은 대답하였다. “젊은 선비는 나를 놀리지 마시오.” 노승은 처음부터 찾아온 율곡이 탐탁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율곡을 보고서도 ‘일어나지도 않고 한마디의 말도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던 노승이었으므로 느닷없이 암자를 찾아와 변론을 시작하는 불청객 젊은 선비가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율곡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말을 잇는다. “부도(浮屠:본래 범어로는 탑이라는 의미이지만 여기서는 불타, 즉 불교를 일컫는다.)는 본래 오랑캐의 교의여서 중국에서는 이를 시행하지 않습니다.” 율곡의 말은 ‘불교는 원래 서역, 즉 오랑캐의 교로서 이는 중국에서 이교로 생각하는 도인데, 어찌 이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음이었다. 그러자 노승이 대답하였다. “순(舜)은 동이(東夷)사람이고, 문왕(文王)역시 서이(西夷)사람이고 보면 이들 역시 오랑캐란 말이요.” 노승의 말은 율곡의 말을 정공법으로 반박한 대답이었다. 노승은 율곡을 본 순간 그가 불자가 아니라 유가를 믿는 젊은 선비임을 꿰뚫어 보았으므로 맹자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하여 역습해온 것이었다.‘이루하(離婁下)’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순은 제풍(諸馮)에서 태어나 명조(鳴條)에서 죽었으니 동이의 사람이고, 문왕은 기주(岐周)에서 태어나 필영(畢)에서 죽었으니 서이사람이다.” 노승은 율곡이 유가를 믿는 선비이므로 짐짓 맹자의 구절을 들어 공자가 그토록 존경하고 있었던 순과 문왕도 동이와 서이의 오랑캐에 지나지 않는다고 역공하여 왔던 것이다. 이를 통해 암자에 살고 있던 노승의 학식도 대단하였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음인 것이다. 한방 얻어맞은 율곡은 그러나 만만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율곡은 다시 치열한 법거량(法擧揚)을 시작한다. “불가의 묘한 곳이 우리 유가를 벗어나지 못하거늘 하필이면 유가를 버리고 불가를 찾아 들어가야 하겠습니까.” 율곡의 말을 들은 노승은 다시 말을 받아 후려쳤다. “그러하면 소승이 묻겠는데, 유가에서도 ‘마음이 곧 부처다.’란 말이 있소이까.” 노승의 말은 불교의 골수를 가리키고 있음이었다. ‘심즉불(心卽佛)’, 즉 ‘마음이 곧 부처다.’라는 진리는 바로 선불교의 핵심을 가리키고 있음이었다. 이 진리를 처음으로 설법한 사람은 선의 검객(劍客)으로 불리던 마조(馬祖:709-788). 이른바 마조선(馬祖禪)의 선풍을 확립한 선승의 대명사였다.
  • [생각나눔뉴스] ‘벌거벗은 임금님’의 청계천 시위

    [생각나눔뉴스] ‘벌거벗은 임금님’의 청계천 시위

    오는 6월 서울 청계 광장에 설치될 34억원짜리 조형물에 반대하는 미술계 일각의 움직임이 실력행사로 구체화되고 있다. 세계적 조형미술가 클래스 올덴버그와 그의 부인 반 부르겐의 공동작품인 ‘스프링’은 청계천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선정돼 이미 제작에 들어간 상태여서 서울시측과 설치를 저지하려는 이들 미술계의 충돌도 예상된다. 높이 20m의 ‘스프링’은 다슬기 모양의 알루미늄 탑 구조물로 제작에 드는 비용 전액을 KT가 낸다. 미술인회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문화우리 등으로 구성된 청계광장 공공미술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시가 민주적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청계천의 역사와 생태적 가치에 부적합한 작품을 선정해 밀어붙이고 있다.”며 “‘스프링’ 선정을 무효화하고 재선정을 위한 프로젝트를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먼저 22일 오후 2시부터 태평로 청계천 시점부에서 ‘벌거벗은 임금님과 그 일당들’이란 퍼포먼스를 통해 선정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할 계획이다.24일에는 ‘도시공간과 공동체 디자인으로서의 공공예술-올덴버그의 ‘스프링’을 중심으로’토론회를 연다. 또 작가들이 2월부터 인사동 일대에서 항의 전시를 가진다. ‘스프링’을 반대하는 대책위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인터넷 설문조사(네이트 닷컴)에서 참여자의 대다수가 지나치게 거액이라며 반대했던 작품을 서울시가 공개토론 없이 관련 위원회를 통해 확정했다는 점을 비판한다. 공공미술의 특성상 지역공동체와 관람객들의 참여가 필수적인데도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 ‘스프링’이 얼핏 보면 태국 등 남방 불교국가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첨탑을 연상시키는 등 청계천 복원의 역사와 생태적 가치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조형물 설치의 실무를 맡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측은 “의견수렴이 미흡한 것에 대해선 양해를 구했다.”며 대책위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세계적 작가와 계약을 맺어 이미 제작에 들어간 상태에서 이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적합성 여부를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선정 절차는 잘못됐어도 올덴버그 작품 자체는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 문화적 국수주의라고 평가하는 미술인들도 있다. 뉴욕에서 설치작업을 하는 임충섭씨는 “올덴버그가 다슬기를 차용한 것은 깨끗한 하천으로 재탄생한 청계천에 알맞는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오피니언 중계석] ‘동아시아공동체 형성’ 포럼

    미국 없는 동북아공동체 형성은 가능한가. 최근 진행중인 아시아국가들의 공동체 형성 움직임에 미국 정책결정자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10일 아시아재단 주최로 조선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공동체 형성’ 전문가포럼에서도 미국측 참석자들은 우려와 함께 향후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시사했다.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주일 미국대사 지난해 열렸던 동아시아 정상회담에 미국은 초대받지 못했다.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에 미국은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재 소극적이다. 과거 미국은 아시아인 주도의 공동체 형성 움직임이 반미 혹은 반서구적인 성격을 갖지 않도록 노력했다. 지난 1991년 마하티르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동아시아 코커스’를 제안했을 때 미국은 관련국들이 동조하지 않도록 회유노력을 전개한 것도 한 예다. 그러나 최근 방관 태도가 두드러진다. 중동 분쟁 등 다른 현안에 몰두하다 보니 여력이 없어서다. 대신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관련국들과 다자적인 연대 유지에 급급하는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동남아국가연합체인 아세안이 공동체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아세안+3(한·중·일)이 역내(域內) 대화의 중심체가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게다가 1981년 30%에 불과했던 아시아 내부 교역은 지난해에는 아시아 국가들 전체 무역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역내 경제관계의 강화는 중국의 부상과 함께 공동체 형성을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역내 주요 강대국간의 균형 유지란 측면에서 미국을 배제한 동북아 공동체가 가능할까. 중·일관계의 악화도 미국 역할에 무게를 더한다. 유럽연합(EU)의 예에서 보듯 지역공동체의 형성을 강대국들이 주도할 때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 ●스테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대사 미국과 일본의 안보동맹 강화, 한국의 중국 접근 가속화 등으로 최근 동아시아에서는 심각한 분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동북아공동체 형성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견제도 있다.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훈련이나 중국과 인도의 협력관계 강화 움직임 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미국은 그동안 다자적인 관계 정립과 공동체 형성 등 관련 문제에 대해 전략적인 사고를 하지 못했다. 오직 양자 관계에만 매달려왔다. 이제 미국은 동북아 공동체와 양자 관계가 안정적인 환경속에서 양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이 공동체의 개념과 방향에 대해 합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의 움직임에는 여러 흐름이 있다. 미국을 배제하려 하면서도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있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공동체의 형성 움직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작은 국가들이 모여 크고 영향력있는 국가들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먼저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효과적인 균형자 역할을 할 때만 동아시아 공동체가 안정적일 수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받을 때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 黨의 ‘반격’

    黨의 ‘반격’

    노무현 대통령이 5일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초청해 갖기로 했던 청와대 만찬이 당 지도부의 요청으로 전격 연기됐다. 정세균 당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상임고문단과 집행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 발표에 따른 긴급 연석회의를 가진 뒤 청와대 만찬의 연기를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더 이상 인사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아 표면적으로는 당·청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청와대 만찬 연기는 ‘1·2개각’에 따른 당 지도부의 불만을 공식 표출한 것으로 사실상 ‘거부’로도 해석될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전병헌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청와대 회동을 요청키로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노혜경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유 의원의 입각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향해 “당을 따로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낫다.”고 역공을 펴 당·청간 갈등이 언제든지 재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우리당은 6일 시·도당 위원장, 비상집행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후임 의장 대행을 합의 추대하는 등 빠르면 금주 중 임시 지도부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후임 의장 대행으로는 재선의 한명숙 의원이 유력하다. 전당대회의장인 3선의 이미경 의원도 거론된다. 전 대변인은 “당초 청와대 만찬이 인사와 신년 국정운영과 관련된 당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는데, 인사는 이미 마무리됐다.”면서 “신년 국정운영은 신임 지도부가 중심이 돼서 청와대와 논의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인사문제는 더 이상 당에서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영춘·정장선 의원 등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청간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박홍기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임종 직전에라도 마이크만 들이대면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한다는 정치인의 속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은 2005년 한해에도 풍성한 말잔치를 벌였다. 한마디 ‘말씀’은 정국 흐름을 확 바꾸기도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실소를 사기도, 거침없는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혀’를 잘못 놀렸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설화(舌禍)’도 허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의 달인’답게 ‘후끈한’ 발언으로 뉴스를 주도했다.“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시작한 ‘연정(聯政·연립정부)’ 관련 발언이 그랬다.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져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7월 6일)”“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시작할 수 있다.(8월30일)”며 점차 진화해 나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스토커”라고 반박했고, 당사자로 거론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펄쩍 뛰며 제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문학진 의원 등이 “대통령이 신(神)이냐.”“예스맨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걱정 두 가지는 태풍과 대통령” 대통령의 직선 화법도 여전했다.9월초 외국 순방 길에서는 “대한민국에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니 열흘은 조용할 것”이라고 ‘자해’했다. 유전의혹 등 측근 비리가 불거졌을 때는 “밥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부인 명의로 된 대부도 땅 문제로 집중 포화를 맞은 이해찬 국무총리는 5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하수”라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10월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2004년에 이어 ‘2라운드’로 맞붙어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 나라 국회의원이 (방청석에)와서 보고 계신데 (그런)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했다. 다음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에겐 “의원들이 품위있고 사리에 맞게 질문해야지, 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영삼 정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과 ‘X파일´ 논란도 정국 흐름을 좌우했다. 국민의 정부 때도 일부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양심고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원신세를 졌고,‘병상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고 토로했다.‘삼성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불법으로 도굴돼도 문화재는 문화재”라며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완패해 무력감을 드러냈다. 당에서는 ‘27대 빵’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5월말 당 워크숍에서 “대중에게 비쳐진 여당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일침을 놨다. 여당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해 20%대로 곤두박칠쳤다.“태풍이 올 때는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다. 까불다가는 쓰나미에 다 휩쓸려간다.”고 몸을 사렸던 문희상 의장은 10월 재보선이 끝난 직후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탄주 안 마셨지만 맥주잔 속 양주 마셨다” 한나라당은 연거푸 터져나온 술자리, 욕설 추태로 곤혹을 치렀다. 곽성문 의원은 골프장에서 맥주병을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감 기간에 피감기관과 술을 마신 데다 술집 여사장에게 성희롱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고 논란이 일었던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는 마시지 않았지만 맥주잔 속에 든 양주잔을 빼내 마신 사실은 있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계동 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축사기회를 안 준다며 맥주를 끼얹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임인배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여직원에게 “싸가지 없는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시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돈 많은 정당”이라고 비아냥거렸고, 한나라당에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 물 다 흐린다.”고 탄식했다. 비뚤어진 음주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만든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은 이후 회원들이 한두 잔씩 폭탄주를 다시 먹는 바람에 회원이 자연 감소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취임 직후 “신고식 하느라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먹어 박진 회장에게 죄송하다.”고 고해성사했다. 와중에 ‘조용히 폭탄주 마시는 모임’인 ‘조폭클럽’도 생겨났다. 국회 행자위원회 의원들이 국감을 끝내고 저녁을 먹다가 발족했다. 엉터리 자료로 망신을 산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충청북도 국감에 앞서 ‘이원종 충북지사가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자료를 배포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회수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대통령 때의 이원종 정무수석과 혼동한 해프닝을 벌인 홍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제발 잊어달라.”고 읍소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0월초 ‘이해찬 국무총리가 1가구 2주택자’라고 밝혔지만, 이 총리는 이미 한 채 팔아버린 뒤였다. 총리는 발끈했고, 이 의원은 “집계상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단식도 유독 많았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원내대표실에서 단식에 들어가 13일을 굶었다. 뒤늦게 심재철 의원이 5일 동안 단식했고, 안상수 의원은 “의원이 돌아가며 1일씩 단식하자.”며 숟가락을 얹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무려 29일 동안 44㎏이나 살이 빠지면서도 일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촌을 살리자.”며 눈물을 보였다. 행정중심도시법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해지자, 해당 지역구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햇볕을 볼 수 없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앉아 열흘간 곡기를 끊었다. 여당의 선병렬·양승조 의원도 9일 동안 회관 1층 로비에서 ‘노숙’하며 단식했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운 전여옥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취재진에 e메일을 보내 “(헷갈릴 수 있으니)‘전 대변인’ 약칭 대신 양쪽 대변인 이름을 모두 표기해달라.”고 잽싸게 요청했다. 차기 대권후보군의 말도 화제를 모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접한 뒤 미니홈피에 추모글을 올려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던 그가 막상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모친을 여읜 직후 어버이날을 맞아 미니홈피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공주’라는 별칭을 붙인 것을 가리켜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본 적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수첩공주’라고 말해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봤다. 일본에는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했다가 발끈한 ‘창(昌)’에게 공개 사과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포대’라는 신조어는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가, 강원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경기도가 포기한 대통령 후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회의장 모가지 뽑아놓든지…” 발언 면박당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부 언론인과 학자가 친미파”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아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아 뽑아놓든지….”라고 했다가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달라.”고 면박당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은 한마디 말로 단연 스타가 됐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자,“제 자신이 닭보다 더 험한 발을 가진 농부의 아들”이라며 마이크도 없이 찬성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 ‘구원투수’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정·청 워크숍에서 “수구 우파가 다음에 집권한다면 역사의 후퇴이며 재앙”이라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의 역공을 맞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외국인 1%시대] 외국인력은 ‘고령화’ 대안… 능동 대응을

    [외국인 1%시대] 외국인력은 ‘고령화’ 대안… 능동 대응을

    21세기로 진입한 한국사회는 놀라운 인구학적·문화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2004년 현재 국내에 체류하는 등록 외국인은 46만 8875명으로 한국 인구의 1%를 차지하고 있다. 유엔은 ‘1년 이상의 의도적 체류를 동반한 국제적 이주’를 국제인구이동으로 정의하는데 이 정의에 따르면 한국은 이민이 허용되지는 않지만 이미 다수의 실질적 이주자들이 살아가는 이민국가로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국내의 저출산과 고령화를 감안할 때 외국인력의 유입은 불가피해 보이고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2001년의 유엔 보고서는 한국이 현재의 경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30∼2050년 기간에 총 15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제결혼도 급증하고 있다. 국제결혼의 붐이 시작된 1990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여성은 12만 7762명에 달한다.2004년 한국의 혼인신고 건수의 10%가량이 국제결혼이고 농촌 지역에서는 그 비율이 더욱 높다. 국제결혼을 통해 아내, 며느리, 어머니, 남편, 사위, 아버지가 된 외국인이 10만명이 된다고 한다. 한편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은 특정 국가나 민족별로 집단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국경 없는 마을’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인들과 함께 공존하는 다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지역공동체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단일혈통과 공통의 문화를 민족 또는 국민정체성의 근간으로 삼아 온 한국인에게 정주 외국인 노동자와 그들의 공동체는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렇듯 이미 우리 사회에는 한민족과는 혈통과 문화가 다르지만 여러가지 방식으로 한국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외국 출신의 사회구성원들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혈통과 문화적 동질성에 기초한 종족적·혈통적 민족주의로부터 같은 영토에서 살면서 역사적 경험과 정체성을 공유하는 것이 민족의 구성 요소가 되는 ‘시민적·영토적 민족주의’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지난 10월에 프랑스에서 발생한 아랍계 청년들에 의한 폭동은 서로 다른 인종간의 사회통합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가를 깨닫게 해준 사건이다. 이들 국가들은 이런 사회문제들에 부딪치면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주는 현대 국제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전제하고, 이주로 얻게 되는 주요 이익을 ‘기술 향상, 경제활동 확대, 문화의 다양성, 세계와의 연계’로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이주로 인해 사회의 행복과 경제적 번영이라는 긍정적 기여를 지속하기 위해 이주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다양성을 통합으로 성취하려는 국가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머지않아 이들 선진국가들이 겪는 사회문제들을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외국인력의 수급과 활용, 사회적응과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이민청’과 같은 이민행정기관을 설립하여 국경관리와 외국인관리, 영주 및 국적제도, 국민의 해외이주와 재외동포의 국내 입국 및 사회경제적 행위 등의 사안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 “獨, 참전자 추모시설 안만들어”

    |쿠알라룸푸르·마닐라 박정현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1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독일은 국가의 이름으로 전쟁에 나가 이웃의 고통을 준 사람들에 대해 일체의 추모시설을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앉아 있는 회의석상에서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우회적으로 강도 높게 비난한 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들이 먼저 자신들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각별한 성찰과 절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완곡하게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회의에서 EAS가 유럽통합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독일은 일부 영토까지 포기할 정도로 역사인식을 철저히 청산했다. 독일·프랑스는 EU 통합에서 헤게모니, 패권경쟁을 철저히 절제하며 헌신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의 EAS 가입지지 의사를 밝힌 뒤 “북한도 어느 때인가 이런 대화에 참여할 날이 있기 바란다.”면서 북한의 가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EAS의 문호확대 등의 진로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대부분은 아세안을 중심으로 아세안+3 틀내에서 동아시아공동체(EAC)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을 냈으나,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궁극적으로 지역공동체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 주도의 EAS 추진에 대한 견제 목소리를 의식한 듯 “중국의 발전은 다른 나라와 고립해서 발전할 수 없다.”면서 “중국을 위해 세계의 평화질서를 위해 중국이 위협세력으로 인식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선진국에서 세금을 내면 후진국에서 세금을 내지 않는 이중과세협정이 있으나 역내 국가간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선진국에 내야 할 세금을 후진국에 투자하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노 대통령은 이날 6박7일간의 말레이시아 방문을 마치고 마닐라에 도착,2박3일 동안의 필리핀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jhpark@seoul.co.kr
  • 한나라 ‘冬冬冬’

    ●#장면 1 13일 정오 서울 명동. 영하 12도에 매서운 바람마저 몰아쳐 귀가 얼얼한 날씨에 두 여성이 2.5t 트럭에 올랐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전여옥 전 대변인.“욕설로 도배한 동영상 교재를 만든 전교조에 아이를 맡길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장면 2 5시간 뒤 서울역 광장. 해거름이어서 더 춥게 느껴졌다. 귀공자 타입의 곱상한 중년 남자가 트럭에 올랐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 그는 “국회법을 어기며 지난 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사학법은 전교조의 사학 장악 음모”라고 강조했다. 사학법 개정안 통과에 반발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이 본격 시작됐다. 이날 거리집회를 신호탄으로 14일 강남터미널과 동대문 밀리오레 등 매일 오전·오후 ‘사학법 무효화 투쟁’에 나선다.16일에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학부모·시민·종교단체와 연계한 대규모 촛불집회도 개최한다. 오가는 이들이 주로 젊은층이어서인지, 반응은 날씨만큼 냉담했다. 홍보물을 꼼꼼히 읽는 이가 드물었고 아예 외면하는 이도 있었다. 당 관계자는 “아직 홍보가 안된 탓”이라고 설명한다. 한나라당은 17대 국회 들어 첫 장외투쟁에 나선 이유로 ‘사학법=전교조의 사학 장악 음모’를 내세웠다. 그 동안 ‘개방형 이사제’가 사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논리를 폈으나 개념이 추상적이고 장외투쟁 명분으로 약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전교조 성향 인사들이 이사회를 장악, 아이들을 이념교육으로 물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또 ‘사유재산권 침해’를 논거로 헌법소원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사학법 통과 직후 긴급기자회견에서 “여권의 목적은 사학의 비리 척결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반미·친북의 이념을 주입하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13일 오전 동국포럼 주최의 특강에서도 “교육 현장을 정치적 세대결 장으로 변질시키고 편향된 이념의 장으로 만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전교조 타깃’에 반대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교조 지도부의 강경 전술이 문제이지 노조 자체를 공격한 것은 역공의 빌미를 준다.” 등의 반론도 제기됐다. 그러나 박 대표는 지지 외연을 넓히려는 듯 오후엔 김수환 추기경,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최성규 목사 등 종교계 지도자들을 잇따라 면담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與 “8·31 마무리 짓자” 느긋한 압박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길거리 투쟁에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여론 향방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여당이 거리로 뛰쳐나간 한나라당을 달래기보다는 도리어 8·31 부동산대책 후속입법과 비정규직 법안 처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며 압박작전을 펴거나 오는 18일에는 당·정·청 워크숍을 열어 정책중심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시국회 공전의 결정적 촉매제가 된 사학법 개정에 민주당·민주노동당이 공감한 것도 시대적 흐름에 따라 법안을 더 미룰 수 없다는 국민 요청을 반영한 결과라고 언명하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13일 “한나라당이 길거리까지 나가 투쟁한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고,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한나라당의 행태가 도를 넘었고,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사학법 개정=전교조 장악 음모’라고 몰아세우는 한나라당의 대국민 선전전에도 역공세를 폈다. 여론 지원에 탄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사학법 개정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찬성이 61%, 반대는 21%였다.”면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의 장외투쟁과 임시국회 거부를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오 부대표는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해 말 여당의 직권상정 요청을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지난 1년 동안 심사기일을 두 번씩이나 정했지만 그래도 성과가 나오지 않아 이번에 중재안을 제안한 것”이라면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온 한나라당이 이제 와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한 국회의장에게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하느냐.”고 공격했다. 그는 “최소한의 예의와 도의도 저버리고 정치공세나 일삼는 행태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 등 6명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중심당(가칭)이 사학법 개정안을 재고하라며 사실상 한나라당에 힘을 보탬으로써 곤혹스럽다는 반응도 보였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줄기세포 논란’ 진정국면] “몰카·협박은 강압수사와 동일”

    [‘줄기세포 논란’ 진정국면] “몰카·협박은 강압수사와 동일”

    MBC ‘PD수첩’이 황우석 교수팀을 취재하면서 지극히 비윤리적인 방법을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언론의 보도윤리가 논란의 핵으로 떠올랐다.MBC측은 취재윤리 위반을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비난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이 터졌을 때 나왔던 ‘독수독과’(毒樹毒果·불법으로 얻은 자료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론에 빗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무턱 댄 비난보다는 정보접근이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악의 취재윤리가 가져온 결과” PD수첩의 취재방식에 대해 각계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수첩의 황우석 보도는 최악의 취재윤리가 가져온 결과물임이 드러났고, 이로 인해 MBC는 물론 모든 언론의 신뢰와 위상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보도태도 때문에 한국 과학계는 물론 황 교수의 연구 자체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면서 “언론계가 비윤리적 취재방법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스스로 관대해지는 경향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탐사보도뿐 아니라 어떠한 취재라도 언론은 취재원에게 정확한 보도방향을 밝히고 사실에 근거해 인터뷰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목적을 속이면 윤리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몰래카메라와 협박성 발언 등을 검찰과 경찰의 부당한 수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강병국 변호사는 “사실 확인 방법이 제한돼 있는 탐사보도의 경우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면 범죄수사와 유사한 것이 많다.”면서 “이번 몰래카메라나 협박성 발언 등은 과거 수사관들이 용의자 검거나 범행 입증을 위해 고문이나 증거조작 등 불법수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PD 저널리즘의 속성상 한계도 이른바 ‘PD 저널리즘’의 한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특정 사안이나 특정 대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온 기자와 달리 PD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기획을 해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PD 저널리즘은 비판대상과 목표를 설정하고 파헤치려는 것이 본질”이라면서 “이번 사안도 확실한 증거 없이 무모하게 취재하고 보도하려다 보니 무리수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은 취재과정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그 사람들이 양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잘못된 과정을 그저 관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동근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심층·탐사보도는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쳐 객관적 사실을 추구하는 보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번 PD수첩 보도는 전문적 지식과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탐사보도가 그러한 것들이 부족하면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언론의 감시역할 위축돼서는 곤란”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사회의 ‘감시견’ 역할을 해왔던 언론의 탐사보도가 위축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탐사기자 및 편집인협회’에 따르면 탐사보도는 ‘개인이나 조직이 숨기고자 하는 중요한 사안을 독자적으로 파헤치는 보도행위’를 말한다.1974년 미국 닉슨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가 대표적이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취재윤리만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취재원에 의한 여론 조작’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MBC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이 차단돼 있는 상황에서 탐사보도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공개청구권 등의 보완만으로는 취재에 한계가 분명한 만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제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의제를 설정하고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민해 볼 때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80∼90년대 파시즘적 분위기에서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나.”라면서 “그러나 상당수준 민주화가 진전된 지금까지도 그때의 접근법에 매여 있다는 점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억압적인 사회에서는 문제제기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는 왜 여러가지 측면을 함께 다루지 않느냐고 역공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유영규 조태성 김준석기자 whoami@seoul.co.kr
  • 지방국회의원용 ‘서울숙소’ 마련 계획 결국 없었던 일로

    예산확보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추진됐던 지방출신 국회의원들을 위한 숙소지원이 결국 무산됐다. 국회는 서울에 마땅한 거처가 없는 지방출신 의원들을 위한 숙소마련을 위해 내년 예산에 66억 5000만원을 신청했지만 전액 삭감됐다. 국회 예산담당 관계자는 “기획예산처와의 협의과정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의원간에도 의견이 나뉘고 특히 여론이 부정적이어서 17대 국회에선 재추진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포오피스텔 33채 계약 취소 내년도 국가 세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기획예산처가 사업의 시급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초 확보해 놓은 서울 마포구 파크팰리스Ⅱ 20평형 오피스텔 33채(42억원)의 계약도 무산됐다. 당초 국회 사무처는 예산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오피스텔 50채 확보를 목표로 세웠고,1채당 월 100여만원에 이르는 임대료 지원까지 검토해 왔다. 국회 사무처가 올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처가 없는 지방의원은 70명으로 이들 대부분이 숙소지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낭비성 예산” 여론 반발에 포기 숙소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다시 한번 국회의 ‘낭비성 예산’ 책정이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시급성이 떨어지고 여론의 극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국회가 ‘제몫 챙기기’ 일환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국회의원 숙소지원을 ‘자기 예산 챙기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발표하기도 했다. ●김의장 지원의지 확고…재추진 시사 특히 이 사업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의지가 강하게 담겨 있었다는 점에서 김 의장측도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지원대책은 김 의장이 지난 2월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지방출신 의원들의 거처문제를 해결해 드리고자 한다.”고 발언한 데 따른 후속대책으로 진행됐다. 김 의장은 지난 6월 17대 국회 개원 1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숙소지원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의장실측은 아직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의장실측 한 관계자는 “숙소지원책이 발표되자 언론이 비판하고 나섰고, 한나라당 등 일부당이 호의적이지 않았다.”면서 무산 배경을 언론 등에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당과 국민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간 역공을 맞을 우려가 있어 잠정 중단했지만, 김 의장의 숙소지원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추후 재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발언대] 물정책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정부가 지난 2001년 발표한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의 물 수요량 전망이 터무니없이 과장되었다는 사실이 지난달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정부는 뒤늦게 오류를 인정하고 물 수급정책을 수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럼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인 것 같지만은 않다. 건설교통부가 물 수요 예측 과장 사실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다, 그동안 여러 부처의 장관들이 ‘물관리체계 개선방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왔지만 의미있는 개혁안은 도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물 수요의 어설픈 전망은 도상의 댐 계획 몇 개를 취소하는데 그칠 정도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댐과 제방 건설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환경파괴의 원인이 정부에 있었다는 사실과, 수십조의 세금 낭비 등에 대한 엄중한 규명과 책임추궁이 뒤따라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올해 예산 중 댐 건설비 약 2093억원, 광역상수도 건설비용 3798억원, 제방 건설비 1조 500억원 등은 모두 잘못된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 댐 건설이 필요없고 기존의 광역상수도가 이미 과잉시설이며 홍수피해를 줄이는데 효과가 작은 제방 건설예산(치수예산)을 조정해야 한다면, 건교부 물 예산의 95% 이상은 삭감돼야 마땅하다.“2011년엔 18억t의 물이 부족하다.”는 그릇된 신화 위에 세워진 정부의 여러 계획들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것이다. 있지도 않은 물부족을 주장하고, 비과학적인 논리를 동원해 ‘물부족 국가’라는 황당한 홍보를 거듭해 온 부처들의 반성도 요구된다. 특히 아직도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올해도 경주와 포항 등에서 물 부족이 발생했다.”며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치 않는 건교부에 대해 무거운 책임추궁이 필요하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물 수요 총량은 부족하지 않으며 상습적으로 물 부족의 고통을 당하는 농촌지역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할 때, 건교부는 부풀려진 물 수요 총량을 근거로 대부분 강 하류에 있는 도시지역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 댐 계획만을 강행해 왔다. 그 결과 수돗물 공급시설은 과잉 건설되어 가동률이 52%에 불과하고, 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을 수 없는 고지대의 농촌·도서·산간지역 520만 국민들은 국가가 공급하는 음용수는커녕 최소한의 수질관리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그런데 지금에 이르러서도 농촌지역의 물부족을 핑계로, 물수요 과장사실을 곧이 곧대로 인정하는 대신 여전히 댐 건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는 건교부의 처사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물 수요량 과장 산정은 ‘거대한 토목공사-지역공동체 붕괴-환경파괴-자연재해 증폭-예산낭비’로 이어지는 물 정책의 실패원인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부처의 인원과 예산을 유지하려는 관료집단과 건설 과정에서 이익을 취하는 업체들 그리고 관변의 집단들이 물 정책을 독점하는 사이, 시민들의 행복과 생태계의 안녕은 도외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물 정책 개선대책과 새로운 물수급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결론이 어떨지 모르지만 쉽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내의 논의와 별개로, 여러 집단들이 공중의 시선 앞에서 진지하고 합리적으로 논쟁하는 자리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녹색대안국장
  • [CEO칼럼] 21세기 기업의 두가지 환경/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칼럼] 21세기 기업의 두가지 환경/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미래경영은 친환경·친인간 경영이다. 고유가와 환경오염을 반영한 친환경 기술의 미래형 컨셉트카인 하이브리드카와 수소연료 전지차들이 속속 나올 예정이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 반응해 전기를 얻는 미래 동력원이다. 또 운전석 자체가 휠체어로 되어 있는 장애인을 위한 이른바 친인간 자동차도 있다. 평소 휠체어로 사용하다 자동차 운전시에는 자동으로 운전석에 장착되는 편리함을 자랑한다. 이렇게 환경과 인간은 미래경영의 필수 과제가 됐다. 21세기 기업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두가지 ‘환경’이 있다. 첫째,‘자연환경’이다. 상처 난 환경의 역공을 받지 않으려면 매연·분진·폐수 방출을 억제하고 에너지와 원자재를 절약해야 한다. 둘째는 ‘사회 환경’이다.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처럼 인간 개개인과 고객 개개인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인간중심 경영은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사회와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 이른바 사회환경에 부응해야 한다. 이것이 또 다른 이름의 사회적 책임이다.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 그리고 도덕적 책임, 기업의 사회적 책임등은 경제적 가치는 물론 환경적 가치,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이해관계자와 사회일반의 요구나 기대를 충족시켜 나가는 규범이다. 이는 경제적 책임과 법적 책임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을 짐으로써 기업과 사회가 선순환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다. 2005년 9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사회책임(SR)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국제회의가 있었다. 그래서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노조, 각 사회조직의 사회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 2005년 10월20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벌에 대해 의견을 밝힌 바 있다.“삼성은 과거 국민들의 땀과 헌신 위에서 세워진 국민기업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경영자가 기억해야 한다. 삼성은 국민 위탁경영을 하고 있다는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삼성의 후계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재용 상무의 재산형성과 증여세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보다 규모가 작은 교보생명의 오너 가족들이 낸 수천억원의 상속세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설사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 해도 그럴 판인데 최근 법원 판결은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또 언론과 대권후보, 권력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 X-파일에 대해서도 국민으로서는 답답한 일이다. 국민 대표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요구 받는다.GE는 에디슨에 의해 창업되었지만 오랜 세월 전문경영체제를 굳히면서 미국 경영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미국 MS의 빌 게이츠는 자식에 대한 재산상속 대신 부의 사회 환원을 선언하고 상당부분 실천함으로써 또 다른 미국식 자본주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유럽의 최대 재벌 스위덴의 발렌베리 가문은 15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탁월한 경영을 해왔다. 통신회사 에릭슨, 자동차 및 항공기 엔진업체 사브, 세계 3대 엔지니어링기업 ABB,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SEB은행 등 14개 상장계열사를 거느린 유럽의 대표기업이다. 발렌베리는 투명경영을 통해 사회와 결합하고 소득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 사회에 공헌해 왔다. 그래서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발렌베리 가문 사람들은 보통사람처럼 운전을 손수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잔디를 깎는 모습이나 평범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의 대표기업 경영자들이 국민과 함께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대목이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통일·행자부 ‘낯뜨거운 구태’

    통일부와 행정자치부가 납북자 관련 업무를 서로 맡지 않으려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낯뜨거운 구태를 연출하고 있다. 평소 ‘인도주의’를 강조하는 통일부측은 “납북자 가족 지원은 대국민 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행자부가 맡는 게 적합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민 서비스’를 노래하다시피 해온 행자부측은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부가 담당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논란은 지난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납북자 가족 인권침해 관련 특별법 제정을 권고하면서 촉발됐다. 납북자 송환과 생사확인 업무를 주관하는 부처는 통일부이지만, 납북자 가족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딱히 명시돼 있지 않은 게 문제였다. 이후 각 부처가 주무부처 선정에 이견을 보이다 지난 6월 관계장관 협의에서 주관부처가 행자부로 결정되면서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던 것이 이후 한나라당 최병국·전여옥 의원 등이 각각 귀환 납북자와 국군포로 지원 관련 법안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상정하면서 다시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들 법안의 관할에 대해 통일부는 기존 관계장관 회의 결정을 준용, 행자부 소관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법안은 국회 행자위로 이관됐다. 그러자 행자부가 펄쩍 뛰었다. 행자부 관계자는 “노하우가 전무한 행자부가 국군포로와 귀환 납북자 등 대북업무를 떠맡는 것은 부당하지 않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행자부는 이들 업무를 행자부가 맡아야 한다면 기존 통일부의 탈북자 관련 지원 조직을 이참에 행자부로 이관해 달라고 역공을 폈다. 이번엔 조직 축소를 우려한 듯 통일부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조직을 떼어 달라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뒤늦게 국무조정실이 조정에 나섰지만,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쉽게 해소될지는 미지수다.김상연기자carlos@seoul.co.kr
  • “겨우 2000억대 사업이라니…”

    지리산을 끼고 있는 3대 도 7개 시·군이 문화관광부의 ‘지리산권 관광개발사업’ 규모가 너무 적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자치단체는 문화관광부의 지역별 공청회를 거부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9일 전북도 등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내년부터 10년간 지리산권 관광개발사업에 2230억원을 투입해 16개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용역설명회를 가졌다. 그러나 전북 남원시·장수군, 전남 구례·곡성군, 경남 함양·산청·하동군 등은 사업계획 자체를 거부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전북, 전남, 경남 등 3개도 역시 당초 7일과 8일 이틀간 실시할 예정이었던 도별 지역공청회를 거부했다. 이들 3개도 7개 시·군은 비슷한 사업인 경북 북부유교문화권사업의 경우 규모가 2조원대에 이르는데 지리산권이 2000억원대에 불과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1조원대는 돼야 관광개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10년간 추진되는 국책사업 총 비용 2230억원 가운데 국비지원이 734억원에 지나지 않는 것은 자치단체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리산권 3개도 7개 시·군 단체장들이 이번 문광부의 용역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예정된 공청회를 모두 거부키로 했다.”면서 “문광부를 항의 방문하고 지역 정치권과 연대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시사키워드]APEC과 ASEM

    [시사키워드]APEC과 ASEM

    ● 시사키워드 2005 제13차 APEC 정상회의가 11월 12일부터 19일까지 1주일 동안 부산 BEXCO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개최된다. 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정상과 정부 대표, 기업인과 기자단 등 6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지역간 대화채널인 ASEM과 더불어 APEC은, 우리로서는 주변국들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중요한 지역공동체다. ●APEC이란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은 아시아 및 태평양 연안국가들의 원활한 정책대화와 협의를 주목적으로 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경제협력체다. 전세계 GDP의 약 57%, 교역량의 약 45.8%를 점유한다. 국제조약에 따라 설치된 정부간 국제기구와는 달리 정부와 민간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느슨한 포럼 ’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협력체제는 매우 공고하다. 1989년 우리나라 등 12개국이 출범시켰다. 현재는 미국, 일본, 캐나다, 중국, 러시아, 멕시코, 호주 등 주요 선진국과 강대국들이 가입해 있다. 무역ㆍ투자액으로 볼 때 회원국들은 우리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다. 우리나라 총 교역의 70.4%, 한국 투자액의 63.3%(2004년 6월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회의를 연 것은 1993년부터로 최고의 정책공조 포럼으로 발전했다. ●지역주의와 다자주의 국가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하는 공동체를 흔히 다자주의(multilateralism)와 지역주의(regionalism)로 구분한다. 경제 분야에서 지역주의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와 문화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경제적 장벽을 제거하고 교역을 촉진하는 것을 말한다.APEC,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자주의란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이 지역적이라기보다는 전세계적 개념이다.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기구에서 국제법과 같은 효력을 지닌 규정으로 상호주의의 원칙 아래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제재도 가하는 방식이다. 다자주의와 지역주의가 충돌하지 않느냐 하는 논란이 있다. 지역주의가 회원국이 아닌 국가를 차별함으로써 세계 무역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통합을 위해서는 다자주의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역주의에 따른 무역의 활성화가 세계 전체의 교역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는 등 지역주의의 긍정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다. ●APEC과 ASEM 다자주의는 전 지구적 경제협력을 위한 선택이긴 하지만 지역협력을 통한 자국의 이익 추구 움직임은 여전히 활발하다.APEC은 이런 기류 속에서 ‘개방적 지역주의’를 표방하면서 출범했다.APEC이 단지 지역주의에 머물지 않고 다자주의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의 출범이다.ASEM은 사상 최초로 아시아와 유럽의 정상회의를 통해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다자주의와 지역주의의 공존을 모색하는 ‘지역간’의 대화채널이다. ASEM은 정치,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와 유럽이 협력하고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평화와 번영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1996년 3월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 10개국(한·중·일과 ASEAN 7개국)과 15개 EU 회원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가 열렸다. 경제분야에 제한되지 않고 정치, 안보, 사회, 문화 등을 망라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공동체에 참여하는 국가의 이해 관계는 같지 않다. 미국은 EU에 대항하는 지역공동체로서 21세기 경제강국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참여하는 APEC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시장개방과 선진국의 기술이전, 투자유치가 중요한 목적이다. 우리는 어떤가. 역시 무역에 경제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주변국과의 협력과 대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특히 APEC은 우리가 유일하게 가입한 지역협력체다. 동남아 국가들은 ASEAN으로, 중국은 화교권으로 뭉치고 있는 마당에 APEC과 ASEM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중간자적인 역할로 입지를 확고히 하며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한국의 발언권은 더 세질 것이며 회원국들과의 교역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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