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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갯내음, 봄내음…묵향 맡아보고 샛별 찾아보고

    엄마 손잡고 놀러와 고사리 손으로 조개 캐보는 아이 옹이 진 손가락으로 종일 허리 굽혀 갯것 캐는 어민들 모두 ‘감태 매기’ 몰두하다 보면 노을지는 평온한 동네어촌은 두 가지 얼굴을 가졌습니다. 여행지로서의 어촌과 삶의 터전으로서의 어촌. 전자에 한갓진 풍경, 다양한 체험거리, 바구니 가득 바지락을 채운 여행자가 있다면, 후자에는 고된 노동, 마디마디가 옹이 진 손가락, 종일 허리 굽혀 갯것을 캐는 어민이 있습니다. 이맘때 충남 서산의 중리어촌체험마을은 어촌의 두 가지 얼굴을 보여주는 여행지입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감태 뜨기 체험을 하며 서산의 갯벌을 알아가도 좋고, 허리를 한껏 수그리고 감태 매는 어민을 보며 노동의 무게에 대해 사색해도 좋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여행의 끝자락에는 감태 한 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수고로움을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연초록 물이 든 감태가 입에 들어오면 봄이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될 겁니다.충남 서산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평온한 어촌이 있다. 세계 5대 청정 갯벌 중 하나인 가로림만에 자리한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펄이 깨끗하니 마을에서 나는 바지락, 굴, 뻘낙지는 청정 수산물로 이름났다. 그뿐 아니다. 숱한 어촌체험마을 중 2016년도 어촌마을 전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을 만큼 운영 실력을 검증받았다. 바지락 캐기 체험, 감태 뜨기 체험, 쪽대 그물로 물고기 잡기 등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와 추억을 만들고 간다. 이맘때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갯벌에서 감태 매는 어민들이다. 감태 철인 겨울부터 초봄까지 마을의 하루 작업량은 150톳, 1만 5000장이나 되는 양이다. 갯벌을 뒤덮은 초록색 실오라기가 걷힐 때마다 봄이 딸려온다.●年10만 명 이상 관광객 찾아… 지금은 갯벌서 감태 매기 한창 발이 푹푹 빠지는 중리 갯벌 군데군데 초록빛 잔디가 깔려 있다. 긴 고무장화를 신은 할머니가 갯벌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잔디를 한 움큼씩 건져 올린다. 잔디의 정체는 감태,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나는 녹조류 갈파래과다. 감태는 언뜻 보면 파래나 매생이와 비슷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다르다. 감태 줄기는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 굵다. 양식 방법도 다르다. 파래나 매생이는 주로 대나무 발에 포자를 붙여 양식하는 반면, 감태는 갯벌에 포자가 박힌 뒤 제 알아서 자란다. 상서로운 땅, 서산의 자연이 주는 귀한 식재료다. 감태는 채취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수온이 조금만 높아져도 연초록색이던 것이 갈색으로 변한다. 하늘하늘하던 것이 뻣뻣해져 맛도 없다. 깨끗한 갯벌에서만 자라는 데다가 양식도 불가능하다. 노동은 또 얼마나 고된가. 호미로 밭을 매듯 갯벌에 찰싹 달라붙어 손으로 뜯어야 하기에 감태는 ‘맨다’고들 한다. 매고, 씻고, 발에 뜨고, 말리는 모든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난다. 당연지사 김보다 훨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중리어촌체험마을은 감태 뜨기 체험을 통해 감태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알려준다. 고층 빌딩에 둘러싸여 살고 편의점 음식에 길들여진 ‘도시 촌놈’이 서산의 갯벌, 자연의 맛을 느낄 기회다. 체험 후에는 건조한 감태를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감태 김은 한 톳(100장)당 3만 5000원 선. 어른은 25장, 어린이는 10장을 가져갈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장사다.●매고, 씻고, 뜨고, 말리는 전 과정이 손으로 시작해 손으로 끝나 체험은 감태를 씻는 것부터다. 감태 줄기 사이사이의 진흙이 빠져나가도록 몇 번씩 헹구는데, 마구잡이로 휘젓지 말고 시계 방향으로 둥글게 돌려가며 씻는 것이 포인트다. 다음 단계는 감태 뜨기. 헹군 감태를 감태 발과 틀을 이용해 물속에서 골고루 펴는 작업이다. 한곳에만 뭉치지 않도록 감태를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니 체험자들은 이내 말을 잊고 집중한다. 한 올 한 올 흩날리던 감태가 체험자의 손에 이끌려 네모난 김처럼 모양새를 갖춰간다. 마지막 단계인 감태 건조까지 거치면 감태 뜨기 체험이 마무리된다. 체험까지 했는데 감태 맛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감태’(甘苔)를 풀면 단 이끼다. 이끼처럼 생겨서 단맛이 난다고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단맛이라는 게 참 묘하다. 처음엔 쓴맛이 지배적이다가 씹을수록 단맛이 천천히 번진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도 자리를 뜰 수 없는 영화처럼 단맛의 여운이 짙다. 감태 김 한 장에 수백 번의 허리 굽힘, 수십 번의 헹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곱씹게 되는 단맛이다. 이 쌉싸래한 달달함에 중독되면 김이나 파래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감태 김치, 감태 무침 등 감태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감태 김에 밥 한 숟갈 올려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마을의 다양한 즐길 거리 중 바지락 캐기 체험은 가족 방문객에게 언제나 인기다. “엄마, 나 게 잡았어!” 갯벌에서는 아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소란스러워진다. 바지락은 갯벌 표면 가까이에 살기 때문에 호미로 야트막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체험 후에는 중리의 너른 갯벌을 따라 마을을 산책할 시간이다. 이른 봄 햇살을 받은 갯벌은 별 가루를 뿌린 듯 반짝이고, 꽃무늬 작업복을 입은 할머니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갯것을 손질한다. 마을의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고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다. 단조로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의 어촌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리 감태에는 연초록 물이 오른다. 봄이 오고 있다는 소리다.중리어촌체험마을 인근 볼거리 ●묵향 흐르는 문화예술공간, 서산창작예술촌 중리어촌체험마을 맞은편 언덕배기에 분홍색 옷을 입은 단층 건물이 있다. 2010년, 서산시가 폐교를 매입해 만든 서산창작예술촌이다. 서예, 미술, 도예 등의 다양한 전시가 두세 달에 한 번씩 교체되며 연중 열린다. 예술촌은 30분 남짓이면 둘러보기 충분하다. 초등학교 교실과 복도는 어엿한 갤러리가 된다. 마룻바닥이 삐거덕대는 소리와 스피커에서 흐르는 클래식 음악이 기분 좋은 화음을 이룬다. 예술촌 뒷문은 운동장으로 이어진다. 하늘로 힘차게 뻗은 솟대와 나룻배가 서산의 들녘을 배경으로 안온한 풍경을 연출한다. 서산창작예술촌이 특별한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 중 한 명인 시몽 황석봉이 이곳의 관장이기 때문이다. 웅진식품 ‘아침햇살’ 음료수 병의 수묵화, 국순당 ‘백세주’의 글씨 모두 그의 작품이다. 서산 출신인 황 관장은 50여 년의 서울살이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 허름한 폐교에 자신의 예술혼을 불어 넣었다. 크고 작은 작품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서예 아카데미까지 예술촌 구석구석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란 없다. 서예 아카데미에서는 서예의 대가에게 전통서예, 현대서예, 전각을 배울 수 있다. 수업료는 무료, 재료비는 별도다.●류방택 선생 업적 기리는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류방택’이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만 원권 지폐 뒷면의 별자리 그림은 익숙하다. 그림의 정체는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제228호). 서산 출신의 고려 말 천문학자, 금헌 류방택 선생이 제작한 것이다. 하늘을 그린 석각 천문도 중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둥근 원 안에 1467개의 별을 새겼는데, 별의 밝기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표현했다. 서산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은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관측실에서 천체를 관측할 수 있음에도 ‘천문대’라고 명명하지 않은 이유다. 1층의 류방택사료관에서 류방택 선생과 천상열차분야지도에 관한 전시를 둘러보아야 공간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주 관측실은 현재 장비 수리 중으로 보조관측실만 이용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의 슬라이딩 돔 뚜껑이 열리고 굴절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의 흑점이나 홍염, 밤에는 달이나 별자리가 보일 때엔 모두가 탄성을 지른다. 주의할 점 하나. 해가 지고 별이 뜨기 전인 박명 시간(오후 5시 30분~7시 30분)에는 태양과 별 모두 관측할 수 없다. 이곳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접근성이다. 굽이진 길을 차로 몇 십 분 달려야 도착하는 두메산골 천문대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관측소를 표방해 훤한 대로변에 자리한다. 거대한 돔 뚜껑에 이끌린 곳에서 류방택 선생의 업적을 배우고 천체를 관측하게 된다면 꽤 뿌듯한 배움이겠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자동차로 갈 경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에서 ‘서산, 태안’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서산톨게이트 통과 후 70번 지방도를 지나 중왕교차로에서 중왕리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왕산이로를 5㎞가량 달리다 어름들2길을 따라가면 중리어촌체험마을이다. →맛집 : 서산시청 앞에 있는 진국집(665-7091)은 오래된 게국지 집으로 이름났다. 젓갈을 듬뿍 넣은 게국지를 중심으로 나물 반찬, 달걀찜 등을 준다. 삼기꽃게장(665-5392)은 2대에 걸쳐 운영하는 간장게장 전문점이다. 어리굴젓을 숙성시킨 젓국을 써서 꽃게의 비린 맛을 잘 잡아낸다. 큰마을영양굴밥(662-2706)은 간월암 근처에 있는 굴 요리 전문점이다. 간월도 자연산 굴, 대추, 은행 등이 들어간 영양굴밥이 대표 메뉴. 김에 굴밥과 어리굴젓을 함께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 곳 : 서산버스터미널과 중앙호수공원 근처에 잘 곳이 모여 있다. 중앙호수공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서산아리아호텔(668-7822)은 블랙 앤 화이트로 단장한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특실에는 의류 관리기인 스타일러를 비치했다. 계암고택(010-2376-8273)은 한옥의 전통미와 현대식 시설의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고택이다. 19세기에 지은 사대부 한옥이지만 현대식 화장실, 부엌, 에어컨 등을 갖췄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슬픔이 기쁨에게 -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슬픔이 기쁨에게 -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

    # 세 번 죽어야만 되는 한센병 환자의 삶. 소록도에는 단종(斷種)과 불임 시술의 현장이 그대로 “그건 이곳 규칙입니다. 환자가 건강인을 대할 때는 반드시 다섯 걸음 이상 거리를 유지해라. 말을 할 땐 45도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손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이청준, 당신들의 천국 p32, 1976, 문학과 지성사> 우리나라에서는 한센병을 나병(癩病), 업병(業病) 혹은 문둥이라고 불렀다. 여기서 ‘나(癩)’는 ‘두꺼비’의 의미도 담고 있는 데, 한센병 환자의 피부가 흡사 두꺼비 모양과 비슷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예전에는 동서양을 구분할 것 없이 한센병에 걸리게 되면 사회는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철저히 격리, 배척되었다. 소록도에 들어온 한센인들도 '당연히' 이름이나 고향은 숨겼다. 육지의 가족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였다. 천형(天刑)이었다.그러나 현대 의학에서 한센병은 중병이라고 이름 짓기 미안할 정도로 정복된 지 오래다. 단적인 예로 한센병에 걸려도 항생제의 일종인 ‘리팜핀’ 600mg을 단 한 번만 복용하면 체내 나균의 99.99%가 전염력을 상실한다. 또한 성적인 접촉이나 임신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으며 유전도 되지 않는다. 한센병 환자와 24시간 같이 생활하는 경우에도 전염 위험은 240만 명 중의 1명 꼴이니 통계자체가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할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20여 명 정도의 환자가 발견되는 정도이며, 의무접종 중의 하나인 결핵 예방 BCG 접종을 받은 사람들의 경우라면 이런 발병 확률조차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본다. 설사 발병되더라도 복용약만으로 대개는 6개월, 최장 2년 이내 완치가 되며 흔적 조차 남지 않는다. 또한 한센병 완치환자의 경우 감염위험은 완전 소멸된 상태로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한센인들의 시간이 가득 담긴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으로 가 보자.소록도는 전라남도 고흥군에 위치한 자그마한 섬이다. 2009년 3월 3일에는 소록대교가 개통되어 지금은 육로로도 자유롭게 연결된다. 바로 이 곳에 소록도 자혜의원(조선총독부령 제7호)이 1916년에 문을 열고 전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 분리,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일제강점기 시절 한센병 환자들은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내하기 힘든 모멸과 강제 노동, 단종 수술 및 불임 시술을 받는 등 극심한 인권 침해에 시달려야만 했다.과거에는 한센병에 걸리면 세 번 죽는다고 하였다. 처음은 가족, 친지, 사회로부터의 단절을 뜻하는 사회적 죽음을, 두 번째는 피부가 산 채로 썩어 들어가면서 죽는 육체적 죽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죽음은 한센병 환자들은 죽어서도 묻히지 못하고 해부되는 치욕의 죽음을 뜻한다. 그러니 한센병 환자들의 소원은 토요일에 죽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2일장인 장례 절차에서 일요일은 해부를 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무지(無知)와 편견, 그리고 비과학적인 상식이 만들어 낸 인간 비극의 종착지가 소록도였다.# 40 여 년을 무보수 자원봉사로, 소록도 할매 '마리안느'와 '마가렛' 바로 이런 소록도에 거주하는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 탄압은 해방 후에도 ‘갱생원’이라는 명칭 아래 지속되다 1960년 7월에 이르러서야 국립소록도병원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개선된다. 또한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하여 해외 선교 단체에서 파견된 자원봉사자들이 소록도로 들어온다. 이 중에서 ‘소록도 할매’라고 불렸던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인 마리안느 스퇴거(1934년생)와 마가렛 피사렛(1935년생)의 봉사 활동은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수녀가 아닌 무보수 일반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40여 년을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어울렸다. 특히 맨손과 맨입으로 환자들의 피고름을 짜내고 한센병 환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며 존대말을 쓰는 등 당시 격리된 채 생활하던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더구나 오스트리아에서도 부유한 의사 아버지를 둔 마가렛의 헌신으로 풍부한 약품 지원을 받았으며 마리안느를 후원하던 오스트리아 부인회의 경제적인 지원까지 더하여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생활 환경은 극적으로 변화하여 지금에 이르렀다.이에 국립 소록도 병원은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삶과 역사, 그리고 고통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하여 2016년 개원 100주년을 맞아 한센병 박물관을 소록도내에 개관하였다. 지상 2층 연면적 2006㎡ 규모로 지어진 박물관은 1층에는 수장고와 아트숍, 2층엔 5개 주제(한센병·인권·삶·국립소록도병원·친구들)로 꾸며진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이 있어 소록도를 찾는 일반인들에게 한센인들이 겪어 왔던 힘든 세월을 알려 주고 있다. <소록도 한센병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아름다운 섬이다. 한센인들의 삶과 그들이 거쳐 온 고통이 온전히 느껴지는 공간. 의미있는 방문지로 적극 추천. 2. 누구와 함께? - 누구라도. 가족 단위도 좋지만 단체 모임 단위의 견학지로 훌륭하다. 3. 가는 방법은? -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해안길 65 / 광주, 순천, 여수, 벌교 터미널에서 녹동행 시외버스 이용. 4. 감탄하는 점은? - 생각보다 훨씬 잘 정비된 공간. 섬 전체 기후가 온화하고 전체적으로 외부인들의 흔적이 많지 않아 섬 자체의 자연 경관을 잘 보존한 공간.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섬이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명성에 비해 방문객들이 많지 않다. 소록대교가 연결되어 교통편은 수월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한센병 박물관, 중앙공원, 감금실, 검시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가까운 녹동항에 맛집이 많다. ‘우정식당’, ‘풍년식당’, ‘소담식당’, ‘금일식당’, ‘정다운식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sorokdo.go.kr/sorokdo/board/sorokdoHtmlView.jsp?menu_cd=030101 - 마리안느 마가렛 노벨평화상 추천 서명 사이트 -> http://recommend.lovemama.kr/k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외나로도 우주 과학관,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고흥우주천문과학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소록도는 국내 여행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섬 자체도 풍광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조잡스런 외부 시설이 없기에 깨끗한 섬 자체의 환경을 지니고 있다. 또한 소록도에서는 인간이 지닌 삶의 환경과 인권에 대해서도 다시금 깨닫을 수 있다. 여행지로 특별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트래블러’ 이제훈, 스포일러? “노을 지는 바다에서 류준열이..”

    ‘트래블러’ 이제훈, 스포일러? “노을 지는 바다에서 류준열이..”

    ‘트래블러’ 이제훈이 류준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6일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 측은 “이제훈이 배낭에 꼭 넣고 싶은 것 준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쿠바로 여행을 떠났던 류준열, 이제훈의 인터뷰가 담겼다. 배낭여행 경험에 대해 류준열은 “배낭여행 하면 2014년 미국 여행이 딱 생각난다. 친구와 둘이서 갔다”고 답했다. 반면 이제훈은 “배낭여행을 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 처음으로 배낭여행을 준열이와 했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여행지에 가서 걷는 시간이 길어졌다. ‘배낭여행 하기 힘든데...’ 라는 생각을 할 때 쯤 준열이가 배낭 메는 법을 알려줬다. 그때부터 갑자기 배낭이 가볍게 느껴졌다”며 류준열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번 여행에서 재밌었던 점에 대해 류준열은 “숙소를 잡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인터넷도 안 됐고, 직접 찾아다니면서 확인도 하고, 가격 흥정도 하는 부분이 재밌고 황당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여행을 가보고 싶은 나라에 대해 두 사람은 모두 쿠바를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비냘레스라는 곳에서 시가도 말고 말도 타면서 시골 농장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은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류준열은 “좋았던 것 중 하나가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러 쿠바를 다시 가고 싶다”고 답했다. 스포일러를 부탁하는 질문에 이제훈은 “노을이 지는 바다에 류준열 배우가...”라고 말했다. 그러자 류준열은 “형 아냐”라며 스포일러 유출을 막아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또한 배낭에 세 가지만 담아서 갈 수 있다면 무엇을 담아가겠냐는 질문에 이제훈은 “선크림, 모기퇴치제, 준열이를 담을 수 있다면 담아가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준열은 “저는 한 가지 안 넣어도 될 걸 말씀드리겠다. 휴대폰이 없어도 된다”고 조언했다. 영상 말미에는 두 사람이 “Nos veremos otra vez!”(우리 또 만나요!)라고 스페인어로 말하는 모습이 담겨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JTBC ‘트래블러’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네이버TV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인천 영흥도, 국가어항 지정으로 관광가치 상승…‘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 건립

    인천 영흥도, 국가어항 지정으로 관광가치 상승…‘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 건립

    인천시는 지난 25일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이 ‘국가어항’으로 신규 지정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의하면 해수부가 영흥도 진두항에 약 480여억원을 투입하여 항만 시설을 개선하고, 낚시레저 전용부두, 친수시설, 주차장 등을 조성하여 해양관광 거점어항으로 육성하게 된다. 영흥도는 서해바다의 가운데에서 그림같은 바다와 때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연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수도권 대표 휴양지로, 영흥도에는 십리포해변, 장경리해수욕장 등 명소가 있고, 대부도, 제부도, 선재도 등 유명여행지들이 근거리에 있어 수도권 바다여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 아일랜드CC, 베르아델승마장, 어평도 등에서 골프, 승마,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아 레저를 즐기는 시민들도 많이 찾는다. 봄에는 갯벌체험과 낚시, 여름에는 해수욕, 가을에는 포도, 겨울에는 일몰로 유명한 영흥도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이 있는 사계절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영흥도 한 번 가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했지만, 지금은 교통환경과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 2000년 선재대교가 준공되고, 연이어 2001년 영흥대교가 개통되면서, 영흥도는 배를 타지 않고 자동차 드라이빙만으로도 갈 수 있는 섬이 되었다. 현재 영흥도까지 차량을 이용하면 인천에서 30분대, 서울에서 1시간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하다. 2025년 제2외곽순환도로가 완공되면 수도권 어디에서든 영흥도로 가는 쉽고 빠른 길이 열리게 된다. 국가어항 지정과 더불어 서해안 해양관광의 거점이 될 영흥도에 프리미엄 해양복합리조트가 건립된다. 인천시 옹진군 내리 일대에 건립되는 ‘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는 대지면적 9,960㎡, 연면적 2만7892.93㎡, 총 7개층으로 이루어진 호화 리조트로, 400여개의 객실과 클럽메드식 부대시설로 조성된다. 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는 경치가 아름다운 영흥도 안에서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에 입지를 선정해 전 객실에서 일출과 일몰의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모든 객실을 오션뷰 테라스가 있는 복층구조로 설계하고,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마감하여 최고급 리조트다운 면모를 갖춘다. 펜트하우스는 하나의 객실을 3층의 공간으로 설계하고, 루프탑에 프라이빗풀과 데이베드를 갖춰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하이엔드 휴양공간으로 만든다. 리조트 안에 프라이빗 비치와 요트 마리나, 해수온천 인피니티 풀, 스파와 뷰티케어, 피트니스, 게임존, 스크린골프장, 스크린야구장, 야외공연장, 푸드코트, 카페, 레스토랑, 펫호텔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춘다. 특히 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는 리조트와 연결된 요트마리나를 설계해 해외의 유명 휴양지에서나 봄직한 요트라이프를 실현한다. 국내최대 요트회사와 합작하여 요트투어, 선상파티, 선상낚시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며, ‘가는 길조차 여행이어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투숙객을 위한 요트운행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디오마레 요트운행서비스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에 위치한 요트선착장에서 탑승한 후 영흥도의 리조트까지 약 2시간대 시간이 소요된다. 디오마레 스파앤리조트는 인천 송도에서 모델하우스를 개관 중이며, 모델하우스 내방객을 대상으로 스타일러,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경품행사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리조트 객실의 개별분양 등 상세 문의는 공식홈페이지와 대표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우새’ 한예슬, 러블리 매력의 이유 “사랑할 때 살아있음 느껴”

    ‘미우새’ 한예슬, 러블리 매력의 이유 “사랑할 때 살아있음 느껴”

    배우 한예슬이 마성의 매력으로 ‘미우새’를 사로잡았다. 지난 2월 24일에 이어 3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 게스트로 출연한 한예슬은 사랑스러운 미소와 솔직한 입담으로 ‘미우새’의 재미를 더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먼저 호감을 표하고 데이트 신청도 먼저 한다고 밝힌 한예슬은 고백에 거절당한 적은 없었다며 솔직한 매력을 아낌없이 뽐냈다. 이어 살아가는 이유가 사랑이라고 말한 한예슬은 “사랑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고, 사랑할 때 가장 살아있음을 느낀다. 목표 의식 생기고 희망도 생긴다”며 사랑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도 공개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일탈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혼자 여행을 떠난 것이라고 답한 한예슬은 혼자하는 여행이 겁이 나고 외로울 때도 있지만 해방감과 자유, 낯선 곳에서 온전히 느끼는 이방인의 느낌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한예슬은 터키의 이스탄불,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모로코를 옛 감성이 남아있어 선호하는 여행지로 꼽았다. 특히 이스탄불에 혼자 여행을 떠났다 쿠데타를 겪어 잠도 못 잘 정도로 두려움에 떨었던 에피소드를 깜짝 공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예슬은 자신이 거짓말을 못해 솔직하다고 말하며 가끔은 거짓말을 하며 요리조리 피해가고 싶지만 안 된다는 본인만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하고, 발렌타인데이를 맞이해 초콜릿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으로 김종국을 택해 의외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종일관 밝은 미소와 영상에 200% 빠져들어 사랑스러운 리액션으로 미우새 특급 게스트로 활약한 한예슬은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며 게스트의 좋은 예로 등극했다. 출연하는 예능마다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남다른 존재감을 입증해 낸 한예슬의 또 다른 예능 출연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한예슬은 매주 한 건 스캔들을 쫓는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파파라치 에피소드를 그리는 성공 스토리 드라마 ‘빅이슈’의 능력있는 편집장 지수현 역으로 촬영에 한창이다. 매주 수,목요일 안방극장을 가득 채울 드라마 ‘빅이슈’는 3월 6일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행자들이 다녀가면서 남긴 마음에 관한 기록들

    여행자들이 다녀가면서 남긴 마음에 관한 기록들

    여행지의 화려한 풍광보다 깨끗하게 정리된 숙소의 아늑함에 매료된 적이 있는지. 때때로 어떤 이는 호텔도 호스텔도 아닌 이국의 개성 있는 집을 탐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저자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여러 나라의 집과 집 사이를 건너다니던 저자는 자연스럽게 여행자를 맞이하는 삶을 떠올렸다. 그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내주고, 여러 나라 말로 ‘잘 자’라는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밤을 맞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에어비앤비를 운영하기 위해 저자가 집을 마련한 곳은 창덕궁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작은 동네 원서동이다.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과 미술관, 갤러리와 궁궐이 있는 이곳에 집을 얻은 저자는 이 집에 ‘자기만의 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무런 방해 없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이 공간에는 집을 꾸민 주인의 취향에 이끌린 여러 사람이 찾아들었다. 서울에 잠깐 들른 한국 유학생, 싱가포르에서 온 자매, 러시아 출신의 사진작가, 전주와 순천에서 온 커플까지. 저자는 운명같이 집을 계약한 순간부터 손수 집을 쓸고 닦고 매만지던 날들, 게스트들을 맞고 떠나보내면서 뿌듯했던 ‘집의 기억들’에 대해 세세하게 기록했다. 이 책을 “어떤 동네에 관해, 어떤 집에 관해, 어떤 사람에 관해,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이루는 어떤 종류의 삶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 저자의 말처럼 책은 단순히 여행과 숙박이 아닌 한 공간에서 ‘나와 당신이 나눈 마음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지난해 3월 독립출판물로 출간한 이후 작은 책방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책이다. 파리, 뉴욕, 발리, 바르셀로나에서 저자가 방문했던 집에 대한 이야기를 더해 이번에 새롭게 나왔다. 2016~2018년 원서동에서 ‘자기만의 방’을 운영하던 저자는 2018년 10월부터 삼청동으로 옮겨 여행자들을 맞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톡… 톡… 봄망울 터지나 봄

    톡… 톡… 봄망울 터지나 봄

    동백 지고 매화 핀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연분홍 꽃잎 은은한 향기 맡으며 봄맞이 흑돼지·거위쇼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옛 가옥 재현 제주민속촌으로 과거 여행 미술관 된 비밀기지 ‘빛의벙커’가 ‘핫플’대한민국 남쪽 끝 제주 서귀포에는 언제나 봄이 한 발 먼저 찾아온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가 벌써 만개해 보는 이를 설레게 하고, 겨우내 홀로 피어 있던 동백은 더욱 붉은 빛깔로 손님을 맞는다. 한 달쯤 지나면 유채꽃이 섬 곳곳에서 노란 바다를 이루며 일렁일 제주를 조금이라도 일찍 만끽하고 싶어 서둘러 다녀왔다.3월이 되기 전 서둘러 서귀포를 찾은 이유는 8할이 매화를 보기 위함이었다. 매화 명소만도 여러 곳인 서귀포에서 이번에 찾은 곳은 남원읍에 위치한 ‘휴애리자연생활공원’. 한 달 전까지 동백축제가 열렸던 이곳에는 매화축제가 한창이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문 앞까지 마중 나온 매화가 연분홍 꽃잎을 살랑이며 맞이했다. 언덕 위로 굽이굽이 난 길가에도 매화나무가 줄을 잇는다. 저마다 누가 더 예쁜지 겨루는 것처럼 활짝 핀 매화를 그냥 지나치지 못해 연신 셔터를 누른다. 발걸음은 자연히 느려진다. 천천히 걷다 매화정원에 다다랐다. 소문을 듣고 온 방문객이 많지만 매화는 더 많다. 매화나무 숲 사이로 들어가자 매화의 품에 안긴 느낌마저 든다. 은은한 향기가 코끝을 살짝 스친다. 가족, 연인, 친구끼리 온 사람들의 얼굴에 행복한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이른 봄꽃이 부리는 마법이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조랑말·산토끼·염소에게 먹이를 줄 수 있고, 승마체험과 전통놀이도 할 수 있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흑돼지·거위쇼다. 수십마리 작은 흑돼지가 줄지어 계단을 오른 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거위 떼가 그 뒤를 따른다.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동물들을 보는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냥 즐겁다.휴애리를 나와 차를 타고 동쪽으로 45분쯤 달린다. 표선해수욕장 뒤편 제주민속촌이 다음 목적지다. 수학여행 때나 가는 관광지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갈수록 현대화돼가는 제주에서 진짜 옛 제주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장소다. 인공적으로 꾸몄지만 제주 문화유산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 100여채에 이르는 전통가옥은 19세기 제주의 실제 가옥을 본떠 한 곳도 똑같은 모양이 없다. 둥근 초가지붕 위로 드리운 매화, 오래된 대문 앞 동백나무 빨간 꽃이 그림 같다. 돌담으로 쌓은 축사 안에서 소 한 쌍이 건초를 뜯고, 당나귀가 어슬렁거린다. 수십년 시간을 건너 뛰어 옛 제주 시골 마을에 온 것 같다. 하귤이라 불리는 큼직한 전통귤이 제주의 느낌을 더한다. 본래 좀녀라고 불린 해녀의 삶을 볼 수 있는 전시관도 있다.서귀포 동쪽 해안 근처로 난 1132번 지방도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30분쯤 가다 만난 산양교차로에서 왼쪽 샛길로 들어 성산읍 ‘빛의벙커’를 찾아간다. 지난해 11월 처음 문을 연 미술관 ‘빛의벙커’는 서귀포에서 가장 핫한 명소로 떠올랐다.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로 오랜 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 벙커가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 변신했다.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5.5m의 어둑한 내부공간에 들어가면 낯설면서도 신비한 느낌이 든다. 클래식 음악이 동굴에서 울리는 것처럼 퍼져 나오고 사방 벽뿐 아니라 바닥까지 화려하게 수놓는 미디어아트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개장 후 첫 전시인 ‘클림트전’은 ‘빛의벙커’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찬란한 황금빛과 화려한 색채가 특징인 클림트의 작품들이 물감 대신 빛으로 변해 한층 더 영롱하게 살아 움직인다. 그림을 따라 분주히 움직이거나 작품을 공부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바닥에 가만히 앉아 1~2시간 보내면 미술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빛의 벙커’를 나와 차로 10분 정도만 이동하면 서귀포의 바다다.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길목 해변에 서면 바다 너머로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섭지코지에는 바다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국내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인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다. 메인 수조인 ‘제주의 바다’에서 상어·가오리 등 100여종을, 전체 전시관에서는 450여종 4만 5000여마리의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남원읍의 고살리탐방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다. 서귀포제1청사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서성로입구삼거리 부근에 있다. 효돈천을 따라 우거진 원시림에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작은 생태탐방로가 나 있다. 짙게 이끼 낀 숲길과 현무암 돌담, 족히 수백년은 됐을 법한 신령스러운 나무 사이를 걷는다. 사시사철 물이 고여 있는 ‘속괴’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다. 기암괴석이 웅덩이를 둘러싼 신비로운 분위기에 토속신앙의 흔적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미 봄이 한창이지만 유채꽃이 피기 시작하면 봄은 한층 더 짙어진다. 오는 23~24일 이틀간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21회 서귀포 유채꽃 국제걷기대회’ 기간 즈음에 방문하면 유채꽃 물결이 한창인 제주를 만날 수 있다.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5·10·20㎞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걸어봐도 좋겠다. 글 사진 서귀포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잘곳 : 대명 샤인빌 리조트는 서귀포 시내와 성산일출봉 중간쯤 자리하고 있어 서귀포 동부를 두루 둘러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아열대 식물로 둘러싸인 지중해풍 건물로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리조트 단지 안에서도 제주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정원과 레스토랑, 카페, 문화공간, 인피니티 풀 등 시설을 갖췄다.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는 서귀포 동쪽 해안에 삐죽 나온 섭지코지 한가운데 자리한 리조트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유민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는 JTBC ‘효리네 민박2’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 배경으로 화제가 됐다. 사방이 통유리인 글라스하우스 2층 민트레스토랑에서 제주 봄 바다 절경을 바라보며 제주 특산물 요리를 먹는 경험이 특별하다.
  • 눈이 부시게, JTBC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70대 받아들인 김혜자”

    눈이 부시게, JTBC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70대 받아들인 김혜자”

    ‘눈이 부시게’가 유쾌한 웃음 너머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시청률 역시 8%를 돌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JTBC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 6회는 전국 기준 6.6%, 수도권 기준 8.1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다시 갈아치우며 위엄을 과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혜자(김혜자 분)의 70대 전성기가 펼쳐졌다. 잠시 스물다섯의 꿈을 꾼 혜자에게 시간을 돌리는 시계가 다시 나타나는 충격 엔딩에 이르기까지 웃음과 설렘, 눈물 위에 묵직하게 내려앉은 꽉 찬 울림은 그 깊이가 달랐다. 스물다섯 백수였던 혜자는 70대에 천직을 찾았다. 엄마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정감 있는 목소리로 마트 광고계를 주름잡게 됐고, 스물다섯이라 커밍아웃한 영수 TV에서는 촌철살인으로 별사탕을 만 개나 받았다. 하지만 나이 든 혜자를 바라보는 현실은 차가웠다. 젊었을 때 느끼지 못한 소외감과 외로움을 비로소 체감하게 된 혜자는 현주(김가은 분)네 중국집에서도 까칠한 샤넬(정영숙 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젊은 넌 설명해도 모른다”며 쫓아나간 혜자는 모텔에 장기 투숙 중인 샤넬 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됐다. 혜자는 영수(손호준 분)의 도움으로 프라하 영상을 모텔 벽면에 상영하고, 신혼여행지였던 프라하 전경을 보며 샤넬 할머니는 눈물을 흘렸다. “남편 죽고 하나 있는 아들 미국 가고 나니까 집이 썰렁해서 여기에 있게 됐다”고 사연을 털어놓은 샤넬 할머니와 혜자는 그렇게 친구가 됐다. 샤넬 할머니를 통해 준하(남주혁 분)의 사정도 알게 됐다. 경찰에 연이 있는 우현(우현 분)의 도움으로 준하가 아버지에게 무고죄로 고소당한 사연을 듣게 된 혜자는 그제야 준하가 기자를 그만두고 홍보관에 취직한 이유를 알게 됐다. 혜자는 준하와 병수(김광식 분)의 실랑이에 끼어들어 대신 준하 편을 들어줬다. 하지만 준하는 “이게 지금 살아있는 사람 눈이냐. 손녀에게도 네가 아는 이준하는 죽었다고 전해 달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의 인생도 다시 찾을 수 있을 텐데. 혜자의 마음은 아려왔다. 간절히 바라던 혜자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어느 날 갑자기 늙었던 것처럼 갑자기 스물다섯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와 싸우고 자해하려는 준하를 막고 두 사람은 평범한 데이트를 즐겼다. 하지만 집에 바래다주던 길, 혜자는 이게 현실이 아니라 꿈임을 알았다. 눈물을 흘리며 눈이 부셨던 시간에서 깨어난 혜자는 다시 현실에 적응해나갔다. 친구가 된 샤넬 할머니의 손을 잡고 돌아간 홍보관에서 낯선 할아버지의 턱받이를 고치려 다가간 혜자는 손목에서 익숙한 시계를 발견했다. 혜자가 버렸던 시계가 멀쩡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 다시 시계를, 뒤엉킨 시간을 찾을 수 있을까. ‘숨멎’ 엔딩에 궁금증을 증폭했다. 혜자와 준하의 찰나가 선사한 설렘과 애틋함은 먹먹하게 가슴에 남았다. 평범해서 더 설레고 따뜻한 혜자와 준하의 데이트. “그럼 같이 보자 봄”이라는 준하의 고백은 이뤄질 수 없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꼭 기자가 된다고 약속해줘. 내가 다시 돌아가도 나 잊으면 안 돼”라는 혜자의 절박함은 혜자와 준하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알 수 있었다. 준하가 잃어버린 시간에 혜자가 있었더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혜자는 준하와의 기억으로 늙어버린 시간을 살아내고 있었다. 로맨스보다 더 깊은 혜자와 준하의 관계. 김혜자와 남주혁의 애틋한 케미와 한지민과 남주혁이 빚어내는 먹먹한 설렘이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젊음과 나이 듦의 경계에 선 혜자의 일상은 애틋하고 눈이 부셨고, 또 새로웠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쓸모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혜자의 목소리는 나이 듦으로 인해 그 힘을 더했다. 스물다섯 청춘일 때 꿈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유예의 시간을 살던 혜자는 “이미 늙었기에 나중은 없다. 오늘만 있다”는 깨달음으로 현재에 충실한 삶을 만들어갔다. “폭삭 늙어버린 동생 불쌍하지도 않냐. 동네방네 얘기하는 건 싫다”던 혜자였지만 영수와 함께 방송을 하기로 했고, 꿈에서 깬 뒤에도 씩씩하게 홍보관에 적응해나갔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여전히 눈부신 청춘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혜자의 인생에 다시 등장한 시계가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을까. 어떤 눈부신 순간으로 우리를 안내할까. 예측할 수 없어 더 눈부신 혜자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눈이 부시게’는 매주 월,화요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청순미모 반전볼륨’ 강하빈

    [포토] ‘청순미모 반전볼륨’ 강하빈

    레이싱 모델 강하빈이 반전 몸매로 시선을 끌고 있다. 강하빈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러 장의 사진을 업로드했다. 사진에서 강하빈은 레이싱걸 유니폼을 입고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했다. 또한 여행지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비키니를 입고 볼륨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팬들은 “얼굴은 청순한데 몸매는 섹시한 강하빈”, “반전 몸매 대박”, “섹시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강하빈은 대기업의 비서로 활동하다 레이싱걸 모델로 데뷔했다. 지난 2016년에는 레이싱모델 어워즈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스포츠서울
  • “무조건 인생샷”..‘배틀트립’ 한다감, 치앙마이 히든 카페 공개

    “무조건 인생샷”..‘배틀트립’ 한다감, 치앙마이 히든 카페 공개

    ‘배틀트립’에서 한다감이 인생샷을 부르는 치앙마이 히든 카페를 소개한다. 오는 23일 방송 예정인 KBS 2TV 원조 여행 설계 예능 ‘배틀트립’은 ‘혼자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샤이니 키, 남창희, 한다감, 허영지, SF9 로운이 출연한다. 다섯 사람은 각각 경주, 파리, 치앙마이, 하와이, 네팔로 떠나 4주동안 4가지 주제로 펼치는 혼행을 설계해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금주에는 설계자들이 아끼고 아껴왔던 각 여행지의 ‘히든 코스’가 소개될 예정. 이 가운데 한다감의 인생샷이 대 방출 돼 시선을 강탈한다. 공개된 스틸 속 한다감은 치앙마이의 자연과 동화된 듯한 모습으로 눈길을 끈다. 특히 새집처럼 만들어진 조형물에 쏙 들어간 그의 모습이 한 마리 아기 새를 연상케 한다. 동시에 한다감은 푸르른 식물이 우거진 테라스에 걸터앉아 여신 포스를 뿜어내는가 하면, 그물망 위에서 요염함을 뽐내는 등 화보 못지않은 아리따운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는 치앙마이의 인생샷 히든 스팟으로 향한 한다감의 모습으로, 그는 치앙마이 도심에서 2-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항동에 위치한 카페로 향했다. 이후 한다감은 눈 앞에 펼쳐진 치앙마이의 푸릇푸릇한 전경에 “오 마이 갓! 말도 안돼! 여기 치앙마이 맞아요?”라며 광대가 한껏 치솟은 표정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한다감은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이라며 어떻게 찍어도 인생샷을 탄생시키는 카페의 자태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전해져, 치앙마이의 히든 카페에 관심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한다감은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생각했던 것과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파란색 비빔면을 비롯해 생소한 색감을 가진 ‘블루 푸드’를 소개하는 등 치앙마이의 새로운 매력이 담긴 히든 코스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예정. 이에 치앙마이 혼행 욕구를 끌어올릴 한다감표 치앙마이 히든 코스에 기대감이 고조된다. 원조 여행 설계 예능 프로그램 KBS 2TV ‘배틀트립’은 오는 23일 토요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해외서 긁은 카드 금액 작년 21조원 사상 최대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서 긁은 카드 금액이 2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해외 여행객 증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8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신용·체크·직불카드를 사용한 금액은 사상 최대인 192억 2000만 달러다. 1년 전 171억 4000만 달러보다 12.1% 늘었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00.3원)로 환산하면 약 21조 1478억원이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카드로 쓴 금액(92억 89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많다. 지난해 국제수지에서 해외여행과 유학 등으로 쓴 여행지급이 319억 7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 지출액의 60%가량이 카드로 결제된 셈이다. 여행지급 역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으며, 2009년 150억 달러에서 10년 사이 2배 이상 불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해외여행객 증가가 꼽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870만명으로 1년 전보다 8.3% 증가했다. 연평균 환율이 전년보다 30.5원 떨어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트래블러’ 이제훈 “류준열은 절대자” 쿠바 여행 후 ‘♥ 폭발’

    ‘트래블러’ 이제훈 “류준열은 절대자” 쿠바 여행 후 ‘♥ 폭발’

    배우 이제훈(35)과 류준열(33)이 ‘낭만의 땅’ 쿠바로 떠났다. 21일 마포구 상암동 JTBC사옥에서 열린 ‘트래블러’ 제작발표회에서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최고의 여행메이트였다”며 입을 모았다. ‘트래블러’로 배낭여행을 처음 가봤다는 이제훈은 “약속한 시각에 잘 일어나고 (류준열의 뒤를)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됐다”며 “제게 류준열은 절대자”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예고편에선 타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여행실력이 검증된 류준열이 이제훈의 배낭을 고쳐 매주는 모습, 낯선 여행지에서 능숙하게 리드하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실제 나이로는 이제훈이 두 살 많지만, 여행지에선 마치 형과 동생이 뒤바뀐 듯한 모습에 이제훈은 “처음엔 배낭 메는 법도 몰랐다. 류준열에게 모든 걸 의지했던 것 같다. 형으로서 이끌어줘야 했는데 류준열 배우가 여행을 너무 좋아하고 잘 아니까 하자는 대로 따라갔다”고 털어놨다. 류준열 또한 이제훈에 대해 “여행하면서 이렇게 잘 맞는 동료는 처음이었다. 제훈이 형이 눈치도 안 봐도 되고 편하게 대해줘서 둥글둥글하고 모나지 않은 최고의 메이트였다”고 극찬했다. 이어 “둘 이상이 여행을 하다 보면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안 맞는 부분이 생기지만 서로 배려하면서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준열 이제훈의 쿠바 여행기는 21일(오늘) 오후 11시 첫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예술의 예술을 위한 -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헤이리 헤이리 어허야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아 / (중략) / 에헤 어리 헤이리 어허 어허야” ‘헤이리’라는 마을 이름 하나는 기막히게도 잘 지었다. 서울 위쪽, 그러니까 고양시에서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 잡은 파주에는 예로부터 특이한 노동요 하나가 내려오고 있다. 바로 ‘헤이리 소리’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메기고 되받아치는 형식의 노래로 혼자서도 부르고, 논 맬 때도 부른다.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시간이 흘러 늙어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러니 부지런히 ‘꽃다운 청춘에 님의 허리를 덥썩 안고 산천 경계로 구경’을 가자는 내용이다. 우리도 구경거리 가득한 파주 헤이리 예술 마을로 가 보자.파주 탄현면에 위치한 헤이리 예술마을은 넓다. 생각보다 크다. 15만평이다. 이와 더불어 볼거리와 쉴거리, 먹을거리, 들을거리도 많다. 무궁무진하다. 한두 시간 슬렁슬렁 걸어 다닐 요량이라면 애당초 헤이리에 오면 안 된다. 시작은 이러했다. 헤이리 예술 마을은 1998년에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미술인, 음악가, 작가, 건축가 등 380여명의 국내의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공간이다. 이 곳에는 실제 작가들이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의 문화예술공간과 아울러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기도 하다.# 2009년 12월, 문화지구로 지정되다. 처음 헤이리 예술 마을이 들어섰을 때는 작가들이 많이 모여 사는, 서울 외곽에 위치한 전원마을 정도로 여겨졌다. 실제로도 외부 관람객들을 위한 시설들은 거의 전무하였다. 고작 딸기 캐릭터 체험관이나 작은 카페나 식당 등이 마을 조성 단지의 고즈넉한 풍경이었다. 그러다 2009년 12월에 정부가 이 곳을 문화지구로 지정한다. 한 마디로 서울 도심의 인사동이나 대학로처럼 나라가 헤이리 마을을 관리하겠다고 발 벗고 나선 것이다.문화지구로 지정이 되면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가 있는 데 박물관, 미술관, 서점 등의 권장시설에 대해서는 취득세, 재산세 등을 50% 감면을 받는다. 또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하는 경우에도 융자금이나 이자 감면의 혜택을 볼 수가 있다. 바로 이런 정부의 넉넉한 지원을 바탕으로 헤이리 예술 마을의 외양은 2011년부터 비약적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게 된다.현재 헤이리 마을의 모든 건축물의 60%는 문화 시설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또한 페인트를 쓰지 않고 지상 3층 이상의 건물은 짓지 않는다는 마을 규정에 따라 될 수 있는 한 생태친화적인 풍광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헤이리 예술 마을이 조성 초기에 가졌던 정체성보다는 상업적 공간의 이미지가 짙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 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럼에도 다정한 연인, 아니면 혼자라도 서울 외곽의 조용한 거리를 거닐고픈 사람들에게는 아직은 추천하고픈 공간, 헤이리 마을이다. <파주 헤이리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파주에 갈 일이 있다면, 방문 적극 추천.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 데이트 코스 3. 가는 방법은?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 합정역에서 좌석버스 2200번 / 파주 시내버스 900번 4. 감탄하는 점은? - 아직은 남아있는 창립초기 가졌던 예술 마을로서의 흔적들. 갤러리.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중, 주말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다. 6. 관람방법은? - 걸어서 다니는 것보다는 매표소에서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여 전기버스인 ‘도나도나 버스’를 타고 다는 것이 제일 낫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커피와 머핀 ‘카메라타’,‘커피공장’, 파스타 ‘잇탈리’, 피자 ‘라치오 비엘’, ‘인스퀘어’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heyri.net/blog/heyri/index.a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도라산역, 제 3땅굴, 임진각, 파주 출판단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너무 많은 갤러리, 공방, 카페 등이 있기 때문에 블로그나 기타 헤이리 마을 방문 관련 정보를 미리 보고 가는 것이 좋다. 헤이리에 어울리지 않는 공간도 최근에 많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서울 근교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는 편. 방문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일본도 홍역 유행…올해만 167명 발생

    일본도 홍역 유행…올해만 167명 발생

    일본에서 오사카 등에 홍역이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올해 167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10일 사이에만 22명의 환자가 새로 확인됐다. 올해 가장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한 지역은 미에현으로 환자수가 49명이었다. 또 한국인이 여행지로 자주 찾는 오사카에서는 47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특히 지난 4~10일 9명의 환자가 추가돼 최근 들어 유행이 퍼지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아이치현 17명, 도쿄도 11명, 가나가와현 6명 등의 환자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인 후생노동성은 홍역이 더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전국 의료기관에 발열과 발진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를 진찰할 때 홍역 감염 가능성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배틀트립’ 한다감, 태국 치앙마이 밝히는 요가 여신 자태

    ‘배틀트립’ 한다감, 태국 치앙마이 밝히는 요가 여신 자태

    ‘배틀트립’ 한다감이 태국 치앙마이를 환하게 밝히는 ‘요가 여신 자태’를 뽐낸다. 16일 방송되는 KBS2 예능프로그램 ‘배틀트립’은 ‘혼자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샤이니 키, 남창희, 한다감, 허영지, SF9 로운이 출연한다. 다섯 사람은 각각 경주, 파리, 치앙마이, 하와이, 네팔로 떠나 4주동안 4가지 주제로 펼치는 혼행을 설계해 한층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금주에는 각 여행지에서 ‘이것만은 꼭 해야할 혼행 버킷리스트’가 소개될 예정. 이날 한다감은 치앙마이 혼행의 버킷리스트로 현지 요가 체험에 도전했다. “아침햇살을 받으면서 요가를 해보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밝히며, 떠오르는 요가의 성지 치앙마이에서 소원성취에 나선 것. 무엇보다 한은정은 과거 다이어트 비디오를 출시해 종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원조 요가 여신인 만큼 그가 선보일 요가 자태에 기대가 모였다. 이른 아침 요가 클래스에 참석한 한은정은 “10년 만에 해보는 요가”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10년만의 요가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군살없이 늘씬한 S라인과 완벽한 요가복 핏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후문. 한은정은 현지 요가 클래스를 마친 뒤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물건 사는 여행도 좋겠지만, 나만의 작은 도전을 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뜻 깊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는 전언. 이에 ‘혼자 하는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을 소개할 한은정의 ‘치앙마이 혼행 버킷리스트’ 설계에도 기대감이 증폭된다. 한편, KBS2 ‘배틀트립’은 16일 오후 9시 2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 옛사랑을 추억하다 - 춘천 청평사(淸平寺)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겨울, 옛사랑을 추억하다 - 춘천 청평사(淸平寺)

    “섬 속의 절” 춘천 소양호 건너편, 오봉산(779m) 기슭에 자리 잡은 청평사는 애당초부터 연인들을 위하여 만든 절집인 듯하다. 춘천까지 기차를, 소양호에서는 다시금 배를 갈아타고 들어갈 수 있는 청평사는 예로부터 산과 호수를 함께 거닐 수 있는 호반산행지이자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아울러 청평사는 떠나간 옛 인연의 아픈 사랑을 떠올리기에는 더더욱 알맞은 곳이기도 하다.옛날 옛적, 그 먼 시간을 거슬러 지금까지 슬픈 사랑의 전설이 청평사에는 전해져 내려온다. 요새 사람들 가늠에는 뜬금없는 이별 이야기 같지만 스토리 하나는 탄탄하고 국제적(?)이다. 내용인즉슨 이러하다. 중국 당나라의 태종의 딸, 그러니까 공주가 주인공이다. 이 딸을 사랑한 청년을 태종이 죽이자, 청년은 상사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이에 공주는 이곳 청평사까지 이르게 되었고, 스님의 옷인 가사를 직접 지어 올리자 뱀은 공주와의 인연을 끊고 해탈하였다고 한다. 이에 청평사에는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곳에 ‘회전문(回轉門)’을 지었다고 하는 옛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잊히지 않는 과거 연인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졌다면, 춘천 청평사의 회전문으로 가 보자.청평사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가장 손쉬운 길은 자동차로 46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보면 배후령 터널이 나오고, 바로 오봉산 기슭으로 구불구불 차로 올라가면 된다. 바로 ‘청평사 관광단지’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1.8Km를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또한 이 곳이 소양호에서 건너온 배가 멈추는 선착장이기도 하다. 현재 남아있는 청평사 전각 및 당우들은 최근에 지어진 것들이다. 청평사는 군사지리학적 위치로 인해 한국전쟁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었기에 예로부터 남아있는 건물은 보물 제 164호로 지정된 회전문(回轉門)이 유일하다. 청평사의 대웅전은 1990년에 복원이 되었으며, 나머지 전각들도 1970년대 이후에 지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청평사의 본형(本形)이 회전문이었으니 고려 이후 역사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여기서 회전문은 호텔이나 빌딩 입구의 그것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아쉽게도(?) 그런 문은 아니다. 회전문은 불경을 넣어 만든 팔각형 모양의 팽이처럼 생긴 불구(佛具)인데 이를 손으로 돌릴 때마다 부처가 설법하는 진리의 바퀴를 돌린다고 믿게 하는 도구다. 바로 이런 윤장대가 과거 이곳 청평사 회전문에 있었다고 전해진다.청평사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해보면, 고려 광종 24년(973년)에 영현선사가 백암선원(白巖禪院)으로 창건하였다. 이후 고려 시대의 권문 세족이었던 이의, 이자현등이 중창, 삼창을 하여 보현원, 문수원 등으로도 불렸다. 조선 명종 대에 이르러 보우(普雨) 선사에 의해 1577년 청평사로 이름 내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겨울의 끝자락, 춘천 청평사 오솔길을 오르며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아픈 인연의 기억을 떨쳐 내는 것은 어떨까. 청평사 회전문의 기둥을 어루만지면서. <청평사 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소양호에 온다면, 굳이 시간을 내어서라도 한 번은 2. 누구와 함께? - 혼자. 물론 가족이나 연인끼리도 좋다. 3. 가는 방법은? - 소양호 선착장에서 30분마다 청평사로 가는 배가 있다. 소요시간 15분 - 강원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 674번지 4. 감탄하는 점은? - 청평사로 오르는 길. 청평사 주변의 소양호 풍광들. 아름답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주말에는 관광객들이 많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회전문. 공주탑, 공주탕.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청평사 아래 부용교 주변 식당들도 괜찮다. 수수부꾸미나 산채비빔밥, 메밀 전병 추천.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cheongpyeongsa.co.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소양호, 김유정 문학관, 책과 인쇄박물관.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청평사의 전설이 그러하듯이. 잊혀지지 않는 인연의 기억이 있다면 이 곳 회전문에서 털어내기를. 근심으로 올랐던 길을 맑고(淸) 평안(平)한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을 듯.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배틀트립’ 샤이니 키, ‘혼행 마니아’의 위엄 “경주 맛집 지도 완성”

    ‘배틀트립’ 샤이니 키, ‘혼행 마니아’의 위엄 “경주 맛집 지도 완성”

    ‘배틀트립’에 출연한 ‘혼행 마니아’ 샤이니 키가 경주 혼행 맛집 지도를 완성했다고 해 기대감을 자아낸다. 오늘(9일) 방송 예정인 KBS 2TV 원조 여행 설계 예능 ‘배틀트립’은 ‘혼자 떠나는 여행’을 주제로 샤이니 키, 남창희, 한다감, 허영지, SF9 로운이 출연한다. 다섯 사람은 각각 경주, 파리, 치앙마이, 하와이, 카트만두로 떠나 4주동안 4가지 주제로 펼치는 혼행(혼자 여행)을 설계해 풍성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 더욱이 이번 주에는 각 여행지의 필수 메뉴가 소개될 것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샤이니 키가 격이 다른 경주 혼행 맛집 투어를 예고해 기대감이 높아진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키는 “경주의 키 포인트! 따라오세요~”라며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키는 혼행 마니아 답게 묵해장국부터 말차 디저트까지 혼자서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경주 필수 메뉴만을 쏙쏙 뽑아 소개했다고 전해져 관심이 모아진다. 더욱이 키는 “저에게 상을 주려고 합니다”라더니 혼밥의 최상위 레벨 중 하나인 한정식 집을 찾아가기까지 이르렀다고 해 놀라움을 선사한다. 특히 연잎밥부터 상어 고기, 훈제 오리까지 혼행 코스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한정식의 맛깔스러운 자태가 현장 스태프들까지 군침 돌게 만들었다고. 이에 ‘혼행 마니아’ 키의 품격이 깃든 경주 혼행 맛집 지도에 관심이 고조된다. ‘배틀트립’ 측은 “샤이니 키는 ‘혼행 마니아’ 답게 혼밥 수준도 탑 클래스 였다. 그가 선택한 필수 메뉴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스태프들은 감탄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면서, “맛과 비주얼 모두 완벽한 음식들로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할 키의 경주 혼행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원조 여행 설계 예능 프로그램 KBS 2TV ‘배틀트립’은 오늘(9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북미회담에 앞서 기억해야 할 ‘명분없는 전쟁’

    북미회담에 앞서 기억해야 할 ‘명분없는 전쟁’

    2월 6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연설에서 베트남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알려진 대로라면,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 기지였고, 19세기 말 프랑스 식민정부의 주요 항구였던, 이제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다낭으로 곧 세계의 눈과 귀가 몰릴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베트남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라 중 하나다. 베트남전쟁으로 한동안 멀리 있었지만 해외여행 붐으로, 최근에는 베트남 축구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박항서 감독의 인기 덕에 마치 형제의 나라처럼 느껴진다. 관련 책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여행서들은 옥석을 가리기 어렵고, 쌀국수로 대표되는 요리 관련 책들도 부지기수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몇 권의 책도 눈에 띄는데, 그중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베트남 전쟁’이 읽음 직하다. 박 교수가 베트남 전쟁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우리 현대사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1964년 첫 파병 이후 1973년 철수할 때까지 무려 32만명이 넘는 한국군이 그곳에 갔다. 이 가운데 무려 5000여명이 전사했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지금도 1만명 이상이 고통 받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의 최대 파병 국가였다. 당시 가장 가까운 우방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도 참전하지 않은 전쟁이었다.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한국의 군부와 대표였던 박정희가 “정권 승인을 받기 위한 조건 중 하나로 한국군 파병을 먼저 제시했다”는 사실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은 베트남 내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적이 북베트남인지, 베트콩인지, 혹은 베트콩을 지지하는 남베트남 사람들인지 규정하지 못하고 시작한 전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고, 무고한 사람들만 죽어갔다.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는 민간인 학살은 어쩌면 베트남 전쟁 시작과 함께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박 교수는 우선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공산주의의 도발을 막는다는 사명감과 적절한 보상을 받기 위해 참전한 청년들은, 전후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명분 없는 전쟁의 뒷감당은 참전 용사들의 몫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가해자였을지 몰라도, 그들 역시 고엽제 후유증과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국가는 그들에게 싸워야 할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 개개인의 안보도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의 안보를 위협했다. 그들은 그곳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그들 자신과 싸워야 했다.”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우리 청년들도 트라우마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정권은 승승장구했다. 전쟁 특수로 안정적 집권이 가능해진 박정희는 곧 유신을 선포했고, 독재의 토대를 쌓는다. 전쟁 특수는 재벌의 기반도 튼튼하게 해주었는데, 이즈음 그들은 부동산 투기를 본격화했다. 청년들이 목숨 걸고 싸운 보상은 정권과 재벌의 몫이었다. 1970년대 한국은 베트남 파병 한국군과 기술자들로 다소 풍요로워진 시대를 맞았지만, 동시에 자유와 권리가 가장 제한되던 시대였다고 박 교수는 지적한다.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한반도의 앞날도 좀 더 밝아질 것이다. 이미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돈독하다. 그럼에도 베트남 전쟁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꾸준한 반성만이 우리의 좌표와 나아갈 방향을 정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雪國列車’ 눈의 장막 사이로 과거를 달리는 기차

    ‘雪國列車’ 눈의 장막 사이로 과거를 달리는 기차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라는 아주 오래된 영화가 있다. 영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따뜻한 겨울’이라는 역설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정말 따뜻한 겨울이 있을까? 그런 겨울은 없어 보인다. 특히나 올겨울처럼 눈 한 송이 내리지 않으면서도 달포 가까이 추위만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면 ‘따뜻한 겨울’은 그저 말잔치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겨울이 따뜻한 곳이 있다. 일본 혼슈 북쪽의 아키타현이 그렇다. 일본의 한갓진 이 시골은 겨울이면 온 종일 눈이 내린다. 그 눈의 장막을 한 겹 젖히고 들어가면 인정 넘치는 사람들과 언 몸을 녹여 주는 따끈한 온천이 있다. 진짜 아키타를 만나면 우리의 겨울은 따뜻하다.●설국 열차 타고 가며 맛보는 식도락 기차를 타고 가며 도시락을 먹는 일. 일본 여행의 로망 가운데 하나다. 일본에는 수없이 많은 기차가 있다. 또 기차마다 각각의 지방색이 담긴 아주 다양한 에키벤(도시락)을 판다. 그렇게 많은 도시락 열차 가운데서도 아키타 내륙종관열차에서 운영하는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에서 먹는 도시락은 특별하다. 아키타 내륙종관열차는 아키타현의 깊숙한 산골을 남북으로 잇는다. 에도시대의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무사 마을 가쿠노다테에서 다카노스까지 94.2㎞를 운영한다. 이 철길에는 모두 29개의 역이 있다. 대부분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이다. 이곳을 오가는 기차는 두 량이 전부다. 손님이 적을 때는 달랑 한 량만 운행하기도 한다. 기차 이용자 절반은 현지인, 나머지 절반은 관광객이다. 이 꼬마 기차를 다다미 객실풍의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것이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다.‘곳쓰오’는 맛있는 요리라는 뜻의 일본어 고치소우(ご馳走)의 아키타 사투리다. 다마테바코(玉手箱)는 일본의 유명한 설화에서 따온 것인데, 열면 깜짝 놀라는 물건, 혹은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물건을 뜻한다. 이 열차에서 그 ‘물건’은 도시락을 의미한다. 이 도시락은 기차가 지나는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지은 농산물을 재료로 정성을 담아 만든다. 기차가 간이역에 설 때마다 아주머니들이 손수 만든 도시락을 하나씩 기차에 실어 준다. 그렇게 실어 주는 도시락은 모두 일곱 개. 에피타이저로 군밤이 나오고, 본 요리는 소바와 쌀밥이다. 마무리는 젤리다. 메뉴는 계절마다 조금씩 바뀐다. 도시락에는 저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이를테면 ‘게이코씨의 채소절임’, ‘세쓰코씨의 소바’, ‘쇼코씨의 밤밥’ 같이 음식을 만든 이의 이름을 함께 적어 놓는다. 곳쓰오 다마테바코 열차는 기차가 지나는 마을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운영한다. 이용객이 적어 언제 폐선이 될지 모를 기차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손수 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로 만든 요리를 자신의 이름으로 내놓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운가. 기차에 도시락을 실어 준 후 기차가 사라질 때까지 간이역에 서서 손을 흔드는 아주머니들을 보면 지극한 정성이 느껴진다.●마음까지 녹여 주는 따뜻한 온천들 아키타는 일본에서도 오지다. 그런 아키타가 한국에 널리 알려진 것은 TV 드라마 ‘아이리스’가 큰 역할을 했다. 이 드라마는 아키타의 이름난 여행지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드라마에는 주연배우 이병헌과 김태희가 남녀 혼탕인 줄 모르고 들어섰다가 깜짝 놀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곳이 뉴토온천향에 있는 쓰루노유 온천이다. 아키타의 대표적인 온천마을 뉴토온천향에는 쓰루노유를 비롯해 7개의 온천이 있다. 이 온천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온천수 성분도 다르고, 온천탕 또한 제각각이다. 이런 연유로 온천탕을 순례(유메구리)하는 재미가 있다. 뉴토온천향에 있는 온천 료칸에 숙박하면 온천 순례수첩(1800엔)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수첩만 있으면 온천 순례 버스를 타고 다니며 7개의 온천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2개의 온천이 휴업한다. 쓰루노유 온천은 뉴토온천향을 대표하는 온천이다. 1638년 아키타 영주가 치료를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 지은 건물을 료칸으로 개조했다. 38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쓰루노유 온천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온천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쓰루노유 온천은 료칸 자체가 완벽한 촬영세트다. 억새를 엮어 덮은 지붕과 목조 가옥은 시간을 단박에 과거로 돌려놓는다. 겨울에는 료칸으로 드는 길에 이글루 모양의 거대한 눈집을 만들고 그 안에 촛불을 켜놓는다. 목탑 위에 설치한 화재를 알리는 종탑에도 세월의 흔적이 물씬하다. 이런 빼어난 자태가 있어 투숙객들은 특별한 유흥거리가 없음에도 ‘셀카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니바 온천의 노천탕은 자연미가 넘친다. 이 노천탕으로 가려면 비밀스런 오솔길을 걸어야 한다. 료칸 뒷문을 열고 나가면 사람 키보다 높게 눈이 쌓인 오솔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50m쯤 가면 작은 계곡 옆에 자리한 노천탕이 보인다. 사방에 흰 눈을 이불처럼 덮은 너도밤나무가 있어 정취가 그림 같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나뭇가지에 힘겹게 매달려 있던 눈뭉치가 툭~ 하고 떨어진다. 이 소리를 제외하면 사방은 고요하다. 함박눈만 소리 없이 풍경 속으로 낙하한다. 글 사진 김산환 여행작가 ■여행수첩 아키타로 가려면 센다이공항을 이용한다. 3시간 30분 소요. 도쿄에서 신칸센을 이용해도 된다. 아키타에도 국적기가 취항했지만 현재는 휴항 중이다. 아키타 도시락 열차는 자주 있지 않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농한기에만 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많을 때는 한 달에 3회, 적을 때는 1회에 그치기도 한다. 도시락 열차의 종점 아니아이역에서는 언제든지 열차 시간에 맞춰 돌아올 수 있다. 도시락 열차 가격은 6900엔(약 7만원). 도시락 열차가 아니라도 꼬마 기차를 타고 간이역을 찾아 떠나는 여행만으로도 행복하다. 1일 프리패스 2500엔(주말 2000엔). 아키타 내륙종관열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키타현 한국코디네이터사무소에서 아키타현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일본스키닷컴은 온천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다자와코 스키장을 이용하는 다양한 스키 패키지를 출시했다. 홋카이도나 타 지역에 비해 스키 상품이 저렴한 편이다. 다자와코 스키장은 3월 말까지도 이용할 수 있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목포(木浦), 근대를 기억하다 - 목포 근대역사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목포(木浦), 근대를 기억하다 - 목포 근대역사관

    # 목포는 현재 ; 거두절미(去頭截尾), 전화위복(轉禍爲福), 도청도설 (道聽塗說) 목포는 현재 진행형이다. 뜨겁다. 아이러니다. 연일 쏟아 부어주던 날선 언론의 관심조차도 목포 구도심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에게는 반갑기(?) 그지없다. “사람들이 그짓말을 해싸요. 으찌 한 번도 목포에 안 온 사람들이 그라면 안 돼요” 목포 유달동에서 2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6)는 모처럼 분주해진 식당 앞 오거리가 반가운 듯 연신 주변을 둘러본다. 목포 구도심을 대표하는 유달동 골목길에서 다시금 목포를, 목포의 시간을 찾는다. 목포 근대역사관이다.목포의 근대 시간을 간략히 살펴보자. 사실 목포는 우리 근대 항구 문화의 시작점이었다. 1897년 10월 1일에 개항한 목포는 일본의 상업도시인 나가사키와 후쿠오카에서 출발한 상선들이 중국으로 들어가기 전 거쳐야 할 길목으로 일찌감치 일본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一黑(김), 三白(쌀, 소금, 면화)’이라 하여 호남의 거의 모든 물산이 목포에 집결하였고, 이를 중계 무역하고자하는 일본인들의 거류지가 자연스레 목포에는 들어서게 된다. 더구나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자 목포는 본격적인 근대 무역항으로서 입지를 완전히 다진다. 1920년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이 들어서면서 목포는 국내 제일의 면화 수출항구로 자리를 잡는다. 이 당시 기록에 남은 목면 공장은 26개로 이 곳에 취업하고자하는 노동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었고, 그 중 특히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비율도 꽤 높았다고 한다. 1935년에 발표된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에 담겨진 ‘부두의 새악씨 아롱젖은 옷자락 /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이라는 가사의 배경은 정확히 근대 목포를 나타내고 있다. 이 후 해방까지 목포는 조선 면화의 수탈지로, 호남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남게 되었다.# 1900년, 시간이 퇴적되다. 현재 목포 구도심에 자리 잡은 근대역사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있다. 근대역사관 1관, 혹은 본관으로 불리는 이 건물은 예전 ‘구 목포 일본영사관’(사적 제289호)으로 역사부터가 만만하지 않다.목포에서 단연 제일 오래된 건물로 1898년 10월에 목포에 영사관이 설치되자 1900년 12월에 완공한 건물이다. 우리나라 1900년 이전 근대 대표 건축물로는 1892년 약현성당, 1897년 독립문, 1898년 명동성당, 1898년 정동교회가 있는데 이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지방에 위치한 건축물 중에서는 120년 시간을 지닌, 존재감 하나는 확실한 건물인 셈이다. 해방 후에는 목포시청, 목포문화원 건물로 사용되다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보수 후 개관하였다.현재 근대역사관 1관에는 근대를 대표하던 도시였던 목포에 관한 모든 것을 돌아 볼 수 있도록 1, 2층으로 나누어 총 7개의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근대역사관 1관 뒤에는 일본이 전쟁준비를 한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방공호(防空壕)가 있다. 높이와 폭이 2미터 가량, 길이는 82미터로 관람객이 입구에 들어가면 사이렌이 울리고, 안쪽에 굴을 파기위해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해 놓았다.근대역사관 2관은 근대 역사관 1관 바로 아래편에 위치하고 있다. 1921년에 건립한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건축물로서 현재 남아 있는 2곳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중 한곳으로 부산의 동척에 비해 규모면에서 앞선다고 전해진다. 현재 근대역사관 2관에서는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일제 침략사진을 비롯하여 독립을 향한 우리 민족의 치열한 구국 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사진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목포 근대역사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목포의 근대를 담고 있는 역사관이다. 목포 구도심을 여행한다면 필수 코스 2. 누구와 함께? - 아이들과 함께 가족 나들이. 3. 가는 방법은? - 영산로29번길 6 (대의동2가) / 유달산 우체국 뒤 - 주차시설이 없기 때문에 건물 아래편 주차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 7번 버스, 유달산 우체국 앞 4. 감탄하는 점은? - 1900년에 지어진 건물의 외양, 방공호.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110년이 훌쩍 지난 시간을 아직도 담고 있다. 언론의 관심 이후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 근대역사관 면화 방적 기계, 방공호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한정식 ‘옥정궁중한정식’, 꼬리곰탕 ‘대양’, 한식 ‘한미르’, ‘안골정’, ‘김정림 선지해장국’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www.mokpo.go.kr/tour/attraction/museum?mode=view&idx=7449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목포자연사박물관, 이훈동정원, 연희네슈퍼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전국적인 관심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끌고 가길 바란다. 120년의 스토리가 있고, 근대 건축물이 아직 남아 있는 거리.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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