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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책속 이미지] 진짜 같은 실크로드 호방함이여

    [그 책속 이미지] 진짜 같은 실크로드 호방함이여

    여행, 작품이 되다/밥장 글·그림/시루/272쪽/1만 6000원 그가 다녀간 곳은 그림이 된다.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때려치우고, 비정규 아티스트로 10년을 살아온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얘기다. ‘밥장의 실크로드 예술 기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그가 KBS 다큐멘터리 ‘매혹의 실크로드’에 참여하며 미지의 여행지에 발을 디딘 기록이다. 실크로드 위의 중국과 이란, 인도는 모두 여행자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곳이다. 중국의 일부 지역은 공무원의 온갖 감시와 제재를 받고, 이란은 비자 발급 자체가 어렵다. 인도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여행지로 유명하다. 실크로드의 오늘에서 작가는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이 무색하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우루무치의 목장을, 혜초와 고선지 장군이 넘었을 톈산 산맥을, 그곳 사람들의 춤과 음악, 기예를 경험한다. 그림은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콕파르 타르투’라는 경기를 즐기는 주민들의 모습이다. 이란에 ‘국기’인 폴로가 있다면 위구르에는 콕파르 타르투가 있는데, 폴로가 나무 공을 쓰는 대신 이들은 죽은 양을 쓴다. 죽은 산양을 경기장 한가운데 던져놓고 양을 먼저 잡아 반대편 경기장까지 달리면 승리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양식인 양을 긍휼히 여기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치르는 경기란다. 총길이 6400㎞, 동서양을 잇는 고속도로를 누비던 사람들의 호방함이 이란에서, 위구르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책 속에서, 작가의 호방하고도 역동적인 그림을 따라 더욱 도드라진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세 옛 절의 향기는 여전… 정릉시대 구가하던 문예촌은 흔적만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1차 정릉천 따라’ 편이 추석 다음날인 지난 14일 성북구 정릉동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추석 연휴 주말을 북한산의 맑은 계곡물이 쏟아지는 정릉천에서 보냈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에 집결, 경국사에 들어가 고찰의 향기를 즐겼다. 주말이라 문을 열지 않는 명원민속관(한규설 가옥)을 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정릉천변은 1950~1970년대 쟁쟁한 문인·예술가들이 ‘정릉시대’를 구가하며 살던 ‘문예촌’이었다. 화가 이중섭·박고석·한묵·박세원·김병기, 소설가 박경리·박화성·박연희·박계주·최정희·계용묵, 시인 고은·조영암·신경림, 조각가 최만린, 작곡가 금수현·김대현, 극작가 차범석, 시사만화가 김성환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린 주부 참가자들에게 피로를 씻어 주는 해설을 들려주기 위해 애썼다.정릉 박경리 가옥으로 가는 골목 어귀에는 ‘박경리 가옥’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있고, 담벼락에 그려진 해바라기 그림과 책 표지가 길손을 안내한다. 그러나 ‘보국문로 29가길 11’이라는 도로명주소판이 붙은 집엔 서글프게도 ‘박경리’ 문패가 아니라 ‘서울 정릉 발도르프학교’라는 낯선 대안학교 간판이 걸려 있다.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지만 서울시가 예산 부족으로 매입하지 못한 까닭이다. 참가자들은 안타까움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문 앞을 자꾸 서성거렸다. 정비석의 ‘자유부인’ 속 댄스장이자 고급 요정이었고, 한때 신혼여행지였던 옛 청수장을 개조해 사용하는 북한산탐방안내소에 들어가 과거의 영화를 떠올렸다. 북한산 정릉골은 1971년 북악터널이 개통된 뒤 2007년 내부순환도로 국민대입구 램프가 추가 개통되기 전까지도 백악산~보현봉 자락이 장벽처럼 막아서서 개발의 손길을 거부하는 청정의 숲이었다. 청수장으로 대표되는 정릉유원지는 추억과 안식의 공간이었다. 정릉천을 따라 청수장으로 가노라면 경국사가 나타난다. ‘경국사적기’에 따르면 1325년(고려 충숙왕 12년) 자장율사가 창건할 당시 청봉 아래에 있다고 해서 청암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정릉의 옛 지명이 ‘살을 에듯 추운’ 사을한리이고, 정릉천이 청수라고 불리고, 청수장이 정릉유원지의 랜드마크가 된 배경에는 모두 청봉이라는 자연 지명의 힘이 작용했다. 청암사는 1546년(명종 1년) 문정왕후가 사찰을 중창하면서 ‘부처님의 가호로 국가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경국사라고 개명했다. 1669년(현종 10년)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정릉을 복원하면서 흥천사, 봉국사와 함께 능을 수호하는 원찰로 지정돼 부흥했다. 우연의 일치일까. 정릉이라는 능이 사라졌다가 260년 만에 부활한 것처럼 능을 지키는 3개 원찰의 이름이 모두 바뀌는 변고를 겪었다. 봉국사는 본래 약사여래를 모시는 약사사였지만 현종 때 ‘나라를 받든다’는 봉국사로 개명해 명맥을 이었다. 또 1409년 정릉이 정동을 떠나 정릉동으로 이장됐을 때 신흥암이라는 암자를 신흥사로 개창, 원찰로 삼았는데 1865년 흥선대원군이 흥천사라는 휘호를 내리면서 이름을 바꿨다.조계종 본산 흥천사는 신덕왕후가 처음 묻혔던 지금의 중구 정동 영국대사관 자리에 있던 170여칸 규모의 대가람이었다. 태조가 죽은 지 9년 만에 능이 지금의 정릉동으로 이장되고, 1510년 유생들이 이단을 없애 버린다며 불을 질러 폐사의 비운을 맞았다. 흥천사 종은 덕수궁에 남아 있다. 태종 이방원은 종묘에 신주를 모실 때 친어머니 신의왕후 한씨만 모시고, 계모 신덕왕후는 후궁으로 격하시켰다. 이방원의 앙갚음에 정릉동 정릉은 황폐화했다. 172년이 흐른 1581년(선조 14년) 신덕왕후의 후손인 강순일이 군역을 면제받고자 상소를 올린 것을 계기로 조정에서 정릉의 위치를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겨우 찾았다. 1669년 송시열의 상소에 의해 종묘에 배향되고, 능의 위상을 되찾았다. 정릉을 개수하고 제사를 지내는 날 소낙비가 내려 정릉골을 흠뻑 적셨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 비를 신덕왕후의 원한을 씻어 준 ‘세원우’라고 반가워했다. 조선의 사실상 첫 왕후인 신덕왕후를 모신 정릉 흥천사에는 조선의 마지막 왕비인 순종 비 순정효황후 윤씨가 한국전쟁 때 거주했던 기록이 남아 있다. 흥천사는 조선 첫 왕비와 마지막 왕비가 동시에 깃든 기구한 운명의 장소다. 정릉의 터줏대감은 서양화가 박고석이었다. 1955년 정릉에 자리잡은 박고석을 따라 부산 피난 시절 삼총사를 이뤘던 이중섭, 한묵이 가세했고, 청수장 물줄기를 따라 김병기, 김대현, 최정희, 박경리, 금수현 등 수많은 문인과 예술가가 집을 지으면서 형성됐다. 이중섭이 죽자 유골은 삼등분됐는데 일부는 일본의 부인(이남덕)에게 보내고, 또 일부는 시인 구상에 의해 망우리 묘지로 갔다. 나머지는 박고석이 보관하다가 정릉에 뿌려졌다. 북한산행의 기점 청수장은 1910년대에 세워져 일본인 별장으로 이용되다가 1945년 해방 뒤 민간인이 인수해 사용했다. 한국전쟁 발발 후엔 특수부대 훈련 숙소로 사용됐다. 그 후 고급 요정 ‘청수장’으로 탈바꿈하면서 정비석 소설 ‘자유부인’의 댄스홀로 등장한다. 1974년 이후 제법 기품 있는 음식점, 여관으로 운영되다가 1983년 4월 2일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여기에 편입됐다. 개축 공사를 거쳐 2001년부터 북한산탐방안내소로 바뀌었다. 유럽풍 카페를 연상케 하던 청수장 본관만 남겨 두고 등산로와 맞닿아 있던 담과 부속 건물은 허물어 아담한 정원으로 꾸몄다.1950년대 후반 돈암동 셋방에 살던 박경리(1926~2008)는 1965년부터 2002년까지 정릉동 골짜기 집에 머물렀다. 이 집에서 1969년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대장정을 담은 장편 대하소설 ‘토지’ 집필을 시작했다. 1980년 사위 김지하의 옥바라지를 위해 강원 원주로 이사할 때까지 삶의 터전이었다. 이웃사촌 박고석이 삽화를 그린 ‘노을진 들녘’은 1961년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해 총 250여회를 이어 나갔다.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출간한 뒤 대표작 토지 1부 집필에 들어갔다. 정릉은 그의 대표작들이 잉태되고, 외동딸 김영주의 연애와 결혼이 이뤄진 행복한 장소였지만 고통도 담긴 곳이다. 피신해 있던 사위가 체포된 정릉 집은 차라리 유배지였다.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선생은 “박정희 군사정권 시대/사위는 서대문 형무소에 있었고/우리 식구는 기피 인물로/유배지 같은 정릉에서 살았다/천지간에 의지할 곳이 없이 살았다/수수께끼는/우리가 좌익과 우익의 압박을 동시에 받았다는 사실이다/그리고 인간이 얼마만큼 추악해질 수 있는가를/뼈가 으스러지게/눈앞에서 보아야 했던 세월/태평양 전쟁 육이오를 겪었지만/그런 세상은 처음이었다/악은 강렬했고 천하무적이었다/아 참, 그 얘기는/저승에나 가서 풀어놔야지/그 끔찍한 사실들을/측천무후인들 믿을 것인가”라고 절규했다. 정릉시대의 쓰라린 편린이다. 선생의 무덤에는 비석이 없다. ‘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기파랑, 2017년 간)에 실린 김형국의 ‘박경리, 포한이 원력이던 소설문학’에 따르면 “이전에 무덤 앞 상석에 당신 필체로 ‘박경리’라고 성명 석 자만 달랑 새겼다던데 나중에 다시 가족이 당신 이름도 빼고 그냥 민짜 상석을 놓아 달라 했단다. 고사로 치면 아무 글자도 새기지 않는 백비(白碑)를 말함이었다. 더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썼다. 실제 통영 박경리기념관 선생의 묘소에는 상석 하나만 달랑 놓여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2차 서울의 문학3(윤극영의 반달)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21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흥미진진 견문기] 고려 때부터 시작된 동네 역사… 곳곳서 느껴지는 예술혼 숨결

    [흥미진진 견문기] 고려 때부터 시작된 동네 역사… 곳곳서 느껴지는 예술혼 숨결

    추석 연휴인 토요일, 시원한 물줄기와 푸른 북한산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정릉천 문학과 예술의 여정을 시작했다. 정릉에 사는 사람들은 정릉동이라는 명칭 대신 ‘정릉 산다’, ‘정릉 살아요’라는 말로 자부심과 상징적 의미를 드러낸다는 해설을 들으며 고려시대부터 역사를 함께해 온 경국사로 향했다. 정릉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릉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니 ‘삼각산경국사’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을장마가 살짝 가셔서 그랬을까, 안개가 자욱이 앉은 경국사의 모습은 시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고즈넉했다. 은은한 목탁 소리와 함께 일행은 목각탱화를 간직한 대웅전과 목각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성전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정릉천을 따라 얼마쯤 걸었을까. 초가을 날씨가 무색하게 살짝 더위가 느껴질 때쯤 정릉은 역사적 공간만이 아닌 음악, 미술, 문학에 이르기까지 예술혼이 깃든 장소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박경리, 최만린, 이중섭, 김대현 등 문화예술인들이 정릉에 자리잡고 주변의 다른 이웃 문화예술인들과 교류를 했다 하니 그들이 산책하면서 얻었을 영감에 정릉천이 새삼스레 멋있게 느껴졌다. 소설가 박경리의 집터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은 대안학교로 쓰이고 있지만, ‘토지’를 집필한 이곳에서 하나밖에 없는 사위인 시인 김지하가 옥살이했을 때 지었던 시 한 편을 듣고 나니 작가의 한이 느껴졌다. 정릉천의 막바지를 따라가니 이번에는 정릉 촬영장과 영화배우 김지미의 옛집이 근처에 있음을 알게 됐다. 한국영화에 한 획을 그었던,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그녀의 이야기에 다시 열기를 되찾고 마지막 코스인 옛 청수장 자리로 향했다. 1950~1960년대 신혼여행지였다는 청수장이 지금은 북한산국립공원탐방안내소로 바뀌어 있었다. 가수 조동진이 청수장에서 고은 시인을 만나 ‘작은 배’라는 노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정릉은 처음부터 끝까지 문화예술적으로 버릴 곳이 하나도 없는 곳이라고 느끼며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미선 책마루연구회 연구원
  • ‘우리도 가족이라면서요’…명절 때 버려지는 반려동물 1000마리

    ‘우리도 가족이라면서요’…명절 때 버려지는 반려동물 1000마리

    아파트 단지·휴게소 등 발견 장소 다양유기 동물 절반 이상은 가족 못찾고 죽어‘시츄/암컷/2016년생/2.8㎏/특이사항: 치석 있고 미용 되어 있음. 온순하고 사람 잘 따름.’ ‘한국 고양이/수컷/2019년생/1.2㎏/특이사항: 하늘색 하네스 착용. 경계심 없음. 다리 절음.’ 전국 지방자치단체 유기동물보호센터 보호 현황을 실시간으로 종합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포인핸드’에는 매일 이런 유기동물 공고가 수백 건씩 게시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몰래 버려지는 동물도 속출하고 있다. 명절 연휴기간에는 그 행태가 더하다. 명절마다 약 1000건의 유기동물 공고가 등록된다. 동물등록제 활성화와 유기자 추적 및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해 11만 8897마리의 동물이 길에 버려졌다. 특히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9월 21~26일) 버려진 동물은 1328마리였다. 올해 설 연휴기간(2월 1~6일)에도 911마리의 동물이 유기됐다. 지자체나 동물단체 등에 구조되지 못한 유기동물까지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버려지는 장소도 각양각색이다. 명절기간 텅 빈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 유기된 동물들이 쉽게 발견된다. 더욱이 고속도로 휴게소나 연휴기간 방문한 여행지에 버려지는 동물도 있다. 또 명절 기간 반려동물 전용 호텔이나 유치원 등에 맡긴 후 찾아가지 않는 경우도 속출한다. 이렇게 유기된 동물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가족을 찾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지난해 유기된 약 12만 마리의 동물 가운데 다시 가족을 찾아 본래 집으로 귀가한 동물은 13.2%(1만 5712마리)에 불과했다. 미처 원가정을 찾지 못하고 보호되다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된 동물은 30%(3만 6594마리) 수준이었다. 귀가와 입양을 합해도 채 절반이 되지 않는 수치다. 유기동물 중 26%(3만 960마리)는 자연사했고, 22.7%(2만 7035마리)는 안락사 됐다. 끊이지 않는 반려동물 유기에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동물등록제를 시행해 지자체에 반려견을 신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여전히 등록률은 여전히 반려동물 인구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 최근 들어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들이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반려견만이 등록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직후인 오는 16일부터 한 달간 동물 등록 이행 상태에 대한 대대적인 지도·단속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와 동물단체가 함께 민·관 합동 점검반을 꾸려 정기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선다. 적발된 반려동물 미등록자에게는 1차 20만원, 2차 40만원, 3차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물보호법에 따라 미등록자에게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추석 연휴 일본 여행지 ‘썰렁’…국내 여행은 ‘북적’

    추석 연휴 일본 여행지 ‘썰렁’…국내 여행은 ‘북적’

    올 추석 연휴에는 국내 여행지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휴가 예년보다 짧은 나흘뿐인 데다가, 일본 상품 불매운동까지 겹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티몬은 추석 연휴 기간인 12∼15일 여행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추석보다 해외여행 매출이 3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12일 밝혔다. 대신 국내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지난 8월 20일∼9월 9일 3주간 국내 호텔과 리조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 같은 기간보다 43%가량 상승했고 기차여행 상품도 39% 늘었다. 테마파크 상품 매출은 640%, 체험·레포츠 상품은 143%, 아쿠아리움은 78% 각각 증가했다. 티몬 관계자는 “연휴가 4일로 짧아 해외여행보다는 실속있는 국내 여행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했다”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동남아로 눈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티몬에서 판매된 항공권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일본을 여행지로 택한 이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추석에는 베트남 다낭(1위)에 이어 오사카(2위), 후쿠오카(3위), 도쿄(6위) 등 일본 여행지가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일본 오사카(9위)만 10위권 내에 이름이 올라갔다. 올해는 대만 타이베이가 1위를 차지했고 베트남 다낭(2위), 필리핀 세부(3위), 베트남 하노이(4위), 태국 방콕(5위) 등 동남아시아 여행지가 각광을 받았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떠나 볼까요] 고향 ‘핫 플레이스’… 신상이거나 한정판이거나

    [떠나 볼까요] 고향 ‘핫 플레이스’… 신상이거나 한정판이거나

    짧은 한가위 연휴 동안에 고향 인근의 ‘숨은 관광지’를 찾아가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가을 시즌 숨은 관광지’를 선정했다. 새로 문을 연 ‘신상 여행지’이거나 개방 기간이 제한된 ‘한정판 여행지’들이 포함됐다.●인종의 꿈·영조의 희로애락 서린… 서울 창경궁 명정전 창경궁은 다른 궁궐과 조금 다르다. 정치 공간인 외전보다 생활 공간인 내전이 더 넓다. 정전인 명정전은 경복궁 등의 정전에 비해 크기는 작아도 역사는 가장 오래됐다. 1483년 성종 때에 건립돼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16년(광해군 8년)에 복원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명정전에는 12대 왕 인종의 꿈이 서려 있다. 조선 왕 중에서 유일하게 명정전에서 즉위식을 올린 인종은 미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재위 9개월 만에 승하했다. 영조는 명정전에서 혼례를 올렸다.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둔 문정전도 명정전 옆이다. 9~10월에는 해설사와 함께 명정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직물 역사를 품은… 인천 강화 소창체험관과 조양방직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인천 강화도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1960∼70년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강화의 직물 산업이다. 소창체험관과 조양방직 카페는 강화의 직물 산업 역사가 고스란히 남은 강화 여행의 ‘핫 플레이스’다. 평화직물 자리에 들어선 소창체험관에선 체험과 차까지 곁들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자본으로 설립한 조양방직은 폐허 속에서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빈티지 카페로 변신했다.●해안절벽 잇는… 강원 삼척 초곡용굴촛대바위길 삼척 초곡항의 해안절벽을 잇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지난 7월 12일 개통됐다. 660m 데크길이 촛대바위, 용굴 등 해안절경과 짙푸른 해변을 따라 이어진다. 출렁다리는 높이 11m다. 다리 가운데가 투명 유리로 채워져 있어 아찔한 기분을 자아낸다. 삼척의 명물 촛대바위를 가까이서 보는 맛도 각별하다. 길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용굴은 파도가 칠 때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낸다.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은 왕복 1시간가량 걸린다.●한정판 신선 트레킹… 경남 함양 지리산칠선계곡 지리산 칠선계곡은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 때나 갈 수는 없다. 5~6월, 9~10월 월, 토요일에 한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하루 60명씩 4명의 탐방 가이드와 함께 돌아본다. 코스는 월요일과 토요일이 조금 다르다. 월요일은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까지 오르는 9.7㎞ 8시간 편도 코스다. 산행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벅차다. 가족이나 초보자는 토요일 되돌아오기 코스가 적합하다. 왕복 13㎞, 약 7시간 소요된다.●케이블카로 만나는 바다·섬… 경남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바다와 섬, 산을 아우른다. 전체 길이는 2.43㎞다. 케이블카는 일반 캐빈과 크리스털 캐빈으로 구성됐다. 바닥이 철제인 일반 캐빈과 달리 크리스털 캐빈은 바닥이 훤히 보이는 강화유리여서 한결 스릴 넘친다. 사천바다케이블카의 백미는 각산전망대(해발 408m)에서 보는 창선·삼천포대교 일대 풍경이다. 모개섬, 초양도, 늑도를 지나 남해군의 창선도로 이어지는 다섯 개 다리가 한려수도와 어우러져 있다. 각산 정상까지 등산으로 오른 이들은 각산정류소에서 편도 이용권을 구입해 대방정류장까지 내려올 수 있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옻샘마을 산꽃마을을 아시나요…가을 여행에 좋은 산촌마을 5선

    옻샘마을 산꽃마을을 아시나요…가을 여행에 좋은 산촌마을 5선

    한국임업진흥원은 가을에 여행하기 좋은 산촌마을 5곳을 선정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가을 여행주간’에 참여한다.이색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풍성한 산촌마을에서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등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경험할 수 있다. 선정된 산촌마을은 경기 가평 옻샘산촌마을, 충남 청양 칠갑산산꽃마을, 충남 홍성 오서산상담마을, 경남 함양 창원산촌마을, 경북 청송 주산지산촌생태마을이다. 옻샘산촌마을은 체험프로그램 ‘통나무집 짓기’를 운영하고 있다. 8∼12명이 한 팀으로 작업하기에 신입사원 연수 등에 활용한다. 칠갑산산꽃생태마을은 칠갑산 자락 산등성이에 위치한 산촌마을로 수려한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다. 마을 이름에 걸맞게 집집마다 꽃밭을 조성해 가족과 연인들이 방문하기 좋다. 오서산상담마을은 억새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광천젓갈시장, 대천해수욕장 등 관광지가 인접해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커플들에게 추천하는 산촌이다. 창원산촌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3코스(인월-금계코스)의 산촌마을로 건고사리·건취나물 등 지리산 자생 특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가을을 감상하면서 부모님과 함께 하기 좋은 마을이다. 주산지 산촌생태마을은 주산지와 주왕산국립공원, 신촌약수탕 등 다양한 관광지를 위지해 출사여행지로 추천된다. 산촌마을에 대한 정보는 여행주간 홈페이지(https://travelweek.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추석엔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 즐기세요

    추석엔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 즐기세요

    전남도가 추석 연휴에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 여행이나 연인,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오손도손, 복고풍 여행(뉴트로), 감성, 미식, 체험 등 5개 테마별로 구성해 ‘한국인의 고향’ 전남 여행지를 추천했다. 온 가족 함께 오손도손 즐길 수 있는 추석 당일 무료 여행지는 △순천 낙안읍성, 선암사, 송광사 △담양 죽녹원, 메타세쿼이아랜드, 소쇄원 △해남 땅끝관광지, 공룡박물관, 대흥사, 우수영관광지, 고산유적지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다산박물관 등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복고풍의 ‘뉴트로’ 여행지에서는 해방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담양 추억의 골목, 순천 드라마 촬영장, 목포 연희네슈퍼,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등이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즐거움이 가득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일상을 탈출해 나를 찾는 감성 여행지는 고흥 연홍도, 완도 정도리구계등, 화순 적벽 등이다. 연흥도는 섬 안에 미술관이 있는 전국 유일의 미술섬이다. 둘레길과 해변에 다양한 벽화와 정크아트, 조형물이 어우러져 있다. 완도 정도리구계등은 크고 작은 돌이 모여 있어 파도가 밀려오면 아름다운 해조음을 들려준다. 완도 8경의 하나다. 화순 적벽은 방랑시인 김 삿갓도 머물다 갈만큼 웅장하고 아름답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남도 미식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목포 게살비빔밥, 신안 홍어삼합, 광양 불고기, 보성 꼬막정식, 여수 돌산게장, 함평 한우비빔밥, 담양 대통밥 등을 맛보는 것도 추석 음식과는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하고 이색적인 짜릿한 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강진 가우도 짚트랙 체험을 통해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안 세일요트를 타면 지난 4월 개통한 천사대교와 아름다운 다도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여수 예술랜드에서는 증강현실(AR) 3D 기능을 활용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색다른 트릭아트를 경험해볼 수 있다. 무안황토갯벌랜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생태의 갯벌체험과 캠핑을 즐길 수 있어 반짝이는 별 같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김명신 전남도 관광과장은 “‘한국인의 고향’ 전남은 가볼 만한 곳이 다양해 아이들과 함께 가족 단위 여행이나, 연인, 친구들과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의 지역이다”며 “추석 연휴에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는 남도 여행지를 둘러보면서 따뜻한 고향의 정취와 훈훈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가을 여행은 충남으로, 도 10개 여행지 추천

    가을 여행은 충남으로, 도 10개 여행지 추천

    충남도가 가을에 찾기 좋은 여행지 10곳을 선정했다.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며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곳들이다. 13일 도에 따르면 공주 마곡사를 가장 먼저 꼽았다. 640년 백제 무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일제강점기에 백범 김구 선생이 은거했다. 백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상길이 있다. 멋진 전통 건축물도 많다. 가을 단풍이 예쁘고, 템플스테이 체험도 할 수 있다. 보령 개화예술공원은 수려한 자연과 함께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충무교~현충사 입구까지 2.2㎞에 이르는 은행나무 가로수가 장관이다. 가을이면 노랗게 물들어 환상적인 풍치를 자아낸다. 서산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지는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다. 다음달 중순 해미읍성 축제에서 수문장 교대식 등을 볼 수 있다.논산 돈암서원은 기호유학의 상징이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사계 김장생(1548~1631) 선생의 세운 유교문화유산으로 ‘예(禮) 힐링캠프’ 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백제 옛 수도 부여의 부소산은 그 역사가 깃들어 있다. 유명한 낙화암이 있고, 사자루와 고란사 등을 품고 있다. 금강 본류 백마강이 내려다 보인다. 유람선과 황포돛배도 탈 수 있다. 서천 신성리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드라마 ‘추노’ 등이 촬영된 명소다. 폭 200m, 길이 1km(면적 23만㎡) 규모로 우리나라 4대 갈대밭이다.청양 칠갑산천문대에서는 밤 하늘의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구경인 304㎜ 굴절망원경 등을 갖췄다.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는 길이 402m로 국내 출렁다리 중에서 가장 길다. 드넓은 호수 풍경이 감동을 주지만 출렁이는 율동은 아찔하다. 지난 4월 개통한 뒤 200만명이 다녀갔다. 주변에 황새공원과 의좋은 형제 마을도 있어 일거양득이다. 태안 팜카밀레 허브농원은 허브 200여종과 야생화 500여종이 코와 눈 호강을 선사한다. 허브족욕, 편백나무방 등 체험에 향수, 비누, 목걸이 만들기 등 프로그램도 있다.게다가 가을마다 충남 서해안에는 꽃게, 대하, 전어 등이 제철이어서 여행과 함께 별미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조건이 갖춰진다. 고준근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5~8일 열린 부산국제관광전에 이 같은 여행지, 축제, 제철 음식과 맨손 물고기잡기, 바지락 캐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충남 관광홍보관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45개국 270여개 기관과 업체들이 참가한 행사여서 충남으로 여행 오는 외국인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풍요로운 충남의 여행지에서 가을을 흠뻑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시론] 문화체육관광부는 응답하라/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

    [시론] 문화체육관광부는 응답하라/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

    최근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까지 이르는 등 한일 관계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여행, 관광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성숙한 국민들은 일본의 부당한 대응에 자발적으로 맞서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한편 대체 여행지로 국내 지역이나 해외의 다른 국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일 간 항공 노선이 축소되고, 대체 노선이 확정되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불가피하게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국민들의 이런 움직임에도 관광 분야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그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거나 발빠르게 대응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체부는 이 같은 국내 여행 대체 흐름에 맞춰 국내 관광산업의 다각적인 발전 방향을 근본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일본 여행 보이콧과는 별개로 해외여행 감소로 인한 여행업계의 피해는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점검과 대책 마련도 빈틈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좀처럼 볼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엄중한 시기에 한 문체부 고위 관리가 ‘친일은 곧 애국’이라는 지탄받아 마땅한 주장을 공공연히 펼쳤으니 더욱 딱하기만 하다. 얼마 전 국민들에게 많은 아픔을 안겨 줬던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구조팀을 파견하는 등 정부의 발빠른 대응이 돋보였다. 문체부 역시 당연히 피해 주체인 관광객들의 안전과 여행업계의 관행적 문제점은 없었는지를 살펴봐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헝가리에서의 활동과 대응책에서 어쩐 일인지 문체부의 역할은 크게 드러나지 않아 보였다. 사고 이후 긴급 소집된 중앙대책본부 화상회의에서조차 본부장인 강 장관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에서 장관이 동석한 것과 달리 문체부에선 차관이 자리에 나오기도 했다. 사고 이후 여행객 안전 대응에 미흡한 문체부의 행정과 정책에 대해 언론 등 각계에서 지적한 것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다. 물론 국가 정책 실행이 늘 발빠를 수는 없다. 국민의 이익과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일수록 보다 진중하고 체계적인 준비와 추진이 필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현안에 따라 흐름을 발빠르게 파악하고, 주무 부처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관심은 없고 힘들어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일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관광 분야는 매우 빠른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갖고 있다. 여행지에서 한 달 살기 등 체류형 관광이 나타나는가 하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여행하는 이른바 생활관광이라는 개념도 등장하고 있다. 여행이 일상화되고 다변화되는 경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 공인 통계인 국민여행조사에서 내국인 관광객이 국내 지역을 여행하는 것은 통계 수치에서 제외되고 있다. 외래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관광객에 대한 관광객 수치나 관광 수지는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늘어나는 국민들의 해외여행은 정책 논의 대상에서 등한시해 온 것도 그렇다. 한일 관계부터 해외여행, 그리고 체류형 관광과 같은 문제까지 급변하는 관광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개별 여행자와 민간 관광산업의 흐름을 문체부는 잘 파악하고 대변하고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올해는 국가관광전략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하며 관광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챙긴 의미 있는 원년이다. 관광은 그저 외화 벌이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삶의 질, 그리고 안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여행업계의 변화가 필요한 이 시점에 문체부에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우선 국내 관광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국가관광전략회의보다 낮은 수준의 상시 전략회의를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해외여행을 무조건 막을 것이 아니라 일본 여행의 대체재를 발굴하고, 보다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줘야 한다. 여행의 일상화 추세, 생활관광 개념 확대 등을 위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광정책 수립 시 국가와 지자체 등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여행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왜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지, 왜 국민들이 여행지에 가서 불만을 갖는지 등을 수요자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다.
  • 신의 계시로 지어진 바다 위 1000년의 역사

    신의 계시로 지어진 바다 위 1000년의 역사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에 뚝 떨어진 작은 섬이자 수도원, 몽생미셸. 이곳 바다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무척 커서 간조 때 6시간 동안 15㎞ 넘게 바닷물이 빠져나간다. 빅토르 위고는 이를 보고 ‘도약하는 경주마’에 비유했다. 몽생미셸은 파리에서 차로 4시간 넘게 걸린다. 대부분 파리에서 새벽에 출발해 낮에 둘러보고 떠나곤 한다. 하지만 1박 이상을 하는 여행자에겐 아침과 저녁 해무에 싸인 신비로운 몽생미셸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있다. 이 수도원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708년, 주교 오베르의 꿈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명령을 남겼다. ‘큰 돌 위에 예배당을 지어라.’ 오베르는 처음에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세 번이나 같은 꿈을 꾸고 나서는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에 솟아 있는 휑한 바위섬에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몽생미셸의 시작이다. 프랑스어로 몽(Mont)은 산을, 생(Saint)은 성자를, 미셸(Michel)은 대천사 미카엘을 뜻한다. 몽생미셸에서 2㎞ 떨어진 라케세른이라는 작은 시골마을에 여장을 풀었다. 마을에서 몽생미셸까지 가는 방법은 세 가지다. 마을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40분 정도 걸어가는 것. 길이나 다리가 없던 중세, 순례자들은 질퍽거리는 갯벌을 맨발로 걸었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데크가 매끈하게 깔린 다리 위를 걸었다. 소금기 머금은 풀을 뜯어먹는 양떼들과 갯벌에 내리 꽂히던 햇살은 길동무로 완벽했다. 뾰족한 몽생미셸에 가까워질수록 두 가지 마음이 생겼다. 빨리 다가가서 속속들이 알고 싶기도 하고, 신비로운 자태만 멀리서만 담아두고도 싶다. 늘 동경해왔던 여행지였다. 오랜만에 큰 떨림을 느꼈다. 성벽 안으로 들어가니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수백 년 된 레스토랑과 상점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얼마나 많은 순례자들이 이 길을 걸었을까? 그 옛날 가난한 순례자를 배불리 먹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두툼한 수플레 오믈렛을 먹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따라 올랐다. 숨이 가빠 더이상 오르지 못하겠다 생각이 드니 수도원 꼭대기다. 노르망디 바다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 명의 병력이 상륙했을 정도로 길고 너른 해안이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회갈색의 갯벌을 보니 면적 0.97㎢에 불과한 작은 수도원에 갇혀 살았던 수도승들의 외로움이 전해진다.몽생미셸은 처음에 초라한 목재건물이었으나 점차 돌을 쌓아 견고하게 지었다. 8세기부터 18세기까지 천 년에 걸쳐 규모가 커지면서 완성돼 로마네스크부터 고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돼 있다. 12세기에는 성벽을 쌓아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요새 역할을 했고 1789년 프랑스 혁명 후에는 정치범들의 감옥으로 사용됐다. 몽생미셸은 197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김 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가을이 내려앉은 마을

    가을이 내려앉은 마을

    올가을 여행주간 추천 여행 테마는 ‘마을’이다. 장소 선정 전문가 김태영씨가 ‘혼자서’, ‘둘이’, ‘가족이’, ‘누구나’ 등으로 테마를 분류해 전국의 마을여행지 20곳을 선정했다. ‘취향저격마을여행단’ 이벤트도 벌인다. 20개 마을 중에 테마에 따라 선정된 4개 마을을 방문하는 이벤트다. 올해 참여자 모집은 정원이 차 종료됐다. 그렇다고 서운해할 것은 없다. 마을여행단 이벤트가 ‘고급 패키지 여행’이라면 내 돈 들여 떠나는 ‘FIT(개별) 여행’은 더 자유롭게, 시간 제약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마을여행단’이 4개 테마에 맞춰 떠나는 마을은 ‘혼자서’ 떠나기 좋은 전남 창평 삼지내 마을을 포함해 모두 네 곳이다. ‘가족이’ 다녀오기 좋은 곳으로 분류된 철암 탄광역사촌 여행은 강원 태백의 옛 탄광촌 마을을 둘러보고 광부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철암 탄광역사촌에는 사택과 배급소, 망루, 빨래터 등 당시 광산촌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들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상징인 철암역두(鐵岩驛頭) 선탄장(등록문화재 제21호)은 빼놓지 말 것. ‘검은 노다지’ 석탄가루가 켜켜이 쌓인 건물에서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의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주먹다짐을 벌이는 장면이 촬영됐다. 고랭지배추밭이 끝없이 펼쳐진 매봉산 ‘바람의 언덕’도 필수 코스다. 마을여행단은 17일 방문한다. ‘누구나’ 가기 좋은 곳으로 분류된 경남 함양 개평마을은 일두고택을 비롯한 오래된 한옥들이 밀집된 전통마을이다. 누대에 걸쳐 솔송주의 맥을 잇는 솔송주 문화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남계서원, 신라시대 최치원이 조성한 상림공원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숙소는 450년 역사의 일두고택(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을 권한다. 15세기 조선시대의 유학자 정여창(1450∼1504)이 살던 집으로 18세기에 개축된 사랑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건물이 16~17세기에 지어진 그대로다. 1987년 KBS 드라마 ‘토지’, 2003년 MBC 드라마 ‘다모’ 등 숱한 드라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촬영됐다. 고애신(김태리 분)의 집으로 등장한 곳이 바로 일두고택이다. 군자정, 동호정 등 ‘정자의 고을’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정자를 구경하는 것도 필수다. 마을여행단은 23~24일 방문한다.충남 당진 할매마을은 ‘둘이’(친구, 연인)가기 좋은 곳으로 분류됐다.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인생사진’이 나올 만한 곳이 많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마을의 정식 명칭은 백석올미마을이다. 평균 75세 할머니들이 진행하는 전통먹거리 체험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할매마을’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마을 곳곳에 설치된 할매 캐릭터 조형물들이 훌륭한 배경이 돼 준다. 인근의 태신목장, 버려진 분교가 미술관으로 변모한 아미미술관 등의 관광지도 함께 방문한다. 김태영 전문가는 빛이 드는 시간을 감안해 아미미술관은 오전, 태신목장은 오후에 방문할 것을 권했다. 마을여행단은 25일 방문한다.다른 마을들 역시 하나하나 보석 같은 풍경을 숨겨둔 곳들이다. 혼자서 떠나는 ‘혼행’ 여행지로 적합한 마을로는 근대 조선산업의 발상지인 부산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최대 메밀꽃 군락지인 강원 봉평 효석문화마을, 개화기의 근대문화유산으로 가득한 충남 논산 강경근대문화마을, 제주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 화북 곤을마을 등이 선정됐다.‘둘이’ 떠나기 좋은 마을은 말(馬)의 슬픈 전설을 간직한 대구 달성 마비정벽화마을, 천년의 도자기 예술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 이천 도자기마을, 문학과 예술이 익어가는 전북 완주 삼례책마을, 백만송이의 해바라기를 만날 수 있는 경남 함안 강주 해바라기마을 등이 꼽혔다.‘가족이’ 떠나기 좋은 곳은 화문석 장인의 예술작품을 만나고 느낄 수 있는 인천 강화 화문석마을, 해학을 담은 품바와 재활용품을 활용한 정크아트가 가득한 충북 음성 품바재생예술체험촌, 국내 최대 소금생산지인 전남 신안 증도마을, 고즈넉한 전통 한옥과 돌담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경북 성주 한개마을 등이다.‘누구나’ 떠나기 좋은 곳으로는 우리나라 막걸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기 포천 막걸리마을, 집집마다 공예예술이 꽃피는 충북 진천 진천공예마을, 끝없이 펼쳐진 은행나무와 함께 ‘인생샷’ 찍기 좋은 충남 보령 청라은행마을, 소설 ‘혼불’의 배경지를 문학코스로 개발한 전북 남원 혼불문학마을 등이 선정됐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관광객·車판매 감소… 무역보복 부메랑 맞은 日경제

    日언론 “삼성전자 한국산 불화수소 사용” ‘한국인 여행객, 동남아시아로 이동’, ‘삼성전자, 한국산 불화수소 시험 투입’, ‘한국, 일본차 등록 57% 감소’. 일본의 대표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의 5일자 조간 10면은 톱기사를 비롯해 전체 지면의 절반이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가 일본에 주는 악영향을 걱정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지난 7월 시작된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이 2개월여 지나면서 차츰 자국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데 대한 일본 재계의 고심을 보여 준다. 이날 일본의 대부분 신문들은 지난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의 8월 신규 등록이 1398대로 전년 동월(3247대) 대비 56.9% 감소했다”고 발표한 것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차 등록대수 감소율이 7월의 17%보다 확대됐다”며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한국 언론의 분석을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또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한국산 불화수소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3품목의 수출 관리를 강화한 7월 이후 삼성전자는 일본산 이외 제품의 테스트를 계속해 왔다”고 전했다. 일본산 소재의 한국시장 점유율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동남아 주요 6개국을 찾은 한국인 여행객이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으며 이달 추석 연휴 때도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가 일본에서 태국, 필리핀 등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고니시 히로유키 일본 참의원 의원은 4일 트위터에 자국 정부가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은 한국 측이 아니라 1차적으로 일본 기업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을 향한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은 ‘한국 기업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 내 관리 부족 문제. 한국 측에는 책임이 없다’고 경산성은 설명했다”고 썼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스피스가 제주 오는 까닭은 결국 ‘바비큐’

    스피스가 제주 오는 까닭은 결국 ‘바비큐’

    “모셔 오는 데 3년 걸렸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출전 선수 명단에 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이름을 올리면서 뒷얘기가 무성하다.4일 대회 주관사인 CJ에 따르면 오는 10월 17일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는 저스틴 토머스와 브룩스 켑카 등 지난 대회 우승자들과 필 미컬슨, 게리 우들랜드(이상 미국), 스피스,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세계적인 골퍼들이 출전한다. PGA 투어 통산 11승의 스피스는 토머스의 ‘절친’으로도 유명한데, 토머스가 지난 두 차례 출전하는 동안 스피스는 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세 번째 만에 스피스를 출전 명단에 올린 대회조직위는 선수들 가운데 스피스의 출전 확답을 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경욱호 CJ 마케팅실 부사장은 “첫 대회 당시 스피스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대회에 나오질 못했는데, 우리는 제주도가 유명 신혼여행지라는 사실을 알리려고 웨딩 사진첩까지 들고 가 그의 에이전트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민성 CJ 스포츠마케팅팀장은 스피스로부터 출전 통보를 받은 건 전날 열린 미디어 설명회 직전인 새벽 3시였고 오전 9시 15분 공식적인 확답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스피스가 출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절친인 토머스가 지난 두 차례 제주 방문을 통해 맛본 ‘한국 바비큐’에 대한 극찬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불매운동 영향… 추석여행 日 대신 동남아 간다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사람들은 일본 도시 대신 동남아 도시들을 선택했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이번 연휴 기간(7~15일 출국 기준) 위메프투어를 통해 예약된 도시별 항공권 비중을 분석한 결과 일본 주요 도시 순위가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했으며 일본 대체 여행지로 베트남 다낭과 태국 방콕의 인기가 급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추석 연휴 주간 항공권 예약이 가장 많은 도시는 베트남 다낭(12.6%)과 태국 방콕(6.5%), 미국령 괌(6%), 필리핀 세부(5.4%), 오사카(5.3%) 순이었다. 지난해 다낭(14.8%)에 이어 상위 5위권을 휩쓸었던 일본의 오사카(13.8%), 후쿠오카(10.4%), 도쿄(10%), 오키나와(5.8%)는 오사카를 제외하고 모두 순위에 들지 못했다. 예년보다 짧은 연휴여서 가까운 일본 여행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으나 불매 운동 여파로 동남아 여행지가 특수를 봤다. 특히 하노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주간보다 예약량이 456% 증가하는 등 베트남 도시들의 인기가 뜨거웠다. 방콕(249%)과 괌(123%), 세부(8%) 등도 지난해보다 순위가 크게 올랐다. 반면 일본 주요 도시는 오사카(-62%), 후쿠오카(-66%), 도쿄(-71%)행 예약량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일본 취항 도시 전체 예약 비중도 64% 감소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극성수기인 추석 연휴 항공권 예약은 일반적으로 2~6개월 전에 진행되는데, 지난 7월 초 이후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적지 않은 고객이 일본 일정을 취소하고 동남아 여행지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한국어 잘하면 대입에도 도움… 태국, 한류 넘어 한글 열풍

    133개 중등학교 4만명 배워 ‘세계 최다’ 김정숙 여사, 한국어 대회 시상식 참석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공식 방문을 계기로 태국의 뜨거운 한국어 열풍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한국 드라마, 케이팝 등 한류 열풍에서 비롯된 ‘한국어 배우기’ 붐이 ‘한철 유행’을 지나 현지에서 한국어가 유력 외국어로 발돋움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한국어는 2016년 태국 대학 입시에서 제2외국어로 채택되는 등 문화적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소속인 태국 출신 연예인들도 한국어 배우기에 불을 붙였다. 태국은 2016년 대학입학시험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최초로 대학 입시에서 한국어 과목을 시행했다. 올해 제2외국어 응시자 3만 7400여명 중 10%인 3700여명이 한국어를 선택해 전체 제2외국어 중 5위를 차지했다.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국어를 대입 과목에 채택했으며,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처음이다. 지난 6월 기준 133개교 4만명의 중등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라고 청와대는 2일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양국 간 교육 협력, 인력 지원을 통해 태국의 한국어 교육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등학교용 한국어 교과서는 양국에서 공동 집필돼 태국 학생들의 경험과 흥미를 반영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아이돌 그룹인 블랙핑크의 태국인 멤버 ‘리사’, 2PM 멤버 ‘닉쿤’, 갓세븐 멤버 ‘뱀뱀’처럼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태국인들이 아이돌 그룹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늘면서 제2의 케이팝 스타를 꿈꾸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현지 젊은이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양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 시상식에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고등학생 7팀, 대학생 7팀의 결선 참가자들은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1988’, ‘SKY 캐슬’ 등 한국 드라마, 가고 싶은 한국 여행지 등을 소재로 한국어 솜씨를 뽐냈다. 김 여사는 태국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 현지 전통악기로 연주된 밀양 아리랑을 들으며 흥겨워했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케이팝과 케이드라마를 보며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여러분은 더욱 다양한 한국의 매력을 알게 될 것”이라며 “언어의 국경을 넘어 넓은 세상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포용할 줄 아는 세계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여러분이 미덥다”고 격려했다. 김 여사는 마지막에 당초 원고에 없던 현지식 인사인 “컵쿤 막 카(대단히 감사합니다)”를 곁들여 참석자들로부터 웃음과 박수를 함께 받았다. 방콕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모난 인물까지 품어주는 친절한 금희씨

    모난 인물까지 품어주는 친절한 금희씨

    햄버거를 사다가 동아리방에서 먹는다. 우르르 쏟아부은 감자 튀김은 당연히 ‘공용’이다. 그런데 햄버거는 먹지 않고 감자 튀김만 부지런히 입에 넣는 선배를 발견한다면? 보통은 “아, 뭐야”하고 속으로 삭히는 정도일 거다. 그러나 김금희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보통 너머’다. 국화는 ‘빽’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다. “감자는 그런 게 아니고요. 선배 혼자 맛있게 먹고 말라는 것이 아니고 감자는 우리가 다 먹어야 하고 그렇게 같이 먹으면 좋은 건데 왜 감자를, 그러니까 왜 감자를 그렇게 많이 먹느냐고요!” 국화의 장광설 끝, 이윽고 선배가 말한다. “미안하다, 감자를 많이 먹어서.”‘감자 튀김으로 웬 성화냐’ 하기엔, 다들 비슷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모종의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차마 내 입으로 꼬집을 순 없었던 순간. 그러나 김금희의 세계에는 이런 순간 ‘빽’ 소리를 지르는, 원도 아니고 정사각형도 아니며 사다리꼴쯤 되는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루저’라고 하기엔 덜 패배했으며, ‘아웃사이더’라기엔 자의식이 희미해 뵈는 아주 살짝 모가 나 언뜻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 그런 사람들이 김금희의 소설에 들어가면 이해의 영역으로 수렴된다. 최근 2년 새 4권의 책을 낸 김금희(40) 작가를,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출간을 계기로 만났다. 2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다. 쉬지 않고 다작하는 동력부터 물었다. “동료 작가가 지구상에서 제일 많이 쓴 작가일 거라고 하더라고요. 원고가 있으니까 묶을 수밖에 없었던 거고, 어떻게 보면 조절을 잘 못한 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글 쓰는 걸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글을 써서 원하는 세계가 전달이 됐다고 느끼면 너무 행복해요.” 출판사 설명처럼 작가 특유의 ‘어떤 마음의 열도가 사그라든 후 우리를 휩싸는 알싸한 공기와 무미건조하던 일상을 채우는 풍부한 감정의 서라운드’는 여전하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려던 두 소녀의 마음은 바캉스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나 급이별을 맞고(‘레이디’), 일본 여행지에서 알게 된 정갈한 숙부의 숨은 사연은 나와 헤어진 연인과 재회하게 하는 식이다(‘모리와 무라’).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라는 대사가 회자됐던 전작 ‘너무 한낮의 연애’보다도 훨씬 손에 잡히는 감정 서술이 눈에 띈다. “그게 전달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분의 능력도 있는 거 같아요. 자기 마음에 스쳐 지나가는 감정들을 기억에 담아뒀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각자 매우 다르게 사는 것 같지만, 비슷하게 살고 있잖아요. 그 과정을 함께했다면 세심하게 생각만 하면 되는 거예요. 황량해 보이는 운동장 수돗가에 혼자 서 본 경험 같은 걸 버리지 않고 있다가 적절하게 불러 오고 있어요.” 신기한 것은 감자 튀김 좀 먹었다고 힐난하는 후배도, 이에 힘없이 사과하는 선배도 김금희 소설에 나오면 다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애어른’이었던 작가는 ‘왜 저럴까’ 싶은 사람들을 오랜 시간 들여다봤다고 했다. 그러나 누구나 이해하는 친절한 금희씨도 최근에는 생각이 좀 달라졌단다. “세상에는 이해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 있고, 나의 이해와 상관없이 세상의 일부인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그들은 대체로 사회에서 이기적으로 잘살고 있는 기득권자들일 경우가 많고, 그들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는 행위가 그들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촛불 집회, 일련의 미투 운동을 보며 이해에도 차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올해로 등단 10년. 최근 인터넷서점 예스24 독자들이 뽑은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에 선정된 그는 이제 시대 감성이라 불려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작가는 새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가닿았으면 할까. “귀담아듣고 싶은 전환이었으면 좋겠어요. 성장은 너무 크고, 무거운 말이고요. 인생에서 필요한 전환이 아주 세련되거나 옳거나 효율적이거나 할 필요는 없잖아요. 독자들에게 미약한 응원, 격려가 되었으면 해요.” 사인을 청하는 기자에게 작가는 ‘오직 기자님의 가을 되세요’라고 적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보다 멋진 곳은 없다…흥미로운 호주, 참 흥미롭다

    이보다 멋진 곳은 없다…흥미로운 호주, 참 흥미롭다

    20년째 여행작가로 여행하며 느낀 건 여행은 힘들다는 것이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의 여행에세이 ‘먼 북소리’에서 “여행은 피곤한 일이고 피곤하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격하게 동의한다.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 역시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유럽산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흐르는 물을 보면서 변기에 앉아 여행이란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생각했다. 집의 안락함을 기꺼이 버리고 낯선 땅으로 날아와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애초에 잃지 않았을 안락함을 되찾고자 엄청난 시간과 돈을 쓰면서 덧없는 노력을 하는 게 여행이 아닌가.” 다시 한번 격하게 동의한다. 여행이란 집을 떠나 집과 같은 안락함을 누리기 위해 많은 돈을 쓰는 행위라는 사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 여기에 대해 빌 브라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아주 맛있는 초콜릿 크림 파이나 기대하지 않은 거액의 수표를 받는 일을 제외하고, 상쾌한 봄날 저녁 서서히 저물어가는 저녁 해의 긴 그림자를 따라 외국 도시의 낯선 거리를 한가하게 산책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듣고 보니 그렇다. 낯선 이국의 해 질 녘 거리를 걸을 때마다 나는 알 수 없는 행복감과 이 생에 대한 감사를 느꼈던 것 같다. 아무튼, 여행은 가도 문제, 안 가도 문제다. 빌 브라이슨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유명한 여행작가다. 국내에도 팬이 많다. 박학다식하고 관찰력이 예리하다. 문체가 재기 발랄하고, 위트 있고 세련된 입담을 자랑한다. 현존하는 가장 재미있게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모 역시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하다. 몸집이 좀 있고 기다란 턱수염이 얼굴을 덮고 있다. 한마디로 여행작가가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갖춘 인물이다. 그 역시 호주를 여행했고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라는 책을 썼다. 그는 책에서 호주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최대의 섬이다. 한 대륙을 이루는 유일 섬, 한 국가를 이루는 유일한 대륙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있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바위와 화석, 가장 오래된 생명체의 희미한 증거 중 대다수가 호주에서 발견됐다.” 와, 대단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80%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호주의 인구는 세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전 세계 카지노 슬롯머신의 20%를 보유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세상 어디에도 이런 곳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대단한 나라가 영국의 잡범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역사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책에는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해변에 상륙한 약 1000명 가운데 700명가량이 죄수였고 나머지는 선원과 장교, 장교의 가족 그리고 총독과 그의 참모들이었다.” 그렇다면 ‘죄수들의 후예’인 호주 사람들은 어떨까. 빌 브라이슨은 이렇게 말한다. “(선조들과) 정반대다. 대단히 호감이 가는 사람들이다. 쾌활하고, 외향적이고, 재치 있고, 한결같이 자상하다. 도시는 안전하고 깨끗하며 음식도 훌륭하다. 맥주가 시원하며 길모퉁이마다 커피가 있다. 이보다 더 멋진 삶은 찾아볼 수 없다.” 정말 대단한 칭찬이다. 멜버른은 빌 브라이슨의 이런 묘사와 상찬에 딱 어울리는 도시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140개 도시를 비교해 매긴 순위에서 7년 연속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2위와 3위는 오스트리아 빈과 캐나다 밴쿠버였다.●金 찾아 온 이민자들의 도시 ‘멜버른’ 멜버른에 가보면 정말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멜버른은 1800년대 중반 골드 러시 시대에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일군 도시여서 도심 곳곳에 여러 문화가 혼합된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거리에는 아직도 목재 전철인 트램이 덜컹거리며 달리고,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고풍스러운 마차를 볼 수도 있다. 멜버른에서 가장 이색적인 골목을 꼽으라면 디그레이브스 스트리트다.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시작해 플린더스 레인을 거쳐 다시 콜린스 스트리트까지 약 200m 이어진다. 자그마한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은 노천카페가 이어지며 수제 문구용품점과 액세서리 숍, 컵 케이크와 와플 등을 파는 가게도 즐비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로열 아케이드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 중 하나다. 1869년 개통해 옛 건축 스타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타로카드 점을 치는 카페부터 러시아 인형을 파는 가게까지 이색적인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멜버른이 자랑하는 초콜릿 카페 ‘코코 블랙’과 맛있는 파블로바를 맛볼 수 있는 ‘초코래이트 카페’는 이곳의 필수 코스. 호시어 레인은 플린더스 스트리트에서 스완스톤과 러셀 스트리트 사이에 위치한 작은 골목으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로 한국인에게 잘 알려졌다. 알록달록한 색상의 위트 넘치는 그라피티로 가득한 이 거리에서는 누구나 아무렇게나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그림이 된다. 드라마 한 장면처럼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는 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퀸 빅토리아 마켓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1878년 개장한 멜버른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멜버른의 부엌’으로 불리는 곳으로 130년이 넘게 멜버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다. 8000m²(약 2500평) 규모에 700개가 넘는 상점들이 입점해 있는데 이 중 50% 정도가 산지에서 직접 배송된 과일, 채소, 육류, 해산물, 유기농 식품 등을 취급한다. 대부분 빅토리아주에서 직접 재배되거나 잡은 것으로, 장이 열리는 날이면 이른 새벽부터 장바구니를 들고 퀸 빅토리아 마켓을 찾는 멜버른 사람들로 붐빈다.●호주의 와인 역사를 뒤바꾼 펜폴즈 한 모금 자, 이제 호주의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자. 호주는 전 세계 와인의 4%를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와인 수출국 가운데 4위 규모를 자랑한다. 호주 전역에 60여 개의 와인 산지가 있고 2000여 곳의 와이너리가 있다. 호주 와인의 대표 산지가 바로 남호주다. 호주 와인의 절반을 생산한다. 애들레이드에 호주 국립와인센터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품종은 쉬라와 카베르네 소비뇽, 멜롯,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다. 와인애호가라면 애들레이드 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자리한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를 지나칠 수는 없는 일. 펜폴즈는 호주의 국보급 와인이다. 세계 100대 와인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펜폴즈의 역사는 184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호주로 이주한 크리스토퍼 로손 펜폴즈는 그의 부인 메리 펜폴즈, 딸과 함께 애들레이드에 정착하면서 프랑스 남부 지방에서 수입한 포도 묘목을 심고 맥길 지역에 100㏊ 규모의 포도밭을 조성한다. 펜폴즈는 처음에는 환자 치료를 위한 ‘강화 와인’(fortified wine)을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환자들이 의료 상담보다는 와인 때문에 더 많이 온다는 것을 알고는 와이너리로 업종을 전화, 다양한 품종을 아우르는 와이너리로 성장한다. 지금도 남호주 와인의 3분의1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1999년에는 와인 전문지인 와인 스펙테이터로부터 그랜지 1955년 빈티지가 ‘세기의 와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펜폴즈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와인이 1951년 첫 생산을 시작한 펜폴즈 그랜지다. 당시 매우 획기적인 와인으로 장기 보관성, 응집력, 밸런스 등에서 기존 호주 레드 와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955년 8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풍부하고 응집력이 뛰어난 드라이 테이블 와인”이라는 극찬을 받게 된다. 이후 그랜지는 호주 와인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고, 호주 와인의 명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든다. “호주는 흥미롭다. 참으로 흥미롭다. 내가 할 말은 그것뿐이다.”●육해공 액티비티 천국 ‘케언즈’ 마지막으로 한 곳을 추천하자면 케언즈다. 액티비티의 천국이다. 스쿠버다이빙, 정글탐험, 래프팅 등 놀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케언즈를 일주일 정도 여행했는데, 일주일 내내 수영복과 슬리퍼만 신고 있었다. 특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스쿠버 다이빙은 지금까지 경험해본 곳 중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황홀했다. 빌 브라이슨 역시 “감동 받지 않기 어려운 곳”이라고 했다. 그가 추천한 곳은 데인트리 국립공원이다. “나무 사이로 미끄러지듯 날아다니는 익룡이나 바로 앞에 있는 도로를 전력 질주하는 벨로시랍토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르는 경관이 숨어 있다”고 극찬했다. 이 숲에는 화식조가 산다. 높이 뛰어올라 두 발을 모으고 내차면서 공격한다. 가장 최근의 치명적인 공격은 1926년 일어났는데, 당시 화식조 한 마리가 자신을 못살게 굴던 16세 소년을 향해 뛰어올라 경정맥을 베어버렸다고 이 책에 소개되고 있다. 빌 브라이슨은 상당히 솔직한 작가다. 이 책 역시 처음부터 호주의 안 좋은 면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준다. 1950년대 이전에는 영국계가 아니면 이민도 받지 않았고, 독을 가진 생물들이 엄청 많다고 겁도 준다. 웃기는 게 총리가 바다에서 상어에 물려 죽었는데, 호주 사람들이 뭐 대단하게 생각 안 했다는 것. 관광지에서 몇 명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세련미와 고전미 느낄 수 있는 ‘애들레이드’ 남호주의 애들레이드도 빌 브라이슨이 추천하는 곳이다. “펍과 레스토랑, 카페는 모든 주인이 바라는 대로 북적이고 활기에 넘친다. 멋진 빅토리아풍의 건물, 수많은 공원과 아늑한 광장 그리고 이루 셀 수 없이 작은 장식물이 있다. 덕분에 애들레이드에서는 시드니나 멜버른과 달리 약간의 세련미와 품위 있는 고전미를 느낄 수 있다.” 남호주는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여행지다. 제대로 된 여행상품조차 없다. 시드니와 멜버른, 울룰루, 퍼스 등 호주의 인기 여행지보다 훨씬 덜 알려졌다. 원래 애들레이드는 영국 정부가 자유 이민을 목적으로 만든 계획도시였다. 애들레이드 지도를 보면 도시가 직사각형으로 재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도시가 성장한 후에 정비를 다시 하지 않아도 되도록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다. 이 때문인지 애들레이드 시내를 걷다 보면 왠지 모를 품위와 한가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런들 스트리트는 애들레이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레스토랑과 바, 선물가게, 쇼핑몰 등이 모여 있다. 런들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커다란 초콜릿 가게인 ‘헤이그 초콜릿’을 발견할 수 있는데 꼭 한 번 들어가 보시길. 벨기에의 고디바처럼 호주를 대표하는 초콜릿이자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수제 초콜릿 가게다. 세계 10대 초콜릿에도 당당히 선정되었다고 한다. ■여행수첩 한국에서 멜버른, 케언즈, 애들레이드는 싱가포르 항공,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을 이용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을 경유해야 한다. 호주에 입국할 때는 관광비자(eta)가 필요하다. 온라인으로 신청해도 된다. 한 번 발급받으면 1년 동안 유효하고, 1회 체류는 90일까지 가능하다. 수수료는 20호주달러. 멜버른에서는 무료 교통수단인 ‘트램’과 ‘투어리스트 셔틀버스’만 잘 활용해도 주요 관광명소는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애들레이드 시내에 크라운 프라자 호텔을 비롯해 호텔이 많이 있다. 애들레이드 보타닉 가든 레스토랑은 보타닉 가든 내에 있다. 와인과 함께 다양한 호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호주의 ‘국보급’ 와인을 맛보려면 펜폴즈 맥길 에스테이트에 예약하는 게 좋다.
  • 변요한, ‘안경도 잘 어울려’ 가을 남자의 분위기 [화보]

    변요한, ‘안경도 잘 어울려’ 가을 남자의 분위기 [화보]

    배우 변요한이 가을 남자로 변신했다. 패션&컬쳐 매거진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는 27일 배우 변요한과 베트남 하노이에서 함께한 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화보 속 변요한은 연기로 다져온 무르익은 카리스마와 매력으로 그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석양을 배경으로 지그시 바라보는 우수한 눈빛과 시크하면서도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눈빛을 통해 옴므파탈의 매력을 선보였다.특히 변요한은 이번 화보에서 감각적인 여행지 룩에 깊이 있는 분위기를 더해주는 안경으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링을 소화해 눈길을 끈다. 클래식한 무드의 안경과 절제된 눈빛으로 매 컷마다 세련미를 더한 것. 한편 변요한의 화보는 매거진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9월 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작품 종영 후 그는 신중하게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자료 = 매거진 데이즈드 코리아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500년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화려했던 번영 간직한 물의 도시

    1500년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화려했던 번영 간직한 물의 도시

    물의 도시엔 ‘~의 베네치아’라는 표현이 늘 붙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북방의 베네치아, 스웨덴의 스톡홀름은 북유럽의 베네치아, 중국 쑤저우는 동방의 베네치아. 그런 식이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답게 인파로 북적거렸다. 아슬아슬해 보일 정도로 건물은 기울어져 있었다. 건물 틈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벽에 Y자로 된 두꺼운 쇠붙이를 더덕더덕 붙인 모습은 흔하다. 물에 맞닿은 벽은 더 낡아서 군데군데 떨어져 나갔다. 1500년이 넘도록 물위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던 베네치아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베네치아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어서 아무리 낡았어도 마음대로 건물에 손을 대지 못한다. 오버 투어리즘과 환경 파괴가 심해 도시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이 매력적인 도시를 여행지 리스트에서 빼놓을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하다. 낡음 자체로도 너무나 매력적이니까. 최근 베네치아 시장은 유네스코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올려 달라는 요청까지 했을 정도다.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왜 물위에 살게 됐을까? 5세기 중반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훈족이 쳐들어올 무렵, 이탈리아 북동부에 살던 사람들은 아드리아해 석호(潟湖)의 섬으로 피란을 왔다. 인구가 늘어나고 땅이 부족하자 6세기부터는 바다 위에 나무 말뚝을 촘촘히 세워 기단을 쌓고 돌을 얹어 건물을 지어 올렸다. 임시 피란처가 도시가 돼버린 것이다. 유럽을 넘어 동방까지 쥐락펴락하던 강력한 해상 경제력은 터전을 일궈낸 강인한 생활력에서부터 시작됐을 것이다.베네치아를 이루는 118개의 섬은 400여개 다리로 이어져 있다. 골목도 좁고 미로처럼 이리저리 얽혀 있다. 어깨를 부딪혀 가며 사람만 겨우 다닐 뿐 차 한 대도 지날 수 없다. 베네치아에선 물이 길을 대신하고 배가 차를 대신한다. 수상 택시와 수상 버스, 곤돌라가 도시의 교통수단일 뿐이다. 처연하게 늙어가는 도시에서 화려했던 시절을 엿볼 수 있는 곳은 산마르코 광장이다. 산마르코 대성당 입구에 있는 청동 말들은 십자군 전쟁 때 이스탄불에서 전리품으로 가져온 것이다. 십자군 전쟁으로 막대한 부를 손에 쥔 베네치아는 산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전을 건설하기 시작했으며 번영은 오래갔다. 1720년에 오픈한 ‘카페 플로리안’은 당시 유일하게 여성의 출입을 허가한 카페였기 때문에 카사노바가 자주 드나들었다. 현재 운영하는 이탈리아 카페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다. 비싼 커피값에 자릿세까지 내면 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커피를 두 잔 마실 값이 나오지만 악사의 라이브 연주를 들으면서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말았다. 죄 많은 카사노바가 여성들에게 용서받은 것은 아마도 부드러운 커피 한잔과 낭만적인 음악 덕분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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