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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책꽂이]

    지중해 여행지도, 나를 기억하다(송영만 글·그림, 효형출판 펴냄) 노년에 접어든 저자가 지중해를 품에 안은 유럽으로 떠났다. 화해와 조화의 바다를 바라보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기억여행을 하고, 그 감흥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남겼다. 264쪽. 1만 4500원. 표심의 역습(이현우 외 지음, 책담 펴냄) 20대는 정말 보수화됐을까. 사회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386세대는 아직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생각이 있을까. 우리 스스로도 잘 몰랐던 세대별 표심과 지역에 따른 표심을 심층 분석한 보고서. 324쪽. 1만 5000원.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환상물(대중서사장르연구회 지음, 이론과실천 펴냄) 멜로드라마, 역사허구물, 추리물, 코미디에 이어 대중서사장르연구회가 내놓은 다섯 번째 결과물이자 11년에 걸친 공동 작업의 완결판. 다양한 텍스트로 환상서사를 분석한다. 764쪽. 3만 5000원. 큐리어스 마인드(브라이언 그레이저 지음, 박종윤 옮김, 열림원 펴냄) ‘뷰티풀 마인드’‘스플래쉬’등 유명 할리우드 영화를 제작한 저자는 원래 서류 배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호기심을 꼽는다. 320쪽. 1만 4000원. 공부할 권리(정여울 지음, 민음사 펴냄)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가치와 그 가치를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 책. 저자는 삶의 작은 가치들을 창조의 힘으로 꽃피우려면 공부할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352쪽. 1만 6500원. 찬이가 가르쳐 준 것(허은미 지음, 노준구 그림, 양철북 펴냄) 뇌병변 장애를 앓는 찬이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눈물보다 미소를 짓게 된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가족의 사랑 덕분이다. 216쪽. 1만 3000원.
  • 원하는 것만 골라 즐기는 푸껫 DIY 자유여행① Beach 가장 오래 머물 해변을 선택하라!

    원하는 것만 골라 즐기는 푸껫 DIY 자유여행① Beach 가장 오래 머물 해변을 선택하라!

    Secret vs. Best Phuket원하는 것만 골라 즐기는 푸껫 DIY 자유여행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 누구나 다 가는 여행지라고만 여겼던 푸껫. 하지만 각기 다른 풍경과 개성을 뽐내는 해변, 하나하나 저마다의 이름을 붙여 주고 싶던 섬들, 아기자기한 태국 문화에 유럽과 이슬람, 중국 문화까지 더해진 화려한 자태까지…, 얕봐서 미안하다! 푸껫!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이 매일 인천-푸껫 간 직항을 운행한다. 비행시간이 5시간 정도로 3박 5일 혹은 4박 6일 일정이면 부담 없이 열대 휴양지의 재미를 알차게 누릴 수 있다. ●VS. for Beach 가장 오래 머물 해변을 선택하라! 푸껫 여행을 계획했다면 가장 먼저 정할 것은 숙소다. 대다수의 푸껫 자유 여행자의 목적이 해변 휴양이므로 푸껫의 다채로운 해변과 숙소의 특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태국에서 가장 번잡하고 유흥가가 즐비한 빠통 비치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까론 비치, 까따 비치, 카타노이 비치가 있다. 또 빠통의 북쪽으로는 방타오 비치, 까말라 비치, 수린 비치 등이 있다. 보다 여유로운 휴식을 원한다면 까따 비치를, 럭셔리한 머무름을 원한다면 라구나Laguna 지역의 방타오 비치가 좋다. ▶Secret Point 마치 유럽 휴양지에 온 것만 같은 까따 비치Kata Beach 특히 유러피언과 러시아 부호들에게 인기가 높은 까따 비치는 해변을 서성이는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백인들이 해변가에서 선탠이나 해수욕을 즐겨 마치 유럽의 조용한 휴양지를 연상시킨다. 최근 까따 비치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디자인 & 부티크 호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5년 11월에 문을 연 눅디 호텔Nook-Dee Hote도 그중 하나. 호텔 전체를 타이 실크, 타이 도자기와 컬러풀한 타일 장식, 섬세하게 만든 나무 가구 등으로 꾸민 디자인 호텔로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68개의 객실은 모두 까따 비치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찔하게 펼쳐진 인피니티 풀은 그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그림이 된다. 까따 비치까지 무료 셔틀 버스, 술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되는 미니바까지 숙박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눅디 호텔Nook-Dee Hotel 216/9 Koktanod Road, Karon, Mueang Phuket District, Phuket +66 (0)76 688 888 www.nook-dee.com ▶Best Selling Point 가장 화려하고 흥겨운 푸껫을 만나는 곳 빠통 비치Patong Beach 푸껫 여행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곳은 빠통 비치다. 태국어로 바나나 잎이 가득한 숲이라는 뜻을 가진 빠통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바나나 밭이었다. 빠통 비치는 전체 길이가 4km에 달하는 푸껫에서 가장 긴 백사장이기도 하다. 푸껫에서 가장 먼저 관광지 개발이 시작되어 다양한 리조트와 호텔, 고급 레스토랑, 대형 쇼핑몰, 스파 등 각종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밤에 빛을 발한다. 빠통에서도 가장 번화한 방라 로드Bangla Road는 밤이 깊어질수록 불야성을 이룬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19금 업소들도 호기심이 가지만, 밤새도록 계속되는 거리 공연이야말로 방라 로드의 진정한 볼거리다. 신명나는 라이브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전 세계 여행자들의 핫한 분위기에 취해 보자. 푸껫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근사한 태국식 정찬을 즐기려면 반림파 레스토랑이 좋다. 전망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면 여행 전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 할 것. 왕복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반림파Baan Rim Pa 레스토랑 223 Prabaramee Road, Patong, Kathu, Phuket 12:00~23:30 +66 76 340 789 www.baanrimpa.com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신중숙 사진 김아람 취재협조 태국정부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경남관광박람회, 아파트스타일링박람회 18~20일 개최

    경남도와 창원시는 도내 18개 시·군 여행 정보와 아파트 인테리어 정보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2016 경남관광박람회’와 ‘2016 아파트 스타일링박람회’를 오는 18~20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4회째인 경남관광박람회는 70개 업체가 참가해 200개 부스를 설치해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각 지자체의 여행지와 축제, 레저, 역사, 문화 탐방, 자연경관 등에 관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또 올해부터 2018년까지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축제 연계형 경남관광발전포럼, 경남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관광포럼, 경남관광 사진전, 경남관광상품 개발 어워드 등 여러 행사가 열린다. 지난해 4만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을 유치한 중국 현지 10개 여행사가 참가해 시·군 팸투어 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아파트 스타일링박람회에는 관련 업체 60개 사가 참가한다. 참가 업체는 모두 160개 부스를 설치해 아파트 토털 인테리어, 생활가전, 붙박이장, 조명, 중문, 방범창, 커튼, 블라인드 등 주거생활에 필요한 제품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이 캔들과 석고 방향제 만들기 등 ‘나만의 소품만들기’ 체험행사도 열린다. 제해식 경남도 국제통상과장은 “이번 박람회가 경남의 우수한 관광자원과 홈리빙 산업을 널리 알리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단독] ‘꽃청춘’ 비매너 논란, 가운차림 조식에 알몸 수영까지

    [단독] ‘꽃청춘’ 비매너 논란, 가운차림 조식에 알몸 수영까지

    출연진 행동·제작진 부주의 지적“어글리코리안 특집인가” 비난 여론 ‘꽃보다 청춘’이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꽃청춘’에서 출연진이 여행지에서 민폐 행동을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 4일과 11일 tvN ‘꽃보다 청춘 in 아프리카’에서는 야생동물들의 낙원 에토샤 국립공원에 방문한 꽃청춘 4인방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침에 호텔에서 일어난 출연진은 가운을 갈아입지 않은 채, 식당으로 향했다. 안재홍은 가운을 입고 카메라를 향해 “조식을 먹으러 가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방송화면에는 ‘비장’이라는 말풍선이 자막으로 입혀졌다.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모두 가운 차림으로 조식을 먹었고, 화면에는 ‘가운천사2’, ‘가운천사3’이라는 자막이 나왔다. 이후 호텔 직원이 출연진의 행동을 지적했다. 안재홍이 “호텔 직원분이 갈아입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라고 전하자, 출연진은 뒤늦게 다시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호텔 수영장에서도 문제가 될 행동이 이어졌다. 고경표는 “팬티 들고 흔들래?”라고 제안했고 가장 먼저 박보검이 속옷을 탈의했다. 모두 줄지어 선 뒤 하늘을 향해 팬티를 들고 흔들며 속옷 탈의를 인증했다. 멤버들은 류준열의 팬티를 던지고 받으며 놀렸다. 류준열은 “잘 할게”라며 애원했다. ‘꽃청춘’ 제작발표회 당시부터 예고편까지 ‘알몸 수영’은 가장 화제가 됐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커뮤니티게시판과 블로그, 시청자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기본적인 매너가 없다는 것과 문제를 말해주기는 커녕 ‘가운천사’등 웃음으로 미화시키려고만 하는 제작진의 편집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전형적으로 자기들만 신난 케이스”라고 비판한 뒤 “공공장소인 수영장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모습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제작진은 편집하면서 문제가 될 생각을 못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또한 “어글리코리안 시연 사례”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뒤 “저러면 안 된다는 걸 자막이라도 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충격이다. 한 명도 아니고 출연진 모두가 단체로 가운만 입고 조식을 먹는 등의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호텔 직원이라고 밝힌 네티즌 또한 “객실안에서 신는 슬리퍼를 밖에 신고 나와도 미관상의 문제로 주의를 부탁드린다. 알몸 수영과 가운 조식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국 바가지 상술…‘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아시나요?

    중국 인터넷 언론이 보도한 한국 유명 관광지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성행한다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 ‘바가지 상술’이 화제다. 올 초 중국 관영신문 ‘해외망’(海外網)에서 직접 서울 명동 일대를 방문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기사에 따르면, 최근 급증한 한국행 중국인 관광객과 관련, 이 일대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상당수 식음료 상점의 ‘바가지 상술’ 상황을 보도해 이목이 쏠렸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일대 식당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인 상점 점원에게 “한국인이냐, 중국인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자신을 중국인으로 확인한 점원은 일명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건넸다고 알려졌다. 해당 메뉴판에는 삼겹살, 삼계탕, 해산물 녹두전 등의 다양한 제품명과 가격표가 중국어로 표기돼 있었고, 1인당 250g이 제공되는 삼겹살의 가격은 무려 2만4000원(인민폐 132위안)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관광객은 “주문 후 40여 분이 지나고서야, 주문한 삼겹살을 받았지만 메뉴판에서 확인한 제품 사진과 비교해, 고기의 두께는 매우 얇았으며, 심지어 조리 후 고기의 식감도 매우 딱딱해, 씹어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냉담한 반응을 전했다. 또 다른 상점에서 식사했다는 22세 중국인 관광객 역시 “이 지역 일대에서 여행 동안 줄곧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건네받았다”면서 “1인분에 3만2000원(약 177위안)에 달하는 삼겹살은 고가의 가격에 비해 기대치 이하의 품질이었고, 중국인 여행객이라는 이유로 지나친 바가지 상술에 당한 것 같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약 200m 가량의 명동 일대 골목에서 영업 중인 약 71여곳의 식음료 상점 가운데 15곳의 식당에서 중국인 전용 메뉴판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언론은 ‘요우커’(游客)를 대상으로 유독 비싸게 책정된 가격표 탓에 중국 관광객들은 일부 업체들이 바가지 상술에 지속해서 휘둘리고 있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ID:小wx)은 “한국 드라마에 심취한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아가는 ‘봉’으로 전락했다”면서 “한국으로 여행가는 중국인이 어리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에서 해당 논란을 지켜보며, 기사 내용의 진실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여행지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 위축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최근 5년 동안 1위 일본에 이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 2위로 선정되며, 중국인에게 쉽게 찾을 수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외국인을 겨냥한 갖가지 상술에 대한 후문이 지금과 같이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한국은 ‘다시 찾기 싫은 여행지’로 기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임지연 cci2006@naver.com
  •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폼페이를 거쳐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를 거치는 그 뻔한 ‘이탈리아 남부 일정’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새로운 여행’이다. 스테디셀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포지타노를 색깔로 정의하자면 무지개색이다. 알록달록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때문이다●폼페이Pompei이탈리아 ‘최후의 도시’폼페이를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이탈리아 남부의 한 도시’라는 수식어보다는 ‘최후의 도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 ‘폼페이’다.폼페이는 기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가 도시를 찰나에 삼켜 버리기 전까지, 이곳은 로마 귀족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던 곳으로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베수비오 화산은 폭발 후 단 2분 만에 최대 6m의 높이로 이곳을 덮어 버렸다. 풍요를 누렸던 도시는 자연의 힘 앞에서 맥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발견되기까지 찰나의 순간을 오랜 세월 간직한 채 분출물 속에 묻혀 있었다.폼페이가 다시 발견된 건 16세기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과 라틴어가 새겨진 대리석 조각과 옛 로마 시대의 수도관이 발견되면서다. 폼페이는 그렇게 ‘전설’에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는 본격적인 발굴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이곳의 가이드에 따르면 본격적인 발굴은 1748년 나폴리 왕의 지시로 시작됐다. 당시에 폼페이 광장과 공중목욕탕, 돌기둥 등이 복원됐다, 1861년 이탈리아가 통일되며 체계적인 발굴을 통해 폼페이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 국왕인 빅토르 에마뉴엘 2세는 고고학자인 주세페 피오렐리를 발굴대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적인 발굴을 지시했다. 유적에 대한 구획 정리와 함께 본격적인 수리와 보존이 이뤄지게 됐다. 또 발굴단은 유적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빈 공간에 석고나 시멘트를 부어 넣어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으며, 이 방식을 통해 가구, 집기, 문 등을 복원했다. 한 번쯤 사진으로 봤을 화산가스에 괴로워하며 죽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게 복원됐다.폼페이는 여전히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폼페이의 약 30%가 땅속에 남아 있다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묻히기 전까지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는 화산폭발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다폼페이는 ‘끝’이 아닌 ‘ing’폼페이 입구에 들어서자 언제나 그랬듯 을씨년스럽다. 날씨도 흐렸지만, 화산재가 뒤섞여 있는 이곳 특유의 토양색이 그 기분을 더한다. 현대의 계획도시만큼이나 격자형으로 짜인 도로망도 대단하지만, 폼페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수도관’이다. 약 1,940년 전의 수도 인프라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기반을 잘 갖춰 놓았다. 물탱크를 갖춘 공공수도는 격자형 길을 따라 가느다란 수도관을 설치해 도시 곳곳으로 이어지게 했다. 발달한 수도시설 덕택에 온탕은 물론 냉탕과 사우나까지 갖춘 공중목욕탕도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 기술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짐작케 한다.폼페이 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당시의 홍등가를 복원해 놓은 곳이 있는데, 재미난 사실은 당시 폼페이의 유흥문화가 이 수도시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납으로 만든 수도관으로 당시 폼페이 사람들은 납중독을 앓게 됐으며, 그로 인해 폼페이가 최대의 환락 도시가 됐다는 주장이다.2006년 일반인에 공개된 폼페이 홍등가도 폼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적 중 하나다. 복층 구조 건물에는 각 층마다 5개의 방과 1개의 화장실을 구비해 놓고 있으며, 벽면에는 이 홍등가에서 제공했던 다양한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2층은 지위가 높은 손님들을 위한 곳으로 매트리스가 얹혀 있는 돌침대가 있는 등 실내장식이 1층보다 화려하다.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폼페이에는 여러 곳의 사창가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매춘장소는 가게 건물 꼭대기에 방 하나만을 두고 운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또 이곳에서 일한 매춘부들은 대부분 그리스나 동양 출신의 노예들이었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대 와인 1병 값의 8배 수준이었다고 한다.이 밖에 폼페이의 야외극장, 야외 경기장과 광장의 모습은 당시 폼페이의 풍요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놀라운 건 여전히 약 30%가 찰나의 모습을 간직한 채 땅속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길을 따라 설치해 놓은 수도관이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홍등가에는 당시 모습을 재현한 침대는 물론, 제공했던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소렌토Sorrento바다 요정의 땅 폼페이에서 남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가파른 절벽이 내리꽂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이탈리아 남부의 첫 번째 대표도시 소렌토를 마주한다.소렌토는 캄파니아주 소렌토반도에 위치한 아담한 어항이다.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와 티베리우스의 휴양지였던 카프리와 함께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하다. 소렌토라는 지명 또한 로마인들이 이곳을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요정인 ‘시레나Sirena의 땅’이라는 뜻으로 ‘수렘툼Surrentum’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이탈리아 남부 도시들이 그러하듯 소렌토 또한 절벽 위에 위치해 있다. 구불구불한 지역적 특성으로 소렌토 해안에서는 날이 좋을 때면 나폴리는 물론 폼페이를 삼켰던 베수비오 화산까지 볼 수 있다.소렌토의 바다가 유독 아름다운 것은 지중해 덕이라는 것이 가이드의 말이다. 겨울철에 비가 많이 내리는 특성 덕분에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푸름을 유지하며,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도 2~3도가 높아 플랑크톤이 자라지 못해 어패류도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소렌토역 앞 광장에서 중심지로 가는 길엔 청동상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의 민요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작사한 ‘잠바티스타 데 크루티스Giambassista De Curtis’다. 민요 발표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82년에 세워졌다. 이 노래는 소렌토를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만들어냈다. 소렌토에 주민보다 여행객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소렌토의 중심지는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은 어업보다는 레스토랑, 상점 등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심지 또한 온갖 상점이 즐비하다. 특히 소렌토의 특산물인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술과 비누, 과자 등이 진열돼 있고, 레몬이 그려진 벽화와 기념품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소렌토는 주민 대부분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가는 한적한 도시다소렌토의 특산물은 레몬이다. 소렌토에 가면 레몬으로 만든 술은 물론 과자, 비누 등 다양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포지타노에서는 길을 잃어도 무방하다. 도시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골목을 따라 숨어 있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포지타노Positano파스텔톤 풍경 하나면 충분해 소렌토를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소렌토와는 또 다른 모습을 간직한 도시 ‘포지타노’가 나온다.소렌토가 레몬과 오렌지로 대변되는 ‘노란색’ 도시라면, 포지타노는 ‘무지개색’ 마을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렌토가 품은 푸른 바다와 해안절벽에 더해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은 포지타노만의 매력이다.포지타노에서는 파스텔톤 집들의 매력에 취해 어지럽게 마을을 감싼 골목을 거닐다 보면 으레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마을이 워낙 작아 길을 잃어도 무방한데다, 사실 이곳의 매력은 길을 잃어야 그 빛을 더한다. 골목마다 늘어선 작고 예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좁은 건물 사이의 틈으로 바라보는 포지타노의 풍경 때문이다. 포지타노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1위에 뽑힌 건 그래서다.마을 곳곳에 있는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일 만큼 아말피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다아말피의 대표적 관광지는 성안드레아 대성당이다●아말피Amalfi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의 대명사 포지타노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여행자들이 으레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를 일컫는 뜻으로 부르는 ‘아말피 해안도로’의 바로 그 ‘아말피’가 나온다.소렌토도 포지타노도 아말피도 모두 그 도시 규모나 크기를 따지기에는 사실 너무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말피도 인구 5,000명을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어촌마을이다. 그럼에도 아말피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안, 남부 도시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며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 됐다. 마을 곳곳에 있는 고급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이며, 아말피 앞 해안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들 또한 그들의 것이라고 한다.아말피 역시도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도 30분이면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이곳의 대표적 관광지로 아말피의 두오모 성안드레아 대성당이 있다. 한때 해상왕국으로 명성을 떨쳤던 곳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성당은 크고 화려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여행 중 흔히 만날 수 있는 다른 도시들의 두오모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9세기에 지어진 후 로마, 비잔틴, 아랍, 고딕 등 다양한 양식으로 증축된 탓이다.사실 세 번째 아말피 방문에서야 새롭게 안 사실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인은 일찍 세상을 뜬다. 그 슬픔에 헤라클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이 여인의 시신을 묻기로 하고, 그 무덤을 지키기 위해 마을을 만들기로 한다. 그 여인의 이름은 ‘아말피’. 바로 이 곳, 아말피에 그 여인이 묻혀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가 ‘뻔’함에도 여행이 ‘뻔’하지 않은 이유도 그러하다. 늘상 새로운 것을 얻어 가기 때문이다.AIRLINE이탈리아를 가는 가장 편한 방법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은 이탈리아 대표 항공사 중 한 곳으로, 이탈리아어로 ‘날개’를 뜻하는 ‘Ala’와 이탈리아Italia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2015년 6월5일부터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주 4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알리탈리아항공은 이 노선에 비즈니스석 20석, 프리미엄 일반석 17석, 일반석 213석을 갖춘 에어버스사의 A330-200 기종을 투입해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과 공동 운항하고 있으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타고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인천-로마 노선은 매주 월, 수, 금, 일요일 오후 2시5분 출발해 당일 오후 7시 로마에 도착한다. 로마-인천 노선은 현지시각으로 화, 목, 토, 일요일 오후 3시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25분 인천에 도착한다. 알리탈리아항공은 한국 취항 후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자사 리브랜딩Rebranding을 마쳤다. 새롭게 내외부를 리노베이션하고 객실을 모두 개보수했다. 여기에 향상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2편 이상의 한국 영화는 물론, 10편 이상의 한국어 자막 또는 더빙된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 탑승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글·사진 신지훈 기자 취재협조 알리탈리아항공 www.alitalia.com
  • 제주 외국인 관광객, 내국인보다 3.2배 더 쓴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은 평균 5.08일을 머물며 1인당 57만 2285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여행객은 평균 4.45일을 머물며 1인당 183만 2721원을 지출했다.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훨씬 ‘짠순이·짠돌이’ 여행을 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및 크루즈관광객 6918명을 대상으로 벌인 제주관광 실태 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조사는 제주국제공항, 제주여객터미널, 제주외항 크루즈 전용부두 등 주요 관문지역에서 개별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내국인의 여행형태는 개별여행이 89.0%이었고, 패키지여행(8.7%)과 에어텔여행(2.3%)은 비중이 작았다. 제주 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3.99점(5점 만점)으로 조사됐다. 혼자 여행하는 내국인 여행객 비율이 2014년 16.2%에서 2015년에는 19.1%로 증가했다. 외국인의 여행형태는 개별여행 46.7%, 패키지여행 50.2%, 에어텔여행 3.1%로 나타났다. 제주 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비교적 높아 4.10점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제주 여행객들은 높은 물가(32.56%), 대중교통 불편(15.99%), 쇼핑품목 다양성 부족(9.96%), 여행정보 획득의 어려움(5.84%), 관광정보의 부정확성(5.14%), 부정확한 안내표지판(4.78%)을 불만족·불편사항으로 꼽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중국인 관광객에 초점을 둔 시티투어버스뿐만 아니라 내국인 개별 관광객들이 쉽게 도심과 외곽의 관광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심 및 광역형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공항과 항만 노선이 있는 시내외 버스는 정거장별로 주변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홍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의근 제주 국제대교수(관광학)는 “내국인의 단체 패키지 제주관광은 이미 막을 내렸고, 중국인 등 외국인도 값비싼 패키지보다는 저렴한 개별여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개별여행 등을 온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관광정책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은 호텔비를 지출한 국내 여행지는 제주도 서귀포로 조사됐다.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이 발표한 호텔 가격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 및 해외 여행객들이 1박당 가장 많은 호텔비를 지불한 국내 여행지 Top 5’는 서귀포, 경주, 인천, 창원, 부산 순이었다. 서귀포가 19만 7826원으로 최고가였고, 경주 14만 908원, 인천 12만 9452원, 창원 12만 8269원, 부산 12만 5592원 순이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코레일 전남본부, 동계 내일로 7년 연속 1위 달성

    코레일 전남본부가 동계 내일로 티켓 판매 7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내일로 티켓은 만 25세 이하 청소년들이 5~ 7일간 전국의 모든 일반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여행패스권이다. 하계기간은 6∼8월, 동계는 12∼2월이다. 동계 내일로 티켓은 지난 11월 2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97일간 운영했다. 이 기간 전남 동계 내일로는 전국 판매량의 21%인 1만 2000매를 판매했다. 7년 연속 1위 기록이다. 역별로는 순천역이 7000매로 최다였으며, 여수엑스포역이 5000매로 부산역 다음인 세 번째로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서울역, 용산역 등이 뒤를 이었다. 전남지역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끄는 요인은 코레일 전남본부만의 마케팅과 순천, 여수 등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유치정책과 지역 업계와의 상생 협력 결과로 분석된다.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 무료숙박과 관광지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순천역 내일로 페스티벌 같은 내일러 맞춤형 문화 콘텐츠와 순천역 통통마루 오픈 무대의 상시 제공 등을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더 높여줬다. 순천시와 공동으로 청춘역을 오픈하면서 자치단체와 여행팁을 공유하고 관광, 날씨, 숙박, 먹거리 안내를 제공하는 등 내일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한광덕 코레일 전남본부장은 “내일로 티켓 7년 연속 전국 최다 판매는 전남동부권이 청춘 내일러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아직 타보지 못했다면 하계에 경험해 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른 봄 먼저 봄

    이른 봄 먼저 봄

    초봄이다. 바람결에 촉촉한 습기가 묻어난다. 너른 바다를 헤엄쳐 온 봄바람은 벌써 동해안을 거쳐 내륙으로 내달릴 기세다. 봄바람이 스친 자리마다 꽃망울이 맺히고, 봄 내음도 곰실거린다. 어디 처녀 가슴만 그럴까. 숱한 장삼이사의 가슴도 봄의 향훈에 울렁댄다. 겨울을 정리하고 봄을 맞기 위해 동해안으로 떠났다. 진부령 넘어 강원 고성에서 속초, 양양을 지나 강릉까지 간 뒤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돌아오는 여정이다. 나라 동쪽의 해토머리(언 땅이 녹기 시작할 때) 풍경은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호수 너머로 잉크빛 바다가 넘실대고, 어민들은 그 바다에서 싱싱한 봄의 맛을 길어 올렸다. 글 사진 속초·강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늦겨울은 진부령까지다. 고개를 넘어서면 풍경은 초봄으로 바뀐다. 계절의 순환은 이렇듯 늘 어김이 없다. 고성으로 먼저 간다. 맛이면 맛, 풍경이면 풍경으로 이방인을 실망시키는 법이 없는 곳이다. 사실 고성은 이름난 여행지가 있는 곳은 아니다. 속초시 옆에 옹색하게 붙어 있는 시골 소도시 정도로만 인식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곰곰이 살펴보면 고성은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의 정취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드문 여행지다. 화진포와 송지호 등 아름다운 호수, 제철 먹거리가 풍성한 거진항 등 이곳저곳 부지런히 노닐다 보면 하루해가 짧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길… 고성 화진포와 송지호 해안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브도 고성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다. 거진항에서 화진포로 이어지는 구간이 그렇다. 거리는 다소 짧아도 파도 넘실대는 해안가를 따라 달리는 맛이 각별하다. 고성과 속초 사이엔 석호(潟湖)가 발달했다. 석호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에 형성된 호수를 뜻한다. 거진항 인근의 화진포가 대표적이다. 호수 주변의 너른 갈대밭 위로 철새가 부지런히 오가고, 이승만과 김일성 등 남북의 권력자들이 사용하던 별장 등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7번 국도변의 송지호도 뒤질 것이 없다. 이름처럼 해송 등에 둘러싸인 호수로 둘레가 약 4㎞(20만평)에 달한다. 오후보다는 바람이 잠을 덜 깬 이른 아침에 방문하길 권한다. 잔잔한 수면 위로 설악산이 통째 잠기는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송지호 뒤는 왕곡마을이다. 북방식 전통가옥의 원형이 잘 보전돼 있는 마을이다. 송지호에서 멀지 않은 만큼 오가는 길에 꼭 찾길 권한다. 시리도록 빛나는 속초의 두 눈동자 영랑호와 청초호 속초에도 석호가 있다. 영랑호와 청초호다. 맑은 날이면 두 호수는 시리도록 파란빛으로 빛난다. 한 시인이 읊조렸다. “속초가 속초일 수 있는 것은 청초와 영랑, 두 개의 맑은 눈동자가 빛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모습, 두고두고 가슴에 담아 둔다. 영랑호 둘레는 7.8㎞다. 호숫가를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속초 8경 가운데 하나인 범바위, 영랑정 등 볼거리도 제법 알차다. 청초호는 좁고 긴 사주(砂洲)에 의해 동해와 격리됐다. 둘레는 5㎞ 정도. 잘록한 항아리 형태다. 호수 오른쪽은 바다로 나가는 길목이다. 이 수로를 따라 수많은 어선이 드나든다. 청초호 끝은 ‘아바이마을’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피란민들이 터를 잡으며 형성된 실향민 정착촌이다. 적수공권으로 남하한 주민들이 황량한 바닷가에 판잣집을 짓고 산 지도 어느덧 60여년이다. 아바이마을에선 ‘갯배’를 타야 한다. 갯배는 뗏목처럼 사람 힘으로 움직이는 배다. 아바이마을과 속초를 잇는 설악대교가 생기기 전에는 마을에 들어가기 위해 갯배를 타야 했다. 지금도 중앙동 갯배나루(오구도선장)와 아바이마을 사이로 갯배가 오간다. 설악대교 위에 서면 아바이마을과 청초호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조선 기상 넘실대는 바위 절벽 양양 하조대·홍련암 양양에 들면 반드시 하조대를 찾을 일이다.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권의 성을 따 명명된 바위절벽이다. 하조대 정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해안 절벽 위에 조성된 전망대가 나온다. 예서 굽어보는 하조대해변이 빼어나다. 양양엔 바닷가 절집이 특히 많다. 홍련암은 대가람 낙산사에 속한 암자다. 절벽 위에 세워진 암자 옆으로 바다가 맞닿아 있다. 죽도암은 동산항과 인구항 사이의 작은 섬 죽도에 깃든 절집이다. 문만 열만 동해의 만경창파가 멍석처럼 말려 온다. 휴휴암(休休庵)은 죽도암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1㎞쯤 내려가면 만난다. 연화법당이라 불리는 바닷가 너럭바위가 볼거리다. 매끈하게 뻗은 해안선 따라 정동진에서 차 한잔을 다시 길을 나서 강릉 정동진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아름다운 경포호는 잊지 않고 찾는다. 하늘의 달, 호수에 비친 달, 파도에 어른거리는 달, 술잔 속의 달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다. 너른 바다가 보고 싶다면 안곡해변으로 들어간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해안선이 인상적이다. 커피 한 잔 홀짝대고 싶다면 영진해변을 찾아간다. 과장 좀 보태 한 집 건너 커피숍이다. 마을 안쪽에 재일 교포 출신의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가 그중 명성이 자자하다. 강릉항으로 이름이 바뀐 옛 안목항 주변도 온통 카페촌이다. 정동진이야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관광명소다. 하지만 빨리 가겠다고 고속도로에 오르는 건 ‘비추’다. 안인진을 거쳐 정동진에 이르는 해안길을 따라가야 제맛이다. 드라이브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이 해안길은 놓쳐서는 안 될 예쁜 길로 꼽힌다. 정동진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정동진역을 나서면 작은 소나무가 이방인을 반긴다.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소나무다. 모래시계공원도 조성돼 있다. 공원 가운데에 세워진 모래시계는 지름 8.06m, 폭 3.2m, 무게 40t, 모래무게 8t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시계 속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 데 꼬박 1년이 걸린다고 한다. 시간박물관은 동서양의 진귀한 시계가 전시된 과학관 등 시간과 관련된 여러 테마의 전시관으로 이뤄졌다. 하슬라 아트월드는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곳이다. 동해를 굽어보는 괘방산 자락에 있다. 정동진 역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떨어져 있다. 식사도 할 수 있다. 하슬라(何瑟羅)는 강릉의 옛 이름이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 고성 쪽에선 도치 등 제철 생선을 맛봐야 한다. 입 안에 톡톡 터지는 도치알찜 등 별난 먹거리가 많다. 거진항 초입의 성진회관(682-1040)이 널리 알려졌다. 주의보가 내려져 어선들이 오래 출어하지 못하면 도치요리를 맛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겠다. 거진항 안쪽으로도 이름난 맛집들이 몇 곳 있다. 소영횟집(682-1929)은 생대구맑은탕, 어전(681-5014)은 김치 넣고 끓인 곰치국으로 유명하다. 거진항 위쪽의 대진항에선 물미역을 맛볼 수 있다. 바위에 붙어 자생하는 미역인데, 이 마을 해녀들이 매일 아침 채취한다고 한다. 속초 동명항(속초항) 쪽엔 해물뚝배기집들이 늘어서 있다. 동명항전복해물뚝배기(636-1637~8)가 그중 이름났다. 설악산 국립공원 초입의 이목리막국수(638-3579)는 동치미 국물로 맛을 낸 막국수를 잘한다. 학사평 일대엔 김영애할머니순두부(635-9520) 등 순두부집들이 몰려 있다. 아바이마을에선 다양한 순대를 맛볼 수 있다. 아바이마을 건너 시내 방향으로는 물횟집들이 밀집돼 있다. 봉포머구리집(631-2021)이 그중 알려진 편. 양양에선 ‘섭’(홍합을 이르는 현지 표현)을 넣고 조리한 전골, 칼국수 등이 별미다. 수라상(671-5857)이 유명하다. 양양군청 인근에 있다. 서면 송천리 떡마을(673-7020)은 전통 떡으로 이름난 곳이다. 장작불로 떡쌀을 삶고 떡메로 쳐 만든다. 강릉 쪽에선 꾹저구탕을 맛보는 게 좋겠다. 오대산 자락의 진고개에서 강릉 방향으로 흐르는 연곡천 주변 마을에서 맛볼 수 있다. 꾹저구는 한국 특산 어류로, 저구새가 부리로 꾹 찍어 잡아먹는 모습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송강 정철이 명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연곡꾹저구탕(661-1494)이 알려졌다. 사천항 쪽에 물회 전문집들이 몰려 있다. 오징어와 가자미가 주재료인데, 전복이나 해삼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황토전복물회(641-8210), 장안횟집(644-1136) 등이 이름났다.
  •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新국토기행] 경기 이천시

    대한민국 가운데 있는 경기 이천시는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동서 길이 27㎞, 남북 길이 36㎞. 남북으로 긴 표주박형을 이룬다. 광주산맥의 연장인 낮은 구릉이 이천시 전역에 산재해 있다. 구릉 사이를 남한강의 지류인 복하천·송곡천·청미천 등이 흘러 유역에 소규모 충적 평야가 발달했다. 토질이 비옥하고 수리시설이 잘 돼 있어 논농사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천 쌀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양질의 흙은 좋은 쌀뿐 아니라 도자기를 생산하는 근원이기도 하다. 전국의 도공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최대 규모의 도예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2010년 7월에는 국내 최초로 공예 및 민속 예술분야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됐다. 도자기를 빚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고, 도자 산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가 잘 구성돼 있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천은 이외에도 산수유마을과 부래미마을 등 볼거리·먹거리·체험거리 등이 풍부하고 온천여행까지 곁들일 수 있어 수도권 웰빙 가족 여행지로 손색없다. >> 볼거리 ●4월 29일부터 서른 번째 도자기 축제 설봉공원은 이천 문화의 중심지로, 이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설봉산 자락에 170만㎡ 규모로 조성했다. 해마다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이천도자기축제와 이천쌀문화축제가 이곳에서 열린다. 도자기 축제는 올해로 ‘서른 돌’을 맞는 국내 최고의 도자기 축제이다. 올해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22일까지 열린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축제 영상물을 제작해 홍보관에서 상영하고, 1950년대부터 2009년까지 제작한 대표 도자기 작품을 연대별로 전시할 예정이다. 이천쌀문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6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최우수 축제로 선정했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설봉호수가 손님을 반긴다. 설봉호는 10만㎡의 면적에 둘레가 1.05㎞에 달해 호숫가 산책로를 따라 가벼운 운동과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80m의 고사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올리면 그 주위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펼쳐진다. ●장우성 화백 예술혼 품은 시립월전미술관 설봉호수 인근에 있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빼어난 디자인으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7년 개관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은 근현대 한국화단의 산 역사로 전통의 맥을 이어 온 월전 장우성 화백의 대표작품과 화백이 평생 수집했던 국내외 고미술품 1532점을 중심으로 월전의 예술혼을 조명하고 있다. 미술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학예실, 강좌실,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다. 1912년 여주에서 태어난 장 화백은 8살 때 이당(以堂) 김은호 문하로 한국화에 입문한 후 평생을 한국화에 헌신한 근대 한국화의 산 증인이며 문인화의 격조를 현대적으로 변용시켜 새로운 한국화의 경지를 개척해 온 한국화의 원로로 평가받고 있다. 월전미술관을 지나 산을 조금 오르면 신라의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영월암이 나온다. 보물 제822호로 지정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되고 이천시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된 석조광배 및 연화좌대는 통일신라 말이나 고려 초기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자비엔날레 ‘심장’ 이천세라피아 설봉공원 안에 있는 이천세라피아는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중심지이다. 이곳을 비롯한 여주, 광주 등지에서는 2년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린다. 지난해에는 74개국에서 참가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천세라피아에서는 세계 유명 도예인들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 공간과 마치 영화 촬영장 같은 미니 공원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라피아 인근 이천도자전시판매장에서는 도예 작업을 하는 작가 200여명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내 도자 전시장으로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관상용 작품도자기와 멋진 다기 제품, 생활도자기와 각종 도자 인테리어 제품 등 수천여점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전시장에서 50여m 떨어진 곳에는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가 설치돼 있는데 실제로 이천의 도예가들이 이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는다. 도자기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가마에 장작을 넣으면서 불을 때는 과정을 관람객들이 직접 볼 수도 있다. ●도예마을 300여곳·가마 40개 전국 최대 이천은 한국 전통 도자문화의 맥을 이어 가는 중심지이다. 지금은 값싼 중국 도자기가 수입되면서 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도자기를 볼 수 있다. 이천시 사음동과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300여개의 도예마을이 밀집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이다. 전통가마도 40개가 넘는다. 이곳에는 40여개의 도자기 전시장과 함께 체험장도 곳곳에 있어 온 가족이 도자기 빚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자문화의 전성기인 조선시대에는 인근 광주, 여주에 비해 세력이 약했지만 1950년대 이후 교통이 좋은 이곳으로 도공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도자 메카로 부상했다. 도로변에 성업 중인 가게에서는 도자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산수유 군락지에 관광객 年 20만명 찾아 백사면 도립리 경사리 송말리 일대에는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산수유 군락지(16만 5000㎡)가 있다. 3월 말~4월 초에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다. 마침 이때 이천산수유축제가 열려 해마다 20만명의 관광객들이 산수유 꽃을 감상하기 위해 몰려든다. 축제가 열리는 원적산 기슭 산수유마을은 100년 이상 산수유 고목 1만 7000여 그루에서 피어난 노란 산수유 꽃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 있는 반룡송(蟠龍松)도 유명하다. 하늘에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 천연기념물 제381호로 지정됐다.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道詵)이 이곳에서 장차 난세를 구할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며 심은 소나무 중 하나로 전해진다. ●농촌체험, 부래미마을에서 제대로 율면 부래미마을은 시골의 옛 모습과 전통이 남아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주민 대부분이 쌀을 비롯해 배, 복숭아, 고추 농사를 지어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도시민이 농촌체험을 위해 방문하는 농촌체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인절미를 전통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인절미 만들기 체험과 귤 따기 체험, 짚풀 공예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600여년전부터 힐링 명소 ‘이천 온천’ 나른한 몸에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바로 온천을 찾으면 된다. 이천온천은 600여년 전 세종대왕 때부터 온천배미라고 불리어 온 곳으로 나트륨 함량이 많아 각종 피부질환, 피부미용, 신경통, 부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가면에 있는 테르메덴과 시내권에 있는 미란다 스파플러스가 온천과 놀이를 겸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테르메덴은 숲으로 둘러싸인 산림욕장과 실내 바데풀, 야외 온천풀 등 대규모 바데풀을 갖춘 온천 리조트로 물놀이와 수치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미란다 스파플러스는 원스톱 온천테마파크로 찜질방, 사우나, 노천탕 등 다양한 온천시설과 유수풀, 파도풀, 튜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먹거리 이천서만 볼 수 있는 ‘게걸무’… 최대 군락 ‘산수유’ ●조선시대 임금님 밥상 책임졌던 이천쌀 이천은 쌀 고장답게 쌀밥도 유명하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에서 3번 국도변 신둔면에 들어서면 임금님 진상미로 유명한 이천쌀 전문 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이천쌀은 조선조 성종 때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했던 것으로 기록됐다. 또 조선시대 농서 행포에는 “이천에서 생산한 쌀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비결은 맛과 최고 품질이다. 이천쌀은 ‘추정’ 품종으로 아밀로스(19% 이하), 단백질(6% 이하) 등이 이상적으로 포함돼 있고 특히 옥타코사놀이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이천(利川)은 지명에 나와 있듯 물이 많은 고장으로 분지형이어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오염원이 없고 일조시간과 일조량이 많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동숙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커서 완전미 비율이 9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천쌀은 무기성분이 풍부한 지하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타 지역의 쌀보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 함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원 복숭아, 차세대 특산물로 육성 이천은 복숭아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천을 비롯해 용인, 여주 등 경기 동부지역에서 재배하는 ‘장호원 황도’는 당도가 높고, 빛깔이 고운 데다 저장기간까지 긴 품종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이천시는 황도를 비롯한 천중도, 미맥 등 품종의 복숭아 8000여t을 생산하는 등 지역 특산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9월 복숭아 축제를 열고 있다. 복숭아 열량은 쌀, 보리 등의 20%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당분, 유기산, 비타민, 섬유소, 무기물 등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종합영양제로 꼽힌다. ●159개 산수유 농가에서 2만 3000㎏ 생산 백사면 5개 마을 159개 농가에서 2만 3000㎏의 산수유 열매를 생산하고 있다. 층층나무과의 낙엽교목인 산수유나무의 열매는 타원형의 핵과(核果)로서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8~10월에 붉게 익는다. 육질은 술과 차, 한약 재료로 사용한다. 코르닌·모로니사이드·로가닌·탄닌·사포닌 등의 배당체와 포도주산·사과산·주석산 등의 유기산이 함유돼 있고 비타민 A와 다량의 당도 포함돼 있다. 특히 산수유의 가장 큰 약리작용으로는 허약한 콩팥의 생리기능 강화와 정력증강 효과가 꼽힌다. 이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산수유 불갈비 양념소스를 비롯해 산수유 차, 산수유 허브고추장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매운 맛 토종 무 ‘게걸무’ 피부미용 효과 게걸무는 목화밭이나 콩밭 사이에서 재배해 온 토종 무로 이천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다. 매운맛이 강하고, 껍질이 두꺼우며 육질이 단단한 게 특징이다. 일반 무나 순무에 비해 수분 함량은 낮은 반면, 단백질, 지방, 회분, 섬유소 함량이 높아 암, 황달, 치질,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철에 입맛이 없을 때 입맛을 돋워 준다. 소금에 절여 땅에 묻었다가 겨울이 지난 후에 먹을 수 있는데 맛이 그만이다. 이천의 ‘돌댕이석촌골’에 가면 게걸무를 이용해 만든 걸무시래기밥을 맛볼 수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Surprising China] 하이난성- 쪽빛 낭만의 섬 하이난

    [Surprising China] 하이난성- 쪽빛 낭만의 섬 하이난

    야자수가 넘실거리고 쪽빛 파도가 일렁이는 섬, 하이난(해남, 海南). 살랑거리는 바람과 적당한 날씨에, 복잡했던 머릿속이 텅 비워진다. 하이난에서는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고 자연에 폭 파묻힐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싶은 연인들에게 하이난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아름다운 야롱완 비치의 유혹 하이난은 크게 북쪽의 하이커우(해구, 海口)와 남쪽의 산야(삼아, 三亞)로 나뉘어져 있다. 하이난의 성도인 하이커우에서 산야까지는 차로 4시간. 하이커우와 산야 모두 국제공항을 가지고 있다. 두 곳 모두 휴양지로 유명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히는 곳은 역시 하이난 남쪽에 위치한 야롱완 비치다. 모래가 곱고 주변 경관이 뛰어나 해질 무렵이나 동이 틀 무렵 맨발 산책 코스로 사랑 받는 곳이기도 하다. 활동적인 여행자라면 해변에서 비치발리볼, 미니축구 등 다양한 게임과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가 질 때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밤바다의 낭만을 즐기려고 하는 연인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별빛이 반짝이는 해변에 앉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다 보면, 낭만 여행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도시생활에서 쌓인 독소를 빼기 위해 찾아온 여행지지만 편히 쉰 후에는 볼거리를 찾게 되는데 하이난에는 공기 좋은 남산사南山寺와 ‘사슴이 고개를 돌린다’는 뜻의 녹회두鹿回頭공원, 색다른 원숭이를 볼 수 있는 원숭이섬, 그리고 소수민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삥랑빌리지檳榔谷등이 자리하고 있다. 남산사에 가면 소원을 빌어 보자 남산사는 ‘이곳에서 하루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는 다른 곳에서 400일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와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 좋고 공기 좋은 중국 최고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남산사에 들어서면 왠지 공기부터 다르다. 거대한 절이라 절 안에서도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대웅전으로 가는 중 해맑게 웃고 있는 노인들의 사진들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곳은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이자 장수마을로, 이 사진들은 이곳에서 100살이 넘도록 장수한 노인들의 기념사진이었다. 명당에 터를 잡은 남산사에는 중국 본토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러 몰려든다. 남산사 대웅전에 절을 하며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단, 한 가지 소원만 빌어야 하고, 그 소원은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며,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 한단다. 남산사에서는 또 해야 할 것이 있다. 108m 높이의 거대한 해수관음보살상을 친견하는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세워진 거대한 보살상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청동으로 만든 해수관음보살상은 6년의 기간을 거쳐 2005년에 완성됐다. 태풍 피해가 유난히 많았던 하이난은 이 보살상을 세운 후부터는 이전에 비해 피해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원숭이섬의 하이라이트, 케이블카 남산사와 함께 하이난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곳이 원숭이섬이다. 2,800여 마리의 원숭이가 사는 원숭이섬은 원숭이들의 자연스러운 생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라 하이난을 여행하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원숭이섬에 들어가려면 배나 케이블카를 타야 한다. 케이블카 정류장은 늘 만원이라 섬으로 들어갈 때는 배를, 나올 때는 케이블카를 타기로 하고 원숭이섬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불과 5분도 안 되는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풍경이 확 변한다. 수많은 수상가옥들의 이색적인 모습을 보며 섬에 도착, 다시 전동카트로 갈아타고 5분을 이동하니, 원숭이섬 입구가 나타난다. 원숭이섬에는 야생 원숭이들이 산다. 어린이들은 원숭이들이 신기해 여기저기에서 원숭이 무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런가 하면, 먹을 것만 보면 무작정 달려드는 ‘나쁜 원숭이’도 있다. 가방에서 뭔가 꺼내려고 손을 넣으면 ‘나쁜 원숭이’들이 먼저 무작정 달려든다. 그래서 원숭이섬에서는 주머니나 가방에 절대 손을 넣지 말아야 한다. 원숭이섬에서는 이런 ‘나쁜 원숭이’를 잡아 재판을 하고, 죄질에 따라 일정 기간 가두어 두는 원숭이 감옥도 운영하고 있다. 원숭이섬에서는 원숭이들의 다양한 공연도 볼 수도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공연이 원숭이 서커스단의 현란한 서커스와 원숭이 가족 삼대가 펼치는 코믹한 콩트쇼. 사람들은 줄타기 묘기를 하는 원숭이들에 숨을 죽였다가 원숭이들의 익살스러운 몸짓에 박장대소한다. 들어올 때는 배를 탔지만 나갈 때는 케이블카다.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한참을 기다려 케이블카에 올랐지만,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모든 것을 보상해 준다. 드넓은 바다와 하늘 그리고 산을 하나 넘으면 펼쳐지기 시작하는 수많은 수상가옥들의 행렬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진풍경을 연출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원숭이섬의 진짜 하이라이트였다. 여족의 문화를 볼 수 있는 삥랑빌리지 삥랑빌리지와 녹회두공원은 하이난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삥랑빌리지는 하이난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족黎族이 사는 민속촌이다. 삥랑빌리지에서는 여족의 민속공연도 볼 수 있다. 여족 사람들은 집집마다 쓰는 곡식창고를 따로 두고 있고, 절대 남의 물건에 손을 대지 않는다. 백년 동안 지속되어 온 전통으로 창고를 채우는 자물쇠 같은 건 없다. 곡식창고는 진흙, 대나무, 나무판자 세 가지 종류로 만드는데 뒤로 갈수록 귀한 물건을 담는다고. 중국 문화에 관심 있는 이라면 천고정 로맨스 파크에서 열리는 ‘송성가무쇼’를 놓치면 안 된다.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공연으로 하이난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다섯 가지 무대가 펼쳐진다. 역사를 담고 있는 공연이라고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최신 기술을 접목한 특수효과 덕분에 1시간의 공연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른다. 산야는 부유하고 세련된 도시다. 녹회두공원에서는 무작정 바다를 보아도 좋고, 일출과 일몰을 감상해도 좋다. 녹회두공원에는 여족의 젊고 용감한 사냥꾼과 요정사슴의 전설이 전해지는데 여족 사람들이 이곳을 ‘사랑의 산’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산야의 또 다른 이름은 ‘사슴의 도시’다. 그래서인지 공원 꼭대기에 거대한 사슴 상이 자리한다. 녹회두공원은 산야의 야경을 보기에도 좋은 곳이다. 고층빌딩의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반짝이며 멀티미디어 쇼를 펼치는 것만 같다. 이곳에서는 휴양지 하이난, 그 이상의 모던하게 화려한 도시, 하이난을 만나게 된다. *본문에 나오는 중국의 지명은 중국어 발음으로 적고 한자 음과 한자를 동시에 표시했다. 관광지, 사람 이름, 산 등 지명 이외의 것은 한자 음을 적고 한문을 병행 표기했다. ▶travel info Airline대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이 인천-산야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4시간 내외. Resort하이난은 가족여행의 천국 세인트레지스, 리츠칼튼, 샹그릴라, 반얀트리, 르메르디앙, 인터컨티넨탈, 쉐라톤, 힐튼, 소피텔 등. 하이난에는 전 세계 최고급 브랜드의 리조트들이 전부 모여 있다. 그것도 대부분 문을 연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하이난은 무엇보다 가족 휴양지로 안성맞춤이다. 일단 가깝다. 휴가가 짧으니 멀리 갈 수 없는 사람들, 오가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최적의 휴양지다. 최고급 리조트 외에도 600여 개의 다양한 리조트가 있으니 숙소를 선택할 수 있는 폭도 크다. TIP편리한 비자 | 하이난은 중국 본토와 달리 비자를 미리 받지 않고 산야국제공항에서 현지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 비용은 약 USD22. 여행사를 통해 하이난에 갈 때는 별도 비용 없이 해당 여행사에서 현지발급단체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할 수 있다. 날씨 | 연중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정도로 1월에도 15도 아래로 내려가는 일이 별로 없다. 5~9월은 35도가 넘을 정도로 덥다. 송성가무쇼를 보러 갈 때는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공연장 밖 공간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흥겨운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함께 가볼 만한 곳 | 쇼핑을 하고 싶다면 푸싱지에보행가, 步行街를 찾아가 보자. 진주를 비롯한 각종 보석과 말린 망고, 코코넛 캔디 등 하이난의 특산품들을 살 수 있으며 중국 시장의 흥겨운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채지형 사진 트래비CB, 최명희 작가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 ‘꽃청춘 아프리카’ 첫방, 세가지 볼거리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 ‘꽃청춘 아프리카’ 첫방, 세가지 볼거리

    ‘쌍문동 4형제’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은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꽃보다 청춘’(이하 꽃청춘) 시리즈의 4탄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주역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동안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케이블TV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응팔’과 tvN 간판 예능 ‘꽃청춘’의 만남으로 기대를 높이는 가운데, 첫방송을 앞두고 제작진이 ‘꽃청춘 아프리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세 가지 관전 포인트를 소개했다. ▶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 아무도 몰랐던 역대급 납치극 전말 공개 이날 첫방송에서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쌍문동 4형제의 몰카 납치극 전말이 공개될 계획이라 궁금증을 자아낸다. 태국 푸켓에서 ‘응팔’ 포상휴가를 즐기던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가 현지에서 나영석 PD를 맞닥뜨렸을 때 보였던 멘붕 모습과 미리 귀국해 다른 일정을 소화 중이던 박보검이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깜박 속아넘어가는 모습이 큰 웃음을 선사할 예정. 연출을 맡은 이진주 PD는 “몰카 납치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쌍문동 4형제 모두 완벽하게 속일 수 있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아프리카라는 먼 땅으로 떠나는 여행이기에 이들의 설렘, 걱정, 감격 등 복잡미묘한 심정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고 전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인지 호기심을 더한다. ▶ 광활하고 원초적인 아프리카 풍경에 시선강탈 쌍문동 4형제를 흥분시킨 아프리카 특유의 광활하고 원초적인 풍경이 시청자들의 시선 또한 사로잡을 전망이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나미비아, 세계에서 가장 긴 물의 장막 빅토리아 폭포 등을 보며 대자연의 신비를 만끽하고, 얼룩말-기린-타조-임팔라-사자 등 다큐멘터리에서 볼법한 야생동물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예고하는 것. 김대주 작가는 “쌍문동 4형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행지를 고민했는데, 아프리카와 이 친구들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은 ‘응팔’을 통해 누구나 다 아는 사람이 되었지만, 이들의 실제 모습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곳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꽃청춘 아프리카’에서 쌍문동 4형제와 아프리카에 대해 시청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 요즘 청춘들의 리얼 여행스타일 담아 이번 여행은 ‘스타’가 아닌 ‘자연인’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모습이 솔직하게 드러나 더욱 흥미진진할 예정이다. 편안한 잠자리보다는 멋져 보이는 지프차를 선호하고, 그들만의 재미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물 속에서 속옷탈의를 감행하는 등 요즘 청춘들의 예측불허 돌발행동이 빵 터지는 즐거움을 전한다. 나영석 PD는 “쌍문동 4형제의 행동이 딱 요즘 청춘들의 모습이라고 느꼈다. 보통 여행가면 돈을 모아서 공금을 쓰는데 이 친구들은 공금을 받자마자 나눠가졌다. 각자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서로 터치하지 말자고 해서 놀랐다. 또 용돈이 적으니까 당연히 차를 작고 저렴한 것으로 빌릴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 친구들은 차는 무조건 제일 좋은 것을 고르더라. 내면보다는 외향에 신경 쓰는 딱 요즘 애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나빠 보이지 않았던 게 좋은 차를 빌린 대신 며칠을 노숙해도 불평을 안 했다. 쓸 때 쓰고 그것에 대해 후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을 온전히 즐기는 쌍문동 4형제의 풋풋하고 순수한 모습이 시청자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 주시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역대급 몰카 납치극과 환상의 멤버 조합, 이국적인 볼거리로 ‘꿀재미’를 예고하는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19일 금요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영상) ‘꽃청춘’ 4인방, 동물에 비유하자면?

    (영상) ‘꽃청춘’ 4인방, 동물에 비유하자면?

    ‘응답하라1998’의 쌍문동 4인방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이 다시 뭉쳤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의 제작발표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는 방송 전부터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신선한 조합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날 4인방은 서로를 동물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고경표는 안재홍을 동물에 비유해달라는 말에 “아프리카에 갔을 때 ‘코끼리’를 봤는데 우직해서 부성애를 느꼈다. 코끼리는 착하지만 강할 땐 강하더라. 재홍이 형은 내게 정말 큰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재홍은 “고경표는 ‘낙타’에 비유하고 싶다. 낙타의 혹 안에는 귀한 것이 들어 있는데, 내면에 훌륭한 것을 많이 가진 친구 같다”고 화답했다. 같은 질문에 박보검은 “류준열은 ‘호랑이’에 비유하고 싶다. 호랑이가 굉장히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한다. 류준열 형이 저희 네 명을 이끌어주시고 챙겨주셔서 호랑이가 잘 어울린다”고 답했다. 류준열은 박보검과 어울리는 동물로 ‘스프링벅’을 꼽았다. 류준열은 “아프리카에 스프링벅이라는 사슴 느낌의 동물이 있는데, 박보검과 매우 잘 어울린다”며 “별다른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이해가 될 것이다. 박보검 눈이 워낙 사슴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를 듣던 안재홍이 “스프링벅의 별명이 사막의 패스트푸드다. 금방 잡아먹히는 존재다. 왜 보검이를 스프링벅에 비유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류준열은 “그런 뜻이 아니다. 저랑 스프링벅이랑 눈을 마주친 한 적 있는 데 정말 초롱초롱했다. 박보검 눈을 보면 알겠지만 그런 게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여행한 니미비아는 ‘아프리카의 숨은 보석’이라고 알려진 나라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인기 여행지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깨끗하고 안전하며 사회시스템도 안정화 되어있는 곳이다. 오렌지색 사막 듄 45와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유명한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예상된다. 또 최종적으로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에 방문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해 기대를 더했다. 이날 참석한 나영석 PD는 쌍문동 4형제에 대해 “이 친구들의 풋풋한 이미지가 좋았다. 연예인이라기보다 일반인 동생 친구들 같았다. ‘응팔’에서의 모습과 싱크로율 100%였다”라며 섭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는 19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꽃구름의 남쪽 윈난雲南

    진작 왔어야 할 곳인데 많이 늦었구나. 리장麗江에서 샹그릴라香格裏拉로 가는 길 위에서 느낀 소회다. 겨우 3박 4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윈난雲南, 즉 구름 남쪽이란 이름은 ‘꽃구름의 남쪽彩云之南’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茶馬高道로 유명하지만 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윈난 여행코스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구름의 남쪽에서 잠시 머물다 여정은 쿤밍에서 시작됐다. 쿤밍은 얼핏 중국의 여느 대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해발고도 1,890m, 고원지대에 불쑥 솟아난 도시다. 쿤밍은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다. 사계절이 봄과 같은 사계여춘四季如春의 도시다. 중국의 피서 관광지 중 일등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쿤밍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 한 해 쿤밍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00만명에 달한다. 한편, 쿤밍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쿤밍은 동남아 여행의 허브 거점이다. 쿤밍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리해발 2,000m로 갔고, 다리에서 다시 리장해발 2,400m으로 달려 해발 5,596m의 ‘위룽설산玉龍雪山’과 차마고도의 주요 거점인 샤시沙溪 마을을 만났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일까. 위룽설산의 만년설이 푸르게 빛났다. 리장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서 장족티베트족 자치주인 샹그릴라해발 3,500m로 갔다. 쿤밍에서 샹그릴라까지 총 650여 킬로미터. 여정은 거기까지였고 돌아서야 했지만 다시 오리라는 다짐은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윈난성 윈난은 여행자의 천국이자 대자연의 보고다. 윈난의 고산지대는 전체 면적의 94%를 차지한다. 고원호수가 40여 개나 있고 호수면적은 1,100km2에 달한다. 아열대, 온대, 고원기후까지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보여 준다. 이를 반증하듯 3만여 종이 서식하는 ‘식물의 왕국’이자 ‘꽃의 왕국’이 바로 윈난이다. 윈난에 사는 소수민족 인구는 1,53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3%에 달한다. 중국의 25개 소수민족 중 15개 소수민족이 8개 자치주를 이루고 윈난성에서 살아간다. ‘땐’은 윈난성의 약칭이다. ●다리大理 바람, 꽃, 눈, 달 본격적인 여정은 윈난 서북부, 다리에서 시작된다. 다리는 리장과 더불어 윈난을 대표하는 고대도시다. 칭짱고원靑藏高原의 동남부 언저리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다리의 풍광을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표현했다. 바람과 꽃, 눈과 달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 다리라는 말이다. 다리는 해발 4,122m의 창산苍山을 뒤로하고, 앞으론 해발 1,972m의 고원호수인 얼하이洱海, 이해를 굽어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도시다. 창산과 얼하이라는 두 개의 보석이 다리를 만든 셈이다. 다리의 소수민족은 바이족白族, 백족이다. 이름대로 흰옷을 즐겨 입고, 흰벽으로 지은 집에서 산다. 다리는 바이족 자치주의 수도이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24개 역사문화 도시 중 하나다. 다리의 주인이었던 바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13세기 몽고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 남조와 다리국으로 존재하며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한족의 당나라, 송나라의 맹렬한 기세에 굴하지 않고 독립국의 지위를 당당하게 지켜냈었다. 이름大理에서 짐작할 수 있듯 좋은 돌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도 바로 다리다. 다리에서는 제일 먼저 숭성사崇聖寺 삼탑을 찾았다. 중원의 권력과 맞섰던 다리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산이다. 삼탑 중 가운데 탑의 높이는 60m, 16층 건물의 높이다. 시간이 없어 오르지 못했지만 중앙탑 맨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지진 때문에 기울어졌다는 양편의 탑의 높이는 40m다. 삼탑 옆 취영지聚影池에서 연못에 비친 삼탑을 보는 것도 즐겁다. 당대에 지어진 삼탑은 다리고성에서 서북쪽으로 1km 떨어진 창산 잉러봉 기슭에 위치한다. 중국의 4대 명탑 중 하나이자 중국 남방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탑이라고 불린다. 삼탑 뒤 금빛 찬란한 숭성사는 중국에서 불교 사원 중 가장 큰 건축물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나 1980년대를 전후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숭성사에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창산에 올랐다. 3,500m가 넘는 봉우리를 열아홉 개나 갖고 있으니 산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최고봉은 해발 4,122m의 마룽馬龍봉인데 산꼭대기에는 항상 눈이 쌓여 있다. 아쉽게도 케이블카는 2,900m 지점에서 멈췄다. 바람이 너무 센 탓이다. 케이블이 흔들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2,900m 지점에서 정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이미 운행을 멈춘 채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열아홉 개의 산봉우리 아래 창산 계곡물은 다리고성을 거쳐 얼하이 호수로 흘러간다. 창산 아래 다리고성은 1,000년 역사를 가진 고성이라지만 새로 지은 게 많다. 몽골에 함락된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탓이다. 고성의 높이는 8m 정도, 성 안의 집들은 작고 예쁘고, 지붕을 잇대고 있다. 다리의 역사에 대한 다리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다리고성의 성문 현판에 쓰여 있듯 다리는 예로부터 ‘문헌명방文獻名邦’으로 불렸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문헌명방을 느끼기엔 관광객이 너무 많다. 한 블록만 거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다리를 만나겠지만 시간이 없다. 결국 다리에 갔지만 다리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룹 투어로 다리를 보자니 아쉬움이 진하다. 상하이에서 게임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다 다리에 정착해 객잔(客棧, 중국의 여관)을 운영한다는 가이드 이설영씨 말대로 다리의 가장 상업적인 거리를 한두 시간 둘러보았을 뿐이다. 그곳에는 오랜 시간 그려 온 다리는 없었다. 다시 다리에 가야 할 이유다. 다음에 다리에 온다면 풍화설월의 다리를 떠올리며 얼하이 호수에서 보름달을 보고 싶다. ●샤시沙溪 차마고도 카라반이 쉬어 가던 곳 다리를 떠나 리장으로 가는 길, 차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좁은 산길로 접어든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윈난 산속의 마을, 샤시에 도착했다. 샤시는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을 쉬엄쉬엄 둘러보아도 한 시간이면 족할 듯싶다. 내게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윈난의 보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않고 샤시를 꼽겠다. 샤시는 고대 무역로인 차마고도茶馬高道를 오가던 상인들 행렬인 마방馬幇이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이다. 높은 산을 쉴 새 없이 넘어가기에 차마고도를 ‘하늘에 난 길’이라 부른다면 마방은 ‘하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마방들은 푸얼차(普洱茶, 보이차)를 싣고 달그락달그락, 떨거덩떨거덩 말방울 소리를 울리며 다리와 리장을 지나 진샤강金沙江을 건너 라싸로 갔다.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싸에서 한숨을 돌린 마방들은 라싸를 떠나 시가체를 지나 시킴과 네팔, 인도로 향했다. 윈난에서 생산된 차와 티베트 초원에서 자란 말이 차마고도를 통해 교환되었다. 하지만 그 길을 오가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의 차마고도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길, 어쩌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차마고도의 카라반隊商들은 산을 넘고 넘어 중국과 인도, 네팔, 서남아시아를 오갔다. 그 험한 길을 어찌 조랑말 하나에 의지해 넘었을까? 이제와 생각해 봐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과거에 샤시는 차마고도의 요충지로 때로 큰 장이 섰지만 지금은 산간의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샤시 마을의 시간은 왠지 차마고도의 조랑말이 걷는 것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간혹 마주치는 마을 사람들의 꼬질꼬질한 모습마저 정겹다. 다리나 리장과 달리 다행히 이곳엔 관광객이 적다. 진입도로가 좁은 데다가 그마저 구불구불한 산길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 전역에 걸친 대대적인 개발 열풍에서 빗겨난 중국 서남부의 모래알 같은 샤시 마을은 개발이 더디기에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곳을 잠시 스쳐 지나는 여행자의 감상일 뿐이지만 도로가 확장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마방 대신 여러 나라의 여행자들이 샤시를 찾고 차마고도 여관, 민트 카페 등 여행자를 위한 객잔,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서는 피자도 팔고 스파게티도 판다. 깊은 산속 여행자의 천국이다. 샤시 마을은 2002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50년대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차마고도와 마방의 존재의미가 사라졌다. 그런데 차마고도와 고속도로 구간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방은 진작부터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리장에서 샤시를 가기 위해선 일단 젠촨剑川까지 가야 한다. 버스로 두 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20위안. 새로 난 고속도로로 달리면 요금은 25위안이고, 한 시간이 걸린다. 젠촨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45분 정도 달리면 샤시에 도착한다. 쿤밍에서는 버스로 대략 10시간 거리다. 샤시에도 게스트하우스는 있다. 오픈 예정인 어느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등풍, ‘바람을 기다리며’다. 샤시의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리장麗江 산과 눈의 도시 깊은 산속 마을 샤시를 떠나 리장으로 왔다. 종종 ‘산과 눈의 도시’라 불리는 리장은 샹그릴라香格裏拉의 입구이자 히말라야 산맥의 시작점인 위룽설산에 둘러싸였다. 리장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눈을 돌릴 때마다 종종 위룽설산을 보았다. 리장 사람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산이다. 언제나 만년설의 풍광과 함께하는 도시, 이렇게 높은 산이 늘 옆에 있다면 살아가는 데 좀 더 겸손해질 것 같다. 혹자는 리장을 보고 ‘동양의 베니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 리장은 리장 그 자체일 뿐 유럽의 한 도시와 비할 바가 아니다. 외형만 봐도 리장과 베니스는 전혀 닮지 않았다. 다리가 바이족의 나라였다면 리장은 나시족納西族의 홈타운이다. 나시족의 홈타운이라곤 했지만 그렇다고 리장의 한족 인구가 적은 건 아니다. 리장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의 비율은 6:4 정도이고, 나시족은 전체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 나시족 거주지이자 고원의 옛마을이었던 리장은 쓰촨四川성의 야안雅安과 더불어 차마고도의 근거지이자 무역 중심지였다. 리장에서 생산된 가죽 제품은 차와 말과 함께 티베트 라싸, 인도 등지로 팔려 나갔다. 리장고성은 남송 말기에 지어져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고성 안에선 100여 채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데 다리고성과 다르게 성벽은 없다. 리장고성은 좁은 골목과 수로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명청 시대의 거리 모습도 잘 간직하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만 아니라면 리장고성의 운치는 2015년이 아닌 몇 백 년 전의 거리 같다. 세계문화유산인 리장고성보다 더 강하게 나를 리장으로 이끈 건 한 친구의 사연이다. 그녀는 10년 전 이곳에 여행을 왔다가 호주 남자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당시 남자는 적지 않은 나이였고, 내 짐작에 그는 아마 결혼 같은 건 별반 생각해 보지 않은 여행자였다. 하지만 인생은 알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운명처럼 리장에서 맺어졌고, 딸을 낳고,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살고 있다. 이런 사연 때문에 내게 리장은 아주 로맨틱한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실제 마주한 리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리장에는 수로와 함께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이 많다. 사실 관광객만 바글대지 않는다면 리장은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보인다. 가히 연인들의 여행지다. 한데 화장이 너무 진하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에 과하게 화장을 한 것 같다. 좋건 싫건 밀려드는 관광객의 영향이다. 지난해 인구 100만의 도시, 리장에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매달 리장 전체 인구보다 거의 두 배 많은 관광객이 리장을 휘젓고 다닌 셈이다. 윈난을 여행하며 관광객이 북적이는 다리고성이나 리장고성보다 고산지대의 설산을 바라보며 달렸던 길 위의 시간이 더 좋았던 이유다. 한편, 1996년 리장에 규모 7.0의 지진이 있었다.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304명이 숨지고, 1만6,000명이 다쳤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시족의 거주지인 구시가지는 무사했다. 그때부터 나시족의 목조주택은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받기 시작했다. 1996년 지진이 아니더라도 윈난에는 지진이 잦다. 작년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윈난은 쓰촨성과 함께 칭짱고원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라시아판 대륙과 인도판 대륙이 충돌하는 지반 사이에 위치한 탓이다. 윈난을 여행하고자 할 때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리장고성에서 나와 잠시 황룡담 공원에 들렀다. 황룡담에서 단풍진 가을을 맞는다. 연못 넘어 위룽설산이 아름답다. ●위룽설산玉龍雪山 당신은 옥색의 용을 볼 수 있을까 리장고성의 북쪽, 위룽설산은 리장시 위룽현에 위치한다. 해발고도는 5,596m로 한라산보다 대략 세 배 높다. 거대한 백옥 같은 용의 형상옥룡을 하고 있다고 해 옥룡산이라 부른다. 위룽설산은 나시족이 믿는 씨족신 ‘싼둬’의 화신이라고 전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위룽설산에 나시족의 ‘사랑의 신’이 산다고 믿는다. 버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위룽설산의 4,500m 지점까지 올랐다. 여기까지는 쉽다. 하지만 아직 목적지에 다다른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 계단을 따라 두 발로 걸어 180m 더 높은 4,680m 지점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대만 낮다면 이 정도쯤 오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사람들은 손에 제각각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거나, 몇 걸음을 떼지 않고 종종 걸음을 멈춘다. 나도 채 몇 걸음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바로 숨이 벅차다. 가이드가 준 산소통이 배낭에 있었지만 아직은 쓰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온전히 내 힘으로 올라 보고 싶다. 마음은 빨리 오르고 싶지만 몸은 느리다. 숨을 헉헉거리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하얀 빙하가 보인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에 하얀 눈이 푸르게 빛난다. 30~40분쯤 올랐을까. 마침내 4,680m 지점에 올랐다. 어제 창산에서 강풍 때문에 2,900m 지점에서 멈춰 선 아쉬움을 여기 와서 말끔히 씻어 낸다. 위룽설산의 정상을 올려다본다. 이름 그대로 옥색의 용이 춤을 춘다. 위룽설산을 내려와 샹그릴라로 출발하기 전 장강長江의 상류지역인 호도협虎跳峽에 들렀다.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건너뛴 협곡이란 말인데 위룽설산과 하바설산哈巴雪山 사이의 협곡이다. 중국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6,380km의 장강은 그 길이가 워낙 큰 탓에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윈난의 400km 구간에선 황금모래강이란 의미의 진샤강金沙江이라 불린다. 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면 티베트의 만년설에 이를 것이다. 멀리서 호도협 물줄기를 보았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진샤강가로 점점 다가가자 물줄기가 포효하듯 거세다. 거대한 호랑이가 쩌렁쩌렁 산을 울리며 포효하는 것 같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도협이란 이름은 허명무실하지 않다. 지구의 지각운동이 만든 호도협의 길이는 30km에 달한다. ●인상리장印象麗江 설산 아래서 꾼 한낮의 꿈 “우리는 농민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에 마음을 바쳤습니다.” 위룽설산을 뒤로하고 출연자들이 관객을 향해 외쳤다. 드디어 <인상리장印象麗江> 공연이 시작되었다. <인상리장>은 리장의 소수민족이 만든 공연으로 공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다. 열 개의 소수민족, 500여 명의 농부들이 공연을 펼친다. 출연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때로는 관객보다 출연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인상리장>은 하늘과 땅, 아직 누구도 오르지 못한 해발 5,100m, 위룽설산의 영기를 느껴 보는 공연이자 설산의 영웅들 그리고 농부들 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헌사다. 원형의 거대한 노천극장은 위룽설산의 12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 아래 만들어졌다. 해발 3,100m의 <인상리장> 공연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연장이다. 공연은 360도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출연자들은 때때로 말을 타고 공연장의 이곳저곳을 달린다. 윈난의 말은 조랑말이라 크진 않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가파른 산길은 잘 다닌다. 덩치는 작아도 좁고 험한 오솔길을 쉽게 오른다. 차마고도의 마방은 조랑말 없이 일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이 말을 숭배하는 이유다. 둥근 객석을 휘몰아치는 말발굽 소리에 붉은 색의 대형무대는 더욱 뜨거워진다. <인상리장>은 총 6개의 무대로 나뉜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장은 ‘고도마방’. 차마고도는 하늘 위를 걸어 다니는 길이다. 100여 명의 마방이 길을 나서는 모습과 홀로 남은 나시족 여인들 모습을 통해 고생을 견디고 원망하지 않는 아내와 모성의 감정을 표현한다. 2장은 ‘술잔을 들고 설산을 향한다’. 윈난의 소수민족 사람들은, 친구가 오면 술을 마시고, 친구가 가면 또 술을 마신다고 할 만큼 친구를 아끼고, 가무를 즐긴다. 3장은 ‘천상인간’. 여기는 연인들의 극락세계인 위룽설산이다. 순정의 산, 위룽설산은 윈난의 연인들이 숭배하는 산이며 위룽설산에서 청춘은 영원히 지속되고 세상의 고통은 사라진다. 4장은 ‘북을 치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북을 치듯 두드리는 건 리장 사람들의 오락이다. 사람들은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즐겁게 춤을 춘다. 나시족 사람들은 ‘아리리’, ‘다로리’라는 춤을 추기 좋아하고, 청춘남녀는 춤과 노래로 감정을 교류한다. 5장은 ‘북을 치며 춤추며 하늘에 제사를’. 하늘에 대한 나시인들의 경배를 보여 준다. 나시족은 하늘의 아들, 자연의 형제라고 선언한다. 6장은 ‘기도의식’. <인상리장>의 대미는 출연자와 관람객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위룽설산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장면이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숙연해진다. “위대한 위룽설산 앞에 선 우리들은 하늘에서 보내 주는 염원을 경건하게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출연자들의 의상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윈난 여유국의 슬로건인 ‘컬러풀 윈난’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인상리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장예모 감독, 왕차오거, 판웨 세 사람이 만들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두 타이완 기록자의 일기③그 남자의 일기, 골목길 위에서 다시 만난 타이완

    두 타이완 기록자의 일기③그 남자의 일기, 골목길 위에서 다시 만난 타이완

    ●그 남자의 일기 골목길 위에서 다시 만난 타이완 벌써 몇 번째 타이완 여행인지? 그럼에도 또다시 타이완으로 향한 이유는 새로운 기대 때문이었다. 이번 여행에선 타이완의 삶과 문화가 녹아 있는 골목길을 만났다. ●옛 거리 타이완의 북쪽에 위치한 수도 타이베이. 17세기부터 유입된 한족들이 18세기 초 단수이강을 중심으로 터전을 잡고 마을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이내 무역항으로 번성했다. 1875년 타이중에 있던 타이완부臺灣府를 타이베이로 옮기면서 타이완 제1의 도시가 되었다. 1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타이베이의 100년 전 모습은 어땠을까? 그 모습을 만나기 위해 ‘따시 라오제’와 ‘싼샤 라오제’를 찾아갔다. 100년 전 흔적 속을 걷다 따시 라오제Daxi Old Street 따시 라오제는 타이베이 인근 타오위안에서 가장 먼저 발전한 따시라는 지역에 형성된 100여 년 역사의 옛 거리다. 무역으로 번성했던 시절을 반영이라도 하듯 바로크양식의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긴 세월 동안 거리의 상점 주인은 여러 번 바뀌었겠지만 건물 건축 당시에 상부에 새긴 간판은 100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참 독특하다. 이곳의 특산물은 말린 두부 ‘또우깐’으로, 거리 곳곳에 두부가게들이 성업 중이다. 또 예로부터 목각인형 산업이 발달한 곳이어서 장난감 가게도 많다. 음식점, 기념품, 장난감 가게가 주를 이루는 골목 끝에 다다르면 100년 전 무역항의 역할을 했을 강변을 따라 카페들이 자리해 있다. 그 풍경을 배경 삼아 잠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타이베이역에서 열차를 타고 타오위안역 하차. 버스터미널에서 ‘츠후慈湖선’ 또는 ‘샤오우라이小烏來선(휴일에만 운행)’을 타고 따시 라오제에서 하차 매력이 철철, 늘 붐비는 옛 거리 싼샤 라오제Sansia Old Street 싼샤 라오제는 청나라 때 형성된 타이완의 대표적 옛 거리. 이곳 역시 강을 통한 무역이 번성했던 지역이다. 바로크양식의 지붕을 얹은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들이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이색적이고 고풍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타이완의 영화, 드라마 단골 촬영지로도 유명하다고. 길이 뻗은 모양이 마치 활처럼 굽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청나라 때의 번화가나 시장 거리는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직선보다 곡선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약 100개의 상점이 과거 모습 그대로 아직도 영업 중이다. 각종 먹거리, 기념품, 전통 소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늘 많은 인파로 붐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찐니우자오金牛角’라는 황소 뿔 모양의 빵.지하철MRT 징안景安역 하차. 908번 버스로 갈아탄 뒤 싼샤에서 하차 ●문화의 거리 타이베이에는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의 거리가 여럿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두 곳이 ‘잉꺼 도자기 마을’과 ‘화산1914창의문화원구’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해 줄 만한 곳들이다. 타이완의 도자기 굽는 마을 잉꺼 도자기 마을Yingge Ceramics Town 타이완 도자기의 본고장이자 최대의 도자기 마을이다. 오래전부터 도자기를 굽던 마을로 잘 정비된 거리 곳곳에 도자기 전문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생활용품, 기념품, 예술품, 장식품, 골동품 등 다양한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여럿이다. 비교적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할 만큼 볼거리, 살거리, 체험거리가 풍부하다. 거리 곳곳에 자리한 옛날 도자기 가마 또한 이색적인 볼거리다.타이베이역에서 열차를 타고 잉꺼鶯歌역 하차 오래된 창고에 예술가들이 모였다 화산1914창의문화원구Huashan 1914 Creative Park 1914년에 지어져 1987년 문을 닫기까지 타이완 최대의 양조장으로 운영되었다가 수년간 방치되었던 공간에 예술가들의 작업실과 전시실, 카페, 음식점 등이 들어섰다. 오래된 건축물과 최신 트렌드의 문화공간이 어우러져 특별한 매력을 만들어 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메인광장에선 시시때때 문화 공연들이 펼쳐지고, 골목 곳곳에서도 거리 공연들이 벌어진다. 오래된 창고 건물이 주는 독특한 건축미 때문에 웨딩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다. 지하철MRT 중샤오신셩忠孝新生역 ●야시장 외식을 즐기는 타이완 사람들의 습관에서 시작한 야시장 문화는 시내 곳곳에 수많은 야시장을 형성했다. 타이완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야시장 투어는 타이완 여행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시장은 보통 해가 떨어지면 좌판이 깔리기 시작해서 새벽 2~3시까지 영업을 한다. 타이완 최대 야시장의 위엄 스린 야시장Shilin Night Market 타이베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시장. 타이완에서도 최대의 야시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넋을 잃고 다니다간 길을 잃기 십상일 정도로 규모가 크고 미로처럼 복잡하다. 수많은 갈래의 야시장 골목길에는 값싸고 다양한 살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다. 스린 야시장의 대표 먹거리는 닭튀김 ‘지파이’, 파인애플파이 ‘펑리수’, 큐브스테이크, 치즈카스테라 등이다. 지하철MRT을 타고 젠탄劍潭역에서 하차 현지인들이 더 좋아하는 야시장 라오허제 야시장Raohe Street Night Market 타이베이에서 스린 야시장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야시장이다. 관광객들이 많은 스린 야시장과 달리, 이곳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현지인이다. 스린 야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오밀조밀한 골목 사이로 빽빽하게 늘어선 좌판이 그야말로 야시장 본연의 모습이다. 이곳의 유명 먹거리는 ‘화덕만두’. 화덕만두를 사기 위해 선 줄이 시장 입구를 막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버터소보루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스린 야시장의 대표 메뉴인 지파이, 큐브스테이크를 이곳에서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타이완 전통 야시장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한다면 스린 야시장보다 라오허제 야시장이 더 적합하다. 지하철MRT을 타고 쑹산松山역 하차 ●젊음의 거리 타이베이에도 서울의 명동, 홍대입구 같은 젊음의 거리가 있다. 타이완 젊은이들의 최신 유행을 만날 수 있는 세 곳을 소개한다. 타이베이의 명동 시먼딩Ximending타이베이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유명한 번화가다. 유명 브랜드 매장은 물론 맛집과 각종 숍들이 즐비하다. 일본 식민지 시절인 1908년에 지어진 타이베이 최초의 극장 ‘시먼 홍로우’도 이곳에 자리해 각종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먼딩에 갔다면 ‘핫스타 지파이’의 닭튀김, ‘아종면선’의 곱창국수, ‘삼형제빙수’의 망고빙수는 꼭 맛봐야 한다. 지하철MRT 시먼딩西門町역 하차 아기자기한 찻집이 빼곡 중산Zhongshan 카페거리 타이베이 교통의 요충지인 중산역 인근은 골목골목 카페가 빼곡한 ‘타이완의 삼청동’이라 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예쁜 찻집에 들어가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로움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중심에 자리한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에는 타이완 버블 밀크티의 원조로 통하는 타이중의 ‘춘수당’ 분점이 자리하고 있다.지하철MRT 중산中山역 하차 딘타이펑 본점이 이곳에 융캉제Yong Kang Street 타이베이에 간다면 꼭 한 번 들러야 할 맛집이자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10대 레스토랑 중 하나인 ‘딘타이펑’. 그 본점이 바로 융캉제 거리에 자리해 있다. 딘타이펑 본점은 식사시간만 되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 밖에도 타이완의 3대 망고빙수집 중 하나인 ‘스무시하우스’와 파인애플파이 ‘펑리수’가 맛있기로 유명한 ‘선메리베이커리’도 자리하고 있다. 지하철MRT 똥먼東門 역 하차 딘타이펑 본점 타이베이 융캉제 거리에 위치한 세계적인 레스토랑 ‘딘타이펑’은 젓가락으로 쿡 찔러 구멍을 내면 좌르르 흐르는 육수와 함께 간장에 살짝 담근 생강채를 올려 먹는 ‘샤오롱바우’가 유명하다. No. 194, Section 2, Xinyi Road, Daan District, Taipei City 평일 10:00~21:00 주말 9:00~21:00 +886 2 2321 8928 www.dintaifung.com.tw ▶travel info Taiwan 자유여행자의 든든한 친구, 내일투어 금까기 여행지에서의 모든 일정을 자유여행으로 꾸민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유’롭지만 동시에 수많은 체크리스트를 모두 직접 채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체크리스트는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다! 모두가 자유여행을 꿈꾸지만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은 모든 일정을 챙길 시간이 부족하고, 일정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도 어려워서다. 엉망진창의 일정으로 여행을 망쳐 버릴 수는 없는 법. 내일투어의 자유여행 브랜드인 금까기를 선택한 것은 이번 여행의 신의 한 수였다. 여행자마다 따라 붙는 여행 코디네이터는 한 명 한 명의 일정을 고려해 예약을 도와주고, 일정을 추천해 준다. 인터넷 창을 수십개 띄워 놓고 항공가와 호텔가를 비교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는 것. 추천일정은 그야말로 추천일정이니 여행자의 마음대로 채워 넣으면 그만이다. 전문가의 조언이 있으니 자신감이 붙는 건 당연지사. 금까기 홈페이지에서 현지투어를 미리 선정해 놓으면 예약 시간에 맞춰 미팅 장소에 나가기만 하면 되는 편리함도 갖췄다. 타이완에서 즐길 수 있는 대부분의 투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금까기 페이지에서 모든 여행의 모든 구색을 맞출 수 있다. 02 6262 5000 www.naeiltour.co.kr AIRLINE타이완 국적 저가항공사LCC인 ‘브이에어V Air’는 2015년 8월 말 부산-타이베이 노선에 신규취항했다. 현재 주 4회(월·수·금·일요일) 운항하고 있다. 인천-타이베이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중화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등이 운항 중이다. FOOD푸항또우장Fu Hang Dou Jiang타이완 현지인들이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또우장’은 일종의 콩국이라 할 수 있는데, 그 맛이 아주 담백하고 고소하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또우장 식당인 ‘푸항또우장’은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실제로 2층에 있는 식당까지 이어진 줄이 1층까지 이어져 건물을 에워싸고 있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다림 끝에 맛본 또우장과 화덕에 구운 빵 ‘허우빙’, 길쭉한 튀김빵 ‘요티아오’의 맛은 감동이었다. No.86-108, Section 1, Zhongxiao East Road, Zhongzheng District, Taipei City +886 2 2392 2175 05:30~12:30, 월요일 휴무 또우장 TWD25, 요티아오 TWD22부터, 허우빙 TWD28부터 HOTEL가오슝 앰버서더Ambassador Hotel Kaohsiung아이허강과 바로 인접한 앰버서더는 가오슝에서 아름다운 뷰를 자랑하는 호텔로 유명하다. 객실에 들어서면 유유히 흘러가는 아이허강과 멀리 가오슝 항구가 내려다보인다. 장점은 결국 아이허강과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노곤한 아이허강의 밤 분위기에 흠뻑 취해도 횡단보도만 건너면 호텔이니 느긋하게 취기를 즐길 수 있다. 202 Min Sheng 2nd RD., Kaohsiung City +886 7 211 5211 www.ambassadorhotel.com.tw 타이베이 시티호텔Taipei City Hotel시내 중심가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비교적 저렴한 숙박요금에 비해 객실과 조식 서비스가 좋은 편이다. 호텔 맞은편에는 대형마트가 있고,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닝샤 야시장이 위치해 있다. 모든 객실에서 무료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 No.172, Sec. 2, Chongqing N. Rd, Datong District, Taipei City +886 2 2553 3919 www.taipei-hotel.tw/ko-kr 홈호텔Home Hotel클럽, 바, 레스토랑이 밀집한 신이 거리에 위치해 있어 나이트라이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호텔에서 두세 블록 거리에 영화관과 백화점도 있다. 위치는 100점이지만 방음시설은 50점이다. 밤늦게까지 클럽 소음이 울려 숙면을 취하기는 힘들다. No. 90, Songren Rd, Xinyi District, Taipei City +886 2 8789 0111 www.homehotel.com.tw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사진 차민경 기자, Travie writer 김봉수 취재협조 내일투어 02-6262-5000타이완관광청 www.taiwan.net.tw, 브이에어 www.flyv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개강기념 대학생 테딘 워터파크 50%할인

    개강기념 대학생 테딘 워터파크 50%할인

    -천안 테딘패밀리리조트, 워터파크 화이트데이 이벤트, 대학생 개강이벤트 등 다채로운 이벤트 실시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테딘패밀리리조트(이하 테딘리조트)가 새해를 맞이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이벤트로 2016년 병신년을 맞아 원숭이띠 방문고객들에게 무료입장을 실시한다. 원숭이띠 방문고객은 신분증, 등본 등 증명서류를 지참하면 무료혜택을 적용 받을 있으며, 이번 이벤트는 2016년 2월 1일부터 3월 1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두 번째 이벤트는 초콜릿 혹은 사탕처럼 달콤한 기념일을 보낼 수 있는 ‘HAPPY발렌타인&화이트데이’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월 11일(금)~3월 06일(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이벤트는 기간 내 커플룩을 착용하고 오는 커플고객 1명결제시 1명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이 여가생활의 질 향상과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마련한 ‘개강맞이 청춘 즐겨라’ 이벤트는 대학(원)생 학생증만 소지하면 워터파크 50%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테딘워터파크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에서 1시간대, 대전에서 40분이면 다다를 수 있고, 워터파크 외에 눈썰매장, 불빛축제, 산삼스파존, 온천스파 등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즐길 거리가 많아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겨울여행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오늘 소개팅 하세요? ‘이 주제’로 대화하면 무조건 성공

    오늘 소개팅 하세요? ‘이 주제’로 대화하면 무조건 성공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 상황이 어떻든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첫 데이트라면, 설렜던 기대감과 달리 데이트를 망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때 어색한 느낌 없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 다음 데이트로 진전시키려면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법한 이런 의문에 미국 생활정보 매체 라이프해커가 과학적인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첫 데이트에 적합한 주제를 소개했다. 1. 자신의 비밀이나 사적인 정보를 공유하라 이는 미국의 심리학자 아서 아론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캠퍼스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인성·사회심리학회보’(Journal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실린 내용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고안한 대화 주제 목록 36가지 중에서만 원하는 대로 선택해 상대방과 질문하며 대화하는 상황을 조성했다. 이는 뜻밖의 변수를 제한한 것. 그러자 참가자들은 그중 평균 4개의 질문을 선택했고 이를 주제로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낯선 사람끼리 자신만의 비밀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친구가 되거나 심지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상대방과 고작 1시간 미만 만났을지언정 그 관계가 일반적인 인간관계보다 더 가깝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많은 참가자는 실험 당시 대화했던 상대방과 실험이 끝난 이후에도 데이트하는 등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대화가 유대감 형성을 촉진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첫 데이트에서 서로의 비밀이나 사적인 정보를 공유하면 상대방과 급격히 가까워지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는 단지 하나의 결과에 지나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2.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 이는 미국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시행한 연구논문에 실린 내용. 이에 대해 애리얼리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각각 상대방과 대화할 주제를 목록에서만 선택하도록 하고 그 밖의 질문은 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따라서 데이트를 망칠만한 질문을 원천 봉쇄했다. 그 결과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한 경우보다 대화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하게 놔두면 대화 주제가 심심해지기 쉬웠다. 이는 상대방과 관계를 만드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 대화가 즐겁지 않고 다음 데이트로도 잘 이어지지 않아 얻을 것이 전혀 없었다. 차라리 제약을 가해 심심한 주제를 말하지 못하게 하면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더 나은 행동을 보였다. 다시 말하면, 논쟁거리를 주제로 하면 자신의 개인적 견해나 의견, 심지어 경험을 상대방에게 전달해 서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단서로 작용했다. 한편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첫 데이트에 적합한 대화 주제와 조언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영상에 나온 내용을 나열한 것이다. 비밀을 나눠라, 정서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는 유대감 형성을 촉진한다. 영화보다는 여행 이야기를 해라. 연구결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할 경우 언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 영화를 주제로 선택한 남녀 참가자 그룹은 단 9%만이 다음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반면 여행을 주제로 고른 이들은 그 2배인 18%가 다음 데이트로 이어졌다. 휴가 또한 좋은 주제다. 꿈꾸고 있는 여행지 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보자. 심심한 주제보다는 각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 예를 들면 낙태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대화를 통한 교류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상대방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말의 내용보다는 말을 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대화를 완전히 지배하려고 들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대화에 무심해서도 안 된다. 대화를 테니스 시합처럼 여겨라. 당신의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주는 따뜻한 ‘공’(질문)을 주고받아라.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주말여행 준비, 제주도펜션 선택부터

    주말여행 준비, 제주도펜션 선택부터

    한낮 기온이 영상을 웃도는 포근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동장군의 기세가 꺾이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짐에 따라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은 이때, 주말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는 다양한 여행지 중 낭만의 섬 제주도가 겨울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도로를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감귤밭,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은 제주는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제주도 여행 시 자연을 가장 가까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주도펜션, 서귀포펜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제주도에는 호텔급 외관과 시설로 고객들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이용추세가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대평리에 위치한 이로제주펜션(IRO JeJu, 대표 송일호, www.irojeju.com)은 커플 또는 가족을 위한 넓고 모던한 숙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넓고 여유로운 주차공간과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제주도 숙소 이로제주펜션은 여배우 손예진과 중국 톱스타 진백림이 주연을 맡은 한중 합작영화 ‘나쁜 놈은 반드시 죽는다' 촬영지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초 개봉한 영화에서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이로제주펜션만의 고급스러운 외관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펜션이 위치한 대평리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교양 프로그램의 단골 배경지로 등장하고 있다. 구가의서 촬영장소인 인덕계곡뿐 아니라 장선우 감독의 ‘물고기까페’와 <인간극장>에도 소개된 ‘거닐다 까페’가 있어 인근에 볼거리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이로제주펜션은 인테리어뿐 아니라 시설과 서비스 면에서도 호텔 수준의 관리가 이루어져 대표 제주도가족펜션, 제주도추천펜션으로 많은 이들이 추천한다. 객실마다 포근한 침구와 시스템에어컨을 구비한 것은 물론, 개별테라스 바비큐 시설을 완비하는 등 독립적이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인기 관광지인 올레길 8번의 종점이자 9번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어 투숙객들은 여유롭게 올레길을 즐길 수 있다. 제주도커플펜션 이로제주에 대한 자세한 사항과 예약 문의는 홈페이지 또는 전화(064-738-3816)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쉰들러리스트 수용소장이 내 할아버지라니”…독일 흑인의 절규

    “쉰들러리스트 수용소장이 내 할아버지라니”…독일 흑인의 절규

     영화 ‘쉰들러리스트’에서 유대인들을 학살했던 나치 수용소장이 자신의 외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독일 흑인여성의 영화 같은 삶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  9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비극적인 가족사를 다룬 책 ‘내 할아버지는 날 쏴죽였을 거야 : 한 흑인 여성이 가족의 나치 과거를 발견하다’의 저자 예니퍼 테게(45·)는 최근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 강연에서 자신의 혼란스러운 정체성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담히 털어놨다.  나이지리아 유학생인 부친과 독일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테게는 생후 4주 만에 독일 뮌헨의 한 가톨릭 보육원에 맡겨져 수녀들의 손에 의해 자랐다.  가끔 딸을 보러 보육원에 들르던 생모는 딸이 3살 때 입양가정에 들어가면서 발길을 끊었다가 21살이 되던 해부터 다시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당시 뮌헨에서 보기 드문 흑인 여성으로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면서도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을 나와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등 안정된 삶을 살던 테게가 끔찍한 진실과 마주한 것은 38살이 된 2008년 8월 어느 날이었다.  그는 심리학 서적을 찾아보러 함부르크 중앙도서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생모가 쓴 책을 발견했다.  도서관에서 집어든 빨간색 책을 넘겨보다가 표지에 실린 흑백사진의 주인공이 친모인 모니카 괴트라는 사실과 함께 악명높은 나치 간부 아몬 괴트(사진)가 바로 자신의 외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아몬 괴트는 폴란드 푸아쇼프 강제수용소장을 지내며 유대인 8000명 학살에 관여한 인물로 교수형을 받는 순간까지 ‘하일 히틀러’(히틀러 만세라는 뜻의 나치 구호)를 외친 골수 나치당원이었다.  특히 1993년 영화 ‘쉰들러리스트’에서 유명 배우 랠프 파인즈가 괴트로 분해 실감 나는 악역 연기를 선보여 악명이 더욱 널리 퍼진 상태였다.  역사에 기록된 악당과 자신이 가족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테게는 거울을 들여다본 뒤 턱선, 코와 입 사이의 주름이 괴트와 닮았단 사실을 깨닫고 “외할아버지로부터 내가 뭔가를 물려받았을까”라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전했다.  흑인 혼혈인 자신은 나치의 이상형인 순수 아리아인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외할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망설임 없이 나를 죽였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까지 털어놨다.  유달리 이스라엘 친구들이 많았다는 사실도 죄책감을 더했다.  테게는 소르본 대학에 다닐 때 사귄 이스라엘 친구 집에 여행을 떠났다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귀국 비행기를 놓친 뒤 아예 눌러앉아 텔아비브 대학에서 중동·아프리카학과 히브리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이스라엘을 (여행지로) 골랐고 비행기를 놓쳐 눌러앉은 이 모든 것이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비밀을 알게 된 지 2년 만에 홀로코스트 생존자였거나 희생자의 후손인 이스라엘 친구들에게 자신이 수용소장의 손녀라는 사실을 털어놨으나 예상 외로 친구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그를 위로했다고 한다.  비극에 맞닥뜨린 테케의 선택은 일을 그만두고 모친의 책과 관련 다큐멘터리, 온라인 검색 등을 통해 어두운 가족사를 정면으로 파헤쳐 이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를 책으로 공개한 테게는 자녀들에게도 가족사를 이야기해줬다면서 “아이들이 나처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정신적 충격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 다만 영화 ‘쉰들러리스트’는 좀 더 나이가 들면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 인생은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나아졌다”며 “이제 더는 외할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충격적 진실을 극복한 테게와 달리 모친과 외할머니는 트라우마와 혼란 속에 일생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테게의 저서를 보면 외할머니인 루트 이레네 칼더는 자신의 딸이자 테게의 모친인 모니카에게 괴트는 “전쟁영웅”이자 희생자라고 강변해오다 1983년 자살 직전에야 “내가 사람들을 도와줬어야 했다”며 후회하는 말을 남겼다. 모니카 역시 유대인 희생자와 함께 촬영한 다큐멘터리에서 “아버지는 유대인들이 전염병을 퍼뜨렸기 때문에 그들을 쏜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테게는 “(전쟁) 2세대는 홀로코스트의 진실을 마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갖고 있지만 우리 세대는 다르다. 우리는 책임과 죄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조상의 죄가 후손 개개인에게 상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첫 데이트 성공 원한다면? ‘이 주제’로 대화하라

    첫 데이트 성공 원한다면? ‘이 주제’로 대화하라

    잘 모르는 사람과 대화할 때 상황이 어떻든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첫 데이트라면, 설렜던 기대감과 달리 데이트를 망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때 어색한 느낌 없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 다음 데이트로 진전시키려면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법한 이런 의문에 미국 생활정보 매체 라이프해커가 과학적인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첫 데이트에 적합한 주제를 소개했다. 1. 자신의 비밀이나 사적인 정보를 공유하라 이는 미국의 심리학자 아서 아론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캠퍼스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인성·사회심리학회보’(Journal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실린 내용이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이 고안한 대화 주제 목록 36가지 중에서만 원하는 대로 선택해 상대방과 질문하며 대화하는 상황을 조성했다. 이는 뜻밖의 변수를 제한한 것. 그러자 참가자들은 그중 평균 4개의 질문을 선택했고 이를 주제로 상대방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낯선 사람끼리 자신만의 비밀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친구가 되거나 심지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상대방과 고작 1시간 미만 만났을지언정 그 관계가 일반적인 인간관계보다 더 가깝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많은 참가자는 실험 당시 대화했던 상대방과 실험이 끝난 이후에도 데이트하는 등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대화가 유대감 형성을 촉진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첫 데이트에서 서로의 비밀이나 사적인 정보를 공유하면 상대방과 급격히 가까워지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는 단지 하나의 결과에 지나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2.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 이는 미국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가 이끈 연구팀이 시행한 연구논문에 실린 내용. 이에 대해 애리얼리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각각 상대방과 대화할 주제를 목록에서만 선택하도록 하고 그 밖의 질문은 하지 못하게 제한했다. 따라서 데이트를 망칠만한 질문을 원천 봉쇄했다. 그 결과 그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한 경우보다 대화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이든 자유롭게 선택하게 놔두면 대화 주제가 심심해지기 쉬웠다. 이는 상대방과 관계를 만드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 대화가 즐겁지 않고 다음 데이트로도 잘 이어지지 않아 얻을 것이 전혀 없었다. 차라리 제약을 가해 심심한 주제를 말하지 못하게 하면 대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더 나은 행동을 보였다. 다시 말하면, 논쟁거리를 주제로 하면 자신의 개인적 견해나 의견, 심지어 경험을 상대방에게 전달해 서로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단서로 작용했다. 한편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역시 최근 공개한 영상에서 첫 데이트에 적합한 대화 주제와 조언 등을 소개했다. 다음은 영상에 나온 내용을 나열한 것이다. 비밀을 나눠라, 정서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는 유대감 형성을 촉진한다. 영화보다는 여행 이야기를 해라. 연구결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할 경우 언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 영화를 주제로 선택한 남녀 참가자 그룹은 단 9%만이 다음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반면 여행을 주제로 고른 이들은 그 2배인 18%가 다음 데이트로 이어졌다. 휴가 또한 좋은 주제다. 꿈꾸고 있는 여행지 등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보자. 심심한 주제보다는 각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라. 예를 들면 낙태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대화를 통한 교류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상대방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말의 내용보다는 말을 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대화를 완전히 지배하려고 들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대화에 무심해서도 안 된다. 대화를 테니스 시합처럼 여겨라. 당신의 진심 어린 관심을 보여주는 따뜻한 ‘공’(질문)을 주고받아라.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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