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 불법유출” 현대중 수사/출납여직원
◎“국민당에 200억 제공” 폭로따라/어젯밤 신한은금고 수색/비자금 1백23억 찾아내/경찰/재정부장 등 4명 수배… 최수일 사장 소환키로
경찰청은 5일 현대그룹 계열회사인 현대중공업이 3백38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2백억원을 국민당에 선거운동자금으로 유출시켰다는 이회사 재정부 출납담당여직원 정윤옥씨(27)의 폭로에 따라 비자금조성경위와 자금유출경위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비자금조성과 유출을 담당한 현대중공업 재정부장 이상령씨(40)와 출납과장 임양희씨(35),국민당에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김해종부장,국민당비서실 정희찬대리등 4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병이 확보되는대로 현대중공업 최수일사장등 최고경영진도 소환,비자금조성가담 사실이 밝혀지면 모두 사법처리키로 했다.
경찰은 이날 정씨의 신병을 확보,자신이 폭로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는 진술을 받아냈으며 정씨가 갖고 있던 8억9천만원짜리 현금보관증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와함께 현대중공업측이 돈을 맡긴 신한은행 종로지점에 수사관을 보내 비자금 입·출금경위와 국민당에 넘겨주고 남은 1백38억9천만원이 보관돼 있는지를 조사했으며 8억9천만원은 은행금고에 들어있음을 확인했다.
경찰은 또 이날밤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신한은행종로지점의 대여금고를 열어 현대중공업이 맡겼다는 1백30억원 가운데 자기앞수표 등 1백14억6천6백74만원을 찾아냈다.
경찰은 이에앞서 이날밤 법원으로부터 신한은행 종로지점과 현대중공업 사장실,최수일 현대중공업사장 등 관련자 8명의 가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현대중공업의 전무,부장,과장등 간부들이 휴가를 내 출근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자금담당자들도 당국의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일부터 선거일인 18일까지 휴가를 내 회사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와 함께 현대중공업재정부 출납과에 근무하고 있는 김경숙씨(28),신한은행종로지점 김아훈대리 등을 소환,조사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현대중공업이 선거지원용 비자금으로 조성한 돈은 모두 3백38억 9천만원이며 이가운데 2백억원은 지난 8월에 두차례에 걸쳐 국민당으로 넘어갔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또 『1백30억원은 은행대여금고에 보관돼 있으며 8억9천만원은 통장에 입금시키지 않고 현금보관증을 받은뒤 은행금고안에 넣어 두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현대중공업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미화를 신한은행종로지점과 외환은행종로지점,한일은행,제일은행등에서 현금과 수표로 바꾸는 돈세탁과정을 거쳐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또 출납과 직원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 8월말부터 9월9일까지 10여일동안 출납창구 여직원 6명이 1천만원짜리와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에 가명으로 이서를 해 1백매씩 한묶음으로 묶는 일을 했는데 하루에 2∼3묶음씩 모두 1백80묶음정도를 묶어 정씨에게 넘겼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 돈을 정씨가 은행으로 가져가 현금으로 교환한뒤 여행용가방에 담아 회사 재정부 사무실의 대형금고에 보관한뒤 어디론가 가져갔는데 선거철이고 분위기로 봐서 국민당으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이 정씨의 말과 부합되고 1백30억원이 발견됨에 따라 정씨의 폭로내용은 명백한 사실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