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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들의 대자보 / S대교수 학술답사중 여제자 성추행 잇단 학내 성폭행 진상규명 촉구

    교수들의 잇따른 성추문으로 진통을 겪어온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교수사회의 자성과 학교당국의 엄정한 사태수습을 촉구하는 교수들의 대자보가 나붙어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S대 교정에는 이 대학 경영학과 김모 교수 등 교수 47명 명의로 ‘최근 교수관련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교수관련 사태’란 지난달 말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의 정기학술답사에서 발생한 모 교수의 여학생 성폭행 미수사건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교수들의 성추문을 가리킨 것이다. 이 대학은 지난해에도 사학과 모 교수의 미성년자 성 매수 사실이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신상공개를 통해 밝혀지면서 파문을 겪었다.또 최근에는 지난 2001년 발생한 영상대학원 모 교수의 대학원생 성폭력 사건에 대한 학교측의 미온적 처리방식을 두고 논란을 빚어왔다. 교수들은 대자보에서 “우리 대학을 상징해온 성실성과 고결성의 이미지가 교수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송두리째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면서 “동료 교수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직·간접으로 정신적충격을 입었을 사랑하는 학생에게 위로와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이들은 이어 “교수들도 자중자애하는 마음으로 대학의 이미지 회복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학교 당국도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고 납득할 수 있는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 존경을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일수록 더 엄격한 윤리적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 파장이 갈수록 커지자 학교측은 19일 교내에서 학생과 교수가 참여하는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문제가 된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징계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지난 2일 교정에 붙인 대자보에서 “교수가 지난달 29일부터 2박3일간 강원 지역에서 가진 정기학술답사 도중 술에 취해 한 여학생을 강제로 성폭행하려다 학생들의 제지로 미수에 그쳤다.”며 교수직 사퇴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총학생회 관계자는 “사건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던 교수가 최근 공개 사과 요구를 거부하며 사의를 번복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성추행 사건에 휘말린 두 교수 죽음이냐 재기냐 / 극단 로뎀 창작극 ‘노랑꽃창포’

    탤런트 김혜자의 모노드라마 ‘셜리 발렌타인’,고두심·김미숙 주연의 ‘나,여자예요’ 등 주로 섬세한 여성연극을 무대에 올려온 극단 로뎀(대표 하상길)이 창작극 ‘노랑꽃창포’를 선보인다. ●우리사회 병폐에 날카로운 ‘메스’ ‘셜리 발렌타인’같은 전작들이 중년 여성의 내적 갈등과 자아 찾기에 깊은 시선을 주었다면,‘노랑꽃창포’는 우리 사회의 병폐들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 사회고발극의 성격이 짙다. 언뜻 봐도 극의 내용은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하다.‘클린보이’라는 애칭을 가진 환경운동가 윤우영 교수가 주인공.무분별한 신도시개발 계획에 맞서 1인 시위에 앞장서는 그를,젊은이들은 ‘행동하는 양심’의 표본이라며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어느날 동료 정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퍼지고,윤교수는 사건의 당사자가 과거 자신을 유혹했던 여학생 강나미임을 알게 된다.정교수의 진실을 밝히려면 먼저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야 하는 윤교수는 갈등에 빠지고,그러는 사이 정교수는 학생들의 퇴진 압력과 인터넷을 뒤덮은 비난여론에 시달리다 스스로의 진실을 입증하는 방편으로 자살을 택한다. 성폭행 사건에 휘말린 환경운동가,대학교수와 여제자간의 성추행 논란,마녀사냥식 여론에 휩쓸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교육자….최근 몇년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들을 연상케하는 소재들이 하나의 줄거리로 얽혀 있어 마치 한편의 패러디 연극을 보는 듯하다.이런저런 오해의 소지에도 불구하고 왜 이같은 내용을 택했을까. 작가 겸 연출가 하상길은 “개인의 목소리가 집단의 구호에 파묻혀 사라지는 안타까운 요즘 세태를 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진실의 실체를 알려하지 않은 채 군중이란 방패 뒤에 숨어 남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익명의 공간인 인터넷을 악용하는 현실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자칫 실제 사건들의 주인공을 옹호하고,현실을 왜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줄거리만 보지 말고,그 안의 주제의식을 봐 달라.”고 주문했다. ●강태기·김순이 30년만에 한무대 다수의 폭력앞에 힘없이 소멸되는 개인의 존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이 작품의씨줄이라면,부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가족의 소중함은 날줄에 해당한다.부부간의 대화가 단절됐던 정교수는 죽음을 택하지만,윤교수는 아내의 사랑과 신뢰에 힘입어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노랑꽃창포’는 연못가에 주로 피어 물을 맑게 하고,악취를 없애는 식물이다.가정이야말로 이 오염된 세상을 버텨내게 하는 ‘노랑꽃창포’같은 존재란 설명이다. 윤교수 부부역의 강태기와 김순이는 70년대 중반 화제가 됐던 연극 ‘에쿠우스’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지 30년 만에 한무대에 서게 됐다.매년 1∼2편씩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강태기이지만,그에겐 아직도 ‘에쿠우스’의 ‘앨런’ 그림자가 따라다닌다.당시 대학 1학년으로 ‘질’을 연기했던 김순이 역시 마찬가지.강태기는 “그때에 비해 서로 성숙한 상태에서 만나니 연기하기가 훨씬 편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두 중견배우의 무르익은 연기 못지 않게 강나미를 연기하는 신인 이승민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이밖에 공호석,하덕성,임해린,이소령,염보나 등이 출연한다.20일∼7월27일제일화재세실극장(02)736-7600.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 “암 예방엔 야채·과일이 최고”/ 美 국립암연구소, 하루 9단위 섭취 제안

    우리 국민 4명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연간 10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최근 10년사이 1.5배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암은 조기 발견만 하면 결코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암 발병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습관이 중요하다. ●1단위는 순수 과일주스 한잔 분량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암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야채와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한데다 생리활성물질인 식물성 보호물질(파이토프로텍탄트)도 많기 때문이다. 과일과 야채에 풍부한 비타민A·C·E가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비타민A와 그 전구체인 β-카로틴은 암발생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비타민E는 체내에 산화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또 비타민C는 비타민E의 작용을 지원한다. 미네랄은 생체기능을 조절하고,식이섬유는 체내의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등의 역할을 한다. 비타민도 미네랄도 아니지만 식물에서만 생성되는 식물성 보호물질은 항산화·종양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 이들 성분들은 암뿐만 아니라 심장병,고혈압,당뇨병의 발병을 막거나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이렇듯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은 야채와 과일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미국 암연구소는 남성들은 건강을 위해 하루 3끼의 식사이외에 과일과 야채를 하루 9 단위(serving)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여기서 1 단위는 과일이나 야채 주스 1컵(177㏄),중간 크기의 오렌지·바나나·사과 등 과일 1개,생 야채 1컵,조리된 야채 ½컵(야구공 크기),말린 과일 ¼컵(골프공 크기),조리된 콩 ½컵 분량이다. ●심장병·고혈압·당뇨에도 효과 또 여성들보다 남성들에게 야채와 과일을 더 많이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남성들은 평소 여성보다 과일이나 야채 섭취량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고,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기 때문이다.중·고 남학생 및 남성들은 9단위를 먹어야 한다.6세 이상 어린이와 중·고 여학생과 여성들은 7단위,2∼6세까지는 5단위는 먹어야 한다.누구나 최소한 하루 5단위는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육류,특히 붉은 육류의 섭취를 최소화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라는 뜻이도 하다. 채식 전문가 정인봉씨는 “식사때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포만감으로 육고기 등 다른 음식을 적게 먹을 수 있다.”며 “이런 식사는 배는 자연스럽게 부르면서 열량과 지방이 낮고 칼슘·철분·아연 등의 미네랄을 풍부하게 섭취하는 식단”이라고 말했다. 암연구소는 하루 9단위 먹는 요령으로 오전에 2단위,한낮에 3단위,저녁에 4단위를 먹도록 권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오전에 야채 주스 1잔과 바나나 1개,한낮에 야채 샐러드 1접시(2단위)와 사과 1개,저녁에 조리된 야채 1접시(2단위),말린 과일 ¼컵,조리된 콩 ½컵을 제안하고 있다. ●군것질도 말린 과일이나 당근등으로 저녁 식사에는 야채 2종류이상을 먹고 후식은 과일로 먹으면 된다.또 군것질거리로 말린 과일을 가까이 두고 먹거나 당근과 같은 생 야채를 먹어도 좋다. 이때 5가지 색깔의 야채나 과일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녹색으론 잎사귀 있는 야채,주황색으론 당근과 호박,빨간색으론 토마토와 사과,자주색으론 청포도와 블루베리,흰색으론 컬리플라워와 양파 버섯 등을 들었다. 야채나 과일의 껍질 색소에는 병충해를 이기고,산화와 부패를 막으며,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여름으로 접어드는 요즘 주위에 지천인 과일과 야채로 건강을 챙겨보자. 이기철기자 chuli@
  • 2004학년 전문대 입시요강 / 대학별 다양한 이색전형

    대구 지하철참사 희생자 가족,여군 전역자,애견대회 입상자,개인 홈페이지 운영자,가업 계승자,장의업 운영자,자동차 기계에 관심 있는 여학생…. 올해 전문대 입시에서도 수시와 정시모집에서 독자적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을 통해 독특하고 이색적인 전형기준들이 선보인다. 수시모집에서 경북과학대·신성대·천안외국어대·충북과학대 등 103개교는 고교 졸업후 5년이 넘거나 25세 이상인 만학도를,강원관광대·경동정보대·대구보건대 등 6개교는 간호와 유아교육에 관심이 있는 남학생을 특별전형으로 뽑는다. 나주대·송원대·충청대 등 47개교는 전업주부를 모집한다.강원전문대·공주영상정보대·두원공과대·연암축산원예대 등 29개교는 소 10두,돼지 500두,닭 100수 이상의 양축농가 자녀를 선발한다.목포과학대·제주관광대 등 24개교는 모집단위와 관련된 가업 계승자에게 지원자격을 준다. 또 삼육의명대는 동물관련 자격증 소지자를,김천대 등 4개교는 애견대회 입상자를,김천대·성덕대·혜천대는 동물병원 종사자를 뽑는다.전주기전여자대는 약물남용금지 및 비흡연을 서약한 자에게,주성대는 여군 전역자에게 기회를 준다. 특히 대구미래대는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게,마산대·양산대 등 6개교는 산업재해 직계가족이나 교통장애 직계가족에게 지원 자격을 부여했다. 대전보건대와 창원전문은 장의업종 운영자를 선발한다. 경문대·구미1대·영남이공대·익산대·전남과학대는 자동차·기계·전기에 관심과 소질이 있는 여학생을, 극동정보대·대경대·동의공업대 등 18개교는 군필자 가운데 지원학과와 관련있는 병과 출신자를 모집한다. 서라벌대·한영대 등 13개교는 개인 홈페이지 운영자에게, 경민대·동강대 등 11개교는 벤처기업 창업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공주영상정보대·신성대 등 5개교는 축제도우미 참가자에게 전형자격을 준다. 정시모집의 독자적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 유형은 대학 수만 다를 뿐 수시모집과 거의 비슷하다. 박홍기기자
  • 사회 플러스 / 담임 체벌로 초등생 뇌출혈 입원

    지난 2일 서울 구로구 모 초등학교 2학년 김모(9)군이 체육시간에 담임 김모 교사로부터 체벌을 받다 뇌출혈 등 전치 4주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군의 어머니는 13일 “힘도 없는 초등학생을 어깨로 매쳐 넘어뜨릴 수있느냐.”면서 “교육부와 경찰 등 관계기관에 여러차례 진정서를 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당시 김군이 여학생에게 짓궂게 군 것을 문제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사측은 “아이를 다치게 해서 몹시 괴로워 담임직을 그만뒀다.”고 밝혔다.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2부 학벌타파 (5)해외에서는 - 프랑스의 진로지도 시스템

    프랑스 교육의 가장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는 진로교육이다.그랑제콜과 국립행정학교 등 독특한 엘리트 교육체제 속에서도 진로교육의 역할은 만만찮다.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정확히 파악,미래의 설계를 제시해주기 때문이다.학생들의 호응도 그만큼 크다.진로상담은 학교가 아닌 전문센터에서 전문가들이 맡아 한층 신뢰를 높이고 있다.학생들의 작은 능력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프랑스 진로교육을 소개한다. |크레테이 김재천 특파원| 지난달 21일 오후 프랑스 파리 근교 크레테이 지역 조르주 에네스코가(街)12번지.크레테이 지역교육청이 자리잡은 이 곳은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들끓는 교육계 파업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직원들은 산처럼 쌓인 소책자와 교재들 사이를 오가며 수량과 보낼 곳을 일일이 확인했다. 사무실과 창고를 하나로 묶어놓은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국립교육·직업정보사무소인 오니셉(ONISEP) 크레테이 지역센터.일선 학교로 보낼 진로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국립기관인 오니셉의 업무는 전국 초·중등 학교를 비롯한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각종 기관에 진로 관련 정보를 종합해 출판,배포하는 일이다.각급 학교에 대한 선택 요령을 다룬 소책자에서 대학 가이드북,진로 잡지,진로결정에 도움이 되는 시청각 자료와 교재에 이르기까지 수십 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크레테이 오니셉의 출판 담당자인 프랑수와 크레벨은 “교육청과 오니셉이 한 곳에 있어 진로 정보를 학교로 빨리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니셉이 진로 정보의 ‘종합창고’라면 교육부 산하의 진로정보센터(CIO)는 구체적인 진로 상담을 담당한다.12세 이상이면 누구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학생들에 대한 상담은 두 가지다.상담자가 관내 학교를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집단상담은 학년별 프로그램에 따라 이뤄진다.개별상담은 담임 교사의 권유를 받은 학생이 CIO를 찾아가 받는 방식이다.이같은 CIO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500여개가 넘는다.고등학교 1∼3개마다 한 곳씩 있는 셈이다.각 CIO에는 규모에 따라 3∼16명의 상담사가 상주한다. 상담은 직업에 대한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기본.최근의 경제상황과 실업률 등 전문지식까지 총동원돼 진로 고민을 해결해 준다. 이렇게 깊이 있는 상담이 가능한 것은 상담사들의 전문성 덕분이다.CIO 상담사 자격은 무척 까다롭다.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국가공무원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이후 2년 동안 심리학과 경제학 등 프로 상담가가 되기 위한 특별 교육을 마쳐야 한다.파리7대학 내 CIO에서 상담사로 일하는 오렐리 바셰(29·여)는 “프랑스 전역에 전문 상담사가 4800여명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진로 상담이 이뤄지다 보니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지난해 크레테이 지역 15개 CIO에서 처리한 학생 상담 건수만 해도 11만 2442건에 이른다. 국가가 운영하는 CIO와는 달리 청소년정보문서센터(CIDJ)와 진로정보사무소(PAIO)는 협의회 성격의 진로 지도 기관이다.PAIO는 내방 상담만 받는다.CIDJ는 상담은 하지 않고 일자리와 아르바이트 정보 등을 제공한다.정상적인 학교교육을 받지 못한 16∼26세 학생들의 교육과 일자리 상담은 미시옹 로칼(Missions Locales)에서 맡는다.다양한 기관들이 역할을 나눠 맡아 학생들의 진로를 철저히 책임지고 있다.이들 기관들은 모두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학교에서의 진로상담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CIO 상담사들은 교사들을 대신해 학생들의 진로계획서를 일일이 기록,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활용한다.이들은 매년 2∼3차례 열리는 학교 학년위원회에도 참여,학생들의 진로를 학교와 함께 논의한다. patrick@ ■佛 오니셉 아말베르 교육관 ‘모든 학생은 뭐든 하나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 프랑스 진로교육의 기본 바탕을 이루는 철학이다.국립 교육·직업정보사무소(ONISEP) 크레테이 교육관인 마리-노엘 아말베르(52)는 프랑스의 성공적인 진로교육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학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잊기 쉬운 교육철학인 ‘학생 우선’이었다. 학생의 성적만을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잘 하는 것,하나는 있다.’는 기본 전제 아래 학생들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프랑스 진로교육의 핵심이라는 설명이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인생을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목적입니다.모든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떠나서도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상담자와 끊임없이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은 자신의 자질을 발견하고 계발하게 됩니다.” 이처럼 학생을 중요시하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그는 진로정보센터(CIO)를 예로 들었다.“크레테이만 해도 15개 CIO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월급을 제외한 순수 운영비만 연간 55만 1600유로(약 8억 270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건물이나 사무실은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한다. 프랑스가 진로교육에 이처럼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지난 82년까지만 해도 국가는 진로정보만 제공하고 상담에는 비중을 두지 않았다. 진로교육이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리오넬 조스팽 총리가 ‘교육진로법안89’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학생을 모든 교육의 중심에 두자.’는 슬로건을 내걸었어요.학생들이 학업 외에서도 성공하도록 하자는 내용의 이 법안으로 진로교육이 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법안은 3년 뒤인 92년 통과됐다.여기에는 ‘진로지도와 진로정보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는 학생들의 학습권의 일부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진로교육을 법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는 “모든 학생들이 어디에서든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때 국가경쟁력도 올라간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진로교육 현주소 프랑스와는 달리 우리의 진로교육은 관련 법에서 학교 현장에 이르기까지 푸대접을 받고 있다.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에는 아예 진로교육 관련 규정조차 없다.유일하게 진로교육을 명시하고 있는 교육 관련 특별법인 ‘산업교육진흥법’에는 ‘개인의 능력과 소질에 맞는 산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생의 진로지도의 시책을 시행해야 한다.’고만 규정,실업·기술 교육에 국한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내 진로 교육 담당부서가 분산돼 있어 관련 정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학교정책실에서는 생활지도의 하나로 진로지도를 다루며,직업교육정책과에서는 실업계 학생들의 진로지도만 담당한다.여성교육정책담당관실에서는 여학생의 진로지도를,조정1과에서는 전 국민의 생애 진로 계발을 맡는다.중심 역할을 하는 부서가 없는 셈이다. 학교 현장도 사정은 같다.대부분 담임 교사가 진로지도를 하지만 진로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이 없는 교사가 대부분이다.교사를 키워내는 사범대나 교원대 교과과정에 진로 관련 과목 하나 개설되지 않은 곳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정책 입안자들의 잘못된 생각도 한 몫을 하고 있다.‘진로지도=입시지도’로만 이해하는 탓에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때문에 진로교육은 항상 정책 시행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진로교육을 담당하는 시설이 전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산하 연구개발기관인 진로정보센터가 유일하다. 시·도마다 있는 청소년 상담기관들은 문화관광부 산하인데다 (비행)청소년 상담이 주 업무로,학생들이 진로결정을 위해 상담하고 관련 정보를 얻기는 어렵다. 진로정보센터가 최근 3년째 교육부에 지방센터 설립안을 건의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의 반대로 번번이 퇴짜만 맞고 있다.
  • 여중생 사망 1주기 / 사고현장에서 본 1년

    13일은 신효순,심미선 두 여중생이 미군 궤도차량에 의해 희생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열네살 어린 여학생들의 비통한 죽음은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우리에게 미국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져주기도 했다.한·미 정부 당국은 지위협정(SOFA) 부분 손질 등 여론을 달래려 했으나 아직도 근본적 치유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2리 56번 지방도로.꼭 1년전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숨진 사고 현장이다.사고후에도 여전히 미군과 한국군의 훈련 이동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미군 장갑차와 탱크는 더 이상 다니지 않는다. 사고직후 부터 사고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효촌1리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미군은 두 여중생을 친 부교운반용 궤도차와 동종의 장갑차가 다시 지난 4월 포천에서 사고를 내 미군 2명이 사망하자 이 차종의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美장갑차·탱크 운행중단 구부러진 사고 도로의 선형을 바로잡고 인도를 내는 공사는 지난달에야 착공됐다. 미군부대에도 변화가 적지 않았다.의정부의 미2사단본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와 주력부대인 동두천 캠프 케이시는 한해동안 전례없는 수난을 겪었다.캠프 케이시는 운전병 재판이 열리는 동안 정문이 시위대에 포위되기도 했다.캠프 레드클라우드 정문 앞에선 수차례 성조기가 불태워졌다.지난해 11월엔 대학생 50여명이 철조망을 끊고 영내에 침입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연이은 항의 시위로 미군이 병사들에게 외출금지령을 자주 내리고 헌병 순찰을 강화하면서 미군기지 주변 경기도 크게 위축됐다.동두천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보산동·상패동 일원 미군전용클럽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동두천시가 사건 이전에 계획한 보산동 관광특구 정비·개발계획은 허공에 떠버렸고 업주들은 전업을 준비중이다. ●동두천 캠프 1년내내 수난 여중생 사건 이후에도 미군 관련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사고 장갑차 소속 부대인 캠프 하우스의 미군은 지난해 6월말 시위 취재중 영내로 들어간 인터넷 방송기자를 구금,폭행하기도 했다.8월엔 의정부에서 미군 앰뷸런스가 인명피해 사고를 낸 후 영내로 도망친 뺑소니 사고도 일어났다.지난 1월엔 동두천 미군 클럽에서는 20대 여종업원이 미군 병사에 폭행당하기도 했다. 미군부대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해결하고 우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들도 시도됐다.책임회피와 오만한 언동으로 주둔지 친미인사들로부터도 경원시당했던 전임 아너레이 2사단장이 사건 한달여만에 한국을 떠났다.존 우드 사단장이 부임하고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도 ‘미군의 전적인 책임’을 인정한 이후 미군은 일련의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좋은 이웃상’을 제정하고 주민 초청 체육대회와 영어교육에 이어 한국어 홈페이지와 핫라인을 개설했다. 동두천시의회는 캠프 케이시에 환경오염 공동조사와 함께 지역 행사 공동참여,자매결연 등 우호관계 복원을 제의했다.경기도 제2청엔 2청과 주둔지인 의정부·포천·양주·동두천·파주,미2사단 관계자들로 한·미협력협의회가 구성됐다.그러나 이들 조직의 활동은 미미한 편이다.자질구레한 생활불편 사례 등을 2∼3건 해결했을 뿐이다.2청 관계자도 “대 미군 창구 역할을 하기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말했다. ●“반미 치유 근본대책 필요” 행정기관과 미군의 노력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는 회의적인 시각이다.미군의 화해 제스처는 반미감정을 완화하는 근본해결책이 못 된다는 것이다.‘미군기지 없는 평화도시 만들기 의정부 시민연대’ 등 경기북부 시민단체들은 지난 9일 지속적인 SOFA 개정요구와 함께 미군기지 환경오염,범죄감시와 피해구제를 위한 네트워크 결성을 선언했다. 미군의 한강 이남 배치가 완료돼도 경기북부엔 훈련센터가 운용될 예정이어서 ‘제2의 여중생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양주 한만교기자 mghann@
  • 흡연사진 쓰지 않겠습니다 / 대한매일 금연캠페인 건강사회만들기 앞장

    대한매일은 오늘부터 모든 지면에서 흡연사진을 싣지 않는 금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을 흡연충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전국 고교 남학생의 23.6%,여학생의 7.3%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지난해 조사됐습니다.청소년기에 담배를 피우게 되면 성인이 된 뒤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보다 4배 가량 폐암사망 위험이 높습니다. 우리 국민 4명 가운데 1명이 암으로 사망하고,암 사망의 30%는 담배와 관련이 있습니다.폐암은 2000년부터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 1위로 올라섰으며 폐암 원인의 80∼90%는 담배가 원인이라고 국립암센터는 밝혔습니다. 대한매일은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흡연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기획·심층기사를 보도할 예정입니다.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日 아소, 창씨개명 왜곡발언 / 고의적 망언 7일 정상회담에 ‘찬물’

    |도쿄 황성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엿새 전에 터져나온 ‘아소 망언’은 그가 집권 여당 자민당의 당 3역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집권당 정책을 총괄하는 정조회장인 그가 자신의 망언이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을 모를 리 없다는 점에서 다소 고의적인 인상도 풍긴다. “창씨개명은 한국인이 해달라고 한 것”이란 그의 발언은 일제 통치가 한국에 도움을 줬다는 ‘시혜론’,일제 강점 합리화라는 왜곡된 역사인식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현역 정치인이 일제시대 창씨개명의 경위에 대해 이처럼 사실을 왜곡한 것은 처음이라 일본 내 파장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의 외손자인 그는 일본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보수우익의 선봉장격이다.일본 정가 소식통은 “그의 우파적 성향이나 그간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이번 망언은 전혀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실험발사 때 “(일본이 재무장 명분을 갖추는데) 50년만에 찾아온 기회”라는 섬뜻한 발언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2001년 ‘새 교과서 모임’의 역사 왜곡교과서에 대한 수정 요구와 불채택 운동에 대해 “교육에 대한 정치적 부당개입”이라며 우경교과서 편을 들었고,한국의 햇볕정책이 북한체제를 해체하는데 실패했다는 등 과격발언은 끊이지 않았다. 일본 정부·여당은 아소 발언에 곤혹스러하고 있다.현직 각료는 아니지만 자민당 ‘넘버 3’라는 거물의 망언인 만큼 노 대통령의 일왕 예방(6일),한·일 정상회담(7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한국측에 ‘성의’를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7선의 중진으로 경제재정상,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냈으며 2001년 4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도전했다 실패했다.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재도전,고이즈미 총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당내 보수표를 결속할 수 있는 계기로 의도적으로 한국을 자극하는 망언을 했다는 의혹은 이런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marry01@ 日정치인 망언사 ●술집여성 같았다.=야기 히로시 오사카부 의회 의원.모교 졸업식에서 북한 중국 베트남 등 민족의상을 입은 아시아 여학생들을 일컬어.(2003년 3월) ●위안부 역사는 화장실 역사나 마찬가지=사카모토 다카오 일본 학습원 대학 교수.위안부 관련 내용을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에 실을 가치가 없다면서.(2001년 4월) ●한국의 불법점거로 일본이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스미타 노부요시 시네마현 지사.독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며.(2001년 2월) ●일본의 태평양 전쟁으로 아시아국들이 독립할 수 있었다.=노로타 호세이 자민당 의원.제2차대전을 ‘대동아전쟁’으로 지칭,아시아 침략을 정당화.(2001년 2월)
  • 홍지혜씨, 줄리아드 석사과정 수석졸업

    |뉴욕 연합|지난해 미국의 명문 음악학교 줄리아드 스쿨 학부과정을 한국인 학생이 수석졸업한 데 이어 올해에는 석사과정에서 교포 2세 여학생이 또다시 수석졸업의 영광을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줄리아드 스쿨은 지난 23일 열린 졸업식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한국계 학생 홍지혜(사진·25·여)씨가 석사과정의 최우수 학생에게 주어지는 ‘윌리엄 슈먼 프라이즈’를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 1945년부터 20년 가까이 재직한 윌리엄 슈먼 전(前) 줄리아드 스쿨 총장의 이름을 딴 이 상은 성적과 지도력,학내외 활동을 종합 평가해 가장 뛰어난 학생에게 수여된다.
  • 아이 미래 간섭하는 부모 / “엄마가 의사 되래요… 난 싫은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부모들은 진로선택과 직업선택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꿈꾸기조차 멈춰버린 아이들.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진로지도,부모가 함께 생각해야 할 일이다. ●꿈이 뭔가요 “성적 봐가면서 골라야죠.” 어느 대학의 무슨 학과를 지망하느냐는 물음에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물론 “아버지가 법대를 원하세요.”라거나 “엄마는 의대를 가라시지만…”이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다. 고3인 김선우 군은 한의과 진학을 원하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때문에 요즘 공부에 열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미리 공부를 좀 많이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벌써 늦었어요.그런데 부모님은 어쨌든 한의학을 원하세요.그래서 어디 숨어버리고 싶어요.”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묻자 김 군은 한참 망설이더니 “컴퓨터를 좋아하지만,딱히 뭐를 해야할 지는 모르겠어요.컴퓨터 공부를 했으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곧 캐나다 유학을 떠난다는 중학생 한여울(15)양은 “대학입시에 시달리는 한국을 떠난다는 게 좋을 뿐 솔직히 외국유학은 싫다.그러나 자유롭고 싶어서 일단 떠난다.천천히 생각할 것이다.그런데 고3인 오빠는 부모님의 강요로 법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방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실시하는 진로·직업의식 강화프로그램은 이렇게 ‘꿈이 없다.’는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협회가 시행하는 교육은 ‘신용사회에서 돈관리하기’‘리더십 강좌’등 이론교육과 함께 국회의사당과 기업 등을 탐방,현장을 둘러보며 여성CEO를 만나는 기회를 준다.협회 강성민 사무국장은 “이 교육을 통해 ‘꿈을 구체화하게 됐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부모님의 뜻을 따를 수 밖에 없다던 아이들이 몇번의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생각한 직업이 실제와는 크게 다르다.’고 놀란다.”고 말했다. ●자식의 미래까지 관리하자? 주부 김현경(45·서울 마포구 연남동) 씨는 진로문제로 아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했다.“이론상으로는 아이의 적성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그러나 직업까지 생각하면서 진로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아들을 얽어 매게 돼요.꽉 막혀 있는 부모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았는데 아이의 미래가 걸린 문제라 부모로서 조언하지 않을 수 없어요.” 김 씨는 법대가 아니면 경영대학이라도 가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고2 아들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좀체 좁혀질 것 같지 않다고 걱정했다.“요즘 영화산업이 뜬다지만,그래도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에 부모로서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어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희망사항’을 바꿀 수 밖에 없다 한다. 회사원 이석우(46)씨도 고등학생 아들과 진로에 대해 고민중이라면서 “뻔히 잘못된 길을 가는 줄 알면서도 부모로서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남에서 고3을 담당해온 한 교사는 “대부분 성적으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지만 그것 역시 아이들의 의사와는 달리 부모들에 의해 결정되는 예가 많다.”고 지적했다. 부모의 강요에 의해 대학을 결정한 학생들의 경우 끝내 전공학과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재수를 하는 경우도 적잖다.그나마 대학 1학년때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은 대학 3학년 가을 학기에 ‘도저히 못참겠다.’고 대학을 뛰쳐나가는 학생보다는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부모가 아이들에게 직업의 고정관념을 심어주거나,방향성을 갖고 몰고 간다면 이는 아이의 가슴 속에 갈등의 요인으로 자리잡게 된다.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력개발전문대학원 김봉환 교수는 “초등학교 상급학년에만 접어들면 아이들은 부모와 자신이 서로 다른 미래의 꿈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이때 솔직하게 자신의 뜻을 밝히고 야단을 맞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이를 숨기고 방황하면서 결국 부적응 행동을 하는 학생도 있다.”면서 부모가 아이들의 꿈과 직업·미래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그리고 개입을 원한다면 하루아침에 할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적성을 알아보고,직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인터넷을 통해 조사할 것을 권했다. 한편 부모의염려와 달리 아이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최근 한국청소년상담원이 1500명 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큰 고민은 진로선택(45.7%)으로 학업고민(28.7%)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이에 대해 금명자 한국청소년연구연수실장은 “오늘날 청소년의 고민은 예전과 달리 상급학교 진학에 국한되지 않으며 시야를 넓게 보고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 종류는 1만20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중·고교생 1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선호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학생은 의사(13.0%)를 가장 많이 선택했으며 컴퓨터 분야 직업(11.3%)과 기업가(10.6%)순으로 나타났다.여학생은 교사(24.6%)가 1위,아티스트와 의사 순으로 나왔다.그러나 아이들이 알고있는 직업의 종류는 실제 직업의 1%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꿈이 있는 아이,성적도 좋아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진로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서울 개봉동의 경인중학교허은영 교사는 “진로교육이야말로 학교에서 반드시 해야할 삶의 계획이다.”고 말했다.아직도 여학생 가운데 직업은 ‘필수 아닌 선택’이라 생각하는 비율이 높기도 할 뿐아니라 헤어디자이너·교사·애완동물 관련 직업이 고작이라 했다.그러나 진로교육을 통해 직업의 세계를 알아본 학생들은 “여자라고 못할 게 없다,또 성공한 직업인이라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허 교사는 학생들이 1년간 진로교육을 받으면서 다양한 직업 중 원하는 직업을 구체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스스로넷방송국을 견학한 이효석(경인중 3년) 양은 “PD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충고를 가슴에 새겼다.나는 PD와 공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줄 알았는데…”라고 체험보고서에 기록하고 있다.흔히 진로교육을 진학교육과 동의어로 생각하지만 진학교육은 진로교육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진로교육이란 바로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김 교수는 “진로교육으로 삶의 중심축이 선 학생들은 성적이 좋다.지금이라도 아이들에게 스스로 진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면 탈선과 비행은 줄어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허남주기자 hhj@
  • [수평사회를 만들자](5)해외에서는 - 변화하는 日 국립대

    학벌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는 아니다.세계의 어느 곳에도 학벌문화는 형성돼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학벌에 대한 집착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 유달리 강하다.단지 같은 학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준다.뛰어난 능력이나 다양한 경험도 학벌이라는 패거리 문화속에 끼지 못하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세계는 정글과 같다.쉼없이 변화해야 하는 것도 살아남기 위해서다.일본과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를 방문,새로운 전환을 시도하는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등을 소개한다. 도쿄 박홍기기자 일본 최고의 국립대인 도쿄(東京)대학이 대변혁을 맞고 있다. 국가의 보호막 속에서 벗어나 내년 4월1일부터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도쿄대학이 설립된 지 꼭 130년 만의 일이다. 독립법인화는 도쿄대학에만 해당되는 조치가 아닌 99개 모든 국립대학의 일이다.국립대학법인은 기업이나 다른 비영리기관과 같이 완전한 독립법인이 아니다.정부의 예산이 계속 지원되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운용과 집행은 정부의 간섭이 없이자율에 맡겨진다.대신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24개大 통폐합 합의… 새달 법안 통과 독립법인화는 국립대 스스로 택한 길은 아니다.99개 국립대의 엄청난 규모의 예산 삭감과 공무원 수의 감축을 위한 국가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중인 행정기관의 ‘독립행정법인화’와는 달리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한 ‘국립대학 독립법인화법’에 따른다.독립법인화는 ▲대학 통폐합 ▲대학 평가체제 강화 ▲교원의 유동화 ▲민간 경영기법 도입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99년 독립법인화에 대한 첫 논의과정에서는 교직원들의 적잖은 반발도 있었으나 지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이미 고베대와 고베상선대,규슈대와 규슈예술대 등 24개 국립대는 통폐합에 합의했다.법인화 법안은 다음달 국회에 상정,통과될 예정이다. ●병원·특허이용 자체 수익사업 허용 법인화된 국립대는 무엇보다 교육·연구·인사·예산 등 학교 경영 전반에 대해 총·학장이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대학의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자율적인 조직 편제도 가능하다.교직원 수나 학생정원,학과의 신설 및 폐지,부속 기관의 독립 여부 등도 대학이 결정한다.때문에 총·학장은 강력한 지도력과 경영 능력,즉 교육과 경영을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또 국립대는 대학의 교육과정과 수업연한 등을 감안해 6년 단위의 중기목표와 중기계획을 세워 외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평가 결과에 따라 정부는 차등적으로 운영교부금 형식의 예산을 지원한다.대학법인도 문부과학성에 설치된 ‘국립대학 평가위원회’의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대학의 수입 및 지출 등 재무내역은 사회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 더욱이 국립대학법인은 자체 수익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총·학장의 CEO 역할이 확대된 셈이다.기업의 이사회와 같은 의사결정기관도 설치된다.따라서 민간기업으로부터 연구위탁을 받거나 연구성과로 나오는 특허권 수입,부속병원 수입 등도 자체 수익을 잡을 수 있다.자체 수익은 정부에서 배정된 예산과는 별도로 관리된다.산학협동을 통한 연구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국립대별로 차이가 없는 현행 등록금도 자유롭게 책정된다.이럴 경우 등록금이 현재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전공별로 등록금도 차별화된다. 도쿄대학 법대 4학년 곤도 게이고는 “독립법인화에 따른 등록금 인상은 분명하다.”면서 “과연 우리에게 돌아올 혜택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수·직원 ‘철밥통' 인식 깨져 도쿄대의 교수와 교직원 1만 5000여명은 법인화와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잃는다.단 고용은 보장된다.다른 국립대도 마찬가지다.흔히 ‘철밥통’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교원인사의 유동성·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임기제와 공모제 등이 도입된다.자체 능력평가 시스템도 시행된다.직급이나 급여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시킬 방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별로 달라질 것 같다. 대학안에는 외부인사로 구성돼 경영을 책임지는 ‘운영협의회’와 단과대학장들로 짜여져 교육을 관장하는 ‘평의회’를 둔다.두 기관의 대표들로 구성된 총장선출위원회에서는 총·학장을 선출,문부과학성에 추천하면대신이 임명한다.총·학장은 외부에서 영입할 수도 있다. hkpark@ ■니타가이 도쿄大 부학장 “국립대 독립법인화는 공무원 수도 많고 국고를 많이 쓰는 방만한 조직을 축소,국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도쿄대학 니타가이 가몬(似田貝 香門·50·사회학) 부학장은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될 국립대 독립법인화의 취지를 밝히면서 “대학들이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지만 민간 경영기법을 통해 경쟁력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문제 이외에 학력저하나 도덕적 해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경쟁력 강화 부분에 그런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대학은 지금껏 연구라든지 교육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국가의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법인화는 조직운영이나 교육비 및 연구비의 투명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독립법인화가 가져올 변화는.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예컨대 수요자인 학생의 경우,수업료가 인상돼 부담이 된다.현재 국립대가 모두 수업료를 똑같이 받고 있다.앞으로 대학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업료를 건드릴 수 밖에 없다.교수를 포함,교직원의 신분도 크게 변한다.공무원에서 비공무원이 된다.급료나 근로기준 등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없는가. -의학보다 자연과학분야에서 두드러진다.여학생들의 자연과학분야 지원율이 상당히 낮아졌다.공학부도 일시적이나마 약간 줄었다.국가에서도 신경을 쓰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지역할당제나 기부입학제 등을 허용하는지. -지역할당제는 국립대나 사립대 어느 곳에도 시행되지 않는다.기부금입학제는 일부 사립대에 있을지 모르겠다.도쿄대는 신입생 선발때 시험 성적 이외에 다른 전형 요소는 적용하지 않는다.전체의 10% 정도는 논문 시험도 실시한다.그렇다고 소질과 적성을 보는 것은 아니다. 박홍기기자 ■법학전문대학원 추진 배경 일본의 대학들은 내년 4월1일부터 미국의 로스쿨(Law School)과 같은 법학전문대학원제를 도입,시행에들어간다.현행 학부의 법학대학는 법학 연구자를 키우기 위해 유지된다.이원체제인 셈이다.최근에 만들어진 법과대학원의 교육과 사법시험 등과의 제휴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이다.전문대학원은 우리나라에서 99년 9월 발표했던 ‘4+3’체제의 법학전문대학원제를 벤치마킹,많은 논란끝에 마련됐다.현재 도쿄대와 교토대,와세다대 등 주요 대학은 전문대학원의 설립 방침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측은 전문대학원의 도입에 대해 “앞으로 사법을 담당할 법조에 필요한 자질은 풍부한 인간성이나 감수성,폭넓은 교양과 전문적 지식,유연한 사고력,설득·교섭 능력 등의 기본적인 자질뿐만 아니라 사회나 인간관계에 대해 통찰력과 인권감각,첨단 법분야,외국법의 식견,국제적 시야와 어학능력 등이 한층 요구된다.”고 설명한다.이런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행 사법시험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환을 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금껏 일본은 우리나라의 사법시험과 같이 ‘점수’에만 의존해 법조인을 선발했다.하지만 전문대학원제의 시행으로 점수가 아닌 교육과정의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전문대학원에는 법학 전공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희망자들에게 입학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입학시험의 경우 비법학전공자들은 적성시험을,법학전공자는 법률과목시험을 봐야 한다.수업연한은 법학 전공 여부에 따라 다르다.법학 전공자는 2년 단축형 과정,비법학 전공자는 3년 표준형 과정을 밟아야 한다. 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 ‘법무박사’ 학위가 수여되는 데다 수료뒤 5년 안에서 3차례에 걸쳐 사법시험 1차를 면제해준다.전문대학원에는 교수를 최저 12명을 두도록 규정,교수와 학생의 비율을 1대15를 유지토록 했다.교수 중에는 변호사·검사·판사 등의 실무경험이 있는 법조인을 20% 이상 채용해야 한다.교육과정은 크게 법률기본과목·실무기초과목·기초법학 및 인접과목·첨단과목 등으로 이뤄진다. 박홍기기자
  • [열린세상] 믿음으로 가는 길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의심하는 사회가 보편화되었다.진실의 힘이 실린 말을 더욱 의심하는 사회가 되었다.설렁탕 한 그릇을 주문하는 사소한 일에도 특으로 주문하여야 값어치만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안심이 생긴다.먹자골목에 들어서면,어느 음식점이 진짜 원조인 것인지 의심하면서 두리번거리지 않을 수 없다. 약속 어기기를 덜 익은 고등어 자반 뒤집 듯한다.정치인의 말은 어느 누구도 믿지 않으려 한다.아버지는 아들의 말에 시큰둥하고 아들이 아버지를 매도하는 것쯤은 죄악시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딸이 아버지를 고발하고,아버지가 아들을 죽였다는 기사를 읽으면서도 가슴 메는 듯한 안타까움과 의분이 없다.그저 그러려니 한다. 소신이 있고 줏대 있는 원로가 사라졌고,그들의 경륜을 주목하고 귀를 기울이려는 젊은이들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너는 너대로 살아가고,나는 나대로 살아간다.혼자 살아가는 부모에게 전화해야 할 일이 생기면 기억에 삼삼해서 전화번호부를 찾아야 한다.그처럼 단호하였던 혈육으로서의 연대감이 어느새 가슴속으로부터 소멸되었기 때문이다.향우회 모임에서도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을 헐뜯고 욕하다가 헤어진다.내가 잘 되는 것보다 남이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기분 좋기 때문이다.어린 여학생을 납치하여 그대로 길러서 나이가 차면 결혼하겠다는 남자가 생겨난 것도, 그리고 또 다른 측면에서 그의 행동에 희미한 수긍이 가는 것도 모두 다 믿지 못할 사회 풍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돈독했던 신뢰의 강도가 이처럼 풍비박산된 것에는 피눈물로 지켜야 하였던 원칙이란 것이 시류에 따라 오락가락하였던 우리나라의 뒤틀린 정치풍토에 책임이 크다.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던 법 집행의 잣대에도 책임이 있다. 옛날 사람들이 쓰던 저울추가 있다.저울에는 정확도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의지와 약속이 담겨 있다.그런데 옛날 산골 마을에서 사용하였던 저울추들은 대개가 연장간에서 나뒹구는 쇠붙이를 줍거나 손으로 대강 뭉친 밀랍 같은 것을 어림잡아 무게의 기준으로 삼았다.그런데 그 어림잡은 무게의 기준에는 놀랍게도,조금 더 이익이 되면 어떻고 조금 손해보면 어떠랴 하는 적당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바라보이는 적당주의는 바로 너그러움이다.너그러움은 또다시 신뢰가 바탕에 깔려 있으므로 용납된다. 작대기에다 어림잡아 눈금을 긋고,쇠붙이를 달아 무게를 가늠하였던 시늉뿐인 그런 저울이 마을에 흔하게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고작 한두 개뿐이었다. 가을이 되면 그 쓰임새는 많아 저울 간 곳을 찾아 온 마을을 뒤지고 다니던 어른들의 북새통을 떠올리게 된다. 결혼한 젊은이들이 곧잘 이혼을 한다고 한다.게다가 계산까지 곁들여져 이혼을 하려면,첫 아이를 낳기 전에 결행하는 것이 홀가분하다 해서 결혼 한두 해를 넘기기 전에 결별한다는 것이다.이런 현상 역시 서로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심성에서 비롯된다.신뢰가 무너지면 사랑도 간 곳 없어지고,애써 가졌던 가치관에도 혼란이 닥친다. 가치관이 무너지면,아무리 둘러보아도 잘난 사람은 저 혼자뿐이다.그 빈자리에 독선과 아집이 재빨리 자리잡는다.실패를 거울로 삼는 것이 아니라,실패가 가져다 주는 대책 없는 허망함을 오히려 즐기려는 풍조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기둥이 흔들리면 서까래는 무너진다.원칙이 흔들리면,신뢰가 무너지는 이치와 한가지도 다를 게 없다.특히 정치에 원칙이라는 것이 꿋꿋하게 지켜져야 한다.신념이 흔들려서도 안 되고,이권에 눈이 멀어서도 안 된다.권력에 연연해서도 안 되고,패거리를 짓는 데 눈독을 들여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이 원칙을 흔들기 때문이다.원칙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멍청한 인사로 보려는 풍조가 있다 하여도 바보처럼 그것을 지켜나가야 한다.많은 국민들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바라보면서 그대로 본을 받기 때문이다. 김 주 영 소설가
  • 죽음의 ‘에이즈 수혈’/ 감염 동성애자 헌혈… 2명 ‘청천벽력’

    지난해 12월 뇌수술 후유증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던 10대 여학생 B양은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자신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라는 사실이었다.같은해 5월 수술을 받으면서 동성애자인 에이즈감염자 A씨(20대 후반)로부터 수혈을 받은 게 원인이었다. A씨로부터 수혈을 받아 감염된 사람은 70대의 C씨까지 2명이다.D씨(90대)도 수혈을 받았지만 이미 지병으로 사망해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이 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95년 이후 8년만이다.89년 처음 발견된 이후 국내에서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12명이다. 동성애자가 에이즈 감염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헌혈을 한 피가 엉뚱한 사람을 에이즈 감염자로 만드는 등 불특정다수의 피해자가 생기고 있지만,현재 보건당국의 에이즈양성반응 검사는 한계가 있어 수혈을 통한 에이즈감염은 현실적으로 막기 어려운 상태다. ●헌혈 때 에이즈감염 확인 못해 20대 후반의 A씨는 지난 99년부터 동성애를 해왔다.그는 고교 때,군대있을 때,예비군훈련 때 등 모두 3번 헌혈을 했다.지난해 4월 29일 예비군 훈련장에서 헌혈을 했을 때는 이미 에이즈감염상태였다.그러나 현재의 혈액관리시스템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혈액관리법상 헌혈 때 ▲마약을 했는지 ▲동성애를 했는지 등의 문진표를 작성해야 헌혈을 할 수 있지만,헌혈을 하는 사람이 허위로 기록을 작성하면 분간해낼 방법이 없다. A씨도 이미 동성애를 해오고 있었지만,문진표에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기록했다.가짜로 기록한 게 나중에 들통나도 처벌조항은 없다.더구나 B양처럼 억울하게 에이즈에 감염돼도 보통 5000만원선의 보상금을 받는 선에 그친다. ●감염여부 3∼4주 지나야 확인 국내에서 헌혈자에 대해 시행하는 에이즈관련 검사도 한계가 있다.이미 에이즈에 감염됐어도 초기에는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효소 면역검사법에 의한 항원·항체검사를 하는데 감염 후 3∼4주가 지나야만 감염여부가 확인된다.B씨도 이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이에 따라 감염시기를 좀더 빨리 알 수 있는 핵산증폭검사(NAT)법을 도입할 방침이다.하지만 이 방법도 감염후 1∼2주 이내일 때는 양성인지를 가려내지 못한다. ●혈액관리시스템 선진화 시급 수혈에 의한 에이즈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혈액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헌혈된 피의 혈장을 1년 정도 보관했다가 나중에 에이즈 양성인 것으로 확인되면 폐기하는 방법 등이다.이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국립보건원은 지난해 128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당장은 감염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아도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주는 ‘에이즈감염 익명검사’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조남선 안전관리부장은 “동성애자 등 에이즈 고위험자가 에이즈감염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헌혈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주민 찾아가는 경찰 평소 소신 지키고파”/ 서울 방배경찰서 김인옥 서장

    “요샌 하도 바빠서 입술이 다 터질 지경이에요.” 마음씨 좋은 누나처럼 수더분한 50대 처녀 서장,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의 딸,가출 소녀의 대모…,최근 서울 방배경찰서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으는 김인옥(金仁玉·51·총경) 서장을 가리켜 주위에서 일컫는 말들이다. 4월의 마지막 햇볕이 내리쬐는 30일 김 서장을 만났다.미소가 영락없는 어릴 때 누이의 모습이다.하지만 당찼다.김 서장의 이력이 문득 떠올랐다.경찰청 소년계장,경남 의령경찰서장,경기 양평경찰서장,서울경찰청 방범과장을 거치면서 쌓인 현장경험과 내공을 직감할 수 있었다.때문에 24시간 복잡하게 돌아가는 수도치안의 한 현장을 깔끔하게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김 서장은 현 경찰청의 김강자(金康子·58·총경) 여성청소년과장에 이어 서울에서는 두번째의 여자 경찰서장이다.저녁 순시에 나서는 김 서장의 뒤를 살짝 따라나섰다. ●“사소한 절도사건도 확실히 없애도록”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방배본동 동사무소 회의실.10여명의 관내 발전동우회 회원들이 잠시 회의를 중단하고 김 서장을 박수로 맞았다.기대감이 커서일까.지역 현안과 민원이 이들의 입에서 한꺼번에 쏟아졌다.한 남성회원은 “강력반을 동원해서라도 방배동 카페골목에 있는 호스트바를 없애 달라.”고 부탁했다.주부 한준희(50)씨는 “학원과 독서실에서 밤 늦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길거리 안전을 체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서장은 주민들의 갑작스러운 ‘공세’에도 당황한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김 서장은 “현행법상 호스트바를 완전히 없애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열심히 단속,서장으로 있는 동안 호스트바를 없애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아울러 밤마다 골목 순찰을 강화하고 늦게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경찰 순찰차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서장은 강도사건은 물론이고 사소한 절도 하나라도 없애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라는 점을 몇차례 강조했다.관내 아파트의 안방에서 경찰서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넷폴’(netpol,internet police) 시스템을 25일부터 가동한 것도 이 같은 취지다.김 서장은 “주민의 곁으로 찾아가는 경찰상을 확립하는 게 소신”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서장이 우리를 찾은 것은 처음 ‘강남’에도 ‘잘 나가는’ 사람만 사는 건 아니다.호화 빌라의 높은 담벼락 옆으로 외로움과 빈곤,병마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동사무소를 나선 김 서장은 밤 9시30분쯤 라면과 두유 한 박스씩을 사들고 방배본동 주택가로 향했다.서초구청측이 전세로 마련한 방 2개짜리 단독주택에 60,70대 할머니 네 분이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할머니들은 “경찰서장이 찾아오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반갑게 맞았다.그런 할머니들이 안쓰러웠는지 김 서장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김 서장과 할머니들이 4평 남짓한 방안에 자리를 잡자 그나마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다.김 서장은 양창순(76) 할머니의 손을 꼭 잡은 채 “흙도 많이 밟고 성경도 읽으면서 고운 모습 간직하고 오래 사세요.”라고 당부했다. ●아버지도 평생 경찰에… 피는 못 속여 이곳을 나서면서 김 서장은 “퇴직 후 경찰 출신 퇴직자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양로원을 하나 마련하는 게 꿈”이라면서 “함께 의지하고 봉사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집안 내력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1950년대 지리산 공비토벌대장을 지낸 선친 김호연씨의 경찰 이력을 딸이 그대로 물려받은 듯했다.김 서장도 “평생 경찰에 투신한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법과 질서를 지키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릴 때 집에서 고아원을 운영한 탓에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덧붙였다.2001년 서울청 방범과장 시절에도 의경들과 함께 집 없는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인 용산 ‘사랑의 집’을 한달에 두차례씩 찾았다. 김 서장은 “계속 일에 매달리다 보니 혼기도 놓치고 어느새 나이 50을 넘겼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가출소녀에 대한 각별한 관심 밤 10시쯤 찾은 곳은 방배동 카페골목과 사당동 먹자골목.비행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김 서장은 18년 동안 일선서와 경찰청 청소년계에서 ‘청소년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가출한 애들을 찾으러 종종 찾았던 곳”이라고 했다. 밤이 깊어지자 인파도 조금씩 늘어났다.김 서장은 “새벽녘이 되면 이곳에서 가출 청소년들을 쉽사리 찾을 수 있다.”면서 “90년대 중반 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으로 있을 때는 신촌,강남역 등 서울지역 번화가는 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아픈 기억 하나.지난 96년 서울 미아리 사창가에서 10대 여학생 둘을 빼낸 적이 있었다.연락을 받고 찾아온 부모들은 “이미 내 자식이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렸다.소녀들을 반기는 곳은 이미 없었다.김 서장은 “청소년보호기관에 맡긴 뒤 경찰로서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아직도 그 일이 가슴에 남아서일까.김 서장은 여성부,여성단체와 협조해 매맞는 아내와 갈 곳 없는 소녀들을 장기간 보호할 수 있는 ‘여성 쉼터’를 관내에 지을 계획이다. 아귀찜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 주인 유순희(48·여)씨가 김 서장을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김 서장은 “단속하러 온 게 아니라 도와주려고 찾아왔다.”면서 “모두들 어렵지만 열심히 생활하자.”고 말했다.유씨가 “들어와서 식사라도 하고 가라.”고 팔을 잡아 끌었으나 김 서장은 “다음에 들르겠다.”며 간신히 손길을 뿌리쳤다. 경찰 점퍼 차림의 ‘뚜벅이’ 서장은 자정을 넘긴 시각,또 다른 골목길로 발걸음을 옮겼다.이두걸기자 douzirl@
  • 음란사이트 “집에서” 한달1회이상 “술마셔”/ ‘요즘 청소년’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은 인터넷상의 음란사이트에 접속·이용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이용 장소는 절반 가량이 ‘자신의 집’인 것으로 조사됐다.또 유흥업소에 취업한 청소년의 75%가 취업 시 나이 확인을 제대로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차원의 보호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유해환경 노출 심각 30일 통계청이 자체조사와 각 기관의 통계를 모아 펴낸 ‘2003년 청소년통계집’에 따르면 음란사이트를 한번이라도 이용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68.3%였다.성별로는 남자 82.4%,여자 54.1%가 한번이라도 봤다고 답변했다.접속 경로는 ‘검색중에 우연히’가 33.8%로 가장 많았고,‘친구나 선후배의 소개’(23.8%) 등이 뒤를 이었다.특히 접속자의 49.5%가 집에서 접속했다고 말해 가정에서 유해사이트 차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했다. 또 청소년의 4.2%는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었으며,이 가운데 74.9%가 취업 시 업소에서 나이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18세 미만 청소년(인구의 25.5%) 가운데 40.2%는 한 달에1회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으며 24.8%는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호프집·소주방 등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음주상태에서 외박(67.2%),폭력(30.2%)은 물론,성경험(14.3%),절도(5.1%) 등을 저지르고 ‘환각약품을 사용했다’는 답변도 2.2%나 됐다. ●공부 가장 큰 스트레스 지난해 고등학교 졸업자 100명 가운데 74명이 대학(전문대 포함)에 진학했으며,이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공부’(42.0%)였다.다음은 ‘장래 및 진학’(6.1%) ‘가정문제’(5.4%) 등의 순이었다.이들은 주로 음악청취(23.1%),잠(13.7%),‘PC방이용’(9.3%)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과 관련해서는 1주일에 1회 이상 욕설이나 협박을 받은 청소년이 3.1%나 됐고,1.3%는 지속적으로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23.6%로 4명중 1명꼴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으나 여고생과 남·여 중학생의 흡연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15~19세 ‘진학' 20~24세 ‘돈' 최대 관심사 15∼19세의 청소년들의 중요한 생활관심사는‘학업·진학’(58.2%),경제(14.5%),건강(12.9%) 등인 반면 20∼24세는 경제(27.0%),직장·직업(23.4%),건강(20.2%) 등으로 연령간 선호도가 조금 달랐다. 6대 도시거주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장래직업희망조사에서 남학생은 의사(13.0%),컴퓨터 전문가(11.3%),기업가(10.6%)순으로,여학생은 교사(24.6%),예술분야(9.8%),의사(7.6%) 순이라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주병철기자 bcjoo@
  • 이공계大 여학생비율 최소30% 권장 입법 / 교육부 인적자원개발회의

    교육인적자원부는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14개 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2003년 제1차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열고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과 ‘인적자원정책 협력망 구축 기본계획안’ 등에 대한 부처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과학기술부가 상정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은 이공계 진학을 촉진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최소 30%가 되도록 권장하고,우수 여학생 선발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이달 말쯤 입법예고될 예정이다. 김재천기자
  • 기초학력 미달 초등생 읍면지역, 도시의 2배

    읍·면 지역 초등학교 3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도시 지역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10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공동으로 전국 초등학교 3학년 70만 58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력 진단평가에 대한 표본분석(전체의 10.2%)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읽기와 쓰기,기초수학 등 3개 영역에서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 읍·면 지역 학생들의 기준 점수 미달 비율은 대도시나 중소도시의 두배 수준이었다. 읽기의 미달 비율은 중소도시 2.71%,대도시 3.29%인 반면 읍·면지역 학생은 5.47%로 높게 나타났다. 쓰기에서는 읍·면 4.94%, 중소도시 2.35%, 대도시 2.79%로 조사됐다. 기초수학에서는 읍·면 10.17%,중소도시 5.96%,대도시 6.30%였다.평가원측은 부모의 관심도와 학습기회 등 가정 및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성별로는 남학생의 읽기와 쓰기,기초수학 미달 비율이 각각 4.80%,4.44%,7.16%였으나 여학생은 1.91%,1,35%,6.48%로 여학생이 모든 영역에서 우수했다. 영역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읽기 3.45%(2만 4000여명),쓰기 3.0%(2만 1000여명),기초수학 6.84%(4만 8000여명)로 영역별로 학급당 1∼2명 수준이었다. 3개 영역에서 모두 미달한 학생은 1.34%(9400여명)였다.교육부는 지역별·성별·영역별 학력 편차 발생요인을 밝혀 영역별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도를 위한 보정교육 프로그램을 개발,‘기초학력 책임지도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독자의 소리/ 찜질방,남녀 구분하자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찾는다는 찜질방이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변질되고 있다고 한다. 낯 뜨거운 광경은 예사이고,가출 청소년들이 아예 기거하면서 성매매까지 일삼고 있다고 한다.어떤 찜질방은 아예 청소년들의 데이트 장소로 변하여 남녀 청소년이 끌어안고 잠을 자기도 한다.갈 곳이 마땅치 않은 가출 여학생들은 낮에는 PC방에서,밤에는 찜질방을 전전하며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 이처럼 찜질방이 청소년 탈선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데도 단속할 법규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찜질방은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동네 슈퍼처럼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마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자유업이다.찜질방에 대한 규제장치를 만들고,목욕탕처럼 남자방,여자방으로 구분한다면 찜질방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면서 청소년 탈선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병연(충북 청주시 흥덕구)
  • [열린세상] 韓美, 명분과 현실사이

    하나.지난 3월 초 미국 출장 길에 20여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선배의 주선으로 교포들 몇 분과 자리를 함께했다.아무래도 한국에 관한 얘기가 주를 이루었는데 특히 애국심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조국’이었다.그들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대북 비밀송금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고,핵 문제에 관해 ‘악의 축’ 북한을 강력히 비난했다. 또 김정일 집단의 핵무기 개발은 세계평화에 대한 도전으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그 대가에 전쟁도 포함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서울이 피해를 좀 보고 피를 좀 흘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화근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분의 아이들은 미국에 살고 있지만,내 아이들은 서울에 있다.난 어떤 경우에도 내 아이들이 피를 흘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조국에 대한 걱정은 조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맡겨 달라.”는 조심스러운 부탁에 그들은 무척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둘.3월 중순,전직 군 고위인사가 참석한 회식 자리가 있었다.당연히 이라크 전쟁이 화제에 올랐는데,그는 정부의 ‘비전투병’ 파병 결정이 몹시 불만스러운 듯했다.당연히 전투병을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는 ‘북한을 적이 아닌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린 결정에 매우 답답해 했다.그는 이렇게 주장했다.“미국만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 줄 수 있다.미군이 철수하거나 재배치되는 경우 안보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이번에는 우리가 먼저 전투병을 보내 미군과 함께 피를 흘림으로써 우리가 혈맹임을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 “참 좋은 생각이다.단 이번 전쟁이 피를 흘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원병을 조직해서 참전하면 어떨까.그러면 미국에 대해서도 면피가 되고,국론의 극심한 분열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안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참 힘든 자리였다. 셋.3월 하순 미군 고위 장성 한 사람과 기업인 몇 사람이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미군 장성은 두 여학생의 죽음과 그로 인한 촛불시위가 노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어졌는데,많은 미국인들이 촛불시위를 본 다음부터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또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를 얘기하던 끝에 “지구상에는 질서 있는 세계와 혼란한 세계가 있는데,한국은 어느 세계에 속할 것인지를 결정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말을 받아 기업인 한 사람이 유창한 영어로 말했다.“50세 이상 세대는 노 대통령을 싫어했는데,그를 당선시킨 49세 이하의 세대 중에서도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5년만 기다려 달라.우리가 다시 질서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자리가 끝날 무렵 난 장군과 악수를 나누면서 서툰 영어로 얘기했다.“한국인은 누구나 질서 있는 세계에 살고 싶어 하지만 그 기준은 한국인 스스로가 결정하기를 원한다.” 세상 만사가 그러하듯이 미국과 우리의 국가적 관계에도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그러나 남북분단과 혈맹 관계라는 ‘현실’에 가려진 부정적 측면이 남긴 상처도 돌아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최근의 경험들을 통하여 나는 미국의 시각에 자신의 그것을 맹목적으로 일치시켜 온,이른바 ‘지도층’들이 자신들의 공과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미간의 혈맹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며칠 전 비전투병 파병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대통령은 ‘명분 없는 전쟁’이지만 ‘전략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에 따라 파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명분과 현실 사이의 선택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라크전 파병을 계기로 앞으로의 한·미관계에 관한 생각과 논쟁은 보편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하는 우리 자신의 시각과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되기를 바란다. 조 용 경 포스코건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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