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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교사 장애인 제자 성폭행 사과”

    광주 I특수학교 교사 13명이 15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열고 여중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학교 간부와 동료교사를 법원이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교사들은 “차마 스승이란 이름을 쓰기가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성폭행이 이뤄져 왔는데도 피해 사실을 몰랐던 것이 부끄럽다.”면서 “사건이 드러났을 때도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법인의 기세에 억눌려 양심 있는 교사의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사죄했다. 학부모들이 기숙사 전 보육교 이모(35)씨와 전 행정실장 김모(59)씨가 여중생 4∼5명을 성폭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사건이 불거졌다. 피의자들은 구속기소됐고 법원은 최근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교사들은 “어린 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했는데도 ‘죄를 반성하고 일부 합의했다.’는 이유로 법원이 가볍게 처벌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눈물을 외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엄격한 처벌과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촉구하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동료교사 제자 성폭행 사과

    광주 특수학교 교사 13명이 15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양심고백 기자회견을 열고 여중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학교 간부와 동료교사를 법원이 강력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교사들은 “차마 스승이란 이름을 쓰기가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성폭행이 이뤄져 왔는데도 피해 사실을 몰랐던 것이 부끄럽다.”면서 “사건이 드러났을 때도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법인의 기세에 억눌려 양심 있는 교사의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사죄했다. 학부모들이 기숙사 전 보육교 이모(35)씨와 전 행정실장 김모(59)씨가 여중생 4∼5명을 성폭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사건이 불거졌다.피의자들은 구속기소됐고 법원은 최근 징역 2년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날 교사들은 “어린 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했는데도 ‘죄를 반성하고 일부 합의했다.’는 이유로 법원이 가볍게 처벌한 것은 학생과 학부모의 눈물을 외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은 엄격한 처벌과 재단 이사진의 퇴진을 촉구하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독일 교복부활 논쟁 뜨겁다

    독일 교복부활 논쟁 뜨겁다

    “종교·사회적 위화감을 없애는 데는 교복만 한 게 없다.” “히틀러 소년단이 판치던 나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냐.” 제3제국의 전체주의 유산과 단절하자는 취지로 전후(戰後) 모든 학교에서 제복(制服) 착용이 엄격히 금지돼 온 독일에서 교복 부활 논쟁이 한창이다. 최근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인 ‘부르카’를 입고 등교했던 무슬림 여학생 2명이 학교 당국으로부터 정학 처분을 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 브리기테 치프리스 법무장관이 “학생들에게 제복을 입히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며 불씨를 일으켰다. 아네테 샤반 교육장관도 “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빈부차에 따른 위화감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은 교복을 입히는 것뿐”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역풍이 거셌다. 독일 교원조합은 “교복이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전체주의의 어두운 과거를 지닌 독일에서 교복의 부활은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근 무슬림의 사회통합 문제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 나라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공립학교의 이슬람 복장 금지 조치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로 홍역을 치른 영국의 관심이 남다르다.BBC방송은 아예 ‘교복이 대체 뭐길래’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미국의 교복 문화를 조명하고 나섰다. BBC가 주목한 나라는 일본과 미국. 일본은 세계에서 교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가장 강한 나라다. 봄이면 각급 학교들이 새 교복 디자인을 자랑하기 위해 퍼레이드까지 펼친다. 만화 주인공들도 종종 ‘가쿠란’이라 불리는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미국에서는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청소년 갱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교복 도입을 승인하면서 보편화됐다.10년새 초등학생의 25%, 중학생의 12%가 교복을 입게 됐다. 교복이 위화감을 완화하고 조직에의 소속감을 높임으로써 일탈을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는 믿음 덕이었다. 하지만 방송은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브룬스마 교수의 말을 인용,“지난 10년의 연구는 교복이 의무화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며 독일 등의 정책 집행자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인천이 원조] (5) 쫄면·자장면

    [인천이 원조] (5) 쫄면·자장면

    수년전 한 여성지가 여고생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조사했는데 1위가 쫄면이었다. 또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의 한 백화점이 ‘한국 10대 요리전시회’를 열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쫄면이었다. 쫄면은 초·중·고생뿐만 아니라 대학생들까지 단골 메뉴여서 학교 앞 분식점에서는 떡볶이·김밥과 함께 ‘트로이카’를 이룬다. 학생들이 쫄면을 선호하는 것은 단지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이 아니라 새콤, 매콤, 달콤, 쫄깃한 맛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쫄깃한 특성은 해물탕·아구탕 등 각종 탕에 첨가하는 사리로도 적합해서 성인들에게도 인기다. 그런데 이 쫄면의 탄생 과정이 참으로 특이하다.1970년대 초 인천시 중구 경동에 있는 ‘광신제면’이라는 냉면공장에서의 일이다. 어느 날 직원이 면을 뽑는 사출기의 구멍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보통보다 훨씬 더 굵은 면발이 나왔는데, 냉면보다 덜 질기면서도 탱탱했다. 이 직원은 이것을 버리기가 아까워 공장 인근에 있는 ‘맛나당’이라는 분식점에 공짜로 주었다, 분식점 주인은 면을 고추장 양념으로 비벼 팔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어서 금세 입소문을 탔다. 냉면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오발탄’이 ‘히트작’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분식점 주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공장측에 오발탄을 계속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고, 쫄깃한 면이라고 해서 스스로 ‘쫄면’으로 이름을 붙였다. 쫄면은 매우면서고 깔끔한 맛을 즐기는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급속히 퍼져 오늘에 이른다. 유명세와는 달리 역사가 30여년에 불과한 것이다. 외식의 ‘왕중 왕’ 자장면도 중국이 아니라 인천에서 탄생되었다. 1882년 임오군란이 발발하자 청나라는 조선을 돕기 위해 3000여명의 군인을 파견했다. 이 때 군수물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40여명의 중국 상인도 함께 들어왔다. 이듬해 제물포가 정식으로 개항되자 많은 중국인들이 인천에 들어와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인 ‘청관’을 형성했는데, 여기에 중국 요릿집들도 덩달아 생겨났다. 이 가운데 하나인 ‘공화춘’은 중국 산둥지방 등에서 ‘코리아 드림’을 찾아 건너온 중국인 쿨리(古力·하급노동자)와 한국인 부두노동자 등을 위해 간편식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이것이 중국 된장인 춘장을 볶아 국수에 얹어먹는 자장면이다. 자장면을 만든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공화춘이 1895년 개업했기 때문에 이 해를 자장면 탄생연도로 삼아 기념행사를 펼친다. 자장면이 워낙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다보니 수레를 끌고 다니면서 거리에서 자장면을 파는 화교도 있었다고 한다. 일종의 ‘원조 철가방’인 셈이다. 일제 때 서울에도 ‘대관원’‘금곡원’ 등 유명한 청요릿집이 있었지만 ‘한다 하는’ 서울의 부자들은 자장면 맛을 보기 위해 인천으로 원정하는 게 유행이었다. 그런데 ‘공화춘 원조설’에 대해 이의를 제시하는 시각도 있다. 당시 공화춘이 경인간 최고급 요릿집으로 군림하고 있었는데다, 대부분의 쿨리들이 공화춘이 있었던 차이나타운(선린동)과 상당히 떨어진 답동 등지에서 합숙했던 점 등을 근거로 든다. 인천시 역사자료관 관계자는 “자장면이 공화춘에서 만들어졌다고 증언하는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일찍이 없었고, 문서기록 또한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역사자료관측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자장면이 인천 개항 후 청국 조계지에서 처음 선보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가정의 달 가족과 함께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192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치러진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어른에게 드리는 글’을 서울 곳곳에 뿌렸습니다. ‘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쳐다 보아 주십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보드랍게 해 주십시오.’ ‘잠자는 것과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하여 주십시오.’ ‘어린이를 책망하실 때에는 쉽게 성만 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십시오.’ 83년이 지난 지금도 되새겨 봄직한 말입니다. 어른들의 욕심에 어린이들을 가둬 놓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어린이 평화축제’에 참여한 새싹들입니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팔랑개비처럼 어린이들의 마음과 몸도 무럭무럭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알뜰파에 안성맞춤 동네서 ‘잔치’ 즐겨요 가 정의 달인 5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각 구청에서 여는 행사들을 확인해보자. 동네에서 열려 거리도 가까운데다 대부분 무료여서 ‘알뜰파 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영화, 연극, 뮤지컬, 전통문화 체험, 클래식 공연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가족 나들이 떠나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5일부터 7일까지 ‘역사야 포토야 형무소가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직원들이 일제시대 남학생, 여학생, 헌병, 수감자 복장을 하고 수감생활, 사형집행, 형무소 출감 등을 보여준다. 일제시대 4만여명의 애국지사들이 투옥됐고 해방 이후에도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수감된 역사적인 장소다. 금천구는 13일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주관으로 산기슭공원에서 ‘어린이 책문화 큰 잔치’를 연다. 동화책 읽어주기, 동화책에 나오는 전래놀이(고양이 쥐잡기, 줄다리기, 아카시아 파마 해보기, 대동놀이 등) 체험, 친환경 먹을거리 장터 등이 마련된다. 강서구는 5일부터 7일까지 허준박물관에서 왕실과자 만들기, 총명탕 시음, 한약비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와! 어린이 세상이다 중구는 5일 충무아트홀 건물 전체를 어린이들의 놀이터로 바꾼다. 대극장, 소극장, 갤러리 등지에서 판화체험, 신문지놀이 등 놀이미술, 어린이 마임극인 ‘빨간코 아저씨의 이야기보따리’, 재활용 인형들이 펼치는 ‘띠용이와 떠나는 환경 캠프’, 장난감 나라 전시회 등이 열린다. 서대문구는 7일까지 서대문문화회관대극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책읽기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뮤지컬인 ‘책키북키’를 보여준다. 노원구는 26일부터 27일까지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해설을 곁들인 발레여행을 진행한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스페인춤, 아라비아춤, 중국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성동구는 5일 소월아트홀에서 사상좌춤, 사당춤, 사자춤, 양반춤 등 총 7과장을 선보이는 봉산탈춤 완판 공연을 연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으로 서민생활의 어려움과 특권 계층 비판 의식이 담긴 중요무형문화재다. 종로구는 7일까지 인사동 일대에서 (사)인사전통문화보존회 주관하는 ‘인사전통문화축제’를 연다. 떡메치기, 길쌈시연, 짚풀공예 등 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경기민요·남도민요·태평무 등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송파구는 주말마다 서울놀이마당에서 마들농요, 송파산대놀이, 선소리산타령, 호남살풀이춤 등을 놀이판을 벌인다. 용산구는 20일 전쟁기념관에서 궁중 혼례를 재현한 결혼식을 선보인다. ●‘로맨스 그레이’를 위해서 어버이날을 위한 행사도 있다. 강남구는 18일 강남구립문화회관에서 ‘부부를 위한 사랑의 콘서트’를 연다. 가수 김종환을 초대해 ‘사랑을 위하여’‘존재의 이유’‘사랑하는 날까지’ 등의 노래를 선사한다. 광진구는 광진문화예술회관에서 가수 김수희와 최진희를 초청,‘孝 콘서트’를 연다. 강북구 문화정보센터, 도봉구의 쌍문동 청소년문화의 집, 동작청소년 문화의 집 등은 말아톤, 피노키오, 나니아 연대기 등 가족용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노원구는 9일 서울여대 잔디밭에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여준다. 봄기운이 도는 캠퍼스에서 가족간의 우애를 다질 수 있는 기회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발표력이 실력이다

    발표력이 실력이다

    소극적인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녀가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남들 앞에서 시원스럽게 발표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주에는 발표 잘하는 아이를 기르는 방법을 담아봤다. 발표력이 왜 중요한지, 발표를 잘 하려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 발표 잘하는 아이 만드려면? “울릉도와 가까운 우리나라 동쪽 끝 섬은 어디일까요. 요즘 일본하고 다툼이 있는 지역인데…. 동화가 대답해 볼까.” “음…, 저…, 으….” “독도죠. 그럼 방위표를 보고 위치를 찾아볼까요. 독도에서 본다면 방위표상 제주도는 어느쪽인가요.” “….” 이미 예습한 내용이지만 아이는 대답이 없었다. 학교에서 아들 동화(가명·초등학교 4학년)의 이런 모습을 본 최진숙(38·서울 목동)씨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속이 상했다.10여분의 쉬는 시간에 그토록 복도를 휘젓고 다니던 아이의 활발함은 어디로 가고, 수업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는 ‘꿀 먹은 벙어리’로 변했다. 필기시험에서는 모자람이 없는 아이다. 하지만 남 앞에서 입을 열어야 할 때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다른 아이들은 서로 발표를 하겠다고 책상 위에 올라가 손을 드는 마당에 아는 것마저 말 안하는 애를 보니 답답하더라고요. 제 아이가 혹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최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학부모들을 위해 교사들로부터 ‘발표 잘 하는 아이 만드는 방법’을 들어봤다. ●학원만 보내면 해결된다는 건 방관 전문가들은 발표력 부족의 원인이 가정에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를 지적하기에 앞서 가족 구성원의 태도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표현에 어눌한 아이의 부모들은 평소 아이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런 상황은 남들 역시 자기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으로 남는다. 또 아이의 언어습관은 부모를 그대로 모방한다는 점에서 부모 스스로 먼저 말에 관심 갖는 자세를 보인다. ●아이가 말할 때 중간에 자르지 마라 사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이런 점은 눈에 넣어도 아깝지 않다는 자녀와의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발표력이 부족한 아이는 평소 가정에서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가능하다면 아동이 자연스럽게 일어서서 설명하게 하고 가족들이 모두 함께 듣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이해가 안 되거나 답답한 부분이 있어도 중간에 끼어들어 말을 자르는 것은 좋지 않다. 나이를 떠나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다. 질문은 말이 끝난 다음에 해도 늦지않다. ●충분히 기다리고 격려해 줘라 대화 과정에서 부모가 질문을 했을 때 아이들은 즉각 대답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 성격 급한 부모들은 이런 경우 5초도 채 버티지 못하고 정답을 말해 준다든지 아이를 다그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아이를 발표에 더욱 소극적이 되도록 만들 뿐이다. 충분히 기다리고 격려해 줘야 한다. 자연스레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된다. 기다려도 아이가 답변하지 못하면 질문이 모호하거나 어렵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질문을 쉽게 바꿔 보는 것도 방법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대화에서도 칭찬만큼 효과적인 당근은 없다는 점이다. ●재미있게 접근하라 저학년은 종이인형극이나 상황극을 하며 아이의 발표력을 높일 수 있다. 손인형이나 마이크 등은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만점짜리 소품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4,5학년만 되도 부모와 인형극 등을 하는 것이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이럴 땐 아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등 특정한 주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남학생은 K1이나 프라이드 등 격투기를 소재로 토론해 보라고 하면 신이 나서들 얘기한다. 여학생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줄거리를 두고 토론을 할 때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발표자료를 부모가 대신 정리해 주는 것은 독 아이가 발표수업을 하면 바빠지는 부모들이 있다. 부모는 발표문을 대신 정리해 주고 아이는 자료를 달달 외우는 경우다. 때론 부모 대신 과외교사가 해주는 일도 있는데 모두 독(毒)이다. 어눌하게 한 문장을 정리하더라도 스스로 해야 아이가 얻는 것이 있다. 단 이해가 안 가는 학습내용을 부모가 설명해 주거나 발표문이 간결하게 정리됐는지, 그림이나 도표 등이 제대로 준비됐는지를 확인해 주는 정도는 괜찮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발표력이 왜 중요한가? ‘침묵이 금’이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다. 말솜씨가 그 사람의 가치를 따지는 필수 요소인 시대다.‘몸짱’에 이어 ‘말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아이들은 발표를 통해 ‘논리적 말하기’를 배우고 이를 생활에 적용한다. 대체로 부모 세대에 비해 발표력이 왕성해졌지만 발표에 소극적인 아이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일선 교사들은 한 반 40여명의 아이들 중 50% 이상이 발표에 지나칠 정도로 소극적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소극성의 비율은 높아진다. 때로는 알면서 대답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비교적 고학년일수록 두드러지는데 “내가 대답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대답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거나 더러는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는 다소 건방진 생각을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발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현장 교사들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가능성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봉천동 구암초등학교 이선기(49)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발표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바로 드러난다.”면서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는 대부분 학업 성취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부모들은 아이가 발표에 적극적인지 아닌지를 잘 모른다.”면서 “내 아이는 외향적이니까 발표도 적극적으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라고 말했다. 발표의 중요성은 최근 초등학교마다 조별수업 등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게다가 대입은 물론 기업 입사에서도 면접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어려서부터 논리적으로 말하는 교육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서울 월곡초등학교 김경남(34) 교사는 “초등학교는 문제 하나 더 맞히는 능력보다는 아이에게 배워 나가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흥미를 키워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면서 “저학년 때부터 아이의 발표력을 점검해서 능력을 키워 준다면 학습능력은 물론 자신감도 증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발표 행동 평가척도 ● 발표불안의 일반적인 증상 1. 발표하는 일을 피하거나 미루고 싶다. 2. 발표할 때 앞을 똑바로 안 본다. 3. 긴장을 하다 보니 말을 서두른다. 4. 남들 앞에 서면 말이 머릿속에서 안 떠오른다. 5. 다른 사람이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목소리가 작게 나온다. 6. 말이 앞뒤가 맞지 않고 분명하지 않다. 7. 말이 자주 끊어지고 더듬거린다. 8. 목소리가 떨리고 억양 등이 어색하다. 9. 손을 비비거나 몸을 돌리는 등 손발이 어색하다. 10.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이 붉어진다. ● 발표불안 극복을 위한 유의사항 1. 의복·용모를 단정히 해서 자신감을 갖는다. 2. 추상적이거나 복잡하고 전문적인 용어 등은 피한다. 3. 발표 도중 심호흡과 근육이완을 반복하면 긴장이 완화된다. 4. 말을 되도록 천천히 하고 발음을 분명히 한다. 5. 눈은 청중을 골고루 응시한다. 6. 주제에 관련된 내용을 간결하게 말하라. 7. 나 말고 다른사람도 대중 앞에서면 떨린다고 생각하라. ■ 발표불안 치료는 어떻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학생들은 발표 전 불안을 경험한다. ‘발표 불안’이란 학생들이 수업 중 대답을 하거나 자기 생각을 남에게 말할 때 나타나는 염려나 긴장, 고민, 떨림, 위기감 같은 불안을 총칭한다. 이런 현상은 과거 자기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있었던 아픈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발표를 하다가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비웃음이나 핀잔을 받았을 수도 있다. 때로는 부모에게 말대답하다가 크게 꾸중을 들었거나 또래와 어울리지 못했던 것도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소한 발음장애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도 대중 앞에서 자기의견을 밝힐 때 위축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합리적, 긍정적인 생각하라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불안은 과장된다. 불안해 하는 상황이 실제 본인에게 일어나더라도 대세에 지장이 없고, 나중에 돌이켜 생각하면 애초 걱정이 훨씬 컸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결국 심리학자들은 합리적이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것만으로도 발표 불안은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한다. 마음의 문제인 만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 셈이다. ▲힘을 빼면 말을 잘할 수 있다 행동요법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이완 훈련이 있다. 불안할 때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특정 근육에 힘을 줬다 빼는 방법이다. 해당하는 근육은 안면부터 목, 어깨, 팔뚝, 발가락, 흉부까지 다양하지만 방법은 비슷하다. 먼저 근육이 아플 정도로 힘을 꽉 준 다음 3초 정도 머물러 있다가 서서히 힘을 뺀다. 힘이 완전히 빠진 상태에서 5초 이상 머무른 후 다시 힘을 주는 것을 반복한다. 주의할 것은 특정 부위에 힘을 줄 때 다른 부위에는 힘이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긴장할 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생체적인 반응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큰 도움 운동선수들이 즐겨 하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효과적이다. 먼저,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은 뒤 발표장소 중앙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상상한다. 청중들을 바라보며 가벼운 미소로 화답하고, 정중히 인사를 한다. 시선을 나눠주고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실제 말하는 모습까지 상상한다. 물론 현실로 착각할 정도로 상상에 몰입해야 더 효과적이다. 간단하지만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도 올림픽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사용하는 방법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대 공대 女동문 홈커밍 대회

    “소수라니요, 상위권은 늘 여학생이 차지하는걸요. 공학적 머리는 여성이 더 뛰어난가 봐요.” 여학생이 적기로 소문난 서울대 공대가 여성 졸업생 1000명을 돌파했다.1000번째 졸업의 주인공은 화학생물공학부 석사과정 2학년생인 김유라(26)씨. 졸업은 지난해 2월에 했지만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한 달 전 학교로부터 ‘1000번째 여성 졸업생’(학번 기준)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김씨는 “입학 당시만 해도 공대 건물에 여자화장실이 층마다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고 ‘소수자’의 설움도 떠올렸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고 했다.“공대에서도 상위권은 다 여학생이에요.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의무적으로 여성 채용비율을 정해 놓고 있기 때문에 취업에서도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죠.” 공대는 1000번째 여성동문 탄생을 기념해 28일 `서울대공대 여성동문 1000호 기념 홈커밍 대회´를 연다. 지금까지 공대를 졸업한 여성동문은 1162명이며, 현재 공대생 4600여명 중 550여명이 여성이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랑이 뭐길래…” 15살소녀가 자살한 사연

    “너희가 사랑을 알아?” 중국 대륙에 한 소녀가 사귀고 있던 같은 반 남자 친구와의 정신적 갈등을 겪자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끊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 싱탕(行唐)현 모 중학교에 2학년에 재학중인 한 여학생이 24일 남자 친구와의 정신적 갈등이 심해지자,결국 학교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고 중국 광주일보(廣州日報)의 인터넷판 신문인 대양(大洋)망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비련’의 주인공은 올해 15살의 아리잠직하고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샤오윈(小云)양이다.두달 전 사립학교인 이곳으로 전학온 그녀는 이전 학교 친구들과 자주 편지를 주과받았을 정도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여린 꿈많은 소녀였다. 샤오윈양의 자살 사건은 지난 24일 오후 일어났다.그날 저녁 때쯤 평소 짝사랑하던 남자 친구가 그녀에게 냉담하게 대하자,창피함을 참지 못하고 곧바로 교직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몸을 던졌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자,교직원들이 득달같이 달려가 그녀를 병원으로 옮겼다.그러나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열명길로 떠났다. 아직까지 명쾌하게 그녀의 자살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남자 친구와 정신적 갈등이 심해 투신 자살했다는 것이 학교측과 경찰측의 설명이다. 학교 관계자는 “같은 반은 어느 누구도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며 “최근 들어 샤오윈양이 짝사랑하던 같은 반 남자 친구가 쌀쌀하게 대하자,창피하기도 하고 화도 난 그녀가 순간적으로 참지 못하고 건물 옥상으로 뛰어올라가 투신 자살한 것같다.”고 말했다. 경찰 당국도 조사 결과 일단 사망 원인을 자살로 결론지었다.경찰은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로는 이것은 일종의 자살사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반 친구들은 샤오윈양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무슨 사연이 있는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반친구들은 한결같이 “(자살이유) 불분명하다.”고 딱 잘라 짧게 대답했다. 온라인뉴스부
  • 납치범 형제…카드빚 1200만원 갚으려 범행

    충북지방경찰청은 26일 오후 3시 증평군 도안면 화성리 도안우체국 앞 도로에서 단양과 인천에서 발생한 20대 여종업원과 초등학교 여학생 납치사건의 용의자인 김모(27·인천시 연수구)씨 형제를 검거했다. 이들에게 납치됐던 의류점 여종업원 L(22)씨와 인천 모 초등학교 1학년생 W(8·여)양은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형제는 경찰에서 “카드빚 1200만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인천 연수구에 부자들이 산다고 들어 인천을 범행지역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뒤 번호판이 다른 흰색 소나타 승용차를 타고 검거장소를 지나다가 이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하던 괴산경찰서 김모 경장과 전경대원 2명 등에게 발각되자 500m를 달아나다 붙잡혔다. 김씨 형제는 지난 23일 오후 9시45분 단양군 내포읍 가평리 국도변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버스에서 내려 귀가중이던 L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경기도로 이동했다. L씨가 가난하다고 밝히자 이들은 다음날 낮 12시7분 인천 연수구 동춘동 모 초등학교 앞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귀가중이던 W양을 납치했다. 이후 L씨 휴대전화를 이용해 평택, 화성, 대구, 문경 등을 돌며 W양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현금 5000만원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청주에서 속리산이 있는 괴산으로 가다 검거됐다. 이들은 “동생(25)이 있는 울진에서 만나 인천 연수구로 가던 중 23일 밤 L씨를 납치했고, 다음날 인천에서 부잣집 자녀로 보이는 W양을 붙잡았다.”면서 “청테이프로 눈을 가린 채 차량 뒷좌석에 눕혔더니 크게 반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납치 행각을 벌이는 동안 차 안에서 먹고 잤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을 괴산경찰서로 압송해 다른 공범이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괴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학교속의 ‘외국’ 영어체험센터

    영어. 한국인에게 있어 영어는 무엇일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살아가는 동안 영어 때문에 한번쯤 고민해 보지 않은 한국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극단적 사교육의 한 행태인 조기유학도 알고보면 이 영어 때문이다. 최근 일부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어마을에 대한 관심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영어마을 이용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기초 지자체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단위의 영어체험 센터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내 일부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어체험 센터 탐방기를 통해 영어 공부가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됐으면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학교 속 영어마을’로 불리는 영어체험센터가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서울 대왕·대곡·역삼 등 3개 초등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했고 서초구내 3개 초등학교도 최근 개설을 완료했거나 조만간 공사를 마치고 문을 열 계획이다. 공교육에서 살아 있는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만들어진 영어체험센터 수업 현장을 찾았다. ●“영어로 우리 문화를 말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뭐 좀 마시겠습니까?)”“Orange juice,please(오렌지 주스 주세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대왕초등학교 영어체험센터. 비행기 안을 재현해 놓은 ‘에어플레인 존’(Airplane Zone)에서 4학년2반 남학생들이 각각 승무원과 승객 역을 맡아 영어로 대화한다. 어렵지 않은 표현임에도 처음에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지만 몇번 반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는다. 옆 교실에서는 같은 반 여학생들이 출입국 절차를 배우기에 앞서 원어민 교사와 함께 외국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알아듣는 말도 있고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아이들의 시선은 선생님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수업시간 내내 즐거워 한 임우진(10)군은 “수업시간에 배우는 것보다 직접 말을 주고 받으면서 익히니 재미있고 쉽다.”면서 “시설도 근사하고 센스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같은 반 김선호(10)군도 “말하고 놀다 보니 영어가 어렵지 않게 느껴져 좋다.”면서 “매일 이런 수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학교에서는 1∼6학년 모두 영어체험선터에서 수업을 받는다.3∼6학년의 경우 1주일에 한번씩 받는 정규 수업과 별도다.2주에 한번꼴로 캐나다에서 온 원어민 교사 1명과 원어민 수준의 한국인 교사 1명이 한 학급을 절반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영어만 사용한다. 아이들은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상황을 통해 말을 이해하고 교사 지시를 따른다. 지난달 15일 문을 연 센터는 이 학교만 쓰는 것이 아니다. 인근 10개교에서 신청받아 월·화·목요일은 본교 학생이, 수·금요일은 다른 학교 학생이 이용한다. 모두 8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는 이곳 체험센터는 공항 환경을 제대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교육 프로그램은 강남교육청이 만든 교재를 기본으로 전담 교사가 만들었다. 학교 고유 프로그램 안에는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흔히 나누는 대화 외에 우리 문화를 외국인에게 알리는 표현도 포함돼 있다. 이상천 교장은 “세계화라는 것은 단순히 외국의 문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김치’처럼 우리 고유의 것에 대해 설명도 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딱딱한 책 대신 자유롭게 배운다 대곡초등학교에서도 지난달 개학 이후 전 학년이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하고 있다.2개 교실에 걸쳐 7개 구역이 들어서 있다.‘마켓 존’(Market Zone)과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에 역점을 뒀다. 전 학년이 한달에 한번꼴로 수업을 받는다. 1·2학년의 경우 정규수업에 영어과목이 없기 때문에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전담교사가 함께 수업을 진행한다. 원어민 교사 주도로 수업하는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한국인 교사가 나서서 쉽게 설명해준다. 다른 학생보다 실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도 한국말 지도를 함으로써 수업에 뒤떨어지지 않게 한다. “Who wants to try first?”(누가 먼저 해볼래요?)“Me,me!”(저요, 저요!)출입국 과정에 필요한 표현을 배운 뒤 실제로 출입국 직원과 승객이 돼보는 역할극을 하려 하자 서로 먼저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3∼6학년은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절반씩 나눠 수업을 한다. 고학년 수업은 좀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저학년 못지 않게 상기돼 있다.“Teacher,do you have some tissues?”(선생님, 화장지 있으세요?)“Sure.Caught cold?”(물론이지. 감기 걸렸니?) 정규 수업시간이지만 체험센터에서 아이들은 보다 자유롭게 말한다. 영어로 얘기한다는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한다.6학년 신다은(12)양은 “수업시간에 배운 영어를 쓸 데가 없는데 이곳에 오면 내가 아는 표현들을 말로 해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면서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즐거워했다. ●생생한 영어 교육을 공교육에서 역삼초등학교의 경우 3∼6학년 학생들만 영어체험센터에서 영어를 배운다. 일주일에 한번꼴로 수업이 진행된다.3개 교실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간이 가장 넓다. 무대가 따로 만들어져 있어 영어연극 등을 할 수 있는 ‘드라마 존’(Drama Zone)이 눈에 띈다. 현재 7개 구역이 설치돼 있고 조만간 몇개를 더 추가하고 추후에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실물 혹은 실물과 비슷하게 재현해 놓은 교실에 들어선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해서 두리번거리다가도 수업이 시작되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일반 영어수업에서는 “이걸 왜 배워요.”라고 말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는 영어를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전담교사 곽소연씨는 “공교육에서 생생한 영어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학습동기가 유발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잠원·언남·양재초 개설 중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는 잠원·언남·양재 등 3개 초등학교는 최근 문을 열었거나 곧 수업을 시작한다. 잠원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19일에 시설을 완비하고 수업을 시작했다. 모두 11개 존으로 다른 곳에 비해 구성이 훨씬 다양하다. 이 학교 영어담당 이지은 교사는 “학년별로 수준을 2단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면서 “교육청에서 만든 기본 프로그램과 별도로 저학년을 위한 콘텐츠를 따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두 학교도 모두 4월 내에 시설을 완비하게 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어마을과 어떻게 다른가 영어체험센터는 서울 강남교육청이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의 지원을 받아 우선 6개 초등학교에 설치·운영한다. 강남구청과 서초구청은 관내 학교에 시설비로 학교당 각각 5000만원과 3000만원씩을 지원했다. 원어민 강사와 전담교사 월급 역시 각 구청이 지급한다. 각 체험센터는 2∼3개 교실에 7∼11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레스토랑 존(Restaurant Zone), 마켓 존(Market Zone), 폰 존(Phone Zone), 스트리트 존(Street Zone), 출입국 존(Immigration Zone), 은행 존(Bank Zone), 드라마 존(Drama Zone), 하우스 존(House Zone)등이 마련돼 있다. 각 구역은 실물사진으로 배경처리가 돼 있어 좁은 공간임에도 실제 상황을 잘 재현하고 있다. 또 각 공간에는 실물이나 모형(돈, 여권, 전화) 등이 마련돼 있다. 한마디로 ‘영어마을’이 넓은 공간에 외국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면 ‘영어체험센터’는 몇개 교실 안에 이를 축소해 옮겨놓은 것이다. 영어마을에 비해 더 좋은 점은 수업비가 무료라는 것. 방과후 수업과 같은 수익자 부담 수업을 제외하고는 정규 교과시간이나 재량수업시간에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영어체험센터를 이용한다. 이런 무상교육이 가능한 것은 수십억∼수백억원대의 비용이 드는 영어마을과 달리 기존 학교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가깝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미 여러 시·군 관계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각 학교를 다녀갔다. 기존에 일부 학교에 설치됐던 ‘잉글리시 존’(English Zone)과도 차별성을 보인다. 잉글리시 존은 학교 내 특정 장소에 원어민 선생님이 자리를 잡고 그곳에서는 아이들도 영어만 쓰도록 한 공간이다. 대곡초등학교 김인숙 교장은 “잉글리시 존에서는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나누는 수준이어서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영어체험센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 사이에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강사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 내·외국인 교사 모두 수십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영어뿐만 아니라 교육분야 학위나 자격증을 지닌 강사들이다. 대왕초등학교 서효순 교감은 “원어민 강사의 경우 일반 영어학원에서 만날 수 있는 강사와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이곳에서는 살아 있으면서도 체계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재 역시 강남교육청 차원에서 1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했다. 이 교재를 각 센터들이 자기들 여건에 맞게 가공해 학생들을 지도한다. 강남교육청은 앞으로 센터 개설을 원하는 학교와 프로그램을 공유할 예정이다. 각 체험센터는 설치된 학교의 학생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강남구의 경우 각 학교별로 10개 학교에 개방하고 있거나 앞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요일별로 나눠서 수업하거나 해당 학교 학생들은 본 수업 시간에, 나머지 학생들은 방과 후나 주말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여담여담] 女자를 떼어내자!/김미경 문화부 기자

    여기자·여변호사·여의사·여배우…. 여러 직업 앞에 여성을 뜻하는 ‘녀(女)’자가 붙은 것 뿐인데 고정관념은 별 수 없나 보다. 여기자는 용감무쌍하고 여변호사·여의사는 기가 세며 여배우는 예쁘고 섹시하다는 고정관념들. 여기자로 살아온 지 8년째이지만 주변의 이같은 고정관념을 별로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나를 발견한다. ‘여성’이라는 타이틀은 언론의 가장 좋은 이야깃거리다. 남성도 견디기 힘들다는 육사와 해사, 공사에 이어 경찰대까지 여성이 수석졸업했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눈에 띈다. 사법고시 등에서 여성이 수석을 차지한 것은 벌써 꽤 된 얘기이지만 아직도 뉴스가 된다. 여성들만 모여 회사나 사무소를 차린 것도 여전히 흥미롭다. 그들에게는 ‘겁 없는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최근 만난 경찰대 졸업생 친구에게 물었다.“너희 학교도 여성이 수석졸업하는 시대가 왔구나?”그랬더니 돌아오는 답이 이랬다.“남학생들은 공부 말고도 할 것이 많은데 여학생들은 공부 외에는 할 일이 없거든.”너무나 당연한 현상을 언론에서 대서특필한다며, 기자인 친구를 나무라기까지 했다. 경찰대를 수석졸업한 여학생은 우락부락한 슈퍼우먼이 아니라, 남보다 공부를 열심히 한 보통학생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된 ‘여기자 성추행 사건’ 이후 언론계 안팎이 시끄럽다. 같은 여자, 그리고 기자 입장에서 볼 때 당연히 밝힐 것을 밝힌 것인데도 “주변에서 말렸다는데 여기자가 너무 드세서 일을 크게 만들었다.”는 말까지 들린다. 당연한 인권이 드센 여기자라는 고정관념에 묻혀야 한단 말인가. 지난해 영어연수에서 만났던 대기업 과장과 벌였던 논쟁을 아직도 기억한다.20여가지 직업을 늘어놓고 남성성과 여성성이 강한 직업을 분류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이들 직업 중 ‘간호사’는 당연히 여성성이 강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과장은 중성적인 직업으로 분류했다. 특정 병동에서는 남성 간호사가 필요하고 남성 간호사도 늘어나고 있는데 여성적인 직업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때는 궤변이라고 생각했지만 간호사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페미니스트저널 ‘이프’가 9년만에 독자 감소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최근 종간했다. 다소 과격하지만 여성의 목소리를 내왔던 잡지의 최종호를 보면서, 아쉬움보다는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여성을 대변해온 잡지의 종말을 통해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녀(女)’의 꼬리표를 과감히 떼어내자.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DNA 검사 붐

    쌍둥이를 입양한 앨런 몰더와는 지난해 대학 입학 연령이 된 쌍둥이의 ‘인종’이 궁금해졌다. 쌍둥이의 친부모가 백인이라고만 알지 그들의 조상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피부가 약간 검은 쌍둥이는 DNA 검사 결과, 인디언 9%와 북부 아프리카인 11%가 섞인 것으로 드러났다.대입시험에서 ‘소수인종 쿼터’ 등 혜택을 보기엔 늦었지만 몰더와는 여기서 착안해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서 인종 감별 업체를 차렸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한번에 99∼250달러(약 9만∼25만원)를 주면 인종 및 민족을 감별해주는 DNA 검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연구와 친자 감별이 목적이었지만 앞으론 자신의 뿌리가 어딘지,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등을 알아내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대학과 공직자 시험 외에도 인종 감별이 유용한 곳이 많다. 자메이카 출신 노예와 스코틀랜드 출신 노예 소유주 사이에서 태어난 펄 덩컨은 유산을 찾으려고 DNA 검사를 받았다. 스코틀랜드인 피가 10% 섞인 그는 4대조 할아버지가 남긴 20개의 성(城) 중 하나라도 달라고 후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기독교도란 이유로 거절된 존 해드리히는 DNA 검사를 통해 유대인임을 입증했다. 유대인에게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기독교로 개종해 유대 혈통을 감췄을 것이란 주장이다. 인디언들도 혈통 찾기에 부심한다. 인디언으로 밝혀지면 장학금과 보건서비스, 카지노 개업 등 혜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은 1988년부터 인디언 부족들에 카지노 영업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DNA 검사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조상의 흔적이 미미해서 제대로 판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검사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는 탓이다. 또 소수인종을 배려하는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뿌리째 흔들릴 소지도 있다. 킴 톨베어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공공의 선의가 악용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DNA 검사를 통해 언니가 2% 동아시아인으로 밝혀진 한 여학생은 입학 원서에 아시아인으로 표시했다.98%는 유럽인이지만 결국 아시아인 장학금을 받아냈다. 전문가들은 DNA 검사 결과를 법의학 증거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호기심 차원에서 해 보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말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소문난 스타·소문나는 사건

    소문난 스타·소문나는 사건

    연예인 이름은 대중이 만들어준 셈 명예롭게 보관할 책임이 대화(對話)의 광장(廣場) 주제(主題)=인기(人氣)와「스캔들」 MC=유명세(有名稅)란게 있읍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괜찮을 일도 유명인이기 때문에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에 없는 세금인 것 같습니다. 흔히 유명인은 사생활이 없다고도 하는데 이점에 대해서 인기가수 최희준씨의 의견은? 최희준(崔喜準)=인기연예인의 이름은 자기 개인의 것이 아니고 그 이름을 만들어 준 대중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명인 자신은 그 이름을 명예롭게 보관하고 잘 관리할 책임이 있는거죠. 그러나 그 사람도 인간인데 왜 사생활을 즐기고 혼자만의 것으로 누릴 권리가 없겠어요? 유명인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사생활이 침해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이순재(李純才)=부당하게 침해당한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부당하냐가 문젭니다. 사생활에도 남녀관계·돈·사회적지위·가정문제등 여러가지로 나눠 볼수가 있는데 문제는 그것이 추문의 요인이 될 경우입니다. 한마디로「스캔들」이라고 하지만 공감과 동정을 받을수도 추하게 보이는 사생활은 일반인의 경우라도 비판을 받지요. 유명인은 그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거리가 되니까 영향도 크고 반응도 큰 것이지요. 있는 사실이 거짓없이 드러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일들이 침소봉대(針小棒大)로 악영향을 줄때 그것은 부당한 침해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정석(金亭錫)=이곳에 와보니 나도 유명인이 된 것 같습니다. 한때 내 수필집이 나도 모르게「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저자인 나도 유명인같은 기분을 맛봤는데-유명인은 어느 편이냐하면 다수의 존경 보다는 흥미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호기심의 대상이니까 그 사생활이 관심거리가 되죠. 한마디로「스캔들」이라 해도 동기나 방법이 다수의 공감내지 동정을 받을때는 아름답게 미화할 수가 있어요. 인기스타의 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독자는 우선 친근미 느껴 송영수(宋榮秀)=그래서 일부러「스캔들」을 조작하는 유명인이 있대요.「스캔들」의 본고장은 역시「할리우드」일 것 같은데 그곳에선「스캔들」이 주는 타격보다 그로 인해 얻는 명성, 매명의 이익이 더 큰 것으로 계산되나봐요. 그예가「제임스·메이슨」의 자살극이지요. 연극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름은 났으니깐 이득을 봤다고 할는지…. 최희준=그런것은 외국에선 가능할지 몰라도 한국에선 불가능해요. 가령 인기있는 총각·처녀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한다고 전제합시다. 조금도 떳떳하지 못할게 없어요. 그런데 이게 「스캔들」이 되고 볼꼴 사나운 소문으로 변모해요. 미화(美化)가 아니라 추화(醜化)죠. MC=유명인의「스캔들」을 들을 때 실지로 어떤 느낌이 드나요? 방청석에서 한 말씀- 서현수=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밉다거나 싫어지기에 앞서 친근미를 느껴요. 별처럼 우리와 먼거리에 있는 인기인도 평범한 사생활을 갖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약간의 탈선쯤은 우선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김신숙=「스캔들」은 곧 인기의 척도가 될 것 같아요. 학교 안에서도「핸섬」한 남학생이나 미모의 여학생에겐 으레 뒷공론이 따르게 마련이거든요. 우리 연예인들도 멋진 소문을 존 대담하게 풍겨줬으면 좋겠어요.「스캔들」없는 유명인이란 겨자없는 냉면처럼 맛이 없어서-. 김태봉=얼마전 모「스타」부부의 이혼기사를 읽어봤어요. 각기 두번씩이나 이혼경력을 쌓게 되는 거니까 결코 아름답다거나 권장할 일이 못돼요. 그런데 뭔가 멋이 있어 보였어요. 「스타」란 그 사생활이 어떻게 표면화 하느냐는데서도 그 비중을 알 수 있어요. MC=「스캔들」없는 유명인은 멋이 없다는 발언이 나왔는데「펄·시스터즈」도 어떻게 멋진 소문이라도 뿌려 볼 생각은 없으신지? 배인순(裵仁順)=그렇지 않아도「스캔들」세례를 한번 받았읍니다. 보는 사람은 멋지다거나 흉하다거나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황당무계한 소문이 나돌때 정작 장본인의 기분은 그게 아닙니다. 완전히 기가 꺾여요. 처음엔 분한생각도 나지만 환멸과 좌절감 때문에 죽고 싶은생각밖에 없었어요. 인기인이 입은 상처는 생활까지 위협 매스·콤은 신중 기해주길 최희준=흥미중심의「매스·콤」이 때때로 불확실한「스캔들」을 보도하는데 생각할 문젭니다. 사람이 잘못해서 남에게 상처를 입혀도 폭행이니 과실치상이니 하는데 언론의 폭행은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와도 어쩌는 수가 없이 감수할 경우가 있어요. 가령 불확실한「스캔들」보도 때문에 한 유명인의 인기가 떨어지고 한가족의 생활이 구렁텅이에 빠진다고 생각해봐요. 전항(全恒)=결정적인 예를 흔히 볼 수가 있어요. 사실보도인지는 몰라도 간통했다는 한 유명인은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소속 협회서는 제명처분을 받아 활동무대를 완전히 박탈당하고 아주 매장된 일이 있어요. 송영수=「스캔들」때문에 매장된 예는 연예인 아니라도 많아요. 몇 년전 영국정계를 떠들석하게한「프로퓨모」사건만해도 한나라의 육군상이 완전히 삭탈관직당하고 초야의 몸이 되니않았습니까? 사건의 주인공인「킬러」가 그 뒤에 돈과 명성을 얻어 상반된 현상을 나타낸 건 확실히「아이러니」라 할 수 있지만…. 김정석=나는 역사상 가장 멋있는「스캔들」을 중세기(中世紀)「아베·랄브스」사건으로 생각합니다. 그때만 해도 서구(西歐)문화는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을때였는데 가장 명망있는 신학자이자 수도원의 신부였던「아베·랄브스」가 17세 수도소녀와 사랑에 빠진거예요. 자기 밑에 와서 수도하는 소녀를 농락했다고 교회는 그를 파문하고 추방했죠. 그는 뒤에『나의 불행했던 사랑 얘기』란 책을 냈는데 판금(販禁)된 이 책이 신부, 교직자들 사이에서「베스트·셀러」가 됐대요. 물론 숨어서 사본 지하(地下)「베스트·셀러」지만 . 그 책에 담긴 그 신학자의 사랑얘기는 지금 보아도「휴머니티」가 넘쳐 예술을 느끼게 해요. [ 선데이서울 69년 8/17 제2권 33호 통권 제47호 ]
  • 佛 새 고용법 적용대상 확대할듯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학생·노동계가 새 고용법의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10일 새 고용법의 수정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엘리제궁이 8일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10일 오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 대신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표 겸 내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하원 및 상원의 원내 대표를 중심으로 준비된 새 법 초안을 보고받은 뒤 이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논란이 되고 있는 기존 최초고용계약(CPE)의 적용 대상을 ‘26세 미만’이 아닌 전체 젊은이로 확대하는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새 고용법 중 CPE를 명시한 8조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나 르 몽드는 드 빌팽 총리가 CPE 철폐를 시사하는 문구를 새 법에 포함시키길 거부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다른 소식통들은 드 빌팽이 이 문구를 수용도, 거부도 하지 않았다고 전하는 등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CPE법을 공포하면서 일부를 수정하는 입법을 약속했으나 학생들과 노동계는 아예 이 법을 철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주말인 8일에도 학생들의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포에서는 여학생 2명이 데이비스컵 테니스 대회 준준결승전 경기장에 뛰어들어 경기가 일시 중단됐다.lotus@seoul.co.kr
  • ‘화성살인’ 단죄 가능할까

    ‘화성살인’ 단죄 가능할까

    화성 살인마의 단죄(斷罪)는 아직도 가능한가.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공포가 서서히 기억에서 잦아들어가던 1996년 10월 경기도 오산에서 한 여학생이 실종됐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오산에 사는 친구에게 간다며 집을 나선 김모(당시 17세·S여상 3년)양. 김양은 실종 9일 만에 오산시 지곶동 농로 옆의 시멘트 배수관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알몸에 입에 물려 있는 양말 등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피해자들과 흡사했다 지난 2일로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가운데 10년 전 오산에서 발생한 김양 살인사건을 화성 사건과 동일범이라는 관점에서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2011년 10월. 만약 동일범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김양 살해사건 범인 검거가 화성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두 사건에서 가장 유사한 점은 시체 유기장소와 살해수법. 김양이 발견된 곳은 시멘트 배수관으로 2차 피해자인 박모(25)씨의 시체가 발견된 농수로와 흡사하다. 사인도 화성 살인과 같은 경부압박 질식사였다. 손이나 도구로 목졸라 살해했다. 온몸에 흉기로 찌른 흔적이 20여곳이나 있는 것도 가슴에 흉기로 그은 상처가 있었던 8차 김모(14)양 사건과 비슷하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화성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건으로 봤다. 화성 사건은 범행장소에 시체를 유기했지만, 오산 사건은 다른 곳에서 살해한 뒤 시체를 옮겼다는 것이다. 두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고 있는 화성경찰서 최원일 서장은 “화성 연쇄살인처럼 손발을 결박하거나 음부에 피해자의 소지품을 집어넣는 등 난행한 흔적도 없어 동일범 소행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범행 장소와 피해자 거주지를 성급히 화성으로 국한짓는 바람에 동일범이 다른 곳에서 저지른 범행들이 묻혀 버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이런 의미에서 ‘화성 연쇄살인’이 아니라 ‘경기 남부 부녀자 연쇄살인’으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표 교수는 “범인의 활동범위를 이미 나타난 것보다 더 넓게 잡고 해당지역 안에서 발생한 여성 대상 미해결 살인사건은 모두 연쇄살인 의심사건으로 두고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커리어 우먼] 증권가 첫 여성임원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

    [커리어 우먼] 증권가 첫 여성임원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상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박미경(47) 마제스티클럽(PB센터 본점)부장의 사무실에서 전화 벨이 끊이지 않고 울렸다. “어머… 고맙습니다. 도와주신 덕분입니다.…”박 부장은 이날자로 상무보를 건너뛰고 상무로 고속 승진, 축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증권가 첫 여성 임원’이라는 신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여성 1호’는 지난 29년 직장생활에서 승진할 때마다 늘 붙었던 타이틀이자 훈장이다. ●늘 따라다닌 ‘여성 1호’ 박미경 상무는 프라이빗뱅크(PB) 영업본부의 총 책임자가 됐다. 여성 상무가 일반 기업이나 은행, 보험사 등에선 그렇게 생소하지 않지만 남성중심적 문화가 강한 증권가에선 신선한 충격이다. 더욱이 말 한마디에 따라 ‘큰 손’들의 수십억원이 오갈 수 있는 영업 분야에선 나중에도 흔히 보기 어려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회사측은 발탁 이유에 대해 “마포지점장, 여의도 PB센터장, 마제스티클럽 부장 등을 거치며 뛰어난 영업력을 발휘했고, 섬세한 관리력이 돋보였기 때문에 우수고객의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PB영업에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 상무는 지난 2000년 서울 마포지점장 발령을 받은 뒤 영업 실적을 순식간에 3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여의도 PB센터장 시절에는 그녀의 센터가 매분기마다 전국 최우수 점포로 선정됐다. 자그마한 키와 갸냘픈 몸매, 다소곳한 말씨의 그녀에게서 어떻게 그런 ‘위력’이 뿜어져 나오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남자되는 고시’와 신문 읽기 박 상무는 ‘똑똑한 여학생만 뽑았다.’는 서울여상을 거쳐 ‘최고 보수의 직장’이라는 투신사에 고졸 여사원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아무리 엘리트 회사의 똑똑한 여직원이라도 ‘결혼=퇴직’으로 이어지던 시절이다. 1980년대 중반 여직원에 대한 편견이 서서히 바뀌면서 그녀에게 이른바 ‘전직(轉職)고시’의 기회가 왔다. 전직고시란 여자 사원이 남자 직원 자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승진 시험으로, 당시 여직원들 사이에선 ‘신분 상승을 향한 고시’로 통했다고 한다.200여명이 응시해 2명을 뽑았는데 그녀가 합격했다. 여성 최초의 대리 승진과 함께 배치받은 곳은 홍보실. 영업 등 핵심 부서가 아니어서 이른바 ‘유리벽’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지만 그녀에겐 두번째 기회가 되었다. 유리벽은 ‘동등한 기회가 열려 있다고 하지만 막상 중심부에는 편견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승진에서의 남녀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과 구분된다. 10년 동안 홍보업무를 맡으면서 신문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홍보 업무는 그녀에게 3가지 강점을 길러주었다. 먼저 그녀는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과 내용을 효과적이며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터득했다. 또 홍보를 위해선 회사 금융상품의 특징을 정확히 알아야 했고, 경쟁사 상품도 꿰뚫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회사를 설명하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길러졌다. ●여성의 섬세함으로 ‘맞춤형 영업´ 박 상무는 “기왕 하는 일이면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모든 일을 꼼꼼하게 했을 뿐”이라며 “여성이면서, 처음이라는 희소가치도 영업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겸손해했다. 그녀는 “남성들의 변화무쌍한 인맥 문화에 휩쓸리지 않고, 술이나 골프 등 힘겨운 남성문화는 깨끗이 포기했다.”면서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고객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여성 후배들에게 “성형수술이나 명품 쇼핑은 잊어버리고 신문읽기 등으로 자신에게 투자하라.”고 충고한다. 그녀는 “진짜 부자는 허튼 생각을 하지 않고 절약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고 PB영업의 경험을 전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는 사람이 성공하는데, 기회를 제때 잡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직장 여성들은 종종 자신의 나이를 잊고 사는데, 축구선수 안정환씨의 어머니가 나보다 불과 한살 위라는 사실을 스포츠신문에서 읽고 ‘허걱’(인터넷상의 표현) 했다.”면서 웃었다. 그녀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박 상무가 오늘도 나이를 잊고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박미경 상무는 ▲1959년 서울 출생▲서울여상, 덕성여대 회계학과 졸업▲1977년 한국투자신탁 입사▲1988년 증권업계 최초 여성 사원의 대리 승진▲2000년 첫 여성 지점장▲2002년 첫 여성 홍보실장▲2004년 첫 여성 PB센터장▲2005년 마제스티클럽 부장▲2006년 4월 PB영업본부 상무
  • 경찰대·간호사관학교 입학규정 인권위, 남녀차별여부 직권조사

    국가인권위원회는 6일 경찰대학과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 차별조항을 두고 있는 데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경찰대는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미혼자일 것 ▲여학생은 모집정원 120명 중 10% 이내 ▲키 남자 167㎝·여자 157㎝ 이상 ▲몸무게 남자 55㎏·여자 47㎏ 이상 등을 응시요건으로 내걸었다. 간호사관학교는 키 157∼183㎝, 몸무게 45∼72㎏의 미혼 여성으로 응시를 제한했다.인권위 관계자는 “두 교육기관에서 벌어지는 성(性)이나 신체조건 등에 의한 차별을 해소할 계획”이라면서 “또 이번 조사를 계기로 경찰 여성간부의 비율이 높아져 경찰에 대한 성 역할 고정관념이 깨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21) 대학

    사회 생활을 하면서 대학교 입학연도인 ‘학번’은 대화 수단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학번을 통해 낯선 상대방의 나이를 파악하고,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어색한 대화를 풀어나간다. 학번을 통해 동질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대학동창은 중·고교만큼 오랜 친구는 아니지만 낯선 사람으로부터 발견하는 학번의 동질성은 큰 위안이 된다. 물론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이나 만학도에게는 실례일 수 있기 때문에 남발해서는 안된다. 서울은 명실상부한 ‘대학 교육의 메카’. 대한민국 명문 대학들이 대부분 서울에 자리를 잡고 있다. 때문에 팔도의 젊은이들이 청운의 꿈을 품고 서울 유학길에 오른다. ●대학생 51만명… 여학생 24만명 2005년 서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서울의 대학 수는 4년제 대학 41개교, 전문대 12개교, 교육대(서울교대) 1개교 등 모두 54개에 달한다. 학생 수는 4년제 대학생 44만 6599명, 전문대생 6만 6852명, 교육대생 2441명 등 모두 51만 5892명이다. 이 가운데 여학생은 23만 9949명, 남학생은 27만 5943명이다.4년제에는 남학생이 많았지만 교육대는 여학생(1870명)이 남학생(571명)의 3배가 넘었다. 전문대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각각 3만 3450명과 3만 3402명으로 비슷했다. 학생수는 4년제의 경우 고려대가 2만 840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연세대 2만 6681명, 서울대 2만 5741명, 한양대 2만 3310명 등의 순이었다. 학생수가 1만 5000명이 넘는 대학으로는 건국대, 경희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성균관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홍익대 등이다. 전문대는 명지전문대가 1만 2821명, 동양공전 1만 1847명, 인덕대학 1만 815명 등이다. 대학은 학생수가 감소하는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학생수가 꾸준하게 늘고 있다.4년제 대학은 지난 1999년 40만 8911명에서 4만명 가량 늘었고, 전문대도 6만 2166명에서 다소 늘었다. 교원수는 4년제 1만 3187명, 전문대 939명이다. ●가장 오래된 대학은 어디? 그렇다면 가장 오래된 대학은 어디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각 대학이 주장하는 설립 연도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건학 600년’을 맞는 성균관대는 1398년(조선 태조 7년) 국립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성균관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성균관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일 뿐 실제 정규 단과대학 설립 연도는 1946년이다. 연세대는 1885년 선교사 앨런이 고종의 명으로 세운 제중원(광혜원)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이화여대는 1886년 선교사 스크랜턴 부인이 만든 이화학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숭실대는 1897년 선교사 배위량이 개설, 평양에 교사를 신축 1905년 한국 최초의 대학이 되었으나 일제 탄압으로 1938년 폐교됐다.1954년 서울에 숭실대학으로 재건됐다. 한국인에 의해 설립된 최초의 근대적 교육기관인 고려대는 1905년 보성전문학교로 개교했다. 동국대는 1905년 불교계에서 세운 명진학교가 전신이다. 서울대는 1924년 설립된 경성제국대학을 모체로 하고 있으나 그 기원을 부정한다. 서울대는 국립종합대학안이 확정·공포된 1946년을 개교연도로 잡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나홀로 아빠’는 강하다?

    이혼이나 사별로 부모 중 한쪽만 있는 경우, 어머니와 함께 사는 학생들이 아버지와 사는 학생들보다 학력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양육을 맡는 것이 여러모로 더 낫다는 기존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다. 또 가족 해체로 받는 충격이 여학생보다 남학생쪽이 훨씬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려대 교육학과 김경근 교수가 중학교 3학년 학생 1564명을 조사해 작성한 ‘학업성취에 대한 가족해체의 영향’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은 곧 나올 교육사회학회지 2006년도 1호에 실린다.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교육수준, 재산, 사교육비 등 다른 조건이 모두 같을 때 어머니만 있는 학생은 양친이 모두 있는 학생들보다 석차 백분율이 10%포인트가량 낮았다.반면 아버지와만 사는 경우는 2%포인트밖에 안 낮았다. 이렇게 둘 사이에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들의 남다른 특성 때문으로 추정됐다.남성의 경우 이혼·사별 후 재혼하는 경우가 여성이 비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재혼을 하지 않는 아버지는 자녀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통해 가족 해체의 후유증을 줄이려 할 것이기 때문에 자녀의 성적하락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남학생의 경우 아버지의 부재가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친 가족 남학생에 비해 편모 가족 남학생은 석차 백분율이 무려 20%포인트나 낮았다. 반면 아버지와 사는 남학생은 7%포인트만 낮았다. 남학생와 여학생간에도 큰 차이가 났다. 남학생은 어머니와만 살든 아버지와만 살든 정도차는 있지만 학업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하지만 여학생은 양친 부모가 있는 경우와 거의 차이가 없고 친부와 사는 경우는 오히려 학업 성취도가 조금 높았다. 징계 경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편모가족의 경우 여학생은 2%가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반면 남학생은 그 비율이 무려 20%나 됐다. 김 교수는 “아버지만 있는 가족의 자녀들이 보살핌을 덜 받아 학업에 불리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면서 “어머니하고만 사는 남학생들이 아버지의 부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국 중학생 문장이해력 1위

    한국 중학생들의 문장 이해능력이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홍콩 언론이 4일 보도했다. 홍콩 중문대 캐서린 맥브라이드 교수가 전세계 43개국의 15세 중학생 19만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 방식에 따라 독서 능력을 비교한 결과다. 한 편의 문장을 읽고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비문해자(非文解者)’의 비율은 한국은 1.2%(남학생 1.5%, 여학생 0.8%)로 43개국 중 가장 낮았다. 비문해자의 비율은 한국에 이어 핀란드(1.5%), 네덜란드(1.9%), 캐나다(1.9%), 홍콩(2.7%)의 순으로 낮았다. 독서능력 비교에선 한국 중학생들이 525점(1000점 만점)으로 8위였다.547점을 받은 핀란드가 1위였다. 캐나다, 네덜란드,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홍콩이 뒤를 이었다. 영국은 9위, 일본은 10위였다. 독서능력은 평균적으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9% 높았다. 여학생들이 부모, 교사의 요구에 잘 따르고 남학생들은 스포츠 활동이나 컴퓨터 오락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중문대 연구팀은 학생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10% 올라가면 독서성적은 6%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해당 학생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가정내 장서량이 10% 증가하면 독서성적은 1%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홍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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