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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돈 주마” 뽀뽀한 목사…항소심서 유죄로 바뀌었다

    “용돈 주마” 뽀뽀한 목사…항소심서 유죄로 바뀌었다

    자신이 관리하던 청소년 공동생활 시설에서 여학생들을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목사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백승엽)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추행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여름 대전에서 모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이곳에서 지내는 10대 여학생들에게 “용돈을 주겠다”며 ‘뽀뽀’를 하는 등 2018년까지 여학생 3명을 상대로 모두 15 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학생들이 부적절한 신체 접촉에 거부감을 보이는 데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다른 시설로 간 피해자 중 일부가 그동안 감사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은 추행에 고의가 없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1심 재판부는 “A씨는 어린 시절부터 학생들과 친밀감 표시 등으로 스킨십을 했고, 그의 행위가 사회 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접촉으로 보기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일반적인 애정 표현의 정도를 훨씬 넘었다”고 원심을 뒤집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어릴 때부터 자신들을 보살핀 A씨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메시지를 보낸 학생들 태도만 놓고 추행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아동복지시설 운영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보호하는 아이들을 껴안거나 뽀뽀하는 등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추행을 반복적으로 저질렀다. 다만 장기간 친부 못지않게 양육하고 시설 내 여러 복지에 신경을 많이 써 온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 “어린 학생에게 평생 기억” 20대 성 착취범에게 중형 선고

    “어린 학생에게 평생 기억” 20대 성 착취범에게 중형 선고

    어린 여성 청소년들에게 또래인 척 접근해 성 착취를 일삼은 20대가 대법원의 파기환송심에도 불구하고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2부(견종철 부장판사)는 10일 A(26)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항소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12월 28일 오전 1시 50분쯤 고민 상담 앱에서 여성 청소년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적인 대화를 유도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신체 노출 사진을 찍게 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12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추행하거나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등 성적 학대를 했다. 이튿날 또 다른 여성 청소년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접근해 17일 동안 무려 150회에 걸쳐 신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하는 등 성 착취 범죄를 저질렀다. A씨는 성 착취물을 바로 전송하지 않으면 얼굴 사진과 성적인 대화 내용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피해자들을 옭아맸다. 1·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어린 피해자들의 약점을 잡아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한 자가 그 음란물을 소지하는 경우 음란물소지죄는 음란물 제작·배포죄에 흡수된다”며 소지죄까지 처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다시 살핀 재판부는 “피의자는 범죄에 취약한 어린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음란 행위를 강요해 이들이 평생 가져갈 기억을 남겼지만, 별다른 피해 회복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이 사건의 법리적인 부분을 파기했지만, 전제적인 죄질은 바뀌지 않았다”며 “다른 사건과 비교해도 형량이 높지 않아 형을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 [여기는 중국] 미성년 여제자 노린 ‘검은 손’..성범죄 교사에 사형 선고

    [여기는 중국] 미성년 여제자 노린 ‘검은 손’..성범죄 교사에 사형 선고

    중국에서 초등생 여제자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50대 교사가 사형을 선고 받았다.  4일 중국 시나닷컴 등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가해 남성 A씨는 장쑤성 옌청시 샹수이현의 초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하면서 3명의 초등생에게 총 2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다. A씨로부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성적 착취를 당한 초등생 3명은 사건 당시 12세 미만의 미성년자였다.  또, A씨는 15명의 여제자들에게 3년 동안 총 230여 차레 강제 추행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A씨에게 강제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들은 모두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확인됐다.  A씨의 파렴치한 행각은 지난해 중순 그가 여제자의 엉덩이를 만진 후 이를 알게 된 학부모로부터 보상금 10만 위안의 청구를 받으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당시 A씨는 해당 보상금을 부담할 수 없으며 정당한 체벌행위에 대해 오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다수의 피해 사례가 추가로 신고되면서 반전됐다. 한 때 A씨를 두둔했던 일부 학부모들과 학교 운영위원회 측도 A씨가 자행한 끔찍한 성범죄가 드러나자 그의 교사자격증 박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는 등 선 긋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52세의 A씨는 지난 2009년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2017년 9월부터 문제의 학교에서 담임 교사 겸 국어 전담 교사로 근무했다.  A씨와 그의 아내 두 사람은 주로 학교에서 제공한 기숙사에 거주했는데, 사건 직후 A씨의 아내는 남편의 범행을 믿을 수 없으며 평소 그가 다정한 남편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아내는 법원의 사형 판결이 선고된 직후에도 남편의 범행 사실에 대해 일관되게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했던 관할 인민법원은 최종 판결문을 통해 A씨가 지난 2017년 9월 학교에 부임한 직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자신의 신분을 악용해 최초 피해자 홍 모 양 이외에도 11세의 여학생을 번갈아 가며 성폭행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또 A씨는 교실과 사무실 등지에서 미성년 여학생 여러 명을 성추행하기도 했다.  A씨의 범행을 직접 목격한 이들 중에는 그의 제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자는 “A씨가 자주 홍 양과 샤오핑 양 등 두 명을 자신의 기숙사 방과 빈 교실로 불러 가는 것을 목격한 적이 많다”면서 “그 외에도 강의동 3층의 빈 강의실과 계단 입구, 교탁 아래에서 학생들의 몸을 더듬는 등의 행각을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증인으로 나선 제자들 역시 “교사는 피해 아이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호출하면서 주로 교과서와 시험지 등을 가지고 했었다”면서 “하지만 선생님이 남학생을 부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고, 주로 피해 여학생들만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공간으로 불렀다. 피해를 입은 친구들 모두 12세 미만의 어린 나이에 A씨로부터 강압적인 성착취를 당했는데, 이 친구들 모두 당시엔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어렸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으로 규정, A씨의 범죄와 죄질이 중하고 사회적으로 끼친 악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A씨가 비록 자백은 했으나 사형을 선고한다고 선고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감형없는 사형과 정치 권력의 종신 박탈, 아동 추행죄에 대한 추가 선고로 징역 15년 등을 추가 판결했다. 
  • ‘생리불순’ 우려에 18세미만女 접종 주저…“대부분 다음달 정상화”

    ‘생리불순’ 우려에 18세미만女 접종 주저…“대부분 다음달 정상화”

    전국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12~17세 청소년들에게도 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와 여학생들은 ‘생리불순’ 등의 우려에 따라 접종을 주저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같은 우려에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부분이다”며 접종을 권했다. 이 교수는 이날 중2 딸을 둔 학부모 A씨가 “생리불순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 정말 백신 영향인지, 있다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건지 되게 궁금하다”고 하자 “저에게 오는 외래 여성환자 중에서도 생리불순, 부정출혈 관련한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그 달 빼놓고 그 다음 달부터는 생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부 차원에서 백신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생리불순 발생비율이 다른가 조사하고 있다”며 “외국 사례도 그렇고 우리 사례도 그렇고 아직까지 ‘큰 차이가 있다’는 보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리불순과 백신과 인과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다”는 것으로 너무 염려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생리불순에 관한 우려 현상에 대해 이 교수는 “SNS에 이런 얘기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언론도 이 부분을 집중부각, 학부모들을 우려하게 만든 것 같다. 통계 숫자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사람인 것처럼 비칠 수 있다”라며 “적은 사례가 부풀려져 공포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접종에 참여해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현재 12~17세 소아청소년, 임신부를 대상으로 기본접종이 시행 중이다. 4일 발표 기준 12~17세 소아청소년 1차 접종률은 19.2%, 접종 완료율은 0.6%다.
  • 제 92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식 개최

    국내 3대 독립운동으로 꼽히는 학생독립운동 92주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국가보훈처는 3일 광주 서구 학생 독립운동 기념탑에서 유은혜 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과 독립유공자,유족,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진행했다.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은 주제 영상,헌화·분향,기념공연,’학생의 날‘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40분간 진행됐다. 국민의례는 학생 독립운동에 직접 참여한 독립유공자의 후손과 학생 독립운동 참여학교 학생들이 함께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문은 육군 제2공병여단 나성원 상병이 낭독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나 상병은 외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가 모두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지난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고 군에 자원입대했다. 기념공연에선 학생독립운동이 발단이 돼 활동한 고 박준채 애국지사의 옥중수기를 광주제일고 후배 학생이 낭독하고,가수 이소정과 광주 학생연합 뮤지컬팀이 ’나의 영웅‘을 합창했다. 가족 6명이 독립운동을 했던 가문의 독립운동가 고 강해석 애국지사가 과거에서 돌아와 학생 독립운동 이야기를 미래세대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영상공연도 펼쳐졌다. 유 장관은 “이 자리에 서니 조국의 독립을 위해 결의를 다지던 그날의 함성이 귓가에 들려오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역사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청년들의 용기가 만들어낸 역사”라고 말했다. 학생독립 운동은 1929년 10월 30일 광주-나주 간 통학 열차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댕기 머리를 한 조선 여학생들을 희롱하자 광주 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학생들과 일본인 학교인 광주중학교 학생들이 충돌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며칠 후인 11월 3일 일왕 생일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광주 시내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고,이듬해 3월까지 전국 300여 개 학교에서 5만4000여 명의 학생이 동맹 휴교와 시위 운동에 참여했다.
  • [여기는 남미] 치마 입고 등교한 남학생 논란 “교복규정, 남자에게 불리”

    [여기는 남미] 치마 입고 등교한 남학생 논란 “교복규정, 남자에게 불리”

    남학생이 치마를 입고 등교한 학교의 경직된 교복 규정이 도마에 올랐다. 날씨에 따라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발단이 된 사건은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의 한 고등학교에서 최근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남학생은 최근 치마를 입고 등교했다. 학생은 인터뷰에서 "정문을 통과할 때 복장검사가 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 "수업이 시작된 후 규율교사가 부르더니 이유를 묻더라"고 말했다. 규율교사는 "앞으로는 치마를 입고 등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지만 벌점 등 추가조치는 없었다. 한 학생이 치마를 입을 남학생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되자 현지 언론은 경위를 취재했다. 사연을 알고 보니 무더위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었지만 유독 남학생에게만 경직된 교복 규정이 도마에 오르면서 아르헨티나 사회에선 뜨거운 논란이 빚어졌다. 남학생이 치마를 입고 등교한 건 과도하게 엄격한 교복 규정 때문이었다. 학교는 여학생들에겐 치마나 바지 중 선택을 허용하지만 남학생에게 반바지 착용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규정에 맞춰 교복을 입지 않은 학생은 등교해도 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 더위에 유난히 약한 문제의 남학생은 "(치마를 입고 들어간 날) 긴바지를 입기엔 너무 날씨가 더웠다"면서 "학교에 들어가려면 치마밖에 옵션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바지를 입고 집을 나선 남학생은 학교 주변에서 반바지 위에 치마를 걸치고 학교에 들어섰다고 한다. 반바지를 입은 남학생들을 걸러내는 엄격한 학교지만 치마를 입은 남학생은 어떤 제재도 당하지 않았다. 남학생은 인터뷰에서 "젠더의 문제가 아니며, 나 또한 치마를 입긴 싫다"면서 "다만 더위를 견딜 수 없어 치마를 입었는데 일이 커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젠더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날씨가 더워 치마를 입은 것뿐이라는 남학생의 입장이 언론에 통해 확인되자 아르헨티나 사회에선 "지나치게 경직된 교복 규정이 남학생에게 치마를 입게 만들었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남학생들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비판적 여론이 거세게 일자 결국 학교는 교복 규정을 보다 융통성 있게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장 알레한드라 라보르데는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없지만 규정을 개정하거나 운영의 묘를 살려 앞으론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여학생 스타킹 성욕 일으켜” 교감 무죄 ‘반전’…대법까지 간다

    “여학생 스타킹 성욕 일으켜” 교감 무죄 ‘반전’…대법까지 간다

    항소심, 원심 파기하고 무죄 선고“피해자가 오해나 착각했을 가능성”검찰, 판결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 수련회에서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교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오창섭)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성희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등학교 교감 A(6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 열린 수련회에서 다수의 여고생에게 “여학생들이 스타킹을 신는 것은 남자 선생님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는 발언을 해 학생 B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벌금 3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다. A씨가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여학생’, ‘남자 선생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 같은 단어만 기억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 못 한다. 시간이 지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오해 또는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수련회 발언 내용이 상당히 이례적이고, 예민한 여고생들에게 충격적인 것이 자명한 것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다면 당연히 다른 학생들도 기억했을 것”이라며 “다른 여학생과 여교사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이 땅 살리는 건 돌봄·여성주의… 조급하지만 않으면, 연대는 가능”

    “디지털 시대, 나는 스토너처럼 무지하고 무능한 선생이었다.” 최근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임옥희(65)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이사가 퇴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밝힌 소회다.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속 주인공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농과대학에 입학했다가 영문학으로 전공을 바꿔 ‘꼰대 교수’로 늙어 간다. 30여년간 페미니즘 교육자이자 저술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에게서 듣는 뜻밖의 변이었다.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여이연에서 만난 그는 말했다. “제 딴엔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으른 선생이 된 스토너가 저랑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5년부터 메갈리아, 워마드 같은 친구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어떻게 생존에 관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지, 나는 몰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그때 내가 해야 할 일정 정도의 책임을 완전히 방기하고 살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가방끈 긴 사람으로서 페미니즘 운동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 힘이 되길 바랐지만 그것이 요즘 세대의 페미니즘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젠더 갈등’ 성평등 격차 본질은 자아상 분열 그의 반성이 무색하게,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은 그에게 빚진 바가 많다. 1997년 여이연을 만든 이래 그는 70여권의 페미니즘 저서와 번역서를 펴냈다. 그 시절 그가 듣던 세간의 평은 ‘이론 수입상’이었다. 한국의 가부장제를 바꾸는 데 필요하다 여겼던 ‘낯선 시선’의 책은 종종 “한국 현실과는 동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대중들에게 가닿기도 전에 절판이 됐다. 그래서 최근 EBS의 주디스 버틀러 강연을 둘러싼 ‘논란’은 그에게 오히려 놀라운 일이다. ‘퀴어 이론’의 창시자인 버틀러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등에서는 “소아성애와 근친상간을 옹호하는 인물”이라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이것이야말로 앞서 나가려니까 뒤로 당기는 ‘백래시’인데요. 제가 2000년에 처음 버틀러를 소개했을 때는 사람들이 (버틀러를) 잘 몰라서 뒤로 안 당겼어요. 근데 지금은 알 만한 사람은 어느 정도 안다는 거고요. 그건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만만치 않은 지적 자본을 축적해 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일련의 백래시에 대응하는 그의 자세는 ‘단호함’이다. “겁먹으면 더 심하게 하거든요. 대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의 수준과 성숙된 분위기가 필요해요. 공영방송으로서 EBS는 그걸 보여 줬다고 생각하고요.” 오늘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이슈가 ‘젠더 갈등’으로 환원되는, 극심한 성평등 인식 격차의 본질은 뭘까. 그가 대학 강의실의 학생들에게서 느꼈던 현실은 “토론은 해도 자기의 속내는 말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프라인 강의실에서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으로 얘기하고, ‘온라인 자아’로는 커뮤니티에 악플을 쓰는 분열된 자아상이다. “지금 매체 자체가 다인격, 분열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그 두 개의 분열에 대해서 그다지 부담을 안 느껴요. ‘본캐’와 ‘부캐’처럼 쓰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돌아서면 에타(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가서 악플을 쓰는 친구들도 수업 시간에는 친절한 얼굴로 예의 바르게 얘기하고요. 실상은 온라인 자아가 ‘본캐’인 거죠.” 여성이 ‘진짜 경쟁 상대’로 급부상한 시대에 상처받은 남성들의 분풀이는 쉽게 주변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향한다. “수업 시간에는 가만히 있다가 온라인에서는 여학생들 품평회를 하면서 자신의 힘을 확인하는 것 같은데요. 내 맘대로 안 되는 세계 질서에서 여자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그러나 그의 생각에 여성들은 확실히 남성들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여성들은 4B(비연애·비섹스·비결혼·비출산)를 말하면서 독립된 주체로서 살고자 해요. 더이상 자기 연민으로 힘들어 하는 남자들을 위로해 주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거죠.”●흩어졌다가 이슈 따라 모이는 ‘연대’ 나서야 그는 지난해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입학 거부 사태로 더욱 가시화된 ‘래디컬 페미니즘’(펨)에 대해서도 말했다. 생물학적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며 여성 의제에 다른 이슈를 끼워 넣지 말라는 주장에 대해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던 사회주의 구호처럼 ‘만국의 여자들이여, 단결하라’보다 강력한 구호는 없어요. 소위 ‘펨’이 가진 힘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발목 잡히는 부분도 있는 거죠.” 모두는 다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데, ‘한 번 여자는 끝까지 여자’일 것이라고 믿는 단호함의 실체와 ‘여성’의 정의는 무엇인지 그는 궁금하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펨의 주장은 가부장제가 보여 준 차별화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미러링’이다. ‘하나의 여성’이 갖는 단결력을 제하고 과연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당장의 성과를 내야 할 것처럼 조급하지만 않으면, 잊혀지지만 않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흩어졌다가 이슈에 따라 모이는 방식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다름이라는 것 자체를 그 사람 정체성으로 인정해 주면서요.” 대선 D-150여일. 모든 이슈를 대선이 집어 삼킨 시점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3년 전 언론 인터뷰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까지 ‘페모크라트’가 생산됐다가 이후 페미니즘이 곤두박질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뜸 ‘이준석 현상’을 들고 나왔다. “한국 사회에서 혐오를 정치적 자원으로 들고 나온 게 ‘이준석 현상’이라고 봐요. 이준석이 2021년에 거대 정당의 대표가 됐고, 이준석을 밀어 올린 세력이 젊은 남성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2030년쯤이라고 한다면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2050년이면 충분히 나올 수 있겠구나 싶어요.” “왜 2050년인가”라는 반문에 그는 이어 말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2050년까지 100만명을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하잖아요. ‘지구는 버리고 갈게. 너네는 쓰레기통에서 잘 살아’ 이거죠(웃음). 훼손된 땅을 다시 살려 낼 수 있는 건 돌봄과 여성주의 말고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건 디스토피아인가요, 유토피아인가요?”, “디스유토피아죠.” 그가 ‘찡긋’ 웃었다. ■ 임옥희 이사는 경희대 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재직했다. 1997년 현대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임 ‘여성문화이론연구소’를 열어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퀴어 이론’의 대가 주디스 버틀러, 레즈비언이자 사도마조히스트인 문화인류학자 게일 루빈, 사회주의 페미니스트인 낸시 프레이저 등 급진적인 영미권의 페미니즘 담론을 한국에 소개했다. ‘채식주의자 뱀파이어’(2010), ‘젠더 감정 정치’(2016) 등의 저술을 통해 한국 사회의 젠더 지형을 조명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그의 꿈은 페미니스트 이야기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식물의 언어’도 배우고자 한다. “최소한으로 사는 줄 알았던 식물이, 인간을 바이러스로 이용하며 살아남기 위한 ‘이코노미’를 열심히 짜요. 식물과 함께 살기 위해서 그런 언어들을 배워 보고 싶어요.”
  • 日 트와이스 춤, 獨 BTS 떼창… 케이팝으로 하나 된 세계

    日 트와이스 춤, 獨 BTS 떼창… 케이팝으로 하나 된 세계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코로나19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없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고교 3학년 마지막 여름방학이 저희들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10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이소고공회당에서 열린 ‘제1회 수도권 1도3현 중고생 케이팝 커버댄스 대회’ 현장. 더듬거리지만 최선을 다해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한 지바현립가시와이고교 여학생 7명이 선택한 곡은 트와이스의 ‘MORE&MORE’(모어 앤드 모어). 청바지에 크롭티로 의상을 맞춘 여학생들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걸그룹 못지않은 군무를 선보이자 장내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열린 커버댄스 대회는 주일본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가나가와한국조합교육원이 주관해 열렸다. 일본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케이팝을 통해 한국어 및 한국문화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열렸다. 도쿄도와 가나가와현, 지바현, 사이타마현 등 일본 수도권 중·고교생 302명(31개팀)이 지원, 온라인 심사를 통과한 13개팀이 이날 본선 무대에 올랐다. 박기천 나가노한국교육원장이 한국어 부문을, 그룹 마마무 소속사인 RBW 관계자가 댄스 부문을 심사했다. 참가자들은 열심히 외워 온 듯한 다소 서툰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좋아하는 한국 음식을 물은 박 원장의 질문에 “떡볶이”를 꼽은 지바현립가시와이고교의 한 여학생은 박 원장이 ‘떡볶이는 어떤 맛이죠’라고 다시 묻자 “매운맛이에요”라고 답하는 등 간단한 문답이 이뤄졌다. 참가자들이 서툴지만, 열심히 한국어로 표현하려는 모습에 장내 웃음이 이어졌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서울에 가서 댄스 공연을 보고 싶다”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NCT, 블랙핑크 등의 케이팝 커버댄스가 잇따라 펼쳐지는 가운데 일본에 케이팝 붐을 일으켰던 트와이스를 커버하는 참가자들이 유독 많았다. 혼자 출전한 여학생 고코나는 “중학생 때 트와이스를 보고 케이팝을 듣게 됐다”고 소개하며,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케이팝에 대한 열정은 일본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8일(현지시간) 밤 독일 뒤셀도르프 도심의 쾨 나이트클럽에서 ‘코리아 나이트’ 행사가 열렸는데, 1000명에 가까운 10~20대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의 곡에 맞춰 떼창을 하는 장관을 연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행사를 개최한 진엔터의 이상훈 대표는 “예전에는 케이팝이 특정 인구에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면 이제는 저변이 확대되고 메인스트림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해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올해 공과대학 입학한 대학생 4명 중 1명은 여학생

    올해 공과대학에 입학한 대학생 4명 중 1명이 여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공개한 ‘50년간 여자 공대생 입학 수 및 비율’에 따르면 올해 공과대학 신입생 중 여학생은 총 2만 2956명으로 전체의 24.5%였다. 공대 신입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1970년 95명(1.1%)로 1970년대에는 1% 정도에 불과했으나 1980년 532명(2.0%), 1990년 3799명(8.8%), 2000년 1만 6781명(19.0%) 등 꾸준히 증가했다. 2011년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데 이어 올해까지 줄곧 2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학계열 세부 전공별로 여학생 입학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조경학으로 46.4%였으며 섬유공학(45.6%), 화학공학(41.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여학생 입학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자동차공학으로 6.5%에 그쳤으며 기계공학(8.3%)이 뒤를 이었다. 대체로 여학생들은 조경학과 섬유공학, 화학공학, 광학공학, 도시공학, 건축학 등을 선호하며 자동차공학, 기계, 항공, 전기공학 등은 아직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설명했다. 올해 서울 소재 주요 대학 10개교(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기준으로 공학계열 전체 입학자 중 여학생 비율은 25.0%였다. 한국외대(34.4%), 경희대(29.5%), 한양대(28.1%), 고려대(26.6%), 연세대(25.5%), 중앙대(25.2%) 등이 전국 평균(24.5%)보다 높았으며 서울대는 12.7%로 낮은 편이었다. 대학 전체 공학계열 재적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20.4%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전체 입학자 중 여학생의 비중이 25% 내외를 유지하고 있고, 취업률에서 공학계열이 다른 계열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공대생 중 여학생 비율은 25% 수준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주현영 인턴기자’가 웃기지 않을 때… “먼저 힘을 실어 줘라”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주현영 인턴기자’가 웃기지 않을 때… “먼저 힘을 실어 줘라”

    미국인들이 사랑했던 코미디언 놈 맥도널드가 최근 세상을 떠났다. 사람들은 생전에 그가 등장했던 코미디 영상들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그의 유머 감각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그런데 그중에 그가 뉴스앵커로 등장해 여자와 남자의 교통사고 유형 차이를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가벼운 사고는 여성이, 사망 사고는 남성이 더 많이 낸다”고 말하는 그의 뒤로 통계 숫자를 보여 주는 원그래프가 등장하는데, 한눈에 봐도 각 항목의 퍼센트 숫자를 합하면 100이 넘었다. 맥도널드는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숫자가 이상하죠? 여자가 계산해서 그렇습니다.”하지만 사람들이 이 농담을 지금도 좋아하는 이유는 이게 1997년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똑같은 농담을 요즘 코미디언이 했다면 웃음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을 거다. 일단 “여자가 계산해서 그래프 숫자가 이상하다”는 말에 대해서는 ‘여학생은 수학을 못한다’는 지난 세기의 선입견을 갖고 있어야 웃든, 화내든 할 텐데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21세기에 ‘여자는 단순한 산수도 못한다’는 얘기는 그냥 무의미한 소리로 들린다. 하지만 1997년도에는 어땠을까? 여성 청중도 남성들과 똑같이 그 농담을 즐길 수 있었을까?이 코미디가 나온 건 1997년이었다. 여성 비하적인 농담에 방청석에서 여성들이 큰 소리로 야유를 보냈다. 맥도널드는 기다렸다는 듯 “화내시는 분들이 있는데, 방금 한 농담은 여성 작가가 썼습니다”라면서 “이제 웃어야 할지 화내야 할지 모르겠죠?” 이 말에 사람들이 다같이 크게 웃자 그는 재빨리 “하하, 농담입니다. 저희는 여자 안 뽑아요.” 물론 마지막에 한 말은 농담이었고, 사람들은 뒤통수를 맞은 듯 또 한번 웃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두고 줄타기를 하면서 청중의 감정을 갖고 노는 맥도널드의 솜씨를 잘 보여 주는 예다.●여성 비하 농담 야유에 “여성작가가 썼어요” 인류 역사 내내 코미디언은 남성이었고, 여성은 농담의 소재, 혹은 대상으로 존재했다. 고고학자들이 찾아낸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농담들도 하나같이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다. 가령 BC 1600년에 기록됐다고 하는 고대 이집트의 농담은 이렇다. “파라오를 즐겁게 해 드리는 방법은? 그물만 걸친 여자들을 나일강에 넣고 파라오에게 낚시를 권한다.” 이게 왜 웃긴 건지 모르는 건 나 같은 현대인만은 아닐 거다. 나는 고대 이집트 여성들도 이걸 듣고 웃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의 귀한 자원을 써 가면서 기록에 남긴 걸 보면 적어도 고대 이집트 남성들은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여성의 수학 실력과 고용 문제를 소재로 한 맥도널드의 농담은 여성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던 1990년대 사회(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를 ‘여성 비하적인 무례한 남성’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묘사한 것이다. 즉 그 농담을 하는 주체는 ‘미국 남성 사회’인 것이다. 하지만 그걸 다 이해해도 여성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아무리 고차원적인 사회 풍자라고 해도 결국 여성들은 자신이 소재가 된 농담에서 남성들이 웃는 걸 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농담의 주체와 객체’라는 문제가 등장한다. 맥도널드의 농담이 별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그의 캐릭터가 무례한 남성 중심 사회를 상징한 것이니 여성도 웃을 수 있다는 당시 기준의 공감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이 공감대는 빠르게 변했다. 가령 미국 코미디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오피스’(The Office·2005~2013)는 상황 파악이 느리고 ‘PC한’(정치적으로 올바른) 것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 마이클 스콧이 자신이 지점장으로 일하는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들과 부딪치는 일을 다루는 시트콤이다. 내용이 그렇다 보니 주인공의 온갖 부적절한 언행이 웃음거리가 된다.●美 시트콤 ‘오피스’ 요즘과 코드 안 맞아 2011년에 방송된 한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작은 눈에 돌출된 이빨을 한, 20세기 중반 서양에서 많이 사용한 일본인 혹은 동양인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직원들은 상상도 못할 행동을 하는 상사를 애써 무시하려 하고, 그의 뒤에서는 아시아 여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본다. 이 시트콤에 출연한 인도계 미국인 여성 코미디언 민디 케일링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오피스’에 출연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기는 하지만, “요즘이라면 방영되기 힘든 장면이 많다”고 했다. 10년 만에 사회적 분위기가 그만큼 변한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다시 시작한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는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한 ‘주현영 인턴기자’가 화제가 됐다. 많은 사람이 20대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말투부터 몸짓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박수를 보냈지만, 동시에 “20대 여성을 미숙하고 철없는 존재로 묘사하고 웃음거리로 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도 20대지만, 학교 발표나 면접 때 저러는 애 많지 않냐”며 “웃긴 건 사실”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을 비웃는 유머는 정말 지긋지긋하다”며 누가 저런 말소리와 태도를 시키고 가르쳤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 다시 맥도널드의 농담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여성 비하적인 농담을 한 후에 “이 농담은 여성 작가가 썼다”는 말로 청중의 입을 다물게 했다. 흑인들은 흑인 비하적인 표현을, 아시안들은 아시안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소위 ‘당사자성’을 들고나온 것이다. 물론 그것 자체도 농담으로 사용했지만, SNL의 인턴기자 역을 연기한 주현영 배우는 20대 중반의 여성이기 때문에 자신의 세대를 묘사하는 그에게는 당사자성을 부여하는 게 사실이다. 이 코미디가 던지는 화두가 간단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美 코미디 원칙 “다 같이 기분 상하면 된다” 이 코미디가 축제 기간 중에 대학교 캠퍼스에 등장했다면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았을 게 분명하다. 대학생들은 자신의 다소 우스운 모습과 딱한 처지를 풍자한 연기에 박수를 보냈을 거다. 문제는 이 코미디가 전 국민을 상대로 방송됐다는 것이고, 이 연기를 보면서 웃은 사람들 중에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이나 자기 회사에 지원했던 학생들을 떠올리면서 “똑같아, 똑같아”를 외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사회에서 힘이 없는 특정 집단을 나머지 사람들을 웃기는 소재로 삼는 코미디는 아무리 성공해도 비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럼 ‘주현영 인턴기자’를 재미있게 봤다고 박수를 친 사람들(이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도 많다)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이들은 그리고 젊은 여성들도 나이가 많은 세대를 얼마든지 놀릴 수 있고, 나이든 세대를 놀리는 코미디도 많기 때문에 이 정도의 묘사에는 상호성(相互性)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코미디계에서는 이를 “모두 평등하게 기분을 상하면 된다”는 원칙으로 불리고, 미국 SNL이 이런 원칙으로 모든 인종, 젠더 집단을 희화화한다. 하지만 유머 코드만큼 특정 문화에 고유한 것도 드물어서 같은 서양 국가들 사이에서도 코미디와 농담은 쉽게 먹히지 않는다. 미국식 코미디를 한국이 반드시 좋아할 이유는 없다. ●美 ‘민스트렐’ 약자 조롱 저질 코미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현영 인턴기자를 즐겁게 봤다면 20대 여성이 그 정도의 약자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있다. 그들은 한국 사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취직한 여성들이 가벼운 코미디의 소재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견해는 각자 다를 수 있지만, 코미디와 웃음은 항상 집단 내의 권력 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을 검게 칠한 백인 배우들이 흑인을 코미디 소재로 삼은 19세기 미국의 민스트렐(minstrel)은 약자를 조롱하는 저질 코미디였고, 유럽 봉건 영주의 궁정에 소속된 제스터(jester·어릿광대)는 왕을 공개적으로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게 허락된 유일한 사람이었다(앞서 이야기한 고대 이집트의 농담도 잘 보면 파라오에 대한 조롱의 언더톤이 보인다). 그렇게 봤을 때 현대사회에서 20대 여성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고 모두가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누가 보기에도 약자가 아닌 힘있는 집단으로 만드는 것이다. 젊은 여성뿐 아니라 놀리고 싶은 집단이 있다면 그들에게 먼저 사회적, 경제적 힘을 실어 주고 그다음에 농담의 소재로 삼으면 그들도 싫은 소리 안 하고 함께 웃을 거다. 오터레터 발행인
  • 라이터 모양 카메라로 여자화장실 불법 촬영 20대 징역 2년 6개월

    라이터 모양 카메라로 여자화장실 불법 촬영 20대 징역 2년 6개월

    수십 차례 용변 보는 여성들 불법 촬영버스서 여학생 다리 등 신체 몰래 찍기도성매매 업소서 성행위 장면도 수백건 촬영여자화장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눈에 띄지 않은 라이터 모양의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용변 보는 여성들을 수십 차례 불법 촬영하고 버스 안에서 여학생들의 다리 등 신체를 몰래 촬영한 20대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의 여성들이 피해를 입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는 26일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 용인시의 한 노래연습장 건물 화장실에 라이터 모형의 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뒤 17일간 27차례에 걸쳐 여성들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카메라를 이용해 버스 안이나 버스 정류소 등지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다리를 찍는 등 여성 5명의 신체 부위가 담긴 동영상 11개를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또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성매매 업소를 다니면서 성매매 여성 12명의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 300여 개를 몰래 찍은 혐의도 있다. 박 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불특정 다수의 여성이 사용하는 화장실에 침입, 용변을 여성들의 모습을 여러 차례 동영상 촬영한 것 등으로 죄책이 무겁다”면서 “피고인이 라이터 모양의 소형 카메라를 미리 준비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 탈레반, 중고교 남학생만 등교 재개…“결국 여대생도 소멸”

    탈레반, 중고교 남학생만 등교 재개…“결국 여대생도 소멸”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던 탈레반이 중등교육을 재개했지만 여학생의 등교는 배제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탈레반 과도정부 교육부는 이날 중등학교(7~12학년) 남학생의 수업이 18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학생의 등교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또 교사도 남교사만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내 중등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것은 지난달 중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탈레반은 20년 만의 재집권 후 전국적으로 휴교령을 내린 뒤 이달 초 일부 대학교 수업을 재개하고 초등학생의 등교도 허용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남녀가 따로 강의를 듣도록 했고 여의치 않을 경우 커튼으로 남학생과 여학생 좌석을 분리했다. 또 여학생은 여성 교원에게서만 교육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교원 수급이 어려우면 ‘노인 남성’ 교원에 한해 여학생의 강의를 허용했다. 탈레반의 교육부 장관 압둘 바키 하카니는 지난달 말 아프간 전통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에 참석해 “아프간 국민은 남녀 혼합 없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고등교육을 계속 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탈레반은 중등학교 수업 재개에 대해선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등교를 보류해왔다. 현재 지구상에서 여성이 중등교육을 받지 못하도록 배제하는 국가는 없다. 탈레반이 이른 시일 내 중등학교 여학생의 등교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아프간이 중등교육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이번 조치는 탈레반이 처음 집권했던 1996~2001년 여성의 교육을 사실상 금지했던 방침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여성은 교육은 물론 취업 기회도 박탈됐고,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었다. 이 시절 아프간에서 근무했던 한 전문가는 “이슬람에서는 교육과 문맹 퇴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탈레반이 이슬람 율법을 근거로 여학생 교육을 금지할 순 없었다”면서 “대신 그들은 ‘보안 문제가 개선되면 여학교를 열겠다’고 했지만 결코 학교를 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면서 이전과 달리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탈레반의 공언이 무색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록 남녀 분리 조치 하에서 여성의 고등교육(대학)을 허용했다지만 여학생들의 중등학교 등교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대학에 진학할 여성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대학에서 여성들의 교육권을 인정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도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다. 또 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여교사들도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탈레반은 여성의 취업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지난달부터 대다수의 아프간 직장 여성들이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남성 직원들은 출근을 재개한 가운데 탈레반 당국은 여전히 여성들에 안전한 근무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가디언은 탈레반이 1990년대 중반과 매우 다른 국가에서 재집권했다면서 여성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이나 누나, 여동생 등이 교육받기를 원하는 남성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첼세게평화안보정의연구소의 마이클 셈플 교수는 아프간에서 그동안 여성들의 인권이 신장해 탈레반이 이전과 다른 조건 속에서 재집권하게 됐다면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탈레반은 물러서거나 다른 점을 고려하도록 강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990년대에도) 탈레반은 일부 지역의 여학교(초등학교)를 묵인했고, 단식 투쟁까지 벌이며 강하게 반발한 지역에서는 여성 교육 금지 정책을 철회하기도 했다”면서 “아프간에서의 여성 교육 문제는 이번 발표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이 최근 기존 여성부 건물을 이슬람 율법을 관장하는 신생 부처가 쓰도록 했다며 이 역시 아프간 여성에 대한 탈레반의 규제 강화 징후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 “진짜 아프간 여성 전통의상”…탈레반 거부하는 여성들, SNS서 시위

    “진짜 아프간 여성 전통의상”…탈레반 거부하는 여성들, SNS서 시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후 아프간 여성 인권이 전 세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아프간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 지역에 사는 여성들이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SNS로 공개하고 있다. CNN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 등 SNS에서는 ‘내 옷에 손대지 말라’(#DoNotTouchMyClothes)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화려한 아프간 전통의상을 입은 수많은 여성의 사진을 볼 수 있다.아프간에 현재 거주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아프간 출신으로 타국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전통의상을 입은 아이들의 사진도 함께 올리고 “부르카와 니캅이 아닌 이것이 바로 우리의 의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캠페인은 여성뿐만 아니라 아프간 출신의 남성들까지 동참하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캠페인은 탈레반이 정상국가를 원한다면서도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 여러 정책이 공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근 탈레반은 여학생의 고등교육을 허가하지만, 남학생과 여학생이 한 공간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불허한다고 밝혔다. 또 여학생과 여성 강사 및 교내 여성 직원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에 따라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카불에 있는 샤히드 라바니 교육대학교 강의실에서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통옷을 입고 탈레반의 깃발을 흔드는 여학생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아프간 여성들의 화려한 전통의상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아프간의 한 대학에서 강의를 맡아왔던 바하르 잘라리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검은 히잡을 쓴 여학생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아프간 역사상 이런 옷을 입은 여성들은 없었다. 이는 본래 아프간 문화와 비교했을 때 완전히 낯설고 이질적인 것”이라며 “(화려한 전통복장을 입은 사진을 올리는 것은) 탈레반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러한 문화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런던에 거주하는 BBC 기자인 산타 사피 역시 전통의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내가 아프간에 있었다면 (이런 전통복장이 아닌) 히잡을 두르고 있었을 것”이라며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를 비난했다. 한편 아프간 교육 당국은 탈레반의 방침에 따라 사립대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 ‘아바야’를 입고 눈만 내놓고 전신을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 본색 드러내는 탈레반 “남녀 함께 듣는 대학 강의 금지”

    본색 드러내는 탈레반 “남녀 함께 듣는 대학 강의 금지”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지 한달째가 다가오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대학들의 남녀 좌석을 구분할 것이며 새로운 복장 규정이 시행될 것이라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전날 수도 카불의 샤히드 라바니 교원대학 여학생들이 탈레반 지지 시위를 진행한 바로 다음날 이런 언급이 나왔다. 새 과도 정부의 고등교육 장관에 임명된 압둘 바키 하카니는 여성도 공부할 수 있으나 남자들과 어울려 공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학생들이 배우는 커리큘럼에 대한 재검토도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과 소녀들은 탈레반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집권했을 때 학교나 대학에 다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성들이 교육받거나 일자리를 구할 자유를 제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15일 탈레반은 공중보건에 종사하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여성들에게 안전을 둘러싼 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집 밖 외출을 금지했다. 하카니 장관의 언급은 탈레반이 대통령궁에 자신들의 깃발을 내걸어 통치가 시작됐음을 알린 다음날 나왔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런 변화는 탈레반이 재집권하기 전과 180도 달라진 것이어서 한번도 이런 일을 경험하지 못한 여대생 등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친미 정부 아래에서도 초등과 중등 학교에서는 남녀 구분이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하카니 장관은 “우리는 뒤범벅이 된 교육 체계를 끝장내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무슬림 사람이라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대학이 남녀 분리 강의를 제공할 만한 자원을 갖고 있지 않아 새 규정이 여성을 교육으로부터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그는 여성 교원도 충분하고 대안을 구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남성 교원을 커튼 뒤에 세워도 되고, 온라인 기술을 이용하면 된다고 했다. 여성들은 히잡을 쓰면 된다면서도 하카니 장관은 어떤 다른 가리개가 허용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 “이슬람과 민족적이며 역사적인 가치관에 부합하는 온당하며 이슬람적이면서도 다른 나라들과 경쟁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유네스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 나라의 초등학교 여학생 수는 탈레반 집권 당시 거의 0에서 17년 뒤 250만명으로 늘었을 정도로 미국의 침공 이후 가장 달라진 아프간 사회의 단면이었다. 여성의 문자 해독능력은 10년 만에 거의 곱절인 30%로 뛰었다. 탈레반 새 정부에서는 여성부가 미덕과 악덕부로 바뀌었는데 이 부서가 과거 악명을 떨쳤던 탈레반 종교경찰의 역할을 대신해 길 가던 여성의 복장 불량이나 남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채찍질을 일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미 유명 전문직 여성들은 탈레반 재집권이 가시화하자 이 나라를 탈출했다. 팝스타 아랴나 사이드는 미군 수송기에 몸을 실어 떠났고, 유명 영화감독 사흐라 카리미는 우크라이나로 탈출했다.
  •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비켜 간 사이 청춘이 움트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세월이 머무는 사이 예술이 터 잡다

    시간이 자라처럼 느리게 가는 도시가 있다. 충북 청주다. 이 도시에선 시간이 왜곡돼 흐르는 듯하다. 영화 ‘인터스텔라’ 속 밀러 행성처럼 말이다. 이 행성에선 1시간이 지구의 7년과 같다지. 어쩌면 이 도시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는데도, 도시 밖에서는 벌써 수십년의 시간이 아주 바삐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청주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원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 하긴 시간이 더디게 흐르니 옛것이 그리 낡아 보일 리도 없을 터다. 한데 도드라진 여행지는 없어도 다녀온 이들마다 편안하고 좋은 곳이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는 곳이 청주이기도 하다. 이제 전하려는 건 그 무색무취의 도시 안쪽에서 길어 올린 풍경들의 이야기다.무서움은 종종 낯섦에서 시작된다. 어딘가 다른 모습, 익숙하지 않은 형태와 마주할 때 본능적으로 경계가 시작된다. ‘탑동양관’의 건물들을 마주할 때 느낌이 딱 그랬다. 우리 전통 기와를 올린 적벽돌의 서양풍 건물은 대낮인데도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안겼다. 저 단단한 적벽돌집 지하실 어디선가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뭐, 그만큼 이질적이고 독특했다는 뜻이다. 과장은 좀 보탰지만. 탑동양관은 ‘탑동에 있는 서양식 건물’이란 뜻이다. 일제강점기인 1911년부터 1932년(시초에 대한 기록이 저마다 달라 청주 역사 책자를 기준으로 삼았다)까지 세워진 여섯 채의 건물이 탑동 언덕에 일렬로 늘어서 있다. 국내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경관은 마주한 기억이 없는 듯하다. 건물을 지은 이들은 미국의 북장로교 선교사들이다. 한국명 ‘민노아’(프레드릭 S 밀러) 등이 청주 외곽의 구릉지대에 정착하면서 숙소와 병원 등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당시 듣도 보도 못했던 유리, 스팀 보일러, 수세식 변기 등의 건축 재료들이 건물 신축에 쓰였다. 탑동양관을 비롯한 선교촌의 당시 면적은 얼추 5만평에 달했다고 한다. 건물은 저마다 개성이 있다. 전통과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란 공통점만 제외하면, 입구부터 처마까지 다 다르다. 건물은 할리우드 ‘로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일 법한 몸체에 전통 기와가 얹혀진 형태다. 팔작이나 우진각 등의 한옥 지붕이 경계면에 약간의 변형만 준 것과 달리, 이 양관들은 지붕 가운데 기와를 여러 개의 처마처럼 겹쳐 놓거나, 세우는 등 다양하게 멋을 냈다. 청주 사람들조차 탑동양관을 모르는 이가 태반이다. 여학교 안에 있어서다. 졸업생 등 일부 외엔 탑동양관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고, 설령 알았다 해도 겁 없이 여학교 교정을 드나들 이는 아마 없었지 싶다. 탑동양관을 둘러싼 일신여중·고교 역시 선교를 위해 세운 ‘미션스쿨’이다. 다만 연혁은 탑동양관보다 짧다. 탑동양관은 모두 6개동이다. 이 가운데 후문 밖의 1호 양관은 개인에게 팔렸고, 2호는 충북노회 등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덕혜옹주’ 등의 영화와 드라마 등이 양관 2호에서 촬영됐다. 학교 안에 있는 건 3호~6호다. 1호를 제외하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주변 건물에 올라가 보면 탑동양관이 처한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파트를 앞세운 도시화 물결은 이미 학교 담장 옆까지 밀려들었다.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개발 욕망의 틈바구니에 낡은 문화재가 옹색하게 낀 모양새다. 일신여중·고처럼 ‘미션스쿨’이었던 인근의 세광중·고교는 진작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다행히 옛 건물은 학생들 사이에서 아직 숨을 쉬고 있다. 교목실, 다도실, 상담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여학교 교정에 있다 보니 잘못 얼쩡댔다간 ‘경을 칠’ 수 있다. 등하교 전이나 주말 등 여학생들이 교내에 없는 동안에 학교 측의 양해를 얻어 들여다봐야 한다. 모든 게 느린 청주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진 것도 있다. 영화관이다. 서울에선 전통의 영화관 폐관 소식이 최근에야 관심을 끌었지만, 청주에선 이미 수십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복합상영관의 출현 때문은 아니었다. 공룡 멸종처럼 원인 불명인 채 한순간에 사라졌다. 청주엔 영화관이 많았다. 예나 지금이나 중소도시 수준을 겨우 넘는 곳치고는 꽤 많은 편이었다. 청주대 앞 청도극장, ‘2편 동시상영의 명가’ 자유극장, 싹 밀어져 ‘청소년 광장’이 된 중앙극장 등에 갈 곳 없는 청춘들이 들끓었다. 지금도 근근이 ‘핫플’의 지위를 이어 가는 시내 철당간 주변에도 영화관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철당간 바로 앞은 청주극장, 그 옆은 현대극장이었다. 지금은 서점과 유명 백화점이 각각 들어섰다. 고려 시대 구조물인 철당간(국보 41호)과 최신식 건물이 ‘따로 또 같이’ 어울린 모습이 퍽 독특한 미감을 안겨 준다. ‘청주 행성’의 시간대로라면, 불과 두어 시간 전에 철당간 앞을 오갔을 숱한 옛사람들의 모습도 어른대는 듯하다. 철당간에서 성안길을 건너면 중앙공원이다. 중앙공원은 서울의 탑골공원과 비슷하다. 어르신들이 많다.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등의 볼거리가 있다. 망선루는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라떼시절’ 이야기가 고려 공민왕(1361) 때까지 거슬러 오른다. 물론 역사가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는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복원됐다. 중앙공원에서 성안길로 나서는 좁은 골목엔 이름난 맛집들이 몰려 있다. 요즘 인기를 끄는 ‘고추만두’부터 쫄쫄호떡, 떡볶이, 메밀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들과 만날 수 있다. 특히 공원당의 메밀국수는 청주의 노스탤지어 먹거리라 부를 만하다. 예전 청주에선 빵집에서 분식도 함께 팔았다. 어쩌면 분식집에서 빵을 팔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겠다. 라면, 즉석 떡볶이 등이 주메뉴이면서 고로케, 팥빵 등을 함께 파는 집도 적지 않았다. 공원당 메밀국수는 당시의 흐릿한 흔적이다. 서문다리 인근의 서문우동도 비슷하다. 우동 맛집으로 인기를 끌면서는 원래 상호에서 ‘제과’를 떼고 아예 ‘우동’으로 갈아탔다. 성안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성안길은 청주 도심의 번화가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다. 일제강점기에 어느 도시, 어느 중심가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본정통’이 ‘성안길’로 바뀐 건 1994년이다. 바뀐 이름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여전히 청주 시민 상당수가 ‘본정통’이란 이름에 더 익숙하지 싶다. 성안길은 자박자박 걷는 재미가 있다. 오래된 건물과 말끔한 건물이 뒤섞여 있다. 한데 희한하기도 하지. 오래된 건물도 그리 낡아 보이지 않고, 최신 건물도 그리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청주 행성’이라 그렇지 싶다. 성안길 건너편은 중앙동이다. 전설적인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목욕탕인 ‘학천탕’을 카페로 바꾼 ‘목간’(목욕의 사투리), 옛 중앙극장 자리에 들어선 청소년 광장 등이 명물이다. 옛 청주역을 철길과 함께 전시관으로 꾸민 ‘청주역사(驛舍)전시관’은 셀피 찍으려는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 청주의 간선도로는 T자 형태다. 사통팔달인 여느 지역과 다르다. 간선도로의 교차점에 상당공원이 있다. 아무도, 여전히 아무도 찾지 않는 공원이다. 그래도 쉬기는 딱 좋다. 1970년대의 권위주의적이고 계몽적인 기념물들 사이에서 쉬다 보면 입으로 실소 한 모금이 절로 새어 나온다. 상당공원 주변으로도 볼거리들이 많다. 우선 현 충북도청 본관이 등록문화재(55호)다. 충북문화관(등록문화재 353호)도 둘러볼 만하다. 일본 강점기 때 지어진 이후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다 2010년 전시시설로 바뀌었다. 지역 작가들의 미술, 조각, 사진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충북문화관 바로 위의 청주향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일품이다.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노거수 몇 그루가 대성전을 호위하고 있다. 인근의 성공회 성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셀피 사진의 명소로 발돋움하는 중이다. 한옥 지붕에 아치형 창문 등 서구 건축 양식이 가미됐다.옛 연초제조창은 몇 안 되는 청주의 ‘핫플’ 중에서 첫손 꼽을 만한 곳이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세워진 연초제조창은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거대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의 직원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했다고 한다. 2004년 문을 닫은 연초제조창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하다가 2018년 도시 재생사업을 통해 복합문화시설로 화려하게 다시 태어났다.옛 연초제조창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C, 그리고 동부창고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전시 기능보다 수장과 복원에 무게를 둔 국내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을 갖췄다. 코로나19로 휴관하다 7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미술관 외부에도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벽에 걸린 거대한 인쇄물은 권민호 작가의 연작 ‘회색 숨’의 하나다. 미술관 앱을 내려받아 벽에 비추면 휴대전화 화면에 SF영화의 미래도시를 연상시키는 증강현실(AR) 콘텐츠가 펼쳐진다. 제조창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60~1970년대 모습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는데, 볼수록 신기한 콘텐츠다. 한석현 작가의 설치미술작품 ‘다시, 나무 프로젝트’도 있다. 연초제조창 터에서 고사한 목련을 소재로 제작했다. 잔디광장 끝엔 담뱃갑을 모티브로 세운 ‘게이트 센터’가 있다. 원래 안내소 용도로 세운 구조물인데, 청주시와 미술관 어느 곳도 애정을 두지 않는 눈치여서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미술관 옆은 문화제조창C다. 청주 공예비엔날레 전시관, 도서관, 카페, 쇼핑몰 등이 들어찼다. 8일부터 새달 17일까지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온·오프라인으로 열린다. 32개국 309명의 작가가 참여해 119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동부창고는 1960년대 지은 7개 동의 담뱃잎 저장창고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한 공간이다. 코로나로 활기를 잃은 모습이지만, 동부창고 8경 등 인증샷 명소를 찾는 발걸음은 꾸준하다. 미술관 바로 뒤에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로를 건너면 천주교 내덕동주교좌성당이 나온다. 정진석 추기경(1931~2021)이 무려 28년이나 머물렀다는 성당이다. 주교좌성당 역시 동서양의 건축 양식이 절충된 형태다. 엄격한 건축 양식을 따르는 유럽 선교회에 견줘 비교적 개방적인 미국 메리놀회에서 세웠기 때문이다. 가장 독특한 건 종탑이 측면에 위치한 것이다. 대부분의 보수적인 성당들이 건물 중심에 종탑을 둔 것과 다르다. 성당은 야트막한 언덕에 터를 잡았다. 적요한 성당에서 도심을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반면 눈엣가시 같은 건축물도 있다. 골프연습장이다. 키 낮은 문화시설이나 공원 정도가 들어서면 좋을 공간을 고래 등뼈 같은 골프연습장이 꿰차고 있다. 이 구조물 하나로 공간과 공간의 연계성이 완벽히 차단되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로 충만했던 기분도 덩달아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옛 연초제조창에서 안덕벌을 거슬러 오르면 청주대 예술대다. 여기서 조붓한 산길을 따라가면 벽화로 유명한 수암골과 만난다. 이제 도심을 벗어나 대청호로 간다. 늘 맑은 바람 일렁이는 곳. 청주 쪽 대청호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경관은 문의문화재단지다.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꼽은 곳이다. 대청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던 주변 지역의 옛 건축물 등을 옮겨와 너른 공원으로 조성했다. 대청호가 굽어보이는 산자락 중턱에 자리해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다.
  • 남녀학생 갈라놓은 커튼…아프간 대학 현실 보여주는 사진 한 장

    남녀학생 갈라놓은 커튼…아프간 대학 현실 보여주는 사진 한 장

    아프가니스탄을 장학한 탈레반이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인정하겠다면서도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여성 인권 침해를 이어가는 가운데, 여학생과 남학생이 한 교실에서 벽이나 커튼을 사이에 두고 강의를 듣는 현지 대학의 모습이 공개됐다. 로이터 등 해외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사진은 수도 카불에 있는 아비센나 대학 강의실 한가운데 회색 커튼이 내려져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커튼 한쪽에는 남학생만, 또 다른 쪽에는 히잡을 쓴 여학생만 따로 앉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을 학기 개강을 앞둔 아프가니스탄의 대학들은 아비센나대학과 마찬가지로 강의실 내에서 남녀 학생이 분리된 채 앉아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문서를 통해 내려진 지침에는 △여학생의 히잡 착용 △여학생과 남학생의 출입문 구분 △여학생에게는 여성 교수가 강의할 것 △여학생과 남학생을 각기 다른 강의실에 배정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만약 강의실 수가 부족하거나 넓지 않은 경우, 아비센나대학 강의실처럼 가운데 커튼을 치고 남녀학생을 구분해야 한다. 실제로 카불이나 칸다하르, 헤라트 등 대도시의 대학에서는 탈레반의 지침대로 남녀학생의 강의실이나 교수의 성별을 구분하기 시작했다.학생들은 지침과 이를 따르는 대학 측의 모습에 불만을 터뜨렸다. 현지에서는 탈레반이 통치했던 2001년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좌절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불대학에 다니는 21세 학생 안질라는 “수업에 들어왔을 때 커튼이 쳐 있는 것을 보고 끔찍했다. 20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전에도 여학생과 남학생이 따로 앉기는 했지만, 이렇게 교실을 물리적으로 나누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달라진 지침에 규정을 새롭게 정비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아프간 서부에 있는 헤라트대학의 한 언론학 교수는 “본래 1시간짜리 강의를 둘로 나눈 뒤, 여학생들을 먼저 가르치고, 뒤이어 남학생들을 가르치는 분반 수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이 많이 긴장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학교에 나와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여학생은 여성 교사가, 남학생은 남성 교사가 가르쳐야 옳지만, 인력과 자원이 제한되어있는 만큼 현재는 (커튼을 치고) 교사 한 명이 남녀학생을 모두 가르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아프간 대학에 내려진 이 같은 지침이 탈레반의 공식 입장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 역시 관련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 전자발찌 차고 “방송 출연시켜줄게”…PD사칭범에 골머리

    전자발찌 차고 “방송 출연시켜줄게”…PD사칭범에 골머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가 출소 이후 보호관찰소의 경고를 무시하고 상습적으로 20대 여성들에게 접근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6일 보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성범죄 전과자인 40대 남성 김모씨를 수사 중이다. 김씨는 강제추행 등 4차례 성범죄 전과가 있는데, 2019년 징역형을 받아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전자발찌 찬 채 집 인근 카페 등서 여대생 만나올해 초 대학가에서는 지상파 방송 PD를 사칭한 남성이 여대생들에 접근하는 사례가 속출해 ‘방송국 PD 사칭 피해 대학생 공동대책위원회’가 꾸려진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을 지상파 방송국 PD로 소개한 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켜 주겠다고 제안하며 대학생들에게 만남을 요구했다가 고소당했다. 그는 온라인에 공개된 여학생들 번호를 이용해 공중전화로 연락을 돌렸고, 때로는 학교 교무처를 사칭하기도 했다. 그는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으나 낮 동안 인근 지역을 이동하는 데엔 큰 제한이 없어 자신의 주거지 인근 카페나 음식점으로 여대생들을 불러내 만났다. 보호관찰소 경고에도 최근까지도 ‘여대생 유인’ 행각관할 보호관찰소는 ‘여성을 유인해 만나서는 안 된다’는 준수사항을 인지시켰으나 김씨는 이를 어겼고, 다시 경고를 받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보호관찰소의 수사 의뢰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씨를 검찰에 넘겼으나 그는 현재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관할 보호관찰소는 김씨가 송치된 뒤 또다시 준수사항을 2차례 위반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대책위 또한 지난달 말에도 김씨가 한 대학의 무용학과 학생들에게 접근해 사진을 요구하며 연락한 사례를 접수했다. 보호관찰소 측은 김씨를 불시에 방문하는 등 면밀히 감시하고 있지만, 김씨가 문자나 전화로 여성들에게 연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경찰서도 김씨의 이 같은 행태를 잘 알고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 성범죄자가 거짓말로 여성을 불러낸 행위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김씨도 여대생들을 만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행위를 이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보호관찰소의 준수사항과 경고를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 해도 처벌 수준이 약해 재범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자장치 부착법에 따르면 보호관찰 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해 경고를 받은 후 또다시 준수사항을 어겨도 처벌은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친다.
  • “여대생은 눈 빼고 다 가려라”…탈레반의 ‘여성 존중’ 수준

    “여대생은 눈 빼고 다 가려라”…탈레반의 ‘여성 존중’ 수준

    “이슬람 율법 틀 안에서 여성을 존중하겠다”며 여성의 교육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탈레반이 여대생의 복장과 수업 방식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탈레반 교육당국은 아프간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에 대해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착용하라’고 명령했다.아바야는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의 긴 통옷이다. 니캅은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이다. 탈레반은 수업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도록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최소한 커튼을 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하도록 했다.또 여학생들은 여성 교원의 수업만 받도록 했고, 여성 교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교단에 선 경력이 있는 ‘노인 남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여학생들은 수업 후 남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교실에 머물러야 하며,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출입구를 이용하도록 명령했다. 이 같은 법령은 탈레반의 첫 통치가 끝났던 2001년 이후 급증한 사립대학들에 적용된다.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 교수는 “탈레반이 발표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다”며 “우리는 충분한 여성 교원이나 교실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이어 “다만 여성들이 학교나 대학에 가도록 허용한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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