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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 폈어요”…불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복수

    “바람 폈어요”…불륜 남편에 대한 아내의 복수

    지난 26일 수요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쇼핑몰 앞에 한 남성이 ‘나는 바람을 피웠다. 이것은 나의 벌이다.’라고 쓰여진 문구를 목에 걸고 있는 장면이 폭스뉴스에 보도됐다. 이렇게 만천하에 바람핀 사실을 고백한 남성은 윌리엄 테일러. 휴대전화에 남겨진 기록으로 아내에게 바람핀 사실을 들켰다. 분노한 아내는 남편에 대한 벌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쇼핑몰 앞에서 1주일 동안 이 문구를 목에 걸고 반성한다면 용서를 해 주기로 한 것. 테일러는 “처음에는 아내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진심이었다. 아내의 용서를 받기 위해서는 이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이 벌은 그러나 아내가 전화를 걸어 이제 집에 돌아와도 좋다고 허락하며 2시간 만에 끝났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폭스뉴스와 NBC뉴스를 통해서 미 전역에 보도되며 전세계로 퍼져 아내를 속이고 바람핀 댓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사진=Fox News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tvbodaga@hanma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감을 되찾자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감을 되찾자

    과거엔 성형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연예인들도 요즘엔 당당히 성형 사실을 공개한다. 그 중에서도 쌍까풀수술은 더 이상 성형수술이라기보다는 미용에 가깝게 인식될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쌍까풀수술은 개인차에 따라서 크게 매몰법과 절개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눈의 피부가 쳐지지 않고 지방이 적으면서 피부가 얇은 사람은 매몰법을 이용하고, 눈꺼풀에 지방이 많고 눈매가 쳐진 사람들은 절개법으로 수술한다. 그 중 매몰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단매듭 연속매몰법과 속칭 세군데 찝는다는 일반 매몰법이다. 일반인에게 통용되는 수많은 수술법(매직, 이지, 퀵, 환상, 봉합, 노라인 등)들은 모두 홍보용으로 이름만 달리 포장했을 뿐 이 범주 안에 포함된다. 단매듭 매몰법은 흔적이 거의 없고 자연스러우나 실 하나로 라인을 만들기 때문에 풀리거나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에서 원하는 형태의 모양을 만드는데 제한적이다. 일반 매몰법은 세군데 작은 자국이 파여 보이거나 안에 꿰매준 실이 염증을 일으키거나 물혹을 만들어 수술적인 제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트윈매몰법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위해 두가지 방법의 장점만을 살린 수술법이다. 트윈(Twin) 매몰법은 단매듭 연속 매몰법과 일반 매몰법의 결합이라는 특징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단매듭연속 매몰법으로 수술함을 기본으로 하고 양쪽 끝은 일반 매몰법으로 한번 더 수술하지만 실을 속에 묻어두지 않고 이틀만에 제거하게 된다. 아이미성형외과 정인선 원장은 “트윈 매몰법은 두가지 수술법을 겸하기 때문에 풀릴 확률도 적고, 부작용 및 흔적이 거의 없으며, 자연스러운 라인을 만들 수 있는 장점만을 모아놓은 방법”이라며 “가벼운 마음으로 전문의와 상담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도움말: 아이미성형외과 정인선 원장> 출처 : 아이미성형외과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운전 중 문자 보내다가는…” 충격 광고 논란

    “운전 중 문자 보내다가는…” 충격 광고 논란

    영국 웨일즈의 궨트(Gwent) 경찰서가 제작한 공익광고가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이 공익광고는 운전 중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담고있다. 일반적인 공익광고의 차원을 넘어 사고 발생 순간이 생생한 담겨있어 매우 충격적이다. 세명의 젊은 여성은 운전 중 휴대 전화 문자를 보내다가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는차량과 충돌한다. 첫번째 충돌에서 다행히 살아 남았다고 생각된 순간 뒤를 따르던 제3의 차량에 의해 2차 충돌이 일어나 운전자를 제외한 두명이 사망한다. 운전자의 울부짖음을 뒤로하고 충돌한 다른 차량에는 부모가 깨어나지 않는다고 울먹이는 어린소녀와 아기의 얼굴이 보여진다. 공익광고가 처음 발표될 당시 너무나 충격적인 충돌 장면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궨트 경찰서장인 믹 지아나시는 “현실은 이 광고보다 더 처참하다. 이 공익광고로 한명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광고를 보도한 BBC뉴스는 운전 중 문자를 보내는 경우 35% 정도 사고 대처 반응이 늦어지며, 이는 음주나 마약 상태의 운전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도했다. 사진=궨트 경찰서 홈페이지 동영상=미성년자, 심신허약자, 임산부 등은 시청에 주의하세요.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tvbodaga@hanma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채소만 올바르게 먹어도 암·심장병 예방”

    “채소만 올바르게 먹어도 암·심장병 예방”

    “채소는 불에 올리기 직전까지 차갑게 보관해야 합니다. 수분을 머금은 채소는 싱싱해 보이기는 하지만 조리했을 때 맛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키친타월로 물기를 깨끗이 제거해야죠.” 26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 채소와 과일을 앞에 쌓아 놓고 강의를 진행하는 김은경(44·여)씨의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들의 눈이 빛난다. ● 일본선 ‘채소 소믈리에’ 3000여명 활동 14년 경력의 요리연구가인 김씨는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채소 소믈리에’ 자격증을 땄다. 채소 소믈리에의 정식 명칭은 ‘채소·과일 마이스터’이지만 일본에서는 ‘와인 소믈리에’와 유사하다고 해서 ‘채소 소믈리에’로 불린다. 그녀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지방자치단체 농산물 담당자, 홈쇼핑 머천다이저(MD), 방송리포터 등 다양하다. 일본에서는 웰빙 열풍을 타고 3000여명의 ‘채소 소믈리에’가 활동하고 있다. 백화점, 할인마트의 MD에서부터 피부관리 전문가, 학교 영양사, 연예인 전문 상담사들이 채소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에 열심이다. 채소 소믈리에에 대해 “사람들을 건강한 삶으로 이끌면서 이를 지역사회에 전파하는 사회운동가”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채소와 과일의 생산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 좋은 채소를 선택하는 법, 맛과 영양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조리할 수 있는 법을 총괄적으로 제공한다. 김씨는 채소와 과일을 식단에 적용하고 식습관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당근이나 오렌지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 A는 육식을 먹을 때 섭취하면 칼로리를 대폭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몸에 꼭 필요한 물질도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적당량을 지켜야 한다. 녹색 채소는 엽록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몸속에 들어가 지혈과 세포 재생작용을 해 성인병 예방과 고혈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 10월 한국 채소 소믈리에협회 설립 오는 10월에는 한국 채소 소믈리에협회가 설립되고 공식 교육과정이 개설된다. 3~4개월로 짜여진 초급(주니어 마이스터), 중급(마이스터), 고급(시니어 마이스터) 과정이 마련된다. 이를 위해 김씨는 전문가들과 함께 일본의 채소 소믈리에 매뉴얼을 한국 사정에 맞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녀는 “채소와 과일을 올바르게 먹는 것만으로 암과 심장병, 고혈압 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길섶에서] 풀꽃단상/김종면 논설위원

    북한산 향로봉서 뻗어 내린 탕춘대 능선 자락. 얼마 전 동네 뒤 자연 탐방로가 새 단장을 했다. 언덕 비탈에 나무계단이 촘촘히 깔렸고 한 편엔 야생초 화단이 올망졸망 들어섰다.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간다.’는 데 북한산 풀잎은 여전히 촉촉하고 햇살은 시들 줄 모른다.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탓일까. 시인의 노래처럼 이제 초록이 지쳐 단풍들 때도 되었건만 북한산의 풀 나무는 영 이별을 마다한다. 오늘도 호젓한 산길을 지나 일터로 간다. 길섶의 이름모를 풀들을 잠시나마 들여다보는 게 내겐 위안이다. 간지러운 실바람에도 고갯짓하는 볼품없는 자잘한 꽃망울, 하늘거리는 가녀린 목줄기가 눈물겹다. 그 소박한 이름은 천의무봉아닌가. 오늘 한 떨기 풀꽃을 생각하며 걸었다. 우리나라에는 울릉도에서만 자란다는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 기침에 특효가 있어 천식약풀이라고도 불리는 생명초. 헐떡이풀이다. 허위단심으로 산길을 오르다가 붙여진 이름 아닐까. 우리네 숨가쁜 세상살이가 헐떡이풀, 네 이름 같구나.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그리스 산불, 부동산 개발 때문에?

    그리스에 거의 매년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발생, 국가 비상사태로까지 치닫는 이유는 뭘까? 여름 내내 가뭄과 폭염이 계속되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가장 먼저 꼽힌다. 또 계획적 방화설도 그치지지 않고 있으며, 당국의 대응 부실도 지적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 그리스 뿐아니라 비슷한 날씨를 보이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지중해를 낀 다른 나라들에서도 여름철이면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른다. 지난 2007년 67명의 사망자를 낸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때에도 그리스를 비롯한 남동유럽이 살인적 더위에 시달리던 직후였다. 이런 폭염은 유럽의 이상고온 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유럽환경청(EPA)이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 지역 사무소들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0.9℃가 상승하는 동안 유럽의 기온은 1.0℃가 상승했다. 유럽환경청 등은 지난 2003년 유럽에 닥친 폭염 사태는 앞으로 더욱 자주 벌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중해 지역은 점점 건조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역시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며 지중해 연안지역 산불이 갈수록 잦아지고 통제하기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했다. ◇ 부실대응 비판..계획적 방화? = 그럼에도 그리스 내부에선 ‘대형 산불’이 반드시 자연재해 탓만은 아니라는 비판이 거세다. 환경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그리스 사무소는 방재 시스템이 충분치 않다며 산불 진압을 위한 소방대 내 특수부대 창설, 소방대원 증원,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교육 개선, 관계기관 간 공조 체제 확립, 방재기금 추가 확보 등을 시급한 과제로 주문해왔다. 그리스 언론 매체들은 이번 산불이 발생하자 정부의 화재 대비 체계의 부실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일간 엘레프테로티피아는 “화재 대비 지하구도 마련되지 않았고, 숲은 제거되지 않았고, 덤불도 그때 그대로 있다”며 정부가 2007년의 대형 산불 참사가 일깨워준 교훈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의 게오르게 카라차페리스 총재는 “우리 모두 책임져야 하지만 가장 먼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더욱 많은 대책과 효율성이 있어야 했는데도 매년 여름 그대로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리스공산당(KKE)의 알레카 파파리가 사무총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아테네 북부 교외에서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을 들어 부동산 개발을 노린 계획적 방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숲을 태워버림으로써 이 지역을 다른 용도로 개발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개발업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이번 산불 사태와 관련해서도 최초 화재가 난 지점에서 시커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는 목격담 때문에 이런 설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으나 경찰은 아직 원인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그리스에서 개발을 위해 목초지에 불을 지르는 방화범들 대부분은 지금까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고 주장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홍일씨 “끝까지 옆에서 모시겠다” 울부짖어

    평생의 동지이자 반려자를 잃은 이희호 여사는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 내내 고개를 떨군 채 흐느꼈다. 외로움보다는 평생을 함께 걸어온 동지를 홀로 떠나보내는 미안함이 묻어났다. 그래서인지 이 여사는 이날 영정 속 남편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다. ●추도사 들으며 굵은 탄식 87세의 고령에도 36일간 이어진 투병 간호, 그리고 6일간의 국장 내내 남편 곁을 지킨 이 여사는 영결식장에서 부축을 받고서야 거동할 정도로 심신이 피로해 보였다. 그러면서도 혼신의 기운을 녹여내는 듯한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이 여사는 특히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이 영결식 추도사 끝부분에서 “지난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매일 밤 이 여사와 함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시면서 목이 메어 말씀을 한참 잇지 못했던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회고한 대목에선 참기 힘든 듯 굵은 탄식을 쏟아냈다. 앞서 이 여사는 이날 오전 8시쯤 동교동 사저에서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10분 남짓 전화 통화를 나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친구이자 동료로 생각했다. 아내와 함께 조의를 표한다.”고 위로하자, 이 여사는 “지난 18일 보내준 메시지는 저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여사는 이어 “이번에 용기있는 북한 방문을 통해 대단한 성과를 올리신 데 대해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이 누워 계실 때였지만 방북 소식을 알려드렸다.”고 전했다. 이에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께서 늘 하셨던 일을 발판삼아 했을 뿐이고, 그 일을 제가 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을 평생의 친구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계속 수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3형제, 아버지 대형영정서 눈 못떼 이날 홍일·홍걸·홍업 3형제는 단상 위 국화 꽃 속에 놓여진 아버지의 대형 영정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몸이 불편한 홍일씨는 ‘끝까지 옆에서 모시겠다.’며 울부짖어 주위를 더욱 숙연하게 만들었다. 주변에서는 홍일씨에게 건강을 고려해 ‘영결식과 서울현충원 안장식만 참관하고 운구행렬에는 참석하지 말라.’고 말리기도 했다.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비서관은 “투병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전했다. ‘영원한 비서실장’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마지막 순간까지 김 전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가신그룹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고인의 의중을 잘 알아 ‘DJ의 입’으로 불렸던 박 의원은 고인의 투병과 국상 기간에도 대언론 창구 역할을 의연하게 치러냈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이같은 모습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후에 문재인 비서실장이 보인 차분하고 절제된 언동과 비교하기도 한다. 이날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박 이사장은 이 여사의 대학후배로 고인과 이 여사가 결혼하기 전부터 각각 알고 지낸 지인이다. 1988년 여성으로는 처음 비례대표 1번을 평민당에서 배정받았다. 여성 지위 향상에 앞장선 고인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뜻도 박 이사장의 추도사 낭독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 허백윤기자 cool@seoul.co.kr
  • [도시와 산] (21) 강릉 제왕산

    [도시와 산] (21) 강릉 제왕산

    백두대간 마루금 대관령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강원 강릉으로 내달린 한줄기 산맥의 봉우리에 제왕산(帝王山)이 있다. 해발 841m의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수천년 역사를 간직한 강릉을 오롯이 지켜온 유서 깊은 산이다. 제왕산은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 왕과 관련해 지명이 유래됐다. 정상에는 고려말 우왕(禑王)의 한이 서린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산부리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옛길에는 험준한 대관령을 오르내리던 숱한 사람들의 얘기가 전설처럼 살아 전해진다. 더구나 뒤로는 우뚝한 백두대간을, 앞으로는 망망히 펼쳐진 동해를 조망하고 있는 강릉의 진산이다. 웅장하고 선이 굵은 제왕산의 풍광은 시원하기까지 하다. ●우왕의 애환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 620여년전 고려 제32대 왕인 우왕이 이성계에 의해 유배 길에 올라 두달 동안 강릉에 머물렀는데 이때 제왕산 정상에 산성(제왕산성)을 쌓아 근거지로 삼았다고 전해온다. 전설처럼 구전돼 오는 설화의 한 토막이지만 현지에는 실제 허물어진 산성이 흔적으로 남아 있다. 산성 주변에는 깨진 기왓장까지 발견되면서 역사가들은 우왕에 얽힌 얘기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유배길에 오른 우왕은 원주와 고성, 강릉에 머물다 지금의 삼척 살해재에서 살해됐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 우왕이 머물던 곳은 지금 지명으로 남아 있다. 강릉 구정면 학산의 왕고개는 왕이 머물렀던 곳이고, 인근의 왕산리 큰골은 큰 어른(왕)이 살았던 곳이고, 살해재는 왕이 살해된 곳이라 해서 지금까지 이렇게 불려지고 있다. 김기설(61) 강릉민속문화연구소 소장은 “제왕산과 우왕에 얽힌 전설은 산 9부 능선쯤에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산성이나 기왓장 흔적, 지명 속의 이름 등으로 미루어 실제 있었던 사실임이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풍수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온다. 제왕산 초입의 인풍비와 샘물은 강릉시민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샘물이다. 예부터 제왕산과 인접한 능경봉의 계곡물이 영동으로 흘러야 풍년이 든다는 속설이 따라 거북이 모양의 돌과 함께 비석을 세우고 샘물을 만들어 물길을 동으로 두었다는 것이다. 대관령 정상쯤에서 제왕산을 오르는 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다. 능선을 따라 임도와 바위가 어우러진 소나무 숲을 1시간쯤 가면 정상이다. 정상을 따라 이어지는 산행이 능선길이다 보니 사방이 탁 트여 주변 풍광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눈을 멀리 두고 뒤를 돌아보면 백두대간 능선이 지척에서 등뼈를 꿈틀거리며 남북으로 용틀임한다. 북으로는 해발 1000m가 넘는 대공산성과 새봉이 있고 남으로는 능경봉이 우뚝하다. 등산객이 용을 타고 잠시 하늘을 나는 환상 속에 빠지게 한다. 소나무숲을 두르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더듬이처럼 하얗게 솟아 있는 풍력발전용 풍차들과 버짐처럼 펼쳐진 양떼목장 풍경이 이국적이다. 눈을 돌려 동해를 조망하면 바다가 지척이다. 금방이라도 동해의 파도가 흰 포말을 일으키며 산쪽으로 달려들 것만 같다. 영동 제일의 도시 강릉도 손에 잡힐 듯 펼쳐져 있다. 아른거리는 시야 속에 정상 가까이는 강릉의 젖줄인 강릉저수지가 있고 멀리는 경포호수가 도시를 엄호한다. 산 정상에는 족히 300~400년은 됐을 노송(松)과 금강송 군락지가 펼쳐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광화문 복원을 위한 대들보도 인근에서 베어냈을 만큼 우리나라 최고의 소나무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용틀임하는 백두대간… 동해가 한눈에 정상쯤에서 만난 강릉 토박이 함영호(64)·박제선(62)씨는 대관령과 제왕산, 강릉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예향(藝鄕) 강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둘은 “강릉은 바다에 사는 용이 산으로 올라오는 모양을 띠고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며 구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길손의 지루함을 달래준다. 정상에서 강릉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생각보다 가파르다. 곳곳에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지만 구불구불 긴 내리막이 수월치 않다. 그러나 30분쯤 내려오면 맑은 계곡물이 반긴다. 어디에서 발원됐는지 두 줄기 물길이 만나 암반을 타고 시원스레 흘러내린다. 물이 폭포수를 이루며 지나는 등산객들의 땀을 식혀준다. 기운찬 물길이 잠잠해지는 곳에 이르면 산행의 끝을 알리는 상제민원과 복원된 대관령 옛길의 주막집을 만난다. 다양한 얘기를 간직하며 웅장한 풍광을 자랑하는 제왕산은 강릉의 관문으로 또 그렇게 수천년을 우뚝하게 지켜줄 것이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제왕산 숲길따라 옛길따라 길섶 곳곳 주막·물레방아… 발길마다 추억이… 강원 강릉 제왕산 기슭에는 험준한 대관령을 오르내리던 영동과 영서를 잇는 옛길이 나 있다. 옛길은 숱한 애환과 얘기를 간직하고 지금도 강릉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요 관광자원으로 계속 개발되고 있다. 옛길은 흙길이다. 수백년 동안 영동과 영서를 잇는 유일한 통로였기에 사람들의 발길에 파여 우묵한 골짜기를 이룬다. 길옆으로는 우렁찬 물소리가 어우러진 계곡이 흐른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울창한 원시림도 장관이다. 길섶 곳곳에는 옛 주막과 물레방아를 복원했고, 길의 절반을 알리는 반정(半程)에는 전망대를 만들었다. 곳곳에 의자를 놓아 쉼터를 만들었고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으며 지었다는 사친시(思親詩)와 지방하급관리의 은혜를 기리는 비도 있다. 대관령 너머 평창의 횡계역과 강릉의 구산역을 잇는 옛길은 많은 얘기를 담고 있다. 동해안 해산물을 한양으로 올리던 짐꾼들 얘기부터 양반이 눈길을 걸을 때 앞서 눈을 다져주던 답설꾼들 얘기까지 길을 따라 걸었던 70~80대 노인들의 얘기 보따리는 끝이 없다. 우선 하제민원에서 대관령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원울이고개’에 얽힌 얘기는 흥미롭다. 한양에서 700리길을 걸어 강릉부사로 부임하던 원님들이 강릉의 막바지 고개에 이르러 힘들어서 울었고 임기를 마친 원님들이 강릉사람들의 훈훈한 인심을 뒤로하고 돌아가기가 섭섭해 두번 운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옛 관리들이 정상쯤에 있는 국사성황당 앞을 지날 때는 반드시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한다. 지방 하급관리가 힘든 옛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음식과 숙소를 제공해 고마움의 표시로 세운 공덕비도 있다. 제왕산은 이렇게 한양과 강릉을 이어주는 관문으로 많은 얘깃거리를 간직하고 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우리의 소원~” 울려 퍼진 서울광장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우리의 소원~” 울려 퍼진 서울광장

    ■운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치러진 23일 오후. 막바지 여름햇볕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영결식이 치러진 국회 주변과 운구행렬이 지나간 서울 동교동 사저, 서울광장, 서울역은 오전부터 김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한 추모 인파로 가득 찼다. ●동교동 사저 도착 사저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오후 3시47분쯤 운구차가 사저에 도착하자 고인이 평소에 다녔던 서교동성당 성가대 20여명이 ‘고통도 없으리라’ ‘불의가 세상을 덮쳐도’ 등 15곡의 성가를 이어 부르며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숙선 명창은 사저 정원에서 이희호 여사의 마지막 편지를 토대로 만든 추도창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사저 옆집에 살고 있는 주부 황영이(59)씨는 30년 이웃사촌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황씨는 “김 전 대통령은 우리 집 아저씨와 같은 이발소에, 나는 이희호 여사와 같은 동네 미용실에 다녔다.”면서 “소박하고 겸손한 이웃이었고 모든 동네 사람들이 존경했는데 이제 영영 떠나신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대중·이희호라는 부부 공동문패가 붙은 대문이 열리며 손자 김종대씨가 영정을 들고 사저 안으로 들어가 고인이 주로 시간을 보냈던 1층 거실과 3만여권의 장서로 채워진 2층 서재, 투석치료실 등을 차례로 들렀다. 서재에는 ‘윤집궐중’(允執厥中·진실로 그 가운데를 취하라)이라는 백범 김구의 친필 휘호가 적힌 족자가 유리 액자로 걸려 있었다. 밖으로 나온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은 사저 정원을 돌아 조금 떨어진 김대중도서관으로 향했다. 김대중도서관에는 고인의 파란만장한 85년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과 친필 원고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영정은 도서관 5층 집무실과 2층 전시실을 일일이 돌아본 뒤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서울광장 도착 운구행렬은 오후 4시25분쯤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이희호 여사는 국장 기간 내내 분향소를 찾아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 여사는 눈물 젖은 얼굴로 연단에 올라 “남편은 일생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권력의 회유와 압력이 있었지만 한번도 굴하지 않았다.”면서 “남편이 평생 추구해온 화해와 용서,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키며 살겠다.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고 말했다. 약 1분간의 이 여사 인사말이 끝나자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의 평생 숙원이었던 남북통일의 마음을 담은 노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며 김 전 대통령을 기렸다. 시민들은 운구차량이 서울광장을 떠나자 노란색 풍선을 일제히 날려 보냈다. ●국립현충원 도착 서울광장 분향소의 방명록이 놓여진 곳에 마련된 게시판에는 시민들이 달아 놓고 간 검은 근조 리본과 메모지에 적힌 추모 글귀가 빽빽이 달려 있었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광장 추모객은 누계 8만 6870명을 기록했고 방명록 700여권이 동났다. 서울역은 특히 고인이 야당 시절 여의도광장, 효창운동장과 함께 즐겨 찾았던 연설장소여서 각별한 추억이 서린 곳이다. 운구행렬이 별도 정차하지 않고 서울역을 그냥 지나치자 지켜 서 있던 시민들은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부 정윤순(56)씨는 “72년 대선후보 연설 때 형형한 눈빛으로 서민 가슴을 적셔 주던 연설에 ‘김대중’ 석 자를 연호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대통령 운구행렬은 동작대교를 건너 오후 4시57분쯤 영면 장소인 국립현충원에 도착했다. 이재연 오달란기자 oscal@seoul.co.kr
  • 블리자드 “숨겨둔 MMORPG 신작 있다”

    블리자드 “숨겨둔 MMORPG 신작 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CEO가 21일(현지시간) ‘블리즈컨 2009’ 행사장에서 미공개 신작 온라인게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MMORPG(온라인모험성장게임)으로 개발 중인 이 게임은 기존 프랜차이즈인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과 다른 별개의 프랜차이즈로 제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모하임 CEO는 “신작 온라인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최고 개발진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지만 후속작은 아니다”고 말해 기존작과 선을 분명히 했다. 한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게임을 소재로 한 상업영화를 제작 중이다. ‘워크래프트’로 이름 붙여진 이 영화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워크래프트’를 단순히 게임 이용자들 만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된 문화 콘텐츠로 선보이는 것을 최우선에 놓고 제작 중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모하임 CEO는 “영화 워크래프트는 게임에 문외한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판타지물로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블리즈컨’은 추후 정기적으로 열리는 방안을 놓고 회사 차원에서 내부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블리즈컨’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세 번째 확장팩 발표, ‘디아블로3’ 새로운 직업 공개, ‘차세대 배틀넷’을 처음 선보인 점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크 모하임 CEO는 타 게임 전시회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블리즈컨은 블리자드 게임 만을 보고 즐기고자 뚜렷한 목표를 지닌 관람객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타 게임 전시회와 다르다”고 말했다.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미국 애너하임)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고인이 ‘남긴 꿈’ 이으려… 끝없는 조문

    그들은 꿈을 찾고 있었다, 잃어 버린 혹은 아련한. 꿈과의 이별을 겨워하면서도, 마음으로는 그 꿈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검은 옷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21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국회 본청 앞.조문객들은 늦더위에 땀을 흘리면서도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국회에 빈소가 마련된 지 이틀 만에 근조리본 2만개와 국화 1만여 송이가 쓰였다. 이들은 빈소에서 울려 퍼지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그날이 오면’을 들으며 고인이 남긴 꿈을 생각했다. ●방명록에 다짐 적고 또 적고 조문객들은 빈소 한 쪽에 놓여진 방명록에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고인의 뒤에 남겨진, 민주주의와 통일의 과제를 이어 가겠다는 다짐이 이어졌다. “못다 이루신 통일의 염원을 후손들이 이룩하겠습니다.”, “지난 10년 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돌아갑니다. 앞으로도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더욱 더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이가 되겠습니다.”, “대통령님 때문에 숨쉬고 살았습니다. 저의 무임승차가 부끄럽습니다.”, “고귀하신 말씀과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 겨레와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남북통일을 이루는 날 인사드리겠습니다.” 한 줄 한 줄, 애틋함이 묻어났다. 오전 11시 10분쯤에는 최재성·백원우·서갑원 의원,임종석·오영식 전 의원 등 386출신 정치인이 합동으로 조문했다. 김영춘 전 의원은 “고인이 이룩한 민주화의 길이 다시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애통해했다.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힘이었는데…” 본청 앞 잔디광장에는 민주당과 국회 도서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등에서 내놓은 고인의 사진들이 전시됐다. 조문객들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마음에 담았다. 서울에 산다는 강대봉(50)씨 부부는 이희호 여사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고인 사진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1980년 5월18일 광주 유혈 사태를 현장에서 목격한 뒤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던 강씨 부부는 “살아 계신 것만으로 힘과 위로였던 큰 산이 무너진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부부는 “그분이 평소 가장 힘주어 말씀하셨던 대로 우리 각자가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평화 통일, 민주주의 정착 등 남은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문 행렬이 길어지자 자원봉사자들도 속속 늘어났다. 지난 19일 고인의 쾌유기원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가 서거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를 시작한 정성희(34·여)씨는 빈소를 국회로 옮긴 뒤에도 고인을 따라 왔다. 정씨는 “재임 시절에는 민주주의와 자유가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느껴졌다.”면서 “그 분이 퇴임하고 보니 그 가치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한 60대 여성은 조문하러 왔다가 식수를 나눠 주는 자원봉사 일손이 모자른 것을 보고 바로 가방을 내려 놓고 ‘자원봉사’ 비표를 달았다. 지난 13일 병문안 했던 어린이 환경운동가 조나단 리(12)도 이날 고인의 영정 앞에 섰다. 국회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은, 정치인이든, 자원봉사자든, 일반 시민이든 하나 같이 ‘꿈과의 재회’를 꿈꾸고 있었다. 허백윤 오달란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트랜스 DJ’의 시대를 열어야/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열린세상] ‘트랜스 DJ’의 시대를 열어야/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해 국민이 비통에 잠겼다. 운명적으로 비슷한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을 한꺼번에 떠나보내게 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빨갱이’ ‘좌익 용공분자’ ‘후광’(後廣) ‘인동초’(忍冬草) ‘토머스 모어’ ‘동교동’ ‘행동하는 양심’ ‘아시아의 만델라’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햇볕정책’ ‘대한민국의 위대한 지도자’ 등은 김 전 대통령을 지칭하는 수사(修辭)들이다. ‘빨갱이’와 ‘좌익 용공분자’는 여운형 선생이 구성한 ‘건국준비위원회’에 일시 몸담았던 인연으로 평생의 꼬리표가 되었다. 그러나 6·25 전쟁 중 오히려 그는 우파 반동세력으로 몰려 복역한 바 있다. 1957년 가톨릭 교회의 영세를 받았으며, 세례명은 토머스 모어였다. 15세기말 영국의 대법관과 하원의장으로 활약했고, ‘유토피아’(1516)의 저자이기도 한 토머스 모어는 헨리 8세가 이혼 문제로 로마 교황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데 불응, 반역죄로 처형된 인물이다. 토머스 모어는 1935년에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諡聖)됐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그를 정치가의 수호성인으로 선언했다. 우리 역시 김 전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의 수호성인으로 시성되기를 희망한다. ‘빨갱이’에서 ‘제15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김 전 대통령의 인생역정은 파란만장했다. 1971년 선거 지원유세서 그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여 다리에 부상을 입었으며, 1973년 유신독재 치하 정보요원들에게 납치되어 두 차례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군사정권이 사형선고를 내릴 때마다 그는 불굴의 투지로 일어섰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인동초’(忍冬草)였고, ‘행동하는 양심’과 ‘아시아의 만델라’가 덧붙여졌다. 그리고 5·18 내란 음모사건으로 전두환 정권에 의하여 또 한 번 사형선고를 받았다. 1987년 ‘서울의 봄’과 6월 민중항쟁으로 얻어낸 민주정권의 수립 기회를 야권의 단일화 실패로 지연시킨 책임은 작다고 할 수 없다. 5년 후 노태우 정권 후계자로 지명된 김영삼 후보에게 패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한 그를 영국으로 떠나보내면서 지지자들 역시 오열하고 세상을 등졌다. 우여곡절 끝,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는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후락과 전두환은 죽은 목숨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뇌리에 사무친 정적(政敵)의 이름들을 지우기 시작했다. 그 같은 용서와 화해의 노력은 서거 직전 병상에까지 계속되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역사상 가장 성공한 대통령이었다. 1998년의 외환 위기사태를 3년 만에 극복했으며, 우리나라를 인터넷 강국으로 육성하고 각종 인권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2000년 6월, 분단 55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였으며, 햇볕정책으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빛나게 했다. 그러나 햇볕정책에 정권의 명운을 걸었으면서도 북한의 핵 개발을 저지하지 못했던 것은 실책에 속한다. 자신의 햇볕정책을 전방위로 수행했던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을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것도 실책이었다. 또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이념적으로만 해석하여 민주당을 거리투쟁으로 내몰았던 것도 구시대의 이념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었다. 독도문제를 지나치게 양보하고, 오는 9월3일로 100년이 만료되는 청·일 간도협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던 것도 한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하여 그를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트랜스 DJ’, 그것은 바로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를 통하여 그의 유지를 존중하되 그의 실책과 한계를 지양하면서, 내일의 삶에 필수적인 새로운 지혜를 창조하는 ‘희망의 변증법’을 펼치는 일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큰 인물 가셨다” 하의도 눈물바다

    ■ 고향 신안군 후광리 표정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는 18일 온통 슬픔과 안타까움에 젖어들었다. 김 전 대통령이 영면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하의도 주민들은 농사일을 중단한 채 마을회관 앞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상제인 듯 비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참말로 큰 인물이 가셨다.”며 소매로 눈물을 훔치곤 했다. ●온 마을이 喪家… 농사 접고 탄식 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주민 김경선(50·웅곡리)씨는 “지난 4월 14년 만에 김 전 대통령께서 하의도를 찾으셨을 때만 해도 건강해 보였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직원 이미영(30·여)씨는 “손님들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묻는 등 모두가 안타까운 심정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큰형님인 대봉(1972년 작고)씨의 아들인 홍선(48)씨는 “집념이 워낙 강한 분이셔서 이번에도 금세 일어서실 것으로 믿었는데 가슴이 멘다.”고 울먹였다. 생가가 있는 후광리와 친척들 대부분이 모여 사는 대리1구 주민들의 슬픔은 남달랐다. 8촌 동생인 도미(58)씨는 “대통령이 우리 고향은 물론 대한민국이 자랑할 만한 분으로 좀 더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후광리 이장 이형렬(61)씨는 “김 전 대통령의 지난 4월 고향 방문이 생전 마지막 길이었다는 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고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목포북교초등학교와 전남제일고(옛 목포상고) 정문에는 ‘삼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생가·관공서 분향소 조문객 줄이어 신안군청 직원들은 관공선 2척을 타고 하의도로 들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후광리)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하의도 주민들은 인근 지역에서 조문객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 음료와 음식을 마련하는 등 조문객 맞이에 매달렸다. 정연순(46) 하의도 부녀회장은 “마을과 면사무소 등에서 정수기를 가져다 조문객들이 마실 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의도에 들어온 취재진도 슬퍼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목포여객선터미널과 목포역에는 촌로와 시민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어 눈물을 글썽거리거나 줄담배를 피워가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하의도 14개 섬마다 추모 플래카드 하의면사무소와 우체국·신안군청·목포시청·전남도청 등 전남지역 주요 관공서에는 일제히 조기가 내걸렸고, 분향소도 마련됐다. 하의도 14개 섬마다 면사무소와 중심가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글귀를 적은 플래카드가 2개씩 내걸렸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지원 의원의 목포 사무실과 민주당 전남도지부·광주시지부 등에 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박종원(50) 하의면장은 “면사무소 회의실에 분향소를 마련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분향토록 했고 주민자치센터에도 기자실을 만들어 취재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정치적 고향 광주 표정 “할 일 태산같은데…” 시민들 눈시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는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체념으로 일순간 적막감에 휩싸인 듯했다. TV 속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영원히 떠나가는 임’의 명복을 빌었다. 사무치는 슬픔을 가슴에 묻었다. 버스터미널에 나온 김영준(65)씨는 “민주화의 거목이 쓰러졌다.”며 “우리는 그분의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을 큰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는 김 전 대통령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김 전 대통령 자신도 그동안 “광주는 나를 키워주고 밀어주고 한없는 사랑을 줬다. 항상 빚을 짊어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으로 상처받은 시민들에겐 김 전 대통령이 ‘지역의 한’을 풀어줄 유일한 대안이었다. ‘김대중’은 ‘희망’이었다. 5·18유족회원 임근단(78)씨는 “그분이 1980년대 후반 처음으로 5·18묘지를 방문해 ‘내가 죽었어야 하는데, 여러분들이 죽었다.’며 어찌나 서럽게 눈물을 흘리시던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코끝이 찡하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고 명노근 전남대 교수의 부인 안성례(70·오월 어머니집 관장)씨는 “그분의 회생을 빌며 새벽마다 기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민 문현석(48)씨는 “남북통일과 국민화합 등 아직도 할 일이 태산처럼 많으신데…. 너무 안타깝다.”며 말끝을 흐렸다. 광주시청사와 민주당 광주시지부 사무실 등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란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광주시청에 차려질 예정이던 분향소는 접근이 쉬운 광산동 옛 전남도청 건물에 마련됐다. ‘광주시민합동분향소’로 이름 붙여진 분향소는 시와 민주당 광주시당,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한국 국악은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한국 국악은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한국의 국악은 전세계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독특함과 깊이가 느껴지죠.” 18일 폐막하는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2008년)를 선보인 감독 엠마 프란츠는 국악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호주의 재즈 가수 겸 영화감독으로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그의 첫 연출작이다. “한국 국악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연하는 게 아니라, 지역축제 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이 굉장히 부러웠어요. 저도 음악인으로서 그런 소통이야말로 정말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호주 재즈 드러머와 국악의 만남 담아 영화는 호주 출신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가 한국의 국악과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작품에 따르면, 바커는 1990년대 후반 우연히 동해안 별신굿(한국 중요무형문화재 82호)의 기능보유자 김석출(1922~2006년) 선생의 음악을 듣고 큰 충격을 느꼈다. 처음 들어보는 즉흥연주에서 무한한 에너지와 힘있는 호흡이 느껴져서다. 이후 그는 김석출을 만나 음악을 배우고자 1999년부터 7년 동안 17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프란츠는 “2004년에 친구인 바커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연주에서 큰 변화를 느꼈다.”면서 “무슨 일이 있었나 물었더니 한국에서 한 무속인을 찾아 헤맸다고 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듣고 그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둘은 2005년 함께 한국을 찾았지만, 건강 악화로 몸져누워 있던 김석출을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대신 김동원 원광디지털대 교수(전통공연예술학과)를 소개받아 박병천, 진유림, 정순덕, 배일동, 김정희 등 다른 전통 음악인들을 만나며 국악의 정신을 배워 나갔다. 영화는 국악인들과의 교류, 콘서트 협연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프란츠는 “다큐의 진짜 목적은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였다. 짜여진 대본 없이 ‘바람이 흐르는 대로’ 맡겨두면서 했기 때문에 여행 자체가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바커는 2006년 마침내 김석출을 만난다. 김석출은 장구를 연주해 보이며 바커에게 “다음에 같이 연주해보자.”고 말하지만, 불과 3일 뒤 세상을 뜨고 만다. ● 美·브라질 등 세계 영화제서 호평 2005~2008년에 걸쳐 완성된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브라질,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호평을 얻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기도 했다. 프란츠는 “인터뷰 중심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서 한국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배우고 영향받을 수 있는 영화”라면서 “특히, 해외에 있는 한국분들이 국악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해줘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새달 열리는 ‘제6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프란츠는 “제천에는 처음 와 봤는데 자연이 정말 아름답다.”며 “다음 달에 EIDF 참여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오는데, 그때도 꼭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천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뛰노는 고라니·버드나무 군락… 한강하구 생태계의 寶庫

    자유로를 지나 고양시 장항IC 부근에 이르면 가로지른 철책선 너머 강변에 울창한 버드나무 숲이 보인다. 이곳이 장항습지다. 개발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수도권 한강하구에 위치하면서도 군부대 작전지역으로 묶여 습지보전이 잘돼 있다. 환경부는 2006년 4월 이곳을 한강하구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보호구역은 김포대교 아래에 있는 신곡수중보부터 서해로 나가는 길목인 인천 강화군 숭뢰리까지 60.7㎢(약 1835만평)에 이른다. 지난 15일 장항습지 탐방을 위해 군부대에 협조를 구한 뒤, 철책 안으로 들어갔다. 탐방길에는 한강유역환경청 직원도 동행했다. 장항습지 지역은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사전 군부대 협조를 구해야 출입이 가능하다. 자유로변과 습지쪽 두 곳에는 길게 철책이 쳐져 있다. 철책과 철책 사이 3~5m 공간은 군사용 작전도로다. 내년 4월쯤 고양시 행주대교~일산대교에 이르는 12.9㎞ 구간의 철책은 제거될 것이라고 한다. 철책은 무장공비 침투를 막기 위해 1970년대 설치됐지만 지역 주민들은 생활의 불편을 들어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 왔다. 철책과 군부대가 이전하면 장항습지는 온전히 수도권 시민들 품에 돌아오게 되는 셈이다. 장항(獐項)이란 지명은 ‘노루목’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쉽게 고라니를 볼 수 있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고라니가 나타났다. 습지내에 넓게 펼쳐져 있는 버드나무 군락으로 들어섰다. 마침 물이빠진 터라 버드나무 밑둥까지 훤히 속살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니 버드나무 뿌리 주변에는 수많은 구멍이 나 있다. 말똥게 한 마리가 낯선 방문객의 출현에 재빨리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말똥 모양으로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말똥게는 굴을 파고 유기물을 섭취하면서 버드나무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대신 버드나무는 새들이 말똥게 사냥을 못 하도록 서식처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버드나무 군락은 백로와 황로의 여름철 번식지로 곳곳에서 이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강하구는 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구둑이 없어 강물과 바닷물이 소통하는 기수(汽水) 지역이다. 따라서 넓은 하구 갯벌과 갈대습지는 재두루미, 저어새, 댕기물떼새를 비롯,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기러기 등 국제적 보호조류를 포함한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가 됐다. 황복, 뱀장어, 참게는 물론 다양한 어종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넓게 펼쳐진 갈대·버드나무숲과 개펄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은 수도권 시민들의 휴식처로 손색이 없다. 장항습지에는 저어새, 검독수리,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총 32종의 보호가치가 높은 희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거나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장항습지 내에는 총 40명의 어민과 10여명의 농민들이 통행 허가를 받아 어로작업과 농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이 사용하는 어구와 뱀장어를 잡기 위해 곳곳을 파헤쳐 놓은 물골 등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무분별한 어로행위와 농약사용 제한 등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한 관리강화 필요성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집중 호우로 밀려든 쓰레기들도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 있다. 한강청 윤명현 환경관리국장은 “습지 보호를 위해 기본 철책선을 남겨 두는 것에 대해 이미 해당 지자체와 의견 조율이 됐다.”면서 “다만 군사도로 활용 문제는 의견이 달라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습지생태관과 관망대 추가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방안을 연구 중이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프로그램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윤 국장은 “내년 봄 한강하구 철책 철거작업이 완료되면 총 54억원을 투입해 생태관광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면서 “장항IC 부근 철책선 사이 2.2㎞ 군사도로에는 생태 탐방로와 방문자 센터, 전망대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습지 관리·보전을 위해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강화군 등 인접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합동보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도 수렴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습지를 빠져나올 즈음 강 한가운데 모래톱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철새 한 쌍이 낙조와 함께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크라잉넛 6집앨범 ‘불편한 파티’로 3년만에 컴백

    크라잉넛 6집앨범 ‘불편한 파티’로 3년만에 컴백

    매일매일 TV 속엔 어지러운 세상만이(‘빈자리’) 있고, 신문은 보기만 해도 고문(‘귀신은 머하나’)이다. 세상은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우리들을 데려간다. (‘불편한 파티’) 딱 3년 만에 세상에 던진 6집 앨범에서 크라잉넛은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앨범 제목은 세 번째 트랙에서 따온 ‘불편한 파티’다. CD 북클릿에 아예 ‘불편’에 대한 사전 해설을 달아놨다. 최근 홍대 인근에서 만난 박윤식(보컬), 이상면(기타), 한경록(베이스), 이상혁(드럼), 김인수(키보드)는 불편을 뜻하는 온 세상의 언어를 모두 모아 보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생략했다고 껄껄 웃는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파티를 벌이고 신나게 놀기에는 세상이 너무 불편하지 않은지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무엇이 크라잉넛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영어학원, 미술학원, 수학·과학 영재교육, 복장단정, 예의범절, 엘리트 코스, 학연·지연·혈연에 낙하산, 하늘 높이 쌓여가는 쓰레기, 돈이 돈을 먹는 세상, 올라 서면 권위, 멀어져 가는 정의사회 구현, 무관심 등등 숨이 차올라 일일이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다.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레코딩 작업까지 이상혁은 “우리가 세상에 대해 심각하게 고뇌하고 걱정할 만한 위치는 아닌 것 같지만 이번 앨범 가운데 몇 곡에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 보려고 했어요. 어떻게 해석하든 그것은 팬들의 몫인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귀신의 직무유기를 질타한 크라잉넛에게 귀신이 잡아 갔으면 하는 사람들을 꼽아 달라고 했더니,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라고 입을 모으며 웃는다. 이상면은 “요즘 김연아 선수처럼 신나고 감동적인 뉴스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요. (정치인들이) 프로레슬링하듯 싸우는 것을 보면 정말 답답하죠.”라고 덧붙였다. 물론 크라잉넛은 심각함에 매몰되지 않는다. 펑크와 로큰롤로 신나게 달리는 게 이들의 본능이다. 한경록은 “우리는 팬들과 공감하려는 것이지 계몽시키려는 게 아니에요. 그럴 수도 없고요. 우리 음악을 듣고 유쾌, 통쾌해져서 피로를 날려버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즉흥적으로 만든 곡들을 모았다는 이번 앨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역대 앨범 가운데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해왔던 작사·작곡·프로듀싱 외에 레코딩 작업까지 손수 했기 때문. 그야말로 완전 자립형 앨범인 셈이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색다른 시도를 하며 크라잉넛의 아우라를 가장 진하고 여유롭게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트록적인 색채의 대작 ‘골드러시’는 녹음하는 데만 4~5달이 걸렸다고. 5집 활동을 하며 모은 자금으로 레코딩 장비를 구입해 연습실을 녹음 스튜디오로 만들었다며 은근한 자랑도 곁들였다. 스튜디오 이름이 ‘토바다’란다. 무슨 뜻인지 한번 상상해 보자. 힌트는 이들이 ‘주당’이라는 점이다. 10대에 밴드를 시작해 인디 1세대 바람을 일으켰던 크라잉넛. 어느새 30대에 접어든 고참 밴드가 됐다. 뒷물결이 치고 나오고 있어 위기감을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기분은 좋다. 박윤식은 “소비적이고 획일적인 음악이 많아지다 보니 식상한 팬들이 인디를 찾았고, 이런 상황에서 다양하고 음악성 있는 인디 음악이 나오다 보니 중흥기가 온 것 아닐까요. 아이돌도 필요하고 인디도 필요한 거죠. 이제는 공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고참 밴드로서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공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년에 적어도 200회 이상 라이브 무대를 꾸리는 이들은 함께 무대에 서는 게 후배들을 돕는 길이라고 했다. 특히 ‘크라잉넛쇼’를 통해 여러 밴드와 공연하며 서로 듣고 배우고 나누며 시너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달 5일 6집 발매 기념 공연 이번 앨범은 후배들의 손길로 더욱 빛난다. 어렸을 때 예솔이로 유명했던 이자람이 ‘가련다’에서 박윤식과 듀엣을 이뤘고, 킹스턴루디스카가 브라스 연주를 해줬다. 럭스의 원종희도 ‘착한 아이’와 ‘귀신은 머하나’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거들었다. 세상이 정해 놓은 ‘착한 아이’의 기준에 길들여진다고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는 크라잉넛. 그럴 바에는 차라리 철들기를 거부한다며 이들은 계속 달린다. “14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이죠. 반면 변한 게 있다면 처음에는 막 달렸는데, 이젠 폼나게 달린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요. 하하하. 9월5일 6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해요. 딱 한 차례만 할 거예요. 시원하게 한판 벌이고 한잔하려면 두 번 하기가 힘들 거든요. 하하하.”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랑방 같은 언플러그드 무대 펼친다

    사랑방 같은 언플러그드 무대 펼친다

    홍대 앞 주차장 골목에 잔디가 깔린다. 문화예술복합공간 KT&G 상상마당 앞 주차장 18면을 덮는다. 오다가다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작은 야외무대가 곁들여진다. 도심 속 문화공간 격. 무대 한가운데 소파가 놓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전자 악기의 굉음으로 익숙했던 국내 메탈·하드록 밴드들이 통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 사랑방 같은 라이브를 들려준다. ●전자기타 대신 통기타 색다른 사운드 상상마당이 개관 2주년을 맞아 9월11일과 12일 이틀 동안 특별한 순간을 마련했다. 아담하지만 최고의 언플러그드 공연을 여는 것. 홍대 앞 인디 음악 마니아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게 된다. 첫째 날은 ‘지상 최강의 언플러그드’로, 둘째 날은 ‘도시의 숲’으로 이름 붙여졌다. 첫째 날에는 한국 헤비메탈의 맏형 밴드로 기타리스트 김재만이 이끄는 블랙신드롬과 기타리스트 주상균이 리더인 블랙홀이 원숙미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바로크 메탈의 현란한 속주를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박영수가 주축인 지하드, 한국식 펑크의 선두주자로 원종희가 주도하는 럭스, 한국 최고의 좌완투수였던 이상훈이 결성해 화제를 모았던 왓도 무대에 선다. 둘째 날도 이름은 다르지만 역시 전자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언플러그드 공연. 여성 싱어송라이터 박기영, 일본인 가스가 히로후미와 한국인 조태준으로 이뤄진 포크 듀오 하찌와 TJ, 에너지 넘치는 펑키 록을 들려주는 와이낫, 자칭 얼터너티브 라틴밴드로 키치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네오 포크록 기타리스트 김마스타, 정통 메탈밴드 파고다가 나온다. ●각종 전시 등도 함께 즐길 수 있어 이번 공연은 상상마당이 개관 2주년을 맞아 9월1일부터 한 달 동안 펼치는 ‘상상페스타-미래공감’ 가운데 한 프로그램이다. 상상페스타는 유행에 치우침이 없는 예술 작품 및 젊은 아티스트들의 미래 가치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로 상상마당 건물 내부와 외부 공간에서 진행된다. 야외에서는 언플러그드 공연을 비롯해 일반인을 상대로 한 예술 관련 워크숍, 각종 설치미술 전시가 이루어진다. 실내에서는 인터렉티브 디자인 전시회, 미디어 아티스트 작품 상영, 아트토이의 미래를 조망하는 전시회, 예술가들의 데뷔에 관한 문제를 생각해 보는 포럼, 단편 영화제, 상상마당이 인큐베이팅한 인디 밴드들의 공연, 사진작가 20여명이 홍대 전 지역을 촬영해 아카이브로 축적하는 행사 등이 열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플러스제이(유니클로+질 샌더) 10월 한국 발매

    플러스제이(유니클로+질 샌더) 10월 한국 발매

    대중적인 의류로 세계시장을 석권 중인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가 독일의 디자이너 질 샌더와 손잡은 제품을 10월 2일부터 한국에서도 판매한다.  유니클로는 1974년 폴로같은 대중적인 일본의 의류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운 야나이 타다시에 의해 설립됐다. 대부분의 제품을 중국에서 만들어 값은 싸지만 일본의 혁신적인 디자인 감각을 더한 옷들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으며 롯데에 의해 한국에도 수입돼 사랑받고 있다.  유니클로는 서울의 명동뿐 아니라 미국 뉴욕의 소호, 런던 등에도 대형 매장을 열었고 설립자인 야나이 타다시는 일본 내 최고의 부호가 됐다.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야나이 타다시 회장의 재산은 61억달러(약 9조1500억원)로 싸지만 품질이 좋은 유니클로 옷을 찾는 사람들이 불황을 맞아 더 늘었기 때문이다.  질 샌더와 유니클로가 손잡고 내놓는 제품은 가장 비싼 것이 19만9000원. 제품의 종류는 셔츠(4만9900원), 코트(19만9000원), 바지(4만9900~5만9900원), 니트(3만9900~19만9900원), 액세서리(1만9900~3만9900원) 등으로 다양한다.  ‘플러스 제이’로 이름붙여진 유니클로+질 샌더 제품은 한국에서는 명동, 강남, 압구정점의 3점포와 온라인 매장을 통해 선보이며 세계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리 가 본 33㎞ 군산~부안 새만금 방조제

    미리 가 본 33㎞ 군산~부안 새만금 방조제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했던가. 새만금 방조제는 거대했다. 2년 전 물막이를 끝내고 한창 막바지 도로 공사중인 새만금 방조제는 무려 33㎞에 이른다. 지난달 정부에서는 새만금을 ‘명품복합도시’로 만들겠다며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을 확정했고, 전북도지사가 청와대 앞으로 보낸 ‘신 엠비어천가 편지’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갑론을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갈매기는 무심히 하늘과 바다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우럭, 놀래미, 꽃게 등 뭇 바다 생명들이 노닐던 서해 앞바다가 이제 옛 지도 속에만 남게 됐다 생각하니 두려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인 군산을 들러, 생명의 여탈을 관장하게 된 인간의 지위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 새만금 방조제를 미리 가 봤다. 군산과 부안을 잇는 이 새만금 방조제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국토 4억㎡(1억 2000만평)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바다가 육지가 되고, 섬이 뭍이 되며, 대한민국 해안선 지도를 새로 그리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어쨌든 산업용지와 농업용지 확충, 관광자원 개발 등 장밋빛 청사진이 속속 제시되면서 전라북도 사람들의 가슴을 한껏 들뜨게 만들고 있으며 전북의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음 역시 물론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아직 일반인의 통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주 일요일 군산시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신시도 전망대까지 무료로 달려 볼 수 있다. 최근 새만금 방조제를 찾는 사람들이 밀려들어 평소 버스 1대로 운영하던 것을 2대로 늘렸다. 군산시청 홈페이지(www.gunsan.go.kr) 또는 관광진흥과(063-450-4554)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일요일 오전 10시40분 시외버스터미널, 군산역(11시10분)에서 출발한다. 이밖에 야미도, 신시도 현지의 낚싯집, 민박집, 식당집에 사전에 연락하면 새만금 방조제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매주 일요일 군산시 시티투어 운영 새만금 방조제 둘러보기는 군산 비응도쪽에서 시작했다. 일반인에게 상시 공개되는 부분은 부안군 쪽의 새만금전시관 앞 1㎞ 남짓뿐이긴 하지만 새만금 방조제의 위용과 서해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기에 좋다는 전북 사람들의 추천으로 비응도 방향을 선택했다. 군산 쪽은 방조제가 도로보다 높게 만들어진 부안 쪽과 달리 방조제가 도로보다 낮아 좌우의 물길을 함께 볼 수 있어 확 트인 느낌이 좋다. 시인 이재무는 바다를 ‘생명의 자궁’이라고 불렀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간오지가 자연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듯 바다 또한 사람의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시인의 이런 평가도 가능했으리라. 실제 수천 종에 이른다는 바다 생명들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바다에 의지해 끈질긴 삶을 이어오고 있다. 군산 비응도 어귀에는 고깃배 몇 척이 출렁이고 있었고, 저수지 낚시터 좌대처럼 바다에 집 모양의 배를 띄워 밧줄로 묶어 놓고 뭍과 바다를 오가는 어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역시 조만간 다른 생명의 자궁을 찾아 불안한 새 삶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황금빛 낙조 꼭 보고 오세요” 사람들이 서해를 찾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황금빛 낙조다. 낙조를 보고 있노라면 쇠락하는 마지막 순간에 아름다워야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곤 한다. 특히 이 낙조가 더욱 아름다운 까닭은 때로는 비켜서고, 때로는 반사되면서 바다 사이에 점점이 떠있는 사람 사는 섬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서다. 포장도로와 비포장이 반복되는 방조제를 10분 남짓 달리자 야미도(夜美島)가 나타났다. 밤에 더욱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섬이다. 하지만 이미 방조제와 조우해 섬의 상당 부분이 파헤쳐진 채로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신시도(新侍島) 역시 마찬가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야미도와 신시도를 여전히 ‘~도’라고 부르며 섬 대접을 해야 할까. 다른 이름을 주는 것이 옳을지, 아니면 이름에서라도 옛 추억을 간직하라며 그대로 놔두는 것이 나을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았다. 군산 앞바다가 자랑하는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역시 신시도와 다리로 연결되며 섬 아닌 섬으로 변신하게 됐다. 신시도 전망대에 올라서면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조만간 바다와 육지로 운명이 갈릴 좌우 물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시도와 가력도 두 곳에서 썰물 때면 갑문을 열어 새만금의 물을 빼고, 밀물이 되면 갑문을 닫는다.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대역사(大役事)를 차츰 진행하고 있다. 새만금의 주변 군산에는 터벅터벅 걸으며 둘러볼 곳이 지천이고, 서해에 의지한 먹을거리가 많다. 일제 수탈의 전초기지라는 악역을 맡았던 아픈 기억이 묻어 있는가 하면 벌써 수 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는 시인 고은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옛 군산세관은 1908년 지어졌다. 대한제국 시절 국내에서 유일한 세관 건물이었으며 일제 강점기 때 남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일제가 국내 물자를 수탈해 가기 위해 만든 곳이다. 군산세관은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듯 이제는 기념관으로 남아 100년 전의 풍경, 일제의 수탈, 만행 등의 기억을 온 몸으로 품고 있다. 또한 신흥동에 있는 히로쓰 가옥은 전형적인 일본인 무인가옥의 형태를 지니고 있어 ‘장군의 아들’과 같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국가등록문화재(183호)로 지정됐다. ◆군산 출신 시인 고은 발자취따라… 히로쓰 가옥을 나와 왼쪽으로 20m 남짓 걷다 우회전 하면 불쑥 솟아오른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이곳이 군산중학교 중퇴자에 불과한 고은 시인이 특채돼 영어, 국어를 가르친 군산북중이 있던 곳이다. 뿐인가. 장항과 군산 사이를 오가는 철선을 타곤 했던 소년 고은이 1978년 혼을 토해내듯 써내려간 기다란 시 ‘갯비나리’는 그가 바다를 바라보고 살았던 군산 소년이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으리라. 조만간 이곳에 고은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만인보문학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여행수첩 ▲가는 길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군산 나들목에서 빠지면 된다. 옛 기억과 낭만을 찾아 떠난다면 장항선을 타 보자. 종점인 장항역에서 내려 5분쯤 걸으면 장항과 군산을 잇는 철선 도선장이 나온다. 20분 남짓 올라탄 배가 군산에 도착한다. 금강하구둑이 만들어지며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에 무용론도 나오고 있어 조만간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두르자. ▲먹을 거리 전국 팔도 간장게장 없는 곳이 없지만, 군산의 간장게장은 특히 유명하다. 대표적인 곳은 군산횟집(063-442-1114)으로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내놓는 간장게장이 짜지도 않고 맛있어 맨입으로도 계속 먹게 만든다. 간장게장 백반이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1㎏(큰 꽃게 3~4마리 정도)을 포장해 가면 6만원이다. 글 사진 군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0월의 울산 세계음악 多온다

    포르투갈의 파두, 파키스탄의 카왈리, 아르헨티나의 탱고, 유대음악 라디노, 스페인의 켈틱 음악, 뉴질랜드의 마오리 음악, 그리고 한국의 타악과 국악…. 세계의 다양한 소리가 울산에 모인다. 울산 처용 월드뮤직페스티벌이 10월9일부터 사흘 동안 울산문화예술회관 및 문화 공원에서 열리는 것. 2006년 국내팀으로 시작해 2007년부터 본격적인 국제 행사로 자리매김한 이 페스티벌은 올해 43회째를 맞은 처용문화제의 중심 행사다. 12개 해외팀과 9개 국내팀 등 20개 국적이 섞인 21개팀이 참가한다. 해외팀 가운데 8개팀이 처음 한국을 찾는 터라 월드뮤직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헌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월드뮤직축제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문화 교류”라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악의 즐거움을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포르투갈 파두의 디바이자 월드뮤직계 슈퍼스타인 마리자가 헤드라이너다. 마지막날 2시간 공연으로 폐막을 장식한다. ‘브로크백 마운틴’, ‘바벨’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2회 연속 수상한 영화음악가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이끄는 탱고밴드 바흐폰도를 지난해에 이어 다시 만날 수 있다. 파키스탄 전통음악이자 이슬람의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를 대표하는 음악인 카왈리를 연주하는 밴드 파이즈 알리 파이즈도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다문화 국가로 올해 주빈국인 호주에서는 자메이카 스카 음악에 뿌리를 두고 라틴 재즈를 연주하는 밴드 스카즈, 스카와 레게, 힙합을 융합시킨 밴드 미스타 사보나, 지난해 처용 월드뮤직페스티벌에서 인기를 끌었던 아프로 쿠반 밴드 와투시 등 3개 팀이 초청됐다.한국에서는 46개 팀이 출연을 응모해 5개 팀이 선정됐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곽수은, 타악그룹 노름마치와 내드름, 퓨전국악그룹 프로젝트 록과 아나야 등이다. 이밖에 하모니카로 국악을 들려주는 박종성을 비롯해 미미, 숨, 토리’s 등 문화체육관광부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진출팀이 함께한다. 처용무를 비보이 시각으로, 처용가를 시조창으로 재해석한 공연과 처용 의상 등 신라시대 옷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 세계의 악기와 춤을 접해볼 수 있는 행사 등도 곁들여진다. 일부 체험 행사를 빼고 모든 공연과 전시가 무료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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