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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착한 커피’는 달콤한 사탕발림

    지난해 말, ‘공정무역 커피’를 앞세운 ‘착한 소비’ 마케팅이 화제가 됐었다. ‘착한 초콜릿’ ‘착한 여행’ 등으로 이름 붙여진 신상품들도 뒤를 이어 쏟아졌다. 생산자는 유통단계를 대폭 줄인, 직거래에 가까운 판매를 통해 상품 가격을 20~30% 정도 더 받을 수 있고, 소비자는 다국적 기업의 농산물과 달리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살 수 있어 득을 본다.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서로가 ‘윈-윈’하는 이른바 ‘윤리적 소비’다. 누구에게나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형태의 무역으로 비쳐진다. 그러나 이마저 “어림없는 소리”라며 쓴소리를 퍼부은 책이 출간됐다. ‘천규석의 윤리적 소비’(천규석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다.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저자는 고향에서 농사지으며 도시와 농촌의 직거래를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농사꾼 철학자’로 불린다. 그는 ‘공정무역’조차 교묘한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요즘 세상은 하도 비정상이 정상인 듯 판을 치다 보니 그 비정상과 약간만 차별화한 것만으로도 특별대접을 받으려 한다. ‘공정무역’ ‘착한 커피’ 등으로 이름 붙인 신상품들이 대표적인 것이다. 똑같은 에너지를 낭비, 파괴하고 그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내놓는 국제무역이면서, 생산자에게 주원료 값만 조금 더 주고 사다 가공해서 판다고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통박한다. 저자는 아울러 “만성적 식량부족 국가인 제3세계의 커피원두 생산농민에게 돈 조금 더 주었다고 ‘착한 커피’가 될 수는 없다.”며 “달콤한 사탕발림으로 이들을 세계시장(다국적기업)에 종속시키는 것보다 (식량)자립도를 높여줄 새로운 방책을 찾아주는 게 보다 ‘근본적인 윤리’가 아니겠느냐.”고 되묻는다. 이처럼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은 ‘공정무역’에 기반한 ‘윤리적 소비’의 위선을 꼬집고, ‘자급자족 소비’만이 최선의 윤리적 소비임을 확인하는 것이다.1만 5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풍자·조롱 곁들인 만화같은 야구사랑

    풍자·조롱 곁들인 만화같은 야구사랑

    소설가 박상이 또, 야구를 갖고 소설을 썼다. 주말마다 유니폼 입고 야구장에서 뒹굴며 캐치볼에 배팅 연습을 하다가 짬짬이 쓴 소설들을 모아 첫 번째 소설집 ‘이원식씨의 타격폼’을 내놓더니 이번에는 아예 장편소설을 썼다. 최소한 박상에게 세계의 중심은 바로, 야구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상의 첫 장편소설 ‘말이 되냐’(새파란상상 펴냄)는 박상 특유의 황당무계하고 어이없는 상황들이 이어진다. 본격 문학에서는커녕 대중 문학에서도 쉬 쓰지 않는 소설 문법을 보란 듯이 구사한다. 무협 소설처럼 비기(秘技)와 내공 수련이 등장하는가 하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서 성공하는 만화적 상상력이 펼쳐지고, 현실 풍자와 조롱도 양념처럼 곁들여진다. ‘말이 되냐’는 물론 기본적으로 야구 소설이다.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야구를 매개로 삼은 ‘야구 소설의 효시’로 칠 수 있다면, ‘말이 되냐’는 아예 야구 자체를 세계의 중심에 떡하니 앉혀 놓고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의 구도는 단순하면서도 황당하다. 야구 골수 팬이며 사회인야구단 ‘마포 새됐스’의 우익수이자 9번 타자인 한 30대 직장인이 있다. 이름은 이원식이다. 이미 단편소설에서도 희한한 타격폼을 가진 야구선수로 등장한 이가 ‘이원식’이듯 이원식은 박상의 페르소나다. 이원식은 오로지 ‘야구’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구찜’을 가장 좋아한다. 또 팀장의 야근 지시를 무시하고 야구 연습 하러 간 이원식은 회사에서 잘린 뒤 도인 비슷한 침구사한테 치료받아 강철 어깨를 얻게 되고,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황당한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산 속에 들어가 비급을 얻은 뒤 온갖 시련을 딛고 각고의 노력을 보태 야구를 연마한다. 그리고, 진짜! 프로야구 1군 투수가 되고야 만다. 그것도 시속 167㎞의 광속구를 던지는 무시무시한 파이어볼러로서 말이다. 비록, 표창을 꺼내 던지는 듯 우스꽝스러운 폼인 데다 내공을 얻은 부작용 탓에 공을 힘껏 던질 때면 ‘팬티가 찢어질 듯’ 방귀를 뿡~뀌며 체면을 구기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 박상은 삶의 비의(秘意)를 탐구하고, 인간의 본성과 이면(裏面)을 들여다 보려고 애써 진지한 표정을 짓지도 않는다. 그저 유쾌하게 자신이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고, 야구에 고스란히 인생을 대입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이다. 심지어 이원식을 메이저리그에까지 진출시키는 엄청난 해피엔딩으로 소설을 끝맺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권력을 잡자마자 방송을 장악하려는 정치권력,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공권력 등에 대한 끝없는 조롱이 깔려 있다. 그리고 그는 외친다. “불과 몇 개월 전에 시속 90㎞도 못 던지면서… 어디서 운 좋게 실력이 생겨서 똥매너야. 까불지 말고 좀 겸손해져 봐라.”고. 박상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문인 야구구락부 ‘구인회’의 우익수(사회인 야구 경기 중 가장 공이 안 날아오는 포지션)를 맡고 있다. 소설 중간중간 ‘글쟁이 야구단’이 등장하고 심지어 소설가 백가흠이 6번 타자를 맡아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한다. 오는 4월에는 자신이 열렬히 응원하는 ‘21세기형 삼미슈퍼스타즈’인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서울 목동 홈경기 시구를 할 예정이다. 소설 속 ‘H팀’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씨줄날줄] 전(煎) 부치는 남편/육철수 논설위원

    유행가 가사에 이런 게 있다. ‘간 큰 남자’란 제목이다. 요즘 남과 여의 역학관계를 꿰뚫은 노랫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충 이런 내용이다. 간이 큰 남자란 ▲아내한테 전화 건 남자에게 누구냐고 꼬치꼬치 묻는 남자 ▲향수 뿌리고 외출하는 아내를 미심쩍게 쳐다보는 남자 ▲매일 식탁에 주저앉아 밥 달라고 보채는 남자 ▲밀린 빨래와 설거지는 안 하고 비디오만 보는 남자 ▲바쁜 아침에 용돈이 적다 하며 투덜대는 남자들이란다. 그런가 하면 ‘노숙자 유머’란 것도 떠돈다. 20대 노숙자의 사연을 들어보니 아침밥 차려달라고 했다가 쫓겨났고, 30대는 저녁 먹고 간식 달랬다가, 40대는 저녁으로 라면 끓여 달랬다가, 50대는 아내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가, 60대는 자다가 살이 스쳤다고, 70대는 아내와 한방에서 자겠다고 했다가, 80대는 자고 일어나니 숨쉬고 있다고 쫓겨났다고 한다. 과장이 좀 심하지만 차츰 권위를 잃어가는 남성들의 현실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세상은 달라졌다. 여성과 남성이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겠으나 남성은 기득권을 하나하나 빼앗기는 기분일 것이다.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조사한 ‘이혼 변천사’를 보더라도 남편과 아내의 위상은 많이 변했다. 아내한테 매맞는 남편은 이제 뉴스거리도 안 된다. 남편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했다간 최악의 경우 이혼을 당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세태에서도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은 풍경이 있다면 명절 음식장만이다. 하지만 이 역시 여성에게 ‘가혹하다.’는 분위기여서 변화가 예상된다. ‘명절이혼’의 급증도 이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남성의 처지에선 달갑잖은 일이다. 하지만 어찌하랴. 변화를 거부하면 ‘간 큰 남자’ 취급 받기 십상일 텐데. 얼마전 어느 관절·척추 전문병원이 명절 가사(家事)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주부 300여명에게 물었더니 명절에 일을 한 뒤 81%가 관절이나 허리통증을 겪었단다. 주범은 ‘전(煎)부치기’(52%)였다. 다음으로 설거지(32%), 요리(29%) 등이다. 전을 부칠 때 쪼그리고 앉기 때문에 무릎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체중의 5배라고 한다. 허리는 2~3배다. 그래서 예상컨대 전부치기가 조만간 남성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남성들이 명절에 손도 까딱 안 하고 술마시고 고스톱치던 일은 ‘과거의 특권’이 될 것 같다. 내일은 설 명절이다. 아내에게 사랑받고 싶으신가, 아니 쫓겨나고 싶지 않으신가? 그럼 아내의 건강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번 설엔 꼭 전을 부쳐 보시라!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靑의 작심… ‘4월 대충돌’ 시작되나

    靑의 작심… ‘4월 대충돌’ 시작되나

    청와대가 11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박근혜 의원’으로 불렀다. 지금까지 없던 일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의 입을 통해 4차례 사용했다. 단순한 ‘사과 요구’ 이상이다. 공격의 의지가 읽힌다. ‘강도 논쟁’ 2라운드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이유들이다. 타이밍이 눈에 띈다. ‘강도 논쟁’이 벌어졌던 전날 나올 법했던 반응이다. 정작 전날엔 “뭔가 크게 오해한 것 같다.”는 수세적 반응 정도였다. 일이 확대될까 전전긍긍하는 듯한 모습으로까지 비쳤다. 그러기에 ‘사과 요구’는 더욱 작심한 듯 보여진다. 분명한 기류 변화가 엿보인다. “더는 못 봐주겠다.”는 식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은 ‘언론 반응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언론들이 이렇게 양시양비(兩是兩非)로 나올 줄 몰랐다.”는 얘기다. 예컨대 박 전 대표의 오해와 과민반응이 부각되고 청와대의 억울함과 해명이 분명히 드러나는, 그런 상황을 기대한 듯 보인다. 이 수석은 “언론 보도 대부분이 ‘박 의원이 발끈하니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하며 진화에 나섰다.’는 식이던데, 논리적으로 발화를 한 사람이 진화를 하는 것 아니냐. 청와대는 발화를 한 적이 없는데 왜 진화를 하느냐.”고 항변했다. 어쨌거나 청와대로서는 오랜만에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마침 설 연휴를 앞둔 시점이 청와대의 ‘결심’을 굳게 한 듯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저런 식으로 나오는데 마치 우리가 잘못한 것처럼 묻고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 해도 너무하다는 것을 알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슈 선점 경쟁에서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초 여권 주류는 설 연휴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호전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보기도 한다. ‘강도’와 ‘정치공학’ 등의 표현이 등장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충북 발언’에 대해서는, 친이 주류 내부에서도 전날부터 “역공을 당할 소지가 많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무적 조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참모들이 앞다퉈 “더 이상 못 참겠다.”, “이젠 달래고만 넘어갈 수는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이면에는 이런 배경도 깔려 있다. 박 전 대표는 일단 고강도의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세종시 정국 내내 한 박자 빠르게 대응한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움츠린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재반격을 위한 웅크림’에 가까운 모습이다. 친박계는 이번 청와대의 반응을 대대적 공세의 신호탄으로 여기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일련의 일은 결국 세종시 문제가 정책적 사안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청와대의 뜻이 분명해진 만큼 우리도 깊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대충돌설(說)’이 현실화하려 하고 있다. 김성수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설 연휴에 주목되는 영화 두편

    설 연휴에 주목되는 영화 두편

    설 연휴 극장가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이하 퍼시 잭슨), ‘울프맨’이다. 둘다 올해 처음으로 전세계 동시개봉하는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퍼시 잭슨이 고대 그리스 신화를 현대로 끌어내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울프맨은 최첨단 하이브리드 늑대인간 이야기가 난무하는 요즘 극장가를 역주행하며 고전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각각 모험물, 공포물로 분류되지만 환상적인 소재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판타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 퍼시 잭슨은 무려 130주 동안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릭 라이던의 판타지 소설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이 원작이다. 신과 인간 사이에서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데미갓·demigod)의 모험담을 다룬 이 작품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영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신화, 전설과 현대 문명이 공존한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 자신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캐빈 맥키드)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퍼시(로건 레먼)에게서 해리 포터의 모습이 겹쳐진다. 반인반마 케이런(피어스 브로스넌)은 덤블도어 교장과 해그리드를 합쳐놓은 것 같은 존재다. 퍼시가 반나절만에 특별한 능력을 깨우치는 데미갓 캠프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다름 아니다. 무엇보다 고대 그리스 신화를 21세기 미국으로 옮겨 심어 놓은 점이 흥미롭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는 올림포스 신전으로 갈 수 있는 문이, 내쉬빌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할리우드에는 지옥이 있다는 식이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는 칼립소가 사는 오기기아 섬 같은 인상을 준다. 제우스(숀 빈)와 포세이돈은 청바지를 입고 대화를 나누며, 하데스(스티브 쿠건)는 가죽옷의 록스타처럼 등장한다. 사람을 돌로 만드는 뱀 머리의 메두사(우마 서먼), 지옥의 문을 지키는 개 케르베로스 등의 괴물도 현대적인 공간에 숨어 있다. 날개 달린 스니커즈를 신고 날아다니고, 방패가 아닌 아이폰 반사광을 통해 메두사와 싸우는 등 신화를 현대식으로 변주한 장면은 신선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좀 더 나아가지 못한다.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12가지 임무를 완수하는 원조 데미갓 헤라클레스처럼, 제우스로부터 번개도둑이라는 오해를 산 퍼시도 신들의 전쟁을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지만 맞닥뜨리는 고난은 싱겁게 해결된다. 주된 관객층을 아동으로 설정한 기색이 역력하다. 퍼시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물을 활용해 전투를 벌이는 장면이 가장 볼만하다. 퍼시를 비롯해 지혜의 여신 아테나의 딸 아나베스(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퍼시의 수호자 그로버(브랜든 T 잭슨) 등 핵심 캐릭터가 밋밋해 아쉽다. 해리 포터 시리즈 1편, 2편을 연출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118분. ■ 울프맨 늑대인간은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과 함께 1930~4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유니버설픽처스의 대표적인 호러 캐릭터다. 인간의 이중성을 반영한 전설로 여겨지는 늑대인간이 스크린에 데뷔한 첫 작품은 1935년 ‘웨어울프 오브 런던’. 하지만 6년 뒤 나온 론 채니 주니어 주연의 울프맨은 당시로서는 최첨단을 달린 촬영기법과 특수효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원조 늑대인간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울프맨은 유니버설픽처스가 1941년작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시간적인 배경이 20세기 초반인 원작과 달리 새 작품은 이성이 동트는 시기인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야기는 익숙하다. 운명의 장난으로 ‘미친 늑대병’(Lycanthrope)에 걸린 한 남성의 비극적인 사랑과 죽음을 다룬다. 그리스 오이디푸스 비극에서 모티프를 따온 로렌스 텔봇(베네치오 델 토로)과 아버지 존 텔봇(앤서니 홉킨스)의 대결에는 원작과는 다른 반전이 곁들여진다. 여기에 로렌스와 여자 주인공 그웬 콘리프(에밀리 블런트)의 관계 설정이 달라진 점 등 몇몇 부분을 제외하면 새 작품은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다. 늑대인간의 변신 과정에 21세기 디지털 컴퓨터 그래픽 기술과 최첨단 특수분장이 동원됐지만 외려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해 인상적이다. 흑백 필름 분위기가 나는 부분도 많아 고전을 보는 듯하다. 늑대인간이 정신병원 탈출을 시작으로 런던을 휩쓸어 버리는 장면은 살인마 잭 더 리퍼가 울고갈 정도로 압권이다. 하지만 창자가 굴러다니고, 팔 다리는 물론,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등 유혈이 낭자한 장면이 잦은 게 흠이다. 영화는 공포에 짓눌린 탓에 광기에 휘둘리며 이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비추며 ‘인간과 짐승의 경계가 어디인가.’라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깊게 파고들지 않는 점이 아쉽다.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체’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베네치오 델 토로와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는 기대에 어긋남이 없다. 수사관으로 나오는 ‘매트릭스’의 휴고 위빙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할리우드의 시각효과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조 존스턴 감독이 연출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10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美 민주 하원의원 31명 “FTA 찬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민주당내 중도 성향의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과 파나마, 콜롬비아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진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내 모임인 새민주연합(NDC)이 지난 4일(현지시간)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초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새 수출촉진정책에 대해 의견을 나눈 자리에서였다. NDC 의장인 조지프 크롤리(뉴욕) 의원은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들이 탄탄한 교역관계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된다면 미국 내에서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가 무역 어젠다를 진전시켜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커크 대표는 이 자리에서 특히 한·미 FTA 비준 동의 전망에 대해 연내 처리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DC는 또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소속 의원 31명이 서명한 서한에서 “우리는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줄여 나가는 데 대통령과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특히 “아직까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양자, 다자 무역협정을 진전시키는 데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등 3국과 체결한 FTA의 의회 비준을 위한 행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하원의원들과의 간담회는 오바마 행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통상정책에 대한 민주당 내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kmkim@seoul.co.kr
  • [교육칼럼] 백범정신과 교육자

    [교육칼럼] 백범정신과 교육자

    몇 해 전 겨울, 교내 교사 20명이 중국 상하이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다. 빨래가 길가에 널려 있는 허름한 골목길을 지나 도착한 상하이임시정부청사는 낡은 3층집이었다. 임시정부 요원들이 사용했던 물건, 그들의 사진, 침구들이 잘 보존돼 있었다. 일제시대에 우리는 남의 나라 한 구석, 보잘것 없는 곳에 임시정부라고 차려놓고 독립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 곳에는 김구 선생님의 집무 모습 사진도 있었다. 백범 김구 선생은 18세 때 동학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나라를 위한 걱정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그의 나이 43세가 되던 1919년, 3·1운동이 발발했고, 그 후 백범은 상하이로 망명가 다음달 4월 13일에 임시정부를 설립했다. 그의 독립을 위한 노력은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32년 이봉창, 윤봉길 의거를 지휘했고, 우리 힘으로 독립을 얻기 위해 난징에 한국인 무관학교도 설치했다. 1944년에는 상하이임시정부 수장이 되었고, 마침내 1945년 광복을 맞이했다. 임시정부 책임자였던 그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당시 열강들의 ‘정치게임’에 휘말려 힘을 잃게 됐다. 또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우리나라는 임시정부로부터 이어진 ‘정통성’이라는 명맥을 이어가지 못했다. 백범의 ‘나의 소원’ 중 일부 대목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었기 때문이다. (...)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이 글을 보면 백범은 그 시절부터 물질의 힘이 아니라 문화의 힘이 세계를 움직일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그의 정신은 일제 침략에 반대하는 정의로운 독립 투쟁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문제와 미래에 대한 선견지명까지 닿아있었다. 정의로운 일, ‘한민족다운’ 일이 아니면 결코 하지 않은 이른바 ‘백범의 정신’은 어디서 길러진 것일까. 어린시절 황해도 신천 청계동에서 유학자 고능선(高能善) 선생을 만나 한학의 가르침을 받고 평생 이를 지켰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최근 교육계에서 발생하는 비리들을 보면 ‘교육자답지’ 못한 일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조차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답다.’는 것은 그 직종이나 그 계층에 부여하는 자격 요건이거나 기대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자리를 잘 유지하려면 그런 기대치에 부응하는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기대치에 최소한이 아닌 최대한으로 가까울수록 그 사람은 ‘~답다.’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생긴다. 교육자에게 특히 ‘교육자다움’을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겸손한 자세로 막중한 자기 무게를 다시 가늠해볼 일이다. 백범은 정부 없는 시절 수장이었음에도 막일꾼같은 자세로 우리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다. 필자도 백범처럼 교육자로서 훼손된 자존심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 마디 소원으로 표현하고 싶다. “우리나라가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다운’ 사람들로 가득찬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 나라는 분명 아주 아름다운 나라일 것이다.” 이홍자 서울사대여중 교장
  • [내고장 인재산실] 경기도 안양시 관양고

    [내고장 인재산실] 경기도 안양시 관양고

    경기 안양시 관양동 관양고등학교는 안양지역에서 ‘관양사관학교’로 통한다. 교복과 두발상태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생활지도 방식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다. 그러면서도 개인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높은 대학 진학률을 기록, 명문고로 발돋움하고 있다. ●수능성적향상 우수학교로 선정 2002년 개교한 관양고는 5년 전 중학교 때 전교에서 80등 했던 학생을 서울대에 합격시키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수도권 대학 진학은 꿈도 꾸지 못했던 6등급 학생에게 자격증 3개를 취득토록 해 이화여대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평촌 신도시와 구시가지 경계에 있는 관양고는 인근 평촌·안양고 등에 밀리는 ‘이류고’에 지나지 않았다. 대학 진학률도 이들 학교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런 학교가 지난해 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수능성적향상 우수학교로 선정돼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대학 진학률도 지난해 87.9%를 기록했다. 서울대, 연·고대, 카이스트 등 명문대에 들어간 학생도 상당수에 이른다. 원동력은 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똘똘 뭉친 결과였다. 무엇보다 관양고만의 독특한 교육방식이 눈길을 끈다. 학생들에게 기초생활 질서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수업태도나 언행 등 기본적인 자세가 성적 향상의 밑거름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꼴찌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학생들은 교사들을 100% 신뢰하고 있다. 8년째 이 학교에 근무 중인 최석진 교무부장은 “학교에 설치된 각종 기물들이 파손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학교 분위기가 그런지 말썽꾸러기 학생들도 우리 학교에 들어오면 태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주효했다. ‘관양리더스’반이라 불리는 성적우수반을 운영,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탄력적인 특기적성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인문계열에서 예체능으로 진로를 바꾼 학생이나 성적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을 위해 ‘종합반’을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다양해진 대학전형에 대비해 면접반, 인적성반, 수능반, 인문·자연계논술반, 체육반 등을 편성했고 이런 맞춤형 진학지도는 수도권대학 수시모집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업무추진비 대부분 교사연수 지원 이 같은 결과가 김광순(60·여) 교장과 교사들의 열정 때문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김 교장은 “모든 학교의 교과과정은 비슷하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며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와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공을 교사들에게 돌렸다. 김 교장은 업무추진비 대부분을 교사 연수비용 등으로 쓸 정도로 교사들을 챙겼다. 학교를 운영하며 발생하는 잡무도 자신이 대신 처리했다. 안양시로부터 강당 건립비 명목으로 40억원가량의 예산을 지원받은 것도 김 교장의 발품 덕분이었다. 이 학교 교사들은 매일 오후 10~11시 퇴근을 되풀이하면서도 이런 교장을 믿고 3년 이상 이 학교에 머무르며 수험생 지도에 열정을 쏟았다. 또 매달 김 교장은 5만원, 교사들은 1만원씩을 갹출해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제공하는 등 학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CEO 칼럼] 느림의 미학/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CEO 칼럼] 느림의 미학/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지난해 이맘때였던 것 같다. 독립영화 사상 300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의 관심에서 조금은 벗어난 ‘독립영화’라는 장르를 대화의 중심 소재로 끌어들인 한 편의 영화가 있었다. 늙은 소와 팔순 농부의 이야기인 ‘워낭소리’다. 투박하리만치 일상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눈물을 훔쳤다. 자극적이거나 속도감 넘치는 상업 영화에만 길들여진 우리에게 다소 지루한 듯 평범한 일상의 전개가 오히려 상식을 깨고 더 깊은 곳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적당히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자세로 쫓기듯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생활인들에게, 이 영화는 밑바닥에 존재하고 있는 실체를 자각하고 잠시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함과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엔 자동차를 버리고 도보나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헬스클럽 대신 요가·명상학원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신문이나 방송에서 종종 접하곤 한다. 도심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고 심신의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들, 패스트푸드보다 유기농 슬로푸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이라는 흐름의 밑바탕에 있는 것이 바로 빠른 속도에 지친 우리들의 느림에 대한 갈망이요, 삶의 본질에 대한 회복 욕구인 것이다. 느림이 빠름의 반대가 아닌 여유로움이라는 것을 깨닫고 빠른 삶의 틀을 깨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이러한 느림으로의 회귀 본능은 개인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속도와 효율성이 강조되는 세계 해운산업에서도 앞만 보고 서둘러 질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여러 변화에서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의 어려움으로 2009년의 해운 경기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전 세계 주요 선사들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아 각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함께 비용 절감,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생존을 위한 필사적 노력을 벌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료유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은 선박의 항해속도를 최대한 경제속도로 낮추는 감속운항(Slow Steaming)에 하나둘 동참했다. 이산화탄소 절감, 연료비 절감은 물론 선박 추가 투입을 통한 잉여선박 활용의 효과를 함께 거두고 있다. 한진해운도 지난 1월20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아시아~미국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 24~25노트에서 16~17노트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미국으로 향하는 선박 속도는 조금 줄이고, 돌아오는 선박의 속도는 더 많이 줄여 총 56일 걸리던 운항 일수가 63일로 늘어나게 됐다. 운항 일수가 늘어나면서 기항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투입되는 선박은 기존 8척에서 9척으로 늘려 선복과잉문제를 일부 해소하고 연료비를 15% 정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필자는 올해 태평양 항로 안정화 협의체(TSA) 의장을 맡으면서 2010년 주요 정책 중의 하나로 녹색정책(Green Policy)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주요 해운선사들이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이제는 개인도, 사회도 속도를 조금 줄이고 한발 물러서서 자기를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때로는 느리게 가면서 함께 동행할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빠름을 대신할 느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자 화가인 칼릴 지브란의 “거북이는 토끼보다 길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 ‘비운의 거인’ 10년 투병 헛되이… 前롯데 포수 임수혁의 삶과 죽음

    ‘비운의 거인’ 10년 투병 헛되이… 前롯데 포수 임수혁의 삶과 죽음

    식물인간 판정을 받고 10여년간 투병생활을 하던 프로야구 롯데 포수 임수혁이 7일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41세로 세상을 등졌다. 서울 명일동 부친의 집 근처 요양원에서 이틀 전 감기 증세를 보여 서울 강동 성심병원으로 옮겨진 임수혁은 이날 오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직접적 사인은 급성 심장마비에 허혈성 뇌손상 합병증. 아버지 윤빈씨는 “처음 수혁이가 쓰러졌을 때 담당의사가 짧으면 3년, 길면 5년을 산다고 했는데 10년이면 상당히 오래 산 것 아니냐.”며 아들의 영면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서울 토박이 임수혁은 서울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4년 신인 2차 지명으로 계약금 5500만원, 연봉 1200만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185㎝, 90㎏의 건장한 체구에 강한 어깨, 장타력을 겸비한 임수혁은 입단 당시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7시즌 동안 통산 488경기에서 1296타수 345안타(타율 .266)에 47홈런을 때리며 257타점을 올렸다. 입단 초기 선배 김선일과 동기생 강성우의 그늘에 가렸지만 타고난 슬러거의 자질에다가 수비 능력이 향상되면서 데뷔 2년째 롯데 안방자리를 꿰찼다. 1996년 113경기에 출장, 타율 .311, 홈런 11개, 타점 76점을 올리면서 정상급 포수로 뛰어올랐다. 1999년에는 포스트시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3-5로 패색이 짙던 9회 말, 마무리 투수 임창용을 상대로 동점 2점 홈런을 뽑아내 연장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는 연장전에서 6-5로 뒤집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돌발사고가 발생한 것은 2000년 4월18일 잠실구장 롯데와 LG전이었다. 임수혁은 2회 2사 후 5번 지명타자로 타석에 섰다. 유격수 실책으로 1루에 진루한 임수혁은 후속타자 안타로 2루에 간 뒤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쓰러졌다. 의식불명인 채로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호흡과 맥박이 일시 정지됐다. 결국 제때 심폐소생술을 받지 못한 그의 뇌는 소생불능이었다. 임수혁의 투병생활 동안 동료와 팬들의 온정은 쏟아졌다. 롯데 선수들과 임수혁선수후원회가 매년 일일호프와 자선행사를 열었고, 2000년 현대 시절부터 히어로즈 선수들은 월급에서 1만원씩 떼 후원했다. 축구의 홍명보·안정환, 골프의 최경주 등 스포츠스타들과 미국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 랜디 존슨까지 힘을 보탰다. 그러나 임수혁은 끝내 가족과 동료, 팬들을 뒤로 했다. 사이판에서 전지훈련 중에 비보를 접한 롯데 주장 조성환은 “선수와 팬들 모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너무나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이다.”며 “선배님의 못다 이룬 꿈을 반드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빈소는 상일동 경희대의과대학 동서신의학병원 장례식장(02-440-8912)에 마련됐다. 발인은 9일 오전. 유족으론 아내 김영주(40)씨와 아들 세현(16·중3), 딸 여진(14·중2)양이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전사 김하늘 “이쯤되면 저 도도하죠?”

    여전사 김하늘 “이쯤되면 저 도도하죠?”

    배우 김하늘이 도도한 여전사로 변신했다.김하늘은 자신이 모델로 활동 중인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클리오’의 2010 봄 여름 비주얼룩을 통해 도도한 매력을 내뿜었다. 오는 6월 방영을 앞두고 있는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에서의 과감한 변신에 맞춘 듯, 김하늘은 이번 촬영에서도 강렬한 세련미를 살려 팜므파탈의 모습을 선보였다.김하늘은 또 속눈썹에 풍성한 볼륨을 살린 깊은 눈매로 고혹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우아한 세틴 소재의 보랏빛 원숄더 드레스에 업헤어 스타일을 연출해 고급스러운 카리스마를 발산했다.특히 ‘클리오’의 ‘오’ 탱크 볼륨 마스카라 광고 룩에서 보여진 김하늘은 빈틈없이 풍성한 속눈썹을 강조하고 도도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더해 김하늘만의 세련된 룩을 완성했다. 여기에 업헤어 스타일과 핑크 컬러의 치크 컬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깔끔하고 스타일리시한 스타일을 더욱 강조했다.정현정 클리오 마컴부장은 “김하늘은 이날 촬영에서 기존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헤어와 메이크업 스타일에 도전해 스타일 리더다운 면모를 과시했다.”며 “자기 색깔이 분명한 유니크하고 세련된 룩을 100% 소화해 촬영 내내 ‘역시 김하늘이다.’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김하늘이 선보인 이번 2010 S/S 메이크업 트렌드는 ‘클리오’ 매거진 3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사진 = 클리오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청담동 며느리룩’ 바람분다

    ‘청담동 며느리룩’ 바람분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청담동 며느리룩’ 이 인기를 얻고 있다.‘청담동 며느리룩’은 트위드 재킷, 샤넬라인 스커트, 체인 퀼팅백, 플라워 코사지 등의 고급스러우면서 단아한 스타일로 청담동의 부유층 며느리들이 즐겨 입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심은하 패션’ 혹은 ‘이영애 패션’ 등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브랜드 패션몰 아이스타일24에 따르면 최근 ‘청담동 며느리룩’은 전년 동기에 매출 신장률이 30%를 상회하면서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아이스타일24 이린희 마케팅 팀장은 “캐주얼 복이 메인 상품이다. 여성스러운 정장인 청담동 며느리룩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다.”라고 평가했다.패션업계에서는 지난해 8월 영화 ‘코코 샤넬’이 개봉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영화는 프랑스 출신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샤넬’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속 배우는 샤넬 의상의 대명사인 ‘트위드 재킷’과 ‘샤넬라인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다. 이같은 영향으로 최근 복고 의상인 청담동 며느리룩이 젊은 층에게 다시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패션 트렌드 전문 업체인 에이다임 이윤진 전임연구원은 “청담동 며느리룩은 드러내놓고 럭셔리를 강조하는 스타일보다 절제된 디자인과 액세서리로 모던하고 단아한 스타일을 표현한다. 젊은 층이 급변하는 패션 사이클을 쫓아가기보다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연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사진 = 아이스타일24, 코코샤넬 영화스틸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프로배구] 내가 ‘서브왕’이로소이다

    그 시절 백구를 때리는 호쾌한 스파이크 소리와 손끝에 조물거리는 토스는 볼 수 없었지만 관중의 박수만큼은 전혀 작아지지 않았다. 강만수와 김호철(이상 55), 이성희(43), 임도헌(38), 박희상(38) 등 배구 코트를 주름잡던 최고 선수들이 다시 코트 위에 섰다. 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V-리그 올스타전. 앞서 남·여 구단 감독과 코치들이 편을 나눠 9인제 코트에서 뛰었다. 코트를 밟은 지 10~20년. 이제는 무거워진 몸이다. 아직도 젊은 마음과는 달리 몸이 따로 놀았다. 배가 나온 강만수 KEPCO45 감독은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올려준 공을 때렸지만 1970~80년대 세계를 놀라게 한 강타가 아니었다. 춤을 추듯 느리게 날아간 공은 상대 수비에 번번이 걸려 올라왔다. 세터들은 아예 30대의 ‘젊은이’ 임도헌과 박희상에게 공을 몰아줬다. 남자부 코치진으로 짜여진 K-스타팀은 경기 중 김호철과 신영철(46) 대한항공 감독대행 등 두 ‘컴퓨터 세터’를 동시에 투입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코트에 내리꽂히는 강타는 없었지만 양팀 세터들은 블로커를 완전히 따돌리는 시간차 공격을 구사하면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였다. 여자부 코치진으로 이뤄진 V-스타팀의 박삼용(42) KT&G 감독은 16-17에서 공격이 선을 벗어나자 선심으로 나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권호(레슬링)에게 억지 항의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경기는 박희상 우리캐피탈 코치의 강한 오픈 공격이 성공하면서 21-18로 K-스타팀이 승리했다. 강동진(대한항공)은 ‘서브킹’ 선발대회에서 시속 111㎞를 기록, 가빈(삼성화재), 박철우(현대캐피탈) 등 쟁쟁한 6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광서버’에 뽑혔다. 강동진은 1차 시도에서 공이 네트에 걸렸지만 두 번째 서브는 시속 111㎞를 찍었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의 안젤코가 우승할 때와 같은 기록. 역대 최고 서브는 2006~07 시즌에 삼성화재 레안드로가 기록한 시속 117㎞였다. 도로공사의 오지영은 시속 95㎞를 기록, ‘서브퀸’에 뽑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T-50 고등훈련기, 싱가포르서 2차전?

    T-50 고등훈련기, 싱가포르서 2차전?

    최신 항공기들의 고난이도 비행에 싱가포르의 하늘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개막한 싱가포르 에어쇼가 7일 폐막을 앞두고 행사 분위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싱가포르 에어쇼는 아시아 최대의 에어쇼로 영국의 판보로 에어쇼, 프랑스의 파리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손꼽힌다. 특히 이번 에어쇼는 2012년으로 예정된 싱가포르 공군의 고등훈련기 선정과 맞물려 전세계의 항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한국우주항공(KAI)의 ‘T-50 골든이글’(Golden Eagle)과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로마치의 ‘M-346’도 포함돼 있어 지난 아랍에미레이트(UAE)의 고등훈련기 도입사업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당시 총 48대에 이르는 UAE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시장을 두고 T-50과 M-346이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었다. 이 사업에서 T-50 고등훈련기는 우수한 성능과 함께 정부차원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유력한 후보로 손꼽혔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2월 UAE는 이탈리아의 M-346 고등훈련기를 우선협상 대상기종으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참여정부에서 심도있게 추진했던 방산수출 사업을 현 정부들어서 사실상 방기했기 때문”이란 발언을 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번 싱가포르의 고등훈련기 도입 사업은 규모자체는 UAE보다 적은 12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가온 세계 각국의 고등훈련기 교체시기와 맞물려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분수령으로 받아들여진다. T-50의 싱가포르 수출가능성에 대해 KAI 관계자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며 “발표가 나는 3월이 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T-50은 2001년 KAI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마하 1.5에 달하는 최고속도와 우수한 기동성으로 차세대 고등훈련기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UAE와 우선협상 대상기종으로 선정된 M-346측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T-50의 UAE 수출가능성이 다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취임 100일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탈리아와 UAE의 협상이 여러 가지로 잘 안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피맛골 청일집/김성호 논설위원

    사라져 가는 것들은 아쉬움으로 해서 간절하다. 아쉬움이야 씻지 못할 개인의 비망 회한일 수도 있고 집단의 공동 추억일 수도 있다. 더 이상 갖지 못하고 볼 수 없게 된다는 멸실은 보존 유지의 몸부림을 부르곤 한다. 여러 한옥지구며 전통거리 인사동 보존을 향한 우리네의 뒤늦은 각성이 그것이다. 사라진 뒤의 때늦은 원망 한탄에 앞선 보존의 지혜는 현명하다. 개발바람이 한창인 서울 피맛골이 입에 오르내림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멸실을 막기 위한 공유의 몸짓들이라고나 할까. 역사적 지대인 남아공화국 흑인 거주지역 소웨토와 유대인 강제격리구역인 유럽의 게토, 그리고 서울의 피맛골. 흑인차별의 대명사로 남은 소웨토가 정치적 가름과 차별의 공간이라면 게토는 나치의 빗나간 만행 탓에 숱한 희생과 죽음을 낳은 비극과 멸시의 땅이다. 지금이야 왜곡과 과오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남았지만 그곳에 들어살다 죽어간 이들의 아픔이야 오죽했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곳을 가 보고 싶어하고 찾는다. 하지만 정작 그 땅의 억울한 희생자들은 잊고만 싶은 망각의 땅으로 돌리고 싶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의 피맛골은 거꾸로 보존과 유지의 뜻이 절실한 땅으로 차별된다. 고관들의 말 행차를 피해 스며든 백성들의 통로라 이름 붙여진 피맛골. 이런저런 상점이며 음식점이 생겨났고 광복과 전란을 관통하며 어엿한 저잣거리가 되어 간 서울의 명소다. 재개발 회오리에 밀려 하나둘씩 사라져 갔지만 도심속 서민의 희로애락이 오롯이 담긴 공간 중 이만한 곳이 있을까. 좋을 때나 나쁠 때, 위로와 축하의 술잔이 들려지고 좁은 자리 마다하지 않고 어깨를 부대끼며 세상사를 헤쳐갔던 선술집들. 텁텁한 막걸리며 허름한 녹두빈대떡 몇 조각에 만족하고 즐거웠던 청진옥이며 한일관, 열차집, 장원집…. 다 떠나고 세 곳만 남아 샐러리맨들의 발길을 기다리는 형편이라니 피맛골 선술집들도 어쩔 수 없는 멸실과 아쉬움의 대상이다. 65년간 대를 이어 자리를 지켜 와 피맛골서 가장 오래됐다는 선술집 ‘청일집’의 흔적들이 박물관에 담기게 됐다. 어제 영업을 마지막으로 인근 건물로 옮기면서 묵은 기물들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단다. 낡은 식탁과 손때 묻은 막걸리잔, 그릇들, 이런저런 사연을 빼곡히 적은 낙서 벽까지 통째로 박물관에 들인단다. 비록 피맛골 골목에선 사라지지만 흔적만이라도 지키고 공유하자는 의지의 결집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아쉬움이 새롭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책꽂이]

    ●한 출판인의 여정 일기(윤형두 지음, 범우 펴냄) 산과 낯선 땅을 사랑하는 이의 여행기다. 미국과 유럽, 동남·서남 아시아 등을 돌며 만난 사람들, 그 감동들, 기억들을 아름다운 문체로 옮겼다.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으로서 출판인이자, 수필가, 여행가인 그답게 문장마다 배어 있는 설렘과 감동의 울림이 그대로 전달된다. 1만 2000원. ●참여정부 인사검증의 살아있는 기록(권오중 지음, 리북 펴냄) 누구나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만 인사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하물며 대한민국 최고 권력의 핵심 인사를 책임진 청와대라면 더 말한들 뭣하겠는가.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인사검증 부서 행정관으로 꼬박 5년을 일한 저자의 ‘참여정부 인사원칙 백서’다. 인사의 시스템과 원칙의 공과를 공유하며 평가하는 것은 더욱 구체적인 인사원칙의 진전을 갖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거대담론 또는 이념적 잣대에 갇혀 있던 참여정부 인사 시스템의 구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1만 3000원. ●크리에이티브 블록/아이디어 블록(루 해리 지음, 고두현 옮김/ 제이슨 르쿨락 지음, 명로진 옮김, 토트 펴냄) 쌍둥이책이다. 아이디어 고갈에 허덕이는 작가, 기획자 등에게 보물창고와도 같은 책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면밀한 관찰과 창조적 사고를 통해 다르게 사고하고,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수천, 수만에 이를 답은 각자의 몫이다. 각 권 1만 5000원.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황인원 지음, 흐름출판 펴냄) 바야흐로 인문학이 회사경영과 조직운용에 풍성한 자양분을 제공하는 때다. 저자는 46편의 시를 소개하며 상상력과 창의력, 순수한 서정, 인간에 대한 근본적 사고 등 시를 쓰고 읽을 때 나오는 힘이 조직의 리더 또는 회사 대표들에게 유효함을 설명하고 있다. 1만 3000원. ●마음의 쉼표(도종환 지음, 프레시안북 펴냄) 부제는 ‘도종환의 산방엽서’다. 조금만 더 느리게 움직이며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를 노래하는 것, 그 자체가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길임을 조용히 얘기한다. 산중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시인이 나무 한 그루 놀라지 않게 조용히 들숨 날숨 쉬며 ‘나의 오늘, 우리의 오늘’을 묻는다. 곁들여진 손문상 화백의 그림이 가슴을 넉넉하게 해준다. 1만 2000원.
  • 다시 얻은 목포의 상징 삼학도

    다시 얻은 목포의 상징 삼학도

    오래전 전남 목포의 지인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목포의 상징 중 하나인 삼학도(三鶴島)를 다시 볼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의당 제자리에 있어야 할 섬을 다시 보게 되다니요.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의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학도는 목포 사람들의 가슴에서 멀어져 있었던 겁니다. 가장 큰 원인은 간척사업이었습니다. 삼학도는 유달산과 함께 목포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지요. 그런데 저마다의 가슴에 아스라이 남아 있어야 할 삼학도가 뭍으로 변한 겁니다. 전혀 섬답지 못한 몰골을 하고 있는 데다, 공장 건물과 관공서가 들어서면서 목포 사람들은 도무지 발걸음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요. 버려진 자식 같았던 그 삼학도가 다시 돌아옵니다. 목포시가 10년째 벌이고 있는 복구공사가 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총 공사비만도 1300억원 가까이 됩니다. 지역사회에서는 대단히 큰 돈일 겁니다. 눈앞의 경제적 이득만 좇는다면 결코 시도할 수 없는 공사지요. 옛모습을 찾겠다고는 했으나, 예전만은 못합니다. 형태는 갖췄으되, 빛바랜 사진 속에서 보았던 모습은 많이 잃었습니다. 그러나 삼학도엔 여전히 목포 사람들의 정서와 애환이 살아 흐르고 있지요. 지금은 다소 어색하고 살갑지 않더라도, 하루 이틀 지나다 보면 사람과 섬이 화해할 날도 오지 않겠습니까. 천문학적인 돈을 포기하고 다시 얻은 삼학도인 만큼, 목포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찾아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섬에서 뭍이 되어버린 삼학도 언제부터인가 목포 시내 교통표지판에 ‘삼학도’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얼마전 바로 그 자리엔 해양경찰서, 혹은 한국제분 등 다른 목적지를 알리는 표지가 있었을 터. 점차 삼학도가 목포 사람들 삶에 다가가고 있다는 뜻일 게다. 헐벗고 궁핍했던 시절인 1968년부터 73년까지, 정부는 삼학도 주변에 대한 간척사업을 벌였다. 외국에서 들여온 석탄과 밀가루, 설탕 등을 내륙으로 실어나를 전초기지로 삼기 위해서였다. 그때부터 섬은 뭍이 되고 섬 외곽에는 부두가, 중턱에는 제분공장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산자락은 절단되고, 주택이 난립했다. 목포 사람들이 윤락가를 지칭하던 ‘옐로 하우스’도 그때 들어섰다. 그 와중에 삼학도는 동네 뒷산보다 못한, 볼품없는 존재로 추락하고 만다. 간척과 삼학도를 맞바꾼 셈이다. 그렇게 삼학도는 잊혀져 갔다. 목포의 근대사를 ‘간척의 역사’라 할 만큼 목포는 간척사업과 연관이 깊다. 조대형 문화관광해설사는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된 간척으로 목포의 몸집이 두 배 가까이 불었다.”고 했다. 간척사업의 틈바구니에서 삼학도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조건형 계장에 따르면 삼학도 매립공사 당시 인부들의 일당으로 미제 원조 밀가루가 지급됐고, 어린이들은 그 밀가루를 구멍가게에서 사탕 등과 바꿔 먹었다고 하니 삼학도는 섬으로서 명을 다하는 순간까지 여러 사람에게 덕을 나눠준 셈이다. ●놀이터로, 씨름장으로, 그리고 밀회 장소로 삼학도는 대삼학도와 중삼학도, 소삼학도가 크기에 따라 일렬로 늘어서 있다. 예전엔 뭍에서 가장 먼 소삼학도가 1㎞, 가장 가까운 대삼학도는 600m 남짓 떨어져 있었다. 조 계장은 “어린 시절엔 배를 타고 삼학도꺼정 들어갔다가, 머리에 옷을 인 채 목포까지 헤엄쳐 오고는 했지요. 뭍에서는 놀거리가 부족했응께 그라고 놀았지요. 아마 목포 사람들 다 그랬을 것이요. 예전엔 요즘과 달리 삼학도에서 나올 때만 왕복 요금을 받았응께.”라며 걸쭉한 호남 사투리를 섞어 설명했다. 물론 소풍 장소로 자주 찾기도 했다. 단옷날이면 어른들은 나룻배를 타고 건너와 모래톱에서 씨름 등 전통놀이를 즐겼다. 연인들에겐 몰래 숨어 유희를 즐기고 사랑을 다짐하던 ‘해방구’와 같은 곳이었다. 조선시대 목포 만호청(萬戶廳)에 땔감을 공급하던 곳이었을 만큼 수목이 울창해, 뭍에서라면 따가웠을 타인의 시선을 피하기에 제격이었던 곳. 애써 외면했지만, 가슴에서 삼학도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노릇. 목포시민들은 1998년 삼학도 복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복원사업 지원의사를 표시하면서 논의는 실행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0년 1월 사업비 1243억원을 들인 복원공사가 시작됐다. 절개된 소·중 삼학도에 흙을 쌓아 산 형태를 만들고, 곰솔 등 4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대삼학도 ‘옐로 하우스’ 자리엔 ‘목포의 눈물’을 노래한 가수 고(故) 이난영의 유해를 수목장으로 안치한 난영공원을 조성했다. 삼학도를 짓누르던 공장 등 건축물들의 철거와 이전 작업도 병행했다. 목포시는 2007년 3월 1차로 소삼학도에 배수관문과 교량 5개 등을 조성한 데 이어, 2차로 소삼학도와 중삼학도를 연결하는 호안수로 742m 등의 토목공사를 2008년 2월 마무리 했다. 그리고 중·대삼학도 호안수로 1500m와 교량 6개 등 3차 공사는 이달 마무리된다. 시는 삼학도 호안수로 총 2242m와 교량 12개 등을 바다로 연결시킨 뒤 이달 말, 늦어도 3월 초엔 개통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제는 사라지게 될 삼학도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전북 군산의 ‘페이퍼코리아선’처럼 화물열차가 화물열차가 목포시내를 관통하며 내달리던 ‘삼학도선(線)’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삼학도 간척사업 당시 놓여진 삼학도선은 섬 바깥쪽에 조성된 ‘삼학부두’에서 석탄, 밀가루 등을 싣고 목포역까지 운행하던 약 2.3㎞ 길이의 지선이다. 삼학도에 마지막 남은 공장인 한국제분이 2011년 충남 당진으로 이전되고 나면 삼학도선의 임무 또한 완전히 없어진다. 시에서는 시내 구간 1.8㎞는 철거하고, 삼학도 부두 안쪽의 약 400m 구간은 레일 바이크 등 위락시설로 이용할 생각이다. 하지만 시내 구간 철거에 앞서 한번쯤 득실을 따져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섣불리 근대 역사유적들을 철거한 뒤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목포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주말에만 여객열차 1~2량을 편성해 목포역까지 오가는 관광열차로 이용한다거나, 삼학도 안쪽에 조성될 레일바이크 노선을 연장하는 것도 생각해 봄직하다. 목포가 자랑하는 ‘문화·역사의 거리’와의 연계성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사진 목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주변 볼거리:목포역 왼쪽으로 걸어서 5분 거리에 문화·역사의 거리가 있다. 옛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일본 사찰이었다가 한국 교회로 바뀐 동봉원사 등 일제 강점기 때 분위기를 흠씬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갓바위, 유달산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목포의 명물. 목포시청 관광기획과 270-8182. →잘곳:새로 개발된 하당 쪽에 깨끗한 숙박업소들이 밀집돼 있다. 바다 위 일출과 함께 잠에서 깨고 싶다면 목포항여객터미널 인근 숙박업소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4만원대. →먹거리:독천식당은 낙지요리로 입소문이 난 집. 연포탕 1만 4000원, 갈낙탕 1만 5000원(이상 1인분). 낙지볶음·무침·구이는 각 3만 5000원. 242-6528. 문화역사의 거리 인근에 있다. 영란횟집은 민어요리를 잘한다. 회무침 4만 5000원. 234-7311. 선경횟집은 준치요리 전문점. 회무침 8000원, 구이 1만원, 탕 1만 2000원(이상 1인분). 목포항 여객터미널 쪽에 있다. 242-5653.
  • 채민서의 중독성 몸매

    채민서의 중독성 몸매

    3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영화 ‘채식주의자’ (감독 임우성, 제작 블루트리픽쳐스)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채민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채민서ㆍ 김현성 ㆍ김여진 등이 출연하는 ‘채식주의자’는 악몽에 시달리다 채식주의를 선언하게 되는 영혜(채민서 분)와 비디오아트 작업을 하는 형부 민호(김현성 분) 그리고 점차 방황하게 되는 영혜와 민호 사이에서 어떻게든 현실의 삶을 붙잡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지혜(김여진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2월 18일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현성준 기자 gu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론] 서해 시위로 북한이 얻을 건 없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시론] 서해 시위로 북한이 얻을 건 없다/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이 해안포사격 훈련으로 서해안을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해안포사격 훈련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포사격 훈련은 예년과는 달리 보다 과감하고, 보다 치밀하게 짜여진 것이어서 우리의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북한은 의도적으로 서해 해상을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필요할 경우 서해 해상을 그들의 군사적 위협시위를 위한 ‘정당화’된 장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1999년 9월, 북한은 북방한계선(NLL) 남측 지역을 포함하는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이는 NLL을 직접적으로 무력화하고자 하는 가시적 조치의 하나로 치부되었다.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이 적용될 경우 NLL 남측을 항행하는 남한 함대나 민간선박은 북한의 영해를 침범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 북한은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을 그들의 영해로 주장하면서 이 지역을 항행하는 일체의 남측 선박이나 함대들에 대해서 영해침범으로 비난하면서 군사적 보복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위협을 가해 왔다. 작년 11월에는 그들의 함정을 의도적으로 NLL을 침범케 하여 3차 서해교전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어 12월에는 북한이 갑자기 NLL 남측을 포함하는 ‘평시해상사격구역’을 선포하였으며, 지난달 25일에는 NLL 남북 양측 수역에 걸쳐진 ‘항행금지구역’ 설정을 공표하고 난 이틀 후 바로 해안포 사격훈련을 개시하였다. 북한의 이번 해안포사격 훈련은 군사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북한은 NLL을 완전 무시하고 그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조선 서해해상군사분계선’과 ‘평시해상사격구역’을 실질적으로 적용할 것이며 둘째, ‘평시 해상사격구역’ 내에서 교전 발생 시 해안포 사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군사적 위협의지를 시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이러한 군사적 위협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 먼저 6자회담 복귀를 앞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체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서해 해상의 분쟁 위험성을 조장한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해 해상의 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크게 오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서해 해상의 분쟁이 북한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장되면 될수록 정전협정체제 유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바꾸고 싶다면 대남 군사적 위협이 아닌, 남북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남북대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서 그들의 유일한 압력수단인 군사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당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신중모드’를 유지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남한으로부터 경제적 협력과 지원을 기대하면서 개성공단 활성화와 개성 및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일정한 원칙을 견지하면서 이들 사업의 활성화와 재개에 대해서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일 뿐이다. 이와 같이 남북은 발전적인 관계 변화를 보이기보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듯하다. 북한 당국이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의 군사적 위협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오히려 유무형의 각종 군사적 위협을 심화시켜 오고 있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내부적으로 어떠한 사유가 있어서 군사적 수단이 활용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북한 당국은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유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사설] 대가 없는 정상회담, 北 명쾌히 응답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한 변함 없는 자세를 거듭 천명했다. ‘대(大)전제’라는 표현을 쓰면서까지 어떤 대가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런 원칙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무엇보다 정상회담을 둘러싼 우리 내부의 혼선을 정리하고 확고부동한 대북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나아가 북을 향해서는 마치 회담 성사가 임박해진 듯한 분위기에 편승해 어떤 오판과 헛된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관된 대북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북핵 폐기와 납북자·국군 포로 문제는 포기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북핵문제는 동결과 보상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든 듯한 변화를 보이면서 다소 걱정스러운 양상이 빚어졌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축소 왜곡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이후 ‘3~4월설’ ‘4~5월설’ ‘6월 이후설’ ‘8·15설’ 등 시기는 물론 의제, 장소 등을 놓고 갖가지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는 공식 사과했지만 이런 미확인 보도들과 맞물려 혼선이 가중돼 온 측면도 있었다. 청와대 측은 사과에 그치지 말고 더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남북 문제는 국가의 존명이 걸린 중대사라는 점에서 비판 세력들도 과도한 흔들기를 자제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의 ‘대전제’ 발언을 계기로 혼선은 이쯤에서 정리돼야 한다. 북한이 10년 안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준이라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 북핵 폐기를 최우선 의제로 삼는다는 자세를 다시 가다듬을 때다.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도 포기하지 않되 다소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안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북측에 ‘통 큰 지원’이 가능해진다. 북측은 우리의 요구에 명쾌히 응하지 않고 ‘통 큰 지원’만 바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성과를 내려면 진정성이 제1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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