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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박지원 소환 본격 힘겨루기

    여야, 박지원 소환 본격 힘겨루기

    검찰이 20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오는 23일 오전 10시까지 대검찰청으로 출석하라고 재통보한 가운데 박 원내대표의 소환 여부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을 불과 5개월여 남겨 둔 상황에서 민주당은 검찰의 ‘기획 소환’에 절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방탄국회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제출한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을 강창희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한 것은 양당의 주도권 흐름을 뒤바꿀 돌발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우선 직권상정은 여당에는 호재, 야당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은 강 의장의 김 총리 해임 건의안 직권상정을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민감한 사안을 처리할 때 직권상정 카드로 직접적인 불똥은 피하면서도 민주당을 압박할 수단이 되는 까닭이다. 여차하면 이날처럼 표결 불참을 통한 의결정족수 미달을 만들어 안건 자체를 자동 폐기시킬 수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의장의 직권상정은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 해임 건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관철시킨 민주당에는 되레 ‘나쁜 선례’를 떠안는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만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 됐다. 야당의원을 겨냥한 표적수사가 많은데 그때마다 강 의장이 체포동의안을 상정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야당이 김 총리에 대한 해임 의지를 표명하면 여당이 반대하는 시나리오를 계획했는데 예기치 못한 직권상정으로 스텝이 엉켰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처리시한이 정해진 안건이 제출되면 여야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제 시간 처리’를 이유로 직권상정하는 것을 막을 명분도 약해졌다. 새누리당에서는 박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되면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표 단속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 새누리당은 정 의원 부결 사태 때 겪은 후폭풍의 ‘학습효과’에 따라 이탈 표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이 상정되지 않게 하는 명분을 찾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는 새누리당 149석, 민주당 127석이지만 통합진보당 13석 등 여야가 절묘하게 의석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여야 내부의 반란표나 군소 정당, 무소속 의원들의 표결 향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강주리·황비웅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의 제2경제/구본영 논설위원

    엊그제 올해 29세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공화국 원수’ 계급장을 달았다. 대장에서 차수와 ‘인민군 원수’라는 두 단계를 건너뛴 형국이다. 차수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계급장을 떼어낸 뒤 3일 만이다. 이처럼 김정은이 초고속 승진에 목을 맨 이유는 뭘까. 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군부에 대한 그의 권위를 높이려는 수순이라고 본다. 개혁·개방 전 사회주의 중국의 절대 권력자 마오쩌둥의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어록을 떠올리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최고 사령관 등의 타이틀을 차지한 그이지만, 군 장악을 위해 추가적 ‘상징 조작’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이는 북한 세습체제가 이른바 선군정치에 의해 지탱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북한 군부의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가 철직된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그중에서 외화벌이를 놓고 북한 내 군민(軍民)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가장 그럴싸해 보인다. 즉, 달러 자금줄을 놓고 인민군이 노동당·내각과 크고 작은 마찰을 일으켰고,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리영호가 숙청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과 가까운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의 손을 들어준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은 북한에서 이른바 ‘제2경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제2경제(second economy)는 사회주의권에서는 계획경제 부문인 제1경제에 대비되는 영역을 가리킨다. 다만 제2경제를 암시장이나 지하경제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석한다면, 이는 시장경제권에서도 일정 부분 존재한다. 하지만 북한 제2경제의 개념은 좀 다르다. 본래 노동당과 인민군이 운용하는 군수산업을 뜻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정은이 제1위원장인 국방위원회에 이를 관장하는 제2경제위원회를 두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제2경제가 날로 비대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 매봉총국이 미사일 부품 수출을 위해 해외사무소까지 두고 있다는 것은 구문이다. 근래엔 배급경제가 고장나 암시장인 장마당이 번성하자 후방 군부대와 공안기관들이 앞다퉈 돈벌이에 나섰다고 한다. 북한판 제2경제가 본뜻에 가까워지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제를 살리려면 군수산업 비중을 줄여야 하지만 체제안정을 위해서 이를 책임진 군부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게 북한체제의 딜레마일 것이다. 리영호의 숙청과 김정은의 원수 승진이 그 징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진에어, 국내선 열번 타면 보너스 한번

    진에어, 국내선 열번 타면 보너스 한번

    “휴~ 탑승객에게 음료수를 쏟을 뻔했어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인 조현민(29) 진에어 마케팅 담당 전무가 17일 진에어 취항 4주년을 맞아 김포~제주 간 진에어 일일 승무원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조 전무는 탑승객을 맞는 것부터 음식물 서비스까지 일반 승무원과 똑같이 행동했다. 조 전무는 “고객의 입장을 잘 이해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다.”면서 “회사의 핵심인 기내 승무원의 애로사항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체험에 앞서 2주간 항공기 시스템, 비상 탈출 요령은 물론 항공기 주방 사용법 등 객실승무원이 갖춰야 할 서비스 훈련을 받았다. 승무원 체험을 마치고 조 전무는 제주 KAL호텔에서 열린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도 이끌었다. 지난 1월 진에어의 전무로 발령받고 난 뒤 첫 공식 무대로 본격적인 3세 경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간담회의 핵심은 진에어 국내선을 열 번 이용하면 보너스 항공권 한 장을 주는 ‘나비 포인트제도’ 도입이었다. 나비포인트제도는 탑승 노선에 따라 10~40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이를 진에어 국내선 항공권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재건 진에어 대표는 “진에어의 국내선 예약 시스템은 먼저 오는 사람이 먼저 좌석을 잡게 돼 있어 ‘마일리지 사용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분간 국내선 항공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에어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2억원) 대비 256% 늘어난 78억원을,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729억원)보다 64% 증가한 119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2세기 금나라 시조는 신라·고려인…여진족 역사도 한국사 편입시켜야”

    “12세기 금나라 시조는 신라·고려인…여진족 역사도 한국사 편입시켜야”

    여진족의 역사를 한국사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도학 한국전통문화대 문화유적학과 교수는 “만주 지역에서 생성과 성장·소멸을 거듭했던 종족의 역사 가운데 부여와 고구려, 발해는 한국사에 편입됐는데 동일 지역에서 활동한 여진족의 역사는 애매하게 처리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고대사의 시공간적·문헌적 범위’를 주제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논문 ‘한국사의 확대과정과 여진사(女眞史)의 귀속 문제’를 발표한다. 그는 부여 등이 한국사에 편입된 시기는 10세기 고려 태조가 후삼국을 통일한 후에 편찬한 ‘구삼국사’부터라고 했다. 13세기 이승휴(1224~1300)가 지은 ‘제왕운기’에 나온 ‘단군본기’는 ‘구삼구사’를 인용했기 때문이다. 단군조선의 편입은 고구려 시조의 계보 때문인데, 그 결과 북부여·동부여 등이 자연스럽게 한국사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여진족이다. 여진은 숙신(肅愼)→읍루(邑婁)→물길(勿吉)→말갈(靺鞨)→여진→만주족으로 이어진다. 이 여진족은 12세기 금을 세우고, 17세기 후금이 됐다가, 다시 청나라가 된다. 이 교수는 “(여진족이 세운) 후금(後)이 산해관 이남으로 진격해 중원 대륙을 제패하고 청(淸)이 되었을 때는 중국사인 것이 분명하다.”면서 “하지만 그 이전의 여진사는 중국사가 아니라 한국사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이 교수는 “12세기 금나라는 국가의 기원이 신라 또는 고려와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고려사’는 물론 중국 문헌인 ‘이역지’(異域志)와 ‘신록기’(神麓記) 등도 금나라의 시조를 ‘신라인’ 또는 ‘고려인’이라고 기술했다. 청나라 건륭제 때 편찬된 ‘만주원류고’(滿洲源流考) 역시 금나라 시조의 출원지를 신라로 밝히고, 금나라라는 국호도 그의 시조 성씨가 신라 왕의 성 김씨에서 유래함을 밝히고 있다. 이 교수는 여진의 역사를 한국사에 편입시킨 민족주의 사학자 박은식의 역사 인식을 해방 직후 손진태(1900~1950?)가 이어받았지만, 한국전쟁 때 그가 납북되면서 이런 역사인식이 남한에서 계승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민족주의자로서 손진태는 한국사를 구성하는 족속으로 남북 9개 부족 즉, 부여, 예맥(고구려), 숙신, 조선, 옥저, 말갈, 진한, 마한, 변한 등을 말했다.”면서 “여진 등 일부는 한국사의 조역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과 ‘장백산 문화론’을 내세워 고구려·발해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여진사의 한국사 편입은 왜곡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방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재인, 결선투표제 전격 수용… 非文, 모바일 축소도 압박

    문재인, 결선투표제 전격 수용… 非文, 모바일 축소도 압박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규칙) 논란과 관련, 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이 17일 비(非)문재인 후보들이 요구한 결선투표제 도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경선 룰 줄다리기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결선투표 도입으로 특정 주자의 경선 불참 등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 것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와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 등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들은 문 고문 측의 결선투표제 수용을 환영했다. 1차 경선에서 과반이 나올 후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2, 3, 4위권 후보들이 결선투표에서 연합할 경우 방식 여하에 따라 대역전을 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김두관 전 지시나 손·정 고문 등은 결선투표 관철로 룰 전쟁에서 문 고문의 기세를 꺾는 1차 목표는 달성했다고 판단, 다음으로는 문 고문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투표 비율 축소를 새로운 주목표로 설정해 문 고문 측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95%에 이르는 모바일투표 비중을 30%대나 절반 정도로 축소시키겠다는 태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경선 룰에 대한 논의를 벌인 뒤 18일 오후 당무위원회의를 열어 대선후보 경선 룰을 최종 확정하려고 하지만,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큰 고비는 넘겼지만 세부 이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선투표를 본 경선처럼 순회 방식으로 할지 또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 다른 방법으로 치를지도 미정이다. 따라서 당무위원회의에서 최종안이 확정되기까지는 막판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고문 캠프 대변인 도종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당 지도부에서 결선 투표제 도입을 결정한다면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은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전제를 달았다. 문 고문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투표 반영 비율을 되도록 현행대로 유지, 결선투표에 가더라도 최대한 이변을 막아 보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반면 김 전 지사 측 등은 끝까지 모바일투표 가중치 경감을 요구할 것을 예고했다. 김 전 지사 캠프의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문 고문의 결선투표 수용 발표 뒤에도 현장투표와 배심원제, 모바일투표를 1대1대1로 하자는 요구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모바일투표는 역선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 고문 측은 그러나 모바일투표에서는 더 이상 양보가 없다는 자세다. 도 의원은 모바일투표 비율 축소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말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하지만 문 고문 측은 “완전국민경선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현행비율 고수 의지를 비쳤다. 반면 김 전 지사나 손·정 고문 등은 “모바일투표의 지나친 반영은 고령자 등 모바일 약자들의 표심을 반영하지 못해 전체 국민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막판 문 고문 진영을 압박할 태세다. 이춘규 선임기자·이범수기자 taein@seoul.co.kr
  • 축구영웅 최성곤을 아시나요

    축구영웅 최성곤을 아시나요

    1948년 8월 2일 영국 런던. 울산 출신의 고 최성곤(1922~1951) 선수가 한국과 멕시코의 올림픽 축구 16강전에서 선제골(5-3 승)을 넣으며 한국대표팀을 사상 첫 8강으로 이끌었다. 64년이 흐른 오는 26일 한국과 멕시코는 제30회 런던올림픽 축구 B조 본선 첫 경기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에 따라 울산박물관은 26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한달 동안 최성곤의 생애와 활동을 재조명하고, 1948년 런던올림픽(제14회)에 대해 설명하는 ‘작은 전시회’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4부로 구성돼 30여점의 사진자료와 설명이 곁들여진다. 특히 26일은 64년 전 벌어졌던 한국-멕시코 축구가 다시 맞붙는 날이기도 하다. 최 선수는 울산 중구 북정동에서 태어나 울산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보성고등보통학교(후에 보성중학으로 개칭)에 진학해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그 후 보성전문학교(현 고려대) 법과를 다녔고, 해방 후에는 조선전업 소속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런던올림픽 이후 부산에서 고교 축구부를 지도하고 대한축구협회 경남지부 이사로 활동했으나 안타깝게 1951년 29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잊혔던 최성곤 선수와 1948년 런던올림픽을 기억해 보자는 의미에서 마련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0) 강원 인제 방동약수로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골은 내린천 물이 시작되는 원류이다. 주변에는 마지막 원시림인 방태산과 점봉산, 진동계곡이 있다. 방태산과 점봉산은 인제 기린면에 위치한 백두대간의 지류이다.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아직도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최고의 목재이자 천연기념물인 주목나무가 자생한다. 또한 진귀한 약초와 버섯 등이 풍부하게 자생하고,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열목어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이다. 정감록에는 물과 바람과 불의 재난이 들지 않는다고 해서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했다. 각처에서 난을 피해 온 사람들이 화전을 일구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태곳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방동약수로를 찾았다. ●방동골… 진동계곡물과 함께 내린천 원류 인제군 기린면 현리 덕다리에서 방동·진동방향으로 418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방태천이 나오고 방동교를 만나게 된다. 이 방동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방태산 자연휴양림과 대골이 있고 왼쪽으로는 방동약수(芳洞藥水)와 아침가리(조경동 계곡)에 연결된다. 방동2리에 위치한 약수터 주변은 깨끗한 계곡물과 함께 숲이 우거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방동약수는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 이외에도 철·망간·불소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한다. 일찍이 자연보호중앙협회에서 ‘한국의 명수’로 선정했을 만큼 유명해 새 주소 도로 이름에 반영됐다. 새 주소명에 등재된 방동약수로는 인제군 기린면 방동2리를 포함, 총 17㎞ 구간이다. 인제에서 내린천 지류를 타고 나 있는 지방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방동약수로 이정표가 보인다. 내린천은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하나씩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내린천 줄기는 65㎞에 달하는데 래프팅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은 여름 휴가철이면 피서객들로 시끌벅적하다. 내린천을 끼고 나 있는 지방도를 따라 가다 보면 높이 솟은 산과 괴암괴석이 빚어낸 풍광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하천 폭이 좁아지는 상류지역에 다다르면 맛집으로 꽤 이름이 알려진 ‘방동막국수집’이 나온다. 이곳에서 10여분 위쪽으로 올라가면 방동대교가 나오는데 다리 끝부분부터 방동약수로가 시작된다. 방동약수로 좌측으로는 진동계곡, 그 위쪽으로는 양양군으로 이어진다. 약수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좌측에 ‘방동약수’와 ‘아침가리’라고 씌어진 입간판이 보인다. 약수터까지 들어가는 길은 관광버스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도로가 잘 정비돼 있다. 인근 계곡은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 조금 올라가자, 약수를 마시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손에는 약수를 담을 수 있는 용기들이 들려 있다. 약수가 나오는 곳은 한 사람만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비좁아 차례로 줄을 서야 물맛을 볼 수 있다. 약수터에서 만난 한 아주머니는 “몇해 전 위장병으로 고생을 했는데 이 약수를 마시고 병이 말끔히 나았다.”고 자랑했다. 인제읍에 사는데 요즘도 약수를 떠가기 위해 자주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병을 고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약수로 밥을 지어 먹으면 소화가 잘된다.”며 “쌀을 충분히 불린 후 약수를 붓고 밥을 지으면 철분 때문에 푸르스름한 빛깔을 내는 약밥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방동약수에서 나와 고개를 하나 넘으면 ‘아침 가리골’이 나온다. ‘아침에 잠깐 밭을 갈아도 다 갈 수 있을 정도로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방동약수로 인근에는 방태산 휴양림도 있다. 휴양림으로 들어서면 서늘한 계곡바람이 나무향과 함께 코끝을 자극한다. 계곡에는 2단으로 흘러내리는 ‘높은집 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15m 높이의 폭포에는 바위 속으로 굴이 뚫려 있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공명효과를 내 더욱 크게 들린다. 한여름에도 깊은 산속의 물이라 얼음물처럼 차가워 한기를 느끼게 한다. 방동약수길이 시작되는 삼거리에서 왼쪽길은 또 다른 계곡물이 흘러내려 방동골 물과 합류한다. 이 계곡은 점봉산에서 발원되는 물길로 진동계곡이다. 진동계곡은 20여㎞에 달하며 곳곳에 야영장소와 소나무숲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워낙 골이 깊어 생경한 지명들도 눈길을 끈다. ‘쇠나드리’는 소가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조금 위쪽으로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설피(겨울철 눈에 빠지지 않도록 신 바닥에 대는 넓적한 덧신)를 신고 다녀야 한다는 ‘설피밭’이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아직도 겨울에 설피를 신고 나들이를 하며, 동짓날 설피축제를 열기도 한다. 방태산과 방동계곡, 진동계곡은 태곳적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오지로 꼽힌다. 인제에는 곳곳에 군부대도 많다. 이곳에서 군대생활을 해 본 사람들은 외진 곳이라는 것을 빗대 부르던 노랫말이 생각날 것이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도로가 포장돼 예전보다 접근이 쉬워졌다고 하지만 산과 계곡은 예전 그대로 깊고 장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인약수 인제에는 방동약수 외에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개인약수’(開仁藥水)도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인제의 개인약수, 양양의 오색약수, 홍천의 삼봉약수를 국가지정 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개인약수는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에 있는 약수로, 방태산 다섯 봉우리 가운데 주억봉 중턱에 깊숙이 위치해 있다. 개인약수는 해발 108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약수다. 탄산약수로 철분의 약간 비린맛과 단맛이 입안에 감도는데 위장병과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곳 역시 약수의 명성을 인정해 새주소 도로명에 ‘개인약수로’라는 이름을 올렸다. 1891년 함경북도 출신의 수렵가인 지덕삼(池德三)이 처음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이 약수 주변에는 가문비나무, 전나무, 피나무, 주목 등 고목들이 우거져 용출하는 약수의 시원한 물맛을 더해준다. 입구인 미산계곡과 방태산 일대는 원시림과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이 계곡물 역시 내린천으로 흘러든다. 현재의 약수터 위에 ‘장군약수’가 있었는데 양쪽 겨드랑이 밑에 용 비늘이 세 개씩 붙어 있는 아기 장수가 혼자 마시고는 큰 바위로 덮어버려 아무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약수를 마시기 전에 육류를 먹거나 남녀가 부정한 일을 하면 물이 흐려진다는 속설이 있다. 글 사진 인제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11회는 인천 홍예문로를 소개합니다.
  • ‘마돈나, 르펜 나치 비유’ 佛 극우정당 “고소할 것”

    ‘마돈나, 르펜 나치 비유’ 佛 극우정당 “고소할 것”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당 대표를 모독했다.”며 미국의 팝 디바 마돈나를 고소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전날 밤 파리 근교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마돈나의 콘서트에서 상영했던 동영상에서 비롯됐다. 당시 마돈나는 ‘노바디 노즈 미’(Nobody Knows Me)라는 노래를 부르며 배경으로 동영상을 깔았는데, 국민전선의 당수인 마린 르펜의 이마에 독일 나치의 상징인 십자 모양의 ‘스와스티카’가 붙여진 모습이 등장한 것. 아돌프 히틀러 나치당 당수와 닮은 영상까지 뒤를 이었다. 이 콘서트를 촬영한 영상을 보면 관객들이 해당 동영상을 보면서 ‘헉’ 하고 놀라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AFP는 전했다. 국민전선 부대표인 플로리안 필리포트는 이날 “우리는 이런 혐오스러운 비유를 용인할 수 없다.”면서 “이번 주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프랑스 대선주자로 나섰던 르펜 당수는 이미 해당 동영상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5월부터 30여개국을 도는 월드투어에 나선 마돈나는 첫 공연을 시작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문제의 동영상을 선보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무기명 비밀투표의 함정… 여야 책임 떠넘기기

    여야가 11일 정두언·박주선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엇갈린 표결 결과를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무기명 비밀투표인 탓에 ‘표계산’이 불가능한 만큼 책임 공방은 정치 공세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의 ‘역선택’이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의원들 대다수가 새누리당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반대표를 던졌고, 여기에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가세했다는 것이다. 이날 본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36명인 반면, 표결에서 직간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여야 의원이 197명(부결 156명, 기권 31명, 무효 10명)에 이른다는 점을 근거로 꼽는다. 같은 맥락에서 새누리당이 반대할 이유나 명분이 없었던 박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도 반대가 123표(부결 93표, 기권 22표, 무효 8표)나 나온 것도 야당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민주당이 이러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통상 본회의 직전에 갖는 의원총회마저 생략하는 등 ‘연막 작전’을 폈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찬반 투표를 추계해 본 결과 최소한 40~50명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민주당 의원 가운데 찬성한 의원은 30명 남짓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반대표를 던졌거나 기권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은 새누리당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민 앞에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떠들던 새누리당은 개회를 40분간 지연하면서 사전 의총을 통해 작전을 짜고 국민을 배신했다. 새누리당이 말하던 쇄신 의지는 어디로 갔느냐. 여당은 무죄이고 야당은 유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대변인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밝혀온 원칙과 소신의 정치는 정 의원에 대한 표결로 바닥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날 고향인 전북지역에서 표밭갈이에 나선 정세균 상임고문은 “‘박근혜 정치’의 문제를 여실하게 보여 준 게 아니냐. 여당무죄 야당유죄란 말이냐.”고 비판했다고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새누리당은 어떤 원칙도, 어떤 명분도 없었다.”면서 “시작부터 볼썽사나운 방탄국회가 부끄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세훈·이현정기자 shjang@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9) 정읍·고창·부안 동학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9) 정읍·고창·부안 동학로

    갑오년(1894년) 음력 1월 고부(지금의 전북 정읍시) 봉기로 발발해 같은 해 12월 전봉준 등 주요 지도부가 체포되면서 막을 내린 미완의 혁명. 그 정신이나 사상에 대해서는 1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자마다 이견이 있지만,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는 곡조에는 누구나 가슴이 먹먹해진다. 민초들에게 두고두고 양각으로 아로새겨진 이 기억은 그러나 권세가들에게도 특별했긴 매한가지다. 무수한 세도가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고 머리를 조아렸던 혁명이다. 그 정신을 오롯이 기리고 있는 전북 정읍·고창·부안의 동학로를 찾았다.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끝자락에 있는 황토현 전적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곳이다. 화강암으로 된 비석 위에는 ‘제폭구민 보국안민’ 즉, ‘폭정을 없애고 나라를 보존하여 인민을 안정하게 한다’라고 쓰여 있다. 동학농민군은 갑오년 음력 4월 7일 이곳에서 정규 정부군인 전라 감영군과의 전투에서 최초·최대 승리한 것을 이렇게 기념했다. ●과거 권력자들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 1963년 10월 3일 제막식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정희 최고회의의장이 참석했다. 여기서 박 의장은 “동학혁명은 부패·당파싸움·사대주의에 물든 탐관오리들에게 항거한 최초의 대규모 서민혁명으로 그 정신은 길이 계승돼야 한다.”면서 “5·16혁명도 이념면에서는 동학혁명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윤식(69) 고창동학농민혁명연구소장은 “5·16군사쿠데타를 동학농민혁명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꼼수였다.”고 비판했다. 또 같은 목적으로 전두환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정화사업으로 황토현 기념관·전봉준 장군의 동상 등을 세우도록 했다. 하지만 1980년 5월 당시 야당 정치인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읍농고에서 열린 13회 동학문화제에 참석한 이후 이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기념사업회장을 구속하고, 정읍군수·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박대길 정읍시 동학농민혁명선양팀장은 “군부정권이 행한 ‘정화사업’은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적비 뒷산인 두승산에 오르면 동쪽으로 배들평야, 서쪽으로는 부안군 백산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온다. 동학로 끝에서 황토현로, 말목장터로를 따라오면 배들평야 끝으로 만석보터가 있다. 고부군수 조병갑은 정읍천과 동진강이 만나는 곳에 새로 만석보를 만들어 군민들에게 물세를 물렸고, 이에 전봉준 등이 주동자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자 사발통문을 쓰고 농민들과 함께 관아를 습격했다.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었다. ●“농민도 성실히 일하면 잘사는 사회” “정읍이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라면, 고창은 동학농민군의 조직·사상이 잉태된 곳”이라고 고창군 관계자들은 말한다. 고부농민봉기를 일으킨 전봉준이, 갑오년 음력 3월 20일 고창지역에 있던 손화중과 손을 잡고 무장현에서 봉기를 했다. 이 때문에 동학농민혁명이 충청도는 물론 경상·강원·황해도 등 전국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손화중은 당시 최시형과 함께 양대 동학접주 중 하나였다. 이런 점에 주목한 고창지역 동학농민혁명 관련 길은 전봉준로, 녹두로와 함께 동학농민군로, 손화중로 등으로 그 의미를 담고 있다. ‘인민은 나라의 근본이요, 그 근본이 깎이면 나라가 잔약해진다. 보국안민의 방책은 생각지 않고 바깥으로는 고향집만 꾸미고 오직 제 혼자 온전할 방법에만 힘쓰면서 녹봉과 벼슬자리만 도둑질하니 어찌 다스려지리오’ 동학농민군로가 끝나는 지점인 전남 영광과 접한 무장현 봉기 장소에 있는 기념비에는 당시 만들어진 이 포고문이 새겨져 있다. 오늘날 정부관료들에게 훈계해도 될 법한 글귀다. 농민이기도 한 진 소장은 “무장포고문은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서푼어치라도 매년 오르지만, 쌀값만은 십수년째 16만원 내외로 같은 값이다. 정부는 전 국민을 먹여 살리는 국가기간산업인 농업을 경시하고 있다.”면서 “농민도 성실히 일하면 국민평균소득 정도는 벌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118년전 동학농민군이 이루고자 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못한 사회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민란 아닌 혁명인 이유는 ‘인권중시사상’ 과거 고부군에 속했고 지금은 부안군에 속한 백산(白山). 이곳에서 열린 백산대회는 동학농민혁명사에서 가장 신나는 장면 중 하나다. 해발고도 47m에 불과한 낮은 산인 백산은 사방이 평야지대에 홀로 솟아 시야 확보가 쉽고, 호남 서부지역 교통의 요지였다. 정읍 배들평야 쪽에서 이곳 백산까지가 동학로라 이름 붙여졌다.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 갑오년 음력 3월 25~26일 1만명 가까운 농민군이 모였다. 전봉준 장군을 총대장으로 조직이 재편됐고 호남·호서 일대에 격문이 나붙었다. 백산에서 농민군 군율인 4대 명의·12조 기율도 제정된다. 왜 동학농민혁명이 ‘민란’이 아닌 ‘혁명’이었는지, 이 군율에 나타난다. 4대 명의에는 ‘사람을 죽이지 않고 물건을 함부로 없애지 않는다.’는 내용이, 12조 기율에는 ▲항복한 사람은 따뜻하게 대한다 ▲곤궁한 사람은 구제한다 ▲굶주린 사람은 먹여준다 ▲도주하는 사람은 쫓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은 진휼한다 ▲병든 사람은 약을 준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때 집결한 농민군은 한 달 뒤 조선왕조의 본향이자 전라도 수도인 전주성 점령까지 승승장구했다. 이런 백산에서의 기억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부안이야말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직접 계승한 곳”이라는 자부심으로 남았다. 정재철 백산고 국사교사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부안에 저항정신·애향심으로 남아 있다.”면서 “그 힘으로 2003~2005년 2년 2개월여 전 군민의 방폐장 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세 지역 중 동학을 계승한 천도교가 가장 활발한 곳도 역시 부안이다. 상서면 호암수도원에는 천도교 교구가 설치돼 있고, 주기적으로 집회가 열린다. 민관이 함께 통치하는 집강소를 세우는 등 새 시대를 열어가던 동학농민혁명군은 갑오년 음력 11월 충청도 공주 우금치에서 일본군에 크게 패하면서 급격히 쇠퇴한다. 한 달 뒤 전봉준은 옛 친구의 밀고로 전라도 순창 피노리에서 체포되고, 이듬해 을미년 음력 3월 교수형을 당한다. 이런 안타까운 결말에 민초들은 이런 노래를 남겼다. ‘가보(甲午·1894년)세. 가보세. 을미(乙未·1895년)적 을미적 병신(丙申·1896년)되면 못 가보리’ 혁명이 성공했다면 달랐을까. ‘동학로’라 이름붙여진 서로 다른 길들은 한결같이 가난한 농촌길이었다.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좋아 이 지역 쌀 생산은 전국 최고지만, 농민들의 소득은 여전히 밑바닥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10회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 약수로를 소개합니다.
  •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노벨상 두 번 받았다, 그런데 틀린 논문 그대로다

    기본적인 질문을 하나 던져 보자. “잘못된 논문은 왜 철회해야 하는가?” 당연한 얘기지만 잘못됐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에서 잘못된 논문을 바로잡는 것은 과학의 학문적 특성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분야다. 하나의 사실이 밝혀지면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연구가 이뤄지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 과학저널의 역사는 수백년에 이른다. 최초의 과학저널은 영국의 ‘왕립학회 철학회보’(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로, 1665년에 만들어졌다. 최초의 논문 철회 역시 이 저널에서 이뤄졌다. 1746년 벤저민 윌슨은 이 저널에 “1746년 발표한 ‘라이덴병’에 관한 논문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틀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철회한다.”고 1756년에 썼다. 언급된 프랭클린은 바로 그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프랭클린이고, 등장한 연구는 피뢰침의 발명으로 이어진 연을 이용한 번개 실험이었다. 과학적으로 완벽하다고 여겨지는 이론이나 실험이 추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천동설과 지동설, 창조론과 진화론이 그랬고 인체에 대한 신비 등 셀 수 없이 많은 분야가 과학적 발전에 따라 새롭게 쓰여진다. 위대한 과학자들 역시 잘못된 주장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긴다. ●과거의 잘못된 논문 다 철회해야 하나 최근 해외 과학계에서는 ‘과거의 잘못된 논문은 무조건 철회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 차례나 받은 최초의 사람. 화학자이자 반전운동가 라이너스 폴링(1901~1994)이 1953년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DNA의 3중 나선구조’ 논문에 대한 얘기다. 폴링은 일찍부터 화학에 관심을 가졌고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대학 졸업 전에 이미 원자의 전기적 구조와 분자의 화학결합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 졸업 후에는 유럽에 머물며 보어(1922년 노벨 물리학상), 슈뢰딩거(1933년 노벨 물리학상) 등 세계적인 석학들 속에서 꿈을 키웠다. 폴링은 1927년부터 오리건대의 화학 교수를 지내면서 분자의 구조가 물질의 화학적, 물리적 특성은 물론 인체내의 생리적 기능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결국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폴링은 각 원자들이 모여 적절한 방법으로 서로 결합해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될 수 있는 원자의 가장 기본적인 결합 방법을 규명했다. 이 공로로 그는 195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폴링의 업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원자와 분자구조에 대한 자신의 이론을 기반으로 단백질, 변성된 단백질, 엉긴 단백질 등 다양한 형태의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다. 아미노산, 폴리펩티드 등 현재 알려진 단백질의 구조분석 기법이 바로 폴링에서 시작된 것이다. 현대 의약학의 아버지인 셈이다. 폴링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또 다른 업적은 핵무기와 관련이 있다. 1940년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오펜하이머는 폴링에게 화학부문 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폴링은 이를 거절했다. 전쟁이 끝나자 폴링은 적극적인 반핵운동을 시작됐다. 폴링은 1955년 51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함께 전쟁종식 및 핵실험 금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1958년 49개국 과학자 1만 1000여명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가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됐다. 이해 폴링은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책을 통해 과학이 전쟁의 도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고발했다. 이 같은 운동의 결과로 폴링은 196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폴링은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네명의 인물(나머지 셋은 마리 퀴리·존 바딘·프레데릭 생어) 중 한명이자 과학과 다른 분야에서 상을 수상한 최초의 인물이며, 두 차례 모두 단독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다. ●“과거의 오류도 의미 있어 철회 반대” 폴링은 두 차례 부정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장 유명한 것이 현재까지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비타민C 과다섭취’ 요법이다. 비타민C 신봉자였던 폴링은 1973년 직접 연구소를 차려 비타민C를 연구했고, 많이 먹을수록 건강해진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필요량의 수백배를 섭취하면 20년에 이르는 경이적인 수명 연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폴링은 94세로 세상을 떠나 충분히 장수했지만 그의 연구소가 진행한 비타민C 관련 임상실험들은 추후에 과장되거나 조작됐다는 것이 입증됐다. 폴링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이보다 앞선 논란은 ‘20세기 과학계 최고의 경쟁’으로 불렸던 DNA에 관한 얘기로, 앞서 언급한 논문 오류 사건이다. 단백질과 분자 구조를 입증한 폴링은 DNA 구조 규명에서도 가장 앞서 있었다. DNA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역시 폴링을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고, 폴링의 연구기법을 이용했다. 하지만 폴링은 DNA가 3중나선이라고 믿었고, 이 같은 믿음을 토대로 1953년 2월 PNAS에 논문을 실었다. 그러나 다음해 4월 왓슨과 크릭이 ‘2중 나선 DNA’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폴링의 주장은 불과 두달 만에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폴링 역시 자신의 연구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했으며, 오류를 인정했지만 왓슨과 크릭의 노벨상에 대해서는 “너무 젊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5월, 논문철회 및 조작 감시사이트인 리트렉션 워치는 아직까지 PNAS에 그대로 실려 있는 폴링의 논문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PNAS는 “너무나 당연히 틀렸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논문”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폴링의 논문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58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47.17%는 ‘그냥 내버려 둬야 한다’, ‘잘못된 논문이라고 명시해 남겨둔다’가 36.88%였다. 반면 ‘온라인에는 남겨둔 채 철회됐다고 기재한다’(14.58%)와 ‘아예 철회하고 삭제한다’(1.37%)는 소수에 머물렀다. 로이터헬스 대표인 이반 오랜스키는 “잘못된 논문을 무조건 철회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마카오에 3일간 머물렀다. 짧은 일정이었다. 초점은 음식에 맞춰졌다. 중국 광둥요리, 매캐니즈 푸드, 일본 음식, 국수와 에그 타르트 등 미식 기행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다른 출장에서 열흘간 먹은 음식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성했다. 안 그래도 나온 배가 한결 더 빵빵해져서 돌아왔다. 다이어트에 관한 한 마카오는 ‘적성국’이다. 에디터 김기남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02-778-4402 kr.macautourism.gov.mo 1 도시형 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 유럽의 정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2 알티라 호텔의 일식당 텐마사. 일본의 유명 텐푸라 레스토랑인 텐마사의 해외 지점이다 3 아마 사원 가까이에 위치한 오 포르토 인테리어. 매캐니즈 푸드 전문 식당이다 4 마카오 타워에 자리한 광둥요리 레스토랑 루아 아줄. 5 바닐라 민트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시럽을 얹어 먹는 더 테이스팅 룸의 디저트 6 포르투갈 특산물과 디저트 등을 선보이는 루시타누스.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서로 다른 문화의 합작품 15세기와 16세기는 대항해시대였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유럽의 배들이 눈에 불을 켜고 세상을 돌아다녔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다. 바스코 다 가마와 마젤란은 모두 포르투갈 사람이다. 배를 보낸 나라의 입장에서 그들은 탐험가였고, 배가 도착한 나라의 관점에서 그들은 침략자였다. 포르투갈은 중국의 남쪽 끝 마카오에도 발을 디뎠다. 결과적으로, 세상의 중심이라 자부하던 두 세력이 말문을 트게 됐다. 1557년 포르투갈은 마카오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당시 명나라의 군대를 도와준 대가였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주했고, 자연스레 포르투갈의 음식과 음식 문화도 따라왔다. 문제는 식재료였다.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고 운송 여건은 열악했다. 식료품은 마카오에 입성하기도 전 썩어버렸다. 마카오에 거주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현지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리법은 포르투갈의 것을 고수하되 재료는 마카오에서 나는 것을 이용했다. 여기에 포르투갈이 교역하던 다양한 기항지의 음식 재료와 양념 등이 보태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카오 사람들도 점차 포르투갈 음식을 즐기게 됐고, 자연스레 중국의 요리법도 스며들었다. 이것이 바로 포르투갈과 마카오가 함께 절차탁마해서 만들어낸, 오직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캐니즈Macanese 푸드다. 삼각형 모양의 만두 매캐니즈 사모사는 주로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고기, 양파, 고수를 잘게 다져 속을 채운 뒤 노르스름하게 튀긴다. 아프리칸 치킨, 덕 라이스, 커리 크랩 등은 메인 요리로 사랑받는 품목들이다. 닭고기에 10여 종의 향신료를 첨가한 다음, 오븐에 구워내는 아프리칸 치킨은 매콤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일단 먹고 나면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몸이 더워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다. 덕 라이스는 말 그대로 오리고기를 넣어 지은 밥 위에 포르투갈 소시지를 얹은 요리다. 올리브유와 향신료가 곁들여진다. 커리 크랩은 마늘, 양파, 고추 등과 함께 볶은 게에 화이트 와인, 피시 스톡, 코코넛 밀크, 레몬즙 등을 넣어 익힌다. 게살을 발라 먹은 후 남은 소스에 밥을 비비면 금상첨화다. 디저트 메뉴 중에는 세라두라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과 고소한 쿠키 가루를 번갈아 쌓아 만드는데, 살짝 얼려 먹으면 더욱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갓 구운 에그 타르트를 들고 카페로 이동 중인 로드 스토우스 직원의 모습 2, 5 로드 스토우스의 카페 간판과 이곳의 명물 에그 타르트 3 더 테이스팅 룸의 치즈 플레이트 4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원두를 사용한다는 카페 싱잉 빈 커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중독은 시작된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에는 애프터눈 티를 내놓는 곳이 많다. 홍콩 ‘옆 동네’인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분위기는 세련되고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MGM 그랜드 마카오의 파티세리MGM Patisserie, 요새를 호텔로 개조한 산티아고 호텔 라운지의 라 팔로마La Paloma 등이 애프터눈 티 명소로 꼽힌다. 카페에서 즐기는 티타임도 사랑스럽다. 마카오 타워 4층의 싱잉 빈 커피Singing Bean Coffee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특별한 원두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맛도 준수하지만 아이스크림의 인기도 상당하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 외곽에서 가장 빛나는 곳은 테주 강변의 벨렘 지구다. 앞서 말한 바스코 다 가마가 잠들어 있는 제로니무스 수도원, 수중 감옥으로 악명 높았던 벨렘 탑, 1960년 엔리케 항해 왕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53m 높이의 발견기념비 등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벨렘 지구에 가면 꼭 맛보게 되는 음식이 에그 타르트다. 재정 자립을 위해 수도원에서 만들어 팔던 것을 상업화한 경우다. 너무 달다는 느낌도 들지만 커피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마카오 콜로안 섬의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는 마카오 에그 타르트의 간판스타다. 원조와 최고, 두 가지 모두 로드 스토우스의 몫이다. 이 집 에그 타르트를 맛보겠다는 일념으로 마카오를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폭신한 커스터드가 혀를 감싸는 순간, 중독이 시작된다. 1 다양한 차를 시음해볼 수 있는 마카오 차 이야기 2 국숫집 룩 케이. 반죽을 치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 루시타누스의 파두 기타리스트 4 루아 아줄의 딤섬 요리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를 마시고 파두를 감상하다 마카오에서는 모든 중국 음식을 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중국 요리의 ‘4대 천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베이징·산둥·쓰촨·광둥 지역의 요리를 빠짐없이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광둥요리가 가장 발달했다. 광둥요리는 압축해서 설명이 불가능할 만큼 깊고 넓은 맛의 세계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재료로 상을 차린다. 산해진미라는 표현이 조금도 과하지 않다. 딤섬은 광둥요리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다. 쫀득한 찹쌀 피가 새우를 감싸고 있는 하가우, 육즙이 함초롬하게 고여 있는 샤오롱바우, 노란 만두피 안에 곱게 간 돼지고기와 게살을 넣은 슈마이, 부추와 새우로 속을 꽉 채운 고우초이가우 등은 우리에게도 꽤 친숙하다. 마카오에서 딤섬 잘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랜드 리스보아 2층에 자리한 중식당 더 에이트The Eight도 뒷줄에 서지 않는다. 맛도 맛이지만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비단잉어 벽면 등으로 멋을 부린 인테리어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마카오 타워에 입점해 있는 루아 아줄Lua Azul도 평판이 좋은 광둥요리 레스토랑이다. 중국인들의 차茶 사랑은 유별나다. 생활의 일부분이다. 식사할 때도 차를 빼먹지 않는다. 중국 음식 특유의 기름기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입 안이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 녹차의 일종으로 은은한 향이 일품인 용정차, 차의 생잎을 발효 도중 볶아 만드는 우롱차, 숙취 제거와 소화 촉진에 좋은 보이차, 맛이 달짝지근한 철관음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마카오 여행 문화 체험 센터CATC 2층에는 마카오 차 이야기Macau Tea Story가 들어서 있다. 중국의 차 문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시음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는 포르투갈 스타일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루시타누스Lusitanus가 자리한다. 와인을 비롯한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타리스트가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를 연주해주는 점이 이채롭다. 애조 띤 선율이 우리네 정서에도 비교적 잘 맞는다. 숙명이란 뜻을 지닌 파두의 태생과 유입 과정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뱃사람이나 죄수들이 입에 자주 올리던 노래, 다른 민요에서 파생된 노래,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래라는 등 여러 갈래의 주장이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명쾌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1,800년대 초 브라질에서 유행했던 도시풍의 감상적인 노래 ‘모디냐’, 그리고 아프리카의 콩고와 앙골라에서 기원한 춤과 노래인 ‘룬두’가 파두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은 무게감을 지닌다. ▶미식가를 위한 Travel to Macau 교통 에어 마카오가 인천~마카오 구간의 직항 편을 매일 운영한다. 비행시간 약 3시간 30분.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레스토랑 매캐니즈 레스토랑으로는 아마 사원 부근의 리토랄Litoral, 오 포르토 인테리어O Porto Interior, 아 로차A Lorcha 등이 유명하다. 포르투갈 요리 타이파 빌리지의 안토니오 레스토랑은 정통 포르투갈 요리를 선보인다. 스타 셰프 안토니오 씨는 우리나라 드라마 <궁>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리스보아 호텔의 레스토랑 귄초 아 갈레라Guincho a Galera도 포르투갈 음식을 내놓는다. 중국 요리 윈 리조트의 골든 플라워Golden Flower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한 개를 받은 중식당이다. 청나라 전통 요리를 제공한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의 다이너스티 8 Dynasty 8은 청·한·수·당·송 등 중국 8개 왕조의 특징적인 음식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이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누들 & 콘지 코너Noodle & Congee Corner는 상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종류의 국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주방장의 밀가루 반죽 퍼포먼스도 구경할 수 있다. 룩 케이Luk Kei는 서민적인 분위기의 국수 가게. 일본 요리 알티라 호텔의 텐마사는 다다미방을 마련해 놓은 일식 레스토랑이다. 와인 알티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오로라Aurora는 마카오 최대 규모의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에서는 유럽식 정찬 요리를 만끽할 수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비다 리카Vida Rica는 광둥요리에서부터 서양 요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_산시성 몐산, 쓰촨성 구채구

    중국은 산이고 물이로다 호랑나비가 되는 꿈을 꾼 장자가 깨어나 말했다지.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가.” 한 마리의 나비처럼 중국을 누볐다. 나는 꿈을 꾼 것인가, 여행을 한 것인가. 신의 조각품이라 할 만한 산시성의 몐산, 물감을 엎지른 것만 같은 쓰촨성의 구채구는 ‘중국의 산과 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글·사진 김명상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하나투어, 레드팡닷컴 산시성 몐산 綿山 타이항산맥에서 피어난 한 떨기 산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는 백두대간을 굽어보면, 산과 산이 북에서 남으로 길게 손을 잡고 있는 것만 같다. 백두대간이 9개의 산을 안고 있듯 중국의 타이항산맥太行山脈도 산시성, 허베이성, 허난성 출신의 산을 실타래처럼 엮는다. 남한 쪽 백두대간의 길이는 650km, 타이항산맥의 길이는 남북으로 600km며 동서로 250km. 수치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산시성山西省은 타이항산의 서쪽, 동쪽은 바로 산둥성山東省이다. 타이항산맥의 서쪽에서 솟아오른 몐산綿山·면산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보는 산이었다. 그러나 낯설지 않았다.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이 몐산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았던 까닭이다. 한식은 춘추전국시대 충신으로 불리는 개자추介子推를 기리는 날이다. 진나라 문공이 칩거했던 시기, 개자추는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줄 정도로 문공을 지극정성으로 보필했다. 그러나 훗날 문공이 왕이 되자, 개자추는 다툼이 잦은 현실 정치를 뒤로한 채 어머니와 함께 몐산으로 숨고 만다. 충신을 잃은 문공은 개자추를 불러들이기 위해 몐산에 불을 질렀으나, 개자추는 끝내 내려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죽고 말았다. 그래서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인 한식에는 뜨거운 불에 죽어간 개자추를 기리기 위해 찬 음식을 먹고 있다.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엔太原·태원에서 개자추의 전설이 영근 몐산까지는 버스로 2시간이면 닿았다. 몐산을 한자어 그대로 풀이하면 ‘이어지는 산’이다. 분명 몐산의 저 너머에는 또 다른 중국의 산이 불뚝 솟아 있을 것이다. 버스에 의지해 몐산을 본격적으로 오르자, 신이 둥근 과일을 칼로 깎듯이 저 산을 곱게 도려낸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해발 2,000m를 웃도는 산 위, 도로가 끊길 듯 끊길 듯 끊기지 않고, 연이어 나타났다. 도로의 폭이 워낙 좁은 탓에 대형 버스 두 대가 마주칠 때면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며 비켜갔다. 버스가 직사각형 반듯한 건물 앞에서 멈춰 섰다. 절벽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원펑수위안雲峰墅苑·운봉서원이었다. ‘하늘 위 호텔’이라는 별명이 어색하지 않았다. 숙소 창문을 열자 한 폭의 동양화가 한눈에 들어왔다. 1, 2 정궈스에 오르면 등신불을 볼 수 있다 3 몐산의 원펑스에는 한식의 유래가 된 개자추의 전설이 숨쉰다 4 원펑스의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와 12연기를 의미한다 5 원펑스에서 정궈스로 오르는 계단이 아찔하다 6 군사요새인 몐산의 석채. 타이항산의 서쪽에 솟은 몐산의 높이는 2,000m가 넘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소원이 박힌 절벽을 지나 ‘미라 승려’를 만나다 원펑수위안의 로비인 10층은 원펑스雲峰寺·운봉사와 이어지는 비밀 통로다. 여기서 원펑스를 오르면 호텔 10층 높이만큼 발품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편한 것을 거부하고 느리게 다가오는 중년의 중국인이 보였다. 그는 아찔하게 펼쳐진 120계단 위에 두 손을 밀착하면서 연거푸 절을 했다. 고개를 들 때마다 시선은 원펑스로 향해 있었다. 120계단은 108가지 번뇌煩惱에 12연기를 더한 숫자를 의미했다. 번뇌는 집착에서 일어나는 심적인 고통이다. 마음을 비우면 쉬운 것을 우리는 항상 욕심을 부리고 의도치 않게 성을 내며 어리석은 행동을 일삼았다. 그래서 120계단은 인간의 행렬로 쉴 날이 없었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원펑스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모든 죄를 사하여 줄 것만 같은 편안함이 감돌았다. 포복사抱腹寺는 절벽 속에 감겨 있는 원펑스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절은 마치 어미의 뱃속에 아이가 안겨 있는 모습을 닮았다. 사람의 손길이 도저히 닿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가파른 암벽을 따라 붉은 천이 휘날렸다. 천에 매달린 것은 등불 혹은 방울이었다. 왜 등불과 방울인가. 등불燈·등불등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길 기다리겠다等·기다릴등”고 신께 기도했고, 반대로 방울鈴·방울영을 단 사람은 “소원이 이뤄지다니, 영험합니다靈·영험할영”고 감사 인사를 띄웠다고 한다. ‘등’과 ‘영’이라는 한자 음을 이용한 중국인의 재치를 엿볼 수 있었다. ‘유구필응有求必應’이라 했다. 말하는 대로, 꿈꾸는 대로 이뤄지리라. 원펑스를 지나 ‘之갈지’ 모양의 지그재그 계단을 올랐다. 정궈스正果寺·정과사로 가는 길이다. 정궈스까지 오른 이유는 하나였다. 등신불等身佛을 보고 싶었다. 등신불은 쉽게 말해 ‘미라가 된 승려’다. 미라라 하면 방부처리한 상태로 편하게 누워 있는 이집트 미라가 대번 떠오른다. 그러나 이곳의 등신불은 고고하게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 있었다. 어떻게 꼿꼿한 자세 그대로 ‘인간 불상’이 되었는지는 과학도 풀기 힘든 미스테리라고 했다. 오매불망 누군가를 그리워하다 그대로 돌이 된 망부석처럼 등신불에는 어떤 애절함과 의지가 선연하게 묻어났다. 등신불의 갈라진 틈 사이로 뼈와 두개골이 보였다. 정궈스에는 등신불 총 12존이 있다. 등신불도 살아온 궤적에 따라 저마다의 표정이 달랐다. 유독 표정을 잔뜩 찡그린 불상이 보였다. 죽어서도 지울 수 없는 한이 가슴 깊숙이 응어리진 게 틀림없었다. 역시나 그 등신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다고 했다. 하산한 그대여, 왕자다위안과 핑야오구청으로 가라 몐산에서 내려와 왕자다위안王家大原·왕가대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왕씨네 집을 찾아간 것이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 명월이한테 반해서 비단이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서 다 줬소” 노래 <왕서방연가> 탓인지 중국의 부자 하면 왕서방의 퉁퉁한 얼굴이 스쳤다. 실제 왕王씨는 이李씨, 장張씨와 함께 중국의 3대 성씨로 꼽힌다. 왕자다위안은 길조차 왕씨의 집임을 증명했다. 남북으로 큰 길이 하나 놓여 있고 동서방향으로 세 개의 길이 나 있으니 영락없는 王자였다. 왕씨 가문의 시조인 ‘왕실王實’은 두부장사로 큰돈을 모은 거상이었다. 왕실의 17대손 형제는 나란히 관직에 등용돼 가문에 영광을 안겨줬고 집을 더 크게 짓고 더 화려하게 치장했다. 예나 지금이나 부와 명예를 뽐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 바로 으리으리한 집짓기가 아닌가. 수백년에 걸쳐 대대손손 지어진 이 집은 ‘민간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방의 개수는 1,118칸, 정원의 수도 100개가 넘는다. 집을 구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족히 1시간은 걸렸다. 왕자다위안에서는 숨어있는 장치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계단과 문 앞에는 복숭아, 박쥐, 원숭이, 물고기 등의 조형물이 나타났다. “복숭아는 장수, 박쥐는 복을 의미하고요…” 여기저기서 숨은 그림 찾기에 빠진 이들의 소리가 새어 나왔다. 집을 채운 소품 중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것이 없었다. 방문객이 어찌나 만졌던지 사람의 손을 탄 장식품은 하나같이 반들반들했다. 하산 후 여행은 대개 왕자다위안에서 핑야오구청平遙古城·평요고성으로 이어진다. 핑야오구청은 명나라, 청나라 시대의 ‘명동’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번화해 몐산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적막한 몐산에 파묻혀 며칠을 지냈던지라 왁자지껄한 핑야오구청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몸이 반응했다. 정신없이 골목을 누볐더니 어느새 두 손 가득 간식과 아기자기한 기념품이 들려 있었다. 스토우빙으로 불리는 바삭바삭한 과자, 매콤하고 짭조름한 양 꼬치, 대형 지팡이 과자 등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워낙 많아 끼니를 걸러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핑야오구청에는 지갑을 열게 하는 마력이 흘렀다. 알고보니 핑야오구청 일대는 상업 중심지로 흥했던 곳이었다. 중국 최초의 은행인 표호票號도 이곳에 있다. 처음 핑야오구청을 둘러보면 망망대해를 누비는 것처럼 막막하다. 다행히 스러우市樓·시루는 든든한 등대 역할을 했다. 아침이면 이곳을 중심으로 거리 공연이 열리고, 밤이면 화려한 빛이 뿜어 나와 여행객을 위무했다. 1 장수, 복 등을 의미하는 조형물이 곳곳에 숨어있다 2 왕자다위안은 민가의 자금성으로 불릴 정도로 거대하다 3 핑야오구청의 아침은 화려한 전통 공연으로 시작한다 Travel tip 산시성 사람은 식사 전 꼭 ‘식초’ 한 잔을 마신다. 상 위에 오른 검정 액체를 보고 당황하지 말자. 몸에 좋은 약이라 생각하고 냉큼 마셔 보시길. 핑야오구청에는 게스트하우스, 중국식 전통 숙소인 객잔이 있다. 특히 객잔에 머물면 홍등과 버드나무를 벗 삼아 객잔 주변을 산책해 보라. 귀부인이 된 것처럼 어깨가 으쓱해진다. 또한 객잔 마당의 테이블에서 맥주 캔을 든다면 풍경에 취해 밤을 새기 십상이다. 단, 객잔의 실내는 약간 쌀쌀한 편이니 취침 전 창문을 잘 닫는 게 좋다. T clip.여행상품 10월20일까지 몐산으로 손쉽게 떠날 수 있다. 바로 인천에서 산시성의 성도인 타이위안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전세기를 운항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총판매대리점을 맡고 있는 레드팡닷컴을 비롯해 하나투어, 모두투어, 자유투어, 참좋은여행, 온라인투어 등 전국의 여행사를 통해 전세기 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출발해 4박5일간 현지에 머무르며 몐산, 왕자다위안, 핑야오구청 등 산시성 대표 여행지를 모두 아우르며 중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디너쇼도 포함한다. 상품가 69만9,000원부터 문의 레드팡닷컴 02-6925-2569 쓰촨성 구채구 九寨溝 고산증은 통과의례였다 오색찬란한 물빛을 보는 순간 당신은 선계仙界에 온 듯한 착각을 할 것이다. 지구상의 온갖 푸른색 보석을 가루 내 물에 푼 듯한 구채구의 물빛은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산을 고이 담아낸 물이 잔잔하고, 웅장한 폭포에서는 거대한 물의 커튼이 눈앞을 가린다. 하지만 구채구에 도착하기 전 고산병이 발목을 잡았다. 구채구로 가는 관문인 청두成都·성도에서 국내편 비행기를 타고 해발 3,500m의 구황공항에 내리자마자 딱따구리가 머리를 쪼는 듯한 두통이 일어났다. 갑자기 높은 곳에 올라오자 심한 고도차에 몸이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미리 먹었던 고산병 예방약은 별무소용이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몸은 금방 적응됐는지 평소와 같은 기분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지만 다른 일행들은 정도가 조금 덜할 뿐, 여전히 두통이 남아있다고 했다. 구채구는 해발 1,980~3,100m 정도 높이에 걸쳐져 있는데 한반도의 최고봉, 백두산 높이가 2,744m라는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고산증세는 하나의 통과의례이며 극복한다면 진한 감흥을 얻을 것이다. 구채구는 1970년대에야 벌목공에게 발견됐을 정도로 오지다.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아름다운 산과 오색찬란한 물로 유명하다. 동화세계, 인간선경 등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의 명소로 1975년 중국 정부 지정 관광지로 지정됐고, 199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1997년에는 세계 생물권 보호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4 진주가 흐르는 듯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진주탄폭포 5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색깔이 비친다는 뜻으로, 비취색이 인상 깊은 곳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감탄사가 절로 터지는 물빛 구채구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Y자 형태이며 크게 수정구樹正溝, 일측구日則溝, 측사와구則渣窪溝 3개의 골짜기로 이뤄져 있다. 전체 길이는 55.5km, 입구에서 구채구의 가장 높은 지역인 장해까지의 길이는 총 17.8km에 달한다. 따라서 도보로 걷기에는 힘들기에 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같은 버스를 탄 관광객들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찬탄을 질러댔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산이 물 표면에 그대로 비춰지기도 하고, 비취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물 색깔의 오묘함에 홀리듯 빨려들게 된다. 예로부터 장족들이 신산성수神山聖水라 불러 왔다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것 같다. 구채구 내에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114개, 호수 사이에 17개의 폭포군, 11개의 급류, 5곳의 트래버틴(석회암의 일종) 모래톱이 서로 연결돼 있다. 호수는 이름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있는데 명칭이 있는 호수는 보통 오화해, 경해, 장해와 같이 바다海라 명명된다. 구채구에 관한 전설에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옥낙색모라는 여신이 있었는데 달과라는 남자신이 그녀를 사모했다. 한 번은 달과가 여신에게 바다를 볼 수 있는 보물거울을 선사했는데 갑자기 달려든 마귀에 놀라 거울을 떨어뜨렸다. 그 거울 조각이 인간세상에 떨어져 보석처럼 산 곳곳에 박히게 됐는데 그것이 구채구의 호수가 됐다는 것이다. 구채구의 하이라이트, 오화해·장해 구채구는 면적이 720km2 달하는 만큼 관광객이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모두를 둘러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성수기에는 가이드도 압사당할 뻔했다고 할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기에 여유로운 사진 촬영도 어렵다. 따라서 미리 몇 곳을 정해 놓고 집중해 보는 편이 낫다. 추천하는 곳은 오화해五花海와 장해長海다. Y자 계곡의 오른쪽(일측구) 상류 부분에 있는 오화해는 꽃처럼 아름다운 다섯 가지 색이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구채구 호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인데 에메랄드색과 남색, 녹색 등이 서로 교차하고 영롱한 빛을 발해 눈을 어지럽힌다. 이런 신비한 색감은 석회암 지형 때문인데, 물에 석회질이 많아 색깔이 옥색으로 비치는 것에 더해 주변 산의 전경, 태양의 움직임 등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한다. 호수 속에는 이미 오래된 나무가 유유자적하게 잠겨 있는데 신기하게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지질 특성상 석회 성분이 고착돼 그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들이 어우러진 오화해는 말 그대로 선경이라 부를 만큼 감동이 살아 숨쉰다. 오화해 위로는 팬더바다라는 뜻의 웅묘해熊猫海가, 아래로는 경내에서 가장 웅장하며 진주가 흐르는 듯 아름답다는 진주탄폭포珍珠灘瀑布가 있는 만큼 천천히 유람하듯 즐기는 것도 좋다. 식사 후 버스를 타고 구채구에서 제일 높은 호수인 장해로 향했다. 장해는 백두산보다 높은 해발 3,101m에 있고 길이는 약 4.3km에 달한다. 유람선이라도 뜰 것 같은 긴 물결이 호수임에도 시야를 탁 트이게 만든다. 이곳을 한 바퀴 둘러보면 마치 중식도로 산을 뭉텅뭉텅 베어낸 듯한 노르웨이의 피오르드fjord와 흡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구채구라는 계곡 하나에서 동양과 유럽의 매력을 아우르는 풍경이 숨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장해 아래 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역시 물 색깔이 곱디고운 오채지五彩池에 닿는다. 1 석회질 성분 때문에 이곳에 잠긴 나무들은 썩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다 2 웅장한 풍경을 자랑하는 장해. 이름답게 사진에 보이는 장면이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3 구채구 장족문화촌에서는 장족의 문화와 전통을 만끽하며 쇼핑도 겸할 수 있다 4 장족문화촌에서 전통복장을 한 여인이 집으로 들어가고 있다 5 장족은 중국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칼을 차고 다니기에 화를 돋우면 곤란에 처할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지 속 쇼핑몰, 장족문화촌 구채구 내의 수정채에는 각종 기념품을 파는 장족 마을이 있다. 입구 앞에는 쵸르텐불탑과 룽다風馬가 서 있다. 룽다는 긴 장대에 매단 긴 깃발이고 타르쵸는 정사각형의 기를 이어서 매단 것으로 경문이 가득 쓰여 있다. 진리가 바람을 타고 세상에 전달돼 모두가 해탈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데 해져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둔다고 한다. 입구로 들어가면 타르쵸가 만국기처럼 내걸려 있다. 상점에서 물품을 파는 이들은 모두 장족 전통 복장을 하고서 그들만의 독특한 기념품을 만든다. 티벳문자가 수놓인 천 제품, 스카프, 옥으로 만든 빗, 각종 의류, 거울, 팔찌, 귀걸이 등의 액세서리 등도 만날 수 있다.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아쉽지만 장족의 고유한 삶도 들여다보고 기념품도 구매할 수 있어 구채구를 찾은 이라면 누구나 즐겨 찾는 곳이다. T clip.가는방법 청두(성도)는 구채구의 관문이다. 인천에서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 중국국제항공, 사천항공 등이 운항 중이며 약 3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청두에서 구황공항까지는 비행기로 45분 걸리지만 육로로는 10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 그만큼 비행기 이용객이 많은데 문제는 날씨가 워낙 오락가락하는 탓에 비행기 연착이 흔하디 흔하게 일어난다는 것. 기자는 3시간 넘게 청두 공항 의자에 누워서 기다려야 했다. 상품 문의 하나투어 02-2127-1951 Travel tip. 구채구는 산에 단풍이 들고 물이 많은 가을이 성수기다. 단, 10월에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차서 주변 호텔 가격도 비싸고, 관광할 때 인도를 걷기도 힘들 만큼 붐비니 9월이 가장 적당하다 구채구 내에서 버스 이용할 때는 앉은 자리가 풍경 감상의 핵심이다. 입구에서 상행선 버스를 탈 경우 왼쪽이, Y자 교차로에서 왼쪽으로 올라가는 일측구에서는 오른쪽에 앉으면 이동하면서 멋진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고산병은 평소 건강상태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니 자만은 금물. 일단 고산병 증세가 생기면 하산만이 해결책이다. 약을 준비하는 등 미리 조처하고 대비하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골인과 노골 사이, 기계가 가려준다

    축구 경기 도중 골 판정을 정확히 하기 위해 첨단 전자기술이 마침내 동원된다. 국제축구위원회(IFAB)는 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회의에서 ‘골라인 테크놀로지’를 공식 경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 기술이 경기에 바로 도입될 수 있도록 IFAB의 결정을 승인했다. 이르면 오는 12월 도쿄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대회에서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각국 리그도 자국 상황을 고려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FIFA는 영국이 개발한 ‘호크아이’(Hawk Eye)와 독일이 설계한 ‘골레프’(GoalRef)를 공식 골라인 기술로 승인했다. 호크아이는 골문에 설치된 6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공을 찍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여부를 심판에게 알려준다. 골레프는 아예 축구공에 전자칩을 심어 골라인을 넘어가면 심판에게 즉시 신호를 보내도록 했다. 사실, 그동안 기계에 의한 축구경기 판정은 암묵적으로 금기시돼 왔다. 심판의 잘못된 판정마저 경기의 일부라는 전통적인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심각한 오심이 불거지면서 제프 블라터 FIFA 회장 등이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독일과의 16강전에서 1-2로 뒤진 전반 38분 프랭크 램퍼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문 안에 떨어졌으나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역전이 확실시된 경기를 오심 때문에 놓친 잉글랜드는 맥이 풀려 세 골이나 더 내주며 완패했다. 우크라이나도 지난달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조별리그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는데도 골로 인정받지 못해 0-1로 졌다. 한편 IFAB는 여자선수들이 ‘히잡’을 쓰고 경기를 뛸 수 있도록 했다. 몸싸움 중에 목이 졸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FIFA는 2007년부터 히잡의 착용을 금지해 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목이 졸리지 않는 소재로 히잡을 만들 수 있다.”며 착용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 것이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단순 일자리보다 평생 복지체계 절실”

    [발달장애인 “우리도 일하고 싶다”] “단순 일자리보다 평생 복지체계 절실”

    노석원 한국장애인부모회 부회장은 지체장애인을 중심으로 짜여진 기존의 장애인복지체계가 발달장애인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에게는 지원법 등 법령을 통해 일자리 위주가 아니라 생애에 걸쳐 지원되는 복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부회장은 “지금까지의 장애인복지는 장애인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과 사회통합을 이룬다는 단순한 이념에 따라 운영됐지만, 이런 정책 구도 속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일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꿈”이라고 말했다.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취업 자체가 어렵고 취업을 한다 해도 저임금 단순노동밖에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달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복지의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제도 역시 “신체의 일부가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인 것은 맞지만 신체는 자유로워도 지능이나 정신적 문제를 가진 발달장애인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노 부회장이 주장하는 발달장애인 복지는 생애 전반에 걸친 체계적 지원이다. 청소년기까지는 학교에서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오갈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경증인 경우 직업훈련 등을 통해 취업을 준비할 수 있지만 중증인 경우는 직업훈련 자체가 ‘그림의 떡’이다. 노 부회장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자신이 죽고 나면 아이는 어떻게 살지가 걱정”이라면서 “결국 발달장애인에게는 죽을 때까지 충분한 소득보장을 해주는 등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 지원법이 국회에 제출되고 보건복지부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계획을 마련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노 부회장은 “하루 종일 집 안이나 시설에 머물러야 하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한 국가의 책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884년 오늘(7월 7일) 조선과 러시아는 조로(朝露)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전 세계에 걸쳐 러시아 봉쇄정책을 취해온 영국과 조선에 대한 전통적 종주권을 행사해온 청, 그리고 한반도를 통한 대륙 진출의 야심을 보이고 있던 일본의 견제로 러시아는 조선과 통상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오군란 이후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조선정부 내에서는 러시아와의 수교를 통해 청·일본·러시아 간의 세력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조선의 자주독립을 도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1884년 7월 7일 조로수호통상조약이 성사됐다. 이후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는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조로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지 128년이 되는 오늘, 필자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한 문제를 한 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미숙한 외교로 국격을 떨어뜨린 정부의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우선 이 협정은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인지 여부부터가 불분명하다. 대부분 군사비밀의 보호 및 유출 방지에 관한 절차적 사항을 정하고 있고 새로운 입법 사항이 필요 없는 만큼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와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보다 신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그리고 설사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의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차적 하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협정 체결안은 차관회의를 생략했고, 국무회의에서도 ‘즉석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은 그 명분이나 실리를 떠나 국민들의 대일 감정과 역사적 특수성으로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국민의 눈을 가린 밀실 체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러한 정부의 실망스러운 국정운영보다도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세력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사실을 확대·과장·왜곡시켜 국론 분열과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협정을 자위대 군사동맹, 제2의 을사조약, 매국노 협정 등으로 매도하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대선을 겨냥한 여론몰이와 정국 흔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잘못을 따지고 꾸짖는 것과 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협정과 같은 정보보호협정은 우리나라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4개 국가 또는 국제기구와 맺고 있으며, 이번 일본과의 협정도 글로벌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세계적 추세에 맞춘 것으로 보여진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북동아시아 신호정보 수집, 즉 감청능력은 과히 독보적이다. 1983년 소련의 대한항공(KAL)기 격추사건 때에도 일본은 소련군 조종사의 신원과 교신내용까지도 감청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를 놀라게 했다. 오늘날 정보의 수집능력은 곧바로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리적 군사동향뿐만 아니라 국제테러 및 사이버테러 정보, 무기나 마약의 불법거래 정보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정보의 종류와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 공조 없이 자력만으로 정보를 수집할 경우 핵심 정보의 흠결과 부정확성으로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정보 선진국들과의 정보 공유는 정보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막대한 정보예산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이번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과정에 있었던 절차적 하자에 대한 책임론에만 함몰되어 문제의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책임 전가와 추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적 측면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의 추진문제를 생산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한국인 첫 7승 이 주먹으로 링에 꽂는다

    한국인 첫 7승 이 주먹으로 링에 꽂는다

    ‘스턴건’ 김동현(31·부산팀매드)이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 7승에 도전한다. 김동현은 오는 8일 오전 10시 30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148’에 출전, 데미안 마이아(35·브라질)와 격돌한다. 김동현의 전적은 6승1패1무효. 지난해 7월 2일 카를로스 콘딧에게 뜻밖의 패배를 기록하며 주춤했지만 12월 30일 션 피어슨을 판정승으로 이겼다. 이번 대결에서 2연승이자 7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김동현은 최근 인터뷰에서 “UFC 경기도 아홉 번째다 보니 이미지를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스턴건’이 아닌 ‘마린’의 모습으로 대한민국 해병대의 강인함을 보여 주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도선수 출신인 김동현은 2004년 경제적인 문제로 은퇴를 선언, 2006년 일본 종합격투기(DEEP) 무대를 거쳐 2008년 UFC 84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제이슨 탄(영국)을 상대로 3라운드 팔꿈치 공격에 의한 TKO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때 붙여진 별명이 ‘스턴건’(Stun gun·전기충격기). 지난해 12월 UFC 141 공식 계체량에선 아예 붉은 색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됐다. 상대 마이아는 그라운드 기술로는 UFC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다. 특히 비교적 늦은 열아홉에 주짓수에 입문, 세계선수권을 휩쓸었으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의 주짓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미주통신] 美 독립기념일 폭죽 한번에 폭발 혼비백산

    4일(현지시각)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 곳곳에서 불꽃놀이 축제가 펼쳐진 가운데 샌디에이고에서 펼쳐진 폭죽 쇼가 컴퓨터 장치 이상으로 한번에 모두 폭발해 구경나온 시민들이 혼비백산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샌디에이고에서 해마다 가장 크게 열리는 빅베이붐 쇼라고 이름 붙여진 이날 행사는 정확히 저녁 9시에 시작해 20분간 화려한 불꽃 쇼를 연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에 모든 폭죽이 하늘로 올라가 터지면서 15초 만에 끝나고 말았다. 인근 해상 요트 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굉음에 놀라 요트가 휘청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상에서도 약 수십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려고 준비하고 있었으나 눈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폭발과 굉음에 모두 혼비백산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눈앞의 광경을 28층 아파트에서 지켜본 마이크 뉴턴은 “그것은 마치 거대한 폭탄이 하늘에서 터지는 거와 같았다. 정말 가슴이 섬뜩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행사 관계자는 “무언가 컴퓨터 장치에 이상이 생겨 한번에 모두 발사되어 폭발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 사전 예방이 잘되어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은 하늘이 도운 일”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가든 스테이트 폭죽회사는 1988년 동계 올림픽 불꽃놀이를 주관하는 등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었으나, 이번의 어이없는 실수로 사과 성명을 발표해야만 했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화려한 불꽃 쇼를 보려 나온 시민들은 공짜 구경이라 환불을 받을 수도 없다며 아쉬운 불만을 나타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저가항공사 국제선 뜨자 불경기에 해외여행 증가

    저가항공사 국제선 뜨자 불경기에 해외여행 증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해외여행객이 역대 6월 중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른 여름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늘었고 저가항공의 단거리 해외노선 구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행지별로 보면 대지진의 후유증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일본 여행객 수는 늘어났고, 4월부터 윤달의 영향으로 결혼이 줄면서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동남아 여행객 수는 줄었다. 4일 한맥투자증권의 ‘여행업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업계 1,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해외로 송출한 지난달 관광객은 19만 8039명으로 역대 6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18만 762명에 비해 9.6% 늘어났다. 상반기(1~6월)로 봐도 올해 해외관광객은 122만 2864명으로 역대 최대다. 2003년 상반기의 13만 1399명,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59만 3742명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불황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여행업계는 저가 항공의 단거리 국제선 운항으로 항공료가 기존보다 20%가량 저렴해진 것을 이유로 꼽는다. 저가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 분담률은 지난해 6월 말 4.4%에서 지난달 7.5%로 뛰었다. 7~8월 성수기를 피해서 여름휴가를 가는 알뜰족이 늘어나는 현상도 6월 해외여행 증가 원인 중 하나다. 지역별로는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객 비중은 전체의 1%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에는 29%로 늘었다. 반사이익은 20%에서 34%로 여행객 비중이 늘어난 중국이 가져갔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의 여행객 비중은 12%로 다소 회복됐고 중국은 30%로 다소 하락했다.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윤달로 인해 결혼이 줄면서 신혼여행을 주로 가는 동남아 관광객 비중은 줄었다. 지난해 4월과 5월 각각 31%, 27%에서 올해에는 각각 28%, 24%를 나타냈다. 국내 관광객 비중은 지난해 6월 15%에서 지난달 12%로 크게 감소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흡연 조기교육?” 3세도 피우는 ‘뽀빠이 담배’ 논란

    흡연도 조기교육? 인도네시아에서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어린이용 가짜 담배’가 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것은 일명 ‘뽀빠이 파이프 담배’로 불리며 3세 이상부터 사용할 수 있다.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파이프와 플라스틱 막대기로 구성된 뽀빠이 파이프 담배는 모양새가 유명한 만화 주인공이 피우는 파이프 담배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이들이 뽀빠이 파이프 담배에 진짜 담배를 넣어 피우는 것은 아니지만, 드라이아이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리얼한 모양 때문에 마치 실제로 담배를 피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흡사 흡연하는 어른들처럼, 익숙하게 손에 잡고 드라이아이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훅 내뱉는다. 일반 슈퍼마켓에서 냉동 포장돼 판매하며 가격은 1000루피(약 122원) 가량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뽀빠이 파이프 담배가 어린 아이들에게 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길러줄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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