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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 없는 文

    출구 없는 文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갑작스러운 4·24 재·보궐선거 출마 선언, 당내 계파정치로 인한 여론의 외면, 꽉 막힌 정부조직법 협상 등 ‘3중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한 복안이 마땅치 않다. 민주당의 대표 역할을 맡고 있는 그가 당을 이끄는 마지막 선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 탓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최근 한 사석에서 “(당이) 정말 힘들다. 한마디로 숨만 겨우 쉬고 있는 상황이다”고 표현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계파 다툼과 안철수 신당 변수로 인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하지만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당을 혁신하고 재건해야 할 임무를 맡고 있는 비대위원장으로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 비대위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 창당은 악마의 유혹”이라며 신당 창당론을 극도로 경계해 왔다. 민주당 의원들이 신당으로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해 왔지만, 막상 ‘의원 빼가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가 4·24 재·보선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면서 예상보다 신당 창당 움직임이 빨라졌다.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가 자칫 당내 분열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많다. 문 비대위원장 역시 안 전 후보와의 관계설정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당내 사정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문 비대위원장은 한결같이 계파정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지난달 초 충남 보령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은 뿌리 깊은 계파의식을 없애기 위한 시도였다. 하지만 전당대회(전대) 규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또다시 극명하게 드러났다. 모바일투표 존폐 여부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 논란이 재현됐고, 공식기구인 전대준비위원회가 마련해 표결처리된 규칙조차 혁신위원회 반발로 뒤집어졌다. 이면에는 주류·비주류 간 계파다툼이 존재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전당대회에 참여할 국민참여선거인단 규모를 둘러싸고 ‘계파갈등’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여야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도 문 비대위원장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문 비대위원장은 “시간은 우리 편이고, 여야 협상으로 끝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이 시간을 끌수록 야당의 ‘발목 잡기’ 이미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우리 당의 입장을 왜 강하게 밀고 나가지 못하느냐는 얘기가 많다”며 당 지도부의 협상 전략에 대해 비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잘 익은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어지고, 6개월 이상 되면 ‘묵은지’(묵은 김치)가 된다. 땅끝 해남은 전국 겨울 배추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곳이다. 김장철에 넉넉하게 김장을 해서 아홉 자식에게 싸서 보낸다는 김광심 할머니. 퍼주고 퍼주어도 없어지지 않는 할머니의 마음이 ‘묵은지’에 담겨 있다. ■의뢰인 K(KBS2 밤 8시 50분) 아이돌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실력을 갈고 닦던 지원에게 어느 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로 신화의 앤 사장 눈에 띄어 걸그룹 멤버로 캐스팅된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결혼 7년차 주부다. 한편 예쁜 아내 지원을 둔 성범은 불안함을 견디지 못하고, 앤 사장 앞에서 지원이 유부녀임을 폭로한다. ■MBC 프라임-790g의 기적(MBC 밤 1시 5분) 현대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채식열풍을 소개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주스로 암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적정량의 채소, 과일 섭취를 3주간 꾸준히 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놀라운 몸의 변화까지. 3주간 채소, 과일을 섭취한 조용현씨와 양은영씨에게 과연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5분) 5살 때 시력을 잃은 후로, 62년간 빛으로부터 단절된 세월을 지내온 이순학씨. 하지만 아저씨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경사가 급한 산도 척척 오르락내리락 하는가 하면 나뭇가지를 톱질해 자르고, 망치질까지 능수능란하게 한다. 프로그램은 만능인 시각장애인 순학씨의 일상을 엿본다. ■극한 직업(EBS 밤 10시 45분) 서커스는 고대 로마에서 시작되어 1886년 일본에 곡마단으로 소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25년 최초로 서커스단이 등장했다. 그러나 TV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멀리까지 서커스 공연을 찾아다니지 않게 됐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대한민국 인기연예인들의 유쾌한 토크와 운동, 퀴즈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삶의 비법을 알아본다. 이번 시간에는 여성 제2의 심장 ‘자궁’ 건강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홍여진과 함께 한다. 특히 가임여성의 절반 정도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고 하는 ‘자근근종’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서울광장] 무엇이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여줄까/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무엇이 우리의 행복지수를 높여줄까/함혜리 논설위원

    인간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행복한 삶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행복에 대한 열망을 버리지 못한다. 그런데 행복은 물질적인 풍요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규모에 1인당 소득 2만 3000달러로 성장했지만 국민들의 행복감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경제 양극화, 높은 실업률, 불안한 노후, 각종 범죄, 높은 자살률, 후진적 정치행태 등이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높인 결과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한 사람의 행복도 장담하기 어려운데 국민 모두의 행복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의 어깨는 참으로 무거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 대다수 국민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복지 선진국의 사례에서 배울 점을 찾아 우리 시스템에 맞게 적용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국민행복시대에 훨씬 빠르게 당도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높은 실업률과 경제 부진을 극복하고 성장과 수준 높은 복지를 구가하고 있는 스웨덴은 훌륭한 산 교과서다. 스웨덴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에서 노르웨이, 덴마크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나라다. 분배지수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세계 2위이며, 사회갈등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낮다. 복지에 많은 돈을 쏟아부으면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게 상식이지만, 스웨덴은 성장과 분배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생애주기에 맞춰 촘촘하게 잘 짜여진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국민의 삶의 질을 보장해 주고, 위기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스웨덴의 경제발전이 복지제도와 함께 이뤄졌다는 점이다. 스웨덴의 복지제도는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해 형평적 분배수단인 세금을 통해 균등하게 재분배하되 성장과 고용의 선순환을 이끌어 내는 구조로, ‘생산적 복지’의 이상적 모델이다. 국민과 기업은 높은 세금을 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골고루 혜택이 돌아오기 때문에 기꺼이 부담한다. 형평성 있는 분배가 이뤄지면 개인, 지역, 계층 간 차이가 적고 따라서 반목, 위화감, 갈등도 줄어든다. 사회는 안정되고 사회적 관용도는 높아진다. ‘기회의 평등’도 중요한 개념이다. 수준 높은 무상교육을 받아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가난의 대물림이 적다. 일시적 재난이나 좌절, 실직, 실패의 늪에 빠진 사람들은 국가의 보조금을 받으며 교육과 훈련을 받고 재기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성인교육, 자발적으로 하는 성인학습, 실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직업훈련, 재직근로자 대상의 직업훈련 등 다양한 성인교육이 학교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성인교육 참여율이 61%로 세계 최고인 스웨덴에서는 인생 3모작까지도 가능하다. 스웨덴 쇠데르턴 대학의 최연혁 교수는 저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에서 “스웨덴 사회복지제도는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주기 때문에 인생을 비관적으로 보거나 극단의 방법을 택하지 않을 수 있게 해준다.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혁신적 생각을 현실에 적용해 볼 수 있게 만든다”고 했다. 복지의 최전선에 있는 고위관료에게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국민들이 복지의 개념을 모르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한국판 베버리지 보고서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복지제도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는 당장엔 실현이 불가능하다.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행복은 구호를 외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민은 수혜자로서 책임을 다하고, 정부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국민이 낸 세금을 잘 관리해 복지라는 이름으로 공평하게 되돌려 줄 때에 가능하다. lot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건 아닌지/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건 아닌지/이갑수 INR 대표

    많은 빌딩을 드나들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주위에는 공공의식 부족으로 발생하는 현상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차적으로는 가정과 학교 교육의 문제일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인성·도덕·윤리가 멀어진 지는 오래다. 왕따(집단따돌림)와 폭력은 물론 타인에 대한 배려나 감정 절제법과 같은 것들을 과연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가? 얼마 전 페이스북의 친구가 프랑스의 고교 졸업 자격시험 문제라며 올린 것을 보았다.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꿈은 필요한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획일적인 정답에 익숙한 한국 학생들은 이런 문제에 무슨 답을 쓸 것인가. 페이스북에는 예상대로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우리 중·고교생들이 4지선다형 교육으로 경쟁을 벌일 때 프랑스의 학생들은 인간과 삶에 대해 고뇌하며 철학과 인문학을 오가는 교육으로 인성의 기초를 쌓아가고 있다. 참 심각하다. 인성교육의 부재가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있으나 그 해결책은 요원한 듯하다. 그런데 인성 교육의 최일선에서 최고 수준의 윤리와 도덕성을 갖추어야 할 교육 수장들의 낯 뜨거운 비리가 보도된 2월 20일 자 서울신문의 기사를 보고는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교육감 17명 가운데 5명이 수사를 받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런 부패 교육감과 공범관계로 얽힌 교직자들에게 아이들의 교육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왜 교육감들의 비리와 선거 부정은 끝이 없는 것일까? 연간 수조원의 예산을 주무르는 권력의 자리이니 너도나도 덤벼들고 선거 과정에서 쓰여진 엄청난 비용을 만회하려니 비리에 손을 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교육감의 권한을 대폭 줄이는 방안이나 직선제의 폐지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나라같이 교육감을 선거로 선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최근 개선책의 하나로 도지사 후보와 러닝메이트제로 뽑자는 대안이 나오는 것 같은데, 동시에 뽑는다고 비리가 사라질까? 같은 날짜에 소위 있는 집의 부모들이 자녀의 부정입학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눈살 찌푸리게 하는 뉴스도 가관이었다. 속이 어찌되었든 멋진 스펙으로 포장된 자식을 원하는 부모야말로 이런 부정행위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벌이나 스펙 이상으로 인성을 가장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삼는 기업들이 늘고 있음을 이런 부모들은 아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비리투성이의 교육자들이 한국 교육을 책임지는 한, 책임이 두려워 왕따나 학교 폭력을 모른 척 넘기는 교사들이 존재하는 한, 한국은 무늬만 선진국이지 윤리의식은 2류 국가로 남게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대안을 촉구해 줄 주체로 언론이 더 나서 주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에 기대를 걸어본다. 얼마 전 교육 격차 해소 특집기사인 ‘개천에서 용이 사라졌어요’도 좋았지만 한국의 교육위기를 다시 짚어보는 특집 기사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영화 프리뷰] 2011 베니스 화제작 ‘킬러 조’

    [영화 프리뷰] 2011 베니스 화제작 ‘킬러 조’

    크리스는 도박빚을 갚지 못해 사채업자들에게 쫓긴다.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가 5만 달러짜리 생명보험을 들어 놓았다는 얘기를 듣고선 음모를 꾸민다. 무능한 아버지와 이참에 한몫을 챙기려는 새엄마, 백치미가 넘치는 여동생 도티까지 크리스의 계획에 선뜻 동의(혹은 방관)한다. 현직 경찰이지만 살인청부업자로 ‘투잡’을 뛰는 킬러 조는 크리스에게 선금을 요구한다. 땡전 한 푼 없는 크리스는 여동생을 바라보는 킬러 조의 뜨거운 눈빛을 눈치채고 담보로 내건다. 킬러 조는 약속대로 엄마를 제거한다. 하지만 웬걸. 생명보험 수혜자가 도티가 아닌 엄마의 애인이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이 꼬인다. ‘킬러 조’는 2011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오른 화제작이다. 이탈리아 온라인매체 기자들의 투표로 뽑는 골든마우스상도 받았다. 지금껏 전설로 남은 걸작 ‘프렌치커넥션’(1971), ‘엑소시스트’(1973)를 연출했지만, 그 후 30년간 졸작을 쏟아내 온 특이한 이력의 노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이 오랜만에 내놓은 논쟁적인 작품이다. 질퍽한 폭력 묘사는 물론 주노 템플과 지나 거손, 매커너히 등 쟁쟁한 배우들이 전라로 나오고 음식을 이용한 성적 행위 묘사까지 곁들여진 탓에 북미에서는 NC17(17세 미만은 보호자를 동반해야 관람 가능) 등급을 받았다. 폭력과 성적 표현의 수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건 킬러 조가 크리스 집안을 지배하는 새로운 가장으로 대체되는 후반부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크리스와 새엄마를 조는 무참하게 뭉개 버린다. 서사의 흐름상 불가피한 건 맞다. 하지만 비위가 약한 관객이라면 고개를 돌릴 만큼 농도가 짙고 시간도 지나치게 길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한동안 치킨을 먹고 싶은 생각이 뚝 떨어질지도 모른다. ‘혹시나’ 했던 프리드킨 감독에 대한 기대는 ‘역시나’로 끝났다. 캐릭터는 하나같이 비현실적이고, 인물들의 관계는 지나치게 생략됐다. 그럼에도 스크린 앞에 관객을 붙잡아 두는 힘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청부 살인자 역할을 맡아 광기를 뿜어낸 매커너히다. 금발 근육질 몸매, 지적인 눈빛까지 겸비한 그는 젊은 시절 로맨틱 코미디로 재능을 허비했지만,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2011), ‘매직마이크’(2012)에 이어 ‘킬러 조’에서도 캐릭터와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인다. ‘어톤먼트’(2007), ‘다크나이트 라이즈’(2012) 등으로 이름을 알린 신예 템플 또한 텅 빈 눈빛과 몽롱한 말투를 지닌 도티 역에 딱 맞는 캐스팅이었다. ‘킬러 조’로 영국 아카데미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7월 소규모로 개봉했다. 3개 스크린에서 출발해 75개 스크린까지 늘어났지만, 누적 수익은 198만 달러(약 21억원)에 그쳤다. 전 세계 수익은 366만 달러(약 39억원). 7일 개봉.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세상사는 이야기(KBS1 밤 11시 40분) 산세와 비경이 알프스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영남 알프스’. 이곳 1000m급 7개 산봉우리 가운데 겨울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지산이 있다. 가지산에 들어온 지 30년 차인 정진용씨와 10년 차인 정학용씨. 고향 선후배인 두 남자는 10여년 동안 강아지 2마리를 키우며 동고동락해 오고 있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서울로 돌아온 삼생(홍아름)은 식구들과 재회하고 봉무룡(독고영재)에게 한의대에 가게 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오인수(김승욱)에게서 삼생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은 동우(차도진)는 막례네가 세 들어 사는 필순네 집에 찾아가 삼생을 기다린다. 지성(지일주) 역시 삼생이 궁금해서 필순네 집에 찾아온다. ■장수 가족 건강의 비밀(EBS 밤 10시 45분) 전남 해남 땅끝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장남서 할아버지와 이이순 할머니. 할아버지는 젊은이 못지않은 건강함을 자랑한다. 게다가 구순의 나이에 오토바이를 타는 멋쟁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며 마을을 누비는 할아버지의 뒷자리에는 언제나 할머니가 함께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한국에 초청돼 수술 지원을 받게 된 두 명의 중국인 어린이. 중국과 한국 병원 간 연계 치료를 위해 한국으로 초청된 지난 2월, 다섯 살 양리와 네 살의 우웬지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화상으로 너무나 큰 고통을 겪는 양리와 우웬지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기만 한데….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0분) 회사 일부터 육아, 집안일까지.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바쁜 아내와 퇴근 후 집에 오면 아내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두 아이만 바라보는 남편. 아내는 남편에게 힘듦과 외로움을 호소하지만 남편은 그만하라며 입을 닫아 버린다. 딸 바보 남편과 외로운 아내. 과연 남편은 아내를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남 장흥의 넓은 초원에서 스위스 전통 의상을 입고 요들송을 부르는 부부가 있다. 이들은 아메리카노 커피에 파운드 케이크로 브런치를 즐긴다. 이들에게 적응을 못 하던 마을 사람들도 이제는 적응 완료. 귀농 부부의 새로운 패러다임, 별난 알프스 부부의 귀농 일기를 따라가 본다.
  •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공부하며 즐기는 박물관 여행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의 고을이다. 20여개의 박물관이 밀집돼 있다. 민화, 사진 등 ‘기본’ 아이템부터 지도, 곤충 등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들이 ‘널려’ 있다. 이뿐 아니다. 경북 포항의 로보라이프뮤지엄 등 지역별로 독특한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3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각 지역의 이색 박물관을 소개한다. [강원 영월] 박물관 20곳 줄지어 보는 고을 영월이 박물관의 고장으로 거듭난 것은 2005년부터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1기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고을 육성 사업이 지정되면서 다양한 박물관이 속속 들어서게 됐다. 최근에도 인도미술박물관 등이 문을 열며 박물관 러시를 이어 가고 있다. 영월엔 특히 아이들에게 유익한 박물관이 많다. 그 가운데 조선민화박물관은 조선 시대 민화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대 민화 100여점 등 300여 작품은 상설 전시된다. 민화를 목판에 그리거나 판화로 찍어 보는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2층에는 어른들만 출입이 가능한 춘화 전시관도 마련돼 있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88번 지방도→영월. 영월군 문화관광과(www.ywtour.com) 370-2037(이하 지역번호 033). ▲맛집 주천리 다하누촌은 토종 한우를 싼 가격에 제공하는 한우 전문 상가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 고기를 사다 인근의 지정 식당에서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372-0121. 주천묵밥은 도토리묵밥과 메밀묵밥이 별미인 집. 372-3800. ‘꼴두국수’는 가난했던 시절 물릴 정도로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신일식당이 유명하다. 372-7743. ▲주변 볼거리 단종의 묘소인 장릉, 험준한 절벽으로 둘러쳐진 청령포, 서강이 휘돌아 치며 한반도 지형을 만들어 낸 선암 마을, 큰 칼로 절벽을 쪼개다 만 듯한 기묘한 형태의 선돌 등이 유명하다. [경북 포항] 생활 로봇 한자리서 만나보는 미래 공간 로봇이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경북 포항의 한국로봇융합연구원 1층에 조성된 로보라이프뮤지엄은 로봇을 활용한 주거 생활과 미래 로봇 환경을 구현한 박물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평상시 로봇을 접하기 어려운 데다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조작해 볼 수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흥미로워한다. 전시된 로봇 중에는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실제 이용되는 것도 있다. 물개 로봇 ‘파로’는 병원이나 양로원에서 심리 치료용으로 쓰인다. 가장 인기 있는 로봇은 ‘제니보’다. 지능형 로봇 강아지로, 스스로 돌아다니고 감정 표현을 하며 코끝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주인을 알아보고 애교도 부린다.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김천 분기점→익산포항고속도로→포항 나들목. 포항시 관광진흥과(phtour.ipohang.org) 270-2371(이하 지역번호 054). ▲맛집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모리국수는 일종의 잡어 칼국수다. 여러 사람이 ‘모디가(모여) 먹은 국수’란 사투리가 변해 모리국수가 됐다. 국수에 아귀와 물메기, 대게 다리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낸다. 구룡포항 얼음공장 뒤 ‘까꾸네’가 많이 알려졌다. 276-2298. 동림횟집(247-6700), 재성회대게식당(276-2252) 등에서 회와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변 볼거리 내연산 계곡과 보경사, 오어사, 호미곶 등은 전국구 관광 명소다. 동빈 내항에는 비운의 천안함과 동일한 기종의 포항함이 전시돼 있다. 하옥계곡은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살아 있다. [충북 진천] 문화재급 고대 범종의 종소리 진천종박물관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 범종에 대한 연구와 수집, 전시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종 전문 박물관이다. 성덕대왕신종, 상원사 동종 등 한국의 종은 물론 전 세계의 독특한 종과 장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맥이 끊긴 밀랍 주조 공법으로 복원복제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즐비하다. 박물관은 2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복제된 문화재급 고대 범종들이 전시돼있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대표하는 종이 무려 7000여개나 된다. 2층엔 세계의 종 전시실이 마련됐다.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진천 나들목→좌회전→성석사거리 우회전→벽암사거리 좌회전→백곡저수지 방향 직진→장관교 지나 좌회전→종박물관. 진천군 문화체육과(www.jincheon.go.kr) 539-3623(이하 지역번호 043). ▲맛집 느티나무집은 민물매운탕과 닭백숙을 잘한다. 532-5534. 엄나무에걸린닭은 누룽지를 활용한 닭·오리죽으로 이름났다. 532-8200. 두부촌(533-9946)은 깻잎두부보쌈, 곰가내(532-0767)는 쌀밥 정식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 진천을 상징하는 것은 농다리다. 농다리는 돌을 원래의 모양 그대로 투박하게 쌓았다. 듬성듬성 구멍도 뚫렸고, 발로 밟으면 삐걱대기도 한다. 그 상태로 1000년 세월을 견뎌 왔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 보탑사, 정송강사(충북도기념물 9호), 덕산양조장(등록문화재 58호) 등도 둘러볼 만하다. [전남 순천] 한평생 모은 뿌리 깊은 문화유산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샘이깊은물’ 등을 창간하며 한국 잡지사에 큰 획을 그은 고 한창기 선생이 평생 수집한 문화유산을 전시한 공간이다. 선생이 창간한 잡지 ‘뿌리깊은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선생이 생전 수집한 우리 문화재는 무려 6500여점에 이른다. 박물관은 이를 유물 전시실과 야외 전시 공간으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정순왕후국장반차도’ 등 문화재급 유물도 있지만, 서민 생활용품도 제법 많다. 박물관 주변의 백경 김무규 선생 고택도 멋들어지다. 1920년대에 지어진 건물로 구례에 있던 상류층 양반집을 옮겨 왔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승주 방면 우회전→서평삼거리 우회전→낙안읍성 방면 857번 지방도→낙안읍성 주차장→뿌리깊은나무박물관. 순천시 관광진흥과(tour.suncheon.go.kr) 749-4221(이하 지역번호 061). ▲맛집 전주산들청국장(725-6447)은 진한 청국장이 일품이다. 송광사 진입로의 길상식당(755-2173)은 산채정식, 별량면 일출길의 전망대가든(742-9496)은 짱뚱어탕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박물관 지척에 낙안읍성이 있다. 남문까지 길게 이어진 성곽 길과 초가집, 흙길 등 온통 누런빛이 감도는 읍성의 풍경이 예스럽다. 금전산 자락의 금둔사는 매화로 유명한 절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는 납월홍매가 이 절집에 있다. 순천의 아이콘은 역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갈대 데크를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것은 순천 여행의 필수 코스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中서 시멘트 든 ‘짝퉁 호두’ 유통 충격

    ‘짝퉁의 나라’라는 오명을 가진 중국에서 이번에는 ‘짝퉁 호두’가 등장해 소비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허난성 뉴스사이트인 중위안망(中原網) 등의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정저우시에 사는 마오씨는 최근 행상에게 호두 2.5㎏을 했다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에는 호두 알맹이 대신 시멘트와 종이 등이 채워져 있었으며, 이음새 부분은 특수 접착제로 교묘하게 붙여진 상태였다. 마오씨는 “가짜 쇠고기, 가짜 계란 등은 들어봤지만 가짜 호두는 난생 처음”이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신고를 받고 조사중인 당국은 불법업자들이 안에 시멘트 덩어리를 넣어 무게를 늘린 뒤 최소 2배 이상의 판매 이득을 남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미 소비자에게 유통된 만큼 불법업자들의 판매경로를 파악해야 하는 절차가 시급한 상황이며, ‘시멘트 호두’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 뒤 모방 범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강력한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양심없는 상인들 때문에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등 불안과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박근혜 정부, 일자리·경제회복에 명운 걸어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취임식을 갖고 18대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이라는 세 가지 국정운영 기조와 대통령직인수위가 다듬어 낸 국정과제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겨 나가야 한다. 팍팍하고 냉기가 도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고 온기가 돌게 만드는 일은 이제 박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다.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박 대통령이 챙겨야 할 현안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당장은 북한 3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위기 해소가 ‘발등의 불’일 것이다. 매년 봄이면 되풀이되는 일본과의 과거사·독도 갈등 해결도 미·중과의 본격 정상외교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안으로는 국민들이 노후와 육아에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국민행복시대를 열어 나가는 일 또한 새 정부의 숙제다. 숱한 과제 중에서도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이 박근혜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꾸준히 챙겨 나가야 할 핵심과제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떠받치는 중산층이 무너져 버린 지 오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75.4%였던 중산층 비중이 2011년에 64.0%로 급락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소득수준이 떨어지고 가계부채가 증가한 탓이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젊은 층과 중산층의 더 깊은 좌절과 추락은 불 보듯 뻔하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강의 기적을 네 번이나 언급한 것도 바로 경제 회복으로 중산층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받아들여진다. ‘한강의 기적’은 1960~70년대 개발경제의 산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재현하려는 한강의 기적은 그때와 패러다임을 달리한, 창조경제를 통해서다.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IT) 산업이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성장동력으로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해 내겠다는 게 창조경제의 핵심이고, 그 중심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있다.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기업 위주로, 자본 투입 중심의 추격형 전략에서 과학기술과 인적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선도형 성장전략으로 전환하면 가뜩이나 추락하고 있는 우리의 성장잠재력 회복의 여지도 기대해볼 법한 일이다. 이런 창조경제는 경제민주화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경제민주화도 빠뜨려서는 안 될 시대정신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인수위의 국정목표에서 빠졌던 경제민주화를 다시 강조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제민주와와 창조경제가 융합될 때 비로소 우리 경제의 시너지효과가 커질 것이다. 경제민주화 없는 창조경제와 경제 회복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느냐는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달려 있음을 거듭 강조한다.
  • [길섶에서] 코다리/정기홍 논설위원

    며칠 전 지인의 집에서 술안주로 내놓은 코다리를 먹다가 무릎을 탁 쳤다. 도톰한 살점을 찢어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오래전에 잊었던 식감을 되살렸다. 명태를 반쯤 말려 꾸들꾸들해진 그 맛이다. 요즘 출하 채비가 한창인 황태맛을 씹을수록 구수한 코다리의 맛에 비하겠는가? ‘값싼 입맛’에 길들여진 요즘, 코다리의 제 맛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음식점에서 내놓는 찜과 조림이 코다리 맛의 맥을 잇고 있지만, 양념을 듬뿍 찍은 코다리 맛과 비교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돌려 주는 음식 가운데 코다리는 단연 최고로 친다. 무엇보다 황태처럼 바깥 겨울 날씨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말린 코다리는 그중 최고의 맛일 게다. 올해는 동해안 어장에 명태 씨가 말랐단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장이 북쪽으로 이동한 데다 어린 명태인 노가리를 남획한 탓이라고 한다. 국내산이 아닌들 겨울철 별미인 코다리의 맛을 앗아갈까. 이번 주말에 코다리를 안주상에 올려 보자. 애들의 간식거리로도 이만한 게 없을 것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사설] NLL 양보발언 논란 접고 교훈 찾을 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발언은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검찰이 그제 밝혔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정 의원의 폭로성 발언을 놓고 여야는 뜨거운 진위 공방을 벌였다. 이 같은 논란은 당초 검찰의 수사 결과로 말끔히 일단락짓게 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검찰 발표 이후에도 그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참여정부의 박선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비서관은 어제 노 전 대통령은 NLL은 영해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검찰 발표를 반박했다고 한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이 그랬기를 바라는 게 국민들 마음일 게다. 하지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에게 “미국이 땅 따먹기 하려고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정 의원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이 국정원이 보관 중인 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등을 종합해 내린 수사 결과다. 아무리 검찰에 대한 불신감이 있다 해도 정상회담 기록물까지 조작해 수사를 했다고 믿기는 어렵다. 기록물을 봤다고 한 천영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해 관련자 모두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NLL은 연평해전 등을 거치며 우리가 목숨을 걸고 지켜온 남북 간 해양경계선이다. 그렇기에 국민의 생명과 영토 수호가 제일의 책무인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측에 뭔가 잘못된 신호를 주는 얘기를 했다면 그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북한이 “남측이 남북 정상 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10·4 선언에 합의한 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NLL을 부인하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의 외교 현장 발언은 토씨 하나라도 신중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화(禍)가 된다는 교훈을 새겨야 한다. 일각에선 차제에 속시원히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정상 간 대화 기록을 공개하는 것은 현행 법규에 저촉된다. 더욱이 지금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한 국면이다. 그런 만큼 이 문제로 정치적 공방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을 리가 없다고 펄쩍 뛰었던 민주통합당 측도 NLL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은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소모적 법정 다툼보다 국회 정보위 여야 간사가 대화록을 함께 확인하는 게 차선의 대안이라고 본다.
  • 與 “당선인 의지 문제” 野 “핵심공약 쏙 빠져” 우려 목소리

    지난 21일 발표된 새 정부의 5대 국정목표를 놓고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비전 및 과제에서 ‘경제민주화’ 용어가 빠지자 “당선인의 의지와 직결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소속 의원들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22일 실망 어린 기류가 역력했다. 모임 소속의 한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내에 경제민주화를 대변할 만한 인물이 없어 걱정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다른 의원은 “경제민주화 공약이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질서 확립’이라는 하위 국정전략에 담겼다고는 하나 정책 입법 과정에서 얼마나 힘이 실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 내에선 대기업 신규 순환출자 금지는 물론 추가 출자 금지,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등 각론에서 진전된 내용이 포함됐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대선 과정에서 선점한 경제민주화 의지가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퇴색할지 모른다는 불만이 높았다. 경실모 소속인 김성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제민주화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면서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동안 강조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법이 없어서 대기업 일가들의 부정에 대해 눈감아 준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경제민주화’와 ‘원칙이 바로선 시장경제’ 등) 용어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은 경제민주화 의지 변질로 복지 공약까지 후퇴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박 당선인이 민생회복을 위한 핵심 공약으로 강조했던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이 쏙 빠졌다”면서 “5개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세부과제 그 어디에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인 하도급법 개정안이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무산된 부분을 거론하며 “더 큰 문제는 경제민주화가 빠진 자리에 성장만능주의의 낡은 명제들이 들어섰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박 당선인이 지난해 8월 후보 수락 연설에서 ‘경제민주화는 국민행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고 상기시킨 뒤 “그럼에도 국민 앞에 아무런 설명과 양해 없이 국정 목표와 과제에서 빼버려 대기업 횡포와 양극화 심화로 국민행복이 뒷걸음치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꼼수에 伊 총선 막판 혼전

    오는 24~25일 실시되는 이탈리아 총선을 앞두고 막판 혼전이 치열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경합지역 유권자 수백만명에게 ‘세금 환급’ 등 포퓰리즘 공약을 담은 편지를 발송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쟁 정당 지도자들은 이 같은 행위가 ‘사기’이자 ‘부정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총선 후까지도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우파 자유국민당을 이끄는 베를루스코니는 격전지인 시칠리아, 베네토, 캄파냐 등의 수백만 가구에 공공 문서 형식의 편지를 보내 “재산세를 돌려주겠다”면서 “환급금은 은행계좌 또는 우체국 창구에서 받을 수 있다”고 세부적인 환급 방법까지 적시했다. 주택 가격의 0.4%를 부과하는 재산세는 2011년 베를루스코니로부터 정권을 인계받은 마리오 몬티 총리의 과도정부가 재정 확충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앞서 TV 연설과 유세 현장에서 “집은 성스러운 곳이어서 세금을 물려서는 안 된다”면서 세금 환급과 탈세자 사면 방침 등을 밝혀 왔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편지까지 발송하자 다른 정당 지도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도좌파 민주당(PD)의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마주친다면 그가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전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피아 단속으로 유명한 검사 출신의 안토니오 잉그로이아 시민혁명당 당수는 정당 웹사이트에 “베를루스코니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하루 전인 지난 8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유국민당의 지지율은 27.8%로, 1위인 민주당(33.8%)을 바짝 뒤쫓고 있어 잇단 성추문과 뇌물 수수 의혹으로 물러난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집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한국형 토빈세’ 도입 검토할 때 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그제 환율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의 이례적인 발언은 원고와 엔저로 인해 겪는 우리 기업들의 고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 탓에 수출 기업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고, 특히 중소기업들은 생존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주려면 특단의 환율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환율 전쟁의 양상은 과거와는 상당히 다르다. 과거의 환율 전쟁은 특정국 통화가치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발생한 무역불균형에서 빚어졌지만, 지금은 막대한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풀린 돈은 이미 5조 달러 규모나 되고 일본은 엔저와 양적 완화 공세를 펴고 있다. 일본의 이런 행태에 ‘이웃국가 궁핍화 정책’이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본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환율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그동안 단기투기성 자금 유입을 억제하는 토빈세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까닭은 토빈세가 ‘양날의 칼’이어서다. 핫머니 유입 억지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국내자본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나홀로 규제’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자초할 수도 있는 탓이다. 하지만 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11개국이 내년부터 토빈세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자본시장 규제가 어쩔 수 없는 국제적 추세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외환위기를 통해 외환의 중요성을 몸으로 겪었다. 달러가 몰려들었다가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를 대비한 안전망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한국형 토빈세’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본다. 유럽은 모든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우리는 외국환 거래로 제한하고, 적용세율을 평시와 위기로 구분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대안도 있다. 예를 들어 평시에는 현물환 매입 때에 0.02%의 낮은 세율을, 위기 시에는 10~30%의 세율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1980년대 토빈세를 도입했다가 금융 불안과 주가 폭락을 겪은 끝에 7년 만에 철회한 스웨덴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자본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세밀한 대책 마련을 전제로 토빈세 도입을 신중히 추진해볼 만하다.
  •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Norway OSLO 오늘, 오슬로

    오슬로에서 한 예술가의 절망을 목격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희망을 엿봤다. 삶의 방향성을 끈질기게 고민하는 여행자라면 오늘, 오슬로로 향하라. 2008년 개장한 오슬로 오페라하우스. 노르웨이의 상징인 피오르드를 형상화 했다. 건물 깊숙이 바다가 차오른 듯한 외관이 인상적이다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데거 러셀 헤밍웨이 莊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소 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신동엽의 <산문시> 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신동엽 시인의 시에도 그곳은 등장한다. 헬싱키를 거쳐 오슬로까지. 가는 데만 14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그래도 노르웨이는 꼭 가야만 했다. 깔끔한 북유럽식 가구처럼 매스컴을 통해 들려오는 그들의 세련된 이야기를 동경했다. 정말 시인의 말처럼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거니는 세상일까. 3일간의 짧은 일정상 그들의 복지 체계는 얼마나 단단한지, 그들 사이에는 얼마만큼 끈끈한 신뢰가 엮여 있는지는 알 턱이 없겠지만. 오랜 시간 품어 오던 의문에 답을 내릴 때가 된 것이다. 평생 한번쯤 메카를 여행하는 이슬람교도처럼 그렇게 오슬로로 향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쑤욱 찬바람이 파고든다. 달력의 날짜가 동지 즈음에 걸린, 해가 가장 짧다는 시기라 다소 스산했지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북유럽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은 추위에도 당당히 맞설 만한 값어치를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에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빽빽한 나무 사이로 빨간 지붕 집들이 언뜻언뜻 솟았다. 오슬로를 키운 건 7할이 숲이고 도시를 걷는 건 산림욕과도 같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머지 3할은 바다의 몫이다. 바이킹의 후손들에게 바다는 투쟁과 호혜의 대상이었다. 움푹 파인 만灣 끝자락에 자리한 오슬로는 혹독하기도, 자비롭기도 한 바다와 지척이었다. 여기에 볕에 굶주린 듯 최대한 창을 키운 건물들이 단순하지만 모던한 자태를 더한다. 숲, 바다, 건물이 어우러져 오슬로만의 노르딕 스타일을 창조한다. 도시를 소개하는 브로슈어를 보니 오슬로 카피 문구는 바로 ‘슬로 시티Slow City’. 이 느릿한 도시를 흡수하는 최고의 수단은 걷기라는 뜻이다. 현재 국왕과 여왕 등 왕족일가가 머무는 노르웨이왕궁에서 오슬로 중앙역에 이르는 1.5km의 칼요한슨거리Karl Johans Gate를 따라 걷는다. 구석구석 가구와 디자인 숍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소담한 수도의 첫인상은 우선 합격점이다. 나의 침대를 바라보고 있던 것은 밤과 광기와 죽음의 검은 천사들이었다. 그들은 그 후에도 줄곧 나의 생활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 뭉크의 일기 中 당신도 셀카를 찍는군요 겨울에 오슬로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뭉크Edvard Munch를 기념하는 뭉크박물관Munch Museet에서 뭉크 탄생 150주년이 되는 2013년을 기념해 특별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인을 포착했다는 그의 작품은 지금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시 기간이 올해 2월13일까지라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모던아이The Modern Eye’라는 부제의 전시는 집단보다 개인이, 자연보다 도시가, 농업보다 공업이, 종교보다 과학이 우선시된 근대를 살아간 뭉크의 기록을 집약했다. 합리성을 내세웠지만 근대는 개인의 외로움과 절절한 고독을 불러왔다. 소년기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고 여동생은 정신병을 앓았으며 성년이 됐을 땐 남동생마저 죽었다는 뭉크의 인생은 듣는 것조차 버겁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아버지의 히스테리를 고스란히 받아냈던 지친 영혼은 캔버스에 자신을 투영했다. 깨끗하고 단아한 느낌을 자랑하는 뭉크박물관. 들어가는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의 작품은 감당하기가 녹록진 않다. ‘절규’ 앞에 섰을 때도 작품 속 울렁거리는 붉은 하늘이 평온하기만 한 오슬로의 그것과는 완전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콜렉터 사이에서 최고 인기 아이템 중 하나다. 사실 뭉크의 ‘절규’는 단 한 점이 아니라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중 한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1,370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현재 뭉크박물관에 걸린 절규도 도둑맞았던 것을 다시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도난 중 훼손을 심하게 입어 지금도 1/3가량이 변색된 그림을 보니 세상은 뭉크에 미쳐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고깃덩이마냥 육체가 나뒹굴고 어둑한 사자가 튀어나오는 작품인데도 전세계 관람객은 그를 숭앙하고 환호한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그는 대예술가답게 반전을 선사한다. 절규의 방에서 그의 사진이 전시된 방으로 건너갔다. 이게 웬걸. 그곳에는 히스테릭한 뭉크가 처음 접한 카메라를 장난감 삼아 숱하게 찍었던 ‘셀카’가 진열돼 있었다. 이런저런 얼짱 각도를 연출한 모습을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셀카의 의외성은 강렬했다. 그의 자화상과도 같은 셀카들. 당당히 렌즈를 자신 앞으로 가져갔던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번민했을까. 인간의 심연에 있는 불안과 광기를 여과 없이 드러낸 뭉크는 진솔하다. 남이 눈치챌까 꼭꼭 숨겨 놓은 우리 모두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제야 그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렷해졌다. 우리 안의 꿈틀거리는 어둠을 대신 꺼내 보였던, 이 예술가의 솔직함에 대한 경의는 아닐지. 묵직했던 무언가가 소화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욕망에 너무도 충실했던 그에게 한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뭉크박물관Munch Museet┃주소 Tøyengata 53 0578 OSLO 개관시간 월, 수, 목, 금, 토요일 오전 12시~오후 6시.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화요일 휴무(1월1일부터 5월12일까지 적용) 입장료 성인 95크로네(약 1만8,000원) 학생 50크로네(약 1만원) 홈페이지 www.munch.museum.no 1 셀카의 달인, 뭉크. 그의 작품은 가장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품 중 하나다. 현대인의 불안과 고독을 뭉크식 화풍으로 풀어냈다 2 올해 뭉크 사후 150주년을 기념해 오슬로 뭉크박물관에서는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린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같이 함께 살기, 어렵나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듯하다. 우리를 잠식한 우울과 고통은 같이 극복해내는 거라고. 두루두루 사는 인생이 행복의 총량을 높일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의 모습도 다를 바 없다. 오슬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는 아니다. 고층빌딩 없이 고만고만하게 고풍스런 건물들이 어깨를 견주고 있다. 2008년 개관한 오페라하우스는 정갈한 오슬로의 풍광을 화사하게 수놓는 건물이다. 피오르드를 상징화했다는 오페라하우스는 바다에 유유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바다를 품었다. 유명한 건축회사인 스뇌헤타Snøhetta가 설계했다고 해서, 건물 전면이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도배될 만큼 호화롭다고 해서 마음에 찬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선사하지 않는다는 게 신기했다. 고고한 예술의 정수가 되어 신전처럼 떠받들여지는 여느 무대와는 달랐다. 오슬로 시민들과 관광객은 긴 경사면을 타고 오페라하우스 지붕과 벽면을 완만히 오르락내리락한다. 여름이면 옥상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며 스크린을 통해 전해지는 오페라 공연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조차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철학이 부러웠다. 하지만 오슬로에 와서야 철저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특별하다는 것, 그 명제가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었다. 부산에 들어설 오페라하우스도 스뇌헤타가 설계한다고 하니, 건물이 문화를 낳는 힘을 좀 기대해도 되려나. 이들의 삶의 방식은 일상의 면면에 구체화된다. 요즘 노르웨이에는 협동조합 설립이 붐인데 마침 우리나라도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 당장 지난해 8월 개장했다는 마달렌Mathallen으로 향했다. 마달렌은 오슬로 시가 리모델링한 폐공장터에 들어선 푸드코드. 30여 개 상점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신선한 과일, 연어, 염소치즈를 사러 노르웨이 사람들이 바지런히 드나든다. ‘푸드코트’로 직역되지만 ‘식품문화원’으로 번역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푸드 컨퍼런스, 조리 강습, 푸드 페어, 음식 경연대회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노르웨이식 ‘잘 먹고 잘 살기’를 실천해 간다. 요새 우리 식탁에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마일리지가 쌓이는 것처럼 원거리를 여행해 푸드마일리지를 쌓은 식재료가 태반이다. 20cm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 우유만 주구장창 생산하다 평균수명의 1/10도 못 채우고 죽는 소, 유전자변형이란 유혹에 쉽게 노출된 콩과 옥수수들. 건강하지 못한 밥이 건강한 사람을 만들 리 없다. 이 평범한 진리를 알기에 음식이 자본의 도구가 된 지금 좋은 음식에 대한 열망도 반사적으로 높아졌다. 안정적인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와 바른 먹을거리가 필요한 소비자의 만남에 문화적 옷을 덧입혀 관광객에게 내보이는 그들의 자신감이 더없이 부러웠다. “우리도 싸울 때가 있다구.” 감탄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이 부러움이 묻어나자 오슬로 사람들,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위로랍시고 이런 말을 한다. 90년대 노르웨이 국민들은 EU 가입 여부를 두고 극명하게 두 편으로 갈라섰다. 논쟁을 벌이다 결국 1994년 국민투표까지 이어졌다. 결과는 반대 52%, 찬성 48%. 얼마 전 우리나라 대선 결과와 묘하게 맞물린다. 세가 비슷한 집단이 첨예한 갈등을 겪고 나면 허탈감과 혼란을 피할 수 없는 건 동서가 마찬가진가 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자국 경제가 나날이 번창하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웃 EU 국가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논쟁이었다고 자평한다. 물론 사람도 사회도 실수할 수 있다. 대신 옳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생산적인 ‘갑론을박’이 필요하다. 비현실적인 정답을 실현한 사회. 합리적이고 따뜻한 노르딕 라이프스타일은 마음속에 잔잔한 파동을 남길 것 같다. 3 마달렌은 오슬로에서 가장 신선한 노르웨이와 유럽산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4 푸드홀 마달렌은 장도 보고 유기농 식사를 즐기는 오슬로 시민들의 잇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페라하우스┃주소 Kirsten Flagstads pl. 1 N-0150 Oslo 박스오피스 개장시간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6시 홈페이지 www.operaen.no 사이트를 방문하면 5월, 6월에 집중된 문화공연 스케줄 표를 볼 수 있다. 마달렌Mathallen┃주소 Maridalsveien 17 OSLO 개장시간 화~수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 목~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일요일 낮 12시~오후 5시, 월요일 휴무 홈페이지 www.mathallenoslo.no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노르웨이관광청 www.visitnorway.com 02-777-5943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낯선 터키의 중심 ①콘야 Konya, 베이쉐히르

    식민지를 찾는 나라들의 교차로에 자리해 왕조의 흥망성쇠와 함께한 중앙 아나톨리아는 여행자들에게 카파도키아로 대표되는 땅이다. 영화 <스타워즈>의 루크가 자란 그 땅은 영화映畵보다 영화榮華스럽고 경이롭다. 중앙 아나톨리아에는 카파도키아와 더불어 콘야, 카라만 등 금은 낯설고 생소한 도시가 존재한다. 초라한 유명세에 가려졌지만 그 이면에 화려한 역사를 품고 있는 이들 도시는 미지의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를 자극한다. 메블라나의 흔적을 쫓아 콘야 Konya “오라! 오거라! 네가 누구든지 오라.” 1200년경, 이슬람 수피즘을 기반으로 탄생한 메블라나교는 이교도도 무신론자도 거짓을 행한 자도 차별 없이 받아들이는 크고 너그러운 마음을 바탕으로 교리를 펼쳤다. 그리고 지금, 메블라나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콘야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메블라나의 가르침을 이야기한다. 콘야의 역사와 정을 느끼고 싶은 이라면 누구든 오라고. 이 계절, 터키의 해거름은 한국보다 이른 시간에 시작된다. 더욱이 콘야의 하루 해는 이스탄불보다 짧아 콘야의 밤은 길고 지루하기만 하다. 낯선 곳에서의 저녁 나들이가 조금은 긴장되지만 콘야의 거리를 걷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이국적인 풍경에 이끌려 발걸음을 멈출 때마다 “어디에서 왔냐?” “어디를 여행할 거냐?”로 출발하는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니 말이다. 열 길 사람 속은 모르는 법이라 했지만 이방인에게 특별히 각별해 보이는 콘야 사람들의 친절은 묘하게도 한국인들의 정과 닮아 있다. 수백년 전 메블라나의 가르침이 콘야 사람들의 정서와 닿아 있는 듯 콘야는 ‘메블라나의 철학과 함께 평화, 평안 그리고 관용의 도시가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메블라나는 콘야의 긍지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 콘야에서 깨달음을 얻은 메블라나 젤라레띤 루미(1207~1271). 여전히 많은 이들의 정신적 지주로 칭송을 받는 그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메블라나 박물관’에 묻혀 있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셀주크제국의 장미 정원을 하사 받아 조성된 메블라나교의 수행장을 개조해 1926년 문을 연 곳이다. 여러 이슬람 지도자들의 묘 가운데 메블레비들메블라나교의 수행자이 쓰는 긴 모자를 쓴 메블라나와 그의 아버지의 묘는 가장 크고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메블라나가 생전에 입던 의복, 용품과 더불어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의 턱수염을 보관한 유리 상자도 흥미롭다. 일부러 향을 입힌 것도 아닌데 상자의 작은 구멍으로 향 냄새가 끊임없이 새어 나온다. 메블라나 박물관은 물과 나무가 존재하는 이슬람의 천국을 지향하여 조성됐다. 잘 꾸며진 정원의 한 켠에서는 실물 크기의 인형들을 전시해 메블레비의 생활을 재현해 놓았다. 메블레비들은 생활이 곧 수행이었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에도 메블라나교의 평등의 원칙에 맞춘 순서와 법도를 따라야 했다. 메블레비는 1,001일 동안의 혹독한 수행을 거쳐야 했는데 수행에는 세마 의식 또한 포함됐다. 세마 의식은 터키 여행의 개인적인 로망이었다. 빙글빙글 하얀 치마가 만들어 내는 어지러운 원圓은 블루 모스크나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 고등어 케밥을 순위에서 밀어낼 정도로 신비로워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운이 좋다. 메블라나교 종교의식의 한 형태이며 수행의 방법이자 명상의 한 종류인 세마를 접하기에 콘야보다 적합한 곳을 찾기는 힘들 테니 말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 8시30분, 콘야의 메블라나 컬처 센터에서는 세마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세마는 공연이자 일종의 의식이라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터키어로 1시간여 의식에 관한 설명이 지속돼 이슬람교도가 아닌 여행자들은 이내 지치곤 한다. 본격적인 의식은 세마젠세마 의식을 행하는 사람이 쉐이흐세마젠을 이끄는 사람의 손에 입을 맞추고 크게 원을 따라 나아가며 시작된다. 아주 느린, 세 번의 인사를 마치고 세마젠이 입고 있던 망토를 떨어트리면 비로소 회전하는 행위가 시작된다. 지루함을 떨치고 절정을 향해 내달리는 시간,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한 관객이 눈물을 터트린다. 뜨거운 덩어리가 목까지 차오르고 그들의 절실함을 지루하다 비웃은 무지를 반성하니 의식이 더욱 성스럽게 다가온다. 세마 의식에서 도는 행위는 신과의 합일점을 향해 가는 길이며, 가슴에 손을 얹는 것은 유일신에게 다가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점차 빠르게 돌기 시작하는 세마젠은 하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오른손 손바닥을 위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왼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다. 세마젠은 돌고 또 돈다. 치마를 휘날리며, 크게 원을 그리며. 그렇게 정신없이 돌다가 신호에 맞춰 순간 정지를 하는데 모든 세마젠이 흐트러짐 없이 꼿꼿이 몸을 가눈다. 세마 의식이 보여주는 수행의 길은 코끼리코 몇 바퀴도 이겨내지 못 하는 중생에게는 멀고도 먼 길임에 틀림없다. 세마 의식 외에 콘야에서는 종교적인 수행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코란, 수학, 물리학 등을 가르치던 ‘카라타이 신학교’와 하디스를 읽기 위해 세워진 ‘인제 미나레 신학교’가 대표적인 예. 두 신학교 모두 옛 교실을 활용해 박물관을 조성했는데 카라타이 신학교의 타일 장식과 인제 미나레 신학교의 해시계, 아랍어로 쓰여진 1200년대의 경전 등이 볼 만하다. ▶travie info 메블라나 박물관┃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4시40분 입장료 3TL 카라타이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인제 미나레 신학교┃관람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1시~오후 5시 입장료 3TL 작은 도시, 크게 품다 베이쉐히르와 콘야 주변 Beyşehir & Around Konya 콘야에 며칠 머물면 인근의 작은 도시들이 눈에 들어온다. 유명세를 타지 않아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도시들이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품어 안고 있다. 콘야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 베이쉐히르도 그런 도시다. 베이쉐히르에 닿기 전, 라벤더샘이라 불리는 ‘에프라툰프나르’로 향한다. 기원전 12세기인 히타이트 시대, 바람의 신, 태양의 신 등 히타이트 신을 부조해 연못 위에 세운 기념비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정갈하다. 땅에서 샘솟아 맑디 맑은 연못의 물은 기념비를 포함한 사위를 그대로 투영한다. 에프라툰 프나르의 샘물은 그 옛날, 플라톤이 찾아와 마셨다고 한다. 작은 도시 베이쉐히르는 베이쉐히르 호수가 감싸안고 있다. 베이쉐히르 어디에서나 눈에 들어오는 호수는 낭만과 일상이 공존하는 시민들의 공간이다. 셀주크제국 당시 부족장의 이름을 딴 ‘에쉬레포울루 자미’는 단아하면서도 화려한 모습으로 베이쉐히르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다. 장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전세계 사원 중 나무로 만들어진 최초의, 유일한 사원이다. 베이쉐히르 사람들은 그래서 애석해 한다. 베이쉐히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에쉬레포울루를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에쉬레포울루 자미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등록한 지금, 사람들은 베이쉐히르라는 이름을 함께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에쉬레포울루는 겉보다 안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400여 개의 서까래는 거의 원형 그대로 중후한 나뭇결을 뽐내고 쭉 뻗은 나무 기둥은 위용을 머금었다. 호두나무로 만든 민바르이슬람교단는 못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아랍어를 미로처럼 조각해 놓았다. 가운데에는 알라, 밑에는 무함마드, 옆에는 모함마드 제자의 이름을 비롯해 코란 경전을 적었으며, 민바르 옆면은 해와 별 등 천체를 조각했다. 사원 내부의 가운데에는 우물이 자리했다. 뚫린 지붕에서 떨어진 물이 우물에 고이면 여름에는 천연 에어컨이 되고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고 했다. 강수량을 확인하는 데에도 우물은 유용했다. 콘야 인근에는 그밖에도 역사적인 가치를 지닌 수많은 유적지가 자리한다. 콘야의 남동쪽 춤라의 작은 시골에 자리한 ‘차탈회육’은 요르단강 서안의 예리코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손꼽히는 인류의 집단 거주 지역이다. 신석기 시대인 기원전 7,000년경부터 공동 생활을 한 흔적과 농경 사회를 그린 벽화 등 가치 있는 유물들이 이곳에서 발견됐다. 차탈회육 공동 거주지의 집들은 야생동물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을 만들지 않았으며, 집과 집이 서로 연결돼 있었다고 한다. 차탈회육은 2012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클리스트라’는 콘야 남서쪽에서 멀지 않은 곡유트르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를 파 만든 수도원의 모습과 흡사해 작은 카파도키아라 불리는 곳이다. 성경에는 사도 바울이 콘야와 얄바츠 사이(비시디아 안디옥), 클리스트라(루스드라)를 방문했다고 적고 있다. 사도 바울이 제자 디모데를 만난 곳도 이곳이라고 한다. 콘야에서 멀지 않은 실레의 ‘성 헬레나 기념 교회’도 볼거리다.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의 방문을 기념해 327년에 지은 교회로 터키의 현존하는 교회 건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진경 취재협조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윤상직 후보자도 부동산 투기 논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서울신문이 국세청 인터넷등기소 등을 취재한 결과 윤 후보자와 부인 황일순씨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동양고속아파트(84.96㎡·77.14㎡)를 한 채씩 소유하고 있다. 윤 후보자가 1993년 4월 먼저 이 아파트를 샀고, 부인은 2004년 10월 같은 아파트의 다른 동·호수 매물을 구입했다. 이미 자기 집이 있는 상황에서 ‘같은 아파트’를 또 산 건 이 지역이 2004년 당시 강남권 택지개발 후광 효과를 업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여진다. 2003년 말 서울시가 강남구 세곡동 일대와 서초구 우면동 일대를 택지개발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이듬해부터 개발 후광 효과로 주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언론에는 우면동 일대 아파트값이 개발 후광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고 보도됐다. 해당 지역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현재 시세가 5억 4000만원 정도 하는데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졌지만 과거(2004년)에 비해 1억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혹은 자녀 명의 차명 예금 여부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윤 후보자의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장남의 예금은 5209만 8000원이고, 장녀의 예금은 3820만 2000원이다. 올해 장남은 22세, 장녀는 18세다.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로부터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를 받을 수 있는 금액 한도는 1500만원이다. 지난해까지 부모가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도 이 자금을 인출하지 않는 한 증여로 추정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보유한 것 자체로도 증여로 본다. 따라서 윤 후보자가 증여세를 탈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밖에 윤 후보자는 경남 김해시 생림면에 1억 296만원 가치의 밭(3372㎡)을 상속받았지만,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19억 899만 7000원으로 재산 내역을 공개했다.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 실시된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약간만 손길이 닿아도 상처나는 희귀병 소녀

    약간만 손길이 닿아도 상처나는 희귀병 소녀

    약간만 손길이 닿아도 상처가 나는 희귀병 소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현지언론의 보도를 통해 화제에 오른 소녀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사는 리지 헨드릭슨(3). 리지의 병명은 ‘표피성수포박리증’(epidermolysis bullosa simplex)으로 일명 ‘나비 병’(Butterfly Disease)으로도 불린다. 나비의 날개처럼 쉽게 상처나기 쉽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으로 경미한 접촉에도 물집이 난다. 리지의 증상은 일반인의 상상을 넘어선다. 집 안에서나 밖에서 뛰어노는 것은 물론 샤워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세찬 물줄기에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음놓고 안아주지도 못해 부모의 마음은 그야말로 타들어 갈 지경이다. 유전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 병은 5만명 중 1명 꼴로 생기는 희귀병으로 마땅한 완치 방법은 없다. 리지의 엄마 크리스틴은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면서 “엄마로서 아이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며 눈물을 떨궜다. ’유리몸’을 가진 리지를 위해 부모가 쏟아붓는 노력은 눈물겹다. 아이에게 지퍼 있는 옷은 입히지 않으며 다리에는 붕대를 감아주고 항상 아이스 팩을 들고 다닌다. 리지의 엄마는 그러나 “아이가 활발한 성격으로 가끔은 리지가 나의 엄마 같다.” 면서 “끝까지 노력해 언젠가는 아이의 병을 완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관료 출신 3選… 지역감정 조장 발언 물의 ‘정무역할 약점’

    관료 출신 3選… 지역감정 조장 발언 물의 ‘정무역할 약점’

    역대 정권의 청와대 비서실장과 ‘격’이 좀 다른,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장에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인 새누리당 허태열 전 의원이 내정됐다. 역대 정권마다 비서실장이 핵심 실세로서, 총리와 함께 ‘빅2’로 통했지만 이번엔 내각을 포함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도맡아 수행하는 인사위원장을 겸직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이 부여됐다. 장관급으로 신설된 국가안보실장과 장관급으로 격상된 경호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받드는 ‘삼각 체제’에서 최고의 꼭짓점에 해당한다.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허 내정자가 비서실장을 맡은 만큼 청와대뿐만 아니라 실무급으로 짜여진 내각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직할 체제’를 사실상 구축하게 됐다. 허 내정자는 인사위원장으로서 장·차관급 고위직 인사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있으며 국회와 정부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다만 야당이 지역감정 발언 등을 포함해 허 내정자의 과거 행보에 그리 호의적이지 않아 정무적 역할 수행에 약점이 될 수도 있다. 허 내정자는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별관에서 인선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바쳐 보좌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각종 현안과 과거 발언에 대해서는 몸을 사렸다.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법안 마련과 관련한 ‘포퓰리즘’ 논란 등을 야당이 문제 삼을 것 같다는 지적에는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비켜 갔다. 그는 지난해 초 국회 정무위원장 시절 부산 지역 저축은행 피해자를 정부가 직접 구제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추진한 바 있다. 그는 또 “정책적 문제나 정부의 중요한 (정책) 방향에 대해 아직 뭐라고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귀는 있는데 입은 없는 게 비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 내정자는 부산 북강서을에서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박 당선인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던 2006년 사무총장으로 발탁됐고 2008년에는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당시 비주류인 친박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4선에 도전했지만 ‘중진 물갈이론’이 대두되자 박 당선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치인 이전에 정통 내무 관료 출신이다. 1970년 행정고시(8회)에 합격해 내무부에 들어간 후 1974∼1985년 11년간 대통령 비서실에서 일하며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기 전 경기 의정부시장과 부천시장을 거쳐 관선 충북도지사를 지냈다. 부인 서영슬(61)씨와 2녀.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딥임팩트’/서동철 논설위원

    ‘어느 날 뉴욕시 크기만 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섰다. 미국 정부는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극비리에 대책을 세운다. 마침내 핵폭탄으로 혜성의 궤도를 변경시키는 임무를 부여한 우주선 메시아호를 러시아와 힘을 합쳐 쏜다.’ 1998년 발표된 할리우드 영화 ‘딥임팩트’(Deep Impact)의 전개부이다. 그저 재미있는 공상과학 영화로 치부됐지만, 이제는 흥밋거리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러시아 우랄의 첼랴빈스크에서 엊그제 운석우(隕石雨)가 쏟아져 1000명 이상이 다치고, 몇 시간 뒤에는 ‘2012 DA14’로 명명된 지름 45m의 소행성이 지구를 불과 2만 7000㎞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우주를 떠다니는 물체와 지구의 충돌이 영화에만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대기권에 들어선 유성체나 소행성이 소멸되지 않고 지표면에 떨어지는 것이 운석이다. 비가 내리듯 많은 운석이 떨어지는 현상을 운석우라고 일컫는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곧바로 “우주 물체의 포착과 제거를 위한 국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러시아의 운석우는 지난 세기에도 있었다. 1908년 6월 30일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퉁구스카 강 유역에서 날아가던 ‘불덩이’가 폭발한 것이다. 2150㎢의 숲이 불타고, 순록 수천 마리가 몰살했다. 6500만년 전 공룡이 멸종한 것도 소행성의 충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다.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쪽 끝에 있는 지름 180㎞의 구덩이가 공룡 멸종과 비슷한 시기 지름 5~15㎞의 소행성이 부딪치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러시아는 로고진 부총리에 앞서 2008년에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전보장회의 서기, 이듬해에는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연방우주청장이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는 특별목적 우주선’을 잇달아 언급했다. 소행성 아포피스 때문이었다. 당시는 지름 270m의 아포피스가 2029년 4월 13일 지구에 3만 2000㎞ 거리로 접근하며 충돌 확률이 2.7%에 이를 것으로 계산된 시기이다. 최근에는 관측의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충돌 가능성은 배제됐다고 한다. 하지만 지름 1m 이하의 유성체나 지름 1m 이상의 소행성이 피해를 미칠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랄의 운석우를 만들어낸 소행성도 지름이 15m 정도여서 기존 관찰 장비로는 포착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래도 당장 인류의 멸망을 우려할 위협은 아닌 듯하지만 미래가 걱정이다. 언젠가 닥칠 ‘딥임팩트’의 위기를 후손들이 지혜롭게 극복했으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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