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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계 “원세훈·김용판 형사처벌 가능성”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로 통했던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대통령 선거 개입 등 혐의로 곳곳에서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검찰은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출국금지의 족쇄를 채웠다. 자연스럽게 형사처벌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직무를 벗어나 정치에 개입한 흔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녀’ 사건 등 직분에서 벗어나 국내 정치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민주노총과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을 홍보하도록 지시했다. 국정원법 9조 1항은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의 지시는 국정원법 위반 소지가 크다. 5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받을 수 있는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고발장과 고발인 조사를 바탕으로 법리 검토를 한 뒤 원 전 원장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26일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국정원의 활동은 지난 총선과 대선을 전후로 겹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는 법원에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 외에 김용판(55) 서울경찰청장도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국정원 여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 “진실과 다른 수사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했고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며 김 청장을 직권남용 및 경찰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형택)에 배당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6일 ‘국정원 여직원이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을 단 흔적이 없었다’고 발표한 이후 석 달이 넘는 수사 기간 내내 말 바꾸기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김 청장의 지시 아래 경찰이 부실한 수사 결과를 성급히 발표,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고발인 소환 등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향후 수사의 쟁점은 김 청장이 수사결과 발표 등에 개입한 증거나 정황을 밝혀내느냐가 될 전망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검찰 수사로 김 청장이 미완의 수사 결과 발표를 종용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직위를 이용해 타인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에 해당돼 직권 남용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 동영상 결과 3일간 왜 숨겼나

    건설업자 윤모(52)씨의 사회 유력 인사 성 접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2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건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로 떠오른 동영상 분석 결과를 공문으로 통보 받고서도 3일가량 해당 사실을 숨기며 부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특정 언론의 보도가 있기 직전까지 국과수로부터 동영상 분석 결과가 경찰에 전달됐느냐는 취재진의 반복된 질문에도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수사 실무책임자는 “동영상 분석 결과를 국과수로부터 받지 않았다”고 거짓 해명을 늘어 놓아 일각에서는 의혹 투성인 사건에 경찰이 더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6일 “(국과수의 동영상 분석 결과가 22일 경찰에 넘겨졌음에도 공식 부인한 것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면서 “피의사실 공표나 명예훼손 등 수사과정에서 워낙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시중에 많이 유포되고 있어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수사 실무 책임자는 “22일 구두로 이야기를 들었고, 원래 성문분석 결과는 26일 오전에 올 것으로 예상돼 이날 한꺼번에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25일 저녁 상황에서 성문분석 결과가 도착했고, 일부 방송에 보도됐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은 여전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16일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이 끝난 뒤 밤 11시에 갑작스럽게 이뤄진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중간브리핑을 실시한 경찰의 행보와 비교해보면 판이하게 다르다. 당시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 수서경찰서는 국정원 여직원이 제출한 컴퓨터 2대의 하드디스크를 조사한 결과, ‘박근혜·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수사 중간 브리핑을 시작해 정치권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수사 결과가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국민적 관심 사안이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증거품의 결과가 발표돼 급히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번 사회 고위층의 성 접대 의혹 사건도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란 점에서 핵심 증거로 손꼽혀온 동영상의 분석 결과를 3일이나 경찰이 숨겼다는 점에서 석연찮은 구석이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국정원 사건은 범죄적인 요소로서 맞다, 맞지 않다가 드러나야 하는 것이고 이번 사건은 사건 초기에 확정 할 수 없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원세훈 조만간 소환… ‘MB정권 비리’ 뇌관될까

    원세훈 조만간 소환… ‘MB정권 비리’ 뇌관될까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과 여론 조작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을 출국금지하면서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인사로, 수사 내용에 따라서 전 정권 비리 수사로 확대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검찰은 25일 원 전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 사실 여부조차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았다. 그만큼 정보원장에 대한 출금 조치가 갖는 형사적, 정치적 의미를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원 전 원장과 관련해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은 모두 5건이다. 고소·고발인 주장의 핵심은 원 전 원장이 국가정보원법을 어기고 국내 정치에 불법 개입했다는 것이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부터 올 1월까지 국정원 인트라넷에 게시됐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담은 내부 문건을 최근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원 전 원장이 대선 과정에서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선동에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하고 4대강 사업, 세종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을 주문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을 ‘종북좌파’로 규정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민주노총과 전교조,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이 지난 21일 원 전 원장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25일에는 전교조가 “이명박 정부 내내 이어진 전교조 탄압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었다”면서 원 전 원장을 직권 남용과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했다. 이에 앞서 19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국정원 여직원의 인터넷 댓글 달기는 원 전 원장의 업무 지시에 기초한 행위로 드러났다”며 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로서는 이처럼 원 전 원장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원 전 원장의 출국설까지 나돈 상황에서 형식적으로나마 출국금지 조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미 “구속 수사”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로서는 형소법 원칙대로 우선 고소·고발인 조사를 통해 원 전 원장의 혐의에 대한 법리 검토를 마친 뒤 원 전 원장 소환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제18대 대통령 선거 공소시효가 오는 6월 19일까지인 데다 검찰 정기 인사가 4월 말로 예정돼 있는 만큼 원 전 원장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 전 원장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24일 미국이 아닌 일본으로 출국하려다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성한 “댓글수사 의혹 취임 후 밝히겠다”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경찰이 자체 감찰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결과에 따라 지난 대선에서 경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기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성한 경찰청장 내정자는 ‘국정원 여직원 댓글’ 수사와 관련, 특정 후보에게 편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의혹을 받는 김 청장에 대해 상응한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5일 민주통합당 김현 의원실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김 청장을 감찰이나 문책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감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수사가 마무리된 후 상응한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내정자는 그러나 ‘댓글 흔적이 없다’는 당시 중간수사 결과가 대선 직전 밤늦게 발표된 데 대해서는 “내부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안다”면서 “취임하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내정자는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실거래가보다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정자는 2001년 6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98.63㎡) 한 채를 사들이면서 계약서에 실거래가 3억원보다 1억 8500만원가량 적은 금액을 적어 세금을 1100만원가량 덜 냈다. 이 내정자의 부인도 2003년 10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연립주택(85.42㎡)을 2억 2500만원에 사들이면서 거래가를 이보다 적은 1억 3000만원으로 기재해 세금 550여만원을 덜 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원세훈 前국정원장 출국금지

    원세훈 前국정원장 출국금지

    ‘출국 논란’에 휩싸인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당국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여론 조작 지시 등 다수의 고소·고발 사건에 연루된 원 전 원장에 대해 최근 법무부에 요청, 출국금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의 출국금지 조치에 대해 “확인 대상이 아니며 수사 중인 사항이라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도 없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당초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기 위해 항공편을 예약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일제히 “5건의 고소·고발을 당한 원 전 원장이 도피성 출국을 한다”며 당국에 출국금지 조치를 요구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에 원 전 원장에 대한 출국금지요청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참여연대 등은 지난 21일 대선 기간의 인터넷 여론조작, 종북·좌파단체 척결 공작, 4대강 포함 국책사업 여론 조작 등을 지시한 혐의로 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대표도 지난 19일 “국정원 여직원이 지난 대선에서 인터넷 댓글 달기를 한 것은 원 전 원장의 업무지시에 기초한 조직적 행위”라며 원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원 전 원장 고소·고발 건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최성남)가 수사하고 있다. 다만 최 부장검사가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팀에 파견돼 공안2부장이 수사 지휘를 맡고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정부조직법 기싸움 51일… ‘정치실종 연대책임’ 與·野·靑 상처뿐

    정부조직법 기싸움 51일… ‘정치실종 연대책임’ 與·野·靑 상처뿐

    지난 1월 30일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천신만고 끝에 51일 만인 22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야 모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청와대는 성과도 못 내면서 여당을 조종해 정치실종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들었다. 여당은 정치력과 협상력 부재로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또 야당은 정부조직법의 원래 목적이나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조건들을 억지로 끼워 붙이면서 발목잡기를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는 처음부터 ‘정부 원안 고수’라는 강경한 입장만 고수해 협상을 힘들게 했다. 지난 3일 여야는 협상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청와대의 개입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심야협상 끝에 원내대표 서명만 남겨둔 상태에서 여당 협상팀이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전화를 받더니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다음 날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초강경 담화가 나왔다. 불필요하게 야당만 자극하고 오히려 협상을 힘들게 했다는 지적이 새누리당 안에서도 나올 정도였다. 청와대의 원안처리 지침이 오히려 여당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일방적인 당청관계를 강요한 것이 여당의 협상력 약화로 이어졌고 정부조직법 내용도 결국 야당안을 수용해 실익도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도 겉으로는 “정부 출범을 위해 야당의 ‘떼쓰기’를 통 크게 감수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협상결과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따라 오락가락하며 여권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물론 친박계 일부에서도 “도대체 지도부가 뭘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조해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도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할 것 같았으면 지난 월요일(18일), 아니면 화요일에는 본회의 통과까지 다 가능했다”고 말했다. 막판 협상에서 지상파 허가권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잔류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허가 때 방통위 사전동의제 등 요구조건이 다 반영됐다며 작은 승리에 고무된 야당도 상처를 입었다.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방송중립성 등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또 정부조직법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면서 정작 문제가 많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지도부의 전략부재도 있었다. 방송의 공정성을 주장하던 민주당은 협상 중반 김재철 MBC 사장 퇴진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오히려 야당이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역공에 시달렸다.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통과되긴 했지만 정치 쟁점이 산적해 있어 또 다른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박 대통령이 이날 임명하면서 남아 있는 검찰총장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남은 인사청문회 결과는 물론 시기도 예단하기 쉽지 않게 됐다.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 등 2건의 국정조사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서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성희롱한 직장상사 해고 무효 판결

    성희롱한 직장상사 해고 무효 판결

    판사 경력의 절반 이상 행정·특허소송을 담당해 행정법 분야에 정통하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행정사건들을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해결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 ‘서울대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과 관련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음악파일 교환 서비스 ‘소리바다’ 사건에서는 음악저작권자의 음반복제와 전송권이 침해됐다고 판결, 소리바다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2007년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재판에서는 직장 상사의 여직원들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고 처분이 지나치다고 판결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서울고법원장에 임명됐다. 가족은 부인 안혜영(54)씨와 2녀가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진선미 의원, 국정원 불법 정치개입 의혹 내부문건 공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18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대선 등 국내 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자료를 공개했다. 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부터 올 1월 28일까지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에 올라간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자료 문건을 입수, 공개했다. 원 원장이 확대 부서장 회의에서 강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지시사항은 ▲선거 국면에서의 인터넷 여론 대응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일부 종교단체·시민단체 견제 ▲정부 정책 홍보 등으로 나뉜다. 진 의원은 또 원 원장 재임 기간에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한 국정원 내부 회의가 5차례 열렸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따르면 원 원장은 2010년 7월 19일 “(국정원 대북)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국정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진 의원은 “2010년부터 인터넷에서 정부·여당에 유리하도록 여론을 조작하려고 대책을 세우고 활동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원장은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한 대응도 지시했다. 2010년 당시 문건에는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 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돼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비밀인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고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을 ‘정치개입’으로 왜곡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다만 천안함 폭침·4대강 사업 등 주요 현안의 경우 북한이 선동지령을 내리면 간첩 및 종북세력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에 대해 국정원장으로서 적극 대처토록 지시한 것이라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여야 불신 깊어… 각료 임명·국조·청문회 개선 등 ‘지뢰밭’ 즐비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갈등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치 쟁점이 산적해 있어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앞두고 있어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 이어 ‘국정조사 정국’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이었던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국정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던 만큼 당분간 국정조사 시기와 방식 등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경우 지난 대선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여야 갈등의 새로운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이미 민주당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직접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방송의 공정성 확보 방안도 ‘꺼진 불’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야는 당장 국회에 ‘방송 공정성 특위’를 설치한다는 ‘형식’에만 합의했을 뿐 특위가 다룰 ‘내용’에서는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가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할 때 방송통신위원회 재적 위원 3분의2의 찬성으로 의결하자고 제안했으나, 새누리당은 “야당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문제에서도 여야의 ‘노림수’가 다르다. 새누리당은 이른바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를 방지하기 위해 도덕성 검증과 자질 검증으로 이원화하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할 때 입법부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 개혁이나 경제민주화, 부동산 대책 등 정책 현안을 놓고도 견해 차가 적지 않다. 사실상 곳곳이 ‘지뢰밭’인 셈이다. 여·야·청이 정부조직 개편 협상 과정에서 이른바 ‘정치 밑천’을 드러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가이드라인 정치’, 새누리당은 ‘리더십 부재’, 민주당은 ‘발목 잡기’라는 부정적 꼬리표를 각각 단 것이다. 이는 향후 협상에서 ‘정치적 트라우마’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조직 개편 협상에서) 여야 합의문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다는 뜻이자 여야 지도부의 입지도 약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4·24 재·보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데다 여야 모두 지도부 교체기라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5월 초에는 새누리당의 경우 원내대표 경선, 민주당은 전당대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서로 타협점을 찾아가는 ‘상생의 정치’보다 주도권을 쥐려는 ‘대결의 정치’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자격심사·국정조사… 여야 ‘주고받기’

    [정부조직법 협상 타결] 자격심사·국정조사… 여야 ‘주고받기’

    여야가 17일 합의한 사안에는 ‘동상이몽(同床異夢)과 주고받기’에 따른 내용도 담겼다.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국정원 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과 4대강 사업에 대해 국정조사 카드를 얻어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검찰수사가 완료된 즉시 국정조사를 실시한다고 못 박았고, 4대강 사업은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발표된 뒤 감사원 조사가 미진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민주당은 2건의 국정조사를 통해 향후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국정원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의 핵심은 ▲국가정보기관의 조직적 선거 개입 여부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 여부 등 크게 두 가지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종북단체 활동을 파악하는 게 고유업무로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사이트 3곳에 15개 아이디로 정치·이슈 등과 관련한 150여개의 글을 올린 것이 그동안 수사에서 밝혀졌다.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나흘 만인 지난해 12월 16일 밤 11시 이례적으로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선을 사흘 앞두고 ‘김씨가 올린 글 가운데 정치 관련 내용이 없다’며 서둘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대선 이후 이와 다른 정황이 속속 드러났고 결국 민주당은 지난달 여당에 유리한 수사결과만 발표하게 지시했다며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4대강 사업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국정조사 여부가 결정되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사업이 국정조사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 여권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다만 두 가지 사안 모두 이명박 정부에서 일어난 일로 박근혜 정부가 이를 계기로 전임 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조사가 재·보선을 앞둔 새누리당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도 박근혜 정부로서는 꼭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관측이다. 대신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격심사안을 이달 안에 발의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포함시킴으로써 체면치레를 했다. 통합진보당은 양당 원내대표단의 합의 결과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반발했다. 인사청문제도 개선 약속도 새누리당으로서는 성과로 꼽을 수 있다. 김용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는 낙마하고 장관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부동산투기·세금탈루·병역·위장전입 의혹 등으로 부적격 여론에 시달리거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자체가 채택되지 못했다. 때문에 여권은 신상털기식이 아니라 비전과 정책능력 등을 검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청문제도를 개선하자고 주장해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국정원 정치댓글’ 수사 의지·능력 있나

    ‘국정원 정치댓글’ 수사 의지·능력 있나

    국가정보원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경찰수사가 11일로 3개월을 채웠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두고 ‘댓글 단 흔적이 없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던 걸 감안하면 굼뜨기만 하다. 명쾌하게 수사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 ‘정치경찰’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해 12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29)씨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후보에 관한 악성 댓글·게시글을 집중적으로 달았다는 것. 민주당은 이튿날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은 박빙이었던 대선 판도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김씨의 하드디스크 두 대를 분석한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 지 나흘 만인 16일 오후 11시 ‘댓글 흔적이 없다’고 발표했다. 대선 후보의 2차 TV토론이 끝난 직후, 그것도 국정원과 관련해 후보끼리 열띤 언쟁을 벌인 뒤였다. 경찰은 “국민적 관심이 워낙 커 빨리 밝혀야 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철저히 입을 닫았다. 경찰은 대선이 끝난 뒤인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아이디 16개로 대선관련 글에 99번 추천·반대를 눌렀다”는 말로 은폐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초엔 김씨가 활동한 ‘오늘의 유머’(오유) 사이트 운영자 이호철(41)씨의 폭로를 통해 김씨가 웹사이트 3곳에서 아이디 15개를 이용, 정치·사회 관련 글 150여개를 올린 정황이 추가로 밝혀졌다. 게시글은 대선 관련 키워드는 아니었지만, 노골적으로 정부·여당의 편을 드는 내용이었다. 관련 내용을 알고 있던 경찰은 사건 축소 논란에 휘말렸고, 대선 전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 배경에도 재차 관심이 쏠렸다. 수사내용에 대해선 함구하면서 실무책임자인 권은희 수서서 수사과장을 교체한 것도 모양새가 안 좋았다. 수사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실마리를 풀려면 김씨에게 오유 아이디 5개를 넘겨받아 글을 쓴 일반인 이모(42)씨에 대한 촘촘한 조사가 필수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재소환 일정은 아직 잡지 못했다. 사이트 운영자에 따르면 이씨는 33개의 아이디를 ‘제4의 인물’과 공유해 대선·정치 관련 글 160여건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이달 안에도 최종결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의 굴욕/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세종의 굴욕/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청계천변이 싱그러워졌다. 상큼한 젊은이들이 북적대고, 카메라를 든 관광객이 넘쳐난다. 이들과 어깨를 맞대고 걷다 보면 여행객이 된 듯 상쾌하다. 그런데, 바로 옆 세종로를 운전할 때마다 울화가 치민다. 광화문 앞 유턴 차선에서는 광장으로 차바퀴가 올라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고, 바닥의 판석은 자칫 미끄러질 듯 불안하다. 멀쩡하던 나무를 다 베어내고 황금빛 세종을 앉혔는데, 실하던 나무둥치가 아쉽고 금박 성형수술을 한 세종 뵙기가 민망하다. 그냥 그대로 둘 일이지 ‘세종로에 세종이 없다’고 그렇게 세종을 모셔야 했을까? 을지로는 어떻고 퇴계로는 어떻게 하고, 또 테헤란로는 어쩌라고. 광화문광장을 개방한 후 급히 경계석을 새로 만들고 차양막을 설치한 것만으로도, 얼마 후 장마에 물바다가 된 것만으로도 훌륭한 전문가님들이 오랜 기간 궁리하였다는 명품의 수준이 알몸을 드러낸 꼴이다. 아마도 다들 할 말은 있을 것이다. 내 의도는 이러하였는데 관(官)이 들어 이렇게 바꿨다느니. 누구인가는 또 항변할 것이다. 그래도 외국인 관광객이 한 해에 몇 명이 찾고 서울시민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찬성을 하더라고. 그러나 안목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 서울 중심의 살벌한 광장에서 무엇을 느꼈을지, 서울시민을 상대로 하였다는 통계의 신빙성이 어떤 수준일지, 교양 있는 서울시민이 광화문광장의 변신에 얼마나 황망했던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홍릉 옆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회의가 있었다. 조금 빨리 도착하였으나 홍릉을 산책하기에는 빠듯하여 ‘세종대왕기념관’ 안내 표지를 따라갔다. 오랜 기간 영화진흥위원회를 오가며 몇 발짝 거리인 세종대왕기념관을 찾지 않았다는 반성도 작용하였다. 평일 오전 탓이었겠지만 번듯한 기념관 건물에 관람객은 보이지 않았다. 기념관 1층 로비 한편으로 아크릴 칸막이를 한 웨딩홀 사무실이 눈에 들어왔다. 세종과 아크릴 웨딩홀의 부조화에 순간 당황하였는데, 그나마 아크릴 칸막이 안쪽 여직원 덕분에 황량한 분위기를 면했다고 해야 할지 판단이 애매하였다. 소박한 매표소에서 조악한 관람권을 샀다. 인근 유치원 꼬맹이들이 단체로 찾아온다고 하였다. 전시실은 내용과 형식 모두 초라하여 도무지 관리가 되고 있는 상태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기념관 앞마당에는 전날 밤 모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가설무대며, 어지럽게 흩어진 테이블보와 정리되지 않은 식탁·의자가 눈에 걸렸다. 결혼식 말고도 향우회, 동창회 영업을 한다는 광고까지 붙어 있었다. 홍릉 담장을 낀 넉넉한 녹지 공간인지라 모임 장소로 맞춤하기는 하다. 전시관 수입이 변변찮으니 어쩔 수 없이 웨딩홀 업자에게 임대하였으리라. 건물 관리비도 만만찮을 것이고, 정부 지원금으로는 개·보수 비용에 충당하기도 부족할 것이다. 재정 자립이 정부 정책일 테니 나름의 방법을 찾아 전전긍긍하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세종대왕기념관’과 웨딩홀은 도저히, 도저히 궁합이 맞지 않는다. 압축성장의 분주함 때문이든 식민사관의 찌꺼기 탓이든 우리는 역사를 보듬는 데 지나치게 서투르다. ‘싸이’ 안무가가 저작권자 대접을 못 받았다고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수선을 떨기보다, 그의 병역 문제가 기억에 생생한데 굳이 급하게 훈장까지 만들어서 안길 일보다 긴 호흡으로 고민하고 감동스럽게 처리할 일이 널리고 널렸다(막상 바쁜 싸이는 훈장 받으러 올 수도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하는 세종대왕기념관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고, 서울시 관할인 세종로는 천박한 분칠로 요란하다. 둘 다 세종을 욕보인다는 점에서는 손발이 잘 맞았다. 진작 영화진흥위원회와 세종대왕기념관이 공동사업을 구상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세종대왕기념관 마당을 이용하여 품위 있는 야외극장을 열고 자연스럽게 세종대왕기념관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렇게 구박덩이가 되는 것을 막지는 않았을까? 누구보다도 문화예술을 애호했던 성왕(聖王) 세종을 기념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테다. 그런데, 이제 영화진흥위원회마저 정부 정책으로 부산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이래저래 세종의 굴욕이 걱정이다.
  • 귀 따가운 30개 의혹… “딱 두 개 성공” 황당 답변

    귀 따가운 30개 의혹… “딱 두 개 성공” 황당 답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한 검증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민주통합당 의원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들도 김 후보자의 무기중개업체 로비스트 경력과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그동안 제기됐던 30여 가지에 이르는 각종 의혹에 대해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0여개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딱 두 개 성공하고 대부분 손실을 봤다”고 답변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또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에 대해서는 “전작권 이양에 대한 준비상황을 재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작권 이양이 재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는 김 후보자가 무기 수입중개업체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검증하는 데 집중됐다. 김 후보자는 군 전역 후 2010년 7월부터 2년여간 유비엠텍에 재직하면서 K2 전차에 독일산 파워팩(엔진+변속기)이 적용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4성 장군이 무기 중개업체에 입사한 것은 명예보다는 돈을 택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고,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가 무기중개상 고문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전례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로비스트와 관련 있었다면 당장 국방부 장관직에서 사퇴하겠다”고도 말했다. 부동산 투기와 위장전입 의혹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되팔면서 10억원 정도 차익을 남겨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김 후보자는 “투기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위장전입이 17건에 이르고 있다”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의 질의가 나오자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에 해당하는 부분이 대단히 많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 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직후 골프, 연평도 포격 직후 일본 온천 관광 등을 한 것을 놓고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당시 깊이 생각하고 확실한 결정을 내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묻는 질의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북한이 서울에 대량 포격과 같은 전면전 도발 시 북한의 정권교체나 정권붕괴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북한 최고 지도부를 겨냥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는 군이 아니고 국가 통수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또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제한하는 내용의 한·미 미사일 지침과 관련, 김 후보자는 “신뢰하에 국제적인 범위에서 (사거리 연장을) 허용받는 게 타당하다”고 적극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은 오는 11일 예정돼 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김 후보자에 대해 “절대 임명 불가”를 외치고 있는 상황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하려고 했으나 민주당 측이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사건 관련자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새누리당이 이를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공공기관 개인정보관리 엉망

    공무원이 옛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주민등록정보를 열람하는 등 공공기관의 개인정보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6일 ‘공공기관 정보보호 및 사이버안전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경기 김포시 주민센터 직원 A씨는 지난해 전입신고 업무를 담당하며 옛 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여직원 등의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36명의 주민등록정보를 57차례나 무단 열람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이에 감사원은 A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경기 성남시 주민센터 직원 B씨도 사회복지 업무 등을 담당하며 자신의 주민등록관리시스템 ID와 비밀번호를 장애인 행정 도우미 C씨에게 알려줬고, C씨는 학교 동창 등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87명의 주민등록을 133차례나 열람했다. 감사원은 “69개 시·군·구의 주민등록관리시스템 이용 현황을 감사한 결과 568만 1498건의 주민등록 열람 건수 가운데 27.4%(155만 7919건)의 열람 용도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 급여·서비스 지원 대상자의 자격과 이력 정보를 관리하는 사회복지통합관리망 관리도 허술했다. 감사원은 12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5명이 자신의 사용자 계정과 공인인증서를 다른 공무원, 자활근로자 등 99명과 공유한 사실을 적발했다. 자연 재해나 사이버 테러 등으로 전산시스템이 마비될 때를 대비한 재해복구시스템(DRS)도 허점이 많았다. 지식경제부의 우편포털 등 4개 업무에는 DRS가 구축되지도 않았고, 경찰청의 전자수사 등 6개 업무에서는 DR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순간 욕정? 계획범죄로 치닫는 성폭행

    동물 마취제로 성폭행 신고를 막으려 한 20대 가구배달원, 수면제 칵테일로 의식을 잃게 하고 집단 성폭행한 30대 의사들, 회사 직원을 성폭행한 60대 헤어디자이너, 친딸을 성폭행한 50대 이혼남…. 자신의 지위나 전문지식 등을 이용한 계획적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이 성범죄 척결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강력한 처벌만큼이나 왜곡된 성의식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안미영)는 4일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폭행한 성형외과 의사 김모(35)씨를 특수 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군의관 임모(32)씨도 같은 혐의로 군 검찰에 구속됐다. 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클럽에서 만난 A(33)씨를 김씨 집에서 수면제를 섞은 칵테일을 먹인 뒤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와 알코올, 카페인을 함께 마실 경우 사리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한 달 뒤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B(33)씨도 김씨 집으로 불러 와인에 수면제를 타서 먹이고 성폭행했다. 성폭행 직후 신고를 막기 위해 동물 마취제를 주사한 남자도 있었다. 정모(29)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 A(24)씨의 원룸에 가스검침을 나왔다고 속이고 들어가 A씨를 성폭행했다. 광진경찰서는 이날 정씨를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정씨는 피해자가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신분증을 빼앗고 강간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은 것도 모자라 동물 마취제 ‘럼푼’까지 주사했다. 정씨는 “인터넷을 보고 럼푼을 알게 됐으며 지난해 10월 동물병원에서 직접 샀다. 사람에게도 (마취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해 A씨에게 투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명 헤어디자이너이자 미용실 가맹점 대표인 박준(62)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미용실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이 신청돼 5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여직원 A씨는 지난해부터 미용실에서 박씨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1월 고소장을 제출했고 다른 직원 3명도 박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15년 전 아내와 이혼한 최모(56)씨는 딸과 아들을 양육하다 아들이 가출하자, 친딸을 4년 가까이 성폭행해 이날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비뚤어진 성의식을 개선하는 게 필수라고 지적했다. 최영지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남성 중심 문화에서 성폭력을 대하기 때문에 ‘여성이 처신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공교육부터 성폭력이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 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경찰이나 보호관찰소 등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예방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사회·학교·군대 등 각 기관이 공조체계를 마련해 사전 예방교육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국정원女 신상공개 혐의 소설가 공지영 경찰조사

    국정원女 신상공개 혐의 소설가 공지영 경찰조사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신상을 트위터에 공개한 혐의로 고발된 소설가 공지영(50)씨가 2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공씨는 오전 10시쯤 변호사 없이 자진 출석해 한 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공씨가 신상정보 이외의 사항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해 귀가조치했다”면서 “추가 소환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씨는 민주통합당과 국정원 직원이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대치하던 지난해 12월 11일 “국정원 역삼동 오피스텔 실소유주는 성북구 길음동 힐스테이트 거주 55년생 장모씨입니다. 빨리 아시는 분은 연락해서 사실관계 확인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리트위트(재전송)했다. 당시 공씨의 팔로어(친구)는 51만명에 달했다. 나라사랑실천운동 등 보수단체는 “국정원 여직원의 거처를 수십만 명에게 알려 한 국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공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국정원女 도운 40대男, 경찰 자진출석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인터넷 게시글 작성 등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이모(42)씨가 2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사전 연락 없이 경찰에 나와 7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오후 6시쯤 귀가했다. 경찰은 전날까지 이씨에게 두 차례 소환 요구를 했으나, 이씨는 잠적했다가 이날 갑자기 출석했다. 경찰은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으며 김씨와의 관계, 게시글 작성 여부·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댓글 알바’ 등 국정원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김씨와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알게 된 사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씨는 자유의사에 따라 글을 썼고 김씨에게 별도의 대가를 받거나 국정원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면서 “이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게시글 등 자료를 근거로 민주통합당 고발내용과 관련 의혹에 대해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김씨로부터 아이디 5개를 받아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정부·여당을 옹호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추천 또는 반대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와의 공모 관계 여부를 밝히는 게 수사의 핵심”이라면서 “필요하면 재소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도덕성 검증 비공개로” vs “인사청문 기간 늘려야”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5일 임시국회 현안을 두고 날선 장외공방을 벌였다. 두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연이어 출연해 정부조직 개편안과 인사청문회 개선방안,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 여부 등을 놓고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둘은 먼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놓고 부딪쳤다. 우 수석부대표는 ▲국가청렴위원회와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미래창조과학부 내 원자력안전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독립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 이관 반대 등을 거론하며 정부조직 개편안 손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김 수석부대표는 “원안에서 한 글자도 못 고친다는 형태의 원칙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부조직 개편의 골간이 되는 사항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했던 공약”이라며 박 당선인의 구상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김 수석부대표는 전날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통상 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기는 것에 대해 ‘헌법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마치 헌법에 외교부가 조약권을 가진 것처럼 얘기했다면 그건 헌법을 완전히 곡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당선인의 조각 인선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그가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며 두둔한 반면 우 원내수석부대표는 “늑장을 부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답답하다”고 응수했다. 국회 인사청문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구체적 방향을 놓고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김 수석부대표는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검증을 위해 사전에 비공개로 진행하는 미국식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나 우 수석부대표는 비공개 도덕성 검증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하루 사이에 정책과 자질을 모두 검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인사청문회 기간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산림행정 ‘얘깃거리’] 포상금 등 모아 복지장학회 설립… 불우직원 자녀 등 6명 첫 장학금

    산림청 복지장학회가 첫 장학생 6명에게 장학금 1200만원을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복지장학회는 정부업무평가 포상금을 종잣돈으로 지난해 설립됐다. 설립 취지에 동참한 직원 182명이 매월 일정액을 기탁했고, 일부 직원은 외부강사료와 축·조의금 등을 보탰다. 장학회는 올해부터 매년 두 차례 재직자와 재직 중 사망자, 장기 치료를 받는 직원 자녀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한다. 지난달 접수 결과 자녀 20여명이 신청했다. 김남균 차장을 위원장으로 본청 국장(5명)과 운영지원과장, 여직원회장 등 9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자녀들의 학업성적과 재산, 소득 수준 등을 평가해 6명을 선정했다. 첫 수혜자로 20여년간 산림청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질병으로 사망한 직원의 자녀도 포함됐다. 이들에게는 장학증서와 200만원의 장학금이 각각 전달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알바통장이 대포통장 ‘둔갑’… 신종 피싱 주의보

    방학을 맞아 용돈벌이에 나선 평범한 여대생이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대포통장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지난달 19일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으려고 인터넷을 뒤지던 대학생 이모(22·여)씨는 ‘시간당 7000원을 드립니다’라고 적힌 A사의 구인광고를 봤다. 회사가 지급하는 스마트폰 2대의 이동통신(LTE)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하고 통화 품질을 테스트하는 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A사는 2009년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이씨는 바로 지원했다. 홀서빙이나 설거지 등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해도 시간당 5000원을 받기 힘든 상황에 감지덕지한 일자리라 생각했다. 다음 날 전화가 왔다. A사 직원이라는 여성은 “고가의 스마트폰을 지급하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어 보내라. 비밀번호는 ○○○○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무 의심 없이 통장과 카드를 만들었다. A사는 직접 퀵서비스를 보내 이씨가 만든 통장 사본과 신분증, 체크카드를 받아 갔다. 회사 측은 “곧 스마트폰이 지급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4일 뒤 인터넷뱅킹을 등록하다 우연히 통장 거래 내역을 살폈다. 통장 잔액은 0원이었지만 그 사이 620만원이 오간 흔적이 찍혀 있었다. 박모씨 명의로 4회에 걸쳐 입금한 돈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8차례에 걸쳐 빠져나갔다. 안 좋은 예감에 이씨는 여직원과 퀵서비스 기사에게 전화를 했으나 모두 불통이었다. A사에 전화하자 “아르바이트 공고를 낸 적이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통장 계좌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 1일 경찰로부터 “피의자 조사를 받아야 하니 오후 4시까지 출두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씨 이름의 통장이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대포통장으로 이용됐다는 것이다. 그는 아르바이트 사기의 피해자인 동시에 보이스피싱의 가해자가 됐다. 통장 명의,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한 이씨는 결국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날 서울 송파경찰서에 입건됐다. 이씨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4일 “이씨가 부주의했던 정황은 알겠지만 돈을 받고 대포통장을 개설해 주는 경우도 있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넘길 것”이라면서 “일자리로 유인하는 신종 사기 수법인 만큼 개개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400만원 넘는 등록금이 부담스러워 용돈이라도 벌어볼까 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피의자가 됐다. 너무 억울하고 속상하다”며 울먹였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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