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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성희롱 비상

    젊은 여기자들이 성희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이 자리에서 정부부처에 출입하는 한 여기자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장관 옆자리에 앉게 되는 경우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했다.물론 장관이 여기자를 상대로 성희롱을 한 것은 아니다.그러나 많은 남자 선배들을 제치고 자신을 그 자리에 앉히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 관행에 그 여기자는 불편함을 느낀 것이다. 성희롱의 개념과 제재조치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과 남녀차별금지법이 지난 6일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 각 직장에 성희롱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인사팀에 성희롱 예방담당 직원을 두거나 대책반을 만들기도 하고 여성학자를 초청해 과장급 이상 관리직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성희롱과 관련해 사규를 개정하고 이를 사내 전산망을 통해홍보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직장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때 사전 예방교육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거나 가해자에게 징계를 하지 않을 경우 회사가 300만∼5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부처도 대책마련에 나섰다.노동부는 미국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로 성희롱 예방을 위한 지침서를 작성해 1월 말 남녀고용평등법의 공포와 함께 발간할 예정이다.교육부도 남녀차별금지법이 오는 7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일선학교에서의 남녀차별,성희롱 금지에 관한 예시집을 작성해 2학기가 시작되기전에 일선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남성들은 “여직원 근처에는 얼씬도 않는게 상책이다.무서워서 말도 못붙이겠다”거나 “여직원과 더욱 가까워져서 성희롱으로 고소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농담을 주고 받는다.미국이나 일본처럼성희롱 보험이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듯싶다.미국의 경우 지난 97년 한햇동안 직장내 성희롱 소송사건으로 인한 기업들의 배상액이 5,000만달러나 됐고 보험회사는 성희롱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다. 여성계는 남녀고용평등법과 남녀차별금지법이 국회통과 과정에서 처벌규정이 크게 완화되는등 실효성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그러나 법의 궁극적 목적이 처벌보다 예방에 있는 만큼 두 법이 여성차별과 성희롱 예방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문제는 장관 옆에 앉혀진 여기자의 불편함을 장관은 물론 동료 남자기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듯이 성희롱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자신의 행동이나 말이 여성차별이나 성희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도 의식하지 못하는 남성들에게 두 법이 여성을 존중하고 가부장적 문화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면 법 제정의 일차적효과는 이루어진 셈이다.
  • 수임비리 이모저모

    대검은 10일 휴일임에도 감찰부 직원 전원이 출근해 수임장부 내역을 정밀검토하는 등 장부에 오른 검사 및 간부급 검찰직원들을 소환하기에 앞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했다.●李源性 대검차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지휘 아래 철저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펴기로 했다고 강조했다.대검은 이를 위해 李承玖 중수부 1과장과 정보범죄수사반 소속 컴퓨터 전문가 2명을 대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또 장부에 기재된 것으로 알려진 검사 2명을 전담수사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이번 사건에 연루된 검찰과 법원 직원 등을 특경가법상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의정부지원 사건 때에도검·경과 법원 직원 12명이 같은 혐의로 처벌받았다. 그러나 검사장급 등 현직 검사와 판사에 대해서는 금품수수 사실이 장부에기재돼 있지 않아 사법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자체징계도 있을 수 있으나 징계시효가 2∼3년에 불과해 이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李宗基변호사는 직급이 다소 낮은 검찰일반직원에게는 건당 50만원을 돌렸으나 간부에게는 100만원을,고위 간부에게는 건당 100∼2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96년 1월8일자로 작성된 메모에는 교도소 및 검찰·법원 직원 등에게 신정을 맞아 모두 1,145만원의 떡값을 지급한 것으로 돼 있다.교도소에 90만원,검찰 안내와 청경 등에게 60만원,기사실에 150만원을 돌린 것을 비롯해 법원 여직원 29명에게 5만원씩,지검 직원 31명에게 10만원씩 등 전방위적으로 돈을 뿌린 것으로 기재돼 있다.●지난 8일 모 방송사가 검찰에 넘긴 비장부 가운데 상당량이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전지검은 “방송국측이 비장부가 1,000여쪽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실제로건네진 장부는 632쪽에 불과하고 金賢 전 사무장 집에서 압수한 122쪽을 합쳐도 이 분량에는 훨씬 못미친다”고 밝혔다.검찰은 이에 따라 방송사에 대해 아직 제출하지 않은 자료를 내놓도록 요청했다.任炳先 bsnim@
  • “529호 난입은 집단 폭력”

    대검은 5일 한나라당의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사건을 ‘국회내 집단 폭력사 건’으로 규정,사건을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고 관련자 전원을 엄중처벌키 로 했다고 밝혔다. 대검 공안부에서 사건 수사 지휘를 넘겨받은 任彙潤 대검 강력부장은 “지 금까지는 정치적 민감성을 감안,공안계통에서 이번 사건을 지휘해왔으나 앞 으로는 이 사건을 폭력사건으로 규정,최대한 신속히 그리고 엄정히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남부지청 (지청장 鄭烘原)은 5일 사건 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朴모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8명과 여직원 1명 등 9명 의 신원을 확인,금명간 이들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이르면 6일 부터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사건이 일어난 뒤인 밤 11시45분 이후 의사당 밖으로 나온 의원 49 명 및 당원 등 56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검찰은 529호실에서 압수한 문서 216건을 대조한 결과,한나라당측이 복사한 뒤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고 주장하는 문건 가운데 12건이 누락된 사실을 확 인,한나라당 사무총장 앞으로 이를 제출하라는 임의제출 요구서를 발송했다. 거부하면 한나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金性洙 張澤東 sskim@ [金性洙 張澤東 sskim@]
  • 포철 감사결과 밝혀진 金滿堤 전 회장 비리

    ◎변칙조성 30억 사용처 불명/감사원,정치권 유입 추정/기밀비 4억 생활비 등으로 감사원이 25일 발표한 포항제철 감사결과는 ‘金滿堤 감사’라고 할 수 있다.지난 8월24일 시작돼 4개월간 끌어온 감사결과의 초점이 포철의 경영실태보다는 金회장의 비리에 맞춰져 있다. 감사원은 金전회장을 횡령과 3건의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기밀비 횡령이 고발사유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원은 포철이 94년부터 본사 및 5개 계열사의 임원 기밀비 171억8,300만원 가운데 70억7,700만원을 현금으로 거둬 한일은행,제일은행 선릉지점에 차명계좌 등으로 입금한 뒤 金전회장과 계열사 사장 등이 임의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金전회장은 특히 변태조성한 53억4,700만원의 기밀비 가운데 34억2,500만원을 용도불명하게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감사결과 4억2,415만원은 金회장과 부인,아들 계좌로 들어가 일부는 생활비로,일부는 국민주택채권과 증권매입에 사용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나머지 30억원의 사용처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감사원은 그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에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감사 차원에서는 더 이상 조사가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金전회장은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포철을 보호하기 위해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경조사비,격려금,찬조금,홍보비,기념품 구입비 등으로 썼다”면서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劉常夫 현 회장과 丁明植 전 회장도 1억∼2억원 정도의 기밀비를 변태조성했지만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대해 金전회장은 “이런 식의 뒤집어씌우기 감사를 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金전회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밀비 부분을 모두 부인했는데도 감사원이 여직원을 상대로 조사했다”면서 “감사원이 불법으로 계좌추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金전회장이 현직이었다면 훨씬 더 지적할 것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법적 검토가 가능한 8건만 고발하거나 수사자료로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 강도 물리친 마을금고 여직원 崔金姬·黃秀任씨(올해의 인물:3)

    ◎“고객예금 지킨다” 흉기든 괴한과 목숨건 격투 권총과 흉기를 든 강도에게 맨주먹으로 맞서 고객의 예금을 지킨 두 새마을금고 여직원들의 용기는 IMF 이후 실추된 금융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전기가 됐다.서울 상도5동 새마을 금고 여직원 崔金姬씨(21)와 용산구 서계동 만리시장 새마을금고여직원 黃秀任씨(27). IMF 이후 ‘생계형’ 범죄가 급속히 늘어나는 가운데 무모할 정도로 용맹성을 발휘한 두 여직원의 무용담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이들의 격투 장면이 담긴 화면이 방영되자 시민들의 격려와 찬사가 잇따랐다. 두 사람은 “겁이 나기도 했지만 우리를 믿고 맡겨준 고객들의 소중한 예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았다.지금까지도 격투 순간의 흥분이 가시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崔씨는 지난 2월27일 오후 3시쯤 자신이 근무하는 상도5동 새마을금고 창구를 뛰어넘어 들어온 강도에게 돈을 담은 종이백을 휘두르며 대항했다.칼자루로 얻어맞으면서도 줄기차게 맞섰다.키 155㎝의 왜소한 체구인 崔씨는 “다시 생각해도 너무너무 무섭고 떨린다”면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많은 격려와 상을 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崔씨는 ‘용감한 시민상’과 모교인 서울 은일여자정보상고에서 ‘용감한동문상’ 등을 받았다.1남2녀중 장녀인 崔씨는 고등학교를 수석졸업한 뒤 95년 11월 새마을금고에 입사했으며 96년부터 숭실대 전산원에 다니며 정보처리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黃씨는 지난 달 25일 만리시장 새마을금고에 들어와 권총을 겨누며 돈을 요구하는 범인의 얼굴에 가스총을 쏘며 맞섰다.권총으로 목덜미를 맞아 쓰러졌지만 발버둥치며 끝까지 저항해 결국 범인을 물리쳤다. 黃씨는 “부모님께서 그게 진짜 총이었으면 어쩔 뻔했느냐고 걱정하시면서도 대견해 하셨다”면서 “창구를 찾아오는 고객들이 ‘고맙다’‘장하다’고 말할 때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서울 신정여상을 졸업한 뒤 93년부터 5년 째 새마을금고에 근무하고 있다. 범인들은 얼마 후 모두 붙잡혔다.
  • 한빛은행 인사태풍/상임이사 대부분 교체 예정

    ◎국민·장은도 월내 임원인사 상업·한일 합병은행인 한빛은행은 본부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오는 24일까지 임직원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金振晩 한빛은행장 내정자는 21일 합병추진위원장으로 취임해 임원진 구성과 조직개편 작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한빛은행은 상임 및 집행이사 자리에 외부인사 1∼2명을 영입할 계획이어서 현재 각 5명과 6명인 두 은행 상임이사 중 살아남을 임원은 은행당 1∼2명에 그칠 전망이다.한빛은행은 지점장도 일부 교체할 예정이며,단말기 교체로 인해 여직원의 3분의 1 정도는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국민·장기신용은행도 이달 말까지 합병은행의 임원인사를 단행한다.합병은행인 국민은행 초대행장으로는 宋達鎬 국민은행장이 선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오는 22일에는 감사후보를 추천한다.전직원을 대상으로 이번 주에 1,200여명을 목표로 ‘명예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 출장 핑계대고 쇼핑…대낮 노래방도/‘한심한 공무원’ 아직도 많다

    ◎‘공무상 외출’ 신고뒤 증권사 객장에/9급 기능직 3명 근무시간중 고스톱/서울시,10∼11월 23명 적발 문책 대낮에 술을 마신 채 여자들과 노래방에서 근무시간 대부분을 때우는 공무원.공무상 외출을 핑계대고 나와 쇼핑이나 증권사 객장에서의 주식전광판 관찰로 일과를 보내는 공무원.거기다 절도와 노름까지…. 이는 서울시의 자체 감찰에서 드러난 시 산하 일부 공무원들의 행태다. 시는 비리를 척결하고 무사안일을 추방하기 위해 지난 10∼11월 두달 동안 직원들에 대한 자체감찰을 벌여 금품수수 8명,절도혐의 1명,근무태만 10명, 향응수수 4명 등 총 23명을 적발,문책했다고 15일 밝혔다. 공직사회에 불고 있는 구조조정과 사정한파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일부 배짱 공무원들이 보인 비위는 각양각색이었다. ●절도 K국 姜모씨(44·토목7급)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시청 서소문별관 관광과 등 문이 열린 3곳의 사무실에 들어가 4차례에 걸쳐 구내식당 식권 128장(23만여원어치)를 훔쳐 구내식당에서 환전하려다 들켜 직위해제되고 사법기관에 고발까지 됐다. ●근무태만 N사업소 요금과 孫모씨(행정7급)와 검침원 崔모·李모씨는 근무지를 이탈,숯불갈비집에서 여자 7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소주 5병을 마시고 인근 노래방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다 적발됐다. 또 K사업소 文모(이하 기능9급)·金모·鄭모씨는 근무시간 중에 민간인 집에 모여 고스톱을 치다가 감찰반에 걸려들었고 H사업소 관리과 여직원 成모씨(행정7급)는 출장목적으로 외출,평화시장에서 쇼핑을 하는 등 사적인 용무를 보다가 발각됐다.E영업소 白모씨(기능직)도 출장목적으로 나간 뒤 집에서 개인용무를 보다가 감찰반의 눈에 띄었다. 그런가 하면 K관리실 金모씨(토목7급)는 서소문별관 근처 D증권 객장에서 주식시세를 관찰하다가 적발됐고 J국 金모씨(행정7급)도 10월27일부터 4차례에 걸쳐 D증권 객장에서 주식시세를 관찰하는 등 근무시간 중 객장출입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금품수수 Y구 총무과 吳모씨(행정8급)와 方모씨(행정7급)는 사무실에서 모업체로부터 회식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한편시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자체감찰 결과 118명의 비리공무원을 적발해 중징계 12명,경징계 29명,훈계 77명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이는 지난해 263명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 강도범 검사실서 인질극/광주서 3시간만에 붙잡혀

    검사실에서 조사받던 특수강도 피의자가 감시소홀을 틈타 수갑을 풀고 흉기를 휘두르며 3시간동안 인질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오후 5시10분쯤 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 李亮昊검사실에서 강도 피의자 李건창씨(41·광주시 동구 운림동)가 송곳으로 여직원·참고인 등을 위협,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하다 이날 오후 8시25분쯤 붙잡혔다. 李씨는 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朴모계장(37·7급) 앞에서 조사를 받다 갑자기 수갑을 풀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난동을 피우며 이같은 인질극을 벌였다. 李씨는 지난달 무등산 일대에서 공기총 등으로 8차례에 걸쳐 강도짓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日 이색놀이방 ‘여왕 은행’ 유행(뉴스 인사이드)

    ◎남자 멱살잡고 욕설 발길질까지/여성 스트레스 해소 이정도면…/20∼30대 여성사무원이 주고객 【도쿄 黃性淇 특파원】 여성 사무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이색 놀이방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여왕 은행’은 여성이 남성을 멋대로 혼쭐을 내줄 수 있는 놀이방으로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일본의 주간 분슈ㄴ(文春) 최신호가 전했다. 이색 놀이방을 찾는 여성들에는 여대생이나 주부들도 있지만 10명 중 7명가량은 20∼30대 여성 사무원들.평소 공손하기 짝이 없던 이들이지만 놀이방에만 오면 난폭한 ‘여왕’으로 돌변한다. 1만엔에서 많게는 2만엔을 내고 들어가 원하는 연령층의 남성을 상대로 멋대로 횡포를 부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남성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붓거나 발길로 걷어차기는 보통.어떤 경우는 가학적인 성행위까지 요구하는 등 상상도 못할 갖가지 ‘만행’이 용인된다. 단골 고객 중에는 상당수가 S은행이나 I백화점 등 일본의 일류기업에 근무하는 여직원들로 은행창구나 판매,총무부 등 근무시간 내내 손님을상대로 한다는 게 공통점. ‘여왕은행’의 단골로 백화점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게이코(가명·28)양은 “느릿느릿 물건을 고르는 손님에게 ‘빨리 물건을 골라’라고 소리치고 싶은 유혹을 느낄 때가 많다”면서 “놀이방에서 상대방을 손님으로 생각하고 마음껏 혼내준다”고 말했다. 대형 상사 총무부에 근무하는 메구미(가명·28)양은 짓궂은 상사들에게 시달리는 유형.상사의 책상에 바퀴벌레를 넣기도 하고 심부름시킨 차에 비듬을 타보기도 했지만 ‘분이 풀리지 않아’ 여왕 은행을 찾게 됐다고 전했다.메구미양은 상대 남성의 목에 개 줄을 묶어 끌고 다니며 평소 괴롭힘을 당했던 상사의 이름을 부르며 걷어차는 게 취미다. 한편 여성들의 ‘상대’가 되어 주겠다고 나선 남성은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그러나 여성들이 주로 찾는 연령층은 직속 상사 또래인 30∼40대가 대부분이다.
  • 과천청사 여직원들 문화생활 즐거워요

    ◎‘공동의 장’ 마련… 단전호흡·교양강좌 등 열기 아침에는 단전호흡으로 하루를 열고,점심시간에는 글쓰기나 그림그리기로 취미를 살린다. 퇴근한 뒤에는 단전호흡과 발마사지로 건강을 다진다. 정부 과천청사 여성공무원들의 새로운 생활패턴이다. ‘공동의 장’이라는 문화공간이 마련된 뒤의 변화다. 과천청사 여성공무원들의 꿈이었던 ‘공동의 장’은 지난달 29일 현실이 됐다. 과천청사 단지 가운데에 해당하는 2동 3층에 31평짜리 전용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과천청사의 여성공무원은 모두 1,059명. 10개 부처가 제각각 여직원회를 갖고는 있었으나 여직원들이 동원된 지난 4월의 한 행사를 계기로 ‘여성 공무원들이 더이상 들러리 역할만 할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연합회를 구성하고 曺珍姬 보건복지부 사무관을 회장으로 뽑았다. 연합회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취미·교양강좌. 꽃꽂이는 건설교통부,수지침은 과학기술부,종이접기는 산업자원부 하는 식으로 몇개의 강좌를 각 부처 여직원회가 나누어 맡아 운영하는 형태였다. 각부처 회의실 등에서 더부살이를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니 적극적인 활동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전용공간이 확보된 만큼 과천청사여직원회는 어떤 사설 문화센터에 못지않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게 됐다. 기존의 꽃꽂이와 수지침·종이접기·크로마하프·단소 말고도 단전호흡과 에어로빅·문장연습·수채화·붓글씨와 묵화·발마사지가 추가됐다. 가장 눈길은 끄는 강좌는 목요일 저녁에 열리는 꽃방운영. 회원의 상당수가 최근 공직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기능직인 만큼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수강료는 한달에 1만원. 적은 강사료에도 흔쾌히 나서준 강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공동의 장’은 이름이 상징하듯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꽃꽂이나 종이접기 등 일부 강좌를 제외하고,심지어 에어로빅 강좌에도 남자직원 2명이 함께 땀을 흘리고 있을 만큼 남성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세종로청사도 행정자치부 여성담당관실이 중심이 되어 여성공무원들을 위한 공간을 이미 확보해 놓고 내부단장 작업을 벌이고 있다.
  • 軍 고위간부 “IMF 나몰라라”

    ◎4천여만원 들여 장군이발소 새 단장/국·실장 집무실 크기 다른 부처의 2배 ‘호화 이발소,운동장 같은 집무실. 국방부는 IMF의 열외병(列外兵)인가.’ 국방부가 최근 4,250만원을 들여 청사내 ‘장군 이발소’를 호화판으로 개보수,IMF의 시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7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초 청사 지하 1층에 있는 15평 규모의 장군 전용 이발소에 개당 250만원짜리 이발용 의자 3개를 새로 구입해 설치하고 3,500만원을 들여 커튼과 바닥 카펫을 교체하는 등 수리를 했다. 전에 사용하던 이발용 의자 3개는‘쓸 만한’상태여서‘대령 이발소’에 물려줬다. 국방부와 합참에 근무하는 장성은 80여명. 여기에 일반직 가운데 국장급(부이사관) 이상 민간인 공무원을 합한다 해도 ‘장군 이발소’의 전체 이용대상은 100여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국방부 일부 직원들조차 “구조조정을 한다며 연봉 1,000만원 안팎의 9급 기능직 여직원 등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국방부가 4,25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하루 10명 안팎의 장군들이 이용하는 ‘이발소’를 호화롭게 꾸미는 게 타당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태에 역행하는 ‘국방부의 시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국·실장(소장 이상) 집무실의 규모가 다른 정부 부처에 비해 2배 이상 넓고 차량 지원 등 온갖 특혜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령 및 정부청사 관리규정에 따르면 정부부처 국장(부이사관·이사관) 집무실의 기준면적은 10평,기획관리실장 및 차관보급은 15.2평이다. 그나마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의 경우 공간이 부족해 기준의 75% 수준이라는게 행정자치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국방부 차관보급(중장) 사무실의 평균 넓이는 기준 면적의 2배가 넘는 36.9평.이 안에 28평 규모의 집무실과 8.9평 규모의 부속실,전용 화장실까지 설치돼 있다. 이는 정부 부처 차관실의 기준 면적 33평보다 넓으며 50평인 장관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국장실(소장) 또한 집무실과 부속실을 더해 평균 18평으로 기준 면적의 2배 가까이 된다. 이에 반해 중령 이하 간부들의 집무면적은 평균 1.5평으로 사무관(5급) 이하의 기준면적 2.1평보다도 좁다. 여기에다 국방부 실·국장 방에는 부관 장교 및 여직원 1명씩 근무하고 있다. 군 장성들은 아울러 운전병이 있는 1,800㏄급 이상 중대형 업무용 승용차를 지원받고 있다.
  • 새마을금고 여직원/권총 강도에 강했다/대낮 가스총 쏴 쫓아버려

    한 여직원의 용기와 기지가 대낮에 새마을금고에 침입한 강도를 막아냈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 새마을금고 만리시장지점에 강도가 침입한 것은 지난 25일 낮 12시50분쯤. 점심시간 때라 黃秀任씨(27·여·서울 용산구 서계동) 등 여직원 2명만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이때 오토바이 헬멧을 쓴 괴한이 머뭇거리며 출입문을 들어섰다. 감시카메라를 의식한 듯 고개를 푹 숙이며 창구로 다가오는 낌새가 이상하다고 느낀 黃씨는 책상위 통장정리기 밑에 있는 가스총에 손을 가져갔다. 순간 괴한이 허리춤에서 모조품으로 보이는 권총을 빼들자 黃씨는 본능적으로 괴한을 향해 가스총을 쐈다. 괴한이 불의의 일격을 당하고 당황한 사이같이 근무하던 崔漢錫씨(23·여·서울 용산구 서계동)가 비상벨 리모콘을 누른 뒤 비명을 지르며 리모콘과 주변에 있던 쓰레기통 등을 괴한을 향해 마구던졌다. 범인은 黃씨의 목을 조르며 권총으로 어깨를 몇차례 내리친 뒤 밖으로 달아났다. 때마침 점심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徐正姬 과장(33·여·서울 용산구 서계동)은 1층현관문을 황급히 뛰쳐나가는 범인을 수상히 여겨 타고 달아난 오토바이 번호를 기억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토바이 번호를 추적한 끝에 용의자가 宋모씨(45·용산구 청파1가)임을 확인,집에서 범행 당시 입은 것으로 보이는 파란색 운동복 상의를 찾아내고 자취를 감춘 宋씨를 쫓고 있다.
  • 日 관가 성희롱 대책/내년 4월부터 실시

    ◎술자리서 여직원 곁에 앉히면 중징계/노래방서 함께 노래 부르게 해도 처벌 【도쿄 黃性淇 특파원】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상사의 옆자리에 앉도록 좌석을 지정하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면 중징계’ 일본 인사원(人事院)은 관가에서 성희롱이 갈수록 늘자 사소한 성희롱까지 벌을 주는 초강력성희롱 처벌규정을 만들어 내년 4월부터 실시키로 했다. 인사원이 지난해 연말 남녀 일반직 국가공무원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6명 중 1명꼴로 “성적 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응답할 정도로 일본 관가 내 성희롱은 심각하다. 성희롱 처벌은 근무시간은 물론 직원 회식 등 근무 외 시간에도 적용된다. 근무시간에는 신체적인 특징을 화제로 삼는 등의 가벼운 성희롱이 주를 이루지만 술 따르기나 성적 관계를 요구하는 ‘진하고 원색적인’성희롱은 근무외 시간에 발생하는 점을 고려했다. 때문에 노래방이나 술집 등에서 여직원에게 노래를 함께 부르도록 강요하는 행위도 징계 대상이다. 직장 내에서의 규제가 느슨한 것도 아니다. 탈의실을 엿보거나 이성의 신체를 집요하게 쳐다보는 행위,식사나 데이트를 끈덕지게 요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에 불필요한 접촉을 하거나 성적인 경험,성생활을 묻는 것도 징계감이다. 심지어 여직원에게 차를 타 나르게 하거나 청소를 시키는 것도 성희롱이다. “여자에게는 일을 맡길 수 없어,여자는 직장의 꽃이야” 등의 여성을 비하하는 말투도 금지 대상. 최근 여성이 상사로 있는 부서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 남녀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지방 공무원은 여기서 제외됐지만 무풍지대는 아니다. 역시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남녀고용기회 균등법’에 성희롱 처벌 조항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공무원보다 훨씬 강도는 약하다.
  • 클린턴 못지않게” 중국측 파격적 예우/金大中 대통령 訪中­뒷얘기

    ◎장쩌민 주석과 속깊은 귀엣말 눈길/朱 총리와 민주화투쟁 경험담 나누기도 【상하이 梁承賢 특파원】 金大中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은 기대 이상의 성과만큼이나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특히 중국은 북한과 동맹관계인 만큼 한국과의 관계 설정과 金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놓고 여러차례 논의를 거듭하는등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돈독한 우의를 구축했다. 金대통령은 만찬이 끝난 뒤 “장주석이 속엣말도 했다”고 수행원들에게 전해 깊은 얘기를 주고받았음을 시사했다.국빈 만찬에 참석했던 한 장관도 “장주석이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개발사업이 (당국자간 경협을 위한) 우회전략인줄 안다.그러나 우리는 방해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고 추진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탕자쉬엔(唐家璇) 중국 외교부장도 權丙鉉 주중대사에게 “클린턴 미 대통령 못지않게 최고 예우를 갖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金대통령이 중국 외교관례상 파격적인 인민대회당 출입문을 남문이 아닌 북문을 사용한 것도 이를 방증하는 한 예이다. ○…金대통령은 당초 장주석과는 정치관계 등 두나라의 일반적 현안을 협의하고 경제현안은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장주석이 확대정상회담에서 빠짐없이 언급하는 바람에 의제가 즉석에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장주석은 회담이 시작되자 대뜸 중국의 대한(對韓)무역역조 문제부터 제기,金대통령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이를 의식,金대통령은 주총리와 만나서는 먼저 “미안하다”며 유감을 표명,중국측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과 주총리와의 면담에서는 경제현안 외에 민주화투쟁도 화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주총리는 “문화혁명으로 가족과 20년을 떨어져 농촌에서 고초를 겪었다”며 지난 92년 상하이시장 시절 쓴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를 비판한 글,그 뒤 덩샤오핑이 자신에게 보인 관용과 포용 등을 회상했다고 한다.또 “장체스(蔣介石)국민당정부때 대학생으로 민주화투쟁을 한 사람인데 중국에 인권 탄압이 있겠느냐”는 말도 했다는 것. 朴智元 대변인은 “현 중국 지도자들도 대개는 주총리처럼 고초를 겪은 일이 있기 때문에 金대통령의 정치역정을 존경하는 것 같다”며 金대통령의 다리 부상에 대해 장주석은 물론 주총리,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5년 야당총재로 머물렀던 댜오위타이 10호각의 관리자와 여직원들은 지난 13일 이곳에서 식사를 한 우리 기업인을 보고 “다른 분들과 달리 밤에도 자료를 보고 공부를 하더니 대통령이 되어 돌아왔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 하나·보람銀 합병 기원 告祀/金相淵(경제 프리즘)

    “돼지님,합병 잘 마무리해서 세계에서 제일 좋은 은행이 되게 해주십시오” 지난 9일 오후 5시쯤 서울 중구 을지로 1가 하나은행 본점 11층 복도.한쪽 벽면 고삿상에 차려진 돼지머리에 하얀 돈봉투를 끼워 넣던 보람은행 鄭成喆 노조위원장이 익살스럽게 소원을 빌자 일순간 폭소가 터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9월8일 합병을 선언한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의 부서 가운데 처음으로 두 은행 인사담당 부서가 통합한 것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은행 복도에서 고사를 벌이는 일도 드문 광경이려니와 金勝猶 하나은행장 등 40여명의 임원과 직원들은 서로 다른 은행사람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표정이었다. 金행장으로부터 시작된 배례(拜禮)는 양사 노조위원장과 전무 과장 여직원 순으로 진행됐으며,둘씩 나란히 절할 때 마다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특히 꽃무니 유니폼을 입은 하나은행 여직원과 사복을 입은 보람은행 여직원(보람은행은 유니폼이 없다)이 함께 절을 하는 장면은 두 은행의 합방(合房)사실을 상징적으로 반영한다. 경영진은두 은행 직원들이 일단 얼굴을 맞대고 부대껴야 감정의 골을 메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특히 사실상 보람은행을 흡수합병한 하나은행 경영진이 통합부서의 장(長)으로 보람은행 인사부장을 내정한 부분은 직원들의 사기와 감정을 얼마나 세심히 배려하는 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자세가 비슷한 시기에 통합을 발표한 상업­한일,국민­장기신용은행은 물론,수 많은 통합의 회오리를 겪게 될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됐으면 싶다.
  • 달라진 사회상(IMF체제 1년:2)

    ◎‘생존경쟁시대’ 웃음을 잃었다/초유의 실직사태로 중산층 무너지고 동료의식 사라진 직장분위기 살벌/과소비 줄고 가족화목 중시 긍정현상도 “직장에서 웃음을 찾아볼 수 없는 게 가장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IMF체제 1년,회사마다 살벌한 분위기가 사무실을 감돌고 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잇따르면서 서로 존경하고 이끌어주던 ‘미풍양속’은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모두가 경쟁자로 변한 느낌이다. D그룹 영업관리팀 金모씨(24·여)는 “다음 달 구조조정에서 팀원 1명 정도는 그만둬야 할 것 같다”면서 “동료들이 말도 잘 건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잇따른 중산층의 붕괴도 대표적인 변화다. 경제적 궁핍과 아울러 마음마저 황폐해지고 있다. 지난 1월 다니던 중소의류업체가 부도나면서 직장을 잃은 梁모씨(32). 1년 가까이 지난 현재도 놀고 있다. 직장생활 4년여만에 어렵게 장만한 1억원짜리 아파트는 남에게 전세를 주고 따로 2,500만원짜리 전셋집을 얻어 이사했다. 은행에 맡긴 퇴직금과 전세금에서 나오는 매월 60여만원의 이자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목표나 희망이 없이 그저 세월을 허송하는게 더 견딜 수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현상도 적잖이 나타났다. 낭비와 방탕에 빠졌던 과거를 반성하고 근검 절약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과소비나 호화 해외여행 등도 상당히 줄어 국제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가장들은 외식이나 술자리를 줄이고 가족끼리 오붓한 자리를 자주 갖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IMF사태의 경험으로 앞으로 우리 스스로의 잘못으로 또다시 고초를 자초하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점은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은 분노와 좌절감 속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 직장을 잃지 않은 사람들도 쪼들리기는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기업센터가 IMF체제 1년을 즈음해 최근 서울과 신도시 지역 25∼49살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응답자의 80%가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IMF 이전 월 평균 가구소득은 249만 9,000원이었으나이후는 185만 8,000원으로 60만원 이상이나 깎였다. 중하류나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가장의 실직은 가족의 해체로 이어지고 특히 노인문제가 심각해졌다. 한국 노인의 전화 徐惠京 이사(40·여)는 “자살 충동을 호소하는 노인들의 절박한 전화,나이 든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맡기고 싶다는 자식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실업의 ‘안전지대’에 있지 않게 됐다. 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신화’는 깨졌다. 한보·삼미그룹에 이어 기아·진로·한라그룹까지 수많은 대기업들이 무너졌다. 안정된 직장으로 첫 손에 꼽히던 은행과 증권사 직원들도 갑자기 길거리에나 앉는 신세로 전락했다 .동남·동화은행을 비롯한 5개 은행의 퇴출 파동에 이어 대형 시중은행간 합병의 회오리속에 은행원들이 감원 한파에 떨고 있다. ‘철밥통’의 대명사인 공무원 사회에도 ‘칼바람’은 비켜가지 않았다. 올 상반기까지만 2,200여명의 공무원들이 명예퇴직했다. 졸업을 앞둔 대학 4년생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실직자에 못지 않다.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는 서울 K대 행정학과 4학년 金世英씨(26)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공부했는데 죄송할 뿐”이라면서 “4년동안 열심히 공부했는데 일자리가 없어 너무나 허탈하다”고 털어놓았다. ◎IMF 유행어/‘퇴출’ 등 일상어로/IMF=I’m ‘F’/부유층 빗댄 ‘이대로’/간큰 직장인시리즈 인기 IMF 이후 자조섞인 갖가지 유행어가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퇴출’은 유행어를 넘어서 국민적 화두(話頭)가 됐다. ‘명퇴(명예퇴직)’나 ‘황퇴(황당한 퇴직)’는 일상어의 반열에 올랐고 ‘고개숙인 아버지’라는 유행어는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IMF의 F를 F(낙제),FIRED(해고),FIGHTING(싸운다),FREE(해고된 뒤의 자유) 등으로 비관적으로 해석한 단어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FINE(그래도 괜찮다)이라는 자조섞인 표현도 등장했다. 또 I를 ‘아이고’로,M을 ‘미치고’로,F를 ‘환장하겠네’로 풀이한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겠네’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돌았다.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꼬집는 ‘복지부동’은 한걸음 나아가 낙지처럼 책상에 매달려 일만 하는 ‘낙지부동’,바짝 엎드려 머리만 굴리는 ‘복지뇌동’ 등 숱한 신조어를 낳았다. ‘신토불이’는 ‘몸(身)이 땅(土)과 하나가 되도록 납작 엎드린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무더기 명퇴와 퇴출 사태로 모든 직장인들이 가슴을 조이는 가운데 ‘간큰 직장인’시리즈가 유행했다. 감봉과 전직배치를 불평하고 회식에 불참하거나 지각을 하는 사람,여직원에 커피 심부름을 부탁을 하는 직장인은 퇴출 1순위로 지목됐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대졸 초년병들은 ‘모라토리엄(지불유예)형 인간’으로 분류됐고 졸업하고도 학교 주위를 맴돌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사람들은 ‘캥거루족’으로 불렸다. 술자리에서 ‘건배’ 대신 ‘이대로’가 유행한 것은 부익부(富益富)현상을 누리는 부유층을 빗댄 말이었다. 반면에 ‘소비자 파산’,‘전세대란’,‘깡통집’ 등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민생활을 반영한 단어들이었다. ◎고통의 시대 생활지혜/일단 아끼되 가치있게 쓸때는써라 ‘100원을 1,000원처럼 쓰는 지혜’. 어느 공익광고의 문안은 IMF체제를 헤쳐나가는 요체(要體)를 잘 표현하고 있다. 무작정 아낀다고 해서 IMF체제가 극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고달픈 IMF시대. 사람들은 나름대로 갖가지 지혜를 짜내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주부에서부터 회사원에 이르기까지 각자가 터득한 ‘IMF 극복비결 10가지’를 소개한다. ■재활용품센터를 활용한다=주부 朴모씨(44·서울 금천구)는 요즘 벼룩시장,교차로 등 생활정보지를 눈여겨 본다. 생활도구나 가구 등을 새로 구입하기보다는 물물교환을 하거나 중고품을 구입하는 습성이 어느덧 몸에 뱄다. ■원 포인트(One­Point) 식단을 짠다=결혼한 지 1년 남짓된 주부 李모씨(27)는 얼마 전부터 찌개,국,부침개 등 주요 반찬은 하나만 만들고 나머지는 김치 등 밑반찬으로만 내놓는다. 50% 가까이 음식쓰레기가 줄었다. 李씨는 이아이디어를 ‘원 포인트 식단’이라고 이름붙였다. ■퍼머,마사지 등 이·미용 비용을 줄인다=주부 金모씨(37·은평구 불광동)는 2만∼3만원 주고 한달에 한번 하던 퍼머를 두달에 한번으로 줄이고,1주일에 한번씩 하던 피부마사지도 끊었다. 커트기를 구입해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이발도 손수 해준다. ■돈 안드는 취미생활 하기=컴퓨터 프로그래머 李모씨(30)는 한달에 6만5,000원씩 주고 아침마다 수영강습을 받았지만 요즘은 조깅으로 대신한다. 요즘 李씨는 조깅예찬론자가 됐다. ■승용차 운행을 자제한다=중소기업을 운영하는 金모씨(47)는 한달 전부터 교통비가 3분의 1로 줄었다. 매일 타고 다니던 자가용을 주말에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대기업 과장 鄭모씨(35·경기도 고양시)는 1주일에 한 두번 이용하던 구내식당의 단골손님이 됐다. 습관적으로 밖에서 사먹을 땐 보통 5,000원 안팎의 돈이 들었지만 한끼에 1,600원이면 해결됐다. 시간도 절약돼 금상첨화였다. ■빚을 갚는다=대기업 대리 朴모씨(32)는 매달 50만원씩 나가던 은행이자를 지난 9월부터는 한 푼도 내지 않는다. 7,500만원짜리 전세를 5,000만원짜리로 이사해 은행대출금 2,000여만원을상환했기 때문이다. ■학원을 끊고 직접 가르친다=주부 金모씨(38)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다니던 속셈학원을 끊었다. 한달에 10만원씩 나가는 돈을 절약하고,본인이 직접 공부를 가르친다. ■커피숍 대신 집을 찾는다=공무원 李모씨(22·여)는 최근들어 커피숍에 가는 일이 거의 없다. 전에는 친구들과 거의 매일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았지만 요즘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만난다. ■실력 향상을 게을리하지 않는다=회사원 蔡모씨(33)는 휴대용 카세트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영어공부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실력만이 재산이라는 생각에서다.
  • 총무처 출신은 90점 내무부출신 70점대/소비자연맹 전화통화조사

    ◎행자부 평가 점수로 본 한집 두얼굴 공무원상 옛 총무처 부서의 친절도는 90점대.그러나 옛 내무부 부서는 70점대.행정자치부에 ‘두 얼굴’이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행자부는 한국소비자연맹(회장 鄭光謨)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부처 내 전화친절도 평가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부서는 의정국으로 97.8점,다음은 인사국으로 90.6점,행정관리국은 83.6점이었다.모두 옛 총무처 소속이다. 반면 옛 내무부 소속은 소방국이 73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자치지원국이 75.3점,방재국이 77.7점,지방재정세제국이 79점,민방위재난관리국이 80.5점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부처 출신이 섞여있는 부서는 중간점수를 받았다는 점.기획관리실이 82.7점,공보관실과 총무과 등 장관직속실이 82.2점,복무감사관실이 81.8점,행정정보화계획관실이 88.3점이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자연맹 모니터 요원 10명이 지난달 12일부터 27일까지 행자부 전체 공무원의 43%인 369명에게 3차례씩 전화를 거는 방법으로 실시됐다. 평가 항목 및 배점은△전화벨이 몇차례 울린 뒤 받는가 5점 △인사말을 하고 소속을 정확히 밝히는가 12점 △업무를 문의할 때 친절히 답변하나 12점 △전화가 끝났을 때 인사를 제대로 하는가 4점이다.한차례 평가에 33점씩 100점을 만점으로 했다. 주로 지적된 내용은 △실·국장들과 통화하려 해도 여비서들이 바꾸어주지 않는다 △각 실·과 모두 여직원 등 전화를 받는 사람만 받는다 △형식적으로 소속과 이름을 말하고 다시 알려달라고 하면 거부한다 △소관사항에는 비교적 친절했으나 소관이 아니면 퉁명스럽다 등이다. 평가 결과 100점 만점을 받은 사람이 40명이었으나,60점 이하로 친절도 미흡으로 분류된 사람도 20명이나 됐다.실·과별로는 상훈과가 99점으로 가장 친절한 부서로 뽑혔다. 한편 金正吉 장관은 이날 월례조회에서 여성담당관실 金敬姬 사무관과 의정국 申秀永씨,소방국 朴潤貞씨 등 친절한 직원 3명과 상훈과에 상을 주었다. 그러나 친절도가 미흡한 20명 가운데 사무관급 2명은 조만간 따로 불러 면담을 할 계획이다.
  • 은행街는 지금 ‘시련의 계절’/減員 낙엽지고 人事 태풍불고

    ◎사상 최대 1만여명 퇴직/32% 감축목표 ‘초과달성’/상위직은 미달… 선별 진통/업무공백 방지 인사 봇물 은행 사상 최대 규모인 1만명에 가까운 은행원들이 이번 주말 은행 문을 떠난다.은행권에는 대규모 인원정리에 따른 후속인사 태풍이 불고 있다.‘화이트 칼러’의 상징으로 여겨왔던 은행원들은 대량 실직사태라는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목표 초과달성=조흥은행을 비롯한 7개 조건부 승인 은행과 해외매각 대상인 제일·서울은행 등 9개 은행에서 옷을 벗는 은행원들은 9,500여명 이상될 것으로 보인다.9개 은행 중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평화은행과 목표대비 16명이 모자란 상태인 외환은행을 제외하고는 7개 은행 모두 지난해 말 대비 32%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조흥은행은 2,207명을 정리할 계획이었으나 2,400∼2,5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제일은행은 524명을 퇴직시킬 계획이었으나 퇴직 신청자는 갑절에 가까운 1,063이나 됐다.제일은행은 지난 26일 이들이 낸 사표를 모두 수리했으며 후속인사도 단행했다. 서울은행도 목표(859명)를 웃도는 1,100명이 퇴직신청을 했다.후속인사까지 단행한 제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은행들은 오는 31일자로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다. ■업무공백 방지 위해 계약직 채용=은행들은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는 반면 영업점은 고객의 편의를 감안,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때문에 점포축소를 매듭지을 때까지는 퇴직자들을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조흥은행은 퇴직신청서에 희망사항을 적어 내게 한 결과 신청자의 70∼80%가 계약직 채용을 원했다.이 은행은 희망자의 대부분을 연체관리나 상담역 등으로 임시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은행은 4급(대리) 이하 퇴직자들에 한해 원할 경우 2개월간 채권관리부문 계약직으로 채용키로 했으며,제일은행은 여직원을 대상으로 창구에서 일할 계약직 근무 신청을 받고 있다. ■대리이상은 반(半)강제적,하위직은 호기(好機)로 활용=은행들은 4급(대리) 이상은 희망퇴직 신청자가 직급별 목표치에 미달해 신청기간을 연장했던 은행들이 많았던 반면 여자행원을 중심으로 한하위직은 희망퇴직을 선호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한다. 실제 조흥은행을 비롯한 몇몇 은행들은 전체 인원은 목표를 달성했지만 4급 이상의 경우 희망퇴직 신청을 연장해 직급별 목표를 채웠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위직은 나이나 인사고과,은행에의 기여도,부양가족 등을 고려해 퇴직을 통보하는 식이었던 반면 근무연수가 짧은 하위직은 12개월분의 퇴직금을 추가로 받는데다 시간제근무 등으로 재취업이 가능해서인지 근무성적이 좋고 일을 잘하는 여자행원들에겐 퇴직신청을 반려한 예도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목표치에 미달하는 상위직 16명은 인사고과 자료 등을 토대로 ‘부적격자’를 가려내 대기발령(조사역)을 내는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키로 했다.
  • 제2건국위 사무기구 출범/기획운영실

    ◎총 28명… 행자부 국장급 2명 전출 제2건국 범국민 추진위원회가 2일 출범함에 따라 사무처리를 지원할 실무인력의 규모에 관심이 모아진다.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인력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직사회에 추진위가 조금이라도 숨통을 터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공표된 추진위 규정과 운영세칙을 보면 공직사회의 기대와는 달리 사무기구 규모는 최소화됐다.정부 조직을 대폭 슬림화하는 상황에서 사무기구가 비대화하는 것은 ‘제2건국’의 이념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제2건국을 행정적으로 지원할 사무기구는 ‘기획운영실’로 이름붙여졌다. 기획운영실은 28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9명은 민간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추진위 규정에도 이미 ‘사무기구에 관계분야의 전문가를 계약직 공무원으로 둘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놓았다. 따라서 현직 공무원들에게 돌아갈 자리는 19개에 불과하다.그것도 8∼9명은 워드 프로세서를 다루는 기능직이다.일반직은 10여명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이 10여명에는 기획운영실을 이끌 1급 실장과 2급 공보관,2·3급 심의관도 포함된다.실장에는 행자부 李萬儀 인사국장이 내정됐다.공보관은 언론인 출신을 대상으로 현재 청와대에서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심의관은 추진위 규정을 성안하는 등 일찍부터 관여한 權善宅 행자부 지방세제심의관이 자리를 옮긴다. 한편 위원장단과 고문단,상임위원장단의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이들을 보조할 여직원도 상당수 필요하다. 그러나 보조인력도 공무원이 아닌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행정지원요원’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제2건국’은 행자부만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국장급 2자리의 여유가 생김에 따라 행자부 안팎에서는 현재 후속인사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추진위 출범을 실질적으로 총괄하고 있는 데 따른 프리미엄이라지만 다른 부처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 白堊館 포르노(林春雄 칼럼)

    70년대 후반,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이다.카터 대통령의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가 백악관에서 얼마동안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됐다. 대통령과 부인,미혼 자녀들의 백악관 생활비는 정부가 지불할 수 있으나 결혼한 자녀의 생활비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낼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의문의 제기였다.이 문제가 언론의 시빗거리가 되자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 나와 아들 가족의 생활비는 개인적으로 지불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식탁에서 밥을 먹은 대통령과 아들의 식비를 어떻게 나누어 냈는지 후문은 전해듣지 못했으나 백악관은 그러고야 무사했다.석유파동때는 겨울을 앞두고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호소한 바 있었다.공교롭게도 그해 겨울 백악관 난방비가 전년에 비해 더 많이 지출됐다는 사실이 다음해 봄에 밝혀졌다.대통령은 이 문제에도 공개적으로 사과를 해야했다. ○사생활과 대통령직 수행 백악관이란 그런 곳이다.수백명의 기자들이 24시간 초롱초롱 눈망울을 굴리고 있고 세계의 촉각이 모아져 있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이런 백악관에서 대통령이 백주,그것도 근무시간에 젊은 여직원과 일을 벌였다.대통령의 도덕성이 문제인 것은 무론(無論)이거니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판단력이다.그런 일을 하고도 무사하리라고 생각했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수 미국민들은 아직도 대통령의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대통령직 수행은 별개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이런 점은 항상 점잖은 한국 사람들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일면이다.미국사람들이 얼마나 실용적인가를 보여주는 실례라 할 것이다.미국의 이같은 실용주의가 과연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이번 사건을 보고 어떤 칼럼니스트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종말”이라고 우려했다.미국의 상업주의가 사태를 이토록 키워놓았다는 것이다.백악관의 그 순결한 이미지는 어떻게 할 것이며 미국의 지도력은 또 얼마나 손상됐는가.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미국식 지옥’이란 사설에서 클린턴 대통령의 위증을 입증하기 위해 그토록 수치스럽고 혐오스런 성행위 내용을 세밀하게 묘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케네스 스타 검사는 이같은 ‘백악관 포르노’를 제작해 내기 위해 물경 400만달러의 국민세금을 추가해 소진(消盡)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악역을 한 것은 역시 언론이다.음란한 용어가 무려 5,000자나 포함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보도한 것이다.공개하지 않기로 했던 클린턴의 대배심증언마저 끝내는 방송되고 말았다.이런 저런 변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추악한 상업성이다. ○위험 천만한 언론 상업성 평소 어느 신문이 이런 유의 내용을 활자화했다면 “비열한 선정주의”라고 필시 펄펄 뛰었을 미국의 권위지들도 대통령의 일이란 이름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모든 것을 활자화했다.음란성 표현을 삼가야 한다는 것은 공익 언론의 기초적인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일반의 것은 안되고 백악관의 것은 괜찮을 성질의 일이 아니다. 한국언론도 마찬가지다.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신문윤리 규정을 갖고 있는 한국의 신문들은 한국의 문화적 현실을 고려해 적절치 못한 용어는 다소 완화해 소개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결국 쓸 것은 다 썼다. 이번 사건이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특히 상업언론에 주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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