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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대표 본지 단독 인터뷰] “당권·대권 조기분리 논의 비례대표의원 확대해야”

    [박근혜대표 본지 단독 인터뷰] “당권·대권 조기분리 논의 비례대표의원 확대해야”

    “한겨울에 난로 하나로 꽃을 피우지 못합니다.”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4일 서울신문 구본영 정치부장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런 비유를 경제해법으로 제시했다. 이어 “400조원이 훨씬 넘는 시중 부동자금만 쓸 수 있게 하면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봐요.”라고 진단했다. 경제를 살리려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한다는 논거였다.‘4·30 재보선 대첩’을 이끌어낸 여장(女將)에게 소회를 묻자 이런 경제론으로 연결지었다. 재보선 뒷얘기와 당 안팎의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다음은 문답 요지. 이번 선거에서 느끼신 점은. -국민들이 경제난의 원인을 다 알고 있어요. 현 정권에 있다는 것을 알아요. 정부와 여당이 민생과 상관없는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 같은 것에만 전력을 쏟다보니 거기에 대한 실망감이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원유세를 할 때 그 말만 하면 박수가 나오더라고요. 경제 살리기를 위해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부동자금이 자연스럽게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지 정부가 어거지로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만큼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투자가 돼야 청년실업이나 신용불량자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봐요. 이번 재보선이 어렵지 않았나요. -유권자들이 후보라든가 국회의원 개개인의 역량, 평소 노력, 나라 일이나 지역 일 열심히 보느냐에 대해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너무 힘든 선거를 치르다 보니 전우애가 싹텄다고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나이 드신 분들만 저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20대 젊은이들과 10대 초등학생들까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걸 보고 기뻤습니다. 젊은이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어떤 초등학생은 ‘한수진 한수진’ 하면서 이 다음에 커서 한나라당으로 갈테니 자기 이름을 잘 기억해달라고 하더군요. 6곳 중 5곳에서 승리했다고 하나, 앞으로 호남지역에서 재보선이 이뤄진다면 선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꾸준히 노력하고 있어요. 호남에서도 후보를 내려고 애를 많이 쓰고 있는데 그동안에는 신청자도 없고 해서 아직 후보를 못내고 있는데…. 앞으로는 호남에서도 후보를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겁니다. 여야 모두 그렇지만, 한나라당의 공천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인데. -그동안 밀실공천이라든가 그런 얘기들이 많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시스템에서 공천심사위에 모든 것을 맡겼는데 그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봐요. 하지만 과연 주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했느냐 하는 점에서 일부 문제점도 나타났어요.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면 될 거라고 봐요. 일각에서는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서라도 비례대표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하는데요. -지역주의를 깨는 것보다는 국민 생활과 외교·안보 등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첨을 맞춰야 한다고 봐요. 직능별 정책전문가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비례대표 늘리는 것은 찬성해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념적 성향상 진보·보수로 나눠져 있고, 한나라당이 시대 변화나 젊은 층의 정서를 읽는 데 둔감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진보·보수 싸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낡은 틀은 시대가 지난 일이고, 그런 것을 갖고 국민을 가르고 분열시켜서는 안된다고 봐요. 한나라당에서는 ‘공동체 자유주의’를 새로운 이념적 좌표로 택했어요. 공동체 안에서 개인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하고, 개인의 경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예요. 경쟁에서 밀려나는 개인을 국가 차원에서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공동체 자유주의는 제3의 길일 수 있습니다. 최근 대선에서 세번 패배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가능성을 느낀 건가요.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꾸준히 바뀌어야 합니다. 하루 아침에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고 봐요. 당 혁신이나 재보선 이런 것들이 쌓여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는 거고요. 공식적으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적이 없지만 사실상 대권 주자로 각인된 상황인데. -민생이라든가 외교안보라든가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너무 많아요. 그런 현안부터 해결하는 게 야당 대표의 도리 아닐까요. 박 대표를 제외하고 어떤 분이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할 것 같나요. -(박 대표는 웃음으로 대신한 뒤) 저도 당연히 꿈이 있고요. 이런 나라의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다하는 그 꿈을 이루고 싶은 거죠. 저도 제가 꿈꾸는 그런 나라에 살고 싶어요. 국민들이 편안하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꿈 때문에 정치를 하고 있어요. 최근 민간정부 집권과정에서 독자적으로 정권을 창출한 정당은 없었다. 한나라당도 차기 대선에서 특정 정파와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리는데.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우리가 어떤 가능성을 차단하고 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도 다 국민의 뜻과 같이 가야 합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정치논리나 당리당략으로 그런 것을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요.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는 일이지만 지금은 그런 계획이나 생각하는 것 없어요. 북핵 문제가 계속 꼬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적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대북 특사를 맡을 의향은 없습니까. -마다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이 하루가 지날수록 꼬이고 있거든요.3년전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원이 돼야 하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남한이나 국제사회에 한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했어요. 결혼은 안하실 생각인지.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오고 가는 것이라고 하든데 시집가고 장가가고 시집오고 장가오고…(다소 당혹스러웠던 듯 겸연쩍은 미소와 함께 수줍어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박 대표를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되는데 정치인 박근혜의 독자적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아이구, 이젠 그런 말 그만할 때가 안됐나요. 저는 독자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하며 정치한 적이 없어요. 다만 시대에 맞는 정치, 국민에게 도움되는 정치를 하고자 했을 뿐이죠. TV 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박 대표 역할하는 탤런트를 봤나요. -시간이 없었어요. 선거를 치르느라 밤에 늦게 들어오고 새벽에 나가고, 민박하고 하느라 한번도 못봤어요.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아는데. -우리나라는 사람만이 자산이라고 봐요.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워야만 국가경쟁력도 생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념 과잉, 하향 평준화, 극심한 관치 등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고,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권을 많이 줘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현 정부의 교육방향은 밑으로 같이 끌어내리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지난번 결혼한 동생 지만씨 부부로부터 조카가 생기게 되셨는데. -동생의 결혼으로 기뻤고 출산을 기다리고 있어요. 딸·아들 구분하지 않습니다. 대담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정리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박근혜대표 인터뷰를 마치고 4·30 재보선의 열기가 채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4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만났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였다. 유세전에서 강행군하느라 감기 기운이 있다고 참모들이 귀띔했다. 하지만 승자의 여유 때문일까,1시간40분여 동안의 인터뷰 내내 꼿꼿한 자세였다. 이 때문인지 사진으로만 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강단있는 표정과 육영수 여사의 단아한 이미지의 편린이 약간씩겹쳐져 느껴졌다. 문득 거물 정객이었던 고 김윤환(허주) 전 의원이 초선 의원 때의 그를 두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즉 “국가경영 수업 면에서 퍼스트레이디 1년 경험이면 금배지 3번 다는 것 이상이다.”라는 언급이었다. 박 대표가 적지 않는 기간동안 퍼스트레이디 역을 수행한 경험의 잠재력을 평가한 것이겠지만, 기자는 당시 솔직히 귀담아 듣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유세장에서 그는 “10대 소녀들로부터도 악수나 카메라폰 공세를 받았다.”고 토로한 데서 짐작되듯 만만찮은 대중성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 대중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부모의 ‘후광’에만 기인하는 것인지, 다른 ‘무엇’에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재보선 등 전투에는 강하지만 전쟁(대선)에는 약한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영화 그때그사람 등의 기획의도가 뭐라도 보나.”라는 등 거북해할 만한 질문을 연거푸 던져보았다. 하지만 얼굴 표정이나 매무새는 별반 흐트러지지 않았다. 대신 “나는 (당략이나 개인적 이익 등)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국가에 이익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정치를 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또박또박 피력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일행 중 의자를 가장 반듯이 정리하고 자리를 뜨는 뒷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허주의 언급을 곱씹어 보았다. 구본영부장 kby7@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품에 안은 현이가 젖병을 물리자 오물거리기 시작한다.80㎖의 특수분유도 몇 차례 쉬었다가 삼킬 만큼 힘겨운 듯하다. 타인의 체온을 느꼈는지 현이의 작은 손가락이 기자의 가슴에 머문다. 임신 27주 만인 지난달 760g의 ‘초극소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현이. 기자가 이 병동에 들어서 처음 눈을 맞춘 아기이다. 서울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39명의 미숙아들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냘픈 팔다리를 바동거리지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아기들의 고통은 ‘뚜∼뚜’거리는 전자음이 대신한다. 제 몸보다도 큰 인공호흡기와 튜브를 입에 문 채 생존 마지노선이라는 ‘22주 500g’을 간신히 넘어선 천사들. 의료진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기’라고 부른다. 기자는 지난 2,3일 이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팀에 참여했다.‘임시 아빠’가 되어 우유를 먹이고 몸무게를 재고 목욕을 도우면서 진짜 아빠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아기들의 눈망울에서 본 것은 절망을 딛고 선 희망이었다. 지난 1월 8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서연이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의료진의 예상대로라면 매일 죽음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미숙아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서연이는 그러나 ‘기적’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112일을 살고 있어서다. 서연이의 소화기관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의 길이는 불과 10㎝. 정상이라면 1m가 넘어야 한다. 특수 영양제가 투여되지만 미량만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고도 서연이의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다. 발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의학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연이에게 의료진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지난달 병원이 수술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모를 설득해 서연이를 수술했다. 그러나 수술 소견은 ‘부정적’이었다.3000만원이 넘는 병원비와 누구보다도 어린것의 고통에 피멍이 들었을 부모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정을 떼려는 듯 면회마저 뜸하다. 안원희(36) 책임간호사는 “잘 버텨주는 서연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서연이는 이 시간에도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하루 세 차례 이뤄지는 면회. 아픈 아기를 보는 부모의 얼굴은 ‘웃음반 눈물반’으로 젖어든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의 맨 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 체온과 정서를 교감하는 ‘캥거루 캐어(Kangaroo Care)’의 시간이다. 생명을 이루는 두 존재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제2중환자실을 찾은 박미영(31·가명)씨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듯 목소리가 잠겼다.“은수야 은수야 엄마 왔네. 빨리 이겨내야지. 은수야 눈 떠봐. 엄마 마음 아프게 왜 그래. 은수야 눈 떠봐. 응….”눈을 감은 채 가쁜 숨만 쉬고 있는 은수 곁에서 박씨는 무너지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른다. 불과 24주 만인 지난 2월 6분 간격으로 태어난 780g의 범수와 630g의 은수 남매. 범수는 체중 2.1㎏으로 호전됐지만 여동생 은수는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술만 두 차례 받은 은수는 미숙아 망막증에다 심장마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박씨 역시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 공간에 숨겨든 죄책감을 내비친다.“내 몸이 부실해서 아기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간호사가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한다. 새벽 1시20분. 모니터상에서 한 아기의 심장 박동수가 135에서 47로 급격히 떨어지자 신호음이 울린다. 의료진의 긴급 처치로 안정을 되찾은 아기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의료진이 싸우는 것은 죽음뿐만이 아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기나 기능성 장애가 예상돼 미리부터 아기를 포기하는 보호자를 설득하는 문제가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000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 가운데 49명은 치료를 포기한 ‘자의 퇴원’에 의해 사망했다. 신생아과 김애란 교수는 “미숙아도 뇌손상만 없으면 정상인으로 성장한다.”면서 “우리가 30%의 희망을 말하고 있는 순간 부모는 70%의 절망만 보며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 문제인 치료비 부담도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할 때마다 부딪히는 말못할 고민거리다. 정작 치료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의료진조차 포기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아기이다. 바동거리는 아기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픈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다. 때로는 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멋대로 죽음을 선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 530g의 희망…“모두의 희망으로 자라렴” 3일 오전. 중환자실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26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나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은채가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이다. 그동안 기록된 은채의 차트만 100여장. 불과 두달 전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계면활성제, 항생제, 호흡약물, 이뇨제, 영양제 등 온갖 약품을 투여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온 은채였다. 엄마 김윤경(가명)씨는 40대 초반의 고령 출산자. 은채가 첫 아기인 그녀는 “6개월이 됐는데도 발로 차는 기미가 없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설마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은채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포기한 채 퇴원한 다음날부터 하루 3번씩 면회를 왔다. 은채가 입원한 109일 동안 김씨에게 유일한 기쁨이자 희망은 매일 15∼20g씩 체중이 늘어가는 은채의 모습이었다. 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민 진료비 영수증에 적힌 총액은 3723만 1093원. 이 중 본인 부담금은 1601만 3470원이다. 김씨는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엄마들이 병원비 때문에 도망다니고 아기를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출산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조차 부족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에서 미숙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병원비와 재활치료로 카드빚을 안게 된 모진 현실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의료진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의 아기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sunstory@seoul.co.kr ■ 미숙아 치료 문제점 940g의 미숙아를 낳은 경기도 분당의 어느 산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기를 치료할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꽉 찼다.”는 응답만 들었다. 대당 2억원의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홉기, 각종 첨단 생명유지장치 등이 부착된 병상 40개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만 20억원을 기록했다. 아기 1명이 치료받는 한 병상당 매달 416만원의 적자가 난 셈이다. 산모가 고령화되면서 미숙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치료할 병상과 장비는 태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신생아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은 850여개가 부족하다. 병상을 늘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병원들이 시설, 장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치료가 기피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후 1∼4세까지 국가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일본과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정책은 인프라 구축을 막고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도 의료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나왔다.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의 보호자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정도가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병원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 대한 재활치료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숙아는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폐, 호홉기 질환 등으로 4∼5세까지 재입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책임을 미숙아 가정이 전담할 뿐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빈 라덴 꼬리 잡힐까

    빈 라덴 꼬리 잡힐까

    “지난 2년여 동안 알 카에다에 가한 것 중 가장 치명적인 일격.” 파키스탄 당국이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3인자 아부 파라지 알 리비를 체포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미국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체포됨으로써 9·11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의 도피 행각도 종착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대 테러전에서 거둔 결정적 승리”라고 치하하며 “미국은 물론 자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위험한 적이 제거됐다.”며 파키스탄 당국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리비아 출신인 알 리비는 빈 라덴과 아이만 알 자와히리에 이은 조직내 세 번째 거물로 9·11테러 주모자 중 한 명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가 지난 2003년 3월 체포된 후 파키스탄내 알 카에다 조직을 이끌어왔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알 리비를 알 카에다의 대외작전 책임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가 빈 라덴이나 자와히리와 지속적으로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빈 라덴 추적을 지휘하는 한 고위 관계자는 “가장 가까운 측근 중 한 명인 만큼 그로부터 빈 라덴과 자와히리에 대한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파키스탄 정보 요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알 리비와 외국인 1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둘 중 여성 전통 복장인 부르카로 여장한 남자가 도주해 민가에 숨어들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남자는 지붕을 뚫고 들어온 요원에게 체포됐다. 현재 알 리비는 헬기를 이용, 수도 이슬라마바드로 옮겨져 모처에서 보안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 리비는 심문이 시작되자 처음에는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파키스탄 관리는 “몇 시간이나 침묵했지만 결국 자신이 알카에다라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며 “우리가 그의 신원에 대한 확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별 도리가 없었다.”고 전했다. 정보 당국은 “알 리비가 많은 사람과 은신처를 알고 있기 때문에 빈 라덴 추적에 도움이 되는 여러 단서를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파키스탄 당국이 배포한 사진속 알 리비의 얼굴 피부가 훼손된 것은 햇볕에 오랜 시간 노출된 후유증으로 보인다고 AP는 보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아침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이모는 급기야 병원을 찾았다가 임신 진단을 받는다. 희주는 마지막으로 인영과 기준을 만나는 자리에서 행복하길 바란다며 사과하고, 인영과 기준 역시 희주더러 행복하게 살라며 헤어진다. 한편, 외조부는 고모와 데이트도 하며 가족들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2003년 결혼과 동시에 활동을 중단한 배우 이요원이 돌아왔다.2년여의 공백을 깨고 이제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엄마가 되어 돌아온 그녀를 만나본다. 어린이날 특집 ‘TV연예는 추억을 싣고’에서는 스타의 어린 시절 모습과 그 시절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도 마련했다. ●박주현의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개추위는 피의자 인권존중은 세계적 추세라며 형사재판 시스템을 미국식 공판 중심주의로 바꾸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과 해법을 모색해 본다. ●책, 내게로 오다(EBS 오후 10시50분) 15년 간이나 동화마을을 찾아다닌 여행사진가 이형준씨와 함께 한다. 라푼첼이 갇혔던 성이 있는 독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고향인 영국, 피노키오가 되어 고래 뱃속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이탈리아, 삐삐가 맹활약했던 스웨덴 등 유럽의 동화 마을로 여행을 떠나본다. ●사과나무(MBC 오후 7시20분) 어렸을 때부터 여성스러운 행동으로 여자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놀았던 김서연(당시 이름 김용범·22)씨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어머니에게 여장 모습을 들킨 후 여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모자에서 졸지에 모녀가 된 트랜스 젠더 김서연씨의 특별한 사연을 공개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1주일 동안 마법사가 된 사라는 그동안 연습해왔던 다양한 마법들을 시도하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사라의 도움으로 공간이동을 하려던 진아는 사라의 약한 마법에너지 때문에 6차원 공간으로 사라진다. 엄마로 변신한 사라는 유치원 천사들과 어울려 뛰어놀기에 바쁘다.
  • 광주·전남 한반도포럼 정용화대표 5·18유물 1800여점 전남大기증

    정용화 광주·전남한반도포럼 공동대표(52)가 개인적으로 수집해 보관해 오던 5·18관련 유물 1800여점을 전남대학교에 기증했다. 2일 전남대에 따르면 정 대표가 기증한 자료는 80년 5월20일쯤 금남로 도청 앞에서 시민군이 흔들었던 태극기와 5·18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실탄 탄두 10점,‘투사회보’를 비롯한 5·18 당시 유인물 170여점,5·18 당시 사진 500여장,5·18관련 비디오테이프 녹음테이프 CD 책자,‘광주사태일지’ 등 5·18 이후 유인물 1000여점,‘민족민주성회에 관한 우리의 견해’ 등 5·18 이전에 발행된 유인물을 포함해 총 1800여점에 달한다. 이들 자료는 5·18과 관련된 사료들의 원본이 많아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공동대표는 5·18당시 윤한봉씨 등과 청년사회운동을 전개하다 계엄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며,5·18항쟁을 기록한 통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발간작업에도 참여했다. 전남대는 정 공동대표가 기증한 자료들을 오는 18일 개관하는 ‘전남대학교 5·18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드로잉을 통해본 한국현대 미술 60년사 5월15일까지 그로리치화랑(02)395-5907. 이쾌대, 이응노, 김환기, 송영수 화백 등 대가들의 인물군상, 산천, 점, 선, 누드 등을 스케치한 경쾌한 작품들. 완성작품에 비해서는 가벼운 느낌이나 작가의 순수한 마음의 세계가 포착돼 매력적. ■ 성곡미술관 개관 10주년전 6월5일까지 성곡미술관(02)737-7650. 한국 현대미술에서의 ‘이성’과 ‘감성’을 주제로 한 김범, 김수자, 김영진 등 젊은 작가 19명의 작품. ■ 김준 개인전 5월29일까지 사바나미술관(02)736-4371. 사회적 ‘금기’인 문신을 예술로, 문화적으로 해석한 작품들. ■ 이상원 개인전 6월6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 러시아에서 전시한 ‘영원의 초상’등 인물화 미발표작. 클래식 ■ 영감과 열정 챔버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5월3일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02)586-0945 ■ 바리톤 윤호문 독창회 5월3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586-0945. ■ 김나영 피아노 독주회 5월4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02)3436-5222. ■ 정예창 오보에 독주회 30일 오후 3시(02)6303-1919. ■ 세계음악축제 30일 오후 5시 파주 헤이리 북하우스내 아트 스페이스(02)3774-2500. ■ 나수경 피아노 독주회 5월5일 오후 7시 30분(02)399-1111. ■ 금관악기 실내악단 코리아 브라스 콰이어 30일 오후 8시 DS홀(02)3774-2500. ■ 라이브 모차르트 5월1일 오후 7시 덕양 어울림누리 별모래 극장(02)3774-2500. 콘서트 ■ 사월의 봄 이야기(뱅크·포지션·최재훈)콘서트 30일부터 새달 1일까지 토 오후 4·8시, 일 오후 3·7시. 경희대 평화의 전당.(02)1544-1555. ■ 변진섭 뮤직 환타지 29일부터 새달 1일까지 29일 오후 7시30분 30일 오후 4·7시30분 1일 오후3시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 (02)322-9555. ■ GOD 콘서트 30일 오후 7시 강릉 빙상 경기장 (033)645-9600. 어린이 ■ 제로공주 실종사건-5월31일까지 웅진씽크빅 아트홀 어려운 수학을 놀이처럼 즐기며 배울 수 있다고? 수학나라를 엉망으로 만들려는 지우개 마왕에게 붙잡힌 제로공주를 구출하러 떠난다. 구출기를 통해 멀게만 느껴지는 수학과의 거리를 좁히는 교육 뮤지컬.(02)569-0696. ■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5월15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 박정자 주연의 첫 아동극. ■ 넌 특별하단다 5월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5-0308. 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를 각색. ■ 헤라클레스 5월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68-1515. 제우스신을 구하기 위해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영웅 헤라클레스의 모험을 그린 뮤지컬. ■ 개구리 왕자 5월1일까지 하늘땅 소극장(02)3672-8276. 그림형제의 동화 ‘개구리왕자’를 아이들 상상력에 맞게 풀어낸 뮤지컬.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하륵이야기 5월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소품, 악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극 ■ 아가멤논-5월1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아이스킬로스 작·미하일 마르마리노스 각색·연출, 남명렬 손진환 안순동 박정한 박지아 출연. 아가멤논은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주제가 되는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다. 그리스 비극의 세계적 권위자 미하일 마르마리노스가 선보이는 그리스비극의 정수.(02)580-1300. ■ 안녕, 모스크바 5월8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2-0810. 김태훈 번역·연출, 이원희 신서진 백향수 김선영 신지훈 출연.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린 198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암울한 인권상황을 그린 작품.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5월22일까지 소극장축제(02)741-3934. 위성신 작·연출, 오주석 김재환 민충석 전형숙 출연. 은밀한 공간인 여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섯가지 사랑이야기. ■ 관객모독 6월1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764-3076. 페터 한트케 작·기국서 연출, 전수환 윤상화 서은경 양동근 출연. 힙합과 욕, 환상의 결합. 양동근도 관객도 그래서 더 신난다. ■ 부부 쿨하게 살기 5월22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762-9190. 손기호 작·연출, 임학순 우미화 출연.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한 지침서.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무기한 대학로 발렌타인극장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장재용 출연. 우리 가락에 전통의 소리를 접목해 창작한 한국형 뮤지컬. 심청이와 춘향이의 만남을 다룬 독특한 소재에 꼭두각시놀음 등 다양한 장르의 결합이 돋보인다.(02)741-9120. ■ 틱틱붐 5월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02)577-1987. 조나단 라슨 작·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문혜영 성기윤 출연. 뉴욕에 사는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희망. ■ 달고나 5월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 더플레이엑스 6월26일까지 발렌타인극장2관(02)741-9120. 박재민 작·연출, 김영민 이동수 조은별 출연. 세상을 향한 개들의 유쾌한 풍자. ■ 아이 러브 유 6월19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난센스 아멘 5월2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 고선웅 연출, 김성기 서영주 김수용 출연. 여장 남자수녀들의 신나는 버라이어티쇼.
  • [★들에게 물어봐] 팔방미남시대

    뮤지컬 겸업 연기자 전성시대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영화 ‘말아톤’으로 흥행 연타석을 날린 배우 조승우가 대표적인 역할 모델. 영화 ‘댄서의 순정’의 박건형처럼 뮤지컬배우로 시작해 영화와 TV로 활동역역을 넓히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탤런트 지현우처럼 드라마에서의 인기를 발판삼아 무대로 진출하는 이들도 있다.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 재희역으로 출연중인 강지환은 뮤지컬배우 출신이다. 노래, 춤, 연기를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장르가 뮤지컬이라는 판단으로 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오디션에 도전했고, 지난해 뮤지컬 ‘그리스’에서 주연을 맡았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열연중인 김다현은 SBS ‘건빵선생과 별사탕’에서 공효진을 짝사랑하는 교사 지현우역으로 발탁됐다. 조승우와 고교 동창인 그는 그룹 ‘야다’에서 활동한 가수 출신으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사랑은 비를 타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배우로 탄탄한 입지를 굳혀왔다. 반면 KBS 일일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PD역으로 인기상승중인 탤런트 지현우는 강지환의 바통을 이어받아 오는 6월1일부터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한다. 그의 출연소식이 알려지자 2시간만에 3,000여장의 티켓이 팔려나가 공연관계자들조차 깜짝 놀랐다는 후문. 그런가 하면 ‘간난이’의 동생 영구로 잘 알려진 아역탤런트 출신 김수용은 뮤지컬배우로 전업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 지난해 뮤지컬 ‘렌트’의 주인공 로저로 분해 열정적인 무대를 과시한 그는 차세대 뮤지컬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엔 뭘 보러갈까]

    ●뮤지컬 ■ 틱틱붐 22일부터 5월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구 폴리미디어씨어터)(02)741-9120.조나단 라스 작·심재찬 연출,이석준 배혜선 문혜영 성기윤 출연.신시뮤지컬컴퍼니가 기획한 ‘뮤지컬 즐겨찾기’의 첫 주자.뉴욕에 사는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다.3명의 배우가 10가지 배역을 맡아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연기도 감상 포인트.(02)577-1987. ■ 달고나 22일부터 5월31일까지.PMC자유극장(02)739-8288.오은희 작·이현규 연출,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추억의 가요로 엮은 엣이야기,그러나 낡지 않았다.(02)739-8288. ■ 더플레이 엑스 6월26일까지 발렌타인극장2관(02)741-9120.박재민 작·연출,김영민 이동수 조은별 출연.세상을 향한 개들의 유쾌한 풍자. ■ 아이 러브 유 6월19일까지 연강홀(02)501-7888.한진섭 연출,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넌센스 아멘 5월2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고선웅 연출,김성기 서영주 김수용 출연.여장 남자 수녀들의 신나는 버라이어티쇼. ■ 빨래 5월1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762-9190.추민주 작·연출,김영옥 김현정 오미영 민준호 출연.고달픈 서울살이 빨래처럼 깨끗이 털어버리자. ●연극 ■ 농업소녀/5월8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노다 히데키 작·이병훈 번역·연출, 조영진 정동숙 김경익 박유밀 출연. 표면적 내용은 농촌소녀 백미의 도시 가출기. 그러나 이 것이 다가 아니다. 백미의 주변인을 통해 교양인이라고 자처하는 도시인들의 천박함이 낱낱이 드러난다. 일본 작가의 고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도 칼날을 피할 수 없다.(02)763-1268. ■ 안녕, 모스크바5월 8일까지 아롱구지극장.(02)762-0810. 김태훈 번역·연출, 이원희 신서진 백향수 김선영 신지훈 출연.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린 198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암울한 인권 상황을 그린 작품.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5월22일까지 소극장 축제(02)741-3934. 위성신 작·연출, 오주석 김재환 민충석 전형숙 출연. 은밀한 공간인 여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 ■ 관객모독 6월1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764-3076. 페터 한트케 작·기국서 연출, 전수환 윤상화 서은경 양동근 출연. 힙합과 욕, 환상의 결합. 양동근도 관객도 그래서 더 신난다. ■ 부부 쿨하게 살기 5월22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02)762-9190. 손기호 작·연출, 임학순 우미화 출연.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한 지침서. ●미술 ■ 세계 거장 판화대전/5월7일까지 서울갤러리 1,2전시실. 호안 미로·파블로 피카소·마르크 샤갈·안토니 타피에스 등 31명의 대표작 60여점. (02)2000-9752 호안 미로 ‘고추를 든 광녀’. 석판화. 232x122cm. 1975. ■ 김점선 개인전 5월31일까지 갤러리 Lee&Park(031)957-7521. 선명한 색상과 간결한 선, 동화적인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가의 대표적 판화작품. ■ ’2005 아트 서울’ 전28일까지 한가람 미술관(02)514-9292. 강영길, 공선아, 문미란 둥 신진·중진작가들의 군집개인전. ■ 루이즈 부르주아 작품전 5월1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프랑스 출신 페미니스트 여성작가의 드로잉과 조각 작품등. ■ 바이런 킴 작품전 5월8일까지 로댕갤러리 (02)2259-7781, ‘피부그림’, ‘고려청자유약’ 시리즈, 풍경화 ‘일요일 그림’ 연작 등 모더니즘 계열의 추상회화. ●클래식 ■ 국립오페라단 카르멘 대전 공연/28∼29일 오후 7시30분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정은숙(예술감독),김덕기(지휘),유희문(연출) 등 내로라는 제작스탭과 추희명(카르멘),박현재,하석배(돈호세) 등의 출연진에서 보듯 연륜과 전통이 배어나는 무대가 될 듯.(042)610-2222.1544-1555. ■ 김금희 챔발로 독주회 24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02)545-2078. ■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성주공연 23일 오후 7시 30분 성주문화예술회관 (054)933-6912. ■ 남수지 바이올린독주회 24일 오후 7시30분 영산아트홀 (02)780-5054. ■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7회 정기연주회 2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02)415-2599. ■ 도니젯티오페라 루치아 22∼23일 오후 7시30분 부산 문화회관 대강당(051)809-8445. ■ 독일 프랑크푸르트 실내 오케스트라 연주회 29일 오후 7시30분 덕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1544-1559. ■ 부암아트홀의 두번째 유아음악회 25∼27일 오후 3시 부암아트홀 1544-1555. ●어린이 ■ 우당탕탕,할머니의 방 15일부터 5월15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박정자 주연의 첫 아동극. ■ 넌 특별하단다 5월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5-0308.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가 뮤지컬로. ■ 헤라클래스 24일부터 5월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68-1515.제우스신을 구하기 위해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영웅 헤라클래스의 모험을 그린 뮤지컬. ■ 개구리 왕자 5월1일까지 하늘땅 소극장(02)3672-8276.그림형제의 동화 ‘개구리 왕자’를 아이들 상상력에 맞게 풀어낸 뮤지컬.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 씨어터(02)741-2323.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뮤지컬. ■ 하륵이야기 26일부터 5월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소품,악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콘서트 ■ 엠씨 더 맥스 콘서트 23일 오후 4·7시30분 세종대학교 대양홀(02)702-0810. ■ 풍경 콘서트 24일 오후 7시30분,24일 오후 3·6시30분.롤링홀(02)325-6071. ■ 박화요비·바이브·KCM 대구 콘서트 24일 오후 4·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053)628-5007. ●국악/무용 ■ 등불패와 함께하는 빅3국악콘서트-대구 29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053)256-2228. ■ 명가 강선영 불멸의 춤 22일 오후4시·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2263-4680.춤 인생 70년을 기리는 제자들의 헌정무대. ■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 21·22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2263-4680.안무가 김효진의 신작.
  • 새 지폐 예상 特需 4700억…절반은 일본 몫?

    새 지폐 예상 特需 4700억…절반은 일본 몫?

    한국은행이 새로 발행하려는 지폐의 ‘특수(特需)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먼저 새 지폐 발행에 드는 소요경비를 경기부양적 성격의 경제적 특수효과로 볼 수 있다. 한은은 1만원권,5000원권,1000원권 등 새 지폐 발행(33억∼34억여장)에 190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순면(純綿), 제조기계, 인건비, 추가 공장설립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여기에다 교체해야 할 전국의 자동판매기(24만대), 자동화기기(CD·ATM)에 각각 2200억원과 580억원이 든다. 그래서 4700억원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추산이다. 그러나 고부가가치인 자동판매기와 자동화기기의 핵심 센서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쓰기 때문에 지폐제조 비용을 제외하면 국내 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1만엔,5000엔,1000엔 등 3종류의 지폐를 바꾼 일본은 7000억엔(7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행규모가 우리보다 3배가 많은 110억장이었다. 이 가운데 자동판매기와 자동화기기의 교체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절반을 휠씬 웃돌았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도 자동판매기와 자동화기기의 핵심 센서를 일본 제품에서 국내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면 2780억원의 상당 부분을 챙길 수 있다. 일본이 우리 새 지폐 제조에 적합한 센서를 먼저 개발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래서 최근 조폐공사가 새 지폐용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참에 자동판매기 등에 동전이나 지폐를 넣지 않고 센서로 계산되는 신종카드(일종의 교통카드) 개발도 업계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판매기와 자동화기기의 센서, 동전대용(代用) 카드를 누가 먼저 만드느냐에 따라 ‘지폐특수’ 효과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새지폐 발행 어떻게] 보는 각도따라 모양·색상 변화무쌍

    [새지폐 발행 어떻게] 보는 각도따라 모양·색상 변화무쌍

    한국은행이 18일 새로 발행키로 한 은행권은 선진국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규격에 맞춘 ‘디지털형 지폐’로 볼 수 있다. 편리성, 예술성, 세련미, 위조방지 등이 함께 고려됐다. 현재의 지폐는 1983년부터 사용해와 22년 만에 전면 교체하는 셈이다. 우선 지폐의 크기가 확 줄어든다. 예컨대 새로 발행될 1만원권(폭 69㎜, 너비 148㎜)은 OECD 회원국 평균(폭 71.3㎜, 너비 147.8㎜)보다 작고, 달러화와 크기가 비슷하다. 현행 지폐는 크기가 커 외국산 지갑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핵심은 첨단위조방지 장치 색상도 한결 시원하고 밝아진다. 우중충한 느낌을 줬던 5000원권과 1000원은 훨씬 진하면서 선명한 적황색과 청색으로 각각 바뀐다. 1만원권과 5000원권에 스캐너나 컬러 프린터로 위조가 불가능하도록 7가지의 첨단 위조방지 장치를 넣는다.1000원권은 위조 가능성이 작어 일부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핵심은 3가지. 광가변(光可變)잉크(Color Shifting Ink), 시변각(視變角)장치(일명 홀로그램), 요판잠상(凹版潛像) 등이다. 광가변잉크는 광반사 특성이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된 특수 잉크로, 보는 각도에 따라 액면숫자의 색상이 달라지는 잉크를 말한다. 컬러 복사나 고해상 스캐너를 이용한 컬러 프린터 출력물의 경우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마’ 1만원권 점자에 적용하고 있으나 적용 부위가 작아 효과가 미미한 편이다. 새 은행권에는 이러한 광가변잉크가 더 크게 적용돼 쉽게 위·변조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변각장치는 은박지 모양의 딱지를 붙인 것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과 색상이 변하는 색변환 박막(薄膜) 필름이 지폐에 부착된다. 이를 컬러프린터 등으로 복사할 경우 고유 색상이 나타나지 않고 보는 각도를 바꾸어도 모양이 변하지 않아 진위 식별이 쉽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부 상품권에도 이런 장치가 적용되고 있다. 홀로그램 필름은 국내에서 제작되지 않기 때문에 전량 수입해야 한다. 요판잠상은 지폐를 비스듬히 기울여 보면 숨겨 놓은 문자나 문양이 나타나는 요판인쇄기술의 하나. 지폐를 복사할 경우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신·구권은 겸용이 가능하고, 언제 어디서든 쉽게 바꿀 수 있다. 쉽게 말하면 30년 뒤 장롱속에 묻어뒀다 꺼내도 바꿔준다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신권이 나온 뒤 1년 이내에 95% 이상이 교체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교환된다. 다만 1년 이내 신·구권을 교환하는 과정에 위조 지폐가 대량으로 쏟아질 가능성이 작지 않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1만원권 21억장 등 33억여장 교체 한은은 신권 제조에 190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교체 대상은 1만원권 21억장,5000원권 2억장,1000원권 10억장 등 33억장 가량이다.5000원권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우선 바꾸기로 했다.1장당 평균 50∼60원가량 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화기기(ATM·CD) 교체 2200억원, 자동판매기 교체 580억원 등은 이를 보유한 시중은행과 관련 업계가 부담한다. 자동화기기나 자판기 수명은 대략 5년으로, 신권이 도입되는 시점과 신·구권 겸용 등을 고려하면 향후 3년은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4월 대학로 달구는 록뮤지컬 ‘헤드윅’

    4월 대학로 달구는 록뮤지컬 ‘헤드윅’

    록뮤지컬 ‘헤드윅’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막강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낳았던 이 작품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첫 테이프를 끊은 오만석과 조승우의 ‘여장 연기’는 “역시!”라는 감탄사를 자아낼 만하다. 입소문을 타고 4월 오만석의 출연분도 매진됐다. 이번주부터 소극장 뮤지컬 전쟁이 벌어지는 대학로에서 ‘헤드윅’은 당분간 절대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볼거리 금발 가발에 진한 아이섀도와 립스틱.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착 달라붙는 쫄티와 바지를 입고 나타난 오만석과 조승우를 보는 맛은 특별하다. 관객의 90%가 20대 초·중반의 여성임을 감안하면 이보다 자극적인 소재는 없다. 게다가 짧은 가죽 팬츠에 빨간 부츠만을 신은 채 반라로 무대에 선 이들의 모습은 아찔한 유혹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290석 규모의 소극장, 배우의 맨몸을 타고 흐르는 땀과 눈물까지 손을 뻗치면 닿을 정도의 공간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하지 못할 매력이다. ●뮤지컬이야 록콘서트야? 하드록, 로큰롤,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 넘버 12곡이 때론 감미롭게 때론 강렬하게 관객을 쥐락펴락한다. 콧소리로 관객을 웃겼던 배우들은 일순간 파워풀한 로커가 되어 무대 위를 껑충껑충 뛰거나 날아 다닌다. 특히 전원 기립 상태에서 이뤄지는 커튼콜 의식.‘사랑의 기원’‘상자 속 가발’‘부술 테면 부숴봐’ 등 3곡이 앙코르로 이어지면 객석은 완전히 흥분의 도가니. 뜨거운 열기는 록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 ●흡입력 강한 연기 미국에 가기 위해 여자가 되고자 했던 동베를린 소년 한셀. 헤드윅으로 이름도 바꾸지만 수술 실패는 남성의 1인치를 남겼다. 두 번이나 버림받은 그는 스스로 “꺾이고 휩쓸리고 재수 더럽게 없는 헤드윅”이라고 말하지만 그러나 “우느니 차라리 웃겠어요.”라는 대사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진행된다. 오만석과 조승우는 현란한 애드리브로 관객을 배꼽 잡게 했다.“내 몸매는 옆에서 봐줘야 돼. 라인이 딱 살아있어.”(조승우) “더운 게 문제야? 예쁜 게 문제지!여자들은 예쁜 게 장땡이야.”(오만석) 그러나 헤드윅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이는 마지막 10분에 이르게 되면 더이상 웃을 수 없다. 조명이 눈을 어지럽히는 가운데 브래지어까지 벗어던지고 가슴 대용으로 쓰던 토마토를 온몸에 짓이긴다. 마치 자신의 거짓된 삶의 껍질을 벗겨내듯. 무대 바닥에 고통스럽게 나뒹굴다 일어나 땀과 눈물로 범벅된 채 부르는 마지막 노래 ‘미드나잇 라디오’는 찡한 감동으로 다가와 눈물샘을 자극한다. ●극적 효과 높이는 장치들 ‘헤드윅’에서 객석은 또 하나의 무대다. 배우들은 객석을 통해 들어오고 나간다. 따라서 관객은 ‘제2의 배우’가 된다. 통로 쪽에 앉은 남성 관객들은 종종 헤드윅의 ‘제물’이 됐다. 오만석과 조승우가 남성 관객의 무릎에 앉아 갖은 교태와 아양을 떠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자지러진다. 영화에서 작게 취급됐던 남편 이츠학의 캐릭터를 잘 살린 점도 눈에 띈다. 같은 처지이면서 이츠학을 학대하던 헤드윅이 이츠학의 성정체성을 인정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이츠학 역의 이영미와 백민정은 작은 배역이지만 큰 무게로 무대를 지탱했다. ●오만석 VS 조승우 평소 너무나 남성적인 오만석의 ‘헤드윅’은 의외로 여성적인 매력을 뽐냈다. 볼륨감 있는 몸매나 말투에 있어서 조승우보다 훨씬 여성스럽다. 극을 끌고 가는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다. 오만석은 많은 부분 절제했다. 하지만 조승우는 확실하게 망가졌다. 연출을 맡은 이지나씨는 “오만석이 복선을 쌓아가는 형이라면 조승우는 반전을 꾀하는 형”이라고 설명했다.6월26일까지 라이브극장.(02)3485-874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슈퍼노트·100만원 위조수표 밀수

    슈퍼노트·100만원 위조수표 밀수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조지폐, 이른바 슈퍼노트와 100만원권 위조 자기앞수표를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여와 유통시킨 사람들이 각각 경찰과 세관에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2일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들여와 환전한 이모(49)씨를 위조외국통화수입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환전을 도운 이씨의 부인 김모(45)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달 25일과 30일 2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瀋陽)의 환전 브로커 정모(41)씨로부터 액면가 1억 4000만원에 이르는 위폐 1397장을 구입한 뒤 인천공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단일 위폐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이다. 이씨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까지 부인과 처형·여동생 등에게 부탁해 경기 부천의 외환은행과 국민은행,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모두 7차례에 걸쳐 12만 달러의 위폐를 환전했다. 일반인은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지만 위폐감별기는 가려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신고한 사람은 시장 암달러상이었다. 경찰은 아직 찾지 못한 위폐 28장의 행방을 쫓는 한편 제조장소와 유입경로 파악을 위해 중국공안과 공조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 금융감독원은 이날 농협중앙회 천호동지점 등 6개 지점이 지난 9일 한국 마사회 서울지역 일부 지점을 방문해 수납하는 과정에서 100만원권 위조 수표 54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위조수표는 100만원권 수표를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것으로, 주로 마권(馬券)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공항세관은 이날 중국 다롄(大連)에서 국제특급탁송화물로 위조 자기앞 수표 100만원권 3522장을 밀수입한 박모(42)씨를 관세법 위반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 서울 남부경찰서는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160여장을 컬러복사기로 위조해 성인오락실,TV경마장, 호텔 등에서 사용한 이모(35)씨 등 4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발견된 위조수표의 일련번호는 ‘라다 669619XX’와‘라다 66778096’등이다. 수표 진본은 왼쪽 ‘발행자’의 ‘발’ 자 옆 부분을 밝은 곳에 비춰보면 무궁화 무늬가 나타나고, 오른쪽 ‘금일백만원정’의 ‘원’자 윗부분에도 미세문자를 확인할 수 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책꽂이]

    ●쇼핑하기 위해 태어났다(줄리엣 B 쇼어 지음, 정준희 옮김, 해냄 펴냄) 놀이터에서 잠자리, 그리고 학교까지 아이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키즈 마케팅의 실태를 해부한 책. 키즈산업의 무한팽창 속에 보다 전략화되어가는 광고와 마케팅 등 새로운 소비환경이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1만 5000원. ●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조광권 지음, 여성신문 펴냄) 복원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청계천의 문화·역사적 환경을 살펴 보고, 청계천 살리기의 구체적 과정을 소상히 담았다. 서울시교통연수원장인 저자는 이명박 시장 선거캠프의 정책 책임자로서 청계천 복원사업 입안단계부터 깊이 관여했다.2만 5000원. ●나무들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슈테판 에레르트 지음, 김영옥 옮김, 열림원 펴냄) 아프리카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의 삶을 그린 전기집. 숲을 지킴으로써 사막화를 방지하고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환경운동과 여성 인권운동을 실천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1만원. ●히틀러 최후의 14일(요아힘 페스트 지음, 안인희 옮김, 교양인 펴냄) 1945년 4월16일 250만 소련 군대가 베를린 공격을 시작한 후부터 히틀러가 지하벙커에서 권총으로 자살하기까지 14일간 히틀러와 그 추종자들의 파멸과정을 생생히 그렸다.1만 2000원. ●악인열전(허경진 편역, 한길사 펴냄) 우리 역사에 명멸했던 음악인들의 삶과 예술적 자취, 그들을 둘러싼 문화적 동향을 정리했다.‘공무도하가’의 여옥에서부터 조선후기 여자 기생까지, 각종 악기 연주의 달인, 명창과 가무의 명인들, 음악이론가 등을 영역별로 소개한다.2만 5000원. ●애장본 나무(송기엽 지음, 진선출판사 펴냄) 초봄에 새순을 틔우며 꽃망울을 터뜨리는 나무부터 한겨울을 견뎌내는 나무의 앙상한 어깨까지, 사진작가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나무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 본다. 생성과 소멸이라는 큰 틀 안에서 나무를 바로 보는 시선이 경이롭다.1만 6000원. ●책은 밥이다(장석주 지음, 이마고 펴냄) 시인이자 평론가, 소설가, 북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지은이의 북리뷰집. 경기도 안성의 외진 시골에 자리잡은 지은이의 집 ‘수졸재’에서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비우고 채워가는 그의 내면이 글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1만 8000원. ●삽화로 보는 수술의 역사(쿤트 헤거 지음, 김정미 옮김, 이룸 펴냄) 인류 역사를 가로지르는 수술의 발달사를 담았다. 원시 시대와 고대 동양의 의술에서부터 그리스·로마와 중세시대,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수술의 발달 이야기를 200여장의 컬러 삽화와 함께 살펴 본다.3만 5000원.
  • [의회]상복 입은 서울시의회

    [의회]상복 입은 서울시의회

    행정중심도시특별법에 반대하는 서울시민의 참여열기에 서울시의회가 한껏 고무되고 있다. 서울시의회가 민간단체인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공동대표 최상철 서울대교수)과 공동으로 지난 15일 개최한 ‘수도분할저지 범국민 궐기대회’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1만여명이 참여, 성공리에 치러졌다. ●1만여 시민 참여, 한시름 덜어 서울시의회는 이번 궐기대회를 준비하면서 시민참여도를 놓고 상당히 고심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수도이전반대운동 때에는 시민들의 공감도가 매우 높았으나 이번 행정중심도시안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참여도가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행사가 치러지기 전까지 임동규 서울시의회의장도 “수도이전이 아니라는 생각에 시민들의 참여도가 낮을 수도 있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궐기대회가 열린 행사장 분위기는 오히려 지난해의 수도이전 반대 때보다 더욱 뜨거웠다. 시민 권상만(44·서초구 서초동)씨는 “시민들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권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상의 수도이전이나 다름없는 법안을 결정한 데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상여행렬·전단 등 철저한 준비 서울시의회는 궐기대회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 먼저 시의원들은 각 지역구 의회에 협조를 구하고 많은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날 행사장에 참여한 시민 가운데 60∼70%는 25개 자치구의회가 앞장서 참여하게 된 주민들이라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자치구의원들은 의회별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나오는 등 참여 열기를 높였다. 특히 서울시의원들은 수도분할의 부당성을 알리는 전단지 5000여장을 비롯해 만장을 앞세운 상여행렬까지 준비하는 열성을 보였다. 시의원들은 시의회에서 ‘서울 사망의 날’을 선포하고 상복을 입은 채 상여를 메고 덕수궁앞 횡단보도를 지나 궐기대회장으로 입장하며 궐기대회의 분위기를 한껏 고무시켰다. ●“강도높은 반대운동 지속” 서울시의회는 “이날 궐기대회를 통해 수도분할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보다 강도 높은 반대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시내 전역에서 1000만명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의회 내에 ‘수도분할반대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시의회는 수도이전반대국민연합 등과 함께 조만간 위헌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또 의원들의 단독농성도 계속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열린 임시회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거부권행사건의안’을 채택해 청와대에 이송하는 등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중심도시 건설계획의 철회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CBS라디오 진행 맡은 남준봉

    CBS라디오 진행 맡은 남준봉

    그룹 ‘여행스케치’는 생각날 때 들춰보면 가슴 저미는 정감으로 다가서는 오래된 사진첩 같은 느낌이다. 언제나 곁에 두고 봐도 질리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진한 추억으로 와 닿는다. 그런 여행스케치의 매력을 노래가 아닌 맛깔스러운 입담을 통해 느껴보면 어떨까. ‘별이 진다네’,‘산다는 건 다 그런게 아니겠니’ 등 서정적인 음악으로 사랑받아 온 ‘여행스케치’의 리드 보컬 남준봉이 지난 7일부터 CBS 라디오 ‘여행스케치의 음악풍경’ 진행자로 팬들을 찾고 있다. 현재 남준봉·조병석 두 멤버로 구성된 ‘여행스케치’의 방송 복귀는 지난 98년 이후 7년 만의 일.89년 데뷔 후 10여장의 음반,3000여 회의 라이브공연을 통해 꾸준히 관객과 호흡해 왔지만, 방송 매체에서는 만날 수 없어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라디오 진행 등 방송출연 제의는 그동안 꾸준히 있었어요. 하지만 팀 분위기를 헤칠까봐 모두 거절했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생각이 바뀌었어요.”어쿠스틱 음악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요즘 가요계에서 ‘여행스케치’가 다시 포크음악의 메신저 역할을 해내고 싶었단다. ‘여행스케치의 음악풍경’(오후 2~4시)은 김장훈, 윤종신, 이현우 등이 진행하는 같은 시간대의 경쟁 프로그램과는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그의 진행 스타일엔 그룹 ‘여행스케치’의 음악 색깔이 진하게 배어 있는 것.“요란스럽지 않게 차분하면서도 발랄한, 그러면서 때로는 속삭이듯 감미로운 느낌을 청취자께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방향을 음악으로 돌렸다. 숱한 그룹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대중음악계에서 17년 동안 한결같은 느낌으로 대중 곁에 남을 수 있는 비결은 뭘까.“배고프면 밥 먹는 거랑 비슷한 거죠. 처음부터 무대위 공연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그게 지금은 일상이 됐어요.” 요즘 가요계 불황과 함께 가수들이 너도나도 연기자로 변신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미간을 찌푸린다.“‘가슴’이 없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창법 등 ‘기술’은 놀라울 정도로 많이 발전한 것 같은데, 열정이 없어요.” 현재 대불대학교 강단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있는 그는 “김범수, 임재범, 휘성, 박효신 등 인기가수의 목소리는 절묘하게 흉내내지만, 정작 자신의 색이 없는 후배가수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올 여름 이후엔 여행스케치의 달라진 매력을 접할 수 있을 것같다. 언제나 대학생 동아리 같은 느낌, 그게 그들의 트레이드마크는 될 수 있지만, 아마추어적인 그런 색깔이 프로 뮤지션에게는 치명적인 한계도 될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 탓이다. “8∼9월쯤 발매될 10집 정규 음반은 절반은 기존 여행스케치의 색깔로, 나머지는 포크에 강렬한 록을 가미한 새로운 느낌의 노래로 채울 계획이에요.” ‘여행스케치’의 새 사진첩은 과연 어떤 감동과 추억들로 채워질까.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박주영 FC서울 상암벌 홈개막전 데뷔

    ‘10번을 주목하라.’ ‘축구 천재’ 박주영(20)이 2002한·일월드컵의 성지인 상암벌에 뜬다. 박주영은 9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열리는 프로축구 FC서울의 홈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것. 대구 청구고 시절부터 줄곧 달아온 등번호 10번도 이어받았다. 박주영은 선발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대기 선수 명단에 올라 교체 출전할 전망이다. 이장수 FC서울 감독은 “현재 박주영의 몸 상태는 60∼70% 정도”라면서 “발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일 컨디션을 봐가며 후반 교체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직 주영이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또래에 비해 침착함이 돋보이고, 대형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재활 훈련에 집중하다 7일부터 본격적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박주영은 “이제 첫발을 내딛는 병아리 프로”라면서 “하루하루 발전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FC서울은 박주영을 최전방 공격수 또는 처진 스트라이커로 내세울 예정이다. 역시 팬들의 관심사는 청소년대회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인 박주영이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지 여부다. 나아가 데뷔전에서 선배들의 거친 수비를 뚫고 득점포를 가동할지도 궁금한 대목. 더구나 성인대표팀 조기 발탁 가능성을 시사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날 상암벌을 찾을 예정이어서 박주영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더욱 기대된다. FC서울 이영진 수석코치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경험하는 것도 큰 소득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FC서울은 서울 전역에 박주영의 출전을 알리는 플래카드 200여장을 내거는 등 ‘박주영 신드롬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경기 당일에는 개막전 시축을 담당할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22)씨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고, 자필 사인이 담긴 대형브로마이드 5000장과 대형 수건 등도 나눠주기로 했다. 또 향후 박주영 관련 영상물을 담은 DVD 제작도 추진된다. FC서울은 평일에 열리는 경기라 관중 2만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박주영 입단 후 예매가 급속히 늘어 3만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언제 만나도 즐거운 ‘뮤지컬 고전’

    언제 만나도 즐거운 ‘뮤지컬 고전’

    수차례 무대를 수놓았던 뮤지컬 고전 두 편이 차례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뉴버전’이라는 수식어를 단 ‘아가씨와 건달들’(14일∼5월1일 정동 팝콘하우스)과 뮤지컬 ‘넌센스’의 남성버전인 ‘넌센스 아멘’(18일∼5월2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아가씨와 건달들 도박꾼 나산, 그의 약혼녀 아들레이드, 최고의 도박꾼 스카이, 정숙한 선교사 아가씨 사라 등 네 명의 남녀가 벌이는 유쾌한 사랑이야기. 나산이 도박비 1000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스카이에게 정숙하기로 소문난 선교사 아가씨 사라를 꼬시라는 내기를 걸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아가씨와 건달들’은 1951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뮤지컬의 고전으로 83년 국내 초연된 후 20년간 수차례 재공연됐다. 이번 공연에선 업그레이드된 안무, 의상, 무대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살사, 재즈댄스, 현대무용 등 다채롭게 짜여진 안무는 원작과도 다른 새로운 버전. 무대도 양 옆을 날개처럼 펼쳐 객석과 더욱 가깝도록 했다. 강대진 연출로, 김법래 류정한 이혜경 김소현 김장섭 임철형 김선경 김선영 등 최근 뮤지컬계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한다.(02)574-4012. ●넌센스 아멘 오디뮤지컬컴퍼니가 기획한 ‘2005 뮤지컬 열전’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 유명한 코믹 뮤지컬 ‘넌센스’의 남자 버전.‘넌센스’‘넌센스 잼보리’‘넌크래커‘ 등으로 이어지는 넌센스 시리즈의 완결판격이다. 여장 남자 수녀들이 펼치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호보켄 수녀원의 수녀 52명이 집단 식중독사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죽은 수녀들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원장수녀와 그를 모시는 네 명의 수녀들은 공연을 열기로 계획한다. 국내에선 ‘남자 넌센스’라는 제목으로 99년 2월 처음 공연된 바 있다. 이번엔 원작에 보다 충실하게 연출하되 한국 정서에 맞도록 각색했다. 고선웅 연출로 김성기 서영주 김수용 김태한 조정석 등 출연.(02)556-8556.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②-한솔그룹

    한솔그룹은 삼성가(家)의 맏딸인 이인희(76) 고문이 일궈낸 기업이다. 아울러 ‘큰 소나무’란 뜻의 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국내 최초의 대기업이기도 하다. 1991년 삼성가로부터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받아 ‘홀로서기’에 나선지 15년. 이 ‘큰 소나무’는 한때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재계 서열 11위(자산규모 9조 3970억원)까지 올라 ‘리틀 삼성’으로 불렸다. 계열분리 당시 매출액은 3400억원에 불과했지만 금융과 정보통신, 제지의 3개 부문을 축으로 삼아 급성장하며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한솔도 생채기는 있었다.1998년 외환위기 파고에 휩싸이며 ‘곁가지’를 잘라내는 아픔을 겪은 것. 매출액은 1999년 4조 5000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2조 5000억원으로 떨어지며 한동안 자존심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2002년 이후 3년 연속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풍상을 이겨낸 소나무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한솔은 올해 불혹(창사 40돌)을 맞아 한솔제지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다지고 있다. 구조조정에 나설 당시에 ‘어디까지나 내일의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라는 이 고문의 약속이 마침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 “쟤가 아들이라면…” “이리 오세요.” 어두운 극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던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맡겨둘 수밖에 없었다. 이인희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80) 전 강북삼성병원(옛 고려병원) 이사장이 회고록에서 밝힌 아내와의 첫 상견례 대목이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이 고문과 첫 만남에서 발생한 ‘작은’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통 큰 여장부’와 ‘숫기 없는 남자’로 살아갈 운명을 예감했다고 한다. 조 전 이사장은 회고록에서 아내인 이 고문에 대해 “수완이 탁월할 뿐아니라 사업가적 재질이 뛰어난 전형적인 삼성가 출신”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꼬장꼬장한 자신과 달리 아내는 남자처럼 걸걸한 편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뒤바뀐 부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고문의 경영자적 자질을 가장 아꼈던 사람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고 이 회장은 이 고문에 대해 “쟤가 아들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근심 걱정이겠노.”라고 수시로 말했다고 한다. 당시 고 이 회장은 삼성의 후계자 문제로 골치를 썩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고 이 회장은 골프 라운딩을 할 때마다 맏딸인 이 고문을 데리고 다녔다. 이 고문에게 인사 교류의 폭을 넓혀주고, 경영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이 고문도 부친을 기쁘게 하기 위해 남모르게 골프 연습을 많이 했다. 그는 골프도 연구하는 자세로 임했다. 골프에 관한 노트가 수십권이나 된다. 고 이 회장의 메모하는 습관을 그대로 닮았다. 이 고문은 “라운딩할 때마다 아버지한테서 회사를 경영하는 기법이나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회상했다. 이 고문의 골프 스타일은 경영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주도면밀하게 연구한 뒤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밀어붙인다. 이런 경영 스타일은 정보를 중요하게 여겼던 고 이 회장의 경영관과 다르지 않다. 이 고문은 “골프는 연습한 만큼, 그리고 노력한 만큼 거두는 운동이며 기업 경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이 거의 없다. 대표이사를 할 때도 그의 직함은 ‘고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은 고 이 회장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고 한다. 자식들의 무리한 공격 경영으로 한솔이 휘청거린 1998년, 그는 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회사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놓았다. 그리고 나서 3남인 조동길(50)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고 이 회장이 경영능력이 뛰어난 3남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대권을 물려준 것과 같은 대목이다. 이 고문의 경영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낸 일화가 있다. 한솔은 1996년 종합레저산업에 진출하면서 오크밸리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됐다. 이 고문이 참석한 가운데 콘도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 신축 문제를 놓고 임원회의가 열렸다. 한 임원이 모델하우스의 시공은 실제 콘도의 객실보다 조금 크게 시공해서 고객의 호감을 얻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는 모든 건설사가 그런 관행을 따르고 있던 때였다. 이 고문은 “정직하지 못하면 그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실제와 하나도 다름없이 시공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이 고문은 벽지부터 손잡이에 이르기까지 2년 후에 개관될 콘도 자재를 긴급 구입해 실제 콘도 객실과 똑같은 모델하우스를 만들었다. 이 고문은 부친인 고 이 회장만큼이나 자존심이 강하다. 삼성가의 장녀로서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지녔다. 삼성에서 한솔이 분리될 무렵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은 “우리가 삼성에 들어왔지 전주제지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는 직원들의 인식이었다. 이 고문은 이를 받아들여 직원들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했다. 특히 삼성가로부터 받은 삼성중공업의 일부 지분을 임직원에게 그냥 나눠준 것은 ‘한솔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이념과 ‘통 큰 여장부’로서 기질을 잘 보여준 대목이다. 이 고문은 또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배려와 관심을 쏟았다. 공장을 방문하면 식당에 어떤 꽃을 갖다 놓으라든지, 직원 유니폼 선정 등을 일일이 챙길 정도다. 한번은 한 사원이 사옥 로비에서 인사를 드리자 이 고문은 사원 이름을 불러 감동을 주기도 했다. ●경북의 명문가 조씨 가문 조운해 전 이사장은 경상도 명문가인 한양조씨 일문인 조범석가(家)의 3남1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부친인 조범석씨는 일찍이 금융계에 투신, 대구금융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당시 조씨 가문은 경북 영양에서 의사와 학자, 판·검사를 두루 배출한 경북 일대의 명문 집안으로 유명했다. 해방 이후 박사만 14명이나 배출했다. 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도 이 집안 인물이다. 조 전 이사장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집 전 체육부 장관은 어린 시절 조 전 이사장의 집안에 대해 부러움을 많이 느꼈다고 술회하곤 했다.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중매로 이 고문을 아내로 맞았다. 박 전 의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박 여사는 맏딸인 이 고문의 배필을 박 전 의장에게 부탁했고, 박 전 의장은 경북중학교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추천한 것이다. 조 전 이사장은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영과 거리가 먼 서울대학교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고문은 이화여대 3학년 때 양가 집안의 합의로 결혼함으로써 이대 학칙상 학업을 끝내지 못했다. 그 후 이 고문은 이화여대를 위해 많은 공헌과 후원을 해왔으며, 특히 전문 여성 양성을 위한 두을장학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우리나라 여성인력 육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략 결혼은 ‘NO’ 한솔가의 2세(3남2녀)들은 정략 결혼과는 거리가 멀었다. 당시 재벌가의 결혼이 ‘끼리 문화’가 지배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3남인 조동길 한솔 회장 아내인 안영주(48)씨의 집안이 그나마 좀 알려진 편이다. 안씨의 부친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이다. 장남인 조동혁(55) 한솔 명예 회장은 이정남(54)씨와 신혼 살림을 차렸다. 조 명예 회장의 장녀인 연주(27)씨는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차녀인 희주(25)씨와 아들 현준(16)군은 학생이다. 차남인 조동만(52) 한솔아이글로브 회장은 대학시절 친구 소개로 부인 이미성(49)씨를 만났다. 장녀인 은정(25)씨와 차녀인 성진(19)양, 아들인 현승(15)군은 모두 학생이다. 3남인 조 회장은 부인 안씨를 만나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인 나영(23)씨는 현재 삼성전자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들 성민(18)군은 학생이다. 며느리 세 명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솔가의 막내딸인 조자형(33)씨는 타이완계 미국인 빈센트 추(36)와 국제결혼했다. 이 고문은 당시 “너희 둘이 좋다는데 국제결혼이면 어떠냐.”면서 결혼을 승낙했다는 것이다. 결혼식은 타이완에서 열려 가족들만 조용히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센트 추는 현재 중국에서 정보기술(IT)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양(6)과 경(3) 등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장녀인 조옥형(44)씨는 권대규(46) 한솔창업투자 부사장과 연애결혼했다. 권애영(17)양과 권이주(10)양 두 딸은 학생이다 ●‘3각 분권형’에서 조동길 회장 ‘단독 체제’ 한솔은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과 차남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3남 조동길 한솔 회장이 1997년부터 모두 부회장을 맡아 공동으로 그룹을 이끌었다. 장남은 금융을, 차남은 정보통신을,3남은 제지 부문을 맡았다.3형제가 각자의 관심과 능력에 따라 그룹 사업부문을 자연스럽게 떠안은 셈이었다. 이 고문은 경영 조언자로서 2선에서 자식들을 지원했다. 3형제 가운데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차남 조동만 회장이었다. 발이 넓은 조 회장은 1996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을 따내며 물오른 경영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룹이 PCS사업을 KT에 매각한 뒤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고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1994년 부친의 뒤를 이어 강북삼성병원을 경영하다가 1995년 한솔에 합류했다. 그는 한솔종금(당시 대아금고)과 한솔창투(동서창투) 등을 인수하며 한솔의 금융업 확대를 진두지휘했다. 그러나 한솔의 주력사업이 제지로 재편된 뒤인 2002년 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돼 경영 일선에서 한발 비껴섰다. 그는 선이 굵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명예회장은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며 세계적인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넓히고 있다. 3남인 조 회장에게는 ‘실무를 아는 최고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형제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한솔에 합류해 ‘제지통’으로 성장했다. 삼성물산의 자금업무와 JP모건을 거친 만큼 재무 감각도 남다르다. 형들이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때 그는 조용히 한솔제지의 내실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신문용지 사업을 매각하고, 팬아시아페이퍼 합작법인을 주도해 모친인 이 고문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본 NHK방송은 한국기업의 모범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한솔을 소개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솔은 금융·정보통신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주력사업을 제지로 전환함으로써 조 회장은 2002년 자연스럽게 한솔의 ‘대권’을 물려받게 됐다. ●한솔의 전문 경영인 선우영석(61) 한솔제지 부회장은 삼성출신 한솔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조 회장과는 동서지간이다. 그의 아내 안인숙씨는 조 회장의 부인인 안영주씨의 언니다. 선우 부회장은 1998년 합작사(한솔·캐나다 아비티비 콘솔리데이티드·노르웨이 노르스케 스코그)인 팬아시아페이퍼 대표이사를 맡아 매년 매출액을 10%씩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입장과 문화가 다른 세 회사를 조율하고 설득시키며 우량 회사로 발돋움시켰다. 이에 앞서 그는 한솔 상하이공장을 건립한 뒤, 공장을 가동하던 첫 해부터 흑자를 내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선우 부회장은 유창한 영어실력과 국제적인 경영감각, 추진력 등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0년 제일모직에 입사,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1993년 한솔로 옮기기 전까지 삼성의 해외 부문과 기획업무를 맡았다. 신현정(56) 경영기획실장은 한솔의 안살림을 맡고 있는 살림꾼이다. 신 실장은 삼성물산 총괄경영지원본부장과 제일모직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문주호(58) 한솔제지 영업·생산 부문 대표이사는 타고난 영업맨으로 매년 영업 사원들에게 직접 새 신발을 신겨주는 행사인 ‘착화식’을 갖고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한다. 유명근(58) 한솔홈데코 대표는 영업·생산·기획 등을 두루 거치면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최근 기후변화협약이 시행됨에 따라 탄소배출권 확보가 한층 중요해진 가운데 그는 90년대 초 이미 해외조림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인 식견있는 CEO다. 서울대 임학과를 나왔다. 지난해 취임한 권교택(57) 한솔케미칼 대표는 적자에 시달렸던 한솔케미칼을 단숨에 흑자로 전환시킨 능력있는 CEO다. 침착한 성격에 세심한 경영 스타일이다. 김근무(60) 한솔개발 대표는 고객서비스를 최고의 경쟁력으로 강조한다. 오크밸리는 4년 연속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한 서비스품질 최고기업으로 평가받았다. 유재철(54) 한솔건설 대표는 삼성건설 총괄팀장과 공사지원팀장을 거친 정통 건설맨이다. 업계에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서강호(56) 한솔CSN 대표의 경영철학은 ‘선택과 집중’. 그는 인천화물터미널과 한솔CS클럽을 매각하며 물류사업에 집중, 한솔CSN의 경영을 정상화시켰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40분에 주파하는 마라톤 마니아다. 한솔LCD를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키운 김치우(56) 대표는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CEO다. 정형근(55) 한솔EME 대표는 엔지니어링 전문가로 꼽힌다. 한솔텔레컴 유화석(53) 대표이사는 온라인게임과 인터넷 포털 등 적자사업을 정리해 경영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조동길회장 ‘테니스 경영’ 조동길 한솔 회장은 대단한 테니스 예찬론자다. 마니아 수준을 넘어 테니스를 경영에 접목시킬 정도다. 현재 한국테니스협회 회장이다. 그는 테니스와 경영의 공통점으로 ▲강인한 기초 체력 ▲요행수가 통하지 않는 실력주의 ▲상대방에 대한 배려 등을 꼽는다. 조 회장의 남다른 점은 ‘테니스 경영이론’을 실제 비즈니스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9년째를 맞는 한솔-미국 앨라배마 펄프사간 친선 교류행사가 그 예이다. 이 행사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으로 친선 경기가 이뤄지는데, 조 회장은 직접 테니스 선수로 뛴다. 또 매년 사내 테니스 대회를 열어 선수로 뛸 뿐 아니라 경기가 끝난 후에도 출전 선수와 격의없이 어울리곤 한다. 러시아의 ‘테니스 요정’인 마리아 샤라포바 초청 이벤트는 조 회장의 ‘테니스 경영’을 가장 잘 드러낸 대목이다. 한솔은 지난해 9월 개최한 제1회 ‘한솔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세계적인 스타 샤라포바를 초청, 이른바 ‘샤라포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100억원이 넘는 홍보효과를 거뒀을 뿐 아니라 적자가 당연시되던 테니스 대회도 흑자가 가능하다는 값진 수확을 올렸다. 당시 조 회장의 ‘레이더’에 포착된 선수가 바로 샤라포바. 샤라포바는 그 때까지만 해도 기량보다 외모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 중 하나였다. 그래서인지 조 회장측의 적극적인 설득에 어렵지 않게 구두 승낙을 얻어냈다. 특히 샤라포바가 세계 최고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우승하면서 조 회장이 빼든 ‘샤라포바 카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예견됐다. 하지만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된’ 샤라포바는 ‘작은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각종 스케줄이 밀려 있어 방한할 수 없다고 강짜를 부리기 시작한 것. 이 때부터 기업인 최초로 한국협상협회에서 협상 대상을 받은 조 회장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조 회장은 “비즈니스는 신의가 최우선이다. 구두 약속도 계약서에 서명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약속이다. 스타가 약속을 저버리기 시작하면 팬들은 당연히 돌아설 수밖에 없다. 약속을 지켜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샤라포바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유리 샤라포바를 집중 공략했다. 양측은 윔블던 우승 ‘프리미엄’을 약간 얹어주는 수준에서 최종 합의에 성공했다. ■ 이인희고문의 자식교육 이인희 한솔 고문도 자식 교육 만큼은 한국의 ‘보통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최고경영자)로서 한솔을 키우느라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자식을 잘되게 하기 위해 때로는 어머니로서의 냉정함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한솔이 삼성에서 분리된 이후 동혁, 동만, 동길 3형제와 한지붕 아래 같이 살면서 엄격하게 경영 수업을 시켰다. 3형제는 회사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머니 대신 고문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할 정도이다. 그만큼 어머니를 ‘경영 스승’으로서 깍듯하게 대한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며느리들도 한때 어머님 대신 고문님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고문도 호칭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식들 앞에서 경영자로서의 위엄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한솔의 공동 경영자로서 강한 ‘경영 마인드’를 심어주자는 깊은 뜻에서다. 그러나 마냥 엄한 어머니만은 아니었다. 장남인 조동혁 명예 회장이 미국 유학시절 크게 다치자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수주일 동안 직접 병수발을 들며 가슴 아파했을 만큼 자식 사랑이 끔찍했다. 다만 약한 어머니를 내보이지 않기 위해 이를 감췄을 뿐이었다. 이 고문은 자식들을 어릴 때부터 해외에 보내 외국어와 국제 감각을 익히도록 했다.3형제 모두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으며, 장남인 조 명예회장은 대학까지 미국에서 졸업했다. 또 이 고문 가족이 한동안 일본에서 생활한 덕분에 3형제 모두 일어와 영어에 능통하다. 이 고문은 자식들의 영어 테스트를 위해 수시로 영어 대화 시간을 갖곤 했다.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경제와 정치, 사회문제 등을 주로 다뤄 자식들이 고급 영어를 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 고문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고문은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매년 겨울이면 그곳에서 건강을 돌보다가 3월쯤 한국에 돌아온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쉬어가기˙˙˙

    ‘악녀’ 토냐 하딩(34·미국)이 내달 11일 여장 전문 남자배우인 데이지 디와 복싱경기(3회)를 펼친다고. 하딩은 지난달 중순에도 피겨스케이팅 남자선수 출신인 마크 메이슨에 2회 TKO승을 거둬 이번 성대결은 두번째인 셈. 그러나 이번 상대가 어떤 방식으로 뽑혔는지 베일에 싸인 가운데 주위에서는 복싱팬들의 흥미를 끌기 위한 ‘고육책’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 [지폐 도안 어떻게 바뀌나] 여성·과학자 새긴 지폐 나온다

    [지폐 도안 어떻게 바뀌나] 여성·과학자 새긴 지폐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폐도안 전면교체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극성을 부리는 위조지폐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한다. 그대로 둘 경우 상거래에 큰 혼란은 물론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등 경제적 해악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는 박승 총재가 취임한 이후 줄곧 주장해온 세 가지 화폐개혁(화폐단위 변경, 고액권 발행, 위조방지를 위한 지폐변경 등) 방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은 정부와 정치권에서 논의 중단을 선언한 만큼 1차적으로 위조지폐 방지를 위한 지폐변경을 추진하고, 아울러 화폐단위 변경을 대체할 만한 고액권 발행도 함께 병행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위조지폐 방지는 홀로그램 패치가 관건 한은의 검토대로 추진된다면 조폐공사가 보유한 기존 시설에다 첨단 위조방지 기능을 첨가하면 된다. 위조를 막기 위한 첨단 방지기능으로 대략 세 가지가 꼽힌다. 지폐 가운데 은색의 홀로그램 패치(동전 크기의 사각 은막을 지폐에 씌우는 것으로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를 붙이는 것이 첫째다. 지폐 왼쪽 하단에 시각장애인의 지폐 인식을 위해 표기한 둥근 모양의 점자를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색잉크’를 첨부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마지막으로 잠상(潛象)으로 불리는, 지폐 오른쪽 인물 옆에 숨어 있는 액면 숫자를 넣는 방법이 있다. 현재 1만원권과 5000원권은 지폐 가운데 은색 점선이 세로로 부착돼 있지만, 색잉크와 잠상이 들어가 있는 지폐는 1만원권이 유일하다.1000원권은 은선 홀로그램도 없다. 따라서 1만원권은 홀로그램 패치를 넣을 것인지,5000원권에는 홀로그램 패치는 물론 색잉크와 잠상을 삽입할 것인가가 지폐 도안 변경의 핵심이다. 홀로그램은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 사진용 필름과 유사한 표면에 3차원 이미지를 기록한 것을 말한다. 여러 기술에 따라 시각적으로 다양한 입체적 효과를 낸다. 이 원리는 양주 등 가짜 주류 방지에도 활용하고 있다. ●화폐인물 여론조사 통해 선정 지폐 변경 대상은 1만원권 21억장,5000원권 2억장,1000원권 10억장 등 모두 33억여장이다. 산술적인 금액만으로도 24조원을 웃돈다. 이는 한은의 본원통화(시중 현금+시중은행 시재금+시중은행의 한은 예치금) 37조원의 65%에 이르는 규모다. 지폐변경에 장당 60∼70원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2040억∼2380억원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지폐변경을 하게 되면 현금자동인출기나 자판기 센서 교체 등을 통해 경기부양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1일자로 지폐를 변경한 일본의 경우 7000억엔 규모의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폐를 변경하게 되면 크기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현행 지폐는 달러 등 다른 지폐보다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화폐 인물도 교체 대상이다. 한은은 지금까지 여론조사 등을 통해 과학자, 여성 등 존경할 만한 인물 등 후보군을 1차적으로 검토하긴 했지만, 지폐 변경이 결정되면 이후 다양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다시 고른다는 입장이다. 현재 1만원권은 세종대왕,5000원권은 율곡 이이,1000원권은 퇴계 이황,500원짜리 동전은 학,100원은 이순신,50원은 벼이삭(쌀),5원은 거북선,1원은 무궁화 등이 각각 들어 있다. ●교체는 1∼2년 걸려 한국은행법에는 은행권의 변경이나 고액권 발행은 정부의 승인을 얻어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재정경제부와 합의가 이뤄진다면 곧바로 지폐도안 변경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지폐 제조 및 교환에는 적어도 1∼2년이 걸린다. 한은 관계자는 “1만원권의 수명은 통상 4년6개월,5000원권과 1000원권은 각각 2년가량이므로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돌아오는 주기를 감안해 교체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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