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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머리에 17차례 사커킥 날린 ‘축구 유망주’男…“선수 경력 과장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여성 머리에 17차례 사커킥 날린 ‘축구 유망주’男…“선수 경력 과장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처음 본 20대女와 동행 중 흉기 구입수차례 되돌아와 의식 잃은 여성 폭행겨울 골목 2시간 방치, 행인 발견 살아부산에 사는 40대 남성 권모씨는 지난 2월 5일 여자친구와 다퉜다. 6일 새벽까지 다툼이 이어져 ‘여친’에게 “다 죽인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중구의 한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이날 오전 4시 16분쯤 여성 A(29)씨를 만났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고 갔던 A씨는 권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40분 후 식당을 나온 권씨는 우연히 A씨와 동행해 걸어갔다. 그는 ‘강도질을 하자’고 맘먹었다. 권씨는 이날 오전 5시 16분쯤 서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흉기를 하나 샀다. 이를 옷에 숨긴 권씨는 3분 후 A씨의 목덜미를 붙잡고 100m쯤 끌고 간 뒤 뒷골목으로 밀어 넣었다. 이른 새벽이어서 인적은 없었다. 그는 흉기를 꺼내 A씨에게 겨눴다. A씨가 떨어진 안경을 찾으려고 숙이자 머리채를 잡고 벽으로 밀쳤다. 이에 A씨가 권씨의 모자를 벗기자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렸다. 그러고는 A씨 머리에 ‘사커킥’(축구공 차듯 걷어참)을 날렸다. A씨의 옷과 가방을 뒤지며 2분간 주먹질과 사커킥을 계속하다 자리를 떴다. 그렇지만 곧바로 골목으로 돌아와 A씨를 다시 발로 차고 훔칠 물건이 있나 뒤졌다. A씨는 1차 폭행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권씨는 또다시 골목을 떠나더니 1분 만에 돌아와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 재차 자리를 떴다 다시 돌아와 같은 짓을 하고 5시 26분 골목을 완전 떠날 때까지 7분간 주먹으로 13차례, 농구화 신은 양발로 17차례 A씨를 마구 폭행했다. 빼앗은 A씨의 휴대전화는 도주 중 버렸다. A씨는 추운 겨울 골목길에 2시간 동안 방치됐다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턱뼈가 부러지고 얼굴 여러 뼈가 파열돼 전치 8주 이상 중상을 입었다. 이도 몇 개 부러졌다. 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여친’에 “내 신발에 피 너무 많이묻었어, 사람 죽인 거 같아…”‘우승·MVP’ 고교 자퇴, 범죄의 길범행 후 달아난 권씨는 이날 오후 2시쯤 부산역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가방을 움켜쥔 채 전속력으로 달아나다가 넘어진 그를 삼단봉을 쥔 경찰이 제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강도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권씨는 재판에서 “상해의 고의만 있었고, 살인 고의는 없었다.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씨는 흉기를 소지했고, A씨 손에 흉기 상흔도 있었다. 20대 여성이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야 해 인격체를 살해한 것과 맞먹는다”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제7형사부(부장 신헌기)는 지난 8월 “권씨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사커킥’의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식을 잃은 A씨의 머리 등 급소 부분을 무차별 폭행했다”며 “골목을 빠져나갔다 다시 찾아와 화풀이하듯 폭행한 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으나 미수에 그쳤다”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은 ‘권씨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까지 축구선수로 경북지역 대회에서 우승하고 MVP상을 받은 유망주였으나 고교 2학년 때 자퇴해 축구를 그만뒀다’고 적었다. 이후 2008년 6월 20대 여성을 상대로 강도·성폭행을 저지른 뒤 ‘집에 어머니만 있다’는 것을 알고 집까지 가서 추가로 금품을 빼앗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출소 후인 2016년 편의점 2곳에서 흉기로 종업원을 위협하고 돈을 빼앗아 징역 5년을 받는 등 범죄자의 길을 갔다. 전과가 14범에 이르렀으나 교화는커녕 또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 징역 25년, “살인 고의 없었다”“축구 유망주 아니었다” 항소재판은 그의 불량한 태도로 지연됐다. 권씨는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세 차례 불출석했다 재판부가 “피고인 없이 진행하겠다”고 하자 지난 7월 처음 법정에 나왔다. 그러나 선고일을 잡으면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된 재판 연기로 구속 기한 만료일에 쫓긴 재판부가 “교도관이 업어서 오든 피의자 권씨를 꼭 데려오라”고 주문하는 등 속을 썩인 끝에 범행 반년이 넘어 선고할 수 있었다. 형사소송법은 약식재판을 제외하고 형사 사건 선고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불출석하면 다시 기일을 정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도 선고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 선고할 수 있다. 범행 당일 오전 9시쯤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나, 사람 죽였어. 내 얼굴과 신발에 피가 너무 많이 묻어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내가 죽으려고 나쁜 짓 했어”라고 말했던 권씨는 중형을 선고받자 항소했다. 권씨 변호인은 항소심에서 “권씨의 축구 선수 경력이 과장됐다. 그는 초등학교 4~6학년 때만 축구선수였고, 경북 대회 우승이나 MVP상을 받은 적이 없다. 유망주가 아니었다”면서 “권씨는 소지품을 분실한 A씨에게 소주와 과자 등을 사주기도 했다. 애초에 A씨의 재물을 갈취할 마음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씨가 흉기를 적극 사용하지 않았고, 스스로 현장을 떠났다. A씨 상태도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또다시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 이재욱)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18일 변론을 열어 권씨 측 등의 얘기를 더 들은 뒤 선고기일을 정할 예정이다.
  • 4대 종교 단체 “헌법수호 팽개친 윤 대통령 탄핵해야”

    4대 종교 단체 “헌법수호 팽개친 윤 대통령 탄핵해야”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종교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탄핵 촉구 4개 종단 시국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을 즉각 탄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국민과 헌법수호의 직무를 내팽개치고, 자신에게 무조건적이고 자발적인 맹종을 하는 이들만을 국민으로 여기며, 다른 모든 국민들을 반국가세력, 종북세력으로 몰고 갔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4대 종단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 천주교 남자 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실천불교승가회, 야단법석승가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기독교시국행동,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고서 “민주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길은 계엄 주동자들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대통령의 탄핵은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할 첫 번째 헌법적 절차”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NCCK는 그러면서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 교회와 함께하겠다고 하는 등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 교회 단체가 연대의 뜻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11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범불교시국회의 역시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국가적 신뢰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심각히 위협하는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한편, 원불교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무 501명의 명의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
  • 안세영, 4강 상대 왕즈이냐 한웨냐…3년 만의 월드 파이널 정상까지 2승

    안세영, 4강 상대 왕즈이냐 한웨냐…3년 만의 월드 파이널 정상까지 2승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총상금 250만 달러) 준결승에 올라 3년 만의 정상 복귀 꿈을 이어 갔다. 세계 1위 안세영은 1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B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8위 한웨(중국)를 경기 시작 38분 만에 게임 점수 2-0(21-11 21-15)으로 일축했다. 안세영은 2승1패를 기록하며 세계 4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한웨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게임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4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웨도 역시 게임 득실 우위로 조 2위를 확보했다. A조에서는 3연승을 달린 세계 9위 아야 오호리(일본)가 1위를 꿰찼다. 이날 세계 6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을 물리치고 2승1패를 기록한 세계 2위 왕즈이(중국)가 뒤를 이었다. A조와 B조 1위가 14일 각각 마주하는 4강 상대는 추첨을 통해 정해진다. 안세영은 만약 왕즈이와 짝지어지면 두 달 만의 설욕전에 나서는 셈이다. 왕즈이는 2024 파리올림픽 이후 상승세를 타며 안세영-천위페이(중국)-타이쯔잉(대만)-야마구치로 이어지는 여자 단식 ‘4대 천왕’ 구도를 무너뜨리고 있는 선수다. 안세영이 상대 전적에서 8승3패로 앞서 있으나 지난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 무기력하게 0-2로 완패한 바 있다. 안세영은 3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 중이다. 2020년 처음 출전해 3위에 오른 안세영은 2021년 정상을 밟았고 2022년 조별 리그 탈락, 지난해 3위의 성적을 냈다. 안세영은 전날 숙적이던 야마구치에게 1-2로 무릎을 꿇어 우려를 자아냈으나 이날 1게임에선 초반부터 3, 4연속 득점을 거푸 이어 가며 15-4로 크게 앞서는 등 일찌감치 실력을 발휘했다. 2게임 초반에는 엎치락뒤치락하다가 6-7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4점을 따내 우위에 섰고 13-12로 쫓겼으나 다시 간격을 벌리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한웨를 상대로 5연승을 달리며 상대 전적 8승1패를 기록했다.
  • 서울50플러스재단, 서울런4050 우수사례 공모 시상식

    서울50플러스재단, 서울런4050 우수사례 공모 시상식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의 새로운 시작을 돕기 위해 추진하는 ‘서울런4050’ 사업의 일환으로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우수사례 공모전 시상식을 12일 진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시상식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를 통해 활력을 찾고 성장을 이룬 15명의 사례가 최종 선정됐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성공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내 인생의 체인지업’을 주제로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열린 2회 행사에는 총 87편의 수기가 접수됐으며 그중 15편이 최종적으로 선정됐다. 공모전에는 사업 2년 차를 맞아 더욱 다양해진 ‘서울런4050’ 사업과 연계한 중장년 일자리 지원사업(인턴십, 채용설명회 등), 40대 특화사업, 직업훈련, 가치동행일자리 등 다양한 사업에 참여한 사례들이 접수됐다. 퇴직 후 인턴십이나 직업훈련을 통해 새로운 분야로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 40대 특화교육을 수료한 후 직업전환에 성공한 사례, 경력 단절 후 취업 컨설팅을 통해 N잡러의 삶을 살고 있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최우수상 수상자인 53세 홍재현 씨는 “인턴으로 근무하며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직업전환을 위한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가까운 캠퍼스에 한 번 가서 구경이라도 하며, 나의 동년배들이 만들어 내는 역동성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 로제 美·日·中 3관왕, ‘여자친구’ 유튜브 인기 급상승, 뉴진스 노래는 7억뷰…K걸그룹 잘나가네!

    로제 美·日·中 3관왕, ‘여자친구’ 유튜브 인기 급상승, 뉴진스 노래는 7억뷰…K걸그룹 잘나가네!

    엄혹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도 여성 가수들 인기는 뜨겁다. 각종 차트나 순위 등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13일 실시간 음악차트인 한터차트에 따르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ROSÉ)가 유명 가수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아파트’(APT.)는 12월 둘째 주 미국·일본·중국 국가별 차트 1위를 석권했다. 특히 미국 부문에서는 7주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APT.’는 중국에서 2위를 차지한 아이돌그룹 BTS 멤버 진의 ‘해피’(Happy), 일본 부문 2위를 차지한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를 거의 두 배 가까운 점수 차로 따돌리고 2주째 1위를 지켰다. ‘아파트’는 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전주보다 5위 상승하면서 7주 연속 진입했다. 로제의 정규앨범 1집 ‘로지’(rosie)에 실린 이 노래는 ‘아파트 아파트’를 반복하는 중독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데뷔 10주년 기념 활동에 나선 걸그룹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는 유튜브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유튜브 채널 딩고 뮤직에 올린 ‘킬링 보이스’는 하루 만에 유튜브 한국 인기 급상승 동영상 차트 1위에 직행했다. 이어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등에서 인기 급상승 동영상 차트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에 따라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300만회를 돌파했다. 간만의 그룹 활동에 댓글 창에는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르고 있다”, “오랜만에 듣는데도 인트로가 나오자마자 멜로디와 가사가 바로 떠오른다” 등 따뜻한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걸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Ditto’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7억 스트리밍을 돌파했다. ‘OMG’에 이어 뉴진스 노래 가운데 통산 두 번째다. 2022년 12월 공개한 이 노래는 포근한 멜로디와 뉴진스의 따뜻한 음색이 돋보이는 곡으로, 데뷔 6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송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에 입성했다. 또한 ‘Ditto’는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 멜론에서 ‘일간 차트 99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지난해 종합 연간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뉴진스는 스포티파이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연말 결산에서 음원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K-팝 아티스트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해당 리스트에 오른 K-팝 걸그룹 가운데 최고 순위다.
  • NO 트랜스젠더!…영국 테니스·여자 골프 출전 금지 조항 신설

    NO 트랜스젠더!…영국 테니스·여자 골프 출전 금지 조항 신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에서 불거진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 논란을 계기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생물학적 성을 바꿨더라도 이미 남성으로 2차 성징이 발현된 이후 성별을 바꾼 선수의 여자부 대회 참여는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골프 대회 규칙을 제정하고 관리하는 조직인 R&A는 13일(한국시간) 트랜스젠더의 프로 및 아마추어 대회 출전 규정을 담은 ‘공정 경쟁 정책’을 발표했다. R&A는 “내년부터 여자로 태어나거나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기 전에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만 R&A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R&A는 “지난 1년 동안 의료, 과학계 전문가들은 성전환 선수 경기력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남성으로 2차 성징을 겪은 뒤 성전환한 선수들은 여자로 태어난 선수들보다 뛰어난 경기력을 펼치기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마틴 슬럼버스 R&A 최고경영자(CEO)는 “골프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스포츠이지만, 엘리트 대회에선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R&A는 미국, 멕시코 이외의 지역에서 골프를 관장하는 기구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대회인 디오픈(브리티시오픈) 등을 주최한다. 앞서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지난 5일 같은 내용의 규정을 발표했다. 테니스 종주국인 영국도 트랜스젠더 여성의 국내 테니스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 영국테니스협회(LTA)는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선수의 전국대회와 클럽 간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최근 신설했다. LTA는 “테니스와 빠델(실내 약식 테니스)은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과 경기할 때 유리하다”면서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이러한 남성의 이점이 상당 부분 유지돼 경쟁이 불공정해질 잠재적 요소가 있다는 데에 광범위한 합의가 이뤄져 있다”고 밝혔다.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는 이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간 스포츠계에서는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경기 참가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에 출전한 이마네 칼리프(알제리)는 ‘성별 논란’ 속 금메달을 땄으나, 이후 그가 XY염색체는 물론 신체적 특성도 남성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의학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칼리프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생물학적 성을 전환했다며 여성부 경기에 참가했지만, 그는 압도적인 힘과 체력을 보이며 손쉽게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당시 칼리프에 패한 일부 선수들은 경기 후 울음을 터트리며 불합리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 600억 쏟아부은 소리축제 근본적 대책 촉구 목소리 높다

    600억 쏟아부은 소리축제 근본적 대책 촉구 목소리 높다

    지난 24년간 600억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아직도 정체성을 찾지 못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진정한 의미의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구체적, 실천적 개선책과 해결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 1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전주세계소리축제 제도개편 및 개선방안 세미나에서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의 쓴소리와 조언이 쏟아졌다. 이날 세미나는 전북도의회 박정규·임승식 도의회 상임위원장실 주최,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전북대학교 농악/풍물굿연구소·전북특별자치도 민속예술진흥연합회·사단법인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전북대 농악/풍물굿연구소 허정주 박사의 사회로 안동대 임재해 교수의 “축제문화의 정체성과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나아갈 방향”, 중앙대 송화섭 교수의 “전통제전과 지역축제의 주체와 후원관계의 비교”, 전북대 김익두 교수의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전반적­구체적 개선방안” 등이 발표됐다. 안동대 임재해 교수는 “한국의 축제 전통은 오랜 역사와 함께 해왔지만 지금 우리가 만나는 축제는 이름뿐이고 실제로는 관제 행사로 기획된 이벤트에 지나지 않다”고 꼬집었다. 관 주도 이벤트를 하는 까닭에 껍데기 축제에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우선 관람객들에게 소리를 들려주겠다는 일방적 생각을 버려야 변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 관현악단과 합창단을 불러들여 수준 높은 음악을 시민들에게 들려줘야겠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상투적인 음악회 수준에서 진정한 소리축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축제는 참여자가 자발적으로 즐기는 것이지 시혜적으로 보여주거나 들려주는 내용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축제위가 들려주고 보여줄 소리를 일방적으로 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이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제시하고 들어보라고 요구하면 축제가 아니라 소리발표회가 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진정한 소리축제의 정수를 보이려면 남녀노소 군취가무의 신명풀이 난장이 우아하고 세련된 고급음악의 무대예술을 뒤집어엎는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중의 일탈과 난장이 지배하는 변혁적 신명풀이로서 축제의 본질을 제대로 실현하려면 기존 소리축제의 형식과 내용을 탈피하여 새로운 발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대 송화섭 교수는 “축제는 주민의, 주민을 위한, 주민의 축제여야 하는데 오늘날 지역 축제는 관 주도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며 “소리축제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지역축제의 문제점으로 ▲관 주도 개최 ▲일제강점기 향토축제 계승 ▲사회공공성과 정체성 상실 ▲고비용 저효율 등이라며 축제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자체마다 축제망국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에 마을굿 전통의 민속문화를 파괴, 해체하고 일본 마쓰리를 모방한 향토축제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라며 “일본식 축제문화를 청산하는 것이 민족자존을 지키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축제는 사회 공공성을 띠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이고 지역문화예술은 기획성 행사가 아니라 수백, 수천 년 동안 세시절기에 맞춰 전승해오는 사회적 관행”이라며 “소리축제가 전통성과 정체성이 뚜렷한 가무문화를 살려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의 개최를 주관한 전북대 김익두 교수는 “전주세계소리축제는 2001년 시작돼 24년 동안 개최된 소리 중심 행사지만 그 내용으로 보아 주민들의 막대한 세금을 가지고 외부 중심의 주최자들이 벌이는 일종의 자본주의적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소리축제를 통해 전북의 소리문화가 진작되고 활성화되어 세계화된 것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전북의 소리문화는 위축되고 약화되고 소멸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리축제에 일반 도민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한 건도 없고 도내 단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92개 가운데 농악, 판소리 등은 10%도 안되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그 이유로 ▲축제 본연의 본질 및 전개에 대한 연구 부족 ▲자본주의적 이윤 추구에 기반을 둔 이벤트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의 개선방법으로 ▲정체성 확보 ▲축제 개최 시기 확정 ▲축제 장소의 결정 ▲축제 주체에 주민 참여 등을 제시했다. 또 축제 내용의 구성도 ▲14개 시군의 차별화된 퍼레이드 추가 ▲중심종목에 무당굿, 판소리, 풍물굿, 시조, 민요 등 설정 ▲로컬마켓/난장 등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작년에 열린 학술세미나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여러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그 개선방향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면 이번 세미나에서는 작년에 제기한 문제점들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개선방안들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되기 위해 제시된 실천적 방법을 중심으로 개선책과 해결책이 마련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 땅끝 바다로 온 그림… 그림 같은 땅끝 바다

    땅끝 바다로 온 그림… 그림 같은 땅끝 바다

    을씨년스러운 초겨울이다. 하늘은 맑은데 분위기는 스산하다. 성탄과 제야의 흥분은 사라졌고, 나라 경제와 국민의 가슴 위로 시름만 겹겹이 쌓이는 중이다. 이 춥고 음산한 계절에 멀고 먼 전남 고흥을 찾았다. 상큼한 유자 향으로 정치색 물든 머리를 말갛게 헹구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별멍’으로 가슴을 비워내려는 바람에서다. 고흥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사실상 없다. 흔히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지만 그것도 고흥의 일부를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 팔색조라 해야 할까. 우리 우주과학의 전초기지이면서, 문화와 예술 등 다양한 풍경이 곳곳에 스며 있다. 사람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고향을 등진 채 오랜 기간 방랑하다 탄생 100주년 만에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앉은’ 화가 천경자(1924~ 2015)와 ‘박치기왕’으로 통했던 프로레슬러 김일(1929~2006), ‘숨은 별’ 목일신(19 13~1986) 시인 등 당대의 셀럽들과 만나는 재미가 아주 각별하다. ●천경자의 ‘ 뱀’… 아픈 가족사와 연관 ‘미드나잇 인 파리’라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괴짜 우디 앨런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멜로와 코미디, 판타지가 두루뭉술하게 섞였다. 얼핏 ‘B급 영화’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2011년 개봉 당시 아카데미 등 미국 내 손꼽히는 영화제의 각본상은 죄다 휩쓸었을 만큼 내용이 탄탄하다. 전체 얼개는 이렇다. 홀로 프랑스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길(오언 윌슨) 앞에 자정 무렵 종소리와 함께 클래식 자동차 한 대가 나타난다. 엉겁결에 차에 올라탄 길은 과거로 돌아가 한 파티장을 찾게 되고, 그 자리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피카소와 그의 연인 아드리아나 등 전설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고흥에서의 느낌이 이와 비슷했다. 과장을 좀 섞긴 했지만, 고흥 읍내를 활보했던 당대의 셀럽들과 만나는 재미는 그만큼 흥미진진했다. 가장 먼저 만날 인물은 ‘찬란한 전설 천경자’ 전의 주인공 천경자다. 그의 이야기를 풀어 가려면 먼저 뱀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내년은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다. 동양에서 뱀은 전통적으로 신성시됐다. 중국 창조 신화에선 인류의 조상 격인 복희와 여와가 뱀의 형상을 한 것으로 표현됐고, 불교에선 가장 낮은 곳을 기어 다니며 무지한 인간에게 지혜의 등불이 되는 관자재보살로 여겼다. 요즘은 다르다. 대부분 징그럽고 사악한 존재이거나, 기껏해야 애욕의 화신 정도로 여긴다. 한데 뱀을 자신의 ‘비극적 페르소나’라며 즐겨 화폭에 담은 여인이 있다. 그것도 20대 꽃다운 나이에 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인 천경자가 바로 그다. 그는 왜 뱀에게서 화려한 슬픔과 신비한 아름다움을 보게 됐을까. 이를 살피려면 그의 고향, 고흥읍으로 가야 한다. 꼬박 100년 전인 1924년 11월 11일, 천경자는 봉황산 아래 서문리에서 태어났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에서 ‘천경자 100주년 기념전’의 도슨트 투어를 진행하는 이경희 해설사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당시 그의 외가는 꽤 요족했다고 한다. 무남독녀인 천경자의 어머니와 떨어져 살기 싫었던 외할아버지는 데릴사위를 들여 외딸을 끼고 살았고, 천경자 역시 외할아버지 품에서 금지옥엽으로 자랐다. 그의 본명은 천옥자다. 일제강점기에 아버지가 ‘천전옥자’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바꿨지만, 이를 꺼렸던 그는 1941년 일본 유학 시절에 스스로 ‘거울 보는 여자’란 뜻의 ‘경자’로 바꿨다. 어릴 때 보았던 고흥의 푸른 바다, 집 정원의 화사한 꽃들, 어머니가 만든 비단 바구니의 현란한 색감 등은 생전 그의 그림의 밑바탕이 됐다. 한데 왜 하필 뱀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삼았을까. 고흥보통학교(현 고흥초등학교) 시절, 그는 친구가 뱀에게 물려 죽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대문 앞에서 똬리를 틀고 있는 능구렁이 탓에 기겁을 한 일도 있다. 결정적 계기는 동생의 죽음이었다. 일제가 패망할 무렵,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 실패와 노름으로 집안은 폭삭 주저앉았고, 한국전쟁 와중엔 동생 옥희가 폐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돈이 없어 사랑하는 아우를 눈앞에서 떠나보낸 천경자는 하라는 의사 공부를 마다하고 그림으로 세월을 보낸 자신의 죄라며 자책했다. 그가 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다. “누이동생도 죽고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의학을 공부 못해 오만가지 저주를 받은 것이고, 두 사람을 저세상으로 보낸 나는 악이 받쳤던가, 꽃향기 찾아 스치는 뱀 두 마리로는 마음이 차지 않아 수십 마리의 무더기 뱀을 그림으로써 살 용기와 길을 찾으려고 몸부림쳤다.” 방랑과 이혼, 생활고 등으로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삶, 하나의 주체로서 살아가기 쉽지 않았던 여성의 굴레 등이 투영된 객체가 바로 뱀이었던 거다. 천경자 기념전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고흥아트센터 등에서 진행 중이다. 주 전시장은 분청문화박물관이다. 채색화와 드로잉, 아카이브 등 160여점이 7개 주제로 전시되고 있다. 경매가가 8억원에 달했던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과 여성상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길례언니Ⅱ’(1982), 그를 세상에 알렸던 초기작 ‘정(靜)’(1955) 등이 눈길을 끈다. 처음 공개되거나 반세기 만에 세상으로 나온 작품도 있다. 120호 크기의 ‘제주도 풍경’은 1956년 국전에 출품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일반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유화 ‘누드’는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던 1969∼1970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1970년 귀국전 이후 반세기 만의 바깥나들이다. 그와 각별한 사이였던 소설가 박경리와 주고받았던 편지들, 어린 시절 사진 등의 아카이브도 인상적이다. 천경자 전시회가 열리는 박물관 1층은 분청사기 전시장이다. 추상문편병 등 230여점의 분청사기와 만날 수 있다. 고흥읍과 서문리 생가 사이 850m 구간은 ‘천경자 예술길’로 꾸몄다. 벽화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볼거리는 없지만, 천경자의 어린 시절과 마주한다는 느낌이 꽤 각별하다. ●‘따르릉 비켜 나세요’ 만든 목일신 거리 ‘천경자 예술길’ 맞은편은 ‘목일신 문화예술 거리’다. 천경자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시인 목일신을 기념하는 공간이다. 그의 이름은 생소해도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로 시작되는 동요 ‘자전거’를 모르는 이는 없지 싶다. 목일신이 이 시를 지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항일 독립투사이면서 초기 기독교 교회 목사였던 아버지 목치숙이 자전거를 타고 순회 목회 활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며 지었다고 한다. 아직 어린 초등학생이, 조선어 수업을 탄압하던 일제강점기에 이처럼 아름다운 한글 시를 남겼다는 게 무척이나 놀랍다.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로 익숙한 ‘누가 누가 잠자나’도 그의 작품이다. 서문리 거리 곳곳이 목일신의 작품을 형상화한 벽화와 조형물 등으로 장식돼 있다. 고흥아트센터도 이 거리에 있다. 천경자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환상 여행’, 청년작가 82명이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천경자 작품전 등이 열리고 있다. ●한세기 풍미한 박치기왕 김일 체육관 고흥 남단의 거금도는 박치기로 일세를 풍미한 레슬러 김일의 자취와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흑백 TV마저 귀하던 시절, 박치기 한 방으로 상대 선수를 때려눕히던 김일은 당대의 영웅이었다. 거금도 중심에 김일 기념체육관이 조성돼 있다. 보기 드문 호남아였던 그의 젊은 시절 사진과 경기 당시 입었던 옷, 신발, 챔피언 벨트, 훈장 등이 전시돼 있다. 체육관 앞은 그의 생가다. ● 해안 일주 도로·야경 놓치면 후회! 거금도 안에는 해안일주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총길이는 60㎞에 달한다. 이 구간을 현지에선 ‘금산 해안경관’이라 부른다. 어엿한 고흥 8경 중 하나다. 이 길에 들면 그네들 표현처럼 “미쳐불 만한” 풍경이 이어진다. 굽이도는 길 따라 파란 바다와 섬 풍경이 번갈아 펼쳐진다. 금산생태숲 못미처 소원동산이 조성돼 있다. 전망대 겸 휴게소인데 주변 풍경이 빼어나다. 우뚝 솟은 적대봉이 녹동항의 광해(光害)를 막아 줘 호젓하게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기에도 좋고, 해돋이 풍경도 근사하다. 거금도의 바다는 이순신 장군의 바다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막바지인 1598년 8월, 절이도 해전이 이 해역에서 펼쳐졌다. 절이도는 조선시대 때 거금도를 일컫던 이름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조선 수군의 두 배가 넘는 100여척의 왜군을 맞아 소록도와 절이도 사이 해역에서 전투를 벌여 적선의 절반가량을 침몰시켰다. 대외적으로는 조선과 명나라 연합 수군이 벌인 첫 작전이었지만, 실제 전투에 나선 것은 조선 수군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진린 장군이 이끄는 명의 수군 앞에서 보란 듯이 대승을 거뒀다. 이제 고흥의 밤 풍경을 말할 차례다. 고흥 녹동항이 중심이다. 바다 위에 뜬 바다정원, 경관조명으로 빛나는 소록대교 등이 현란하게 어우러진다. 바다정원은 녹동항 바로 앞에 조성됐다. 홍예교 형태의 다리로 항구와 연결돼 있다. 낮에 찾아도 좋지만 경관조명으로 빛나는 밤 풍경이 한결 몽환적이다. 바다정원 옆엔 ‘고흥 스페이스 360’이 최근 새로 조성됐다. 항공우주 중심지인 고흥을 상징하는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표출된다. 우주천문과학관은 ‘이 구역에서’ 꽤 유명한 풍경전망대다. 입구에 서면 소록도, 녹동항, 거금도 등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무엇보다 좋은 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할 때다. 800㎜ 초대형 망원경을 통해 목성 등 태양계 행성과 태양의 흑점, 달 등을 살필 수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로 달 사진을 찍는 진기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오롯이 ‘별멍’을 즐기려면 거금도로 가야 한다. 광해가 덜해 맑은 날이면 거금도 일주도로 어디에서나 쏟아질 듯한 별들과 마주할 수 있다. 녹동항 초입에 조성된 ‘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 연수원’도 필수 방문 코스다. 저 유명한 ‘소록도 할매’, 그러니까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아네 스퇴거(한국명 고지선·90)와 마르가레트 피사레크(한국명 백수선·1935~2023)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1960년대 한국에 들어온 두 간호사는 40여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며 살다, 2005년 주변에 짐이 되지 않겠다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조용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소록도 관사 지대엔 이 푸른 눈의 천사들이 머물던 사택이 남아 있다.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신상 여행지 레인보우교 도 가볼 만 고흥의 ‘신상’ 여행지 한 곳 덧붙이자. 일몰 풍경으로 유명한 남양면 우도 앞에 ‘레인보우교’가 새로 놓였다. 1.32㎞의 국내 최장 연륙 인도교다. 예전 우도는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릴 때만 노둣길을 따라 오갈 수 있었는데, 이젠 무지개다리를 건너 언제나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여행수첩]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천경자 100주년 기념전이 열리는 동안 무료로 운영된다. 전시는 31일까지다. 오전 10시 문을 열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고흥아트센터 역시 무료다. -고흥 읍내 생선구이 시장은 1915년에 세워진 오랜 역사의 전통시장이다.  지난 8월 주차장이 새로 조성되고, 생선구이 전문 식당이 들어서면서 종전보다 한결 편리하고 재밌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게 됐다. -해돌마루는 유자빵 등 디저트로 유명한 카페다. 거금도 신평리에 있다. 고흥 초입인 동강면의 ‘유자씨의 하루’도 유자빵으로 널리 알려졌다.
  • [서울광장] 6시간 계엄 속 민주주의 지킨 ‘시민의 힘’

    [서울광장] 6시간 계엄 속 민주주의 지킨 ‘시민의 힘’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 45년 만에 나온 계엄령 선포로 대통령 탄핵 정국이 펼쳐지면서 대의민주주의의 취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6시간 계엄령에 여야를 막론하고 위헌적 행위라는 비판을 쏟아 냈다. 하지만 정치 양극화와 적대적 정치 문화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민주주의 위기의 서막에 불과하다. 이번 12·3 사태의 배경에는 여야 간 이념 대립과 극단적 진영 논리가 있다.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는 입법부와 행정부 간 끝없는 충돌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성을 잃은 윤석열 대통령의 극단적 분노는 계엄 선포로 나타났다. 야당의 장관, 감사원장, 검사로 이어지는 탄핵 공세와 끝없는 특검법안 발의에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로 맞서면서 적대적 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오기의 정치에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작동 원리는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적대적 정치 양극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했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 주권자의 대리인 역할을 해야 한다. 탄핵에 대해 찬성이든 반대든 자기 뜻을 밝혀야 마땅하다. 하지만 105명의 여당 의원은 1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아예 거부했다. 당론을 핑계로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려는 꼼수였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도긴개긴이다. 민주당은 과거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불참론을 제기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여야를 막론한 무책임한 행태는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하며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정치권이 드러낸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결함에 국민은 정치의 관찰자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로 나서게 됐다. 윤 대통령은 여전히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탄핵의 부당함만 주장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탄핵 정국에서 일관성 없는 행보로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계엄령 해제에는 결단력을 보였다. 하지만 1차 탄핵에 대해서는 ‘질서 있는 퇴진’ 운운하며 반대했고, 2차 탄핵안 표결에는 당론 찬성을 외치는 등 오락가락한다. 이 대표는 탄핵 정국을 권력 쟁취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또 대중주의적 접근으로 자신을 ‘한국의 트럼프’로 포장하려 한다. 하지만 진보적 정책과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 속에 ‘한국의 차베스’라는 평가도 거세다. 이번 탄핵 정국에서 위기에 빠진 대의민주주의에 그나마 희망을 준 건 다름 아닌 시민들이다. 전두환 정권의 독재에 맞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끌어낸 1987년 6월 민주항쟁, 박근혜 탄핵을 끌어낸 2016년 촛불집회에 나섰던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평화적인 시위가 다시 펼쳐지고 있다.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으로, 민중가요 대신 아이돌 노래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민의 힘을 보여 준다. 특정한 정파적 주장에는 야유를 보내는 등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비판한다. 국회 앞 탄핵 집회장 근처 카페에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500만원어치의 커피를 선결제해 뒀다는 등 시민들의 선결제 릴레이 사례가 소셜미디어에 줄줄이 올라왔다. 이념과 관계없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일반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2차 탄핵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탄핵안 통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확인한 만큼 제도 보완으로 이어져야 한다. 4년, 5년마다 선거를 통한 심판 외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국회의원 소환제 같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당론을 초월한 소신 투표 보장 등 기술적 보완뿐만 아니라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독립성 강화, 지방분권 등 권력 분산과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혁신적 개혁이 필요하다.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권력의 횡포에 맞선 시민의 정치 참여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정치인이 국민의 대리인 역할을 하지 못하면 임기 중이라도 심판해야 주권재민이 실현된다. 정치인의 책임과 시민의 관심 속에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직접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가 조화를 이루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박현갑 논설위원
  •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플라스틱 사용 자제 앞장”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플라스틱 사용 자제 앞장”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이 지난 11일 환경보호를 위한 캠페인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 동참했다고 호반그룹이 12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환경부가 주관하는 릴레이 형식의 환경 운동으로 일상 속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시작됐다. 참여자가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약속하며 이를 실천하는 내용을 온라인에 공유하고 다음 참여자를 지명함으로써 활동을 확산시키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스타트업인 서스테이너블랩 서선미 대표 및 호반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이번 캠페인의 취지를 되새기며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스테이너블랩은 농식품 부산물 재자원화 기술과 미세 플라스틱 0% 친환경 소재 개발로 탄소 배출 감축 및 지속 가능성 증진에 앞장서는 기업이다. 호반그룹은 이 밖에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서스테이너블랩과 협력해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욕실 용품으로 구성된 친환경 어메니티 키트를 개발 중이며 이를 자연 분해 가능한 포장 용기에 담아 내년 봄 리솜리조트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건설 현장과 공장에서 생겨나는 폐안전모를 재활용한 경작업모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호반건설과 호반산업 등 건설 계열사는 아파트 견본주택 방문객들에게 장바구니를 제공하며 일회용품 감축 노력을 이어 가고 있다. 김 사장은 허윤홍 GS건설 대표의 추천을 받아 이번 챌린지에 동참했으며 다음 참여자로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이사, 신찬호 레이어 대표, 골프 선수인 김비오 KPGA 프로를 추천했다.
  • 금기ㆍ경계 허물고… 비로소 ‘몸의 선언’

    금기ㆍ경계 허물고… 비로소 ‘몸의 선언’

    타인의 평가서 벗어나지 못하고평생 대상화에 시달리는 여성들내가 되어 가는 연대의 기록 담아“고백 마친 그들 모두 평안해지길” “어쩌면 여성과 여성의 몸은 동의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120쪽)라는 절망에서 시작한 몸에 대한 고백이 ‘포섭되지 않는 몸’에 대한 선언까지 나아가는 연작 소설집이 찾아왔다. 노동, 세대, 가족, 국적 등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다양한 문제를 포착해 온 소설가 이서수(41)의 신작 ‘몸과 고백들’이다. 작품에는 여성의 몸에 대한 솔직한 고백에서 시작해 다양한 양태의 ‘섹슈얼리티’를 다룬다. 작가는 작품에서 논바이너리(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벗어난 젠더 정체성),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정체성을 구분 짓지 않고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사랑), 무성애 등을 다루지만, 단순한 분류법에 따라 구분 짓기를 경계한다. 몸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통해 경계를 허물고 비로소 내가 되는 연대의 기록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왜 하필 ‘고백’이라는 형태를 취했을까.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9쪽)로 시작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은 의도와 무관하게 발화자 자신을 가장 먼저 위로한다. 고백은 오로지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기 안의 이야기를 바깥에 스스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 이서수는 “누군가의 고백은 가장 큰 연대의 방식일 수 있음을 알기에, 고백을 마친 그들 모두가 부디 평안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남겼다. 다섯 편의 소설에는 몸에 대한 다양한 고백이 담겼다. ‘몸과 여자들’에서는 1983년생인 나와 1959년생 어머니 박미복 두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라빠진 몸’을 가진 나는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이차 성징이 나타나야 할 평균’에 수렴되지 않아 두려움을 느낀다. 스무 살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강간당하듯 첫 섹스를 경험한다. 박미복은 ‘몸이 예쁘다’, ‘얼굴이 하얗다’ 등 ‘아름다운 여성의 몸’으로 대상화되는 경험을 해야 했던 존재다. ‘몸과 우리들’에는 어떤 성별로도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는 주인공 미지가 등장한다. 끊임없이 구분 짓기를 요구하는 세상에 그는 “남성이 되고 싶은 것도, 여성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닌” 몸을 두고 “도대체 어떤 몸인지 매일 생각”하며 “어쩌면 이런 생각은 생각이 아니라 존재 방식인지도 모르겠다”(150쪽)는 결론을 낸다. ‘몸과 금기들’의 주인공인 나는 어린 시절 친구와 비밀스럽게 자위 행위를 한 경험을 회고한다. 학원 여자아이들을 성추행하는 남자아이들을 역으로 추행할 만큼 소위 ‘발랑 까진’ 여자로 자란 나는, 몸을 ‘제대로 쓰는’ 기능적인 섹스를 즐기는 사람이 된다. ‘몸과 무경계 지대’에서는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유난히 여성스러웠던 소련에서 온 소년 등 경계에 선 자들을 통해 섹슈얼리티의 무경계 지대인 이태원을 헤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몸과 비밀들’에서는 마침내 ‘버섯 인간’과 같은 다른 종과 연결된 ‘혼종’으로, 인간의 차원을 횡단하는 모습으로까지 나아간다.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하고 궁리하는 존재”이지만 버섯은 그렇지 않다. “진화하는 서열 체계가 없는 곳에서 탄생하고 존재하는, ‘생’하는 게 아닌 ‘생’ 그 자체”(277쪽)이자 온 군데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가 버섯이다. “존재 그 자체를 느끼고 싶다”는 각각의 고백에 작가는 “이미 네 안에 너 같은 사람의 우주가 다 들어 있어. 그걸 알면 되는 거야. 잊지 않으면 돼”(131쪽)라고 응답한다.
  • 가이드·화장실 지도 앱… 담화에 분노한 시민 결집한다

    가이드·화장실 지도 앱… 담화에 분노한 시민 결집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집회 참여자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 가이드’까지 만들었다. 다른 시민들이 선결제해둔 식당·카페 등과 화장실 위치 등을 담은 지도와 안전 수칙 등을 여기에 담았다. 12일 사실상 퇴진을 거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탄핵소추안 표결날인 14일 많은 시민이 국회 앞에 집결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촉구 집회와 관련해 인기를 끌고 있는 홈페이지 중 하나는 선결제 업소 위치를 볼 수 있는 ‘촛불집회가이드’다. 매일 20만명 이상이 접속하는 홈페이지에는 미리 계산이 돼 있는 업소들과 집회 참여 시 준비물, 추천 옷차림, 참여자의 법적 권리 등이 정리돼 있다. 홈페이지를 만든 직장인 유모(30)씨는 “집회에 나와서 여러 정보를 찾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공유하고 싶은 정보를 모아서 만들었다”면서도 “집회에 나올 일이 없어져 이 홈페이지가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주말 집회 때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16만명)이나 몰린만큼 국회 앞은 안전사고 우려는 물론 화장실 대란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국회 인근 개방 화장실 위치를 알 수 있는 ‘여의도 화장실 지도’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지도를 만든 임완수 미국 메헤리 의대 교수는 “집회 현장에 이동 화장실이 없어 건물마다 줄을 길게 서 있거나 헤매는 시민들을 보고 지도를 만들었다”며 “데이터가 잘 안 터지는 상황을 대비해 14일에는 책자도 제작해 공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6개월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했던 권순영(44)씨는 14일 집회때 쓸 70만원짜리 ‘키즈버스’를 대여할 예정이다. 권씨는 “추운 날씨에 아이 기저귀를 갈 곳이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아이를 데리고도 집회에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있었던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대다수 일반 시민 반응은 싸늘했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최성수(37)씨는 “대통령이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계엄의 이유도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며 “집회 참여자가 더 늘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박모(23)씨도 “어떤 지도자가 경고성으로 비상계엄을 하나.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 안세영, ‘숙적’ 일본 야마구치에 패배...내일 中한위와 3차전

    안세영, ‘숙적’ 일본 야마구치에 패배...내일 中한위와 3차전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우승에 도전하는 안세영(22·삼성생명)이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4 조별리그 2차전에서 여자 단식 랭킹 4위 야마구치를 맞아 접전 끝에 1-2(20-22 21-17 15-21)로 졌다. 야마구치는 해마다 부문별 상위 순위자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격인 파이널 대회에서 안세영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자다. 그는 지난 8월 파리올림픽 여자단식 8강전에서 안세영에게 역전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약 4개월 만의 재대결에서는 먼저 웃었다. 안세영과 야마구치의 통산 상대 전적은 11승 14패로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게임 시작은 안세영의 움직임이 좋았다. 안세영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내리 6득점에 성공하며 가볍게 첫 게임을 따내는 듯 했다. 하지만 몸이 풀린 야마구치는 곧바로 매서운 추격에 나섰다. 초반 넉넉했던 점수 차를 지치지 못한 안세영은 1게임부터 듀스로 접어들며 고전했고, 첫 듀스 상황에서 2연속 실점하며 1겜을 야마구치에게 내줬다. 2게임은 초반부터 팽팽한 득점 싸움이 반복되다 안세영이 게임 중반부터 집중력을 보이면서 21-17로 비교적 수월하게 매듭지었다. 하지만 마지막 3게임은 야마구치가 먼저 10점 고지에 오른 이후부터 안세영의 추격을 뿌리치며 득점을 쌓아갔고 15-21로 야마구치가 두 게임을 가져가며 승리를 챙겼다. 안세영이 속한 B조 4명의 선수 중 4강 진출인 유력한 안세영과 야마구치는 각각 조별리그 1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안세영은 전날 태국 수파니다 카테통(27·10위)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고, 야마구치는 중국 한위에(25·8위)에게 패했다. 안세영은 13일 한위에를 상대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파이널 대회는 A·B조 1·2위가 가려지면 4강전과 결승전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첫 팹 공사 때 4500억 규모 지역자원 쓴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첫 팹 공사 때 4500억 규모 지역자원 쓴다

    경기 용인시는 내년 3월 시작되는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내 SK 하이닉스 첫번째 생산라인(Fab) 건축 공사 때 용인의 지역 자원 활용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와 관련해 4500억원 규모의 지역 자원 활용계획을 시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 2월 이상일 시장과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이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후속조치다. 협약에서 시는 팹(Fab) 착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건축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SK하이닉스는 건설 공사를 할 때 관내 지역업체의 자재나 장비 우선 사용, 관내 인력 우선 채용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다. 시는 그동안 팹 건축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와 내년 3월 착공 이후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 왔다. 시공사측은 반도체 공정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를 제외한 레미콘, 골재, 아스콘 등 건설공사 기본 자재는 지역업체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주차장 부지 조성이나 폐기물 처리 용역, 인허가가 필요한 용역과 관련해서도 지역업체에 우선적으로 기회가 돌아가도록 할 방침이다. 철근이나 마감자재, 기계·전기설비 자재류 등 기본자재와 장비를 조달할 때도 지역업체를 우선 활용할 계획인데, 단가 차이가 발생할 때 현장에서 통용되도록 ‘용인시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할 방침이다. 공사 진행을 돕는 인부나 신호수, 교통통제원, 청소 용역, 경비원 등은 용인 지역 거주자를 우선 채용하고 반도체 공사에 특화된 고급 기능공 근로자 투입이 필요한 때에도 지역 인력업체와 협의해 지역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시공사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첫번째 팹은 2027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내년 3월부터 약 2년간 건축공사에 들어간다. 이 기간동안 투입되는 공사 참여자는 연인원 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자재와 인력 장비 조달에 지역업체가 활용되면 용인의 지역경제에는 큰 활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이 일하면서 식사비, 숙박비 등을 지출 할 것이므로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상일 시장은 “시는 지난 2월 SK하이닉스와 맺은 협약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시작될 반도체 생산라인 건축 공사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용인의 인력, 자재, 장비 등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체화했다”며 “이 방안이 건설 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륵 시가 관심을 기울여 용인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주민자치 퍼실리테이터 양성” 성북형 주민자치 완성도 높여

    “주민자치 퍼실리테이터 양성” 성북형 주민자치 완성도 높여

    서울 성북구가 지난 5일 주민자치회 위원을 대상으로 ‘성북구 주민자치 퍼실리테이터 양성 교육’을 성황리에 마쳤다고 12일 밝혔다.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4회에 걸쳐 6시간씩 총 24시간 이뤄졌다. 교육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신청자의 90%에 가까운 29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교육 내용은 퍼실리테이션의 이해와 회의 리더십, 퍼실리테이션 도구와 기법 등이다. 의제발굴 등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주민자치회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위원은 “퍼실리테이터가 무엇인지 모르고 하루 6시간, 24시간의 교육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6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다양한 소통기법과 기술들을 배워나가는 것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번 퍼실리테이터 양성 교육으로 주민자치회 역량 강화는 물론 성북구 주민자치공론장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이장우♥조혜원, 내년 결혼…돌연 통보받은 ‘나혼산’ 측 반응

    이장우♥조혜원, 내년 결혼…돌연 통보받은 ‘나혼산’ 측 반응

    배우 이장우가 내년 결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장우는 지난 1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시골마을 이장우’에서 배우 홍석천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결혼 계획에 대해 언급했다. 이장우는 현재 8살 연하 배우 조혜원과 공개 열애 중이다. 방송에서 홍석천은 “장우 이렇게 요리도 잘하고 그러는데 장가 안 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장우는 “(결혼은) 내년에 준비하고 있다”고 깜짝 발언을 했다. 다만 이장우는 현재 출연 중인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당장 하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연예계에 따르면 ‘나 혼자 산다’ 관계자는 이장우 하차설과 관련해 “관련 내용과 관련해 논의 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장우는 지난해 ‘2023 MBC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고 소감을 밝히던 중 “여자 친구가 지금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결혼을 조금 미뤄야 할 거 같다. 나 ‘나 혼자 산다’ 조금만 더 해도 될까? 너무 사랑하고 장모님 감사하다”라고 조혜원과의 결혼을 간접적으로 언급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앞서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도 “결혼할 사람이 있고, 결혼도 하고 싶지만, 이 팀을 잃고 싶지 않다”면서 프로그램과 개인적인 욕심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편 이장우와 조혜원은 지난 2018년 방송한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에 출연해 선후배 관계로 지내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 정신의학과 전문의 510명 “尹 탄핵만이 국민 트라우마 치유”

    정신의학과 전문의 510명 “尹 탄핵만이 국민 트라우마 치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이들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 퇴진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전문의 510명은 12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협박에 가까운 포고문, 갑작스러운 군대 출동 등으로 큰 심리적 충격을 받았을 국민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헌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 퇴진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군부독재와 국가폭력 역사를 기억하는 많은 국민은 그 트라우마를 재경험하며 심각한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헌법 위반과 부당한 권력 행사로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긴 현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죄와 더불어 헌법에 명시된 절차에 의한 직무 정지 또는 사퇴가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또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제1호)이 “선량한 시민들에게 두려움과 모욕감을 줬으며 치료와 돌봄을 본업으로 삼는 의료진에 대한 살벌한 위협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고 비판했다. 앞서 포고령(제1호)은 5항에서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에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밝혔다. 정신과 전문의 510명은 “정신의학적으로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피해자의 신속한 안전 확보와 가해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은 국민 트라우마를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공포를 증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여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국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현 대통령과 정부가 초래한 의대 증원으로 인한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의료 전문가에 대한 처단과 같은 위협이 아닌 존중이 필요하다”면서 “정치권은 현재 국민이 느끼는 현실적 위기를 최대한 신속히 종식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과 조치를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7000여자 분량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29분 내내 거대 야당을 비난하고 계엄이 대통령 고유의 통치 행위라는 논리를 폈다.
  • 중국 대학, 성전환 학생 개인정보 노출 논란

    중국 대학, 성전환 학생 개인정보 노출 논란

    중국에 있는 학 대학교가 재학생의 성전환 사실을 게시판에 공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이 학생의 성명뿐만 아니라 신분증 번호까지 공개하면서 “개인정보 침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10일 하이바오신문은 우한 퉁지의과대학 간호학원에서 벌어진 신상정보 공개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지난 11월 21일 이 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이 성전환 수술로 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다면서 학교에 개인정보 변경 요청을 했다. 2주 정도 지난 12월 5일 게시판에는 이 학생의 신상이 바뀌었다는 내용의 문서가 게시판에 공개됐다. 학교 측이 붙인 게시물에는 학생의 이름, 학과, 신분증 번호까지 기재돼 있었고, 학생 정보 변경 사유도 적시했다. 또 마지막에는 개인정보 변경으로 인한 책임은 모두 학생에게 있다는 문장도 담았다. 공지문은 닷새 동안 공개됐다. 이 사실이 온라인에 알려지면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은 “학교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어떠한 조항 때문에 이렇게 자세하게 개인 신상을 공개한 것인가”라는 언론사의 질문에는 “학교 사무와 관련된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알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이 매체에 “신분증 번호, 성별 변경의 이유는 민감한 개인 정보에 해당하므로 이렇게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은 개인 정보가 유출될 위험성이 있다”면서 학교 규정에 따라 내용을 공지해야 할 경우 중요 내용은 익명 처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런 공개가 당사자에게 심리적인 부담도 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학교 측의 행동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학교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 줘야 한다. 굳이 알릴 필요는 없다”거나 “성별 변경을 왜 공개하는가”라며 개인 정보 침해를 지적했다. 다른 쪽에서는 “이 학생이 여자 화장실이나 여자 기숙사를 갈 경우 다른 여학생들의 반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당연히 알려야 한다”, “학생들은 알 권리가 있다”는 등 학교 처사를 옹호하는 반응도 있다.
  • 윤석열 계엄에 ‘민중가요’된 K팝…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인기

    윤석열 계엄에 ‘민중가요’된 K팝…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의 2007년 곡 ‘다시 만난 세계’가 윤석열 계엄령 발표 이후 인기를 끌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촛불 집회 현장에서 자주 불리면서 청취율도 크게 늘었다. ‘다시 만난 세계’를 비롯해 계엄과 관련한 가사를 담은 가요, 흥을 돋우는 K팝 등이 ‘민중가요’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12일 음원 플랫폼 멜론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을 기점으로 일주일(12월 3∼9일)간 ‘다시 만난 세계’ 청취자 수는 지난 일주일(11월 26∼12월 2일)보다 23% 늘었다. 겨울을 맞아 신곡과 캐럴 등이 강세인 지금 상황에서 17년 전 아이돌 그룹 노래의 인기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또 집회 현장에서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와 ‘웰컴 투 더 쇼’도 인기를 끈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 등 최근 히트곡도 종종 흘러나온다. ‘다시 만난 세계’가 집회 현장에서 불려 주목받은 것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두고 총장 퇴진 요구가 제기된 지난 2016년 ‘이화여대 사태’ 때다. 당시 학생들은 한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집회에서도 노래는 재소환됐다. 불안을 극복하며 미지의 세계로 도전하는 소녀들을 묘사한 가사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그려 왔던 헤매임의 끝/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슬픔 이젠 안녕’ 등 가사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힘 있는 멜로디, 단조이지만 비장한 느낌이 드는 곡 분위기도 한몫했다. 2000년대 이후 대학 총학생회의 탈 운동권화 현상, 그리고 이번 집회에 20~30대 여성층 증가, 과거 운동권 세대의 집회 참여 등이 맞물리면서 공통의 접점인 ‘K팝’이 민중가요로 사용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탄핵 플레이리스트’도 돌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클락션’, 샤이니의 ‘링딩동’,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방탄소년단(BTS) ‘불타오르네’ 가사가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서 공유된다.
  • “다수 남성이 가슴 만져 음란행위”… 압구정·홍대 활보 ‘알몸 박스녀’ 벌금형

    “다수 남성이 가슴 만져 음란행위”… 압구정·홍대 활보 ‘알몸 박스녀’ 벌금형

    法 “박스로 가렸어도 일반인 성적 상상 가중”행위예술 주장 배척 “문학·예술적 가치 없어” 서울 압구정, 홍대 등 번화가에서 알몸에 박스만 걸친 채 행인들에게 손을 넣어 자신의 신체를 만지라고 한 여성과 성인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12일 이들의 공연음란 혐의 재판에서 이른바 ‘알몸 박스녀’로 알려진 A씨와 홍보역할을 한 B씨에게 각각 벌금 400만원을, 콘텐츠를 기획한 C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세 사람 모두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하 판사는 “다수의 사람들이 오가는 통행로에서 다수를 상대로 가슴을 만지게 한 행위는 충분히 선정적이고 일반 보통인의 성적 상상 및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실제 시민들이 피고인의 행위를 제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번화가에서는 다수의 성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나 미성년자와 동반한 가족들도 통행한다”며 “실제 다수의 남성들이 권유에 응해 가슴을 만지고 통행하던 다른 사람들이 행위를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박스로 알몸을 가려 음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해선 “신체가 박스로 가려져 가슴이나 피고인들의 권유에 의한 행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일반 보통인의 성적 상상이나 수치심을 가중할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평등 의식을 위한 일종의 행위예술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도 배척했다. 하 판사는 “A씨는 범행 동기에 관해 자신 있는 부위가 가슴이고 화제가 되고 싶어 범행했다고 했고, 다른 피고인들은 구독자 10만명을 넘을 경우 박스 아래 구멍을 하나 더 뚫겠단 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A씨의 인지도를 획득하고 인지도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으로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어떠한 문학적, 예술적, 교육적 가치도 도출할 수 없다”고 했다. 하 판사는 아울러 “사회 평균의 입장에서 관찰해 건전한 사회적 통념에 따라 규범적,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불쾌감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와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서 구멍이 뚫린 박스를 걸치고 다니면서 행인들에게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더 하고 싶었는데 경찰이 해산시켜서 나왔다.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재판에서 A씨 측 변호인은 “본 건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당시 피고인의 외관, 노출된 신체 부위, 노출의 정도, 행위의 동기를 종합했을 때 음란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전부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한편 A씨는 성인물(AV) 배우 겸 모델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평소 남자가 웃통을 벗으면 아무렇지 않고 여자가 벗으면 처벌받는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걸 깨보는 일종의 행위예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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