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50연승 “패배를 잊었다”
중앙대가 국내 농구 사상 최초로 50연승 신화를 썼다.
중앙대는 6일 경기도 용인 명지대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전국 대학연맹전 2차대회 6강전 둘째날 경기에서 오세근(26점 12리바운드)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고려대를 86-61로 꺾었다.
2006년 11월 42회 대학연맹전을 시작으로 2년여 동안 50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것. 그 동안 농구계에는 암묵적으로 고려대의 49연승(77~79년)을 최다연승 기록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그 기간 고려대는 연고전과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에서 패한 기록이 있다. 두 경기를 공식경기로 간주하지 않더라도 77년 10월 대통령배에서 한국은행에 83-90으로 패한 기록이 6일 뒤늦게 발견됐다. 결국 그 동안 49연승으로 알려진 고려대의 기록은 2무승부를 포함한 44연승인 셈.
고려대 기록과 관계없이 중앙대의 50연승은 한국 농구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셈이다. 남자프로농구 SBS(현 KT&G)가 04~05시즌에 세운 15연승,2000년 여자프로농구 신세계의 16연승을 훌쩍 뛰어넘은 대기록.
신화는 2006년 말 시작됐다. 박성진(22)과 강병현(23·전자랜드), 윤호영(24·동부)이 주축을 이룬 중앙대는 연승에 시동을 걸었다.2007년 센터 함지훈이 졸업했지만,‘괴물’ 오세근(21)이 입학하면서 공수 밸런스는 더욱 탄탄해졌다.
김상준 감독이 추구하는 ‘런 앤드 건(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속공을 펼치는 전술)’ 과 창의적인 플레이가 뿌리내리면서 고공행진은 이어졌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해 MBC배에서 졸전 끝에 건국대에 2점차로 신승을 거둔 것. 또 지난해 1차연맹전에선 주전 4명이 국가대표와 청소년대표로 차출됐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으로 극복했다.
2006년 9월 취임 이후 55승1패의 가공할 승률(.982)을 기록한 김상준 감독은 “고려대에서 기록을 지키기 위해 총력전으로 나올 것을 예상했다. 오늘이 고비였는데 선수들 덕분에 50연승을 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이어 “우리의 기록은 그 동안 뿌린 땀만큼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이라면서 “저학년 아이들의 발전 가능성이 좋아서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중앙대가 1차 연맹전과 종별선수권에 불참해 연승 기록으로 공인할 수 없다는 대학농구연맹의 입장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출전한 대회에서 50번을 연속 이겼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협회의 공인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용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