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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

    “여자가 남자보다 더 깨끗하고 공정하다”는 주장이 있다.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의 생물학적 본능,즉 종족보존의 모성본능이 여성을 남성보다 더공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난 6일 서울 종암경찰서장으로 부임해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을 벌이고있는 김강자(金康子) 총경은 이 주장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경기도 양평경찰서장으로 ‘러브호텔’과 ‘티켓다방’의 불법영업 단속에 나선 김인옥(金仁玉) 총경도 여성이다.지난해 멕시코시의 알레한드로 헤르츠 경찰청장은 “본성상 여성은 남성보다 더 도덕적”이라면서 교통단속 경찰관을 여성으로 전원 교체한 바 있다.김강자 총경은 ‘미아리 텍사스촌’ 관할 파출소장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각설하고 미성년 매매춘과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고 있다.경찰청은 10일 전국의 53개 대규모 윤락가에서 50일동안 미성년 윤락행위를 집중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여성·시민단체도 여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서울 성북구청은 청소년 윤락행위를 신고할 경우 20만원의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실시하기로 하고 신고전화를 개설했다.이 전쟁을 처음 시작한 김총경에게는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와 각계의 격려가 쇄도하고 있다.여성단체 등의 격려방문이줄을 잇고 격려전화가 5분에 한번꼴로 걸려온다.미성년 윤락녀들에게 일자리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미성년 매매춘이 금방 뿌리뽑힐 것 같은 기세다.그러나 과연 그렇게 될까. 불행히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매춘이 성경에도 기록된,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어서만이 아니라 미성년 매매춘의 뿌리가 이 사회에 너무 깊게 박혔기 때문이다.김강자 총경이 뉴스피플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은 그 뿌리가 얼마나 지독한지 보여준다.옥천경찰서장 재임시절 그는 많은 10대 여자아이들이 ‘사기죄’로 고발당한 것을 발견했다.티켓다방에서 윤락행위를 하던 아이들이었다.가출청소년인 이들은 직업소개소를통해 티켓다방으로 팔려가 하루 1만5,000원짜리 티켓을 10장씩 끊으며 생활했다.하루 10차례의 윤락행위를 한 것이다.업주들은 순진한 꼬마들에게 5만원짜리 옷을 20만원에 파는 등의 수법으로 (아이들의)빚을 늘렸다.“세상에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경찰서장이기 이전에 두 딸을 가진 엄마로서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김총경은 분개했다. 이처럼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자들을 꾀어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끝내는사기꾼으로 모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욕망의 거리에 내팽개쳐진 우리 딸들이 전국적으로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추산한다.전국의 매춘업소와 유흥접객업소 종사자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그러나 퇴폐업소 종업원의 절반 정도가 미성년자라는 주장도 있고 ‘원조교제’ ‘명함영업’ 등 윤락업소에 몸담지 않고 하는 미성년 매매춘도 성행하고 있어 윤락의 구렁텅이에빠진 소녀들이 얼마나 될지 정확히 헤아려보기가 사실 두렵다.게다가 이들을 구해내야 할 단속요원들은 업주와 유착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미성년 매매춘 근절은 공급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수요차원에서도 접근해야한다.공급 차단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강도높은 단속이 지속적으로펼쳐지는 한편 윤락업주의 전업유도·윤락녀 취업알선 등 종합대책이 마련돼야 할것이고,수요 차단을 위해서는 우선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한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도록 한 이 법률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미성년 매매춘 단속은 실효를 거둘 수 없다.나아가 모든 남성이 아버지나 오빠의 입장에서 딸이나 누이를 보호하는 마음으로 소녀 매매춘 근절에 나서야 한다.우리 사회의 잘못된 접대문화,‘영계’를 찾는 왜곡된 남성의식이 하룻밤 ‘실수’쯤으로 용납되고,금기를 깬다는 명분 아래 무분별한 노출증과 관음증이 만연하고 성의 상품화가 노골화한 세태를 바로 잡으려면 여성의 도덕성 뿐만 아니라 남성의 도덕성이 더욱 필요하다. 임영숙 논설위원ysi@
  • 대법원, 네살배기 증언능력 인정

    대법원이 엄마의 피살 현장을 목격한 네살배기 여자 아이의 기억을 신빙성있는 증언으로 인정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李林洙 대법관)는 7일 돈 문제로 이웃집 주부를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5·악사)피고인에 대한 살인 등 사건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증인의 증언능력은 나이와 관계없이 과거에 경험한사실을 그 기억에 따라 진술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피고인을범인으로 지목한 피해자의 딸이 사건 당시 만 4세 6개월이었다 하더라도 다른 또래보다 정신능력이 우월한데다 진술에 일관성이 있는 점으로 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건개요 이 피고인은 지난 96년 8월 서울 후암동 김모씨(당시 28·여) 집에서 돈문제로 다투다 김씨를 살해하고 딸 김모양을 목졸라 기절시킨 뒤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하지만 김양은 다리 등에 화상만 입고 극적으로 살아났고 이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경찰은 김양의 진술 외에는 별다른증거가 없고 만 16세 미만은 선서 무능력자인 점을 감안,이 피고인을 풀어주었다.그러나 사건발생 2년이 지나도록 김양의 증언이 일관되자 검찰은 “비록 4살 밖에 되지 않지만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지난해 10월 이 피고인을 살인 및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재판경과 1심 공판 때부터 검찰과 변호인단은 증인의 증언능력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검찰은 김양이 이 피고인의 외모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이 피고인이 살해범이라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이피고인의 알리바이와 함께 경찰이 김양의 진술을 유도,왜곡했다며 공소내용을 반박했다.그러나 서울지법은 지난 4월20일 “증인의 증거능력에 문제가없어 보인다”면서 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서울고법도 지난 8월11일 1심 선고를 그대로 인정했다. ■국내 및 외국 판례 국내에서는 지난 91년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만 3세 여자아이의 증언을 인정,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어린아이의 증언을 배척한 판례도 종종 있지만 증인의 증언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에 달라졌다.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는 어린아이의 증거능력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다.미국에서는 어릴 때의 ‘시각정보’는 영구기억으로 저장된다는 실험 결과를 인정하는 추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육남매’100회 끝으로 17일 마지막 인사

    뼛속까지 칼바람이 몰려온 지난 2일 저녁 경기도 벽제의 ‘육남매’세트장.1960년대 재건운동이 한창이던 시대를 살려낸 좁은 골목길에서 어머니(장미희)를 빙 둘러선 육남매가 탈상한 아버지 옷을 태우는 모습을 지켜본다.지난해2월4일 수목드라마로 출발한 ‘육남매’(이관희 연출)의 마지막 장면이다. ‘육남매’는 17일 저녁 7시30분 방영되는 100회를 끝으로 아쉬운 막을 내린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장미희씨의 ‘똑 사세요’대사와 아역들의 헌신적인 연기에 힘입어 20부로 늘어났다.그리곤 사라질 운명이었다.때마침 불어닥친 IMF한파로 외주제작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득렬사장은 작가 최성실씨를 직접 불러 “모두가 어려운 이때 희망의 불씨를 틔우는 좋은 드라마 한편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 극을 회생시켰다.그리고 2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같은 방송사의 ‘전원일기’와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를 제외하고는찾아보기 힘든 장수 드라마.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KBS ‘TV는 사랑을 싣고’를 지난해 4월 시청률에서 눌렀다.이날 제작진은 아버지의 숨결이 서린 낡은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고 방 두개 딸린 전세집으로 이사가는 희망의 장면을 담고 있었다. 육남매 가족의 캐릭터는 이PD 자신의 추억과 이 전사장의 책 ‘잃어버린 서울,그리운 내고향’을 참고로 태어났다. 태어난 지 한달이 겨우 넘어 드라마에 출연한 막내 남희 역의 김웅희가 두번의 겨울을 무사히 넘긴 것도 출연진과 제작진의 기쁨이다.사실 웅희는 남자아이.그런데도 머리를 묶은 귀여운 얼굴이 여자아이 뺨친다. 또한 콧물을 간식(?)으로 챙겨먹는 두희(이찬호)는 집에 돌아오면 ‘뭐 먹을 것 없냐’며 솥뚜껑을 열어보던 이PD의 어린 시절 모습을 살려내 시청자의사랑을 받았다. 연기가 무언지도 모르고 NG를 연발하던 말순(송은혜)은 같은 일을 자꾸 하라고 시키자 “아빠하고 PD 중에 누가 더 힘이 세냐”고 아빠에게 물을 정도였다. 한때 이 집의 하숙생으로 출연한 김정현의 6·3세대 대학생 캐릭터를 살려내고자 국민회의 김근태의원 등에게 자문을 구한 일화도 있다. 2년동안 호흡을 맞춰온 덕인지 이날 제작진과 출연진은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군더더기 없는 촬영일정을 마무리했다.‘육남매’가 가진 화목한 가정에의 꿈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 임병선기자 bsnim@
  • 日 엄마 일류병이‘殺人’

    ‘과열 유치원 입시가 어린이를 죽였다’ 지난 며칠간 자식을 가진 일본 부모들의 가슴을 졸이게 한 와카야마 하루나(若山春奈·2)양 유괴살인사건의 범인이 체포되면서 일본 열도가 떠들썩하다.25일 체포된 범인은 놀랍게도 살해된 어린이의 이웃 아주머니인 야마다 미쓰코(35)씨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범행동기.야마다씨는 돈이 궁해 와카야마양을 유괴한 게아니었다.지옥 같은 입시제도와 부모의 과욕,질투심이 야마다씨를 살인자로만든 것으로 보인다. 사건은 지난 22일 일류 유치원부터 일류 대학이 몰려 있는 도쿄 분쿄(文京)구에서 발생했다.피해자와 가해자의 집은 불과 200m 떨어져 있는 이웃으로똑같이 5살짜리 장남에 2살짜리 여자를 두고 있었다. 두 집안의 장남들은 일류 초등학교 진학이 보장되는 오토와(音羽)유치원에다니고 있으며 2살짜리 여자아이들도 모 국립대학 유치원에 가기 위해 원서를 낸 상태였다.그러나 와카야마양은 당당하게 합격한 반면 야마다씨의 딸은 고배를 마셨다. ‘패배자’가 된 야마다씨는 질투와 분노에 이성을 잃고 유치원에 가는 오빠의 배웅을 나갔던 와카야마양을 유괴,목졸라 살해한 뒤 친정집 근처에 사체를 버렸다. 일본에서는 사립 명문인 게이오(慶應)대학 등 유치원에서부터 초·중·고교를 일괄 운영하면서 동일계 진학 우선권을 주는 학원이 적지않아 10 대 1의경쟁률은 예사일 만큼 유치원 입시가 치열하다. 황성기기자 marry01@
  • [대한광장] 환경미화원 이야기

    동네 앞 큰길을 10년 넘게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이 있다.어느날 아침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함께 들며 평범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많이 힘드시죠?” “견딜만 합니다” “자제분들은요?” “아들 딸 둘입니다” “장성했겠군요” “그럼요.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했구요.딸은 대학 2학년에 재학중입니다” 제조업에 손댔다가 실패한 이후 살길이 막막하던 그가 고향 선배의 소개로 환경미화원이 되었고,박봉이긴 하지만 일터가 있다는 보람으로 지금껏 일해왔다는 것이다. 환경미화원인 아버지를 둔 두 자녀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해해주는 것도대견하지만 남매를 대학에 보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했다.그러면서 그는 요즘 사람들,특히 청소년들의 공중도덕이 한심스럽다며 길바닥에 씹던 껌이며 담배꽁초 버리는 것은 다반사고,가래침 뱉기,달리는 차창 밖으로 휴지 던져버리기,휴지통이 바로 곁에 있는데 땅바닥에 쓰레기 버리는 일 등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엉망이라는 것이었다. 朴 鍾 淳 충신교회 담임목사 니체가 말했던가.“진정한 애국은 내 집 앞을 쓰는 것이라”고.손에 들고있는 쓰레기를 자기 주머니에 슬며서 넣었다가 쓰레기통을 찾아 버릴줄 아는 사람이라야 민주주의를 논할 수 있다.민주주의란 합의된 질서를 전제로 시행되는 정치행태이기 때문에 지극히 작은 질서 하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민주적 지도자도 될수 없고 민주주의를 주창할 수도 없다. 다시 환경미화원 얘기.한번은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엄마와 함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잔뜩 사가지고 나오다가 과자봉지를 뜯어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그리고 태연스럽게 빈 봉지를 길바닥에 버렸다.마침 청소중이던 미화원은 “얘야,쓰레기는 길바닥에 버리지 말고 쓰레기통에 버리렴”하고 말했더니 곁에 섰던 엄마가 화를 벌컥 내며 “아저씨,남의 아이 간섭 말고 아저씨 일이나 잘 하세요.청소는 청소부 소관 아니에요?”라며 턱을 치켜드는데 기가 막혀 말을 못했다는 것이다. 편견이긴 하지만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 그런 정도의 시민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다든지 민주주의 견인세력임을 자처한다면 “아직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황제가 어느 날 잔치를 열고 많은 사람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황제와 황후 사이에 앉게 하고 큰 상을 내리겠노라고했다.사람들은 저마다 황제의 눈에 띄기 위해 온갖 자태를 다 보이며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드디어 황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만지기 시작하더니 가장 손이 거친 환경미화원을 그 자리에 앉히고 큰 상을 베풀었다.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황제와 청소부’에 나오는 이야기이다.그날 뽑힌 미화원의 기쁨은 형언할 길이 없었을 것이다.그리고 그를 뽑아 상을 내린 황제야말로 현군이 아닐 수 없다. 자기 딸의 잘못을 감싸고 할아버지뻘인 미화원을 몰아세우는 그 엄마의 가정교육 아래서 자라는 그 아이가 장차 뭐가 될지 걱정스럽다.환경미화원의이야기는 계속되었다.“저는 비록 고등학교밖에 못나온 소시민입니다.환경미화원으로 10년 넘게 일해왔습니다.그러나 저는 제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지않았습니다.지금도 제 아들은때로 쓰레기 실은 수레를 뒤에서 밀어주는가하면 빗자루를 들고 길바닥을 함께 쓸곤 합니다.돈 있으면 뭐합니까? 차 굴리면 뭐합니까? 사람이 바로 돼야지요”라며 말끝을 흐리는 것이었다. 부모와 어른의 책임은 자녀와 우리네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인생과 올바른가치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가르쳐주는 것이다.배울 것도 없고 보여줄 것도 없는 부모나 기성세대라면 이미 지도력을 상실한 흘러간 세대일 뿐이다.흔히 우리시대는 영웅이 없다고 한다.따르고 존경할 만한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그래서일까. 요즘 젊은이들의 영웅은 고작 HOT라고 한다.공연도중 멤버 하나가 부상했다고 집단졸도를 하는 아이들,그리고 별나게 따라다닌다는 꾸중에 목숨을 끊는 아이들,저네들에게 누가 어떻게 해맑은 비전을 보여주며 묵직한 가치관을심어주어야 할지 생각할수록 머리가 무겁다.그리고 그날 이른 아침 만났던환경미화원의 이야기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박종순 충신교회 담임목사
  • 동티모르 참관단장 민병대만행 목격기

    지난 8월30일 주민투표이후 3주동안 동티모르는 무법천지였음이 드러났다. 친(親)인도네시아 민명대는 인도네시아 경찰과 군의 묵인하에 독립지지파 주민들의 머리에 총을 쏘고 도끼를 휘둘렀으며 약탈과 방화를 서슴지 않았다. 카터센터 동티모르 참관단 공동단장인 브렌트 프레스턴과 나세르,딜리라는가명을 쓴 두 목격자들이 전하는 민병대와 인도네시아 군·경의 만행을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20일 보도했다. 프레스턴은 지난 5일 자동소총 소리가 콩볶듯이 들리는 가운데 17명의 감시단 직원과 5명의 어린이를 4대의 차량을 이용,철수하려했다.딜리 공항에 차가 도착하자 무장 민명대가 직원을 내리게한 뒤 한 직원을 도끼로 내리쳤다. 군인들은 이를 보면서도 웃기만 했다. 나세르(30)와 샌디(28)는 2,500명의 주민이 피신해있던 카를로스 벨로 주교 관저를 덮친 민병대의 잔혹무도함에 몸서리를 친다. 9월6일 오전 10시가 조금 넘자 경찰 사이렌이 울리고 곧바로 20∼30명의 민병대가 주교 관저와 근처의 적십자 건물에 들이닥쳤다.일부는 사제총을쏘기도했고 일부는 기름을 주교관저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리저리 달아나던 30여명이 작은 방안으로 몰렸고 민명대들이 이들을 마당으로 끌어냈다.계단에는 이마에 총알구멍이 난 12∼13세로 보이는 여자아이시체가 나뒹굴고 있었다.마당에서는 한 남자가 죽은 아이 시체를 안고 있었다.그의 팔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그 아기는 머리에 총을 맞고이미 숨져 있었다.족히 30∼40명은 죽었다. 경찰은 민병대가 총쏘기를 멈추자 도착했다.그들은 벨로 주교를 구금했고생존자들의 사진을 촬영했다.그날 늦게 경찰은 민병대와 협력해 피난민들을차량에 꽉꽉 채워 서티모르로 보냈다. 7대의 수송차량에 실린 67명의 난민은 15명의 민병대의 ‘호위’를 받았다. 서티모르 아탐부아로 가는 3시간동안 6∼7곳의 민병대 검문소를 지나쳤다.이름과 사진이 붙은 명단을 갖고 있던 민병대는 난민을 일일이 조사한뒤 차량을 통과시켰다. 민병대들은 인도네시아 특수부대인 ‘코파서스’ 장교의 지시를 받았다. 박희준기자 pnb@
  • 통계로 본 98년 인구동태

    통계청이 발표한 ‘98년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남녀 모두 결혼 시기가늦어졌고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한 부부들의 이혼비중이 13.2%로 10년 전에비해 2.8배나 높아졌다. ■출생아 수는 줄고 성비는 확대 98년 연간 출생아 수는 64만6,000명으로 97년의 68만명보다 3만4,000명이 줄었다.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13.8명. 출산 연령의 여성인구가 줄고 범띠해에 여자아이의 출산을 기피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출생성비도 110.2로 다소 높아졌고 대구가 116.5로 가장 높았다. 학업·직장생활 등으로 혼인연령이 높아지며 30대 산모의 출산율이 10년전보다 거의 배 가까이 높아졌다.30∼34세는 89년에 1,000명당 44명이 출산했으나 98년에는 72.9명으로 늘었다.반면 20∼24세는 89년 88.9명에서 98년 48명으로,25∼29세는 89년 163.8명에서 98년 153.9명으로 줄었다.여성의 평균출산나이도 89년 26.8세에서 98년 28.5세로 높아졌다. ■40대 후반 남자사망률 여자의 3배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 5.3명으로 3년째 같은 수준.98년에 사망한 사람은 25만명으로 97년보다 1만4,000명이 늘었다.연령별 사망률 성비는 10대 후반부터 남자 사망률이 여자의 2배를 넘기 시작해 40∼50대는 약 3배에 이른다. ■동갑내기 결혼이 늘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는 7.8건으로 97년보다 0.2건 줄었고 89년의 9.3건보다는 1.5건이나 줄었다.평균 초혼나이는 남자 29.0세,여자 26.2세로 89년에 비해 남자 1.2세,여자는 1.4세 많아졌다.평균 재혼나이는 남자 42.2세,여자 37.4세였다.93년 이후 증가세에 있던 남자 초혼,여자 재혼은 약간 줄었다. 남자가 외국 여자와 결혼한 비중은 2.1%이며 이중 중국 여자와 결혼한 비중이 1.4%로 가장 많았다.조선족 여자와 결혼한 농촌총각이 많기 때문이다. ■40대 이후 이혼 급증 인구 1,000명당 혼인·이혼건수인 조혼인율과 조이혼율 대비 결과,89년에는 9.3쌍이 결혼할 때 1쌍이 이혼했지만 98년에는 3쌍이결혼할 때 1쌍이 이혼, 이혼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이혼율은 남자는 40대전반·30대 후반, 여자는 30대 후반과 전반이 가장 높았다.평균 이혼연령은남자 40.1세,여자는 36.5세.남녀 모두 50세 이후 이혼율이 크게 늘었다. 김균미기자 kmkim@
  • 5세미만 어린이사고 79%가 ‘보호자 곁에서’

    남자아이들의 사고율이 여자아이들보다 두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4일 지난 1년동안 접수된 전국 어린아이(만 5세까지) 사고자 1,193명에 대한 사고사례를 분석한 결과 남아들의 사고가 여아의 1.8배 정도 됐다고 밝혔다. 어린아이의 가정내 사고 유형은 작은 물건이나 장난감,놀이기구 등 생활용품으로 인한 것이 전체의 72%나 차지했고,계단이나 창문 등 주택시설에 의한 것이 28%였다. 사고 장소로는 보통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방(침실)이나 거실에서 61%가 발생해 가장 많았고,사고 발생 당시 보호자가 주변에 있었던 경우가 79%나 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엄마살해범 잡은 ‘4세 증언’…서울지법,증거력 인정

    법원이 살인방화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4세 여자아이의 증언을 받아들여피고인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金二洙 부장판사)는 20일 돈문제로 이웃집주부를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집에 불을 지른 이모 피고인(35·실내악 이벤트업)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김모양(당시 4세 10개월)의 증언을 인정,이피고인에게 살인죄 및 현주건조물방화죄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4세 아이라도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정신능력이뛰어난데다 사건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 일관된 증언을 하고 있어 증언력과 신빙성이 인정된다”면서 “피고인의 알리바이는 피고인 가족의 증언에도불구하고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씨는 96년 8월 빚독촉을 하는 이웃집 주부 김모씨(당시 28세)와 말다툼끝에 김씨를 목졸라 숨지게 하고 김씨의 딸인 김양을 목졸라 기절시킨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사건의 목격자였던 김양은 두개골 골절상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 기절했지만기적적으로 구조된 뒤 이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경찰은 김양의 진술을 토대로 이씨를 살해용의자로 검거했으나 만 16세 미만은 법정에서 선서의무가 없는데다 위증죄 처벌도 불가능한 선서 무능력자로 분류된 점 등 때문에 석방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검찰은 2년동안의 보강수사 끝에 지난해 10월 이씨를 구속기소했다. 김양의 증언력 인정 여부는 6개월간의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검찰은 김양이 이씨의 외모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이씨가 살해범이라고 주장했으나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의 알리바이와 함께 경찰이 김양의 진술을 유도,왜곡했다며 공소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김양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13세 딸 잃은 母情 망연자실/구조작업­유가족 이모저모

    ◎나무 뽑히고 車 나뒹굴어 아수라장/온통 흙탕물 수중탐사 엄두도 못내/민간단체도 나서 시신 발굴 한몫 ○…민·관·군 합동구조대는 2일 하룻동안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광양시 배알도 해수욕장까지 45㎞를 4개 구간으로 나눠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였다. 배알도 해수욕장에서는 25t급 환경감시선과 119 수중탐색대 고무보트 4척이 동원돼 섬진강 하구와 인근 바다를 뒤졌으나,여수해경과 119구조대로 이뤄진 해상구조대는 강물이 흙탕물로 변해 수중탐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해상탐사에만 의존하는 형편. ○…경남 산청의 대원사 계곡에는 민간단체들이 구조작업에 참여해 눈길. 진주 아마추어무선봉사회 회원 10명은 ‘지리산재난구조통신대’를 구성해 1일 하오 대원사 일주문 300m 지점 계곡에서 야영객 23명을 구조했으며,한국해양구조단 부산지구대원 8명도 1일 대원사 입구 주차장 밑 계곡에서 남자아이 시신을 발굴한데 이어 2일에는 여자아이 시신을 찾아냈다. 대한적십자사 경남도지부와 산청군지부 회원 30여명은 2일 구조대원들에게 250명분의 점심과 저녁을 제공. ○…피아골 계곡은 뿌리채 뽑혀 떠내려온 아름드리 나무와 집채만한 바위, 찌그러진 미니버스가 나뒹구는 등 아수라장. 특히 마을 앞 솔밭과 연곡교 다리 밑에서 텐트 30여개에 나눠 야영중이던 피서객들은 지난달 31일 자정쯤 쏟아진 폭우에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대부분 화를 당한 것으로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웃 주민과 함께 피서왔다 딸(13)을 잃은 金香子씨(39·부산시 진구 전포4동)는 피아골 계곡 앞에서 망연자실. 金씨는 “일행과 함께 봉고 승합차를 타고 대피하다 급류에 휩쓸렸다”며 “딸은 이웃집 딸과 함께 실종됐고 나머지는 제방 옆 바위와 철조망에 걸려있다 구조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진주의료원 영안실은 일가족 3명을 모두 잃은 崔종일씨(39·진주시 가좌동)의 애타는 흐느낌으로 숙연. 아내 朴미선씨(33)와 아들 태윤군(13),딸 한솔양(11) 등 일가족 3명을 한꺼번에 잃은 崔씨는 “지난달 31일 하오부터 날씨가 흐려지긴 했지만 기상청이나 지리산 국립공원으로부터 별다른 말이 없어안심하고 야영을 시작했다”면서 “조심하라는 당부만 미리 있었어도 사고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울부짖었다.
  • 한국인 세계 평균보다 7.9년 더 산다/통계로 본 자화상

    ◎여자 100명당 남아비율 111.7명… 2위/GNP대비 총교육비 가·미·불보다 낮아/원유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3.2배나 우리 국민들은 오래 산다. 남자들은 담배를 많이 피운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지만 원유는 세계평균보다 3.2배나 많이 소비한다.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임금은 해마다 올려 받았다. 통계청이 24일 펴낸 ‘통계로 본 세계속의 한국’에 나타난 한국과 한국민의 자화상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3.5세. 세계평균(65.6세)보다 7.9세나 높다. 특히 여자는 77.4세로 남자보다 평균 7.9년을 더 산다. 일본이 80.0세로 평균수명이 가장 높다. 남아선호는 유별나다. 출생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의 비율을 나타내는 성비가 96년 111.7명이다. 중국(113.9명)을 빼면 세계 최고다. 일하는 시간은 많이 줄었다. 87년 주당 평균 54시간이었으나 96년에는 48.4시간으로 줄었다. 싱가포르(49시간)와 비슷하다. 그러나 임금은 해마다 올랐다. 91∼96년 사이에 제조업 평균임금은 매년 13.5%씩 증가했다. 싱가포르(8.3%)나 중국(8.1%) 대만(6.7%),일본(-4.4%)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남성 흡연율은 95년 73%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여성흡연율은 6.0%로 선진국보다 매우 낮다. 그러나 교육비 지출은 선진국보다 낮다. GNP대비 총교육비 지출은 97년 5.0%로 캐나다(7.3% 93년) 미국(5.3% 93년) 프랑스(5.9%) 스위스(5.5%)보다 낮다. 경상수지적자는 97년 230억달러로 미국(1,487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다.
  • 여자아이 性조숙증/陳東奎 삼성서울병원 소아과(전문의 건강칼럼)

    경아는 올해 세살된 여자아이다.한손에 곰인형을 들고 있는 경아를 병원으로 데려온 경아엄마의 얼굴엔 그늘이 가득하다.서너달전까지만 해도 살짝 봉우리진 가슴이 지난주엔 아이 주먹만하게 커진데다 아래로 피까지 약간 비치는 것이다.여중생에게나 있어야할 변화가 이제 세살된 경아에게 생긴 것이다. 사춘기변화는 뇌하수체에서 성호르몬의 음성(陰惺)되먹임에 대한 역치의 변화로 일어난다.낮은 수준으로 억제되던 성선자극 호르몬이 어느날 충분히 억제되지 못하고 증가해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게 된다.인체 신비중의 한가지로 이런 변화가 어떻게 생기는지 아직은 뚜렷한 원인 규명이 안된 상태다. 어쨌든 경아는 성조숙증의 한 예로 소아내분비 전문의들이 드물지 않게 관찰하게 되는 경우다.여자 어린이의 성조숙증은 대부분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가 때이르게 증가돼 발생하는 것이다.즉,가슴이 커진다든지,여성으로서의 분비물이 생긴다든지 하는 사춘기때의 신체적 변화가 어린아이에게 나타난다.겨우 엄마 아빠나 부를 아이가 갑자기 부분적으로만성숙한 소녀가 되는 셈이다. 치료는 약제투여로 가능하다.증상에 따라 매달,혹은 세달에 한번씩 약제를 주사함으로써 이런 이상 증세를 없애고 나이에 맞는 신체로 되돌아가게 한다.그러나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판이 빨리 닫혀버려 키가 자라지 않는다.성인이 됐을때 다른 사람보다 훨씬 키가 작아 또다른 고민에 빠지게 된다. 최근엔 다른 질병을 치료하다 부작용으로 성조숙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소아백혈병이나 뇌종양 등을 치료하기 위해 방사선 조사를 받았던 아이들중 뇌하수체 기능저하를 보이면서 때로 성조숙증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이런 어린이들도 제때 치료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미루지말고 바로 소아내분비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문의 3410­2260
  • ‘라니냐’ 징표 사진 찍었다/日 우주개발硏 공개

    ◎폐루근해 4∼5℃ 낮은 띠모양 해역 포착/지구촌 기상이변 파급 효과에 깊은 관심 【도쿄 교도 연합】 일본 우주개발연구소(NASDA)는 올해 페루 근해의 해수온도가 정상기온 보다 낮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인공위성 사진을 6일 공개했다. 우주개발연구소는 ‘엘 니뇨’가 물러나면서 나타난 ‘라 니냐’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또 앞으로의 기상이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지난해 11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에서 발사한 기상관측 위성으로부터 수신한 자료를 이용한 것이다. 올들어 고온 해역이 점차 축소되면서 지난 6월초에는 평균 해수온도 보다 섭씨 4∼5도가 낮은 좁은 띠 모양의 해역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한편 지구촌에서는 기상이변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혹서로 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일사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사상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져 46명이 숨지고 37만명의 이재민을 냈다. 더구나 범람위기를 맞고 수백만명이 홍수방지 작업에 나섰다. 이밖에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는 연일 계속된 혹서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고온 건조한 날씨로 산불이 5주이상 계속돼 큰 피해를 냈다. ▷라니냐◁ 남미 페루 부근의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식으면서 평소의 23∼27도 밑으로 낮아지는 현상. 반면 서쪽인 인도네시아 부근의 태평양 수온은 상대적으로 올라가 불균형을 이루며 가뭄과 폭우,혹서 등 갖가지 기상이변을 낳는다. 페루 부근 태평양의 수온이 크게 올라가면서 역시 기상이변을 가져오는 ‘엘 니뇨’현상의 상대 개념이다. ‘라 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고 ‘엘 니뇨’는 ‘아기예수’ 또는 ‘사내아이’라는 뜻. 16세기부터 페루 어민들 사이에서 사용돼 왔다.
  • 남아선호와 알 권리/홍명호 고려대 가정의학과장(굄돌)

    예전에는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요즘 누구나 아는 권리 중에 ‘알 권리’가 있다.진실과 사실을 왜곡되지 않게 알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는 뜻인데,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임신했을 때 태아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알려주지 않는 것이 그 예다. 동양권에서는 딸보다 아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뱃속의 아이가 딸이라면 유산시키고,아들이라면 낳아서 기를 것이므로 아이의 성(性)을 부모에게 알릴 수 없다는 논리이다.예전의 어떤 의사는 산모가 태아의 성을 물어보면 대답해 주되 진료기록에는 반대로 적어 놓았다고 한다.만약 이야기해 준 성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이 기록을 보여줘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주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진단기기와 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해 아주 정확하게 태아의 성을 감별하게 되었다.그러나 의사는 이를 산모에게 알려주면 큰 처벌을 받기 때문에 알려주지 않는다.의사협회에서도 이같은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제제를 가한다.그럼에도 ‘진실’을 알려준다고 해서 처벌받는다는 사실이 조금은 거북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남자애들이 많이 태어난 지 오래돼 초등학교나 남녀공학 중고교에는 남자가 훨씬 많다고 한다.이에 따른 해석인즉 인공유산이 여기에 한몫을 했다는 것이다.미국이나 일본같은 외국에서는 산모에게 별 거리낌없이 태아의 성을 말해준다고 한다.남자아이면 택하고 여자아이면 지우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태아의 성을 알려준다고 해서 산모가 인공유산을 선택하는 일은 거의 없는 모양이다. 보도에 의하면 내분비 교란물질(소위 ‘환경호르몬’이라고 하는 것)탓에 다른 나라에서는 여자애들이 더 많이 태어나 심각한 지경이라고 하는데 우리사회의 남아선호는 여전히 유별나다.
  • 高宗의 외도(秘綠 南柯夢:12)

    ◎중전 잠든 새 至密상궁 불러 雲雨之情/소문난 엄처 황후 사실 알고 “믿는 도끼에…”/상궁 궁밖 축출… 친정 일가붙이 요직서 내쫓아/한달 남짓 지나 낳은 사내아이가 義和君 李堈/대궐 들어온 참봉의 12살 딸에 “기다려라” 언질도 고종에게는 후사가 귀했다.열네살때 명성황후를 정비로 맞아들였으나 여러차례 유산한 끝에 겨우 아들 하나를 얻었으니 이가 바로 순종이다.선원계보(璿源系譜)에 보면 명성황후는 2남인 순종만 순산하였을 뿐 1,3,4남 등 아들 셋과 1녀를 합해 넷이나 유산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들 셋·딸 하나 유산 아픔 사가에서도 후사가 없다는 것은 집안이 망하는 징조로 알고 있었던 당시에 왕가에 후손이 없다는 것은 온 국민의 걱정거리이어서 망국의 조짐으로까지 여겼다.그래서 그런지 고종은 명성황후 생존시 소문난 엄처시하(?)인데도 불구하고 자주 외도(外道)하기를 서슴지 않았다.그 중의 하나가 김승현(金勝絃)의 딸이었다.이 사건은 1885년 경복궁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 어느 해인가 김승현(金勝絃)이 딸 하나를낳았다. 나이가 열 두살 되던 해에 나인을 따라 대궐에 들어와 마음대로 뛰어 놀고 있는데,그때 마침 상감께서 춘생전(春生殿)에 납시어 그녀를 발견했다.물으시기를 ‘너는 누구 집의 딸인가’ 하셨다.대답하기를 ‘전 참봉 김승현의 딸입니다’ 하였다.상감께서 ‘나이는 몇살인가’ 하시니 대답하기를 ‘열두 살입니다’라고 하였다.상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찌하여 이곳에 들어왔느냐’고 하시니 대답하기를 ‘나인 정씨를 따라서 들어왔습니다’ 하였다.상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여자아이의 용모와 언어와 행동하는 예의 범절이 찬찬하고 자세하며 또한 조용하니 참으로 귀인의 모습이다’하시고 드디어 불러서 앞에 가까이 오라고 하였다.그리고는 자세히 살펴보니 고운 자질을 타고나 보통 여염(閭閻) 집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자태가 아니었다.드디어 희롱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나가서 잘 배우고 잘 자란 뒤에 내가 부르는 명령을 기다리라’고 하시었다” 춘생전은 경복궁에 있던 건물로서 지금은 없다.고종은 을미사변이 일어나는 1895년까지경복궁에 기거하고 있었다. “김승현의 딸은 본래 서울에서 생장하여 조숙한 나머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똑똑한데다가 마음씨가 곱고 재주도 뛰어나 하나를 들으면 열가지를 알았다고 한다.드디어 궁궐을 나와 집에 돌아간 뒤에는 내칙(內則) 등 여러 책과 경전(經典),예설(禮說) 등을 읽어서 두루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옛날의 여러 제도까지도 널리 배워 비록 이름난 선비라도 그녀를 이기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상궁과 나인들이 모두 이 이야기를 듣고 김승현의 집을 끊이지 않게 내왕하였다.이 때문에 상감께서도 이 사실을 들으시게 되어 온 궁궐안에 소문이 자자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중전마마(명성황후)께서 호랑이가 넘보듯 감시하고 있었으니 상감께서 비록 사모하는 마음이 있었다고는 하나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을미사변(1895)으로 명성황후가 서거했을 때 김승현의 딸은 스물 두살이었다.스스로 믿기를 황상께서 자기를 불러들여 황후로 삼을 것이라 믿고 고대하였으나 이것은 이른바 늙은 처녀가 신랑감을 기다리는 격이었다.마침내궁궐에서 아무 소식이 없었으니 김씨집에서는 다만 근심만 더하고 심란할 뿐이었다.세월은 유수처럼 흘러 그녀의 나이가 꽤 들었다.그 부모가 시집을 보내려고 했으나 죽기로써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 하면서 다른 곳으로 시집가지 않았으니 그 부모도 딸의 뜻을 굽힐 수 없었다” ○황후 삼으리라 믿고 고대 김승현의 딸이 그 뒤 시집을 갔는지 평생 노처녀로 고종 황제를 사모하였는지는 모르나 어찌되었건 한번 임금에게 간택되면 한 여인의 운명은 그로써 최종 부도처리(?)되는 것이었다.그러나 김승현의 경우는 딸 하나로 불행이 끝났으나 장상궁의 경우는 그 화가 일가친족에 다 미쳤으니 가히 멸문지화라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이 사건은 명성황후가 가장 아끼고 믿고 있던 장상궁(張尙宮)을 고종이 건드림으로써 일어났다.그러니 아무리 임금님이라 하더라도 지나친 외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당했던 張씨 일가 망해 “장상궁은 중전(명성황후)의 신임을 받아 금옥(金玉)처럼 사랑을 받고 있었다.그래서 중전이 장상궁을 지밀(至密)에 두시고날마다 아침이면 머리를 빗게 하고 쪽도 맺게 하여 화장 분(粉)을 내려 주시는 등 은혜를 베풀었다.그 때문인지 장상궁의 친정 일가붙이가 모두 요직에 임명되어 부자가 된자가 부지기수였다.그런데 상감께서 장상궁에게 마음을 두신 지가 꽤 오래되었다.그러나 틈을 얻지 못하여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중전께서 깊이 잠든 새를 이용하여 장상궁을 부르시어 갑자기 무산의 운우(巫山雲雨:남녀의 정사)를 나누었다.그 뒤에 장상궁이 임신하게 되어 배가 점점 불러오고 얼굴색은 점차 파리해져 갔다.중전마마가 ‘네가 무슨 병이 있기에 얼굴이 그러한가’ 물으시었으나,대답하기를 ‘음식이 맛이 없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사지가 나른하여 기운이 없을 뿐이지 다른 증세는 없습니다’하였다. 그래서 중궁은 어의(御醫)에게 진찰을 받게 하여 약을 쓰게 했는데 뱃속의 태아는 장차 어떻게 숨기고 지낼 수 있겠는가.임신 8∼9개월에 이르자 장상궁의 배는 매우 불러 뚜렷하게 표시가 나게 되었다.중궁을 가까이 모시던 나인들이 몰래 그 사실을 고해바치니 이에 곤궁(坤宮·명성황후)은 크게 노하여 말씀하시기를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것도 분수가 있지 어찌하여 이와같이 귀신도 모르게 속일 수가 있단 말인가’ 하시고는 드디어 장상궁을 궁궐 밖으로 내쫓고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하였다.그 뒤에 장상궁의 친정 일가붙이는 모두 요직에서 쫓겨나 버리니 그렇게도 당당했던 장씨의 집안이 일시에 망하고 말았다” 불쌍한 장상궁은 궁궐에서 쫓겨난 뒤 아이를 낳았는데 이가 곧 의화군(義和君) 이강(李堈)공이었다. “장상궁이 한달 남짓 지나 한 사내아기를 낳았으니 이 분이 의화군이시다.몇해가 지나지 않아 장상궁이 돌아가시자 궁의 이름을 의화라고 했다.그러나 장씨 집안은 문득 꿈과 같이 헛된 한때의 부귀영화 즉 남가일몽(南柯一夢:꿈같은 헛된 한때의 부귀영화)이 되고 말았다”
  • 사형 집행된 수형자들의 패륜행위

    ◎“친구에 불리한 증언” 법정 나서자 뒤따라가 난자/고소 취하 거절 앙심,가족 4명 한꺼번에 살해/어머니 꾸중 듣자 동생까지 함께 목졸라 죽여 30일 전국의 5개 교도소와 구치소에서 실시된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집행은 지난 77년 3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흉악범 28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이후 20년만에 최대 규모이다. 이날 형집행으로 48년 정부수립부터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된 사람은 모두 902명으로 늘어났다.현재 사형확정 판결을 받고 집행되지 않은 수형자는 36명이다. 법무부는 23명을 한꺼번에 사형집행한 데 대해 “통상적인 형집행 절차”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년에 새정부가 출범한다는 점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새정부 출범 첫해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것이 관례여서 올해에도 사형을 미루면 지난 95년 이후 3년을 거르게 돼 장기 미집행자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들은 살인을 비롯,강도강간·방화치사·존속살해 등 한결같이 패륜범죄를 저지른 흉악범들이다.여자도 4명 포함돼 있다. 90년 6월 ‘법정증인 살인사건’의 주범 변운연씨(31)는 당시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자신의 친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법정을 나서던 임모씨(당시 33세)를 흉기로 마구 찔러 숨지게 해 91년 7월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지 6년여만에 형이 집행됐다. 김영준씨(33)는 91년 6월 ‘경찰관 총기난동 사건’의 주범이다.김씨는 당시 폭행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다 고소인인 김모씨(당시 33세)에게 고소 취하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권총을 난사해 김씨 등 가족 4명을 살해했다. ‘여의도광장 승용차 질주 살인사건’의 범인 김용제씨(27)도 91년 10월 시력장애로 직장에서 해고된데 불만을 품고 여의도 광장에서 승용차를 질주,윤모군(당시 5세)등 2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청산염을 탄 음료수로 친동생과 12촌 시누이를 독살한 김선자씨(58·여),자취방에서 여자아이를 강간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임풍식씨(38),자신을 꾸중하던 어머니와 친동생을 목졸라 살해한 이형길씨(37)등도 포함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23명 모두 범행을 뉘우치고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에 귀의했다”면서 “형이 집행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놀랄 정도로 침착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 추울땐 따뜻한 영화가 좋다/‘변검’‘콜리야’등 3편 잇달아 개봉

    ◎가족·부부간의 끈끈한 정 묘사 몸도 마음도 추울 때는 역시 ‘가슴 따뜻한’ 영화가 좋다? 네살바기 아이의 시선으로 삶과 죽음을 다룬 ‘뽀네뜨’가 지난달 개봉,큰인기를 얻은데 이어 인간애를 다양하게 묘사한 영화 ‘변검’ ‘콜리야’ ‘로잔나 포에버’ 등이 이달 중하순 잇따라 선보인다. 이 영화들은 핏줄에 상관없이 새 가족관계로 맺어지거나(‘변검’과 ‘콜리야’), 부부간의 끈끈한 애정(‘로잔나 포에버’)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을 훈훈한 감동에 젖게 하는 작품들.세편이 각각 중국.체코.이탈리아를 무대로 할리우드영화 문법과는 또다른 독특한 감성을 전달하는 것도 장점이다. ‘변검’은 대를 잇기 원하는 노인과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버림받은 소녀가 엮어가는 드라마. 집안에 전해내려온 가면극 ‘변검’의 일인자인 변검왕은 후손이 없음을 우려,구와를 양손자로 받아들인다.그러나 구와가 여자임이 밝혀지자 노인은 아이를 내쫓고 아이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되찾으려 애쓴다.남존여비 사상이 팽배한 20세기 초 중국이라는 시대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정과 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작품은 96년 도쿄영화제를 비롯 국제영화제 10여군데에서 각종 상을 받았다.오는 25일 서울 호암아트홀.뤼미에르 등지에 오른다. ‘콜리야’의 무대는 소련의 압제에 놓인 1988년의 체코.독신 첼리스트인 루카는 용돈을 벌고자 소련여자와 계약결혼을 했다가 곤경에 빠진다.여자가 5살난 아들 콜리야만 남기고 서독으로 도망간 것.어쩔수 없이 아이를 떠맡게된 50대 남자가 아이와 정들어 가는 과정이 영화의 줄거리. 올해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외국어영화상을 휩쓸었다.13일 서울 시네코아를 비롯,전국 40여 영화관에서 개봉. 이에 견줘 ‘로잔나 포에버’는 부부간의 짙은 애정을 유머러스하게 펼쳐낸 작품.지중해변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마르첼로는 동네사람들이 혹시 죽을까봐 걱정이다.병약한 아내는 딸의 묘지 곁에 묻히고 싶어하는데 교구 공동묘지에 남은 자리는 셋뿐이기 때문.따라서 3명이 아내보다 먼저 죽으면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한다.마르첼로는 동네사람들이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일일이 간섭한다. 지중해변의 풍광이 뛰어나지만 눈물겨운 아내사랑은 더욱 아름답다.‘레옹’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장 르노가 이번에는 정깊은 남편으로 변신했다. 13일서울 코아아트홀 등 개봉. 한편 ‘뽀네뜨’는 가족단위. 주부 등 폭넓은 층의 호응에 힘입어 한달이 채안되는 사이에 서울에서 7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 ‘너덜너덜 패션’(송정숙 칼럼)

    흐느적거리는 천으로 속치마같은 드레스를 걸치고 아랫도리에는 흡사 옛날 우리네 할머니들의 단속곳같은 바지를 줄줄 흘리며 군화를 신고 머리에는 얄궂은 꽃핀을 꽂은 차림이 예사로 파티장을 누비고 다닌다.통은 넓고 길이는 질질 끌려서 보기만 하기에도 인내심이 필요한 바지에 여자아이같은 알록달록한 블라우스를 입은 남자가수가 무대위를 펄쩍펄쩍 뛰어다니기도 한다.청소년들은 그것을 흉내내고 거리를 휘젓는다.우리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그런 추세다. ○미제 헌 청바지도 수입 파리의 오토쿠뛰르나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서 발표한 작품이 상업주의의 회로에 실려 지구를 반바퀴쯤 돌아 다음 시즌쯤 서울에 도착하던 시대는 이제 옛날이 되었다.지금은 분초를 다투며 파리와 런던과 뉴욕과 동경 그리고 서울이 ‘동시폭발’한다. 의식주에는 일정한 예도가 있다고 배우고 믿어온 기성세대에게는 넝마처럼 너덜너덜해보이는 이런 패션이 회오리바람처럼 우리 주변을 휘두르고 다니는 일이 생소하고 낭패스럽다.그러다보니 찢어진 패션이 유행이라고 미국의 어딘가에서 누가 입다 버린 것까지 넝마주이처럼 수거해 들여오느라고 외화를 잔뜩 썼다는 소식은 너무나 황당하게 느껴진다. ○패션은 시대 읽는 기호 패션이란 시대의 기호다.유럽 여인들에게서 페티코트를 벗긴 것은 가브리엘 샤넬이었다.1차세계대전이 종전된 직후였다.뻣뻣한 철사줄로 엮어진 속옷때문에 전쟁의 피해에서 도망치기 힘들었던 불행의 경험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게 한 패션이다.비단(견)드레스와 속옷을 장만하는데 드는 비용도 함께 떨어버릴수 있었고 전화로 황폐해진 여성들의 냉소적 저항의지도 표현할 겸 이 패션은 단숨에 유럽을 풍미했다.때는 바야흐로 여성의 자아실현의 눈이 뜨이던 무렵.뜨거워진 여성의 참정권 열기를 부채질하며 예술가와 철학자들의 사상적 지원까지 받아 여성의 인간선언 기호로 안성맞춤이게 등장한 시대의 언어였다. 인간이 달을 정복하게 되었을때 파리의 앙드레 끌레쥬는 우주복을 패션의 주제로 삼았다.우주선 공간에서 지내기 편리하게 무게와 면적을 최소화한,그러면서 기능성은 최고로 살린 신소재의 소년처럼 경쾌한 패션.이 패션에서 빌미를 얻어 런던의 마리 퀀트는 ‘미니모드’를 거리에 등장시킨다.시골미용사 출신의 모델 ‘가느다란 나뭇가지’튀기는 그 전도사가 된다.당대의 산업은 마침 기능성을 최대의 덕목으로 하는 대량생산체제였다.‘미니모드’는 달의 신비를 벗겨내는 과학의 대담성과 기능주의의 합리성에 너무도 잘 합치되는 패션이었다. ○사라진 전통적 질서·규율 ‘미니모드’때부터 패션의 전통적 질서와 규율은 사라져갔다.파티복이 일상복이 되고 일상복이 파티복이 되어버린 것은 충격도 아니다.수공업으로 짠 자연섬유의 중세풍 패션과 외계인같은 복장이 동시에 어울리고 정장과 비정장을 섞어찌개처럼 함께 입고 남루와 예복을 동시에 연출한다.마침내 종아리를 쭈욱 찢어입는 청바지차림의 ‘너덜너덜 패션’이 군화에 배낭을 맨채 확고한 모드로 정착했다.그런 모습으로 광고에 등장하여 모시 고의적삼 차림의 꼬장꼬장한 영남 사림같은 노인과 파안대소하며 마주하는 장면도 아주 자연스러워졌다. 이런건 무슨 패션일까.모든 기성권위를 부정하고 모든 질서의 구애를 거부하며 어떤 이질끼리도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는 능력을 덕목으로 삼는 포스트모더니즘 패션이라고나 할 수 있을 것이다.싼 것도 아름다울수 있고 넝마도 예쁠수 있고 부조화에서도 조화를 찾을수 있고 자연과 화해하는 원초회귀도 발상할 수 있는 엄청난 자유와 무한한 다양성이 흥미있다. ○못난 젊은이에 얌체 상술 그러나 흥미는 있지만 그런 것에 빠져서 입다버린 미제 청바지를 외화를 내주고 들여온다는 것은 속상한다.그렇게 들여온 것을 한장에 10만원까지 줘가며 사입고 돌아다니는 젊은이가 있다는 것은 실망스럽다.못나 보이기때문이다.우리의 젊은이가 못나 보이는 것은 기분나쁘다.무역적자가 심각하고 환율까지 급등해서 불안한데 이런 젊은이가 있고 그것을 노려 이익을 챙기려는 상업주의가 판을 친다는 사실도 너무 밉다. 자부심이 강하고 온당하며 합리적인 젊은이들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무엇이 희망일 수 있겠는가.걸핏하면 ‘슈퍼301조’를 전가의 보도삼아 휘두르는 나라에서 ‘입다버린’ 헌 청바지까지 들여와가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용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당대의 패션에 담긴 뜻을 읽고 건강하게 즐기는 많은 젊은이들은 사랑하지만 ‘못난 젊은이’는 우리를 실망시킨다.〈본사고문〉
  • 엘니뇨 기상재앙 지구촌 강타

    ◎폭우·가뭄 등 이변 속출… 적도해수 온도 상승탓/곡물생산 줄어 국제가 급등… 한국에도 악영향 전세계가 ‘아기 예수’때문에 비상에 걸렸다.스페인어로 ‘아기 예수’란 뜻의 ‘엘리뇨’가 지구촌 곳곳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대문이다. 미 국립 해양대기국(NOAA),미 국립기상장기전망센터(NWSCP) 등 기상전문센터들이 당초 예측한 엘리뇨 등장 시기는 올해 말.그러나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최고 섭씨7도까지 상승하면서 ‘엘리뇨’의 재앙이 성큼성큼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지난 82년 엘리뇨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페루의 후지모리 대통령은 4일 엘리뇨 현상으로 목화가 제대로 자라지 않고 사탕수수의 질이 떨어지는 등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적도 바로 남쪽에 위치한 파푸아 뉴기니 하이랜드에서는 9개월이상 계속된 한발과 이상 추위로 30만명이상이 아사위기에 처했으며,아프리카 남부 지역도 1백33만t의 곡물수확이 안돼 대량아사위기에 직면했다고 남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조기 경보반이 4일 밝혔다. 이번에 찾아온 엘리뇨는 전세계적으로 1백30억달러(11조7천억원)의 재산피해와 1천300∼2천명의 인명피해를 낸 지난 82·83년의 것보다 더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 국립 해양대기국은 지난달 “인공위성과 해양관측으로 적도 지역의 해수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예년의 엘니뇨 때보다 더 큰폭의 온도상승이 포착됐다”며 “”엘리뇨가 내년 4∼5울까지 지구촌을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리뇨현상은 열대 지방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원래 미대륙에서 호주방향으로 흐르는 해류가 호주에서 미 대륙으로 역류,남북 미대륙에 뜨거운 바닷물이 부딪히면서 생기는 각종 이상기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금문교 주변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황새치·날개다랑어 같은 열대어가 모여들고,먹이를 잃은 남미지역의 갈매기떼가 집단자살을 하는 등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지역별 피해는 미국 서해안 지역은 폭풍과 홍수,중서부에서는 하절기 열파,호주에서는 가뭄과 한발,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인도·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가뭄이 발생한다.지난 봄부터 전세계는 엘리뇨의 원인으로 보이는 무서운 이상 기후가 발생,많은 피해를 냈다.지난 4월 미 미네소타주와 다코타주의 폭우·폭풍,유럽의 대홍수,파키스탄의 폭우,중국의 폭염 등이 그것이며 북한의 가뭄도 엘니뇨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엘리뇨는 인명피해뿐 아니라 세계 경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엘리뇨의 영향권에 든 대륙해안의 어업은 말할 것도 없다.미국의 경우 올해 찾아온 엘리뇨로 옥수수수확이 지난해 대비 30%,호주는 소맥이 30%,필리핀은 쌀이 16%,인도네시아는 커피 생산이 20∼5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이들 국가 정부는 98년 경제성장률을 1∼6%정도 낮춰 잡을 정도다.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곡물수확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국제농산물 가격 또한 급상승한다.이밖에 의류 냉장·냉동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우리 나라의 한국은행도 지난달 초 엘리뇨로 인한 국제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국제물가가 상승되고 이에따라 경상수지적자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엘니뇨란/해류 역류현상… 발생원인 불분명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5개월 이상 평년 수온보다 섭씨0.5이상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이때 미대륙에서 호주방향으로 흐르는 해류가 호주에서 미대륙으로 역류,남북 미대륙에 뜨거운 바닷물이 부딪히게 되는데 이렇게 해서 생기는 각종 이상기후까지 일컫는다.해수온도는 섭씨 10도까지 올라갈 때도 많다. 발생시키는 대략 9월∼이듬해 3월.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발생이 잦다.이때 어부들이 출어를 하지않고 가족과 함께 쉴수 있다는 역설적 의미에서 스페인어로 ‘아기예수’, ‘사내아이’란 뜻을 지닌 ‘엘니뇨’(El Nino)로 부르게 됐다.바닷물이 평년 수온보다 섭씨 0.5도 내려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라니냐’(La Nina)라 부른다.라니냐는 ‘여자아이’란 뜻.대서양지역에 허리케인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엘니뇨는 매우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대략 주기는 2∼8년.1950년 이후 14차례 발생했다.최근 기후시스템의 발달로 1년전 예측이 가능하지만 정확도는 그리 높지 않다.
  • ‘사랑 환상 모험’ 부천영화제 29일 개막

    ◎25개국서 80여편 출품… 관심 끌 작품 알아보면…/변검­온가족이 함께 볼만한 감동적 드라마/프리웨이­사회 드라마 성격 짙은 미의 스릴러물/접속­PC로 애정나누는 신세대 사랑 그려/킹덤­96칸영화제 수상작… 4시간39분 대작 ‘사랑 환상 모험’을 내건 제1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개막일이 열흘 남짓 남았다.29일부터 8일동안 부천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에는 25국에서 온,로맨스·SF·액션·스릴러·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0여편이 선보인다.이 가운데 영화팬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만한 작품 10편을 상영일정(별표)과 함께 소개한다. ▷루나에랄트라◁ 올해 브뤼셀 판타스틱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로맨틱 코미디.이탈리아 밀라노의 작은 마을에 마법램프를 가진 서커스단이 들어온다.이때부터 노처녀 교사 루나의 그림자가 따로 살아 움직이며 갖가지 해프닝을 일으킨다는 내용. ▷변검◁ 집안의 비전인 가면극 ‘변검’을 전수하고자 사내아이를 양손자로 맞아들이려는 노인과,여자아이라는 이유로 노인에게 거부당한 어린 소녀가 엮어가는 감동적인 드라마. 온가족이 함께 볼만한 좋은 영화이다. ▷프리웨이◁ 가출 소녀 바네사는 할머니 집을 찾아가다 아동심리학자를 자처하는 밥을 만난다.까닭없이 죽이려 드는 밥을 피해 할머니 집에 도착한 바네사는 어둠속에서 밥이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사회드라마 성격이 짙은 미국의 스릴러물. ▷떼시스◁ 스너프무비(실제 살인하는 장면을 촬영한 포르노영화)를 소재로 폭력과 포르노그라피 문제를 다룬 스릴러.그렇다고 스너프나 별다른 잔혹한 신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관객을 공포에 떨게 한다.스페인영화. ▷쿄오꼬◁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류가 원작·감독·극본을 해낸 작품.어렸을 때 춤을 가르쳐준 미군을 찾아 뉴욕을 향해 떠나는 21살 처녀의 여행기.전편에 흐르는 쿠바 댄스뮤직이 감미로운 분위기를 더해준다. ▷접속◁ 영화제가 마련한 ‘부천 초이스’상의 후보작 12편 가운데 유일하게 낀 한국영화.얼굴도 모르는 채 PC통신만으로 애정을 나누는 신세대 사랑법을 그린 멜로.인기 절정인 한석규와,스크린에 데뷔하는 탤런트 전도연이 공연했다.명필름 제작. ▷패시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미지의 세계를 몽환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해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판타지영화.감독 쥬라즈 헤르츠는 시카고·시체스·포르토판타스틱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휩쓴 거장이다.벨기에·프랑스·체코 합작영화. ▷킹덤◁ 지난해 국내에도 소개된 96 칸영화제 수상작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84년 작.덴마크 코펜하겐의 한 종합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면서도 무시무시하게 그렸다.4시간39분 짜리 대작으로 30일 밤12시 영시네마1관에서 심야상영한다. ▷깊은슬픔◁ 신경숙씨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만든 멜로물.한 여자와 두 남자 사이의 오랜 우정과 사랑,갈등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처리했다.곽지균 감독,강수연·김승우 주연.동양미디어가 제작했다. ▷퍼펙트블루◁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수준과 최신 흐름을 알려주는 작품.한때 인기 높던 보컬그룹의 여성 싱어가 인기가 추락하면서 방황하다가 결국 자신을 되찾는다는 줄거리.지난해 빅히트작 ‘메모리스’의 스탭이 다시 모여 만들었다. ◎영화제 가이드/시민회관 등 6곳서 상영… 관람료 4천원 영화제 참가작을 상영하는 곳은 부천시내 영시네마 극장 1·2관과 부천시민회관·부천시청 대강당·소사구청 소향관·오정구 삼정복지회관 등 6군데.시청앞 잔디밭에서도 야외상영을 한다.이 가운데 소향관·삼정복지회관과 야외에서의 상영작은 모두 무료.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은 부천·부천남부·송내북구·송내남부·역곡역 등지에서 1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관람료는 4천원 균일.18일부터 9월5일까지 상오9시∼하오5시에 예매할 수 있다.예매처는 부천의 농협 각지점과,서울의 하나은행 전지점·종로서적 등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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