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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산재·부동산… 대도시 부산도 ‘서울 공화국’에선 乙

    실업·산재·부동산… 대도시 부산도 ‘서울 공화국’에선 乙

    1990년대 부산에서 사춘기를 보낸 소녀들에겐 서울 롯데월드에 다녀온 경험은 일종의 권력이나 마찬가지였다.(‘우리들의 낙원’) 지방대 출신 공시생에겐 서울에서 사는 ‘인 서울’은커녕 ‘인 부산’만 할 수 있어도 감지덕지하다.(‘호텔 해운대’) 유명 작가가 되려면 서울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부산을 떠나지 못한다.(‘바람벽’) 오선영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호텔 해운대’에 담긴 단편 7편에는 이처럼 부산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회·경제·문화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과 비교해 열악한 지방의 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냈다. 작가는 부산 특유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 내면서도 실업, 비정규직, 산업재해, 부동산, 성폭력 등 다양한 문제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불안감을 재치 있게 묘사한다. 표제작 ‘호텔 해운대’의 주인공 수정은 운 좋게 해운대 고급 호텔 숙박권을 선물로 받아 9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남자친구와 평소 누리지 못한 호사를 누리게 됐다. 하지만 값비싼 호텔 식당 음식 가격에 놀라 돼지국밥을 먹으러 나오는 두 사람의 하룻밤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여실히 드러내듯 비참하다. ‘다시 만난 세계’의 주인공인 시간 강사 희정은 몸담은 지역 대학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자 피해자와 연대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반(反)페미 학생들의 표적이 돼 ‘다음 학기 피해야 할 강사’ 명단에 오르고, 같은 성명서에 서명한 남성 강사는 명단에서 제외되는 것을 보고 좌절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남성 중심 사회 속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고 그에 따른 생활 방식을 결정지어야 하는 현실을 고발한다. 부산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는 인물들이 서울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이유는 공통으로 느낄 만한 삶의 고민을 실감 나게 대변하기 때문이다. 학교와 직장이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 가끔은 고급 호텔로 호캉스를 떠나고 싶다는 푸념 등은 누구나 공유하는 정서다. 활력 넘치는 문장으로 서울과 지방의 격차가 왜 벌어지는지를 진지하게 되물으며, 사회에 자리잡지 못하는 청년들을 대변한 이 책은 마치 부산 앞바다의 짠맛과 같은 여운을 남긴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 가정 전통요리가 된 ‘선데이 로스트’/셰프 겸 칼럼니스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국 가정 전통요리가 된 ‘선데이 로스트’/셰프 겸 칼럼니스트

    영국의 음식 하면 흔히 갖는 편견이 있다. 대체로 맛이 없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음식이 맛이 없다는 말은 여러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영국에 있는 모든 요리사들의 실력이 형편없다든지, 아니면 맛에 대한 기준이 우리와 다르다든지, 음식에 대해 이렇다 할 애정과 열정이 없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 비록 영국에서 경험한 몇 번의 식사가 대단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음식과 식문화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음식의 세계에서 영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못지않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음에도 왜 그런 악명을 갖고 있는지 오히려 더 강한 호기심과 흥미를 느낀다고 할까.영국의 대표 음식 하면 몇 가지 언급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선데이 로스트’다. 통째로 구운 후 썰어낸 고기와 야채, 요크셔푸딩이라고 부르는 빵과 함께 그레이비소스를 부어 먹는 한 접시 요리다. 굳이 우리나라로 치면 수육 백반과 같은 위치라고 할까. 이름에서 쉽게 유추할 수 있듯 일요일에 먹는 로스트라고 해서 선데이 로스트라 불린다. 선데이 로스트는 영국의 식문화를 설명하는 데 있어 훌륭한 교재다. 영국인들은 왜 하필 일요일에 이런 음식을 먹게 되었을까.영국이 음식 후진국이라는 악명을 갖고 있지만 음식과 관련된 저작물과 기록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방대한 자산을 갖고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와 음식 작가들은 선데이 로스트를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유산으로 보고 있다. 당시 영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도시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모여들어 도시가 팽창하고 어느 정도 부와 여유를 축적한 중산층이 문화의 주류가 되던 시기였다. 바쁘게 일하는 평일과 달리 일요일은 가족 모두가 여유롭게 한 식탁에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었다. 일상의 특별한 의식을 기념하기 위해 주부들은 손이 많이 가고 오래 걸리는 로스트비프를 준비했다. 조리하는 데 서너 시간이 걸려 평상시에는 단점이지만 휴일에는 오히려 장점이 됐다. 오븐에 넣어 놓고 교회에 예배를 다녀오거나 다른 일을 하는 데에 꽤 유용했기 때문이다. 일요일 늦은 점심이나 저녁 시간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선데이 로스트를 먹는 장면은 전형적인 단란한 영국 가정을 상징했다. 선데이 로스트는 19세기에 유행했지만 로스트 요리는 훨씬 전부터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선데이 로스트의 주인공은 단연 구운 소고기인 로스트비프다. 로스팅이라고 하는 요리 기법은 역사가 천년도 더 된 오랜 조리법으로 대개 부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이들의 전유물이었다. 불을 지펴 복사열로 천천히 굽는데 숯불 위에서 직화로 굽거나 삶는 방식에 비해 연료 효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영국의 한 귀족은 로스팅을 하기 위해 자신의 저택에 테니스 코트 2개 크기의 방을 따로 만들어 불 6개를 지폈다고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등심이나 안심 같은 부드러운 부위를 통째로 굽는 데 로스팅 방식이 사용된다.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천천히 돌려 가며 각 부위를 고루 익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름과 육즙이 떨어진다. 흘러내리는 육즙과 기름이 맛의 원천임을 안 요리사들은 고기 아래에 팬을 받쳐 놓고 여기에 야채와 빵을 구웠다. 이 육즙을 이용해 만든 소스가 그레이비소스, 기름을 이용해 만든 빵이 바로 요크셔푸딩이다. 선데이 로스트 한 접시는 로스팅 요리를 알뜰하게 활용한 놀라운 결과물인 셈이다.요크셔푸딩도 꽤 흥미롭다. 빵의 외형과 조리법을 따르지만 푸딩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오늘날 푸딩 하면 달콤한 디저트를 의미하지만 영국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블랙 푸딩이라 불리는 영국식 순대, 빵과 같은 형태의 요크셔푸딩, 브레드 푸딩 등 도무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없는 일련의 음식도 푸딩이라 부른다. 여기에 관해서는 영국인들도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일부 연구자들은 푸딩이 소시지를 뜻하는 프랑스의 ‘부댕’과 어원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원래 소시지를 부르는 명칭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고 있다. 어찌됐건 요크셔푸딩은 귀여운 이름과 달리 꽤 투박한 모습이고 조리법 또한 상당히 직관적이다. 밀가루에 우유와 달걀을 묽게 섞은 후 끓는 기름이 들어 있는 틀 안에 붓고 오븐에 넣어 굽는다. 컵케이크처럼 윗부분이 부풀어 오르는데 가운데는 푹 꺼져 있어 무언가 재료를 넣기 좋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소시지를 넣고 구우면 18세기부터 유행한 ‘구멍 속 두꺼비’란 의미를 갖고 있는 ‘토드 인 더 홀’이란 영국 전통요리를 또 하나 만들 수 있다. 의외로 흥미로운 구석이 많은 영국 요리의 세계다.
  • 악마의 와인과 도깨비가 만났다... 아영 FBC, ‘디아블로 도깨비’ 에디션 출시

    악마의 와인과 도깨비가 만났다... 아영 FBC, ‘디아블로 도깨비’ 에디션 출시

    종합주류기업 아영 FBC는 와인 ‘디아블로 도깨비 에디션’(사진)을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세계 판매 1위 와인 브랜드 디아블로가 한국만을 위해 만든 스페셜 에디션이다. 디아블로 와인 고유의 스토리텔링인 ‘와인창고에 악마가 와인을 지키고 있다’는 내용과 한국 대표 수호신 ‘도깨비’가 만난 콘셉트다. 제품은 칠레 와인 산지인 센트럴밸리에서 선별한 포도로 만들었다. 풍부하고 진한 체리, 자두, 블랙 커런트 향에 은은한 토스트, 커피 향을 냈다. 잘 익은 산딸기와 자두 맛과 타닌의 긴 여운이 인상적이다. 디아블로는 칠레 프리미엄 와인 시장을 개척한 와이너리 콘차 이 토로사의 대표 브랜드다. 전 세계 14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와인’, ‘1초에 1병씩 팔리는 와인’ 등으로 입소문을 타며 편의점 와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아영 FBC관계자는 “한국의 수호신 도깨비와의 만남을 통해 악마의 와인으로 알려진 디아블로를 가장 한국적으로 알려보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아영 FBC는 이번 에디션 출시를 기념해 21세기 판소리 밴드 ‘아날치’와 조기석 영상 아티스트가 협업해 만든 영상을 이달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제품은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와인나라 직영점, 와인나라 온라인몰에서 1만원대에 살 수 있다.
  • 통신조회 논란 뒤숭숭… 공수처 검사들 월 1회 머리 맞댄다

    통신조회 논란 뒤숭숭… 공수처 검사들 월 1회 머리 맞댄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들이 출범 1주년을 열흘 앞둔 11일 한자리에 모여 ‘광범위한 통신조회 문제’를 비롯해 공수처를 둘러싼 논란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공수처는 매달 한 번씩 전체 검사가 모여 의견을 나누는 일종의 ‘검사 회의체’<서울신문 1월 7일자 10면>를 정례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수처는 이날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오후 2시부터 약 4시간에 걸친 검사 회의를 비공개로 열었다. 전체 23명의 검사 중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포함해 나머지 공수처 검사 전원(20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공수처를 둘러싼 비판과 관련해 내부 논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일부 검사로부터 제기되면서 열렸다. 김 처장도 모두 발언에서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까지도 고려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수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면서 “‘성찰적 권한 행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장 뜨겁게 논의된 부분은 수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이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행해진 ‘통신조회 문제’였다. 관행적 수사 절차를 별다른 성찰 없이 이어 가다 보니 외부에서 보기에는 부적절하게 느꼈을 수도 있단 취지의 의견이 나왔다. 일부 검사는 각종 논란에 대해 지휘부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공수처는 앞으로 검사회의를 정례화해 지적된 문제에 대한 쇄신책을 내놓기로 했다. 하지만 공수처 쇄신을 논하는 날에 공수처 소속 검사가 임신 중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공수처 검사가 오히려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공수처 측은 “부인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형사고소로 맞선 사건”이라며 “해당 검사에 대한 징계 등 조치는 경찰 판단 이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으이구 이 녀석아”...女 승객 번호 알아낸 대리기사의 문자 [이슈픽]

    “으이구 이 녀석아”...女 승객 번호 알아낸 대리기사의 문자 [이슈픽]

    한 대리기사가 여자 승객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사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정신 나간 대리기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씨는 “며칠 전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오래된 여자친구가 직접 겪은 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여자친구가 연말에 지인과 술을 한잔한 뒤 대리기사를 불러서 집에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친구 지인이 대리기사를 대신 불러줘서 대리기사의 휴대전화에 여자친구의 연락처가 남지 않았다”며 “그런데 다음 날부터 여자친구에게 이상한 문자가 오더라. 집에 도착해 주차한 뒤 차량 주차번호판에 쓰인 번호를 본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가 공개한 문자 메시지에는 대리기사가 A씨의 여자친구에게 “으이구 이 녀석아. 힘든 일이 있어도 집은 찾아갈 정도로 적당히 마셔야지. 앞으로는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적당히 마시기”, “혼내려는 건 아니고 아끼기 때문에 잔소리를 한 건데 오해한 것 같네. 기분 상했다면 사과할게. 행복한 하루 되렴”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같은 내용의 메시지와 함께 귀여운 토끼 인형 사진도 전송했다. A씨는 “제가 직접 대리기사와 통화를 했고, 여자친구를 와이프라고 말했다”며 “‘원치 않는 연락일 수 있는데 초면에 반말을 하면서 연락을 하냐’, ‘기사를 하면서 사심이 있으면 이런 식으로 연락처를 안 뒤 연락을 하냐’, ‘프로페셔널 하게 일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리기사는 “결혼한 줄 몰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이후에도 해당 대리기사가 다른 휴대전화 번호로 대리기사 회사 직원인 것처럼 다시 연락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스토킹 범죄자에게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평택 화재 발화지점 추정 1층엔 인화성 물질 없었다

    평택 화재 발화지점 추정 1층엔 인화성 물질 없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지난 5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합동감식 결과 최초 신고 때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 1층 냉동창고에서는 인화성 물질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1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 40여명과 함께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불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여운철 남부청 과수대장은 “합동감식을 통해 지상1층 냉동창고를 중심으로 내부 구조와 전기·소방설비를 확인했다”며 “현장 발굴을 통해 화재 자유물을 선별 수거하는데 초첨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식 과정에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LP가스통 잔해나 전열기기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 대장은 “11일 오전 2층 이상에 대한 감식 후에 정확한 발화지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1층 냉동창고 내부 우레탄폼이 전소했고, 판넬 벽체와 구조물이 일부 붕괴·탈락된 상태였다. 지붕에서 콘크리트 파편이 많이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화재 뿐 아니라 공사 진행 과정에서의 안전수칙 위반 등 각종 위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시공사, 감리업체, 하청업체 등 6개 회사 12곳을 압수수색하고, 공사 관련자 등 14명을 출국 금지했다. 한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인천소방본부는 지역 내 창고시설과 관련 공사장 등에 대한 긴급 소방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 평택 화재 발화지점 추정 1층엔 인화성 물질 없었다

    평택 화재 발화지점 추정 1층엔 인화성 물질 없었다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지난 5일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 합동감식 결과 최초 신고 때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 1층 냉동창고에서는 인화성 물질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는 1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 40여명과 함께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감식은 자세한 화재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불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1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여운철 남부청 과수대장은 “합동감식을 통해 지상1층 냉동창고를 중심으로 내부 구조와 전기·소방설비를 확인했다”며 “현장 발굴을 통해 화재 자유물을 선별 수거하는데 초첨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식 과정에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LP가스통 잔해나 전열기기 등도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 대장은 “11일 오전 2층 이상에 대한 감식 후에 정확한 발화지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상황에 대해서는 1층 냉동창고 내부 우레탄폼이 전소했고, 판넬 벽체와 구조물이 일부 붕괴·탈락된 상태였다. 지붕에서 콘크리트 파편이 많이 떨어져 바닥에 쌓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화재 뿐 아니라 공사 진행 과정에서의 안전수칙 위반 등 각종 위법행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시공사, 감리업체, 하청업체 등 6개 회사 12곳을 압수수색하고, 공사 관련자 등 14명을 출국 금지했다. 한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인천소방본부는 지역 내 창고시설과 관련 공사장 등에 대한 긴급 소방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 文대통령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를”

    文대통령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를”

    “오징어게임, 이면은 희망과 인간다움 잃지 말자는 이야기” 문재인 대통령이 배우 오영수(78)가 한국인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대해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배우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올린 글에서 “배우 오영수님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반세기 넘는 연기 외길의 여정이 결국 나라와 문화를 뛰어넘어 세계무대에서 큰 감동과 여운을 만들어냈다”고 했다.문 대통령은 “오늘의 쾌거는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먼저 “‘오징어 게임’은 이미 전 세계 94개국에서 넷플릭스 1위의 기록을 세우며 우리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라며 “다양성과 창의성을 앞세운 ‘K-문화’가 더 큰 미래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해 “메시지가 묵직하다”며 “겉으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극한 게임을 보여주지만, 이면에서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다움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함께’의 삶을 깊이 있게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징어게임’ 제작진과 이정재 배우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아쉽게 수상이 불발되었지만, 우리의 자부심과 위상을 드높인 황동혁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여러분과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이정재 배우께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오징어게임’ 오영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한국배우 최초 오영수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 뇌에 종양이 생겨 죽음을 앞둔 노인 ‘오일남’ 역을 맡았다. 오영수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TV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래스, ‘석세션’의 키어런 컬킨,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처음이다.2020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과 지난해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했지만 배우들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영화의 경우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작품은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이 있어 두 작품은 작품상, 연기상 등 주요 부문 후보로 지명되지 못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오영수 배우는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비중 있는 캐릭터 중 하나를 맡아 좋은 연기력을 보여 줬다”며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미국에서 인정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영화와 TV쇼를 함께 다루는 미국 최고 권위 시상식 중 하나다.
  •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저기 오는 저 호랑이, 늑대일까 강아지일까/정신과의사

    [이효근의 파란 코끼리] 저기 오는 저 호랑이, 늑대일까 강아지일까/정신과의사

    우리는 앞에 앉은 저 사람의 생각이 궁금하다. 혹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빨리 알고 싶다. 이 마음은 사람의 오랜 호기심이다. 처음 본 사람에게 혈액형이나 별자리를 물어보는 것도 그 호기심의 변주다. 주어진 몇 안 되는 정보만으로도 상대방을 냉큼 파악하고 싶은 우리는 쉴 새 없이 상대의 관상을 살피고 말투에 귀를 기울인다. 궁예의 관심법도 비슷한 마음에서 왔고, 어찌 보면 심리학 자체가 저 호기심에서 시작된 학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호기심은 애처로운 생존 기술이기도 하다.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혹시 나에게 해를 끼치려는 건 아닌지 빨리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무기를 든 미지의 부족과 숲속에서 마주치곤 했을 태곳적 조상들부터 쭈욱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이 기술을 갈고 닦아 왔다. 프랑스 말에서 유래했다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란 말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어스름해 사물이 잘 분간되지 않는 시간 저 멀리 보이는 검은 물체가 날 해칠 늑대인지 날 반기러 나온 우리 집 개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은 때론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중요한 문제일 테니까. 누군가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 직업을 밝히면 사람들이 흥미롭게 묻는 몇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것 하나가 ‘정신과 의사라면 이야기만 몇 마디 나눠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을 먼저 말하자면 ‘모른다’다. 모를 수밖에 없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어허!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왔군?” 하고 일갈하는 점쟁이도 아니고, 어떻게 몇 마디만 나눠 보고 한 사람을 알 수 있을까. 물론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은 훈련을 받고 일정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니까 여느 사람보다는 좀더 효과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아무리 전문가라 하더라도 짧지 않은 시간과 정성을 들인 면담과 검사 없이는 남의 마음을 아는 일은 쉽지 않다. 물론 세상엔 자기 속내를 유난히 잘 드러내는 사람도 있고 누굴 만나든 단번에 그 속을 꿰뚫어 보는 상담의 대가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겪어 보지 않고 상대방을 아는 것은 어렵다. 이것은 만두를 먹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저 만두가 김치만두인지 고기만두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그 재료의 색이 만두피를 넘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념을 싹 덜어내어 허옇게 된 김치를 만두소로 쓰는 이북식 만두라면? 먹어 보지 않으면 그 속을 알 도리가 없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겪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 어디 사람 마음과 만두소뿐일까. 새해를 맞아 이곳저곳에 넘쳐나는 올해 예측들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1월이 되면 우리는 경기가 좋아질지 더 나빠질지, 올해 수출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한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니 누가 당선될지 열심히 예측해 보기도 한다. 무엇보다 올해는 과연 지겨운 코로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설왕설래한다. 하지만 누구라서 2022년이 어떤 해가 될지, 임인년 호랑이는 우리에게 무서운 늑대가 될지, 귀여운 강아지가 될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별 수 없다. 겪어 보는 수밖에. 사람의 마음을 아는 데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365일을 꼬박 채워 보낸 뒤에야 2022년이란 1년의 시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때론 불안하고 초조하더라도 굳이 그 미래를 남보다 빨리 알겠다고 안달복달하지 말고 담담히 겪어 보는 수밖에. 내 앞에 놓인 따뜻한 저 만두가 김치만두인지 고기만두일지 상상하며 한 입 베어 무는 마음으로.
  • ‘DJP 연합’처럼 공동정부?… 상승세 탄 안철수 “단일화 없다”

    ‘DJP 연합’처럼 공동정부?… 상승세 탄 안철수 “단일화 없다”

    安 “정권교체 주역은 제가 될 것尹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 있어”尹측 “지지율 회복이 가장 우선”하태경 “단일화 정무 협상 없어”양측 공동정부 구상에도 선 그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로 야권 단일화 논의가 변수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제는 단일화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에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의 단순 단일화를 넘어 ‘DJP(김대중·김종필)연합식 권력분점’ 모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9일 충북 청주를 방문한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 교체의 주역이 되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며 “(단일화와 관련해)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에도 안 후보는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일대일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는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다”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겉으로는 윤 후보 자력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속내는 복잡해 보인다.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대표적인 국민의힘 인사는 이준석 대표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하며 “안 후보 측에서 (야권 단일화에) 굉장히 몸이 단 것으로 안다”고 안 후보를 자극했다. 하태경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1순위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무 협상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단일화를 ‘상수’로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윤 후보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단일화 논의는 시작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윤 후보와 가까운 한 재선 의원은 “윤 후보 지지율을 회복하는 게 먼저”라며 “그렇게 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당연히 빠지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런 다음에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향후 단일화 협상에서 기선을 잡으려면 안 후보와도 지지율 격차를 확실히 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상처가 적지 않았던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설득하려면 공동정부 구성 제안과 같은 파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세력 대 세력이 연대해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며 1997년 대선의 ‘DJP연합’ 모델을 거론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 공동 경영을 약속한 사례도 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의 연정 등 공동정부 가능성에도 선을 긋고 있다. 단일화 적합도에서 윤 후보를 앞서고,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윤 후보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최근 여론조사가 나오는 상황도 안 후보는 참고하는 것 같다. 지지율 상승세가 더 이어진다면 단일화를 하더라도 지금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윤 후보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나 공동정부나 우리에게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이번 대선은 정당 대결이 아닌 인물 대결 구도이고, 이·윤 후보 모두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는 대선을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공동정부론에 대해 “앞서가는 얘기”라며 “각자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영화평론가 윤성은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릴리 이야기’

    영화평론가 윤성은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릴리 이야기’

    사람에게 그렇듯이 동물들에게도 운명이 있다는 것이 가혹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릴리 이야기’는 재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과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고양이의 바람직한 관계, 가족의 의미, 주체적인 선택 등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다층적인 소설이다. 저자인 영화평론가 윤성은은 “어느 날 길에서 만난 늠름한 길고양이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면서 “집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지만 갇혀 사는 집고양이와 먹고 사는 건 고되지만 자유를 가진 길고양이가 교감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100% 고양이의 시선으로 쓰여진 소설은 시크한 집고양이 릴리가 듬직한 길고양이 꼬짤이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빨간 리본을 단 흰 고양이 릴리는 재개발이 예정된 낡은 아파트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고급 사료가 아니면 거부하고, 맛난 간식은 마다하지 않으면서 평온하고 심심하게 살아가던 릴리는 어느 날 사소한 계기로 단지 길고양이의 우두머리격인 꼬짤이와 대화를 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꼬짤이와 친해지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릴리는 재개발이 다가오면서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단지를 떠나야할 처지에 놓이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꼬짤이와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꼬짤이를 따라 길고양이가 될 것인가. 소설은 동물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모험담이지만, 감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여운과 재개발로 인해 쫓겨나는 동물들의 문제 등 현실과 연결해 생각해볼 여지를 동시에 남긴다. 윤성은 작가는 “‘릴리 이야기’는 고양이들을 향한 애정과 인생에 대한 측은함, 세상을 채우고 있는 서글픔 등의 감정으로부터 시작됐다”면서 “그 모든 색깔들은 따뜻한 온도에서 잘 섞일 거라고 생각했다. 결말을 처음부터 해피엔딩으로 정했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동화 같지만 현실이 느껴지고, 현실 같아도 낭만적인 글로 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월 두 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월 두 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월 두 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시각 예술가 파트리샤 비엘의 개인전 ‘스모크 시그널 투 아더 월드(Smoke signals to other worlds)’가 다음 달 2일까지 부산시 해운대구 뮤지엄 다에서 열린다. 파트리샤 비엘의 첫 국내 개인전으로 미디어 영상 작품 3점과 사진 작품 20점을 포함해 총 2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의식적으로 어느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내는 행위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방법인 연기 신호를 통해 소통의 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18년부터 4년에 걸친 작업은 파타고니아의 황량한 풍경에 연기 신호를 발사하기 시작해 대서양의 해변, 고원의 협곡, 안데스산맥 등지에서 진행됐다.김도형 사진전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 번째, 겨울’이 오는 14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신문 서울갤러리가 진행한 ‘제 2회 전시 작가 공모’ 선정작가 11인 중 첫 번째 전시다.  김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해 30여 년간 언론사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40여 년간 찍은 많은 분량의 사진 중에 비교적 최근에 찍은 겨울풍경을 선보인다.  그가 담아낸 풍경사진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닌 인간 내면의 감정이 담겨있다. 새, 나무, 안개, 눈 등의 피사체를 즐겨 포착하며, 대부분 사진에는 여백이 있다. 여백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심리적 이완을 주면서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이정숙, 한정혜, 최향정, 신승혜 외 총 17인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 ‘자수 오디세이’가 다음 달 27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자수 문화의 발전을 연대기 별로 살펴보며 작품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기법을 소개한다. 동시에 자수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주목한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 자수장들의 인내와 끈기가 담긴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시에는 새해를 맞아 복되고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자수의 주요 테마인 길상의 의미를 담았다. 전시를 돌아보며 저마다 새해 소망과 염원을 함께 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정남선 작가의 개인전 ‘태평성대 -호랭이 꽃愛 빠지다’가 다음 달 5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장은선 갤러리에서 열린다. 호랑이 작가로 알려져 있는 정 작가가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어려운 시국에 태평성대를 누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에 빠진 행복한 호랭이’ 작품을 선보인다.  그가 묘사하는 호랑이는 포효하는 용맹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상징적이고 친근감 있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호랑이와 까치, 모란, 나비 그리고 가옥과 아이들이 어우러지는 구성은 조형공간을 뛰어넘는 문학적인 서정미를 발설하고, 환상의 세계를 넘나든다. 작품 속 호랑이는 희화적이고 해학적인 이미지로 묘사해서 핑크와 하늘색의 따듯한 색감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한 해의 시작을 유쾌한 호랑이 기운을 받으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산지천갤러리 기획전 ‘산지천, 복개를 걷어내고’가 오는 3월 13일까지 제주도 제주시 산지천 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김기라, 박지혜, 이승수, 진계영, 프로젝트레벨나인 등이 참여했다. 복개와 복원을 거치며 변화해 온 산지천의 역사와 기억을 미디어, 설치, 증강현실 등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통해 조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산지천갤러리에서 아카이빙한 자료를 기반으로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며 산지천을 예술적 시각에서 탐구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식물원, 극장, 게임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다양한 컨셉을 통해 제시된다. 더불어 증강현실을 통해 산지천의 미래 풍경을 제시한다. 전시는 산지천 지역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모색하고자 한다. 더 많은 전시 소식과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전시장 운영 상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방문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 치유의 풍경을 만나다…사진작가 김도형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번째, 겨울’

    치유의 풍경을 만나다…사진작가 김도형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번째, 겨울’

    서울신문 서울갤러리가 지난해 진행한 ‘제 2회 전시 작가 공모’ 선정작가의 전시가 7일부터 막을 연다. 총 11명의 선정작가 중 김도형 작가가 첫 주자로 나섰다. 사진작가 김도형은 오는 14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전시 <풍경이 마음에게 그 두 번째 ‘겨울’>을 선보인다. 지난 2018년 5월 인사동 윤갤러리에서 열린 <풍경이 마음에게 그 첫 번째 ‘시작’> 이후 두 번째 전시다. 스스로를 ‘풍경 택배 작가’라고 칭하는 김 작가는 그동안 주로 인스타그램(@photoly7)을 통해 전국 각지의 풍경을 택배기사가 물품 수거하듯 파인더에 담아와 사람들의 마음에 배달했다.이번 전시에서는 40여 년간 찍은 많은 분량의 사진 중에 비교적 최근에 찍은 겨울풍경을 선보인다. 풍경사진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닌 가장 근원적인 자연풍경의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을 담아낸다. 작가 자신만의 언어로 탐색하고 사색하는 풍경에는 그리움의 감정이 배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말로도 위로받을 수 없던 공허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치유의 풍경이 되기도 한다. 작가는 새, 나무, 안개, 눈 등의 피사체를 즐겨 포착하며, 대부분 사진에는 여백이 있다. 여백은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심리적 이완을 주면서 아련한 여운을 남긴다. 김 작가는 “풍경을 프레임에 가둘 때 느꼈던 그 행복감이 관람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며 “팬데믹에 지친 일상에 잠시나마 위안이 될 수 있는 사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한편, 중학교 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김 작가는 당시 사진관에서 빌린 올림푸스 하프사이즈 EE3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후 경성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언론사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자세한 전시내용은 서울갤러리 홈페이지(www.seoulgalle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갤러리는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 전문 플랫폼으로, 다양한 전시를 소개하고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야동 소리 끄면 재미 없어”...음담패설 일삼은 고교 교사

    “야동 소리 끄면 재미 없어”...음담패설 일삼은 고교 교사

    대전의 한 사립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은 해당 교사로부터 약 3년 동안 피해를 입었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국어교사 A씨는 수업 도중 수차례 음담패설을 늘어놨다. JTBC는 A씨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정절(貞節)’이라는 한자어를 설명한다면서 “여러분을 만나는 여자는 이미 다른 남자를 겪어봤을 거다. 어떤 여자의 처녀성 가져올 수 있는, 획득할 수 있는 남자는 여기 없다”고 말했다. 또 A씨는 “남녀상열지사란 한자 뜻을 풀이해보면 남녀가 서로 열을 낸다는 이야기다”, “청각적인 자극이 얼마나 중요한데 야동 소리 끄고 봐봐, 재밌나. 성인물 배우가 아무리 예쁘면 뭐해, 소리 들어야지” 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외에도 A씨는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비하하는 등 발언도 일삼았다. A씨는 “예쁜 애가 욕하면 당돌하고 귀여운 건데, 못생긴 애가 욕하면 ××× 없는 거지. 예쁜 애가 밝히면 개방적인 건데, 못생긴 애가 밝히면 ×××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이같은 발언에 학생들은 불쾌감을 느꼈지만, 대학 입시를 앞두고 불이익을 받을까 봐 두려워 나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전교육청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진상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A씨의 발언을 성희롱으로 결론지었다. 학교 측은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교 측이 A씨를 재단 내 다른 학교로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A씨는 교사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 교사의 징계는 국공립학교와는 다르게 이사회에서 별도로 정할 수 있다. 사건과 관련해 A씨는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느끼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신통방통 호랑이… 귀신막는 보디가드, 귀여움 뿜뿜 친구

    신통방통 호랑이… 귀신막는 보디가드, 귀여움 뿜뿜 친구

    국립고궁박물관 ‘인검’ 상설 전시청화랑 ‘호랑이의 세상 밖 외출’展2022년 임인년을 맞아 미술·문화재계에서는 호랑이의 강인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전시를 다수 선보인다. 악귀를 쫓으려고 제작한 조선시대 민화와 옛 유물부터 현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호랑이 그림까지 다양한 작품이 관객을 기다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1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호랑이 기운이 깃든 칼인 ‘인검’(寅劒)을 선정하고, 상설전시장에서 공개한다고 3일 밝혔다. 인검은 십이지 중 세 번째 동물인 호랑이를 뜻하는 ‘인’ 자가 들어가는 때에 제작한 의례용 칼이다. 양기를 뜻하는 동시에 의(義)를 상징해 나쁜 기운을 막고, 한편으로는 임금과 신하의 도리를 나타낸다. 또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오래된 철을 사용하고, 특별히 선정된 장인만 제작할 수 있는 등 엄격하게 관리됐다. 인검은 인년, 인월, 인일, 인시, 네 시기에 맞춰 제작한 ‘사인검’과 세 시기를 맞춘 ‘삼인검’으로 나뉜다. 박물관이 소장한 인검 22점 중 전시실에 나온 사인검은 한쪽에 한자와 산스크리트어 주문이 새겨졌고, 반대쪽에는 북두칠성과 별자리 28개가 표시돼 있다. 하늘의 힘을 빌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박물관은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인검 관련 영상을 공개하고, 소장품에 있는 호랑이에 착안한 그림 달력 이미지 파일도 홈페이지에서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5월 1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호랑이 그림 18점을 공개한다. 호랑이와 용을 함께 화폭에 담은 ‘용호도’, 호랑이와 까치를 묘사한 ‘호작도’ 등이다. 19세기 용호도를 보면 호랑이의 성난 얼굴에서 긴장감이 느껴지고, 구름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용은 신비감을 전한다. 솔숲 사이를 지나는 호랑이 11마리를 그린 ‘월하송림호족도’, 붉은 옷을 입은 산신과 눈이 빨간 호랑이를 나란히 배치한 ‘산신도’도 감상할 수 있다.현대적인 감성으로 호랑이의 다양한 모습을 이끌어 낸 전시도 눈길을 끈다. 서울 청담동 청화랑은 ‘호랑이의 세상 밖 외출’전을 열고 안윤모 작가의 그림을 오는 10일까지 소개한다. ‘부엉이 작가’로 유명한 작가답게 “여유와 편안함을 담아 그렸다”는 호랑이들은 무서움보다는 귀여운 모습을 가득 뽐낸다. 그림 속 호랑이는 까치와 소나무 아래에서 함께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신다. 보름달이 있는 들판에서 세레나데를 연주하며, 두 마리 호랑이가 나뭇가지에 앉아 사랑을 나누기도 한다. 서울 대치동 슈페리어갤러리 제1전시관에서 열리는 ‘호!호랑!호랑이!’전에서 손우정, 정해진 작가는 한층 색다른 그림을 선보인다. 손 작가의 작품 속 호랑이는 어린 시절 이별한 반려묘를 상징한다. 강인한 모습으로 환생한 호랑이는 꿈을 현실로 연결해 주는 매개로 기능하며 동화적 이미지를 보여 준다. 정 작가는 호랑이 자체보다 최근 디자인 분야에서 큰 인기를 끄는 ‘애니멀 스킨’에 주목하고, 이를 대표하는 호피 무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 오는 12일까지.
  • [202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길고양이 삽화/배종도

    [2022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길고양이 삽화/배종도

    서울역 앞 도로변에 고양이를 그렸습니다.여기저기 깊은 상처 곤두세울 털도 없이더께 껴비루먹은 몸박제되어 갑니다. 블랙홀 소용돌이 에돌아서 피했지만오가는 자동차들 곡예 하듯 스쳐 가는아찔한 순간, 순간은숨이 턱턱 멈춥니다. 지상의 끝 간 데쯤 눈을 감고 웅크릴 때심장에서 새는 피가 잔등 위에 그린 장미그 꽃잎 바로 뒤편에이정표가 있습니다. 경적의 여운들이 동동걸음 치는 곳에왔다 가는 전조등이 어둠 몇 술 들어내고눈을 뜬개밥바라기밝은 손을 내밉니다.
  • 마스크에 기댄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준 위로

    마스크에 기댄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준 위로

    현대 문학 층위에서, 개인은 신화를 넘어선다. 사랑이 혁명보다 위대하며, 저마다 살아 내는 오늘의 편린이 거대 이데아보다 크다. 평안한 삶의 가치가 어느 신념보다 높아졌으며 인간성이 선한 개인주의로 전향된 신세기 르네상스이다. 달라진 시대정신은 기성 문단에 자극을 주던 신춘문예마저 그 야성의 결기를 숨기게 만든 것 같다. 탁마된 필력들이되, 경계를 녹이며 이미지와 상징의 지형을 넓히는 섬세한 반란이 옅어졌다. 예술이든 일상이든 거리두기로 다들 여려진 도시에서, 유일한 마법은 고양이가 지닌 오묘함이다. 당선작이 된 ‘길고양이 삽화’ 속 풍경은 날것의 힘이 깃든 존재를 다룬다. 교차성이라는 겹겹의 특질은, 그저 얇은 마스크에 기대어야 되는 시절, 생존의 절대력을 보여 줌으로써 위로 기제가 된다. 당선권에 오른 작품들은, 과거형이 아닌 물질화된 영원으로서의 전통을 탐람하는 ‘청자 도요지’와 현재 시점 인권처럼 요청되는 동물권 앞에서 공생의 혜안을 포착하는 ‘로제트 식물’이다. 편편마다 정근하게 축조된 내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선경후정 작법 질서가 변주된 산문성은 친밀한 문체이되 시의 목적은 시여야 된다. 몰입과 여운의 강렬한 헤드라인이 제목이나 결구에 있어야 하며, 더할 것은 운율로 구현하는 형식 리듬과 시적 신비로움이다. 최소 어휘로 최대 시학을 이루는 시조의 텍스트성은 면밀하다. 다만 개성을 욕구하면서도 부드러운 연대감을 찾는 시대, 음풍농월과 애틋함만이 아닌 현대인의 감정선에 건넬 흡족함이 필요해졌다. 작가의 세계관은 입체적으로 진일보함이 옳다. 서정이라는 본령을 잊으면 문장은 계산된 기교에만 머무른다. 바람이듯 등 뒤를 지키며 그림자와 나란히 걸어 주는 문학적 다정함을 지니기를 바란다.
  • “고양이 아냐…맹수 혈통이야” 화이트 재규어런대 첫 발견

    “고양이 아냐…맹수 혈통이야” 화이트 재규어런대 첫 발견

    남미 콜롬비아에서 위장 능력이 없는 화이트 재규어런디가 사상 처음으로 발견됐다.  화이트 재규어런디를 인수한 동물단체 '생물보전파크'는 “재규어런디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려 했지만 위험하다고 판단, 보호하기로 했다”며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발견된 재규어런디는 온몸이 하얀 귀여운 새끼고양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물학자들이 확인한 결과 동물의 정체는 남미에 서식하는 고양잇과 맹수 재규어런디였다. 현재 몸무게는 440g에 불과해 나이는 1개월가량 된 것으로 추정된다. 온몸이 하얀 화이트 재규어런디가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생물보전파크는 “콜롬비아 북서부 안티오키아 지방에 재규어런디가 서식하는 건 맞지만 화이트 재규어런디가 목격된 적은 그간 단 1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화이트 재규어런디는 지난달 안티오키아 지방 아말피에서 주민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고양이처럼 보였지만 온몸이 하얀 녀석은 비전문가의 눈에도 귀한 몸 같았다. 주민들이 화이트 재규어런디를 동물단체에 넘긴 이유다. 뒤늦게 지난 23일 녀석을 인수한 생물보전파크는 동물학자들에게 의뢰, 정체부터 확인했다. 관계자는 “언뜻 보면 고양이와 비슷했지만 자세히 보면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며 “정체를 파악하는 게 가장 급했다”고 말했다.  예상대로 녀석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고양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지만 단체의 고민은 이때부터 깊어졌다.  너무 어린 데다 약간의 호흡곤란 증상까지 보이는 등 야생으로 돌려보내기엔 불사해야 할 위험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식욕은 넘쳤지만 배변을 잘 못하는 것도 걱정스러운 대목이었다. 정밀진단을 해보니 어린 화이트 재규어런디는 폐렴과 폐부종, 빈혈까지 갖고 있었다. 야생으로 돌려보낸다면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시각에도 문제가 있었다. 생물보전파크는 "선천적인 시각장애를 갖고 있어 그림자밖에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목격된 화이트 재규어런디라는 점도 야생으로 녀석을 돌려보내기엔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기적처럼 생존한다고 해도 위장능력이 전무한 셈이라 사냥을 할 수 있을지, 적으로부터 자신을 숨길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생물보전파크는 "일단은 사람이 보호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녀석을 돌보고 있지만 어쩌면 일평생 화이트 재규어런디가 보호시설에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 담담하게, 애틋하게…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 개봉

    담담하게, 애틋하게…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 개봉

    새해를 맞아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중화권 멜로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담담하게 현실을 관조하면서도 현실에 좌절하는 청춘 남녀의 애틋함이 모처럼 눈물샘을 자극하며 한겨울 추위를 녹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작39년 만에 한국 온 ‘해탄적일천’ 다음달 6일 개봉하는 대만 거장 고 에드워드 양 감독의 ‘해탄적일천’(1983)은 제작 39년 만에 한국을 찾는 작품이다. 그동안 복잡한 판권 문제로 해외 개봉이 어려웠다. 영화는 유명 의사 집안의 딸인 자리(실비아 창)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돼 고향에 돌아온 웨이칭(후인멍) 두 사람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 가는 시간을 담는다. 하루아침에 연인과 헤어지게 된 웨이칭이 귀국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옛 연인의 동생 자리를 만나며 행복을 바랐던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자리는 사랑을 포기하고 정략결혼을 택한 오빠의 불행한 인생을 지켜보다 결국 집안이 정해 준 혼처를 거부했지만, 결혼 생활은 한없이 외롭고 위태롭다. 같은 시대를 살았음에도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인생선을 그리게 된 두 여인이 나누는 이야기에는 평생 가부장제의 그늘에서 산 자리의 엄마, 미혼모가 됐지만 여전히 사랑을 좇는 친구 등 다양한 여성상이 녹아 있다. 1970~80년대 전통과 변화의 기로에 선 대만의 시대상을 견디며 살아온 여인들의 감정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그려 냈다. 황혼의 아름다운 해변과 복잡한 도시의 풍경은 한 편의 서정시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한다.●풋풋한 사랑의 여운 남긴 ‘청춘적니’ 12일에는 중국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샤모 감독의 ‘청춘적니’(2021)가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는 결혼을 앞둔 연인 뤼친양(취추샤오)과 링이야오(장징이)의 순애보와 10년 세월을 함께한 이들이 여러 현실적 이유에 지쳐 가고 운명적 선택을 하는 과정을 다뤘다. 열일곱 고등학생 시절부터 연인이던 두 사람은 건설 현장 노동자와 대학원생이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특히 뤼친양은 자신이 짓는 아파트엔 정작 자신을 위한 집이 한 칸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뒤 빚까지 짊어지자 박탈감과 절망을 견딜 수 없다. 바닥난 통장 잔고를 보며 오지인 신장의 새 일터로 떠날 결심을 하고 링이야오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눈보라 치는 신장의 허허벌판에서 연인을 만나고자 눈밭을 헤치는 뤼친양의 절박함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청춘의 풋풋한 사랑에 대해 여운을 남긴다. 사랑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현실적이면서 가슴 아픈 메시지를 내포한 이 작품은 아련하면서도 그리운 첫사랑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듯하다. 두 편 모두 12세 관람가.
  • 핵전쟁 뒤 다시 세워진 2475년 서울의 모습은

    핵전쟁 뒤 다시 세워진 2475년 서울의 모습은

    인류가 여러 번의 핵전쟁을 통해 멸망 위기를 겪고 난 다음에는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평등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세상으로 회귀한다면 인류는 어디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2019년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심너울 작가가 최근 낸 장편소설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는 이런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2475년의 서울을 묘사했다. 핵전쟁의 폐허 위에 다시 세워진 서울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단위에 속해 있지 않고, 자본과 권력으로 시민을 좌지우지하는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사회다. 인공 배양통에서 태어난 ‘배양인’들은 인간 자궁에서 태어난 소수 잉태인들의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서울의 지배 그룹 ‘코란트’의 서윤안 회장은 인류를 조종할 ‘초지능’을 소유하기 위해 비밀 실험 중 암살당하고, 야심 가득한 그의 딸 서지아는 ‘25세기형 방주’라 불리는 우주개척 우주선 ‘별누리’를 통해 초지능을 통제하며 전 인류를 지배하려는 음험한 계획을 세운다. 이 와중에 뒷골목에서 마약을 만들어 파는 신원 미등록 배양인 신록은 우연한 기회에 별누리에 탑승해 서지아의 음모를 알게 된다. 소설은 사회적 약자인 배양인 신록이 사악하고 부유한 잉태인 출신 엘리트 서지아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작가는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신록이 인간의 존엄과 품위에 대해 자각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이를 통해 독자는 태생을 떠나 누가 진정한 인간인지를 가늠하게 된다. 작가는 인간이 서로를 존중하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서는 맑고 선한 마음씨를 가진 약자들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잘것없는 신록을 돕는 ‘별누리’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도 영웅 심리에 도취되지 않은 채 순수한 마음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을 따르다 보면 인간의 욕망과 계급 갈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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