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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패.낡은정치 청산 3일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각각 비장의 카드인 ‘부패정권 청산론’과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상대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공격 받은 후보는 반박에 그치지 않고,즉각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역공을 취했다.이 때문에 반박과 재반박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불꽃튀는 설전이 펼쳐졌다. 노 후보가 먼저 공격을 취했다.이 후보가 3김식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주장이었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3김정치를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1인정치와 가신·측근정치,지역주의 의존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이 후보 자신과 가족들이 이런저런 부정부패 혐의를 많이 받고 있는데 3김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나는 3김과는 너무 다르다.그분들을 존경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연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오히려 노 후보는 후보가 된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시계까지 보여주면서 부산시장 후보를 내달라고 그랬지 않았느냐.또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서는 ‘김대통령의 부채와 자산을 다 상속하겠다.’고 해놓고,부산에 가서는 ‘내가꾀가 있어서 부채는 빼고 자산만 상속했다.’고 그랬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얼마전 유력 일간지가 여론조사를 한 것을 봤는데,국민의 66%가 ‘이 후보가 3김과 같거나 더하다.’고 응답했다.”며 “이 후보가 뭐라고 말하더라도,국민들은 이 후보가 옛날정치와 너무 똑같다고 보고 있다.”고 재역공을 취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시 “노 후보가 정몽준씨와의 후보 단일화를 여론조사로해서 그런지 매사를 그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 같은데,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생각해보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두 아들과 처조카 등 권력 실세가 비리에 연루된 지난 5년간을 다른 정권과 비교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며 “노 후보가 권력실세인 동교동계의 뒷받침으로 장관과 후보까지 올랐는지 모르지만,권력부패의 실상은 정직하게 봐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노 후보는 “나도 민주당원이어서 김 대통령의 과오에 책임이 없다고말할 염치는 없지만,이 후보가 나를 두고 부패와 연계돼 후보가 됐다거나 동교동의 힘으로 후보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말”이라며 “내가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동교동계가 밀지 않은 것은 천하가 알고 있다.”고받아쳤다. 이어 노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본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이 후보는 노 후보도 현 정권의 부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를 향해 “이 정권 들어 대통령 아들까지 관련된 부정부패가 극성이어서 온 국민이 좌절했는데,그때 노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고물었다. 이 후보는 특히 “대통령 아들 비리가 불거졌을 때 노 후보는 특검제에 반대했고,민주당내 정풍운동 때도 노 후보는 반대하면서 동교동계를 비호했다.”며 “그 덕에 장관까지 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나는 특검제를 반대한 사실이 없고,내가 장관이 된 때는 정풍운동이 일어났을 때보다 1년이른 2000년이어서 말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특히 “그러는 이 후보는 97년 총선 때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안기부예산 1200억원을 끌어다 선거자금으로 썼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는데 그때 무엇을 했느냐. 또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아들 김현철(金賢哲)씨가 구속됐을 때는 무엇을했느냐.”고 역공을 취했다.그러면서 “이 후보가 남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 후보의 반박이 계속됐다.그는 “지난 5년간 야당으로서 총풍·안풍·세풍·병풍 등 중상모략에 대해 충분히 조사받고 10만원짜리 계좌까지 추적당했다.”면서 “일부는 무효가 됐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는데 무조건 덮어씌우면서 부정부패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이 후보의 동생이 재판받은 것은 사실이고,측근인 서상목(徐相穆) 의원도 재판받았다.”고 거듭 몰아세운 뒤 “이 후보 부인이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표와 어음번호까지 제시됐는데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는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나고 다른 재판은 끝나지 않았는데 무조건 중상모략해서 재판에 가면 다 비리인가.”라고 거듭 항변했다. 두 후보의 공방을 보고 있던 권영길 후보는 “이 후보와 노 후보가 서로 ‘정치개혁’이란 토론주제와 관계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도적 개선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양측을 힐책했다. 권 후보는 “두 후보가 부패정치를 심판하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 신장개업당’이다.”고 싸잡아 비난한 뒤 “김현철씨가 돈을 더 받았는지,김홍업씨(김대중 대통령 아들)가 더 받았는지판단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권 후보는 이어 “부패한 부정축재 재산 몰수법을 만들고,부패연루 정치인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 부패청산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몰수하고 쳐내면 속시원하겠지만 몰수보다 부패를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한 뒤 “하지만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출발을 만드는 틀에서 권 후보의 제안도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과거의 모든 부패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혼란을 빚을 우려가 있는 만큼,권력형 범죄에 대해 시효를 연장하거나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재산형성의 전 과정을 소명토록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북핵.남북문제 이날 TV합동토론회에서는 북핵개발 파문 등 남북관계 및 통일 문제가 이번대통령선거의 최대 현안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듯 세 후보는 뜨겁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후보간 일대일 토론에서도 가장 대치됐던 주제였다. 북핵 문제 해결방안,바람직한 통일방안,탈북·납북자 문제 등의 주제에서는 크게 봤을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 사이에 팽팽한 의견의 대립선이 그어졌다.노 후보와 권 후보간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보수적’이라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시종 원론적이면서도 국민의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노 후보는 보수층들이 우려하는 ‘급진적,반미’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권 후보는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남북문제와 통일문제 등에 대한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공감했다. 구체적인방안으로는 이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금 지원은전면 중단해야 한다.대북지원을 계속한다면 무엇으로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강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경제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 후보는 “북핵개발 문제는 남북문제이기도 하지만 북미간에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면서 제네바 합의의 상호 위반 사실을 지적한 뒤 “대북지원을 비롯한 상호 교류협력 약속은 지켜가는 속에서 북핵개발 포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끈질긴 대화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처리를 강조한 권 후보는 “문제의 발단이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제네바 합의를 어겼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핵문제 발생의 책임이 북미에함께 있다고 말했다.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지지한다.”며 상호주의와 대북 검증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반면 노 후보는 “화해와 협력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남북간에 상호주의와 검증을 앞세우는 것은 상호 신뢰를 축적하는데저해요소”라고 남북간 신뢰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권 후보 역시 “70만군대를 20만으로 감축하는 것과 남·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소파개정문제 반미 시위 확산과 함께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SOFA 개정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하나같이 개정을 역설했다. 따라서 SOFA 개정을 둘러싼 정책 차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주한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발생후 일관되게 시민단체들과 SOFA 개정운동을벌여온 민노당의 권 후보가 이·노 두후보에 대해 정책의 ‘순수성’ 공세를 폈고,두 후보는 “우리도 나름대로 했다.”며 방어했다. 권영길 후보는 “처음부터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전국 서명운동을 벌인 것은 민노당이었다.”면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두 후보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권 후보는 특별협정을 체결,미군에 제공되는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SOFA의 모법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회창 후보는 “권 후보가 침묵했다고 하는데 분명히,SOFA의 개정과 부시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해 왔다.”고 반박하고 부시 대통령이 한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이어 “우리나라의 외교 목표는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며,이를 위해선 어느 나라에 대해서건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후보 역시 “SOFA 개정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얘기해 왔다.”면서재판권 이양을 위한 국회의 SOFA 개정대책위에도 전체 34명 의원중 27명이민주당 소속의원이라고 맞받았다.그는 “SOFA를 비롯한,한·미 관계의 잘못은 과거 우리가 미국에 추종하고 비판없는 외교를 해 왔기 때문”이라면서“지난해 노근리 사건으로 주민들의 시위 때 이회창 후보가 반미라며 걱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권 후보는 세 후보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할 것을 즉석에서 제의하기도 했다.특히 노 후보에게 성명 채택을 거듭 요청했는데,노 후보는 “시민단체가 아닌,대통령 후보로서 성명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면서 공세를 비켜갔다.한편 이회창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해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다,최근 통일후에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뀐 배경을 추궁했다.노 후보는 “초선의원 때 남들과 어울려 성명을 냈다.”면서 “그후 점차 더 배우고,많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니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을알게 됐다.”며 판단잘못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도청의혹.검찰 독립 한나라당에 호재로 여겨졌던 국정원 도청의혹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적극적 자세로 맞받아쳤다. 노 후보는 우선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그는 “실제로 도청 여부와주체에 대해 판단할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한나라당이 선거때 (도청 의혹을) 내놓은 것을 보면 나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나를 돕는 사람들이 도청당한 걸 보면 나 역시 피해자인데,한나라당은 왜 피해자를공격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껴갔다.또한 “만약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공작을 하기 위해 도청을 했다면 이회창 후보는 왜 도청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어 “5년 전에도 공작기관 문서로 상대방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한나라당이 지저분한 물건을 자꾸 만들어내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하고 비신사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료 공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문제의 실질은 불법 도·감청 자체”라면서 어떻게정보가 나왔느냐고 따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극장에 화재가 발생,‘불이 났다.’고 하는 사람에게 ‘극장에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예도 들었다.이 후보는 자료공개와 관련,“검찰이 제대로 조사하게 되면 제보자에 대한 것도 공개할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도청의 핵심은 2가지”라면서 “이회창 후보는 입수 경위를 밝히지 못한다면 정치공작이라고밖에 볼 수 없으며,도청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노무현 후보는 후보로서의 자격이 상실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공격했다. 한편 검찰독립 방안과 특검제 도입 등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당선되면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검사보직권 등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주면 법 질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특검상설화는 반대하나 한시적인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는 기존당론을 재확인했다. 노무현 후보는 “검찰이 지금부터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의 신뢰가 축적될 때까지는 특검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특검제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여야가 바뀔 때마다입장을 바꿔왔는데 그래서는 검찰 중립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 참여 속에 검찰 중립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지운기자 jj@ ★후보단일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이후보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후보단일화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는 이념도 다르고 정치지향점도 다르다.”면서 포문을 열었다.그는 “최근 (후보단일화에 실패한)정몽준 대표도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고 적절한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노무현후보에게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대표와는 일반적인 정책에 관해 합의한바가 없다.”면서 “앞으로 조율을 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노 후보는“오히려 이 후보의 한나라당에 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동거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역공을 폈다.한나라당에 개혁파와 보수파가 뒤섞여 있다는 점을지적한 셈이다. 이 후보는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중요한 정책에서 노 후보와정 대표는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정책공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는 “정 대표는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 후보는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비했다.이어 “정 대표는 고교평준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렇게 중요한정책이 다른데 정책공조가 되겠느냐.”고 공격했다. 노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재반박했다.그는 “정 대표와는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아무런 밀약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5년 전 이 후보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순(趙淳) 민주당 총재와 손잡고 한나라당을 만들 때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 지분을 나누고,당권을 나눴다.”면서 “(하지만)정 대표와는 ‘잘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정책도 얘기해 보자고 해서 단일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는 달리)갈라먹기의 약속이 없었다는 것만은 명백하다.”고 반격했다. 제3자적인 위치에 있는 권영길 후보는 “노 후보와 정 대표의 단일화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 후보쪽의 손을 들어주었다.권 후보는 “노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거나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철학과 소신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지만,걸어온 길이 다른 정 대표와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정 대표는 재벌 2세인데 노 후보가 어떻게 후보단일화에 동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역주의 청산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남의 탓으로 돌렸다. 먼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지역주의에 대해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먼저 당다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3역이 다 영남출신이고,국회 상임위원장 9명가운데 8명을 영남사람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역탕평책을 말하겠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노 후보에 대해서도 “김대중(金大中·DJ) 정권이 들어서서 편중인사로 지역감정이 불 붙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역주의 문제를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호남 지역 출신을 많이 채용하는 등 탕평인사를 했다면 반(反)DJ 정서는 안 나타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나는 여섯번 선거에 출마해서 4번 떨어졌는데 모두다 지역주의에 저항하다가 떨어졌다.”면서 본인이 지역주의의 피해자임을강조했다. 노 후보는 또 “한나라당은 3당합당으로 호남을 고립시킨 당이고,이 후보는지난 98,99년 영남지역을 다니면서 지역주의를 많이 부추기지 않았느냐.”고 말하고 “지금도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호남사람이다. 노 후보는 DJ의 양자다.’라고 하는 것은 지역주의로 재미를 보자는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중앙이 갖고 있는 재정권과 인사권을 지방에 이양시켜야 지방자치가 활성화된다.”면서 “정당명부제를 먼저 실시하는 것과 함께 중대선거구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는 “권 후보가 말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제도보다정치권에서 이를 악용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범죄”라고규정하고 “적어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불신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정몽준-권영길 후보

    ■정몽준 후보는 - ‘깨끗한 정치' 전도사 이번에 나온 정몽준(鄭夢準·MJ) 의원의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읽다가 뜻밖의 구절을 발견하고 어,이런 걸 왜? 하고 조금은 당혹스러웠다.“아내는 아이들이 성장하자,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옛’것을 ‘올’바로 알리자는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예올회라는 이름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소설가 윤후명 씨가 지어주었다).”이렇게 내 이름이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아내의 일로 그와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 된다.내가 ‘예올’의 이름을 지은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러나 나는 ‘예올’에 대해서도,MJ에 대해서도 그리 소상하게 알고 있는 편은 아니다.나는 그와 불과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 언젠가 MJ가 어느 모임에서 일부러 내게 다가와 “이제 뵙는군요.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고 내 술잔을 채운 적이 있었다.자유스러운 모임이어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오가며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나는 “아,예.” 하고 뭐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의 키가 보통보다 큰 데다 나는 보통보다 작아서 유난히 비교되는 게 좀 거북했을까.그러자 그는 “언제 한잔하지요.” 하고 말했다.그런데 그 호의에 대해서도 나는 “전 막걸리만 마십니다.” 하고 퉁명스럽게 받았다.이 무슨 매너인가.더군다나 나는 맥주를 주로 마시지 않는가.하기야 평생 백면서생 야인으로 살아온 나는 그런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내 대답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남들에게는 대단치 않은 일이겠지만,그 첫 만남은 내게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서의 매너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또 그에게 뭔가 부담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그에게 부담감을 갖는다는 건,그 무렵 그가 대선에 나오려는 눈치인것 같아 은근히 내 마음이 마뜩찮아 한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내 생각으로는 모든 정치인들은,대선 주자들은 ‘정쟁’만 일삼고 ‘정권 야욕’에만 물불 못 가리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그 심정이 애꿎게 MJ에게 그대로 향했던 것이다.그의 말마따나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정치까지? 나는 비관적이었다.정치가 왜 그렇게 국민이 외면하고 질타하는 대표적인 장(場)이 되었는가.다른 사람의 말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표현을 직접 빌려본다. “정치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여러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싸움을 말리고 얽힌 사태를 푸는 것이 정치의 본디 역할이다.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은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싸움판을 벌이는 데 주력하는 형국이다.” 그가 말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 정도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뿐이다.그런데도 지켜지지 않고,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나는 그가 대통령직에 연연한 사람이기보다 우리나라 문화를 위해 무엇인가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를 진정 바랐다.현재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이 부박하고 실망스러운 삶의 형태는 경제가 문화를 도외시한 채 저 혼자 질주하는 ‘돈이 최고’의 슬로건에 근거한다고 보았던 것이다.그러므로 우리 경제를 이끈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문화적 소명의식을 가질 때가 되었다고 보았던 것이다.정치고 경제고,무엇이고 간에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아니던가.그래서 그의 아내가 그런 일을 한다고 했을 때,나는 쌍수를 들어 공감을 표시했었다. 그런데 그는 월드컵의 성공과 함께 얼마 뒤 자연스럽게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여기서 또 지난 6월의 월드컵을 다시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그의 표현대로 “내 이름자 ‘몽’은 한자로 꿈 몽(夢)자이고 ‘준’은 영어로 6월(june)이니까,꿈 같은 6월을 보낸” 것이었다.그는 지금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의 ‘4강 신화’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지만,그 과정을 통해 전달받은 여론의 향배 또한 거절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내가 이번 대선에 나가는 것을 포기한다면,그 많은 요구들을 외면한다면,나는 나 자신에 대해 이기적이고 비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당당하게 출마했다.그리고 대통령 후보로서 언론매체에 등장한 그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웅변조로 목청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저의 꿈은 깨끗한 정부,국민 통합,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는 것입니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라고 믿습니다.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그의 말에서 그의 ‘깨끗한’ 이미지가 떠올랐다.내가 보기에 그는 상당히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기업경영자이자 정치가요,또한 스포츠맨이어서가 아니다.그는 활달하면서도 세심하고,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이다.불같이 달려들면서도 물같이 흐른다.상반된 성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겸허하게 들어줄 줄도 알고 그의 말을 조리있게 들려줄 줄도 안다는 건 여간한 장점이 아니다.그런 가운데 그는 어려서부터 ‘부잣집 아들’ 티를 내지 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중학교 때 학우가 “너희 집 뭐하니?” 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고 했다든가,대학교 때 학우에게 “MIT로 옮기기 위해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양복이 없다.”고그제서야 백화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그 점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나를 가리켜 재벌 2세,또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부족함이 없이 자란 아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하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나는 스스로 부자라고 느낀 적이 없다.그리고 나는 부 자체가 사회적 질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문제는 부의 편중과 부의 과시와 부의 남용일 것이다.” 그의 말을 믿는다.그는 여행을 가면 팬티,양말을 직접 빨아 입는다고 한다.나도 그렇다.그러니 나 같은 백면서생은 동류항으로서의 위안을 받는다.그리고 식당에 가서도 냅킨은 꼭 한 장만 쓰고,음식을 남기는 건 질색이라는 점도 나와 같으며,어렸을 때 수레에서 파는 해삼을 이쑤시개로 찍어 먹길 좋아했고 지금도 여차하면 청진동 해장국집으로 달려가곤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그래서,그를 향한 친화력은 더욱 공고해지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어느 모임에서 그를 만났는데,헤어질 무렵 그가 장인어른의 뒤를 따르면서 “저 때문에 마음 고생 많으시죠.” 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장면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무엇을두고 그러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었다.다만 그의 태도가 너무도 성심스러워서 나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그가 매사에 철두철미하다고 듣고 있었던 나는 그 모습에서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가정주의와 가족 사랑은 잘 알려져 있는바,그것에 바탕을 두고 정치를 향하고 있는 자세는 우선 보기부터가 좋다.이것이‘삶을 위한 정치’의 기본이 아니고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정치는 ‘닫힌’ 공간의 대표적인 상징처럼 보인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닌 어떤 특수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그러나정치는 공동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즐거운 정신행위여야 한다.사람과 삶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지금,국민들은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의 장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그리고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는 물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제시하는 ‘정직하고 능력 있는 젊은 정치’의 비전이자 버전이다.그렇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 알맹이가 되어야 할까.나는그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이것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기의 ‘사람과 삶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그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내 집 옆길로 해서 북한산에 가끔 오른다고 한다.어느날 나도 그와 함께 산행을 해보리라 마음먹는다.그리고 나로서는 그가 무엇보다도 문화주의 대통령,환경주의 대통령에 더 애착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지금 이 정권도 문화를 앞세웠지만,한낱 허사(虛辭)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저는 국민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꿈(夢),그대는 우리에게 정녕 그러할 것이오.한 소설가는 믿고 있소이다.왜냐하면 꿈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윤후명 소설가 ■권영길 후보는 - ‘진보의 꽃' 피울 밀알 ◆진보의 이름으로 나는 권영길을 잘 모른다.몇 차례 파리와 서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지만 난 아직 그를 잘 모른다.나에게 그는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단 남의 의견을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적어도 내가 아는 부분에서 그는 먼저 행하고자하는 일을 행한 후에 말을하는 사람이다.산골소년으로 태어나 어려운 청소년기를 거쳐 노동자들의 대표가 된 사람,내가 아는 대목에서 그는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가 할퀴고 간 가족의 고통을 성숙으로 승화시킨 몇 안 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권영길을 오늘 말하려 하는가? 지금부터 30년 전,20대 청년이었던 나는 이렇게 자문하며 처연해 한 적이 있었다.“과연 살아 생전에 합법적 진보정당에 참여하여 활동할 날이 올 수 있을까.”라고. 내가 오늘 권영길을 말하려 함은 무엇보다 진보의 이름으로 그를 예우하기 위함이다.특히 기존정당의 후보들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마음껏 홍보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그는 군소정당의 후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언론의 잘못이다.가령 프랑스의 ‘르몽드’는 96∼97년 겨울의 노동자 대파업 당시 권영길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크게 실었다.내가 아는 한 ‘르몽드’에 그만한 비중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던 한국인은 김대중 대통령뿐이다. 그리하여,진보의이름으로 권영길을 말한다.그것은 곧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믿는’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말 없이 말하는 그 파리에서 처음 만난 때부터 그는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한국노동운동의 기관차를 몰던 때에도 그는 예상외로 수줍음 많고,과묵한 사람이었다.상대방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놓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말많은 조직’을 이끄는 자가 가져야 하는 덕목을 보았다.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항의하여 총파업을 주도한 강철의 노동운동가는 도무지 찾을 수 없고,앞자리에는 한 신중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말의 향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변인 사람들이 넘쳐나는 오늘날,권영길의 과묵은 더욱 이채로웠다. 술자리에서 몇 순배의 술이 돌아가도 그는 말이 많아지지 않았다.다만,노동현안에 대해선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이를테면 그의 말없음은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마는,단호함을 위한 것이었다. 97년 대선에 관해 누군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몹시도 죄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지었다.민주노총이라는 거대조직의 선거참여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이 그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았다.그날 그는 말이 없었으되 무표정하지는 않았다.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의 공유였을까.백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한 가지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그는,말 없이 말하는 사람이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정치 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다.아버지에 대한 몇 가지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아버지의 삶과 생애에 대해 이웃과 친지들의 증언으로 대략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헤어진 아버지를 몇 년만에 주검으로 마주한 일은 어린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다.‘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던 아버지가 ‘무시무시한 빨갱이’였다니…. 농민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의식을 키우던 고등학생 때에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그는 말한다.광신적인 반공주의국가에서 좌익의 지아비를 둔 어머니는 행여 자식들의 앞길에 먹구름이낄까 아직도 입을 닫는다며 말을 흐렸다.어느새 그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가 정치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이런 가족사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힘입은 바 크다.돈이 없어 며칠을 굶기도 하고,잘 곳이 없이 노숙을 하기도 했던 어린 권영길에게 세상은 한번도 적의를 거두지 않았다.세상의 비참을 몸소 체험한 그가 다른 사람들의 비참을 묵과할 수 없었으리라. 정치는 ‘인격적 권리의 창출’이라고 믿는 그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 속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날이 올까.아마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본디 약한 이웃들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자에게 세상의 강고한 벽은 이미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많은 사람 그가 고등학교 때 이미 야학을 결성하여 나름의 사회참여를 시작했다는 사실에서,언론노련 시절 절대 술을 먹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뿌리치고 괴로워하는 동료들을 위해 함께 밤새 술자리를 지킨 일에서,어려운 사람을 보면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 면에서 그는 분명 정이 많은 사람이다.그의 다정(多情)이 이 사회에서 슬픔과 분노를 잉태시켰음을 여기서다시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가 45살이라는 나이에 늦깎이 노동운동가가 된 것도,언론노련과 민주노총을 거쳐 마침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유도 결국은 서러운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안쓰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그연민 위에서만 이념과 사상이 제대로 꽃필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이념과 사상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그의 맘씀씀이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미련한 사람 권영길은 미련하다.9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가 또다시 대선 출마를 하고 나선 것이다.오늘의 상황은 97년과 많이 다르지만 또한 어떤 점에선 같다. 6·13 지방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다른 점이라면,한나라당과 특정 유력신문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헤게모니를 쥔 채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비단 서구사회를 비교대상으로 삼지 않더라도 한국사회의 사회적 진보는 매우 더디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로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친 브라질에서 좌파후보 룰라의 당선은 우리 진보정당운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적해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올 대선에서 권영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승부가 예견된 싸움을 굳이 하려드는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그러나 그의 미련함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니다.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고야 마는 사람들은 모두 승산이 없다고 믿었던 대상과 지난하게 투쟁해온 ‘미련한 사람들’이 아니던가.병든 시대를 온몸으로 아파하며 맞서 싸우는 권영길,그는 올해도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러나 분명 그 싸움은 하나의 밀알이 되어 이 땅에 진보의 꽃을 피울 것이다. ◆보론-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뉜 계급사회다.이것은 시민적 상식이다.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이 존재한다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도 존재해야 한다.그것이 공화국이요,민주주의다.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선 노동자의 정당이 없었다.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그리고 서민 대중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은 없었던 것이다.한국사회를 지배한 레드 콤플렉스가 ‘노동자’가 ‘빨갱이 예비군’이나 되는 양 기피하도록 한 탓이 크다.그러나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노동자다. 민주노동당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계를 꿈꾼다.또한 민주노동당은 차이가 차별을 낳는 세상을 반대한다.민주노동당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사회를,돈이 없어서 대학에 갈 수 없는 사회를 반대한다. 당신은 노동자인가.그럼 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농민이고 서민인가.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당신이 사회경제적 처지에 걸맞은 정치의식을 가져야 한다.사회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정당을 선택할 수 있을때 한국사회는 비로소 하나의 ‘사회’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홍세화 자유기고가
  • 권영길 민노당후보 집중해부/ “”공정선거땐 10% 득표 자신””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15일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선거법 개정안은 민주노동당 후보의 손발을 묶는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불공정선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공정한 선거가 보장된다면 10%의 득표를 얻을 수 있다.”면서 “진보진영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후보 일문일답 ●선관위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경우 기탁금을 2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선관위가 기탁금을 현재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올리려는 것은 ‘민노당 죽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돈으로 후보 출마제한을 막으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선관위는 원내교섭단체 후보에게만 신문광고와 방송을 통한 정강정책 연설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는데.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방안이다. 선관위는 미디어선거 체제로 만든다고 하지만,원내교섭단체 후보에게만 혜택을 주려는 방향은 민노당 등의 후보에게는 미디어 참여를 봉쇄하는 것이다.민노당 후보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다.마라톤 경기를 할 때 어떤 선수는 이미 반환점을 돌고있는 상황에서,출발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이보다 불공정한 게 어디 있나. ●다른 후보들과 함께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방송사들은 지방선거에서 8.1%의 득표율을 기록해 제3당으로 확실하게 떠오른 민노당의 후보도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한다.그런데 교섭단체 후보에게만 신문과 방송을 통한 정책설명에 혜택을 주는 식으로 되면,방송토론에서도 민노당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절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 노력을 하지 않고 민노당 후보로 선출된 것은 아닌가. 범(汎) 진보진영은 후보를 단일화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공동대응하기로 했다.현 단계에서는 다른 진보진영의 후보가 없기 때문에 민노당이 후보를 선출한 것이다.민노당을 통해 대선 후보를 낸다는 게 민주노총의 방침이다. ●한국노총이 독자적인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노동자 총연맹이 둘로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노동자 총연맹이 만드는 정당이 둘로 나눠지는 것은 비극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한국노총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열은 없을 것이다. ●진보진영의 다른 후보가 나선다면 단일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지난 7월 진보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2002년 대선 승리와 범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범 국민 추진기구(범추)’에 합의했지만 8월말까지 범추가 결성되지 못했다.그래서 민노당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했다.경선이 있으면 참여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 진보정당이 후보를 낸 의미는. 자유당 시절 죽산 조봉암(曺奉岩)선생이 출마한 이후 약 50년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진보정당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다.물론 최근에도 진보진영 후보가 있었지만,진정한 진보정당 후보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본다.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노동자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민노당의 후보가 얻은 득표는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득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민노당 후보를 지지하는 표는 절대 사표(死票)가 아니다.100만표를 받으면 100만표의 힘이 있는 것이고,200만표를 받으면 200만표의 힘이 있는 것이다.공정한 기회와 선거가 보장되면 10%의 득표율은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대선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 총선에서 6∼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정책개발은 어떻게 하나. 민노당에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그래서 다른 정당보다 가장 현실에 맞는 현장감 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예컨대 과기노조에 속한 노조원들이 현실에 맞고 현장감있는 과학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과기노조원들 중에는 석·박사들이 많다.교육정책이나 금융정책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현장감 있는 정책을 내놓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보다 활발히 움직여야 할 텐데. 추석 이후 팀을 구성해 의미있는 전국 투어에 나설 것이다.예컨대 전체 근로자 중 60%가 비정규직이다.비정규직 문제는 노동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안아야 할 최대 과제인 셈이다.이런 점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한 사업장을 방문한다든가 하는 등으로 투어를 할 것이다. ●부유세 신설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부유세 신설은 허황된 정책이 아니다.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다.자산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으로 할 경우 대상은 2만∼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부유세를 신설해 추가로 거둘 수 있는 세수가 11조원이나 늘면 170만명의 대학생을 무상으로 교육시킬 수 있다. ●외모 등이 민노당 후보로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진보진영의 몇몇 사람들은 너무 유순한 모습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반면에 권영길을 만나지 않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는 다소 과격한 이미지로 비쳐져 있다.많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상을 바르게 바꾸는 게 급선무다.권영길을 만나본 사람들은 처음에 가졌던 과격한 인상과 달라 놀라고 있다. ●민노당 후보의 자녀가 해외유학을 간 것에 대해 말이 있는데. 지난 94년 해고된 뒤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빚을 내서 살아가는데 무슨 돈이 있어 유학을 보내겠는가.노동운동을 한 딸은 노동운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장학금으로 유학을 갔다.재벌기업에 취직했던 아들은 퇴직금과 저축한 것 등을 모아 유학을 떠났다. 곽태헌 이지운기자 tiger@ ■權이 본 李·盧·鄭 권영길(權永吉) 후보에게 소위 3강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 권 후보는 망설이다 말문을 열었다.그는 이 후보는 정치적인 비전이 없다는 점을,노 후보는 참신성을 잃어버린 정치적인 행보를,정 의원은 재벌 2세라는 점을 각각 지적했다. 권 후보는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로 바꾸는 게 우리 민족에게는 중요한 일”이라며 “이런 점에서 역사적인 비전을 갖추지 못한 이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건설의 핵심주체인 노동자로부터 버림받은 후보가 대통령이 될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하려다 표류상태에 빠진 신당창당은 국민들이 청산하기를 바라는 3김(金)의 정치행태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신당창당을 논의하는 것은 선거 때만 되면 간판만 바꿔다는 이합집산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 사람이 최고의 부와 명예 권력을 다 갖는 게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것이냐.”면서 “한 사람이 부와 명예 권력을 다 쥐는 사회는 결코 올바른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정 의원을 겨냥했다. 곽태헌기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한노총 마이웨이… 성사 미지수 진보진영의 대선후보 단일화는 자체 세력내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지만,기성정당에도 상당한 관심사이다.성사만 된다면 연말 대선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보세력이 목표로 삼는 ‘17대 원내 진입’에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도 여겨진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가 후보확정 이후에도 “진보진영에서 다른 후보가 나선다면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선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실제로 민노당은 지난 8월 전국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한총련,청년단체,교수노조에 여러 통일단체 등 10여개 주요단체 대표들과 회동을 갖고 ‘범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공동실무단까지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그러나 이같은 행보는 현재 사실상 정지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참관 자격으로 동참했던 한국노총은 별도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해 놓은 상태이고,사회당과 녹색평화당도 지금까지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진행중인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안 저지투쟁에서도 진보진영이 공동보조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민노당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함께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위한 ‘범국민대책위’구성을 제안했으나 사회당은 녹색평화당,전국교수노조,전국학생회협의회 등과 함께 ‘국민운동본부’를 결성,딴살림을 차렸다.개정안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조항이 서로 차이가 나는 등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또 한국노총의 정당 창당은 현실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관측이다.실제 지구당 조직이 상당히진척돼 있고,재정적인 뒷받침도 충분한 것으로 여겨져 사실상 정치적 판단만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기성정당 역시 진보진영의 통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기성정당의 한 인사는 “기성정당들은 사실상 ‘세력’중심으로 이뤄져 타협과 협상이 가능하지만,진보단체들은 ‘이념’으로 맞서고 있어 이해의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민노당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한국노총의 창당을 기정사실화하되,향후 당대당 통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사회당을 비롯,농민·시민단체들의 합류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진보진영의 통합을 위한 첫단추인 ‘범노동계 단일정당’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 ■역대대선 진보진영 득표율/ 조봉암 56년대선때 30% 득표 오는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득표는 얼마나 될까.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예상 득표력과 역대 대선에서의 진보진영 득표 상황 등을 알아본다. ●권후보의 득표력=이번 대선에서 권 후보가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지만 득표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권 후보는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국민승리 21’ 후보로 나서 30여만표(1.2%)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최소한 배이상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13지방선거 때 민노당이 8.1%의 지지율을 기록,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 뛰어오른 게 이런 전망을 가능케 한다.또 지난 대선 때의 ‘국민승리 21’은 급조된 정당이었지만,민노당은 그렇지 않다. 권 후보는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현재 5∼8%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은 놀랄 만한 결과”라고 밝혔다.권 후보측은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등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고,지지층이 겹치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거품이 꺼지면 지지율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 경우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얻는 득표는 후보의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득표력=우리 정치사에서 진보세력의 활동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해방 이후 진보세력의 첫 대선 도전은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냉전논리에 맞섰던 ‘역풍의 정치인’조봉암(曺奉岩)선생에 의해서다.56년 제3대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무려 30%(216만여표)를 득표,집권 자유당을 놀라게 했다. 14대 대선(92년)에서는 진보계 인사인 백기완(白基玩)씨가 무소속으로 도전했으나,득표율은 1.0%(23만여표)에 그쳤다.15대 대선(97년)에선 권영길 후보가 30만여표를 얻었다.대통령 당선자와 2위 득표후보간의 표차(39만여표)에 근접한 수준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권영길 캠프' 누가 있나/ 시민·사회단체 이끄는 100여명이 ‘정책 브레인' 현재 민주노동당의 대선공약개발단에는 진보적 성향의 학자들과 전문인,노동·통일·환경·여성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100여명이 참여해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대선공약과 정책을 만들고 있다. 주요 정책 브레인으로는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한림대 사회학과 유팔무 교수,가톨릭대 사학과 안병욱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희연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부산대 사회학과 김석준 교수 등 당 간부직을 맡은 소장파 교수들도 상당수다.서울대 사회학과 김진균 교수등 좌파 이론의 대가들은 정책 자문역으로 포진했다.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주동황 교수,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등은 당 외곽에서 측면 지원한다.이밖에 민주노총 유병홍 정책실장,김석연·김정진·이덕우 변호사,전국과학기술노조 이성우 전 위원장,변현단 전 인터넷대자보 편집장 등이 각각 전문분야에서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민노당 대선기획단은 조만간 ‘평등과 자주’를 핵심 개념으로 한 선거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며 공약집도 이달 하순 발간한다.‘평등’과 관련 ‘10억원 이상 자산보유자에 부유세 도입’공약이 이미 제시된 바 있다.‘자주’의경우 “단순히 ‘미군철수’ 구호가 아니라 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뜻한다.”고 민노당측은 설명했다.민노당은 지난 13일 장애인 선로점거와관련,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등 노동자·농민·도시빈민·학생 등 전통적 지지기반 외에도 각종 차별로 소외된 층을 파고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얻은 134만표(8.1%)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추가로 20∼30대와 40대 초반까지도 주요 공략 대상으로삼고 있다.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여론조사 결과 기성정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층이 절반에 달한다.”면서 “민노당의 지지층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탈지역주의와 강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리저리 표심을 옮겨가고 있지만 이들 부동층에 정치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정당은 민노당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기성정당의 폐해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했다.인지도가 낮은 데다 아직 많은 국민들이 민노당의 이념에 대해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이른바 레드콤플렉스나 사표방지 심리를 극복해야 한다.올 대선에서 민노당의 득표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지 관심인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나라당 ‘2중대론’도 넘어야 할 벽이다. 박정경기자 olive@
  • [대한포럼] 신당이 가야할 길

    ‘11석 대 2석’ 8·8재보선의 민주당 참패는 노무현 대통령후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스스로 ‘운명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토로할 만큼 벼랑끝에 선 절박한 심정이리라.국민경선을 통해 노풍(盧風)을 일으키며 일약 정치권의 중심에 우뚝섰던 노 후보의 추락은 마침내 민주당의 해체와 신당창당으로 귀결될 것 같다.노 후보가 창당에는 투항하면서도 여전히 후보직 사퇴에는 버티고 있지만,그를 괴롭히는 여론지지도가 그를 어디로 내몰지 아무도 모른다.정치는,특히 한국정치는 요즈음 날씨처럼 변화무쌍하기 이를 데 없는 까닭이다.달리보면 민심의 흐름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신당창당의 본질은 재집권에 있다.신당론은 노 후보로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여서 끝내는 노 후보의 사퇴에 칼 끝이 향하게 되어있다고 봐야 한다.노 후보는 국민경선 방식으로 재경선을 하되,그 절차가정해지면 그때 가서 사퇴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하지만 반노(反盧) 진영이 이를 기다려 줄지 의문이다.후보직이 퇴락한 영광이긴 하나,그것도 기득권이라면 기득권이기 때문이다.또 흥행성을 위해서는 모양새를 그럴듯하게 갖추는 게 필수조건이므로 가파른 상승세인 정몽준 의원과 대권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이한동·박근혜 의원등을 어떻게든 신당잔치에 끌어들여야 할 판이다. 신당이 정치인들의 새로운 결사체임을 직시할 때,흥행성 하나만을 고려한다 해도 그 가는 길이 험로임을 예고한다.이들 차기군은 정치이념과 노선,그리고 자라온 정치토양이 달라 공통점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유일한 출구가 ‘반 이회창 세력의 결집’이다.국민의 눈을 피해 밀실의 ‘정치공작적’ 거래와 흥정을 주고받을 공산이 없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더욱이 노 후보는 국민경선으로 선출된 정통성을 갖춘 후보로,경선 이후 설령 그의 정치적 궤적에 많은 오류가 있었다 할지라도 중도하차에는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신당은 무엇보다 국민 설득과 이해를 최우선의 명분으로 해야 할 것이다.그러지 않고서는 국민경선을 거치더라도 ‘반짝 인기’에 머물 수밖에 없다.1991년 3당합당 이후철저하게 갈라선 DJ와 YS를 한데 묶는 ‘신민주연합’을 시도할 만큼 한때 파죽지세였던 노풍도 민의의 현란한 가변성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거품으로 막을내릴 위기에 내몰려 있는 것 아닌가.정당정치 개혁의 성공적인 실험으로 찬사를 받던 국민경선제로 이뤄진 후보선출도 지금에 와서는 이 모양인데,술수와 계산에 의한 신당창당으로는 현 상황의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긴 눈으로 보면 역사에는 변칙이 없다.통하지도 않는다.정치부 기자를 오래 하다 이제는 은퇴한 한 선배는 “정치판에서 초기에는 음모성 술수가 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결국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숱하게 목도했다.”고 체험을 토로한 적이 있다.현 정부들어 ‘언론문건이다.’‘뭐다.’ 해서 많은 문건들이 폭로되고,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았으나 실행되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신당창당은 국민의 눈을 아주 오래 속일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버리고 접근해야 한다.돌이켜 보면 국민 여론수렴 없이 밀실에서 이뤄진 ‘내각제 개헌 합의’라는 DJP간의 족쇄가 현 정부의 오늘의 처지를 낳게 한 첫 단추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제 민주당은 신당창당이라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막 건너려는 중이다.소수정권을 극복하고,다수 확보라는 강한 유혹으로 창당한 민주당이 노풍으로 한번 반짝하는가 싶더니,이제 막 한국정당사의 뒷장으로 넘어가려는 판이다.앞으로 논의가 계속되겠지만,또다시 국민경선을 할지,아니면 추대로 뽑을지 지켜볼 일이다.후유증을 생각하면 선출 방식이나 모양만이 능사가 아니다.무엇보다 제세력간 밀실속의 담합이라는 구태가 사라져야 한다.신당으로 가는 길이 이해다툼이 아닌 명분과 실리,정당한 절차의 절묘한 합작품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양승현 논설위원yangbak@
  • [2002 선거 대해부] 정치세대별 지지성향 분석

    6·13 지방선거와 월드컵 열풍이 지나간 지난 6월은 다가오는 12월 대선 구도에도 커다란 여진을 남기고 있다.이번 조사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정치세대’가 대선의 핵심 변수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조사 중 대선후보 가상대결 지지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지지도는 33.4%인 반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의 지지도는 21.1%로 나타나,지난 3월 민주당 경선을 계기로 등장한 이른바 ‘노풍(盧風)’이 잠잠해졌다.또한 응답자의 19.7%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과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대표 및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대표 등 제3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6월 대선구도의 변화는 민주당의 참패로 나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이미 예고된 바 있었다.그러나 12월 대선과 관련 ‘이-노 역전 현상’의 중요성은 노풍의 핵심 진원지로 알려진 소위 ‘386세대’에서 이 후보의 지지도가 노 후보의 지지도를 앞섰다는 점이다.이에 따라 이번 대선 과정에서 노풍과 함께 급격히 부상했던 세대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사실 ‘386세대’라는 표현은 87년 당시 민주화를 이끈 주역이며,80년 광주민주화 운동을 경험한 연령층을 표현하는 일종의 정치적 세대 개념이다.연령대와 달리 정치적 세대는 동일한 정치사회화 과정을 거친 연령층,즉 특정한 정치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연령층을 의미한다.물론 정치적 세대는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층에 걸쳐 분포한다.정치사회화는 일반적으로 18세를 전후해 이뤄지기 때문에,모든 개인이 18세 전후에 경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정치적 세대가 구분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경우 커다란 정치적 사건을 중심으로 볼 때 대략 6가지 유형의 정치적 세대로 구분해 볼 수 있다.먼저 ‘건국세대’이다.이들은 1959년 이전에 18세를 맞이한 사람들로 45년 해방 과정의 격동과 한국전쟁을 경험한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통치시기에 정치사회화가 이뤄진 세대이다.다음으로‘4·19세대’는 60년에서 71년 사이 18세를 맞이한 연령층으로 4·19와 5·16의 파장 아래 정치사회화를 경험한 세대이다.박정희 대통령의 통치시기인 72년부터 79년 사이 18세를 맞이한 ‘유신세대’는 4·19세대와 달리 유신이라는 암울한 독재정치 시절에 정치사회화가 이뤄졌으며,흔히 ‘긴급조치세대’라 표현되기도 한다.한국 민주화의 주역으로 평가되는 ‘광주세대’는80년부터 86년 사이 5공화국 시대에 정치사회화가 이뤄진 세대로 광주민주화 운동의 유산을 껴안고 살아야만 했다.광주세대에 이은 ‘6·10세대’는 87년에서 91년 사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치사회화가 이뤄졌으며 6·10 민주화 운동의 결과로 얻은 민주화의 봇물 속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했다.마지막으로 ‘민주세대’는 92년 이후 18세가 된 세대로 3당 합당과 정권교체를 의미있는 첫 정치적 경험으로 삼고 있다.이들은 실질적인 민간정부의 통치시기에 정치사회화가 이뤄졌으며,사회적으로 정보화세대를 대변하고 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선거는 지역주의적 선거로 점철돼 왔다.이런 측면에서노풍과 함께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부각된 세대별 혹은 연령별후보지지 양상은 한국 정치가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세대별 후보지지 양상은 출신지를 떠나 이념적·정책적 성향에 따른 후보선택을 의미하며,따라서 지역주의가 극복되고 있다는 징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별 후보지지 경향은 비록 잠복된 형태였지만 지난 15대 대선에서도 발견된다.15대 대선 직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5대 대선 당시 이회창·김대중 후보 이외의 제3후보에 대한 지지에서 세대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신세대를 축으로 광주세대,6·10세대,민주세대는 제3후보를 상대적으로 높게 지지한 반면,4·19세대와 건국세대의 상대적 지지도는 매우 낮았다.이 후보의 경우 유신세대와 건국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5공세대와 6·10세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를 나타냈다.그러나 김 후보의 상대적 지지도는 건국세대 105.8,4·19세대 111.0,유신세대 91,광주세대 94.6,6·10세대 97.6, 민주세대 96.8인 것으로 나타났다.당시 세대효과가 수면위로 부상하지 못한 것은 김후보가 모든 세대에 걸쳐 고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세대현상이 부상한 것은 노 후보의 지지양상이 15대 대선 당시 김 후보의 세대별 지지도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김 후보와 정치적 역정을 함께 한 건국세대와 4·19세대는 잠재적인 이념적 차별성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를 지지했지만,정치적 동질성을 광주세대이후 세대에서 찾는 노 후보에 대해서는 이들이 동질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결국 건국세대와 4·19세대에서 노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따라서 노 후보가 당면한 과제는 6월 정국을 통해 다시 잠재화된 노풍을 어떻게 되살리느냐,즉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광주세대와 제3후보로 지지를 선회한 6·10세대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의 경우 지난 대선보다 세대효과가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고있다.즉 건국세대와 4·19세대에서 이 후보에 대한 상대적 지지도가 높아진 반면,유신세대,5공세대,6·10 세대의 지지도는 거의 현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15대 당시 평균적인 지지를 보였던 4·19세대의 상대적 지지가 높아진 점은 주목할 만하다.15대와 비교해 이 후보가 아쉬운 부분은 평균적 지지를 보였던 민주세대가 현재는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당시 이 후보의 참신성과 대쪽 이미지는 상당 부분 사라진데다 보수성이 보다 뚜렷해진 결과이다. 결론적으로 세대별 후보지지 양상은 이번 대선에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지방선거 결과와 이번 조사의 세대별 지지양상을 종합해 볼 때 16대 대선은 여전히 지역주의적 투표가 힘을 발휘하겠지만,민주화 이후 세대가 주요 변수로 등장하는 최초의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세대현상’은 노풍의 퇴조 및 이-노 반전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 구도를 뚜렷이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물론 이회창 후보는 민주세대를 제외한 모든 정치세대에서 노무현 후보를 포함한 다른 후보자 모두를 앞서고 있다.또한 노 후보의 경우 민주세대에서만 1위를 고수하고 있을뿐이며, 6·10세대와 4·19세대에서는 정몽준 의원,박근혜 의원,권영길 대표를 포함하는 제3후보의 전체 지지율보다 낮아 노풍의 퇴조가 실감난다.그러나 연령이 높을수록 이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크게 증가하는 반면,노 후보의지지율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대별 대선후보 지지현상은 세대별 ‘상대적 지지도’를 살펴볼 때 보다정확히 파악된다.상대적 지지도란 특정 후보에 대한 전 국민의 지지율에 비해 특정 세대에서의 지지율이 높은지 낮은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세대지지율을 전체지지율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수치이다.예컨대 A후보의 전체지지율이 40%이고,특정 세대의 지지율이 80%일 때 상대적 지지도는 200이다.상대적 지지도가 모든 세대에서 100에 근접하는 경우 세대별로 고른 지지를얻고 있는,즉 세대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무응답층을 제외한 상대적 지지도를 살펴보면 이회창 후보의 경우 건국세대155.7,4·19세대 135.7,유신세대 114.6,광주세대 87.4,6·10세대 72.1,민주세대 61.0이다.즉 건국세대와 4·19세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있으며,광주세대와 6·10세대,민주세대에서는 상대적 지지도가 낮은 것이다. 반면 노무현 후보의 상대적 지지도는 건국세대 63.9,4·19세대 67,유신세대73.3,광주세대 107.7,6·10세대 104.9,민주세대 156.1로 민주세대에서만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노풍의 주역인 광주세대나 6·10세대가 다른 세대에 비해 노 후보를 더 크게 지지하지는 않는다는점이다. 세대효과는 물론 연령효과를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령효과를 고려한다면 광주세대에 비해 노 후보에 대한 상대적 지지도가 높아야 할 6·10세대에서 왜 그렇지 않은 것일까.6·10세대의 경우 제3후보에 대한 상대적 지지도가 높은 반면 광주세대는 어떤 후보에 대한 상대적 지지도도 높지 않다는 점이다.광주세대는 암울했던 5공통치를 경험했고 군부통치의 종식과 민간정부로의 이행이라는 민주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일부 야당 및 재야 정치권과 정치적 목표를 일정부분 공유했다.반면 6·10세대의 경우 정치적으로 훨씬 자유로웠으며 야당의 분열을 경험했고,기존 정치권에 대한 회의가 상대적으로 높다. 세대 특유의 정치적 경험은 양자의 이념성향과 여야성향 등에 영향을 주었다.광주세대는 이념적으로 보수적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32.2%인 반면,진보적이라는 응답자는 38.7%였다.그러나 6·10세대의 경우 자신의 이념성향이 보수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1.5%에 그쳤고,진보적이라는 응답자는 과반수를 상회하는 무려 51.7%에 달했다.여야성향의 경우 광주세대는 ‘여도 야도 아니다’라는 응답자가 38.6%인 반면,6·10 세대는 52.9%에 이른다.결국 양 세대의 이러한 정치적 경험의 상이성은 비록 양 세대가 노풍의 핵심적 진원지였지만 엇갈린 결과를 빚고 있다.즉 광주세대가 지지 유보층이나 무응답층으로 선회한 반면,확고한 여야 성향을 갖지 않는 6·10세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 등으로 손상된 노 후보의 참신성을 제3후보에서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것이다. 한편 광주세대나 6·10세대와 달리 민주세대에서 노풍이 여전히 지속되고있다.이는 다른 무엇보다 세대별로 현 김대중 정부에 대한 평가가 상이하기 때문이다.민주세대는 김대중 정부에 대해 ‘못했다.’는 응답자가 41.0%인반면 ‘잘했다.’는 59.0%로 유일하게 김대중 정부의 업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권력형비리로 인해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다른 세대와 달리 민주세대의 상당수는 김대중 정부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무응답층은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해 떠도는 이른바 부동층일 수도 있고 속마음을 드러내기 싫어서 침묵하는 유권자들일수도 있다.또 정치에 대해 모르거나 아예 정치에 무관심한 계층일 가능성도 있고,새로운 제3의 후보를 기대하는 그룹일 수도 있다. 문제는 현재 침묵하는 이 무응답층의 상당수가 12월 대통령 선거에 참여해투표한다는 사실이다.그래서 무응답층의 존재는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데 일정한 제약요인인 동시에 선거전을 흥미있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실제 무응답층의 증감 현상과 주요 대통령 후보들의 지지도 변화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이른바 노풍(盧風)이 잦아들면서 무응답층이 증가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앞으로도 후보들은 절대적 지지계층이나 반대계층보다는 무응답층에 포함된 잠재적 지지계층이나 부동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무응답층에 대한 분석은 후보들의 선거전략이나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KSDC 여론조사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정몽준(鄭夢準) 의원,박근혜(朴槿惠) 의원,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 등 다섯 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는 설문이었기 때문에 무응답층을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총 1501명의 표본 중 25.6%인 384명이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았다는점은 대통령 선거전의 초반이라 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많은 유권자가 유보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384명의 무응답 표본은 특별히 몇 가지 부분에서 응답 표본과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인구통계적 측면에서 응답 표본에 비해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광주와 전북,충북 등 읍·면 농촌지역 인구,저소득층,중졸 이하 저학력층,대학 재학생의 상대적 비중이 크다. 무응답 표본은 응답 표본보다 정치적 관심도나 투표 참여율이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투표 당일이나 투표일 1∼3일 전에 후보선택을 결정한 비중도 무응답층이 응답층보다 높다. 무응답자들이 지방선거에서 투표대상을 선택할 때 대선후보들의 영향력을 응답자들보다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도 흥미있는 대목이다. 무응답자들의 투표성향은 통계적 방법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선택하는 유권자들은 대개 중요한 몇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기 때문에 특정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유권자들이 공유하는 특성을 알 수 있다면,역으로 그 특성을 근거로 유권자의 선택을 예측할 수 있다. 즉 고향이 어디이고,나이가 어떻고,지난 선거에서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선택했는가 등 여러 요소를 근거로 지지하는 후보를 밝히기 꺼려하는 유권자의 선택을 예측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후보의 양자 대결을 가정한 판별분석을 통해 무응답층을 이회창 지지그룹과 노무현 지지그룹으로 분류할 경우,384명의 무응답 표본 가운데 노무현 후보 지지가 246명(64.1%),이회창 후보 지지가 138명(35.9%)이었다.무응답 표본의 약 3분의2가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과 유사한 특성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무응답층이 이른바 노풍(盧風)의 부침과 밀접하게 연결된 계층임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이회창,노무현,정몽준,박근혜 등 4명의 후보 그룹으로 분류할 경우에는 정몽준 의원이 최대의 수혜자로 384명의 무응답 표본 중 무려 53.4%나 되는 205명의 분류를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노무현 후보가 25.5%,이회창 후보가18.8%,박근혜 의원이 2.3%를 각각 차지했다. 최근 월드컵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급속히 부각되는 정몽준 의원이 무응답층에서 만큼은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에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다른 측면에서 보면 무응답 표본의 상당수가 제3의 후보를 기대하는 집단일 수 있다는 추측에 신빙성을 더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번 KSDC의 면접조사에서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지 않은 무응답 표본은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무관심층이나 부동층으로 보이지만 실제 노무현후보에서 정몽준 의원으로 이어지는 ‘바람’과 깊이 관련된 집단이다. 올 대통령 선거의 판도를 크게 요동치게 할 중요한 정치세력이고,궁극적으로 12월 선거결과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층이기도 하다. 결국 무응답층의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분석이 선거전의 판세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 국회 하반기 원구성 표류/원구성 몸살 전례

    국회 원(院)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2년마다 한번씩 국회를 몸살앓게 했다.가장 최근인 2000년 16대 국회 전반기 의장단은 법정개원일인 6월5일에 가까스로 구성됐다.DJP공조가 깨지고,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되면서 여야는 의장을 서로 차지하겠다며 대립했다.표 대결이 벌어졌고,결과는 부의장 1석을 노린 자민련의 공조로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후보가 140표를 얻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후보를 8표차로 제치고 신승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은 이보다 11일 뒤인 6월16일에야 이뤄졌다.민주당과 자민련이 상임위 배분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느라 늦어졌다. 다시 2년을 거슬러올라 98년 15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은 법정시한을 무려 두달이나 넘긴 8월에야 이뤄졌다.어느 당도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원내 3당의 의석분포와,한나라당이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 인준동의안 처리를 거부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8월3일 3차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나라당 이탈표에 힘입어 자민련 박준규(朴浚圭)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상임위원장 인선은 역시 3당간의배분 갈등으로 8월17일에야 이뤄졌다. 이에 앞서 96년 15대 국회도 개원부터 파행을 면치 못했다.법정 개원일을 한 달이나 넘긴 끝에 7월8일 가까스로 원 구성을 마쳤다. 진경호기자 jade@
  • [2002 선거 대해부] ‘6·13’ 결과와 향후정국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당한 참패는 한국 선거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민심 이반의 정도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고밖에 달리 해석할 도리가 없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복잡다양한 원인이 있다.이같은 선거결과가 가지는 의미와 특징은 무엇이고,8·8재보선과 12월 대통령선거등과의 연관성은 어떤지를 살펴 본다. ■득표·당선자수 비교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은 11명을 확보(68.8%)했다.반면 민주당은 4곳(25%),자민련은 1곳(6.3%)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98년 시·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6곳(37.5%)을 차지했었다. 득표율면에서도 한나라당은 95년 지방선거 33.3%,96년 총선 42.9%,2002년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득표율 52.9%를 각각 기록했다.특히,한나라당은 취약 지역으로 여겨지던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 3곳의 단체장을 모두 석권했다. 전국 232개 시장·군수·구청장을 뽑는 기초단체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40석(60.3%)을 차지했다.민주당은 44석(19%)으로 한나라당의 3분의1에도 못 미쳤다.한나라당은 95년과 98년의 지방선거에서는 각각 70명과 74명을 배출한 것이 전부였다.609명을 선출하는 지역구 광역의회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431석(64%)을 얻어 121석(19.9%)을 얻는 데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정당투표제에서도 한나라당은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투표를 통한 정당 지지도가 밝혀지고,그 결과가 12월 대선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당투표 결과,한나라당은 52.2%의 득표로(859만 1299표) 민주당 29.1%(479만 2675표)보다 23.1%포인트(379만 8624표)나 앞섰다.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에,충남에서 자민련에만 뒤졌을 뿐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의 압승정도는 선거제도 연구에서 자주 활용되는 '이득비율(advantage ratio)'이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분석하면 더욱 쉽게 알 수 있다.이득비율이란 한 정당이 특정 선거에서 얻은 의석률(또는 점유율)을 득표율로 나눈 값이다. 이득비율이 1일 때는 정당이 얻은 득표만큼 비례해서 단체장이나 의석 등 '자리'를 얻었다는 뜻이다.정당이 얻은 득표율보다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할 때 이득비율은 1보다 커진다.반대로 정당이 얻은 득표율보다 더 적은 자리를 차지할 때 이득비율은 1보다 적어진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이득비율은 광역단체장 선거 1.30,기초단체장 선거 1.36,광역의회 선거 1.49 등 모든 선거에서 이득비율이 1보다 훨씬 높았다. 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야당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수도권을 석권했던 민주당이 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 이득비율이 모두 1보다 낮았던 점과 비교할 때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득표에 비해 훨씬 많은 자리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들로 하여금 한나라당의 압승 정도를 현실보다 훨씬 크게 느끼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형준 KSDC 부소장 ■진보정당 급부상 지방선거 결과의 또 다른 특징은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올라선 것이다.광역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은8.1%(133만 9726표)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득표를 기록했다. 이는 그동안 제3당이었던 자민련의 득표율 6.5%(107만 2429표)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민주노동당의 정당지지도가 충청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자민련보다 앞섰고 호남지역에서는 14.2%(29만 7802표)로 한나라당의 8.4%(17만 7476표)보다 높은 지지율을 획득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민노당이 ‘전국 정당’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97년 대선과 2000년 총선의 민주노동당 득표율이 1.2%에 불과했던 것에 견줄 때 엄청난 변화이다. 민주노동당의 핵심지지 기반인 울산은 이번에 정당지지도가 28.7%나 됐다.97년 대선(6.1%)의 4.7배,2000년 총선(17.3%)의 1.7배에 이른다. 민주노동당의 이와 같은 성과는 유권자들의 이념성향 변화와도 상당히 관련이 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97년 대선,98년 지방선거,2000년 총선까지 유권자의 주관적 이념성향에 대한 심층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중도 성향’과 ‘상당한 진보 성향’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의 보수 편향적 이념 성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중도’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97년 대선 22.2%,98년 지방선거 23.6%,2000년 총선에서는 37.5%로 크게 증가했다. 자신의 이념적 성향이 ‘상당히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97년 8.3%,98년 8.4%,2000년 10.6%로 나타났다.이러한 결과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달 17∼24일에 실시한 한국인의 이념 성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일관성 있는 진보성향’의 비율(31.3%)이 ‘일관성 있는 보수성향’의 비율(17.4%)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유권자 이념 성향의 변화가 민주노동당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한나라 수도권 약진/ 기초장 82% 석권… 98년의 5배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한나라당의 수도권 대약진이다. 98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최병렬 서울시장 후보는 48.5%,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33.3%,손학규 경기지사 후보는 44.9%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에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서울시장 후보가 52.1%(+3.6%포인트),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56.2%(+22.9%포인트),손학규 경기지사 후보가 58.4%(+13.5%포인트)를 각각 얻어 득표율이 크게 높아졌다. 수도권 66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서울 22석(88%),인천 8석(80%),경기도 24석(77.4%) 등 54석(82%)을 차지해 민주당을 압도했다.한나라당이 9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5곳(20%),경기도 6곳(19.4%),인천에서 한 곳도 배출하지 못한 것과 비교할 때 의석수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 수도권 광역의회 정당투표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51.5%,인천 54.4%,경기 55%로 이 지역에서 민주당이 얻은 37.1%,29.8%,32.2%를 훨씬 앞섰다.득표수로 볼 때는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서울 51만표,인천 17만표,경기 67만표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135만표를 앞섰다. 한나라당의 이와 같은 압승은 ▲대통령 아들들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심판▲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과 개혁 중심 세력인 젊은층의 투표 불참이 만들어낸결과이다. 한나라당이 선거기간 동안 제기한 ‘부패정권 심판론’이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정계개편·제3세력 결집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로 민주당은 당내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충청권에 대한 김종필 총재의 영향력도 급격하게 쇠퇴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미래연합은 정치적 한계를 절감,새로운 길을 모색할것으로 전망된다. 즉 지방선거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민주당과 자민련,한국미래연합 등은 모두 정치적 생존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전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민주당은 쇄신운동을 통해 '노무현 당'으로 전환하든지,아니면 기존의 기득권을 포기한 채 '반(反)한나라당 대연합' 구성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자민련은 이념적·지역적 성향이 일치하는 이인제·박근혜 의원과의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도의 총 유권자수는 345만 736명이고 대구·경북의 총 유권자수는 385만 9493명으로 집계됐다.비록 자민련이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충남에서만 승리함으로써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자민련은 이 지역 정당투표에서 33.1%의 득표력을 보였다.아직도 충청 지역에서 약 100만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미래연합은 정당투표에서 대구 8.3%,경북 5.5% 등 이 지역에서 6.5%의 표를 획득했다.대구·경북지역에서 최소 25만명의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따라서,JP와 이인제·박근혜 의원 사이에 연대가 이루어진다면 100만표 이내에서 승부가 결정될지도 모를 박빙의 대선구도에 의외의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 이후 정몽준 의원이 대선 경쟁에 동참한다면 대선 정국은 제3정치 세력의 부상과 결집을 둘러싸고 크게 요동칠 개연성이 충분하다. 특히 박근혜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실질적인 연대를 이루게 되면 대선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다. ■8·8 재보궐선거 전망 다가오는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지속적으로 세를 확장한다면 대선 결과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예컨대 진보 성향을 가진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노무현 후보의 표를 잠식함으로써 한나라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한국인의 일반적인 투표 행태를 보면 정당보다는 인물(후보자) 중심의 투표 행태를 보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라는 정당 지지가 바로 그 당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대선의 진정한 전초전은 8·8 재·보궐선거가 될 공산이 크다. 정치무대가 지방에서 중앙으로 바뀌는 것이다.따라서 8·8 재·보궐선거 전후로 중앙에서 정치 현안이 부각되고 그러한 이슈에 대한 민심의 향방이 어느 정당으로 쏠리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해진다. ■수도권 가변성 수도권 향배가 대선을 가름하는 중요한 열쇠다.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역주의 성향이 약하고 전체 유권자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선거인구수가 많기 때문에 이 지역의 민심이 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대선후보 가상 대결에서 노무현 후보가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고학력자가 많으며 직업적으로도 전문·사무직 종사자가 많다.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여론 주도층으로 그들의 지지 성향이 전국적으로 파급될 개연성이 상당히 크다.이들이 대선 투표에 대거 참여하면 대선 결과는 바뀔 수 있다. 이번 대선은 노무현 후보가 개혁 지지세력의 중심인 젊은층을 얼마나 선거에 참여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젊은층과 여론주도층에 자신이 ‘3金정치’를 극복하고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보다 유리한 선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선후보 지지도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결과로 12월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노풍의 근간은 허물어지고 이회창 대세론이 다시 점화될 개연성이 많다. 실제로 지방선거 직후인 15일 일부 언론기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상당한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방선거 당일 SBS와 TN소프레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이회창 후보(37.6%)가 3월 이후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35.6%)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바로 대선 결과와 연결하는 것은 위험하다.이번 지방선거의 의미는 김대중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지방선거 여진이 가시면 다른 요인들에 의해 대선후보 지지율이 또 변할 수도 있다.정치권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국민 앞에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공정한 정치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다.
  • 공직후보 신상 확 벗기자/ 당선무효 벌금형도 ‘전과 제외’

    지방선거 사상 처음 도입된 후보자 신상공개제도가 불합리한 신고기준과 후보들의 소극적 자세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있다.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선택을 돕도록 한다는 취지가 제도적 허점으로 퇴색,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검증’문제점 [구멍 뚫린 신상공개] 중앙선관위는 28·29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후보등록을 접수하면서 재산·병역·납세·전과 등 4개 신상자료를 제출받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러나 전과기록의 경우 금고형 이상만 신고하도록 돼 있어 파렴치범이라도 벌금형이나 선고유예 등의 판결을 받은 경우 공개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이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에나선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 등 벌금형을 선고받은선거법 위반 사범 대부분이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료에는 없는 것으로 기록됐다. 이는 후보 자신이 벌금 100만원 이상만 선고받아도 공직 또는 국회의원직을 상실토록 해 선거사범을 엄중히 다루도록한 선거법의 입법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선거법위반을 무거운 범죄로 규정하고도 전과로는 인정하지 않는 모순을안고 있는 것이다. 재산내역 공개 역시 개선될 점으로 꼽힌다.일례로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49명의 후보 가운데 17명이 ‘관보게재’‘공보게재’ 등을 이유로 재산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궁금해하는 유권자들에게 재산추적 작업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수요자 외면하는 정보공개] 중앙선관위의 후보신상자료도 수요자 즉 유권자 중심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네티즌들의 후보선택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관위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시스템’이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지난 이틀간 후보등록 상황과 등록내용을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지난 2000년 15대 총선 때만 해도 2∼3주 뒤에나 가능했던신상내역 공개를 실시간으로 제공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선거운용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통계 위주로 구성돼 있어 정작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데 필요한 신상자료는 상당한 노력을들여야 볼 수 있는 실정이다. 입후보자만 1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언론매체의 보도가 단체장 중심으로 이뤄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 후보의 신상명세와 공약 등을 선관위 홈페이지에 수록,유권자들이 쉽게후보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경호 조승진기자 jade@ ■광역長후보 비교 ‘6·13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보면 자민련 출신의 재산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다.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3당중 민주당 후보들의 재산이 가장 적다.또 민주당 후보들의 군 복무율이 의외로 가장 낮은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는 후보 평균의 재산,납세,군복무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후보자는 모두 55명으로 많지 않기 때문에 당별로 일반화하기는 다소 힘들다는 점을 전제로 한 분석이기는 하다.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자민련 후보들의 평균재산은 36억 3800만원이다.자민련이 한때 ‘부자당’으로 불리기도 한 사실을 연상시킨다.하지만 자민련 후보의 평균재산이 많은 것은충북지사에 출마한 구천서(具天書) 후보 때문이다.구 후보의 재산은 76억 7000만원이다. 한나라당 후보의 평균재산은 27억 8400만원이다.서울시장에 출마한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재산이 175억 5000만원이나된 게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평균을 부풀린 요인이기도 하다.주요 3당중 민주당 후보들의 재산은 11억 3000만원으로 가장 적다. 보통 재산이 많은 사람이 세금도 많이 내기 때문에 정당별납세 순위도 재산순위가 같다.지난 99년부터 3년간 낸 세금은 자민련 후보들이 평균 1억 4000만원으로 가장 많다.구 후보가 낸 세금은 3억 7400만원이다.한나라당 후보 평균은 5100만원,민주당 후보 평균은 2400만원이다. 자민련 후보의 군 복무율은 100%,한나라당 후보는 62%다.민주당은 60%로 가장 낮다.군소정당과 무소속의 평균은 각각 77%와 84%다. 곽태헌 오석영기자 tiger@ ■전문가 제언/ “벌금형이라도 선거법 위반은 전과 포함을” 이번 지방선거 후보등록 과정에서 후보 신상공개제도가 입법취지에도 불구하고제도적 미비점으로 많은 허점을 드러내자 전문가들은 대폭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 시민감시국장은 29일 “정치활동의 기준이 되는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어기고도 단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해서 전과기록이 신상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후보자의 전과를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처럼 단순히 금고 이상으로 규정한 선거법 조항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면서 “벌금형이라도 정치관계법 위반은 공개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완기(朴完基)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지방자치국장도 “현역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경우 공보나 국회보 등에재산내역을 공개했다고 해서 후보등록때 ‘공보게재’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별도의 작업을 강요하는 것으로,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공선협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이같은 제도보완책을 마련,정치권에 선거법 개정을 촉구할 방침이다. 상지대 정대화(鄭大和) 교수는 “공직선거 입후보자의 신상 정보 공개는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의사생활 사이의 접점에 관한 문제”라고 전제한 뒤 “일반 유권자를 대변하는 공직자가 되기 위한 절차인 만큼 당연히 ‘공익’이 앞서야 하며 따라서 후보자를 알기 위한 정보는 가급적 많이 공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는 또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직자를 지내다가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의 경우 재산을 이미 등록했다는 이유 등으로 다른 후보와 달리 공개하지 않는 것은 매우 권위주의적인 발상이라며 이의 개선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이총리 3당대표 방문…월드컵기간 정쟁중단 요청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3당 대표를 잇따라 방문,월드컵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월드컵 기간(5월31일∼6월30일)동안 정쟁중단을 공식 요청한다. 이 총리는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 순으로 방문할예정이다. 이 총리는 3당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이번 월드컵대회는 국운이 달려있는 민족적 행사인 만큼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때처럼 여야가 정쟁중단을 선언하는데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의 자민련 당사 방문은 지난해 9월 총리직 잔류선언으로 자민련에서 출당된 이후,한나라당 당사 방문은 99년 12월 자민련 입당을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처음이다. 최광숙기자 bori@
  • 정부, 김대통령 탈당 새 당정협의 고심/ “민주·한나라 똑같이 대접하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6일 민주당을 탈당함에 따라 앞으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와 정당간,또 정부와 국회간 새로운 정책협의 모델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노태우(盧泰愚)·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도 여당을 탈당했지만 시기적으로 대선을 불과 1∼3개월 앞둔 상태여서 새로운 정책협조체제 구축의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대선까지 7개월이나 남아 있다. ▲정부 대책 고심=이한동(李漢東)총리가 “고위당정 정책조정회의가 없어지긴 했지만 정치권과 정책협의를 잘 하라.”고 지시한 점은 정부의 고심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사안별로’ ‘수시로’ 원내 정당들과당정협의를 갖고 정치권의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과거 여당과는 당정회의를 통해 사전 정책조율을 하고,야당에는 간단한 정책설명회를 갖던 관행에서 이제는 민주당과한나라당 모두 공평하게 당정협의를 열어 현안을 논의할계획이다.법적으로 원내 1,2,3당만 있을 뿐 여야 구분은의미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각 정당과 ‘등거리 당정협의'를 위한 훈령제정을검토 중이다.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여러 정당과협의회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안법안 많아=정부는 당장 대외신인도와 관련 있는 예금보험공사채권기금 차환발행 동의안을 처리해야 하나 한나라당의 반대로 전전긍긍하고 있다.이달 임시국회에 정부가 제출할 법안만 해도 교육공무원법,국유재산법 등 모두24건에 이른다. 원내 정당을 모두 설득하려면 시간이나 효율성 면에서 힘들고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특히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로선 걱정이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다수당인 한나라당도 이제는 과거처럼 정부에 시비를 걸 수 없고 책임정치를 해야 하는상황이어서 오히려 정책협조가 잘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만만치 않을 예산심의=올해 예산심의는 예년보다 훨씬까다로워질 것으로 기획예산처는 전망하고 있다. 8월 말∼9월 초 열리는 예산안 당정회의의 분과토의를 통해 정부는 다음해의 주요 정책을 미리 설명하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미리 조율하는 데 여당이 사라져 이 절차가 어렵게 됐다. 변양균(卞良均) 예산처 기획관리실장은 “앞으로는 국회심의에 앞서 모든 정책을 원내 1,2,3당에 골고루 설명하고 각각의 협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훨씬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배국환(裵國煥) 예산총괄과장은 “올해예산안 심의는 새로운 정책결정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견해=반부패국민연대 김거성(金巨性) 사무총장은 “신뢰를 가지고 열린 대화를 통해 국정현안의 방향을 잡아가는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는 “그동안 야당이 가지고 있었던 국정 불신을 청산하는 계기가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상호신뢰와 존중을 원칙으로한 쌍방향 대화로 각 정당과 긴밀하게 연결됨으로써 난맥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은 “여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 상임위를 부처별로 활용하면 된다.”면서 “정부도 초당적인 협의를구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중 최광숙기자 bori@
  • 집중취재/ 정치인의 ‘집’

    정치인에게 집은 과연 어떤 의미인가.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호화빌라 파문’을 계기로 유력정치인들의 자택에 새삼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에게 있어 집은 단순한 거주공간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가택정치가 일반화된 우리 정치문화에서 정치인의 자택은 사랑방정치의 무대로 곧잘 이용되는가 하면,일반에 공개됨으로써 정치적인 이미지 구축에도 활용되곤 한다. 여야대권주자 등 유명 정치인들은 어떤 집을 좋아하고,어떤 집에 살고 있으며,정치활동과 관련해 집이란 공간을 어떻게활용하는지 살펴본다. ■의미분석. [어떤 집 선호하나] 정치인들은 일반적으로 아파트보다는주택이나 대형 빌라를 선호한다.평소 방문객이 많은 데다폐쇄적인 아파트의 구조 자체가 손님맞이에는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이다.한나라당 이 총재는 지난 97년 대선 패배직후 주택을 구하려 했으나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해 문제의 서울 종로구 가회동 빌라에 입주했다는 후문이다.도청과경호 등 보안문제도 정치인들이 아파트보다는 주택을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이 총재가 자신의 빌라 위·아래층까지 3개 층을 확보한것도 보안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계속되는 가택정치] 유력정치인일수록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대외적인보안유지를 위해선 핵심참모나 동료정치인 등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다. 한나라당 이 총재의 경우 대부분의 당무를 당사에서 처리하지만 주요당직자와 측근 등을 자택에 불러 식사를 함께하며 현안을 논의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중진급 정치인들도 과거처럼 매일 아침은 아니지만특정사안이 있거나 새해 첫날 등 특별한 날에는 출입기자들에게 자택을 개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정치인들은 이때 특정현안에 대해 기자들의 의견을떠보거나 자문을 구할 때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사적인신상얘기를 털어놓으며 친밀함을 과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사시 역술인 자문] 지난해 집을 옮긴 여당의 한 유력정치인은 이사문제로 고민하던 중 유명역술인을 찾았다.새로이사할 집터에 왕기(王氣)가 서려있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이사를 결행했다는 풍문이 돌았다. 정치권 주변에서는 지방선거와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정치인 가족이나 측근들이 유명 역술인을 찾아다니며 선거 전망이나 이사문제 등을 상담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정치인의 안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정국구상을 위해 자주 애용한 ‘목동 안가’가 유명했다.당시 안가의 주인은 DJ의 동서이자 막후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93년 작고)씨.평소 감시받는다는 피해의식이 있는 야당정치인이 비밀리에 사람을 만나거나 외부에 노출되고 싶지않을 때 주로 이용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이 총재의 빌라 세 채 가운데 맨 아래층(2층) 빌라에 대해 이 총재측은 외국 손님 등이 올 때만 잠깐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점 등으로 미뤄 일종의 안가처럼 사용했던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대권주자들의 거처. 여야 대권주자들은 어떤 집에 살고 있을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105평 빌라에 살고 있다.최근 자택 위·아래층까지 3개층을가족들이 사용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빌라 게이트’로비화돼 대국민 사과를 하는 곤욕을 치렀다. 결국 최근엔 이사를 결정했다.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은 연초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대지 150평,건평 98평)으로 이사했다.경기도 안양의 아파트에서 10여년가량 살다가대선관련 정치일정상 서울 거주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고문은 13대 총선이후 한동안 서울 여의도의 전세아파트에서 살았다. 지난 97년초 종로구 명륜동에 45평형 빌라를 구입, 지금까지 살고 있다. 가급적 자택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으며 가족들만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편이다. 대선후보 경선 중도포기를 선언한 한화갑(韓和甲) 고문은서초구 반포동의 50평 빌라에서 살다 지난해 9월 용산구 청암동 74평형 빌라로 이사했다. 김중권(金重權)고문은 20여년전 구입한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대지 155평,건평 99평)에 거주하고 있다.자택에서는 가급적 외부인사들을 만나지 않아 언론에도공개하지 않는 편이다. 정동영(鄭東泳) 고문은 강남구 역삼동에 42평형 아파트를소유하고 있다.하지만 평소 찾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 노모를 모시고 있어 서초동에 62평 아파트를 전세내 생활하고있다. 국회의원 가운데 등록재산 1위를 기록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대지 273평에 건평 173평 규모로 신축한 종로구 평창동의 단독주택(지하 1층,지상 2층)에서 지난 95년부터 살고있다. 최근 신당 창당의 주역으로 부상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은강남구 삼성동의 2층 양옥(대지 120평, 건평 60평)에 살고있다.미혼인 그는 연초 기자들을 자택으로 초청한 뒤 인기소설 ‘상도’속에 나오는 계영배(戒盈杯)를 선물해 화제가되기도 했다. ■국회사무처 조사. 전국 방방곡곡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국회의원의 대부분은지역구내 거처 외에도 서울 강남권에 별도의 거처를 두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사무처가 16대 의원들의 주거지를 분석한 자료에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등)이 지역구가 아닌 국회의원 170여명(전국구 포함) 가운데 수도권에 별도의 집을갖고 있는 의원이 150여명(88%)을 넘는다. 특히 이들 가운데 67%인 100여명은 서울 강남지역과 성남분당 등 주거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택 소유형태는 자기 집이 아닌 전세·월세 등도 있지만거주지역은 서울 강남권이 강북보다 월등하게 많은 셈이다. 나머지 50여명도 대부분 서울 용산이나 마포·영등포·종로등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가까운 지역내 ‘요지’에 살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일반시민 사이에서는 “도로건설 등 사회간접시설 투자가 강남지역에 쏠리는 이유가 정치인들의 거주지와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서울 강북지역의 구청장 L씨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빼면 관내 거주자중 3급이상 고위직 공무원을 한명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힘 있는 사람들이 모두 강남 쪽으로 몰리다 보니 서울 강남·북 사이의 지역간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호남지역 한 재선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거주지가 있다고 밝힌 수도권 이외 지역출신 20여명의 의원들도 서울지역에 집을 두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의정 활동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이뤄지는 데다 자녀들의 교육문제 때문에지역구에서 살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유진상기자 jsr@ ■3金 자택. 정치인의 집을 거론하면서 ‘3김’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른바 ‘동교동’과 ‘상도동’ ‘청구동’이다. 여기에‘연희동’에 이어 최근 ‘가회동’이 정치용어로 등장했다.이 단어들은 특정 동명을 넘어 현실정치의 주소로 자리매김됐다. 여전히 정치환경을 지배하는 3김정치와 가택정치의 시작이바로 이곳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동교동은 서울 서대문구 동교동 178의1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저를 뜻한다.30여년 동안 이곳에 살아온 DJ는 지난 95년말 경기도 일산으로 이사했지만 대통령 퇴임 이후이곳에서 동교동 생활을 재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사저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신축사저는 대지 173평에지상 2층,지하 1층 규모로 연면적 198평.인근엔 최근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는 아태재단(지하 3층,지상 5층)이 들어서 있다. 상도동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7의6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자택을 말한다.지난 69년부터 살아왔으며 대통령 당선 이후 집을 비워뒀다가 보수작업을 거쳐 퇴임후 다시 입주했다.대지 102평에 연면적 90평.국회의원직 제명,두 차례의 가택연금,23일간의 단식투쟁,3당 합당 등 파란 많은 YS의 정치역정을 지켜본 주인공이다. 청구동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자택을 의미한다. 행정구역상 서울 중구 신당동.김 총재는 이곳에서 40년째살고 있다.대지 200평,건평 130평의 2층 양옥이다.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자택을 지칭하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은 군사정권의 얼룩진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자택이 있는 가회동이 새로운 정치용어 대열에 합류했다. 조승진기자.
  • 韓日정상 내일 ‘월드컵 회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총리는 22일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월드컵 성공을 위한 협력과 상하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7개 사항 이행 상황 점검 및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한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오후에는 월드컵과 관련된 상징적인 장소를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이번 정상회담과 관련,“무엇보다도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한·일 양국정상이월드컵을 71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 서로의 협력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방한 기간 중 이한동(李漢東) 총리와 여야 3당 대표들도 잇따라 만나고 부산과 경주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에 도착,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저녁에는 서초동 국립국악원을 방문하는등 2박3일간의 공식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금권선거 개선논의 본격화/ ‘김근태 고백’ 결실 거둘까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고문의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고해성사’를 계기로 ‘고비용-저효율’인 정치구조에 대한개선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사자인 김 고문은 막대한 정치자금이 소요되는 낡은 정치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선거공영제와 투명한 정치자금 관리를 주장하고 있다.그는 구체적 방안으로 ▲중앙당이 당내 경선에서도 일정 비용을 부담하고 ▲당 경선을 포함해모든 선거를 국가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감독·감시하며 ▲한 개의 통장으로 선거비용의 수입·지출이 투명하게이뤄지고 ▲100만원 이상 지출할 경우 수표 사용 의무화등을 구체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민주당 박종우(朴宗雨) 정책위의장은 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번에 수천만원이 드는 정당연설회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대신 언론매체를 이용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할 움직임이 당내에 있다.”면서 “조만간 상정될것으로 안다.”고 말해 김 고문의 발언이후 정치제도 개선 노력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했다. 정개특위 간사인 원유철(元裕哲) 의원도 “대선 후보에한해 법정 선거비용310억원의 10분의1인 31억원을 후원회를 통해 모금할 수 있는 방안을 야당측에 제의했다.”며정치자금법 개정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빠르면 4월 임시국회에 정치관련법 개정안을 제출,대야(對野) 협상에 들어가 대선전에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도 선거공영제 정착 등 정치제도 개선에 긍정적이다.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김 고문의 고백을 계기로 깨끗한 선거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이를 위한 여야간 협상과 논의가 필요하면 적극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민련 역시 7일 선거공영제와 관련한 선거법 개정안을국회에 제출하는 등 3당중 제일 발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막상 협상에 들어가면 각 당의 이해득실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여 완전타결되기까지는많은 난관을 거쳐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락기자 jrlee@
  • 친양자제 연내도입 ‘파란불’

    친양자제도 도입에 가속이 붙었다. 지난 98년 정부가 입법예고한 민법 개정안에 처음으로 친양자제도가 들어가 있었으나 지난 연말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국회가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생 불편을 덜기 위해 친양자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한 공청회가 최근 연이어 열리고 있으며 여론을 의식한 국회 법사위 소속 여야 3당 의원들은 친양자제도 도입에 원칙적 찬성의사를 피력했다. 2월 중에는 국회 차원의 공청회도 열릴 계획이어서 친양자제도 도입 입법이 연내에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현행 양자제도는 입양을 ‘사적인 신분계약’으로만 보고 있다. 즉 입양을 통해 양부모의 호적에 올라도 친생부모와의 혈족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호적에 입양사실은 물론 친생부모와 양부모 모두를 기재하고 있다. 또 재혼가정에서는 친생부가 승락한다 해도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없어 성장기 아동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친양자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측은 부계 혈통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성(姓) 불변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현행 민법상의 양자제도는 존속시키면서 친양자와 일반양자로 이원화된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존의 가치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대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상용 부산대 교수는 “친양자제도가 도입돼도 현행 민법상의 양자제도는 계속 존속하게 된다.즉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두 가지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양자의 성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일반양자법(현행 민법의 양자제도)에 따라 양친자 관계를 성립시키면 된다.”고 제안했다. 허남주기자 yukyung@ ■‘姓불변원칙’ 무엇이 문제인가. 재혼한 도웅준(32·자영업)씨는 딸 이야기만 나오면 가슴이 아프다. 아내가 데려온 딸이지만 남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러나 아버지와 성이 다른 것 때문에 학교생활은 물론 결혼할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1년 미루면서까지 아이의 성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나 이젠 포기상태입니다. 성이 다른 사람이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데 이렇게 사랑하는 부녀사이를 법이 갈라놓는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저는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진정한 가장이 되고 싶습니다.” 한연희(46·경기 과천시 중앙동)씨는 자신이 낳은 아들외에 네명의 아들,그리고 지난해에는 ‘꿈에도 그리던’ 막내 딸까지 입양으로 얻었다. 그는 입양을 ‘선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한 아이는 몸으로 낳았으나 다섯 아이는 마음으로 낳았습니다.”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모든 서류에서 ‘입양’임이 밝혀져 아이들이 입는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국내 대부분 입양가정은 서류상의 불이익으로부터 입양아를 보호하기위해 출생신고를 허위로 하고 있다. 이는 형법 228조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에 해당된다. 법제도의 모순이 양부모들을 범법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현행 민법,무엇이 문제인가] 입양에 관한한 우리는 후진국이다. 전문입양기관을 통하지않고 산부인과 등에서 미혼모나 극빈자의 아이를 넘겨받아 비밀리에입양하는 예가 줄지않고,이에 관한 문제의식도 없다. 이때문에 영아를 수백만원에 팔아넘기는 매매도 가능하고 양자를 자신의 친자로 입적시킨 후 10여년간 곡예단원으로 혹사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전문기관이나 국가가 전혀 개입·관리하지 못하는 점도 하나의 원인이 된다. 친양자제도가 도입된다고 비밀입양의 관행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밀입양의 관행을 바로잡는 계기는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대논리로 본 문제점] 흔히 입양아를 친생부모와 단절시키는 것은 형제간의 결혼이란 엄청난 일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오히려 현재의 비밀입양과 친생자 불법 출생신고가 이런 우려를 더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반박이다. 또 정부개정안에는 재혼가정을 구제하기위해 ‘7세미만’은 양부의 성으로 바꿀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소장은 “나이제한은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교에 가기전에 성을 바꾸라’는 정부측의 ‘배려’는 불필요한 친절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혼가정의 동거기간이 5∼15년으로 길기 때문에 ‘7세미만’이란 제한을 두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자녀가 훨씬 더 많다고 지적한다. [그외 문제점] 정부 개정안에 의하면 ‘친양자 입양이 취소되거나 파양된 때에는 친양자관계는 소멸하고 입양전 종전의 친족관계는 부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친양자입양이 취소되면 친부모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고 성과 본이 다시 바뀌어야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대부분 친권자인 친부모가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입양이라면 이는 오히려 아동의 복리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가 자신의 친생자와 친자관계를 해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듯 친양자의 경우에도 파양은 훨씬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친양자제도란. 입양아동이 법적으로 뿐 아니라 실제생활에 있어서도 '양친의 친생자와 같이' 입양가족의 구성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재혼가정에선 양부의 성을 따를 수 없고 입양의 경우는 입양특례법에 따라 양부의 성은 따를 수 있되 호적을 비롯한 모든 서류에 입양아임이 드러난다. 그러나 친양자제도를 도입하면 가정법원에 의해 친양자입양이 선고된 때로부터 호적에도 양부모의 친생자로 기재되어 실생활에서 입양이라는 사실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되고 재혼가정에서도 당사자들이 원할 경우 성을 바꿀 수 있게 된다.
  • 1일 개막 임시국회 전망/ 합당설 한파…민생·개혁 ‘꽁꽁’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2월 임시국회의 운명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야는 우선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검찰총장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인사청문회법 개정과 오는 6월에 실시 예정인 지방선거와 관련한 선거법 개정 등을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특히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각종 게이트와 정계개편설,1·29 개각에 대한 여야간 공방이 현 정국을 더욱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국회는 양대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민생·개혁법안 처리보다는 정치쟁점에 대한 여야간 기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나라당 대정부 질문 및 해당 상임위 활동을 통해 각종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에 대한 강도높은 추궁과 공적자금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등 현 정권의 무능(無能)을 부각시킬 계획이다.또 신임장관들에 대해 사실상의 인사청문회를실시해 1·29 개각의 문제점을 지적할 방침이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대정부질문과 상임위 활동을 통해 각종 의혹과 개각의 문제점 등을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 대선후보 선출방식으로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야당과의 차별화를 부각시키기 위해 선거법·정당법의 개정을 강력 추진키로 했다. 각종 게이트에 대해선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것과 함께 총풍·세풍사건과 안기부 예산 전용사건 등 지난날 야당의부정비리 사건을 적극 거론하는 한편,최근 일부 게이트에 대한 야당측의 연루의혹도 부각시키는 등 역공을 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내각제를 고리로 한 3당 합당’등 정계개편 문제에 대해선 “당내 일부 의원들의 사견”이라고 강조할 계획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 계속되는 개각 여진/ 비난…불만…개각 ‘경착륙’

    1·29개각의 여진(餘震)이 여야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개각이 국민의 쇄신여망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비난을 계속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도부의 진화 속에서도 쇄신파 소장의원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있다. [한나라당] 30일에도 “남녀노소,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모든 국민들이 비난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박지원(朴智元) 정책특보 기용을 빗대 ‘박지원을 위한 개각’이라고 깎아내렸다.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개각이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등 3당 합당을 위한 정지작업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통해 “이번 개각은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실질적인 ‘친정체제 복귀선언’”이라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김 대통령이 향후 두가지축을 중심으로 정국을 운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나는3당 합당으로,남 대변인은 “박지원 특보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대북문제의 정략적 이용’으로,“민심을 돌리기 위해 파격적인 대북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고,임동원(林東源) 특보와 박지원 특보의 역할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개각에 대한 비판이 공론화 수준은 아니지만,대체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혁성향의 초선의원 모임인 ‘새벽21’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정기모임에서 개각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나타냈다.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이번 개각을 계기로 청와대와 민주당의 관계설정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정범구(鄭範九) 의원은 “예전에는 청와대가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바랐지만,이제는당이 개혁의 주체로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장성원(張誠源) 의원도 당무회의에서 “인적쇄신의 표적이 된분이 재기용된 것은 우리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한 당직자는 “이러다간 6월 지방선거에서의승리도 더욱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경호 홍원상기자 jade@
  • 날세운 巨野…‘强·强정국’ 예고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총재의 DJP 회동 및 ‘1·29 개각’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정계 개편 음모가 가시화됐다.’면서 강력히 반발,여야간 대립각이 더욱 날카로워졌다.향후 정국의 한파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DJP 회동이 한파정국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29일 회동에 대해 청와대는 “공조가 깨진 뒤 인간적인 정리가 필요했다.”면서 정치적인 해석을 일축했지만 한나라당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던 DJ의 정치재개이며 정치개혁의 포기”라고까지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개각에 대해 한나라당이 “정계개편의속내를 드러낸 개각”이라며 반발,대치정국의 파고가 더욱높아진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맹폭은 정치공세적인 측면도 있다.하지만 최근 민주당·자민련·민국당의 3당 합당설이나 각종 신당 추진설이 유포되는 시점에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졌고,실제 회동에서 내각제 문제가 거론돼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회복이나 정계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도 비춰질 수있다는점을 부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여야간 각종 게이트 공방이 식을 줄 모르고,앞으로남은 정치일정들도 여야간 대치를 격화시킬 것 같다.여야가대선후보 경선국면에 진입한 데다 6월13일 지방선거,8월8일재·보선,이어 12월19일 대통령 선거 등을 줄줄이 앞두고 있어 벌써부터 여야간 기세싸움이 열기를 뿜는 형편이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현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시도가 제기되면서 한나라당 일부 세력의 이탈 가능성도 거론돼 정국긴장감이 고조 중이다.여기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포함한 ‘신(新)3김 연합설’이나 영남 신당설 등 대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각종 정계개편설들도 한파 정국의 불가예측성을 한껏 높이는 재료가 되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사그라지지 않는 파장/ 수세 몰린 신당說… 불씨는 여전

    민주당내 중도개혁포럼(회장 鄭均桓)이 내각제 공론화를제기한 뒤 연이어서 ‘내각제 신당론’‘신 3당 합당론’등의 정계개편론이 촉발되면서 여야에 민감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민주당내에서는 당 공식 기구가 아닌 중도개혁포럼이,그것도 정균환 회장 등 일부 특정인사가 극히 민감한 정계개편 논의를 비공식적으로 제기했다는 차원에서 중개포의위상과 역할에 대해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민주당에선 대선후 내각제 개헌 추진론이 나왔을 때만 해도 ‘당 외연 확대’라는 명분 때문에 수긍하는 분위기가강했다.그러나 28일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 신당론,그리고자민련과 민국당과의 신3당 합당론이 불거져 나오면서 쇄신파와 비주류가 거세게 반발하고 주류 일각에서도 문제제기시기와 방법 등의 미숙을 들어 비판론이 제기됐다.내부 분란이 확대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셈이다. 급기야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임채정(林采正) 의원이 “김한길 전 문광부 장관이 대선예비주자 몇 사람을 방문해합당 운운했는데 정리돼야 한다.”면서 정식으로 문제를제기했다.이에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개별적 차원에서 오가는지는 모르겠으나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일도 없고,검토된 일도 없다.”면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한 대표는 “공론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공식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당차원의 논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특히 정균환 회장 주변에서 “민주,자민,민국당의 합당은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어 합당론,신당론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노무현(盧武鉉) 정동영(鄭東泳)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과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등 대부분의 대선주자들과 쇄신파들은 합당 기류에 반발하며 일부는최악의 경우 ‘탈당 불사’까지도 경고,자칫 내분사태가 재연될 조짐도 있다. 그동안 ‘당 외연확장을 위해서라면’을 전제로 내각제 개헌 추진에까지는 우호적이었던 한화갑(韓和甲) 고문진영마저도 “정균환 회장이 특정 예비주자를 위해 자문 학자군의조언을 받아 합당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면서강력히 반발할 분위기다.한나라당도 “‘반 이회창(李會昌)연대’의 망동”이라고 맹렬히 규탄했다.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자민련과의 합당론자로 일련의 정계개편론과 연계설이 나돈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측은 “이 고문을 정계개편론과 연결하는 건 억측”이라면서 정계개편론을 “쇄신으로 얻은 점수를 까먹으려는 섣부른 행동”이라고 강력히 비판하면서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합당론 파문은 여전히 불씨가 강해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4월 내각제 신당론 ‘모락모락’

    민주당 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이 참여하고 있는 최대 조직인 중도개혁포럼이 내각제 개헌론을 제기하면서 ‘2월정계개편론’에 이어 ‘4월 내각제 신당론’ 까지 각종 정계개편론이 양산되고 있다. 민주당과 자민련 일각에서는 여야,특히여권이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 전인 4월 이전에 내각제를고리로 하는 신당창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신당창당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나오고 있다.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을 한데 묶는 3당합당 위에 한나라당내각제 선호그룹,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 등 내각제세력들을 규합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중도개혁포럼은 물론 민주당 비주류 및 주류 일부가 자민련과 비공식적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지역분할 정치구도 타파를 명분으로 4월 이전 내각제 신당을 창당할 경우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와 영남권 중진,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영남권 유력 인사들을 자연스럽게합류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내각제 개헌론을 제기한 중도개혁포럼은 12월 대선 이후에 내각제 개헌 문제를 논의할 것을제기한 상태다.따라서 4월 이전에 내각제 논의를 시작해내각제를 선호하는 세력이 뭉치자는 신당론과 중도개혁포럼이 제기한 내각제 개헌론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여기에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중도개혁포럼 일부 의원들이 자민련과 합당을 주장하고 있는이인제 고문을 지원하기 위한 내각제 개헌론을 제기했다는 관측도 있어 이해관계가 다르다.즉 이 고문측은 이 고문이 민주당 4월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될 경우 자민련과의 합당론을 선호한다.따라서 4월 내각제 신당론은 ‘이인제 흔들기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있다. 유력 후보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측도 내각제신당론은 물론 개헌론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정쟁화공산도 크다. 다만 내각제 신당론은 다양한 정계개편 가설 중 하나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민국당 김윤환(金潤煥) 대표가 구상하는 ‘지방선거전 21세기 권력분점과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세력들이 한 데 뭉치는 정계개편론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결국 4월 내각제 신당론과 2월 정계개편론 등은 한나라당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현 정국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싶어하는 세력들의 돌파구로 모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나라당 대세론을 차단하고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고 싶은세력의 결집인 셈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에듀토피아/ 기여입학제 ‘藥’인가 ‘毒’인가

    ‘기여입학제’가 겨울방학 중인 대학가에서 새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연세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기여우대제’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선 데 따른것이다.연세대는 오는 4월 3당 정책 토론회를 시작으로 기여입학제를 쟁점화할 계획이어서 봄을 맞아 기여입학제를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불붙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많은사립대학들이 벌써부터 연세대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의 태도는 ‘기여입학 불가’라는 종전 입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아 자칫 대학과당국간의 대립이 우려된다.과연 기여입학제가 도입돼야 할것인지, 시기상조인지 기여입학제에 관한 논의내용과 각계반응 등을 알아본다. 연세대가 지난해 사용처를 지정하지 않는 이른바 ‘일반기부금'으로 거둬들인 돈은 무려 408억원에 이르렀다.전년의 220억원에 비해 갑절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경기부진탓에 다른 학교들의 기부금 총액이 전년의 절반 이하로 뚝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특이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연세대가 이처럼 짭짤하게 ‘재미’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초 밝힌 ‘기여우대 입학 허용 검토’ 발표 덕분이라는게 교육계의 분석이다.‘기여우대’란 기부금 입학에 대한 저항감을 덜기 위해 연세대가 만든 용어이다.어쨌든 연세대의 기부금 급증현상은 이를 둘러싼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영하는 징표다. 연세대는 올들어 좀더 강도높게 기부금 입학제도의 도입을 위한 환경조성에 나서기로 했다.누구든 ‘계좌’(통장)를 터,기부금을 낼 수 있도록 하고 그 기록을 데이터 베이스에 보관하기로 한 것이다.이 기록은 나중에 기부금 입학제가 실시됐을 때 ‘애교심’ 또는 ‘학교에 대한 기여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연세대는 ‘학교 기여도’에는 졸업생으로서 모교의 명예를 높이는 경우,국가와사회에 대한 헌신과 업적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돈’만이 기여입학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밝혔다.이와 함께 기부금 입학방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논의를 진척시켜 놓고 있다.예컨대 기여자의 직계 자손에 한해 수능점수를 감안하되,입학 정원의 1% 범위 안에서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는 방안을 강구해놓고 있다. 연세대의 이같은 ‘기여입학제를 위한 환경조성’은 여러가지 반응을 낳고 있다. 일단 다른 대학들은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나아가 교육인적자원부에 ‘허용 검토’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무처장은 “기여입학제를 내세워 기부금을 늘리고 싶지만 교육부의 눈 밖에 날까봐 눈치보고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면서 “당분간 연세대의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털어놨다.사학은 재정의 취약성 등 각종 요인으로 교육부의 눈치를 많이 살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중앙대 전홍태(全洪兌) 교무처장은 “생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대학들을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정부가 통제해서는 안된다.”면서 “기여입학제 도입은 물론 궁극적으로대학에 전반적인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서경대 민병천(閔丙天) 총장은 “사립대 예산 가운데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0.9%로 국립대의 20.2%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다.”면서 “이제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말했다. 그러나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의견이 크게 다르다.서울대사회학과 손봉호(孫奉鎬) 교수는 “대학이 ‘종교’나 ‘구원’과 다름없는 국내 교육 현실에서 기여입학제가 도입되면 많은 사람들이 입학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정난 때문이라면 정부 지원을 늘리고 대학 운영을 정상화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윤지희(尹智熙) 회장은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이 투명한 경영도 못하면서 기여입학제만 들먹이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제도 도입 이전에 투명한 경영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간교육실현 학부모 연대 박유희(朴兪姬) 회장은 “건전한 기부 문화가 형성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그 때까지 법으로 기여입학제를 막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기여입학제가 도입되면 경쟁력이 없는 대학들은 자연스럽게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 김소연기자 patrick@ ■전문가 시각. 기여입학제가 국내 대학 교육의 각종 문제를 해결해주는‘만능 열쇠’일까.학계등은 “그렇지 않다.”고 선뜻 말한다.즉 대학 앞에서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해결해야할과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학계 등에 따르면 우선 대학 스스로 재정난을 이겨내기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대학마다 쌓여만 가는 누적이월적립금은 사립대의 가장 큰 문제다.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밝힌 전국 사립대 누적이월적립금 현황을 보면 지난해 2월 28일 기준으로 이화여대 4643억,연세대 1248억,청주대 1209억,홍익대 1141억,조선대 985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박거용(朴巨用) 소장(상명대 영어교육학과 교수)은 “있는 돈을 쓰지도 않으면서 기여입학제를 주장한다는 것은터무니없다.”면서 “대학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부금과 대학입학을 연계시키기 보다,기부금에따른 세금혜택 등의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정난을 더는 지혜가 필요하다.현재 소득세법은 대학에 기부금을낼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따라서 대학은 이를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올바른 기부문화의 정착에 앞장서라는 주문이다. 나아가 사립대에게는 적게,국공립대에는 많이 국고보조금을 주는 교육당국의 이중적인 정책도 고쳐야 한다.사립대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은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지만 국립대에 비하면 차마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00년에 사립대에 지원한 국고보조금 총액은 3100여억원이었지만 국공립대는 1조9600여억원이었다.전체 학생 수의 74.2%를 차지하는 사립대보다 6배나 많은 보조금이 국공립대에 제공된 것이다.정작 기여입학제보다도 대학 자율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학생선발권 등을 대학 자율에 맡기면 기여입학제 도입 논의는저절로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대 법대 정종섭(鄭宗燮) 교수는 “국가가 대학을 관리하는 데서 모든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면서 “국내 대학의 수준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현행 체제에서는 불가능하며,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대학 자율화에 따라 기여입학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등장한다고 해도 살아남으려면 경영을 제대로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교육부·연대 입장. 교육인적자원부는 기여입학제에 대해 '절대 불가'라고 금을 분명히 긋고 있다.한마디로 연세대가 제아무리 ‘묘수'를내도 ‘대학 입학과 돈을 연결시키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교육부는 자칫 기여입학제를 허용할 경우 ‘돈이 최고’라는 의식을 부추겨 가뜩이나 비틀거리고 있는 청소년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계층간의 위화감이 커질 것이라고우려한다.나아가 이른바 일류대와 일부 수도권 대학들만 혜택을 받아 대학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그에따라 수많은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단언하다시피 한다. 더욱이 기여입학제는 교육의 기회 균등을 천명하고 있는헌법 정신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한다.헌법 제31조의 ‘모든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는규정에서 ‘능력’은 부모의 재정 능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한다.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 34조에도 ‘학생선발 전형은 사회 통념적 가치기준에 적합한 합리적인 입학전형의 기준 및 방법에 따라 공정한 경쟁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힌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법률과 국민정서 상 기여입학제의도입은 시기상조”라면서 “지금 상황을 보면 연세대는 기여입학제를 도입한 게 아니므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연세대가 입학 전형에 기여금 부분을 넣는다면 제재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측은 정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반박한다. 등록금도 마음대로 못 올리고 국고 보조금도 한계가 있는상황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것은 ‘달리기 경주에서 손발 다 묶어놓고 뛰라고 채찍질하는’것과 무엇이 다르냐는주장이다. 연세대 김영석(金永錫) 대외협력처장은 “등록금만으로는건물 하나도 지을 수 없는 것이 사립대의 현실”이라고 한탄했다.연세대 김우식(金雨植) 총장도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대학에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기여우대제는 대학 자율화를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기여입학제 관련 일지. ■86년 12월 교육개혁심의위원회에서 사학 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검토.시기상조론 대두. ■88년 10월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허용 여부 검토. ■89년 2월∼91년 8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전국 대학 교무처장 회의에서 도입 건의. ■91년 10월 대교협 고등교육연구회 주최의 토론회에서 찬·반양론 대립. ■91년 11∼12월 공청회 두차례 열어 구체적인 시행방안 논의. ■91년 교육부,국정감사 때 여론 수렴을 전제로 도입 검토중이라고 확인. ■92년 4월 고등교육연구회에서 대학의 기여입학에 관한 정책 연구.구체적 시행방안 제시. ■92∼93년 일부 사립대의 입시 부정 사건으로 논의 중단. ■97년 2월 사립대 총장 협의회에서 고려대 홍일식 총장이도입 건의.대학 재정난 완화를 위해 정원의 1∼2% 수준에서기여입학 허용 요구. ■2001년 3월 연세대 김우식 총장 기여우대제 도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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