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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우조선 노조 찾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 발언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임박한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어제 일제히 경남 거제시를 방문했다.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참여에 앞서 인근 조선소를 찾음으로써 민생 행보 의지를 보여 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정치권이 우리 경제의 화두인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관심을 보인 것은 환영할 만하다. 다만 이날 행보는 외려 구조조정 진행을 더디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각각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노동조합, 경영진, 협력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원내대표는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 대책이 구체적으로 병행돼야 한다. 정부가 신속하게 시행토록 저희 당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구조조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이라고 했다. 여야가 이처럼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챙기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대량실업과 지역사회의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제 지역에서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2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실직자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매우 시급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 같은 행보가 과연 적절했는지는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조선 3사는 지난주 조직 축소와 인력 감축 등을 뼈대로 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모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들 회사가 채권단의 압박에 쫓겨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자구안을 마련한 점이다. 인력 감축 과정에서 노조가 거세게 반발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오늘 임단협을 시작하는 현대중 노조는 사측의 희망퇴직 단행 움직임에 대해 강력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이미 임단협을 시작한 대우조선 노조도 “구조조정과 관련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총력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구조조정의 핵심은 노조 설득이 될 전망이다. 이런 시점에 정치 지도자들이 노조를 방문해 벌인 달콤한 말의 잔치는 오히려 구조조정에 혼선만 준다고 본다. 조선 3사의 자구안을 놓고 노사 충돌이 예고된 가운데 채권단은 자구안이 일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을 ‘느슨하다’고 평가해 보완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대우조선의 자구안에 대한 주채권은행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구조조정이 아직도 첩첩산중인 셈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고려한다면 정치권은 오히려 기업과 대주주는 물론 노조에까지 고통 분담을 독려하는 쓴소리를 할 필요가 있다. 경영자들에게는 평소 노동 4법 통과가 필요하다는 친기업적인 발언을 하고, 노조를 방문해선 일자리를 보장하는 듯한 이중적 행보를 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지체시킬 뿐이다. 조선·해운업계의 구조조정은 정치공학이 아니라 경제공학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 靑 “즉각 개정”, 거부권엔 신중… 野 “국회가 통법부냐” 반발

    국회법 개정안이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시작된 여의도 정치권에 예기치 못한 변수로 등장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은 국회 상임위가 법률안 이외 중요 안건 심사 혹은 현안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청문회를 상시 개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청와대는 20일 ‘개정 필요’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거부권 행사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입법부가 개별 현안들을 국회로 끌고 들어와 정쟁으로 비화할 경우 행정부의 기능이 마비된다’는 게 주요한 반대 이유다. 그러나 섣부른 거부권 행사는 앞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논란으로 굳어진 여야 협치가 더욱 꼬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새누리당도 ‘즉각 개정’ 목소리를 높이며 동조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가 계파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국면에서 내우외환을 맞게 돼 곤혹스러운 처지다. 정 원내대표로선 당내외 양면 압박 속에 대야 협상의 첫 고비를 맞게 됐다. 국회 사무처는 개정안을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정부로 송부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송일 기준으로 15일 이내 개정안을 공포하거나 국회 재의를 요구하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야가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만큼 위험부담이 높다. 상임위 구성이 난항을 겪거나 20대 원 구성 자체가 지연될 소지가 있다. 국회 결정사항을 뒤집은 데 따른 여론의 역풍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만큼 박 대통령이 개정안을 일단 공포한 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새 개정안을 내고 2라운드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가) 현안만 생기면 장관들을 불러 놓고 종일 정쟁을 한다”면서 “국회가 가장 기본으로 해야 할 법안 심사는 못하게 되는데 의장이 독단적으로 법안을 상정해 처리했다”며 정 의장을 정면 겨냥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태, 어버이연합 불법자금 지원 의혹 등이 국회 청문회로 사사건건 이어지면, 국정운영 마비 사태로까지 번질 것이라는 논리다. 반면 정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에게는 의장의 권위가 있다. 국회의 권위가 의장의 권위”라며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의장은 아무것도 못한다고 한다면 ‘꼭두각시’”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청와대와 여당의 개정론에 대해 “국회를 통법부로 보는 발상”이라며 반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청문회를 상시화한다고 해서 이를 남발하거나 악용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또다시 의회의 결정사항에 대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재개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입법부를 통법부로 만들겠다는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은 정 의장이 국회 개혁 차원에서 추진했고 운영위·법제사법위 합의로 통과됐다”며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상시 청문회법, 협치 뒤흔들 ‘태풍’

    野 “靑 거부권 행사 땐 민의 짓밟아”… 정치권 정면충돌 ‘제2 국회법’ 파동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은 ‘제2의 국회법’ 파동으로 번지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20대 원 구성 협상과 맞물려 여야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소야대로 전환된 정국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어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행정부 마비법’, ‘20대 개원과 동시에 개정 추진’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면서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 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을 선진화법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마지막에 어수선할 때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상정, 통과시킨 게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 권위를 무시하는,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의장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법사위를 통과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에 (의사)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일정을 잡는 건 전적으로 의장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재적 위원) 3분의1 이상(요구 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허용됐다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거부권 행사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정부로 법안을 넘기면 그때 가서 대응 절차를 판단해 봐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더민주 “국정운영 큰 흐름 바뀔 수 있다”… ‘협치’ 3일만에 충돌

    박지원 “합창 최종 결정은 靑”… 우상호 “국정 협조 불가” 경고 與도 당·청관계 악영향 우려… 여·야·청 이념갈등 격화 가능성 국가보훈처가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 방식으로 부르기로 결정하면서 ‘협치’를 다짐했던 여·야·청이 이념 갈등의 후폭풍에 내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다른 제안들에 대해서도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재고를 요청하긴 했지만 두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가 회동한 지 사흘 만에 여·야·청 협치가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가 방침의 최종결정권자로 박 대통령을 지목했다. 청와대와 직접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승춘 보훈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 문제는) 자기 손을 떠났다고 한 것은 바로 윗선이 박 대통령이었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20대 국회, 협치 가능한가?’ 토론회에 참석, “협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개헌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더민주도 국민의당과 보조를 맞추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5·18 당일 이 정권이 어떻게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에 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했다. 더욱이 더민주는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박 보훈처장 해임촉구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악연도 있다. 이번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거센 반발이 단지 으름장으로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이전과는 상황이 다른 데다 두 야당이 호남 민심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강경 노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보훈처장에 대한 공동 해임촉구결의안을 20대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제출하기 위해 실무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두 야당의 반발에 대해 겉으로는 보훈처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고를 요청했다. 하지만 당·청 관계에 미칠 영향으로 난처한 분위기다. 새누리당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보훈처의 재고를 요청한다”면서도 청와대의 입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수 없는 이유를 회동 자리에서 설명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윤장현 광주시장은 “제창 불허는 국민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며 “행사 참석자가 모두 제창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공통분모 없는 트럼프·라이언 회동… 정책 갈등 봉합은 힘들 듯

    공통분모 없는 트럼프·라이언 회동… 정책 갈등 봉합은 힘들 듯

    트럼프 경선 공약·공화 전통 가치… 증세·이민·안보·복지 등 ‘대립각’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69)가 오는 12일(현지시간)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46) 하원의장과 처음으로 만난다. 본선 진출 티켓을 자력으로 거머쥔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당 주류 대표 격인 라이언과의 회동에서 정책 갈등을 봉합할지, 아니면 내분을 더 키울지 주목된다. 라이언 의장실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라이언 의장이 당의 통합을 위해 트럼프를 초청해 공화당 하원 지도부와 만남을 갖도록 할 것”이라며 “올해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공화당의 원칙과 아이디어들에 논의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트럼프를 압박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는 성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백만 미국인이 나에게 표를 던져 거의 모든 주에서 압승을 거둔 것”이라며 “회동의 성공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서로 다른 길을 가기 전에 만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도 자신의 주장을 접을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면서 회동 성과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라이언은 지난 5일 CNN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고, 이에 트럼프는 “라이언의 어젠다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하다”고 맞선 바 있다. 그만큼 이들의 노선과 정책 성향에 있어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트럼프가 경선 과정에서 밝힌 공약들은 공화당의 전통적 가치와는 많이 다르다. 7일 의회전문지 더힐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재정·이민·무역·복지·외교안보 등 중요한 정책에서 라이언과 트럼프는 주류와 아웃사이더의 선명한 대립각을 보여준다. 재정정책과 관련, 라이언 의장은 국방부 등 일부 기관의 예산에 대한 자동 삭감(시퀘스터)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는 재정 건전성의 원칙을 저버린다며 이에 반대한다. 트럼프는 또 ‘부자 증세’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 주류의 증세 반대 입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최근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이에 반대하는 당 주류와 충돌할 기세다. 이민정책에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고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언은 이민 개혁을 통해 대규모 추방 대신 합법 지위 부여 등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역정책은 가장 극명하게 대비된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라이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찬성하고 있다. 이는 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입장과 배치된다. 사회복지정책도 시각이 다르다. 라이언은 사회보장제도와 노인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에 대한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라이언은 또 낙태옹호단체 가족계획연맹이 연방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역시 낙태에는 반대하고 있지만 여성을 위한 단체라는 점에서 연방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교안보정책도 상반된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고립주의적 기조를 보이는 데 반해 라이언은 대외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트럼프가 동맹국들에 더 많은 방위비를 부담하라고 압박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테러대책과 관련, 라이언은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했을 때 “종교의 자유는 헌법적 정신”이라며 반대했다. 라이언은 또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쿠바 정책을 “잘못된 협상”이라고 비판한 반면 트럼프는 “50년 단절이면 충분하다”며 지지한다고 밝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의 일부 공약은 공화당보다 오히려 더 진보적이다. 라이언과 트럼프의 회동이 알려진 가운데 공화당 내분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라이언의 정치적 스승으로 2012년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중심으로 제3후보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화당 보수주의 운동에 맞는 제3후보를 세우는 것은 사실상 대선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후보로 나서는 대선 대신 보수주의 전통을 살려 의원 선거에 치중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원희룡 “집 불타는데 살림 건져 뭐하나 당청, 여소야대 민의 수용해야”

    원희룡 “집 불타는데 살림 건져 뭐하나 당청, 여소야대 민의 수용해야”

    “국민이 ‘분노투표’를 한 것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서민의 삶이 점점 궁핍해지고 특히 청년들의 희망이 사라지는데 아무런 대안을 내지 못하고 내부 투쟁, 정쟁만 벌여 참사가 일어났다”며 “극단적인 충돌로 가지 않도록 복지나 국민통합 등을 병행해야 한다”라고 4·13 총선 결과를 진단했다. 원 지사는 무소속 의원 영입을 통해 제1당을 추구하는 새누리당에 대해 “소탐대실이다. 아예 집이 불타는데 살림살이 하나 더 건진다고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여소야대라는 큰 구도에서 순응해야 반대자들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여소야대에 맞춰 청와대가 (국민·야당과) 소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을 지지한 더불어민주당에 경제부총리를 임명하거나 그에 준하는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후보 조기 등판론’에 대해 “자치단체장으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은유적으로 대한해협을 건널 수 없다”며 웃었다. 원 지사는 지난 22일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새누리당 총선 참패의 원인과 앞으로 당·청의 대응방향, 제주의 현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민심이 새누리당에 호된 심판을 했다. -젊은 층이나 서민을 중심으로 추운 계절이 오고 있다. 희망이 점점 사라진다. 희망을 주거나 성과를 내거나 고통을 함께한다는 진심 어린 자세라도 있어야 했다. 그렇지 못했다. 여당을 심판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국민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유권자들은 ‘욕망투표’를 하거나 ‘분노투표’를 하는데, 이번에 분노가 욕망을 압도적으로 눌렀다. 새누리당은 무엇을 혁신해야 할지 답을 찾아야 한다. →제주도에서는 3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낙선했다. 인물에서 밀렸다고도 하지만, 도지사 책임론도 있다. -제주도 선거는 정치적 요인보다 선거 자체의 요인이 많았다. 세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새누리당이 당장 혁신해야 할 게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이 오고 있다. 국민은 반도체도 중국한테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들을 진짜 많이 한다. 산업 구조 조정은 기존의 기득권이나 한계를 드러내 정리하고 미래를 위한 부분에 전력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복지나 국민통합을 도외시하고는 극단의 충돌 상태로 갈 수밖에 없으니 이 부분을 병행해야 한다. 정부가 내세운 법 몇 개 (국회 통과가) 안 된다고 야당 책임으로 돌려서도 안 된다. 청년 일자리와 주택문제 등 서민의 삶에 진지하게 다가가야 한다. →당도 당이지만 청와대가 국민과 야당과 좀 더 소통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여소야대가 됐기 때문에 여소야대에 맞춰서 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국가인데 국민이 정치조건을 만들어 줬으면 거기에 맞추어서 일을 해나가는 것이 집권한 사람들의 책임이다. 권력 구상에 국민이 맞춰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이 무소속의원을 영입해 제1당이 되려고 한다. -제1당이 무슨 의미가 있나? →국회의장이 걸려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소탐대실이다. 아예 집이 불타는데 세간살이 하나 건진다고 그게 무슨 큰 의미가 있나. 국민이 만들어준 여소야대의 구도에 순응함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다시 잡아야 한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할 때는 국회의장이 중요하지만, 그게 최우선 과제인가? 최운열 더민주 비례 대표 당선자가 자당 의원들에게 기업 구조조정 강조하는 강의를 하더라. 새누리당 의원 총회인 줄 알았다. 더민주가 그런 노선만 가 준다면 “당신네 우리 경제부총리로 임명하겠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민주에 경제부총리를 임명하거나 그에 준하는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해야 한다. 야당에서 여당의 향기가 느껴지고, 막상 여당은 공백상태다. (새누리당은) 아직도 어떤 정치적인 욕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 같다. 국민의 입장에서 출발해서 권력의 문제도 남 일 보듯이 봐줘야 여기에서 해법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너무 단편적이거나,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발언이 세서 새누리당에서 좋아할 것 같지 않다. -많은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역시 우리 편이 아니야’라고 새누리당에서 생각하지 않을까. -아니, 대통령과 우리 당이 살길을 얘기하는 거다. 대통령도 지금 잠 못 이루고 고민이 많으실 거다. 큰 구도 속에서의 진정한 충언이 필요하다.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진짜 앞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는 진짜 충성파나 측근들이 해야 한다. 자기네들이 못하면 그런 것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을 모셔다가 연결이라도 시켜 주어야 한다. 야당도 그간 소수라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 왔지만 이젠 그 규모에 걸맞게 대안을 제시하는 국정 운영 동반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뜻이다. →새누리당 기존 대선 주자들도 이번 선거에서 거의 낙선했다. 원 지사의 대선 후보 조기 등판론도 나온다. 원 지사는 2007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경선에도 출마하면서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을 걱정하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니, 당에 있는 사람들이 풀어가야 한다. 현 상황을 모면하려고 수를 내는 것은 더 죽을 길로 가는 것이다. 도정에 전념하고 있는 사람 보고 자꾸 와서 대선 레이스 뛰어라 하는 것은, 저에게 너무 쉽게 하는 이야기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에 충실하면 인물은 그다음 문제고 새누리당에도 길이 열릴 거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자치 단체장으로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대한해협을 건널 수 없다. →자치 단체장으로서 성과는 어떤가. -청정한 제주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전제 위에 투자도 개발도 있다. 제주 미래 가치 지키는 개발 가이드 라인을 마련했다. 관광객과 이주민이 늘어나는데 그동안 기본적인 사회 간접 자본 투자는 안 돼 있었다. 공항, 항만, 대중교통 등은 지난 25년 동안 논의만 했지, 근본적으로 변화가 없었다. 제주도의 20년, 30년을 내다본 사회 간접자본 투자가 이미 진행 중이다. 대형 투자기업은 도민을 우선 고용하게 했다. 난개발을 부르는 외국인 투자 개발사업은 중단했다. 중국인 등 투자영주권도 1000명에서 제가 도지사가 된 뒤로는 300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100명 수준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다. →부동산 특히 집값 폭등으로 제주 서민들의 삶도 더 팍팍해진 거 아닌가. -새로운 서민 주거복지 정책인 제주형 주택공급 정책 추진한다. 2025년까지 10만 가구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 주택의 공동 공간을 어린이집이나 비즈니스센터로 만들거나 하는 유럽형 모델을 적용할 것이다. 제주도의 임대주택이 3%인데 12%까지 올릴 예정이다. 전국 평균은 11%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구상권 청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강정마을 주민들을 보호하고자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 강정마을과 관련한 판단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니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술도 안 먹고 문상도 안 가고. -이른바 ‘원희룡이 달라졌어요’라고 할 수 있다. 평생 마실 술을 여의도에서 다 마셨다. 도지사 취임하면서 한순간도 정신 흐트러진 시간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스스로 금주 약속했고 실천하고 있다. 문상은 제주도 공무원의 본인상은 간다. →지난 21일에 정무라인 전체가 사표를 냈던데, 총선 결과와 관련 있나. -오는 7월에 도지사직 반환점이 된다. 상의 없이 두 달 일찍 먼저 사표를 냈다. 도정에 더 전념해 오해가 없도록 팀을 짜겠다. “서울에만 신경 쓴다”는 소문은 오해다. 역대 도지사 중 나만큼 지역현안에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자부한다. 정리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또 일어난 열차 탈선 사고, 안전 불감증 도졌나

    전남 여수로 향하던 전라선 하행선 무궁화호 열차가 어제 순천역을 지나 율촌역으로 진입하는 구간에서 과속으로 탈선, 기관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진위는 좀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사고 원인은 기관사가 관제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발생했다고 한다. 기강해이와 안전 불감증 때문이 아닐 수 없다. 사고 구간은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상행선은 정상 운행했지만 하행선은 통제 중이었다. 하행선이 통제되면 상·하행선 열차 모두 상행선 단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공사 구간을 벗어나면 다시 하행선으로 변경하는 것이 상식이다. 사고 지점은 상행선으로 달리다 다시 하행선으로 바뀌는 곡선 구간으로 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줄여야 하는데도 127㎞로 달렸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종착역을 앞두고 승객이 승무원을 포함해 27명뿐이었다는 점이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날 사고는 코레일의 안전관리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경부선 신탄진역 인근에서 화물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잇따른 탈선 사고가 전임 최연혜 사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최고경영자 공백에 따른 기강해이가 사고의 한 원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막중한 자리를 마다하고 금배지를 달기 위해 사퇴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런 자리를 비워 두는 것 역시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열차 탈선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2011년 2건이던 것이 2012년 4건, 2013년 5건, 2014년에는 6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올 들어 벌써 2건이나 발생했다. 열차 사고는 기관사가 운전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을 하다 일어나는 일이 적지 않다. 지난 2월 11명의 목숨을 앗아 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통근열차 충돌 사고가 좋은 사례다. 이 열차 사고의 원인은 신호 제어 담당자가 스마트폰 게임에 정신이 팔려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탈선 사고가 증가하는 원인이 독일의 사례와 비슷한 데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열차 탈선 사고에 대한 책임자 처벌과 함께 사고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더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 [3당 원내대표 인터뷰]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수백건 무쟁점 민생법안 처리가 우선”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7일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 4법, 사이버테러방지법과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수백 건의 무쟁점 법안 처리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동개혁법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되는 파견근로자법에 대해 “중장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파견법 통과가 필수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원회가 붕괴됐지만 새로 구성하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원 원내대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포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된다”면서 “의료의 공공성을 담보한다고 우리 당이 약속했기 때문에 보건·의료 분야는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현재 비행기들이 북한의 사이버 테러로 인한 GPS 교란 때문에 충돌 위기에 몰리기도 한다”면서 “북한의 사이버 테러는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사이버테러방지법을 통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테러방지법 개정 요구에 대해서는 “테러방지법이 이미 통과됐는데 시행도 안 해 보고 개정할 수는 없다”면서 “시행해 보다가 문제가 생기면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 결의안에 대해서는 “왜 어려운 얘기만 계속하나”라고 반문한 뒤 “총선이 끝나면 민생 문제부터 얘기해야 되는데 여야 간 입장 차가 있는 얘기를 들고 나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갈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세월호특별법 개정 요구에 대해서는 “합의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당론을 새로 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비켜 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4·13 총선] 與 친박 vs 비박 당권 내전·野 ‘재통합’ 다툼… 정계개편 회오리

    [4·13 총선] 與 친박 vs 비박 당권 내전·野 ‘재통합’ 다툼… 정계개편 회오리

    ‘포스트 4·13’은 여야의 내부 지형 재편과 동시에 2017년 대선을 향한 차기 주자들의 레이스가 사실상 시작되는 시점이다. 엇갈린 여야의 총선 결과로 정당별로 정계 개편의 회오리도 휘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참패로 당장 조기 전당대회가 가시화됐다. 이미 김무성 대표가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사퇴를 선언한 만큼 전당대회는 20대 국회 개원 이후 7월 14일 대표 임기 만료 이전에 치러져야 한다. 이번 당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치를 ‘관리형 지도부’다. 당권의 헤게모니를 친박근혜계·비박근혜계 중 어느 계파가 쥐느냐에 따라 향후 대권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친·비박계의 당권 쟁탈 혈투가 예상돼 왔다. 여기에 이번 선거 결과까지 더해져 새누리당은 당장 ‘새판 짜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친박계 핵심으로 당에 복귀한 최경환 의원이 TK(대구·경북) 지역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지만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신박계 당권 후보인 원유철 원내대표·이주영 의원, 친박계 홍문종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친박계는 레임덕 방지를 위해 친박계 당 대표 심기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비박계 역시 대권을 향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당권을 양보할 수 없다. 김 대표 사퇴 이후 비박계에 뚜렷한 주자가 없는 점도 고민거리다.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은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첨예한 계파 갈등의 불씨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는 ‘진박’ 후보에 대한 무리한 공천을 민심 이반의 원인으로 돌리며 친박계를 몰아세울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도 김 대표가 감행했던 옥새투쟁 등을 문제 삼아 비박계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의 복당이 주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말기로 접어든 시점에 노동개혁 등을 완수하기 위해 과반 의석은 필수적이지만, 친박계 입장에선 탈당파의 복당이 달가울 리 없다. 앞서 최경환 의원 역시 “내가 있는 한 복당은 안 된다”고 불가 입장을 확실히 했었다. 반면 비박계 입장에선 유 의원 등을 당권 전면에 앞세워 동력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수직적이었던 당·청 관계에서 내년 대선 시계가 가까워질수록 청와대의 주도권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선진화법 자체 개정을 위한 의석(180석) 달성이 턱없이 모자람에 따라 새누리당으로서는 제3당으로 부상한 국민의당과의 전략적 제휴 필요성이 높아졌다. 반면 야권은 ‘새누리당 압승’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으며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포스트 총선’을 맞게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야권 주도권 경쟁 2라운드’에 돌입한다. 지난해 12월 더민주를 탈당한 안철수 대표의 ‘창당 실험’은 5개월 만에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대권 가도에 힘을 실으며 중도통합·확장론 또는 야권 재통합론에 불씨를 댕길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민주는 수도권 개혁세력 및 영남권 등 ‘비호남 지분’을 바탕으로 야권 재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의 앞날은 ‘문재인’의 문제를 풀어 가는 일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무현계의 얼굴, 문 전 대표가 평당원으로 복귀한 상황에서 김부겸·송영길 등 원내 진입에 성공한 인사들이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구주류와 치열한 당권 경쟁을 펼 것으로 보인다. 공천 및 총선과정에서 더민주 내 ‘친노’ 색채는 옅어졌지만 ‘친문’(친문재인) 색채는 더욱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류가 다시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앞서 문 전 대표 체제에서 구성된 ‘10만 온라인 당원’ 등 당내 환경 역시 구주류 측에 더욱 유리하게 재편된 측면도 있다. 국민의당도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에 돌입하면 당권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하다. 호남과 수도권 의원 간 경쟁구도가 예상되나, 총선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은 만큼 파열음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더민주에 비해 국민의당은 규모가 작고, 사실상 안 대표가 유일한 대권 주자이기 때문에 당권 구도도 상대적으로 간명하다”고 내다봤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야권 통합 논의는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이번 총선에서 야권 연대 논의의 휘발성이 얼마나 큰지 확인됐다.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국민의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 및 호남 ‘제1당’의 위상을 등에 업고 야권 재편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원내에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야권 내에선 안 대표의 대선행을 뒷받침하며 영향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더민주에 남은 비주류 의원들이 동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1호 공약 4당 4색… ‘그 나물에 그 밥’ 벗어났다

    새누리 ‘U턴 경제특구’ 설치 제조업 강화 높은 점수… 특혜 논란 더민주 ‘하위 70% 노인 연금’ 고령화 적절 대안… 조세 저항 우려 국민의당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미래 먹거리 제시… 이행 방법 부족 정의당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알기 쉬운 목표… 재원 마련 어려워 4·13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이 전면에 내세운 ‘1호 공약’이 당별로 차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총선에서 각 당의 공약이 ‘그 나물에 그 밥’식으로 유사했던 데서 벗어난 것으로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주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31일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각 당의 20대 총선 ‘1호 공약’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U턴 경제특구’ 설치 공약은 제조업 강화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요 산업단지에 U턴 특구를 설치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정착을 유도할 경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다만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특구 조성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로 U턴할지 불확실하며 기업이 선호하는 산단 내 토지가 제한적인 점도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소득 하위 70% 노인 기초연금 30만원 균등 지급’ 공약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재정·복지·조세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6조 4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세 저항도 우려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까지 지급 대상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국민의당의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육성’ 공약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공정경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중소기업 경영환경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 없다. 단순 규제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해 재원 문제는 빠져 있다. 중소기업 육성 등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바꿔 신성장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정의당의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공약은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최저임금 1만원 등 알기 쉬운 목표치를 제시했다. 정책 체감 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고임금법과 최저임금법 등 입법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등 다양한 이해가 충돌할 우려가 크다. 정부와 기업의 지출 확대를 전제로 한 만큼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디어 분야 등 누락된 공약 문제 제기해야”

    “미디어 분야 등 누락된 공약 문제 제기해야”

    여야 공천·한반도 안보 정세 보도 평가 정책 없는 최악 총선 현장감 있게 전달 사드, 北위협 못 막아… 방어력 검증해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는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제82차 회의를 열고 ‘4·13총선 여야 공천 작업 및 정책 공약’과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안보 정세’를 다룬 보도 내용에 대해 평가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은 “공천 관련 기사 제목을 뽑아 보니, 갈등, 대립, 난장판, 혈전, 대충돌, 막말, 막장, 격화, 파행, 전면전, 혼돈, 칼춤, 격앙, 초강수, 화약고, 반란, 무덤, 벼랑끝, 태풍, 자살행위, 물갈이 등의 용어가 나왔다”며 “정책 비전 없는 최악의 총선을 현장감 있게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천 부작용을 미리 예견하고 몇 차례 경고를 하며 언론으로서 감시견 역할을 톡톡히 했다”면서도 “언론의 비난도 묵살해 버리는 정치 풍토 앞에 서울신문의 외침도 울림 없는 메아리로 돌아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전범수(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위원은 “4·13총선의 여야 공천 작업을 보면서 대의제 민주주의를 보완하는 근본적,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해외 사례나 시스템 보완을 위한 지속 가능한 모델에 대한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의원과 정당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언론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핵심 공약을 상세히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공약이 빠졌는지를 보도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미디어 분야 공약은 더불어민주당만 제시했고 새누리당은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어느 주요 언론사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국내 정치는 승자독식 구조가 문제다. 결국 정치 개혁을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며 “정치 개혁에 있어서 더욱 큰 담론을 다루는 큰 기획보도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전문가인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위원은 “북한 위협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우리가 막을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검증을 언론이 해야 한다”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다른 방안으로 북한을 압박해야 하는데, 언론은 검증 없이 막연한 기대감만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보고 또 봐도 신기한 사고 순간

    보고 또 봐도 신기한 사고 순간

    몇 번을 봐도 신기한 영상이 공개됐다. 26일 호주 나인뉴스는 지난 24일 러시아 페트로자보트스크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한 기적적인 순간이 담긴 폐쇄회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차량통행이 많은 교차로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어 영상의 8초 지점, 좌회전 중인 승용차와 직진차량과의 충돌 위기 순간이 발생한다. 이때 놀라운 일이 펼쳐진다. 좌회전하던 차량이 직진하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해 원을 그리며 아슬아슬하게 사고를 피한 것.이후 두 차량은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유유히 각자 갈 길을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사고에 대해 현지 매체는 “기적 같은 순간”이라면서도 “이 같은 기적은 늘 있는 게 아니다. 사방에서 차량이 달리는 교차로에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사진 영상=DtpPtz, 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4·13 총선 핫클릭] 물 만난 철새들

    [4·13 총선 핫클릭] 물 만난 철새들

    20대 총선을 앞두고 ‘배신의 정치’가 난무하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정당 갈아타기’가 속출하는 형국이다. ●요직 꿰차고 전략 공천도 받아 여당에서 야당으로 옮겨간 사례로는 새누리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옮겨 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제적으로 던지면서 박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도 유명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박 대통령과 충돌하면서 멀어졌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설득 끝에 야당행 기차에 올랐다. 박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현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진영 의원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한 뒤 ‘더민주호’에 승선했다. 진 의원은 21일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이런 공천은 우리 정당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며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의 ‘셀프 공천’에 대해서는 “합당한 결정”이라며 두둔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네거티브 대응을 맡았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더민주 소속으로 경기 남양주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새누리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이적한 인사로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김성식 전 의원이 꼽힌다. 2012년 박 대통령의 비상대책위에서 정치쇄신분과위원장을 지냈던 이 교수는 현재 국민의당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서울 관악갑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 의원은 현재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갈아탄 대표 인사로는 부산 사하을의 조경태(3선) 의원을 들 수 있다. 새누리당은 더민주에서 넘어온 조 의원을 1차 공천 발표에서 일찌감치 단수 후보로 추천하며 ‘극진한’ 대우를 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을 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김종인 대표의 이적에 대한 맞불 성격의 영입이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이념 차별성 약화·의석경쟁 매몰 탓 정호준, 부좌현, 전정희 의원은 더민주 공천에서 탈락한 뒤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정치 세력 간 이념적 차별성이 없어지고 정당의 고유한 특성이 약화됐다는 방증”이라면서 “결국 여야가 실리적인 측면에서 의석 확보를 위한 경쟁에만 매몰돼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새누리 1차 공천 발표] “야당 강세 지역구 자객 공천하겠다”

    [새누리 1차 공천 발표] “야당 강세 지역구 자객 공천하겠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4일 야당 강세 지역구를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는 이른바 ‘자객 공천’ 방침을 밝혔다. “내리꽂기 공천은 없다”며 상향식 공천을 주장하는 김무성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계속 국정의 발목만 잡고 민생을 외면했던 야당 의원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출마 지역구에는 우리로서도 ‘킬러’를 투입할 수밖에 없다”면서 “적합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면 우선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신설·분구 지역구도 우선추천지역에 넣겠다”고 덧붙였다. ●‘상향식 공천’ 김무성과 충돌 불가피 야당 강세 지역의 거물급 인사를 쓰러뜨릴 경쟁력 있는 여당 후보를 골라 맞춤형으로 투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각각 여야의 텃밭인 영남·강원권, 호남권을 제외하면 대상은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좁혀진다. 전체 지역구가 122석으로 10석 늘어난 수도권, 27석으로 2석 늘어난 충청권 등 중원 승리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당 안팎에선 서울 구로을, 광진갑, 마포을, 경기 안양 만안, 대전 유성 등이 우선 거론됐다. 각각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한길 전 대표, 정청래 의원, 이종걸 원내대표,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의 지역구다. 문제는 능력은 물론 지명도까지 갖춘 인물이 필요한데, 험지에 뛰어들겠다고 자원할지 여부가 미지수다. 새누리당 내부적으로는 ‘현역 국회의원 40여명 물갈이 리스트’ 논란과 ‘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문에 이어 공천에서 배제시킬 ‘컷오프 리스트’까지 나돌면서 갈수록 ‘리스트 수렁’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 위원장은 잇단 문건 파문과 관련, “공관위를 흔들려고 하는 식의 움직임을 차단해야 한다”면서 “중앙선관위가 빨리 진상 조사에 착수해 진실을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공천배제 9명 ‘컷오프 리스트’도 나돌아 그러나 전날 여론조사 결과 유출에 이어 이날 또 ‘사회적 비리 혐의자 경선후보 및 공천배제 후보자 명단’이라는 문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 문건에는 새누리당 예비후보 9명의 실명과 출마지역, 컷오프 사유 등이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공관위 측은 “공관위 심사와는 무관한 자료”라고 선을 그었다. 출처가 불분명한 괴문서가 잇따라 나오면서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 사이의 감정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여론조사 결과 유출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실이 발견될 경우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정의화, 野 겨냥 “192시간 동안 할 얘기 했다” 野 의원들 “이게 지금 상식이냐” 날 선 설전

    정의화, 野 겨냥 “192시간 동안 할 얘기 했다” 野 의원들 “이게 지금 상식이냐” 날 선 설전

    여야 몇차례 찬반토론 고성·격론…野의원들 퇴장 속 최종 표결 진행 국회는 2일 테러방지법 등의 처리를 놓고 밤늦게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이날 국회가 잠시 평온을 찾은 시간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후 7시 32분에 12시간 31분간의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본회의가 속개되기 전까지 2시간뿐이었다.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 속개를 기다리는 동안 법사위는 공직선거법을 우선 의결해 처리했다. 본회의장에 대기하던 야당 의원들 자리에는 ‘사생활침해 조항 수정하라’ 등 테러방지법을 비판하는 피켓이 보이기도 했다. 오후 9시 33분쯤 여야 의원들이 자리한 가운데 정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속개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부터 여야 간 충돌은 시작됐다. 정 의장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려 하자 이 원내대표가 정 의장에게 달려가 항의하고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를 말리며 충돌이 시작됐다. 설훈 더민주 의원 등이 정 의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며 정 의장과 야당 의원 사이에는 날 선 설전이 오갔다. 정 의장이 야당 의원들을 겨냥해 “여러분들은 192시간 동안 할 얘기를 다 했다”고 항변하자,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게 지금 상식이냐”, “편향된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는 등의 항의가 돌아왔다. 변재일 더민주 의원이 야당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수정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마친 뒤, 곧바로 여야 의원들의 테러방지법 찬반 토론이 시작되며 본회의장은 더욱 열이 올랐다. 테러방지법 찬성토론에 나선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은 “15년 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테러방지법 제정을 추진했다”면서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느냐”고 비판했고,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테러가 일어났을 때를 상정해서 얘기하는데 정말 답답하다”면서 “김대중 정부 때 추진한 법안은 테러에 대한 수사권까지 줬는데, 지금 법안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제한 감청이 가능하고 전 국민 계좌추적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절대 그런 일은 없고, 정 의장도 책임진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더이상 국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는 행위를 하지 마라”고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이 의원은 “말조심하라”고 반박했다. 반면 김광진 더민주 의원은 “지금 올라온 원안은 법의 요건을 갖췄다고 하기에도 부끄럽다”면서 “여기 계신 의원들은 해당 법안을 제대로 한번 읽어보았느냐”고 성토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여당 의원들을 겨냥해 “테러방지법으로 테러를 막을 수 있다면, 북핵방지법으로 북한 핵실험을 방지하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특정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을 겨냥해 “(선거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하자 정 의장이 이를 자제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여당 의원에게 소리지르는 정 의원을 향해 “의사진행을 방해하지 마라”고도 했다. 여야 의원들의 몇 차례 찬반토론이 진행된 뒤 오후 10시 30분쯤 야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 최종 표결에 들어가며 9일간의 테러방지법 논란도 마침내 마무리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지역구 늘어난 ‘수도권 획정’ 충돌… 선거구 합의 또 실패

    지역구 늘어난 ‘수도권 획정’ 충돌… 선거구 합의 또 실패

    2+2 심야회동 ‘테러방지법’ 합의 불발… 야당 의원들 필리버스터 장기화 조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과 선거구 획정안 논의는 26일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테러방지법 입법 저지를 위한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장기화할 조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는 26일 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의 국회 제출을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인구 증가로 분구가 이뤄지는 서울 강남, 경기 수원 등의 분구 경계 설정, 인천 강화·서을, 중·동·옹진 등의 경계 재조정을 놓고 여야 추천 위원간 밀고 당기기가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오전 10시부터 회의를 속개했으나, 두 시간여 만에 위원들의 ‘피로 누적’을 이유로 산회했다. 앞서 정 의장이 제시한 제출 데드라인(25일)은 벌써 넘겼고,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 처리 계획도 무산된 셈이다. 획정위는 27일 회의를 속개할 방침이지만 주말 내 획정안이 확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야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는 29일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밤 국회에서 2시간동안 ‘2+2’ 회동을 갖고 테러방지법의 절충점을 모색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테러방지법 수정안(주호영안) 관철을 주장했지만, 더민주는 국가정보원의 감청권을 제한하자는 정 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내대표는 회동 뒤 “협상을 벌였는데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계속 논의를 해나가기로 했다. 이정도로 해두자”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다음 회동) 시간은 안 잡았다”고 설명했다. 나흘째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둘러싸고 여야의 충돌도 이어졌다. 더민주 김경협 의원은 네티즌들이 테러방지법을 지칭한 “아빠(박정희 전 대통령) 따라 하기법”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을 읽어 내려갔다. 이에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그렇지 않다”며 항의했다. 더민주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관계가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하면서 “꼭 퇴장시켜야 알겠어요? 경위 불러서? 이 양반이 말이지”라고 경고하자 조 의원은 그제야 자리로 돌아갔다. 일부 야당 의원에게는 필리버스터가 고별 무대가 됐다. 더민주의 공천배제 대상에 포함된 김현 의원은 국정원의 과거 권력남용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같은 당 강기정 의원은 연설 도중 단상 뒤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쑤시고 결리고’ 어깨충돌증후군, 스마트폰 사용부터 줄여야

    ‘쑤시고 결리고’ 어깨충돌증후군, 스마트폰 사용부터 줄여야

    현대인의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폰, 전화나 문자를 제외한 스마트앱을 사용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은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식사 시간이 평균 1시간 56분인 것과 비교해볼 때, 한국인은 밥 먹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셈이다. 게임이나 동영상 등 다양한 즐길 거리와 유용성을 지닌 스마트폰, 그러나 지나친 사용은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스마트 질환’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어깨의 인대 부분인 회전근개가 뼈인 골두나 견봉 사이에 자주 끼이면서 퇴행성 변화와 염증 반응을 일으켜 통증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이는 특정 질환을 의미하기보다는 어깨를 움직일 때 내부의 구조물들이 충돌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통칭하는 용어다. 과거에는 어깨를 자주 쓰는 운동선수에게 많이 발병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어깨관절이 굳어지면서 통증을 일으켜 병원을 찾는 일반인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에 따르면, 어깨충돌증후군은 처음에 어깨가 결리고 쑤시는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어 다른 어깨질환과 정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이후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지고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 관절이 굳게 되는데, 특히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리거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어깨 통증으로 시작하여 이후 팔과 뒷목의 통증이 함께 나타나고 움직일 때마다 무엇인가 걸리는 소리가 나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료방법은 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치료, 도수재활치료 등 비수술치료법이 있다. 주사치료는 염증 및 통증을 경감시켜 이후 굳어진 어깨 관절의 운동범위를 회복시켜줄 수 있는 치료방식이며, 체외충격파치료는 1,000~1,500회의 충격파를 발생시켜 조직과 뼈를 활성화시키고 혈액순환과 조직재생을 촉진시킨다. 또한 도수재활치료는 조직강화와 유연성을 회복시켜 통증과 관절의 가동성을 높여주는 것을 목표로, 전문치료사가 직접 손으로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주고 기능을 증진시켜주는 척추,관절 재활치료법이다. 서울생생정형외과 원호현 원장은 “어깨충돌증후군은 조기치료시 빠른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어깨질환이다”며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환자 대부분이 호전이 되나 너무 오랫동안 증상을 방치할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원호현 원장은 “예방이 최고의 치료방법이다”고 강조하며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한편, 수시로 기지개를 켜거나 스트레칭을 하여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물론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릴 경우 어깨관절이나 힘줄, 인대에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운동 전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원호현 원장은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박근혜 정부 3년] 당 주도권 잡았던 친박계… 총선 앞두고 세불린 비박과 충돌

    정권초 박근혜 키즈 靑 후방지원…집권 2년차부터 친박 세력 약화 박근혜 정부의 시작 시점인 2013년 2월과 4년차를 맞는 2016년 2월, 3년 새 여권의 권력 지형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19대 국회 초반인 2013년만 해도 새누리당은 명실공히 친박근혜계가 장악했다.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공천받은 ‘박근혜 키즈’들과 기존 친박계가 당 주도권을 쥐었고, 이들이 당·청 관계에서 일사불란하게 박 대통령을 후방지원했다. 2013년 친박계인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2014년 이완구 원내대표가 당·청과 대야관계를 이끌었다. 강창희 국회의장도 당적은 없지만 친박계로 우군 역할을 했다. 친박계 체제 아래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논란·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주요 쟁점법안 처리 등 논란 정국에서 직접 개입을 피했다. 대야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지만, 박 대통령은 ‘입법부 논의에 관여한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을 더 꺼렸다. 여야 협상은 오롯이 친박계 지도부 몫이었다. 그러나 집권 2년차부터 비박계의 이탈 및 세불리기가 가속화됐다. 정의화 국회의장 당선에 이어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좌장격 서청원 최고위원을 누르자 원내 친박계는 핵심 중진 몇 명을 제외하고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비박계가 지원했던 유승민 원내대표가 국회법 파동으로 박 대통령과 대립한 뒤 사퇴하며 계파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유력 대권 주자로 부상한 김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친박계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카드 등을 띄우고 나섰다. 박근혜 정부 4년차이자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2월, 친·비박계는 공천 갈등으로 다시 한번 맞붙고 있다. 친박계는 최대한 ‘비박계 물갈이’를 통해 당 재장악을 하려는 모양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당을 비웠던 최경환 의원의 복귀도 촉매제가 됐다. 비박계도 김 대표를 고리로 내년 대선 국면을 향해 보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점에서 4·13 총선은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의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다. 임기 말 4대 개혁·국정과제의 안정적 완수에 탄력이 붙을지가 친박계 입성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올 하반기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향한 친·비박계의 쟁탈전도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차기 당권 장악이 ‘포스트 박근혜’ 주자 전쟁의 서막인 셈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자율차 시험운행 접수 시작… 운전자 등 2명 이상 타야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자율주행자동차 도로 시험운행 허가요건이 확정되고 접수가 시작됐다. 국토교통부는 자율차 운행 세부 허가절차, 허가요건, 운행구역 및 안전운행요건을 정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자율차 안전운행요건 및 시험 운행규정 제정안을 11일 고시하고 12일부터 시험운행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험 운행에 나오는 자율차는 사전에 충분히 시험시설 등에서 사전시험 주행을 거치고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해킹 대비책을 세우고 시험운행 중에는 운전자를 포함, 최소 2명 이상 탑승해야 한다. 운전자 외 탑승자는 주변 교통상황 주시, 자율주행시스템 정상작동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해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자율주행 중 운전자가 수동으로 조작하면 자율주행 기능이 해제되고, 고장·경고·전방 충돌방지·속도제한·운행기록 장치 등을 달아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자율주행차라는 표지도 붙여야 한다. 자율주행 시험운행 신청이 접수되면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해당 차량이 허가 요건에 적합한지 20일 안에 확인해 허가증을 발부하고, 지자체는 번호판을 발급하게 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입법예고했던 상황 중 차종을 승용차로 한정하고 사전에 5000㎞ 이상 주행한 차로 한정했던 규정이 자율적인 기술개발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이번 규정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시험운행 신청은 ‘현대차 제네시스 00대’와 같이 차량 단위로 받고 국토부가 정한 시험운행 구간 중 원하는 구간, 해당 차량을 운전할 운전자 명단을 첨부해야 한다. 시험운행 구간은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신갈분기점, 영동고속도로 신갈분기점∼호법분기점 등 41㎞와 일반국도 5개 구간(수원~평택, 수원~용인, 용인~안성, 고양~파주, 광주~성남) 320㎞로 지난해 10월 지정했다. 국토부는 시험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시험운행 구간의 정밀 도로지도를 만들고 도로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첫 자율주행 시험운행에 제네시스 승용차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구본영 칼럼] ‘말뫼의 눈물’이 ‘통영의 눈물’ 안 되려면

    설 연휴 중 몇 년째 얼굴을 못 본 친구의 근황을 들었다. 고향을 떠나 통영에서 하던 배 수리 사업을 완전히 접었다는 소식이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늘 밥 잘 사는, 인심 좋은 그였는데…. 잘나가던 조선업이 불황의 늪에 빠졌음을 실감했다. 오죽했으면 선박 인테리어 전문 중소기업 운영에 반평생을 바친 친구가 공장 문을 닫았을까. 울산에서도, 통영에서도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친 업계의 한숨 소리만 깊다. 대형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이 멈춰 서면서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다. 스웨덴 말뫼의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을 때 막대한 해체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단돈 1달러를 주고 사들인 것이다. 2002년 이 크레인이 배에 실려 사라질 때 스웨덴 국영방송은 “말뫼가 울었다”며 장송곡을 틀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조선·대우조선 등 세계 3대 조선소가 두 해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수주난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부실이 겹치면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자칫 ‘말뫼의 눈물’처럼 통한의 눈물을 흘릴 판이다. 울산이나 거제, 혹은 통영에서…. 더 심각한 건 조선업뿐 아니라 우리의 주력 산업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이 태어날 때 물고 나온 숟가락을 원망하는 세태에서 그런 징후는 포착된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창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이 제출된 지 210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조선업 등 공급과잉 업종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한 법안이다. 하지만 국내 로펌의 경제법 분야 권위자로 통하는 한 인사는 원샷법이 하등 새로울 게 없는 법안이라고 귀띔했다. 기존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에 이미 관련 조항이 다 있다는 것이다. 여권이 이를 통해 경제를 살린다고 하니 우습지만, “삼성특혜법”이라는 등 야권의 엉뚱한 반대 논리도 가관이라는 얘기였다. 그럼에도 총선을 앞둔 정치권 풍경을 보라. 현 여권의 보육 공약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재원 분담 문제로 충돌하면서 보육 대란을 빚고 있다. 이런 판국에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10만명에게 월 60만원씩 6개월간 취업활동비를 지원하는 총선 공약을 내놓았단다. 청년 실업자가 40만명에 이른다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솔깃해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금수저와 흙수저를 골라 지급 대상자를 선정해 내고,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이들을 ‘어디에’ 취업시킬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이 없다면 말뿐인 인기영합 공약(空約)이거나, 청년들에게 달콤한 당의정을 입힌 빚더미를 떠넘기는 꼴이다. 더군다나 지금이 어느 때인가. 지구촌엔 4차 산업혁명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융합을 통해 바야흐로 신천지가 도래할 참이다. 이런 4차 혁명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제조업 일자리들은 상당수 떠내려가기 마련이다. 조선·철강·자동차 등 우리의 주력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게 그 전조가 아닐까. 이런 ‘고용 없는 성장’이란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아 지식정보 부문 등 서비스 산업에서 새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별 알맹이도 없어 보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반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사실은 뭘 말하나. 이 법이 통과되면 6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정부의 설명이 미심쩍긴 하다. 하지만 의료산업 영리화로 이어진다는, 더민주 측의 주장은 더 황당하다. 대한병원협회 등도 문제가 없다는데 그나마 국제 경쟁력이 있는 보건 분야의 일자리를 포기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격이니…. 이는 어찌 보면 5년 단임 대통령 직선제를 골간으로 개헌해 이룬 ‘1987년 체제’가 한계를 드러낸 형국이다. 여야 모두 장기적 국가 역량을 키울 엄두도 못 내고 오로지 정권 획득을 위한 근시안적 정쟁에 골몰하면서다. 성장의 바퀴는 멈추려 하는데 운전대를 서로 잡으려다 온 국민이 탄 수레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게 해서야 될 말인가. 결국 초미의 과제는 후진적인 한국 정치의 일대 개혁이다.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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