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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대치’ 국보법 향방은

    “강행 처리도 배제하지 않겠다.” “힘에는 힘으로 맞설 수밖에….”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국회 법사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을 놓고 여야간 힘 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말싸움을 넘어 물리적 충돌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는 지난 3일에 이어 주말인 4일에도 법사위를 열어 막말을 주고받는 등 격한 공방만 되풀이했다. 여야 지도부는 5일에도 그간의 강경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6일 법사위도 ‘막가파식 공방’으로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칼 빼든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5일 국보법 폐지안 등 주요 법안의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이런 강공은 내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평당원들이 개혁입법 처리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지도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당내 분위기와 맞물린다.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안의 상임위 상정부터 저지하고 나서면서 대화로선 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판단하게 된 것 같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6일 오후 2시 국회 법사위를 열어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시키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대해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과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에 상정시키고 제안 설명만 한 뒤 본격 논의는 연말 임시국회에서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열린우리당의 강행 의지는 천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말미에 더욱 구체화됐다. 그의 속마음을 내비친 ‘키워드’는 국민회의 시절인 지난 99년 1월 전교조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교원노조법의 ‘날치기 통과’였다. 천 원내대표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내용이라면 강행처리 못할 것도 없지 않느냐.”며 국보법 폐지안 역시 강행처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날 “국회법을 중심으로 모든 수단을 다 쓸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또 법사위에서 최연희 위원장이 ‘사실상 의사진행 거부 또는 기피를 했다.’고 주장한 것도 이를 위한 대외적인 명분 축적용으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지연전술 차원에서라도 대안을 내놓고 토론에 나선다면 우리로서는 시일이 더 걸리거나 대폭 양보해야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공식적으로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미묘한 입장임을 털어놓았다. ●한나라당 “한치도 못 물러선다” 국보법 폐지안은 법사위 상정도 아예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단 법사위에 상정만 되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이 가능한 데 열린우리당을 어떻게 믿고 받아들이겠느냐는 논리다.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주에 개정안 등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결사 저지’라는 강경론에 밀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어제까지 연 사흘 동안 법사위를 열어 여야간 정치적 합의와 국회법까지 무시해가며 국보법 폐지안을 힘으로 상정하려는 그런 일을 강행했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사위 상정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은 상정만 해놓고 토론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여야 합의로 정기국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한 법인데 무엇 때문에 힘으로 상정하려 하겠느냐.”며 “저들이 국보법을 상정하려는 데는 나름의 꿍꿍이속이 있다. 일단 상정해놓고 힘으로 밀어붙여 날치기하려는 게 불을 보듯 뻔한 데 우리가 어떻게 막아서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열린우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면 힘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천정배 원내대표는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회의를 기피해 자신들이 법사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겠다고 하는데 대단한 착각”이라며 “법안 날치기를 넘어 국회 자체를 날치기하겠다는 얘기”라고 몰아세웠다. 전광삼 박록삼기자 hisam@seoul.co.kr
  • [오늘의 눈] 그들만의 국회/김준석 정치부 기자

    “부득이하게 사회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2일 자정을 넘긴 직후 김원기 국회의장의 말이다.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연기를 거듭하다 자정을 넘겨 끝내 열리지 못했다. 야구로 따지면 예정되었던 주중경기도 못하고 야간경기도 못했다. 우천이나 그밖의 경기장 상황으로 부득이하게 열리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일부 퇴장하고 감독들끼리 싸움만 하다가 심판도 경기 속개를 포기해 결국 시간제한을 넘겨 경기가 무산된 꼴이다. 스포츠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는 대개 관중들의 항의가 있고 환불소동이 벌어지며 다음날 각 소속구단은 사과 성명을 내게 된다. 하지만 국회는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았고 책임 전가에 전력을 다했다. 여야 모두 합의정신을 위반했다고 ‘배신’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서로 비난하기 바빴다. 관중인 국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회의장인 심판에게 경기를 진행시키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열린우리당이나, 국회를 빠져나가 본회의란 경기 자체가 열리지 못하도록 한나라당이나,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민주노동당도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기자들은 본회의가 열릴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시시각각 지도부들의 합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경기가 진행되고 경기 결과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새벽 씁쓸하게 집으로 향했다. 점점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그들만의 리그로 다시 퇴행하고 있다.16대 국회와는 다른 국회를 만들겠다고 자부했던 17대 국회가 그들만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국회를 파행 공전으로 이끈다면 또 다시 역사에 명예롭지 못한 국회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김준석 정치부 기자 hermes@seoul.co.kr
  • 되풀이되는 구악정치 분노하는 초선의원들

    정치를 바꿔보겠다며 17대 국회에 입문한 초선 의원들은 지금 정쟁(政爭)의 한 복판에 있다. 그 중에는 재빠르게 구태(舊態)의 옷으로 갈아입은 의원들도 있지만, 타개되지 않는 속수무책의 현실에 고민하는 의원들도 있다.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은 3일 초선 의원 4명을 만나 침묵 뒤에 가려진 속내를 열어봤다. 그들은 착잡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었다. KAIST 총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홍창선(비례대표) 의원에게 국회의 의사결정 구조는 비(非)과학의 극치다.“의원들이 건설적으로 토론할 생각은 않고, 자기 지역구나 지지 기반만 우선시 하니 토론이 되겠습니까. 국가보안법만 해도 그래요. 무조건 폐지 찬성하고 무조건 반대하고가 어디 있습니까. 일단 머리를 맞대야하는 것 아닙니까.” 열린우리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더 노골적이다.“본회의장에서 소리 지르는 의원한테 가서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래요.‘이렇게 해야 지역구에 가서 칭찬받는다.’고.20∼30%의 열성 지지층만 결집시키면 재선은 문제없고 심지어 후원금도 많이 들어온다는 거예요.” 한나라당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의원은 “제도가 바뀌면 정치문화도 바뀌어야 하는데 다들 기존 패턴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좀더 근본적인 얘기를 꺼냈다.“지금 여야 관계는 양당에서 극단에 있는 사람 소수가 망치고 있는 겁니다. 강경파끼리 정쟁을 통해 상생(相生)하는 구도이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뭔가 뒤가 구질구질한 경우가 태반이에요.” ‘그럼 왜 온건파들은 의원총회 같은 데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느냐.’고 묻자 “우리같은 사람들은 극악스럽지 못해요. 목소리 큰 사람들이 극렬하게 나서면….”이라고 털어놓는다.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한나라당 박순자(비례대표) 의원은 신랄했다.“여당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야당도 4대 입법 저지에만 얽매여 다른 것까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국민을 위하는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야당의 자세 아닙니까.” 홍 의원도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비판했다.“리더가 이 사람 말 들으면 이렇게 바뀌고, 인터넷에 무슨 글 올라오면 또 그쪽으로 가고. 어제 오늘이 달라요. 그러니 뭐가 되겠습니까.” 이 의원도 “아무리 강경파가 설쳐도 그 사람들이 총을 갖고 다닙니까, 대포를 들고 다닙니까. 끌려다니는 지도부가 무능해요.”라고 꼬집었다. 극에 달한 불만이 변혁으로 이어질까. 홍 의원은 “올해 말까지만 참겠다는 의원들이 많다. 내년부터는 침묵하는 다수가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고름이 차면, 터지게 마련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초선연대’라는 모임을 만들어 초선들이 정치문화 개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약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 지도부 ‘4대입법 분할 처리론’ 안팎

    與 지도부 ‘4대입법 분할 처리론’ 안팎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이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의 연내 처리를 포기하고 ‘분할 처리론’을 제기한 것으로 28일 확인돼 연말 ‘4대 입법 정국’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막힌 정국 물꼬 기대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틀 전 4대 법안의 연내 처리 강행을 강력히 요구하는 강경파 초선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일부 법안만을 대상으로 하는 분할처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고 참석 의원이 전했다. 9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안과 사립학교법, 언론개혁법, 과거사규명법 개정안 등 4대 법안을 한데 묶어 정기국회 회기 또는 연내 처리하겠다던 당론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이 때문에 원내대표단의 지도력과 대야(對野) 전략 부재 등을 놓고 당내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개편을 둘러싼 갈등도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초선들 “지도부 전략 부재” 반발 이틀 전 전병헌·강기정 의원 등이 국회 운영위에서 “원탁회의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강력 반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강경파 초선 의원들은 “지금까지 원내 지도부가 한 일이 뭐냐.”며 전략 부재를 성토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의 4대 법안 중 한 건도 해당 상임위에 아직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회에 제출돼 경과기간 15일이 지나 상임위에 회부됐지만, 여야 협의로 의사 일정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부터 소관 상임위별로 법안소위를 연다고 해도, 전체회의와 법사위(5일 경과)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면 최소 7일 이상이 필요하다. 결국 2일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어렵다. 이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하지만 여러 정황상 처리 가능성이 거의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뒤늦은 후회가 나온다. ●“4대입법 동시처리 물리적 불가능” 정봉주 의원은 “전략적으로 4대 개혁법을 묶어서 처리하려던 것이 실패였다. 그러나 지금 쪼개서 처리하기도 늦은 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는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지난 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 과거사법이라도 통과시켜야 했다.”고 뒤늦게 후회했다. 연내 처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천 원내대표가 ‘분할 처리론’으로 내부 설득을 시도하지만 반발도 적지 않다. 최재성 의원은 “국보법을 빼놓고 3개 법을, 또는 국보법과 사립학교법을 빼놓고 2개를 처리하든 한나라당은 결국 반대하고 나설 것인데, 분할 처리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언론관계법 어떻게 돼 가나] 신학림 언론노조위원장

    “한나라당안은 거꾸로 가는 법안이고 열린우리당안은 핵심을 비켜나간 법안입니다.” 각 당이 공개한 신문법안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신학림 위원장으로부터 평가를 들어보았다. 그는 “여론독과점 해소라는 취지에 모두 어긋난다.”며 일단 양당안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양당안에 대해 평가해달라. -한나라당안은 족벌신문들의 이익에 충실하다. 언론의 공공적 기능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다. 물론 기대한 적도 없어서 실망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실망스럽다. 원칙없이 야당과의 정치적 타협에만 비중을 두는 모습에 놀랐다. 여야 어느 곳도 소유지분제한을 언급하지 않아 ‘물 건너갔다.’는 지적이 있다. -가장 핵심적인 조항이다. 위헌 운운하는 사람이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97년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나 경영진이 아닌 언론의 내적 자유라고 판결했다. 재산권 등 기본권의 한계에 대해 헌법 23조,119조 등이 언급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사주에 의한 편집권 침해는 지난 세월 족벌신문의 역사가 증명하지 않는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너무 급진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 -아니다. 소유지분제한이든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페널티든 어느 하나 강제로 무얼 빼앗거나 깎아내리는 것은 없다. 편집권 독립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조치들일 뿐이다. 신문법의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결국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철학과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타협이나 성과만 염두에 두고 야당과 어설프게 합의할 경우 강력하게 맞설 생각이다.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주민소환에 준하는 강력한 투쟁을 벌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여야 지도부 못 만날 이유는 뭔가

    국회의 갈 길이 바쁘다. 상임위 등에서는 4대입법 및 민생관련 법안들을 다뤄야 하고, 새해예산안 심의도 시간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남은 정기국회 회기동안 여야가 머리를 맞댄다고 해도 새해예산안 등이 제때에 처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지금 여야는 대화는커녕 힘겨루기에만 몰두하고 있어 실망스럽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4자회담을 제의하자, 한나라당은 당대표를 빼고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4자회담을 하자고 수정제의했다가 하루만에 슬그머니 후퇴해 버렸다. 한나라당의 처사는 대화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이 한나라당의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철회하면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조건까지 내걸었다. 한나라당이 4대입법에 대해 ‘대안투쟁’을 하겠다면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면 되는 것이지 조건부터 내놓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많은 국민들은 4대입법이 여야간 대화를 통해 처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여야 지도부가 만나 큰정치의 방향을 잡아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4대입법뿐 아니라 경제회생을 위한 민생법안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여야 지도부가 만나 생산적인 국회운영을 약속하고, 해당 상임위나 여야 창구를 만들어 쟁점들에 대한 협상을 펼치면 된다. 합의가 어려우면 마지막에는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표결처리하는 방법도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를 볼모로 ‘전부 아니면 전무’의 투쟁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싸움만 하는 식물국회로 전락한다면 그 책임은 분명히 대화를 회피한 측에 있다. 국회는 한나라당의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 일하는 곳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 [대정부 질문] 눈길 끈 의원2명

    국회 대정부 질문 마지막날인 16일 두 여야 의원의 ‘튀는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상대 당이나 소속당에 ‘긴장’과 ‘허탈’을 각각 안긴 주인공은 열린우리당 김종률 의원과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 ●김종률 의원은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과 관련,“히틀러의 나치즘 헌법, 무솔리니의 파시즘 헌법은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도구로 관습헌법 이론을 동원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질문자료를 미리 배포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헌재를 ‘헌법제작소’라고 표현하고 한나라당측에 “수구도 모자라 꼴통 소리를 들어야겠느냐.”는 등의 거친 문구도 담겨 있었다. 이에 한나라당이 즉각 발끈하면서 본회의장은 ‘전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막상 질문 때는 “역사적으로 관습헌법 이론이 성문헌법을 유린했던 때가 있었다. 바이마르 헌법이 그렇게 부정당했다.”고 수위를 낮췄다. “법복 귀족 수구보수 헌법재판관 7인이 주도한 ‘갑신헌변’은 그냥 세간의 속평만은 아닙니다.”라는 언급에서는 약간 술렁거렸지만 예상보다는 순조롭게 넘어갔다. ●원희룡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 지도부나 동료 의원들이 ‘이 총리 왕따’로 일관한 것과는 달리 맞대결에 나서 당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공약에서 경제성장 7%를 ‘장난’처럼 약속했고 실제 성장은 밑돌아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현실을 아느냐.”고 이 총리에게 따졌다. 이에 이 총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성장률 자체도 중요하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에둘러 갔다. 그 동안 이 총리에 대한 전반적 기류가 격앙된 상태여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시 작전’으로 일관했었다. 한선교 의원은 이 총리를 답변석으로 불렀다가 바로 들어가라고 하면서 ‘면전 박대’하기도 했고, 김영선 의원은 이 총리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총리 권한대행’이라고 부른 바 있다. 이종수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여·야 ‘盧대통령 북핵발언’ 공방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의 ‘북핵 발언’을 놓고 여야의 설전이 확산됐다.14일 ‘논평 대결’에 이어 15일에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의 공방으로 번졌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상임운영위에서 “북한이 핵을 가진 것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리가 있다고 주장한 것은 충격”이라고 꼬집은 뒤 “심각한 문제가 있는 발언이기에 대통령의 부연 설명과 해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또 한나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북한의 기존 입장을 대변하면서 북한핵 개발 저지를 위한 국제공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한·미동맹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국민을 불안하게 하거나 실망시키지 말고 한반도 안정과 북핵 개발 저지를 위한 적극적 노력과 국제공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상임중앙위에서 “미국 대선을 전후해 미 정계 일각에서 간간이 흘러나온 대북 선제공격론에 대한 국민의 일반적 인식을 밝힌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뒤 “대통령의 발언은 북핵 개발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는 인식의 표현이고 그래야만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한국도 도울 수 있다는 간절한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전은 국회 본회의에서도 재연됐다. 한나라당 이재창 의원은 “미군 재배치로 한반도 안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안보를 위협하는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시의적절한 표현”이라며 이해찬 총리의 입장을 묻자 이 총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어서는 안되고 북한 핵무기 보유는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조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충청권 민심잡기 위한 결단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염홍철 대전시장과 이원종 충북지사, 심대평 충남지사를 비롯해 충청권의 광역·기초단체장 등과 만났다.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 결정으로 들끓고 있는 ‘충청권 민심’을 듣기 위해서다. 당내 유일한 충청권 인사인 홍문표 의원이 주선한 이날 간담회는 오찬을 곁들여 진행됐고,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화기애애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다만 심 충남지사는 “수도이전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 다수당이던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 대표는 “지난번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밝혔듯이 한나라당은 여야가 국회 특위를 구성해 함께 논의하려고 한다.”면서 “그런데 여권과 청와대의 응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게 “충청권의 현실을 당 차원에서 이해해달라.”,“정부가 못 하는 일은 한나라당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역할을 해달라.”,“충청권의 민심을 다잡기 위해 큰 틀로 결단을 내려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헌재가 이미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충청권에서는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 요소가 없도록 전문가 의견까지 곁들여 제대로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다.”고 브리핑했다. 이날 만남은 한나라당이 행정수도이전특별법을 통과시켰던 다수당으로서 ‘원죄’가 있으면서도, 헌재의 위헌결정 이전부터 당론으로 수도 이전에 반대하면서 충청권에서 ‘반(反)한나라’ 정서가 확산되자 진화를 위해 마련됐다. 박 대표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충청권 방문계획을 세워뒀고, 며칠 전 상임운영위 회의에서는 “여야 공동으로 지방발전 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주문한 상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여야대표 ‘국회 공전→정쟁’ 네탓 공방

    “무책임한 이념·정치 공세를 자제해야 상생 정치.”(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서 상생을 얘기하면 어불성설.”(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여야의 두 원내 사령탑이 한자리에서 ‘상생(相生)정치’를 외쳤다. 하지만 현 정국을 보는 시각도, 상생을 위한 해법도 달랐다. 상생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생정치를 이뤄내지 못하는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두 원내대표는 14일 ‘상생의 정치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초청됐다. 원불교 서울청운회와 서울평화교육센터가 주최한 행사로 14일간 국회 공전을 빚다가 겨우 본회의를 열자마자 또다시 막말, 야유 등 구태를 재연한 여야 정치권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종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먼저 천 원내대표는 “정당의 민주화 및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완화 등 상생의 정치가 가능한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면서 “상생의 정치라고 해서 무조건 싸움이 없는 정치는 아니며 토론과 비판,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5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여야의 지도부들이 만나 정쟁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양당은 입법 등 국회운영에서 대립과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문 내용을 두차례나 반복해 읽으며 한나라당에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당의 지도부가 이를 지키고 자기 당의 의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만들어야 하며 지키지 못할 경우 지도부는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각오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상생은 국민 내부의 화합과 국력의 극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불신하게 하면서 어떻게 상생하자고 말할 수 있겠나.”고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여권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법 개정 등을 사례로 들며 “국보법이 필요없게 되면 국보법은 저절로 안락사할 것”이라며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적대와 미움을 가득 담고 있는 언론관계법 개정을 주장하면서 상생하자고 할 수 있나.”면서 상생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정부 여당에 돌렸다. 김 대표는 “화해나 상생은 정부와 여당이 먼저 청해오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며 정도”라면서 “그러나 총리가 한나라당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사과하는데 인색하고 편협했으며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에게 ‘스파이’ 운운했다.”고 국회 파행의 원인이 정부 여당에 있음을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與지도부 ‘샌드위치 신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과 관련해 당 안팎으로 협공을 당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은 “이대로 가다간 어떤 법도 연내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도부의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4대 개혁법에 대해 위헌소지를 지적하며 ‘당론 결정 및 대여협상의 우선순위 확정’을 추진하기로 해 천정배 원내대표가 공언하고 있는 ‘연내 처리’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당론대로 ‘연내처리’ 밀어붙여야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석 의원은 14일 “이부영 의장과 천 대표가 서로 입장이 엇갈리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미 결정된 당론이 흔들리는 듯 외부에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의원서명을 앞장서서 추진해온 임 의원은 “가장 어렵다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경우 야당이 결사반대한다면 국회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도부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그렇다고 해도 지도부는 당론이 정해진 대로 열심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인 김현미 의원도 당 지도부 일각에서 ‘3개법 처리-1개법 유보’ 또는 ‘2개법 연내처리-2개법 내년 봄처리’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쪽도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야당 압박을 위해서라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출신의 한 초선의원도 “지도부는 국민여론이 긍정적인 법안을 먼저 처리해 대야 전선을 최소화시켰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도부,“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당 개혁세력의 반발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연내 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12일 대정부 질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도 어떻게 하든지 야당을 4대 법안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대화 의지의 표현이란 해석이 많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행정수도 위헌결정 논란

    여야는 12일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의 정당성 여부와 대안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헌재의 결정이 시대착오적이라고 집중 성토하면서 정부측에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헌재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정치헌재’‘수구헌재’‘사법쿠데타’라고 격한 표현을 써가며 헌법재판소를 비난하고는 “위헌결정이 내려진 지난달 21일은 사법상국(司法傷國)의 날”이라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위헌이라는 정치적 결론부터 내려놓고 법의 문외한이 듣더라도 궤변투성이의 관습헌법 논리를 동원했다.”며 “대전시민과 충청도민들의 좌절과 절망, 분노와 허탈을 상상이라도 해봤느냐.”고 추궁했다. 그가 준비한 원고에는 “헌재 재판관 7명은 사퇴하라.”며 위헌 결정에 찬성한 7명의 이름까지 명시했으나 막상 대정부 질문에서는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이 부분만은 거둬들였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도 과거 정권에서 판사를 지낸 점을 들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구식 의원은 “정부·여당이 위헌 결정을 이유로 헌법재판관 전원의 인사청문회를 추진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내는 보복입법을 하는 것이 법치국가에 맞는 행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선교 의원은 “정부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붙여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듣도 보도 못한 관습헌법의 논리로 서울공화국을 벗어날 길이 막혀버렸다.”고 개탄했고, 충북 제천·단양 출신인 서재관 의원은 “충청인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공황과 경제적 혼란을 치유하는 특단의 대책이 뭐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이해찬 총리는 “정부 내에 후속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며, 헌재의 결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에 마련하겠다.”면서 “올해 말까지는 기본적인 방향을 잡으려고 하며, 국회와 협의해 최종적인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4대 입법 미루는 게 능사 아니다

    개혁추진과 관련한 열린우리당의 태도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이것저것 벌여만 놓고 제대로 결실을 맺는 게 없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도 그런 처지에 놓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부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일부 지도부는 4대 입법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이 의장은 “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얕은 곳을 골라가야 한다.”고 밝혔다. 말로는 ‘연내 입법’을 강조했지만, 법안 처리를 늦출 수 있다는 내부전략을 내비쳤다. 열린우리당이 어제로 창당 1주년을 맞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지지도가 23.2%로 한나라당에 훨씬 뒤지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대로 된 여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책을 입안하기에 앞서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야 하지만, 한번 확정되면 밀고나가는 우직함을 보여줘야 한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백년하청이다. 참여정부가 실제 해놓은 것도 없이 좌파공세에 시달리고 있다는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지적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말로만 개혁’은 부작용만 가져온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보법을 제외한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언론관계법 등에 대해서는 여권의 입법안을 지지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이들 법안의 처리를 늦추면 개혁의 추동력이 뚝 떨어진다. 올해안에 못하면, 내년 이후에는 더 어려워진다. 법안처리를 미루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여당은 4대 법안을 처리하되, 이 문제로 정국이 파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생법안과 예산 심의에도 지장을 주지 말아야 한다.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고 하지만,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을 설득해 대안을 내도록 하고, 합리적인 부분은 수용해야 한다. 특히 국보법의 경우 당장 폐지에 국민적 불안이 있는 만큼 대체입법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새달 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안에 결론이 안 나면 바로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반드시 개혁입법을 성사시켜야 한다.
  • 與 ‘4대입법’ 속도조절 잡음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한나라당에 보냈다. 이는 여야 대치정국에 해빙의 메시지라는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열린우리당에서 60%를 차지하는 ‘개혁파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발하는 기류가 있어 자칫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부영 의장은 10일 창당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입법의 발걸음을 어떻게 취해 나갈 것인가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우리를 주시할 것”이라고 전제,“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좀 얕은 곳을 골라 건너가야 한다.”며 4대 입법안 처리와 관련한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 의장은 전날 대전을 방문해서도 “개혁 조급증에 걸려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이날 몇몇 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4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들에 대해 “성급한 개혁주의자들이 비판한다.”면서 “2∼3년 걸리더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재선 의원인 유선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과 사학법은 여론도 나쁘고 야당과의 협상이 어려우니 내년 봄으로 미루고, 과거사법과 언론개혁법을 연내에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고민스럽다고 했다. 국보법 위반으로 두 차례나 감옥생활을 했던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국보법 폐지를 지금 꼭 처리해야 하느냐는 것에 대해 의문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3민1개’로 민생법안 3개에 개혁법안 1개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해, 속도 조절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지도부의 기류에 대해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유시민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4대 법안을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처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통해 4대 법안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야 강경파로 알려진 정봉주 의원도 “내년 봄에는 열린우리당의 과반이 무너진다.”면서 “국민이 지난 4월 총선에서 만들어준 ‘과반 카드’를 단 한번도 쓰지 않고 이렇게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과 협상하는 강도로, 민주노동당·민주당과 협상해 ‘1여2야’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386의원으로 불리는 의원들 역시 “연내 처리가 필요하다.”면서 “이 의장이 ‘산이 높으면 돌아간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의장 개인의 의견이지, 소속 의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김부겸 의원은 “의석이 절반을 넘는다고 해서 법안 처리를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적어도 야당이 표결처리를 용인하는 정도의 합의까지는 이뤄내야 하는 것”이라고 개혁파의 강경기류를 반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民生보다 중요한 명분 있나

    국회가 공전한 지 어제로 12일째다. 정기국회 회기 100일 가운데 12%나 허송세월했다. 민생입법이나 새해예산심의는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최선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게 됐다. 어제 김원기 국회의장 주선으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회담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회의 결론은 김 의장이 국회공전사태에 대해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유감표명을 종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국회공전 열흘이 넘도록 민심이 요구한 것이 총리의 사과와 한나라당의 조건없는 등원인데 이제 와서 국회 최고지도부의 합의가 고작 ‘유감표명을 종용’하는 것이라니. 쓴웃음도 민망스럽다. 이 총리는 마땅히 사과해야 하고, 한나라당은 조건없이 등원해야 한다. 이 총리의 사과가 먼저니, 한나라당의 등원이 먼저니 하면서 겨루고 있는 것은 한낱 속 보이는 정파적 이해에 불과하다. 등원 명분을 찾는다는 것도 한가한 소리다. 국익과, 민생과, 정파적 이해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명분있는 선택인지는 정치인만 모르고 있다. 산적한 국내현안은 뒤로 치더라도 미국의 부시 대통령 집권2기 전략,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변화,50돌을 맞은 일본 자위대의 국외역할 재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주변의 움직임은 분초를 다투고 있다. 그런데 말꼬리 논쟁으로 국정을 내팽개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린가. 국회공전 사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세비지급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야 한다는 주장은 속이 후련한 얘기다. 여야는 조건없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하고, 이 총리는 머뭇거리지 말고 한나라당과 국회를 업수이 여긴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 이 총리나 한나라당이 서로 버티는 것이 국익이고, 나라를 위하는 길이고, 명분이 있다면 국회를 팽개쳐도 좋다.
  • 與·野 ‘초당 외교’ 첫발 뗐다

    열린우리당 정의용 국제협력위원장과 한나라당 박진 국제위원장이 이르면 16일쯤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두 위원장은 8일 회동을 갖고 “대미 외교에 초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위원장은 국제위 차원에서 함께 미국을 방문해 현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정책 등 현지 분위기를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 국회 차원의 대표단은 국회가 정상화된뒤 한·미 의원외교협회를 구성해 연내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는 이날 이같은 합의내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박 위원장은 9일 당 지도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국회가 12일째 파행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두 의원이 이날 공식 접촉을 갖고 공동방문에 합의한 것은 ‘초당 외교’로 평가된다. 그 동안 여야 모두 대표단 파견이라는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파견 주체인 한·미 의원외교협회 구성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정 위원장은 “박 의원과 함께 가서 의원을 비롯, 행정부 고위 인사, 연구원 등을 만난 뒤 미국의 한반도 정책 등을 살필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당이 미국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는 있지만 여야 의원이 따로 가기보다는 한자리에 모여서 미국에 대한 한국의 여러 입장을 들려주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 균형된 시각을 유지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국회가 파행이라 국회 차원의 대표단 파견은 양당의 지도부가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은 뒤 연내 파견하는 식으로 풀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큰 그림이 그려져야 국회 차원의 초당 외교도 가능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黨 “3개법안 먼저” 靑 “국보법 우선”

    올 정기국회에서 ‘4대 개혁입법’의 우선 처리 순서를 두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동상이몽의 분위기를 내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고위 관계자는 8일 “4대 개혁입법을 올 정기국회에서 전부 통과시키기 어렵다.”면서 “여야 타협이 가능한 3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나머지 1개는 남겨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아니냐.”고 말해, 사학법·언론법·과거사법과 국가보안법을 분리해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봉주 의원 등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이와 달리 “이해찬 총리가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한나라당을 ‘차떼기 당’이라고 발언한 것은 ‘4대 개혁입법’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며 강행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도부는 국민들이 지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만들어준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며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총리실, 열린우리당이 모두 입장이 다른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은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활동이 국회의 몫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여당이 사학법과 언론법을 붙여서 ‘4대 개혁법’이라고 이름붙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보법 폐지와 과거사법 제정 문제가 ‘4대 개혁입법’으로 한 묶음이 돼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청와대측은 또한 파행 정국이 장기화되는 데 대한 부담을 적잖게 느끼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4대 개혁법안을 ‘4대 쟁점 법안’이라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의 우선 순위를 놓고 청와대와 여당간에 인식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전략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즉 청와대는 ‘중요한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쉬운 법안부터’ 해결하겠다는 자세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4대 개혁법안’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면서 “이들 법안은 순차적으로 발제돼 10월20일 제출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측은 그동안 이들 법안을 ‘빅4’ 또는 ‘4대 개혁입법’이라고 규정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름에 따르는 부담을 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좌파’라는 색깔논쟁을 차단함으로써 과도하게 형성된 여야의 대립을 완화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천 원내대표는 “과거사법은 국민들이 99.9% 찬성하는 법이고, 언론법은 언론관련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합리적 법안”이라면서,“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첨언했다. 이들 두 법안은 여야간 협상이 가능하다난 판단 아래 먼저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한 한나라당 내부에서 도드라지고 있는 ‘온건파’의 목소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도 곁들이고 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총재가 존재하던 과거 당에서는 현안에 대한 일괄 협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협상 가능한 것들을 찾아서 개별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내부에 강온파들이 맞서고 있는데, 온건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야만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한나라 ‘登院 내홍’

    한나라 ‘登院 내홍’

    이해찬 국무총리의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시작된 국회 파행이 7일로 열하루째 접어들자 한나라당은 등원 명분과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파행 초기 강경론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다 양비론으로 온건론이 잠시 힘을 얻는 듯하더니 국회 파행 열흘이 넘도록 청와대와 여권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다시 강경 기류가 돌아선 상태다. 그동안 등원론에 무게를 두던 박근혜 대표는 지난 4일 청와대의 사과 요구 거부 이후 강경론으로 돌아섰고, 김덕룡 원내대표도 ‘총리 사과 후 등원’이라는 강경론에서 ‘장외투쟁 등 일전불사’라는 초강경론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국가발전전략연구회(발전연)’와 ‘자유포럼’ 등 비주류 강경파뿐 아니라 중진들과 중도성향 의원들까지 이에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5선의 박희태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강재섭·이상득 의원,4선의 이규택 최고위원 등 중진그룹이 ‘선(先)사과 후(後)등원’이라는 강경론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 맹형규·임태희·김성조·박혁규·유승민·김충환·박찬숙·안명옥 의원 등 중도성향의 ‘국민생각’ 회원들도 “이 총리의 대국민 사과 등 여권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받아내지 않고는 등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주류인 발전연의 이재오·김문수·홍준표 의원과 자유포럼의 이방호·김용갑·이상배·김재원 의원 등은 한걸음 더 나아가 여권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얻어내지 못하면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이 총리의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김덕룡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선 등원 후 원내투쟁’을 주장하는 온건론도 비등하다. 당내 온건론은 주로 개혁 성향의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초선 소장파들이 주도하고 있다. 재선의 원희룡·정병국·권영세 의원과 초선의 박형준·이성권·김희정 의원 등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초선 소장파인 고진화·정문헌 의원 등은 “대다수 국민은 국회 파행을 바라지 않고 있다.”면서 “지도부는 당원들만 의식할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무조건 등원’을 요구하고 있다. 온건론에는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영 대표비서실장 등 일부 당직자와 비례대표그룹인 김애실·박재완·진수희 의원 등도 가세하고 있다. 남 수석부대표는 “여권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자신들의 잘못으로 비롯된 파행 정국을 풀어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음이 확인된 이상 조건 없이 등원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그럴 경우 원내에서 여야 대립은 더욱 격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영 실장도 “파행 사태로 총리의 자질 부족과 대통령의 ‘제편 감싸기’가 국민 모두에게 확인된 만큼 더이상 등원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부시 집권 2기] 與 “이번엔 잘해보자” 親부시행보

    #덕담1 “우리 당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한·미동맹 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우리 당은 그렇게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천정배 원내대표) #덕담2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이 세계를 주도해 나가는 지도적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고, 특히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세계 경제의 융성과 안정, 발전이 부시 행정부의 능숙한 능력 발휘로 이뤄지길 기대해마지 않는다.”(이부영 의장) #덕담3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대해 특히 언론에서 마치 한국 정부가 케리를 지지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다. 그런 일은 없다.”(유선호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간사) 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부시 대통령 재선을 축하하는 멘트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쏟아냈다. 입만 바빴던 게 아니다. 손과 발도 분주했다. 개표 당일 당내에 관련 특위를 구성한 데 이어 4일엔 각종 회의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어 ‘책임있는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이런 태도에는 열린우리당이 내심 케리 후보를 선호해온 것처럼 비쳐지는 시각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묻어있는 것 같다. 그만큼 여당의 행보는 전례없이 부지런하고 전방위적이며,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미 대선의 영향을 점검한 데 이어 대미외교특별위원회를 소집했다. 김혁규 위원장은 “연내에 여야 공동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외교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이달 중 여야 의원 2∼4명을 선발대 차원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이부영 의장은 주한 외국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 대선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국회 통외통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국회로 불러 미 대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유선호 의원은 브리핑에서 “다음달 중으로 여야 공동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우리정책연구원도 한·미관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으며, 장영달 의원이 주도하는 ‘21세기 동북아평화포럼’도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초청해 좌담회를 가졌다. 지도부는 특히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부시 행정부를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도록 단속에 나섰다. 정의용 당 국제협력위원장은 “부시 행정부가 대외정책을 재점검하는 동안 여당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고 개별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도 비슷한 톤의 자제 당부 발언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登院할까 말까’…강·온파 갈등 기류

    한나라 ‘登院할까 말까’…강·온파 갈등 기류

    ‘등원하자니 명분이 약하고 계속 싸우자니 여론 악화가 짐스럽고’ 국회 파행 8일째를 맞은 한나라당의 고민이다.4일 ‘이해찬 총리 파면 촉구 및 망언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경 대응을 이어갔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이 총리의 파면까지 요구한 마당에 당사자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등원을 하자니 명분이 너무 약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파행정국을 지속하자니 ‘한심스러운 구태 재연’이라는 여론의 달갑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럽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 대응도 두 갈래로 나뉘는 기류다. 자연히 그에 따른 갈등도 깊어지는 모양새다.‘수요모임’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들은 가급적 빨리 국회 활동에 참여하되 총리의 사과 여부에 상관없이 해임건의안을 내자는 입장이다. 등원 형식을 취해 여론 악화를 무마하면서 내용상으로 해임건의안이라는 강수를 병행하자는 논리다. 여기에는 파행이 길어지면 ‘국정 방치’라는 비판에서 한나라당도 자유롭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박근혜 대표도 비록 규탄대회에서는 강한 어조로 여권을 비판했지만 평소에 “우리가 언제 대통령이나 총리 보고 정치했느냐, 국민을 보고 정치했지.”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강경파 중진의원들은 총리가 사과하지 않는 마당에 등원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등원에 반대하고 있다. 당내 중도파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생각’ 소속 의원들의 견해도 “사과나 재발 방지 약속이 없으면 등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도부가 초기 어중간한 대응을 해 첫 단추를 잘못 뀄다.”는 비판을 들은 김덕룡 원내대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명분없는 등원에 반대하고 있다. 나아가 총리의 사과나 유감에 개의치 않고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자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다음주 월요일인 8일쯤 등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5일 MBC라디오 출연이 변수다. 국회 파행과 관련해 자극적 발언을 쏟아낼 경우 당 분위기가 또다시 강경론 일색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총리가 공식 사과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국회가 속개되더라도 여야의 대치는 이어질 전망이다.4대 법안을 비롯, 예산 심의 등을 놓고 상임위에서 가파른 충돌이 예상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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