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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 분화? 기로에 선 민주당

    통합? 분화? 기로에 선 민주당

    “대통합을 위한 당내 절차를 밟고자 한다.”(손학규 대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대통합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다.”(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당의 합의 없는 통합은 있을 수 없다.”(박지원 전 원내대표) 야권의 대통합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18일 민주당 당무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말이다. 당무위원회는 대통합에 대한 민주당의 총의를 모으는 첫 자리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은 대통합호(號)에 함께 몸을 실었다. 하지만 박 전 원내대표는 현 지도부가 당론 결정 없이 졸속으로 통합을 밀어붙인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은 이전까지는 적대적 경쟁관계였다. 하지만 통합을 분기점으로 동맹을 맺고 있다. 지지율이 낮은 대선주자 입장에서 대통합이라는 큰 판이 승부수가 될 수 있다. 친노(親)와 거리가 멀다는 공통점도 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친노 중심인 ‘혁신과 통합’(혁통) 이외에 시민사회와 노동계 등을 망라해 되도록 통합의 파트너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우호적 연대관계였다. 그러나 통합을 계기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하다. 손 대표가 대통합 몸집을 키우려면 민주당의 기득권을 줄여야 한다. 호남색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필연적으로 박 전 원내대표와 껄끄러워진다. 당무위는 얽히고설킨 이들의 삼각관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지도부가 오는 23일 중앙위에서 의결하기 위해 이날 당무위에 올린 5개 안건 중 ▲야권통합 추진 의결 및 추진 권한 최고위 위임 ▲야권통합 추진결과에 대한 승인권한 당무위 위임 ▲지도부 선출 방법에 대한 특례규정 마련 등 대다수 안건이 퇴짜를 맞았다. 박 전 원내대표와 최인기·김충조 의원 등 호남지역 의원들이 가로막았다. 이들은 “당 구성원들이 통합을 합의하지 못 했는데 통합을 의결하고, 추진 권한을 최고위와 당무위가 갖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앙위엔 ‘야권통합 추진 관련사항’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성격의 안건만 상정하기로 했다. 이제 중앙위가 민주당의 통합 논의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앙위는 지역위원장 중심의 의결기구다. 원외위원장들은 독자 전당대회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당 관계자는 “손학규계와 정세균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통합 결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원내대표와 호남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현재로선 ‘잔류(호남) 민주당’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 지도부의 통합 로드맵이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지, 중앙위 결의 자체를 막거나 통합을 거부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외부세력에 대한 당 지도부의 협상력을 높여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 대 박 전 원내대표의 2라운드는 통합 전대의 지도부 선출 방식이 될 것 같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은 일괄 경선으로 국민참여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도입하려 한다. 그러나 박 전 원내대표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서울대 총장을 고려대 교수가 선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선거인단에 당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强대强 FTA] 한나라 “간다”

    [强대强 FTA] 한나라 “간다”

    한나라당은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조속한 시일 내에 반드시 처리하되, 구체적인 처리 시기와 방법은 당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일부 협상파도 “결단시기 다가와” 한나라당은 오후 2시부터 7시간이 넘게 쉼없이 진행된 ‘마라톤 의원총회’ 끝에 이 같은 당론을 채택했다고 이두아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의총에는 소속 의원 169명 중 148명이 참석했고 66명이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의총 사상 최장 시간에 최다 발언자였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도 104명이나 됐다. 민주당이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발효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제안을 거부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강경론을 굳혔다. “더 이상 기다릴수 없다. 시한을 정하고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온건파에 비해 3대1 정도로 절대 우세였다. 당내 의사결정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의총까지 마무리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안을 표결 처리하기 위한 전열 정비를 사실상 마쳤다. 여야 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 등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야 합의 처리를 강조해 온 대표적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각각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결단의 시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홍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폭력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위협도 이제 돌파해야 한다.”면서 “오늘 저녁 약속을 모두 파기하라. 끝장토론하자.”면서 강행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의총까지 마무리되면서 이제 남은 문제는 처리 시기다.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24일이 ‘디데이’(D-day)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는 휴회 결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24일 이전이라도 본회의를 열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낮다. 표결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재적의원 절반 이상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를 채우기 위해서는 ‘표 단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행처리에 부정적인 당내 의원은 대략 50명으로 파악된다.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받더라도 이들 중 30명 이상을 표결에 참여시켜야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 ●‘표 단속’ 돌입… D-DAY 24일 지난 15일부터 당내 의원들과 연쇄회동을 갖고 있는 홍 대표는 오는 22일 이전에 의원 전원과 면담을 가져 비준안 처리를 위한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협상파인 김세연·유일호 의원을 외통위에서 빼는 대신,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윤성·안상수 의원을 배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선(先) 외통위 통과, 후(後) 본회의 직권상정’ 절차를 밟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이재연기자 shjang@seoul.co.kr
  • [强대强 FTA] 민주당 “와라”

    [强대强 FTA] 민주당 “와라”

    오는 24일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강행처리가 예고되면서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과의 정책연대, 야권공조를 위해 사실상 몸싸움을 불사하는 실력 저지에 나서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물리적 충돌에 대비한 전열 정비에 나섰다. ●‘결사대’ 의원 46명 서명 정동영 최고위원과 유선호 의원 등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폐기를 위한 결사항전에 나서겠다며 당 소속의원들을 상대로 17일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른바 한나라당의 표결처리 강행을 몸으로 막을 결사대를 꾸린 셈이다. 모두 46명의 의원들이 서명했다. 서명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단 두 시간이었다. 정 최고위원 등은 이를 김진표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강경파의 결연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여야 간 몸싸움이 기성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더욱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총선·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팽배하다. ‘몸싸움만은 막자.’고 주장해 온 민주당 온건파도 “던질 카드는 다 던졌다.”며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안 원장도 정치에 나오니 마니 하는데 여기서 싸우면 모두 죽는다는 걸 여야가 다 알고 있다. 내년 총선 때문에 (실력저지를)안 할 수도 없고 답답한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경노선을 이끌고 있는 손학규 대표의 측근 중에서도 “이만하면 이제 대통령을 믿고 갈 때도 됐다. ISD에 대해 많이 알려진 만큼 잘못되면 국민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온건파 “던질 카드 다 던졌다” 야권 대통합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ISD 폐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만 어차피 진보정당들은 야권통합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몸싸움) 안 하면 욕먹을 테니 ‘할리우드 액션’(속임동작)을 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야 간 큰 잡음 없이 진행 중인 새해 예산안 처리도 문제다. 여당은 야당이 물리적 충돌을 빌미로 예산안 보이콧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야당도 ‘몸싸움’에 이어 예산안 보이콧까지 하기에는 여론의 비난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물리적 충돌까지 빚은 마당에 예산안 처리를 위해 사이좋게 마주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현정·강주리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민주당 ISD 핑계 말고 FTA 입장 분명히 하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싼 최근의 정치권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제1 야당인 민주당에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고 있지만, 행동은 사실상 반대하는 쪽으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FTA 비준과 관련한 입장을 계속 바꿔 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타결된 한·미 FTA 합의안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재협상을 거치면서 자동차 등 분야에서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가 “문제없다.”며 한·미 FTA 찬성 입장을 밝히자 민주당은 농업과 중소기업의 피해 대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와 여당이 대책을 제시하자 민주당은 다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가 ‘법률 주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을 받아들여 국회가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면, 발효 3개월 이내에 미국과 ISD 재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의원 총회를 개최한 뒤 “ISD의 폐기 또는 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하겠다는 양국 장관급 이상 인사의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라.”고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왜 이런저런 구실을 내세워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는가는 이미 다 알려져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보다 FTA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등과의 야권 통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의총에서 발언한 25명의 의원 가운데 절반 가까운 12명이 여야 협상을 지지하는 온건론을 개진했지만 지도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ISD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한다고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FTA 비준을 내년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미 FTA 처리가 어떻게 되든 야권 통합만 이뤄진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중대한 오산이다. 여당이든, 야권이든 유권자의 표를 얻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없고 정권을 잡을 수도 없다. 다수의 국민은 여전히 한·미 FTA에 찬성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야권이 이를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가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정치권 FTA 대치] 野 “폭력이냐 비폭력이냐” 6시간 격론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선(先)발효 후 3개월 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제안에 대한 역제안을 내놓기까지 민주당은 16일 장장 6시간가량의 ‘끝장토론’을 벌여야 했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는 거의 대다수 의원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이 비준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몸싸움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히 엇갈렸다. ISD 재협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전 10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는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4시 30분께 종료됐다. 한·미 FTA 발효 즉시 ISD재협상을 요구해 온 민주당 온건파와 선 ISD폐기만이 당론이라는 강경파가 처음으로 마주 앉은 만큼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날 국회를 방문한 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게 제안한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에는 대체적으로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비준안 발효 후 90일 이내 협정의 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한·미 FTA 협정문 22조2항을 원용한 것으로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 민주당 의원들의 공통된 판단이었다. 송민순 의원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라고 표현했다. 온건파인 우제창 의원은 “대통령의 제안을 받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즉 폭력이냐 비폭력이냐의 문제였다.”며 “온건파는 몸싸움이 민주당을 위해 맞는 것이냐는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ISD가 포함된 한·미FTA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자는 주장과 몸싸움은 안 된다는 주장은 5대5로 비등하게 나타났다. 몸싸움을 반대하는 온건파는 의총 초반 ‘비밀투표로 당론을 결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비밀 투표로 당론이 양분될 경우 외부에 분열 양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협상파 의원들은 당 지도부와 강경파들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된 의견 개진도 못 한 채 비밀 투표를 통한 당론 결정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손학규 대표는 여전히 ISD폐기 없인 한·미 FTA 비준도 안 된다는 기존 의견을 고수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ISD 폐기 후 비준’과 ‘발효와 동시에 ISD재협상을 시작하도록 하자.’는 두 가지 안을 제시한 상태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정치권 FTA 대치] FTA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의회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매달렸다

    “이러고도 처리하지 못하면 우리만 죽고, 몸싸움을 해서라도 처리하면 같이 죽는다.”(한나라당 영남권 재선의원) “이제 와서 표결에 응하면 우리만 죽고, 몸으로 막다가 끌려나가면 같이 죽는다.”(민주당 수도권 재선의원) ●여, 대통령 제안으로 모처럼 한목소리 여야가 ‘공멸’의 길로 한발 더 다가섰다. ‘안철수 바람’을 맨몸으로 맞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절감한 여야이지만, ‘공생’의 길은 한층 더 멀어진 양상이다. 벼랑 끝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아니라 여야, 국회 그리고 우리 정치가 섰다. 지난 4년간 한 번도 슬기롭게 국사(國事)를 결정하지 못한 18대 국회가 다시 멱살을 잡는 모습을 연출하면 의회 정치는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미 FTA를 둘러싼 대치가 여야를 넘어 의회 정치까지 위협하고 있는 꼴이다. 여야가 ‘공멸’의 길로 가는 이유는 ‘혼자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민심 이탈로 위태로워진 한나라당은 FTA를 처리하지 못하면 전통적인 지지층까지 등을 돌려 당이 해체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안 처리를 전제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재협상할 뜻을 밝히고, 미국이 호응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행처리 명분이 충분하다고 본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쇄신파 의원들은 합의처리를, 영남권 중심의 중진 의원들은 강행처리를 주장했는데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나라당이 모처럼 하나가 됐다. ●야, 야권통합까지 영향 운신 폭 적어 반면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표결에 참여했다가는 존립의 이유조차 잃어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이제 와서 표결처리를 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의 ‘보증수표’인 야권통합까지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FTA 몸싸움’을 공멸로 보는 동시에 ‘본전치기’로 인식하기도 한다. 둘 다 죽어야 살아날 길이 있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FTA가 어떤 형태로든 처리되면 여야 모두 엄청난 격변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FTA 처리를 핑계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쇄신론 등을 미뤄 놓았다. FTA 국면이 지나가면 당 지도부 교체 및 청와대와의 관계 재정립, 공천 물갈이 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본격적인 통합국면을 맞게 된다. 통합의 주도권은 총선과 대선에서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각 정파의 쟁투가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극적 합의 처리해도 정치불신 못벗어” 기존 정치권이 ‘공멸’ 이후 새판 짜기로 어렵게 ‘부활’한다고 해도 FTA 후유증 때문에 민심은 정치권에서 더 멀어지고, 정치권 밖에서 ‘메시아’를 찾으려는 현상은 더 깊어질 게 뻔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처리를 한다고 해도 제도 정치권은 불신을 씻어내지 못할 상황인데, 몸싸움 장면이 연출되면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미 FTA를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면서도 “찬반을 떠나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들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무관하게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그 원인을 FTA 처리 불발에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FTA를 둘러싼 명분과 실리 등 모든 측면에서 여야의 차이가 너무 커 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의회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정치권 FTA 대치] “24일 vs 새달 2일”… 여야, D데이·방식 싸고 수싸움

    [정치권 FTA 대치] “24일 vs 새달 2일”… 여야, D데이·방식 싸고 수싸움

    민주당이 1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이명박 대통령의 ‘선(先) 비준, 후(後) 재협상’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라는 외길 수순을 밟아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시기와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치열한 수싸움이 예상된다. 여야의 합의 처리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24일이 1차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 소속 재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24일 본회의에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 비준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다만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내 강온파가 모처럼 비준안 처리에 한목소리를 내는 데다, 이 대통령 국회 방문 이후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줄어든 만큼 처리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는 논리다. 야당 내 온건파의 ‘암묵적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문제는 야당 내 강경파의 ‘물리적 저지’ 여부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이 강행 처리에 나설 경우 내부 이탈표가 생겨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비준안을 처리하려면 재적의원 295명 중 절반(148명) 이상이 출석해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수치상으로는 한나라당 의원 169명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당내 온건·혁신파가 강행 처리에 부정적인 만큼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힘들다는 것이다. 비준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국회는 파국으로 치닫고, 이 경우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여권 수뇌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온건파 의원은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처리를 시도할 것이고, 각자의 결단에 따라 강행 처리 동참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비준안 처리가 무산 또는 연기될 경우 2차 고비는 다음 달 2일 본회의가 될 수 있다. 비준안을 예산안과 묶어 ‘패키지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입장에서도 비준안과 예산안에 대한 직권상정 부담을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일 수 있다. 여당 의원들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생색내기용’ 예산 확보가 절실한 만큼 예산안 처리는 의원들의 참여율을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쪽지 예산’(의원들이 쪽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역구 예산을 늘리기 위해 시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등으로 회유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게 된다. 다만 이때는 야권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시기여서 비준안 처리를 막으려는 야당의 저항 강도가 오히려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2일에도 비준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야권 대통합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국회 의사 일정이 올스톱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대통합이 무산될 경우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비준안 처리 부담을 덜 수 있는 반면 여당 지도부는 그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민주 “美문서 받아와라”… ‘힘의 FTA’ 가나

    민주 “美문서 받아와라”… ‘힘의 FTA’ 가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힘 겨루기가 결국 협상에 의한 표결 처리보다 물리적 충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만날 것으로 알려져 위기의 의회민주주의를 되살릴 수 있는 극적 해법을 도출할지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에 비준안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미국 측과 재협상을 갖겠다며 여야 간 합의 처리를 주문한 제의는 16일 민주당의 거부로 하루 만에 물거품이 됐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통령의 제안을 논의한 끝에 “이 대통령의 언급은 효력이 없는 말”이라고 일축하고 “한·미 양국의 장관급 이상 인사가 ‘ISD 폐기나 유보를 전제로 한 재협상’을 약속하는 문서를 받아 오라.”고 역제안했다. 한나라당은 “이 정도면 할 만큼 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린 것”이라며 여당 단독으로라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직접 국회를 찾은 한국 대통령의 구두 약속보다 미국 장관이 서명한 문서를 필요로 하는 여야의 극단적 불신이 국회의 정상적 기능을 마비시키고, 의회민주주의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단계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기존의 선(先) ISD 폐기 당론을 유지하되 한·미 FTA에 대한 국회 동의 전에 양국 장관급 이상이 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서면 합의를 받아 오라고 요구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재협상을 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구두 발언은 당론 변경 사항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폐기’란 조약에서 ISD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고, ‘유보’란 협정 안에 ISD를 두되 적용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이는 ‘폐기’가 목적이라고 못 박지 않고 ‘유보’도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아 재협상의 여지를 넓혀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즉 양국 고위급이 재협상에 대한 문서에 서명할 경우 비준안 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으로, 강경·온건파 입장이 적절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외교 관례상 실현 불가능한 주문이라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인식이다. 청와대는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하루 만에 거절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국회 논의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면서 “의회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도 격앙된 분위기다. 당 지도부는 물론 강온파 모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여야 협상의 물꼬를 텄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협상의 여지를 없앤 만큼 강행 처리는 불가피해졌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다만 비준안 처리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광삼·이현정기자 hisam@seoul.co.kr
  • [사설] 한·미FTA 처리 협상파가 전면에 나서라

    대통령과 여야의 소통으로 정치 복원의 길이 열리는가 했던 기대가 무산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합의 처리를 위해 ‘발효 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카드를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거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협상파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강경파들의 주장만 키우며 대화와 타협을 외면했다. 여당의 ’강행 처리’를 사실상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파국이다. 협상파들이 전면에 나서 강경파들을 누르고 FTA 처리를 주도해야 한다. ISD와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재협상을 약속하고, 미국도 화답했다. 한·미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는데도 민주당이 폐기나 유보를 전제한 재협상을 보장하는 합의문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이 대통령이 주권국 대통령의 자존심을 걸고 약속한 이상 민주당도 한발짝 양보하는 게 합리적이고 온당한 처신일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확신할 정도로 ISD 문제가 수용해서는 안 될 독소조항이라면 재협상을 통해 폐기를 집요하게 주장하고, 관철시키면 될 일이다. 민주노동당은 이 대통령의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하면 야권 연대를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는데, 결국 이에 굴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략적 이익에 볼모 잡혀 제1야당을 궁색하게 만든 강경파들을 협상파들이 좌시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지도부가 거부로 몰고 간 과정만 해도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강경론을 주도하더니 의총에서도 협상파들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강봉균 의원 등이 비밀투표로 당론을 결정짓자고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강경이 강경을 부르면서 결국 파기를 전제로 하는 문서까지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여야 합의처리는 더 멀어졌다. 한때 손 대표는 재협상 보장문서를 받아오면 수용하자고 제의했지만 강경 분위기에 묻혀 더 꼬인 상황이 됐다. 자신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든 형국이다. 민주당이 밟고 가라는 식으로 나오고 있지만, 여당으로서는 더 인내할 필요가 있다. 의원들을 상대로 강행처리를 위한 서명 작업을 할 것이라는데 국회용일 뿐이다. 최후의 수단을 쓰려면 국민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때까지는 협상파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협상파가 국민의 지지와 성원 속에 ‘정치 복원’의 전면에 나서야 할 때다.
  • [사설] 국회 방문한 대통령의 ISD 새 제안 거부 말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국회를 방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지막 걸림돌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 국회가 권고하면 발효 후 3개월 내에 미국 측에 ISD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만한 내용이면 민주당 등 야당이 더 이상 비준 반대를 고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여야 대립으로 꽉 막혀 있는 비준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전환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인식의 간극을 좁혀 비준안을 합의 처리하는 게 공멸을 피하고 공존하는 길이다. 이 대통령이 ‘발효 후 재협상 카드’를 제시하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파격적 제안이라고 환영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도 새로운 제안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모처럼 절충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했지만 섣부른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민주당 측은 여야 원내대표가 가합의한 내용과 다름없다며 또다시 딴지를 걸고 있다.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드러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의 길을 닦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빈손’으로 가지 않은 이상 민주당도 상응하는 정치적 타협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날 회동에는 박희태 국회의장은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표·원내대표 등 6인이 참석했다. 2004년 1월 8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 4당 대표들에게 한·칠레 FTA 비준 동의를 요청했고, 이후 여야 합의로 비준안이 표결처리됐다. 국가 중대 사안을 놓고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7년 만에 재현됐다. 그 전례를 이어가 전통으로 삼는다면 우리 국회에도 미래가 있다. 이날 회동을 벼랑 끝에 몰린 정치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 측은 이 대통령의 제안 내용을 놓고 소속 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형식적으로 모습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일단 비준에 협조한 뒤 재협상 수순을 밟도록 하는 게 현명한 처사다. 자신들의 주장대로 ISD가 독소조항인지는 비준 후에 확인하면 된다. 재협상 과정을 국회가 일일이 보고받는 절차까지 여야는 마련해 놨다.
  •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MB “대통령으로서 역할 하겠다”… ‘빈손’이 아니었다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MB “대통령으로서 역할 하겠다”… ‘빈손’이 아니었다

    15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 지도부를 만난 이명박 대통령은 ‘빈손’이 아니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선(先) 발효, 후(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제안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이 대통령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는 말도 한때 나왔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오늘 대통령으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민주당의 요구는 보장받은 것 아니냐.”고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냉담했다. 정부가 이미 여러 번 얘기했던 내용들을 이 대통령이 다시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16일 의원총회 결과를 봐야 하지만, 민주당 쪽에서는 이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앞서 오후 3시부터 시작돼 4시 20분쯤에 끝난 이 대통령과 박희태 국회의장, 손학규 대표 등의 면담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면담에서는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해 속내를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야당이) 안 하려고 하면 참 안될 수밖에 없지만 나를 믿어 달라. 나는 선의다. 내가 나라를 망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나는 진실되게 하려는 사람이다. ISD를 민주당 요구대로 없애려고 한다면 우선 국내부터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치적이지 못하며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으려고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해 온 게 아니다. 그렇게 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전했다. 한·미 FTA로 인한 경제적 기대 성과와 야당의 ‘불신’에 대한 아쉬움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빨리 비준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하게 되고 우리는 그만큼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면서 “야당이 왜 이런 좋은 기회를 어물어물하게 넘어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는 왜 오바마 미국 대통령만 믿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야 하는 것 아니냐. 내게 하라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여야 지도부에 “한·미 FTA가 내년에 발효된 뒤 재협상을 요구하면 실제 그런 것들이 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다음 정권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나라를 위해 생각해 달라.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부끄럽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청 정현문 앞에 마중 나온 박희태 의장을 만나 “날씨가 따뜻해서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다. 어젯밤 늦게 도착했고 (오늘) 회의를 끝내고 왔다.”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박 의장의 안내로 중앙홀을 거쳐 3층에 마련된 제1접견실에 들어서면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김진표 원내대표와 차례로 악수했다. 특히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하는 손 대표에게는 “아이구, 자주 보네요.”라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에게는 “고생 많습니다.”라고 친근한 인사를 건넸다. 이 대통령의 이날 국회 방문은 2008년 2월 25일 취임식, 그해 7월 11일 국회 시정연설을 위한 방문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 대통령과 박 의장, 여야 지도부는 포토 세션을 거쳐 면담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대화를 이어 갔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어젯밤에 돌아오셨죠. 상당히 피곤하실 텐데 국회까지 찾아주시고. 여러 가지 우여곡절 속에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면 잔치가 돼야 하는데 오늘 분위기가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이 대통령께서 오신다고 하니… 저희가 또 오신다는 데 안 나올 수가 없어서. 그런데 실제 마음은 좀 착잡한 것이…사실 저희가 안 나올 수도 없다. 야당 대표가 안 나와도 대통령이 기다리겠다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나는 그런 얘기 한 적 없는데”라고 웃으며 답했다. 김성수·이현정·이재연기자 sskim@seoul.co.kr
  •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정태근 “MB 큰 물꼬 터줘”… 與의원 45명 ‘8인 서명’ 동참

    [李대통령 ‘FTA설득’ 국회 방문] 정태근 “MB 큰 물꼬 터줘”… 與의원 45명 ‘8인 서명’ 동참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협조 요청을 위해 국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안 여야 합의 처리를 촉구하며 3일째 단식 중인 옛 측근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을 외면하고 돌아갔다.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내고,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정부 탄생의 밀알 역할을 했던 정 의원이다. 비록 현 정부 들어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비주류 중의 비주류로 전락했지만 그래도 한때는 MB의 총애를 받았던 만큼 이 대통령의 외면에 섭섭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직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내 갈 길을 가는 것”이라며 짧게 답한 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이날 여야 지도부를 만나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등 협상파들이 요구한 절충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단식 농성과는 별개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는 “어쨌건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한·미 FTA 합의 처리를 내걸고 대통령이 큰 물꼬를 터준 것이고 국회 내에서도 정상 처리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과 내일은 민주당의 의원총회를 지켜보고 협상파들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혁신파의 선두에 서서 FTA의 합의 처리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해온 정 의원에게도 힘이 실리면서 비준안 합의 처리를 지지하는 여야 협상파 의원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10일 발표된 여야 8인 서명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이 오늘 현재 45명으로 늘어났다.”면서 “여야 합쳐 90명이라는 숫자가 여야 원내 지도부의 협상 노력을 측면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온건파 6인 협의체’는 이날 대통령의 국회 방문 전후 두 차례에 걸쳐 회동을 가졌다. 홍 의원은 회동 결과에 대해 “대통령의 제안에 여당 의원들은 환영했고 야당 의원들은 ‘미흡한 점이 있지만 (협상의) 불씨를 살려나가야 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의 제안이 한미 FTA 처리를 위한 마지막 동력이 될 것이라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여당 협상파 의원들이 16일 민주당 의원총회 전 김진표 원내대표를 방문하는 일정도 검토했지만 행여 야당에 자극을 줄까 봐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이제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민주당 의총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협상파인 김성식 의원도 “이제 야당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서명에 참여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서명 동참이 자칫 민주당의 한·미 FTA 비준 지연의 빌미가 돼서는 안 되며 합의 처리가 의회 민주주의를 살리려는 최후의 몸부림이라는 점을 동료 의원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MB “FTA 끝까지 설득할 것” 孫 “빈손 오면 빈손으로 갈 것”

    MB “FTA 끝까지 설득할 것” 孫 “빈손 오면 빈손으로 갈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당에 내밀 ‘선물보따리’가 있나? 이 대통령이 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사흘간 진행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14일 밤 귀국함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이 대통령에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서 일정한 ‘선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여야 영수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왔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ISD를 재협의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하고, ‘언질’을 받아와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외교 관례상 이 같은 요구는 처음부터 무리라는 것이 외교가의 해석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이 없었다. 이번 정상회의의 호스트인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한 APEC 정상 만찬에서도 두 정상은 한·미 FTA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시작에 앞서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잠시 조우해 귓속말을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지만, 가벼운 인사말 정도였을 뿐, FTA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결국 민주당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공식발표한 대로 15일 예정대로 국회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과 관련해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효재 정무수석은 14일 국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만나 일정을 조율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ISD와 관련해 진전된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 결국 면담은 없으며,이 대통령은 그냥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국회방문을 강행하기로 했다. 방문 시간은 오후 3시쯤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효재 수석이 수행할 예정이다. 김 수석은 “(민주당이)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대통령의) 국회 방문 계획은 변함이 없다. 우리는 무조건 (국회에) 갈 예정이며, 끝까지 (민주당을) 설득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뒤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이 무산되면 국회의장실에서 이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FTA 비준을 위한 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지나치게 야당을 압박하는 것에 대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이 대통령은 14일 오전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한·미 FTA는 우리의 경제 영토를 넓히고 위기 극복의 힘이 될 것”이라면서 “(한·미 FTA는) 국가 생존 전략의 하나”라는 소신을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하면 국회의원회관에서 한·미 FTA 합의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간 한나라당 혁신파의 핵심인 정태근 의원을 찾아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때 한나라당 3선 이상 의원들과의 만남을 청와대가 주선했으나, 한나라당 측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쇄신 방향·신당론 감흥이 없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흘러나오는 갖가지 쇄신 방안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보다는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쇄신의 방향도, 방법도, 선후도 국민이 바라는 쇄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신당론들은 국민을 헷갈리게 만든다. 신당론이라는 것들이 새로운 이념이나 가치, 정책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다른 기존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사실상 반(反)박근혜 신당 설립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 과연 현 시점에서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 국민 다수의 뜻을 모아나갈 수 있는 인물들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 많다. 당내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박근혜 신당론도 감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대표하는 대권주자라면 당과 보수 진영을 한데 묶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지 난데없는 신당 창당론은 또 무엇인가. 한나라당은 또 젊은 세대와 소통한다며 김난도 서울대교수,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연예인 강호동씨 등을 영입하겠다고 한다. 한나라당에 새 인물을 수혈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당이 변화하지 않은 채 영입에만 몰두하는 것은 세불리기로 인식될 뿐이다. 현재의 한나라당 상태로는 영입 대상자들이 응할지도 불투명하지만, 젊은 세대에 인기있는 명망가 몇 명을 데려온다고 당 지지율이 크게 오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309일간 크레인 농성을 벌이다 내려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해 검찰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한나라당 지도부가 비난한 것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검찰은 여당의 정치적인 유·불리를 떠나 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는데 여권이 나서 ‘정치 검찰’을 만든 셈이다. 국민이 여당인 한나라당에 요구하는 것은 국정의 중심을 바로잡고, 팍팍한 민생을 챙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가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게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에 당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이런 국민의 바람과는 관계없이 엉뚱한 쇄신 방안들만 쏟아낸다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계속 불투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FTA처리’ 협상모드… 黃·金 “MB 귀국보따리 지켜보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15일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교착국면을 전환시키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이날 대통령이 내놓는 ‘카드’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가운데 일단 협상파들의 절충 노력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좌절되거나 단순한 설득 차원의 방문이 이뤄진다면 여야 모두 ‘강경 모드’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파’인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13일 아침에 만나 FTA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두 원내대표는 일단 이 대통령이 풀어 놓을 ‘보따리’를 지켜보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만나 FTA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에 대한 확약을 받아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황 원내대표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 들어와 찬반 표결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몸싸움하는 모습은 막는 게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며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여야 모두 조금 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다만 15일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뒤에도 교착상태가 계속되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우여·김진표 원내대표가 ‘협상모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오는 24일 본회의 때까지는 여야 모두 시간을 번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회가 휴회 결의를 하지 않아 24일 이전이라도 언제든지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지만,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본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직권상정에 부정적이다. ‘여당의 일방처리와 야당의 물리적 저지 반대’ 공동선언을 한 여야 8인의 물밑 중재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동선언에 참여한 한나라당 주광덕·현기환·황영철·홍정욱 의원, 민주당 박상천·강봉균·김성곤·신낙균 의원은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을 하는 등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특히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FTA 합의처리 및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촉구하며 이날 오전부터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1인 단식농성에 돌입, 협상파에 힘을 보탰다. 다른 의원들도 단식농성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새로운 안을 제시하면 돌파구가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간 대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양측의 강경파들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까지 나섰는데도 가능성이 없다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면서 “중진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이현정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우리 국회는 미·일 FTA협상 선언을 어찌 보나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엊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호소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려다 거부 당한 바로 그날 사실상의 미·일 FTA인 TPP 협상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한·미 FTA의 일본판’이라 할 TPP에 대해 국회의원 절반이 결사 반대를 외치는 현실임에도 일본 정부는 결연히 ‘현상타파’의 길을 택했다. 경제영토를 넓히지 않고서는 더 이상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에서다. TPP 협상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만 1년 만에 “잃어 버린 20년의 일본 경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가야 할 길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다 총리는 앞서 중·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과거에 안주하느냐 미래를 개척하느냐의 대국적인 견지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FTA 선진국’으로 경쟁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정작 뒷걸음질만 치는 우리로서는 깊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한·미 FTA는 국익이 걸린 국정 최대 현안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정파의 이해에 매몰돼 끝없는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노릇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FTA로 벼락부자가 된 나라가 없듯이 FTA 안 해서 망한 나라도 없다.”고 말한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미친 FTA”라는 표현까지 쓴다. 무책임하고 안이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우리 국회는 노다 총리의 ‘미·일 FTA’ 선언을 어찌 보는지 묻고 싶다. 일각에선 새달 17일로 예정된 야권통합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통합연대의 ‘진보소통합’이 급진전되면서 야권대통합 자체가 물 건너 가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끝내 야권 통합을 의식해 ‘FTA 국익’ 앞에 머뭇거린다면, 역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여권 또한 더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 국회 방문의 상징성보다 중요한 게 여야의 진정한 소통이다. 이 대통령부터 여야 협상파 절충안의 핵심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추후 재협의’를 포함해 야당 대표와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내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한·미 FTA 진전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 MB 15일 ‘FTA’ 국회방문 추진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5일 국회를 직접 방문,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11일 청와대가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11일 오후에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국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외순방 뒤인 15일로 방문일자를 연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2월 25일 취임식과 그해 7월 11일 국회 시정연설 등 지금까지 네 차례 국회를 방문한 바 있다.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여야 원내대표가 오전 접촉을 통해 15일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면 모두 참석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사실을 국회의장실에서 확인해 발표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12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 FTA와 관련한 재재협상 약속을 받아오지 않으면 면담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어 이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은 12일 하와이로 출국,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4일 귀국한다. 김성수·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MB “기다리더라도 국회 가겠다”… 野 반대로 성사 불투명

    MB “기다리더라도 국회 가겠다”… 野 반대로 성사 불투명

    청와대에서 국회의사당까지의 거리는 약 8㎞. 교통 통제를 받지 않는 대통령 전용차로 이동하면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그러나 ‘정치적 거리’는 너무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와 국회의사당으로 가기에 이 길은 너무나 멀었다. 이 대통령이 국회로 향하려다 발을 멈췄다. 정작 가서 만나야 할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손사래를 친 것이다. 11일 청와대가 추진했던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1차 무산됐다. 야당 지도부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호소하고자 했던 이 대통령의 뜻도 15일 이후로 미뤄졌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영수회담 대신 서로 엇갈린 공방만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하와이로 향하는 이 대통령을 향해 “버락 오바마의 약속을 받아오라.”고 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재재협상 약속을 받아 와야 15일 회동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MB 해외순방 마친 다음날 국회 방문 당초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놓고 청와대에서는 반대가 많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가도 FTA 비준 동의안이 처리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끝까지 국회 방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달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당시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나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에게 한·미 FTA가 통과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이 대통령은 어렵더라도 국회 설득에 나서야겠다는 뜻을 강하게 가졌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초부터 국회의장실과 의견조율을 거쳤고 지난 9일 국회에 가기로 결론을 내리고, 10일에는 여야 지도부와의 면담 추진을 위해 국회의장실과 일정을 조율하는 등 물밑에서 긴박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10일 저녁까지도 민주당은 “(대통령이) 오지 않는 게 좋겠다. 면담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 대통령은 “가서 기다리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에 가겠다.”고 밀어붙이기로 결정을 했다. 결국, 김효재 수석이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오후 2시에 국회로 출발한다.”고 일정을 전격 공개했다. 대통령이 국회의장실에서 야당 대표를 기다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중간에 민주당과 다리역할을 했던 의장실이 바빠졌다. 곧바로 박희태 국회의장이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했다. 김 원내대표는 “15일 방문하면 면담할 수 있다.”고 알렸고, 국회의장실은 곧바로 청와대에 이런 사실을 전했다. 이에 청와대는 오전 발표 3시간여 뒤인 11시 30분, 오후 방문계획을 공식 철회하고,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오는 다음 날인 15일로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5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회동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이 APEC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재재협상 약속을 받아와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비준안 강행처리를 위해 한나라당을 압박하는 한편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정식 제의나 사전 조율도 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방문하는 건 국가원수의 기본적인 의전도 아니고, 야당과 국회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불쾌해했다. ●민주 ‘FTA 강행처리 명분쌓기용’ 의심 반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민주당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 때 맞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서,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협상제안을 가져오든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만남이라면 만날 수도 있다고 말꼬리를 흐리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흔한 일이 아닌 만큼 민주당은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동안 이 대통령에게 ‘대화와 소통을 해 달라’고 항상 습관처럼 요구해왔다.”면서 “청와대가 민주당 의견을 존중해서 방문일자를 연기한 만큼 이제 민주당도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1차 무산되면서 이제 여야의 대치 정국은 내주 초에 또 한번의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여야 온건파들의 절충 노력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다시 한번 무산된다면 한나라당 내부의 강행처리 목소리는 한층 커지게 되고, 결국 한나라당 지도부가 비준 강행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여야가 다시 한번 벼랑 끝으로 다가서고 있다. 김성수·이재연·강주리기자 sskim@seoul.co.kr
  • “산을 만나면 길을 내야”… 각 세운 샌드위치맨 김진표

    “산을 만나면 길을 내야”… 각 세운 샌드위치맨 김진표

    “본의 아니게 당에 누를 끼쳐 송구스럽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절충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11일 오전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다. ●“당에 누 끼쳐 송구” 강경파 쇼 발언 사과 김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ISD 폐기를 요구하는 당내 강경파에 대해 “당 지지자들에게 ‘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자 이같이 사과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발언으로 자신의 트위터에서 여론의 소나기 같은 비난을 받았다. 그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분과 아닌 분들 사이의 견해차가 모두 당과 국익을 위한 나름대로의 충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객관적으로 설명하자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절충안은 당론과 무관하다며 김 원내대표와 각을 세워온 이인영 최고위원은 “한·미 FTA와 관련해 여러가지 의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당론은 하나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거듭 김 원내대표의 ‘일탈’에 말뚝을 쳤다. 회의는 시나브로 ‘샌드위치맨’이 돼 버린 김 원내대표의 현실을 한눈에 보여줬다.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강경노선의 당 지도부와 절충안을 앞세워 한나라당과의 타협을 주장하는 당내 온건파 사이에 끼인 채 대여(對與) 협상창구로서의 활동 공간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는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先비준 後ISD협상’ 절충안 고수 김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자신의 발언에 대한 유감 표명과 달리 ‘선(先)비준안 처리·후(後)ISD 협상’을 골자로 하는 절충안의 ‘효력’에 대해서만큼은 견해를 꺾지 않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ISD 폐기를 위한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받아올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ISD 재협상 여지를 남기기 위한 절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라는 고사를 인용해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 심정으로 무엇이 진정 국익을 위한 길이고 민주당을 위한 길인지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절충안은 이미 끝난 얘기’라며 선을 그은 손 대표나 정동영 최고위원과 궤를 달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미 FTA 비준안 문제가 강온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온건파 의원들은 당론을 하나로 모을 의원총회의 조속한 개최를 꾸준히 요구할 방침이다. 온건파의 한 의원은 “최선이 안 되면 차선책으로라도 하자는 안이지, 당론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도 확정된 당론이라고 밀어붙일 게 아니라 당내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측근인 이용섭 대변인은 “지도부가 단일대오를 형성해 하나의 목소리로 나가는 게 바람직한데 최근 며칠 동안 그러지 못한 면이 있다.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이라며 김 원내대표를 겨눈 포문을 거두지 않았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민주당식 소통은 대화도 타협도 거부인가

    어제 국회를 찾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협조를 당부하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이 진통 끝에 15일로 연기됐다. 민주당 측이 “비준안 밀어붙이기의 명분쌓기”라며 달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만 열면 여권의 소통 역량 부재를 몰아세우던 야당이 정작 대화를 위한 멍석이 깔리자 마주앉기조차 꺼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15일 회동이 비준안 산고에 마침표를 찍는 자리가 되도록 여야,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대화와 타협에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 며칠 전 민주당 내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빌미로 비준안 처리에 결사 반대하는 강경파와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즉, “비준안 발효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 오면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이다. 여기에 찬성하는 의원이 45명에 이른다면 과반을 넘은 셈이다. 그런데도 손학규 대표는 이런 당내 다수 여론에 오불관언인 채 어제 비준안을 밀어붙이려는 의도라며 대통령과의 국회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수 국민들은 야권이 오히려 여당의 비준안 밀어붙이기를 유도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오죽하면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조차 “한·미 FTA의 내용도 잘 모르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하는 당 지지자들에게 쇼 한번 보여주겠다는 게 당내 강경파의 주장”이라고 토로했겠는가. 정치권은 한·미 FTA에 자극받은 일본이 어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 방침을 천명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TP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일본이 참여하면 사실상 미·일 FTA나 다름없다. 우리가 시간을 끌수록 미국 시장 선점효과가 줄어드는 셈이다. 더군다나 민노당이나 민주당 강경파의 논리대로라면 TPP에 참여하려는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페루 정부 인사들이 모두 ‘친미 매국세력’이 되는 꼴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FTA 반대를 한낱 야권통합을 위한 접착제로 삼으려는 속내가 아니라면 당내 온건파의 타협안을 진지하게 검토한 뒤 대통령과의 면담에 나오기를 당부한다. 청와대도 비준안 강행처리를 위한 모양 갖추기라는 오해를 씻으려면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4일 이전에 몇 번이라도 야당 대표실을 노크하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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